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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광주인권상 수상 막은 말레이시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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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광주인권상 수상 막은 말레이시아 정부

익명 (미확인) | 수, 2016/06/08- 17:34

*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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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시아생각] ⑤ 피플파워+30, 독재자의 처자식은 뭘하고 있을까 

[2016 아시아생각] ⑥ 필리핀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광주인권상 수상 막은 말레이시아 정부

[아시아 생각] 말레이시아 선거 개혁 운동과 출국 금지

 


마리아 친 말레이시아 버르시 2.0 대표

 

 

보통 말레이시아 법상 여행 제한은 특정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이 제한은 1967 수입세법 104조와 1967 부패법 38A(1)에 명기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민법 1959/63 상 개인의 여행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법의 해석이란 움직이는 과녁과도 같다. 2016년 5월 15일, 한국으로 가려고 하는 찰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이민국은 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여행 제한 상태라고 전했다. 여행 제한 명령은 내무부가 있는 푸트라자야(Putrajaya) 지역에서 전달되어 온 것이다. 

 

내무부 차관인 다툭 누르 자즐란(Datuk Nur Jazlan)이 나에게 여행 제한 사유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는 나중에 출국 금지는 "헌법에 반하는 죄를 저지른 자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선동, 종교, 인종, 국내 평화, 조화, 국가 안보에의 위협이 되는 자를 말한다"고 설영했다.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 선거 개혁을 위한 시민 단체 연합 버르시 2.0이 주최한 반정부 집회. ⓒ버르시 2.0 
 

말레이시아 정권의 초대형 부패를 가능케 한 악법들

 

내가 출국 금지된 이유는 광주 인권상 수상밖에 없다. 버르시 2.0(Bersih 2.0)은 2016 광주인권상 공동 수상자였고 2016년 5월 18일, 광주에서 수상 소감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국 NGO(참여연대)도 내가 버르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터였다.

 

광주인권상은 명망 있는 인권상이다. 이 상을 받는다는 것은 말레이시아 사람들과 버르시 2.0이 선거 제도 개혁을 위해 힘써왔다는 것과 변화를 위한 운동으로 사람들을 결집한 우리의 능력을 명백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공동 수상자인 베트남 누옌 단 쿠에씨는 베트남의 민주주의를 위해 힘써온 저명한 활동가로 그 또한 출국 금지 상태였다. 그는 국가 안보를 저해했다는 혐의로 구금되어 있다.

 

이 상을 수여하지 못하도록 나의 출국을 금지한 것은 어쩌면 잘된 일 일지도 모른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출국 금지 조치로 말레이시아 사람들과 전 세계 사람들은 광주인권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정부의 조치는 개인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비쳤다.

 

나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는 광범위하게 비판받았다. 채널 4가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가 무역 회의 참석을 위해 런던을 방문한 사실을 방송했던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마침 내가 출국 금지를 당한 때와 같은 시기였다.  

 

나에 대한 "시의적절한" 출국 금지는 국영 기업인 '말레이시아 개발유한공사(1 Malaysia Development Berhad, 1MDB)'와 관련된 거대 규모의 부패 사건이 한창 논란이 될 때였다. 1MDB는 지난 5년간 11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졌다. 이로 인해 1MDB의 돈이 흘러 들어간 최소 7개국과 기금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몇몇 국제 은행 계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큰 규모의 부채는 "심각한 경영 실패" 탓이라는 정부와 국회 감사위원회의 궁색한 변명으로 이어졌다. 1MDB의 전 최고 경영자였던 다툭 샤흐롤 아즈랄 이브라힘 할미툭(Datuk Shahrol Azral Ibrahim Halmitook)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자문위원이었던 국무총리, 이사회의 이사들, 그리고 재경부 장관은 무죄로 판명 났다.

 

1MDB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효과적으로 제거 당했다. 비판에 대한 두려움과 더 많은 부패 사건들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진 나집 국무총리는 절박한 몸짓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는 1MDB를 조사하라는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를 해산시켰고 자신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검찰청장과 국무부총리를 해임했다. 또한 주요 국회의원들의 보직을 이동시켜 국회 감사위원회의 조사를 일시적으로 정지시켰는데 여기에는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국무총리실로 이동시키는 것이 포함되었으며 정보접근권을 침해하는 악법 통과 등이 포함된다.

