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간에 임박하여 은행에 찾아가 직원의 실수를 유도해 수십 차례, 합계 800여만원의 돈을 갈취한 사람의 얘기가 TV 뉴스에서 나온다. 같이 TV를 보던 아내가 “최근 뉴스에 나온 사람 중에 그나마 착한 사람이네!” 나도 “저 정도면 귀엽네”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영국에 본사를 둔 옥시사는 독극물(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을 팔았다. 그로 인한 위험을 처음부터 알았다. 본국에서는 당연히 거쳐야 할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 독극물이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사망 원인이 자사제품으로 밝혀진 후에도 피해보상은커녕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법률대리인 김앤장과 서울대 조모 교수로 하여금 피해실험 결과를 조작하게 하고 피해자가 지쳐 쓰러지도록 5년의 세월을 끌었다. 정부는 피해자의 방해자로서의 역할을 더했다. 아내와 내가 800여만원의 갈취 사건을 “그나마 착하다”, “저 정도면 귀엽네”라고 하는 이유다.
‘징벌적손해배상’(이하 징손)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진다. 악의적이거나 의도적인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힌 자에게는 기존의 민법의 실손해배상(이하 실손)원칙의 범위를 넘는 액수를 피해자에게 배상하게 하자는 것이다. 해당 가해자를 단죄함과 동시에 다시는 유사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의 소리 또한 높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장이 지나친 배상액으로 기업이 망하거나 그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억지로 짜낸 관념적 주장인 듯하다. 실제 한국의 실손액 수준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및 일부 유럽 등 징손제도가 존재하는 소위 인권선진국보다 훨씬 작다. 이들 국가의 징손액은 실손액의 수배에서 수백배에 달한다.
징손액이 천문학적인 이러한 국가에서조차 징손으로 망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미국에서 한때 유명했던 ‘맥도널드 커피사건’(맥도널드가 규정 온도 이상의 커피를 한 할머니에게 제공하여 할머니가 화상을 입었던 사건)에서 배심원의 평결은 286만달러(약 35억원)로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큰 액수지만 이는 미국 내 맥도널드의 이틀치 커피 매출액에 불과하다. 미국 등의 국가에서 징손액의 결정요인은 그 사회정서상 얼마나 비난받을 짓을 했느냐, 타인의 건강과 안전을 무시했느냐, 그 악의적·의도적 행위가 정형화된 패턴인가를 고려하는 동시에 가해자의 재정상황을 감안한다. 징손의 목적은 가해자를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악함을 계도하는 것이다.
징손에 따른 한탕주의 남소 횡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징손의 요건은 매우 까다롭다. 법 전문가가 아닌 배심원이 징손의 액수를 결정하는 국가에서도 한탕주의를 보기 힘들다. 법률의 전문가인 판사가 징손의 액수를 주어진 법률의 틀에서 결정하는 국내의 경우 이러한 한탕주의 가능성은 더 희박하다. 개인적으로 그 한탕주의가 영화에서처럼 멋지게 성공했으면 좋겠다. 사회적 강자의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불법행위를 방지하여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존 법제도가 이룩하지 못한 인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한탕주의의 성공은 귀여움을 넘어서 적극 추천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징손이 국내 민법의 실손해배상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어떠가? 국민의 권리를 더 지켜줄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기존 법 원칙에 위배된다고 안된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그런 법적인 측면이 있어”라는 엘리트주의적 발언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사람을 위해서 고치지 못하는 법은 없다.
오랜 기간 법적 싸움에 지친 일부 옥시의 피해자가 김앤장의 제안에 따라 옥시와 합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거대한 조직적 악마의 벽 앞에서 얼마나 겁이 나고 불안했을까?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무력하게 느껴졌을까? 쥐꼬리만 한 합의금을 받고 얼마나 억울하고 자괴감이 들었을까? 그들에게 그 벽을 부수고 세상을 바꿀 위대한 한탕주의제도가 생겼으니 꼭 이용하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에 대해 보도해왔다. 그러나 보도를 통해 수백 명의 한국인 명단을 공개하면서도 뉴스타파가 아직까지 한 번도 다루지 못한 이야기기가 있다. 부자들의 재산을 관리해주고 조세도피처를 이용한 세금 회피와 자금세탁의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들, 바로 변호사들에 대한 이야기다.
