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희망 252호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에 새겨져 있는 유명한 문구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수많은 젊은이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비를 맞으며 전진하는 19명의 군인을 형상화해 세워놓았다.
“국민이 주인이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2016년 11월, 찬바람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이 뜨겁다. 전국 주요 광장마다 촛불과 분노로 가득하다. 20~30대 청년,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쓰레기는 제게 주세요’라며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는 고등학생, 경찰버스에 붙여진 수만 개의 꽃 스티커, 해학과 풍자를 가미한 이색 구호와 퍼포먼스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집회 풍경이 마치 축제를 연상케 한다.
2016년 대한민국에는 희망의 기대보다 절망의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미래를 이끌어야 할 청년들은 취업과 결혼, 출산마저 포기하고 있고, 심화한 양극화와 차별로 인해 ‘불평등’은 사회적 질환이 된 지 오래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있으나 중앙정부의 간섭으로 쉽지 않다. 민주주의는 대통령의 불통에 가로막혀 후퇴하고 있다. 결국 현직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피의자로 입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시기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고 불편한 일이다. 그러나 빛은 어둠 속에서 더 선명하듯이 무수한 ‘희망’이 절망 속에서 움트고 있다. 광장에 모인 시민이 외치는 그 소리, ‘우리가 주인이다! 시민이 희망이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증명하고 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희망지수 측정을 위해 전국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희망인식을 조사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10점 만점에 4.37점이 나왔다. 100점 만점에 44점을 받은 셈이다. 시민이 한국 사회에서 희망을 찾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초라한 희망성적표를 보며 지금까지 우리 시민이 노력하고 쌓아온 것은 무엇인지 절망감을 느낀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개인의 희망인식이다. 본인 삶이 얼마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10점 만점에 6.26점이 나왔다. 100점 만점에 63점으로 높지는 않지만, 앞서 사회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에 비해 낙관적인 인식이다. 조사 시점이 9월이었으니 국민의 일상적 인식으로 볼 수 있다. 온 국민을 좌절감에 빠지게 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발생한 10월 이후에 조사했다면, 더 낮게 나왔을지도 모른다.
시민희망지수 개발을 시작했을 때 고민이 많았다. 희망이 아니라 절망을 파악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수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도 문제였다. 그러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절망지수’가 아닌 ‘희망지수’를 선택했다. 관건은 어떤 방법론으로 희망을 지수화하느냐였다. 전문가 100명이 모이면 100가지의 방법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희망제작소는 다르게 접근하기로 했다. 그 어디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시민을 중심에 두고, 시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희망지수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10대부터 60대까지 구성된 30여 명의 ‘희망지수 시민자문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범주를 정하고 방법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민의 관점에 다양한 전문가의 지혜를 녹인 시민희망지수가 탄생했다. ‘희망지수’에서 ‘시민희망지수’로 이름을 바꾼 배경이기도 하다.
시민희망지수 조사결과는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0대 이하의 시민들이 ‘사회적 변화를 이룬 경험이 적으며,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정해진 대로 세상이 굴러간다’는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좌절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큰 과제다. 세대 간 간극과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도 있다. 개인의 희망을 실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50대 이상은 개인의 노력을, 10대부터 40대까지는 가족의 재력과 배경을 꼽았다.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표되는 수저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인의 노력으로 성취와 성공을 경험한 50대 이상과 그렇지 않은 세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한 희망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도권, 30~40대, 저소득층에게 희망을 일굴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과제도 있었다.
시민들은 더는 무기력과 좌절이 아닌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희망과 염원을 갖고 광장으로 나오고 있다. 이들 손에 들린 촛불은 쓰러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만약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없다면, 시민들은 학습된 무기력 속에서 영영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위해 노력하더라도 ‘세상은 불평등하게 정해진 대로 굴러간다’는 것만큼 절망적인 경우도 없기 때문이다.
희망은 시민이 나설 때만이 현실이 된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민 한 명 한 명이 촛불이 되어 이 땅을 밝힐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거리에 나온 시민이 외치는 ‘민주주의 회복!’, ‘국민이 주인이다!’. 희망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성공한 시민혁명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글 : 권기태 희망제작소 소장권한대행/부소장 · [email protected]
우리 지금, 희망합니까?
