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글] 복지동향 244호
노동·시민사회단체, 원혜영 정개특위 위원장에게 ‘민의 반영하는 정치개혁’ 요청
- 지방의회 및 국회의원 선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만18세 선거권 등 참정권 확대 요구해
- 일시 장소 : 9월 5일(화) 오후 3시 30분, 국회의사당 본관 446호(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
전국 385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9월 5일, 3시 30분, 국회 본관 446호(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원혜영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의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지금 당장 논의해야할 정치개혁 과제를 전달하고, 민의를 반영하는 정치개혁을 요청합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공정한 선거제도 개혁, △정당 정치 활성화와 여성정치 확대, △18세 선거권과 표현의 자유 등 참정권 확대를 위한 요구안을 전달합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올해 1월부터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확대・재편하여 6월 8일 발족한 네트워크입니다. 다양한 지역과 부문이 참여하는 범국민적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당리당략을 떠나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개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해왔습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대선 시기에 각 정당 후보자들이 공약했던 선거제도 개혁 등 정치제도 개혁과제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국회가 책임 있는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합니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입법권을 지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위원장 면담에 이어 정치개혁특위의 각 당 간사 위원에게 면담을 별도 요청하여 정치개혁 요구안을 계속해서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한 9월 11일부터 릴레이 청원을 진행하고 온라인 캠페인과 각 지역별 거리 캠페인 등을 통해, 국회 정개특위가 시민사회의 정치개혁안을 충실히 논의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예정입니다.
▣ 붙임1 : <정치개혁 공동행동이 제안하는 3대 의제 11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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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의제 |
11대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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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그대로 선거제도 개혁 |
1> 국회의원 선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 정당의 공천개혁 병행 2> 국회의원 특권폐지와 의원정수 확대 3> 지방의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및 기초의원 3인이상 선거구제 4> 대통령, 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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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장벽을 깨자, 다양성과 여성정치 확대 |
1> 정당 설립 요건 완화 및 지역정당 인정 2> 여성할당제 강화 3> 정당별 기호 부여제도 폐지 및 기탁금/선거비용 보전기준 하향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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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정치’가 가능한 참정권 확대 |
1> 만18세 선거권과 피선거권, 청소년 정치활동 보장 2> 유권자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 3> 교사, 공무원 등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4> 투표시간 연장, 선거일 법정 유급휴일화, 사전투표소 확대, 장애인 투표소 접근권 보장 |
▣ 붙임2 : 정치개혁 공동행동 참가 단체 명단 (2017.8.21. 기준, 순서 없음, 385개 단체)
경기여성단체연합·경기여성연대·광주시민플랫폼 나들·(사)교육연구소 배움·노원시민정치연대·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대구여성회·대구참여연대·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민주노총·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부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비례민주주의연대·선거법 개혁 부안행동·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특위·안산시흥비정규노동센터·여수시민연대·우리동네노동권찾기·울산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울산시민연대·익산시비정규직센터·익산참여연대·인천비정규노동센터·인천평화복지연대·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여성단체연합·전북환경운동연합·전북희망나눔재단·전북YWCA협의회·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제주참여환경연대·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참여와자치를위한춘천시민연대·참여자치21(광주)·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참여연대·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한국노총·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YMCA전국연맹(강릉·거제·거창·경주·고양·광명·광양·광주·구리·구미·군산·군포·김천·김해·남양주·남원·당진·대구·대전·마산·목포·문경·부산·부천·서산·성남·세종·속초·수원·순천·시흥·아산·안동·안산·안양·양산·양주·여수·영주·영천·용인·울산·원주·의정부·이천·익산·인천·임실·전주·정읍·제주·진안·진주·창원·천안·청주·춘천·충주·통영·파주·평택·포항·하남·해남·홍성·화성·화순YMCA 포함 67개 단체)·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지회·한국여성장애인연합·함양시민연대·6월 민주포럼·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가톨릭환경연대, 생명평화기독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천지부, 인천감리교사회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민중교회운동연합, 평화의료사회적협동조합, 인천여성민우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인천지부, 지역사회와함께하는사제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인천지부, 청솔의집, (사)인천민예총, 미추홀학부모넷, 실업극복국민운동인천본부,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비정규노동센터, 인천푸른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평등교육실현을위한인천학부모회,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희망을만드는마울사람들 23개단체)·부천시민연대회의·정치개혁 광주행동(시민플랫폼 나들, 참여자치21, 광주YMCA, 광주경실련, 광주흥사단, 민변 광주지부, 광주민예총, 광주진보연대,광주여성노동자회,광주시민센터,광주사회민주주의센터,18세선거권광주연대,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민중의집, 광주여성민우회, 사회경제교수연구자모임, 생활정치발전소,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청소년시설기관노동조합, 광주전남6월항쟁기념사업회 총 21개 단체)·대안교육연대·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충남행동(전농충남도연맹, 민주노총세종충남지역본부, 충남참여자치연대-금산참여연대·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보령시민참여연대·아산시민연대·예산참여자치시민연대·태안참여자치시민연대·청양시민연대, 충남환경운동연합-당진환경운동연합·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어린이책시민연대충남, 전국노점상총연합 충남지회, 충남녹색당, 당진여성유권자연맹, 당진YMCA, 민족문제연구소아산지회, 아산농민회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아산YMCA, 아이쿱아산YMCA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산지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아산.천안학부모회, 홍성YMCA,홍성문화연대, 대전충남세종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공주민주단체협의회, 노동당 충남도당, 정의당 충남도당. 총32개 단체)·참교육학부모회, 진주시민주권행동, 개혁입법네트워크, 무주시민행동,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곶자왈사람들, 서귀포시민연대, 서귀포여성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흥사단, 제주장애인연맹DPI, 제주YMCA, 제주YWCA, 탐라자치연대 19개 단체), 정치개혁서울행동(준), 정치개혁마포행동(준), 세상을바꾸는 사회복지사, 정치개혁 도봉행동, 관악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과천풀뿌리,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울산시민행동(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울산시민연대, 울산환경운동연합, 참교육학부모회 울산지부, 울산흥사단, 울산YWCA, 울산장애인부모회, 울산녹색소비자연대,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여성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진보연대, 풀뿌리주민연대, 정의당 울산시당, 노동당 울산시당, 울산녹색당, 울산민중의꿈 총 17개 단체), 삼각산 재미난 마을,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어린이책시민연대, 강북마을, 정치개혁영양행동(준), 정치개혁안동행동(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충북공동행동 32개단체 ((사)충북민예총, 생태교육연구소터,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청주CCC, 청주KYC, 청주YMCA, 청주YWCA, 청주노동인권센터, 청주여성의전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충북청주경실련, 충북민교협,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충북생활정치여성연대,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행동하는복지연합, 흥사단충북지부, 충북장애인부모연대, 충북교육발전소, (사)사람과경제, 경제민주화를 위한 동행, (사)두꺼비친구들, 청주지역공동체시민센터, 청주YWCA여성종합상담소, 충북여성인권상담소늘봄, 충북녹색당, 우리미래충북, 노동당충북도당, 민중연합당충북도당, 정의당충북도당), 적폐청산사회대개혁경기운동본부, 정치개혁 대전시민행동(대전YMCA,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전문화연대, 대전.세종.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대전여성회,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청년회,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평화여성회, 대전환경운동연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충청지역연합회,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세상을 바꾸는 대전민중의힘, 실천여성회판, 여성인권티움,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 풀뿌리여성마을숲. 총26개 단체), 정치개혁대구시민행동(대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총47개단체), 정치개혁 부산행동(민주노총 부산본부, 부산참여연대, 부산YMCA,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부산을 바꾸는 시민의 힘 ‘민들레’, 부산환경운동연합, 포럼진보광장, 겨레의 길 민족광장, 부산분권운동본부, 부산분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산지부,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산사회복지연대, 건강사회를 위한 부산급식운동본부, 부산여성회, 디자인3040, 열린네트워크,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총19개단체)
▣ 보도협조 [원문보기/다운로드]
편집인의 글
2017년 9월호 제227호_이미진 | 건국대학교 행정복지학부 사회복지전공 교수
기획주제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현재와 미래
기획1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과제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기획2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된 실패
양난주 |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3 지역사회서비스 10년의 제도화와 보편화,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
김보영 | 영남대학교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
동향
동향1 국가유공자 처우는 개선되어야 한다
조흥식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향2 에너지 빈곤의 현황과 에너지 복지를 위한 과제
이정필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복지톡
비정규 노동 문제 활동가, 복지를 말하다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복지칼럼
우리는 복지국가로 가고 있는가 | 이은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정책위원
생생복지
인천평화복지연대_
사회서비스 공단 도입과 향후 방향에 대한 토론회 개최

ⓒ 인천평화복지연대
8월 22일 인천사회복지회관에서는 인천평화복지연대가 평화와 복지에 관한 이슈를 가지고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평화복지포커스가 열렸다. 6번째 열린 이번 평화복지포커스의 주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운영 과제 중 하나인 서비스공단 설립에 관한 내용이었다. 인천지역 사회서비스 분야 종사자들과 사회복지유니온, 그리고 인천시 관계자가 함께 사회서비스 공단 설립에 관한 기대와 우려를 나누는 자리였다.
조선희 인천여성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전용호 교수의 주제발표와 토론자들의 토론, 그리고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다.
전용호 교수는 발제를 통해 한국 사회서비스의 변화 확대와 그 결과 및 문제점, 사회서비스공단의 역할과 기능, 향후 대응방안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민간 중심 사회서비스 확대에 따른 사회서비스 인력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인력부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회서비스공단법 체계(안)’ 등을 살펴보며 향후 대응방안과 과제를 다루었다.
이어진 토론에는 (사)장애인자립선언 강승관 코디네이터, 인천요양보호사협회 고정임 협회장, 전국사회복지유니온 박현실 사무처장, 전국보건의료노조 인부천지지역본부 오명심 지부장, 인천시 노인정책과 이환태 과장이 참여하였다. 강승관 코디네이터와 고정임 협회장, 오명심 지부장은 활동보조인과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강조하며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에 관한 기대를 밝혔다. 박현실 사무처장은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공공성을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이겠다는 것을 환영한다”며 “공단설립을 통해 노동자들의 노동권 향상을 기대한다” 고 했다. 더불어 공단 설립 논의에 현장노동자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이를 위한 민주적 구조와 절차를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이환태 인천시 노인정책과장은 지난 17일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한 회의에 따르면 어린이와 노인분야를 중점적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인천시는 시립요양원을 준비 중임을 밝혔다. 또한 사회서비스공단과 관련하여 보건복지부에는 반대 입장이 더 피력되고 있다며 오늘과 같은 토론이 중앙정부에 전달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이 요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발 디딜 틈 없이 행사장을 꽉 채운 참가자들의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인천형 사회서비스공단이 가야할 방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하며, 오늘을 시작으로 논의를 확대해나가자고 했다. 더불어 사회서비스공단에 관한 고민의 시작이었던 사회복지 공공성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라고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노동자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민주적인 구조와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강조되었다.
서울복지시민연대_
책으로 만나는 복지, “빡세게 책읽는 모임”
서울복지시민연대는 평소에 이미 책을 가까이 하고 있는 분들뿐 아니라 앞으로 책을 가까이 하고 싶은 분들, 책을 읽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도중에 포기하는 분들과 ‘책’을 매개로 2주에 한 번 만나 책 내용뿐 아니라 관련 내용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갖고 있다. 책모임 참여자들이 돌아가면서 책을 추천하고, 모임은 책 추천자가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설명을 곁들이고 이후 회원들의 감상평을 서로 나누고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원 여부와 상관없이 독서에 관심 있는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 서울복지시민연대
이번 달 책모임에서는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김창엽, 2002)」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은, 노동이 오로지 상품 가치로 평가받는 현실에서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장애인이 노동현장에서 철저히 외면하고 차별하는 사회를 다룬다. 장애가 있으면서도 온전히 모든 노동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애인이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력 경쟁에서 이기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장애인은 노동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득의 부재로 인한 기본적 삶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된다. 대한민국 대부분 국민의 유일한 재산 축적 수단으로 노동이 손꼽히는 가운데 비장애인조차 노동력과 생산성을 기준으로 노동 시장에서 축출되고 사회에서 떨어져나가는 마당에 장애인의 배제는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 사회가 장애와 똑같은 논리로 노인, 여성, 사회적 약자 등을 배제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장애(인)의 문제는 단숨에 보편적인 문제로 넓어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상품으로서의 노동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는 자본주의 인간관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 우리에게 던져진다. 그런데 왜 장애인과 그의 삶은 노동 능력에 따라 그 가치가 정해져야 하는가? 그가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배제되거나 혹은 최소한의 삶의 조건에 만족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즉각적 해결책은 없다. 다만 우리 각자가 믿기 나름일 것이다. 각자의 믿음을 치열한 논의 끝에 하나로 모아서 사회와 정부에 요구한다면, 촛불 혁명과 같이 사회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
다음 모임은 「82년생 김지영(조남주,2016)」를 읽고 대화를 나눌 예정이며, 앞으로도 서울복지시민연대는 책을 매개로 한 대화모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복지시민연대 홈페이지(http://seoulwelfare.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_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
최근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와 관련해 대전시가 고민에 빠졌다. 공공위탁을 주장하는 측과 민간위탁, 특히 장애인 단체에서 맡아야 한다는 측이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조례에 명시한 것처럼 장애인 뿐 아니라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 모두를 위한 기관이라는 것이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기존의 장애인 콜택시처럼 특별교통수단을 이용자에게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교통약자에게 필요한 이동지원 정보 제공 등 교통약자이동편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대전시와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더불어 서비스를 하는 노동자의 환경이 서비스와 직결되는 만큼 안정적인 고용구조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년 1월이 개소인 만큼 위탁기관을 가지고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애초의 취지대로 공공기관 운영을 확정하고 교통약자의 이동지원 편의를 위한 정책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는
소비자편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1. 지난 2009년 보험급여 청구절차의 간소화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가 있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10년 동안 방치하다가 신문광고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보험회사의 청구거절을 위한 ‘꼼수’라며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는 소비자 편익증진을 위한 것이지 보험사의 청구거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안입니다.
2. 현재 실손 보험의 청구를 소비자가 누락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청구 과정의 복잡하고, 이에 더해 여러 증빙서류를 갖추기가 번거롭다는 것입니다. 의사협회의 ‘보험사 청구거절의 꼼수’라는 주장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오히려 청구간소화가 진행될 경우, 청구가 더 간편하고 당연하게 되어 실손 보험 소비자는 당연한 권리인 실손 치료비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의료계의 우려처럼 간소화 이후 청구거절이 이유 없이 늘어나거나 한다면 당연히 소비자들은 보험사의 잘못된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3. 또한, 개인정보보호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청구 간소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현재도 개인의료정보는 소비자 동의를 거쳐 제공되고 있으며, 종이 청구서류를 제출할 경우는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전산으로 제출할 경우는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이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보험청구의 전산 처리가 미덥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면 개인 소비자가 선택하여 종이로 청구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다만,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는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의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DB) 공유와 시스템 연결이 불가피해서, 이에 대한 보안과 안정성 확보와 개인정보 오남용 예방 장치도 충분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4. 10년 전부터 의료계가 실손 보험청구 간소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현재 만연하는 일부 의료계의 과잉진료가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의료기관의 깜깜이 편법 운영이 아닌, 급여와 비급여의 왜곡된 의료체계를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함께 바꿔 나가야 합니다.
5.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실손 보험이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다는 지적에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그 불편을 감수하고 있었고, 또다시 정부 부처와 이익단체가 ‘소비자’를 볼모로 이익을 앞세워, 간소화 도입이 지연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됩니다. 실손 보험 청구의 간소화는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당연히 도입되었어야 하는 사안이고, 이제 더는 지연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6. 이미 온라인과 IT 신기술이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고, 생활 일부가 되었습니다. 하루빨리 실손 보험금 청구간소화를 도입함으로써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의료정보의 투명성을 향상시켜 합리적인 의료시스템을 확립해야 합니다. 끝.
