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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6% 성장에 대한 두 개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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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6% 성장에 대한 두 개의 해석

익명 (미확인) | 화, 2019/03/05- 14:32

중국통계국은 지난 1월 21일 2018년도 GDP 성장률이 6.6%라고 발표하였다. 인민폐로 90조가 조금 넘으며, 평균환율로 계산할 경우 13.6조 달러에 달한다. 일 년 사이에 8조 위엔의 부가가치가 늘었는데, 그것은 한국 전체 GDP 약 1조5천억 달러보다 조금 적은 수치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통계수치를 받아들고 해석하는 국내외 언론의 논조는 사뭇 달라서 필자를 다소 어리둥절하게 한다. “1989년 ‘톈안먼 사태’이래 28년 만에 최악” (중앙일보, 1월22자), “중국이라는 성장엔진이 꺼지고 있다”, “중국 발 경제위기 신호” 등등의 비관적인 분석과 평론 일색이다. 심지어는 신중해야 할 정부기관까지도 금년도 한국경제를 전망하는데 있어 중국 발 경제침체 위험성을 들먹인다. 그것이 막대한 예산계획을 세우고 실제 집행하면서 수많은 기업과 민생 관련한 경제정책을 책임져야 할 경제부처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말 6%대 경제성장률이 낮다는 말일까? 이미 세계 두 번째인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중국에게 있어서 말이다. 사실 중국은 이 같은 ‘낮은 성장률’을 가지고서도 지난 해 세계경제 성장에 있어 30%의 공헌을 하였다. 즉 세계경제 성장률의 30%는 중국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아마도 서구와 한국 언론의 이 같은 비관적 평가는 중국의 기여도가 자신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한 불평쯤으로 여기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마치 중국이 세계경제에 어떤 큰 짐을 지운다거나, 심지어는 중국경제가 지금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식으로 운운하는 것은 무언가 상식에 어긋나는 것처럼 들린다. 이것은 단순히 언어 표현상의 문제일까?

과연 위기인지 아닌지 중국경제 6.6% 성장의 내면을 직접 한 번 드려다 보도록 하자. 먼저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더라도 물가가 너무 오르면 결국 허탕이다. 하지만 중국의 2018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1% 상승하여 애초 3% 좌우의 예상치보다 낮았다. 주민생활의 실질 내용이 좋아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또 도시화와 산업화의 와중에 있는 중국으로서는 방대한 농촌인구를 도시로 이전시키기 위해 매년 고용목표 1천만 명을 달성하여야 한다. 이 목표 역시 GDP 6.6% 성장 속에 별반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지난해만 해도 1361만 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월별 10만 명 목표치가 매우 사치스러워 보이는 한국의 고용상황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이를 밑받침 하듯 2018년 중국의 신규 등록 기업은 670여 만 개로 전년 대비 10.3% 성장하였다. 일일 평균으로 1.84만 개가 새로 등록한 셈인데,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고용과 주민소득 향상을 반영하듯, 소비도 활발해서 최종소비의 경제성장에 대한 공헌율은 전년대비 18.6% 상승하여 76.2%를 기록하였다. 이제 경제성장의 삼두마차인 수출, 투자, 소비 중 소비의 주도성이 중국경제에서도 확고해 졌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마구 돈을 뿌린다거나, 기업들의 무절제한 금융대출 위에서 이루어진 것 같지는 않다. 국내외 언론에서 많이 주목하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의 채무 상황을 보자면, 지난해 말 집계된 전체 지방정부 채무 잔여는 18조2900억 위엔이다. 이는 전국인민대표자회의가 비준한 한계 내에서 통제되고 있는 수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경제는 지금 과잉생산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에 있는데, 철강과 석탄이 그 대표적인 분야이다. 그중 강철은 작년에 3000만 톤 이상 생산능력 감축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였으며, 석탄은 1.5억 톤 이상을 퇴출시킴으로써 이 역시 목표를 완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같은 성과는 굴뚝산업 비중의 축소와 새로운 하이테크 제조업 비중의 증가를 가져왔는데, 후자의 경우 전년대비 11.7% 성장하였으며 이에 따라 규모이상 기업의 공업생산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9%로 확대되었다. 다른 한편 이는 에너지절약과 오염방지의 효과를 가져 오면서 이 분야에 있어 1만 위엔 GDP당 에너지소모는 3.1% 하락하였으며, PM2.5 농도는 39웨이커/입방미터로 전년도에 비해 9.3%가 줄었다.

