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우근민도정 2주년 평가 논평
[120703]우근민도정2주년평가논평(제주환경연합).hwp
논 평
[민선5기 우근민 도정 출범 2주년(전반기)평가]
갈팡질팡 환경정책, 심화되는 자연환경 사유화
7대경관 선정에 퍼부은 돈으로 곶자왈공유화부터 제대로 했어야
남은 2년 동안 추진될 물ㆍ바람ㆍ바다의 사유화를 막아야
2012년 7월 1일로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이 출범한지 절반이 지났다. 그러나 미적대고 있는 해군기지 갈등해결 뿐 아니라 갈팡질팡하고 있는 각종 현안 사항과 정책 추진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도민들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우근민 도정이 보여온 환경 분야 정책들은 목표설정 부터 매우 잘못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우근민 도지사 후보가 제출한 5대 핵심 공약 중에서 환경보전 관련 공약은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당선 후 취임 전까지였던 도정 인수위원회 시기에는 나름대로 막개발 사업에 제동을 걸었기에 환경정책 전환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울창한 삼나무 숲을 베어내고 도로선형을 직선화할 예정이었던 ‘비자림로 도로구조 개선사업’과 수 백 억 원의 차익을 얻기 위해 곶자왈을 개발하려던 블랙나이트 골프장 조성사업 승인에 대해 연기요청을 한 것이다.
선거 직후 새로운 도지사의 도정 방향에 관심이 많았던 도민들에게 도정인수위원회의 이러한 결정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으며, 환경보전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짧았던 인수위 시기만큼, 도민들의 기대감도 그리 길게 가지 못하였다. 우근민 도정 출범 이후 추진했던 각종 환경 분야 관련 정책들이 도지사 스스로에 의해 삐걱대기 시작했다.
구시대의 개발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답습한 채 추진했던‘세계적 규모의 자연사박물관 건립사업’은 국비지원도 없는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인해 우근민 지사 임기 내 사업추진이 보류되었다.
신교통수단 도입의 경우, 용역 중간 보고서에서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도지사의 말 한마디로 용역기간이 5개월이나 연장된 끝에 최종 결과에서는 2개 노선이 경제성 및 사업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국비지원계획이 없어서 결국 보류되었다.
제주맥주사업 또한 연구용역 결과 제주도내 시장점유울이 70% 이상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려 실제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했다. 기존 맥주보다 비싼 프리미엄급 제주 맥주를 애향심에 기대어 도민들에게 대량으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은 방향설정 부터가 잘못되었다. 결국 법인설립을 위해 3차례에 걸쳐 사업자공모에 나섰지만, 도내 기업의 참여는 전무했으며, 국내의 대기업 또한 최종적으로 신청하지 않아, 제주도개발공사가 소량 생산하는 계획으로 변경되었다.
더욱이 겉으로는 환경보전을 위한 이벤트로 포장했지만, 사실상 해외관광마케팅 사업이었던‘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에 수 백 억 원의 혈세를 투입한 문제는 아직도 수많은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제주도를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으며, 2010년 세계지질공원을 인증한 UNESCO 또한 지구적으로 보전해야할 곳을 단지 7군데로 제한하여 선정하는 이벤트는 적절하지 않다며 ‘뉴세븐원더스재단’과 함께하기를 거부했다. 어디까지나 ‘세계7대자연경관선정’ 이벤트는 외국 한 민간단체의 자체적인 행사뿐인데도, 제주도정은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이라는 조직에 7대경관팀을 2개나 만들어 11명을 배치하여 업무를 담당시켰고, 행정전화비와 모금액을 합해 약 3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사용하였다.
오히려 수 백 억 원의 혈세를 외국의 한 민간단체의 영리활동을 위해 쏟아붓는 것보다는 재단 출범이후 매우 미진한 곶자왈공유화사업에 투입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360억 원을 모금해서 사유지 곶자왈을 매입해 보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아직도 초창기 모금한 10억 원 남짓에 머물고 있다. 또한 조천읍 선흘2리에 건립되고 있는 세계자연유산센터 건립비용의 70%는 지방비로 부담했고, 그마저 가용예산도 없어서 100억 원 정도를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러한 제주도의 현황을 알고 있다면, 우근민 도정의 7대경관 선정추진은 매우 잘못되었다는 것임 분명하게 드러난다.
