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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실패 없이는 축적의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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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실패 없이는 축적의 시간도 없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5/03- 09:00

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⑦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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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무버(first mover‧신산업 개척자)라는 용어가 뜨니까 요즘 많은 기업 CEO들이 직원들보고 ‘퍼스트 무버가 되자’고 한답니다. 직원들도 퍼스트 무버가 되고 싶죠.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불가능한 거죠. ‘지금부터 1년 안에 실수 없이 퍼스트 무버가 되라’ 이런 식이니까요.”

불가능한 이유의 포인트는 어디 있을까. 상명하달? 시류편승? 서두르는 문화? 그보다는 ‘실수 없이’라는 부분에 있다. 이정동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인터뷰 내내 한국 산업, 한국 사회의 문제로 ‘실수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를 일관되게 지적했다. 실수를 통해 쌓은 경험 없이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갈 수 없고, 특히나 ‘퍼스트 무버’는 절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3월 15일 서울대 공대에서 만난 이 교수는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기획 연구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에 딱 맞는 인물이었다. 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정책 전문가라는 이유도 있지만, 최근 출간한 책 ‘축적의 시간’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울대 공대 교수 26인이 각 전공 분야의 한국 산업을 진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뷰 진행과 종합 집필의 역할을 이 교수가 맡았다. 분야는 산업과 공학으로 한정했지만 그 취지는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 진단을 요청하는 ‘시대정신을 묻는다’ 기획과 통한다. 결과적으로 이 교수를 통해 26인의 산업‧공학 전문가를 만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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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로 새로운 산업이 없다

이 교수는 26인 인터뷰 결과로 도출된, 한국 산업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축적의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는 실수해도 되는 문화를 통해 오랜 시간 쌓인 경험 자산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 그 문화와 경험이 부재하다는 뜻이다. 이로 인한 산업 왜곡 정도도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이 교수는 “경제위기가 올 때마다 ‘한국 산업의 펀더멘털(fundamental‧기반)은 좋다’는 식의 위로성 진단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가장 흔한 분석이 ‘선진국은 앞서가고 중국은 빠르게 따라와서’ 한국 산업이 어렵다는 것이지만 이 교수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선진국에도 있고 중국에도 있는 것이 한국에만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기술경쟁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2000년대 이후로 우리나라에 새로운 산업, 기존 산업을 대체할 만한 신산업이 거의 생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아이폰처럼 전에 없던 새로운 걸 내놓거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비즈니스 관행을 만들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는 그런 역할을 할 기획자, ‘아키텍트'(architect‧설계자)가 없어요.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의 틀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도, 기업도 없는 겁니다.”

그런 문제에 직면한 한국 산업의 분야별 현황은 ‘축적의 시간’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한국이 그나마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산업에 대해 황기웅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향후 5년 정도 경쟁력을 유지하겠지만 반도체 시장의 70%로 비중이 더 큰 시스템IC(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일본과 대만이 양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대단하다면서 “중국은 발전 속도, 잠재력, 인력, 무엇보다 산업을 기획하고 만드는 ‘아키텍처'(architecture) 측면에서 출중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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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선업계가 사활을 걸고 진출했다가 엄청난 난관에 봉착해 있는 해양 플랜트 분야에 대해 한종훈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해양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세 공정인 엔지니어링, 구매, 시공 중에서 엔지니어링이 가장 핵심인데 우리 기업들은 그 역량이 없다”면서 “수백 년 데이터를 쌓아 온 유럽‧미국 기업에서 라이선스 형태로 설계를 사오기만 하니 역량은 축적되지 않고, 예측 능력도 떨어져서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막대한 지연연체금을 물어내는 식이라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세대 디스프레이 전문가인 이창희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OLED 기술은 중국이 5~6년이면 따라잡을 것”이라며 “일본은 바닥부터 다져 온 축적된 기술기반이 있어서 소재와 장비 분야 경쟁력이 탄탄하지만, 우리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TV 세트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으면 산업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자동차 전공 서숭우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외형은 커셨지만 축적해 놓은 것이 너무 적어 기술 종주국이라 할 수 없다”고 진단하면서 전기차로 세상을 놀라게 한 테슬라모터스 같은 미래지향성은 없다고 걱정했다.

