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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내몰림 시리즈 4편 – 세운 재개발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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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내몰림 시리즈 4편 – 세운 재개발 세입자

익명 (미확인) | 월, 2019/01/28- 17:59

[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둥지내몰림 시리즈]

“재개발 무조건 중지하고,

여기가 반드시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email protected]

 

▲ 지금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세운재개발 3구역

 

딱 10년 전 용산참사 현장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1월 11일 인터뷰를 위해 청계천 관수교 앞 농성장을 찾아갔을 때 P사장이 보여주신 세운재개발 3구역 현장을 보는 순간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올해가 용산참사 10주기입니다. 재개발 문제로 인해 소중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큰 희생을 치르고 나서도 또 다시 대책 없이 재개발로 수많은 사람들이 쫓겨나고 있습니다. 서울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계획으로 청계천에서 60년 넘게 장사하던 상인들이 터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청계천에서 25년간 장사하다 쫓겨나신 P사장과 청계천 생존권사수 비상대책위원회 강문원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Q. 지금 상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P사장: 3구역을 기준으로 2006년도에 시행사가 집주인들과 계약을 했어요. 원래는 여기에 관광객들 대상으로 호텔을 지으려고 했대요. 그런데 중국인들 한국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투자자가 안 나타나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겠다는 거에요. 작년 3월 투자자가 나타났고 그때부터 상인들 나가라고 압박을 시작한 거죠.

시행사가 2006년 계약금 주고, 작년 4월에 중도금 60% 주고, 나머지 30%는 세입자 다 내보내면 주겠다고 나온거에요. 재개발지역에서 영업보상비를 4개월치 주게 돼 있어요. 원래는 2개월이었는데 용산참사 나고 4개월로 됐지요.

시행사에서는 땅갑 많이 쳐줄 테니까 지주들에게 세입자는 알아서 내보내라고 했는데, 안 나가니까 시행사가 재촉하다가 당신들이 못하겠으면 우리가 하겠다하고 나선 거에요. 이 사람들은 이런 거 전문이거든요. 5억 5천까지 소송을 걸어요. 마지막에는 월세를 100% 올리더라고요. 심지어는 10월달에 월세를 올리면서 지나간 달 7, 8, 9월까지도 100% 올려가지고 달라고 하고 그래요. 엄청난 압박과 심리적 부담이죠. 그래서 싸우다 싸우다 안 되니까 보상 받고 다 쫓겨난거죠.

 

Q. 대체부지는 있나요? 이주하신 분들은 주로 어디로 가셨나요?

P사장: 대체부지는 없고, 일부는 아예 폐업하신 분들이 있고, 일부는 저처럼 청계천을 떠난 사람, 나머지 분들은 작년 4월 2구역 빈 가게들로 들어갔어요. 2구역은 바로 앞에 종묘공원이 있어서 제일 오래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거죠. 고도가 16층밖에 안되거든요. 그런데 또 그 와중에 2구역들이 원래 경기가 어렵다보니 빈 가게가 많았는데 2구역으로 서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권리금이 생기는 상황이에요. 저도 25년 여기서 기계판매업으로 장사했는데, 당분간 다른 가게 창고에 있다가 2월 중순쯤 경기도로 떠날거에요.

 

Q. 세입자 대책이나 이주비, 보상 등은 어떻게 된 건가요?

P사장: 영업보상비 4개월치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원래 3구역 전체 개발을 하면 3-2구역에 대체건물을 주기로 했었어요. 그게 시행사의 세입자 대책안이었어요. 구청에서 인허가를 받으려면 세입자 대책안을 세워야 인허가를 받을 수 있거든요. 도로 15m를 기부체납하고 그 안에 대체건물이 다 지어질 때까지 임시 컨테이너 설치해서 장사해주게끔 한다고 했는데 시행사에서 꼼수를 부려 3-1, 4, 5만 부분개발 먼저하는 식으로 하면서 전체 개발이 아니라 부분 개발이라 대체건물 지어줄 필요가 없다고 나오고 있어요. 부분개발은 대체부지를 안 해줘도 된대요. 전체 개발 할 거면서 단지 시간차인데 전체 개발이 아니라 부분개발이라 안 해줘도 된다는 거에요. 우선분양권도 해준다고 했는데, 컨테이너도 그렇고 다 물 건너 간 거 같아요.

 

 

▲ 현재 소송이 3억 걸려있어서 얼굴과 실명이 나가면 안 된다고 하신 P사장

 

Q. 지금 심정이 어떠신지요?

P사장: 심정이라는 건 말로 표현 못하지만 그냥 암울하고 무섭죠. 제가 지금 나이가 53세인데, 53세에 지방으로 가서 뭔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다시 시작해서 먹고는 살아야 되는데 무서운 거죠. 앞이 깜깜하잖아요. 여기서 25년 생활했고, 저는 전국에서 오는 손님들 상대로 물건을 구색을 다 갖춰놓고 장사했는데, 지방으로 가면 지금 물건 4/5는 지방에서는 못 팔아요.

청계천 영업생태계는 도매, 소매 다 톱니바퀴 굴러가듯 박자가 맞춰져 있어요. 협업이 잘 된다는 게 청계천의 특성인데, 이쪽에 와서 깎기도 하고, 기계 고장 나면 공구사다 고치기도 하며 서로 상생하고 있는데 극히 일부라도 더 이상 빠져나간다면 청계천은 유지하기 힘들어요.

 

Q. 용산참사 10주기 인데, 재개발 세입자 대책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P사장: 변한 거는 보상금을 조금 더 준다는 거 밖에는 변한 게 없구요. 엄청난 대규모 단지잖아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5년이 걸리든 10년이 걸리든 여기 있는 세입자들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하고 협의를 하고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가지고 해결해야 재개발의 의미가 있는 거죠. 세입자도 공청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대요. 그런데 2006년부터 그런 공청회가 한 번도 없었어요.

남대문 불 지른 사람이 괜히 불 지른 게 아니에요. 자기 땅 강제로 수용당하니까 억울해서 그걸 알리려고 불을 지른 거에요. 용산사태도 그렇고요. 그런 식으로 제2의 용산 참사같은 사태를 없애기 위해서는 서울시, 구청, 정부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만나서 서로 잘 해결될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Q. 지금 세운재개발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강문원: 리모델링이나 수정해서 고쳐서 쓸 수 있는 건 재생산이지만 다 때려 부셔서 건물 새로 짓는 건 재생사업이 아니에요. 재개발이에요. 지저분한 거는 고쳐가며 쓰는 거죠. 사람이 지저분하다고 죽여 버립니까? 여기 아파트 지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맨날 민원 들어와서 여기 더럽네, 저기 더럽네 하면 결국 여기 다 무너지는 거예요. 아파트 지으면 절대 안돼요. 상업지역에 무슨 아파트입니까?

청계천은 옆 가게 있는 거 이 사람이 상담해서 물건 팔고, 이런 유기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디 따로 떨어져 나가서 장사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아니에요. 공구가 무너지면 보석상, 시계, 과학기자재, 인쇄, 정밀가공 싸그리 다 무너집니다. 요것만 생각해서 다른 데 가서 장사하면 되지 않냐 그러는데 대다수는 나가서 아무 것도 못해요.

지금 서울시에서 다시세운 도시재상사업으로 젊은 청년창업자들이 입주했는데 그 사람들이 여기 들어온 이유가 배후단지가 너무 잘 돼있기 때문이에요. 최첨단 3D 프린터 생산하는 사장님이 스타트업 하기에 여기가 너무 좋다는 거에요. 다른 데 가면 샘플 생산할 때 1~2천만원 들어가는데 여기 오면 2~3백만원이면 다 만들 수 있으니까 여기에 창업을 한건데 양 옆의 인프라를 다 때려 부수니까 여기 온 목적이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청년들도 지금 하나 둘씩 저희를 찾아오고 있어요. 문제가 심각한거죠.

 

▲ 청계천 관수교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중인 강문원 위원장

 

Q. 비대위 주장은 무엇입니까?

강문원: 무조건 보존! 입니다. 현재의 가치보다 미래의 가치가 무궁무진한 지역이에요. 외국에서 와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장인들이 많아요. 이것만 할 줄 아는 사람들이에요. 딱 떼어서 다른 데 가면 도태돼요. 죽어야 돼요. 적응을 못해요. 다른 데 가서는 일을 못해요. 지저분하다, 오로지 오래 됐다, 눈에 보기 싫다, 박정희 시대 때도 이렇게 안했어요.

P사장: 재개발 무조건 중지!입니다. 재개발하고 싶으면 여기서 터전을 일구어온 세입자들한테 협의해서 같이 상생할 수 있게 협의를 해야죠. 협의 없이 무조건 땅 샀다고 나가라고 구청에서 시청에서 허가해주고 그게 무슨 재생이고, 상생입니까.

서울시 찾아가면 인허가는 중구청에 있다고 하고, 중구청 찾아가면 시장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서로 미뤄요. 탁구 치는 것도 아니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하네요.

 

Q. 경실련이나 또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P사장: 여기 있는 비록 장사하고 물건 제조하시는 분들이 다지만 여기 있는 분들도 국가 발전을 위해서 어느 정도는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기업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그런 사람들도 그런 곳도 전부다 여기서 물건 납품받고 구매해가서 그렇게 큰 겁니다. 이 청계천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초석이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곳이 남아 있어야만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이 청계천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저희들한테 힘이 될 수 있는 말씀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문원: 지저분하다고 없어질 장소가 아닙니다. 여기가 반드시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출처: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심정을 여쭤보는 질문은 입이 안 떨어졌습니다. 하면서도 참 죄송했습니다. 저 같아도 몰라서 묻냐는 말이 나올 것 같아서요. 무섭고 두렵다는 사장님 말씀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돈 벌어서 국가에 세금 내고 정당하게 가족들 먹여 살리고 애들 가르치며 살아왔는데 갑자기 길거리로 내 앉게 되는 막막한 이 분들의 심정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알까 싶었습니다.

선량한 시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생존권을 박탈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펐습니다. 세입자를 대책도 없이 사지로 내모든 비극을 중단하고 누구나 상생할 수 있게 재개발•재건축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길 바랍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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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공수처를 외치다!

경실련 서휘원.정택수 간사

지난 촛불의 요구인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많은 대선 후보자들이 공수처 설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계속된 반대로 인해 공수처 설치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오늘(2월 27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렸다. 경실련을 포함한 공수처 설치촉구공동행동은 자유한국당에 다시 한 번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기 위하여 킨텍스 인근에서 피케팅을 진행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공수처 설치 촉구를 외치다!

활동가들은 피켓팅이 전당대회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먼저 당대표 후보자들이 서 있는 입간판 앞에서 “공수처 가는 길”을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당대표 후보로 나선 모든 후보들이 공수처 설치에 동참해달라는 희망을 담았다. 그리고 건물 앞으로 나와 “다함께 미래로”라는 큰 슬로건이 써진 외벽을 등지고 서서 “다함께 공수처로!”, “기호 공번, 공수처!”를 외쳤다.

공수처로 가는 길, 함께라며 가능합니다.

소심한 피케팅 이후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이 허망하게 느껴졌다. 구호 한 번 제대로 외치지 못하고, 아무도 설득하지 못하고 피케팅이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는 고위공직자의 부패근절을 위해 공수처 설치를 촉구해온 국민적 요구를 껴안아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줬으며 좋겠다. 자유한국당도 이제는 대통령과 권력에 의하여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왜곡되었던 역사와 단절해 새로운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는 자유한국당의 지지층 62%, 보수층의 72%가 지지하는 공수처를 설치하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가기까지

지난 20년간 시민사회는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전담하여 수사하고 기소하는 공수처 설치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계속된 반대로 인해 공수처 설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이유는 공수처가 옥상옥이 될 수 있다,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공수처는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를 깨기 위한 기구이며, 공수처 처장을 국회 교섭단체가 구성하는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임명토록 하여 중립성을 담보하고 있다.