2019. 04. 1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 서울 YMCA,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소비자교육중앙회, 소비자와함께
비정규 노동 문제 활동가, 복지를 말하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인터뷰 및 정리 조준희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비정규 노동자 규모 1000만 명, 정규직 대비 임금 53%, 평균 근속기간 약 2년 5개월. 비정규 노동이라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용어와 건조한 숫자 뒤에는 만성적인 고용불안정과 저임금 구조에 묶인 수많은 '삶'이 있다. 그 삶에서 복지는, 사회안전망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인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2000년부터 17년 동안 그 삶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회보험이 품지 못하는 불안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활동가를 만났다. 노동과 복지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말하는 이남신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 참여연대
자기소개 부탁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이하 비정규센터) 상임활동가 이남신이라고 한다. 원래 이랜드에서 17년 동안 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상태라, 9년차 해고노동자 이기도 하다. 비정규센터에 오게 된지는 9년째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소개해 달라.
비정규센터는 2000년 5월 20일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다. IMF외환위기 직후부터 비정규 노동자가 과반을 넘어섰는데, 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이 제몫을 못하는 사이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처지가 날로 열악해졌다. 비정규센터는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활동은 크게 현장연대와 정책연대 두 축으로 나뉜다. 현장연대는 노조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비정규 노동자들, 그리고 노조를 만들어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비정규 노동 단체들이 지역별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단체 간의 네트워크인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서울노동인권네트워크’를 만들고 강화하는 일도 한다.
정책연대 측면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분석, 대안제시 활동을 한다. 그리고 비정규노동과 관련한 통계 작업도 중요한 정책 활동이다. 비정규직 규모에 대한 우리 단체와 통계청의 논쟁은 꽤나 유명한 논쟁이 되었다. 우리는 천만 명이라고 하면, 통계청은 5백만 명이라고 하는 식이다. 우리가 판정승했다고 평가하는데, 지금도 통계청의 조사결과를 재분석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직종별, 고용형태별 실태조사나 중앙정부, 지방정부에 대한 정책제언 등 연구용역 작업도 같이 하고 있다. 격월간으로 「비정규노동」이라는 기관지도 발행하고 있다.
원래 이랜드의 정규직 노동자였는데, 이렇게 비정규 노동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랜드 노조는 정규직 노조였다. 나는 92년도에 입사해 팀장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노조활동을 했는데, 그 바람에 해고와 구속을 경험했다. 나는 크리스천은 아니었는데, 직원 대부분이 크리스천이었고 노조 간부들도 거의 크리스천이었다. “낮은 곳으로 임하라”는 성경 가르침을 노조 간부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노동에 대한 관심이 컸다기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컸었던 것 같다. 이랜드 그룹 내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회사와 크고 오랜 싸움이 시작되었다. 어떤 목적의식에 차있었다기보다 정말 열악한 상황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땅히 함께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했다.
물론 나도 학생운동을 했고, 야학, 위장취업도 했었기 때문에 노동운동에 대한 지향이 없었다고는 못하겠지만 이랜드에서는 그보다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처지가 투쟁의 가장 큰 이유였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사회보험(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가입률이 낮다. 어떤 원인에 기인하는가?
작년 8월 기준으로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1/2 내지 1/3 수준이다. 급여도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사회보험은 그보다도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가 심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고질적인 저임금 구조에 있다. 비정규 노동자 대부분이 최저임금 언저리에 있다 보니 자부담이 있는 사회보험에 대해서는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들은 오히려 위법사항이기 때문에 4대 보험을 가입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임금으로 인해 당사자들이 꺼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 같은 경우 최소 6개월을 납입해야 하는데, 해고, 폐업 등의 이유로 6개월을 못넘기고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가입하는 의미가 크지 않다. 이렇게 최저임금에 수렴되는 저임금 구조와 불안정한 노동조건으로 사회보험의 그물망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주무부처나 공단이 그 실태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루살이 인생처럼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중장기적 미래를 고려한 사회보험 가입은 쉽지 않다. 결국 고용불안정과 저임금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정규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올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번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사회보험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임금이 올라가는 만큼 가입률도 올라갈 것이다. 결국 사회보험 가입률 자체는 결과다. 그 근본 원인인 고용안정과 생활임금 수준으로의 임금인상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선행조건이 해결된다면, 사회보험 가입률이 단번에 정규직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더라도 70% 수준 내외로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료를 지원하는 정책 기조에 대해 평가한다면?
분명 필요는 하다. 그런데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복지는 2차 분배고 임금은 1차 분배다. 1차 분배인 임금이 제대로 지불되면 복지 수요는 최소화된다. 현재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면세점 이하의 소득을 얻고 있다. 그러니 재정안정에는 기여하지 못하면서 복지 수요는 극대화되는 양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생활임금 수준으로 임금이 인상되면 국가재정기반도 튼튼해지고 복지수요는 최소화되는 양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지나치게 사각지대가 넓은 상황이기 때문에, 두루누리 사업 등 보험료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규직 노조가 주축이 되는 양대노총이 사회보험 사각지대, 특히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같이 삶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한 책임을 가지는 것이다. 정부처럼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정규직 노조가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책임의 경중을 따지자면 당연히 정부와 사용자 측이 훨씬 무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양대노총을 위시한 정규직 산별노조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지금처럼 임금격차, 사회복지 격차가 벌어진 현실에서는 노동조합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로서 복지안전망 바깥에 있는 저임금 노동자 문제를 위해 갖고 있는 자원을 내어 놓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10인 미만 사업장의 저임금 노동자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은 분명 과도기적으로 의미가 있고, 1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이나 영세 자영업자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노동조합도 일정부분 역할을 하는 등 사회 전체가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규직 노조가 기여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결국 문제는 재원이다. 노사가 합의해서 자기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정규직화 기금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사회연대기금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 복지를 위해 기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통상임금과 같이 정규직 노동자들이 누리고 있는 자원을 어떤 식으로든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은 두루누리 사업을 보완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자체로서 실추된 노동조합의 위상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노-노 간 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더불어,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은 상당히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실태파악조차 힘들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현장 단위의 노동조합이 개입하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지 문제에서 노동조합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와 사용자의 책임이 제일 무겁지만, 노조가 견인차 역할을 해줘야 할 때다.
당위성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정규직 노조가 나설 이유는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잘 안 되고 있다. 우선 복지국가, 사회복지와 같은 개념을 노동의제와 별개로 보는 시각도 상당부분 존재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대안 사회로 가는 데 있어서 복지를 개량주의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지금은 달라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로 조금씩 들어오게 되면서 달라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 간 복지 의제에 대한 체감 격차는 큰 상황이다.
나는 노동과 복지는 선순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는 개량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혁명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미조직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견인하는 데 있어서는 복지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금도 비정규 노동자의 98%가 노동조합 바깥의 노동자들인데, 그들에게 제대로 된 복지가 제공된다는 것,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이 갖춰진다는 것은 결국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노동자의 삶 전체에 좋은 순환을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지렛대로서 노동운동을 이끌어가는 노총 지도부, 산별노조 등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사회복지 영역도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한 활동경험을 소개해준다면?
특수고용노동자로서의 간병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적은 있지만, 사회서비스 분야의 비정규 노동 전반에 대해 깊게 살펴보지는 못했다. 일부 조직화된 부문도 있지만, 사회서비스 분야는 여전히 미조직 노동자들이 많아 우리와 접점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서비스공단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주요부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주목하고자 한다. 그동안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던 대표적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사회복지 영역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관심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정부의 사회복지 영역을 포함한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과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등의 대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서비스공단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의 여지는 있다. 결국 핵심은 고용안정성과 처우가 개선되느냐 여부다. 그런 부분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단이 진성 정규직 일자리 공급자로서 설계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상당히 큰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있지만 양적인 면을 떠나 질적인 부분에서 기존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지금 장담하기는 어렵다. 보다 면밀한 로드맵과 시뮬레이션, 예산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쨌든 공단 방식이 고용안정성 면에서 개선을 가져올 가능성은 높다. 그렇다면 결국 처우개선이 동반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공단이 설립된 뒤, 당사자들이 공단 내에서 노조를 조직해 협상을 통한 처우개선을 해나가야만 단단하고 짜임새 있는 고용 모델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도 사회서비스공단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헌법상 보장된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할 권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7년 7월 12일. 태광-티브로드 원하청 교섭결렬 규탄 기자회견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들어가 협상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한숨 돌리고 되돌아보니 너무 소중한 성과였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적용 당사자가 최소 300만, 차상위 까지 포함하면 500만 이상 노동자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결정이니 말이다. 그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양대노총이 처음으로 제 역할을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결국 이 16.4%, 1,060원의 인상은 촛불시민혁명의 힘이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비정규 노동운동을 하다 죽어간 사람들이 많이 기억난다. 아끼던 사람들의 죽음은 쉽게 무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그런 상처들은 내가 어려울 때, 유혹이 있을 때, 초심을 지켜야할 때 떠오르는 일종의 이정표와 같다. "내가 이 길을 가면 그 녀석이 욕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그런 이정표다.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이름 없이 죽어간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비정규 노동 운동이 부끄럽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
향후 활동계획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이 ‘투쟁모드’였다면, 지금은 ‘대안모드’로 돌입하고 있다. 비정규센터 조돈문 대표님이 양대노총과 더불어 일자리위원회에 노동계 대표로 들어가 있고, 그 외에도 많은 정책위원들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서 그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 비정규센터가 그동안 투쟁했던 목표의 상당부분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반영되었다. 그 약속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결국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1단계는 이룬 것으로 보고 있고, 이제 관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다. 궁극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끝나도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양질의 단단한 정규직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포석을 까는 것이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의 역할이 아닐까.
다만 민간영역은 여전히 투쟁해야할 곳이 많다. 지금도 삼성전자서비스, 희망연대노조 등 간접고용노동자 문제로 열심히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공공이 모범적인 사용자로서 역할 하는 만큼 그 영향이 민간으로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촛불시민혁명에 힘입어 당선된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아우르는 비정규 문제 개선과 해결의 결정적 분기점을 만드는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나가고 싶다.
에너지 빈곤의 현황과 에너지복지를 위한 과제1)
이정필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2005년 7월, 경기도 광주에서 건설 일용직 남모씨 집에서 중학교 3학년생인 남씨의 둘째 딸이 촛불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다가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설 현장의 인부로 일하는 남씨는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수입이 없어 지난 2월부터 전기료 88만원을 체납했다. 전기장판으로 겨울을 나면서 전기료가 많이 나왔고, 이를 납부하지 못해 단전된 것이다.(프레시안, 2005년 7월 13일)
사회복지의 사각지대, 에너지 빈곤의 과거와 현재
에너지 복지는 어디까지 왔을까. 에너지가 복지의 대상이라면 국민의 기본권으로 에너지는 어떻게 수용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전기사업법, 에너지법,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등을 통해 전기를 비롯한 필수 에너지에 대한 보편적 공급을 규정하고 있다. 에너지산업에서도 ‘민영화’ 시도가 지속되고 있으며 에너지 빈곤 문제가 악화되고 있지만, 전기 사용을 필수재로 인정하고 전기 요금을 공공요금으로 규제하고 있다. 개발주의 산업화 시대에 형성된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라는 공급 중심의 패러다임이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새로운 흐름에서 흔들리고 있지만, 에너지 공공성 측면에서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무턱대고 무시할 수 없을 노릇이다. 또한 이러한 역사적 합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생계급여에도 반영되어 광열비(전력비용, 난방비용, 취사비용)로 계측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최저 광열비는 국민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건‧환경 유지, 취사활동, 체온유지 비용과 일상적인 활동 및 노동력 재생산과 사회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명 및 전자제품 사용 비용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저생계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는, 그마저도 최저 에너지 필요량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복지 효과는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복지에 대한 관심은 2005년의 비극적 사건을 겪은 다음에 시작됐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당시 세계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국내 에너지 가격도 상승했고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이 그와 같은 충격적인 사건과 맞물리면서 에너지 복지 개념이 정치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2006년 3월에 제정된 에너지기본법(현재 에너지법)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에너지공급자는 빈곤층 등 모든 국민에 대한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에 기여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후 적지 않은 지자체가 에너지조례를 제정하고 상위법과 유사한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렇게 국가, 지자체와 에너지공급자의 책무라는 간접적인 형태로 에너지 기본권이 인정되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부터 에너지 빈곤 해소와 에너지 복지 확대를 위한 정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을 에너지 복지 원년으로 선포하고 2016년까지 에너지 빈곤층을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한국에너지재단을 출범시키고 에너지복지기금도 마련했다. 이때 처음으로 에너지 빈곤층이 가구소득 중 광열비 지출 비중이 10% 이상인 가구로 설정됐다. 2009년, 이명박 정부 역시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서 에너지 빈곤층 해소방안을 제시하며 2030년까지 차상위 계층 포함 에너지 빈곤가구 0%를 목표로 상정, 에너지복지 전달체계를 효율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소득에 관계없이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에너지는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밟히면서 복지 대상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법적, 정책적 규정이 미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빈곤선이나 소득 대비 광열비 비중, 또는 다른 대안적 방법론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채, 결과적으로 대략적인 추정치만 되풀이 되어 나오는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관련 법․제도 정비가 이뤄졌는데, 2014년에 에너지법이 개정되어 에너지복지 사업 조항이 신설되었다. 에너지복지 사업은 ①에너지이용 소외계층에 대한 에너지의 공급, ②에너지이용 소외계층의 에너지이용 효율의 개선으로 나뉘며, 기존에 실시되고 있던 저소득층 주택에너지효율화 사업(WAP)과 새롭게 실행될 에너지 바우처(이용권)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특히 에너지 바우처는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영역별 맞춤형 급여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2015년에 도입됐는데, 이를 통해 선정된 가구는 동절기(12~2월) 연료비를 지원받게 된다.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중위소득 40%이하)라는 소득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동시에 노인(만 65세 이상), 영·유아(만 6세미만), 장애인, 임산부라는 가구원 특성기준 중 하나에 속하는 가구가 지원대상이 될 정도로 제한적으로 선별된다. 이들은 가구원 수를 고려하여 가구당 83,000원~116,000원을 차등 지급받고서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연탄, 등유, LPG 등의 에너지원을 선택적으로 구입하게 된다.
한편 에너지 복지의 위상을 높이고 제도와 정책을 체계화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 에너지복지 개별법 제정이 수차례 검토됐지만 재원 마련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법 제정은 요원한 상태이다. 다른 한편 일부 지자체의 자치법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서울시는 에너지조례를 통해 에너지 빈곤층을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및 차상위 계층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법에 나오는 에너지이용 소외계층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에너지 복지 대상으로 잡고 있는 것을 뜻한다. 부산시는 “소득 가구 중 연료비 부담으로(소득에 비해 에너지 구입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차지하는 가구로서) 에너지 이용에서 소외되는 가구”로 규정한 에너지 복지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에너지 복지 사업은 사회구성원이 인간으로서의 적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냉난방, 온수, 취사용 연료, 전기 등을 적정한 수준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정책, 프로그램을 모두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에너지공급자, 지자체별로 다양한 전달체계를 통해 현물․현금 등 다양한 방식의 에너지복지 정책과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발전․정유․가스 등 에너지기업들로부터 조성되는 에너지복지지금 등을 토대로 난방시설 지원 및 에너지효율 개선사업 중심으로 에너지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업과 함께 태양광 보급 등 재생에너지 복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산업기반기금과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를 활용해 시설제품 지원사업과 연료비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표 2-1> 참조).2)

보건복지부는 생계급여, 긴급복지 연료비지원, 여름철 냉방비 등을 지원하고, 국토교통부는 주택개량 지원을 통해 단열, 난방 등의 보수를 지원하는데, 주택 노후도에 따라 경․중․대보수로 세분화하여 저소득층 가구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한다. 그리고 에너지기업들도 에너지 사용요금 할인 및 일부 감면, 가격보조, 공급중단 유예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지원하고 있다(<표 1-2> 참조).