이미 중국에서 기술을 수입하는 분야도 있다. 설승기 전기정보공학부교수는 “발전, 송배전 등 이른바 강전(强電) 분야의 거의 모든 기술에서 한국이 중국에 뒤져 있다”면서 “그나마 노력하는 국내 회사들이 중국으로부터 열심히 배우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 진단을 종합하면서 이정동 교수는 “시행착오 경험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힘인데, 기술선진국들은 2-3백년 이상 시행착오를 축적할 ‘시간’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중국의 경우는 근대산업의 역사는 짧지만 넓은 시장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축적할 ‘공간’이 있기 때문에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제조업 일자리가 서비스업보다 나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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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업, 특히 제조업이 이렇게 심각한 위기라면 서비스업을 확대하면 되지 않을까? 이미 일반화 돼 있는 이런 인식에 대해 이정동 교수는 “서비스업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서비스업이 만드는 일자리의 대부분이 저임금의 ‘맥도날드 잡’ 아닙니까? ‘할리우드 경제’라는 말이 있죠. 소수만 큰돈을 벌고 대다수는 전문성을 쌓거나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머무는 경제입니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그런 경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조업 일자리라고 하면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등의 단순 작업 일자리를 떠올리는 사람도 않겠지만 이 교수는 “제조업 현장의 일은 서비스업보다 매뉴얼화가 어렵고, 경험하면서 쌓아가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 더 많이 요구된다”고 했다.

암묵적 지식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반복을 통한 효율 개선 역량'(learning by doing)이고, 다른 하나는 ‘시행착오 축적에 기반한 창조 역량'(learning by building)이다. 이 교수는 “전자는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것처럼 오래 하면 숙련되는 방식이고, 후자는 예전에 없던 것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창조 역량을 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쉬운 예로 영화 ‘아폴로 13호'(1995년작)를 들었다. 달착륙선이 우주에서 위험에 처하자 지구에서 엔지니어들이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나간 것이 좋은 예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고도의 창의적인 혁신은 현장에서 나오고, 그렇게 창조적인 시행착오 경험을 축적한 사람들은 쉽게 대체되지 못 하기 때문에 ‘맥도날드 잡’으로 내몰리지 않는다”고 했다.

독일 일본 등은 해외로 내보냈던 공장을 다시 자국으로 가져오고 있다면서 이 교수는 “혁신과 현장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어야 창조적 역량이 기반한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 중국의 기술 특허가 주목받는 것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통해서 만들어진 혁신이 중국의 기술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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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례로 독일에서 개발한 풍력 발전 핵심 기술을 이전받은 중국기업 이야기도 했다. 독일도 포기한 경량 날개 결합 방법을 중국 엔지니어들이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가면서 발견했고, 그래서 독일기업이 다시 더 많은 돈을 주고 중국 기술을 사 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중국은 이렇게 제조현장의 힘을 바탕으로 혁신에서도 앞서 나간다”면서 “이런 ‘현장 중시 엔지니어 마인드’가 있어야 산업이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시행착오는 공공재, 국가‧기업이 책임져야”

문제는 한국 기업들에서는 그런 현상이 안 보인지 한참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과거 우리 산업이 역동적으로 발전하던 시기에 우리에게도 엔지니어 마인드가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농업이 기반이던 국가가 철강산업을 키워내고, 조선업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세계 1위의 조선업을 만들어내는 과정 등을 예로 들며 “일단 해 보고, 안 되면 반성하고, 다시 도전하는 ‘공돌이 정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가 볼 때 ‘공돌이 정신’이 사라진 것은 금융이나 경영시스템 등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안전 위주의 관리 모드로 전환되면서 부터다. “실패하면 프로젝트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시스템 하에 놓인 뒤로는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용인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기술경쟁력’의 중요성이 잊힌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국가 예산이 기술 연구와 개발(R&D)로 투입된다. 2016년 R&D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은 19조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이렇게 투자하는데 왜 새로운 비즈니스가 없느냐고 한다면 산업의 프로세스를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대학, 연구소에는 신기술이 있죠. 문제는 이것을 비즈니스로 연결할 주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험실에서 연구 결과가 나오면 검증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그리 많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특허나 논문이 나와도 아직 아이디어 차원일 뿐입니다. 이게 ‘돈’이 되려면 꼭 거쳐야 하는 단계가 ‘데모'(demo)입니다. 여기에 실험단계보다 100배 이상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성공하면 조 단위 산업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요즘 기업들은 이 데모를 기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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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 단계에 수반될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 얼마나 걸릴지 얼마가 들지 모르는 그 엄청난 불확실성을 감당하는 것이 기업이고 국가여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 하기 때문에 몇 십 년째 신산업이 안 나오다는 설명이다.

