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과 석면위험
‘죽음의 먼지’로 뒤덮인 한강…”이건 정부가 아니다” 글 : 안종주(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논평] 안일한 기후위기 대응을 드러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지난 12월 28일 확정‧공고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에서 2030년(10년 후) 석탄 발전량 비중(연간)이 2019년 대비 6.2% 줄어든 34.2%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본계획 서두에 ‘미세먼지·온실가스 문제 대응을 위해 석탄발전을 과감하게 감축’을 기본방향이라고 밝혔는데 영국과 비교하면 얼마나 보잘것없는 수치인지 알 수 있다. 영국은 2012년 40%였던 석탄발전 비중을 8년 만에 2% 이하로 축소하면서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31.7%를 감축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온실가스는 26.8%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석탄발전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배출원이다. 2017년 기준 석탄발전은 총 배출량의 27%를 차지했다. 인천의 상황은 더 심하다. 인천은 온실가스 배출이 2005년 대비 62.8% 증가했는데 이유는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국내 3위, 세계 7위 규모의 석탄발전소 때문이다. 2004년 1, 2호기를 시작으로 2008년 3, 4호기, 2014년 5, 6호기를 준공하여 총 설비용량이 5,080MW가 된 영흥 석탄발전소는 인천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45% 이상 차지한다. 지구온난화 1.5℃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 이상 줄어야 하는 상황에서 석탄발전 조기 퇴출 없이 기후위기 대응은 요원하다. 국제 기후변화 싱크탱크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는 UN IPCC의 [1.5℃ 특별보고서]를 분석하여 한국의 석탄발전 전면 퇴출 시기가 적어도 2029년은 되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신규 석탄발전 7기와 석탄발전 수명 30년을 그대로 고수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2025년까지 약 73조 원이 투자되는 한국판 그린뉴딜이 회색뉴딜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없는 그린뉴딜은 결국 온실가스 주범인 석탄발전을 대체하기에 충분한 재원을 가지고도 기존 회색 성장 정책을 ‘그린’으로 포장하고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처럼 국민들을 현혹했다. 인천시는 시민들의 요구인 ‘203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총 6기) 조기 폐쇄’의 절반도 안 되는 1, 2호기 조기 폐쇄를 산업부에 건의했으나 산업부는 이마저도 외면했다. 인천시는 수도권에서 가장 큰 기후위기 피해가 우려된다. 그린피스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및 이상 기후 현상으로 2030년 인천시민 40만 명이 침수 직접 피해를 입고 인천공항을 비롯한 항만, 화력 발전소, 제철소 등 여러 산업 시설이 침수되어 기능이 마비되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인천시 총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이다. 먼저 인천시민이 선출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11명) 김교흥, 맹성규, 박찬대, 송영길, 신동근, 유동수, 윤관석, 이성만, 정일영, 홍영표, 허종식, 국민의힘(1명) 배준영, 정의당(1명) 배진교, 무소속(1명) 윤상현 이상 14명은 인천의 2030년 탈석탄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 국회에 발의된 ‘에너지전환지원법’,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사회 이행 기본법’ 통과에 열을 올려야 한다. 또한 유연탄 개별소비세를 산업부가 발표한(2019년 3월) 미세먼지 환경비용(84.8원/kg) 만큼 인상하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서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을 현행 10%에서 50% 이상 높이고 연료별로 나눠 각각 정한 벤치마크의 기준을 단일화해 LNG와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인천시와 인천시의회는 2030년 탈석탄 선언과 함께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환경기준의 설정) 제3항과 대기환경보전법 제16조(배출허용기준) 제3항에 따라 석탄발전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조례를 통해 강화하고 기준에 온실가스(CO2) 배출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CO2 배출허용기준 1kWh 당 450g 이하) 또한 탈석탄동맹(PPCA)에 먼저 가입한 서울시와 경기도와 협력하여 탈석탄을 위한 서울시와 경기도의 전력 자립률 상향, 대정부 건의 및 압박 등 함께 힘써야 한다. 2021. 01. 05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 ◯ 인천환경운동연합은 <탄소 사회의 종말 The End of Carbon Society> 저자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를 모시고 3월 16일 화요일 늦은 3시 2021 기후위기 특강 세번째 ‘코로나, 기후위기 그리고 인권’ 강의를 시민들과 함께 듣기 위해 마련했다. ◯ 특강은 줌(Zoom)과 인천환경운동연합 유튜브 채널로 동시에 진행된다. 줌으로 강사와 소통하며 참여 원하는 시민들은 다음 링크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https://forms.gle/JYUHfX4hrcRUNipQ7 ◯ 조효제 교수는 책을 통해 ‘탄소 사회’를 두 가지 차원에서 규정한다. “우선 탄소 사회란 탄소 자본주의의 논리와 작동방식을 깊이 내면화한 고탄소 사회체제를 뜻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탄소 사회는 생산, 소비, 그리고 인간의 내밀한 의식까지 지배하는 달콤한 중독의 체제다. 