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권 침해 문제 진단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 토론회
"법이 나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노란봉투법' 통과시키자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
지난 26일은 시민 모임 '손잡고'가 출범한 지 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손잡고'는 파업 등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회사와 국가로부터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를 돕자는 데 뜻을 함께한 시민들이 만든 단체다. 학계, 전문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구성원 500명이 노동자 손배가압류 문제와 업무방해죄로 인한 형사처벌 등 노동3권 실현을 방해하는 제도를 고쳐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잡고가 만들어진 지난 2014년 2월에는 꿈같은 일이 함께 일어났다. <시사IN> 독자 배춘환 주부가 해고노동자 47억 손배가압류 기사를 보고 아이 학원비 4만7000원과 함께 손편지를 보내 모금을 제안한 것이 시민캠페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노동을 주제로 한 모금캠페인 가운데 역대 최고의 금액을 모았던 '노란봉투 캠페인'이 바로 그것으로 112일 동안 약 4만7000명의 시민이 참여해 14억7000여만 원을 모았다. '노동자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이라는 주제로 말이다.
시민의 바람을 담는 '그릇'을 만들고 채우는 일을 당시 아름다운재단과 <시사IN>이 도맡아주었다. 그러다보니 "시민의 의지를 어떻게 실천할까?"라는 문제가 남았다. 이 실천의 역할이 손잡고에 주어졌다. 손잡고의 초기 활동은 '노란봉투 캠페인' 참여 시민의 요구에 따라 피해자 지원과 법제도 개선을 문제 해결의 방향으로 삼고 계획하고 실현하는 데 집중됐다.
실천 과정에 다시금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참여했다. 기금관리 전문가들이 기금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구체적인 피해자 지원 방안을 마련했고, 손배가압류 피해자 329가구에 긴급생계-의료비가 지원됐다.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을 위해 힘을 모았다. 그간 제도 개선 요구에 의해 국회에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않았던 법안들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고, 해외 사례를 종합해 우리나라 노동 현실에 맞는 법 제도를 고안한 결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선안)'이 탄생했다. 손배가압류 문제를 대외적으로 알려내기 위한 문화캠페인도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다. 연극, 콘서트, 방송 연출 등 공연 전문가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나서 손배가압류 문제를 더 많은 시민들에 알리는 문화 기획을 시도했다. 그렇게 평단의 호평을 받은 연극 '노란봉투'가 탄생해 재공연을 거듭하고, 공중파는 아니지만 직접 제작한 '손배가압류토크쇼'를 국민TV를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이처럼 모금을 제안한 것도, 모금에 참여한 것도, 모금을 쓰는 것도 모두 시민의 힘으로 이뤄졌다.
캠페인 후 회원대표 선출, 당사자 참여 확대
손잡고 활동의 핵심 키워드는 '공감'과 '참여'다.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손배가압류 문제에 대한 시민의 관심은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당사자의 '삶', '가정'을 들여다보게 했다. 시민의 관심이 이어지니 언론의 취재도 꾸준히 이어졌다. 가장 대중의 인지도가 높았던 쌍용자동차를 넘어 다른 손배가압류 노동 현장으로 관심이 확대됐다. 시민들은 '배달호의 가족', '김주익의 가족'과 같이 열사의 가족의 삶도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손잡고는 꾸준히 노동 현장 간담회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언론과 캠페인 활동을 통해 시민에게 전달했다. 당사자의 목소리는 입법 활동에도 반영됐다. 당사자의 피해실태는 노동자 손배가압류의 피해규모에 경계가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 노동권을 넘어 인권, 생존권 침해가 드러났다. 가족의 생계비, 주거비, 심지어 전월세 보증금까지 가압류하는 무자비함, 손배가압류를 앞세워 노조탈퇴 등 권리를 포기하게 하거나 동료를 배신하게 하는 비인간성 등 심각한 사례에 대한 증언이 이어졌다. 손배가압류 실태를 접한 시민들은 손배피해 당사자의 모습이 노동하는 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와 겹쳐보고, 권리를 침해받는 현실이 자라날 아이의 미래에도 이어질까 염려하고, 손배가압류로 학원을 끊어야 하는 피해자 가정의 아이가 내 아이의 또래라는 점에 아파했다. 노동자와 그 가정이 나와 내 주변과 다르지 않다는 데 공감했다.
시민들의 공감은 또 다시 참여로 이어졌다. 노란봉투캠페인 이후의 활동비 또한 100% 시민의 '참여'로 모금되었다. 2016년 4월 처음 열린 회원총회에서 상임대표도 회원 가운데 선출했다. 손잡고의 단체 운영비 역시 단체의 활동에 공감하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시민 참여는 손배가압류 피해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됐다. 노동자들은 파업 한 번에 회사 차원의 징계(해고 등), 벌금과 구속 등 형사처벌에 이어 손배가압류까지 이중, 삼중고를 겪고 나면 절망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손배가압류는 당사자뿐 아니라 당사자의 가정의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에 노동 탄압 수단 중 가장 잔인한 수단으로 꼽힌다.
"살면서 법 한 번 어겨본 일이 없는데, 노동조합 활동하고 나서 나는 범죄자가 되고, 온 재산을 잃고, 만져볼 꿈조차 꿔보지 못한 금액의 빚쟁이가 됐다. 법은 정의롭다고 알고 살았는데, 법마저 나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 2016년 8월 30일 손배 피해 증언대회 중
법으로부터 외면당한 이들에게 손잡고의 활동은 "당신이 잘못한 게 아니다!"라는 사회적 인정이었다. 시민사회로부터 정당함을 인정받은 노동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게 됐다. 손배가압류 문제에 집중하는 시민단체의 존재는 당사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데 주저함이 없이 나서게 하는 창구가 됐다. 그리고 당사자의 절박한 목소리는 다시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는 동력이 됐다.
꿈쩍 않는 국회의 문도 '시민의 힘'으로!
3년의 활동에서 단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입법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손잡고는 시민의 입법청원운동을 기반으로 19대 국회에 처음으로 '노란봉투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당시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수를 차지했던 새누리당이 "손해가 있으면 갚아야 한다"며 '민사법'의 측면만을 강조하며 반대해 입법이 좌절됐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1월 18일 20대 국회에 다시 한 번 발의됐다. 지금도 평생 벌 수도 갚을 수도 없는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금액과 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가 절박함을 호소하고, 이 절박함에 공감한 시민의 요구가 희망의 불씨로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손잡고는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매주 거리에서 시민을 만난다.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가 이어지는 한 국회 입법도 먼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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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문재인대통령 공약 및 국가인권위 권고 이행 촉구 기자회견
노동자 이지만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화물기사, 학습지교사, 방과후 강사 등이 그들입니다. 노동자이지만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등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참여연대는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와 함께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의 보장을 요구하며 2017.06.27.(화) 인권위 권고 수용 요구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권고가 발표되었습니다. 관련한 내용의 3번째 권고입니다. 고용노동부가 권고를 수용하고 국회가 나서서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기자회견문]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 노동조합법 개정!
문재인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즉각 이행하라!
250만이 넘는 노동자가 노조를 설립할 권리조차 없다. 노동자의 기본권리와 생존권 보장은 노동조합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임을 부정하면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가 그동안 수차례 연구용역을 발주하여 실태조사를 한 자료에도 노동자성이 분명하다는 사실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정부는 20년째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외면해왔고 노동조합법 2조의 ‘노동자’ 개념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확장하도록 개정하는 것을 계속 미뤄왔다.
대통령선거 때마다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약속하지만 선거가 끝난 후에는 삼성을 필두로 한 재벌대기업의 반대 입장만 옹호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정부가 1%의 자본을 위한 대리조직이 아니고,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이라면 노동자가 단결할 권리는 최우선과제로 보장해야 한다.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를 하는 것은 의례적인 형식이 아니다. 헌법의 가치와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민주주의 권리를 더 풍부하고 견고하게 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고쳐서 국민과 노동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라는 국민의 기본명령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인 것이다.