그 외, 민간이나 기타 기업 차원에서도 에너지 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의 ‘연탄은행’ 사업, 현대제철․한국주거복지협회의 ‘희망의 집수리’ 사업, 태양광 기업 등의 저소득층 대상 (미니)태양광 지원사업이 있다. ‘연탄은행’은 2002년 12월 설립되어, 대구, 충북, 인천, 전주, 서울 등 전국 31개 지역 33개의 연탄은행이 설립․운영 중이고, 사업영역을 주거복지․도시재생까지 확장해나가고 있다. ‘희망의 집수리-주택에너지 효율화사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000세대 집수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 LG, OCI 등 태양광 기업과 LH공사, SH공사 등 주택토지개발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저소득층, 사회복지시설과 공공임대주택에 (미니)태양광을 보급·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일부 지자체 차원에서도 정부의 에너지 복지 사업을 시행하는 동시에, 자체 사업을 발굴하여 에너지 복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예컨대, 서울시는 서울시에너지복지시민기금 조성, 에너지 빈곤 실태조사 실시, 에너지 복지사 양성 등 진행하여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에너지 빈곤 해결의 난맥상과 에너지 복지를 위한 현재 과제
에너지 복지 사업이 여러 채널과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지만, 에너지 빈곤의 원인이 다양하고 다방면에서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리고 에너지 복지 지원 정책의 양적․질적 한계로 인해 에너지 빈곤 해결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조손가정 고흥촛불화재 사건이나 2015년 노부부 화롯불 화재 사건은 우발적이라기보다 정책 실패에 따른 필연에 가깝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에너지 빈곤 혹은 연료 빈곤이 사회화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70년대 영국 등지에서 연료 빈곤이 처음 논의되었을 때에는 적정한 주거 온도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최근에는 냉․난방 이외에도 일상적인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조명, 취사, TV 시청과 같은 기본적인 문화생활의 영위에 필요하다고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에너지의 사용을 포괄하고 있다. 에너지 빈곤으로 인한 냉․난방 부족은 거주자의 건강을 훼손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적인 감기, 기관지염, 심장질환과 같은 질병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장애인, 만성질환자, 노인 등이 있는 가구는 더욱 취약한 상태에 내몰리게 된다. 또한 에너지 비용의 증가는 식료품 구입과 같은 다른 생활비용을 감소시켜 생활의 질을 후퇴시킬 수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한 취약 계층의 의료기관 이용 증가는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 증가와 같은 사회적 비용 유발로도 이어진다. 그리고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과 한파 등 이상 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노인, 영유아와 사회적 약자가 기후변화 취약계층으로 꼽히고 있다. 에너지 빈곤층은 기후변화 취약계층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빈곤의 일차적 원인은 저소득이다. 실직이나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인한 노동기회 부족이나 박탈, 그리고 제한된 급여 및 연금 수령 때문에 에너지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둘째, 경제적 빈곤과 밀접히 연결된 것이기도 하지만, 노인․장애인․한부모 가구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에너지 빈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계층은 가구원이 집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에너지 수요가 더 많은 편이다. 셋째, 단열 상태가 부실한 노후 주택에 거주하며 비효율적인 냉․난방기기를 교체하지 못하였을 경우에 에너지 빈곤이 발생하기 쉽다. 넷째,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 에너지 기기들, 예를 들어 에너지 등급이 낮은 가전제품과 비효율적인 가스 및 전기 난방기기 등을 사용할 경우에 에너지 비용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다섯째,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 등으로 인하여 에너지 가격 자체가 비싸질 경우에도 에너지 빈곤이 악화될 수 있다. 여섯째,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너지, 즉 도시가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에너지 빈곤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도시-농촌이라는 사회공간적 격차와 결합된다. 일곱째, 정부와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에너지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이를 통한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에 에너지 빈곤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이렇게 에너지 빈곤의 원인이 다양하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에너지 빈곤의 해소가 어려우며, 그만큼 에너지 복지 정책은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암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소득 대비 광열비 비중 10%라는 에너지 빈곤의 기준 역시 편의적으로 차용하고 있는 것으로, 그 적실성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영국에서는 적정 온도 유지라는 세부 기준이 적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근거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편이고, 경상소득과 가처분 소득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에 대해서도 논쟁적이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와 같이 빈곤선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에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한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판단이 쉽지 않다. 201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기․가스 단절, 연료비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중위소득의 5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그리고 소득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에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는데, 2015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 경상소득 기준 1분위 가구의 소득 대비 연료비는 7.9%인데 비해 10분위 가구는 1.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된다. 무엇보다 양질의 고용이 확대되고 실질 소득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으면, 따라서 적정한 수준의 주거 안정과 에너지 비용 지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른 사회복지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복지 역시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기 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요금의 개편, 에너지 복지 사업의 추진원칙과 추진체계의 개선 등을 통해 에너지 복지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전력당국과 한국전력공사가 제시하고 있는 원가주의는 생산과 공급원가에 따른 ‘생산 원가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거시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환경적 외부비용을 수용하고, 이와 동시에 에너지 기본권 차원에서의 사회보장비용을 포함하는 ‘사회적 원가주의’ 개념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에너지 필수재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적정 필요전력량은 값싸게 공급하되 그 이상의 사용량에 대해서는 보다 강화된 누진제를 적용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이러한 단계별 교차보조 요금제는 사회적 원가주의의 원칙을 준수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요관리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 반드시 단계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요금개편 방안이지만,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에너지 복지 프로그램의 유형에 따른 특징과 효과를 면밀하게 검토한 후 하이브리드 패키지 정책 구상이 접목돼야 한다. 앞서 살펴본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은 다음 [표 3]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공급형’, ‘효율형’, ‘전환형’은 각각 에너지 비용의 직․간접 지원, 에너지효율 개선, 에너지원 전환을 목적으로 유형화되며, 정책 효과에 대해서 복지만이 아니라 환경과 고용 측면과 연계하여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공급형’은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공공부조 방식이지만 충분한 급여를 제공하지 않거나 단기적 처방에 그칠 경우, 환경효과와 고용효과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효율형’은 주택과 가전기기 에너지효율화를 통해서 수요관리효과와 고용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에너지 복지 프로그램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미국의 저소득층 주택에너지효율화 사업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한국에너지재단은 물론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획기적인 비즈니스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환형’은 아직까지 지극히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지만, 복지, 환경, 고용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상당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원 마련의 어려움, 저소득층 주거 형태상 태양광 설치의 물리적 제약, 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등 개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 세 가지 에너지 복지 프로그램은 어느 하나만 강조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효율형과 전환형 프로그램에 대한 정책적, 사회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양적 성장과 질적 전환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기는 하지만, 이미 적지 않은 에너지 복지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럼에도 에너지 복지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법․제도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각 사업들 간 연계성도 부족하고, 예산 책정에서부터 복지 전달,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복지 추진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복지 전달체계의 현장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고 대상을 발굴하는 지자체와 읍면동 주민센터,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보장하고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전향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복지 역시 전환의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1) 이 글은 필자가 참여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연구 결과물의 주요 내용을 재구성했음을 밝힌다.
2)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에너지복지 사업의 현황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권승문ㆍ김남영ㆍ이정필)가 수행하고 있는 “서울형 에너지복지모델 개발 지원체계구축 용역”(서울시, 2017년 6~10월)의 내용을 주로 활용했음을 밝힌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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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시민을 위한 에너지 민주주의 강의. 이매진. 2016.
이현주 외. 에너지복지 현황분석 및 체계화 방안. 지식경제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2.
진상현․박은철. 2009. 저소득가구의 에너지 소비실태 조사·분석. 서울시정개발연구원. 2009.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 http://www.seoulenergyfund.or.kr/
에너지 바우처 홈페이지 http://www.energyv.or.kr/
한국에너지재단 홈페이지 http://www.koref.or.kr/
국가유공자 처우는 개선되어야 한다
조흥식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가유공자에 대한 처우는 주로 국가보훈제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국가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처우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다르다. 대한민국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가보훈제도는 뼈아픈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 한다. 크게 보면 일제에 항거하던 독립유공자에서부터 해방 후 6·25라는 민족상잔의 아픔을 토대로 탄생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 4·19혁명, 5·18민주항쟁 등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예우, 나아가 베트남전과 같은 국가의 대외정책에 따른 희생에 대한 보답 등으로 전개돼 왔다. 그러기에 역사 속에서 국가 공동체 존립을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희생을 감수한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보훈제도는 강화될수록 좋은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국가를 위한 개개인의 헌신과 희생은 국가의 존립과 정체성 유지를 위한 가장 존엄한 가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국가유공자를 위한 한국 보훈제도의 역사
어떤 국가든 국가가 형성되면서부터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제도는 존재해 왔다. 우리나라도 전통적으로 신라시대의 상사서(賞賜署), 고려시대의 고공사(考功司), 조선시대의 충훈부(忠勳府) 등 국가 관청을 만들어 나라에 공을 끼친 자들을 지원하고, 예를 다해 처우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근대적인 국가보훈의 효시는 1950년 <군사원호법>과 그 시행령이 각각 공포, 시행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사회부(오늘날 보건복지부) 내 사회국에 군사원호과를 설치하여 공비토벌 중의 전사자 또는 군복무 중 순직한 자의 유족에 대한 원호업무를 직접 담당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6·25전쟁 이후에는 군인뿐만 아니라 전투에 참가한 상이경찰관과 그 가족 또는 순직한 경찰관의 유가족에 대한 원호를 목적으로 1951년 <경찰원호법>과 시행령을 각각 제정, 공포함으로써 외국과는 달리 경찰도 보훈제도의 주 대상이 되었다.
1961년 5월 16일 군사 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는 그 해 바로 <군사원호청설치법>을 제정하여 군사원호청(현재의 국가보훈처)을 설치하였으며, 모든 원호제도의 기본법적 기능을 규정한 <군사원호보상법>을 1961년 제정, 공포한 이후, 1979년 유신정부 말까지 <국가유공자등특별원호법>(1962.4) 등 13개의 원호관련법을 제정, 공포하였다. 특히 1974년에 유신정부는 한국 원호행정 사상 처음으로 전국 원호대상자를 가가호호 방문하여 전수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국가원호정책 수립의 기초정책 자료를 마련하였다.
그 후 정치적 정당성을 갖지 못한 채 출발한 전두환 군사정부는 1981년 복지국가 건설과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미명 하에 <한국원호복지공단법>(1981.4), <원호기금법>(1981.4) 등을 제정하였다. 원호를 복지의 시각에서 본 점은 그래도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보상시혜의 차원에서 원호대상자의 범위 확대와 함께 국가 예산을 적게 쓰면서 자립자활 시책을 추진했다고 하지만, 원호와 복지를 결합한 점에서 원호정책이 한 단계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원호복지공단을 설립하여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복지 증진 방안을 구체적으로 강구하는 외에 전·퇴역 군인의 원호를 적극 실시하는 등 1980년대 원호정책의 토대를 확충해 갔던 점에서 보더라도 그렇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군사정부의 기반인 군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염두에 둔 것은 틀림없다.
이후 원호처를 국가보훈처로 개칭한 해가 1984년인데, 대체로 이 해를 한국에서 원호복지가 태동한 출발점으로 간주한다. 구호와 물질적 생계보장 뿐만 아니라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과 존경 개념의 윤리적 당위성을 근본적으로 구분하여 그 둘을 합하여 총체적으로 분명히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여 원호제도 기본 이념을 국가보훈으로 재정립하였고, 단순한 보상 차원의 물질적 예우뿐만 아니라 존경과 추앙 위주의 사회적·정신적·상징적 예우를 더 보강해 주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가유공자의 대상 범위도 확대하여 이때까지 물질적 지원 대상에 누락되었던 후손 없는 순국선열이나 생활이 안정된 무공수훈자를 보훈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동시에 국가사회 발전 특별 공로 순직자·상이자·공로자 등도 새로 포함시켜 나갔던 것이다.
그 후 노무현 정부가 획기적으로 2005년에 국가보훈기본법을 제정함으로써 또 한 단계 발전하게 되었다.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그와 그 유족 또는 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대한민국의 오늘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 위에 이룩된 것이므로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그 정신을 기억하고 선양하며, 이를 정신적 토대로 삼아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국가보훈의 기본이념으로 선언하였다. 그리하여 5년 단위로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 수립, 국가보훈위원회 설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등을 규정하여 보훈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하였다. 그리고 국가보훈처는 2007년 8월에 ‘찾아가는 보훈복지서비스’, 보비스(BOVIS)를 발족하였다. 보비스라는 이름은 Bohun Visiting Service(찾아가는 보훈서비스)로서 현장에 직접 찾아 나서는 ‘이동보훈’과 ‘노후복지’를 통합한 국가보훈처의 이동보훈복지 서비스 브랜드명이다. 국가보훈처는 이러한 보비스를 통해 국가에 헌신한 국가유공자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오고 있다.
올해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보훈처는 2017년 7월 26일부터 장관급 기구로 확대 개편됨으로써 또 한 단계 발전을 하게 되었다. 즉 7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이 의결됨에 따라, 국가보훈처는 1실 5국 3관 24과의 장관급 기구로 승격되었다.