이상이 2018년도 중국 GDP 성장 6.6%에 포함된 내용들이다. 이렇게 본다면 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별반 흠잡을 데가 없는 경제성장임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아직도 2009년의 금융위기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각국이 부러워할 만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단순히 겉으로 들어난 수치만 가지고 “28년 내 최악의 경제성장” 운운하는 경제 분석가들을 보면, 이들이 진짜 전문가가 맞는지 의아심이 들 때가 있다. 경제에 대한 약간의 기본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좀처럼 그와 같은 판단을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의 ‘저성장’을 우려하는 평론들을 볼 때면, 필자로 하여금 과거 한국 언론들의 정반대의 태도를 생각나게 한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래 2008년 말 세계 금융위기가 폭발하기 직전까지 9%~10%대의 고속성장을 지속하였다. 이 무렵 국내언론의 주요한 논조는 지나친 ‘과속 성장’, “중국이 세계 자원을 모두 휩쓸어간다”, 환경문제, 빈부격차, 부정부패 같은 단어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중국이 당시 한창 열중하던 ‘고속철도’ 사업에 대한 기사이다. 마침 2011년 중국 절강성 윈조우에서 철도 탈선사고가 발생하였는데, 그 때 국내 언론들은 일제히 ‘시속 250킬로’로 운행하는 고속철도와 중국의 고속성장을 빗대어 ‘과속 성장’이 빚어낸 결과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이제는 속도를 적당히 낮추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중국이 수출과 생산요소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던 방식을 바꾸어 6~7%대 성장률의 ‘신상태(新常态)’를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국내외 언론의 반응은 의외였다. 기존 산업구조 하에서 중국정부가 설정한 ‘바오 8’(保八, 8%대 성장률 사수) 정책을 회상시키며, 국내외 언론들은 일제히 중국경제 위기가 곧 닥칠 것처럼 야단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중국경제는 기존의 과도한 제조업 위주에서 탈피하여 새롭게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킴으로써, 그 같은 성장률 하에서도 매년 1000만 명이라는 신규 고용창출 목표를 거뜬히 달성하였다. 그리하여 예견하였던 중국경제 위기는 7%대 성장 하에서도, 그리고 다시 6%대 성장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 중국은 경제발전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사회보장제도 건설에 적극 나서는 한편, 지속적으로 임금을 올리는 식으로 내수를 키웠다. 이 같은 사회적 기반이 있었기에 지난해 미국과 유례없는 무역 전쟁이 전면화 되었을 때 별반 큰 충격 없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또 지금 우리가 목격하듯이 중국경제는 4차 산업혁명에도 적극 호응하면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중이다.

그런데 필자가 위에서 소개한 2018년 GDP 관련한 수치들은 전혀 비밀스럽거나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이미 중국 국가통계국이 1월21일 정기 발표회를 통해 세상에 공표한 것들이며, 또 당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국내외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아가면서 친절하게 설명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왜 이런 사실들이 한국의 일반 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또 경제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왜 이런 기본적인 통계수치들을 자신들의 분석에서 활용하지 않는 것일까? 이 점은 우리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중국 통계수치에 대한 잘못된 해석은 사실 ‘지식수준’의 높고 낮음의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또한 단순히 개별 언론사의 보도태도 문제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좀 더 복잡한 배경이 깔려있다. 위 중국 GDP 6.6%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각은 단순히 두 개의 경제 해설만의 문제가 아닌, 두 개의 가치관과 그 것을 뒷받침하는 적대적인 두 진영의 존재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G2라고 부르는 오늘날 두 초강대국 간의 대립이 세계의 정신세계 및 가치관의 형성에 끼치는 심대한 영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미국으로 대변되는 서구진영의 입장은 확실히 통일되어 있으며, 그들은 일관되게 반중국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그리고 그간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해석과 입장을 견지해온 한국의 언론 역시도 대체로 이 같은 서구적 가치를 옹호하는 진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과거 냉전시대에나 어울릴법한 진영논리를 펼치며 적인가 우리 편인가를 확연히 가르고, 이에 입각하여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 지금의 지구화시대에 있어서도 과연 올바른 것인지 필자는 의문이 든다. 앞서도 보았듯이 다른 나라 같았으면 훌륭한 경제지표라고 칭찬과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 한 것도, 일단 상대가 중국이다 싶으면 갑자기 ‘비관적’ 전망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상식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인간의 보편이성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객관사물에 대한 이러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은 결국 인식 주체 스스로에게 그 결과가 돌아 올 수밖에 없다. 예컨대 그것은 오늘날 ‘시장’을 대체하려는 새로운 대안에 대한 탐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게끔 만들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중국이 실행하고 있는 ‘공유제기업이 주도하는 시장경제’는 일종의 그러한 시도 중의 하나이며, 그 과도기적 형태라 보여 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사회적 편견이 초래할 피해로부터 개인 또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번처럼 편견과 오독 속에 중국경제와 중국사회가 매번 보도되어 지고, 개인은 그것에 기초해서 판단하고 연구하고 투자할 때, 그 손해는 결국 누가 짊어지게 되는 것일까? 투자자 한 사람 한 사람, 그리하여 우리 사회 다수가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진실은 그 무엇보다도 위대한 힘이며, 한 사회와 한 나라의 강건함은 진실을 숭상하고 우상을 타파하며 건전한 상식을 키우는 데서부터 비롯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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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용비자용 초청장을 발급하던 중국 여행사가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해 중국을 사업상 방문하려는 여행자들에게 큰 불편이 일어나고 있다. 사드(THAAD)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가 아닌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발국제여행사유한책임공사(이하 무발여행사) 한국 영업소는 오늘(8월3일) 오전 비자발급 대행업무를 맡아오던 국내 여행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오늘부로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상용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중국측 업체의 초청장을 첨부하거나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야 했다. 중국 현지에 공식적인 협력사가 있는 경우는 해당 협력사가 발행한 초청장을 첨부했지만 마땅한 중국 협력사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는 비자발급 대행업체를 통해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 왔다.