사용자가 노동자의 고용책임과 권리보장을 회피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위탁계약서’로 둔갑시키면서 ‘노동자’가 졸지에 ‘사장님’이 되었다. 정부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개념을 분명하게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현실을 분석하고 따져보면 ‘노동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거짓말과 위선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정부는 자본가들의 거짓말의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래야 반민주주의 적폐를 청산하고 촛불시민이 요구한 새로운 민주주의를 설계하고 실천해 갈수 있다. 박근혜정권이 적나라하게 증명한 것처럼 자본과 권력의 탐욕은 법과 제도로 강력 규제하지 않으면 통제불능이 되어 순식간에 국민의 삶과 사회를 파괴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박탈되고 있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그 심각성을 제기하고 노동조합법 개정을 요구하는 의견표명을 했다. 지난 5월 29일에는 노동부장관과 국회의장에게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노조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한 달이 된 지금까지 일언반구 없이 침묵하고 있다. 국가인권위 권고에 대한 답변시한이 90일 이내라고 하지만, 인권위 권고가 처음이 아니라 수차례 나온 바 있고 해당 노동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심정을 정부가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행계획을 언제까지 제출하겠다는 답변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특수고용노동자의 권리보장은 국가인권위원회 뿐만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와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부와 국회는 귀를 막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이 해고되어 생존권이 박탈되어도, 도로에서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로 죽어나가도, 장시간노동으로 과로사를 하더라도 모르쇠하고 있다.
우리는 앉아서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국정기획자문위에 요구안을 전달하는 것을 출발로, 특수고용 업종별 상경 집회를 시작할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노동조합 설립신고에 돌입할 것이다. 정부는 지금 당장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선언하라! 더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국정과제로 명시하라! 우리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 즉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2017. 6.27.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특집 2_비정규직 제로
비정규직 남용
실태와 대책
글.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외환위기 전에는 기업이 사람을 뽑으면 대부분 정규직이었다. 요즘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외환위기 때는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마땅한 정부 통계가 없었다. 통계청이 매달 조사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상용직은 정규직, 임시직과 일용직은 비정규직으로 간주하고 그 추이를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상용직 가운데 분명히 비정규직이 있음에도 그 규모를 추정할 방법이 없었다.
비정규직 규모, 정부와 노동계 수치가 다른 까닭
2000년 8월부터 매년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실시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해소되었고,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똑같은 자료를 분석해도 정부는 2016년 8월 기준 비정규직을 644만 명(전체 노동자의 32.8%)이라 하고,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874만 명(전체 노동자의 44.5%)이라 한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정부는 임시직과 일용직 중 절반을 비정규직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절반(230만 명)을 정규직으로 분류하는데,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임시직과 일용직 모두 비정규직으로 분류한다. 임시직과 일용직 중 절반이 정규직이라니? 동의하기 어렵다. 지난 15년 동안 정부와 노동계 통계는 이를 두고 줄곧 평행선을 달려왔다.
한데 두 통계 모두 빠진 게 많다. 통계 조사방식의 한계 때문이다. 국내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가 100만 명인데,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대부분 빠진다. 사내하청이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두 통계 모두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잘못 분류한다. 설문 문항에 사내하청이 없다 보니 정규직으로 잘못 분류되는 것이다. 이주 노동자 100만 명과 사내하청 100만 명을 합하면 비정규직이 1,100만 명에 육박한다. 자영업으로 분류되어 비정규직 통계에서 빠지기 쉬운 특수고용 노동자까지 감안하면 1,200만 명을 넘어선다.
지금까지 비정규직 규모를 파악할 때는 통계청이 조사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사용해 왔다. 이 조사를 통해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한계도 많다. 이 조사에서는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33만 명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노동부가 고용형태 공시제를 실시하면서 전수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190만 명이나 된다. 이처럼 수치가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통계청 조사는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분류하는데, 노동부 조사는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을 비정규직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190만 명 중 93만 명은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이고, 나머지 97만 명은 직접고용 비정규직이다.
상시·지속적 일자리는 직접고용 해야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 법 개정만 좇다 보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기 쉽다. 어느 정부 들어서나 국회 의석은 여야가 나눠 갖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법 개정만 쳐다보다가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끝나 버릴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따라서 법 개정보다는 행정조치나 집행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상시·지속적 일자리는 정규직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도 이야기한 원칙이다. 일종의 ‘사용사유 제한’인데, 박근혜 정부는 공공부문 직접고용에 한정해서 운용했다. 서울, 인천 등 지방자치단체는 한 걸음 나아가 간접고용에도 이 원칙을 적용했다. 공공부문에서는 직접고용이든 간접고용이든 상시·지속적 일자리면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해야 한다. 생명안전 업무도 관련 법 개정을 기다리기보다는 행정조치 등 가능한 수단을 사용해서 직접고용 해야 한다.
청년 인턴 제도는 없애는 게 낫다. 우리가 젊었을 때 인턴은 대학병원 의사밖에 없었다. 선배로부터 많은 노하우를 전수받고 숙련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인턴 제도가 필요한 것인데, 요즘은 뭐든 인턴이라며 임시직으로 사용하는 방편이 되고 있다.
민간 부문은 어떻게 해야 할까? 10대 재벌 사내하청 노동자가 40만 명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은 93만 명이다. 이 가운데 사내하청 정규직화가 문제가 됐던 곳은 현대자동차 정도다. 민간 대기업 사내하청은 상당 부분 불법 파견에 해당되기 때문에, 정부가 현행법에 따라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법파견으로 판명 나는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사내하청이나 파견용역은 정규직 직접고용으로 전환한다 해도, 사외하청이나 하도급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때는 사용자 정의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임금, 고용 등 노동조건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는 사용자로 간주하고 하도급 업체와 연대 책임을 지는 공동 사용자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는 노동3권을 보장하고, 사회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고용형태별 차별 금지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조항을 법제화한다고 해서 곧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남녀고용평등법에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조항이 있다. 그렇지만 남녀 간 임금격차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크다. 법률 조항 하나 들어간다고 해서 순식간에 임금격차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꺼번에 다 지켜지지 않는다 해도 이 조항이 법제화되는 것은 필요하다. 그것은 그만큼 정부의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후 개선의 마중물이 되기 때문이다.
특집. 비정규직 제로 2017_7-8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여기 사람이 있다
2. 비정규직 남용 실태와 대책
3. 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인가
4.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서의 인간
지난 1월 22일,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홍수연 양이 저수지에 몸을 던졌다. 고 홍수연 양은 자살하기 전 부친에게 ‘콜(call) 수를 못 채웠다’는 문자를 보냈다. 홍 양은 고객의 계약해지를 막는 방어부서에서 경력직도 감당하기 힘든 업무를 했다. 실적압박과 감정노동이 부른 비극이었다.
운전 중 그 뉴스를 접했다. 졸업을 앞두고 홍 양과 같은 고객센터에 현장실습생으로 근무 중인 친구가 퍼뜩 떠올랐다. 청소년 인문학 수업에서 1년 넘게 만나던 친구였다. 언제나 씩씩하고 적극적이었던 친구. 급히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친구에게 대뜸 소리쳤다 “괜찮니? 그 회사 당장 때려 치워. 그런 대우 받고 다닐 필요 없어. 얼른 다른 직장 알아보자.”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선생님, 저 괜찮아요. 저는 옆 부서라 조금 나아요. 조금만 더 버텨볼게요. 정 힘들면 그때 말씀드릴게요.” 통화가 끝난 후 길가에 차를 세우고 통곡을 했다. 무기력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 감정이 복받쳤던 탓일까.
그 친구와는 취업 전까지 인문학 수업으로 진로 탐색을 하고, 노동인권 수업도 이어갔다. 친구는 엄마를 위해 돈을 벌겠다고 했다. 대학을 포기하고 취업반에 들어간 친구. 바리스타가 되어 커피숍 주인이 되겠다고 했다. 대학은 그 때 가도 늦지 않으니 돈부터 벌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직장생활에서 처음 접한 것은 동기생의 자살이었다.
청소년의 노동인권,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일
2015년, 2017년 청소년 인문학 수업을 받는 친구들과 진안·장수지역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실태를 조사했다. 농촌 지역 고등학생 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누구는 얼마 받는다’, ‘사장이 돈을 안 준다’, ‘다쳤는데 병원비를 안 준다’, ‘일하다가 중간에 잘렸다’, ‘열 받아서 그만뒀다’, ‘그냥 참는다’ 등등 많은 이야기가 교실에서 떠돌았다. 설문지를 배포하고 내용을 분석하면서,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청소년 인문학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삶과 행복을 이야기하며 이웃과 사회를 돌아보고자 했다. 대학진학이나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기본적인 노동권을 배울 수 있도록 수업내용을 구성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졸업 전에 이미 노동인권을 유린당하고 있었다. 많은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청소년들에게 노동인권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일이었다.
