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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 취업맘들의 와글와글 양육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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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 취업맘들의 와글와글 양육분투기

익명 (미확인) | 일, 2016/05/01- 14:51

[복지톡]

취업맘들의 와글와글 양육분투기
: 일을 하는 엄마가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

패 널 : 김남희, 주소현, 오연희
정 리 : 이경민 l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토끼 같은 자식들과 한백년 살고 싶어'
필자 또한 그렇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을 꿈으로만 가져야하는 현실에 먹고 살기 위해 얼굴 제대로 볼 틈도 없이 바쁜 님과 앞으로 돈 들어갈 일 태산인 토끼 같은 자식만이 존재한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 백년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걱정부터 드는 게 사실. 그래서일까? 아직 미혼인 필자에게 결혼과 출산은 해를 거듭할수록 기대감보단 허탈함과 체념의 대상으로 다가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도 한 몫하지만 진짜 문제는 내가 여자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에서 임신과 출산은 여자가 홀로 져야하는 개인적인 일로 치부된다. 임신과 출산이 마땅히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져야 할 일임에도 말이다.
그러나 국가는 여전히 현장을 담보하지 않은 제도만을 뽐내듯 제시하고 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저출산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 헬조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세 명의 엄마가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항시 선행되는 건 나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과의 공감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양육자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으며, Somebody가 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녀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기소개

김남희 : 올해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입학한 8세, 5세 두 아이를 둔 엄마이다.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남편은 대체적으로 바쁜 편이라 내가 주로 양육을 담당하고 있다. 

 

주소현 :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는 6살, 4살 난 두 아이가 있다.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 남편이 외국인 교수로 퇴근시간이 빠른 편이라 제1양육자를 담당하고 있다.

 

오연희 : 올해 3월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3살 아이가 있다. 출산을 위해 일을 그만두고 아이가 9개월 때 다시 일을 시작해서 1년 정도 지난 것 같다. 남편과 내가 직장을 다니다 보니 양육은 주로 친정엄마가 해주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있나?

 

김남희 : 첫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친정에 들어갔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둘째가 생기니 부모님도 힘드셨던지 집에서 나가라고 하더라. 남편은 많이 바빠서 양육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나도 직장을 다니고 있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친정에서 나와 월-금까지 상주하는 아주머니를 고용하게 되었다.

 

주소현 : 아이가 6시에 밥을 먹고 8시에는 잠을 자는데, 우리나라 근무시간에 맞춰 아이를 양육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1년 정도 아이를 돌봤다. 남편이 외국인이라 시댁에서 도움을 줄 수 없었고, 친정부모님이 도움을 주시긴 했지만 직장을 다니셔서 어려움이 있었다. 대체적으로 남편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저녁시간에는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아이를 재우고 나면 그때부터 남편도 나도 일을 시작한다.

 

오연희 : 친정엄마와 위아래집에 살고 있어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어 주양육자는 친정엄마이다.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모시고 살던 할머니도 작년에 돌아가셨다. 그동안 누군가의 엄마, 부인, 며느리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엄마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손자의 양육자가 되었다. 엄마에게 너무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 스트레스가 심해 작년 재취업을 하면서 상담을 받기도 했다.

 

출산과 양육을 위해 그만둔 경험들이 있다. 다시 재취업한 이유는?

주소현 : 아이를 낳기 전에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출산을 하기 전까지 아이를 낳고 빨리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최소한 6개월은 아이와 함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첫째 아이를 낳고 아이가 6개월 되었을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둘째를 낳았는데 아이가 젖병을 빨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 모유수유 때문에 직장에서 유축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직장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 공감 받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 결국 1년 정도 양육을 위해 일을 쉬었다.

 

오연희 : 전 직장은 첫 직장이었고, 입사한지 1년이 안된 상태라 임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임신을 알리지 않고 직장에 다녔는데, 원래 임신 후 12주 정도까지 조심해야 하는데 맨날 야근하고 갑질을 당했다. 당시 팀장이 나에게 성향이 적극적이니 지방을 다니면서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서 그때 임신했다고 말하니 다음에 너는 알바로 빼야겠다는 말을 하더라. 잘할 수 있다고 했더니,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는데 생각해보니 경력이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김남희 : 나 같은 경우는 친정엄마나 입주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상황이 나은 편이긴 하다. 그럼에도 힘들었던 것은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 맞춰지다보니 내 시간이 없더라. 남편은 주말에도 회사에 출근할 때가 많은데 아이들과 주말 내내 있다보니 어른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이 힘들었다.

 

주소현 : 아이를 낳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었는데, 모유수유가 힘들었다. 모유수유를 하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데 개인적으로 그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남편은 두 아이를 돌보는데 많이 힘들어 하지 않았는데 반면 나는 너무 힘들었다. 대부분 엄마가 독박 육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대단한 것이다.

 

오연희 : 맞다. 그래서 나는 미혼모 단체 기부를 위해 알아보기도 했다.

 

김남희 :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키워보니 절대 그럴 수 없더라. 

 

오연희 : 아이를 낳았는데 예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머리감을 시간도 없고, 혼자 있을 때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야하고.... 친정엄마가 산후조리 한 달 정도 해주시고 밖에 나가셨는데 집에 혼자 있으니 매일 남편과 엄마를 기다렸다. 그리고 왜 나만 경력 단절이 되어야 하는지 원망스러웠다. 당시 스트레스 정도가 심했다. 

 

주소현 : 아이를 낳으면 이런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도 하고, 아이에게 샹송도 불어주고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 보니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오연희 :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우울한지도 몰랐다.

 

주소현 : 80년대에 나온 워킹걸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에 나온 노래 가사 중에 “nine to five(9-5시)~~~”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 5시에는 퇴근을 해야 6시에 아이와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6시에 끝나고 야근도 하고, 집에 오면 밤이다.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오연희 : 북유럽 국가는 4시에 와서 가족끼리 밥 먹더라.

 

김남희 : 4시나 5시에 일이 끝나지 않으면 부부만의 힘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힘들다.

 

오연희 : 회사에서 우스갯소리로 일이나 가정 둘 중에 하나만 하는 것도 힘든데 일가정양립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고 하더라.

 

국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 증가에 대해서는?

김남희 : 첫째 아이는 민간어린이집에 보냈고, 둘째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보냈는데, 확실히 국공립어린이집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리고 유치원은 오전, 오후 선생님이 따로 있어서 보육의 질이나 환경이 더 나은 것 같다. 반면 5시에 끝나다 보니 일을 하는 부모에게는 어려운 점이 있다.

 

주소현 : 민간어린이집 및 서울형 어린이집보다 국공립어린이집의 만족도가 높다. 선생님이 돌보는 아이 수가 지켜지고, 보조선생님 등이 지원이 되다보니 환경이 훨씬 좋은 편인 것 같다. 내 자식을 키우는데 나도 화날 때가 있는데 선생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이 든다. 하물며 선생님은 한 명이 아닌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을 돌보는데, 힘들 것이라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어린이집 선생님이 다른 아이에게 윽박지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속상하면서 안타까웠다. 내가 이러면서 일을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오연희 : 여건만 되면 국공립어린이집에 보내고 싶다. 현재보다 더 많은 시설확충이 필요하다.

 

누리과정 사태, 맞춤형 보육, 초과보육에 대하여

김남희 : 둘째 아이가 누리과정에 속한다. 매번 예산 편성시기만 되면 누리과정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주소현 :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공약이었다.

 

오연희 : 어느날 TV에서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하더라. 저출산이 문제라고 해서 아이를 낳았고 무상보육 한다고 하더니 어떻게 되는거냐고...국가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주소현 : 다른 말은 필요 없다. 정부가 책임지면 된다.

 

김남희 : 그리고 올해 7월부터는 맞춤형 보육을 한다고 한다. 부모의 취업여부에 따라 보육료를 차등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오연희 : 취업맘과 전업맘을 나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주소현 : 편가르기 식이다. 아이는 부모가 돌보는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이 아이를 돌보고 나서도 취업보장을 해주던지.. 프랑스에 사는 친구는 3년 동안 육아휴직을 쓰더라. 3명의 아이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에게 임신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출산과 동시에 거의 대부분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많은 보육비를 지출하게 되는 등 양육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외국은 보육료 뿐 아니라 학용품비용 등이 지원되기도 하더라. 즉 양육수당이 지원되는 것이다.

 

김남희 : 맞다. 우리나라는 보육료를 주니마니 하는 수준 낮은 논의를 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정부는 교사 대 아동비율을 늘리는 정책이 지자체에 내리고 17개 지자체 보육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하였다.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의 심의 등 일부 유보조건을 둔 곳도 있지만 모두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주소현 :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 부모는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어린이집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나?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보육 정책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부모들은 이미 이슈가 되고 나서 알게 된다.

 

오연희 : 교사대 아동비율 확대에 대해 부모들은 거의 모를 것이다. 여전히 열악한 보육교사의 처우와 노동환경은 어떻게 하나? 보육교사가 키즈노트를 보내는데 하루에 2-3장의 아이사진을 보내는데 바쁜 시간에 사진까지 찍으려면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소현 :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임금이라도 확 올리던지...그리고 유치원은 한 달 정도의 방학이 있는데, 어린이집은 고작 일주일정도 쉰다. 안타까운 일이다.

 

김남희 : 교사대아동비율 확대(초과보육)는 아이를 돌보는 환경이 좋지 않은데, 보육교사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는 게 하는 것이다.

 

주소현 : 보육을 비즈니스처럼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 초과보육은 절대 안될 말이다.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이다. 열악한 보육환경, 이쯤 되면 낳지 말라는 것이다.

주소현 :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으면 여자가 손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아이를 양육하면서 내가 왜 공부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실생활에 도움 되는 아이키우는 법, 살림하는 법을 배워야 했어야 하지 않나...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항상 섬바디(somebody)의 느낌을 받고 싶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경력단절이 되니 노바디(nobody)가 되어 버리는 느낌이었다.

 

김남희 : 일가정양립이 안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힘든 일이다.

 

주소현 : 정말 저녁이 있는 삶이 필요하다. 그리고 근로기준법이 있어도 막상 일터에 나가면 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재취업을 위해 계약서를 쓰는데, 일년에 휴가가 3일 밖에 없다고 하더라. 말이 되나? 일하는 사람의 인권이 필요하다.

 

김남희 : 맞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인권, 노동개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주소현 : 현재 제도는 보여주기식이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사회안전망, 인권 등의 의식과 현실성 있는 제도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의 인권, 정말 중요하다. 인간답게 노동할 때, 출산과 양육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오연희 : 현재 둘째를 낳을 생각이 없다. 그러나 육아휴직이 3년이 되고, 우리 엄마한테 아이를 맡기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이 되고, 대기하지 않고 국공립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면 낳을 것이다.