좌초되는 환경 분야 정책이라든지, 국제 사기극이라는 비난을 들었던 7대자연경관 선정이벤트에 수 백 억 원을 쏟아 부은 사실은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현재 우근민 도정이 추진 중이 제주도 자연환경의 사유화는 도민들이 나서서 막아야 할 일이다.
지난 수 십 년간의 제주도 개발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은 공유지를 포함해 수많은 도민들의 토지가 외지인과 도외대자본에게 헐값에 팔렸다. 개발은 자연환경을 사유화하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토지를 넘어서, 물과 바람, 바다까지도 사유화되고 있다. 특히 우근민 도정 들어서 이러한 자연환경자산의 사유화는 심화되고 있다.
첫째, 지하수 증산 허가권자는 제주도지사이며, 허가권자와 사전교감 없이는 증산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근민 도정 출범 이후, 지하수를 먹는샘물로 상품화해 팔고 있는 한진그룹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지하수 증산 시도를 무려 3차례나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들의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 까지 끊임없이 지하수 증산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둘째, 제주도의 바람(풍력자원)은 지하수와 마찬가지로 공공자원으로 규정되었으며, 공공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이를 주도하기 위해 7월부터 ‘제주에너지공사’라는 지방에너지공기업도 설립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가 추진 중인 풍력정책은 겉으로는 공공적인 척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공자원인 풍력자원을 민간대자본에게 팔아넘기는 사유화 정책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해 350MW규모의 해상풍력발전개발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외부대자본과 체결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85MW내외 규모의 육상풍력발전지구 지정도 추진 중인데 이 또한 신청자가 전부 외부대자본이다.
셋째, 우근민 도정 들어서 추진되고 있는 탑동 2배 추가 매립계획은 사실상 민간자본에게 공공자원인 해양경관을 팔아먹는 행위다. 20여 년 전 매립된 탑동은 그 직후부터 해양에너지에 의해 월파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으며, 인사 사고로 까지 이어져 왔다. 그래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 한 후, 탑동매립지를 보호하기 위한 피해예방대책수립용역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우근민 도정 출범 이후 용역 내용이 단순 방파제 건설에서 추가매립으로 변경되었으며, 법정계획인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되었다. 최근에는 경제성을 이유로 매립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3배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개발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재해예방사업을 오히려 재난발생이 더 가중될 수 있는 추가매립으로 변경시키면서, 공유수면인 바다와 공공자원인 해양경관을 민간자본에 팔아넘기는 사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지난 2년 동안 우근민 도정은 지역사회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자산인 자연환경의 보전에 대해 무관심했고, 무능력했다. 오히려 공공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해야할 공공자원인 물, 바람, 바다를 사유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제주도내 골프장만 해도 20개나 늘었으며, 도로개발면적도 이에 비례해 증가했다. 이러한 과잉개발은 환경파괴를 더욱 가속화했으며, 재해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10년 전에 발표한 ‘선보전 후개발’ 구호를 10년이 지난 후에도 오늘날에도 똑같이 활용한 것을 보면, 우근민 도정의 환경인식 수준을 이해할 수 있다.
위와 같이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의 전반기를 평가해보면,
제주도감사위원회의 당산봉 급경사지
정비공사 조사결과는 제 식구 감싸기에 불과
“매입 토지 감정가 부풀리기, 불법건축물 묵인의혹 등 사실로 밝혀져”
“민관 유착의혹에 대한 규명부족, 사법기관 수사의뢰 필요”
“주요 문제 제기에 대한 뚜렷한 설명 없이 문제없음 결론, 재조사 해야”
절대보전지역을 파괴하고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논란을 빚었던 당산봉 급경사지 정비공사에 대한 제주도감사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특혜시비를 빚었던 매입 토지 감정가 부풀리기와 불법건축물 묵인 등에 대한 의혹제기는 사실로 밝혀졌다. 이번 사업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핵심적인 문제지적에 대해서는 ‘문제없음’으로 결론지었고, 토지주와 감정평가사, 관계공무원간의 유착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특별한 문제제기 없이 주의통보만 내리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논란을 낳고 있는 점은 매우 유감이다.
이번 조사청구의 핵심은 공사구역의 40%가 절대보전지역과 경관우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무참히 훼손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공사가 이뤄졌던 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 ▲편입토지의 감정가가 부풀려지고 불법건축물이 묵인되는 등 특정인에 대한 특혜가 있었다는 것 등 3가지다.