함께 노동인권을 이야기하자
조사결과 고교 재학 중 50% 이상의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목적으로는 용돈 마련이 76%였고, 업종으로는 식당 주방 아르바이트가 58%, 홀서빙이 13%, 편의점이 10%였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53%나 되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비율은 78%, 돈을 못 받은 비율은 10%, 폭언·인격적인 무시는 23%에 달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26%나 되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그만둔다는 비율은 40%, 참는다는 비율은 26%였다. 농촌은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인 경우가 많아서 도시와 비교했을 때 부당한 대우를 감내하는 학생이 많았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지역신문 기자들과 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후배들도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인문학 교육을 담당하는 마을학교 선생님들 역시 현실을 내버려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청소년 노동인권 강사단 양성교육’을 이수했다. 전북청소년노동네트워크의 도움이 컸다. 내년부터는 진안·장수지역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교육청의 공식 수업으로 진행한다. 올해 진행한 노동인권 교육보다 3배 확대될 것이라 한다. 학생들과 한 지역에 사는 학부모와 삼촌, 이웃이 노동인권 강사가 된다. 늘 만나고 친근한 사람들이 강사로 와서 청소년 노동인권을 이야기하고, 학생들과 함께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세상은 ‘분명’ 나아질 것이다
상황은 나아질 것이다. 현장실습생으로 근무하며 저수지에 몸을 던지는 학생이 더는 없어야 한다.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 외에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통곡하는 선생님이 더는 없어야 한다. 지역에서 만나는 청소년들과 함께 노동인권을 이야기 하고, 지역 정착과 자립을 말하는 교육단체와 활동가가 늘어간다. 세상은 분명 나아질 것이다.
– 글 : 김재호 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 교사
새 헌법에 노동권, 사회권 강화 내용 포함돼야
회원님들께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이슈에 대해 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정책실입니다. 참여연대는 2017년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3차 회원모니터단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설문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이슈에 대한 회원님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시고 귀한 의견 주신 회원모니터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주신 의견을 바탕으로 더 좋은 변화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회원모니터단이란?
참여연대 의사결정, 소통 구조 강화와 혁신을 위해 2010년에 도입한 제도입니다. 참여연대 회원들을 성별, 지역, 연령, 회원가입 기간 등에 따라 24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의 분포 비율에 따라 500여명을 선정합니다. 현재 4기 회원모니터단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임기는 2년입니다. 참여연대는 매년 3차례 회원모니터단 설문조사를 통해 활동 평가, 활동 방향, 주요한 사회 이슈 등에 대한 회원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설문개요
- 조사 시기: 2017.10월 20일~25일(6일간)
- 조사 방법: 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한 이메일/휴대폰 링크 방식의 온라인 설문조사
- 조사 대상: 참여연대 제4기 회원모니터단 507명
- 설문 응답: 287명(응답률 56.6%)
- 설문 분석: 한규용 여론조사 전문가
국회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제정하라
참여연대는 이번 정기국회에 맞춰 입법/정책 과제를 제안했습니다. 모니터단 회원님들께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입법과제(3개 선택)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78.7%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제정'을 선택해주셨습니다. 공수처 설치(또는 공수처법 제정)에 대한 의견은 이번뿐만 아니라 이전 설문조사들에서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참여연대 회원들이 공위공직자 비리 척결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 다음으로 '사회적참사진상조사특별법 제정'(45.3%), '국가정보원법 개정'(44.6%), '공직선거법 개정'(39.7%) 순으로 응답해주셨습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문제, 공론화위원회 권고에 따라야
이번 설문조사가 시작된 10월 20일,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건설을 재개하라는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500여명의 시민참여단의 결정에 따른 발표였는데요, 이 권고안에 대한 회원모니터단의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응답자의 84%가 '찬반 의사와 관계없이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응답을 하신 반면, '의사와 다른 공론화위원회 권고안이 나오면 수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7.7%에 그쳤습니다. 기타 의견으로 짧은 공론화 기간, 시민대표단의 구성문제(대표성에 대한 의문),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폐기 문제 등을 제기해 주셨습니다. 참고로 권고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더불어민주당지지층(89.7%)에서, 권고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은 녹색당지지층(13.6%)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되었습니다.

새로운 헌법, 노동권과 사회권 강화 내용 포함되어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대화와 협상

참여연대, 적폐청산과 개혁을 위한 정부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참여연대 소식, 월간 <참여사회>를 통해 접한다

[성명] 노사정 야합은 노동의 지옥문을 열었다.
이미 한국사회는 밀림이다. 고통의 등급을 매기는 사회의 안전망은 부재하다. 노동권이 생존의 밧줄이다. 그런데 노동자로 살아가기 척박하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좋은 일자리는 천운이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권리를 유보한지 오래되었다. 자본은 순응하는 노동자만을 선호한다. 권리 요구는 이미 조직된 노동조합 구성원들에게도 위태롭다. 더 어디로 내 몰릴 곳도 없다. 이런 마당에 노사정이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의 노동 지옥문을 열었다.
무권리 상태로의 역행, 9.13 노사정 야합
9.13 노사정 야합은 무권리 상태로의 역행이다. 임금 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자유로운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일반해고 확대 제도화, 비정규직 법 개악을 통한 비정규직 확대.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임금 피크제 도입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노동자의 단결할 권리, 안정된 삶을 살 권리의 박탈이다. 또한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는 해고 조건이 완화 뿐 아니라 기업에 기준에 맞춰 노동자를 경쟁시키고,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9.13 야합은 스스로 뭉치고, 연대하지 못하게 파편화 시키고, 기업에 맞게 노동자를 길들이려는 자본과 정부의 꼼수이다. 이에 발맞춰 새누리당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 근로자법, 파견 근로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여, 따뜻한 근로환경을 만들어 주는 노동시장 선진화법이라 스스로 자화자찬 하지만, 저임금과 고용의 불안정성을 더욱 확대시키는 법안일 뿐이다. 더 쉽게, 더 많은 노동자들을 무권리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노사정 야합의 핵심이다. 국가와 자본이 함께 나누고 책임져야 할 사안을 노동자 개별의 문제로 떠넘기며, 기업과 정권의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 본질이다.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화려한 포장지 안에는 권리가 박탈당한 노동자들의 삶이 존재할 뿐이다.
노사정 야합은 폐기 되어야 한다.
노동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노동하려면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은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왜 삶을 포기하는지, 왜 행복하기를 포기하는지, 왜 권리를 포기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노예가 되지 않았기`때문이라며 정권과 자본은 답한다. 9.13 노사정 야합은 이제 더 이상 `희망`을 갖지 말라 선언한다.
노사정 야합은 그야말로 `헬조선`에 진정한 `헬게이트`가 열리는 길이다. 지금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권리의 박탈이 아니라 권리의 확대이다. 노동권에 대한 고려 없는 노사정 야합은 당장 폐기 되어야 한다.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진정한 노동개혁은 자본과 정권의 체질 개선 및 욕심 줄이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9.13 이후 각계각층에서 노사정 야합/노동개혁의 문제점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9.23일 총파업을 준비중이다. 노사정 야합/노동개혁을 규탄하는 움직임에 지지를 보내며, 인권단체 역시도 노사정 야합 폐기를 위해 함께 할 것이다.
