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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올해의 청소년 환경책] 느낌의 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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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올해의 청소년 환경책] 느낌의 0도

익명 (미확인) | 수, 2019/01/30- 15:15
느낌의0도

느낌의 0도 – 다른 날을 여는 아홉개의 상상력
박혜영 지음 / 돌베개 / 2018년 06월

이 책에서는 현대에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모범적인 사람 8명을 초대해 우리와 만나게 하고 있다.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이 국내에 『숲속의 생활』로 처음 소개되면서부터 접하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은 저술이었다. 그래도 여러 번 대하다 보니 소로우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 『느낌의 0도』는 소로우를 찾아 손에 들게 되었다. 소개된 작가 중 제일 먼저 소개 될 인물이 맨 끝에 있어 의아했지만 다 읽고 나서야 필자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처음 소개되는 레이첼 카슨은 자연보존운동을 하면서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침묵의 봄』의 작가다. 한국전쟁 전후 세대인 내 어린 초등학생 시절, 이를 박멸하기 위해 하얀 가루를 머리에 뒤집어 썼었다. 책에서 말하는 DDT 였다. 그 독성은 봄에 꽃을 피워도 열매를 맺지 못하며 결국 인간에게 그 보복이 바로 주어진다는데 놀랐다. 이후 침묵의 봄은 나의 일생 지침서가 되었다.

 

다음의 미하엘 엔데는 친숙한 『모모』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고대 문화가 꽃핀 곳에는 어디나 그 중앙에 신전이나 교회, 성당이 있어 그곳에서 삶의 질서가 나왔는데, 현대는 거대한 도시 모두 그 한 가운데 은행이 있고. 그 돈은 악마며 신으로 추앙되며 기도의 대상이라고 역설하며 우리를 일깨우고 있다.

 

슈마허는 좋은 삶은 좋은 노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하나의 공예품처럼 만들고 마찬가지로 다른 공예품과 자연과 이웃을 돌보는 것이며, 노동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일상을 함께 좋은 삶을 꾸려가야 한다고 했다.

 

『소농 문명의 뿌리』를 저술한 웬델 베리는 미국의 농부로 정착해 살며, 시와 소설을 쓰며 환경운동가, 문명비평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무, 새들도 온전한 삶을 위해 뿌리 내릴 세계가 필요하다. 전문가가 물길은 돌리고 터널을 뚫고 갯벌을 덮어 버린다. 철새는 도래지를 잃어버리고, 물고기는 태어난 강가로 돌아오지 못한다. 우리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베리는 우리가 친숙한 존재들에 둘러싸여 살아야 하는데, 산업문명이 우리 모두를 노숙자로 만든다고 개탄한다.

 

마흐부드 다르위시는 팔레스타인의 유명한 시인이다. 폐허와 전쟁터에 복음 같은 시로 시민을 위로하고 평화의 삶을 심어준다. 그의 시는 주술같이 낭송으로 이스라엘이 만든 제2의 아우슈비츠 같은 현실에서 구했다.

 

존 버거는 미국 시민 2%가 농부이나 불과 200년 전에는 80%이상이 농부였다. 지금은 산업화 과정에 78%가 빈민 노동자나 극빈자가 되었다. 이는 바로 우리에게도 일어나는 현실이다. 농촌에서 생계는 걱정하지만 그 순환이 끊어지지는 않아 도시 노동자같이 절망적이지는 않으며, 노인들은 매일 만지는 흙과 익숙한 손들에 둘러싸여 편안한 생을 산다.

 

아룬다티 로이는 인도 한 가문 이야기 『작은 것들의 신』으로 맨부커상을 받았다. 정부의 개발과 미국의 이라크 침략, 신자유주의, 불평등과 같은 급박한 문제들을 통렬하게 비판하며 노엄 촘스키, 하워드 진과 함께 세계적인 반세계화 활동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콩코드 마을 주민의 삶이 노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2년 2개월 동안 월든 숲 속에 한 칸짜리 오두막을 짓고, 아침에 일하고 낮에 쉬고 오후에는 좋아하는 독서를 했다. 그렇게 죽도록 일하지 않고 단순하고 검소하면 삶 본질의 낙원이라 했다. 그리고 부도덕한 정부나 기업에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상에서와 같이 이 책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수용
수문출판사 대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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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미세먼지매우나쁨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 |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 7

양혜원 글, 소복이 그림 / 스콜라 / 2016년 8월

“봄맞이 집 단장을 시작한 봄이네 가족.