 

김남희 : 인간다운 노동이 있을 때만 저출산 해결이 될 것 같다. 다들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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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부터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 및 유아교육

 

현황과 문제점

● 우리나라 보육서비스는 민간어린이집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왔고,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은 시설기준 5%, 아동수 기준 10% 수준에 머물러 있음. 어린이집 대부분이 민간에 맡겨지고 시장 논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보육의 질 저하, 보육교사 처우 및 노동환경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음.

 

● 박근혜 정부는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를 약속했으나 3-5세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떠넘기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음. 또한 시도교육청은 보육재정으로 지방채를 발행하여 많은 빚을 지고 있어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님. 그 결과 보육대란을 야기했으며, 보육당사자들은 맘 놓고 보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음.

 

실천과제

① 국가가 지원하는 보육예산 지원

●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안이 시급히 요구됨.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예산은 중앙정부가 온전히 책임지는 국가책임보육을 이행해야 함.

 

②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및 공적 전달체계 개선

● 국공립어린이집을 30%로 확충하고,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공적 전달체계를 확립하여 서비스 질 저하 문제, 보육교사 처우 및 노동환경 문제를 개선하도록 함.

 

담당부서 : 사회복지위원회(02-723-5056)

 

20대총선 정책과제 전체 원문보기

화, 2016/03/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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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 이겁니다

 

[박동수의 주거칼럼 14] 시장임대료 분석... 저성장·고용불안에 주거 부담까지, 심각하다

 

박동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전셋값 폭등,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30일에 머니투데이와 국민은행이 의미 있는 주거비 관련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머니투데이] 임대주택 희망자 85% "50만원이 월세 마지노선"

조사내용을 분석해보면, 연 소득 2천만 원 이하의 응답자 71.8%와 4천만 원 이하의 응답자 59.8%가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는 30만 원 이하였다. 조사대상자의 85%가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를 50만 원 이하로 선택했다. 단순화하면 서민은 월 30 만원, 중산층은 월 50만 원을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의 상한선으로 본 것이다. 보증금은 추측건대 서민은 5천만 원 이하, 중산층은 2~3억 원 이하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 주택시장의 월세는 조사대상자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임대료보다 훨씬 높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월세가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법과 제도로 월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결혼한 서민과 중산층도 현재 저성장·고용불안으로 소득이 정체되고 사교육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급격한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다. 월세 결혼 초기에 계획했던 자녀 출산 계획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산율 하락이 구조화·가속화되면서 대한민국의 기반이 흔들리고 미래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최소한 위의 여론 조사한 내용을 민심으로 생각하고,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의 수준을 서민(1인가구 포함)은 30만 원 이하, 중산층은 50만 원 이하를 주거안정 정책목표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과 세입자들이 겪는 주거비 부담가중은 단순한 전세, 월세 금액이 얼마인지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삶의 안정과 불안정을 좌우하는 문제다. 또한, 사회공동체유지에 결정적인 변수인 출산율에 영향을 끼친다.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된 주거 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 <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화, 2016/08/0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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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호소만으로는 저출산문제 극복할 수 없다!  - 부모의 경제적 부담 완화하는 아동수...
목, 2016/08/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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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가족중심적 사고에 기반한 시대착오적 대책

보건복지부 예산안과 일치하지 않아 실현의지도 없어

공청회 당일 공고하는 것은 국민의사 수렴하지 않겠다는 뜻

 

정부는 오늘(10/19)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공청회 개최일인 오늘 오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공청회 개최사실을 공고하는 등 국민의 의사를 수렴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데다가 그나마 내놓은 대책 또한 목불인견 수준이다. ‘만혼’을 문제로 내세우는 등 전통적 가족 개념에 기반한 시대착오적 구상이 대책으로 제시되었으며 사회적 불평등과 성차별에 관한 문제의식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특히 OECD 최고의 노인빈곤율에도 불구하고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을 언급하는 등 노인빈곤 감소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역행하고 있다. 대책 내용 중 일부는 당장 2016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도 반영되지 않아 정책의 일관성이나 실현의지마저 의심케 한다.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들 중 일부는 논리적 연관성조차 없는 황당한 내용이다. 저출산의 핵심원인으로 만혼을 언급했으며 만혼추세를 완화하기 위하여 청년고용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면서 의료산업 해외진출,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 및 자법인 지원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의료상업화 정책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로 중산층의 주거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업형 민간임대주택(뉴스테이)을 신혼부부에게 공급하겠다는 실효성 없는 주거대책도 제시하였다. 또한 정부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공익캠페인을 하고 미혼남녀 만남의 기회를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시대착오적인 대책들은 정부가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확인시켜준다.

 

노인문제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저출산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새누리당이 노인 연령 상황 조정시도를 입장표명한데 이어 이번에 발표한 기본계획에 노인연령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추진계획을 제시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빈곤율이 49.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처럼 심각한 노인빈곤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정부가 복지확대는 커녕 연령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전반적인 사회보장제도 퇴행 및 노인복지 축소를 의미한다. 또한 노후를 위한 공적연금 확대 및 강화에 힘쓰기보다 사적연금 시장 활성화로 국가 책임을 방기하는 방안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같은 정부의 고령화 대책은 노인을 희생양 삼아 국가의 재정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본계획의 일부 정책은 2016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과도 충돌해 실현의지마저 의심스럽다. 국공립 어린이집 같은 경우, 기본계획에서는 20년까지 지속 확충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2016년 예산안에는 2015년보다 10% 줄어든 135개소 신축 예산만을 책정하고 있다. 또한 기본계획에서는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을 설치하여 아동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나, 2016년 예산안에는 전액 삭감되어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기본계획에서 노인의 건강생활지원, 연구문화 등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2016년 예산안에는 노인보호에 대한 예산이 삭감되었고 실제 노인들이 지역에서 여가문화를 누릴 수 있는 경로당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일관되지 않은 정부의 기본계획은 실현의지와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한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의와 공평과세를 통한 세수증대, 돌봄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 확대, 공공임대주택 대량 공급 등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정부가 국가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식의 해결방안을 내놓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며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즉각 수정하여 실효성 있는 계획을 발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월, 2015/10/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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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태도의 변화와 보육돌봄정책

 

백선희 |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난 11월 통계청에서는 ‘2016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결혼, 자녀 등 가족제도와 관련된 한국인의 의식변화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들이 있었다. 작년에는 자녀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전국 출산력 조사도 있었다. 이 두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의 결혼, 육아, 그리고 돌봄정책에 대해 생각해 보자.

 

 

결혼에 대한 태도의 변화

 

2016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결혼문화에 대한 생각은 점점 개방적이 되어간다. 만19세 이상의 성인 48%가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도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24.2%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66.1%는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48.0%는 결혼생활은 당사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태도를 보다 개방적 태도라고 한다면, 여성보다도 남성이 더 개방적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개의치 않는 남성이 여성보다 5.4%P 더 많으며,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남성이 4.8%P 더 많으며, 외국인과의 결혼도 괜찮다는 남성이 0.7%P 더 많다. 다만, 부부 중심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2.3%P 더 많다. 이와 같은 개방적 태도는 결혼, 출산, 육아의 시기인 20대와 30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즉, 향후 우리 사회는 결혼과 출산에 대해 더욱 개방적 사회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표 1> 결혼문화에 대한 태도 (단위: %)

 

 

 

 

 

 

 

 

 

구분

 

 

 

동의

 

전적으로 동의

약간 동의

반대

 

약간 반대

전적으로 반대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

2016년

100.0

48.0

9.5

38.5

52.0

29.4

22.6

남자

100.0

50.7

10.8

39.9

49.3

28.9

20.4

여자

100.0

45.3

8.1

37.1

54.7

29.9

24.8

20~29세

100.0

65.1

15.7

49.4

34.9

23.1

11.8

30~39세

100.0

62.4

13.6

48.8

37.6

24.8

12.7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

2016년

100.0

24.2

4.5

19.7

75.8

34.5

41.3

남자

100.0

26.7

5.1

21.6

73.3

34.9

38.4

여자

100.0

21.9

3.9

17.9

78.1

34.0

44.1

20~29세

100.0

31.9

7.5

24.3

68.1

36.6

31.5

30~39세

100.0

32.5

6.7

25.8

67.5

36.3

31.2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

2016년

100.0

66.1

19.0

47.1

33.9

22.8

11.1

남자

100.0

66.5

18.0

48.5

33.5

23.1

10.4

여자

100.0

65.8

20.0

45.8

34.2

22.6

11.7

20~29세

100.0

76.6

29.9

46.7

23.4

16.5

6.9

30~39세

100.0

76.2

26.3

49.9

23.8

17.6

6.3

결혼생활은 당사자보다 가족간의 관계가 우선해야 한다

2016년

100.0

52.0

9.6

42.5

48.0

36.6

11.3

남자

100.0

53.2

9.5

43.6

46.8

35.9

11.0

여자

100.0

50.9

9.6

41.4

49.1

37.4

11.7

20~29세

100.0

45.3

7.0

38.3

54.7

41.9

12.8

30~39세

100.0

49.8

9.0

40.8

50.2

38.2

12.0

자료: 통계청, 2016, ‘2016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2016.11.15.).

 

결혼과 가족에 대한 또 다른 통계자료가 있었는데, 바로 결혼, 이혼, 재혼에 대한 태도이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인은 2016년 현재는 절반 정도이다(51.9%). 결혼을 했다고 해도 이혼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61.5%로 과반수이상이고, 재혼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16.3%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유연하다. 결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4.5%로 남성보다 8.8%P 적고, 이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65.8%로 남성보다 10.8%P 많다. 다만 재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74.1%로 남성의 78.9%보다 4.8%P 낮다. 연령대별로 보면 영유아 또는 초등학생 자녀가 많은 20대와 30대의 성향은 보다 개방적으로 나타난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도 전체 평균보다 낮고,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전체 평균보다 낮고, 재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전체 평균보다 낮다. 세대별 응답을 보면 향후 한국사회의 변화도 예측할 수 있다.