이러한 국가보훈제도의 변천사를 통해 볼 때, 중요한 특징으로 첫째, 사회보장제도가 이미 잘 확립되어 있어 보훈복지가 사회복지의 한 부분으로 통합되어있는 유럽의 복지국가의 상황과 달리, 한국은 해방, 6·25전쟁, 4·19혁명, 월남참전, 5·18민주화운동 등 국가 발전 과정에서 보훈복지가 사회복지와 별개의 발전 과정을 따르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보훈복지 대상자들은 ‘보훈이 복지에 우선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며, ‘플러스알파 복지’로서 보훈복지제도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이러한 한국의 역사적 특수성을 반영하여 보훈대상자의 유형과 범위가 외국 선진국과는 달리 넓고 너무 다양하다는 점이다. 셋째, 보훈복지 프로그램이 외국의 경우 보상금, 의료지원 및 일부 교육지원 등에 국한되나 한국의 경우 보상금, 교육, 직업, 대부, 의료보호, 주거보조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넷째, 보훈복지 프로그램이 다양한데 비해 지원 규모와 정도는 아직 충분하지 못하며, 지역별로 보훈수당에서 차이가 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누가 국가유공자이며, 그 인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일반적으로 국가유공자란 국가를 위하여 공헌하였거나 희생된 사람으로서 법률이 그 적용대상자로서 규정한 사람을 말한다. <국가보훈기본법> 제3조를 근거해 볼 때, 국가유공자의 개념은 “일제로부터 조국의 자주독립 국가의 수호 또는 안전보장,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국민의 생명 또는 재산의 보호 등의 공무수행에 해당하는 목적을 위해 특별히 희생되었거나 공헌한 자”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국가유공자를 구체적인 보훈대상자로 인정하는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관계법령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국가유공자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참전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5․18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고엽제 후유증환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 <특수임무수행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등 7가지이다. 이들 7가지 법률에 담겨 있는 국가유공자 유형과 2015년 현재 보훈대상 인원(가구) 수를 살펴보면 다음 <표 1-1>과 같다. 국가유공자 유형은 무려 28유형으로서 너무나 광범위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국가유공자들이 구성한 보훈단체 현황은 2016년 현재 광복회 등 공법단체(14개),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 사단법인(5개) 및 백범 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등 비영리법인(112개) 등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가유공자들은 어떻게 선정되는가? 일반적으로 국가유공자 인정의 기본원칙은 국가의 강제나 의무부여에 기인된 개인의 희생을 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국가의 책임과 개인의 희생이 공존하는 경우를 국가보훈의 대상으로 하여 ‘독립운동과 국가수호 영역’을 보훈의 핵심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사회의 시대적 역사성을 감안하고, 보훈행정의 일관성 및 신뢰성을 유지하며, 이해관계자의 요구 및 국민정서를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보훈법률이 아닌 다른 법률에 의한 국가유공자 진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도 한번 짚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외국의 경우 사회적 공헌만 있는 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존경’ 외에 별도의 지속적인 지원을 위한 법적 제도는 거의 없음을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국가유공자 선정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국가유공자 인정 기준을 새로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부는 공무원의 직무수행 관련 사망과 부상에 대해 그 성격과 공헌 정도를 가리지 않고 모두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는 체계를 유지해 왔다. 한 예로 군에서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한 군인도 보훈대상자가 돼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데, 이 경우 이에 대한 억울함은 풀어줄지언정 자살이 권장되거나 정당화되지는 않는 선에서 국가유공자가 아닌 다른 입법에 의한 제도적 보상대책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재해를 둘러싸고 국가유공자가 되는 영역과 일반적인 재해보상으로 처리할 영역은 구분되어야 마땅하다. 이런 시각을 바탕으로 정부는 일반 직업공무원의 직무수행 중 사망과 부상에 대해서는 그 원인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을 때만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그 밖의 사망과 부상은 연금법 등 일반적인 사회보장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보훈대상자를 ‘국가유공자’와 ‘지원대상자’로 크게 양분하되, 국가유공자는 ‘독립유공자’, ‘국가수호유공자’, ‘참전유공자’, ‘민주유공자’ 등으로 구분하고, 종전의 순직공상 경찰 및 공무원,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자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지원대상자’는 국가유공자 개념에 포함하지 않지만 보상을 필요로 하는 자로 규정하되, 기존의 수혜자는 모두 기득권을 인정하며, 다만 새로운 대상자는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유공자를 인정하는 보훈심사체제를 살펴보면 심사를 하고 있는 기관과 처분을 하고 있는 기관이 각각 따로 분리되어 있어 이에 따른 혼란이 따르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국가유공자의 등록에 관한 요건을 담당하고 있는 심의, 의결에 관한 권한은 보훈심사위원회에서 갖고 있고, 이에 대한 처분의 권한은 해당 지방보훈청장이 갖고 있는 등 이원화되어 있는 점이 문제이다. 따라서 처분의 권한도 심의, 의결한 보훈심사위원회가 갖는 등 일원화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보를 공개함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가유공자의 인정은 이를 신청한 자나 국가가 얽혀있는 민감한 사안으로 추후 보훈심사위원회의 결과에 대한 사후 검증이나 확인 등의 절차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보훈심사위원회의 행위가 국가의 역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 볼 때, 역할 수행을 잘 하기 위해서는 국가유공자 인정과 관련하여 그 내용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제도들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이러한 제도들이 난립되어 있거나 혹은 미비한 경우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유공자 인정을 신청한 자나 국가가 지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유공자 인정 결과의 검증을 관장할 수 있는 상설 독립기구의 설치를 통해 과거에 잘못된 국가유공자 인정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유공자 처우는 어떠하며,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 것인가?
국가유공자 처우와 관련하여 한국에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보훈보상의 성격이 모호하고 행정용어 사용에서 의미가 혼란스러운 문제이다. 보훈보상의 의미가 보상(報償, reward)인지, 보상(補償, compensation)인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수혜 확대 요구에 만성적으로 노출돼 행정적으로 시달림을 받고 있는 처지를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영예로운 생활유지’ 등 예우 기본이념이 애국심 함양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보훈대상자에 대한 물질적 지원 위주로 진행되어 온 관습에 따라 급여의존성이 심화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생계보전 개념의 보상체계 발달로 하후상박형 왜곡구조가 아직도 완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선진국의 경우는 사회보장이라는 기반위에서 보훈보상이 추가적으로 이행되나 한국은 보상금이 불가피하게 기초적 소득보장 기능을 수행해 옴으로써 각종 지원제도의 정당성과 사회적 부담의 과중, 특히 이중보상 문제가 줄곧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보상 종목이 복잡하고 다양하여 대상자간 형평성 논란이 계속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보비스 10주년 보훈가족 한마음잔치 ※출처: 국가보훈처
국가유공자에 대한 바람직한 처우가 이루어지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첫째, 무엇보다도 배상 개념의 보상(compensation)이 아니라 ‘명예’를 강조한 예우중심의 보훈보상(報償, reward) 체계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훈대상자들이 지역과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문화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둘째, 보상수준의 형평성과 적절성이 있어야 한다. 즉 국가유공자의 개인적 희생의 크기와 사회적 공헌도에 대한 보상의 크기가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 셋째, 국가유공자의 사회적 지위를 적절히 보장하는 수준으로 보상해야 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국민의 평균적인 수준 이상으로 보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재정의 부담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국가유공자 처우의 기본 원칙에 따라 몇 가지 개선되어야 할 과제들을 간략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독립이나 국가 수호와 안보에 관련된 국가유공 행위 가운데 희생이 발생한 자 및 그 유족이 국가유공자 보상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책임성,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훈의 정도, 보상결과의 사회적 도덕적 가치 등을 충분히 고려하는 게 좋을 것이다. 예로서 신체손상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보상금은 희생의 정도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며, 희생 정도에 비례한 보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신체적 희생 없는 공헌이나 역사적으로 특수한 희생자에 대해서는 명예를 강조한 예우중심의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경제적 보상수준의 적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보훈대상자의 생활안정과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보상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구체적으로 말해서, ‘국가유공자의 생활안정 제고 및 의료․복지서비스 확충’에 핵심이 있다. 즉 국가유공자의 생활안정과 자긍심 제고를 위해 보상금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여야 한다. 특히 사회 경제지표와 연계한 보훈급여금 인상기준을 수립해야 하며, 보상금과 공무원연금 및 군인연금과의 보훈연금 상호 간의 급여조정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보상금의 규모가 적정수준에 미흡한 경우에 생계비 보충적 성격을 가지는 수당 제도를 정비해야 하고, 중상이자 등에 대한 보상은 개별 맞춤형식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아울러 보훈수당의 지역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국가유공자의 고령화에 따라 급증하는 의료수요 및 복지욕구에 가장 잘 부합하는 방안으로서 이들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보훈의료체계 구축과 복지서비스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취업보호의 경우 시대의 변화에 맞게 교육보장과 연계한 적절한 상담에 의한 진로지도와 능력개발을 위한 인력양성 등의 내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지원의 경우 국가유공자 본인과 자녀 교육지원의 적정 수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교육비 지원을 넘어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교육개발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셋째, 현행 보훈법률이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과 관리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서 그 분들의 희생과 공헌을 후세에게 교육시키고 선양하는 내용이 상당히 부족한 점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유공자 보훈선양사업 활성화와 다양화가 필요하다. 나라사랑 교육은 특정 정당과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교육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 대중의 나라사랑 정신 확산을 위한 보훈교육․연수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야 한다. 그리고 추념식 등 내실 있는 정부기념행사 개최 등 현재와 미래의 보훈 계몽에 예산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 특히 국가유공자의 편안한 영면을 위해 국립묘지 시설 확충 및 품격 있는 관리 등 현충시설에 투자되는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국의 10개 국립묘지 중 유일하게 서울현충원만 국방부 관할인데, 이를 국가보훈처로 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군사정권의 오랜 유산 아래 국가 수호와 안보에 관련된 국가유공 행위보다 상대적으로 덜 처우를 받은 독립유공자의 공헌을 더 부각시키는 일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독립유공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포상하고, 현충시설을 더 많이 건립하여 관리하며, 독립기념관을 나라사랑 정신 체험교육장으로 육성하고, 3‧1절과 광복절 행사를 행정안전부와 협의하여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넷째,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추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유공자의 자격을 부여하는 법률이 산재해 있어 국가유공자의 범위에 대한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에 어려움을 줄 수 있어 이에 대한 법적 보완이 시급하다. 또한 보상의 대상이 통일된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지 못하고 국가유공자 개념상의 혼란과 보훈보상의 종류 및 수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있는 법적, 행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보훈에 대한 공무원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며, 민관 거버넌스 위원회 설립으로 민간과 함께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산업재해보상 등 다른 제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해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 관련제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부가 솔선수범하여 유족이 없어도 직권으로 등록할 수 있는 국가유공자 직권 등록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단순한 보상만이 아니라 국가유공자로 역사에 남기며 아울러 추념사업도 지속적으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범국민적으로 나라사랑의 본보기로서 국가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찾아가는 보훈행정’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보훈예산을 증액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2017년 기준으로 대략 4조7천7백억 원으로 국가총예산 일반회계 기준 1.74% 정도다. 미국의 경우 2.78%, 호주의 경우는 무려 3.27%를 국가보훈 예산으로 편성하고 지출하고 있다. 보훈예산의 성격은 보훈대상자의 고령화와 사망으로 예산이 급격히 축소되지만 일반 복지예산은 수급대상자가 어린 아이로부터 시작함으로써 수요가 급증한다고 볼 때, 보훈대상자에 대한 경제적인 처우를 현재 보다 더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복지동향 2017년 9월호
기획주제1.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과제
기획주제2.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된 실패
기획주제3. 지역사회서비스 10년의 제도화와 보편화,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
지역사회서비스 10년의 제도화와 보편화,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
김보영 | 영남대학교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
들어가며
2017년은 우리나라에서 사회서비스가 제도로서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지 10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2007년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서비스가 노인돌보미, 장애인활동보조,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등으로 시작되었고, 2008년에는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에 제도화가 시작된 서비스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제도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이전에는 우리나라 복지제도 안에서 사회서비스 영역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해방과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 해외 원조단체에 의해 전쟁 유가족 등에 대한 구호로 시작되었던 우리나라 지역사회서비스의 역사에서 국가의 존재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해외 단체가 철수한 자리는 국가가 아닌 민간영역이 떠안았고, 국가는 뒤늦게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며 규제를 하는 존재에 머물러왔었다. 하지만 지역사회서비스의 제도화는 국가가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사회서비스의 확대는 동시에 전달체계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증대시켰다. 직접적인 대면관계를 통해서 전달되는 사회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전달과정이 단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현금이전과 달리 전달체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사회서비스 자체가 취약했던 시절에는 공급확대가 문제였지만 사회서비스 제도화로 인해 서비스와 공급기관, 이용자 등이 모두 늘어난 상황에서는 이 들간의 관계, 즉 전달체계를 통해 어떻게 더 효과성을 높일 것인가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2007년 최초의 전국단위 전달체계 개혁이었던 주민생활지원서비스 개혁 이후,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 도입, 2012년 전국 시군구 희망복지지원단 출범, 2013년 동복지 허브화 개편 추진 등 전달체계 개혁이 여러 차례 시도된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10년간의 사회서비스와 전달체계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사회서비스는 새롭게 제도화된 영역이니 만큼 시장화냐 민영화냐 등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고, 전달체계 역시 개편 때마다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사회서비스 10년을 논의해 본 다음, 연관해 전달체계를 평가해보고, 이에 기초하여 문재인 정부의 과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역사회서비스 10년의 평가: 시장체계를 통한 제도화와 보편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주로 이루어진 지역사회서비스의 제도적 확대는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공공부조나 사회보험보다 예산 증가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던 지역사회서비스 분야는 본격적인 제도화에 따라 서비스 공급기관과 관련 종사자,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는데(강혜규, 2008; 김용득, 2008; 남찬섭, 2009) 이러한 확대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사회서비스 산업화의 논리와 결합되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들 보수정부 아래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발달되었고, 고용유발효과도 큰 것이 바로 사회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사회서비스를 통해서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한다는 것이 사회서비스에 대한 주된 정책논리로 등장하였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친시장적이라고 하는 보수정부에서도 사회서비스는 저항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고, 심지어 산업적 성장 가능성과 고용창출 효과가 강조되면서 더욱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로 인한 부작용 역시 적지 않게 겪어야 했다. 장기요양보험에서는 과당경쟁으로 인해 열악한 근로조건과 그로 인한 서비스 질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일부는 유사 사교육화 되고, 시장경쟁을 강화시키기 위해 도입했던 등록제로 인해 저급한 공급자가 늘어나는 문제는 학계나 현장에서 계속 지적되고 있는 사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서비스의 제도화에 대한 비판적 입장은 초기부터 강하게 제기되었다(감정기, 2007; 김종해, 2008). 그래서 오히려 지역사회서비스를 민영화시켰다든가, 시장화시켰다는 평가도 제기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비판 속에서 시장화된 사회서비스와 구분하여 이전의 지역사회서비스를 사회복지서비스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역사회서비스를 제도화 시켰다는 것은 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확대되었다는 의미를 포함하지만 민영화나 시장화는 그 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제도화보다는 민영화나 시장화로 평가하는 것이 정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민영화나 시장화는 기존에 국가 중심으로 독점적으로 수립된 영역이 민간에게 이양되거나, 민간이 참여하여 독점이 경쟁으로 바뀌는 현상을 규정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지역사회서비스는 이전에 국가 중심으로 성립된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비영리 민간기관을 중심으로 성립되었고, 국가는 재정을 제공하고 규제하는데 머물러 민간이 정부의 종속적 대행자로서 지역사회서비스 영역을 담당해 왔다(이혜경, 1998). 더욱이 사회서비스의 제도화는 기존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전환시킨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사회서비스를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었고, 그에 따라 공적인 재정 투입 역시 확대되었다. 대표적으로 지역사회서비스에서 제도화된 노인돌봄이나 장애인활동지원의 경우를 예를 들어 살펴보면 제도화 이전에는 대부분 가족이나 친척 등 민간 비공식부문에서 감당해왔던 영역이었다. 그것을 제도를 통해 공적 재정으로 분담하게 되었다는 것은 민영화보다는 공적 제도화가 더욱 합당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서비스의 제도화는 기존의 복지서비스의 규모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사실 기존 복지서비스의 규모는 지방분권화 이후 재정도 지방으로 이양되어 전국적인 현황 파악이 어려워졌지만 이 예산을 묶어놓았었던 분권교부세 내역을 통해 추정해볼 수는 있다. 2014년도 분권교부세 산정내역을 살펴보면 노인복지비, 아동복지비, 장애인복지비 등 사회복지 항목의 17개 시도 산정내역은 6천 9백억 원 규모이다(안전행정부, 2014). 그런데 같은 해인 2014년 사회서비스 제공계획에 의하면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발달재활서비스, 지역자율형 사회서비스 투자사업 등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규모는 7천 5백억 원 규모에 달한다(보건복지부, 2014). 이를 통해서 가늠해볼 때 이미 제도화된 사회서비스의 규모는 사회서비스 바우처만 따져도 기존 복지서비스의 규모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당해 약 4조원 가까이 지출되었던 장기요양보험 급여까지 포함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규모의 차이는 압도적이다. 그만큼 제도적으로 사회서비스가 확대된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서 기존의 복지서비스가 민영화나 시장화되었다는 해석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도화가 의미하는 것은 그만큼 보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기실 기존에 주로 복지기관에 대한 보조금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복지서비스에서 서비스의 내용을 구성하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기관의 자율에 맡겨져 있었기 때문에 주민의 입장에서는 어떤 자격에 의해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를 알기는 어려웠다. 수급권자의 권리에 의해 제도적으로 보장된 서비스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는 임의적인 시혜 정도에 머물러 있어 보장성은 성립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장기보험급여는 물론이고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와 같은 경우 이용자 선별을 위해 서비스마다 일정한 수급조건을 명시하고 서비스 내용도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전의 복지서비스에서는 정부가 복지기관에 보조금을 제외하면서도 많은 경우 원칙적으로 운영비를 지원할 뿐 사업비를 지원하지 않아 정작 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던 반면에 제도화된 사회서비스에서는 서비스의 대상과 내용에 대해서 직접 규정함으로써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변화된 것이다(양난주, 2011). 역시 주민의 입장에서도 어떤 자격에 의해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따질 수 있게 되었으니 보장성의 정도도 가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사회보험방식으로 도입되어 상대적으로 보장성 수준이 높은 장기요양보험 급여와는 달리 여전히 ‘예산소진 시까지’ 등의 임의적인 전제가 붙는 경우가 많은 바우처 서비스의 보장성 수준이 높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보장성이 성립조차 되지 못했던 제도화 이전의 상황과 이를 따져볼 수 있는 제도화 이후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사회서비스의 제도화와 함께 주목할 만한 또 한 가지의 변화는 욕구 중심의 보편화였다. 이전의 복지서비스는 아동, 노인, 장애인, 한부모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면서도 ‘저소득층’에 국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서비스이기도 하지만 취약한 공공부조제도의 보조적 역할을 했던 측면도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복지제도를 크게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 영역으로 구분할 때 주로 사회보험과 공공부조는 소득보장을 담당하고 사회서비스는 소득보장으로 해결될 수 없는 돌봄이나 학대·방임에 대한 보호 등 일상생활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다. 소득보장 영역에서 질병, 실업, 노령, 산업재해 등 소득이 중단되는 위험에 대해서 자산조사를 전제로 하지 않고 보장을 제공하는 것을 보편주의라고 한다면 일상생활 보장 영역에서는 신체적 장애나 정신보건, 발달상의 문제로 인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욕구가 발생했을 때 소득과 관계없이 서비스에 대한 수급권을 제공하는 것이 보편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제도화 이전의 복지서비스는 선별주의에 머물러 있었다. 서비스에 대한 욕구 이외에 저소득층이라는 전제가 필요하였고, 반대로 서비스도 공공부조에 대한 보조적 성격이 강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기요양보험은 소득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사회서비스 전자 바우처 제도도 평균소득(또는 중위소득) 100%에서 많게는 160%까지 기준을 확대함으로써 대상의 소득기준을 대폭 상향시켜 서비스를 보다 보편화시킨 것이 사실이다. 이를 도식적으로 표현해 보면 <그림 3-1>과 같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서비스에 대한 비판이나 부정적 평가의 대부분은 제도화와 보편화가 시장적 방식을 통해서 이루어져왔다는 측면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제도화나 보편화의 본질적 측면이 아니라 그 방식의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시장체계로 인해 발생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제도적 보장성과 욕구중심의 보편성을 더욱 확대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동안 시장체계로 인한 부작용은 무엇이 있었는가. 첫 번째로는 서비스 질의 문제를 들 수 있다. 과당경쟁으로 인해 편법과 부당한 노동환경 문제가 두드러졌고, 공급기관의 영세성 역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바우처에서는 특히 관련 기관의 등록제로 인해서 저급한 제공기관 난립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두 번째는 욕구 중심이 아닌 시장성 중심의 정책 왜곡이다. 국가가 공급을 책임지지 않고 시장에 맡기다 보니 상대적으로 욕구는 많지만 환경은 열악한 농촌지역이나 도서지역의 경우에는 공급 부족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산업화가 강조되고 있는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보다는 시장성이 높은 아동대상 서비스에 편중되고 유사 사교육성 서비스에 몰리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세 번째로는 경쟁으로 인한 파편성 문제이다. 욕구는 속성상 복합적이고 다면적이지만 시장체계를 통해서 서비스가 확산되다보니 서비스가 포괄적으로 설계되기 보다는 상품화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파편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비스의 분절성과 함께 제도적 보장성이나 욕구 중심의 보편성을 크게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전달체계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통합을 위한 전달체계 개혁과 한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복지의 확대는 전달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켰다. 그래서 전달체계의 개편은 2007년 주민생활지원서비스 개편을 시작으로 몇 년에 한 번씩은 큰 폭의 개혁이 추진되었다. 이러한 개혁의 공통된 방향은 통합성을 증진시키는 것이었다. 2007년의 주민생활지원서비스 개편은 복지, 보건, 주거, 고용, 평생교육, 생활체육 등 이른바 8대 서비스를 하나의 부처로 통합시키는 것이었고,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희망e음)은 사회복지급여와 자산조사 정보를 전산적으로 통합시키는 것이었으며, 2012년과 2015년 희망복지지원단과 동 주민센터 복지허브화는 ‘통합 사례관리’를 통하여 복합적 대상에 대한 지원을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하지만 그 통합의 성과는 미비하거나 제한적이었다.