2015년 9월 22일
인권단체연석회의(*), 국제민주연대, 광주인권운동센터, 다산인권센터, 문화연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상행동장애와여성마실, SOGI법정책연구회, 연분홍치마, 유엔인권정책센터,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 온다, 인권운동공간‘활’,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주노동인권센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인권단체연석회의 참여단체는 아래와 같음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광주인권운동센터,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다산인권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사회진보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새사회연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안산노동인권센터, HIV/AIDS인권연대나누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이주인권연대, 인권교육센터‘들’,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쟁없는세상,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주노동인권센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센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DPI,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KANOS
UN 사회권위원회 최종권고, 그 의미와 실현방안
UN 사회권규약위원회 4차 최종견해 평가 및 이행방안 토론회

<2017.11.20. UN 사회권위원회 2차 세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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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9일, UN 사회권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대한 심의 이후 4차 최종권고를 내렸다. 이번 4차 최종권고는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내려진 것으로, 한국 사회의 사회권 현황을 점검하고 그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에 UN 사회권위원회의 심의 과정에 참여한 국가인권위원회와 NGO들이 사회권위원회 심사와 최종권고의 의미를 공유하고, 핵심 권고를 중심으로 각 정부 부처의 이행계획와 실현방안을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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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는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홍영표, 노회찬, 권미혁 의원의 인사말(1부)로 시작하였다. 2부에서는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이 4차 사회권 심의 관련한 한국 NGO의 활동을 소개하며 최종권고 이행과 관련한 한국 정부(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였으며, 이동우 국가인권위원회 사무관이 국가인권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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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는 신혜수 UN사회권위원회 위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가 ‘포괄적 차별금지 제정 및 성소수자 인권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비범죄화, 사회복지권이 혼인을 중심으로 되어 있어 동성커플에게 차별적인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 성소수자의 정신건강 문제 등을 지적하였으며, 사회권이 차별없는 보편적 권리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 발제를 맡은 박영아 공감 변호사는 세모녀 사건과 같이 한국 열악한 사회보장권의 현실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를 설명하고 최종권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정부에 대하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 의료급여 사각지대, 외국인의 사회권 문제, 홈리스 탈출을 위한 장기적 대책, 사회권 이행에 관한 인권지표 개발 및 적용 계획 등 관련 정책에 대한 질의를 하였다.
토론을 맡은 이준일 교수는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이 법앞의 평등을 넘어 실질적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헌 과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으며, 차별금지 관련 혐오표현(hate speech) 문제도 제기하였다. 또한 사회권의 최우선 보장 주체는 경제적 약자임을 강조하며 개헌 과정에서 사회권의 체계화와 추가가 필요하고 한국 헌법재판소가 사회권을 권리로서 인정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였다. 오유진 법무부 국제인권과장은 국제인권기구에서 주제별로 권고가 나오고 있어서, 정부가 기능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어 이행확인이 어렵다고 하였으며, 차별금지법을 어떻게 다시 추진할 것에 대하여 논의를 하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였다. 황승현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은 문재인 케어 등 보장성 확대 방안, 치매국가책임제, 아동수당 신설, 기초노령연금 인상, 부양의무자 단계적 폐지 등이 계속 발표가 되고 진행 중이라고 하며 최종권고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소득주도 성장, 사람중심 성장으로 포용적 복지로 잡고 있으며, 사회보장권을 실질적 권리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예산확보의 문제와 사각지대 해소 및 권리성 보장 사이의 균형 문제에 대해도 얘기하였다. -
4부는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발제를 맡은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한국에서 노조할 권리가 일상적으로 침해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200만 명이 넘는 특수고용노동자 등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점을 강력하게 전달하였다. 기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고용 등을 늘려온 상황을 지적하면서 기업이 어떻게 이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노동권 앞에 중립은 없으며, 정부는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노동권을 누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다음 발제를 맡은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한국 정부가 노동자가 아니라 기업을 보호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기업이 노동자 몰래 폐업을 하고 사라지는 사례, 방글라데시에서 라나 플라자 공장 붕괴 참사 이후 공장의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EU에 수출하지 못하는 규제가 발생하였으나 한국 기업들이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 등 국제 사회에서 한국 기업의 인권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된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또한 UN사회권위원회 최종 권고의 핵심 권고와 같이 정부가 기업의 인권 이행 상황에 대하여 개입을 해야한다는 의무가 국제적으로도 인정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토론을 맡은 강성태 교수는 한국 정부가 규범적 판단보다는 애국적 판단, 특히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여 왔다는 점을 지적하였으며, 김지은 고용노동부 사무관은 ILO 핵심협약 내용 이행 등 향후 노력하겠다고 답변하였다.
▶ <UN 사회권위원회 최종권고, 그 의미와 실현방안> 토론회 자료집 (링크)
토론회 개요
-일정 : 2017. 11. 20(월). 09:30-13:00
-장소 : 국회 제1소회의실
-주최: 국가인권위원회, 홍영표(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노회찬(정의당, 법제사법위원회), 권미혁(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 UN사회권심의대응 NGO모임
토론회 순서
<개회식>
-인사말: 홍영표, 노회찬, 권미혁 의원,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축사: 참석의원 및 주요인사
<세션1. UN 사회권 규약 제4차 최종견해에 대한 평가>
-좌장: 이경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발표1: UN 사회권 심의 NGO 대응활동 소개 |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발표2: UN 사회권위원회 제4차 최종견해 분석 및 향후 과제_국가인권위의 대응을 중심으로 | 이동우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과 사무관
<세션2.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사회보장권 개선 방안>
-좌장: 신혜수 UN 사회권위원회 위원
-발표1: 포괄적 차별금지 및 성소수자 인권 개선 방안 | 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발표2: 사회보장권 개선방안 |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토론: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
<세션3. 노동권 보장 및 기업의 인권이행의무 실행방안>
-좌장: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발표1: 노동권 보장 방안 |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
-발표2: 기업의 인권이행의무 강화 방안 |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토론: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고용노동부 국제협력담당관
중증장애인 노동권 실태와 개선 방향
정다운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
중증장애인의 경제 활동 실태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과 빈곤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굳이 수치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일단 중증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경우를 보기가 드물고, 직장 생활을 하는 경우는 더 드물다. 장애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은 그 가족 구성원에게 떠넘겨지고, 부담을 감당하지 못 하는 경우 장애인은 거주시설에 보내진다.

고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통계 자료 중에서도, 전체 인구 통계에 비해 눈에 띄게 차이나는 중증장애인 통계는 바로 현격하게 높은 ‘비경제활동인구’이다. 전체 인구의 경우, 10명 중 3.6명이 비경제활동인구인 반면 중증장애인 비경제활동인구는 10명 중 7.8명이다. 이처럼 중증장애인의 현격하게 높은 비경제활동비율은 보다 질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취업을 하지 않은 중증장애인을 경제활동인구인 실업자로 볼 것인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치부하고 기생적 소비계층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실업자는 노동을 제공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증장애인은 전체 인구에 비해 노동할 ‘의사’가 부족한가? 혹은 노동할 ‘능력’을 의심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왜 구직활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가?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고용법이 제정되었지만
80년대 후반 심신장애자복지법 전면 개정과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을 요구하는 양대 법안 쟁취 투쟁의 결실로 ‘장애인 고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고용법)’이 90년에 제정되고 91년부터 시행되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사업주의 장애인고용의무 ▲장애인고용촉진기본계획 수립 ▲장애인에 대한 직업 훈련 ▲장애인고용촉진공단(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장애인고용법 제정의 가장 큰 의미는 노점이나 구걸로 생활을 이어가던 장애인들이 직업 생활을 통해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데에 국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최초로 제도화 되었다는 것이다. 즉, 장애인도 근로 능력과 의욕을 지닌 ‘사람’으로서 노동할 기회의 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노동권’의 주체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직업재활시설은 중증장애인 노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그러나 중증장애인은 경증장애인에 비해 경쟁 고용1)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증장애인의 노동은 복지의 관점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장애계 내부의 상당한 갈등 끝에 장애인고용법은 2000년 1월 12일,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으로 전면 개정되었다. 법 전면 개정의 결과로 보호고용을 통해 중증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후에 경쟁 고용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취지의 직업재활시설이 설립되었고, 보건복지부가 일부 소관 부처가 되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제도, 기능보강사업, 고용장려금 등의 여러 가지 직업재활시설 지원제도에도 불구하고 직업재활시설의 많은 중증장애인들은 보호고용에서 경쟁 고용으로 전환되지 못 하고 있다. 장애인 복지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하고 배제했던 ‘장애인 거주시설’과 마찬가지로 직업재활시설도 장애인의 노동에 있어서 사회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요컨대 모든 일터가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장애인의 사회 통합이 가능하다. 중증장애인을 한데 모아 그들만이 노동하는 사회 배제적인 정책은 중증장애인 노동의 유일한 대책일 수 없다. 실제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의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상황에 대한 유엔의 최종 견해’2)에서 ‘심리사회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이하의 보상을 받는 것과 개방된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 보호 작업장이 지속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인원의 94.4%가 직업재활시설에서 노동하는 중증장애인이라는 것이다. 최저임금법 제7조에 따라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를 신청한 후, 소정의 절차를 거쳐 인가를 받으면 장애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직업재활시설은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매년 20~30개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인원도 3,436명(`12년)에서 8,108명(`16년)으로 늘어나고 있다.