“희망은 밝고 환한 양초 불빛처럼 우리 인생의 행로를 장식하고 용기를 준다. 밤의 어둠이 짙을수록 그 빛은 더욱 밝다.” _올리버 골드스미스
2016년 대한민국은 희망보다는 절망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경제성장 동력이 멈췄고,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양극화는 심화되어 ‘불평등’은 사회적 질환이 된지 오래다. 어쩌면 곪고 곪아 터지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우리는 ‘희망’보다는 ‘절망’을 이야기하기 쉽다.
‘시민희망지수’를 발표한다고 하니 ‘때’를 잘못 잡은 것 아니냐는 냉소적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 그 때일 수도 있다. 곪고 곪아 터져버린 상처 부위와 통감을 문진하기 위해서는 ‘지금, 어떤지?’, ‘앞으로, 어떨 것 같은지?’ 시민에게 ‘희망’의 안녕을 물어야 한다.
“우리가 과연 ‘우리 안의 희망’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요소와 근거로 희망하는가?”, “한국은 왜 살기 어려운 나라인가?”, “희망을 갖기 위한 실천적 행동이 뒤따르고 있는가?”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희망제작소는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 여정은 꼬박 1년이 걸렸다. ‘희망’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을 측정하고 그 지수를 개발한다는 것에 대한 혼란스러움으로 내부적 논의과정이 길어졌다. 게다가 선행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도 이 연구의 어려움과 한계로 작용했다. 전문가들 또한 개념과 측정방법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그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게 한 것은 ‘희망지수 시민자문단’들의 관심과 참여였다. 그리고 한 전문가의 “희망제작소라서 그런 연구가 가능하니 과감히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희망제작소에서 물꼬를 터주면 이후 학문적 정교화 및 후속연구는 우리들이 해보겠다”는 격려와 응원의 이야기였다.
도저히 잡히지 않는 실체를 찾아 돈키호테의 희망처럼 호기롭게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연구진은 애초의 ‘희망지수’ 개발에서 ‘시민희망지수’ 개발로 생각을 정리하는 ‘이름표’를 붙이면서 연구범위를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었다. 학문적 · 이론적 검토를 토대로 시민이 느끼고 말하는 우리시대 개인의 삶과 사회에 대한 희망인식을 알아보는 방향으로 연구의 방향을 잡았다. 측정방법 또한 계량가능한 것들의 폭압에서 자유로워져 복잡하지 않게 설계했다. 일단 이렇게 연구팀의 희망경로를 잡고 ‘시작’을 했다. 시민들과 함께 했고, 시민들이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를 진단했다. 이후 과정도 시민참여 방식으로 과제들을 기획하고 실행해 갈 것이다. 다시 한 번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희망제작소가 올해로 열 살이 되었다. 이 연구의 가장 든든한 지지는 시민과 함께하는 실천적 조직의 10년 역사와 활동결과를 통해 받았다. 창립 이래 줄곧 뜬구름을 잡아 땅위에 온갖 희망의 근거와 작동원리를 증명해온 ‘희망제작소’라는 “희망”을 만들어가는 시민들의 힘이다.
모쪼록 이 연구가 미흡하지만 ‘시민희망지수’의 원년을 알리는 물꼬로서 희망제작소의 의미있는 또 하나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후반부에 다다르자,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과 ‘희망을 만든다’는 것이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된 연구팀은 큰 축복을 얻었다. 희망을 부르면, 희망은 우리에게 온다. 희망은 결코 늦은 법이 없다.
2016년 10월 7일부터 2017년 4월 24일까지 총 61분이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후원회원이 되어 주셨습니다.
후원회원님의 응원 한마디가 희망의 씨앗이 됩니다.
잊지 않고 늘 기억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김민영 후원회원님
바르고 좋은 활동을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명재범 후원회원님
건강한 시민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게 앞장서서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정라온 후원회원님
깨어있는 시민의 꺼지지 않는 등대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김도요 후원회원님
가치있는 곳에 가치있게, 효율적으로 후원금을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송지나 후원회원님
고등학생 때 희망제작소를 처음 알게 됐어요. ‘대학교 가서 돈 벌면 후원해야지’라고 생각한 걸 이제 실천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김준영 후원회원님
더 큰 희망이 필요한 사회입니다.

