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3년 뒤 임시저장시설 포화가 급하다며 40여년 뒤 계획을 내 놓은 산업부 - 산업부의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안)’ 행정예고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3년 뒤 임시저장시설 포화가 급하다며
40여년 뒤 계획을 내 놓은 산업부
핵심 쟁점 빼 놓고 딴 이야기만 잔뜩 있는 ‘고준위방폐물 로드맵’
그간 정부 약속 무시하고 먼 미래 얘기만
산업부의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안)’ 행정예고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오늘(25일) 산업부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행정예고했다. 오늘 행정 예고된 내용을 보면, 지난 6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이후 공론화위원회)가 발표한 핵심 내용을 뼈대로 2020년까지 확보할 계획이었던 연구시설(URL)·중간저장시설·최종처분장 부지 선정을 12년으로 늘리고, 영구처분시설 가동도 2051년에서 2053년으로 2년 순연되었다.
핵폐기물 관리 계획이 나올 때마다 정부가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공론화위원회 추진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년 넘게 진행되었던 공론화위원회 운영은 파행으로 계속 이어졌고, 결국 시민사회 추천 인사는 물론이고 원자력계 인사마저 중도 사퇴하여 ‘그들만의 공론화’란 비판이 이어졌다.
정부나 한수원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현재 고준위 핵폐기물의 핵심 쟁점은 2019년부터 포화되는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다. 현재 추산으로 2019년 월성, 2024년 영광, 2037년 울진, 2038년 신월성 핵발전소의 임시저장고가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론화위원회 권고 보고서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의 핵심 쟁점을 피하고 30-40년 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담고 있다. 이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가 시급하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집중하지 않은 결과다.
당장 경주 월성 핵발전소의 경우, 2005년 중저준위 방폐장 주민투표 당시, 방폐물유치지역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을 경주에 짓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이 아니라 고준위 방폐물 저장시설은 ‘원자력발전소 관계 시설’이라 괜찮다는 논리로 경주에 임시저장고를 증설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과 주민투표까지 하면서 약속한 내용을 허술한 관련 법령을 빌미로 뒤집어 버린 것이다.
2024년 임시저장고 포화가 예상되는 영광의 경우, 지역 주민들이 정부의 공론화 프로그램을 거부하고 임시저장고를 비롯한 추가 핵시설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울진과 고리 지역 역시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가 핵발전소 부지 안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내 놓아야 할 계획은 당장 2019년부터 포화되는 임시저장고를 둘러싼 쟁점에 대한 해법이다. 그동안 정부는 한편으로는 고준위 핵폐기물에 대해서 애매한 입장을 취하면서 다른 한쪽에서 핵발전소 증설과 수명연장을 계속 해왔다.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정부가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애써 무시하고, 자신들이 모두 은퇴하고 난 뒤인 30-40년 뒤의 로드맵만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은 정부의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6월로 예정되었다는 단편적인 공청회와 몇 가지 의견 수렴 절차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늦었지만 부실한 공론화 절차를 다시 밟고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등이 함께 만드는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 계획이 재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2016.5.25.
에너지정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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