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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산업생태계와 역사문화가 보전되는 재생으로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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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산업생태계와 역사문화가 보전되는 재생으로 전환하라

익명 (미확인) | 목, 2019/01/17- 13:13

도심산업생태계와 역사문화가 보전되는 재생으로 전환하라

– 기존상인재정착률 15%, 도심산업면적 확보 10%, 임시영업장 제공 20% –
– 도심산업생태계 보호를 강조한 서울시 정책의 초라한 성적표 –
– 서울시는 재개발사업의 각종 특혜와 개발이익을 걷어내라 –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제(16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세운상가지역 도심재개발 사업을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시가 도심 규제완화로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을지로의 오래된 식당들이 철거되고 도심산업상인이 폐업상황에 이르자 청계천 도심산업생태계도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이미 많은 상가가 건물철거에 따라 뿔뿔이 흩어지거나 폐업한 상황에서 박시장의 뒤늦은 재검토 발표는 아쉽다. 그동안 상인들은 서울시의 상인재정착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문제를 수차례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요구했으나 서울시는 이를 묵살했다. 시의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과거 개발 관행대로 사업을 방치해 이러한 사태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서울시는 일부 유명한 상점 몇 곳을 남기는 형식적 재검토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도심산업생태계와 역사와 문화를 살릴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도심재생정책을 제시하고 토건세력의 수익사업으로 전락한 재개발사업의 특혜를 걷어내어 주민 중심의 재생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제도개선에도 노력해야 한다..

1. 도심산업생태계 보호위한 서울시 대책은 실패한 정책이다.

2014년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분리•존치하여 전통제조산업과 새로운 기술을 연결하는 도심제조업의 전진기지로 재생하고, 세운상가 주변지역은 도심산업의 발전적 재편과 역사문화 보전관리, 점진적 정비를 통해 주민과 소상공인의 재정착률을 높이는 내용을 포함해 세운상가 일대 재정비를 위한 상위계획 성격의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했다. 기존 전면 철거방식의 대규모 사업추진 방식으로는 도심산업생태계 보호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서울시가 제시한 상인대책은 사업자에게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기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임시상가는 상인 20%에게만 선별적으로 제공했고, 기존 산업상인들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공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었다. 도심산업의 특성상 연계된 사업장간 접근성과 협력시스템 유지가 산업생태계 보전의 핵심사항이며 이를 위해서는 집단적으로 이주할 수 있는 임시영업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상인 20%에게만 사업장을 제공하면 나머지 80%는 뿔뿔이 흩어지거나 경쟁력을 잃어 폐업할 수밖에 없다. 왜 기존 상인 20%에게만 제공하는지에 대한 근거조차 없을 정도로 서울시의 대책은 엉터리다.

서울시가 천명한 도심산업생태계의 보호를 위해서는 최소한 기존 산업상인들이 지속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며, 도심산업의 발전적 재편을 위해서는 산업공간 확대가 고려되어야 하는데, 임시상가 20% 제공은 계획에서부터 원칙이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2. 낮은 상인재정착률, 실효성 없는 대책의 초라한 성적표다.

경실련 조사에 의하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세운 3-1/4,5구역의 사업 후 상인재정착률은 15%, 도심산업면적은 기존 사업장의 10%에 그쳤으며, 임시영업장은 20% 상인에게만 제공되었다. 서울시가 도심산업생태계 보호를 전면에 내세워 제시한 대책의 결과라고 보기에는 지극히 초라한 성적표다. 사업자는 이런 실효성 없는 대책에도 시세 추정 470억원 상당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챙겨갔다. 도심산업면적의 4배에 해당되는 면적이다.

인센티브란 기본적인 행위 외에 추가 기여가 인정될 때 제공되는 것이다 세운재정비촉진계획에서 도심산업생태계 보호 및 도심산업의 발전적 재편은 계획의 기본 행위인데도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으로 이는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대책에 불과하다. 상인재입주대책이기 보다는 사업자 특혜 대책이다.