우선 주민생활지원서비스는 8대 서비스를 통합한 주민생활지원국이라는 거대 부서를 탄생시켰지만 그로 인한 통합 효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김용득 , 2008; 남찬섭 , 2009; 서울복지재단 , 2008; 이현주 외 , 2007). 행정부서를 하나로 모아놓는 수준에 그쳐 서로 다른 부서의 이름아래 하던 일을 하나의 부서 이름 아래 하게 되었을 뿐이었다. 그 다음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은 정보통합을 통한 통합적인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업무효율화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공공부조 대상자 선별을 위한 전산정보 통합에 초점을 두다 보니 이로 인하여 부양의무자 정보나 자산 정보가 드러나 대거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하였고 그 중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도 벌어졌었다. 희망복지지원단이나 동 주민센터 복지허브화에서 도입되었던 통합사례관리는 적어도 제도화되고 보편화된 사회서비스와는 관련이 적었다. 여기에서의 통합이란 이러한 사회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의미가 아니라 민간자원을 공공에서 끌어들여와 제공한다는 의미로 통용되었다.

이러한 전달체계 개편에서 더욱 분명한 한계는 사회서비스의 제도화와 보편화를 전혀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사회서비스의 확대는 다양한 제공자간, 또 제공자와 이용자간 관계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그래서 더욱 전달체계의 문제가 중요해지는데 정작 전달체계의 개혁은 이러한 서비스의 확대를 포함하지 않고 여전히 임의적이고 선별적인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사회복지통합관리망도 선별적인 공공부조 대상자를 심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통합 사례관리도 사실상 공공부조의 사각지대인 비수급 빈곤층에 대하여 민간자원을 끌어다가 지원하는 체계로 기능하고 있다. 여기서 민간자원에 의존한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자원의 가용여부에 따라 임의적으로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동 주민센터 복지허브화에서는 이러한 임의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아예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하여 민관과 협력한 사각지대 발굴과 자원 공유를 공식화하고 있는데 이렇게 선별적 대상을 중심으로 한 지원을 민간자원을 통해 하는 것을 더욱 체계화시킨 것이다.
앞서 <그림 3-1>에서 도식화 한 것처럼 사회서비스는 보다 제도화되고 보편화되는 방향으로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달체계 개혁은 여전히 임의적이고 저소득 중심의 선별적 서비스 범주에 머물러 있다 보니 제도적 보장성과 욕구 중심의 보편성이 전달체계에서 구현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물론 그 근본적인 문제는 제도의 분절적인 확대에도 있지만 전달체계를 통해서도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예를 들어 노인 돌봄 분야를 보면 일정 등급 이상이 받게 되는 장기요양보험, 급여외 대상자가 받게 되는 노인종합돌봄서비스 등이 각기 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에 의해서 각각 운영되고 대상자 선정 기준과 서비스 내용에 차이가 있다 보니 대상자와 가족들은 상대적으로 보장성이 높은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것에 따라 희비가 갈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한번 등급을 받은 노인이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오히려 가족이 바라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상태의 호전은 등급탈락을 의미하고 등급외 대상자를 위한 서비스가 그 욕구를 제대로 감당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제도에 따라 운영주체가 다르다 보니 그 전반적인 돌봄의 책임을 지는 주체는 지역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장애인의 경우에도 장애인활동지원은 지방자치단체, 장애인등급판정과 장애연금은 국민연금관리공단, 보장구지원은 건강보험공단 등으로 분절되어 있다보니 장애를 입은 대상자나 가족이 적절한 지원과 보장을 받는 것을 전체적으로 설계하거나 책임지는 주체는 없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한 사회서비스의 제도적 확대나 보편화는 말 그대로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통합적으로 욕구에 따라서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체계가 없으면 그러한 정보를 잘 알고 활용하는 사람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노인돌봄에서 욕구가 발생하면 공공기관이 정당하게 알아서 서비스를 설계해주기 보다는 ‘요령있게 등급받는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 공공연한 상식이다. 많은 바우처 서비스도 정보를 미리 알고 조건에 맞게 서류를 갖추어 먼저 신청하는 사람이 우선 받게 된다. 제도화와 보편화가 진전되었어도 과거의 임의성에서 달라진 것은 대상이 보편화되었다는 것 이외에 이용자의 능동성에 따라 기회가 더 주어진다는 정도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욕구가 더 높을수록 능동성은 떨어질 수 있으니 욕구에 따라 서비스가 주어지기 보다는 그 반대의 경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많은 경우 이러한 문제가 시장체계에서 비롯되었다고 얘기되는 경우가 많지만 대상자의 자격부여를 여전히 공공이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은 시장체계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공공 전달체계의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과제와 지금까지의 우려
사회서비스의 전달체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회서비스의 제도적 확대는 발목 잡힐 가능성이 크다. 제도적 확대가 제도적 보장성을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확대의 효과는 반감되고 욕구에 따라서 서비스가 제공되기 보다는 정보력에 의해 배분되는 모순적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에서부터 사회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사회서비스 공단과 치매국가책임제 등을 내세우고 있다. 아직 내용이 구체화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세부적인 사항을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으로 보아 사회서비스 공단은 시장체계의 문제점에 대응하여 공공 공급자와 일자리를 늘리고자 하는 정책이고 치매국가책임제는 치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여 공적 책임성을 높이고자 하는 정책으로 보인다. 공공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 사회서비스 공단이라는 조직을 더 설치하는 것도 그렇고 치매국가책임제를 위하여 서비스를 더 확대하는 것도 그렇고 전달체계 상에서는 또다른 조직이 추가되고 또다른 제도가 추가되는 것으로 기존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성을 보장하는데 있어 필요한 공공 전달체계 개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출처: 찾아가는동주민센터 홈페이지
전달체계 개혁 영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국정자문위원회, 2017: 44)이고 이것은 최근 청와대에서 문재인표 첫 번째 사회혁신이라면서 발표된 “공공서비스 플랫폼” (청와대, 2017)에 포함되어 있다. 공공서비스 플랫폼의 내용에는 행정혁신, 복지혁신, 직접민주주의, 마을생태계 등 4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공공 복지전달체계와 관계된 ‘복지혁신’을 보면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전국 지자체로 확대”한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다.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이미 지난 기회에 공공보다는 민간의 책임을 강화하고, 공공이 민간이 해야 할 역할을 혼동하면서 과도한 개인정보침해 등 윤리적 문제까지 발생시키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김보영, 2017). 이를 기존의 전달체계 개혁의 맥락에서 살펴보면 제도화되고 보편화된 사회서비스를 포괄하고 있지 않은 기존의 전달체계의 한계를 답습하는 정도를 넘어서 증원된 복지인력을 ‘복지플래너’라는 이름으로 선별적 대상자 발굴에 집중 투입하고 ‘복지생태계’라는 이름으로 민간자원 동원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발표한 “공공서비스 플랫폼”에서 그 내용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서비스 공단을 통해서 공공 공급자가 확대되어 장기요양보험 시장의 과당경쟁이 완화된다고 해도, 치매국가책임제를 통해서 서비스가 확대된다고 해도 욕구중심으로 제도적 보장성이 강화되지 않고 여전히 요령에 의한 등급판정이나 정보력에 의한 수혜여부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제도적 효과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복지의 확대에 대해서 끊임없이 재정위기론이나 퍼주기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체감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그만큼 여론의 역풍 위험성도 높아질 수 있다. 소득보장 영역뿐만 아니라 지역에서의 일상생활에 대한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사회서비스의 제도적 확대와 더불어 전달체계를 통해 욕구에 따른 보장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인 과제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역시 전달체계의 문제를 임의적이고 시혜적인 선별적 서비스 범위를 넘어서 사고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사회서비스 10년의 발전을 이어가면서 이전 정부의 정책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시장체계의 문제를 보완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제도적 보장성과 욕구 중심의 보편성을 지역에서 구현시킬 수 있는 전달체계 개혁이야말로 필수적인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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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 2017년 9월호
기획주제1.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과제
기획주제2.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된 실패
기획주제3. 지역사회서비스 10년의 제도화와 보편화,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된 실패1)
양난주 |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7년, 바우처와 사회서비스 산업화전략의 출발
지난 2007년 정부는 새로운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을 시작했다. 사회복지서비스는 지역에 기반하여 공급되는 것이 적합하다고 사회복지 국고보조금사업 67개를 지방정부에게 이양한 지 2년 후에 다시 중앙정부가 주관하는 사회복지서비스 국고보조금사업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이라고 불린 이 사업은 기관에 보조금을 주는 대신 서비스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살 수 있는 ‘바우처’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였다. 노인, 장애인, 아동, 산모신생아에 대한 재가서비스가 중심이 되었고 정부는 재가서비스 분야에서 처음으로 욕구를 기준으로 수급자격을 직접 부여하였다. 그리고 바우처를 쓸 수 있는 서비스 공급자들이 다수 만들어질 것을 독려했다. 사회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사회서비스정책의 도입과 함께 “사회서비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표현은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 의미는 맥락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첫째, 정부가 사회서비스를 공급하는 정책수단으로 시장기제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이 때 시장이라는 수단은 다수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이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면서 이용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질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 두 번째는 사회서비스를 정부로부터 재정을 지원받은 수급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직접 구매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산업을 육성한다는 의미다. 이 때 정부로부터 수급권을 부여받은 이용자들이 본인부담금 15%로 사회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일반이용자들은 100%의 서비스 비용을 모두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셋째, 현재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외에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육성되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정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 초기적으로 사회서비스 구매에 재정을 지원하는 바우처사업들은 사회서비스산업 육성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사회서비스 산업화’에 대한 이상의 세 가지 의미 모두에 일자리 창출이 더해져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는 위 세 가지 의미 모두로 사회서비스 산업화에 기초한 사회서비스정책을 표방했다고 본다. 특히 2008년도에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에 의해 발표된 사회서비스 정책 로드맵에 의하면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이 초기의 공공투자 개념으로 배치되고 이후 민간투자와 공공투자가 균형을 이루다가 시장안정기에 도입되는 것으로 설명된다(<그림 2-1> 참조).

사회서비스 시장을 통해 제공기관과 일자리를 늘리고 이렇게 확대된 시장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증가시켜 사회서비스산업을 육성하여 정부의 재정도 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더 많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기관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에서 제공기관들은 스스로 서비스를 다양하게 늘리고 이용자를 확보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서비스 질도 향상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이 로드맵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정부의 공공투자가 사회서비스시장을 이끄는 초기 단계로 설정되어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공공투자와 민간투자가 균형을 이루는 시장성장기, 그리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민간투자가 공공투자보다 높아지는 시장안정기로 계획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장안정기에 도달했을 때 정부의 역할은 저소득층이나 욕구가 높은 계층에 대한 지원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자, 지금은 2017년. 사회서비스바우처로 만들어진 사회서비스시장이 과연 정부의 로드맵대로 안정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1802% 증가한 영세한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은 지난 10년간 크게 확대되었다. 가장 큰 성장을 보인 요소는 제공기관이다. 전자바우처의 결재와 관리를 담당하는 사회보장정보원은 사회서비스바우처 제공기관이 2007년 1,274개소로 출발하여 2015년 22,960개소로 무려 1,802% 증가했다고 말하고 있다. 재정 증가가 755%(1,874억원에서 14,158억원), 서비스 이용자수 증가가 327%(357천명에서 1,166천명), 그리고 제공인력이 458%(36천명에서 165천명) 증가된 것과 비교할 때 바우처사업체 수는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해마다 증가하는 바우처재정 그리고 비영리라는 조건도 법인이라는 제한도 없이 ‘누구나’ 등록만으로 사회서비스제공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환경이 기관 확대의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별로 구축된 자료에 따르면 제공기관의 압도적인 확대는 주로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에서 이루어졌다(<표 2-1> 참조). 하지만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지역에서 육성하는 사업이고 바우처가 1년만 지원되기에 2,620개소라는 숫자는 서비스 종류의 다양성과 한시성을 동시에 갖는 숫자라 할 수 있다. 6.7배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지만, 폐업률 또한 상당히 높은 것이다. 언어발달지원사업은 단기간에 10배 증가를 보인 사업이다. 그러나 평균 이용자규모가 10명 이하인 영세 소규모기관이다(김윤수·박민아, 2013).