 

<표 2> 결혼·이혼·재혼에 대한 견해 (단위: %)

 

 

 

결혼

 

 

이혼

 

 

재혼

 

구분

계1)

해야한다2)

해도 좋고

하지

않아 도 좋다

하지 말아야한다3)

해서는 안된다4)

할수도

있고 하지

않을수도

있다

이유가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

해야한다2)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 말아야 한다3)

2014년

100.0

56.8

38.9

2.0

44.4

39.9

12.0

16.5

60.0

15.5

2016년

100.0

51.9

42.9

3.1

39.5

43.1

14.0

14.2

62.3

16.3

남자

100.0

56.3

38.9

2.4

45.0

39.5

11.5

17.2

61.7

13.2

여자

100.0

47.5

46.7

3.8

34.2

46.6

16.4

11.3

62.8

19.4

미혼남자

100.0

42.9

49.3

3.3

34.0

44.4

13.9

13.5

65.5

8.5

미혼여자

100.0

31.0

59.5

6.0

17.7

54.8

22.5

9.1

72.7

8.8

13~19세

100.0

37.1

52.4

4.0

28.0

46.8

14.8

7.9

65.5

11.2

20~29세

100.0

41.9

50.4

4.7

27.3

49.4

18.7

12.5

70.7

7.5

30~39세

100.0

40.7

53.7

4.0

31.7

50.2

15.0

12.7

69.0

11.7

40~49세

100.0

44.2

50.9

3.5

32.9

49.9

14.9

11.8

65.1

18.1

50~59세

100.0

59.8

36.9

2.0

43.7

41.2

12.8

14.8

58.3

21.0

60세 이상

100.0

73.2

23.6

1.7

60.6

27.6

9.8

20.6

51.0

22.6

주:

1) 각 항목별로 ‘잘 모르겠다’ 있음

2) ‘반드시 해야 한다’와 ‘하는 것이 좋다’를 합한 수치임

3) ‘하지 않는 것이 좋다’와 ‘하지 말아야 한다’를 합한 수치임

4)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와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이혼해서는 안 된다’를 합한 수치임

자료: 통계청, 2016, ‘2016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2016.11.15.).

 

이와 같은 통계만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한국사회의 출산과 육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 결혼, 이혼, 재혼에 대한 태도를 자녀의 관점에서 재 접근해보자.

 

먼저 결혼외 출생아 수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앞서 통계에서 보듯이 2명 중 1명은 동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4명 중 1명은 혼외 출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혼외 출산율이 높지 않지만 스웨덴은 출생아의 약 절반 정도가 혼외출산일 정도로 일반적이다.

 

둘째, 다문화가족 출생아 수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3명 중 1명은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응답한데서 알 수 있다. 2015년 현재 다문화 혼인율은 전체 혼인의 7.4%, 다문화가족 출생률은 전체 출생아의 4.5%이다. 향후 이 비율보다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셋째, 육아에 대한 책임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2명 중 1명은 부부중심의 결혼생활을 선호한다. 기존의 자녀 중심의 가족생활을 하여왔던 것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육아에 대한 책임, 부모역할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넷째, 이혼가정이 늘어나면서 한부모 가정 자녀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혼에 대한 태도를 보면 5명 중 3명은 이혼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부모가정은 경제적 측면은 물론, 육아에 더 큰 어려움이 있다.

 

다섯째, 재혼가정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가족관계를 갖게 되는 자녀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7명 중 6명은 재혼을 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새로운 가족관계로 새로운 부모-자녀관계와 육아에 대한 책임에서도 변화가 생긴다.

 

이처럼 성인들이 결혼, 이혼, 재혼에 대해 보다 개방적 사고를 갖고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어린 자녀의 입장에서는 더욱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혼외출생의 아동, 다문화가정의 자녀, 한부모가정의 자녀, 재결합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지원, 부모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

 

 

자녀에 대한 태도의 변화


자녀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좀 더 들여다보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5)의 조사결과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서 미혼남성은 5명 중 2명만이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데 비해(39.9%), 미혼여성은 3명 증 1명도 안 되는 수가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28.4%). 미혼남성의 5명 중 1명에 가깝게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하고(17.5%), 미혼여성의 3명중 1명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하였다(29.5%). 자녀에 대한 미혼여성과 미혼남성의 견해 차이를 알 수 있다.

 

더욱 관심 있게 들여다볼 것은 미혼여성과 남성이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응답하는 이유이다. 미혼남성들은 자녀가 없어야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고(40.2%), 부부만의 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30.1%) 자녀로 인해 자유롭지 못할 상황을 싫어한다(26.9%). 미혼여성의 경우의 견해는 약간 다른데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36.2%),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21.3%),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어서(32.0%)의 의견도 있지만 직장생활 유지를 희망하기 때문에(10.5%) 자녀가 필요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사회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혼여성과 남성들의 결혼문제, 결혼한 커플들의 출산과 육아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 특히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보면, 고용, 주거 등 결혼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에도 관심을 둔다. 미혼남성의 86.9%, 미혼여성의 84.1%가 우리나라의 저출산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혼남성의 53.0%, 미혼여성의 53.4%는 저출산 현상이 본인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출산은 국가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보고 개인의 생활과는 어느 정도 분리시킨다.

 

자녀에 대한 태도를 보면, 이제는 ‘자녀’ 출산으로 가족이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과거보다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자녀의 존재가 경제적 부담의 존재, 자유를 제한하는 존재, 부부중심의 생활을 저해하는 존재, 그리고 여성의 경우에 직장생활의 유지를 저해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녀가 부담의 존재로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자녀의 출산과 육아를 국가와 사회가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이 부담을 줄여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혼남성의 96.4%, 미혼여성의 96.5%가 ‘국가’의 출산과 양육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 미혼남성의 95.1%, 미혼여성의 96.1%가 ‘직장‘의 출산과 양육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미혼남녀에게 이상적 자녀수를 물었다. 미혼남성은 평균 1.96명, 미혼여성은 평균 1.98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현재 1.24명의 합계출산율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답변은 오히려 희망적 메시지처럼 느껴진다. 동시에 사회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국가는 출산과 육아에 관한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

 

 

돌봄정책,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다.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돌봄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정책은 빠르게 성장하였다. 영유아무상보육정책이 대표적이고, 이외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집으로 보육교사 등을 파견해주는 아이돌보미사업이 있다. 고운맘카드라는 임산부 의료비 지원정책과 지방정부의 출산장려금 지원도 있다. 육아휴직급여는 고용보험가업자가 그 대상이 된다. 그런데 지금의 정책들이 앞서 살펴본 결혼, 가족, 자녀에 대한 사회의식의 변화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까?

 

사회적 대응의 가장 첫 번째 과제는 다양한 가족의 출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인식의 변화이다. 동거, 혼외출산, 다문화가족, 재결합 가족의 증가 등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가족의 특성들이 나타날 것이다.

 

둘째, 결혼외 출산이 증가하는 것을 수용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출산지원정책을 할 필요가 있다. 한 해 낙태되는 수는 17만 건(2014년 기준)이다. 출생아 수 44만 명(2015년 기준)의 약 38%이다. 파악되지 않은 낙태 건 수도 많다. 낙태의 원인 중에는 사회적 편견이나 육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최소한 편견이나 육아 문제로 낙태하는 일은 없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다문화가족의 부모역할과 육아 지원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족의 자녀에 대한 지원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여야 한다. 현재 다문화가족의 자녀를 위한 일부 보육시설이 있지만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충분하지는 않다.

 

넷째, 자녀 출산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가 경제적 이유와 밀접히 관련이 있는 만큼, 육아비용 경감에 대한 기존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영유아무상보육정책으로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 1명 당 매월 22~43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이용아동에게는 가정양육수당으로 10~20만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각종 보육시설 추가비용 부담, 기타 육아비용 부담으로 여전히 육아비용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키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육아에 대한 부모-사회-정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이제 육아는 부모-사회-국가의 공동의 책임이다. 부모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육아휴직, 부모교육 등), 가정에서도 함께 돌보는 육아(남성의 육아 참여), 기업에서의 가족친화적 기업 운영(육아휴직, 탄력 근무제, 차별 철폐 등), 다양한 국가적 지원이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인들의 결혼, 자녀, 가족 등에 대한 태도는 급변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아동돌봄정책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명이라는 이들의 희망 자녀수와 함께 대한민국의 희망도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1) 2016년 사회조사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8,600명을 대상으로 조사기간 2016. 5. 18~ 6. 2 동안 조사된 내용을 집계한 것임. 조사시점은 2016년 5월 18일이 기준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질문의 응답자는 만19세 이상임.(통계청, 2016, ‘2016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2016.11.15.)

2) 통계청, 2016, “2016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 (보도자료 2016.11.16.).

3) 미혼남녀의 조작적 정의는 만20~44세 중 결혼하지 않은 자이다. 출산력에 대한 조사는 2015년이 실시되었다.(이삼식 외, 2015,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4) 헤럴드경제, 2015, 9, 24, “낙태 한해에 17만 건…이듬해 신생아는 47만 명”

 

일, 2017/01/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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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의 변화와 주거 지원 정책 : 포용적인 주거정책 도입의 필요성

 

임경지 |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한 단위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유교적 전통이 강한 터라 개인은 독립된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재하기보다 가족에 속한 구성원으로 이해되며 그 결과 개인의 일생을 가족이 책임지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을 양육하고, 자식이 새롭게 가족을 구성할 때까지 최종적인 책임은 국가(정부)나 사회가 아닌 오롯이 가족의 책임이었다.

 


가족 중심, 자산 기반 주거 정책의 한계


우리 사회의 주거 형태와 주거 양식 역시 가족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왔다. 4인 가구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주거 형태를 결정한 것이다. 그 결과 4인 가족이 살 수 있는 가장 표준적인 모델인 85㎡의 평면이 우리 주택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 면적만 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집, 헬스장, 경로당 등 돌봄에 필요한 요소들은 아파트 단지 안에 조성되어 입주민만 운영할 수 있는 폐쇄적인 운영 원리를 갖고 있다. 이는 자유롭게 구성원과 자원이 오고 가면서 호혜적 연대를 실천할 수 있는 공동체 또는 지역 사회 중심의 복지가 아니다.