이찬영 후원회원님
평범한 사람이 웃으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실천을 위해서..

이두수 후원회원님
평소에 관심이 많았다가 기회가 되어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오승원 후원회원님
희망제작소에 후원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8월 4일,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탈핵을 희망하는 인천도보순례는 계속되었습니다.
태바도인(태양과바람의도시를만드는인천모임)에 속한 인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가톨릭환경연대, 녹색당, 열음학교 등의 단체 회원분들이 부평구청에 모여 걷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발걸음을 맞추고 중간중간 쉬기도 하며 에너지 문제에 관한 관심을 가져주시길 시민분들께 호소하였습니다.
홈플러스 작전점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과도 이야기하고
외국인에게도 알리고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에 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여러 만남 끝에 두 시간의 일정이 끝났습니다. 이제 다음달에는 조금 더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겠지요.
9월 1일 2시에 탈핵희망 인천도보순례는 이어집니다.
– 시민이 느끼고 생각하는 우리사회 희망에 관한 인식을 측정하기 위해
– 2016년 조사결과와 2017년 조사결과를 비교분석하여 변화추이를 살펴보고, 종합지수 개발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 시민
–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참가자
– 사회측정도구 연구자
– 중앙정부·지방정부 관계자
– 우리시대 희망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고 싶을 때
– 정책과 삶의 괴리를 발견하고 대안적 활동을 하고 싶을 때
– 시민참여형 사회측정도구 연구사례를 찾을 때
– ‘희망’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지수화하려고 할 때
– 4가지 영역(개인적 차원의 희망, 사회적 차원의 희망, 국가적 차원의 희망, 전 세계적 차원의 희망)의 5가지 요소 문항과 희망점수
– 2017년 현재, 시민이 느끼는 희망점수
– 대한민국의 현 주소와 향후 과제
* 요약
◯ 희망제작소 ‘시민희망지수’ 개발 연구는 2015년부터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시민과 함께 진행해왔음. 2016년 창립 10주년 기획연구로 첫 번째 시민희망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음
◯ 2017년에도 (재)희망제작소와 ㈜윈지코리아의 공동연구로 진행하였으며, 성·지역·연령별로 비례 할당 추출된 전국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총 5일간 설문조사를 시행했음
◯ 본 연구는 2015년, 2016년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연계성 있게 조사항목을 구성하였으며, ‘희망지수 시민자문단’과 ‘희망제작소 연구원’을 대상으로 파일럿 조사를 한 후 문항을 수정보완하고 본 조사를 실시하였음
◯ 2017년 본 조사에서는 희망을 개인, 사회, 국가, 세계 등 4가지 차원으로 확대하고 척도를 체계적으로 재정리하여 희망에 대한 종합적 인식을 측정하고자 했음
◆ 개인적 차원의 희망 6.04점, 사회적 차원의 희망 5.15점
◆ 국가적 차원의 희망 5.68점, 전 세계적 차원의 희망 5.17점
◯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 연령별 희망의 특징
– 10대(15~19세) : 개인수준에서는 만족적이고 희망적이나, 사회·국가·국제 수준에서는 가장 비관적임
– 20대 : 삶의 만족도는 2016년 조사 대비 상승했으나, 개인적 희망은 오히려 감소했음
– 30대 : 거의 모든 영역의 만족도 점수가 가장 낮은 30대는 전반적 미래 희망 수준도 낮음
– 40대 : 삶의 만족도와 개인적 희망점수 상승함. 국가/국제적 희망은 가장 높은 수준. 만족도를 제외하고는 미래에 대한 희망은 모두 높은 수준임
– 5~60대 : 2016년 조사에서 가장 희망적 세대였으나 2017년 조사에서는 가장 절망적인 세대로 분류됨
◆ ‘노력해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는 삶’이라는 인식 확산
– 2016년 결과에 비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개인의 노력’을 꼽는 의견은 줄어든 반면, ‘부모의 경제력’과 ‘타고난 재능’을 꼽은 의견이 각각 2%p, 8.9%p 늘어났음
◆ ‘기회의 부재’로 개인 희망도 사라지는 사회
– 항목별 개인 희망 차원의 요소들을 살펴보면 ‘취업 및 사업 기회’(2.91점/5점 만점)가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
◆ 시간빈곤층과 시간잉여층
– 시간빈곤층으로 사회초년생 30대, 입시교육세대 15~19세로 나타남. 시간잉여층으로 은퇴 이후의 삶 60세 이상으로 나타남