 

말레이시아 밖으로 출국하는 것이 금지된 것은 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년간 출국이 금지된 사람들을 살펴보자. 전 UMNO 회원인 다토 카이루딘 아부 하산(Dato Khairuddin Abu Hassan)과 그의 변호사인 마티아스 창(Matthias Chang)은 타국 경찰들에게 1MDB를 조사하라고 고발했다는 혐의로(2015년 9월 18일), 국회의원 토니 푸아(Tony Pua)는 1MDB를 비판했다는 이유로(2015년 7월 22일), 그리고 버르시 활동가인 히샤무딘 라이스(Hishamuddin Rais)(2015년 12월 4일)까지. 

 

우리는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1MDB와 말레이시아의 거대한 부패에 대해 비판했다는 것이었다. 버르시 2.0은 4번째로 열린 집회에서 누구로부터도 규제받지 않고 있는 부패와 권력의 남용, 그리고 공공 기관의 형편없는 거버넌스를 제한하기 위해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개혁을 촉구했다. 우리는 또한 국무총리 개인 통장에서 발견된 7억 달러에 해당하는 돈(심지어 그 돈은 이후 10억 달러로 늘었다)을 이유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어떻게 말레이시아가 이렇게 슬픈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까? 

 

많은 사람은 말레이시아를 급속도의 경제 성장, 민주주의의 모델, 그리고 특히 이슬람 국가들 사이의 중재를 촉진시키는 국가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시민 자유, 경제, 사회적, 문화적 권리는 절벽에 가까스로 매달린 것과 같다. 권력에 오른 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란, 재판 없이 구금하는 것과 고문을 허용하는 국내안보법(Internal Security Law)과 같은 억압적인 법 그리고 사형제와 긴급법령 같은 제도를 악용하고 활용하는 것에 달려있다. 이 법들은 2015년, 반테러법과 같은 더 끔찍한 법들로 대체되었으며 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테러분자로 의심되는 자를 재판 없이 2년 동안 가둘 수 있으며 구금 기간 동안 어떠한 사법적 재검토도 허용되지 않아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1948년 제정된 선동죄는 자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1MDB 사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기 위해 악용된다. 100명이 넘는 활동가들과 야당 정치인들이 이 법에 따라 조사받고 괴롭힘을 당했으며 기소당했다. 이 법은 자유 발언을 효과적으로 형사 처벌했으며 야당 정치인의 정치 생명을 끊었다. 이 법에 따라 기소되고 5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받으면 다음 선거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정권을 교체하자"와 같은 문구, 국무총리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 헌법에 대한 학문적 의견 등은 모두 선동적이라고 해석되었으며 만약 기소된다면 벌금형을 받거나 구속되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자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사이의 삼권 분립이 위태로워졌다. 법의 해석은 자의적이며 법치는 존중받지 못한다. 활동가들이 경찰 조사를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나서다가 체포된다. 국가안보위원회(National Security Council)가 테러를 방지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국무총리가 안보 지역을 선포하고 영장 없이 사람들을 체포하고, 수색하고, 붙잡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있다. 국가안보위원회는 또한 안보기구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 법 집행부와 공공기관의 권력 악용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없게 된 것이다. 

 

우리는 말레이시아의 민주주의에 대한 억압이나 국가 기구의 몰락이 최근의 현상이라거나 나집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950년부터 우리는 인종 간의 분열을 일으키는 정치, 재정적 지원과 의존, 불공정한 선거와 미숙한 거버넌스에 기반을 둔 권력을 붙잡고 있었던 여당 연합에 의해 지배당했다. 우리는 단수 다수 대표제 시스템을 받아들였지만 2013년 선거에서 목격했듯이 이 시스템은 대표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여당 연합이 48%의 표를 얻었을 때 야당은 52%의 표를 얻었지만 충분한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서 여당이 되지 못했다. 야당 후보자들은 사기와 부당한 비례 대표제로 인한 조작, 게리맨더링, 선거명부의 부당한 변경, 표 매수, 불법 유권자 양성 그리고 심지어 폭력과도 맞서야 했다. 