 

이렇듯 가족 중심의, 자산 기반의 복지 체제를 강화하는 데에 가장 주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바로 정부다. 국가 주도의 도시계획을 채택하며, 전쟁 이후 가파른 경제 성장과 주택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공격적인 대규모 주택 단지 건설을 진행하게 된다. 아울러 ‘내 집 마련’이라는 자가 소유 촉진 정책을 동시에 썼다. 2000년대 이후에는 신도시 개발 정책으로 국가 주도의 도시 계획 정책이 시작되었고 주택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박해천 교수는 그의 저작인 아파트게임에서 이 시기를 빗대어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산수가 아닌 처음으로 수학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라고 표현한다. 바야흐로 ‘돈이 되는 아파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주택은 말 그대로 부동산이다. 움직일 수 없는 재산이다. 가족의 수가 변화거나 구성이 변화된다고 해서 벽을 이동해 집을 쉽게 변경시킬 수 없다. 게다가 집이라는 재산의 가치가 너무 높으면 쉽게 처분할 수 없으며 가치를 이루는 실제적인 요소가 부채라면 더더욱 그렇다. 주거와 가족을 밀착시키고, 자가 소유를 주거안정의 목표로 삼은 정부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경제적 지표로는 1,3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점점 높아지는 청년 주거빈곤율이 있으며, 사회 현상으로는 저출산이 대표적이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로 살펴보는 가족 구성의 변화

 

지난 10월 발표된 2015 인구주택총조사는 우리 사회의 가족과 가구 구성의 세 가지 주요한 특징을 보여준다. 첫째, 처음으로 1인 가구가 4인 가구를 제치고 가구 구성 중 최다 비율을 차지했으며, 부부만으로 구성된 가족이 큰 비율을 차지,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 전통적인 4인의 정상 가족은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둘째, 이렇듯 다수를 차지하는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주택 유형은 아파트가 아니라 단독주택이다. 셋째, 1인 가구의 주요한 연령층은 청년세대와 노인세대로 소득이 낮은 계층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 중 청년세대는 자산이 적은 세대에 속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일컬어지는 우리 사회의 위기가 인구와 가구의 변화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통계를 통해 세 가지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1인 가구의 증가를 포함한 다양한 가족 형태의 등장

 

조부모, 부모, 그리고 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3세대 이상의 가족은 이제 주말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 TV 프로그램에서도 가족 구성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 ‘나 혼자 산다.’, ‘룸메이트’ 등 혼자 살거나 혈연 가족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한 집에서 함께 사는 풍속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가구 구성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구는 1인 가구로 27%에 달한다<그림 1>. 전체 가구의 1/4이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여전히 3인과 4인 가구도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하지만 자녀가 없거나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2인 가구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부모와 자녀의 결합인 가족이 한 집에 모여 사는 전통적인 관념이 이제 주를 이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1> 가구원 수별 가구 분포 (2015 인구주택총조사,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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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구성별로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부부인 1세대,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2세대, 부모, 부부, 자녀가 함께 사는 3세대, 손자녀를 포함한 4세대 등, 직계 가족 비율과 혼자 살거나 친족이 아닌 가구와 함께 사는 비율은 각각 72%와 28%다<그림 2>. 직계 가족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이 안에는 부부와 자녀가 아닌 부부로만 구성되거나, 한부모가족 등의 비정형가족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무엇보다 비혈연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1/4을 넘는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이미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말한다.

 

<그림 2> 세대구성별 가구 분포 (2015 인구주택총조사,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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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1인 가구, 부부 가족의 증가는 개인의 선택권의 확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4인의 정상가족 단위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해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1인 가구는 오히려 시장에 취약한 계층이 될 위험이 더 크다. 이에 따라 가구 구성과 가족 구성에 따른 세심한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주거정책은 4인 가구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주거급여가 별도로 1인 가구 기준이 있는데 소득 인정액과 부양 의무자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소득인정액은 중위 소득의 43% 이하로, 1인 기준 70만원 미만 벌어야 한다. 부양의무제는 빈곤을 가족에게 떠넘기는 대표적인 문턱이라는 비판을 계속 받고 있는데, 주거급여에도 역시나 적용되어 많은 주거빈곤계층을 사각지대로 몰고 있다.

 

정부의 대표적인 주거 정책인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관련하여 입주자 선정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에서 결정한다. 이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정 소득 기준을 충족할 시 우선순위로 입주를 결정하는데 우선순위는 청약 횟수로 결정된다. 그럼에도 동일한 경쟁자가 있을 시에는 신청자의 나이가 높을수록, 자녀가 많을수록, 주택 건설 지역에 오래 거주할수록, 부모를 모실수록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자연스럽게 1인 가구면서 나이가 어린 사람일수록 공공임대주택 입주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그 결과, 20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 비율은 3%에 미치지 못한다. 30대는 약 18%인데 이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특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표 1> LH 공급 주요 공공임대주택 가구주 연령별 입주 현황

구분

전체

인원

비율

16∼20세미만

321

0.04

20세이상∼25세미만

4,124

0.58

25세이상∼30세미만

17,208

2.4

30세이상∼35세미만

51,207

7.14

35세이상∼40세미만

73,935

10.31

40세이상∼45세미만

79,851

11.14

45세이상∼50세미만

86,912

12.12

50세이상∼55세미만

84,525

11.79

55세이상∼60세미만

91,183

12.72

60세이상∼65세미만

67,825

9.46

65세이상∼70세미만

52,209

7.28

70세이상∼75세미만

42,390

5.91

75세이상∼80세미만

32,588

4.55

80세이상∼85세미만

20,675

2.88

85세 이상

11,975

1.67

 전체

716,928

100

자료 : 국토교통부, 조정식 국토교통위원장실 2016년 국정감사 자료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등에 거주, 제도의 사각지대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인 52.1%는 단독주택에 거주한다<그림 3>. 다른 가구에 비해 비거주용내 주택과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비율도 높다.

 

<그림 3> 1인 가구 거처 종류 (2015 인구주택총조사,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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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단독주택이 아파트에 비해 단위 면적당 임대료가 비싸다는 데에 있다. 가장 보편적인 임차 유형인 준월세의 경우, 단독주택은 ㎡당 임대료가 1.54만원인 반면, 아파트의 경우 1.13만원이다<표 2>. 가구원 수가 적어 합산 소득이 적을 확률이 높고,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아 소형 주택에 사는 데도 더 비싸게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기술했듯이 주거비를 보조하는 주거급여 역시 소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임대료 역차별 현상에 놓인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현재 정부에서는 주택 임대 시장에 대한 가격 규제 또는 시장 투명화를 위한 개입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불공정한 임대시장이 여실히 드러나는데도 제도는 공백 상태인 것이다.

 

<표 2> 주택 유형별, 규모별, 분류별 단위면적(㎡)당 임대료 | (단위 : ㎡, 만원)

분류

단독·다가구 (소형)

단독·다가구 (중대형)

연립·다세대 (소형)

연립·다세대 (중대형)

아파트

(소형)

아파트

(중대형)

준전세

1.54

1.11

1.88

1.17

1.18

1.58

준월세

1.54

0.84

1.84

0.85

1.13

1.22

월세

1.49

0.66

2.06

0.4

1.34

1.14

자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전국), 2015.08.

 

주택 가격뿐만 아니라 관리에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현재 주택법은 아파트 중심으로 전개되어 있어 다양한 주택에 관한 공급, 관리 등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법」 상 공동주택 의무관리대상은 승강기 또는 중앙난방이 있는 150세대 이상이거나 300세대 이상을 의미하므로 소규모 주택은 공동주택 의무관리대상이 아니기에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집합건물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관리와 감독을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소형, 소규모 주택의 관리비 분쟁이 심각하다. 이는 소유자와 관리업체 사이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도 확인되는데, 대체로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이 피해 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사회경제적으로 약자일 가능성이 높은 1인 가구

 

1인 가구 구성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세대는 청년세대와 노인세대다. 20대는 17.1%, 30대는 18.3%로, 청년기에 해당하는 두 연령을 합치면 35.4%에 달한다. 한편 65세 이상인 노년층의 경우, 23.4%다.

 

<표 3> 1인 가구의 수와 연령별 비율

분류 

가구(수)

비율(%)

20세 미만

58,020

1.1%

20~24세

367,152

7.1%

25~29세

519,871

10.0%

30~34세

533,193

10.2%

35~39세

420,129

8.1%

40~44세

428,605

8.2%

45~49세

421,153

8.1%

50~54세

430,941

8.3%

55~59세

446,608

8.6%

60~64세

354,599

6.8%

65~69세

313,584

6.0%

70~74세

308,780

5.9%

75~79세

288,138

5.5%

80~84세

197,240

3.8%

85세 이상

115,427

2.2%

5,203,440

100.0%

인구주택총조사, 통계청, 2015.

 

청년세대와 노인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소득이 낮을 확률이 높다. 청년세대는 구직을 준비 중이거나 사회초년생으로 연공서열을 택하는 한국 사회에서 소득이 높을 확률이 거의 없고 노인세대는 근로소득은 없고 연금소득만 있을 확률이 높다. 특히 청년세대의 경우 자산을 축적할 충분한 시기가 없으므로 부모나 은행의 도움이 없으면 전세 또는 주택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1인 가구 구성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연령의 주택 점유 형태는 해당 연령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로 이행할 시 어떤 상태에 놓일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만약 청년세대가 월세 비율이 높을 경우에는 자가 소유 촉진 또는 월세로 거주하더라도 주거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데, 현재 주택 가격이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는 월세 거주 안정에 더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20세 이상 24세 미만, 25세 이상 29세 미만, 30세 이상 35세 미만에 해당하는 청년은 전월세 세입자 비율이 각각 94.4%, 85.5%, 70.4%, 57.8%다. 35세 이상의 주택 점유 형태는 자가가 제일 높지만 50%를 넘지 못해 청년세대는 모두 세입자의 비율이 다수를 차지한다<표 4>. 한편, 노인세대의 경우, 자가 비율이 절반을 넘기고 있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은 OECD 1위이므로 노인들이 결코 삶의 안정이 보장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표 4> 각 연령별 점유 형태의 가구 수와 비율

연령

계(가구수)

자가

전세

보증금

있는 월세

보증금

없는 월세

기타

(사글세, 무상 등)

계(%)

20~24세

384,415

21,495

65,475

227,908

29,510

40,027

100

5.6

17.0

59.3

7.7

10.4

25~29세

917,813

133,382

305,390

390,430

30,950

57,661

100

14.5

33.3

42.5

3.4

6.3

30~34세

1,442,504

426,991

546,959

370,188

25,492

72,874

100

29.6

37.9

25.7

1.8

5.1

35~39세

1,925,640

811,893

606,799

391,846

30,051

85,051

100

42.2

31.5

20.3

1.6

4.4

65~69세

1,078,481

811,639

127,071

95,652

15,295

28,824

100

75.3

11.8

8.9

1.4

2.7

70~74세

938,820

714,705

108,587

75,095

12,647

27,786

100

76.1

11.6

8.0

1.3

3.0

75~79세

641,554

480,112

76,911

52,191

9,244

23,096

100

74.8

12.0

8.1

1.4

3.6

80~84세

314,741

225,741

40,935

28,223

5,215

14,627

100

71.7

13.0

9.0

1.7

4.6

85세 이상

137,415

95,716

17,777

13,075

2,606

8,241

100

69.7

12.9

9.5

1.9

6.0

합계

17,339,422

9,389,855

3,766,390

3,148,209

341,583

693,385

100

54.2

21.7

18.2

2.0

4.0

자료 : 인구주택총조사, 통계청, 2010.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는 점유형태에 대한 아직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로 점유 형태를 파악함)

 

특히나 1인 가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청년세대와 노인세대의 경우 정책의 접근성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포함하는 주거권에 관한 교육이 사회에서 전무하므로 이들이 권리의 제한을 받지 않도록 주거와 관련한 법, 제도, 지식 전달이 용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포용적인 주거정책 필요