민간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의무고용제도’는 이미 한계
장애인고용법이 시행된 지 25년이 되어가고 의무고용 이행률도 많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의무고용률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 납부하는 고용부담금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으로 민간 기업은 4,424억원, 공공기관은 150억원, 국가 및 지자체는 28억원을 납부했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의무고용 이행률이 낮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부담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려고 하기 보다는 부담금을 납부하는 방식을 간편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이와 같은 행태에도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기업의 의무고용 이행을 위해 과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기업들이 낸 고용부담금으로 조성된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 재활 기금’으로부터 운영비와 사업비를 출연받기 때문이다. 의무고용제도는 한국의 주된 장애인 고용 정책이지만 그것을 이행하면 운영비가 고갈된다. 정부가 장애인 고용 정책에 대하여 일반 회계를 투여하지 않는 한, 모순적인 상황일 수밖에 없다.
「기업체 장애인고용실태조사(2016)」를 통하여 장애인 근로자 채용이 용이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하였는데,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해서(32.0%)’, ‘업무 능력을 갖춘 장애인이 부족해서(20.6%)’, ‘장애인 지원자 자체가 없어서(12.1%)’라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이윤과 효율을 중심으로 문제를 진단한다면, 장애인의 노동력은 평가의 대상일 뿐이며 비장애인보다 능률이 떨어지는 존재일 뿐이다.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처방으로 장애인을 기업이 원하는 수준만큼 훈련을 반복하는 것 외에는 적당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중증장애인 노동권 정책 요구 3가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장애인 고용 정책은 그 심각성에 비해 민간의 영역으로만 떠넘겨져 있기 때문에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년 11월 21일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소속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에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진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노동계는 지지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였고, 농성은 어느덧 해를 넘기게 되었다. 점거 농성 현장에는 중증장애인 당사자와 부모들이 노동권 보장에 대한 염원을 담아 적은 종이가 빼곡히 붙어 있고, 현장에서 모의 접수를 받고 있는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1만개 구직 신청서’ 접수가 1000건을 넘어서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해 지난 11월부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 요구 첫 번째는 중증장애인 특성과 속도를 고려한 신규 ‘사회적 공공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중증장애인의 고용 정책이라 하는 ‘직업재활시설’은 생산직 중심의 단순 반복 작업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산업 분야는 가까운 시일 내에 기계로 대체되어 미래가 불투명한 산업이기도 하다. 낮은 생산성을 보조하기 위한 지원금의 규모도 상당하여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수익 창출 부분에 있어서도 생산품의 경쟁력을 높이기보다는 장애인에 대한 시혜와 동정에 근거한 판로 개척에 의존하고 있어 그 한계가 분명하다.
전장연은 중증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사회적 활동을 종합적인 직무로 구성하여, 그 업무를 신규 ‘사회적 공공일자리’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공공일자리로 할 수 있는 활동은 ▲장애인 동료상담 활동 ▲장애인 인권옹호 활동 ▲장애인 인식개선 활동 ▲장애인 민원 안내 활동 ▲장애인 문화 예술 활동 등이다. 이미 장애인자립생활센터나 장애인평생교육기관, 장애인NGO(비영리민간단체) 등에서 이런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가 이와 같은 기관을 ‘사회적 공공일자리 제공 기관’으로 선정하고 인건비와 노무관리비용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공공일자리’는 국가가 고용주가 되어 사회 전체의 인권적인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할 것이다. 즉, 비장애인 보다 생산성이 낮은 것이 아니라 다른 역량을 가지고 공공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규정 (최저임금법 제7조) 폐지 및 지원 대책 마련하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원칙에 어긋나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2014년에 폐지를 권고한 사항이다. 또한, 최저임금제도의 취지가 취약한 노동자 계층을 지나친 저임금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회적인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가장 취약한 노동자 계층인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도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최저임금법 제7조와 시행령 제6조를 개정하여 모든 장애인이 최저임금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방안으로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용처를 제한하여 장애인 노동자의 임금으로만 지급하도록 하는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현재 중증장애여성이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다면 고용장려금 60만원(중증장애여성 지급 단가)을 급여로 지급하고, 최저임금 수준인 158만원(주 40시간 근무, 2018년 최저임금 기준)에 맞추어 나머지 금액 98만원을 사업장이 지급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고용장려금 지급 단가표로는 최저임금을 보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중장기적으로 장애인 고용 장려금을 최저임금액의 100% 이상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세 번째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사업을 중증장애인 중심으로 전면 개혁하고 선배치·후훈련 지원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장애인 고용 패러다임이 보호고용에서 경쟁고용으로, 분리에서 통합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원고용은 이를 촉진할 수 있는 유용한 취업 지원 제도이다.

지원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을 일반적으로 ‘직무지도원’이라 부른다. 직무지도원은 장애인의 직장으로 찾아가 작업 분석, 직무 분석, 환경 분석, 고용주와 직장동료와의 대화 등을 통해 장애인이 직업기술을 현장에서 배우고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4)을 한다. 특히 중증의 발달장애인들이 직장에 적응하는 데에는 직무지도원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발달장애’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한 직업이다.
현재 2016년 기준 중증장애인 실업자는 약 1만5,000명이다. 그러나 2017년 6월 기준 지원고용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체는 1,985개, 직무지도원 수는 2,049명이고, 그에 비해 지원고용으로 일을 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은 2,954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원고용 대상 중증장애인을 현재 수준에서 1만 명까지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직무지도원 관련 전달체계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장애인개발원, 각 지자체 및 민간 위탁기관 등으로 혼재되어 있다. 어떤 전달체계에 있느냐에 따라 직무 내용과 처우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따라서 직무지도원의 처우기준을 단일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마치며
다시 앞에서 제기했던 질문에 대답을 해본다. 중증장애인은 전체 인구에 비해 노동할 ‘의사’가 부족한가? 혹은 노동할 ‘능력’을 의심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노동권은 소득과 직결된 권리로, 장애인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다. 물론 생존의 문제는 복지의 영역에서 보장 수준과 대상을 늘려나감으로써 해결할 수도 있다. 일례로 문재인 대통령은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를 공약했다. 사회적으로도 복지를 더 이상 시혜적 관점이 아닌 권리로써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에게 노동권이란 단순히 생존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독립된 구성원으로서 자기 삶을 계획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본문의 앞에서 제기했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중증장애인은 노동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 비장애인 중심의 노동 환경에서 ‘능력’을 의심 받으며 ‘훈련’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왜 중증장애인은 구직을 포기하는가?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와 제도가 뒷받침 된다면 중증장애인도 노동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사회는 그 선택지 자체를 고려하지도, 만들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장애인이 ‘노동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복지서비스에 머무르며 보호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노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노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노동’을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대통령’이라면 중증장애인의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중증장애인 당사자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협의하기를 바란다.
1) ‘일반 고용’이라고도 함. 장애인이 아무런 지원 없이 비장애인과 작업하는 고용 형태임. 일반 작업 조건하에서 노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분리된 작업 환경을 마련하는 보호고용(sheltered employment)과 대비 되는 개념임.
2) 한국 국회는 2008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함. 이에 한국 정부가 제출한 국가 보고서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심의하여 2014년 9월 30일에 채택함.
3) 네이버 지식 백과 참조 / 이철수, 사회복지학사전, 2009 / 국립특수교육원, 특수교육학용어사전, 2009
4) 네이버 지식 백과 참조 / 국립특수교육원, 특수교육학용어사전, 2009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권 침해 문제 진단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 토론회
일시 및 장소 : 1월 28일(월)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1. 취지
- 산업구조 변화와 글로벌 경제상황의 변동 등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이 예상됩니다. 기업 구조조정은 사업의 변경 또는 축소를 예정하지만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변화를 담보로 합니다.
