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도롱뇽] 2019 양서류 산란철 집중 모니터링: 일몰제로부터 양서류를 지키자!
지난 6월 24일, 신사동 가로수길을 다시 찾았습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실태를 알고 나서 벌써 4번째로 실시하는 모니터링입니다.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나와 걸어가는 길
가로수길 은행나무보다는 상태가 괜찮아 보입니다.

가로수길에 들어서니 보도에 깔린 아스팔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색한 모습이지만, 올해 10월 31일까지 진행되는
‘가로수길 보행환경 및 야간경관 개선 공사’가 이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보행환경 개선 공사의 결과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번 공사가 끝나면 신사동 가로수길의 보행환경도
꽤나 편안해질 겁니다. 넓어질테니까요.
그러나 보행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은 단순히 도로만 넓히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행환경, 조금 더 넓게 ‘가로환경’이라는 것은
도로의 폭, 가로 풍경과 그늘, 소음 차단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려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일까요?
일상적으로 이용하던 도로의 통행이 불편해진 보행자일까요?
저는 아마도 가로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사진을 보세요.
아스팔트 포장은 나무뿌리를 뒤덮었고 드러난 뿌리는 절단된 것 같습니다.

사업을 감독하는 사람들의 전문성 부족과
경제성, 편의성에 가중된 작업 우선순위가
가로수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나무들이 쓰러질 위험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베어집니다.
그리고 이 나무엔 수피가 손상된 흔적이 많이 보이네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6월 16일 진행된,
‘건강한 도시숲을 위한 가로수 가지치기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발제한
이홍우 아보리스트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가로수들이 위험목이 되는데는
크게 4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과도한 가지치기’와 ‘뿌리 손상’, ‘수피 손상’과 ‘근관 매몰’인데요.
신사동 가로수길의 가로수 대부분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었습니다.

푸릇푸릇 한 은행나무 잎사귀가 뿌리에서부터 올라와 있습니다.

마치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과도한 가지치기로 전봇대 같은 나무들을 만들더니
관리도 전봇대처럼 하는 것 같지 않나요?
땅만 봐서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4가지 위험목을 만드는 요인은 나무의 방어 체계를 무너뜨립니다.

또한 나무를 썩게 만들고, 속이 텅 비게 만들어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상태로 만들어버립니다.
잘못된 관리로 인해 위험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제 한 나무에 공동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나무 아래쪽으로 구멍이 뚫려있고, 안에는 햄버거 포장지가 박혀있네요.

속이 텅 비어있는 모습입니다.
겉 부분의 약한 껍질이 깨지며 텅 빈 내부가 드러났네요.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더 이런 상황에 노출되어 있을까요?

앞서도 말했듯 보행환경이라는 것은
단순히 보도 폭을 넓힌다고 개선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행환경을 개선한다면서 보행친화 인프라를 훼손하고
나무들을 병들고 죽게 만들면, 과연 보행환경이 개선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가로수길 가로수가 처한 상황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보행환경 개선 공사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성과 작업 편의를 우선으로 하며
나무를 배려하지 않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보행환경 개선 공사는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도를 줄이고 보도를 넓히기에 ‘도로 다이어트’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보도가 넓어지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일입니다.
생태환경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또 문화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많습니다.
다만 이런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며
보행친화 인프라인 가로수를 훼손하는 현실이
우리의 보행환경에 결국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지금부터 바꿔나가야 합니다.
지난 5월 20일 서울환경연합으로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인왕산로 아까시 나무들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가지치기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얘기를 듣고 나니 지난번의 그 ‘건강한 생태 숲 만들기’ 사업이 떠올랐습니다.
인왕산로에서 그 많은 나무들을 베어내더니, 이번에는 또다시 벌목 수준의 가지치기가 자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적을 채우기 위해 엄한 나무를 베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 섞인 마음으로 서둘러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현장에 올라가 마주한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종로구청에 가지치기를 의뢰받은 업체 직원들이 크레인에 올라 전기톱으로 나무들을 베어내고 있었고, 베어진 나무토막들은 한곳에 모아두고 다음 나무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따라오는 트럭에 담아가는 방식으로 작업이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현장 작업팀에게 ‘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눈 대중으로 잘라야 할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를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눈 대중으로 즉흥적으로 가지치기할 나무를 고르던 그는 “△ 사장에 비하면 자신은 강하게 하는 편”이라고 하더군요.
그는 멀쩡해 보이는 나무를 절반 이상 잘라내기도 하고, 도로에서 먼 쪽에 있는 나무를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아마 키 때문이었을 겁니다. 키가 큰 나무가 쓰러지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겠죠? 우리 사회가 나무를 대하는 수준에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건강하게 잘 관리된 나무는 키가 커도 비바람에 쉽사리 넘어지지 않습니다. 나무를 올바르게 관리하여 건강한 숲 생태계가 자리 잡게 해주지는 못하고, 기존에 하던 방식을 계속해 답습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려니 그 사장은 “환경단체가 따라다니면서 이래라저래라 하면 일하는 데 골 아프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빨리 잘라야 할 나무를 고르고, 얼마를 자를지를 정하는 방식에 안타까움을 느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인왕산로를 모두 훑고 마지막으로 은사시 나무를 자르려고 하던 차에 이 나무만은 자르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은사시나무 한 그루만은 지킬 수 있었습니다.