무발여행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 기관으로 국내에 사업소를 두고 상용비자 초청장 업무를 독점해왔다.

그러나 이번 무발여행사의 초청장 발급 중단 조치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경우 비자 신청에 큰 불편을 겪게 됐다. 뿐만 아니라 상용비자 발급 서비스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아온 국내 여행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비자발급 대행사인 H 여행사 관계자는 무발여행사 측이 전화를 걸어와 “중국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더 이상 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초청장 발급 계약을 파기하고 보증금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면서 일시적인 중단이 아니라 사업소를 철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초청장 제도가 일부 바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지난 5월에 사전 공지가 있었다”면서 이번 조치는 사전 통지 없이 매우 급작스럽게 이뤄져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덧붙였다.

또 다른 비자발급 대행사인 M 여행사 관계자는 “이제 상용비자를 신청하려면 신청자가 직접 중국 업체가 제공하는 초청장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일반인들의 경우 초청장 발급 업무를 직접 하기 힘들기 때문에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발여행사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초청장 발급 업무가 중단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국 대사관의 지시”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대사관이 중단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 대사관 영사부가 상용비자 발급 중단 공문을 여행사에 보냈다는 일부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비자발급 업무에 대해 어떤 공지도 보낸 사실이 없으며 평소와 같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발여행사에 초청장 발급 중단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선 “자신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의 갑작스런 중단 조치가 한국의 사드배치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비자발급 대행업체인 J 여행사 관계자는 “업계 모두 진행하던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사드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영사서비스과는 “무발여행사가 초청장 발급을 중단하게 된 것은 주한 중국 대사관과는 무관한 것으로 업체 내부에 문제가 발생해 중국 정부로부터 자격정지 조치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드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업체가 다른 업체를 초청장 발급사로 지정할 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밝혀 중국 상용비자를 받으려는 한국인의 경우 상당 기간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 2016/08/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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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을 염두에 두고 기획재정부에서 향후 경제운용계획에 제4차 산업혁명의 추진내용을 집어넣겠다고 뜬금없이 언론에 공표했다. 배경에 상관없이 한국 미래를 걱정하는 일단의 올바른 결정이다. 그러나 겉치레와 면피용 행정을 넘어서 제대로 방향을 설정하고 내실있는 성과를 만들어 가려면 치밀한 토론과 성찰이 필요한 주제이다.

이명박의 ‘녹색성장’과 박근혜의 ‘창조경제’같은 황당한 오류를 되풀이해서는 아니 된다. 마침 지난 2월, 제5회 백년포럼에서 다루었던 주제였기에 당시 보조 자료로 작성했던 내용을 약간 보완하여 다시 재구성 해본다.

수면 위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올해 1월말, 스위스의 관광도시 다보스에서 2016년 세계경제포럼이 열렸다. 초기에는 주로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인모임으로 시작되었던 다보스포럼은 매년 참여 범위를 넓히면서 정치인, 과학자들 그리고 많은 국가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함께하면서 논의 주제도 매우 다양하게 확대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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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gereports.kr/)

수많은 인사들이 참여하였고 매우 광범한 주제들이 논의되었으나, 그 중에서도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가 단연코 핵심적 내용으로 부각되었다.