그 일에 가장 적극적인 외국 사례가 ‘구글’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구글이 2015년 기술에 투자한 돈이 15조 원 정도라면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기술을 보고 ‘왜 우리는 저런 게 없느냐?’고 하는데, 구글이 그동안 추진하다 실패한 데모 프로젝트가 수십, 수백 개라는 건 간과한다”고 지적했다.

한 때 제조업이 성했다가 무너지면서 중산층도 같이 무너지고 있는 영국의 예를 들면서 이 교수는 “우리도 이런 상태로 가면 5년쯤 후부터는 산업이 쇠락하는 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용인하고, 나아가서 실패를 아예 ‘공공재’로 간주하고 국가와 기업이 책임지고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 창업이 아니라 ‘도전적 과제’가 필요

다만 이 교수는 청년들에게 무분별하게 창업과 도전을 권하는 요즘 세태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했다. “청년들에게 무슨 축적된 지식이 있겠느냐?”면서 “기껏 모을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게 또래 청년들일 텐데 그들 보고 신사업을 만들어내라고 등을 떠미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청년 창업 공모전 내용을 간접적으로 접해 봤다는 이 교수는 “공모된 아이템이라는 게 기존비즈니스, 그것도 규모 작은 사업을 약간 바꾼 정도”라면서 “대부분은 여기 있는 것을 저기 옮기는 수준의 아이디어였다”고 했다.

특히 서울대 공대를 중퇴하고 창업해서 ‘킬링타임용 게임’을 만든 청년의 사례를 전하면서 “게임 산업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 청년을 과학고‧서울대 보내는 데 투입된 사회적 자원이 얼만데 그렇게 만든 ‘킬링타임용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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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창업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것은 좋지만, 기존의 산업에 대한 지식과 축적된 경험이 있는 재직자 창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여기에 청년들이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년들이 창업에 몰리는 이유는 극심한 경쟁을 뚫고 기업에 들어가 봐야 도전적 비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축적의 시간’을 출간한 후 많은 졸업생, 청년들이 보여주는 반응들을 접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지금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월급을 덜 받아도 좋으니 도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하소연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기업 ‘스페이스 엑스’가 2015년 말 재사용 로켓 ‘팔콘9’을 쏘아 올린 날 이야기를 꺼냈다.

“조종실 밖에 스페이스엑스 직원들이 모여 있다가 화면 보면서 막 껴안고 하이파이브 하고 그러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직원들에게 그 순간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이번에는 과연 성공적으로 뜰 수 있을까’가 중요하지, ‘이번에 연봉 얼마나 올라갈까’가 중요하겠습니까? 탁월한 젊은이들일수록 도전적인 과제에 끌리는 법입니다. 도전적 과제가 주어지지 않으니까 봉급만 따지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우수한 직원들을 뽑아가는 대기업일수록 신사업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직원들이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하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면서 이 교수는 “실제 현실은 대기업일수록 실패를 두려워하고 성공이 보장된 산업에만 진출하려 해서 안타깝다”고 했다.

‘실수해도 괜찮아’ 문화만 있어도 바뀐다

그 밖에도 국가가 마치 ‘보육자’인 것처럼 산업을 규제하는 문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기업을 ‘좀비 기업’이라며 성급하게 쳐내는 중소기업 정책, ‘벤치마킹’을 맹신해서 모든 보고서마다 ‘해외 사례’를 붙이는 관행, 초중고생들이 틀릴까봐 손을 들지 못 하는 교육 현장 등 이 교수가 지적한 문제들은 다 전하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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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모든 현상의 원인은 일관되게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로 귀결됐다. 그만큼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해법도 단순했다. 이제부터라도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희망은 있다는 결론이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정책담당자든, 정치인이나 언론인, 그 밖의 누구에 대해서건, 뭘 하다가 안 됐을 때 비난하거나 욕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욕을 먹으면 자연히 위축되고, 행동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해도 괜찮아’라는 문화만 생겨나도 많은 것이 바뀔 거예요. 그동안 번데기 때 죽었던 많은 것들이 나비가 돼서 날아오를 것입니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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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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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긴 GMO

Non-GMO (표기) 왜 안돼?