- 그동안 기업의 파산·회생 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우리사회 노동자의 노동조건 등이 심각하게 침해되어온 바 있습니다. 기륭전자, 콜트콜텍, 홈플러스 그리고 굴뚝농성 426일만에 노사합의가 이뤄진 파인텍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EU의 경우 소속 국가 내 기업들의 인수합병 증가로 인해 심각한 노사관계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업 구조조정 시 노동자에게 관련 정보 및 협의권을 제공하는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적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한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개입 양상 및 사회적 영향은 나라들마다 크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이에 다음의 토론회를 통해 기업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권의 보호를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2. 개요
- 일시 및 장소 : 2019년 1월 28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 주최 : 국회의원 우원식,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박주민, 국회의원 이용득, 민변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 프로그램
- 사회 :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
- 발제_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권 침해 문제 진단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 :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 토론
- 회계를 통해 본 파인텍, 홈플러스, 미소페 등의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의 문제 : 김경율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노사관계 문제 진단 및 정책과제 :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법률원
-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입법 과제 : 정병욱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
- 산업구조조정의 쟁점과 노동자·협력업체 보호 위한 도산절차 개선 과제 : 하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노사분규 현황 및 대책 : 고용노동부
- 산업구조조정의 현실과 대책 : 산업통상자원부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권 침해 문제 진단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 토론회
재계·자본의 요구대로 사업재편·구조조정 위한 편의는 수용된 반면,
노동 보호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는 구비 되지 못한 현실 지적
노동권 보호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위한 정책 대안 모색
일시 및 장소 : 1월 28일(월)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오늘(1/28) 국회의원 우원식·이학영·박주민·이용득, 민변 노동위원회·참여연대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권 침해 문제 진단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는 기업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계 문제, 노동권 침해 문제 등을 진단하고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 나아가 산업구조조정의 쟁점과 노동자·협력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도산절차 개선 과제 등 노동권 보호를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발제를 맡은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2010년 이래로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고용 승계 및 노사관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부연구위원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인수·합병된 사업장들의 ▲정리해고 및 명예퇴직 등 고용불안, ▲하청 및 용역노동자 비율이 보여주는 외주화 가능성, ▲조정신청 및 파업 여부 등 노사갈등의 가능성이 인수·합병을 경험하지 않은 사업장에 비해 높았는데, 이는 인수·합병의 과정에서 고용보장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그간 인수·합병 과정 과정에서 노동권을 침해당한 사례로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한국합섬(현 파인텍), 현대디스플레이(하이디스) 등의 사례를 들었다. 쌍용차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면, 2009년 정리해고 당시 쌍용차 등기이사 평균연봉이 2억 7,2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자가 정리해고로 인한 고통을 분담한 바 없고, 이에 2014년 2월 고등법원이 2009년 당시 ‘경영상 위기’를 근거로 한 회계분석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해고무효를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2014년 11월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하고 해고무효 적법 판결을 내렸으며, 이는 대표적인 사법 농단 연루 판결로 비판받고 있다고 정 부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스타플렉스는 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파산한 한국합섬을 2007년 399억 원에 인수하여, 스타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스타케미칼 공장 재가동 후 채 1년도 되지 않은 2012년부터 스타플렉스는 희망퇴직·비정규직 활용 등 구조조정을 요구하였고, 2013년 상당한 수의 노동자들이 명예퇴직으로 퇴사시켰으며, 이를 거부한 노동자 29명은 정리해고되었다. 해고자 중심 노동조합의 굴뚝 농성 시작 408일 만에 노사는 파인텍으로의 고용 합의를 하였으나 회사 측의 비정상적인 공장운영 및 단체협약 비협조 끝에 다시 굴뚝 농성이 시작된 지 426일 만에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다. 정 부연구위원이 스타케미칼 정리해고의 주요 요건인 ‘경영상 긴박한 위기’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바, 스타케미칼은 표면상으로는 적자였지만 그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는 모회사 스타플렉스의 경영은 개선되었다. 정 부연구위원은 스타플렉스 영업이익의 증가 이유를 스타케미칼을 통한 저렴한 원자재 공급 때문일 수도 있다며, 공장가동 1년 만의 폐쇄 결정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위 사례들처럼 인수·합병의 목적이 정상적 회사 경영이 아닌 단기 시세차익 취득일 때 정리해고가 발생하고, 노동자가 이를 거부할 시 장기투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리해고 시 자주 언급되는 ‘경영상 긴박한 위기’의 근거는 주관적이어서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정 부연구위원은 ▲인수·합병 등 기업 매각 시 물적 자산만이 아니라 고용·근로조건·단체협약의 승계를 가능케 하는 제도적 정비, ▲인수·합병 이후 즉각적인 재매각을 제한하는 최소 기간 설정,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기업 매각 시 그 정책적 판단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 그리고 이후 운영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갈등 최소화, ▲인수·합병 이후 기존 약속이나 법을 위반한 기업들에 대한 과징금 부과·공공거래 제한 등의 조치를 통해 기업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비용에 대한 국가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김경율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법률원, 정병욱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 하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조오현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과 과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회계를 통해 본 파인텍, 미소페, 콜트콜텍, 홈플러스 등의 사례를 통해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회계사는 공시된 재무제표와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화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추정한 결과, 미소페의 제조회사인 비경통상의 경우 2017년 연간 매출이 약 765억 원인데 제화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연간 금액(공임의 범위를 3%에서 10%로 추정)은 23억원에서 77억 원이고, 그 중간값은 약 50억원임을 지적했다. 따라서 애초 제품 매출액의 3%~10%에 불과한, 신발 제작에 필요한 공임 부담을 덜기 위하여 중국시장으로 이전하겠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다. 덧붙여 김 회계사는 제화노동자들의 체화된 기술력의 차이 및 물류비 등을 추가한다면 결코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홈플러스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 이후 과거 2개년 공히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을 뿐 더러, 영업현금흐름도 플러스였지만 회사가 유형자산 매각 등의 형태로 회사의 투자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이는 회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매우 심각한 지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의 새로운 대주주는 영업 밑천을 매각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게다가 홈플러스 대주주가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배당의 형태로 회수해 간 약 1.2조원은 회사의 미래 투자를 희생한(유형자산을 매각한 가액으로 배당한) 큰 기회비용을 수반한 것임을 비판했다.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노사관계 문제 진단 및 정책과제’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 김태욱 변호사는 ▲인수, ▲합병, ▲분할, ▲워크아웃, 채권단 자율협약, ▲기업 회생 절차 등의 과정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노동조합의 대응방향을 소개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워크아웃의 경우, 기초법을 빌미로 노동조합에 백지위임에 가까운 사전 동의를 요구하고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동의서를 요구하는 근거 조항의 삭제 및 약정 내용에 대한 공개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판례가 계속 완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통하여 정리해고 요건을 다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인력구조조정을 수반하는 회생절차의 제도개선 방안으로 ▲조사위원 선정 및 조사보고서에 의견제시권 ▲관리인 선임 등에 대한 의견제시권 및 제3자 관리인 추천권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견제시권 강화 ▲수출입은행 등의 여신정리기준 개정 등을 제시했다.