사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새롭다기보다는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이미 여러 해 전부터 회자되었으나, ‘다보스포럼 2016’을 통하여 화려하게 세계적 관심을 받는 주제로 떠오른 셈이다.

4년 전, 2기 오바마 행정부는 세일가스(Shale gas) 채굴기술의 성공 등에 자신을 얻어 ‘USA제조업의 부활’을 선언하였다. 미국 내 주요 제조 산업체들은 자신들의 고유 분야에 전통적으로 강한 유통과 서비스 그리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험과 기술을 재결합시켜 제조 산업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하였다.

유럽에서도 오비이락처럼 물리학박사 출신인 독일의 메르켈수상이‘Industrie 4.0’을 주창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대서양 양편에서 공식적으로 수면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첨단기술과 과학의 통합…새로운 차원의 산업혁명

제4차 산업혁명의 주요영역이 컴퓨터 기술과 인터넷 환경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이를 제3차 산업혁명과 분리하여 별도로 지칭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기존의 제3차 혁명은 주로 공장자동화, 사무자동화, 금융과 물류시스템 혁신 등에 집중하여 이루어지고, 개별기업, 개별산업, 개별국가 단위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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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news.kbs.co.kr/)

반면 제4차 산업은 기존의 컴퓨터에 로봇기술, 인공지능(AI), 감지기술(remote sensors), 무제한적인 데이터 저장, 사물인터넷( IOT)의 등장, 네트워크간의 새로운 결합 등 새로운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누적 결합되면서 개별적 영역에 머물던 제3차 산업의 영역에서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과학과 기술의 통합된 형태 (integrated system of all modern & advanced S&T)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digitalization), 자동화(automation), 전기전자(Electricity & Electronics) 등이 중심기술로 역할하게 된다. 동시에 전 세계를 석권한 금융 산업과 지구적 차원의 생산거점과 시장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한 지역과 한가지 산업에 머물지 않고 국가경계와 산업별 장벽을 넘어서 전 세계를 기반으로 하게 된다(end to end loops in integrated space & industry ).

자본재 및 소비재 시장의 수요가 감지기술 등에 의해 축적된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되면 이러한 통계가 기존 제품의 생산 및 새로운 제품의 기획자료가 되어 유연하게 자동화된 무인시설을 통하여 생산과정을 거치면서 역시 무인화된 물류체계와 거점을 통하여 시장과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이 과정에서 생산 및 서비스 설비의 운영상태와 조건이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종합되어 최적의 관리와 적정한 정비를 사전적으로 시현하게 된다.

예컨대 하늘을 나는 점보 비행기의 엔진과 주요 기능품 상태가 1초 단위로 항공사와 공급업체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언제 무슨 제품의 어느 부품이 교환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에 설치된 발전소의 GE 주요 설비에 대한 운용정보가 원공급자인 미국 GE의 종합진단센타에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본사에서 원격으로 해결할 것은 즉시 조치되고, 한국 현장에서 조치해야 할 사항은 실시간으로 현장기술자에게 통보되어 처리지시가 이루어진다.

앞서 가는 미국

이러한 이야기는 단지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 뿐 아니라 임금이 싼 중국같은 국가에서도 발견된다.

세계철도산업의 40% 를 차지하는 중국의 차량바퀴를 생산하는 공장의 경우 각 차량의 운용상태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종합되어 매일 생산해야 할 수요량과 사양이 무인과정을 통해 생산에 투입된다.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되어 14억 인구가 매일 이용하는 철도차량의 바퀴를 생산하는 현장에는 10명 남짓한 종업원만 일하면 충분하게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현되면 이미 구축된 정보시스템과 결합되어 자가용이 필요없는 시대가 된다. 또 다양한 감지기능 기술과 데이터 분석기법이 보편화되면서 산업활동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적 요구사항을 손 안의 모바일 콘트롤러 또는 핸드폰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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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electronicdesign.com/)

미국은 이미 세계적인 독점을 형성한 소프트웨어 및 정보산업을 기반으로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GE를 중심으로 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 -IIC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GE 회장은 GE가 더 이상 전통 제조업체가 아닌 소프트 산업회사임을 선언한다. 반면에 아이폰 공급업체인 애플사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mobile computer)로 정의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 생산을 암시하기도 한다.

지난 11월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기술혁신이라는 특집을 통하여 한물 간 것으로 평가됐던 Microsoft 사를 재조명했다.