1인 가구로 대표되는 가족 구성의 변화는 사회경제적 요소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노인 가구가 느는 것도 있지만 비혼, 이혼 등 가족 형태가 달라지고 있으며 불평등의 심화로 세입자 비율이 높아지고 소득은 정체되어 기존의 주택 공급 중심의 정책이 유효하지 않고 있다. 종합하여 주거 정책의 변화를 세 가지 측면에서 촉구한다. 첫째, 전통적인 4인 가구 또는 정상 가족 중심의 정책에서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는 주거 정책, 둘째, 아파트 일변도의 정책에서 단독주택, 소형주택 등 다양한 주택 유형을 아우를 수 있는 주거 정책, 셋째, 공급 중심의 주거 정책에서 통합적인 주거복지 정책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참고문헌]

김은지(2016), 가족의 변화와 미래가족 모습, 여성우리 (56), 6-9

이황직(2016), 박영신의 사회학 : 가족주의 비판과 한국 사회 변동 이론의 정립, 한국사회학, 50(2), 95-121

송영신(2015), 여성 노인 1인 가구의 실태 및 정책적 개선방안, 이화젠더법학, 7(2), 33-72

정성호(2015), 저출산 대착,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인구학, 38(2), 113-134

통계청(2016), 2015 인구주택총조사

조정식(2016),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 박근혜 정부 청년 주거 정책 전환을 위한 제언

일, 2017/01/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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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가족과 사회정책

 

이숙진 | 한국여성재단 상임이사

 

다양한 개인들이 만드는 다양한 가족

 

가족은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가. 통상적으로 가족은 개인이 태어나서 속한 가족(출신가족)과, 새롭게 구성한 가족(출산가족)으로 구분되어지곤 했다. 최근에 가족은 그 역할과 기능의 변화와 더불어 가족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우려를 동반했다. 비혼과 이혼의 증가,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가족이 수행했던 돌봄 역할의 부재 등 신사회 위험요소는 가족의 위기로 이해되는 사회문제였다. 그러나 가족의 역할과 가족 구조의 변화를 검토한 다수의 논의들은 가족 위기가 곧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핵가족의 감소에 대한 해석이었음을 확인하고 있다. 정상가족으로 여겨졌던 부부+자녀의 전통적 핵가족은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조손가족, 그리고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증가와 비혼, 미혼, 독거노인가구를 포함한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보편적이거나 초역사적인 가족형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핵가족의 위기가 곧 가족의 위기인 것처럼 불안해했지만 가족은 사라지지도 약화되지도 않았으며, 다양하게 변화하고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의 모든 국가들에서 이와 같은 가족 다양화는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개인이 존재한다. 가족이 “정서적이고 물질적인 지지에 기반을 둔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상호간에 기대를 갖고 그들의 삶의 유형과 관계없이 상호 책임감, 친밀감과 계속적인 보호를 주고받는 구성체”라는 기든스(Giddens)의 정의에 기초하자면 1인가구는 가족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1인가구는 전체 가구 구성의 25%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안적 가족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장래가구추계에 의하면 부부+자녀로 구성되는 가구가 2015년 전체 가구의 32.4%에서 2030년에 22.5%로 감소하며, 1인가구는 2015년 27.1%에서 2030년 32.7%로 증가한다.(표 참조) 가족의 규모를 나타내는 가구원수의 감소와 1인가구, 한부모 가구, 조손가구, 무자녀 가구, 그리고 비혈연가구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표> 2030년까지의 가구유형 추계(단위: 가구수, %)

 

2015

2020

2025

2030

부부

부부+자녀

1인가구

비친족가구

3,178,917

6,059,333

5,060,551

224,640

17.0

32.4

27.1

1.2

3,703,937

5,650,818

5,876,740

237,401

18.6

28.4

29.6

1.2

4,264,424

5,263,759

6,560,883

240,599

20.4

25.1

31.3

1.1

4,756,167

4,892,087

7091,247

232,375

21.9

22.5

32.7

1.1

전체가구수

18,705,004

100.0

19,878,399

100.0

20,937,339

100.0

21,716,589

100.0

자료: 통계청(2010), 장래가구추계, 가구유형 및 가구원수별 가구에서 재구성.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한 가족의 다양화는 가족을 단일한 욕구를 가진 하나의 단위로 보기보다는 가족의 내부 구성에 주목하도록 하며, 이는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욕구와 생활의 변화가 결과적으로 가족의 형태와 구성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다양한 개인들의 집합체로서의 가족 다양화는 가족을 사회의 기본 단위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가족 관계와 가족구성원의 지위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각기 다른 가족 구성원의 지위에 기초한 사회정책의 설계는 곧 다양한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며, ‘가족’이라는 집합체의 이름으로 획일화될 수 없는 개인의 권리이기도 하다.

 

 

가족을 구성할 권리로부터 출발한 다양한 가족의 평등권

 

혈연, 결혼,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 정서적, 경제적 단위로서의 가족은 다양화되고 있다. 특정한 가족형태가 정상적이거나 보편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모든 가족들이 가족으로서 동등하며, 가족형태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한다. 동시에 특정한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개인들의 권리 역시 보장되어야 하며, 그렇게 구성된 가족이 다른 가족에 비해 불이익과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권리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로부터 출발해서 다양한 가족상황, 혼인여부 혹은 이와 관계된 임신과 출산 등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한다.

 

외국의 차별금지 관련 법률들은 혼인여부(혹은 혼인상의 지위), 가족형태 혹은 가족상황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제3항에서도 합리적 이유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사유로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을 규정하고 있다. 법률적 구속력은 없으나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이 의미하는 것은 ‘가족구성의 권리를 포함한 가족의 형태, 가족의 구성과정, 그리고 가족구성원 및 가족의 책임과 관련된 상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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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구성권 즉 가족을 구성할 권리는 ‘가족’이 부부 중심의 이성애 핵가족 이외의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포함한다. 캐나다 온타리오 인권법은 ‘가족상황(family status)’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면서, ‘가족상황’을 ‘부모 자녀관계가 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부모 자녀관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즉 ‘혈연이나 입양이 아니더라도 돌봄, 책임, 계약과 유사한 관계를 지닌 상황’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 사례로 (입양, 위탁, 의붓부모를 포함한) 자녀에 대한 부모의 돌봄, 장애를 가진 친족이나 부모에 대한 성인의 돌봄, 그리고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로 구성된 가족들’을 포함한다. 다양한 가족상황은 다양한 가족구성의 권리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다양한 방식의 가족 구성 권리에 대한 법적 보호와 제도화를 위해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을 논의하고 있으나 입법 발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다양화된 가족 형태는 가부장적 이성애중심의 가족형태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비혼 혹은 미혼의 1인가구 증가는 전통적인 핵가족으로부터의 변화임과 동시에 남성 1인 가장의 생계부양과 그에 의존한 가족관계를 변화시킨다. 가장인 남성노동자의 임금에 가족원 모두의 생계를 의존했던 핵가족은 가부장의 경제적 권력을 극대화했고, 억압적인 가족관계는 물리적 폭력으로 가시화되기도 했다. 여성들은 무임의 가사와 육아노동이 자신의 노후를 보장하지 않으며, 일과 가족의 양립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슈퍼우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는 비혼을 택하거나 출산을 피한다. 가부장적 ‘가족’ 내부에 존재하는 불평등한 성별관계는 결혼의 지연 혹은 비혼, 이혼의 증가, 1인가구의 증가 등을 가져온 요인이기도 한 것이다.

출신가족을 제외하고 누구와 어떤 가족을 구성할 것인가는 가족구성원의 수와 무관하게 기본적 권리이다. 이는 1인가구와 생활동반자관계에 이르는 다양한 가족의 구성을 포함하는 것이며, 이들 가족들은 그 형태로 인하여 합리적 이유없는 차별을 받거나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 다양한 가족들에 대한 공적인 관계로서의 정책과 제도는 이를 고려해야 하며, 전통적인 핵가족만을 대상으로 한 정책은 재설계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가족을 어떻게 ‘주류화(mainstreaming)’해야 하는가: 가족과 사회정책

 

가족에 대한 정책적 접근, 즉 가족정책의 대상과 범주는 명확하지 않고 또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하기도 하다. 가족정책을 집행하는 행정부처인 여성가족부는 ‘가족정책은 가족구성원의 안정과 복지를 강화하고 가족생활과 관련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가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고 정의한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가족의 욕구 또한 가족구성원으로서의 개인에 기초하고 있다면 가족정책은 여성가족부에 제한된 행정일 수가 없다. 오히려 포괄적이기는 하나 ‘정부가 가족에 대해서, 가족을 위해 하는 모든 정책, 정부가 가족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행위’로 정의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수도 있다. 한부모가족 혹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책만이 가족정책이 아닌 것이다. 1인가구와 한부모에 대한 주택정책, 일과 가족생활의 양립을 지원하는 노동정책, 임금소득이 없는 가족구성원의 노후소득보장정책, 돌봄을 필요로 하는 성인들간의 돌봄서비스 정책, 가족구성원들의 평등과 분배적 정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조세정책 등등이 모두 가족에 관한 정책이며 가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가족형태에 조응하는 정책은 모든 정책에서 ‘가족’을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OECD 가족통계는 특정한 가족형태에 집중되어 있지 않다. 가족구조는 가족을 이루는 크기와 구성, 출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지표들, 혼인과 동반자의 관계(결혼, 이혼, 가족해체, 가족폭력 등)를 보여준다. 노동시장과 가족의 관계를 살펴보는 통계로 배우자 유무와 여성의 고용지위, 성별임금격차, 노동시간과 돌봄시간의 영역을 수집하고, 공공정책의 측면에서는 가족급여에 대한 공적 지출, 가족현금급여, 세제, 자녀부양, 아동보호 등을, 그리고 아동과 관련하여 건강, 빈곤, 교육, 사회참여 등의 통계적 변화를 담고 있다. 가족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적 범주가 적어도 출산, 돌봄, 노동, 사회서비스, 조세, 보건건강, 문화, 교육 등의 영역이 된다. 일례로 OECD 가족통계는 싱글맘의 고용률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고용률보다 낮고, 경제위기시에 이는 더욱 감소한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통계는 싱글맘의 자녀돌봄서비스, 고용지위, 일가정양립제도, 가족급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작동하는 한국사회는 낮은 현금급여수준, 믿고 맡길 데 없는 보육서비스,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한 고용지위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즉 한부모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높으나 저소득 빈곤상태에 놓여 있게 되는데 이를 여성가족부의 행정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출산문제 역시 가족에 대한 새로운 담론과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저출산정책으로 대표되는 보육정책은 2016년 현재 거의 14~15조에 달하는 정부재정이 보육과 유아교육에 투입되고 있지만 낮은 출산율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의 취업난과 결혼 지연, 여성들의 첫 자녀 출산연령증가 등이 있음에도 여전히 출산은 법률적 결혼관계만을 정상화시키고 있으며 주요 사회복지서비스 역시 이에 제한되고 있다.