◯ 2017년 12월 현재, 대한민국은 사회적 차원(2016년 4.37 → 2017년 5.15/10점 만점)의 희망은 늘어났지만 개인적 차원 희망(2016년 6.26 → 2017년 6.04/10점 만점)은 결핍되어 가고 있음. 특히, 젊은 세대의 희망은 사라져 가고 있고, 소득이 낮은 계층부터 ‘삶’과 ‘희망’이 동시에 무너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지지가 절실함. 국가정책과 개인의 삶이 연계될 수 있도록 시민의 삶과 괴리되지 않는 사회지지망 확충이 필요함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입춘이 지났지만 추위의 기세는 등등합니다. 추울수록 서로를 보듬는 우리네 정은 더 두터워질 것으로 믿습니다. 겨울이 깊어지는 것은 봄이 가까워진 탓이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맞이한 지난 한 달 동안에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논란, 법원행정처 블랙리스트 2차 조사 결과 발표, 서울시 미세먼지 대응 논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논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안미현 검사의 강원랜드 수사 외압 폭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이런 논란과 사건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기득권 문제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비트코인 논란에는 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사회경제구조가, 법원행정처의 블랙리스트 사건에는 사법부의 기득권 구조가, 서울시 미세먼지 대응 논란에는 시민 생활의 위협을 방치한 중앙정치의 폐해가,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논란에는 대의를 위해 개인은 희생해도 된다는 오만이, 검찰 성추행 사건에는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가, 수사 검찰에 대한 외압에는 권력 집단 간의 짬짜미가, 이재용 부회장 판결에는 재벌에만 유독 관대한 한국 법원의 관행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촛불시민혁명은 시민 개개인이 모두 주권자이고,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아직 기득권의 뿌리를 흔들지는 못했음을 느끼게 합니다. 누군가에게 위임하고 구경하는 ‘관객 민주주의’로는 그들의 견고한 뿌리를 뽑을 수 없음을 날마다 깨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이 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산더미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어떤’ 시민이 곳곳에 있습니다. 법원 불법 사찰 피해자들의 증언,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외침, 시민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서울시의 결단, 피땀으로 준비한 올림픽 출전을 가로막는 동의 받지 못한 대의명분의 허구를 고발한 선수, 현직 검사의 수사 외압 폭로가 그렇습니다. 기득권의 벽이 완전히 허물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벽을 향해 화살을 던지는 시민이 있습니다.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점입니다. 누구도 자기 일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절실함으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을 터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대변하고 주장했습니다. 힘없는 개인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절실하기 때문에 주장하고 호소했습니다. 제도가 보장한 청원과 기성 언론을 통하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흩어져 있지만 디지털로 연결된 ‘새로운 시민’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에 수많은 시민이 공감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기득권의 벽을 조금씩 무너뜨리는 장정에 나선 한 사람의 시민을 다른 시민들이 지켜주고 있습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도,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중시하는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이 있습니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현실의 부조리를 바꾸려 도전하는 시민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할 수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성찰합니다. 연구자와 운동가가 앞장서서 대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자신의 문제와 씨름하고 실천 중인 시민과 함께하는 길이 대안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유류 피해를 당한 태안의 한 시민이 전 세계 유류 피해 회복과정을 조사하면서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고자 나선 평범한 시민이 정부도 못 하는 수탈당한 문화재의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시민연구자들, 스스로 대안이 되어 고민하고 도전하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희망제작소가 되겠습니다. 희망제작소 중심으로 연구하고 조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 절실한 필요가 담긴 연구를 연결하고 거드는 길을 꿈꿉니다.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열어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민족 대명절 설이 다가옵니다.
기쁨을 나누는 시간 되시길 빕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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