2015년 기준 120억불(13조원)이라는 엄청난 기술개발비를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한 나델라(Nadella) CEO는 마치 빌 게이츠가 개인 컴퓨터 시대를 예측하고, 스티븐 잡스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듯이, AI의 새로운 시대를 선언했다.

그는 모든 산업분야와 모든 일상생활의 영역(all walks of life, every industry & business process)에서 인간과 대화하고, 판단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AI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일본, 중국의 대응

미국기업들이 화려한 소프트웨어 산업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전통적 기술을 기반으로 착실하게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독일의 대표주자인 지멘스(Siemens)사는 2015년 하노바 산업전시회에 ‘Industrie 4.0’에 기초한 중형 규모의 유연 무인화 방식인 생산공장(smart factory) 및 기업경영 모델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도전의 문을 열었음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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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zdnet.co.kr/)

일본은 전통적으로 강세인 첨단로봇산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면서 새로운 산업의 핵심 영역을 차지할 기세이다.

중국은 거대한 인구와 시장을 배경으로‘next 10years project’를 통해 세계 제조업의 중심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각종 자동화산업에 주력한다, 예컨대 산업용 표준로봇이 유럽과 일본에서 2억-3억원 대 가격을 형성하는데 비해 중국은 1억원 미만의 로봇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소수의 일부 학자들은 컴퓨터 산업 및 인터넷환경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증기기관으로 움직였던 철도산업에 못 미치며, 제4차 산업혁명보다 제2차 산업기에 만들어진 세탁기 발명이 훨씬 중요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제 인류는 전대미문의 새로운 혁신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제4차 산업의 도래를 무시하는 태도는 기계화가 도입되던 시대의 러다이트운동처럼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위협: 기술 격차의 확대

문제의 핵심은 이전의 산업혁명들은 노동과 일자리를 새로운 형태로 전환시켜 왔으나 (예컨데 제1차 산업혁명은 농업중심에서 공장제 제조업과 육체노동으로, 제2차 산업혁명은 근육질 노동에서 사무직 관리직업무로, 제3차 산업혁명은 서비스와 지식산업중심으로 이동시키면서도 과거보다 더 많은 일자리들을 만들어 냈다), 제4차 혁명은 기존의 일자리 형태를 바꿀 뿐만 아니라 많은 일자리를 단기간 내에 없앨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논쟁과 토론이 진행 중인 주제에 섣부른 예단은 피해야할 것이지만, 그동안 나온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몇가지 논쟁점들을 나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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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경제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이 이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최대 부작용으로 양극화 심화가 61.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량실업, 인간 효용가치의 하락, 기계의 지배 등 순이었다. (이미지 출처: http://www.sedaily.com/)

‘Industry 4.0’의 통합적 종합적 기능은 기존의 산업체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효율과 성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성과가 마르크스와 케인즈가 예언하였듯이, 모든 국가와 개개인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인류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기업간, 국가간 개별 단위의 생존전략과 결합되어 경쟁과 탐욕으로 상호 간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릴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우선 빅테이타를 처리하는 핵심 중앙정보센타의 투자 규모만도 수 억에서 수 십억 달러에 달하며, 전체 시스템 구성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기술개발에는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요구된다.

따라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기업간 연합과 합병이 불가피하다. 위에 예로서 언급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체인 GE 조차도 다른 분야의 기업들과 연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의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경쟁사였던 프랑스의 알스톰(Alsthom)사를 합병할 수밖에 없었다.

유럽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독일의 거대기업인 지멘스(Siemens)그룹만이 독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독자적인 실행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더구나 승자독식의 성격이 강한 핵심기술로서 정보산업,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환경을 미국이 장악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제국주의의 위험성조차 내재되어 있다. 최근 구글 등 미국계 기업과 중국 및 유럽국가 간의 갈등은 이를 암시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 5위권 경제대국인 독일, 중국, 일본 및 인도 그리고 한국 정도가 겨우 국가 단위의 지원과 전략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외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들은 종속적인 위치에서 부분적 영역에 한하여 하청 협력을 구해야 할 형편이다. 우리가 흔히 디지털 격차와 소외를 이야기하듯이 미래에 형성될 ‘industrie 4.0’은 그 규모와 기술적 수준에서 국가간, 기업간, 지역간 새로운 격차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차 산업혁명의 위협: 사라지는 일자리

이미 언론에서 보도됐듯이, OECD 국가를 기준으로 500만명 정도가 수 년 안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한다. 제3차 산업혁명의 진행과정에서 형성되어온 중간수준의 관리직의 약 50% 정도가 조만간 일자리를 잃고, 장기적으로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육체적 노동 뿐 아니라 단순한 판단을 하는 관리직종 대부분이 사라질 위험에 있다고 전망된다.