애플비.. 역외의 마법 서클
올해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촉발했던 애플비는 변호사만 200명 넘게 거느리고 있는 법률회사다. 애플비는 이른바 ‘역의의 마법 서클’ (Offshore magic Circle)이라고 불리는 일단의 법률회사 가운데 하나다.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프로젝트는 애플비로부터 유출된 데이터로부터 시작됐다.
’마법 서클’이라는 말은 원래 기업금융과 은행, 신탁과 관련한 법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최상위 법률회사 5곳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 말을 차용해 역외 지역, 즉 조세도피처 지역에 본점을 두고 있으면서 역시 기업금융, 은행, 신탁과 관련한 법률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최상위 법률 회사 5곳을 ‘역외의 마법서클’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조세도피처 지역에서 이같은 업무를 주로 한다는 것은, 세금 회피나 자금 세탁 등 불법적인 요소와 연계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역외의 마법 서클’이라는 말은 반드시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에도 ‘마법 서클’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회사들일까?
페이퍼 컴퍼니 소유자의 고백… “대형 로펌 변호사들이 모두 설계해줘”
지난해에도 뉴스타파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가 조세도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포함해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바로 ‘파나마 페이퍼스’보도다. 이 보도가 나가자 뉴스타파 사무실에 한 자산가가 찾아왔다. 그는 자신이 페이퍼 컴퍼니에 막대한 재산을 숨겨두었던 사실을 고백하며 조세도피처와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을 털어놨다. 그의 얘기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변호사들에 대한 얘기였다. 사업에 성공해 어느 정도의 부를 모으자 변호사들이 먼저 접근을 해왔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해 자산을 은닉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변호사들은 모두 대형 로펌의 이른바 ‘잘 나가는’ 변호사들이라고 한다.
제일 큰 로펌은 그 부서가 있어요.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하는 부서가 있다니까요. 그 사람들 전부 미국 월 스트리트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부자의 돈을 관리해주고 그 댓가를 받는 사람들이 법조인들 아닙니까. 계리사나 그런 사람도 있지만 법조인들이 마스터 플랜을 짜고 계리사들은 실행을 한다고 봐야죠. 그런 법조인들은 어느 나라든지 다 있어요. 한국도 없을 리가 없죠, 있죠. 제가 알기로는 뭐 이름은 하나 하나 말할수 없지만, 있어요, 한국도 그걸 관리해주는 변호사들이.
애플비 출장보고서… 김앤장, 율촌, 광장 변호사들과의 면담
뉴스타파가 애플비 유출 문서에서 발견한 파일들 중에는 한국의 변호사들과 관련한 문서들도 있었다. 그 중의 하나는 애플비 변호사들이 작성한 ‘출장보고서’다. Jeffry Kirk과 Mark Cummings라는 애플비 변호사 2명은 2013년 5월 23일, 한국을 방문해 한국 법률회사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그리고 그 방문에서 만난 한국 변호사들과의 면담 기록을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 남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비 변호사들이 처음 방문한 곳은 역시 김앤장이었다. 이들은 김앤장에서 김앤장의 금융파트를 대표하는 정모 변호사와 박모 변호사, 백모 변호사와 면담을 가졌다. 이 면담에서 김앤장의 박모 변호사는 “요즘 한국에서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많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들의 면담이 이루어진 2013년 5월 23일은 뉴스타파가 첫번째 조세도피처 보도를 시작한 지 불과 이틀 뒤다. 뉴스타파는 당시 보도에서 전두환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의 페이퍼 컴퍼니를 보도한 바 있으며, 당시 보도를 통해 이름도 생소했던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일반에 널리 회자되었다. 박 변호사의 언급은 바로 이러한 분위기를 걱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그래도 큰 관계는 없다는 듯 “한국에서는 케이맨 제도에 등록된 회사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덧붙인다. 그러자 함께 면담을 하던 백모 변호사 역시 “한국의 헤지펀드들은 케이맨 제도의 페이퍼 컴퍼니를 많이 사용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후 이들이 방문한 곳은 법무법인 광장이었다. 광장의 변호사 3명을 만난 애플비 변호사들은 “(광장 변호사들이) 조세도피처 페이퍼 컴퍼니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는 평가를 기록해두었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만난 이모 변호사에 대해서는 “조세도피처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애플비 변호사들은 김앤장과 광장, 율촌 외에도 외국 로펌인 폴 헤이스팅스, 클리포드 챈스, K&L 게이트 등을 방문했고, 사모펀드인 IMM도 방문해 고위 임원과 면담을 가졌다.