다른 한편으로, 탄소 사회란 탄소 자본주의에서 파생된 불평등이 전 지구적으로 그리고 한 나라 내에서 깊이 뿌리내린 사회 현실을 뜻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탄소 사회는 팍팍한 고통의 체제다. 달콤한 중독과 팍팍한 고통, 이러한 이중적 탄소 사회와 단절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기후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인권은 그런 길을 찾을 수 있는 렌즈를 제공한다.” ◯ 또한 조효제 교수는 기후위기가 인간화 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위기로 정의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해야만 돌아가는 시스템 내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에게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선택권 자체가 처음부터 주어져 있지 않다. 그런데도 기후변화에 관한 주류 담론에서는 전문가들이 제시한 처방을 따르기만 하면 기후를 안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담론은 문제해결과 경영관리적인 시각이 두드러져 보이는 단선적 접근이며, 일종의 ‘탈정치적’ 기술관료적 해법이다. 개인이 저탄소 생활양식을 실천할 수 있으려면 현재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체 사회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사회시스템으로 부터 가장 큰 혜택을 보면서 부와 영향력을 누리는 기업, 산업계, 기득권 세력, 이해집단이 그러한 변화를 쉽게 용인할 리 없다. 그러므로 기후문제의 본질이 온실가스의 농도라기보다, 자연환경을 불평등하게 이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사회적, 정치적 갈등인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현재의 과학적 프레임에서는 그러한 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는 사회변혁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고, 온실가스를 물리적으로 줄이는 것만 강조한다.” ◯ 한편 조효제 교수는 책을 읽었으면 하는 독자를 나열했다. 해당되는 독자는 이번 특강이 크게 도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어주시면 좋겠다고 희망하는 독자층이 있다. 환경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환경의식과 실천이 철저하지 못한 사람, 기후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지만 과학 정보나 수치를 접해도 현실감이 들지 않는 사람, 기후위기를 어떤 과점에서 봐야 할지 혼란스러운 사람, 팬더믹과 기후변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한 사람, 대책 없는 불안과 막연한 낙관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사람, 기후위기를 사회와 정치이 문제로 바라보고 싶은데 적절한 안내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 단선적인 종말론이나 파멸의 경고를 넘어 위기의 본질을 지성적으로 파악하고 싶은 사람, 단선적인 종말론이나 파멸의 경고를 넘어 위기의 본질을 지성적으로 파악하고 싶은 사람, 주변 사람들과 기후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어도 분위기 깬다는 말을 들을까 봐 조심스러운 사람, 어떤 행동이라도 해야겠는데 작은 개인으로서 무력감이 드는 사람…” 2021년 3월 14일 인천환경운동연합 2021년 4월 14일 오전11시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종로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인천 송도 국제도시 아파트에 석면 조경석 사용 확인’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인천환경운동연합 심형진 공동대표는 “국제도시이자 스마트시티라고 자랑하는 곳에서 발생한 일이라 더 충격적입니다. 국제적이라고 하고 스마트하다는 것은 기계와 기술의 발전보다는 시민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면서 지구에 부담을 주지 않는 도시일 때 비로소 그 첫걸음을 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것이 결여되어서는 아무리 화려하고 첨단 기술을 갖췄다고 해도 모래 위의 성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천시는 전수 조사를 통해 더 이상 시민의 안전과 건강이 위협 받지 않는 도시를 만드는데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따라서 인천시는 일차적으로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부터 시작해서 인천 전지역의 아파트 그리고 인천 전역의 공원 및 조경석에 대한 유해물질 사용금지와 이에 대한 준공검사 강화도 필요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인천 송도 국제도시 아파트에 석면 조경석 사용 -10개 현장시료 모두에서 트레모라이트석면 검출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보건센터, 석면추방운동본부는 시민의 제보를 받아 2012년 분양된 인천 송도 P아파트에 조경석으로 석면재가 사용된 것을 확인하였다. 트레모라이트 석면이 조경석에서 나온 것이다. 수 천 세대 주민들이 매일 오고가며 곳곳에 아이들 놀이터가 있는 P아파트와 정원에 141개의 석면이 의심되는 조경석이 발견된 것이다. 조경석이 풍화 되면서 석면부위가 부서져 주변이 석면으로 오염 되었을 것이다. 2010년 전국 210곳에 석면석재가 공급돼 큰 사회문제가 되었던 충북 제천의 석면폐광 인근 채석장의 석면조경석이 2013년 10월 준공된 인천 송도 P아파트에 불법 유통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인천 전 지역에서 석면을 조경석으로 사용한 조경회사와 연결된 아파트가 계속 지어지고 있다. 