<표 2-1>에서 사업별 제공인력 증가율, 이용자 증가율을 제공기관 증가율과 비교해보면 제공기관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기관수가 증가한 것보다 제공인력과 이용자의 증가율이 높은 사업은 장애인 활동보조, 산모·신생아건강관리사업이 전부다. 언어발달지원사업과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제공인력증가와 이용자증가에 비해 제공기관 증가율이 현저히 높아 영세한 소규모 기관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2012년과 2013년 사회서비스바우처 내부통계를 정리한 자료(김윤수·박민아, 2012; 2013)에 따르면 바우처 제공기관의 평균 매출은 약 2천만 원이다. 가장 높은 매출규모를 가진 사업은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으로 2012년 기준 월매출 규모는 약 5천만 원이었다. 장애인활동지원과 발달재활서비스, 언어발달지원 등 장애인대상 사회서비스는 약 3천만 원, 노인돌봄종합서비스와 산모신생아서비스의 경우 1천만 원, 가사간병사업은 약 5백만 원 수준의 매출규모를 보여주었다.
같은 자료를 토대로 제공기관당 평균 제공인력과 이용자수를 보여주는 <표 2-2>에 따르면 기관 당 평균 제공인력이 가장 많은 사업은 장애인활동지원사업으로 기관 1개소 당 평균 제공인력 43명이 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사업은 제공인력이 10명 내외에 불과하다. 언어발달지원사업은 기관당 평균인력이 1명도 되지 않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중간에 폐업한 기관까지 집계에 포함되면서 발생한 오류로도 보이는데 그만큼 영세한 제공기관들이 실제 서비스 이용자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고용규모 10인 미만의 제공기관이 다수로 집계되는 것은 제공기관들이 한 가지 이상의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별로 제공기관 수를 집계하고 사업유형별로 제공인력의 수를 계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이철선 외, 2013). 2013년 9월 기준으로 4대 바우처 사업을 살펴본 이 연구에 따르면 1개 사업만 운영하는 기관은 79.1%이고, 2개 사업은 14.2%, 3개 사업 이상은 6.6%라는 것이다. 그래도 80% 가까운 기관이 하나의 바우처서비스만을 제공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제공기관의 영세한 규모를 일부기관의 문제라거나, 통계오류라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조한 일반구매, 조세로 움직이는 사회서비스산업?
사회서비스산업화전략에 따라 ‘민간이 주도하는’ 사회서비스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재정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이용 외에 추가적인 ‘일반이용자’의 서비스 구매가 필수적이다. 4대 바우처사업2)을 대상으로 한 조사(강혜규 외, 2012)에 따르면 바우처 지원액 이상 추가로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는 21.3%, 추가구매 경험이 없는 이용자는 78.7%로 나타났다. 자부담으로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은 이보다 낮아 약 17%의 이용자만 자부담으로 서비스를 구매했고 83%의 이용자는 자부담 구매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지역자율형사회서비스투자사업3) 성과평가에는 전국적 범위에서 최초로 바우처사업 일반구매전환율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이 결과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일반구매전환율이 3.08%,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사업이 6.56%, 가사간병방문지원사업이 0.18%로 조사되었다(양난주, 2016). 약 16만 명이 넘는 바우처서비스 이용자 가운데 약 6천3백 명만이 지원이 끝나고 혹은 추가적으로 서비스를 구매한 것이다. 언어발달지원서비스와 발달재활서비스는 이용자 한 사람의 서비스 이용금액이 바우처 지원액 22만원을 넘지 않았다(김윤수 외, 2013).
이제까지 발표된 어떤 조사나 연구도 바우처서비스 중에 일반구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증거가 없다. 정부가 바우처서비스별로 배정하는 국가보조금 그리고 여기 추가되는 15%의 본인부담금으로 제공기관의 매출이 형성되고 사회서비스시장에서 만들어진 일자리의 임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사회서비스바우처시장은 정부재원으로 움직이는 ‘만들어진 시장’에 다름 아니다.
정부주도로 양산된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중요한 목표이자 성과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사회서비스정책 성과관리시행계획을 분석한 연구(박세경 외, 2016)에 따르면 일자리 수는 10년간 성과지표의 중심에 있었다. 2007년 약 3만 3천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면서 시작된 사업은 2014년 기준으로 약 1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1년 이하 계약의 시간제 근로자로 임금 수준은 낮은 편이다.
2012년 기준 노인돌봄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제공인력의 월평균 임금은 77.3만원이고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5시간으로 나타났다(강혜규 외, 2012). 제공기관 운영주체 성격별로 살펴보면 비영리조직의 경우 월평균 임금은 78.6만원, 영리조직의 경우 64.1만원으로 조사되었는데 주당 근로시간이 비영리의 경우 35.4시간, 영리의 경우 27.9시간으로 차이가 나 임금 차이는 결국 근로시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4)에서 발행한 전체 서비스공급 현황 자료에서 사업별 1인당 매출이 70만원 전후로 형성되거나 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결과와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표 2-3> 참조).

4대 바우처 사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이철선 외, 2013)도 1인당 월 평균 인건비가 약 75~80만원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결제액의 인건비 비중 75%5)를 적용하여 산출한 것으로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 평균 약 91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가사간병서비스가 4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4대 보험 중 고용보험 가입률은 71.3%이고, 근속 기간이 4년이 넘는 노동자는 전체의 42.9%에 불과했다.
바우처서비스 노동자의 임금체계는 압도적으로 시간제 비율이 높았다. 노인돌봄종합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제공기관의 81.3%가 시간제 임금체계를, 9.9%가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었다(강혜규 외, 2012). 비영리기관의 경우 시간제와 월급제 비율이 각각 83.2%와 9.7%로, 영리기관은 68.7%와 12.5%로 나타났다. 제공기관이 임금을 지급하는 데 차등을 두는 기준은 근속기간이 전체 조사대상의 13.1%, 자격증 소유 여부 7%, 입사 전 경력이 5.8%로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임금구조에 차등이 없는 것이다. 전체 제공인력 가운데 정규직 비중은 약 35.9%였고, 이는 조사 당시인 2012년 전체 임금노동자 정규직 비중이 52.5%인 것에 비교해보면 17%p 낮았다(강혜규 외, 2012).
사회서비스바우처 제공인력의 임금이 낮은 이유는 시간제 임금체계와 서비스 수가 안에서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를 꼽을 수 있다. 정부가 이용자에게 부여하는 사회서비스 수급자격은 서비스 이용시간과 그 시간에 해당하는 재정으로 구성된다. 이에 부응하여 제공기관들도 서비스 시간당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공인력을 고용한다. 이는 사회복지기관의 제공인력의 인건비를 주로 지급하던 종전의 기관보조금 방식과 완전히 상반된다. 사회서비스바우처 사업 시행 이후 사회서비스 부문에 안정적이지 않은 일자리, 저임금노동자군이 대거 양산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패한 사회서비스 산업화, 사회서비스정책의 기본을 다시 세워야
현재 사회서비스시장은 정부재정으로 지원되는 구매력을 가진 이용자들을 놓고 경쟁하는 영세한 다수의 제공기관들로 구성되어있다. 안정적이지 않은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들이 시간당 임금을 받고 돌봄 등 대인적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
사회서비스바우처 도입 이전과 비교하면 정부가 사회서비스 수급자격을 직접 판정하고 수급권을 부여하며 서비스 공급을 계획하고 관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정책은 한 걸음 진보한 측면이 있다. 이는 이용자 측면, 사회권 차원의 진전이다. 그리고 욕구기준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 것도 사회복지 확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력과 제공기관에 대한 급격한 규제완화로 영세한 제공기관과 저임금 사회서비스 제공인력이 대거 양산되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고스란히 생산되는 사회서비스 질에 반영되고 다시 정부는 서비스 질을 관리하라는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이 방식은 그렇게도 발전시키고자 했던 ‘사회서비스 산업’의 걸림돌이 되었다. 낮은 임금은 사회서비스 질 향상과 전문적 분화 발전을 저해하고 영세한 제공기관은 사회서비스 ‘산업’의 가치와 위상을 낮춘다. 정부 재정을 지원받지 않는 일반 이용자들의 구매가 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여기에 있다. 이 외에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노인이나 장애인의 구매력이 높지 않은 현실도 크게 고려해야 한다. 노령연금 수급 비율이 노인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고, 장애연금이나 장애수당 등 소득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사회서비스 일반구매를 어떻게 기대한단 말인가?
사실, 사회서비스를 사회구성원의 욕구나 위험에 대한 ‘사회적’ 대응으로 이해하고 있는 필자에게 사회서비스의 범위와 대상 그리고 비용부담은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하는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이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가 중위소득 120% 이하에게 수급권(바우처방식의 재정)을 1~2년만 부여하고 지역별로 사업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회서비스는 문제나 욕구가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백번 양보하여, 정부 재정을 감안하여 수급 유효기간이 끝난 이후에 일반구매로 전환될 것을 기대하는 방식의 사업이라면 중위소득 120% 소득기준으로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것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복지투사업만이 아니라 대부분 사회서비스바우처사업의 수급자격은 소득기준을 갖는다. 공공부조 수급자와 저소득층에게만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던 이전 시기에 비해 그 기준이 중위소득 혹은 전국가구평균 100% 혹은 150% 수준으로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정부가 사회서비스산업화를 진심으로 추진하려고 했다면 소득기준이 서비스 신청자격을 제한하는 데 쓰이는 게 아니라 서비스이용의 비용분담을 차등화하는 기준으로 쓰이도록 설계하는 것이 더 타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실패를 진단하면서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제안하는 것은 이 글의 초점이 아니다. 사회서비스 산업이라는 것은 절대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회서비스정책이 중심에 놓아야 하는 원칙과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다.
사회복지정책은 사회적 자원의 재분배정책이고 사회구성원의 삶에 대한 국가책임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사회서비스정책은 가족책임, 여성책임으로 이루어져 온 돌봄의 사회화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동, 노인, 장애인에 대한 돌봄이 가족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정책으로 보장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돌봐줄 가족을 갖지 못한 사회구성원의 사회권을 보장하는 것이며, 돌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가족, 곧 여성의 사회권(노동권)을 실현하는 것이다. 가족을 통한 돌봄자원의 재분배이며 젠더평등을 실현하는 기제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서비스정책은 누구에게 얼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담고 있다. 이 정책의 일차적인 목표는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한 사회구성원의 사회권 보장이다.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해 늘어난 이용자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 양 자의 사회권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회서비스는 휴먼서비스로 양자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비스가 이루어지기에 관계의 질이 서비스 결과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정책은 개념적으로 현재 정부의 사회서비스 바우처사업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6) 별도로 추진되는 보육과 장기요양이 사회서비스정책의 중심적인 부분이고, 장기요양 이용에서 연령제한이 없어지고 지역사회 장애인에 대한 재가서비스(현재의 활동보조, 발달장애인재활 등)가 체계적으로 확충되면서 아동, 노인,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돌봄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사회서비스 확대는 소득은 물론 가족 자원크기와 상관없이 돌봄과 사회활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사회활동이 증진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사회서비스의 산업적 성장? 그것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창출되는 수요 그리고 여성과 노인,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가질 수 있는 구매력의 크기가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다. 곧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와 임금수준, 노후소득보장과 노령연금의 수준,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와 소득보장은 정부가 10년 전에 꿈꾸었던 사회서비스 산업화를 만들어내는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그 필요조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된 사회서비스정책”없이는 만들어내기 어렵다. 사회서비스산업을 위해서라도 사회서비스정책을 제대로 펼쳐야 하는 것이다.
1) 본 원고는 필자가 『한국사회정책』 제22권 4호에 발표한 “사회서비스 바우처 정책 평가” 내용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2) 노인돌봄, 장애인활동지원, 산모신생아도우미, 가사간병
3) 2015년 당시 지역자율형 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은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산모신생아건강관리지원 사업, 가사간병방문지원 사업으로 구성되며 포괄보조방식으로 운영된다.
4) 2015년 7월 1일자로 사회보장정보원으로 변경. http://www.ssis.or.kr
5) 현재 바우처 사업 지침에서 서비스 단가의 직접 인건비(사회보험비 등 간접인건비 제외)와 기관 운영비 비중은 75:25로 설정되어 있다.
6)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에 임신출산진료비지원, 청소년산모 임신출산진료비지원, 기저귀조제분유지원, 에너지 바우처 사업 등이 포함되는 것을 보면 “사회서비스”라는 범주의 사업이 아니라 “바우처”방식의 사업으로 묶여져 있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이제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은 대상이나 서비스 유형을 고려했을 때 어떤 단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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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 2017년 9월호
기획주제1.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과제
기획주제2.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된 실패
기획주제3. 지역사회서비스 10년의 제도화와 보편화,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과제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발전 없는 전달체계 개편 논의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내지 확립 그리고 개편과 관련된 논의와 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논의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달체계와 관련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전달체계와 관련된 문제제기는 시간이 흘러도 그 내용이 거의 동일하기도 하다. 아래의 인용문을 보자.
고령화와 저출산 등 최근 복지환경의 큰 변화와 국민들의 복지수요의 증가 그리고 서민경제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생계형 사건・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위기가정 조기발견체계 구축과 국민의 복지체감도 향상 등을 위한 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이 과제로 대두 … 또한 지방분권화 … 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로 대두) … (따라서) 위기가정을 조기에 발견・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군・구 및 읍・면・동의 복지기능 조정 후 적정인력을 충원하여 시・군・구의 복지기획 능력과 읍・면・동의 현장성을 강화 … (하고자 함).
대통령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사회복지 전달체계 개선방안」, 2005.2.22.
위 인용문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5년 2월에 참여정부가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방안을 추진하면서 그 필요성을 밝힌 내용이다. 이 전달체계 개편방안은 2004년 12월 18일 대구 불로동에서 4세 남아의 사체가 장롱에서 발견된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마련된 것인데, 위에서 보듯이 개편 필요성으로는 객관적 환경의 변화(복지환경의 변화 및 서민생활의 어려움)와 주관적 수요의 증가(복지수요 증가), 행정적 대응의 미비(사각지대 발견의 어려움), 정부의 복지정책의 지향성(복지체감도 향상 필요성, 분권에 따른 지방정부 복지역량 강화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고, 관련 대책으로는 행정적 대응체계의 강화(시각지대 발견시스템 구축, 적정인력 충원)와 복지 정책지향의 달성(지방정부의 복지기획력 향상 및 현장성 강화)이 제시되고 있다. 이 인용문에 제시된 객관적 환경의 변화와 주관적 수요의 증가, 행정적 대응의 미비, 행정적 대응체계의 강화, 그리고 복지정책의 지향성 및 그것의 달성은 12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의 전달체계 관련 대책에서 거의 동일하게 언급되는 내용들이다(사용되는 용어에 약간의 변화가 있기는 하다).