그런데 하늘은 뿌옇고, 창문을 열자 누런 먼지가 들이닥친다.

바로 거대한 모래 바람, 황사다!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운데…

봄이는 다시 화창하고 맑은 봄을 되찾기 위해 고민한다.

몽골 고비사막에서 온 낙낙이와 함께 미세먼지를 줄이고,

대기를 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배워보자.”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 은 다양한 주제의 환경책을 선보여 주목을 끈 ‘지구를 살리는 어린이’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다. 이름조차 낯설었던 황사와 미세먼지가 어느새 우리들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외출이나 운동 계획을 짤 때, 창문을 열거나 빨래를 할 때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게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다.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 은 우리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기 환경 문제를 다룬다.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해 생기는 온실효과, 더 나아가 지구온난화 문제까지 짚어준다. 대기오염이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를 술술 읽히는 이야기 전개와 친근하고도 세련된 일러스트로 어린이 독자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잘 구성하였다. 편집자와 작가들의 정성이 많이 느껴지는 책이다.
황사는 자연현상이지만 미세먼지는 사람이 살면서 만들어내는 대기오염이라는 점도 책을 통해 제대로 알았다. 초미세먼지가 진공청소기나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할 때, 음식을 조리하거나 운전할 때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던 일이다. 이처럼 책에는 대기오염과 관련해 정확히 몰랐던 정보들이 알차게 들어있다.

대기오염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점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어린이 정보책이 갖춰야 할 미덕을 고루 갖춘 좋은 책이다. 교육 현장에서 환경교육용 부교재로 활용하면 좋을 듯싶다.

한상수
행복한 아침독서 대표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달콤팩토리 지음, 한현동 그림, 윤순창 감수 / 아이세움 / 2014년 8월

-<어린이를 위한 미세 먼지 보고서 / 풀과바람 환경생각 8> 서지원 지음, 끌레몽 그림 / 풀과바람 / 2017년 10월

목, 2017/12/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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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자, 다르게 살자!” 2018 제17회 환경책큰잔치가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립니다. 올해 열리는 환경책큰잔치는 2018 올해의 환경책 발표, 2018 한우물상 시상, 2018 환경책영상공모전 시상, 환경책 팝업책방, 환경책 사진 전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러분을 만납니다. 환경과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책큰잔치가 되길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제17회환경책큰잔치포스터

오프닝파티

2018 우리가 사랑한 환경책

2019 우리가 사랑할 환경책

2018년 10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서울숲 커뮤니티센터 1층

 


 

환경책 팝업(POP-UP) 책방

2018년 10월 11일(목) ~ 17일(수) 오전 10시-오후 6시

서울숲숲속작은도서관

 


 

환경책 사진 전시전

2018년 10월 11일(목) ~ 17일(수) 오전 10시-오후 6시

서울숲숲속작은도서관

 


 

목, 2018/10/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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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관한 르포
하재영 지음 / 창비 / 2018년 04월

 