공수처 설치 촉구를 촉구해온 활동가들은 20년간의 노력이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무산되는 것은 아닐까, 적기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속에서 급기야 오늘 전당대회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두려울 것이 없기도 했다. 1월 13일자 리얼미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수처 설치에 대해 국민들 76.9%가 찬성하고 있고, 게다가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62%, 보수층의 71.9%가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지난 2012년 이재오의원 등 13인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공수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검찰개혁, 부패근절을 향한 국민적 열망에 힘입어 우리는 올해부터는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압박하자고 다짐했다. 지난 2월 12일, 국회 앞에 보며 자유한국당 신임 당 대표로 출마한 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공수처 도입에 관한 입장표명을 요청하고,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에 적극 임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수, 2019/02/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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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경실련 아카데미

❝현장에서 회원과 함께 정의를 세우자❞

경실련이 초심으로 돌아가 “회원과 함께 사회개혁을 하면서 필요한 사항들을 실사구시 정신에 입각하여 정책화(회원+정책)”하는 시민운동단체로 전환하는 기반을 점검하고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전국 경실련의 회원과 임원, 상근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아카데미를 개최하였습니다.

❑ 주제 : 2018년도 제1차 경실련아카데미(교육대회)
❑ 기간 : 2018년 8월 20(월) ~ 22(수)
❑ 장소 : 효문화마을(대전 중구)
❑ 대상 : 전국 경실련 회원, 임원, 상근활동가
❑ 주관 : 경실련아카데미

– 단체사진 –

– 사회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강연(난민인권센터 김성인 사무국장) –

– 사회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강연(다산인권센터 박진 상임활동가) –

– 년차별 상근활동가 자유 토론 –

– ‘권력감시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공익재정연구소 이상석 소장) –

전국에서 모인 경실련 가족들은 열띤 토론을 통해 앞으로 경실련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시민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명사들과 함께 운동 노하우를 주고받았습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창립 할 때의 마음 그대로 늘 한결같이 시민과 함께하는 운동단체로 거듭나고자 다짐했습니다.

목, 2018/08/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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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하반기 인턴 프로그램 후기]

“완벽하진 못했어도 후회 없는 시간들

강예진 인턴(성신여대 경영학과) [email protected]

 

12월 31일, 4개월간의 경실련 인턴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날입니다. 첫 출근길 사무실 위치를 못 찾아 빗속을 20분이나 헤맸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을 바라보고 있다니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간 했던 일들을 적어놓은 실습일지를 쭉 읽어보았습니다. 처음 겪는 인턴생활에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일지를 다시 읽다보니 어느덧 추억이 된 하루하루가 생생하게 떠오르며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원한다는 한 가지 공통점만으로 시작된 경실련과의 인연은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세운상가 관련 자료 정리, 청년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 국정감사 평가에 필요한 의원별 감사내용 정리, 부동산 시민강좌 수강, 경기도 행정사무감사 참관 등 여러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이를 통해 경실련이 어떤 단체이고, 어떤 활동을 하며, 어떤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 토론회, 기자회견, 간담회, 세미나 등에도 참석했습니다. 논의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도 많은 쟁점들이 얽혀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점점 어떠한 한 가지 문제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원의 밤 행사, 회원의 밤 행사 그리고 다른 단체들과의 교류행사 등에 참여하며 우리 사회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월간경실련 원고와 강좌 현장스케치 작성은 평소에 자신이 없었던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경제정책팀에서는 각종 위원회 참석은 물론, 경실련 좋은사회적기업상과 좋은기업상 평가, 재벌 데이터 조사, 세미나 발제문 자료준비, 주식대여 금지 국민청원 시민홍보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주된 업무였던 기업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기업이 사회적 목표를 추구하는 동시에 이윤을 극대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례들을 볼 수 있었지만 선뜻 답을 내리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와의 소통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여러 가지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다해간다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이 주체성을 띄고 경제적 부정의를 척결하려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 속 여러 사회 경제적 현상들에 대한 이해력을 제고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계속해서 이슈를 체크하며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볼 수 있었던 점은 경실련 인턴생활의 큰 장점이었습니다. 다 같이 잘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경실련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턴생활 중 좋았던 점을 꼽자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입니다.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인턴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주신 상근자분들, 깊이 있는 지식을 나눠주실 뿐만 아니라 친근한 모습으로도 다가와 주셨던 교수님들, 그리고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챙겨주시고 반겨주셨던 회원님들께도 모두 너무 소중한 기억을 남겨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짧게 쓰지만, 한분 한분 언급하며 감사했던 일들을 나열하고 싶은 제 마음을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인턴생활에 있어서 서툴렀던 적도 많았을 뿐더러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죄송한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으며, 완벽하진 못했지만 후회 없는 시간들이었다고 느껴져 가벼운 마음으로 경실련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턴생활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어도, 경실련이 시민의 힘으로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며 응원할 것입니다. 2019년,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작년 10월 24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국민연금 주식대여금지 캠페인하며 상근자들과 한 컷 / 앞줄 왼쪽이 강예진 인턴

 

화, 2019/01/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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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문화산책]

K-POP에 대한 인식 고찰

 

김건희 경제정책팀 간사 [email protected]

▲ 노을 콘서트 끝나고 나서&앵콜 도중 / 펜타곤 TENTASTIC Vol.5 ~MIRACLE~ 공연장 (사진: 김건희 간사)

 

우리나라 대중문화 역사상, 아이돌 문화는 비주류로 인식되어 왔다. 아이돌 문화를 소비하는 수요층이 젊은 여성에 집중되어 있고, 음악만이 아닌 외모와 춤을 내세워 왔기에 그들의 음악은 인스턴트화되어 소위 말하는 음악성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아이돌 가수들의 부흥기였던 2000년대 후반, 그들이 들고 나와 인기를 얻었던 곡들이 대부분 *후크송이었던 것도 대중들의 생각이 굳어지게 된 요인일 것이다.

* hook song. 한 노래에 같은 가사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만든 노래로,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중독성 있는 노래를 통칭한다.

시간이 지나고 음반에서 음원 스트리밍 중심으로 음악 시장의 구조가 변하면서, 음원 인기 차트의 절반은 아이돌 그룹의 노래들로 채워진 상황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좁아진 음반 시장 내에서도 각종 시상식 및 음악 방송에 반영하거나, 팬 사인회 등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구매하는 아이돌 그룹의 음반이 매년 연간 음반 판매량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아이돌 그룹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 수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아이돌의 이른바 홍수 사이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활동곡의 퀄리티이다. 연차가 있고 인기가 높은 그룹일수록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그리고 팬들의 ‘코어력’ 즉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새로운 앨범이 나왔을 때 팬들이 *스트리밍을 돌려서 초반에 음원 차트에 곡이 올라가는 것과는 별개로, 개별 곡의 퀄리티가 좋을 경우에는 아이돌 팬 이외의 대중들이 많이 듣게 되어 차트 순위를 유지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 본래는 컨텐츠를 다운로드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을 뜻하지만, 아이돌 문화에서의 스트리밍이란 음원이나 영상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음원차트 순위나 영상 조회 수 등의 반영을 위한 작업으로, 아이돌 그룹 팬들의 일반적인 문화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음악 시장에서 아이돌 그룹의 비중이 절대적이게 되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곡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이제는 국내 시장뿐만이 아닌 해외 시장의 반응 또한 살펴야 한다. 이전에는 동방신기와 보아를 시작으로 많은 아이돌 그룹이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지만, 현재는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여러 미디어 플랫폼들로 인해 해외 음악 팬들의 K-pop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게 되었다. 이전처럼 특정 국가의 음악 시장을 타깃으로 할 때에는 K-pop과 전반의 문화를 이해시켜야 하는 등 ‘닫힌 문’을 두드리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 않아도 음악과 컨셉이 마음에 들면 해외 리스너들이 먼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최근 음악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음악 시장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소위 ‘3사’로 불리는 엔터테인먼트계 대기업들이 아직 비교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급변하고 있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 ‘중소기업’에 적을 둔 방탄소년단, 세븐틴, 여자친구 등의 그룹들이 국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결국은 흐름을 잘 읽는 자가 성공하는 것이다. ‘최신 유행’에 민감한 우리나라 산업 구조 하에서, 한 해의 트렌드를 예측해 보는 김난도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도 많은 비판을 받는 것과 별개로 매년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마이너 문화’로써 배척하기보다는, 하나의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화, 2019/01/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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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30주년 특집 인터뷰: 윤경로 고문]
 

“만절필동(萬折必東)이란 말이 있어요. 남북문제도 70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반드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향해서 결국은 그날이 올 거예요. 그런 조짐이 보여요.”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email protected]

 

▲ 지난 1월 14일 무악재역 인근에서 윤경로 고문을 만났습니다.

 

올해 경실련은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30주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작년부터 월간경실련에서는 특집 인터뷰로 고문들을 찾아뵙고 있습니다. 올해도 경실련이 꼭 만나야 할 분들을 찾아다니며 말씀을 들으려 합니다.

이번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분과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시고 상임집행위원장, 통일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셨던 윤경로 고문을 찾아 뵀습니다. 3•1운동이 갖는 역사적 의의와 남북관계 전망 등 역사학자로서 바라보는 한국근현대사에 대해 귀한 말씀들을 나눠주셨습니다.

 

Q.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입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활동도 하고 계시는데, 3•1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100주년 기념사업 활동 소개 부탁드립니다.

A. 100년 전 3•1운동 당시는 나라의 국권이 빼앗긴 식민지 시대였어요. 일제에 우리가 강제합병 된지 10년 만에 나라가 없어지고 국권을 상실했을 때 민이, 백성이 스스로 궐기해서 일제의 무단통치하에서 독립을 찾겠다고 독립운동을 일으킨 것이지요.

그 때 독립을 외쳤지만 바로 독립은 안 됐죠. 45년까지 기다려야했죠. 어쨌든 국권을 상실했을 때 민이 중심이 돼서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그 여파로 한 달 뒤에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됐어요. 그래서 비록 임시정부, 망명정부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가진 나라를 세웠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국호가 갖는 의미를 깊이 잘 생각 안하는데 그 전에는 대한제국시대였어요 황제에게 모든 주권과 국권이 주어졌던 봉건사회였는데 대한제국이 멸망하고 대한민국이 됐다는 건 주권과 국권이 민에게 주어진 주권제민의 민국을 만들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거는 혁명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직속으로 16개 각 부처에서 모여서 위원회가 구성됐어요. 저도 기억‧기념분과위원장을 맡아서 활동하고 있는데, 3•1운동 100주년이니까 기념행사도 하지만 3•1운동이 갖는 역사성을 어떻게 현재화 하느냐 그런 것을 분과별로 의논하고 그러고 있어요. 그래서 행사도 정부나 기관에서는 후원을 하고, 주로 민이, 백성이, 시민이 중심이 된 다양한 행사들을 갖자는 컨셉을 잡아서 하려고 합니다.