뉴스타파는 애플비 변호사들과 만난 한국 법률회사의 변호사들에게 애플비와의 관계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애플비 고객 명단의 한국 변호사들
애플비 유출 데이터에서는 애플비가 관리해온 것으로 보이는 고객들의 명단도 발견됐다. 이 파일의 제목은 “South Korea”이며 한국인 71명의 영문 이름과 소속 회사, 이메일 등이 정리되어 있다.
71명의 고객 명단 가운데에는 SK와 대한항공 등 대기업 임직원들의 이름이 19명, 금융업계 임직원의 이름이 9명 있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 것은 변호사들이었다. 변호사는 71명 가운데 무려 35명으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변호사 가운데는 역시 잘 알려진 대형 법률회사의 변호사들이 많았다. 김앤장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우가 5명, 광장과 세종이 각각 4명이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율촌 소속 변호사들도 각각 3명씩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는 국립대 로스쿨 교수로 자리를 옮긴 유명 변호사들도 있었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 법률회사의 대표 출신도 여럿 있었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연락처가 파악되는 변호사 25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어떤 이유로 변호사님의 성함과 연락처 등이 애플비 내부 자료로 남겨져 있는지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2. 역외 금융 체제는 자본 도피, 세금 회피, 자금 세탁, 금융의 불투명성 증대를 불러오는 주요 원인일 뿐 아니라, 2007년 이래 최근의 금융 경제 위기를 발생시킨 핵심 요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외 금융 체제의 일원이 되어 기여하고 계시다는 사실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5명 가운데 모두 7명으로부터 답변이 왔다. 이 가운데 3명은 애플비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도 없으며 명의 도용이나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된다고 답했다. 7명 가운데 2명은 국제 학술 대회 등에서 애플비 관계자를 만나 명함을 교환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명함을 교환한 뒤로 애플비의 홍보성 이메일을 몇 차례 받은 적이 있다는 변호사도 있었다. 업무와의 연관성을 인정한 것은 단 2명 뿐이었다. 이들은 조세도피처가여러 불법의 온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은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계좌나 자산을 도피시키고 탈세 목적으로 관련 국가를 이용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모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의뢰인에게 탈세나 자산도피와 연관될 수 있는 거래에 대해서는 중대하게 처벌된다는 점을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애플비 고객 명단에 등재된 변호사 이메일 중
본인의 업무가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도 주장한 변호사도 있었다.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수익에 대해 현지국가에 세금으로 모두 납부해야 한다면 해외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한국 투자자들은 외국의 조세수입만 늘려주는 꼴이 되므로 절세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애플비 고객 명단에 등재된 변호사 이메일 중
이 변호사의 주장은 케이맨 제도의 페이퍼 컴퍼니를 경유해 영국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한 삼성생명 관계자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이런 논리는 국적을 막론하고 부자들이나 대기업이세금을 회피함으로써 생기는 재정 부담을 평범한 납세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귀결된다.
조세도피처는 협력자들 없이 유지될 수 없다.
뉴스타파와 연락이 닿은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조세도피처가 불법적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만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애플비 고객 명단에 이름이 들어있다거나 애플비 변호사들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도 상당수의 변호사들이 조세도피처를 이용한 세금회피와 자금세탁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 조력을 안 받고 일반 기업이 조세피난처에 회사 설립하고 해외 송금하고 이런 것들 엄두를 낼 수 있을까요? 거기에 답이 있을 겁니다. 적어도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가 불법으로 드러나는 순간, 거기 조력했던 조력자들, 변호사 회계사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이들도 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대순 변호사/ 법무법인 정률
조세도피처와 역외 금융 체제는 시간이 갈수록 규모도 커지고 구조도 정교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철옹성처럼 보이는 이 체제도 변호사 등 협력자들의 도움 없이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 변호사들의 성찰과 이를 유도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
- 주한영국ㆍ아일랜드 대사관ㆍ유럽연합 대표부ㆍ영국상공회의소 통해 유럽 각국 정부들에 항의, 레킷벤키저ㆍ테스코 등에 책임 물을 것
- 전체 사망신고자 853명 중 68%인 550명이 영국의 레킷벤키저와 테스코, 아일랜드 메덴텍, 덴마크 케톡스 등 4개 유럽기업의 가습기살균제 제품 희생자