이에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주민 의견수렴이 미흡했던 부분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려 했던 의혹 모두에 대해 ‘문제없음’으로 결론 냈다. 행정절차에 부적절한 사항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결과는 들여다보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먼저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미흡하게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수렴 절차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감사위원회의 결론이다.
게다가 그나마 했다는 주민설명회도 2013년과 2014년 두 번에 불과한데 당시는 공사에 대한 직접적인 실시계획이나 도면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말 그대로 백지에 가까운 상태에서 정비공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정도의 설명회를 의견수렴의 자리로 충분하다고 제주도감사위원회는 판단한 것이다. 최근 각종 공사와 개발 사업에서 주민들에게 정보를 미흡하게 제공하고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아 심각한 갈등으로 비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감사위원회의 판단은 제주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회피의혹도 마찬가지다. 환경영향평가법에서는 도시지역(녹지지역)의 경우 사업계획 면적이 1만㎡ 이상인 경우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런데 감사위원회는 공사구역만을 대상으로 면적을 한정지어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유권해석이다. 1만4500㎡의 지역을 붕괴위험지역 D등급으로 지정해놓고 실제 공사는 경사면 정비공사 4002㎡와 낙석방지망 공사 1547㎡ 등 5549㎡이라는 이유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1만4500㎡를 붕괴위험지역으로 지정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항구와 맞닿은 절벽부분에 대한 공사가 다 이뤄진 것도 아니다. 아직 위험구간이 남아있음에도 앞으로 공사계획이 없으니 문제가 아니라는 해석 역시 비상식적이다. 만약 공사구간이 남은 위험구간까지 확대되면 전체공사규모는 8천㎡까지 넓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평가대상이 된다. 사업계획 면적이 대상 면적의 60% 이상인 개발사업 중 환경오염, 자연환경훼손 등으로 지역균형발전과 생활환경이 파괴될 우려가 있는 사업일 경우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정책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1만㎡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것이 당산봉의 환경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당연한 절차다. 하지만 이런 사항은 제주도감사위원회의 판단에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부분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편입 토지의 감정가가 부풀려진 문제와 불법 건축물에 대한 묵인 등이 확인되었고 이 과정에서 특정인이 상당한 특혜와 이익을 봤지만 이에 대한 조치사항은 주의가 전부다. 행정력과 도민세금이 낭비되는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감정가를 부풀리고 불법건축물을 묵인하는 과정에 토지주, 감정평가사, 관계공무원간의 유착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사법기관의 수사가 필요함에도 감사위원회는 이를 수사의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감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는 도민의 눈높이와 상식을 넘어선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결과물이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제주도감사위원회의 도정견제와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본연에 책임과 소명을 다하지 않음에 대한 직무태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하고 책임 있는 감사권한을 발휘하지 않는 감사위원회에 도민들은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따라서 당산봉 급경사지 정비공사 등에 대한 제대로 된 재조사와 동시에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진행해 사법적 판단과 처벌을 받도록 해야 마땅하다. 부디 도민의 권익과 공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감사위원회로써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끝.
2020. 2. 12.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반려 촉구 의견서 제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달 개최 예정인 제380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부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과 관련하여 시범지구 지정을 반려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주도의회에 오늘 제출했다.
우리단체는 탈핵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해상풍력발전사업의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이 과정에서 환경과 경관이 파괴되거나 생태계가 교란되는 일은 탈핵과 기후위기가 내세우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에너지전환과 환경보전 사이에 가능한 타협점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우리단체는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에 주민동의를 우선할 것 ▲해양환경조사 등을 통해 적정한 입지를 명확히 선정할 것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해상풍력발전사업 전반에 대한 타당성을 재검토할 것 ▲에너지절약 등 효율적인 에너지수요관리가 전제된 사업추진을 할 것 등 4가지 사항을 의견으로 전달했다.
위 의견을 토대로 우리단체는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의 추진에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은 어업활동 제한, 해양환경 및 경관훼손,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위협 등의 우려로 지역의 높은 반대여론이 형성되어 주민수용성이 미흡하고, 이에 더해 사업입지에 대한 해양환경, 생태계 및 경관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 또한 사업부지 주변의 기후환경 변화를 고려한 사업입지의 적절성도 재검토가 불가피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우리단체는 제주도의회에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반려할 것을 요청하고 제주도가 위 의견을 바탕으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향후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 시에도 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사업추진에 혼란과 갈등이 뒤따르지 않도록 제도개선에 힘써주실 것을 요청했다. 끝.