이처럼 전달체계 개편의 필요성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고 개편방안의 방향 또한 큰 변화 없이 논의 대상으로 지적되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12년 전에 언급된 전달체계 개편 필요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정부분 타당성이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다. 즉, 저출산・고령화와 서민생활의 어려움 등과 같은 객관적 환경의 변화와 국민들의 복지수요의 증가와 같은 주관적 여건의 변화는 오늘날에도 전달체계 개편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유효하다고 말하는 것이 적어도 전달체계와 관련해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사각지대 발견의 어려움과 같은 행정적 대응의 미비 그리고 복지체감도 향상 및 지방정부의 복지기획력 향상 필요성과 같은 정책지향성과 관련해서는 전달체계 개편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는 것이 문제가 없을지 의문이다. 다시 말해서 후자의 경우 그것을 지금에 와서도 전달체계 개편의 근거로 드는 것은 그동안의 정책적 노력이 소홀했음을 거꾸로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달체계 구축·개편의 흐름
이와 관련하여 그간 정부가 시도해온 전달체계 구축시도의 주요 사례를 특히 공공복지전달체계에 초점을 맞추어 열거해보면 <표 1-1>과 같다.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노력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당시의 시도는 보건복지부 산하에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이는 보건복지사무소와 사회복지사무소 사업으로 시도되었으나 둘 다 시범사업으로만 그쳤다(<표 1-1>의 ①, ②). 이 두 시도의 실패는 현실적으로 복지부 산하에 별도의 지방조직(특별행정조직)을 두는 것에 대한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두 시도가 실패한 이후에는 전달체계 관련 시도들이 대체로 시・군・구와 읍・면・동이라는 기존의 지방행정조직 내에서 복지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존 지방행정조직을 활용한 복지기능의 강화라는 시도는 네 가지의 경향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첫째는 사례관리기능의 강화이며 둘째는 온라인 전달체계의 강화, 셋째는 사회서비스의 ‘신청-조사-결정’ 절차의 공식화, 그리고 넷째는 분권화와 중앙화의 동시적 진행이다.
사례관리는 당초 1990년대 초반부터 민간부문에서 활용해오던 것인데 2006년 주민생활지원기능 강화라는 공공복지전달체계 강화 시도가 추진되면서 정부도 사례관리기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사례관리의 개념은 다양하지만 크게 두 가지 개념화로 구분할 수 있다. 한 가지는,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는 표적집단을 대상으로 한 고도의 임상적인 개입을 강조하는 개념화이며, 다른 한 가지는 표적집단의 복합적 욕구를 전제하지 않고 사회서비스 과정 자체의 연계・조정에 초점을 두어 맞춤형 서비스(tailored services), 연계(linkage), 조정(coordination), 서비스 네트워크, 서비스 효과성 등을 강조하는 개념화이다(Gursansky et al., 2003). 후자의 개념화를 따를 경우 사례관리는 사회서비스의 일반적인 목적 및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정부는, 통합사례관리1)를 지역사회의 공공 및 민간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지원체계를 토대로 복합적이고 다양한 욕구를 가진 대상자에게 복지・보건・고용・주거・교육・신용・법률 등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제공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상담・모니터링 해 나가는 사업으로 규정하는 한편 통합사례관리의 목표를 맞춤형 서비스의 연계・제공으로 명시하고 있어(보건복지부, 2015)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개념화를 모두 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정부가 말하는 통합사례관리는 복합적 욕구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의 연계・제공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일반적인 복지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네트워크 강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례관리가 전달체계와 관련하여 갖는 중요성은 사례관리의 소재가 변화해왔다는 데 있다(민소영, 2015 참조). 즉, 2006년에 시도된 주민생활지원기능 강화에서 사례관리는 읍・면・동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상정되었다(<표 1-1>의 ⑤). 즉, 당시에 자산조사 등 조사업무는 시・군・구가 수행하고 읍・면・동은 찾아가는 복지와 사례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역할분담이 상정되었던 것이다. 물론 당시의 사례관리는 관련 인력의 충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효과를 내지 못하였다. 그 후 보수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사례관리의 소재지는 읍・면・동에서 시・군・구로 이동되었다. 즉, 민생안정요원에서부터 위기가구 통합사례관리를 거쳐 희망복지지원단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부에서 시도된 전달체계와 관련된 많은 시도들은 모두 사례관리기능의 소재지를 시・군・구로 상정한 것이었다(<표 1-1>의 ⑥, ⑦, ⑨).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례관리기능을 다시 읍・면・동으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시범사업이 추진되었고 2016년 7월부터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즉, 사례관리의 소재지는 읍・면・동에서 시・군・구를 거쳐 다시 읍・면・동으로 옮겨오게 된 것이다. 당초 이명박 정부 때 사례관리기능을 시・군・구로 이관한 것에는 다른 여러 고려도 있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인력문제였다. 즉, 사회복지공무원의 추가적인 증원 없이 공공전달체계 기능을 추진해보려는 시도를 하다 보니 사례관리기능을 시・군・구로 이관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사례관리기능이 읍・면・동으로 이관되기 시작한 것은 공공복지전달체계 구축에서 주민생활권과 물리적・심리적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다시 오랜 세월 동안 구축되어온 시・군・구-읍・면・동이라는 내무행정체계가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 공공복지전달체계 구축이나 개편시도는 이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건복지사무소나 사회복지사무소 설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한 데에는 이러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
사례관리가 전달체계와 관련하여 갖는 또 하나의 중요성은 민간과 공공부문 간의 역할분담에 관련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민간복지관 등에서는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사례관리기법을 활용해왔다. 그리하여 민간기관들 간에 다양한 방식의 연계가 추진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2000년대 초에는 사회복지사업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해 종합사회복기관의 기능을 3개로 정리하면서 그 중 한 가지로 사례관리를 명문화할 정도로 민간부문에서는 사례관리기능을 중시해왔다. 하지만 이제 정부가 통합사례관리라는 이름으로 사례관리기능에 나서게 됨에 따라 민간기관은 이미 해오던 사례관리기능을 재조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오랫동안 민간복지관 등 민간부문에 사회서비스 공급을 의존해온 한국사회에서 정부가 사례관리에 나선다는 것은 정부와 민간 간의 관계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새롭게 정립해야 함을 의미한다.
온라인 전달체계는 복지업무의 전산화와 관련된 것인데 이는 사실 민간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이미 1990년대부터 꾸준히 진행되어온 것이었고 정부도 민간복지기능의 전산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왔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도 전산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 부정수급 단속이 강조된 데다 2009년에 공무원에 의한 복지급여 횡령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온라인 시스템의 구축이 본격화 되었고 사회복지통합전산망(‘사통망’)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사통망은 기존에 추진되던 전산화를 뛰어넘어 가히 온라인 전달체계라 할 만한 것으로서 어떤 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사회복지공무원을 증원하지 않은 것을 보완하는 기능을 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즉, 사례관리기능의 소재지를 시・군・구로 이관할 수 있게 하는 전자적 토대가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전달체계는 이제는 이른 바 사각지대의 발굴을 위해 저소득층의 개인정보를 23종이나 처리하는 전자적 인프라가 되어 적어도 복지부문에서는 오프라인 상에서의 사회적 자본이나 공동체를 대체할 수도 있을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기존의 시・군・구-읍・면・동이라는 지방행정조직을 활용한 복지기능 강화 시도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셋째의 흐름은 사회서비스 신청-조사-결정절차, 즉 단순화된 서비스결정절차의 공식화이다. 사실 서비스결정절차의 공식화는 2003년 7월에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에서 이미 명문화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당시 공식화된 서비스결정절차는 사실상 사문화하여 제대로 시행되지 않다가 2014년 12월에 송파세모녀법의 일환으로 제정된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사회보장급여법’)에서 다시 규정되었다. 사회보장급여법은 2015년 7월부터 시행되었으므로 이 법에 의한 서비스결정절차의 시행은 이제 2년이 지났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서비스결정절차보다는 사각지대 발굴과 사례관리가 훨씬 더 강조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기존 지방행정조직을 통한 복지기능강화는 분권화와 중앙화의 동시적 진행이라는 흐름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아마도 이것이 오늘날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파편화를 초래한 가장 주된 원인일 것이다. 분권화는 오늘날 시대적 경향이기도 하지만 복지와 관련해서는 2005년에 시행된 사회복지서비스 지방이양이 가장 중요한 계기였다. 그리고 위의 <표 1-1>에서 열거한 다양한 공공전달체계 구축 내지 개편 시도들은 모두 지방정부의 복지기획력을 향상시키려는 것이었고 이는 분권화의 흐름과 조화로운 것이다. 하지만 분권화는 그 한 가지 흐름으로만 진행된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바우처가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사회서비스이용권법’)의 제정(<표 1-1>의 ⑧)을 통해 제도화되어진 것에서 보듯이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에는 중앙화의 흐름도 강력하게 존재하였다. 또 표에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2008년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그 관리운영기구가 건강보험공단으로 정해져 사회적 돌봄의 중요한 한 요소인 노인돌봄서비스 일부가 중앙화된 전달체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의 관리운영기구가 국민연금공단으로 정해졌는데, 이 역시 재정방식도 중앙화된 바우처 방식인데다 관리운영기구까지 연금공단으로 집중되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하여 현재 사회서비스는 ① 지방이양된 사회서비스, ② 국고보조방식에 의한 전통적인 사회서비스, ③ 중앙화된 바우처 방식에 의한 시장화된 사회서비스, ④ 사회보험공단에 의해 관리・운영되는 사회서비스의 네 부문으로 분절되어 있다.2)
결국, 기존 지방행정조직을 통한 복지기능강화의 기조를 띤 공공복지전달체계 구축 내지 개편 시도들은, 분권화와 중앙화의 동시적 진행으로 인해 분절되고 파편화된 지방의 전달체계라는 장(場) 위에서 서비스결정절차의 철저한 시행보다는 읍・면・동 단위에서의 사례관리기능의 강화에 중점을 두어 추진되면서 정부와 민간 간의 관계 설정 문제를 남겼다. 또 전체적으로 볼 때 이러한 것이 오프라인상의 시도였다면 이 오프라인상의 시도는 온라인상의 전달체계 구축과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초기 온라인상의 시도는 부정수급 색출 및 공무원들의 부정행위 방지의 의도가 강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각지대 발굴과 사례관리기능의 강화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주도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되어 사실상 온라인 전달체계라 할 정도가 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내지 개편 시도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상 시도의 동시적 고려, 서비스결정절차의 실행문제, 사례관리와 관련된 정부와 민간부문 간의 관계설정 문제, 분권화와 중앙화의 조화 문제 등 성격을 서로 달리 하고 차원도 서로 달리 하는 매우 복잡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전달체계 개편과 제언
최근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였는데, 여기서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와 관련된 것으로는 ‘국가의 고른 발전을 위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제목 하에 제시된 ‘주민직접참여제도 확대 및 마을자치 활성화’를 들 수 있다(국정기획자문위원회, 2017). 그리고 이것은 공공서비스 플랫폼이라는 정책으로 발표되었다. 여기서 복지는 마을자치 활성화의 일부로 상정된 것처럼 보인다. 즉, ‘읍면동의 기능・인력 등을 주민의 시각에서 종합 개편’한다고 하면서 그 방안으로 ‘종합적인 주민서비스 제공 등 행정 혁신’, ‘본청의 안전・인허가 등 생활밀착기능을 이관하여 주민중심의 서비스 제고’라는 방안과 함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강화’라는 방안이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강화는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찾아가는 동 복지’ 사업을 따와서 그것을 전국화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읍・면・동의 복지기능강화는 전체적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이라는 틀 내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가 발표한 것으로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가 없어서 본격적인 평가는 어렵다. 하지만 만일 마을 만들기의 틀 내에서 읍・면・동 복지기능강화가 추진된다면 그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언급을 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본문에서 본 것처럼 현재 한국의 사회서비스 전달체계가 가지고 있는 매우 복잡한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강화는 보건・복지연계와 발굴주의를 결합시킨 것인데 이것이 작동될 토대는 새로운 공사관계의 정립을 요구하는 그리고 매우 분절적이고 파편화된 그리고 온라인 전달체계가 강력하게 구축되어 있는 그런 토대라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서비스연계와 사각지대 발견이 쉬운 구조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까지 마을 만들기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이 마을 만들기 역시 그간 정부의 공공복지전달체계가 생성해놓은 복잡한 차원들 속에서 진행되리라는 것이다. 혹자는 마을 만들기 사업은 복지전달체계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현재 한국의 사회서비스는 시・군・구-읍・면・동이라는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지방행정조직을 통해 제공되고 있고 또 마을 만들기가 궁극적으로는 읍・면・동의 기능과 인력을 주민의 시각에서 재편하는 것에 관련된 것이라고 할 때 그것이 복지전달체계와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 주민들의 삶과 관련하여 마을 만들기와 읍・면・동 복지기능강화는 밀접히 연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결국 정부로 대표되는 공공부문과 그 외 민간부문 간의 관계 정립, 즉 공사관계 정립을 요구하는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마을 만들기의 틀 내에서 진행되는 읍・면・동 복지강화는 기존의 것과는 상당히 다른 차원에서 새로운 공사관계의 정립을 필요로 하는 일임을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간 정부는 민간복지관 등을 활용하여 사회서비스를 공급해왔으면서도 민간복지관 등에게 관련된 권한을 부여하는 데에는 대단히 인색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이제 정부가 사례관리에 나서는 등 뒤늦게나마 복지와 관련하여 정부가 했어야 할 일들을 맡기 위해 나서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그동안 정부가 하지 않던 업무를 떠맡아왔던 그래서 나름의 전달체계를 구축해왔던 민간복지관 등의 민간부문의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점은 대단히 아쉬운 대목이라 할 것이다.
셋째, 일부 논자들은 찾아가는 복지(outreach services)를 발굴주의라 하여 대단히 강조하고 있다. 즉, 발굴주의는 잠재적 수혜자가 정부를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신청주의를 넘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복지라는 것이다. 이미 지난 정부 기간에도 찾아가는 복지는 수요자중심주의와 결합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이는 사회보장급여법의 수급권자 발굴에 관련된 조항들로 표현되고 현장에서는 사례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설치된 희망복지지원단이 찾아가는 복지를 실행하는 단위로 활동하고 있어 찾아가는 복지와 사례관리, 사각지대 발굴이 결합되어 왔던 터이다. 이들의 결합이 일률적으로 좋다거나 일률적으로 나쁘다거나 하는 평가는 적절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발굴주의의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는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예컨대 발굴주의는 어디까지의 행위를 말하는가, 즉 사회서비스 정보를 알지 못하는 어떤 가족을 ‘발굴’하여 그 가족에게 이러저러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런 연후에 그 가족이 주민센터를 찾아가서 특정 서비스를 신청했다면 그것은 발굴주의인가 신청주의인가? 이것은 대단히 사소한 문제제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발굴주의에 부착된 과도한 낙관주의를 경계하는 의미도 있다. 신청주의가 본래부터 주민들을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관료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청주의는 복지혜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스스로 혜택을 신청케 함으로써 권리의식을 갖게 하려는 의도도 가진 것이다. 물론 신청주의가 행정편의주의적인 속성을 가진 점도 있다. 하지만 신청주의는 매우 실용적인 일선행정 차원에 적용되는 원칙이어서 그것이 갖는 속성이 본질적으로 특정의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다양한 속성이 혼재한 가운데 그 중 어떤 속성이 보다 잘 부각되는가는 그 원칙을 어떻게 실행에 옮기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즉 다시 말해서, 신청주의 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신청주의가 가진 권리적 속성이 드러나지 못하게끔 편성되어온 기존의 관리운영체계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발굴주의 역시 그 자체로 옳은 원칙이라기보다는 발굴주의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전달체계의 속성을 잘 드러낼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어 접근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발굴주의는 직권주의가 좀 더 극대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면도 있어서 가부장적인 속성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발굴주의는 그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사각지대 발굴과 거의 동의어처럼 사용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사각지대는 흔히 수급자격이 있는데도 정부의 지원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조금 더 넓게 규정하면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지원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각지대는 수급자격제도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수급자격자를 결정하는 행정절차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으며 또는 수급자 본인의 정보부족 또는 거동의 불편 등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사각지대 발굴이 반드시 물리적 방문을 전제하는 듯한 찾아가는 복지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찾아가는 복지(발굴주의)는 결국 주민들의 욕구에 대한 밀착적・선제적 대응을 의도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반드시 물리적 방문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닐 수 있다. 방문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각지대의 해소나 밀착적・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라면 제도의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물리적 방문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자칫 사각지대 발생의 보다 근본적 원인을 외면하고 제도적 접근을 소홀히 다루게 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정부 시절 과도할 정도로 추진된 온라인 전달체계 구축에 의해 발굴주의는 온라인상의 개인정보처리와 연계되어 과도한 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안게 되었다.