나는 개를 안 먹지만 타인의 취향은 존중한다는 당신께
책의 제목은 독일 작가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에서 따온 것일 테고, 부제는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관한 르포”다. 하지만 작가는 버려진 혹은 죽는 개들의 비극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들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 공장식 번식장과 경매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펫샵의 예쁜 품종견도 어떤 불편한 사연들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반려견에 끼지 못한 또는 반려견의 지위에서 벗어난 존재들이 잠재적으로 어떤 처지에 있는지를 두루 살피고 증언한다.
작가의 시선과 어투는 ‘쿨’하지도 ‘힙’하지도 않다. 알지 못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나 조금쯤은 알고 있어도 안 보려 했던 것들을 대면하도록 거듭 직구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문학적 기법이 아니라 이 책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에 불가피하게 따를 수밖에 없는 태도일 것 같다.
동물권을 다루는 책들이 적잖이 나왔고 우리 사회의 인식과 운동도 몇 년 사이에 크게 바뀌었지만, 개인적인 체험으로부터 눈길과 발길을 넓히고 또 그만큼을 움직이도록 또는 적어도 ‘시작’하도록 주문하는 구체성과 진실함이 이 책의 큰 가치다. 그리고 그것이 장면 장면의 참혹함을 이겨내며 끝까지 읽게 만들고 또 다른 사람에게 권하게 만드는 힘일 것 같다.
누군가가 개와 고양이의 사정에 대해 말하면, 그러면 소는? 돼지는? 닭은? 그리고 동물을 말하면, 식물은? 이라고 반문 받는 것은 흔히 보는 장면이다. 또한 개 식용 문화를 비난하는 것이 문화적 상대주의를 해치는 태도라거나 상대방의 식습관 취향에 대한 관용이 아니라는 인식도 많다. 개 식용의 합법화와 제도화가 문제를 푸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도 강하다.
그러나 작가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극단적 태도는 문제의 실마리를 흐리게 할 뿐이라고 보며, 문화적 상대주의를 넘어서 ‘윤리적 보편주의’를 요청해야 인간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인간과 동물의 더 좋은 삶을 가능케 하는 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유기되고 강제 번식되고 도살되는 개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사람들의 상식은 바뀌고, 법과 제도는 이를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다. 고통스럽게 이 책을 읽은 이들이 함께 하게 될 일이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수, 2019/01/1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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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날이 가까워오던 4월의 어느날, 지구밴드 친구들은 여우책방에 모여서 그날을 기념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했다. 이렇다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지구밴드 단독 콘서트를 열까!? 맹랑한 제안을 해보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연습할 시간도 연습할 곡도 마땅치가 않았기 때문에.

며칠 뒤 메일을 한 통 받았다. 발신 환경정의. 2017년 환경정의가 선정한 환경책을 전국의 동네 서점에 보내 전시하는 ‘환경책의여행’을 기획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언뜻 재밌어 보이지만 사실 크게 도움이 될 만한 행사는 아니었다. 헌책을 택배로 받아 전시하고 (전시만 가능, 팔 수는 없다) 되돌려주는 형식인데, 실상 책방이 전시 섹션을 따로 마련해 새책을 구비해 알리고 바로 판매하면 훨씬 수월한 일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사람들은 환경책을 도무지 사질 않지 않는가. 이것은 생태여성주의 가치를 담은 책을 선별해 다루는 여우책방을 운영하며 알게 된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다. 환경 고전이 뜸하게나마 꾸준히 팔리는 정도. 물론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새책을 알리고 한쪽을 크게 내어 공간도 마련해두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환경정의도 응원하고 싶고, 함께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 매출에 큰 도움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손해날 것은 없다. 품 좀 팔지, 뭐. 이래저래 지구밴드 지구의날 엮어보자. 어라? 4월23일이 책의날? 그림이 좀 나오겠는 걸?

4월22일 지구의날 + 4월23일 책의날 + 5월5일 어린이날, 이렇게 두 주로 일정을 세우고, 환경책 전시 + 환경책에 밑줄 긋기 + 지구밴드 공연 + 어린이 환경책 빛그림 공연으로 내용을 채웠다. 여우책방의 어린이 친구, 서윤과 윤주가 지구밴드 공연 특별 게스트로 함께해 준다니 공연이 빛나겠다. 어머나, 환경정의에서 강연도 해주신단다. 환경정의 유해대기팀 이경석 팀장님의 강연까지, 완전 꽉꽉 채웠다.

뚝딱 홍보물 만들어 포스터도 붙이고 4월22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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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 사람들은… (‘역시’라고 말하기는 싫기 때문에 수식을 생략하고 하여간) 환경책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래도 꿋꿋하게 엄청 재미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즐겼다. 지구밴드는 곡도 새로 만들고 빛그림책은 MB 살인충동이 일어나는 <강변살자>로 정했다. 음향과 영상 장비들도 빌리고 PPT도 만들었다.