한편, 내수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견인하여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핵심 산업 분야인 제조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고용안정을 통한 내수 진작, 그에 따른 기업의 투자와 고용의 확대를 촉진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함을 지적하고, “고용안정을 위한 구조조정 예방과 구조조정시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사회적협의기구의 구성을 의무화”하는 제조업발전특별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병욱 변호사는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입법 과제’로 ▲헌법을 통해 노동권의 보호와 강화를 보장할 것과, ▲근로기준법에서 정리해고(구조조정) 조항을 폐지하거나 폐지 할 수 없다면, 정리해고 요건(실체적, 절차적)에 대한 강화된 입법(처벌 포함) 및 법원의 엄격 적용, 사업양도 및 도급사업 변경 시 근로관계 이전과 고용 승계 원칙을 명문화 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한 ▲상법을 통해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양도, 인수, 합병 과정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정보 공개, 공청회, 참여, 협의, 동의 등) 및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고용 등과 관련한 문제 있는 경우(이른바 ‘먹튀’ 등) 양도, 인수, 합병의 제한 내지 무효, 신규사업 개시, 신주발행, 주식시장 상장 제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 또는 처벌규정을 명시할 것을 제안하고, ▲현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의 채권자협의회 참여 및 의결권을 보장하고 회생계획 인가 내지 불인가 결정시 필수적인 고용 승계 여부를 파악할 것을 규정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업구조조정의 쟁점과 노동자·협력업체 보호 위한 도산절차 개선 과제’로 토론을 진행한 하 준 연구위원은 최근 2차례에 걸쳐 상법 개정을 통해 소수주주 축출 등을 통한 인수·합병의 대폭적인 원활화가 이루어졌고, 재계의 줄기찬 요구를 수용하여 통과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은 상법상 매수청구권과 소규모합병, 간이합병 요건들을 완화하고 공정법상 지주사 규제 및 기업집단 규율(합병 등으로 인한 상호·순환 출자시 해소기간 연장 등)도 대폭 완화하여 기업조직 재편에 대한 무분별한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을 비판하며, “재계·자본의 요구대로 사업재편·구조조정을 위한 온갖 편의는 수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르는 노동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조차 구비되지 못하고 있어 기업은 살아도 노동자는 쫓겨나거나 극한 선택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하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사업재편에 필요한 도산법, 자율협약, 워크아웃(기촉법), 기활법, 중견기업특별법 등의 법·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자본시장을 통한 유연성은 극대화 되었지만 고용보호·조정 역할은 방기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산업 자체가 장기간 불황 위기를 겪은 조선·해운 주요 기업들의 최근 구조조정 현황 사례를 소개하며 소규모·영세기업일수록 지원과 회생으로부터 소외되고 노동자들이 방치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질적인 새출발(fresh start)이 가능하도록 노동·소규모 협력업체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해관계자들의 상반되는 이익 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회생계획안 작성에 노동자측 입장 반영 등 협상력 강화 ▲도산절차 등에서 대규모 해고 추진시 엄격한 심사 ▲조직재편·구조조정에 있어 노동자 보호 장치 마련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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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지
- 산업구조 변화와 글로벌 경제상황의 변동 등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이 예상됩니다. 기업 구조조정은 사업의 변경 또는 축소를 예정하지만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변화를 담보로 합니다.
- 그동안 기업의 파산·회생 또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우리사회 노동자의 노동조건 등이 심각하게 침해되어온 바 있습니다. 기륭전자, 콜트콜텍, 홈플러스 그리고 굴뚝농성 426일만에 노사합의가 이뤄진 파인텍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EU의 경우 소속 국가 내 기업들의 인수합병 증가로 인해 심각한 노사관계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기업 구조조정 시 노동자에게 관련 정보 및 협의권을 제공하는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적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한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개입 양상 및 사회적 영향은 나라들마다 크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이에 다음의 토론회를 통해 기업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권의 보호를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2. 개요
- 일시 및 장소 : 2019년 1월 28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
- 주최 : 국회의원 우원식,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박주민, 국회의원 이용득, 민변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 프로그램
- 사회 :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
- 발제_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권 침해 문제 진단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 :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 토론
- 회계를 통해 본 파인텍, 홈플러스, 미소페 등의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의 문제 : 김경율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노사관계 문제 진단 및 정책과제 : 김태욱 변호사·금속노조법률원
-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입법 과제 : 정병욱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
- 산업구조조정의 쟁점과 노동자·협력업체 보호 위한 도산절차 개선 과제 : 하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노사분규 현황 및 대책 : 고용노동부
- 산업구조조정의 현실과 대책 : 산업통상자원부
금융맨 절반 “괴롭힘 당했다”(경향신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조합원 30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무금융 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48.75%)가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구조조정, 성과주의와 실적 압박, 노조활동에 대한 탄압 등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1252304355…
20대마저 내쫓는 재벌과 면죄부 주겠다는 박근혜정부
두산인프라코어, 20대, 육아휴직자 등 전방위적 대량해고 진행 중
정부·여당의 노동법 개정안, 사측 일방의 대량해고 가속화 할 것
두산인프라코어가 신입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추진하다 철회했다. ‘희망’이란 단어로 포장했지만 강제된 해고에 불과하다. 회사경영이 어렵다면 그 원인을 따져보고 원인을 해결할 대안을 찾는 것이 순리일 것이나 그룹 회장의 30대 아들은 전무에 임명되었고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은 희망퇴직 대상자가 되었다. 경영 실패에 직면하면 노동자부터 내쫓는 재벌·대기업의 행태는 여전하고 이와 중에 드러난 금수저의 존재는 씁쓸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두산그룹의 회장이 직접 나서 신입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철회했지만, 나머지 노동자에 대한 대량해고는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대량해고는 올 들어 4번째라고 알려져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뿐만 아니라 금융권과 중공업 등 수많은 곳에서 대량해고가 진행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경영상 해고는 물론, 수많은 재벌·대기업 기업은 권고사직,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의 이름으로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해고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재벌·대기업의 이러한 불·편법적 해고에 대해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러한 행태를 합법화하려 하고 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노동법은 사측 일방에 의한 대량해고를 규제하거나 고용불안을 해소할 대안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비정규직 사용기간과 범위를 확대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여당은 실업급여를 지급 받기 위한 최소가입기간을 확대하자는 입장인데 그렇게 되면 두산인프라코어의 20대 희망퇴직자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급 받더라도 짧은 근속년수로 인해 지급기간과 그 수준이 충분할 리 없다. 아니 실업급여 자체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희망퇴직은 자발적인 퇴사로 분류되는데 자발적 실업자에게는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는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업구조조정 관련 불법쟁의행위 예방지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벌·대기업의 불·편법적 해고에 면죄부를 주려하고 있다. 또한, 지난 1년 간, 청년을 위한 노동개혁이라면서 사측 일방이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지침을 준비하고 있으며 근로계약 해지 관련 기준과 절차를 명확하게 하겠다며 ‘더 쉬운 해고’를 추진하고 있다. 해고하기 위해 사측이 노동자를 내몰면서 발생하는 각종 인권침해와 실상을 가리는 이름으로 은폐된 부당해고를 규율하고 단속해야 할 정부의 직무유기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업개편으로 명명되어 미래지향적인 경영기술로 포장되고 선제적 구조조정이라고 불리며 불가피한 결단인양 호도되고 있는 대량해고는 근로기준법 상의 경영상 해고에 불과하다. 기업 일방에 의한 대량해고를 사회적으로 통제할 대안이 필요하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대량해고는 그 구체적 사례를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이 많다.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은 계측하기조차 어렵다. 더 쉬운 해고를 위해 정부가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일반해고, 근로계약 해지 기준·절차 마련,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어느 하나 답이 될 수 없다.
1. 정의당 인천시당은 최근 언론을 통해 회자된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권탄압, 노조탄압에 대해 12월 22일(화) 두산인프라코어 규탄 정당연설회를 진행합니다.
2. 당일 정당연설회는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들의 출근시간에 맞추어 진행하며 나경채 정의당 공동대표, 김규찬 인천시당 공동위원장, 조택상 전 동구청장이 발언할 예정입니다. 많은 보도를 요청합니다.
<취재보도요청 및 규탄성명>
* 제목 : 경영실패 책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두산인프라코어 규탄한다. (정당연설회)
* 일시: 2015년 12월 22일(화) 오전 7시 ~7시40분
* 장소: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동구 인중로 489) 정문
첨부 규탄 성명. 끝.
<성 명>
경영실패 책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두산인프라코어 규탄한다.
1.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500여명의 사무직과 500여명의 기술생산직을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현장에서 내쫓았다. 심지어 20대 초반의 노동자도 그 대상이 되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과 두산DST 매각, 두산메카텍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추진으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2. 두산 자본은 구조조정의 이유를 시장침체와 매출하락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근본적 원인은 해외법인에 대한 무리한 투자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과 이자비용증가 등 경영자의 경영실패에 있다. 국가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을 축소시키고 노동자를 해고하면서 면세점 사업에는 뛰어드는 등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지금의 두산이 있기까지 청춘을 바쳐 일한 노동자들에게는 희망퇴직이라는 형태로 경영 실패의 책임을 고스란히 전가시키고 있다.
3.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대규모 감원으로 현장 일손이 부족해지자, 지난 11월 이미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던 생산직 노동자 가운데 170여명을 한 달 짜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 어이없는 행태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4. 또한, 12월 1일 부터 전?현직 노조 간부를 포함한 21명을 대기발령 시키고 있다. 수 천 만원의 비용을 들여 하루 8시간씩 컨설팅업체의 감시 하에 매일 5장의 회고록을 쓰게 하고 있고 화장실 출입의 통제, 교육시간 중 핸드폰 압수, 정리해고 대상자와 무급휴직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등의 협박이 오가는 인권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이미 노조 탄압이 끊임없이 자행되어 오던 두산인프라코어가 어디에 목적을 두고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을 시행하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5. 두산인프라코어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 개악보다 앞서 노동자 죽이기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러한 두산인프라코어를 강력히 규탄하며, 정당연설회를 시작으로 노동개악 저지와 함께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을 더욱 강력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다.