2020. 03. 09.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문상빈)
※ 의견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보도자료 파일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하천의 원형을 파괴하는
제주 하천정비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홍수 피해 방지를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주도의 하천정비 사업은 하천 파괴 문제로 오랫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이다. 육지부의 강과는 전혀 다른 지질․생태․경관․문화적 가치를 갖고 있는 제주의 하천 중 상당수가 그동안 하천정비사업 때문에 원형이 상당 부분 파괴되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일자 제주도는 친환경적 하천정비 지침을 오래전에 발표했지만, 여전히 기존 방식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최근의 한천 정비사업만 해도 그렇다.
제주시는 오라동사무소 부근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현대자동차 대리점까지 길이 약 400m가량의 구간의 한천에서 정비사업을 작년 여름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하고 있다(한천 오라 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한천 고호우안 1지구). 하지만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하천 양쪽에 석축을 쌓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한천 고유의 모습이 파괴되고 있다. 이 구간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천은 하천정비 기본계획에 의해서 공사구간을 쪼개기를 하는 정비공사 방식을 하면서 원형이 많이 훼손됐다.
한천(漢川)은 이름 그대로 무수천과 더불어 산북 지역에서 가장 큰 하천으로서 옛 지도에도 대천(大川)이라 표기되어 있다.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서 발원하여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하천으로서 크면서도 경관과 생태계가 훌륭한 하천이다. 현재 정비공사 현장에서 남쪽으로 거슬러 올라간 오등동 마을 남쪽에는 경승지로 유명한 방선문이 있다.
방선문뿐만 아니라 방선문의 아래쪽, 즉 현 공사 부지에서 상류쪽으로 약 1Km도 안되는 곳(KBS 제주총국 부근)부터도 한라산 국립공원 안 한천 최상류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생태계와 경관이 훌륭하다. 기암괴석과 물이 풍부한 소(沼)들이 곳곳에 있고 하천변에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원앙이 대규모로 날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라산에서부터 발원하여 이곳으로까지 이어져 오던 한천의 아름다운 경관이 하류 부근에 이르러서는 하천정비 사업에 의해 상실되어 버리는 것이다.
제주도 당국은 하천정비 공사로 하천의 원형이 훼손되는 것이 논란이 되자 2005년 8월에 ‘자연 친화적 하천정비사업 추진 방침’을 발표하였다. 이 방침의 내용에는 1) 자연 친화적인 하천정비로 전환 2) 생태계․경관 훼손 최소화 3) 하천정비계획 수립 시, 지역 특성을 살리고 설계 시 전문가와 지역주민 의견수렴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15년이 넘은 지금, 이 지침은 유명무실화되었다. 사실상, 말만 남은 자연 친화적 하천정비 방침인 셈이다. 행정에서는 예전처럼 하상(河床, 하천의 바닥)을 건드리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석축을 쌓기 위해서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제주 하천 고유의 모습이 속수무책으로 파괴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하천정비는 현재까지 제주 하천 파괴의 가장 큰 주범이다. 그것도 행정당국에서 하는 것이란 점에서 문제가 더 크다. 하천정비사업에는 수해상습지 개선, 재해위험지구 정비, 배수 개선 사업, 하도 준설, 소하천 정비사업 등이 있다. 대부분 홍수 예방을 위한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홍수피해 근거나 자료는 너무나 희박하다. 그동안 많은 하천정비사업이 몇몇 홍수피해 민원을 근거로 수십억, 수백억 원의 공사를 벌이는게 과연 타당한지 이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제주환경연합에서도 제주시당국에 현재 공사중인 한천 정비의 근거인 홍수피해 민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하였지만, 구체적인 사실 제시 없이 ‘태풍 시 인근 지역주민 등 유선을 통한 민원접수’라고만 간단하게 답변하는 데 그쳤다.