[caption id="attachment_165696"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중기준으로 550여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에 가습기살균제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책임을 묻는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가습기살균제사고 국정조사특별위원회(특위)의 영국 현지 공개조사를 거부한 옥시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를 규탄 항의하며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집중 농성과 시민 서명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는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참사넷)는 오늘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주한영국ㆍ아일랜드 대사관ㆍ유럽연합 대표부ㆍ영국상공회의소 등을 항의 방문했다. 가피모와 가습기참사넷은 이들 주한 공관들을 방문해 유럽 각국에 본사를 둔 가습기살균제 가해업체들의 사례를 전하고 유럽연합 및 해당 국가 차원에서 각 업체들에 대한 처벌과 대책을 강구해 달라는 요구를 담은 공개 서한을 전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700"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중기준으로 550여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에 가습기살균제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책임을 묻는다.주한영국대사관앞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caption]
가피모와 가습기참사넷은 오후 1시 첫 방문지로 주한영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697"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중기준으로 550여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에 가습기살균제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책임을 묻는다.주한영국대사관 항의방문 ⓒ환경운동연합[/caption]
오후 2시에는 주한유럽연합 대표부를 방문해 EU대표부 사무장에게 항의의 뜻과 함께 서한을 전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698"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중기준으로 550여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에 가습기살균제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책임을 묻는다.한유럽연합 대표부 방문 항의서한 전달 ⓒ가습기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주한영국상공회의소(BCCK)의 기자회견과 항의서한 전달은 1층에서 한국경찰이 출입을 막아 전달조차 못하고 나와야 했다. 주한영국상공회의소가 들어선 그 건물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함께 있다.
오후 4시 가피모와 가습기참사넷은 주한아일랜드대사관 앞에서 피켓시위와 함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699"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중기준으로 550여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에 가습기살균제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책임을 묻는다.주한아일랜드대사관 앞 피켓시위 ⓒ가습기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주한영국대사관 등에 대한 항의 방문 일정은 당초 24일부터 3일간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주성분으로 하는 가습기살균제를 만들고 판매한 SK케미칼ㆍ애경산업ㆍ이마트에 면죄부를 쥐어 준 심의종료의결을 발표하자 가피모와 가습기참사넷이 즉각 규탄기자회견을 열면서 항의방문일정 등이 25일로 조정되었다.
다음은 항의방문 기자회견문이다.
유럽의 이중기준이 가습기살균제로 550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을 죽였다
가습기살균제 사망의 68% 유럽에 책임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65701"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중기준으로 550여명의 아이들과 엄마들의 목숨을 앗아간 유럽에 가습기살균제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책임을 묻는다.주한영국대사관 앞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caption]
4개 유럽기업의 가습기살균제로 550명이 사망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가장 큰 책임은 유럽에 있다. 유럽에서라면 만들지도 팔지도 못했을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유럽 3개국의 4개 기업이 한국에서 만들어 팔았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 무려 550명의 한국 아이들과 엄마들이 사망했다. 이는 전체 사망자의 68%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절대적 책임이 유럽에 있는 것이다.
상당수의 피해자들이 두 개 이상의 제품을 중복 사용했다. 정부의 1-2차 조사대상 사망자는 146명인데 제품별로 사망자를 취합하면 51명이 여러 제품을 사용해 197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레킷벤키저 제품을 쓴 사망자는 104명, 테스코의 홈플러스 제품을 쓴 사망자가 15명으로 모두 119명이다. 이는 전체 제품을 쓴 사망자 197명의 60.4%에 해당한다.
2016년 8월 15일까지 접수된 전체 사망자는 853명으로 이 중 3-4차 신고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1-2차 조사결과를 토대로 영국의 레킷벤키저와 테스코 제품을 사용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 신고의 60.4%인 515명이다.
영국 레킷벤키저는 71.2% 607명 사망 책임,
영국 테스코는 10.3% 87명 사망 책임,
덴마크 케톡스는 9.6% 81명 사망에 책임 있다
유럽기업의 개별 책임을 따져보면 훨씬 그 책임이 커진다. 영국기업 레킷벤키저의 경우 1-4차 전체 사망자 853명중 71.2%인 607명의 책임이 있고, 역시 영국기업인 테스코는 10.3% 87명의 책임이 있다.
