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연속기고 ④] 원희룡이 잠룡?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역

[연속기고 ④] 원희룡이 잠룡?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익명 (미확인) | 일, 2016/06/26- 17:32

강정마을에 한 번이라도 와봤던 사람이라면, 삼거리 식당의 맛있는 밥 한 끼를 기억할 것입니다. 구럼비로 가는 길목 중덕 삼거리에는 누구에게나 열린 식당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온 연대의 식자재와 마을 삼촌의 정성으로, 강정에 온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채워줬던 삼거리 식당. 지금 그곳이 철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서귀포시는 최근 제주해군기지 옆 크루즈터미널 진입도로 건설을 위해 삼거리 식당과 해군기지 공사를 감시해왔던 망루, 지킴이들이 살고 있는 컨테이너 등 시설물을 강제 철거하겠다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내왔습니다.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삼거리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던 강정의 식구(食口)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연속 게재합니다.

 

* 오마이뉴스에서 보기 >> 클릭

 

[연속기고 ①] 제주 강정마을 삼거리 식당 밥, 기억하시나요? >> 클릭 
[연속기고 ②] 삼거리 식당 밥 한끼의 힘은 세다 >> 클릭 
[연속기고 ③] 저들은 왜, 밥 먹는 자리를 철거하려 할까요 >> 클릭

[연속기고 ④] 원희룡이 잠룡? 동의할 수 없습니다 >> 클릭

 

원희룡이 잠룡? 동의할 수 없습니다

[강정마을 삼거리 식당을 지켜주세요 ④] 노종면 기자가 본 원희룡과 강정마을

 

노종면 기자

 

대통령 선거가 1년여 앞이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 새누리당 대선 후보군을 거론할 때 늘 포함되는 인물 중 한 명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이다. 여당의 50대 기수로 불리는가 하면, 정치권 새판 짜기가 언급될 때면 여야를 아우르는 '합리적 보수'의 대표 주자로도 꼽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잠룡이라 부른다. 지금의 지지율은 미미하지만 역동성 강한 한국 정치판에서 원희룡이 급부상한다고 해서 이상할 이유는 없다. 동의를 못 할 뿐.

 

내가 원희룡이란 정치인을 탐탁잖게 생각하는 이유는 실망감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서 보여준 무책임과 무력함 때문이다. YTN에서 돌발영상을 만들며 영상으로 접한 숱한 정치꾼들 사이에서 그래도 신선해 보였던 원희룡씨가 정치 입문 10년 만에 도지사에 당선 됐을 때, '기대해볼 만한 인물이 대권의 길목에 베이스캠프를 차렸구나' 싶었다. 그렇다면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잠룡인지, 아닌지.

 

원희룡 지사는 당선자 시절 '해군기지 원점 재검토'를 내걸었다

 

원희룡 지사는 2014년 제주도지사 당선자 시절에 이미 '해군기지 원점 재검토'를 내걸었다. 진상조사를 거쳐 정부의 사과와 보상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2년, 강정마을이 나아진 것은 없다. '2014년의 원희룡'도 없다. 원희룡 재임 2년,  그는 '과거'를 바로 잡기는커녕 도리어 해군기지가 불법과 편법으로 확장되는 '현재'에 기여했다. 지난해 관사 공사를 위한 해군의 행정대집행 때 원희룡과 제주도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나? 박근혜 정권이 워낙 독해서 그랬든, 원희룡 도정이 무능해서 그랬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사실 박근혜 정권의 독함이나 도정의 무능을 앞세워 원희룡 지사를 두둔할 일은 아니다. 강정평화영화제 준비 과정에서 원희룡 지사는 자신의 실체를 보여주지 않았나? 서귀포시 예술의전당 대관을 구실로 영화제 출품작들을 검열하고, 결국은 대관조차 막아버린 행태를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군기지 진상조사 무산의 책임을 강정마을에 돌릴 때 이미 예정됐던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쯤 되면 평가에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잠룡인지, 아닌지.

 

철거가 예고되어 있는 강정마을 중덕 삼거리
▲  철거가 예고되어 있는 강정마을 중덕 삼거리 ⓒ 엄문희    

 

그래도 원희룡 지사는 여전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박수를 받고 싶다는 미련을 가진 듯하다. 얼마 전 그는 '해군기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금을 국가가 떠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해군이 강정마을에 공사 손실금 수십억 원을 물어내라고 구상권 청구 소송을 낸 데 대해 제주도의회에서 했던 발언이다. 도지사 이전에 법률전문가로서 해군의 구상권 청구가 무리하다면서, '법 좋아하는 사람치고 망하지 않은 사람 없다'는 말까지 했다. 법률전문가로서 판단하는 정의가 그러하다면 도지사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전혀 기대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원희룡 지사에게 기대를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해군기지 손실금은 국가가 떠안아야 한다'고 말한 지 한 달도 안 돼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강정마을에 보냈다. 강정마을 투쟁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설물들을 철거하겠단다. 해군이 마을에 물어내라는 수십억 원에는 군 관사를 밀어붙일 때의 행정대집행 비용도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또 막으면 물어낼 돈이 늘어날 것'이라는 협박이 아니냔 말이다.

