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명사특강] 시민이 만드는 경제민주화 – 김태동 교수


나는 버섯을 좋아한다.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목이버섯, 팽이버섯, 양송이버섯… 졸깃졸깃하게 씹히는 맛이 좋다. 하지만 버섯애호가로서 갈림길에 섰다. 지난해 12월 희망제작소가 진행한 ‘쓸모있는 걱정 – 지속가능성과 원자력 발전’ 강의에서 김익중 동국대 교수가 피해야 할 식품군 1위로 ‘고등어’, ‘명태’, ‘표고버섯’을 꼽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해당 식품이 방사능에 오염됐거나 방사성 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되도록 피하라고 조언했다.
아! 내 표고버섯…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 ‘판도라’를 봤다. 영화를 보고나니, 원전 문제는 단순히 표고버섯을 먹고 마느냐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한국은 원자력발전 밀집도 세계 1위, 원전 보유 개수 세계 5위이다. 게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공격적으로 원전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재 고리·신고리 원전단지 반경 30㎞에 약 34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때때로 우리가 처한 현실은 재난영화보다 잔혹하다.
한국이 싫어졌다. 표고버섯을 먹지 않기로 마음을 먹는다 해도 원전 폐쇄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주를 넘어선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다행히도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지난달 7일, 35년째 운영되고 있는 노후 원전인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수명 연장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일부 원고 승소 판결이 나온 것이다. 법원은, 경주의 월성원전 1호기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처분이 위법하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음 날 일간신문 1면에 대문짝만한 사진이 눈에 띄었다. 수명 연장 무효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익중 교수의 모습이 실렸다. 기사를 읽다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국민 소송인단(원고)으로 누가 나선 것일까. 휴대폰으로 검색했다. 그리고 낯익은 공익법 재단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연히도, 몇 해 전부터 공익 변호사의 활동을 지원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소액 후원해온 곳이었다.
나는 정말로 한국이 싫은 걸까. 아니다. 우리나라를 싫어한다기보다 한 시민으로서 의견을 개진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막혀있다고 느낄 때 한국이 싫어진다.
표고버섯으로 운을 뗐지만, 원전 수명연장 무효판결이 나오는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비단 원전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민주주의에 기초한 권리와 의무를 비롯해 다양한 이슈에 관한 시민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글 : 방연주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희망모울을 만드는 사람들 ② 박창현 건축가
“유연한 공간에서 유연한 사고가 나옵니다”
희망제작소가 12년 만에 마련한 보금자리 희망모울은 단장을 하며 시민연구공간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유독 심했던 한파 때문에 일정이 조금 늦춰졌지만, 새 공간에서 시민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는데요. 3월의 어느 날, 희망모울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신 이일훈 건축가님(인터뷰 보기)과 희망모울 설계와 건축을 맡고 계신 박창현 건축가님(에이라운드 건축 대표)을 만났습니다. 두 건축가님은 어떤 인연으로 희망제작소와 함께하게 되셨을까요? 그 두 번째 이야기인 박창현 건축가님과의 대화를 담았습니다.
한상규(이음센터 팀장, 이하 한) : 이렇게 인연이 닿아 시민의 공간을 만드는 일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창현건축가(에이라운드건축 대표, 이하 박) : 반갑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잘 되어서, 희망모울에 많은 분이 오셔서 연구도 하시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 혹시 본인 만의 건축철학이 있나요? 그리고 건축이란 사람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박 : 저는 학부 때는 가구를, 대학원에서는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직접 시간을 들여 가구를 만들었던 경험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건축물과 사람의 접점에 관심이 많고, 시간을 머금을 수 있는 건축을 좋아합니다. 건축에 관한 기본적 접근에서 벗어나 그 의미를 넓히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물리적 공간인 건축물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울릴 수 있는가 고민하는 거지요. 다르게 이야기하면, 사람의 마음과 연결되는 건축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 그런 부분을 설계와 콘셉트에 적용하시는지요?
박 : 요즘은 기능과 비기능의 경계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건축물은 용도와 기능에 따라 다르게 지어지는데요. 저는 그 밖에서의 기능이 어떤 역할을 할지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나중에 희망모울에 오시는 분들이 1층 장애인 화장실을 잘 살펴보셨으면 해요. 문을 받치는 목재 기둥에 제 콘셉트를 반영했거든요.
한 : 모두 유연한 사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 희망제작소에 ‘이음센터’라는 부서가 신설됐는데요. 시민과 시민, 희망제작소와 시민을 연결하는 일을 하게 될 예정이에요. 이런 연결 역시 유연성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박 : 그동안 공동주택을 많이 설계했는데요. 개별 공간뿐 아니라, 사람들이 공용 공간에서 어떤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아직 사람들의 관심은 적지만, 사회 흐름을 보니 공용 공간은 미래를 위해 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관계 형성을 돕기 때문이지요. 이런 생각을 희망모울 설계에 반영했지요.