 

Q. 3•1운동을 3•1혁명으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 조금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A. 혁명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항이 시작됐는데 이 조약이 굉장히 불평등하게 맺어졌어요. 그래서 이런 불평등을 뒤늦게 알고 그걸 어떻게든지 바꿔보려고 무지 애를 썼지요. 애국계몽운동, 항일의병운동, 독립협회니 만국공동회 등 이런 운동들을 쭉 했는데, 1919년 그때까지도 운동은 많이 전개됐지만 그것이 성취하지는 못했단 말이에요. 앞의 많은 운동들이 모이고 모여서 쌓여서 3•1 혁명이 일어났다고 봐요. 앞에서 세류(細流), 물줄기와 같은 여러 모양의 운동들이 모이고 모여서 3•1 혁명을 일으켰고 그 결과 대한민국이 생겼다, 제국의 시대에서 민국의 시대로 갔다는 것은 완전히 혁명이거든요. 그 중요한 계기가 3•1운동에서 시작됐다고 보기 때문에 이전의 많은 운동과 똑같은 운동으로 보는 것은 3•1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낮춰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1911년 중국에서 쑨원을 중심으로 신해혁명이 일어났잖아요. 왜 신해혁명이라고 하나요? 하, 은, 주, 진, 한 수천 년 내려오던 봉건적인 완조를 마감하고 중화민국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3.1 혁명이라는 말을 정부에서 바로 받아서 쓰는 것은 반대합니다. 그렇게 하면 반발할 사람들이 많아요. 마치 건국절 논쟁처럼 되는 건 별로 생산적이지 않아요. 이거는 학계에서 충분히 논의되도록 맡겨주는 게 좋아요. 내가 고등학교 때만 해도 다 동학난이라고 가르치고 동학난이라고 배웠어요. 지금은 동학난이라는 말 아무도 안 쓰잖아요. 동학혁명이라고 하지. 그렇게 자연스럽게 혁명이 될 거예요. 그걸 가지고 비생산적인 논쟁을 할 필요는 없어요.

 

▲ 설명하실 때마다 한자가 나오면 직접 써주시며 뜻을 정확히 알려주셨습니다.

 

Q.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도 하셨는데, 우리나라의 친일청산은 얼마나 이뤄졌다고 보시는지요?

A. 우리가 일제하에 35년 36년 식민지배를 받다보니까 대부분은 현실에 적응하면서 살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1-2년도 아니고 한 세대가 넘도록 지배를 받다보니까 자연히 거기에 순응하는 거죠.

3.1운동 때도 민족대표 33인을 뽑을 때 사실은 그 당시에 지명도가 높은 그런 분들을 민족대표로 모시려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다 거부했어요. 해봐야 바위에 겨란 던지기지 그렇게 만세 몇 번 부른다고 해서 일본이 식민지를 내놓을 사람들이 아니라고 본거죠. 해봐야 괜히 피해만 온다고 거절해서 그래도 종교인들이 양심적인 세력 아니에요. 지금은 많이 세속화 됐지만 그래서 그분들이 나서게 된 거예요.

일제 30년 오래 지배를 받다보니까 자연히 친일부역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나 45년 해방이 되고 새 나라를 건설했으니 이제 과거의 잘못됐던 거를 요즘 정부가 적폐 정리하듯이 한번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반민특위를 만들어서 일제 친일한 사람들 정리하는 그런 작업을 하려고 했죠. 그런데, 이승만 정권 자체가 국내에서 친일했던 세력들과 가깝다 보니 제헌의회에서 반민특위를 법을 만들고 실시하기로 했지만 1년도 못하고 강제해산 당했지요. 그 뒤로 60년 70년 흐른거죠.

역사학자로 역사는 무엇이냐? 했을 때, 역사는 고백하는 것이라고 봐요. 말하자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것도 역사화해야 되지만 우리가 부끄러웠던 과거의 역사도 한번쯤은 고백을 해야 된다, 정리하고 역사화 시켜야 된다 한번쯤 털어내자는 마음이 있었어요.

2005년 1차 발표하고, 2009년 11월 효창공원 백범 김구묘소 앞에서 최종 발표를 했어요. 그것이 준 사회적 파장은 상당히 컸어요.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옛날에 일제 때 내가 뭐하고 뭐했다 자랑스러워했었어요. 집안의 가문의 영광으로 말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친일했다는 걸 자랑스러워하진 않잖아요.

 

Q. 논란도 참 많았던 것 같아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A. 박정희를 넣느냐 마느냐가 제일 논란이었죠. 조갑제씨가 박정희가 일본군 장교가 되기 위해 혈서를 썼다는 말은 있는데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그 근거를 찾았어요. 1931년 3월 31일자 만주신문에 박스기사로 22살의 조선의 젊은이가 천황에게 충성을 다하는 혈서를 썼다고 실린 거예요. 일본에서 볼 때는 장한 조선 청년이었던 거죠. 처음에 집안에서 명예훼손 걸거라고 예상했는데, 예상대로 아들 이름으로 명예훼손 출판가처분 신청을 냈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로 공개하라고 해서 우리가 이겼죠. 7-8건의 소송이 있었는데 우리가 다 이겼어요. 팩트가 중요하거든요.

또 여러분도 다 알만한 인물로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장지연이 있어요. 그 양반이 민족의 애국자로 돼 있는데, 1905년 외교권 박탈당하고 합방된 이후 엄청나게 친일적 그을 많이 썼어요. 다 높게 평가받았었는데 이 사람이 어떻게 친일이었냐며 충격을 많이 받았지요.

친일인명사전 만들었다는 거 때문에 욕도 많이 먹고 빨갱이 소리도 듣고 그랬지만 역사학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일을 했다는 자긍심이 있어요. 친일인명사전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위원장직을 맡고 있고, 이제 10년 돼서 보완을 좀 하려고 해요. 들어간 사람들 중에 잘못된 사람은 거의 없는데 그때 빠진 사람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해외에서 밀정 노릇을 하고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거는 그 당시로서는 자료가 충분하지 못해 다 못 넣었거든요. 추가 보완활 계획이에요.

 

Q. 통일이 되기 전에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은 끝난 게 아니라고 하는데, 현재 남북관계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A. 만절필동(萬折必東) 이란 말이 있어요. 3•운동 100주년을 맞으면서 정말 우리가 과거 100년 전의 사건을 오늘로 체화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일은 그 당시는 잃었던 국권과 주권을 되찾는 자주독립이었다면 오늘날은 자주평화라고 생각해요. ‘한반도의 자주평화’

만절필동(萬折必東)은 중국의 고사인데 중국의 황하에서부터 시작해 여러 번 수업이 꺾이며 굽이쳐 흘러도 수만리를 내려와 결국 만번을 굴절하지만 반드시 필연코 동쪽 황해바다로 물이 흘러내려간다 이런 뜻이에요. 공자가 한 말이야 이게 맞다고 봐요.

지난 70년 동안 남북가의 별의별 일들이 많았죠.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있겠지만, 사람이 인위적으로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흐름을 그게 독재자든 어느 누구든 어느 인물, 한 시대에 의해 막아지지 않아요. 또 넘치고 또 넘고 넘어서 결국 남북문제도 이렇게 70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반드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향해서 결국은 그날이 올 거예요. 그런 조짐이 보여요. 여기에 전제가 있다면 우리가 똑똑해야 돼요. 국민들이 지도자를 잘 뽑고 잘못하면 감시하고 이렇게 하면서 남북문제도 서서히 풀릴 것이라고 봐요.

 

▲ 윤 고문은 현재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기억‧기념분과위원장 외에도 민족문제연구소,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의 이사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Q. 경실련 전 상임집행위원장, 전 통일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셨는데, 처음 경실련과 인연을 맺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내 기억으로는 89년도로 기억해요. 89년도 8월이었나 비가 많이 왔는데 명동에 있는 YWCA회관에서 처음 모였어요. 그 당시 내가 40대 중 후반 될 때인데, 그때도 데모가 많았어요. 근데 나는 NL이니 PD니 그런 건 관념적인 거 같았고, 일반 시민들에게 더 필요하고 와 닿는 부동산 문제, 경제문제 이런 게 더 급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출석하던 교회에 새마당이라는 모임에 참여하며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며 의식화 된 거죠. 그래서 유인물 만들어서 버스에서 나눠주고 길거리에서 나눠주고 그랬지요. 철저하게 문제를 적시하고 그거에 대한 대안을 내고 시위를 해도 합법적으로 하고 이렇게 했죠. 그런 운동이 없었으니까 언론들이 전격적으로 키워 주면서 주목을 많이 받았죠. 조직 내 갈등문제가 심각할 때 상임집행위원장을 두 번 했었고, 통일협회 활동하면서는 금강산도 많이 가고, 실무자들하고도 가깝게 지냈던 기억이 나요. 나는 경실련에서 많이 배웠어요.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나의 사고의 틀이라든지 행동반경 이런 게 훨씬 넓어졌어요.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에요.

 

Q. 올해 경실련이 30주년을 맞이합니다. 경실련 회원 및 임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경실련의 가장 큰 특징은 이슈파이팅을 잘 하는 거에요. 초기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바로 이거다 하고 탁 잡아서 밀고 나갔었죠. 그러면서 옆에 있는 사람들도 동참하게 되고 회원도 늘고 그랬었죠.

근데 언제부턴가 선배들한테도 일종의 책임이 있는데 너무 정치화 됐다고 할까 여당도 가고 야당도 가고 막 찢어졌잖아요. 그러면서 시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이슈파이팅 같은 걸 잘하려면 전문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야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진단된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옛날보다 많이 약해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근자들도 소명감이랄까 사명감으로 맡은 분야에서의 전문가가 되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좌우명 같은 게 있으신가요?

A. 내가 2000년도인가 상집위원장할 때였는데 미국에서 경실련 취재를 나와서 상집위원장인 나를 인터뷰 했어요. 한국의 시민운동에 대해서 인터뷰하고 마지막으로 당신 좌우명을 묻는데 이렇게 얘기했었어요.

나는 역사학도다. 어떤 문제에 부딪혀서 그 문제에 대해서 행동을 하거나 발언을 할 때 당장 내 입장에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훗날 이 문제가 어떻게 평가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발언하고 행동하려고 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당장에는 욕을 먹더라도 훗날에는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고, 당장에는 박수를 받을지라도 훗날에는 잘못될 수도 있으니 당장보다는 먼 훗날에 어떻게 평가받을 지를 생각하며 행동하고 발언하려고 해요.

화, 2019/01/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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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30살 회원 신년인사]
 

경실련이 올해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경실련과 나이가 같은 서른 살 회원들의 신년인사를 보내드립니다.

 

▲ 박희연 회원님

경실련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경실련 회원 박희연이라고 합니다.

작년말에 회사를 옮기고 일이 바빠 해가 바뀐 것도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2019년이 저도, 경실련도 30살이 된 해라서 새해 소망 원고를 부탁한다는 간사님 연락을 받고 올 기해년이 저에게 더 특별하고 의미있는 해가 되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갓 1년 넘은 새댁으로, 행복한 신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저희’ 신혼 집은 없거든요.
공시지가 조작 등 부동산 시장 관련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해주시는 경실련 덕분에 내 집 마련의 꿈이 헛된 희망이 아닌 현실적인 소망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농단, 최저임금 문제 등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있지만 경실련을 포함한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가 관심을 가지고 뜻을 모은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경실련이 지난 30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더 나은 한국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실 거라 믿으며 경실련 회원으로 경실련의 활동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 회원님들과 경실련 관계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뜻하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는 따뜻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 정의호 회원님

안녕하세요. 올해 30세가 된 경실련 회원 정의호라고 합니다. 경실련과는 대학시절 인턴활동을 하며 좋은 영향을 받아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직장에서 임대주택 공급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30대에 접어들었지만 마음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직 저는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인데, 서른이라고 하니 뭔가 어른이 되어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저는 새해를 맞아 거창한 계획보다는 매순간을 소중히 보내고 싶습니다. 직장에서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여가시간에도 독서, 운동을 하거나 여행으로 견문을 넓힌다면 연말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이나 친구, 지인분들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갈등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가진 자와 못가진자가 싸우고, 좌파와 우파가 싸우고, 어린 사람과 나이든 사람이 싸우고, 남성과 여성이 싸우는 등 사람들은 매일 편을 갈라 싸우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왜 이렇게 싸워야 하나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올해 경실련은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데도 앞장서주셨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다양한 사람과 집단 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손을 맞잡을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올해부터는 마주하는 모든 분들에게 먼저 미소 짓고 인사를 건네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실련 회원 및 활동가 여러분 모두 정이 넘치는 한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정지훈 회원님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올해 30살이고 대학원에서 윤리를 전공하는 정지훈이라고 합니다.