 

GMO 표시제, 문제 있습니다

 

1월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을 개정·시행했습니다. 제목은 분명 유전자조작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하 GMO)을 잘 알리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GMO를 숨기고, Non-GMO 표시 또한 제한하고 있습니다.

변경·삭제된 한살림 Non-GMO 표시를 안내하고, 개정된 GMO 표시제의 문제점를 설명 드립니다.

 

한살림 물품 Non-GMO 표시 변경

 

• 닭 관련 물품 표시 변경 

 

 안심대안사료_유정란_10구

 

– 유정란(Non-GMO) → 유정란(안심대안사료)

 

백숙용통닭

– 백숙용통닭(Non-GMO) → 통닭(우리보리살림닭)

 

삼계닭

– 삼계닭(Non-GMO) → 삼계닭(우리보리살림닭)

 

토막닭

– 토막닭(Non-GMO) → 토막닭(우리보리살림닭)

 

통닭

– 통닭(Non-GMO) → 통닭(우리보리살림닭)

 

※ 시범 급여하던 우리보리살림사료를 기존 ‘Non-GMO’ 닭고기 물품 4종에 적용해 우리보리살림닭으로 변경했습니다.

 

• 물품 포장 36종에서 ‘Non-GMO’ 표시 삭제

– 한우 물품 20종

– 햄·소시지 물품 11종

– 청국장(분말·환) 물품 4종

– 사골곰국 1종

 

• 소식지 물품정보 28종에서 ‘Non-GMO’ 표시 삭제

– 콩나물 1종

– 유정란 물품 1종

– 한우 물품 20종

– 닭고기 물품 4종

– 옥수수플레이크 물품 2종

 

• 기타 한살림 인터넷장보기 홈페이지, 매장 게시물 등에서 ‘Non-GMO’ 표시 삭제

 

 

 

GMO 넣는데, 표시는 왜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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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공 후 GM단백질·DNA 없음

국내 식용 GMO 소비량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식용유, 간장, 당류, 주류는 GMO 원료를 고도로 정제해, GM단백질·DNA가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GMO 표시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2. GMO를 식품첨가물로 사용

GMO가 가공보조제, 부형제, 희석제, 안정제 등 첨가물로 들어가거나, GMO가 들어간 복합원료라도 함량이 5% 미만이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3. 고의성이 없다면, GMO 3%까지 OK

비의도적 GMO 혼입치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GMO를 생산하지 않아 GMO가 혼입되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3%’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식품위생기준이 엄격한 유럽연합(EU)은 원재료의 ‘비의도적 GMO 혼입치’를 0.9%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Non-GMO 자율표시, 왜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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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가 아니라서

현재까지 GMO 수입승인을 받은 작물은 6종으로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입니다. Non-GMO 표시는 수입승인을 받은 ‘6가지 작물’에 한정해 GMO가 아닌 경우에만 할 수 있습니다. GMO 개발은 쌀, 밀, 토마토, 사과, 연어 등등 작물을 가리지 않고 진행중이고, 개발중인 GMO가 생태계로 유입될 확률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 고시는 6종을 제외한 작물에 대해 별도의 GMO 검사를 하더라도 Non-GMO 표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2. Non-GMO 원재료 함량이 ‘1순위’가 아니라서

 

GMO 수입승인을 받은 6종 작물이라 하더라도 식품 성분구성에서 1순위가 아니면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Non-GMO 옥수수를 넣은 가공식품이라도 옥수수가 원재료 함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Non-GMO 표시는 할 수 없습니다.

 

3. ‘축산물’이라서

축산물은 GMO 수입승인을 받은 작물 6종에 포함되지 않고, 가축의 고기와 부산물로써 GMO를 먹여 길러도 GMO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2015년 국내 수입된 농업용(사료용) GM옥수수는 7,936,000톤(ton)으로 전체 GMO 수입량의 77%에 달합니다.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가장 많이 GMO를 사용하지만, 축산물엔 Non-GMO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안심대안사료

식약처 고시로 시행된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축산물은 안전승인을 받은 작물 6종에 포함되지 않고, 최종 식품에서 GMO도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물품 포장 등에 Non-GMO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한살림은 기존 ‘Non-GMO 사료’의 이름을 ‘안심대안사료’로 바꾸지만, 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합니다.