 

말레이시아의 실수와 약탈은 국무총리로부터 그 다음 국무총리까지 이어져 내려갔다.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유지하는 방법이 여당 연합인 National Front (Barisan Nasional) 당뿐이라고 믿었다. 다만 나집 총리의 유일한 차이점은 더 영악하게 권력을 공고화시켰으며 더 많은 자원을 약탈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말레이시아 국민이 이러한 억압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국가 기금의 잘못된 운영과 부패 때문에 국가 재정이 심각한 손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은 상품소비세 지급, 통행료 인상, 그리고 보조금 삭감 등의 방식으로 이 비용을 메우고 있다. 2016년 장학금 예산이 23%나 삭감되면서 전체 교육비도 크게 줄어들었다. 건강보험 예산도 2016년 7,400만 불이 삭감되었으며 이에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변화에 대한 희망  

 

우리에게 변화에 대한 희망이 있을까? 이러한 슬픈 상황에도 나는 여전히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점점 더 많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민의 힘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버르시 집회는 길에서 열리는 집회와 인종 차별적 정치 그리고 무관심에 대한 공포를 깨트렸다. 말레이시아에서의 사회적 집회는 주로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들이었으나 지난 10년 동안은 더 거대한 정치 참여와 대변을 촉구하는 것들이었다. 2015년 마지막으로 열린 버르시 집회에서 50만 명의 시민들은 시민의 승리가 될 민주주의 개혁을 위해 국무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변화의 잠재력은 누군가에게는 재앙의 조짐이다. 

 

국가는 강력하고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오랜 길을 지나왔다. 나는 새롭고 더 확대된 집단과 연대하려는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직 설득되지 않은 집단들에게도 다가가고 차이점을 일단 접어두는 성숙도를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같이 공정하지 못한 독재 체제를 바꿔야 한다. 나는 그것이 더 나은 국가를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투쟁을 위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우리의 투혼을 알리는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의 투쟁을 강화시킨다. 비록 이번에 버르시 2.0이 한국에 가지 못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의 탄압에 맞서 우리가 느낀 연대 의식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 

 

이 상을 받도록 연대와 지지를 보내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버르시 2.0은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의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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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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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5 트렝가누 국제 오징어 잡기 축제 Terengganu Int’l Squid Jigging Festival 2105 S. Macho CHO rok-hid @ inbox . ru 말레이시아 반도는 4세기경에 북부의 시암Siam왕국이, 9세기엔 불교를 숭상하던 스리비자야Srivijaya 왕국이 지배했다. 14세기엔 힌두교를 믿는 마자파힛 Majapahit 왕국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15세기 이후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강국의 쟁탈전 속에서 부대끼다가 1963년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
목, 2015/06/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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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프레시안 공동기획 아시아생각 칼럼 시리즈 

 

 

<편집자 주>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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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힘자랑 (4/14) / 최재훈 경계를넘어 활동가 

 

 

 

☮​ 지난 아시아생각 모두 보기

 

[언론기획] 아시아생각 칼럼 연재 (2016) >> 바로가기 

[언론기획] 아시아 생각 칼럼연재 (2013~2015) >> 바로가기

화, 2017/04/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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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무력과시

[아시아 생각] 갈팡질팡 트럼프 외교 정책, 신뢰 안간다

 

최재훈 경계를넘어 활동가 

 


"시리아를 공격하지 말라.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아주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시리아를 공격하기에 앞서 대통령은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큰 실수다."

 

이는 2013년 8월 2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구타 지역에서 사린가스로 추정되는 잇따른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1400여 명의 주민들이 사망한 직후, 어느 미국인 트위터 이용자의 계정에 올라온 글이다. 당시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이동시키거나 사용하게 되면, 그것이 곧 미국의 전면적인 시리아 군사 공격의 레드 라인이 될 것"이라던 오바마 대통령의 1년 전 경고를 실행에 옮길 것인지를 놓고 미국 정부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때였다. 따라서 해당 트윗의 작성자는 "(미국은) 시리아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며 군사공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직접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예상밖의 승리를 거두고 미국의 45대 대통령 자리에 취임했다. 그렇다.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야기다. 

 

그런 그가 지난 4월 6일 동지중해에 정박 중이던 2대의 미 해군 구축함에 명령을 내려 개당 100만 달러짜리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59발을 시리아 정부군의 샤이라트 공군 기지에다 쏟아 부었다. 알다시피, 그 이틀 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 칸샤이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화학무기가 살포돼 최소 86명이 숨지고 300 여 명이 부상당한 데 따른 보복과 대응 차원이었다. 그러나 과거의 주장과는 달리 트럼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는 물론이거니와 미 의회의 승인 같은 절차 따위는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공격 직후 그가 발표한 공개 성명에서는 오로지 "이 야만적인 (화학무기) 공격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어여쁜 아기들"에 대한 가슴 아픈 연민과, "치명적인 화학 무기의 확산과 사용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것이 미국의 사활적인 국가 안보 이익"이라는 확신, 그리고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살육과 유혈사태를 종식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에 동참"하라는 "모든 문명국가들에 대한 요구"만이 넘쳐날 뿐이었다. "미국과 전 세계에 신의 축복을 기원"하는 마지막 인사말과 함께 말이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기간 돌연 시리아 공습을 명령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AP=연합

 

"이래도 내가 러시아와 한통속으로 보여?"