 

행정대집행을 협박하면서 자신이 중재하겠다는 건 또 뭔가? 아차, 행정대집행은 제주도가 아니라 서귀포시가 한다는 거였지? 천만에,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여서 도지사가 시장을 임명한다. 예술의전당 대관 불허도, 행정대집행도 원희룡의 작품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원희룡 지사는 늘 서귀포시와 해군 뒤에 숨어서 중재자 코스프레를 해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제주해군기지의 확장을 돕는 모든 행위는 부당하다

 

삼거리 식당에 걸린 문정현 신부님의 서각
▲  삼거리 식당에 걸린 문정현 신부님의 서각 ⓒ 엄문희    

 

제주 해군기지는 안보 이전에 절차적 민주주의, 민주주의 근간의 문제다. 매수와 조작으로 기지 건설의 명분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일상적인 폭력으로 주민의 저항을 탄압하며 마을 공동체를, 구럼비를 비롯한 생명의 터전을 짓뭉개 버렸다. 명분이 있고, 주민이 동의하고, 절차를 제대로 밟아 만들어진 군사 기지는 국가의 중요한 안보 자산이겠으나 제주 해군기지는 그렇지 않았다.

 

민관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이름표가 역겨울 정도로 억지스럽다. 이제 와서 밝혀졌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의 복원력을 저해한 것으로 의심받는 막대한 중량의 철근이 해군기지 공사용이었다는 사실은 권력을 앞세운 무리한 공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되새기게 한다. 

 

해서, 지금 이 시점 제주 해군기지의 확장을 돕는 모든 행위는 반사회적이고, 부당하다. 시설물의 불법성을 따지고, 힘없는 이들의 저항을 폭력이라 매도하는 데 앞장서는 자들은 권력이 저지른 더 큰 불법, 진짜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부역자들이다. 그 부역자 명단에 원희룡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거나 그를 걱정해서가 아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지금 당장 강정마을 주민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원희룡밖에 안 보이기 때문이다.

 

원희룡 지사가 며칠 전 제주 유기 동물 보호센터를 방문했다. 생명 존중을 강조하는 행보였다. 사람이 버린 동물에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원희룡 지사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국가가 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동체를, 생명의 터전을 지키려다 버림받았습니다. 이들은 당신이 보호해야 할 제주도민입니다. 불법과 폭력으로 무리하게 지은 해군기지는 손도 못 대면서 버림받은 이들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철거한다면 당신은 대선 잠룡이 아닙니다. 그저 해군의 용역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제주 공군기지 예산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647/637/001/17c35... style="width:800px;height:450px;" />

 

해군기지도 모자라 아예 군사기지의 섬을 만들 셈인가?

국회는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예산 전액 삭감해야 

 

 어제(11월 6일) 국회 국방위 예결산심사 소위원회가 제주공군기지의 전초가 될 소위 남부탐색구조부대 관련 용역 예산을 사실상 통과시켰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어제 국회 국방위 소위원회는 국방부(공군본부)가 제출한 <원거리 탐색구조부대 창설 관련 연구 용역> 예산 1억 5500만원을 감액했지만, 외부 용역이 아닌 국방부 자체 정책연구 예산을 활용해 남부탐색구조부대 연구 용역을 추진하라는 부대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외형적으로는 삭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남부탐색구조부대 관련 사업을 추진하라고 주문한 셈이다. 이미 2018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를 통해서 남부탐색구조부대의 최적지는 제주도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대 창설의 시초가 될 연구용역이 공식 추진된다는 것은 사실상 제주의 공군기지 창설이 기정사실화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실제 이번 용역은 학술용역이 아니라 500억 이상 국방군사시설 사업 추진을 위한 필수절차이자, 부대 창설에 필요한 사업비 관리와 사업타당성 관련 연구용역이라는 점에서 군사기지 추진 여부의 핵심적인 사항 중 하나다. 

 

언론 등을 통해서 확인됐듯이 국방부 국방중기계획(2020-2024년)에 따르면 남부탐색구조부대 사업은 여전히 추진되고 있으며, 3,000억 가까운 예산을 투입할 계획으로 되어 있는 상황이다. 제주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정부에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라면 차라리 제주를 정부가 지정한 세계평화의 섬이 아닌 군사기지의 섬으로 명명하는 것이 솔직한 정책 방향일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국회 예결위에 남부탐색구조부대 관련 예산 통과가 아닌 즉각적인 삭감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바이며,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시절 공약인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에 반대한다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2019년 11월 7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참고

2019.09.06 http://www.peoplepower21.org/Peace/1652489" target="_blank" rel="nofollow">[성명] 제주 공군기지,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추진 중단하라

2019.11.05. http://www.peoplepower21.org/Peace/1665045" target="_blank" rel="nofollow">참여연대 「2020년 국방 예산안에 대한 의견서」 

 

성명 https://docs.google.com/document/d/1ePu1xrWS47e4F1H7EndTvwLMrxTAcvfPkh6C...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9/11/07- 22:29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