 

 

리보리살림사료

2012년 보리수매제도가 폐지되면서 우리보리 자급기반이 위태로워졌습니다. 한살림은 GM옥수수(GMO)를 ‘우리보리’와 ‘Non-GMO 옥수수’로 대체한 우리보리살림사료를 급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리살림사료 GMO를 줄이고, 우리보리 자급기반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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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축산 사료 정책

축산사료는 국내 GMO 소비에서 막대한 비중(77%)을 차지합니다. 한살림은 사료에서 GMO를 줄이고, 국산 원료를 늘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우는 2002년부터 GMO를 뺀 사료를 급여하고 있고, 돼지는 옥수수(GMO)를 빼고 국산 발아보리와 국산 미강으로 대채한 우리보리살림사료를 도입해 2013년부터 우리보리살림돼지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리살림돼지는 한살림 전체 돼지 공급량의 70% 가량을 차지합니다. 유정란과 육계는 2008년부터 Non-GMO 사료(안심대안사료)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우리보리살림닭은 공급량의 50%까지, 안심대안사료 유정란은 공급량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살림은 Non-GMO 사료를 급여하는 축산물을 조합원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공급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살림과 GMO반대운동

한살림과 함께 만들어요! GMO로부터 안전한 생명 세상

한살림은 2000년대 초반부터 GMO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습니다. 2000년 유전자조작식품반대생명운동연대 창립을 시작으로 작년 유전자조작식품반대전국행동(이하 GMO반대전국행동)이 출범하기까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GMO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려왔습니다. 또한, 국내 GMO 소비에서 막대한 비중(2015년 기준 77%)을 차지하는 축산 사료에서 GMO 소비를 줄이고, 자급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올해 한살림은 GMO반대전국행동과 함께 GMO 관련 정책을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고, GMO반대 서명운동과 몬산토반대행진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4월 22일 전북 전주시에 있는 농진청 앞에서 반GMO국민대회를 진행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GMO 완전표시제!! 학교급식 GMO 퇴출!!

GM작물 시험재배 중단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1. 원료기반 GMO 완전표시제 실시하고 식품위생법을 개정하라!
  2. 학교급식 식재료에서 GMO식품을 퇴출하고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라!
  3. 유전자조작작물 시험 재배를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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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서명은 대선 이후 새 행정부의 담당부처에 전달하겠습니다. (서명은 온·오프라인 모두 진행합니다.)

 

월, 2017/04/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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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하는 사람들 

 

겨우내 그대 밥상에 오를 옹골찬 가을맛

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이명환·신순애 생산자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7)

“친환경만 따지면 논은 한 1만1천평, 밭은 3천평쯤? 남들 다 하는 정도지 뭐.”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이명환 생산자이지만 쌀을 비롯해 땅콩, 마늘, 고구마, 생강에 김장무까지… 십여 가지 작물을 일 년 내내 한살림에 내는 그의 내공이 변변찮을 리 없다.

“한 선생님에게 배워도 일등이 있고 부진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같은 작물을 심어도 아주 잘 자라게 하는 이가 있는데, 바로 그런 사람이여.”

한살림에서도 내로라하는 정광영 생산자가 서슴지 않고 ‘농사의 달인’이라고 인정할 정도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환갑이래도 제일 어리니까 내가 나서야쥬.”

나이가 많아 농사일이 힘에 부치는 공동체 식구들의 논밭을 제 것처럼 책임진다.

“이짝 이랑으로 올라서. 그래야 나랑 키 바란스가 맞지”

키가 작은 아내가 혹시라도 볼품없이 나올까 설 자리를 계속 잡아준다. 논과 밭에서, 공동체와 가정에서. 앞장서 일하면서도 젠체하지 않는 그 모습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느 요리에서나 진맛을 이끌어내는 무와 꼭 닮았다.