3. 재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업자에게 준 각종 규제완화를 폐지하라

이번 사태는 청계천 도심산업생태계와 역사문화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서울시가 도심산업의 특성과 역사성, 지역 주민을 고려하지 않고 여전히 재개발사업을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사업자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 결과다. 주거타운화를 방지하기 위해 주거비율을 60%까지 제한하겠다는 계획원칙을 깨고 사업자의 편의에 맞춰 주거비율을 90%로 완화해 사업시행인가를 승인한 것도 기존 산업상인들을 위한 공간 확보를 어렵게 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심상업지역 주거비율 완화(현행 60% –>90%) 방안은 상인들의 생존권과도 직결될 수 있으므로 조례개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재개발 사업자에게 부여된 막대한 특혜와 개발이익부터 걷어내야 도시재생정책이 정상화될 수 있다. 현재 재개발 사업자에게 주어진 강제수용권, 각종 건축규제 완화와 기반시설 확보 의무 완화(주차장 과 학교 건립의무 완화, 과밀부담금 면제)와 개발이익 환수 감면 규정을 폐기하고 세입자 참여와 이주 보상대책도 현실화해야 한다. 이를 위한 법개정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박원순시장은 노포들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명한 식당만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 이름 모를 소규모 상인들도 지역의 상권을 일구며 살아온 우리사회 소중한 구성원으로 지켜줘야 할 대상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재개발사업으로 세입자가 죽고 지역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뉴스를 들어야 하는가? 이제는 끝내야 한다. 박시장이 그 논의를 시작하라.끝.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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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대학가의 “짱”을 꼽으라면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 록 가수 밥 딜런이나 남미의 혁명가 체 게바라를 들 수 있다. 이들과 함께 대학가에서 비슷한 인기를 누린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있었다. 바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스파이더 맨’이다. ‘스파이더 맨’이 타고, 오르고, 뛰어 내린 마천루는 뉴욕 맨해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가 뛰고, 오르내리던 맨해탄에 오늘날의 스카이라인이 형성되는데 약 120여년 정도 걸렸다.

19세기 뉴욕시는 격자형 가로망을 창조하며, 상수와 하수시설, 공원을 조성하며 기반시설 정비 행정을 펼쳤다. 하지만 마스터 플랜 없이 추진하는 도시계획으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자, 진보적 사상가들의 노력으로 더러운 주거조건을 방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임차인 주택법(1901)이 제정되었다. 더 나아가 ‘1916 조닝’을 제정해서 ‘뉴욕 스타일’ 또는 ‘웨딩 케이크’ 형태라는 고유명사로 불리우는 맨해탄 초고층 건축 형태를 주형해 냈다. ‘1916조닝’은 뉴욕에서 탄생하여, 미국의 각 도시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전파되었다. 한국에도 일제식민지시기 1934년 ‘조선시가지 계획령’속에 등장하여 오늘날 까지 한국 도시계획 규제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인연을 갖고있다. 뉴욕시 초고층 건축의 진화를 이룬 ‘1916 조닝’은 계속 발전하여 21세기 각국의 글로벌 도시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아니면 20세기의 유물로 기억될 것인가?

 

트리뷴 빌딩 vs 화신백화점

2018년 8월 뉴욕 맨해탄의 초고층 건축 신호탄을 쏘아 올린 기원지를 답사하기 위해서 시청역 주변 답사에 나섰다. 브로드웨이가 시청공원과 만나면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그 접점에1899년 시청사를 마주보고 세워진 391피트 30층 높이의 ‘파크 로우’ 빌딩이 서 있었다. ‘파크 로우’ 빌딩은 빅토리안 양식을 추구했지만, 외장은 고전주의 양식이었다. ‘파크 로우’빌딩은 건물 중간 중간에 수평성이 강조된 장식적인 띠와 발코니가 있어 이채로웠다. 마천루가 하늘높이 치솟으려는 수직성을 저지하려는 건축가의 의도가 읽혀졌다.

시청 앞에서 시야에 들어오는 맨해탄의 이미지는 주변에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파도치는 은빛 마천루인 포스트 모더니즘 스타일의 ‘8 스프루스 스트리트’빌딩이 보이고 100년 이상 된 ‘울 월쓰’ (Woolworth Building,1913) 빌딩이 브로드웨이를 경계로 서있는 등 초고층 현대식 건물과 오래된 건축물이 시청공원을 둘러싸면서 품위와  세련미를 동시에 풍기는 퓨전 거리풍경이었다.