문제는 기존의 산업혁명처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직업군을 대체하고 보충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로봇과 AI가 해낼 수 있는 영역에서는 더 이상 인간이 일할 기회가 없어진다고 보아야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내는 기술영역과 인간영역 간 절충과 타협이 가능할 수 있을까?

표준적이지 않은 직업군으로 혁신(innovator), 발명(inventor), 전략분석(data interpreter), 경영판단(decision makers), 그리고 문화예술 활동 등은 별다른 영향없이 독자 생존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AI 기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답변일 것이다. 오히려 문제의 해결은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개념으로 일자리를 재규정하는 것이다. 노예가 대부분의 생산 활동을 담당했던 그리스 도시국가 시절, 정치공동체 일원으로서 시민의 역할이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하나의 암시가 될 것이다.

낡은 관습과 제도를 버려라 

위에서 암시하였듯이, 미래의 교육에서 암기식, 주입식 교육은 완전 무의미해진다.

무심한 판사의 판결보다 AI의 사안처리 능력이 더 공정하고 투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단순한 회계학 역시 미래에는 on-line 방식의 회계시스템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은 제공된 정보와 지식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창의하는, 한마디로 적용된 기술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이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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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쏜살같이 날아가는데, 교육은 여전히 근대 초기의 교육 형태로 남아 있다. 흔히 한국의 교육현실을 21세기 아이들에게 20세기 교사들이 19세기 지식을 주입하는 것으로 묘사하곤 한다. (사진 출처: http://www.k-today.com/)

산업체계 내에서는 복잡한 시스템을 운용하고 분석하고 처리하는 고도 수준의 전문영역군과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책임자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성과를 모두가 공유하게 된다면, 업무시간도 대폭 단축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생산과 서비스 산업 영역에서 해방된 영역 – 교육, 문화, 연구, 취미, 운동, 사회활동 등에 주로 시간을 보내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 모른다.

문제는 급격히 변해가는 혁신 환경과 새로운 산업체계 속에서 쏟아지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시장수요를 만들지 못하고, 공유하는 순환의 과정을 형성하지 못하면, 제4차 산업혁명은 백악기 공룡과 같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와 스스로 고립된 조직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쇠퇴해갈 것이라는 점이다.

소비처가 없는 생산과 서비스는 무의미하다. 또한 지구라는 제한된 지리적, 자연적 환경 요인 역시 명백한 한계로 작동할 것이다.

한국처럼 극심한 양극화를 보인 미국 대선에서 보여준 버니 샌더스의 예언과 같은 외침, 유럽 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기본소득, 건전한 시장질서와 함께하는 공동체로서 사회국가에 대한 갈망 등은 이러한 새로운 사태를 예감하는 시대의 자각이다.

다보스포럼의 주요 토론을 담은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한결같이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각 단위별 지도자들의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개인단위, 기업단위, 사회단위, 국가단위 그리고 국제단위의 지도자들의 책임지는 역할을 요청하고 있으며, 그 중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경영진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핵심적 주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주주중심의 편협한 경영에서 이웃과 함께 하는 사회공헌과 지구의 미래, 특히 지속가능한 에너지원과 환경조건을 기업경영의 본령이자 전략목표로 삼도록 하는 지배구조의 전환이 주요 주제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익실현이라는 자본의 탐욕을 기본 축으로 운영되는 기업의 속성을 감안하면, 과연 어떤 기업의 책임자가 스스로 자기 목에 동아줄이 될 방울을 달겠는가? 그나마 이러한 주제들이 국제 규모의 포럼에서 스스럼없이 토론되었다는 사실에서 새로운 희망은 시작된다고 위로를 삼는다.

혁신 친화적 사회시스템 만들어야

영국에서 제임스 와트가 만든 증기기관으로 인류역사의 전대미문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프랑스의 발명가인 파팽이 먼저증기기관을 발명했다. 그러나 당시 유럽사회는 이러한 혁신기술을 받아들일 준비와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파팽이 발명한 기관을 달은 화물 증기선이 라인강에서 운행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길드조합원들에 의해서 파괴됐다.

그의 아이디어가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시피 강의 화물선에 적용되었으나 기술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조만간에 자취를 감추고 만다. 산업적, 경제적 이해와 정치적, 사회적 제도의 차이가 증기기관의 발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둘러싸고 와트와 파팽의 운명을 갈랐다. 제4차 산업시대의 도래를 목전에 둔 한국사회에 매우 중요한 암시를 준다.