 

OECD는 가족들이 변화하고 있다(Families are changing)는 현재진행형 수사를 통해 자녀가 없는 가족과 한부모 혹은 재혼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아동이 증가함을 보고했다. 가족을 구성하는 주요한 통로가 결혼이지만 결혼과 무관하게 자녀를 출산하여 가족을 구성하는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출산이 결혼가족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OECD 국가의 평균 40% 정도는 혼인 외에서 출산이 일어나고 있으며, 예외적으로 한국과 일본 등이 매우 낮은 2-3% 수준이라는 통계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그림 참조). 결혼 밖의 출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강고한 한국사회에서 결혼이 어려워지면 동시에 출산도 어려워지게 된다. 이에 대한 새로운 담론과 정책없이 전통적 핵가족의 환상을 유지하고 있다면 우리사회의 저출산 문제는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림> 전체 출산 중 혼인외 출산 비중(2014년부터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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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형태의 다양화와 크기의 변화는 주택공급에서의 정책적 변화도 요구한다. 2015년 현재 전체 아파트는 약 923만호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제곱미터 이하의 아파트는 약8만3천여 가구로 전체 아파트의 약9% 수준이다. 이미 1인가구가 전체가구의 25%를 넘는 상황에서 주택공급 규모는 1인가구의 주거수요를 감안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1인노인가구의 증가와도 연관된다. 노인의 일상생활적 특성을 감안한 주거형태와 돌봄서비스 정책, 그리고 평균수명이 늘어남과 동시에 남성노인의 일상적 재생산노동에 대한 사회적지지 및 교육체계도 가족정책이 고려해야 할 영역이 되었다. 전통적 가족이 부모세대에 대한 자녀들의 부양을 통해 노후가 보장되었다면 다양화된 가족형태는 이와 같은 가족의 역할이 지지되지 않고 있다. 1인 노인가구는 증가하지만 자녀세대는 자신들의 생계유지와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에 집중한다. 사회보장의 주요한 기능인 노후소득보장은 특히 미가입자이거나 연금가입기간이 짧은 전업주부 혹은 비정규직 여성들의 노후불안을 가속화시킨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제도 역시 가족구조와 변화와 가족의 역할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가족정책인 일과 가족의 양립 역시 보다 거시적 의제인 노동시간 단축과 성별분업의 변화와 함께 논의될 때 가족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의 욕구를 고려할 수 있다. 장시간 노동이 유지되는 과로사회에서 가족생활은 부차적이거나 무시해도 되는 영역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으며, 혹여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지더라도 일과 가족의 양립이 여성만의 일로 여겨질 때 여전히 이중노동의 전담자는 여성의 몫이 될 것이며, 이는 불평등한 가족관계를 재생산하게 될 것이다.

 

가족구성원인 개인의 지위에 근거한 세제와 사회보장 수급방식은 여성의 고용률 변화와 연계되어야 하며, 더불어 돌봄의 가치를 어떻게 가시화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도 고려되어야 할 지점이다. 여성의 임금노동자화와 무임의 돌봄노동에 대한 가치화가 동전의 양면으로 작동하는 사회구조에서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여성은 늘 가장 복합적인 문제의 담지자가 되고 있다. 보다 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은 가족형태의 다양화와 평등한 성별관계를 전제하지 않고는 성취될 수 없으며, 이에 조응하는 사회정책적 대응이 사회복지 영역에서 우선되어야한다.

 

일, 2017/01/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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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

 

2017년 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이하 비판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의 신진연구자세션에서 ‘새 정부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했다. 다양한 주제와 관점으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던 라운드 테이블의 논의 내용과 함께 비판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1)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복지정책의 방향과 내용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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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저출산 정책

구슬기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


2016년 합계출산율 1.17명. 224개국 중 합계출산율 220위. 16년째 초저출산 국가.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총 10.2조 원의 저출산대책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초저출산(40만 명대) 1세대가 가임기 인구로 진입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며, 유소년 인구(13.1%)가 고령인구(13.8%)보다 작아지는 첫 해이다. 그만큼 앞으로 5년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초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을 극복하거나 혹은 인구절벽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2016년 기준으로 33년째 저출산 국면에 15년째 초저출산 국면에 놓여있다”며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공약했다. 저출산 정책 컨트롤 타워로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위상 및 역할 강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및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공임대주택의 30% 신혼부부 우선 공급 등 양질의 저렴한 주거 지원 확대,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 급여 인상 및 육아휴직 기간 확대, 유급 가족돌봄휴가제도 도입, 칼퇴근법 제정, 근로시간 단축, 국공립어린이집 40% 확대, 보육료 현실화, 난임부부 지원 대상과 범위 확대, 공공 난임센터 설치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저출산 대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과거 정부에서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던 저출산 대책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책에 방점을 두어야 할까?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저출산 대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의 신설이다. 과거 정부에서는 저출산 대책 이라며 각 부처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을 나열한 후 예산을 쏟아 붓기만 하고 예산 효과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담 부처 마련이 시급하며,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시적으로 정책을 검토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근무하는 사무국이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저출산 정책은 국민들과 가장 밀접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저출산 정책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몇몇 공무원에 의해 설계되고 진행되어 왔다. 정책결정과정에서 정책의 당사자인 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기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주거지원, 일·가정 양립 지원, 양육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수립할 때 간담회,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 등을 통해 20~40대 정책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 문제는 단지 ‘출산’의 문제가 아니다. 왜곡된 사회 현상의 문제이다. 따라서 저출산 해결을 위해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접근보다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 

 



노인 정책

한은희 | 사회보장정보원 사회보장정보연구소 연구센터 부연구위원

 

우리나라는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2026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후 불안을 불식시키겠다는 목적으로 기초연금 증액, 치매국가책임제, 노인 일자리 확대 등의 고령 사회 정책 공약을 제시하였으며, 대부분의 공약들은 단계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고령사회 정책들이 특정 연령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개별적인 사업의 나열이 아니라 인구 구조 및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큰 그림 아래 법, 재정, 노동, 복지, 교육, 문화 각 분야의 정책들이 상호보완 하는 구조 속에 실행되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2016년부터 점차적으로 근로자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안’, 소위 정년 연장법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년 연장법은 고용 보장을 위한 법이라기보다는 특정 연령 도달 시 퇴출을 정당화 하는 법률이다. 일정 연령에 도달했다고 해서 퇴직시키는 것은 불공정 해고 또는 연령차별에 해당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법적 정년 제도를 폐지하고, 대체로 연금 수급개시 연령이 정년 역할을 하고 있다. 정년보장이 제도적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연금 수령이 시작되는 65세까지 정년이 상향 조정되거나 정년 자체를 없애야 할 것이다. 


둘째, 자녀를 뒷바라지하느라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중장년층들은 정년 퇴직이후 50-60대 뿐만 아니라 70-80대에도 계속해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중-고령자층이 재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계약직 또는 비정규직인 현실 속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권 보장 및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동등한 처우 보장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정책적 과제이다. 예를들어 비정규직 근로자의 4대 보험 및 퇴직금 보장, 그리고 복리 후생 처우 및 다양한 차별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50%가 빈곤한 현실 속에서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공적연금 강화는 당장 시행되어야 할 정책적 과제이다. 65세 이상,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의 낮은 국민연급 수급률과 높은 빈곤율을 고려할 때 즉각적인 기초연금 증액은 불가피하다. 다음으로 근로빈곤층 및 경력단절 여성 등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1인 1국민연금체계 구축 및 국민 연금 소득 대체율 인상을 통해 노인 빈곤 위험을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공적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해소 하는 방향에서 제도를 성숙시켜 나가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 정부는 우리사회의 연령주의 및 연령차별을 해소하고, 세대 간 깊어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세심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주길 바란다. 노인 세대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존경받는 시민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는 시민 교육 및 문화 정책을 확립하고, 노인 세대의 사회참여와 지역사회에서의 세대 교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들이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연령주의 및 연령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확립과 제대로 된 운영이 정착되길 바란다. 진정성 있는 제도적 노력이 지속될 때 세대 간 갈등은 점차 해소되고, 신뢰와 협력은 회복되어질 것이다. 

 



아동 정책

황은정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아동정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아동·보육에 관한 복지 공약 내용에는 아동수당을 비롯하여 더불어돌봄제, 육아휴직급여 인상, 국공립보육시설 확대, 어린이 병원비 국가보장 등이 포함되었으며, 정부의 의지와 추진력으로 대부분 시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한국의 아동정책은 장기적 계획을 통해 체계적으로 발전하였다기보다는, 아동학대, 출산율 저하와 같은 사회정치적 이슈에 편승한 임시방편적 정책에 집중되어 왔다. 아동이 권리의 주체가 되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주길 바라며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아동정책의 백년대계를 위한 장기 플랜을 세우고 실효성 확보를 위해 아동 예산 확충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의 아동분야 지출은 GDP의 1%에 불과하며, 보육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아동 예산은 0.2%에 그친다. OECD 국가들의 아동지출(보육 제외) 평균인 1.4%를 목표로 아동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아동수당제도는 ‘출산율 제고’라는 정치적 명분하에 급속히 이슈화, 제도화 되어온 측면이 있다. 아동수당을 도입한 선진국들이 아동을 위한 최저소득보장을 주요 목적으로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동수당의 목적을 출산율 제고로만 협소하게 정의할 경우, 저출산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못하면 제도의 존속가능성이 위협받거나 일부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아동수당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아동 생존권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바탕으로 한 최저소득의 보장이 되어야 한다.