서울의 나무들이 공통적으로 처한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이제는 나무의 권리와 존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나무, 그중에서도 가로수는 우리들의 삶과 굉장히 가깝게 자리한 생활권의 그린인프라가 되었습니다. 이들과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서대문구 안산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산자락 너머로 빼곡하게 개발된 도심이 보인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상업구역으로 또 주거구역으로 각각의 용도에 맞춰 빼곡하게 개발된 오늘날의 도시를 보면 사람이 어떻게 사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울시 그린벨트 현황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에 1970년대 초반, 도심의 과밀화가 시작될 때 정부는 도심지의 환경을 보전하고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방지하기 위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지정하였는데요. 1971년 최초 지정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되어온 개발제한구역은 1990년대에 들어서 점점 해제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1999년부터 2019년까지 해제된 그린벨트는 1,560km2에 달하는데요. 이는 서울시면적(605km2)의 약 2.5배, 일반적인 축구장 면적(7,140m2)의 22만 배에 달합니다.

강남구 세곡동 그린벨트 내 농경지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린벨트 해제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가장 이슈가 되는 곳은 역시 수도권 지역입니다. 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도 타 지방과 마찬가지로 임상이 양호한 임야이거나 농경지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기존에 조성된 도심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주변의 대지에 비해 지가가 월등히 저렴하니 개발 시 사업성도 높아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지요.

은평 뉴타운 토지이용계획도
©서울시
이런 그린벨트 해제의 명분은 언제나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위례 신도시 지도
©김태년 의원실
그러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마련한 부동산 대책은 단 한차례도 성공으로 마무리된 적이 없습니다.

그린벨트는 보존하되 태릉 골프장 활용 등 대안을 찾아가겠다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
©KBS
헌데 문재인 정부 들어 22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집값이 잡히질 않자 정부가 다시 한번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린벨트이지만 국가의 소유로서 이용되고 있는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여 추가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입니다.

©https://cafe.naver.com/geoarchive/6
전 국민의 51%가 수도권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하여 추가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지금 도심에 산재한 수많은 문제들의 원인이 되는 투기와 인구 과밀만을 더욱 유발할 뿐입니다.

©한경
그 증거로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태릉 골프장 인근 부동산 시세가 크게 상승하기도 하였습니다.

서대문구의 대표적인 그린 인프라 안산공원 산책로
©서울환경운동연합
오늘날의 수도권에 필요한 것은 숱한 개발사업으로 인해 훼손되어 사라진 녹지 등 그린 인프라를 확충하고 과하게 집중된 수도권의 인구밀도를 분산 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마련을 통해 도시가 다시금 숨 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태릉 골프장 전경
©연합뉴스
그린벨트로서 역할 하지 못해온 곳이라고 해도, 공원 등의 공공녹지로서 시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은 하지 못하고 다시금 불행과 비극을 불러올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는 정부의 모습에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최재홍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환경 보건 위원회 위원장이 발언을 진행 중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에 지난 7월 21일 11시 30분, 서울환경연합을 비롯한 30여 시민단체가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모여 국토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많은 기자들이 취재 중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린벨트 해제가 워낙 뜨거운 감자인 만큼, 많은 기자들이 취재하러 왔습니다. 특히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전 날인 20일(월)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 자리에서 개발제한구역을 보존해야 한다고 밝힘과 동시에 그린벨트인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하였기에 기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었습니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위원회 위원이 발언 중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자연 생태 위원회 위원은 “최근 100년간 서울은 세계 기온 상승치 평균의 3배를 웃도는 2.4℃의 기온 상승치를 보인다며, 서울의 기후 위기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정부에서 3등급지 등 보전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은 해제해도 괜찮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지만, 그런 3등급지들 또한 40년 이상 된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훌륭한 녹지라며 도심에서 더 이상은 찾아보기 힘든 이런 녹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자연 생태에 대한 관점이 전무하다는 것이라고 발언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낭독 중인 최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서울환경운동연합
그 외에도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균형발전국민포럼, 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 등 각계 시민사회의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그린벨트 해제 문제에 대한 규탄의 발언들이 이어지고 각 분야의 의견을 담아 정리한 기자회견문 낭독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 담긴 시민사회의 요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급 확대 핑계로 그린벨트 한 평도 훼손하지 마라.
둘째, 수도권 인구 비율이 50%를 넘어섰음에도 수도권 초집중화 부추기고 국토 균형 개발 역행하는 그린벨트 해제 통한 공급확대 중단하라.
셋째. 부동산 실책, 집값 상승 조장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자 문책하라.
넷째, 근본적인 집값 안정책을 제시하라. 지난 10년간 다주택자가 사재기한 250만 채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임대사업자 특혜폐지,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평당 500만원 대 건물분양 주택을 공급하라.
다섯째. 그린벨트는 개발유보지가 아니다. 국토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그린벨트 정책의 기본부터 다시 점검 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그린벨트 업무 권한을 환경부로 이관하라.

개발제한구역 해제 관련 시민사회 의견서
좌: ©서울환경운동연합
이날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시민사회는 청와대에 부동산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 등의 내용을 담아 그린벨트를 한 평도 훼손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하였습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관련 시민사회 의견서 전달
©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미래세대의 자산이자 도심 속 그린 인프라의 마지막 보루인 그린벨트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린벨트 해제는 현 상황의 근본적 문제인 수도권 과밀을 심화시킬 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또한 도심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고 최소한의 환경을 보전하는 역할을 수행해온 그린벨트를 조금이라도 해제하는 예외를 둔다면 언제든 다른 그린벨트를 해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명분이 되어 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서울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서울의 허파 그린벨트가 앞으로도 시민의 곁에 남아있을 수 있기 위해, 서울환경연합에 회원이 되어주세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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