당초 이번 주 22일(월)부터 예정됐던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영국 방문이 이루어졌다면 국회의원과 피해자 대표가 직접 영국과 유럽 사회에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거부로 영국 방문이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피해자들 및 유족들과 가습기살균제전국네트워크는 주한영국ㆍ아일랜드대사관ㆍ유럽연합 대표부와 주한 영국상공회의소를 직접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유럽 산업계와 유럽 정부가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관련 기업에 대해서도 한국 검찰의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유럽연합 및 해당 국가 차원에서도 처벌과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촉구한다.
먼저 전체 사망자의 60.4%를 차지해 가장 책임이 큰 영국 정부와 영국 산업계에 항의 서한을 전하기 위해 오후 1시 주한영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서한을 전달한다. 이어 오후 2시에는 주한유럽연합 대표부를, 오후 3시에는 주한영국상공회의소를, 오후 4시에는 주한아일랜드대사관을 각각 항의 방문해 서한을 전달한다.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직접 책임이 없지만 레킷벤키저의 기관투자자가 노르웨이 연기금이기 때문에 대주주로서 레킷벤키저의 대외 사과, 피해 대책을 촉구하고 이행되지 않으면 투자를 회수하는 등 투자자로서의 책임 있는 행동을 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 별도로 서한을 전달하게 되고, 주한덴마크대사관에도 별도의 항의 서한을 전달한다.
국정조사를 거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가장 큰 가해기업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항의하는 농성을 진행 중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ㆍ환경운동연합ㆍ참여연대 등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유럽 사회의 책임을 묻는 항의 행동에 참여한다.
<우리의 주장>
유럽연합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라.
영국ㆍ덴마크ㆍ아일랜드 3개국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라.
영국상공회의소는 레킷벤키저ㆍ테스코의 책임을 물어 징계하라.
레킷벤키저 라케시 카푸어 CEO는 방한해 피해자들과 유족들, 한국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모든 피해자들에 대해 차별 없는 피해 대책을 제시하라.
피해자와 국회, 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
옥시불매 퇴출을 촉구하는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여의도 옥시앞 항의농성 돌입
[caption id="attachment_165408"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 옥시규탄 기자회견과 항의농성계획을 발표하는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환경운동연합[/caption]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이하 가피모),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참사넷)는 22일 오후 1시 30분 여의도 옥시본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옥시 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에 대한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청문회가 끝나는 31일까지 본사앞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caption id="attachment_165409"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 옥시레킷벤키저 규탄발언중인 가피모 강찬호 대표. ⓒ환경운동연합[/caption]
기자회견이 열린 시각은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위 위원 5명이 4박 5일 일정으로 레킷벤키저 본사로 출발할 시각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레킷벤키저가 비공개를 요구하면서 특위의 영국방문은 무산되었고 가피모와 참사넷이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하는 항의농성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165410"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 그간의 경과와 옥시로 인한 가습기피해현황을 보고하는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환경운동연합[/caption]
다음은 기자회견문의 내용이다.
영국의 다국적기업 레킷벤키저가 만들어 판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대한민국 국민 사망자가 최소600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진행한 1-2차조사의 사망자 146명의 제품사용 조사결과를 토대로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3-4차 신고사망자 707명의 제품사용을 추산한 결과다.
2014년과 2015년에 발표된 정부의 1-2차 조사대상자 530명중에서 77.2% 404명이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 사용피해자였다. 1-2차 사망자 146명중에서는 104명인 71.2%가 옥시싹싹 사용피해자다. 지난주 발표된 3차 피해조사의 경우 165명중 정부지원대상인 1-2단계 판정 사망자17명중 82.4%인 14명이 옥시사용자였다. 이중 8명은 다른 제품은 사용하지 않고 옥시제품만 단독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생존자를 포함한 35명의 1-2단계 판정피해자중에서 88.6%인 31명이 옥시제품 사용자였다.
[caption id="attachment_165411"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옥시사용사망자가 1-2차조사의 전체 사망자 중에서 71.2%인 104명이고 3차조사중 1-2단계 사망자의 82.4%이므로, 지금까지 신고된 전체 사망자 853명중에서 최소한 71.2%인 607명이 옥시사망자인 셈이고 3차 조사결과로 추산하면 686명에 달한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엄청난 숫자다.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살인기업 레킷벤키저의 한국사업권을 취소하고, 옥시레킷벤키저의 자산을 몰수하는 결의안을 내고 국회본회의에서 의결하라!