더욱이 육지부와는 전혀 다른 제주도 건천의 아름다운 지형과 생태계를 훼손하면서까지 하천정비 사업을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사실상 공사를 위한 공사, 토건 자본을 위한 토건 공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제주도 하천정비 공사 방식 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옹벽 및 석축 건설은 오히려 유속을 증가시키고 세굴(주로 물흐름이나 파랑에 의해 해안, 하상, 제방, 해저 또는 전환 수로의 바닥이 침식되는 현상) 시에 급격히 붕괴하여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소(沼)와 기암괴석을 훼손하고 하천에 사는 수많은 생물의 이동 통로를 차단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현재 하천정비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수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수십만 년간 제주의 하천은 수많은 홍수를 감당하면서 그에 적응해왔다. 그 굴곡진 시간이 지금 제주 하천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침수피해가 되는 곳들 중에는 하천에 바짝 근접하여 지은 농경지라든가 건물도 많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천 정비공사는 올해 4월이면 완료되지만, 문제는 앞으로도 다른 구간에서의 한천 정비공사는 쪼개기 방식으로 계속될 거라는 점이다. 현재 사업 구간의 하류인 동산교(제주시외버스터미널) 아래 부근 한천도 당장은 아니지만, 하천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된 상태이다. 제주시 당국은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예산만 확보되면 이곳 하천정비공사도 그대로 진행될 거라고 예상된다.
문제는 이곳이 ‘동산물’이라는 큰 용천수가 나는 곳이라는 점이다. 언뜻 보면 큰 소(沼)로 보이지만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용천수가 솟아올라 생긴 소이다. 이 용천수는 옛날 도민들이 성안(제주 성내)으로 오고 갈 때 쉬면서 목을 축였던 곳이며 주민들의 식수로 쓰였던 산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이곳에 대한 하천정비 공사가 시작되면 동산물도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근거가 희박한 홍수피해를 근거로 이처럼 제주 하천의 소중한 자연유산, 문화유산을 없애도 되는지 묻고 싶다. 백번 양보하여 지속적인 침수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하천정비를 하며 하천 원형을 훼손할 것이 아니라 침수피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오히려 비용측면에서는 하천정비보다 훨씬 낫다.
그러므로 제주도 당국은 현재 하천정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홍수피해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하천정비 예산은 삭감하고 실제 꼭 필요한 곳에 돈이 쓰여야 한다. 그래도 만약 꼭 하천정비를 해야 하는 곳이 있다면 제주도의 하천 특성에 맞는 하천정비지침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육지부의 ‘강’에 적용하는 하천정비 공법을, 육지부와는 전혀 다른 제주의 ‘건천’에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문제를 낳았기 때문이다. 15년 전, 사실상 사문화된 ‘자연 친화적 하천정비사업 추진 방침’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2021.2.3.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김민선․문상빈)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0주기 맞아 탈핵 피켓시위 진행
어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0주기를 앞두고 전국에서 탈핵의 목소리를 알리는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가 진행됐다. 제주지역에서는 제주탈핵도민행동 참여단체들이 제주시청 상징탑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시위는 최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또 다시 대형지진이 발생하며 이에 따른 핵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핵발전소의 사고위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월성핵발전소 삼중수소 유출사태, 핵발전소 삼중수소 폭발위험 은폐논란, 신한울 3, 4호기 발전사업 허가연장, 노후핵발전소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시도 등이 계속되며 핵발전 자체의 안전성 문제는 물론 핵발전 확대기조가 지난정권과 다르지 않게 유지되고 있다는 비판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공약을 내세우며 출범했지만 탈핵공약은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인 것이다. 이번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는 이러한 문제를 시민사회에 다시금 환기시키기 위해 진행되었다.
이번 제주지역에서 진행된 탈핵 피켓시위에 대해 제주탈핵도민행동 김정도 국장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도 추가 사고의 우려와 공포, 위험성은 여전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중대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삼중수소 유출사태와 삼중수소 폭발위험 은폐문제 등이 이를 반증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핵발전 자체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탈핵에 대한 필요성을 도민사회에 알리기 위해 이번 피켓시위를 조직했다’고 밝혔다.
제주탈핵도민행동은 앞으로도 핵발전의 문제를 도민사회에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아래 오는 3월 11일 후쿠시마 10주기에도 제주시청 상징탑에서 오전1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탈핵의 필요성을 도민사회에 알리기 위한 피켓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끝.
2021. 02. 26.
제주탈핵도민행동
제 주 탈 핵 도 민 행 동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제주도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한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상 가나다순, 12개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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