행사 마지막날이자 정점 5월5일. 사람들이 와주길 바라며 초대하긴 했지만, 정말로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니 감격스럽다. 이렇게 맑고 좋은 날에, 그것도 어린이날에! 여길 와주다니… 친구 랄랄라는 막 지어 김 나는 떡까지 선물로 들고 왔다. 한 사람 한 사람 걸음이 소중하고 괜스레 미안하다.

나는 책방 지기이기도 하지만 지구밴드의 멤버로서 마음에 강렬한 열망이 일었다. ‘공연, 잘 하고 싶어..!’ 공연 앞두고 흔하게 가질 법한 마음 같겠지만, 사실 처음이었다. 걸음해 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시간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공연은 마음과는 달리 실수도 하고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그냥 그랬다. 그래도 사람들은 진심을 받고 알아주었다. 완벽한 관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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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시간을 지나 강연이 이어졌다. 강사님은 공연 뒤에 강연 일정을 잡으면 어떡하냐고 투덜대셨지만, 또박또박한 말씀에 모두 초 집중. 3-40분 가량 이어진 강연에서 이 말이 기억에 남는다. 미세먼지, 망할 중국 탓이라고요? 그런데 우리 삶에서 중국산이 없어진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저렴한 중국산으로 편리하게 살며 중국산 미세먼지로 숨이 막히는 악순환. 자업자득이에요.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요, 내 삶이 바뀌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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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모두에게 고맙다. 공연만이 아니라 스텝 일까지 다 본 지구밴드 멤버들, 지구밴드와 호흡을 맞춰 함께 무대에 서준 서윤, 윤주, 빛그림책 공연이 무언지 알려주고 꼼꼼하게 조언해준 정혜숙 샘, 하루 전날 급하게 드린 부탁에 흔쾌하게 스텝으로 함께해준 시연, 환경정의 ‘환경책의여행’ 담당자 박희영 님, 유해대기팀 이경석 님, 여우책방의 환상적인 조합원 피노, 피넛, 이번에도 음향장비를 빌려주고, 빌려주면서 배송까지 해준 쿠쿠, 늘 스크린과 빔프로젝터 신세지는 맑은내방과후, 그리고 귀한 시간 내어 객석을 빛내준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여우책방지기 홍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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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5/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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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흙

소와 흙 – 후쿠시마, 죽음의 땅에서 살아가다
신나미 쿄스케 지음, 우상규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아직 후쿠시마에 가보지 못했다. 특별히 피했다기보다는 가봐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후쿠시마에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뭐라고 할까? 방사능으로 가득한 그곳에 왜 가느냐며 다시 생각해보라는 이야기가 많을 듯하다. 내 주변에서 누가 그곳에 간다고 하면 나도 비슷하게 말할 것 같다. 후쿠시마는 2011년 3월 11일 원전 사고 이후에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지명이 되었지만, 동시에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 되어버렸다.

 

그곳에는 여전히 무엇이 살아간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바깥으로 내보내고, 남아 있는 동물들을 죽였지만, 여전히 어떤 사람과 어떤 동물은 그곳에서 살아간다. 그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죽음의 땅이라고 여겨지는 곳에서 각자의 생명을 이어가고 서로 보듬으며 땅과 생명을 살리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피폭된 대지에서 사라진 인간, 그곳에서 계속 살아가는 소, 그렇기에 다시 그곳에 들어가 소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전한다.

 

이 책은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원전 사고 이후 그곳을 둘러싼 이야기는 모두 인간뿐이었다. 인간만 돌보기에도 여력이 없었겠지만, 함께 살던 다른 생명들은 인간이 모두 사라진 그곳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었다. 이제 시선의 환기를 넘어 앞으로 다가올 물음을 던져야 할 때다. 후쿠시마에서 “어떻게든 피폭한 소가 살아가는 이유,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들은 “안락사를 당할 것인가, 굶어 죽을 것인가, 야생동물의 길을 걸을 것인가. 혹은 그 이외에 다른 길이 있는 것인가.” 그곳에서 소를 살리려는 인간의 노력과 마음은 무엇을 위해 어디로 향하는 걸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물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간 무지했거나 외면했던 진실 말이다.

박태근
알라딘 인문MD

월, 2019/01/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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