나아가 지구상에서도 살인기업이 발 못붙이도록 국제사회에 요청하라!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옥시의 영국본사가 국회 국정조사특위를 우롱하고 짓밟았다. 우원식 특위위원장은 22일부터 4박5일로 예정했던 영국방문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레킷벤키저 영국본사가 국정조사 국회의원단 방문시 전할 공식사과문의 수위와 공개방식에 대해 당초 합의했던 내용을 갑자기 취소하고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65412"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발언중인 참여연대 안진걸 처장.ⓒ환경운동연합[/caption]
당초 국회특위는 옥시영국본사를 방문해 라케시 카푸어 씨이오를 만나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청문회에 영국본사의 책임자를 보내는 등의 내용에 대해 준비과정에서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갑자기 옥시영국본사가 이러한 내용을 뒤짚고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했고 이에 국회의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영국방문계획을 취소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413"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러한 소식을 접하고 당초 국회의원단과 함께 영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던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레킷벤키저의 오만불손을 더이상 두고보아서는 안된다. 정부와 국회는 옥시레킷벤키저의 한국사업허가를 취소하고 한국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도 “옥시와 레킷벤키저 영국본사가 한국 국회를 완전히 무시했다. 국회는 특별결의안을 채택해 옥시레킷벤키저의 자산을 몰수해야 한다. 또 국제사회에서도 레킷벤키저라는 살인기업이 발 못붙이도록 각국 정부와 의회에 요청해야 한다. 국내에서 불고 있는 옥시불매운동이 레킷벤키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매운동을 번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414"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이재성 피해자 ⓒ환경운동연합[/caption]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에 참가하는 환경운동연합의 염형철 사무총장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22일 오후 1시반 당초 국회특위가 영국으로 출발하려던 시간부터 여의도에 있는 옥시본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하겠다. 국회특위가 영국에 가서 유럽사회에 전하려고 한 메시지를 주한 영국대사관,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 영국상공회의소, 주한 덴마크대사관 등 가습기살균제 책임이 있는 주한 유럽외교기관에 전하고 책임을 묻는 활동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415"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기자회견문을 낭독중인 최숙자 피해자ⓒ환경운동연합[/caption]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정부책임을 묻기위해 감사원의 감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피해자와 국회 그리고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다국적기업 레킷벤키저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영국본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옥시불매와 퇴출을 요구하는 국민운동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5416" align="aligncenter" width="640"] 피해자와 국회·국민을 계속 우롱하고 기만하는 옥시와 영국본사 레킷벤키저를 강력히 규탄한다.기자회견 후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고인분들에 대한 깊은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전국에서 옥시불매운동에 참여하는 15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오늘 부터 시작해 국회 청문회가 진행되는 8월31일까지 옥시앞 농성을 지속해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은 시민을 대신하여, 생활화학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생활화학제품 팩트체크」를 운영합니다.
가습기살균제참사 이후 생활속의 화학제품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제품의 성분이나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찾기 어렵습니다.
최근 검찰은 옥시가습기살균제에 ‘아이 안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참사를 키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활속의 생활화학제품에는 여전히 ‘안전하다’, ‘무해하다’, ‘친환경이다’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고, 제품 성분명에는 살균제, 부식방지제, 윤활제 등으로 적혀있어 성분명만으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시민들의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정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팩트체크 캠페인을 계획했습니다.
제품에 ‘무해’, ‘안전’, ‘친환경’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과학적 근거자료와 살균제, 부식방지제의 성분화학물질 등 시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내용을 취합하여, 제품을 만들거나 판매한 기업에게 자료를 요구하여, 그 답변을 받아 공개하는 것입니다.
기업으로 받은 정보는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질의를 했던 개별 시민에게도 관련 정보를 제공합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기업의 제품명과 기업명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고, 환경부를 통해 안전성 심사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팩트체크 신청 방법은 제품 전면와 뒷면의 사진을 찍어, 핸드폰 문자메세지 전화번호 입력란에 010-2328-8361을 적어 보내거나, 메일 [email protected] 로 궁금한 사항을 적어 보내주면 됩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3,689명 사망자 701명. 공식적으로 취합된 피해자규모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시민사회는 잠정 피해자는 최소 20만에서 200만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심각성은 피해자의 규모뿐만이 아니다. 옥시레킷벤키저를 비롯해서 가습기살균제를 만들고 판매한 회사, 이들의 입맛대로 안전성 실험결과를 조작한 교수와 연구자 12명이 구속되었다. 19대 국회에서도 피해자구제와 가습기살균제 사고의 진상조사를 위한 활동이 있었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넘어왔다. 다행히 20대 국회가 시작하면서 여야는 국정조사를 합의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조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여야 동수로 18명의 의원들이 참여한다. 사전조사와 기관보고, 청문회를 포함해서 90일간 진행된다.