또한, 이 조경회사가 이 브랜드의 아파트만 조경을 시공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2012년 4월 29일 시행된 석면안전관리법에 의하면 조경석 표면에서 석면이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되어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석면은 악성 암인 중피종암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건축재 등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이는 단지 한 아파트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시민의 건강을 위해 시급한 일은 당시 조경을 시공한 회사를 찾아내고 이들이 시공한 아파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석면재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가 지금도 여전히 석면 암석을 생산하고 있으므로 아파트 조경석이나 공원 조경석으로 계속 공급될 것이다. 따라서 인천 전 지역의 아파트 및 공원의 조경석에 대해 전수 조사를 통해 석면석 사용여부를 밝혀내야 한다. 인천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조금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제도는 갖췄지만, 불법현장 방치해 주민들 석면위험에 노출시키는 환경부와 인천시, 그리고 각 지자체는 하루속히 석면 조경재 실태파악 및 처리를 위한 대책팀을 구성하고 활동을 개시하라. 인천환경운동연합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옥희 (010-5271-0631) (사진출처 – 환경보건시민센터) 첨부 2 : 4월 14일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석면_환경보건시민센터 보고서 <석면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인천시는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에 적극적으로 입장 밝히고 대응해야 한다 □ 지난 4월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발표한 이후,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 각계 각층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 일본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023년부터 약 3~40년 동안 방사성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에 버려집니다. 그러나 이 오염수의 72%에는 여전히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으며, 삼중수소는 제거할 수 없습니다. □ 이러한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는 해양 생태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입니다. 한 번 방류된 오염수는 회수될 수 없으며, 방사성 물질이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 또한, 오염수 해양 방류는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어민들과 상인 등 수산업계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것입니다. 특히, 태평양의 어획량은 전 세계 수산업의 58.2%에 달할 정도로 크고 넓은 바다입니다. 생명의 보고이자 삶의 터전인 태평양에 방사성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그 피해는 현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전가될 것입니다. □ 이에 따라, 환경운동연합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환경운동연합 2차 전국 행동>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4월 28일 1차 전국 행동에 이어 5월 12일 오전 11시 전국 12곳에서 공동행동을 진행했으며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에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에 쓰러진 인천시 깃대종, 저어새’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 인천환경운동연합 박병상 공동대표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인천 앞바다는 방사성 오염수가 들어올 경우, 빠져나가지 못하고 갯벌에 누적될 우려가 있다”며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일본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대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발언하는 인천환경운동연합 박병상 공동대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에 휘청이는 인천시 깃대종, 저어새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에 쓰러진 인천시 깃대종, 저어새
[안종주의 '위험사회'] 4대강 사업과 석면 위험
이 지역 몇몇 언론인을 포함한 우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회원은 놀라움 속에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바위 틈 곳곳에 석면이 잠자고 있음을 눈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샘플을 채취했다. 채석장 바위산 곳곳에는 폭약이 들어갈 만한 구멍이 나 있었다. 이로 미루어 바위를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폭약으로 부수고 바위 덩어리가 쪼개져 나오면 적절한 크기의 바위를 포클레인 등으로 골라 담아 한 편에 쌓아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위 곳곳에는 하얀 띠나 푸르스름한 띠가 있었다. 들은 이야기로는 바위가 특이한 모양이어서 조경석으로 많이 팔려나간다고 한다. 조경석으로 팔기 힘든 잡석은 대형 분쇄기(mill)에다 집어넣고 잘게 갈은 뒤 도로 포장용 등으로 팔려나간다고 한다. 실제 분쇄기를 가동하는 광경은 보지 못했지만 분쇄기 규모를 보니 어떠했을지 상상이 갔다.