 

허나 정말로 순진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면, 트럼프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며 대통령에까지 오른 인물이 한순간 갑자기 보편적 인도주의에 이끌린 코스모폴리탄(범세계주의자)으로 변신했다고 믿을 근거도 전혀 없다. 몇 가지 사실만 짚어 봐도 그렇다. 트럼프는 취임 일주일 뒤, 남부 예멘에서 군사작전 도중 숨진 미 해군 특수부대원 한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고 추모하는 트윗을 전송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작전 과정에서 학교와 사원에 피신해 있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된 30여 명의 예멘 주민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바로 지난 3월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인해 200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이 사망했을 때도, 이번에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졌던 칸 샤이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리아의 알 지나라는 마을의 사원에서 역시나 미군의 공습으로 60여 명의 주민들이 몰살당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트럼프가 대통령 자리에 오른 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의 숫자만 해도 대략 4000여 명, 거기에다 미국의 지원을 받아 예멘을 공습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 연합군의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까지 합치면 그 수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뒤 그가 맨 먼저 추진한 정책 중의 하나는 시리아를 비롯해 남수단과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이라크 등 대부분이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7개(나중에 이라크는 제외) 이슬람 국가 출신 난민과 주민들의 미국 입국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이미 자국 내에 체류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지원하는 예산을 대폭 삭감했으며, 미국이 난민들에게 결코 안전을 제공해주는 나라가 아니란 걸 그들의 면전에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거라고 광기어린 지지자들 앞에서 떠벌리기까지 했다. 사정이 이럴진대, 어떻게 화학무기로 인해 80여 명의 희생자들이 발생했을 때에만 유독 트럼프와 그 정부 당국자들의 인도주의와 인간적 연민이 갑자기 용암처럼 분출돼 나왔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번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은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과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미국보건법안의 하원 표결 좌절, 대선 과정에서 캠프 핵심 인사들이 러시아 정부와 접촉해 도움을 받으려했다는 정황 등으로 인해 벌써부터 레임덕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국내용 무력 과시(show of force)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 러시아가 지원하는 나라의 정부군을 상대로도 미사일을 쏘는 거 봤지? 이래도 내가 러시아와 한통속으로 보여?'하는 메시지를 자국민들에게 던진 거란 것이다.

 

이는 공습 당일 "미 국방부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양측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기존의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 당국자들에게 공습 사실을 미리 알렸고, 러시아 당국이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에게도 통지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의 정부 관리들도 알고 있다"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로도 잘 드러난다.  

 

실제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화학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시리아 공군력의 20%를 제거했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주장이 무색하게도 시리아 공군기들은 주말부터 버젓이 반군 지역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사실상 짜고 친 고스톱이란 이야기다. 이렇듯 미국과 러시아 군 당국자들은 이전부터도 시리아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양국 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터키에서 거의 매일 접촉을 갖고 그날의 공습 일정과 대상 지역, 공군기의 항로를 서로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바와는 달리, 미국의 시리아 군사 개입 강화가 러시아와의 전면 대결로 비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에 비해 정말로 우려되는 지점은 따로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대척관계에 있던 미 공화당 주류와 민주당 지도부, 심지어 그로부터 "가짜 뉴스"라고 조롱받던 언론들까지도 하나같이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군사 모험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공화당 내의 대표적인 트럼프 비판자였던 2008년 대선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오늘밤의 믿음직한 첫 걸음을 토대로 우리는 마침내 역사의 교훈을 얻어 전술적 성공이 반드시 전략적 전진으로 이어지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고,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도 트럼프가 "옳은 일을 했다"고 칭찬했으며, 민주당 내에서 '진보 세력의 희망'으로 불리며 차기 대선후보로까지 지목되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조차 "(공습은) 균형 있는 대응"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찬가지로 CNN의 시사 평론가 파리드 자카리아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제야 비로소)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고 찬사를 보냈으며, 워싱턴포스트의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도덕적 차원의 리더십"이 트럼프의 집무실을 관통했다고 하지를 않나, MSNBC의 브라이언 윌리엄스는 아예 한 술 더 떠서 방송으로 중계되는 미사일을 가리켜 세 번이나 "아름답군요"를 연발하기도 했다.