학부 때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현안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성평등, 질병 등의 사회 이슈를 다루는 여러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였습니다. 현재는 대학원에서 인문학이 사회 변혁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모색하며, 경실련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9년이 되었고 어느덧 기해년 새해도 열흘이나 지났지만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각 분야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는 공평한 기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안정된 사회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새해 소망이 있습니다. 나아가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 사는 대동세상(大同世上)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올해 8월 사실상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20대 때는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인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가득 찬, 말 그대로 <기나긴 탐색과 방황>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30살이 된 만큼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며, 한 우물만 팔 수 있는 진중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새해 소망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물론 경실련과 같은 시민단체 활동가로서의 삶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경실련의 활동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기여한 만큼 배분받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화, 2019/01/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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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이슈리포트3] – 심상정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
 

“거대양당의 의원정수 확대 반대는

지독한 국회불신 이용한 기득권 유지 꼼수!”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 서휘원 정치사법팀 간사

 

 

지난 10월 24일 닻을 올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심상정 의원은 “진보정당 출신으로 처음 맡은 국회직이 정개특위 위원장이라는 점이 마치 숙명처럼 느껴진다“는 소회를 밝혔었습니다. 그 뒤로 정말 어디를 가도 기승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도입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국회 정개특위의 현재 상황과 계획을 들어보고, 국회개혁과 개헌 등의 주제를 가지고 심상정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이 국회의원 선출 방식에 문제가 많다고는 생각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잘 모르거나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립니다. 꼭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현행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 성격이 강합니다. 거대양당만 살아남고, 당선된 1등을 찍지 않은 표가 모두 사표가 됩니다. 한번 선거를 하면 50%가 넘는 표가 모두 반영되지 못하고 사라지죠. 모든 시민의 1인1표의 가치를 모두 반영할 수 있도록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표적인 개선방안입니다.

정당의 득표율에 의석수를 맞추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으로 국민을 닮은 ‘민심 그대로’ 국회가 실현되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겁니다. 승자독식 구조에서 이익을 보았던 거대양당의 독주는 끝나고, 우리 사회의 소외되었던 다양한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Q. 현재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소극적입니다. 두 당을 설득할 방안이 있으십니까? 더불어민주당이 원래 공약으로 제시했다가 이렇게 소극적인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A. “현재 승자독식형 선거제도로 기득권을 누린 거대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행 선거제도는 민심을 상당 부분 왜곡해 왔고, 이런 왜곡이 민심과 동떨어진 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 갈 수는 없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60%에 이릅니다. 국회 개혁에 대한 열망과 지지도 압도적인 상황입니다.

정개특위는 18명 중 14명이 민주당과 한국당 소속 의원입니다. 각 당 소속 의원들이 각 당내의 당론이나 당 지도부 의견, 의원들의 중론과 무관하게 정개특위에 임할 수는 없습니다. 당 논의와 정개특위 논의를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Q. 의원정수 확대와 관련해서 국민들이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원정수 확대는 반대하고 있는데 의원정수 확대가 필요한가요?

A. “지독한 정치 불신 속에서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국민적 저항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거대양당이 국민의 반대를 이유로 선거제도 개혁과 의원 정수를 증대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민 불신을 방패막이 삼아 스스로 기득권을 유지하는 꼼수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에 국회가 잘한 것도 없고 매일 소모적인 대결 정치로 일관해서 국민들의 불신이 이렇게 커진 점에 있어서 가장 큰 책임 당사자가 거대양당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렇게 국회를 개혁하고 이렇게 기득권 내려놓겠다’ 이런 진솔한 개혁방안을 가지고 국민들 앞에 무릎 꿇으면 왜 국민들이 동의를 안 하겠습니까.

저는 현재처럼 300명 범위 내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줄일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원들을 만나 보면 ‘그게 가능하냐’고 반문합니다. 그래서 국민께 정직하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국민이 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건 국회가 일도 똑바로 안 하면서 사람 수만 늘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과감한 국회 개혁 방안을 제시하면서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Q.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어떤 가요? 특권 내려놓기가 가능할까요?

A. “국민이 이겨야 국민을 위한 국회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국민이 국회의원을 통제하는 힘을 발휘해주시면 별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지금 국회의원들의 특권 중에 가장 큰 특권이 국회의원이 300명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국회의원 개개인이 희소가치가 있으면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만 국회의원이 됩니다. 수가 적으니 로비하기도 쉽습니다. 반대로 특권을 확 낮추고 진입장벽을 낮추면 행정부를 견제하고 민의를 대변할 국회의 힘도 강화됩니다. 머슴의 수가 늘어야 희소가치가 떨어지고 진짜 일할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하려고 할 겁니다.

그동안 국회의 특권 내려놓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출판기념회도 없어졌고, 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도 금지되었습니다. 특히 국회의원 한번 하면 평생 연금 나오는 헌정회 연금도 2008년에 벌써 폐지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수십 년간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개선한다고 약속해도 그대로였던 특수활동비가 전면 폐지되기도 했고요.

나까지 개혁은 성공하고, 나 빼고 개혁은 실패한다는 말이 있죠. 셀프개혁은 어느 기관이나 어렵습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을 국회의원들도 다들 알고는 있습니다. 특권을 내려놓기 싫은 일부가 국민의 뜻을 방패막이 삼아 현상유지하고자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촛불 이후 우리 국민의 강력한 정치개혁 의지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겁니다.”

 

Q. 경실련은 국회의원 세비 동결, 국회의원 세비 결정방식 개선(독립 기구에서 결정) 입장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경실련에서 제시한 방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어느 기관이나 ‘셀프개혁’은 어렵습니다. 국회 개혁에는 국민이 힘을 모아 밀어붙여주셔야 국회도 무거운 엉덩이를 뗄 수 있습니다. 저와 정의당도 세비 동결과 세비 결정방식 개선의 필요성을 누누이 말해왔죠. 선거제도 개혁은 강력한 국회 개혁과 함께 가야 합니다. 투명한 국회, 일 잘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문희상 의장과 유인태 사무총장이 적극적으로 작업 중에 있는 걸로 압니다.

우선 국회의원 세비를 국회의원이 정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원수당산정위원회가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을 정하고 국회는 이를 그대로 입법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돌아가신 노회찬 의원님도 특활비 폐지법안을 내면서 시민참여국회예산자문위를 신설하자는 제안을 한 적도 있습니다.

징계제도도 개선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셀프징계 못하게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새로운 윤리심사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을 막을 제도적 대안도 필요합니다. 국회의원의 공무 국외 활동에 대한 심사와 평가를 국회의원이 하는 셀프심사가 아니라 시민사회에게 맡기는 개혁이 필요합니다.

모두 영국, 미국 등 의회민주주의 선진국들에서 이미 도입하고 있는 제도들입니다. 국회에 대한 더 많은 시민의 참여와 감시를 보장하는 것이 국회개혁의 핵심일 것입니다. 곧 정의당은 이와 같은 내용의 국회개혁법안을 발의할 계획입니다.”

 

Q. 지난 12월 여야 5당 합의에서 선거제도 개편과 함께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추후에 개헌 논의는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신가요? 가장 쟁점은 무엇인가요?

A. “정치는 명분이라고도 하고, 또 한쪽에서는 정치는 현실이라고도 하지만 저는 둘 다 정치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대표성과 비례성 확대라는 대의명분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동시에 각 정당의 현실과 이해관계를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정치개혁특위 산하에 자문위원회를 두고 시민사회, 학계, 여성계, 청년계, 언론계 등 사회 전반에서 전문가를 모시고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자문위에서 지난 9일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국회의원 정수 확대, 투표 참여 연령 18세 하향 등과 같은 논의의 결과물인 의견서를 전달하시면서 개헌에 대해서도 제안을 주셨습니다. 선거제도 개혁 이후,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도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하셨습니다.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다만 개헌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지금의 선거제도 개혁 논의도 중요하기에 지금은 선거제도 개혁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87년 직선제 이후에 30년 만에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니까요.”

 

Q. 원포인트 개헌(권력구조 문제)은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보이는데 혹시 헌법 개정 절차를 쉽게 연성화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헌법개정 절차의 연성화는 제가 이번 20대 국회 전반기에 헌법개정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주로 논의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제도 이전에 국민의 개헌 의지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국민의 주권을 헌법이 보장하도록 한다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번 정개특위는 골든타임을 넘어 라스트타임에 도달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Q. 경실련에서 지난 8일 정개특위 의원들에게 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의견서를 전달했는데, 잘 받아보셨는지요?

A. “네, 잘 받아보았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한 대표성과 비례성 확대에 대해 함께 목소리를 모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개특위 안팎에서 시민사회와 오피니언 그룹이 선거제도 개혁에 함께 해주시는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경실련에서 제시한 의견들 모두 정개특위에서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제 결실을 맺어야할 때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Q.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맡으셨는데 제일 힘드신 점은 무엇인지요?

A. “아무래도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목표를 향한 구심력보다 벗어나려는 원심력이 더 큰 점이 힘듭니다.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속도가 좀처럼 붙지 않고 있습니다. 300명 국회의원의 이해관계도 다 다르고 당마다 셈이 다르니 중지를 모으기가 참 어렵네요. 야3당이 주도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말하고는 있지만 결국 현행 제도 하에서 정치권을 지배하는 것은 거대양당이니까요. 하루하루 날짜가 가는 것이 야속하고, 24시간이 모자라도록 애를 쓰고 있지만…

그래도 국회에서 더 노력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87년 직선제 이후에 30년 만에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혁의 중요한 전환점이니까요. 또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도 예년과는 다릅니다.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에 대한 생각은 다를지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열띤 토론과 지지의 목소리를 확인할 때마다 힘을 냅니다.”

 

Q. 끝으로 경실련이 올해 30주년입니다. 경실련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황금돼지해에 다들 돈을 말하고 풍요를 기원하지만, 경제정의와 경제민주화가 실현되는 바탕 위에 지속가능한 경제발전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경실련에서 올해도 많은 노력 해주시고, 또 그만큼 값진 성과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정개특위와 정의당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2018년 12월 15일, 5개 원내정당 대표들이 정치개혁을 위한 합의를 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여 기간 동안 논의는 공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심 의원의 말처럼 라스트타임에 도달했습니다. 정당들이 더 이상 선거제도 개혁을 당리당략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공분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정치를 쇄신하는 계기로 삼길 바랍니다. 

월, 2019/01/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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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지역이야기]

“이상한 나라”에서 살지 않을 용균이에게

김종현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

[email protected]

 

▲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청년노동자의 시민분향소 (사진제공: 유재홍 시민)

 

용균아!

그 곳은 따뜻하겠지? 그리고 햇빛 들지 않고, 탄가루가 날리는 그런 곳도 아니겠지?

이곳은 남부지방이지만 한겨울로 치닫고 있어 많이 춥구나. 그리고 연일 미세먼지 발령주의보가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나는 몇 해 전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3개월가량 병원 신세를 진 전력이 있는 올해 50살이 된, 너보다 2배쯤 더 세상을 산 그러니까 삼촌뻘라고 할까?

산업재해 기간 중에 산재보험으로 치료를 받고, 치료기간 중에는 휴업급여도 나오고, 산재사고 이후에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여러 종류의 안내문과 때때로 근로복지공단 마크가 크게 찍힌 수건이며, 탁상용 달력이며, 여행용 세면도구 세트도 선물로 받으면서,,,,, 그리고 1년에 한번씩 산업안전교육도 받고, 현장에서 안전화, 안전모도 지급받으면서,,,,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이 많이 좋아졌구나”라고 막연한 생각.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도 멍청하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그러다가 너의 안타까운 소식을 뉴스로 접하면서 처음에는 뉴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나의 유년기 시절.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김용근”으로 불렀기에.