 

이달의 살림 물품 

 

벌레가 먼저 찾은 매콤들큼함
한살림 김장무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59)

아삭!! 가을이 씹혔다. 밭에서 막 뽑은 무의 겉껍질을 이빨로 살짝 벗긴 후 한입 슥 베어 무니 특유의 들큼함이 입안을 맴돈다. 손바닥을 갓 넘은 크기에 아직 밑이 덜 들었다고는 하지만 계절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워뗘? 익으려면 안즉 멀었지만 슬슬 맛이 나제? 당진 무는 배랑 맛이 똑같당께.” 자신감과 농담이 절반씩 섞인 신순애 생산자의 말에 피식하는 웃음이 절로 난다. 아무리 다디달다 해도 어찌 무 맛이 배와 같을까마는 얼얼함 속에 느껴지는 시원한 맛은 확실히 배 못지않다. 속이 든든하고 목마름이 금세 가시니 나들이 갈 때마다 챙겨가고 싶을 정도다. 달고 저장성이 좋아 몇 년 전부터 김장무로 심었다는 청운무 품종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추수 탈곡(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4)

이명환 생산자가 추수 탈곡하고 있다

당진 매산리공동체에서 김장무를 내는 곳은 총 세 농가. 각자의 밭에서 열심히 기른 무와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가꾸는 공동밭에서 내는 것을 함께 출하한다. 여러 사람이 밑천을 모아 동업하는 장사를 ‘얼럭장사’라고 한다는데, 저마다 추렴해 마련한 밭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려 일군 농사이니 말 그대로 얼럭농사다. “공동밭의 소득? 서울 모임 있을 때 차도 빌리고, 회원들끼리 회식할 때도 쓰고 그러제. 농사 배우러 연수도 많이 다녀왔어.” 공동체가 함께 일군 밭의 소출이 다시 공동체를 키워가니 또 하나의 농사, 그것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농사다. “어찌된 게 각자 키운 무보다 여기 께 더 좋아. 자기 밭은 그렇지 못해도 여기는 오며가며 계속 들여다본다니께.” 공동체 회원들이 수년간 애지중지하며 일군 질땅을 바라보는 정광영 생산자의 눈에서 뿌듯함이 읽힌다.

 

땅과 함께 짓는 농사

 

매산리공동체의 김장무 출하 시기는 11월 셋째 주로 매년 비슷하다. 두 달 반 가량의 생장기간을 감안해 9월 초에 씨를 뿌렸다. 무를 재배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땅심이다. 아예 한두 해씩 묵히며 연작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넓지 않은 밭 사정상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한 밭자리라도 여러 작물의 자리를 매해 바꿔가며 돌려짓기를 한다. 이명환 생산자가 올해 김장무를 심은 밭자리에는 지난해 생강이, 그 전해에는 감자가 자라고 있었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

매산리공동체의 공동밭에서 자라는 김장무는 여느 무보다 크고 실하다

거름을 잘 주는 것도 땅심을 기르는 데 중요하다. 생육기간이 짧은 무는 웃거름을 여러 번 주기보다 밑거름을 많이 주는 편이 좋다.

 

자재를 공동으로 사서 함께 뿌리는 매산리공동체가 밑거름으로 주로 이용하는 것은 유박과 트리플이다. 새의 배설물과 천연 광물질을 혼합해 만들어 햇빛만 닿아도 잘 녹는 트리플은 왕성한 성장이 필요한 생육 초기에, 콩깻묵, 쌀겨, 유채 등의 찌꺼기로 만들어 미생물에 의해 느지막이 분해되는 유박은 생육 후기에 작용해 김장무의 성장을 돕는다. “밭을 갈기 전에 유박과 트리플을 섞어서 뿌려놓고 로터리 친 후에 일주일 정도 있다가 씨를 뿌리면 따로 웃거름을 안 줘도 잘 자라. 무가 원체 그 전에 심었던 작물의 거름까지 잘 빨아먹응게.”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9)-1

이명환 생산자가 김장무를 뽑고 있다

뿌리채소인 무는 모종을 옮겨심지 않고 씨를 직접 뿌린다. 참 농부는 하늘 나는 새와 땅속 벌레, 그리고 자신을 위해 세 개의 씨앗을 심는다고 하는데 그는 아예 한 구멍에 대여섯 개씩 넣는다. 기계를 쓰지 않고 사람이 하나하나 넣다보니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허리 수그리고 김장무 심다 보면 대근혀 죽제. 그래도 워쩌겄어. 손으로 해야 제일 확실한디. 그냥 바짝 엎드려 심어야제.” 신순애 생산자가 허리를 두들기며 앓는 소리를 한다. 다행히 올해는 파종시기에 비가 와서 따로 물을 주는 수고를 덜었다. 씨 뿌릴 때뿐이 아니다. 여름에는 그렇게 기다려도 안 오던 비가 김장무가 쑥쑥 자라야 하는 시기에는 때에 맞게 와주었다. 올해 김장무의 작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45)

대부분 황토흙인 당진 땅의 토질도 김장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 나가기 편한 황토흙은 무를 비롯해 고구마, 당근, 땅콩 등 뿌리채소를 키우기에 알맞다. “비가 오면 (흙이) 신발에 하도 달라붙어서 장화가 아니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여. 모래흙에서 키우는 무랑은 아무케도 맛이 다르겄제.” 지난해 한살림에 김장무를 낸 생산지 중 계획량 대비 공급량이 가장 많은 매산리공동체다운 자부심이다.