 

이는 곧 일반 국민들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쳐 '더 이상 가스에 질식돼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어린 아이들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하는 것(do something)'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do nothing)'보다는 낫다는 여론이 미국 내에서 광범위한 힘을 얻는 결과로 이어질 수가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더 많은 군홧발을 전장에 들여놓게 하는(more boots on the ground)' 정책이, 6년째에 접어든 전쟁으로 인한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의 시간을 그만큼 줄여줄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리아 아사드 정권 교체 전략을 이제 논의 테이블에서 내려놓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이번 화학무기 공격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고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해, 뚜렷하고 일관된 전략 자체가 부재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전략으로는 결코 시리아 내전의 종식을 그들에게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끔찍하고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뭘까? 아니, 과연 끝나기는 할까? 조금이나마 그 답답함을 풀어보기 위해, 다음 주에 이어질 글에서는 현재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얽히고 설킨 양상과 전쟁 종식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꺼내볼까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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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4/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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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셀랑고르, 온몸으로 느껴보자 ② (Rentak Selangor Antarabangsa 2018) S. Macho CHO [email protected] ‘셀랑고르 이슬라믹 아츠 가든 콤플렉스(Selangor Islamic Arts Garden Complex)’는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이슬람 예술관이다. 셀랑고르 주도(州都) 샤알람(Shah Alam)에 있는 이 기념관은 이슬람 특유의 예술로 이슬람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2017년 개편해서 홀로그램, 가상현실 공간과 입체영상 등을 통해 예언자 모하메드(Prophet Muhammad PBUH)의 여정(Rehlah Nabawiyyah)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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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4/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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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5 아시아생각] ① 아웅산 수치, 미얀마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이유는?

[2015 아시아생각] ② IS의 광기는 美 지배전략의 산물 
[2015 아시아생각] ③ 중국편승? 중국견제?.. 둘 다 틀렸다!

[2015 아시아생각] ④ 보수개신교, '반동성애' 운동이 활로? 

[2015 아시아생각] ⑤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 시리아의 '잃어버린 세대'는? 

[2015 아시아생각]  제주 강정, 필리핀 '수빅섬'처럼 되나

[2015 아시아생각] ⑦ NGO 세계 2위 캄보디아의 역설, 'NGO 탄압법'! 

[2015 아시아생각] ⑧ 버마에 민주화의 바람이 부는걸까요?

 

인권과 민주주의 없는 '아세안 공동체' 출범?

대기업과 정치 엘리트의 도구

 

김형종 연세대학교 교수

 

 

지난 11월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 정상 회의에서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연이어 열린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환영과 지지를 표명했다.

 

아세안은 2003년 발리에서 공동체 건설에 합의한 이후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문화 공동체를 축으로 추진해왔다. 역사 문제, 패권 경쟁, 한반도 문제 등에 얽매인 동북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동아시아 차원에서 주목해야할 사건이다. 그러나 아세안 공동체 출범이 완성이 아닌 '과정'임을 고려하더라고 민중 중심의 평화, 번영, 진보를 향한 아세안 공동체 여정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후퇴와 시민 사회의 참여 배제, 경제 통합 중심의 접근, 역외 국가의 전략적 접근 등이 대표적 문제점들이다.

 

정치 안보 공동체는 회원국 간 전쟁의 부재 상태를 넘어 상호 신뢰뿐만 아니라 법치, 민주주의, 인권 향상 등 정치 발전을 목표로 한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아세안정부간인권위원회(AICHR)의 설치와 2012년 아세안인권선언 등 그간 성과를 계승하는 한편 그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 지난 11월 22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정상회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왼쪽에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나집 총리가 서있다. ⓒAP=연합뉴스 
 

 

테러방지법 악용 보여주는 말레이시아 

 