2015. 12. 21
정의당 인천광역시당 (위원장 김성진)
2015 한국 경제의 키워드 : 빚과 부동산
박근혜 정부 3년 차인 2015년, 한국 경제의 모습은 어땠을까? 올해 경제는 두 가지 단어로 정리 가능하다.바로 ‘빚’과 ‘부동산’. 한마디로 경제 전반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엄청난 빚을 내며 버티고 있는데 그 효과는 부동산 시장에서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부동산, 나홀로 호황
우선 한국은행의 실질 GDP 자료를 근거로, 올해 한국 경제의 산업별 성장률을 분석해봤다. 2014년 3분기까지와 2015년 3분기까지의 산업별 GDP를 합산해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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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어업 |
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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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업 |
-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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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제조업 |
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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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제품 제조업 |
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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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장비 제조업 |
-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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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 건물건설 |
9.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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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거용 건물건설 |
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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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및 숙박업 |
-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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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 및 소매업 |
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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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
5.55% |
▲ 2015년 산업별 성장률 (계절조정, 실질,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작성, 3분기까지)
어떤가? 우선 우리 수출 산업의 주력인 전자기기, 화학제품, 운수장비의 성장률이 별로 신통치 않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운수장비 제조업은 아예 마이너스 성장했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와 직결된 음식점 및 숙박업 역시 마이너스 성장. 도매 및 소매업도 소폭의 성장세에 그쳤다.다만 고령화 때문인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꽤 많이 성장했을 뿐이다.
그런데 위 표에서 눈에 확 띄는 수치가 있다. 바로 ‘주거용 건물 건설’. 대부분이 아파트 건축인데 무려 9.81%나 성장하면서 한국은행 분류에 따른 업종 가운데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는 신규 아파트 분양 실적이나 기존 주택의 매매 건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는 무려 50만 호를 분양했는데, 이는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분양 물량인 27만 호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주택 매매 건수 역시 11월까지 집계한 것만으로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빚으로 지은 집.. 지속될 수 있을까?
이런 부동산 호황은 빚에 의존한 것이 명백하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3년 동안 부동산 대책을 무려 10차례나 내놨는데, 초반에는 주로 관련 세금을 깎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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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기 |
주요 내용 |
구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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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4.1 |
취득세,양도세 한시 면제 |
세금 경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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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8.28 |
취득세 |
세금 경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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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26 |
임대소득 분리과세 |
세금 경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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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24 |
대출 한도 (LTV, DTI) 상향 조정 |
대출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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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1 |
재건축 제한 완화 |
규제 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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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0 |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자금 저리 지원 |
대출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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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 |
기업형 임대사업(뉴스테이) 지원 방안 |
규제 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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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27 |
새로운 청약제도 시행 |
수요 진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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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1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폐지 |
공급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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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6 |
버팀목, 디딤돌 대출 금리인하 |
대출 확대 |
▲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자세히 뜯어보면 집권 1년차와 2년차 중반까지, 즉 2013년부터 2014년 중반까지는 세금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세제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2014년 7월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등장과 함께 LTV와 DTI를 완화하는 초강경 대책을 꺼내 들었고, 그 뒤로는 급격히 대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LTV와 DTI는 부동산 가격이나 구매자의 소득에 따라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제도인데, 그동안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금융계로 전이되지 않도록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해왔다. 최경환 장관이 경제 관료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 불리던 이 규제를 완화한 것은 어떻게든 부동산 경기를 띄우고 말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함축하는 결정이었다.
그 결과는 앞에서 살펴본 부동산 시장의 반짝 호황과 가계 빚의 폭증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까지 한국의 가계 빚은 1,166조 원으로 올 3분기만에 80조 원이 늘었다. 연말까지는 1,200조 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역대 최고 규모의 증가다. 지난 6월 발간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천 8백만 가구 가운데 60%는 빚을 지고 있고, 이 가운데 14%, 즉 150만 가구는 ‘한계가구’로 분류된다. ‘한계가구’는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 소득의 40%를 넘는 가구로 정의된다. 즉 한 달에 세금 떼고 100만 원을 버는데 40만 원 이상을 빚 갚는데 쓰인다면 ‘한계가구’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50만 한계 가구는 평균적으로 가처분 소득의 109%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 한 달 수입이 100만 원인데 빚 갚는데만 109만 원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빚에 의존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사실은 이미 그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주택 거래량이다. 올 8월까지는 지난해를 크게 웃돌던 주택 거래량이 9월부터는 뚝 떨어져서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안 그래도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데 악재마저 겹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연준이 기준 금리를 0.25%p 올리며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뒤늦게 정부마저 정책 방향을 바꿨다. 이제는 집 살 때 빚 내기 어렵게 하겠다며 내년 2월부터 주택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다른 빚까지 모두 감안해서 대출 규모를 제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안이다. 안 그래도 차갑게 식어가던 시장은 12월 들어서는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
뿐만 아니다. 국책 연구기관인 KDI 마저 빚으로 만들어낸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걱정하고 나섰다. KDI 송인호 박사는 역대 최고였던 올해의 분양 물량이 2년 뒤 대거 미분양으로 남겨지면서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분양 물량 가운데 적게는 2만 호에서 많게는 3만 호가 2년 뒤 입주 시점에 미분양 물량으로 남을 수 있다고 예측하는 공식 보고서를 냈다. 안 그래도 체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건설사들에게는 치명적인 시나리오다.
건설업에 전체적으로 불어닥칠 수 있는 구조조정이 일순간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면 대량 해고 즉, 건설 업계에 진출해 있는 100만 명 이상의 근로자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죠.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습니다. 주택 가격이 명목 가격조차 떨어지게 되면 굉장히 큰 손실을 유발하게 되는데 특히 어떤 계층에서 손실을 유발하냐면 소득은 없는데 자산 밖에 없는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상당한 어려움, 사회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KDI 송인호 책임 연구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년 뒤부터는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된다. 지금까지는 ‘증가율’이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졌을 뿐인데, 이제는 생산가능 인구가 정말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부 부채도 폭증세.. 그러나 마중물 효과 실종
문제는 가계 부채만이 아니다. 정부 부채 역시 유례 없는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연말 정부 부채는 지난해보다 62조 원 늘어난 595조 원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정부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0.3%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 때의 증가율 연 8.3%보다 증가폭이 더 크다.
정부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부채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은 편이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빚을 내서라도 쏟아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위 ‘마중물’ 효과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펌프질을 할 때 마중물을 부으면 물이 더 많이 나오는 것처럼 일단 정부가 빚을 내서 쏟아부으면 민간 부문의 성장률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논리다.
이러한 마중물 효과는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의 명목 GDP에서 정부 부채 증가분을 뺀 ‘정부 부채 제외 성장률’을 구해봤더니 결과는 0.84%였다.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5%늘었는데(실질 GDP는 2.7%), 이 가운데 4.2% 포인트는 정부 부채 증가분이라는 것이다. 다시 마중물 효과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물을 한 바가지 붓고 펌프질을 했는데, 펌프에서 나온 물은 정부의 부채 한 바가지를 제외하면 1/4 바가지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박근혜 정부 3년을 모두 계산해보면 결과는 더 나빠진다. 정부 부채를 제외한 명목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부채 제외 성장률’은 그래도 3.2%가 넘었다.
내년 경제는 “위기 아니면 침체”
빚으로 버티고 있는 한국 경제 앞에 내년에는 커다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첫 번째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의 거품 붕괴 가능성이다. 물론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외국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는 중국과 신흥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다.수출은 이미 올해에도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여기에 외부 충격까지 더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기업들의 이른바 ‘선제적 구조조정’ (더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사람을 자르겠다는 뜻)에 따른 대량 실업과 내수 침체다.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까지 침체된다면 경제는 그만큼 더 활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여러 위험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덜 비관적으로 보느냐, 더 비관적으로 보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덜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침체가 지속될 거라고 하고, 더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즉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3년은 빚을 권하며 부동산 경기를 떠받치고,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면서 노동자는 공격해 양극화를 심화시킨, 한국 경제의 ‘골든 타임’을 놓친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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