잠자고 있는 시한폭탄의 뇌관을 인간이 터트린 것이다. 잡석 속에 들어있는 석면은 미세한 가루가 되어 공기 중으로 풀풀 날렸을 것이며 인근 농토나 마을, 학교, 도로 등을 발암 물질로 오염시켰을 것이다. 물론 공사하는 인부는 바위 속에 잠자고 있던 하얀 띠가 석면인지, 1급 발암 물질인지, 시한폭탄인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러니 각종 장비를 다루면서도 평상복을 입은 채로 마스크는 특수 방진 마스크가 아니라 일반 마스크조자 착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이런 위험천만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느 누구의 제제나 간섭 없이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실제 주변이 석면 가루로 어느 정도 오염된 것인지를 알아보아야 했다. 반경 몇 킬로미터 안의 토양 샘플을 수십 개 채취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근 수산초·중학교 운동장 흙과 학교 화단에 사용된 바위 틈 속에 들어있는 석면으로 보이는 부분을 채취했다.
며칠 뒤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예상대로 거의 모든 토양 샘플과 바위 샘플에서 석면이 나왔다. 주로 투각섬석석면(트레몰라이트석면)이었고 일부에서 이와 같은 각섬석 계열의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독성이 강한 종류였다. 한국에서 캐낸 투각섬석석면의 독성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은 한 외국 저명학자의 연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2월10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있는 환경운동연합 앞마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은 이를 앞 다퉈 세상에 알렸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그 뒤에도 몇 차례 이 일대를 추가 조사 또는 정밀 조사를 했다. 3월 31일에는 충북도청을 찾아가 이 지역 언론인과 기자회견을 했다. 정무부지사도 만났다. 제천 지역의 석면 문제 심각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충북도청과 제천시의 관심은 2010년 10월 제천에서 열리는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대회에 쏠려 있었다. 주민의 건강이나 환경은 뒷전이었다. 청풍명월의 고장이며 장수 지역으로 잘 알려진 제천에 발암 물질인 석면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이곳의 땅값이 떨어지고 농·축산물이 팔리지 않으며 휴양지로 알고 찾아오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다는 것이다.
정무부지사는 조용히 해결하겠으니 언론에 떠드는 것만은 삼가달라고 했다. 석면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필자가 2008년에 펴낸 <침묵의 살인자 석면>을 읽어보았느냐고 물어보니 그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가 무슨 공부를 한 것인지 의심이 갔다. 공무원들이 이런 자세를 가지고 일한다면 석면 대책은 불 보듯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기우는 곧 현실로 나타났다.
몇 달 뒤 현지에서 전해온 이야기는 어찌된 영문인지 문제의 채석장이 다시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발암 물질 덩어리인 채석장이 다시 가동을 하다니. 이를 알아보니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의 문제 제기 후 제천시가 채석장 가동 중지 명령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채석장 쪽이 시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냈고 석연찮은 이유로 시가 패소해 다시 가동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당시 필자가 제천시와 충북도청 관계자에게 채석장 가동을 영구히 중지시킬 수 있는 간단한 방안을 설명하고 이를 실행할 것을 조언했으나 그냥 흘려버리고 만 것이었다. 채석장을 다시 가동한다고 하니 인근 수산초·중학교의 석면 오염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당시 정부 쪽에 석면 먼지를 날리는 채석장 폐쇄와 학교 오염 정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에서 누누이 강조했지만 정부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 대학 교수 팀에 긴급 연구 용역을 준 뒤 그냥 인조 잔디만 운동장에 깔고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식으로 처리하고 말았다.
기름이 새어나와 토양이 오염된 것을 기름이 새는 곳은 막지 않고 오염된 토양만 다른 것으로 덮은 격이었다. 눈감고 아웅 하는 식이었다. 석면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 정말 부끄러움을 느낀다. 지역 공무원이나 학교 관계자는 석면의 특성과 위험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지 못해 그런 행동이나 말을 한다지만 이른바 석면 전문가로 자칭하는 이들조차 이런 임시방편 해법을 내놓았다니 말이다.
▲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전곡리 옛 석면 광산 인근 채석장 모습. 포클레인이 석면 먼지를 포함한 먼지를 가득 날리며 작업을 하고 있다. .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전곡리 옛 석면 광산 인근 채석장에서 나온 석면 석재를 사용해 한강 살리기 15공구(제천 지구) 옥순봉 지구 생태 하천을 조성 중인 모습.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제천의 석면 문제는 그 뒤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말 많고 탈 많은 4대강 사업에서 엉뚱하게 석면 문제가 터져 나왔다. 죽어가는 4대강을 살리기 위해 벌인다는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죽음의 먼지’ ‘침묵의 살인자’ ‘조용한 시한폭탄’ 등 가장 악명 높은 별명을 지닌 석면이 가득 들어 있는 바위를 마구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말 기가 막히는 일이다. 석면 바위가 강을 살리는데 특효약이라도 된다고 생각한 것인가.