그러나 이번에 채택된 '아세안 비전 2025'에서는 인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제도화 방안이 생략된 채 인권을 '촉진'한다는 기존 원칙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한계는 논의를 주도할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정치적 한계에서 기인했다. 말레이시아 나집 총리는 각종 부패 스캔들과 민주주의 탄압으로 이미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2013년 총선에서 득표율 하락 속에 집권을 연장한 나집 총리는 비판 세력에 대해 내란선동방지법 등을 동원하여 만화 비평가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인사에 대한 고발 및 수사를 진행했다. 일례로 지난 2월에는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에릭 폴슨이 트위터에 올린 정부 비판 글 때문에 내란선동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 내란선동방지법은 영국 식민 지배 시기에 도입되어 정치적 악용 소지가 높은 대표적 악법으로 나집 총리 스스로 2012년 이의 철폐를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나집 총리는 정상 회의 직전 파리 테러 사건과 관련, 아세안 및 관련 정상 회의에서 테러 확산에 대한 우려와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무슬림으로 이번 파리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말레시아는 역외 국가들의 테러 방지 협력과 관련해 주요 협력 대상국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시아의 사례는 테러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해 도입된 테러방지법은 주요 테러 용의자에 대해 재판 없이 2년 동안 구금을 허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앤드류 쿠는 현 정권이 정부 비판 활동을 테러리즘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테러 방지 협력의 모색은 정치적 탄압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차기 의장국인 라오스도 아세안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12년 말 라오스 시민 활동가 솜바트 씨가 석연찮은 정치적 정황에서 실종되었다. 이에 대해 대응 부재는 아세안의 한계를 노출했으며 라오스 내 취약한 시민 사회 기반을 고려할 때 인권과 민주주의 논의가 제약될 것으로 우려된다.

 

내정 불간섭 원칙 뒤에 숨은 아세안의 한계

 

아세안 공동체 건설 과정에서 역내 시민 사회의 역할과 참여는 배제되었다. 정상 회의 직전 개최된 아세안시민사회컨퍼런스와 아세안민중포럼(ACSC/APF)은 인권의 보편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제적 인권 원칙과 규범 수용과 더불어 주요 인권 규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의 지역적 현안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도 비판의 대상이다. 지난 수개월간 지속된 인도네시아에서 비롯된 연무 현상, 로힝야 난민 문제를 비롯한 다수의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 내정 불간섭 원칙을 이유로 아세안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 아세안의 무조건적 내정 불간섭 원칙의 고수는 오랜 비판의 대상이었다. 인권의 보편성과 환경의 초국경적 특성은 아세안 공동체의 출범을 계기로 아세안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적 과제를 외면한 채 아세안 공동체의 이행 과정과 대외 홍보는 경제 통합과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과 정치 엘리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으며 이에 시민 사회는 개발 정의를 요구한다. 재분배, 빈곤 문제와 더불어 경제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사회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대책이 필요하다. 아세안의 '사회적' 또는 '사회 경제'적인 사안들을 '시장 중심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 의료의 강화는 의료 시장의 개방 수단으로 둔갑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기대하기에는 아세안 공동체의 과정이 여전히 '국가 중심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공동체는 어느 한 축만으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엘리트와 시장의 힘이 주도하는 사이 이미 그 긴밀한 연결성이 훼손되고 있다.

 

역외 국가들의 전략적 접근은 이들 국가의 아세안 공동체에 대한 지지 표명을 외교적 수사에 머물게 한다. 중국과 미국의 정치,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며 아세안은 중립 원칙을 고수하며 회원국 간 단결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은 증가해왔다. 이번 정상 회의에 참가한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 등에 여전히 갈등을 연출했지만 이들 모두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재확인하는 등 아세안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과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지지하는 한편 테러와 북핵에 대한 공동 협력을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러 방지를 위한 협력의 강화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외교적 중립 원칙을 고수하는 아세안 주도의 다자주의 외교에서 한국은 2008년 아세안안보포럼(ARF)을 비롯해 꾸준히 북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중-미 간 갈등 속 아세안의 중립적 행보가 보여주듯이 근본적으로 남북한 문제인 사안에 대해 공식적이고 실질적으로 한국을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정 국가에 대한 지지 입장은 아세안이 추진하는 아세안 공동체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아세안 공동체 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확립은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

 

아세안은 2007년 아세안 헌장을 채택하여 제도적 정비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개발하고 공유하고자 했다.  "우리 아세안 민중"으로 시작되는 아세안 헌장의 서문은 아세안 공동체가 나아갈 바를 보여준다. 그러나 당시 제시되었던 비전이 현실과 타협하고 오히려 후퇴하는 상황이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이 시점에서의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 끊임없이 전개될 과정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보다 많은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의 확립이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역외 국가들은 자국 또는 집권 세력의 이익을 위한 편협한 전략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동아시아 공동체 모색을 위한 중요한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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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12/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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