근세 유럽에 화약 종이 나침반 등 주요한 발명품을 선물한 중국은 자신들의 낙후된 봉건체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한때 전 세계를 누볐던 정화(鄭和)제독의 선단 이야기를 전설로 묻고 세계 GDP의 30-40%를 차지했던 풍요로운 역사를 뒤로 한 채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승수적 발전을 거듭한 조그만 섬나라 영국에게 아편전쟁에서 패하고 무릎을 꿇는 치욕을 당한다.

한글이라는 독창적 문자를 만들고,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틀’이라는 손기구를 발명하고도 이를 대량인쇄가 가능한 구텐베르크 방식의 기계로까지 발전시키지 못한 조선의 이야기도 동어반복이다.

목전에 닥친 제4차 산업혁명의 거센 기류는 ICT 강국으로 알려진 한국사회에게도 분명히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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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정치, 경제체제가 포용적이고, 혁신 친화적인가에 따라 그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 사진은 인종과 자연환경이 거의 유사한데도 국경 담장을 사이에 두고 빈부격차가 뚜렷한 미국 아리조나주의 마을과 맥시코 마을. 사진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 실린 사진.

당연히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적 적용이 일차적인 당면과제로 다가오겠지만,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와 줄세우기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개별기업과 혁신적 창업자들이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는 개방된 산업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편향없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하여 기술개발과 혁신활동을 일상화하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미국의 IIC 같이 경쟁을 보완하는 협력의 플랫홈을 유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거대한 기술적 제국주의에 대응하여 국가간 수평적이며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하기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종합적인 산업과 과학기술 정책에 더불어 입시와 서열중심인 현재의 양육식 초중등 교육제도를 핀란드 교육제도처럼 학생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창의적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치 제도와 절차를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에게 공의로운 제도로 재정립해야 한다.

기술개발과 산업활동의 결과를 0.1% 만이 독식하는 현재의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을 폐기하여 99%가 함께하면서 창의와 활력을 담보할 협력의 네트워크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본소득 개념처럼 내용의 성과물을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시대 흐름의 요구를 시급한 과제로 받아들여 미래를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제4차 산업시대의 한국의 미래는 실패한 파팽의 증기기관, 그리고 손기구에 지나지 않는 조선시대의 ‘금속활자판’ 이야기에 머물 것이다.

 

“강력한 성장은 강력한 제도에서 비롯된다, 특히 개방되고 포용적인 민주적 제도라는 조건에서 형성되는 혁신을 통해 이루어진다(‘The strong growth is all about strong institutions, particularly the open inclusive institutions of democratic system, which create the condition of innovation’ – in ‘Breakout Nations’ written by Ruchir Sharma.)”

수, 2016/12/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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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국과 가장 많이 무역을 합니다.
수출의 26.1%,수입의 16.1%가 중국 시장에 달려 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는 미국, EU, 일본 등과 무역을 많이 하지요.


그런데 중국도 미국, EU, 일본과 무역을 많이 합니다.


게다가 지금 저유가로 경제가 휘청이는 브라질, 러시아도 중국과 무역을 많이 하지요.
그래서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전세계가 불안합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시장이 중국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우리 수출입이 중국에 매우 의존적인데다가


GDP대비 무역의존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기 때문이죠.
보세요. 한국만 GDP대비 무역의존도가 100%가 넘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무역이 안 되면 내수로 버티는데…우리는 그게 쉽지 않습니다.

중국 경제에 저당잡힌 세계 경제.


국내 소비라도 반등하면 좋겠습니다만, 1200조 원 가계빚이 또 내수를 짓누릅니다.

우리 경제, 정말 자가당착에 빠진 걸까요?

<자료 : WTO 2014년 기준>

리서치/구성 : 최경영
인포그래픽 : 최미정

수, 2016/01/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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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두 명의 한국인들은 석탄을 수입해 한전 발전 자회사들에게 납품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무역 거래는 아니었다. 서류를 조작하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석탄을 높은 가격에 사서 한전에 싸게 납품하는 일이 태반이었다. 이들은 왜 뻔히 손해가 날 장사를 한 걸까.

뉴스타파는 취재과정에서 이들의 사업 이면에 검은 커넥션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추락사한 허재원 씨는 숨지기 전 “모든 죄는 이상엽과 허재원에게 있다”는 육성 녹음을 남겼다. 허 씨가 죽은 뒤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김 모 씨 역시 “인도네시아 사건은 모두 한국에 있는 이상엽에 의해 초래됐다”는 음성 녹음을 남겼다.