 

중학교 사회시간에 ‘이타이이타이병’에 대해서는 배웠지만, 그리고 성인이 된 후 학원 강사를 하면서 초등학생들에게 ‘이타이이타이병’이 카드뮴이라는 중금속이 몸에 축적되어 생기는 병이고 일본어 ‘이타이이타이’를 번역하면 ‘(너무 너무) 아프다, 아프다’라는 뜻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쳤지만, 1988년 같은 중금속인 수은 중독으로 사망한 우리나라 노동자 문송면에 대하여는 알지 못했구나. 일본은 우리보다 몇십 년 전에 중금속 중독(오염)에 대하여 사회적 경각심을 가지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음에도, 우리나라는 이보다 한참 지나서야 중금속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인정할 정도였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구나.

노동자 문상면의 ‘죽임’(죽음이 아닌 국가적 살인에 가까운)이 시발점이 되어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1988년 7월 우리는 또 한 번 ‘이황화탄소’라는 어렵디어려운 기체를 접하게 되고, 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을 죽이던 독가스의 원료로 사용될 만큼 맹독성을 가진 기체를 매일 접하며 인견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원진레이온 노동자 수십 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슬프구나.

 

정부와 기업들은 안전화, 안전모 하나 던져주고는 자신들의 산업안전 의무를 다했다고 우쭐대고, ‘협력업체’라는 미명 아래 ‘하청업체’ 노동자로 근무케 하면서 유해시설 점검시 “2인1조 근무”, “사고 발생시 동행자가 조속하게 신고”, “산소 측정기 휴무하고 선(先) 산소 측정 후(後) 유해시설 진입, 그렇지 못할 시 진입금지(작업 중지권)”등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산업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위험의 외주화”를 합법화하고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현실.

더욱이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인 작업 중지권을 ‘작업 중지 명령 땐 대기업들 수천억 손실 우려’라는 제목의 보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면서,,, 분노가 치미는구나.

 

전태일 열사에 이어, 문송면, 원진레이온 노동자 그리고 수십 년간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개정, 재개정에 이른 산업안전보건법. 이번에 김용균 노동자로 인해 또 한 번 산업안전보건법이 일보 전진하게 되었다네.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인륜(人倫)과 도덕(道德)위에 경제논리가 군림하던 현상이 조금씩이라도 걷혀지고 있다는 현실이 반갑고, 한편으로 너무 더디어 안타깝기만 하구나.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아들들을 지키기 위해 기업, 국회, 정부와 싸우겠다는 용균이의 어머니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햇빛과 같은 자식을 허무하게 잃고 산산이 부서진 용균이의 아버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우리 용균이보다 험악한 곳에서 일하는 아들, 딸들이 제대로 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살아있는 남아있는 우리들이 더욱 노력할게.

그래서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노동자의 인명을 경시한다. 기업은 노동자의 안전보건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국제기구의 발표나 저명한 학자의 논문이 나오록 않도록,,,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하고 싶고, 다치지 않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퇴근하고 싶다”는 노동자 아니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기자 :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산재 피해자 : “아니오”

기자 : “이황화탄소가 어떤 물질인지 아십니까? 그 물질에 대해 위험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요”

산재 피해자 : “아니오. 일 년에 한 번 불조심 교육을 받긴 했지만, 입사 20년 동안 한 번도 위험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라는 인터뷰가(원진레이온 사건을 조사하던 한겨레신문 의학전문기자의 피해자와의 인터뷰) 역사의 화석이 되어 현재와 미래에는 발생하지 않을 인터뷰가 되기를 바라며, 햇빛 따뜻한 그곳에서 영면하기를 바라네.

 

초미세먼지가 하늘을 가득 메운 2019년 1월 어느날..

월, 2019/01/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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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좋은사회적기업 : 노리소리 강원두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문화예술 예산이 여전히 1% 내외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인색합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email protected]

 

▲ 지난 12월 13일 경실련 강당에서 개최한 좋은사회적기업상을 시상식 (왼쪽이 엄기종 대표)

 

경실련은 어려운 경제・사회적 여건 속에서 사회적 목적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국내 상장기업들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좋은기업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습니다. 경실련 좋은기업상은 올해 27회를 맞이했고, 좋은사회적기업상은 4회를 맞이했습니다.

모두 5개의 기업이 수상을 했고, 모두 자세히 소개하고 싶지만 그 중에 특별히 공익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문화예술 전문 사회적기업인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엄기종 대표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노리소리 강원두레’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요?

A. 노리소리강원두레는 강원도를 기반으로 문화예술 사업을 통해 오늘날 새로운 생활예술 문화공동체를 구현하고자 고성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노리소리강원두레’ 이름은 조선시대 농촌지역에서 행해지던 전통 민속놀이인 두레놀이와 두레소리를 합성한 후 재구성하여 만든 것입니다.

 

Q. ‘노리소리 강원두레’ 소개와 현재하고 있는 활동과 주요활동 등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A. 노리소리강원두레는 강원도 고성지역의 청장년 예술가 및 예술 강사들의 일자리 창출과 문화예술 교육 및 공연 등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하여 설립된 사회적 기업입니다. 현재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생활예술 동아리 운영, 고성농악 및 고성아리랑 등 전통 민속예술의 발굴 및 전승 활동, 지역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및 공연 프로그램 공모사업, 지역 내 문화제 및 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 대행 사업 등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성농악보존회, 고성아리랑보존회, 고성역사문화연구소, 농가주부모임 밴드 등을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상주단체로 설립함으로서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산파 역할 뿐만 다문화합창단, 장애인합창단 및 고성진로체험지원센터 위탁 운영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매개 역할을 감당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시설 및 기관 단체와 MOU 체결을 통하여 무상으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나눔 사업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자율 경영공시를 통해 그간의 성과와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견고히 다져나가고 있습니다.

 

Q. 대표님 소개도 간단히 부탁드리고, 어떻게 이런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특별히 사회적 기업을 하신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국내에서 대학원까지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과정 유학생활을 하던 중 실패하고 돌아와 방황하다 경기도 일산 및 강원도 원주에서 교육 사업을 하면서 귀향을 결심하고 2012년 고향인 강원도 고성지역으로 돌아와 문화예술 분야 전문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늘 고향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귀향하면서 고성지역에 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찾던 중 2012년 당시 사회적 기업이라는 좋은 정책적 지원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역에서 본인이 잘 할 수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문화예술 사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사회적 기업이라는 정부의 지원제도가 없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빠른 시간 내에 사업적으로 자리 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지역사회공헌 사회서비스 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셨는데 문화, 예술을 매개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연대할 때의 장점과 또는 한계나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일반적으로 문화예술은 공공재로서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운영하기가 어려운 사업 분야입니다. 현재 정부의 문화예술 예산은 2013년 이후로 2%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OECD 국가들의 문화예술 예산이 3%인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이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문화예술 예산이 여전히 1% 내외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인색한 것을 보면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 해맞이 달맞이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 길놀이 공연

 

▲ 해맞이 달맞이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 축제 공연

 

Q.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계시는지와 강원지역에도 경실련 지부들이 있는데,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려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요?

A. 2019년 올해에는 고성군이 노리소리강원두레가 그동안 발굴하여 전승해가고 있는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를 강원민속예술경연대회 종목으로 선정하여 출전하기로 하였습니다.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는 조선시대 고성지역에서 세시풍속으로 연희되던 귀한 민속자료로 향후 지역의 대표 문화예술 축제로 키워가고자 합니다.

강원도 고성지역의 경우 아직 경실련 지부가 없어서 상호 교류 소통할 기회는 없지만 인근 지역의 경실련 지부들과 교류하기를 희망합니다. 경실련 행사에 노리소리강원두레가 운영업체로 참여하거나 노리소리강원두레 주관 행사에 인근 경실련 지부가 지부 차원에서 홍보하고 참여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경우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운영하는 고성역사문화연구소, 고성농악보존회, 고성아리랑보존회, 농가주부모임 밴드 등 생활예술 동아리에 회원으로 참여하여 지역 문화예술의 생산자로 함께 한다면 큰 힘이 되리라 봅니다.

 

Q. 경실련 좋은 사회적기업상을 수상하신 소감과 앞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나 우리사회가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사회적 기업을 하고 계시거나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A.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다시 한 번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의 공익적 가치, 윤리적 가치, 경제적 가치 구현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 및 문화 소외계층에 대한 재능기부 등 사회서비스 제공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취약계층의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자 준비하거나 하고 계신 사회적경제인들의 행운과 건투를 빕니다.

 

Q. 끝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이나 목표를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주세요.

A. 올해 2019년도부터는 그 동안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신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사업을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하고, 지역의 현안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혁신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지역의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국도 7호선 고성여행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서 지역을 홍보하고 마케팅 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자 합니다.

 

▲50여평 규모의 공연장과 미술전시관, 사무실 등을 갖추고 지역 예술인들의 연습공간으로 개방하거나 예술인들의 작품을 발굴해 전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강원고성신문)

 

월, 2019/01/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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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경실련이 꿈꾸는 사회를 향해 달려온지 29년이 되었습니다.

시민과 함께 걸어가는 경실련의 창립 29주년 기념식에 회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수, 2018/10/2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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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됐습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를 감시하며 국정 전반을 돌아보는 제도입니다.
국회가 가장 바쁜 시기기도 하지만, 국회만큼 경실련도 바쁩니다.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국회가 정책국감을 잘 진행하는지 감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실련도 국감 시작과 함께 14개 상임위원회를 대상으로 국감 모니터링 중입니다.

 

▪ 경제정책팀 오 간사님 자리를 몰래 찍었습니다.  쌓여있는 자료와 인간답게 살고싶다 문구가 시선을 강탈하네요. ㅎㅎ

 

 

▪ 정치사법팀 서 간사님

“저보고 우수의원을 뽑으라면 저는 법사위 채이배, 박지원, 이춘석 의원과 행안위 소병의 의원을 뽑고 싶네요. 채이배, 박지원 의원은 사법농단과 재벌총수 봐주기 등에 날카로운 지적을 했고, 이춘석 의원은 법조비리 감사, 소병훈 의원은 선관위 대상 국감에서 유일하게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 및 공직선거법 등 경실련 국감과제를 다뤘습니다.”

역시 주무부서 간사님답게 똑 부러지십니다! ㅎ

 

▪ 부동산팀 장 간사님

“국토교통위원회 어떤 의원은 고속도로 기름값이 경유, 휘발류는 낮고 LPG는 높다는 보도자료를 냈어요. 엄청 진지하게… 어쩌라는 건지… 멍미…”

제일 황당한 자료나 질문을 뽑아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답변을 주셨는데, 찾아 보니 박완수 의원이더군요.

 

 

“열심히 국감 모니터하는 상근자들을 위해

문자 한통으로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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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10/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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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을 바라보다 – 이근식 前공동대표 인터뷰] 

 

“정부는 정책이 과연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가를 사전에 잘 따져 보아야 해요.”

 

윤은주 회원팀 간사 [email protected]

 

이번 호 30주년 기념 특집인터뷰는 이근식 전 공동대표입니다. 이근식 대표는 경실련 초대 정책위원장이셨고, 공동대표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셨습니다. 경제학자로 사회운동가로 쌓아 오신 연륜과 깊이만큼 우리 사회를 걱정하며 해주신 말씀들이 참 소중합니다. 경기도 양평에서 지내시며 가끔 서울에 다니러 오시는데 경실련 인터뷰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Q. 전반적으로 한국경제의 현실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고,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글쎄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게 실업과 가난, 노후 불안, 양극화, 주택가격 상승 이런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경제문제도 사실은 국민들의 욕망이나 의식이 연결돼서 나타나는 거에요.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다 서울 강남 살고 싶어 하고, 일류대학에 자녀 넣고 싶어 해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돼요. 그런 생각이 있는 한 입시지옥은 안 없어지고 서울 아파트 값은 안 내려가요. 나는 경실련에서 정책위원장 하면서 알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든 게 교육이구나. 이게 노동문제보다 더 힘들구나. 자기 자녀들 SKY 대학 보내려고 어거지 주장을 막 하거든요. 하나마나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 생각이 조금 건전해져야 해요.