한 : 희망제작소는 어떤 곳 같아 보이나요? 또 어떻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박 : 희망제작소는 그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긍정적 변화와 희망을 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연구원분들과 이야기하던 중, 조직이 경직되지 않고 굉장히 유연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많은 시민과 함께할 공간의 활용도를 생각해보면, 이번 설계 콘셉트와 잘 맞았지요.제 은사님이신 이일훈 건축가님의 소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어요. 오래된 건물을 수선해야 했는데요. 옛 것과 새 것의 접점을 잘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 희망모울을 설계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요? 또 특별히 신경쓰신 부분이 있다면요?
박 : 어떻게 하면 희망제작소의 모든 식구(연구원, 후원회원, 시민 등)가 저희가 설계하는 공간을 잘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열린 마음으로 잘 써보겠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희망모울이 여타 공간과 조금 다르게 설계되다 보니,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해야겠죠. 하지만 희망제작소가 잘 활용해서, 이런 공간이 필요한 기업이나 단체들에 좋은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3~4층 업무 공간을 설계할 때가 가장 어려웠어요. 실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기도 하고요. 보통 사무실에서는 의자와 책상이 고정돼 있고, 각자 지정된 곳에서만 업무를 봐야 하잖아요. 하지만 희망제작소는 유연한 사무공간을 원했어요. 이를 받아줄 수 있는 또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연한 구조에서 유연한 사고가 나오듯 그때그때 쉽게 이동하고,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기도 하는 유동적 사무공간을 설계했지요. 이런 의미가 사용하시는 분들께 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한 : 희망모울에서 특별히 자랑하시고 싶은 공간이 있나요?
박 : 모든 시민의 의견이 모이고, 이야기마당이 될 수 있는 1층 카페공간입니다. 1층 정문에 서면, 사람들이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카페 뒷배경으로는 정원이 있죠. 정원에서도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차를 마실 수 있어요. 사람과 공간이 교차하고 내부와 외부가 교차하면서 이어지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한 : 건축가님의 말씀을 들으니 완성된 공간을 빨리 보고 싶어지네요. 혹시 설계자로서 희망모울을 한 마디로 표현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박 :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연한 공간에서 유연한 사고가 나온다’입니다.
한 : 마지막으로 희망모울이 어떤 건물이 되기를 바라시는지요?
박 :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이에 따라 변화하는, 즉 살아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용하시는 분들도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애착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가 되는 시대’를 열기 위한 베이스캠프인 희망모울을 차곡차곡 짓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희망모울의 적합 지역과 건물을 함께 찾아주신 이일훈 건축가, 살아있는 공간을 설계해주신 박창현 건축가, 오늘도 더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설계사무소·건축현장·자재생산공장에서 땀 흘려 일하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제작소의 비전과 미션에 깊이 공감하고, 따뜻한 응원으로 함께 해 주시는 후원회원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한상규 | 이음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현상 |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민간독립연구소 희망제작소가 연구원을 채용합니다.
희망제작소는 2006년 정부나 기업의 출연금 없이 설립된 민간독립연구소입니다.
설립 이후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연구를 통해 사회혁신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민과 함께 사회혁신을 만들고 싶은 열정과 의지를 갖고 있는 분을 모십니다.
2. 채용일정

※ 채용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며, 면접 시 복장은 자유입니다.
3. 근무조건
– 급여 (☞클릭)
– 복리후생 : 4대보험, 연차, 경조사 휴가 등
– 근무시간 : 주5일, 시차출퇴근제 운영(1일 점심시간 포함 8시간 근무)
4. 제출서류
1) 지원방법
– 지원서와 과제 작성 후 이메일([email protected]) 접수
2) 지원서
– 첨부양식 이용(개인정보제공동의서 체크 필수) / ☞입사지원서 내려받기 (클릭)
3) 과제(한글파일로 작성하며, 분량은 자유)
* 아래 주제 중 한가지를 선정하여 기술해주세요.
(1)경영기획
– 비영리 조직의 운영원칙과 방향
(2)시민참여형 연구
– 시민과 함께 사회혁신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
– 촛불혁명 이후 변화된 시민사회 연구&활동 환경에 대한 분석
– 시민연구플랫폼으로서 민간 싱크탱크의 역할과 제언
– 시민참여형 교육 프로그램 기획
– 사회적경제 및 도시재생 정책 분석 및 전망
– 지자체 혁신 정책 사례 분석
4) 포트폴리오(자유양식이며 의무사항 아님)
– 이력과 활동을 설명할 수 있는 별도의 자료가 있을 경우 함께 제출
※ 서류접수 뒤 확인 메일이 발송됩니다. 메일을 받지 못하신 분은 연락주세요.
■ 문의 : 경영기획실 권성하(02-6395-1414, [email protected])
희망모울 릴레이 세미나 – 지역희망, 고향사랑기부제도로 잇다
희망제작소
2018.07.26.(목) 14:00
발제 1) 국내 고향세 도입논의와 추진방향
– 박상헌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제 2) 일본고향세의 현황과 시사점
–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토론 1) 고향사랑기부, 지역경제활성화의 마중물로..
– 이상범 전국 시군구청장협의회 선임전문위원
토론 2) 행정일선에서의 고향사랑기부제 도입과 실행방안에 대한 제언
– 문병태 순천시 세무과 세무행정팀장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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