오늘(11일) 국회에서는 특별위원회에 참여하는 3명의 국회의원이 주관하고 시민사회와 피해자, 전문가들이 국정조사의 방향을 제안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caption id="attachment_163943"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습기 살균제 재난 국정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기조발제에 나선 강찬호 대표(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는 가습기살균제 사고를 ‘국가적 재난이자 사회적 재난’이며 ‘기업의 탐욕, 무책임한 정부, 무능력한 국회가 보여준 총체적 부실’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국정조사가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의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해자의 삶이 신속하게 원상회복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호 대표는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국회가 보여준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워 20대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고 있지만 그래도 믿고 싶다’며 새로운 20대 국회와 특별위원회를 응원한다며 발언을 맺었다.
[caption id="attachment_163944"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습기 살균제 재난 국정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기업의 책임’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시민들은 가습기살균제 사고를 안방의 세월호이며, 세계 최초.최악의 바이오사이드 대량살상 사건이라고 부른다. 더불어 화학물질 안전관리 실패의 환경대참사이고 국민을 상대로 한 화학물질 테러사건이라고 부른다’고 최예용 소장은 전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서 12명의 관계자가 구속되었지만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70명 이상을 고발했다. 대부분은 수사조차 시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마무리하려던 검찰이 국회와 시민의 눈치를 보며 정부부처도 수사하겠다고 나섰다면서 이는 국회 특별조사위원회의 성과라고 했다. 끝으로 최예용 소장은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불러야할 20명의 기업관계자들의 이름과 소속을 거명하며 이들을 꼭 국회 청문회 장으로 불러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3945"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습기 살균제 재난 국정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송기호 변호사는 2014년 이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 드러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국가 책임에 대한 부분을 발표했다. 피해자는 국가가 안전하다고 확인한 제품을 사서 쓴 죄로 피해를 받은 것도 억울한데 구제를 받는 절차마저 힘겹고 처절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발제를 시작했다. 이번 사건을 가해기업과 소비자의 피해사이에 민사적인 문제로 인식하면서 피해자들의 입증책임과 구제대응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산자부 장관이 가습기살균제가 안전하다는 허위정보를 제공했고, 환경부장관은 기업에 의해서 조작된 수입신고서를 바탕으로 흡입독성물질 PGH를 유독물이 아니라고 관보 고시하여 유통시킨 적극적인 불법행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3946"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습기 살균제 재난 국정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토론자로는 인하대학교 임종한 교수, 강원대학교 박태현 교수, 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 이종현 소장이 나섰다. 환경보건독성학회장인 임종한 교수는 논란이 되고 있는 피해판정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건 초기 인과관계 규명을 위해서 ‘중증 폐손상’을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했지만, 피해판정기준을 위해서는 역학조사와 임상사례 뿐만 아니라 독성과 외국사례 판정근거, 환경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경부에서 새로운 피해등급 판정을 위한 연구용역이 시작되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종현 소장은 소비자제품의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원료와 제품의 안전관리를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화학물질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니라 환경부로 안전관리를 일원화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관련해서 해당제도와 법도 정비할 것을 제안했다. 이종현 소장은 최근 논란된 페브리즈의 DDAC 원료 역시 흡입독성자료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흡입독성자료가 없는 화학물질은 스프레이 등 흡입 노출되는 소비자제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현 교수는 화학물질 안전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떤 물질과 제품이 안전하다는 것은 절대적 안전이 아니며,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 사용될 때 아직까지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수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표기 등으로 흔히 사용되는 “무해” “안전” 등의 표시는 ‘제한된 조건에서 특정 용도로 사용할 경우 유해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형태로 엄밀하게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는 특별위원회에 참여하는 국회의원 3명과 보좌관, 피해자, 시민사회단체가 진지하게 참가하고 토론했다. 발제와 토론에 나선 6명의 전문가와 피해자대표를 비롯한 토론회 참가자 모두가 바라는 점은 단 한 가지다. 다시는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발생해서는 안 되며, 20대 국회의 국정조사가 시발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그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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