독일은 가봤더니 학벌에 대한 집착이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진짜 없어요. 일류대학 가겠다는 욕구가 없더라고요. 대부분 부모들이 자식들이 공부를 썩 잘하면 대학교 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직업전문학교 보내고 그래요. 직업전문대학 나왔다고 살아가는데 차이가 없어요. 봉급도 직업에 상관없이 다들 비슷하고 학력이나 직업에 따른 차별이 없어요. 사람들이 차별을 안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해요. 학벌 따지고 집안 따지고 그런 것에서 벗어나야 돼요.

 

Q.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이전 정부와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죠. 박근혜 정부나 이명박 정부 때는 잘사는 사람 편을 들었거든요. 기업 편들고. 반대로 이 정부는 못 사는 사람, 어려운 사람 편을 들려고 해요. 그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고, 소득주도 성장의 방향은 옳아요. 소득을 올리면 수요가 증가하여 경제가 살아나는 거는 지금 이 정부가 처음 말한 거 아니에요. 그 유명한 케인즈가 1935년에 출판한 『일반이론』에서 한 얘기에요. 노동자들 임금이 올라가면 경제가 살아난다. 그건 당연한 거에요. 노동자들 임금이 올라가면 노동자들이 돈을 많이 쓰게 되니까 시장이 활성화되잖아요. 그럼 그걸 어떻게 현명하게 실시할거냐? 이게 중요한 건데 글쎄 이 부분은 정부가 의욕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니라 문제인 거 같아요. 정부는 정책이 과연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가를 사전에 잘 따져 보아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급작스런 최저임금 인상을 잘못되었지요. 저소득층에 대한 공공지원을 늘려야지 임금을 억지로 올리는 것은 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부작용은 큰 정책이지요.

정치인들은 말장난을 많이 해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그 내용을 보면 새로운 게 하나도 없어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건 공공복지 늘리겠다는 얘기고, 혁신성장이라는 것은 새로운 산업에 지원을 많이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게 뭐가 새로운 거 에요. 하나도 안 새로운 거 에요. 어느 정부든 해야 될 일이에요. 정책 평가를 하려면 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다 알아야 되는데, 내가 요즘 그런 걸 잘 알지 못하니 이렇게 벙벙한 소리밖에 못 하네요. 부동산 같은 경우는 보유세를 높이는 게 좋은 방향이에요. 보유세를 높이면 그만큼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줄거든요. 그대신 양도소득세는 좀 낮춰주는 거죠.

 

 

Q. 어떻게 경제학 공부를 하게 되셨고, 경실련 활동은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A: 경제학 배우면 당시 몹시도 가난하였던 우리나라를 잘 살게 만들 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요즘은 별로 인기가 없지만 내가 대학교 갈 때는 다들 나 같은 착각에 빠져서 경제학과가 제일 인기 좋았어요. 경실련 활동은 서경석 목사와 의기투합해서 시작했었어요. 그 친구가 사무총장 맡고, 내가 정책위원장 맡고, 변형윤 선생님 공동대표로 모시고 시작했는데 아주 잘 되더라고요. 경실련 출신으로 출세한 사람들 많지요.

 

Q. 경실련 활동하시며 제일 보람을 느끼셨을 때는 언제셨나요?

A: 경실련이 주장하던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 됐을 때 제일 보람을 느꼈지요. 부동산실거래가격제도를 도입할 때도 그랬구요. 다운사이징이 옛날에는 다 합법이었어요. 요즘 국회에서 인사청문회하면 다운사이징 많이 걸리잖아요. 옛날엔 그게 합법이니까 세금 적게 내려고 모두가 실거래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였지요. 그런데 부동산실거래가격제도가 실시되어서 등기할 때 제출한 계약서의 매매금액을 기준으로 나중에 부동산 팔 때 부과하는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도록 하니 모두 실거래가격을 쓰게 되었지요, 산 가격을 적게 쓰면 거래 차액이 커저서 나중에 양도소득세가 그만큼 커지니 모두가 이젠 실거래가격을 쓰게 되었지요. 옛날에는 신고한 거래 가격이 아니라 세무서가 임의로 책정한 매매 가격을 이용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지요. 전세계약기간을 2년으로 연장토록 한 것도 경실련의 자랑스러운 공로입니다. 전세계약기간이 옛날에는 6개월이었어요. 그래서 나도 6개월마다 이사 다녔어요. 2년으로 늘리자는 경실련 주장을 정부가 받아들였거든요. 시행 처음에는 집 주인이 2년동안 못 올린다고 2년동안 올라갈 예상 금액을 미리 받으려 하는 바람에 전세금액이 많이 올랐지요. 그래서 경실련이 욕을 바가지로 먹었었지만 지금 와서는 다들 잘했다 그러죠. 만일 지금도 옛날처럼 6개월 마다 세입자들이 쫓겨나서 이사가야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시민단체가 사회의 목탁 역할도 하면서

국민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가길 바래요.”

 

Q. 경실련 상근자, 임원, 회원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우리는 경실련을 노래방이라고 했어요. 자기 돈 내고 자기가 노래 부른다고. 회원들은 그런 정신으로 와야 해요. 지돈 내고 지가 노래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오는 거에요. 지가 좋아서 지가 떠들고 싶어서 오는 거죠. 그러나 이것은 회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이고 상근자들에게는 정상 생활할 수 있는 생활급을 주어야지요. 저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경실련 같은 시민단체가 우리나라 시민의식을 끌어주는 일들을 계속하면 좋겠어요. 사회의 목탁 역할도 하면서 국민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가길 바래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윤리의식이 많이 부족해요. 역사가 그래요. 조선 후기부터 양심적인 사람은 감옥에 가거나 죽고, 일제 강점기 때는 친일파들이 자손대대 잘 살고 독립운동가들은 자손 대대로 가난하고, 해방이후에도 권력과 돈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출세해서 잘 살고 올바른 생각과 뜻을 가진 사람들은 핍박을 받고 어려움을 겪어 왔지요. 그러다 보니 양심 버리고 기회주의적으로 살아야 잘 살고, 양심적으로 살면 본인만 아니라 자식들 고생만 시킨다고 많이들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Q.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A: 하루 놀고 이틀 쉬고 그러고 지내요. 이제는 체력도 옛날과 비교가 안 돼 등산도 잘 못해요. 최근에 책을 하나 냈어요. 『애덤스미스 국부론』입니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시장은 독과점 기업이 없는 공정한 경쟁시장이에요. 제일 중요한 게 그거에요. 독과점 시장이 아니라 경쟁시장에 맡기라는 거였고, 독과점은 규제하라고 그랬어요. 요즘 시장은 다 독과점 재벌들이 장악하고 있으니, 경제를 시장에 맡기라고 하는 것은 경제를 재벌에 맡기라고 하는 말과 같지요. 애덤 스미스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가 많아요. 스미스는 아주 양식 있는 사람이에요. 지주들은 생각이 없고, 기업가들은 자기들 이익만 생각하니 이들의 말은 새겨서 들어야 하고, 노동자들이 잘 사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그랬어요. 과거에 썼던 것을 고쳐서 다시 쓴 건데 옛날보다 내 생각을 많이 넣어서 솔직하게 그리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어요. 200페이지밖에 안돼서 한 나절이면 읽을 수 있으니 읽어보세요.

 

목, 2018/09/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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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인터뷰 –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

 

“사회적으로 받은 상처는

사회적으로 바로 잡혔을 때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윤은주 회원팀 간사 [email protected]

 

2년 반 일하고, 12년 2개월을 싸운 KTX 해고승무원들의 눈물의 복직 기사 많이들 보셨지요? 지난 7월 21일 철도노조와 코레일이 해고 승무원 18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난하고 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이들이 있어 그래도 이렇게나마 해결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싸움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이 경실련 회원이라는 사실이 번쩍 떠올라 축하도 드리고,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도 회원들과 나누면 좋겠다 싶어 회원인터뷰를 요청 드렸는데 흔쾌히 만나주셨습니다.

“아직도 서울역 가서 농성해야 할 것 같고, 아직도 안 끝난 것 같아요”

인터뷰를 위해 철도노조 사무실이 있는 용산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승하 회원의 첫 마디였습니다. 그만큼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뜻일 텐데, 김승하 회원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지난 9월 4일 용산역 인근에서 만난 김승하 회원

 

Q. 먼저 다시 한 번 정말 축하드립니다. 오랜 기간 애 많이 쓰셨어요. 복직합의 소식 이후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A: 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대전 본사 가서 면접 볼 예정이고요, 적성검사 시험도 봐야 되고, 서류 떼는 등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대전, 부산 돌아다니면서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러 많이 다녔고 다니고 있어요. 지난 8월 22일에는 ‘KTX 해고승무원 직접고용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문화재를 했었어요. 감사드려야 되는 분들 초대해서 다 일일이 찾아가지 못하니까 다 같이 만나서 감사인사도 드리고 이번에 복직대상 되는 사람들 거의 120명 정도 모였었어요, 그동안 못 본지 못 본지 몇 년 된 사람들 얼굴 보고, 저희가 한꺼번에 복직하는 게 아니라 33명 먼저 복직하고 내년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티오가 나는 대로 순서대로 복직을 하게 되거든요. 아마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얼굴보고 마음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겠다 싶어 행사를 마련했어요. 사실 좀 정신없이 얼레벌레 지나다보니까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이번 달은 조금 놀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Q. 첫 출근은 언제부터 하시나요?

A: 아직 배치가 안 돼서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어요. 아마 10월이나 11월 돼야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입사전형 준비 하고 있어요. 신체검사도 받아야 되고, 다음 주 월요일에는 대전 본사 가서 면접 볼 것 같아요. 적성검사 시험도 봐야 되고, 서류 떼는 것 준비하고 있어요.

 

Q. 이제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은 사임하시는 건가요?

A: 아 이제 KTX 열차승무지부가 아예 없어지는 거예요. 이제 저희가 각 역으로 발령을 따로 받게 돼요. 우선 이번에 합의한 것 중 승무 업무는 논의가 진행 중이거든요. 그 논의가 완료되면 전환배치 하겠다는 걸 약속했지만 지금 당장은 저희 대부분 역무직으로 가게 될 거 같아요. 그래서 열차승무지부는 완전히 사라지고 각 역에 속하게 되면 역 지부의 조합원이 되는 거죠.

 

Q. 이번 채용은 특별채용인가요? 정규직으로 복귀하시는 거죠? 이번에 복직이 결정된 180명 전원 복직하시는 건가요?

A: 경력직 채용으로 특별채용이긴 한데, 거의 신입사원 채용하는 것처럼 다시 모든 전형을 그대로 보는 거죠. 전체 정리해고 된 인원은 290명이었고, 소송에 참여하신 분이 180명이었어요. 처음에는 끝까지 투쟁한 33명만 복직해준다고 했었는데 협상 끝에 소송에 참여한 180명 모두 복직하게 됐죠.