셋째, 아동의 발달권 관점에서, 0-1세 아동에 대한 보육 형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국공립어린이집이 잘 구비된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1세 미만 아동의 경우에는 가정양육 비율이 높고, OECD 역시 2세 미만 아동의 경우에는 대부분 가정양육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0-2세 아동 보육시설 이용률이 50% 가량으로 높은 편이다. 1세 미만 아동의 발달권 측면에서 어떠한 돌봄 형태가 가장 좋을지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노동권과 부모권, 아동권이 최적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보육정책의 방향성과 전략을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넷째, 아동정책 수립 시 아동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정책 대상이 되는 아동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2) 

 

아동은 권리의 주체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할 소중한 인적 자원이기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보장받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과감한 아동정책을 실현함으로써 아동이 아동답게 사는 나라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김윤민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강사

 

부양의무자기준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오랜 기간 지속되며 폐지의 당위성을 형성했다. 특히, 이번 대선 과정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약속하며 수급권이 사회권적 기본권으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많은 국민들의 염원 속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후보 시절 약속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완화 1단계 조치’를 발표하였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대상별 폐지를 제안하였으나 이는 당사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온 시민사회단체의 폐지 방안과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부양의무자기준은 공적 부양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고, 엄격한 부양능력 판정 기준으로 피부양자 뿐만 아니라 부양의무자 가구의 생활을 훼손하여 빈곤을 확대 재생산할 우려가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수급 받지 못한 빈곤층의 생존이 위협받는 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대상별’ 폐지 방안은 부양의무자기준의 폐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인구학적 기준 폐지는 생활보호제도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의 전환 과정에서 제도의 진일보한 변화로 평가된다. 현재 정부가 제안한 부양의무자기준의 ‘대상별 폐지안’에 재등장한 인구학적 기준이 제도 발전에 역행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대상별 폐지를 위해서 필요한 대상별 욕구 우선순위, 욕구 시급성 판단을 위한 논의가 과연 정당한지, 그리고 그 논의 결과는 합당한지 자성이 필요하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특정 대상의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는 선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가 중단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제안한 ‘대상별’ 폐지는 단순히 소요 재원을 고려한 방안이다. 이에 빈곤층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최후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본연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현재의 ‘대상별’ 폐지에서 ‘급여별’ 폐지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안을 선회할 것을 요청한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향이 ‘완전 폐지’가 아닌 ‘단계적 폐지’로 귀결되고, 대상별 폐지로 구체화된 원인은 폐지에 따른 추가 비용의 부담 때문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로 예상되는 비용은 ‘추가’ 비용이 아닌, 정상적으로 제도가 작동했을 때 소요되어야 했던 ‘누락’된 비용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양의무자기준은 당장 내일을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 제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는 가장 강력한 장벽이다. ‘예산’이 ‘생존’보다 우위를 점하는 논쟁은 마무리하고, 빈곤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새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경제민주화 정책

이건민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

 

87년 6월 항쟁 후 30년이 흘렀다. 30년 전에는 6월의 정치민주화 요구의 분출이 7, 8, 9월의 노동자대투쟁으로 이어져 노동권의 신장, 임금수준의 상승 등 일정 정도의 경제민주화를 쟁취하였다. 지난 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의 1,700만 촛불의 외침과 염원은 일단 박근혜 탄핵, 조기대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현재 적폐청산과 사법, 검찰, 정치 등 여러 분야의 개혁이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시대에 걸맞은 경제민주화를 다음과 같이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노동이 당당한 사회’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동이 당당한 사회’란 일자리 질의 제고와 노동환경의 개선을 의미한다. 즉 노동·사회 입법 및 보호조치의 강화를 뜻한다. 여기에는 위험한 노동환경과 고용주의 불법·위법·폭력 사주 행위 등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감독, 기만적인 산업재해 은폐3) 시도를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 마련과 징벌적 손해배상의 집행 등이 당연히 포함된다. 또한 이성과 상식에 전혀 부합되지 않았던 대법원 판결들의 폐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 KTX 해고승무원의 한국철도공사로의 복직이 마땅히 그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앞으로 노동자 소유 기업,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 모델의 실험들을 다방면으로 시도하고, 바람직한 모델들을 발굴하여 널리 공유·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기업 지배·소유 구조와 불평등 문제에 대한 사회정책적인 개입이다. 경제력 집중 억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 개혁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금융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적합한 규제조치를 강화하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며, 그로 인해 심화되는 불평등 문제에 효과적·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마땅히 포함되어야 한다.


‘노동권’ 내지 ‘일할 권리’ 못지않게 자연적, 사회적 부에 대한 ‘정당한 몫을 요구할 권리’ 또한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원천들에는 토지 등의 자연자원뿐만 아니라 공중권과 지하권, 주파수, 그리고 지식, 정보 등도 모두 포함된다. 공유자산화 할 것은 공유자산화하고 조세제도를 이용할 것은 세금에 의한 지대 환수를 하여 일부는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일부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질 향상, 공공인프라의 확충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정부가 ‘우리 시대 경제민주화’의 시작을 여는 첫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사회적경제 정책

서명지 | CSR impact 대표,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


지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OECD 국가의 공공 일자리와 사회적 경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은 반면 우리나라의 비율은 낮다고 하면서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람중심, 협동경제, 사회적 경제’ 공약은 당선 후,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 설치이었던 것만큼 일자리 중심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 마련이 정책의 화두가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한국사회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신사회적 위험으로 소득의 양극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전통적 가족의 돌봄 및 부양의 기능의 약화와 사회서비스 욕구의 증가로 표출되어 고용창출의 관점에서 사회적기업이 그 대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에 사회적기업의 양질의 일자리 육성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은 자생력 있는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위한 지원정책이 되어야한다. 인위적인 사회적기업의 육성은 부실기업을 양산하게 되는데 현재 많은 사회적기업이 매출을 유발하지 못하고 생존의 기로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은 ‘사회적 가치’에만 방점을 두고, 기업의 이윤창출과 시장에서의 생존에는 관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정부는 재정 및 경영지원, 조세감면, 공공기관 우선구매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과 유리된 육성정책은 향후 더 많은 재정지원을 야기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다.


둘째, 부처별로 분절되어있는 사회적경제 지원체계를 단일화해야 한다.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등 지원부처의 난립으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조직 목적에 따라 일자리제공형,·사회서비스제공형,·지역사회공헌형·혼합형 등으로 취약계층 구성비율과 수입·지출의 비율을 인증요건으로 정하다보니 사업의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셋째, 사회적경제와 기업의 사회공헌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필요하다. 기존의 정부재정사업 위주의 사회서비스산업에서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금융, 제조, 유통, 지식 등의 다양한 영역의 250개의 기업이 함께하는 거대연합체로 매년 3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가져온다.


지금 우리사회는 사회, 경제, 환경 전 분야에 걸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의 질적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공동체의 재생을 살리는 사회적경제가 위기의 한국사회를 돌파구가 되길 바란다.

 


1) 비판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는 ‘신진연구자 발굴 및 양성’을 목적으로 전국 단위의 신진연구자 네트워크 구축 및 신진연구자 연구활동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진연구자는 석ㆍ박사 대학원생 및 졸업생, 박사후과정 연구원, 연구소 및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분을 포괄한다. 현재까지 신진연구자 네트워크에는 전국 각지의 30여 개 학교 및 기관에서 90여 명의 신진연구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비판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 활동 문의: 이래혁 위원장, [email protected]
2) 초록우산어린이재단(2017), 『대한민국 아동이 제안하는 제19대 대선 아동정책공약』.
3) 사내하청 구조(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경우)와 ‘무재해 인센티브’(한국타이어 등의 사례)는 산업재해은폐의 주요한 배경을 이루고 있음

목, 2017/06/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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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2018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②] 낙태죄와 저출산

 

지난 10월 11일 여성과 자연에 가해지는 억압과 교차성에 대해 논의하고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상생과 공존의 가치를 전하는 2018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200명의 참가자와 함께했던 뜨거운 현장과 연사들의 강의를 가감없이 소개합니다.

현재 한국은 ‘형법 269조 이하,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를 할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를 통해 낙태를 범죄화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청계천, 보신각 등 종로 일대에서는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요구하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이 23만 명을 넘은 데 이어, 각계에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조국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낙태죄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된 사항은 없으며, 2월에 제기된 헌법 소원의 결정도 미뤄지고 있다.

이에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과재생산포럼의 기획위원 이유림 씨를 통해 낙태죄와 저출산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는 이것이 낙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낙태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강조했다.

“저는 페미니스트인데(또는 저는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낙태만은 동의할 수 없다’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게 자신의 윤리로든, 종교적인 이유로든 어떠한 이유로든 말입니다. 여성이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나 판단에 대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맥락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성이 임신을 중지했다는 것을 국가가 그 윤리의 담지자가 되어서 심판하고 범죄화하고 응징하고 처벌하는 낙태죄에 동의하는 진보적인 사람이나 페미니스트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죄에 관한 이야기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 장면
▲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 장면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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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1973년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비상국무회의를 열어 모자보건법을 제정하고 인공임신중절을 장려하며 지원했습니다. 지금은 ‘저출산’이라며 ‘낙태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하고 ‘출산주도 성장’을 하겠다고 합니다. 낙태죄를 논의하는 자리에 이처럼 뻔뻔한 이야기를 하는 국가는 빠져있습니다.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입니다.

2010년 부산의 조산원에서 임신 6주차 여성의 요청에 따라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시행해 기소된 조산사가 형법 270조 이하에 대한 민· 형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에는 ‘차익인 인구의 자기 결정권은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대하여 중하지 않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문구만 보면 국가가 평등하고 중립적으로 윤리의 수호자가 되어 태아의 생명권을 공익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 판결문의 바로 윗줄에는 ‘나아가 입법자는 일정한 우생학적 유전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에는 임신 6주차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우생학적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장애 여성들은 임신해 산부인과에 가면 의사에게 ‘낙태할 거죠?’란 말을 듣습니다. 한국은 형법에서 모체가 장애를 가진 경우 임신을 중지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계획, 낙태죄… 국가의 이중잣대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인구증가를 억제시켜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에 1962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이 시행되게 된다. ‘가족계획사업’은 ‘알맞게 낳아 훌륭하게 기르자’는 목표를 가지고 ‘산아제한’ 등 출생률 억제를 위한 인구조절 정책을 진행했다. 이에 ‘가족계획위원회’를 양성하는 한편, 할당량을 부여해 루프 등 영구피임시술과 낙태를 진행하는 ‘낙태 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영구피임시술 받는 것을 조건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주기도 했다.

반면, 장애, 정신질환 등을 가진 사람들은 우생학을 기초로 한 강제불임수술을 당했다. 의사의 판단 하에 ‘공익상 불임시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영구적인 피임시술이나 단종 정책을 시행했다. 이같은 강제불임수술은 1999년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모자보건법 14조에는 여전히 우생학적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가족계획사업은 장애인이 없는 국가, 가난한 가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국가 등 국가의 경제성장을 위해 실천노동을 할 수 있는 인구를 장려하기 위한 산아제한 정책, 즉 인구정치였습니다. 지금은 생명이라는 공익을 보호한다고 말하지만, 과거에는 ‘낙태버스를 운영하는 등 전 세계의 국제개발처 자금을 받아 가족계획위원회를 양성했습니다.

 정부는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낙태 버스'를 운영했다
▲  정부는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낙태 버스”를 운영했다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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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국가에 의해서 안전하지 못한 피임기구를 수술받고 배꼽수술을 받고 낙태를 장려받아야 했습니다. 모자보건법은 국가가 여성의 몸과 재생산을 가장 도구적으로 간주해왔던 치욕의 역사가 담겨있는 기록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일까요? 낙태죄를 폐지하지도 그렇다고 단속하지도 않고 있는 국가의 입장은 단순한 무능력이 아닙니다. 이는 굉장히 이중적인 잣대를 통한 인구 정치입니다.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의 건강권과 인권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재생산은 바람직하고 누구의 재생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을 국가가 선별하고 있습니다.