수산면 전곡리 채석장은 2009년에 제천시와 충청북도를 여러 차례 떠들썩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온 석재에 석면이 들어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변명하고 싶어도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그러지 못할 것이다. 석면이 그렇게 위험한 물질인줄 잘 몰랐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4대강 사업, 더 정확하게는 4대강 사업 한강 살리기 15공구(제천시 수산면 수산리 24번지) 현장과 남한강 본류 한강 살리기 8공구(충주2지구, 충주시 금가면) 현장에 문제의 전곡리 채석장에서 나온 석면 바위를 사용한 사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알면서도 돈에 눈이 멀어 이런 짓을 했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반대의 물결이 높아지기 전에 빨리빨리 4대강 사업을 진행하라는 지엄한 곳의 엄명에 앞뒤 재지 않고 마구잡이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0일과 12~14일 4대강 공사 현장을 살펴본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및 환경운동연합 회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현장의 작업자는 석면 먼지를 막을 수 있는 특수 방진 마스크는 물론이고 일반 간이 마스크조차 없이 일하고 있었다. 석면 노출은 지금 당장은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문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곳을 찾는 일반 시민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곳은 상수원 지역이어서 이대로 방치할 경우 2000만 수도권 주민들이 석면으로 오염된 물을 마실 수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도 상수원인 오대호가 석면에 오염돼 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으며 결국 미국은 음용수(먹는 물)에 일정 농도 이상의 석면이 들어있을 경우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있다. 석면이 석면폐, 악성중피종, 폐암 등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과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일반 상식처럼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서도 각종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이런 사실을 환경부나 환경청에서는 잘 알고 있으며 충북도나 제천시에서도 이미 1년 여 전에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가 제기한 석면 문제로 지역사회 전체가 시끌시끌했으므로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런 황당한 결과를 보고 있노라면 공무원들이 과연 국민이 낸 세금으로 녹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최근 <남자의 자격>이란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자로서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4대강을 살린답시고 하는 공사에서 4대강을 죽음의 물질로 뒤덮는 일을 보고 ‘공무원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내가 낸 세금이 아깝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민간 업체는 물론이고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조사를 해 결과에 걸맞은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관과 적당한 관계를 맺으며 적당히 자문과 용역을 하는 그런 석면 전문가 말고 입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석면 전문가들과 소통해 더는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대강 사업에 석면 골재를 다량 사용한 사건을 제천이나 충주, 충북의 문제로 한정하려 한다면 이는 또 다른 시한폭탄을 장착하는 행위이다. 석면은 충북 제천뿐만 아니라 강원도, 경기도, 충남, 경북 등 우리나라 곳곳의 바위와 토양 속에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석면 분포 지질도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또 자연 발생 석면을 관리하는 ‘석면안전관리법’(가칭)이 제정되기 전이라도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4대강 사업에 쓰인 석면 석재로 인한 상수원 오염은 이를 마시는 주민들의 석면 질환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할 전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조사 분석이나 영향 예측에서 그런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석면이 전혀 없는 석재가 대한민국에 널려 있는데 일부러 석면이 들어간 석재를 사용해 석면에 오염된 물을 국민에게 먹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 4대강 사업의 하나인 한강 살리기 공사 현장에 사용된 석재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뾰족한 바늘 모양의 투각섬석석면이 다량 검출됐다. 이 석면은 석면 가운데에서도 매우 독성이 강한 종류로 꼽힌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필자는 1988년 펴낸 우리나라 최초의 석면 책 <석면 공해, 조용한 시한폭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제 우리는 눈앞에 벌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벌어지고 있으면서도 무지 때문에 깨닫지 못했던 문제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석면 공해 문제가 바로 우리들의 이러한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무지 때문에 나 자신과 이웃이 죽어가고 있는 것도 큰 죄악이지만 그것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큰 죄악이다.”
이미 우리는 죄악을 저질렀다. 1988년에 이런 경고를 했음에도 책임 있는 공무원들은 내몰라 했다. 이 말을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었더라면 4대강 사업에 석면 석재를 사용하는 일은 애초부터 없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이 말을 뼛속 깊이 담아 실천하는 것만이 그동안 저지른 무지와 알고도 방치하거나 해결하지 못한 죗값을 치르는 길이다.
4대강 사업에 석면 석재를 사용하다 들통 난 사건은 실제 석면으로 인한 질환 위험보다는 위험불감증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에게 내리는 준엄한 경고이다.
담당 : 최예용
이글은 2010년7월14일자 프레시안에 실렸습니다.
글쓴이 안종주는 보건학박사로 한겨레신문 보건전문기자출신으로 ‘석면공해’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자문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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