정규직으로 복직하는 거 맞구요. 근데 거의 신입이라 사실 고민스러워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실제 복직을 안 하는 분들도 3명 정도 되고요. 가끔씩 저희 기사보고 댓글다시는 것 보면 그냥 그 시간에 다른데 가서 취업을 했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사실은 취업을 했거든요. 다른 직장을 다니면서 퇴근 이후에 활동을 한다든지 휴가를 내고 활동을 한다든지, 집회에 나선다던지 이런 식으로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다른 직장을 다닌 지 벌써 10년이 되어가는 거죠. 이미 과장급이 된 친구들은 이번에 복직하면 월급이 지금보다 반 토막 나는 경우도 있어요. 초봉, 신입으로 들어가는 거니까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자리 잡은 친구들은 많은 걸 포기하고 복직하는 경우도 꽤 있어요. 이 일을 위해 싸웠기 때문에 지금 직장 조건이 더 좋아도 그만두고 복직하겠다는 거죠.

 

 

Q. 이번 KTX 사태의 근본 문제가 무엇이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A: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은 저는 사실 IMF를 잘 모르고 지나갔지만, 그 IMF 때 파견법이 생겼잖아요. KTX 승무원이 처음으로 계약직 자회사로 파견되어있는 그런 형태로 고용을 할 수 있었던 게 우선은 IMF때 법제가 바뀌면서 그런 근거가 마련 된 거죠. 그러면서 신자유주의를 외치게 되고 글로벌한 세계화 이런 것들에 경쟁하지 않아야하는 것 까지도 무한경쟁 체제로 도입을 하면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기업 경영을 잘하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인식되면서 철도도 자회사에 사람을 주게 되면 이것이 인건비가 아니라 사업비로 지출되면서 철도공사 경영평가도 높게 받고 이런 것들이 다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다고 봐요. 그러면서도 여성들만 뽑혔던 건 기본적으로 철도공사의 마인드 자체가 스튜어디스, 예쁠 때 잠깐 쓰고 버리는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체 승무원들을 여성으로, 팀장이랑 남자 승무원들은 놔두면서 여성 승무원들만 비정규직에다가 자회사 이런 고용 구조로 서슴없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었던 거죠. 이런 배경 하에서 여성 차별 문제까지. 그리고 모든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경영평가를 잘 받게 되면 연말에 성과급이 올라가거든요. 그리고 철도공사 안에서 자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막 생겼는데 고위직이 퇴직을 하면 그 사람들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수단으로써 자회사들이 생기는 거거든요.

 

Q. 양승태 대법원장의 재판거래 제일 큰 피해자중 하나이신데, 사법농단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문제도 사실은 양승태 사법부의 그 문건이 발견되지 않았으면 아마 해결 안됐을 거예요. 아마 그게 핵심적으로 작용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정치적으로 풀린 문제이죠.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는데 다른 사법농단의 피해자분들이 굉장히 많으시잖아요. 쌍용차도 그중에 하나고. 전교조도 그렇고. 그런 분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회의 체계가 있어요. 그쪽에서 계획이 닿는 대로 활동도 하고 또 지금 국회 안에서 특별법이라든지 이런 게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박주민 의원이 발의하시고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뭔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계속 참여할 생각이에요.

쌍용차 문제는 제발 좀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그 더운 날, 지난여름 너무 더웠잖아요. 바닥에 누우면 익을 정도로 뜨거운데 그걸 또 하신다 하셔서 되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근데 만약에 저 같아도 만약에 저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더라면 나 같아도 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분들 심정이 이해가 가요. 아무리 덥다고 해도 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 이상 그런 것들 안 봤으면 좋겠어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활동을, 역할을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사법농단 관련된 부분이에요. 이건 분명히 양승태 사법부에 대한 책임, 철저한 수사, 수사에 대한 처벌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구제까지 다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것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활동을 할 생각이에요. 돌아가신 한 분을 위해서도 저희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승무업무 전환 배치 및 직접고용 등 과제가 남아있다고 하셨어요. 조금 더 설명해주신다면?

A: 저희가 싸웠던 목적이 승무업무를 직접고용 시켜야 된다는 것이 목적이었고 다들 그렇게 되기를 바랐는데 아직 갈 길이 많은 거죠. 뭔가 이번이 해결될 수 있는 그나마 기회라고 생각을 해서 합의를 하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이 한편으로는 무겁고 개운하지 못하고 그런 건 분명히 있어요. 영화 헝거게임 보셨어요?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가 있어서 가난한 동네에서 사람들을 뽑아서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시키면서 1등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부자 동네에서 살게 해주는 건데 주인공이 이런 구조에 저항하고 이런 체제가 잘못됐다 하면서 다 같이 싸워나가는 이야기에요. 제가 그런 느낌이 들어요. 헝거게임에서 을끼리 싸우게 만든 구조를 바꾼 사람이 아니라 그냥 그중에서 1등을 한 사람이구나. 그래서 부자동네에서 1등을 한 사람은 너네들도 열심히 하면 이렇게 살 수 있어. 너네들 서로 죽고 죽여서 살아남은 사람은 이렇게 떵떵거리고 살 수 있어. 야 얘네들 해결하는 거 봤잖아. 마치 우리 문제가 그 사람들이 시혜를 베풀어서 풀린 그런 케이스로 홍보가 되는 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어 씁쓸했어요.

 

 

Q. 경실련 회원 인터뷰로 요청 드린 건데, 경실련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나요?

A: 저희가 기자회견 하면 시민단체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경실련도 그렇구요. 그러면서 인연이 돼서 가입을 하게 됐어요. 아직 제가 많은 걸 알지 못하는데 경실련 소식지는 잘 보고 있어요. 덕분에 지식이 쌓이는 느낌이랄까. 뭔가 뉴스를 잘 챙겨보고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그래도 경제 관련해서 경제라고 하면 숫자, 머리 아프고 굳이 뭐 찾아봐야 되나 하면서 좀 멀리하게 되는데 그러다가 사실은 당하는 거잖아요, 이런 생각은 그래도 머릿속에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 하는 것들을 짚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철도노조 한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무런 계획도 하지 말고 그냥 현재에만 충실하고 그냥 쉬라고. 근데 그 말이 제일 위로가 되고 너무 좋았어요. 다른 분들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열심히 앞으로도 노동계에서 활동을 해야 되고… 막 그러시는데 이제 뭐 사실 저도 지부장이라는 타이틀이 없어지고 KTX 열차승무지부가 없어지면서 다른 지부 조합원으로 돌아가게 되잖아요. 그게 제일 기뻐요. 이제 지부장 끝! 우리가 남은 미션도 분명히 있지만 이건 장기적인 미션인거고요. 우선 지금 당장은 좀 끝났으니 쉬어. 그런다고 사실 쉬어지는 게 아니에요. 아직도 마음이 풀어지지 못한 그런 게 있어서 저희도 심리상담 같은 걸 할 계획이 있어요. 뭔가 하나하나 아직도 쌍용자동차 이런 것 때문에도 마음이 불편한 것들이 있어서 조금 조금씩 놓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희들이 다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나는 옳다고 생각해서 뛰어들었지만 정말 십몇 년 동안 왜 너네 그러고 있니. 그거 안 되는 거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야. 이런 식으로 너네들이 그걸 붙잡고 있는 게 바보 같은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가 어쨌든 풀렸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받았던 비난들, 상처들이 하루아침에 됐으니까 풀리는 게 아니거든요. 이런 것들이 치유되는 시간이 분명히 필요하고 그러려면 사회적으로 받은 상처는 사회적으로 바로 잡혔을 때 이게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나중에 출근을 하고 너희들이 싸워서 뭔가 됐어 라는 식으로 위로도 사람들한테 많이 받고 그래야 좀 나아지지 않을까, 아직은 조금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며 지내려고 합니다.

 

복직 소식을 듣고 마냥 좋은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김승하 회원을 직접 만나 뵙고 나니 좋은 일이라 다행이기도 하지만 한편 무거운 마음과 여러 고민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일단 잘 쉬고, 회복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원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 사회 희망의 씨앗이 되는 사건을 만들고 계시니 큰 힘이 됩니다.

목, 2018/09/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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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이야기 – 배우 강신일 인터뷰]

 

“경제적 지원보다 기초 예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 중요합니다.”

 

윤은주 회원팀 간사 [email protected]

 

경실련 사무실이 있는 대학로는 연극의 메카, 문화예술의 거리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이전부터 연극배우나 극단 관계자를 인터뷰해서 궁금증을 풀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번 호에 싣게 되었습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의병활동을 다룬 드라마에서 고종황제의 강직한 충신으로 출연중이신 배우 강신일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9월 11일 동숭교회 카페에서 강신일 선생님을 만나 대학로 이야기,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 함께 나누었습니다.

 

▲ 지난 9월 11일 동숭교회 카페에츠에서 인터뷰 중인 배우 강신일

 

Q. 선생님도 대학로 연우무대라는 극단에서 연기를 처음 시작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로는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중심지라고 불리는 곳인데, 대학로는 연극인, 배우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곳 인가요?

A: 대학로가 처음에 이런 거리가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 했었어요. 서울대학교가 관악으로 옮겨가면서 이쪽에 처음 예총회관이 생기고 문예회관 대소극장이 생기면서 처음 문화의 뿌리를 내리게 됐죠. 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로에 그렇게 극장이 많지 않았어요. 문예회관 대소극장, 샘터파랑새극장, 바탕골소극장 정도가 있었고 신촌 쪽에도 조금 있고 적은 수였지만 분산돼 있었는데 80년대 후반에 연우무대가 혜화동로터리에 터를 잡으면서 몇 년 상간으로 소극장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죠. 누가 의도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극장이 늘어나다 보니 대학로가 문화의 거리가 됐고, 연극의 중심지같이 됐죠. 아주 자연스럽게요.

극장과 극단이 모여 있는 곳으로서 신인배우들이나 신생극단들이 이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다보니 연극인들한테는 연극작업의 가장 기반이 되는 그런 지역이라고 볼 수 있죠.

 

Q.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들이 치솟는 임대료와 경영난 등으로 문을 닫는 곳이 많아진다는 기사들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극단들이 많이 어려워진 건가요? 다양한 공연생태계인 대학로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A: 어려운 것은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과 비례해서 연극인들이라고 해서 어떤 혜택을 받거나 그런 대접을 받지는 않았죠. 그때나 지금이나 연극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극장 갯수와 극단들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극 환경이 더 나아졌다고는 할 수 없고, 지금이 뭐 특별히 어렵다고 얘기하기도 그렇네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굉장히 어려운 조건 속에서 했었으니까.

저도 어떤 해법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자본주의 사회지만 기초 예술, 기초 스포츠 분야에 대해 국민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나 정책들은 필요한 거 같아요. 스포츠 같은 경우는 달리기, 트랙 종목 등이 있을 테고, 기초 예술로는 연극과 무용처럼 사실 관객들이 시간을 들이고 돈을 들여서 찾아가는 수고를 해야 하는 그런 공연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국민들이 의식의 변화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내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단순히 돈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인식의 변화가 진정한 문화의 토대가 된다고 봅니다.

 

Q. 박근혜 정부 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파장이 컸는데요,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예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A: 그건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군사정권 시절에는 그런 일이 있었지요. 77년 연우무대가 창단되면서 당시에 극단이 많지는 않았지만 다들 번역극들을 많이 하고 있을 때, 연우무대는 우리 것을 우리 식으로 연극을 만들어서 관객들과 만나자는 취지로 계속 창작극만 해왔어요. 그러다보니까 체제비판이나 사회비판 같은 내용들의 연극들이 자주 등장했어요. 그 시절까지만 해도 공연윤리위원회라는 게 있어서 사전에 검열을 받아야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중앙정부나 정보과 형사들이 연우무대를 늘 주시하고 있었죠.

제가 연우에 들어갔을 때에도 항상 그랬었어요. 근데 전 재미있었어요. 그 시절에 남들은 잘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작품을 통해 했고, 어쨌든 연극을 통해 투쟁을 하겠다는 거는 좋은 연극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거든요. 그 안에 담겨진 내용들이 때로는 어떤 사람들한테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연극, 예술로서 완성도를 높이려 애쓰는 작업들을 해왔었죠.