이 한국 사회 안에서 어떠한 사회경제적인 조건을 내면한 이 여성에 대해서는 그 임신이 출산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분명한 재생산의 정치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이런 사회적인 조건들을 바로잡지 않고 그저 임신을 중단하는 행위를 하는 여성들을 비난하는 것을 묵인합니다. 이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의 상태, 태아의 생명권 같은 구도로 이야기를 하면서 국가의 책임을 방조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존엄은 누가 훼손하는가

 가족계획사업의 장면들
▲  가족계획사업의 장면들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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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의 유배우 출산율은 2.23명으로 추정되며(출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는 결코 낮은 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왜 합계 출산율은 낮을까요?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제도 밖에서, 나아가 ‘정상가족’이라는 테두리 밖에서 출산/양육하는 일이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사회의 지원은 부족할 것이고,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불평등과 차별을 묵인할 것이니까요.

인권의 가치, 민주주의적 가치 안에서 저출산 정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이성애에 기반한 결혼/출산으로 이루어진 ‘정상가족’ 밖의 임신과 출산이 차별받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결합과 가족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것,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태어난 누구라도 부모의 국적, 이주상태와 관련 없이 보호받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국가가 보호하지 않는 생명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여성이 답할 질문이 아닙니다.
재생산의 영역에서 누구는 낳아도 된다고 하고, 누구는 안된다 하고, 그때는 낳지 말라하고, 지금은 다시 낳으라 하며 지시하고, 생명을 관리한 국가가 답해야 합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비난받는 여성이 있고, 아이를 낳겠다는 판단으로 비난받는 여성이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 국가가 혜택을 주는 중산층 가족이 있고, 국가가 혜택을 박탈하고 법적/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국가의 미래라고 여겨지지만, 어떤 아이는 국가의 사회와 자본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생명을 선별하고 생명의 존엄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여성이 아닙니다. 그 뒤에 숨어서 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존재를 선별하고 싶고 생명을 선별하고 싶은 국가의 욕망, 재생산 정치의 구조가 문제입니다.”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 시위'의 피켓
▲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 시위”의 피켓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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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는 국가가 생명이라는 존엄한 공익적인 가치를 수호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도 지금도 낙태죄라는 제도는 국가주도의 인구 정치, 출산통제를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낙태죄를 폐지한다는 것은 그간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방치해온 국가의 기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여성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보장받는다는 것, 임신에 있어서 자신의 판단을 존중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 결정권’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여성의 몸을 빌미로 국가가 원하는 인구와 그렇지 않은 인구를 선별하고 통제 해왔던 역사를 심판대에 올릴 것 입니다. 인간의 재생산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정면으로 질문할 것입니다”

이어 이유림 씨는 ‘인구정치 안에서 통제되고 관리되는 삶을 넘어 자율성과 권한을 바탕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만드는 일’이 바로 낙태죄 폐지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목, 2018/11/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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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A 출산율 절벽의 한국, 일하는 여성의 가혹한 현실부터 해결해야 – 한국 출산율, 2018년 3/4분기 0. 95로 하향 – 결혼한 성인 고용율 남성 82%, 여성 53%에 불과 – 정부의 출산정책, 직장 내 성차별과 여성의 이중부담에 초점 맞춰야 Channel NewsAsia가, No place for a mother’: South Korea battles to raise birth rate (‘엄마들이 설 곳이 없다’: 출산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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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12/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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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전망 없이 선언적 과제 한가득·정책 미세조정 치중

성평등 접근·철학 부재, 노동시간 단축 등 근본적 방안 시급

어제(3/28)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을 내놓았다. 윤 정부는 그간의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불명확한 목표 설정, 실수요자 요구 반영이 부족한 정책으로 평가하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과학적 근거와 정책추진 평가를 통해 저출산 관련성, 효과성, 정책 요구도를 고려해 국민이 체감하는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정부의 이번 저출산 정책 추진 방향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라는 목표 또한 여전히 추상적이며, 정책 내용도 노동시간 단축, 불평등 해소 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문제 해결 방안은 부재한 채 기존에 발표된 정책의 미세한 조정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령사회 정책도 마찬가지로 이행 계획 없이 선언적인 정책과 공허한 목표만이 나열되어 있고, 공공의 책임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수준의 정책으로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정책 설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저출산 심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일과 육아 병행 어려움과 고용 불안, 경제적 여건을 꼽았다. 불안정하고 장시간 노동 환경이 저출산을 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 제시는커녕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며 주당 최장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진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또한 사회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 계획도 확인할 수 없다. 노동 환경 개선과 노동시장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양육 지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정부 시기에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주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한 성평등의 의제가 이번 발표에서 사라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초저출생이라는 심각한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사회적인 성평등의 실현이 필수적이라는 데에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과제와 추진 방향에 성평등이라는 단어는 단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제시된 일부 정책 과제들의 경우 성평등 사회 구현이라는 큰 틀의 합의에 기반한 접근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의 미시적 조정에 집중할 뿐 성평등 사회의 구현이라는 더 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저출산 정책에 이어 고령사회 정책도 부실하기 그지 없다.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를 달리는 노인빈곤율 문제는 일절 언급도 없이 기존 정책을 살짝 다듬어 내놓았을 뿐이다. 재가돌봄서비스 확충과 의료·돌봄 공급의 지역 격차 해소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정부가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사업 예산을 축소해놓고 어떻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재고용·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 제도를 논의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 법적으로 정년제도 운영현황 제출 의무가 300명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안정적인 대기업 노동자에게만 해당될 뿐 불안정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는 혜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노인 연령 상향 조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노인 기준연령은 기초연금 등 다양한 노인복지서비스 대상자 연령에 연동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는 노인복지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10년 동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고령화 비율 연평균 증가율은 OECD에서 가장 빠르다.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대응을 위한 혁신적 개혁 방안도, 거시적인 방향성도 제시하지도 못했다.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철학으로 설계된 제도들이 도리어 만연한 불평등을 심화할 여지가 농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 수요 부분에 과잉규정되어 공급에 대한 정책 개입 방안이나 공공성 제고 방안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복지 예산 축소 기조와도 모순되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 없이 선언적이기만 한 정책들에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보다 거시적이고 성평등한 관점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곧장 인구 소멸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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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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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전망 없이 선언적 과제 한가득ㆍ정책 미세조정 치중

성평등 접근ㆍ철학 부재, 노동시간 단축 등 근본적 방안 시급

어제(3/28)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ㆍ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을 내놓았다. 윤 정부는 그간의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불명확한 목표 설정, 실수요자 요구 반영이 부족한 정책으로 평가하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과학적 근거와 정책추진 평가를 통해 저출산 관련성, 효과성, 정책 요구도를 고려해 국민이 체감하는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정부의 이번 저출산 정책 추진 방향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혼ㆍ출산ㆍ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라는 목표 또한 여전히 추상적이며, 정책 내용도 노동시간 단축, 불평등 해소 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문제 해결 방안은 부재한 채 기존에 발표된 정책의 미세한 조정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령사회 정책도 마찬가지로 이행 계획 없이 선언적인 정책과 공허한 목표만이 나열되어 있고, 공공의 책임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수준의 정책으로 가속화되는 저출산ㆍ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정책 설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응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저출산 심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일과 육아 병행 어려움과 고용 불안, 경제적 여건을 꼽았다. 불안정하고 장시간 노동 환경이 저출산을 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 제시는커녕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며 주당 최장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진정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또한 사회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필수적인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 계획도 확인할 수 없다. 노동 환경 개선과 노동시장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양육 지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정부 시기에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주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한 성평등의 의제가 이번 발표에서 사라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초저출생이라는 심각한 인구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사회적인 성평등의 실현이 필수적이라는 데에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과제와 추진 방향에 성평등이라는 단어는 단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제시된 일부 정책 과제들의 경우 성평등 사회 구현이라는 큰 틀의 합의에 기반한 접근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의 미시적 조정에 집중할 뿐 성평등 사회의 구현이라는 더 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저출산 정책에 이어 고령사회 정책도 부실하기 그지 없다.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를 달리는 노인빈곤율 문제는 일절 언급도 없이 기존 정책을 살짝 다듬어 내놓았을 뿐이다. 재가돌봄서비스 확충과 의료ㆍ돌봄 공급의 지역 격차 해소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정부가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사업 예산을 축소해놓고 어떻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재고용ㆍ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 제도를 논의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 법적으로 정년제도 운영현황 제출 의무가 300명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안정적인 대기업 노동자에게만 해당될 뿐 불안정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는 혜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노인 연령 상향 조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노인 기준연령은 기초연금 등 다양한 노인복지서비스 대상자 연령에 연동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는 노인복지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10년 동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고령화 비율 연평균 증가율은 OECD에서 가장 빠르다.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저출산ㆍ고령사회 문제 대응을 위한 혁신적 개혁 방안도, 거시적인 방향성도 제시하지도 못했다.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철학으로 설계된 제도들이 도리어 만연한 불평등을 심화할 여지가 농후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 수요 부분에 과잉규정되어 공급에 대한 정책 개입 방안이나 공공성 제고 방안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복지 예산 축소 기조와도 모순되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 없이 선언적이기만 한 정책들에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보다 거시적이고 성평등한 관점에서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곧장 인구 소멸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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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3/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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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이 부족한 보육예산 편성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정부와 국회

3-5세 국가책임보육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와 국회

온전한 예산 편성으로 공약 이행해야

 

어제(12/2) 국회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지원) 예산을 3,000억 원의 목적 예비비로 우회지원하는 내용으로 2016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찬진 변호사)는  약속했던 ‘국가완전책임보육’을 시행하기는커녕  3-5세 과정의 보육․유아교육 재정 부담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전가하여 국가책임을 회피하고 결국 보육대란을 야기시키는 박근혜 정부와 보육대란이 예상되는 내용의 예산을 통과시킨 국회의 무책임한 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가책임보육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며 3-5세 누리과정 예산 증액을 국민과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예산 편성시기가 되면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도교육청에 보육책임을 떠넘기더니 지난 10월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교육청 의무지출경비로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책임회피를 했다. 또한 어제(12/2) 국회가 편성한 예비비 3,000억 원은 2016년 누리과정 시행을 위해 필요한 2조 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이 금액조차 예비비 명목으로 책정하여 누리과정에 온전히 쓰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같은 행태는 정부가 2년 전 보육에 대한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약속을 공개적으로 파기한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현재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로 인해 매년 누리과정 예산 논란이 반복되어 보육교사와 부모 등 보육이해당사자들은 보육 대란을 우려하며 불안해하고 있으며 이미 시도교육청은 보육재정으로 인해 지방채를 발행하여 많은 빚을 지고 있어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할 보육예산을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편가르기 시도는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정부는 정권 초기에 보육의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호언장담했지만 현실은 보육대란으로 돌아왔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안이 시급히 필요한 상황인데 국가가 보육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한 처사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대책없는 보육예산 편성을 철회하고 국가재정으로 책임지는 국가책임보육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목, 2015/12/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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