이 녹음에 등장하는 이상엽은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오픈블루의 실소유주 가운데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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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은 페이퍼 컴퍼니 오픈블루 명의로 석탄 무역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지난 2009년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 입찰서류에는 오픈블루의 대표가 안성구로 기재되어 있다. 안성구 씨는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불교대책위원장. 안 씨는 “자신이 돈을 투자한 만큼 입찰할 때 자신의 이름을 넣은 것일 뿐 오픈블루에 관여한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안 씨는 6,000여만 원을 숨진 허재원 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송금받았다. 안 씨는 돈을 송금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단순한 돈심부름이었다고 말했다. 안 씨는 또 딸 유학 비용으로 2만 달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 돈은 자신이 투자해 못 받은 3억 원의 일부라고 해명했다.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들이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와 거래해 탈세를 방조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2014년부터 2년 동안 한전 자회사들이 오픈블루 등과 거래한 규모는 4,500만 달러, 우리 돈 500억 원이 넘는다. 오픈블루가 지난 2010년부터 한전 자회사들과 거래해온 점을 감안하면 총 거래 규모는 1천 억 원 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석탄 무역 실적이 전혀 없는 페이퍼 컴퍼니가 한전 자회사와 고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뉴스타파는 한전 자회사의 한 간부가 허재원 씨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허 씨가 죽기 전 동생에게 전달한 기록에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 일본 등지로 역송금한 자금 내역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중에는 2014년 5월 환치기상 수마니를 통해 한전 자회사의 한 간부에게 700만 원을 송금한 기록도 나온다. 돈을 받은 사람은 당시 서부발전의 곽명문 팀장. 곽 팀장은 2014년 당시 인도네시아 석탄 수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허씨가 곽 팀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기록은 또 있다. 2015년 6월 곽 팀장의 아들 대학 입학금 명목으로 1억4600만 루피아, 우리 돈 천 2백여만 원이 지출됐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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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팀장은 뉴스타파를 직접 찾아와 아들 유학경비로 사용한 은행 통장 사본을 내밀며 자신은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장의 입출금 내역을 따져보면 곽 팀장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허씨가 돈을 보낸 2015년 6월 이후 곽 팀장 아들의 통장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현금을 인출한 기록이 거의 없었다. 2월부터 5월까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수백만 루피아를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곽 팀장의 아들이 누군가로부터 거액의 현금을 받지 않았다면 5개월 동안 현금을 인출하지 않고 외국에서 유학 생활한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로 곽 팀장은 숨진 허 씨와 무척 친밀한 관계였다. 그는 허 씨에게 아들의 건강을 챙겨봐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숨진 허재원 씨의 역송금 자료에는 뉴스전문채널 YTN의 임원도 있었다. 허 씨는 2014년 10월에 3천만 원, 2015년 9월 천만 원 등 모두 4천만 원을 환치기상 진광순을 통해 이홍렬에게 보냈다고 적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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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씨는 YTN의 상무.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영총괄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YTN의 실세다.

취재진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오픈블루의 사업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는 오픈블루를 모르며 돈을 받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상엽 씨 등은 잘 알고 있으며 지난 2014년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이상엽 등과 함께 코스피 상장기업 고려포리머의 주식 3자 배정에 차명으로 투자한 사실을 털어놨다.

산업용 포장재 업체인 고려포리머는 2015년 1월 이상엽 등에게 주식 3자 배정을 했고, 두 달 뒤 한전 자회사로부터 석탄 수주계약을 따냈다고 공시했다. 이후에도 이상엽 씨는 자신이 실소유주로 있던 오픈블루를 제쳐놓고 고려포리머에 석탄 납품 실적을 몰아줬다. 고려포리머의 주가가 급등하면 그만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이 시세차익으로 무역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죽은 허재원 씨의 동생은 “이홍렬 상무를 서너 차례 만나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으며, 이상엽 씨는 건배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벌자는 식으로 ‘고상고상’을 외쳤다”고 전했다. ‘고상고상’은 ‘고려포리머 주식의 상한가’를 줄인 말이다.

이 상무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허재원 씨와는 그 어떤 거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상무는 허재원 씨가 죽기 전 남긴 메모지에 등장한다. 허 씨가 죽기 전 마지막 해야 할 일을 정리하면서 그의 이름을 떠올릴 정도로 둘의 관계는 깊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당인, 한전 자회사 간부, 언론사 임원, 그리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 이들의 관계와 사업 이면에 감춰졌던 검은 커넥션의 전모는 조만간 관계 당국의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수, 2017/03/2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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