뉴욕 맨해탄의 스카이 라인 1세대는 1876-1900년 기간 중에 로우어 맨해탄 에서 시작했다. 1876년 완공된 둥근 지붕을 씌운  260피트 높이의 트리뷴 빌딩은 조적식 구조물로써 10층 높이의 최초의 상업용 건물이었는데,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혁신적인 건물이었다. 뉴욕 초고층 건물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엘리베이터는 1937년 서울에도 수입되어 지금은 철거돼 사라진 종로 화신백화점에 승객용 승강기로 설치되었다. 서울의 고층건물과 뉴욕 맨해탄의 고층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싯점이 거의 60여년의 시차가 있지만, 오늘날 서울의 모습은 뉴욕 맨해탄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현대적인 초고층건물이 많이 세워져 있어 선진기술 습득의 모범생임을 실감케 한다.

20세기 들어와 향상된 건설구조기술과 엘리베이터의 효율성으로 초고층 건물이  폭팔적으로 증가하면서 오늘날 맨해탄의 스카이 라인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인류사에서 마천루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생산하고 전파하는 역동적인 시기로 기록된다.

 

1916년 조닝 조례 vs 조선시가지 계획령

(왼)플랫 아이론 빌딩, (오)울 월쓰 빌딩

20세기 전환기에 맨해탄은 이미 초고층 건물의 본거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11층 높이의 타워빌딩(1889), 20층 높이의 플랫아이론(Flatiron,1902)건물이 세워지고, 전례 없는 높이의 792 피트의  네오 고딕 양식인 ‘울월쓰 빌딩’이 세워졌다. 하지만 초고층 건물내 채광과 환기의 확보가 커다란 과제였다. 이를 보장하기위해 전면 도로 폭으로부터의 사선제한이라는 장치가 1916년 뉴욕 조닝 조례에 채택되었다. 1916년 뉴욕의 조닝 코드는 현대적인 도시계획제도의 등장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이 제도는 가로에 도달할 수 있는 일조량을 확보하기 위해 건축선 후퇴(셋빽)를 규정했고,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로 타워를 제한해 자연스럽게 장래 세워질 건물의 형태가 결정되도록 하였다. 1916년 뉴욕 조닝은 맨해탄 초고층 건물의 형태와 스카이라인을 만들어 낸 아버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916년 뉴욕의 조닝은 미국  도시들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도 전파되어 독일을 포함해 일본에는 1919년 도시계획법, 한국에는 일제 식민지 시기 1934년 ‘조선시가지 계획령’에 채택되어 발전해와 오늘날 한국 도시계획제도의 중요한 근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조선시가지 계획령’속에 채택된 지역제는 최저수준의 위생확보에 국한하였기 때문에 뉴욕의 1916년 조닝 만큼의 완성도를 갖추지 몼한 식민지하의 도시계획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1916년 조닝의 엄격한 제약하에서 세워진 대표적인 건축물이 아르데코 양식의 크라이슬러(1930)와 엠파이어 스테이트(1931)빌딩이다. 바야흐로, 20세기 도시문명을 선도하는 맨해탄에 초고층 건물의 시대가 왔음을 선포하였다.

 

뉴욕의 21세기: 허드슨 야드 vs 세운상가

세운상가

뉴욕 ‘1916 조닝’은 파리,런던,보스톤,시카고와 같은 유럽과 미국의 도시들에서 사용하던 고도한계와는 완전히 다른 독창적인 것으로, 개별 건물과 스카이라인을 3차원 형태로 만들어, 웅장한 형태의 오늘날의 맨해탄을 만들었다.

21세기 들어와 뉴욕시는 새로운 성장의 파고에 금융 혜택과 인센티브 조닝을 적용해 ‘허드슨 야드’ 같은 미개발된 맨해탄 지역이 혁신의 에너지를 흡수케 해 하룻 밤만 자고 나면 천지가 개벽하는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면서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전자상가였던  세운상가도 뉴욕의  ‘허드슨 야드’ 모델을 적용하여  21세기형 복합 초고층 건물로 다시 솟구쳐 ‘스파이더 맨’이 타고, 오르는 감동을 시민들에게 선사하는 큰 그림을 그려볼 수는 없을까?

 

조재성

21세기 글로벌도시연구센타 대표/원광대 명예교수

토, 2019/02/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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