그 시절에도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는 제약이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불편한 시선을 받아가면서 군사정권이 끝나고 민주정권이 들어섰지 않습니까. 어쨌든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는 군인 출신들은 아니잖아요. 민주사회에서 군사정권에서나 할 법한 행동들을 했으니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시 대학로의 많은 연극인들이 끝없는 투쟁을 이어갔고, 그것을 비판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릴레이로 작품을 올리기도 하는 걸 보며 아직 정신은 살아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고맙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했습니다.

 

▲ 배우 강신일은 77년부터 동숭교회에 다녔는데 그 때 조그만 촌극을 시작으로 연극을 경험했고 자연스럽게 연극의 길을 걷게 됐다.

 

Q. 의병활동을 다룬 드라마에서 고종황제의 최측근으로 의롭고 강직한 충신 역할을 맡아 열연중이신데, 이정문 대감은 어떤 사람이고, 연기할 때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시나요?

A: 사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그 역할이 무슨 일을 하고 앞으로 전개되면서 어디까지 역할을 하는지 잘 몰랐어요. 워낙 촬영 시작할 때부터 논란도 많았고 관심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 젊은 배우들 중심일거라고만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었죠.

그냥 그분이 독립운동을 하는 대감, 그것만으로 비춰지진 않았으면 했어요. 꼭 좋은 사람은 아니다. 그것이 드라마에서 잘 보여 지기는 어렵겠지만 마음은 그랬어요. 이 사람도 한 나라의 대신으로 결국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자기 살길을 찾아간 그 길이 나중에는 독립운동과 연결이 됐을 뿐, 애초부터 나는 정의의 편이야 그렇게는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정문 대감은 친러파라기보다는 그때 외세에 흔들리고 있는 대한제국에서 그나마 대한제국이 덜 상처받고 버틸 수 있는 것은 러시아쪽이 아니겠느냐 판단한 거지, 친일파처럼 러시아를 끌어들이고 그런 건 아닙니다. 일종의 대한제국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를 이용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Q. 지금 출연중이신 드라마는 곧 종영할 텐데 준비중인 차기작이 있으신지, 앞으로의 계획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A: 후속으로 들어가는 작품은 있는데 회차가 많진 않아 바쁘진 않아요. 금년 말 내년 초에는 연극을 하려고 해요. 당장 다다음주부터는 연습을 하게 될 거 같습니다. 연극하면서 다른 드라마나 영화 작업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립영화 하는 젊은 친구들이 작품을 제안한 게 있는데, 독립영화는 기회가 되면 늘 하고 싶은 장르라 연극과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다 하고 싶어요.

연말에 하는 건 국립극단에서 제작하는 ‘락앤롤’이라는 연극이고, 내년 1-2월에는 자유소극장에서 극단 신시가 레파토리 형식으로 계속 해왔던 ‘레드’라는 작품에 출연합니다.

 

▲ 올해 말에는 ‘락앤롤’, 내년 1-2월에는 ‘레드’ 작품에 출연할 예정이다.

 

Q. 경실련에 대해서는 알고 계셨나요? 문화예술인으로 시민단체 경실련에게 또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A: 경실련은 알고 있었어요.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생각은 있고 마음에 뜻은 있으나 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고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이렇게 경실련이라는 단체가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기고 하시니 멋지고 고맙지요.

감히 제가 무슨 말씀을… 그냥 산다는 게 참 힘들다는 걸 자꾸 느껴요. 사람이 어떻게 변해갈지 그건 진짜 아무도 장담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것이 참 두렵고 변화하는 건 좋은데 변질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된다고 제 스스로에 대해 충고합니다. 내가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 어떤 의도와 어떤 정신을 가졌었던가 요즘 들어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처음 시작했을 때 그 모습에서 얼만 큼 멀어졌나 아니면 가까이 있나 아직도 그렇게 연극을 하고 싶은 건가. 내 삶도 인생도 그렇게 변질되지 않고 유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걸 조금 더 확대하면 시민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고, 정치하시는 분들도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하셨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매체에서 뵐 때도 진중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니 더 좋았습니다. 안면인식장애 비슷하게 낯가림 하신다며 시종일관 겸손하게 인터뷰에 임해주신 모습도 고마웠습니다. 연극무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고, 연륜이 묻어나는 그의 연기가 그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 곁에서 계속 멋진 문화예술인으로 남아주시길 응원합니다.

목, 2018/09/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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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경실련 아카데미]

“현장에서 회원과 함께 정의를 세우자”

 

노건형 지역지원팀장 [email protected]

 

 

일정이 이상하다?
지난 8월 20일(월)부터 2박 3일 동안 ‘경실련 아카데미’를 진행하였습니다. 본래는 매년 2월과 8월에는 ‘중앙위원회’를 개최하는데 올해부터 8월 중앙위원회를 대신하여 아카데미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날짜를 보니 약간 의아스러운 것이 이번 아카데미가 ‘상근활동가 중심이 아닌, 상근활동가와 임원분들을 중심으로 계획했는데 왜 평일(월,화,수)에 2박 3일로 진행하나?’하고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최초에는 ‘대전KT인재개발원’을 염두에 두고 계획하다 도중에 장소가 변경됨으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평일 일정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한 또는 1박만 하고 중간에 돌아가신 중앙 및 지역의 임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지면으로나마 드리고자 합니다.

 

그러나, 장소는 좋았다.

처음, 아카데미 장소를 답사와서 들은 느낌은 주변 풍경은 좋은데 시설이 약간 낡았다는 이미지와 주변에 편의점 등이 없고 시설 내 매점이 일찍 폐점한다는 점에 약간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총평가시 의외로 장소가 상당히 좋았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경실련 가족들 중에 혹 대전에 방문하실 분들을 위하여 간단한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명칭에 대해 알려드리고 싶은 점이 있는데요. ‘뿌리공원, 효문화마을, 효월드’ 등 참으로 다양한 형태로 불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시면 야경이 좋다는 평가가 많고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수달도 살고 있다고 합니다. 최초에는 ‘뿌리공원’이라고 불렸는데, 여기서 뿌리는 나무뿌리가 아닌 족보를 의미합니다.

이후 여기에 효라는 컨텐츠를 더해 효문화마을과 족보박물관을 조성하여 전체를 아우르는 이름이 효월드입니다. 족보박물관은 한 번쯤 구경해볼만 합니다. 대전 안영 IC에서 나오면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특이한 것이 버스를 타면 효월드 입구가 아닌 효월드 내 건물 바로 앞에서 내려 줍니다. 아마도 노인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라 그런 가 봅니다.

 

프로그램???

처음 시도를 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어수선하기도 하고 틀도 생각보다 잡히지 않았습니다. 경실련 홈페이지에서 조직도를 보시면 경실련 아카데미가 하나의 조직기구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근활동가 및 임원, 회원교육의 중요성을 나타냄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에 ‘권역별 전국 상근자 간담회’를 2달에 걸쳐 진행해 왔는데, 의외로 상근활동가와 임원교육에 대한 요구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상근활동가의 경우 실무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경실련 운동에 대한 교육을, 임원과 회원의 경우 경실련 운동과 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희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여러 지역에서 임원교육을 진행하고 사무총장에게 경실련 운동에 대한 강의를 요청하는 사례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아카데미는 큰 주제를 ‘회원’으로 잡았습니다. 몇몇 지역경실련의 경우 오래전부터 회원을 기반으로 한 조직을 만드는데 힘써왔으나 중앙경실련을 비롯하여 많은 지역의 경우 회원 또는 회비로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성공 또는 실패의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목표로 삼아 계획을 했습니다.

 

회원을 주제로 한 다양한 토론들

첫째 날은 상근자들을 연차별로 나눠 주제 없이 자유로운 토론시간을 가졌습니다. 별도로 첫 째 날부터 참여하신 임원분들이 계셔서 그 분들도 별도의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최초 계획은 임원분들의 경우 둘째 날부터 참석을 유도키로 의도하였지만 사실 지역에서 상근자와 임원분들이 따로 행동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에 둘째 날의 임원토론의 내용과 첫째 날의 임원토론의 내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프로그램의 조정, 상근활동가와 임원분들의 최초부터 별도의 프로그램 진행 또는 날짜 선정 고려 등 내년에 진행할 때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접근을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 내용들을 돌아보면 상대적으로 회원기반이 탄탄한 지역을 겉으로 보기에는 회원조직(모임)도 있고 회원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해당 지역경실련의 상근활동가 역시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가 무엇을 결론 내는 자리는 아니였지만 대체로 회원프로그램의 필요성은 공감은 하나, 회원조직을 만드는데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점과 무엇보다 회원조직 또는 프로그램을 경실련 활동과의 연계에 있어서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상근활동가와 임원분들의 토론시 이구동성으로 회원확대를 위해서는 회원프로그램이나 회원조직보다는 경실련 활동의 매스컴 노출이 상당히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활밀착형 또는 지역현안에 대한 적극적 활동이 중요하다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에서 처음으로 토크쇼 형태로 진행한 ‘리얼 토크쇼’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많은 경험을 쌓은 상근활동가들이 나와서 얘기하다 보니 막힘없이 진행이 되었고, 상근활동가로서의 고민에 대한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향후에도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외부강사가 아닌 현장에서 경실련 운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나누는 자리는 계속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좋았던 점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이번 아카데미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장소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았고, 상근자들이 나와 북콘서트처럼 진행한 ‘리얼 토크쇼’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예전에는 지역별로 흩어지지 않게 숙소를 배정했는데,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상근자들을 모두 섞어서 방을 배정했습니다. 이에 대한 활동가들의 반응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의 교육도 좋았지만 숙소에서 술 한잔하면서 선, 후배 활동가의 경험과 사례들을 공유한 것이 상당히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방배정이 어떻게 나눠졌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최초에는 예전과 같이 지역별 안배를 했습니다만, 총장께서 임원분들은 몰라도 상근자들은 전부 나누라는 지령을 하달하셨습니다. 이에 고민하기 싫어하는 기획팀 최윤석간사께서 그냥 가나다순으로 배치, 그에 따른 결과가 이번 방배정의 흑막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더듬어 보세요. 함께 하신 그분들의 성씨가 나와 같거나 비슷한 성씨일 것입니다. 왜냐, 뿌리공원이니까요…..

 

나빴던 점

단점으로 많은 분들이 부실한 식사를 지적하셨습니다. 뿌리공원이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이기에 식대가 높지 않은 식사가 제공된다는 점과 인근에 식당이 많지 않았던 점이 주요했습니다. 향후 진행시는 이 분야에 조금 더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너무 빡빡한 일정과 중간에 붕뜬 상근활동가들의 시간배분이 지적됐습니다.

시간배분의 경우 상근활동가와 임원의 분리 교육 등 전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빡빡한 일정의 경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카데미를 핑계로 1년에 전체상근자들이 모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습니다. 더욱이 중앙위원회의 경우 지역활동가들은 임원분들을 챙기느라 여유가 없으며, 가끔씩 하는 전국실국처장회의 또는 지역경실련협의회 운영위원회의 경우 사무국처장들 대상이므로 전체 상근자들의 모임은 아닙니다. 1년에 공식적으로 딱 한 번 있는 아카데미가 교육 외에도 친교라고 하는 또 하나의 주제를 심어서 진행했으면 합니다. 향후에는 말이죠.

 

그리고,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나?

물론, 아카데미는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닙니다. 교육을 받는 자리이며, 오히려 함께 고민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많은 지역경실련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 이후 의정모니터링에 관심을 가지는 지역이 많습니다. 이에 중앙경실련 지역팀에서는 희망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내년 2월 중앙위원회에서는 전국 공통사업에 대한 논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에 전국 공통사업이 단순히 중앙에서 제안하고 통과되는 사업이 아닌 전국 경실련이 작더라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운동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좋은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 2018/09/2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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