 

벌레가 먼저 알아보고 찾는 그 맛

수확일은 아직 달포나 남았지만 매산리공동체 식구들은 올해 이미 김장무 맛을 봤다. 그것도 두 번이나. 김장무는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와 5~6장 나왔을 때 한 번씩 솎아낸다. 처음 솎아낸 이파리는 겉절이를 담거나 데쳐서 나물 또는 샐러드로 이용하고 두 번째 솎아낸 것은 작달막하게 자란 뿌리까지 함께 열무김치처럼 담가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솎아먹는 재미 땀시 (구멍마다) 다섯 개 심을 걸 열 개 심기도 혀. 지져 먹어도 맛있고 된장국에 넣어 먹어도 맛있응께.”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1)

이야기를 나누며 잠깐 걷는 동안에도 김장무밭에는 하얀 배추흰나비가 지천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진록색 무밭을 나는 순백의 나비를 보며 무심코 “와~ 예쁘다”라고 했더니 신순애 생산자가 눈을 흘긴다. “이쁜 게 이쁜 게 아녀. 보기만 해도 진저리 나는디. 저 벌레들을 다 우짠데.” 나비가 무청 사이사이 연한 부분에 낳은 알은 5~6일이면 깨어나 청벌레가 된다. 가을 작물인 김장무는 병보다 충의 피해가 큰데 그중에서도 청벌레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무청을 갉아 골치를 썩인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9)

잎줄기와 같은 방향으로 있는 녹색의 청벌레를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너무 심하면 흙살림에서 나오는 청달래 같은 걸 뿌리기도 하는데 거의 손으로 잡어. 오며가며 한 열 번은 잡아줬는데도 숨어서 갉는데 아주 골치여. 여거 좀 봐. 우리 무가 맛있긴 한가봬.” 정광영 생산자의 손끝을 따라가 보니 구멍이 송송 뚫린 무청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맛있는 것은 벌레가 먼저 알아본다는데 올해 당진의 김장무의 맛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혹시라도 구멍 난 무청을 달고 있는 김장무를 받는 조합원이 있다면 오히려 기뻐해야 하리라. 자연에서도 제일 무맛을 잘 안다는 기미상궁 청벌레가 인정한 맛이니.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김장무에 따라붙은 또 하나의 선물 

무시래기

 

20121227_6

한살림 김장무는 무청이 달린 채 공급된다. 무 끝부분이 달린 채로 잘라 지저분한 겉잎을 떼어내고 끈으로 엮은 뒤 바람이 잘 부는 그늘에서 말리면 이듬해 봄까지는 넉넉히 먹을 무시래기가 된다. 구수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시래기국, 시래기나물, 시래기볶음 등 활용도가 높다. 바짝 말린 무시래기를 한꺼번에 삶은 다음 물기를 꼭 짜 한 끼 분량씩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해두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아예 살짝 삶고 나서 말려도 좋다. 부피도 줄어들고 식감이 연해진다는 이유로 후자를 추천하는 이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월, 2016/10/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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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보장되며, 주 40시간 이하 노동시간을 지키고, 나의 적성에 맞거나 재미가 있으며, 일하는 사람 간에 화합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갖쳐줘 있고, 일하는 과정에서 나의 전문성과 숙련도가 증진되며, 그에 따라 임금도 상승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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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3/0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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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 2016서울환경영화제(5/6~12)와 함께 ‘지구의 날’ 페이스북 이벤트

 

○ 이벤트 1 : 참여(좋아요/댓글/공유)하면, 선물! (추첨)

○ 이벤트 2 : 댓글에 ‘지구를 살리는 나의 다짐’ 적으면, 선물! (우수작)

– 기간 : 4월 24일까지

– 발표 : 4월 25일

이벤트 바로가기2016 서울환경영화제

 

 

 

화, 2016/04/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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