현재 정부는 시범사업 등을 통한 단계적 접근을 계획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에 대한 고려가 좀 더 이루어지고 나아가 그것을 위한 광범위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대안이 충분히 숙고된다면 지방행정의 전반적인 개편과 함께 공공복지 전달체계의 개편도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 정부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사례관리라는 용어 대신에 ‘통합사례관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민간부문의 사례관리와 공공의 사례관리를 구분하기 위한 의도에서라고 생각한다.
2) 이러한 현상과 연관되어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서비스 관련 용법이 변화해왔는데, 본문의 ①과 ②를 사회복지서비스라 칭하고 ③과 ④를 사회서비스로 칭하는 경향이 강화되어 왔고 이는 이제 거의 정착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참고문헌>
강혜규・박세경・함영진・이정은・김태은・최지선・김보영・John Hudson・Aniela Wenham. 2016. 사회보장부문의 서비스 전달체계 연구: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통합성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보고서 2016-37, 세종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정기획자문위원회. 2017.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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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소영. 2015. “한국의 사례관리 전개과정과 쟁점 고찰.” 한국사회복지행정학, 17(1) : 21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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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sansky, D., Harvey, J. and Kennedy, R. 2003. Case Management: Policy, Practice and Professional Busines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편집인의 글
이미진 | 건국대학교 행정복지학부 사회복지전공 교수
촛불혁명의 결과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였고 그 후 100여 일이 지났다. 소위 말하는 정부출범 100일 이내의 허니문 시기에도 적폐세력의 공격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80%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를 넘어선 것으로,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 굳건한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복지국가가 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찬성, 부자 증세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등 실로 복지국가를 건설하기에 좋은 호조건에 놓여 있다. 복지동향 9월호에서는 복지국가의 건설을 위해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의 과제는 무엇인지를 기획주제로 선정하여 세 편의 글을 선보인다.
첫 번째,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과 과제를 짚어 본 남찬섭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이 글은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간략하게 조명하고 그간의 정책적 노력이 실패했음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국가의 고른 발전을 위한 자치발전과 균형발전의 제목 하에 주민 직접참여 제도 확대 및 마을자치 활성화, 읍ㆍ면ㆍ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강화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발표되지 않아 예단하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 우려할만한 지점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다. 현 전달체계의 복잡성, 즉 파편화ㆍ분절화되어 있고 공-사 역할분담이 명확하지 않은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려 없이는 읍ㆍ면ㆍ동의 찾아가는 보건ㆍ복지 서비스 강화 정책은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라는 미명 하에 국가의 적극적 의무는 희석되고 민간자원의 동원,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ㆍ처리를 통한 대상자 발굴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지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두 번째, 사회서비스 산업화 전략의 예견화된 실패를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통해 생생하게 기술한 양난주 교수의 글이다. 우리나라 사회서비스의 본격적인 발전은 2007년 사회서비스 공급을 ‘바우처’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함으로써 개시되었으며, 복지보다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화” 전략의 기획 하에 이루어졌다. 사회서비스를 공급하는 기관이 지난 10년간 1,802% 증가하였지만 저조한 일반구매 실적과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의 양산이라는 양적으로만 확대된 초라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책임을 사회서비스 정책을 통해 구현하게 되기를, 사회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비정상화’된 사회서비스 정책의 ‘정상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세번째, 지역사회서비스의 10년을 제도화와 보편화의 틀로 평가하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를 제시한 김보영 교수의 글이다. 지역사회서비스는 시장방식을 통해 제도화ㆍ보편화되었지만 개인의 욕구에 따라 통합적으로 서비스를 보장하는 체계가 구축되지 못하고 정보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문제가 존재함을 지적하고 있다. 욕구 중심의 보편적 서비스 제공과 제도적 보장이라는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저소득층 중심의 선별적 서비스 제공과 임의적 시혜방식을 뛰어넘는 개혁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확대를 모토로 한 문재인 정부가 복지생태계라는 이름으로 민간자원의 동원에 더욱 주력할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제도의 효과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전달체계의 개편은 필수적인 개혁 과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동향에서는 국가유공자 처우에 대한 정책과 우리 삶의 필수적 요소이나 그동안 사회복지계에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였던 에너지 빈곤과 에너지복지를 살펴본다. 복지톡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사회안전망 역시 매우 중요한 영역임에도 사회복지 정책적 관심이 부족했음을 일깨우는 시간이 되리라고 기대된다.
우리 모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 우리의 이런 바람은 무조건적인 찬양과 박수가 아닌,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춧돌을 굳건히 세움으로써 복지국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고자하는 열망에 기인한다. 비판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이 시기, 시민들의 지혜와 관심, 애정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복지동향이 새로운 복지국가 건설에 대한 열띤 토론과 건설적 대안의 논의에 불을 붙이길 기대해 본다.
시민평화포럼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국 시민사회의 시각과 입장을 해외 각국에 알리고자 정기 영문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2017-1차 보고서] 전환기적 합의 : 핵동결과 평화협정 체결
[2017-2차 보고서] 일본군'위안부'문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2017-3차 보고서] 한국의 군사주의와 환경정의
한국의 군사주의와 환경정의
Korean Militarism & Environmental Justice
신수연 녹색연합 평화생태팀 팀장
Shin Soo-yun, Manager of Peace Action Team, Green Korea United
※ 시민평화포럼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국 시민사회의 시각과 입장을 해외 각국에 알리고자 정기 영문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는 작성자 및 출처를 밝힌 후 비상업 용도로 자유로이 배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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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 문재인 정부의 이 결정에, 성주 소성리는 언제 또 다시 사드 장비를 맞닥뜨려야할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에 '잘했다'고 찬성 의견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다시 짚어봅니다.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가 정말 '잘 한 결정'일까요?
오마이뉴스에서 보기 >> http://omn.kr/o3wh
① '촛불 정부'라면, '2006년 5월 4일' 반복하지 마세요
'박근혜 적폐', 문재인 정부가 완성하지 말라
[연속기고]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과정, 이의 있습니다④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제가 지금 견딜 수 없는 것은 시민 문재인이었을 때, 광화문에서 우리와 같이 촛불을 들었던 문재인이었을 때는 적폐였던 저 사드가 어떻게 대통령 문재인에게는 합법이 될 수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 2017. 8. 30. 소성리 수요집회에서, 김천 주민
지금 성주와 김천을 관통하는 감정은 깊은 배신감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그래서 투표장으로 가는 마음이 설렜던 만큼, 이 복잡하고 첨예한 사드 문제 해결의 공을 촛불 정부가 꼭 가져가기를 누구보다 바랐던 만큼, 그 실망감은 크고 깊다.
첫 번째 기대, 국회 동의 공약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직후 문재인 후보는 사드 배치는 득보다는 실이 커 보인다며 재검토와 공론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사드 배치 같은 중대사가 국회 동의 없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면, 국회는 SOFA 협정 개정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드는 차기 정부 재검토' 입장을 유지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집에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추진"을 명시했다. 찬반을 떠나, 적어도 국회 동의 과정만은 거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참여연대가 보낸 대선 질의서에는 사드 문제가 "집권 시 최우선 해결 과제"라고 답했다. 성주, 김천 주민들이 보낸 대선 질의서에는 사드 배치가 국회 동의와 더불어 주민 동의도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심재권 민주당 사드특위 위원장을 포함해 수많은 의원들이 지난 1년간 사드 배치는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공약에 따라 적어도 국회 동의 절차를 책임 있게 추진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서 이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집권 시 최우선 해결하겠다던 사드 관련된 내용은 중국과 사드 문제 관련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뿐이었다. 지금까지 국회 동의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발사대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결정만 나왔다. 공약을 파기한다면 왜 그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는지, 무슨 이유로 생각이 바뀌었는지 단 한 마디 설명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두 번째 기대, 진상조사와 적폐 청산

▲ 광화문 1번가 국민마이크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정책 제안 발언을 하고 있는 김천 주민 ⓒ 참여연대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보고 누락과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부지 쪼개기 2단계 공여가 드러난 이후, 지난 6월 7일 문재인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사드 배치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를 위한 범정부 합동 TF'를 구성했다. 국무총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합동 TF에서는 환경영향평가 회피 등 그동안 사드 배치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지적 사안들에 대한 추가조사 문제,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적정한 환경영향평가 실시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6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발사대 1기는 2017년 말에, 나머지 5기는 2018년에 배치하기로 당초 한미 양국이 합의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사실상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사드 배치가 누군가에 의해 빨라졌다고 강조한 것이다. 국방부는 새로운 장관 취임 후 내부 협의를 통해 사드 배치에 대한 자체 조사와 감사원에 직무 감찰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이에 어떤 방식으로든 사드 배치 과정의 불법성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 적폐 청산을 시작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약속했던 진상조사는 지금까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송영무 장관이 취임했지만 국방부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을 수 없다. 보고 누락 등을 이유로 위승호 국방정책실장이 경질된 후, 사드 배치 협의를 위한 한미공동실무단 단장을 맡았던, 사실상 박근혜 정권 사드 배치의 실무 책임자 장경수 정책기획관이 지금까지 정책실장 대리를 맡고 있다. 제대로 된 자체 조사가 과연 가능할까?
지난 7월 12일 성주, 김천 주민과 원불교 교도,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사드 배치 합의·결정, 부지 취득과 공여, 환경영향평가 회피, 관련 자료 비공개 등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전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와 비민주성을 하나하나 정리하여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무총리실을 대상으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감사원의 답변 역시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그토록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범정부 TF에서 세 달 동안 논의하여 발표한 것은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이며, 환경영향평가 종료 전 사드 장비 운용을 위한 기지 공사 등은 허용하겠다는 것뿐이었다. 이마저도 바로 다음 날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결정을 발표하며 무색해졌다.
사드 배치는 국방·군사시설사업으로 전략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이며, 환경영향평가의 핵심 목표는 '사전에' 입지 타당성과 계획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선(先)사드 배치와 공사 후(後) 환경영향평가는 국내법 어디에도 없는 기형적인 조치다. 남은 발사대를 모두 배치하고 상시 전기 공급이 가능한 전기시설까지 설치한다는데, 사후 환경영향평가가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세 번째 기대, 주민과의 소통

▲ 사드저지전국행동은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협의, 결정, 집행 과정 전반과 불법성에 대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했다 ⓒ 참여연대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소성리 마을회관에 찾아와 지난 정권에서 일방적인 사드 배치 강행으로 주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문재인 정부가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는 점을 강조했을 때만 해도, 이번 면담을 시작으로 앞으로 계속 소통하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기대는 높았다.
그러나 그 후 벌어진 일들은 다음과 같다.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이야기했더니, 뜬금없이 전자파 측정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박근혜 정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환경영향평가서는 군사 3급 비밀이라 수치를 포함해 아무것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전제로 지역 토론회를 강행하려 했다. 요식행위였다. 미8군 사령관은 주민들이 거부한 명분쌓기용 전자파 측정을 하는 날, 사과하겠다고 찾아왔다. 사과를 받을래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지만, 주민의 의견은 사실 작은 것 하나 반영되지 않았다. 화려한 소통쇼만 이어졌다.

▲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저지를 위한 국민비상행동 시작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소성리 주민 ⓒ 참여연대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이 임박했다. 성주, 김천 주민들은 2016년 7월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을 들었다. 집회, 농성, 평화캠핑, 고발, 소송, 헌법소원, 기자회견, 언론기고, 1인 시위, 신문 광고, 대국민 홍보, 영화 상영, 국회 토론회, 정부 관계자 면담, 해보지 않은 것이 없다. 결국 발사대 4기와 공사 장비 추가 반입이 강행된다면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몸으로 막는 일 뿐이다.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니 이해하라고 주민들을 밀어붙이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절차적·민주적 정당성, 스스로 했던 약속들부터 되돌아보아야 한다. '박근혜 알박기, 문재인 못박기 사드'라는 오명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 필자 황수영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이며,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제검사협회에 보내는 탄원서
2017년 9월 5일, 헤이그
국제검사협회(IAP) 실행위원회 및 원로회 구성원들, 그리고 국제검사협회 회원들에게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검사협회(IAP,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rosecutors) 연례회의 및 총회가 개최 중인 가운데, 아래와 같이 연명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국제검사협회가 자신의 비젼에 부응하고 직업윤리(integrity of profession) 준수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세계 많은 지역에서 검사들이 직업윤리와 공정한 재판 기준을 명백히 위반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해 그들의 권한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에 걸쳐 중국에서는 저명한 변호사, 노동운동가, 활동가 다수가 검찰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유엔 세계인권선언 등 국제 인권기준에 따라 보호되어야 할 법률가와 활동가들 중 많은 이들이 철장 안에 갇혀 있거나, 유죄 판결을 받거나, 장기간 구금되어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젠은 시민권 옹호자, 블로거, 저널리스트들에게 엄청난 탄압을 가하며, 재판에서 날조한 기소 내용으로 무거운 형량을 내려 사법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터키에서는 많은 검사들이 인권옹호자들을 억압하고 엄청난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은폐하거나 묵인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IAP와 같은 검사들의 연합기구들은 이러한 검사들의 폭력적인 행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해야 합니다. IAP의 ‘전문직으로서의 책임 기준 및 검사의 주요 의무와 권리 강령’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법치와 인권 옹호는 검사라는 전문직에게 주요한 사항입니다. 이 강령은 일을 함에 있어 모든 단계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기타 다른 인권을 준수하고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백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IAP는 전문직으로서의 신뢰 유지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IAP는 유의미한 인권 정책을 도입하기 위한 명시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검사라는 직업의 윤리 수준이 저하되는 것을 막고, 사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제고하고, 은폐 혐의 또는 인권 유린 공모로 평판이 훼손당하지 않도록 IAP와 그 회원들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2년 연속으로, 시민사회는 IAP가 가시적인 인권 정책을 도입해 인권 보호 의무를 다할 것을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우리는 IAP 실행위원회와 원로회에 촉구합니다.
인권에 대한 주의 의무 및 준수 절차를 신입 및 현 회원에게 도입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협회와 개인 회원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인권 유린의 피해자와 시민사회측의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등 고충 처리 절차 기회를 포함해야 합니다.
우리는 IAP 개별 회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IAP에 인권 준수 장치가 부족하든 점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IAP 회의 개최 관련 결정을 하기 전에 그것이 주는 인권적 함의에 대해 충분히 토론할 것을 요청합니다.
정부간 기관과 국제적으로 알려진 인권단체들이 정치적인 기소와 검찰에 의한 인권 유린이 있다고 보고한 국가로 IAP 컨퍼런스와 회의에 참석 차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 전에 연관된 인권 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이들과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이슈를 제기하기를 요청합니다.
탄원서 및 연명단체 원문 [보러가기/다운로드]
탄원서 및 연명단체 영문 [보러가기/다운로드]
<안녕 히어로> 상영회에 초대합니다
"오늘날의 노동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올해의 다큐멘터리"
손잡고 X 참여연대 X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안녕 히어로>의 특별한 상영회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안녕 히어로>(연출 한영희)는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첫 번째 국내 개봉 작품으로, 해고 노동자 아빠의 삶을 점차 이해하게 되는 소년 ‘현우’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입니다. 응원의 마음을 모아 [손잡고 X 참여연대 X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마련한 특별 상영회에 당신을 초청합니다.
>> 상영회 일정
- 일시: 9/11(월) 저녁 7시 30분
- 장소: 인디스페이스 (서울 종로 서울극장 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됩니다.
진행: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참석: 한영희 감독,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하이디스지회 이상목 지회장
>> 응모 페이지
※ 본 응모 페이지를 통해 성함(소속 단체), 연락처, 신청 매수를 기입 해주세요.
※ 9/8(금) 오후 17시까지 신청이 가능합니다.
※ 신청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초대해 드릴 예정입니다. (초청 관객 분들께 문자 발송)
※ 특별상영회 참여문의는 시네마달 (02-337-2135) 앞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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