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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립공원 예정지 비자림로 확장공사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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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립공원 예정지 비자림로 확장공사 중단하라!

익명 (미확인) | 금, 2019/01/04- 18:30

제주국립공원 예정지 비자림로 확장공사 중단하라!

환경부 발표 제주국립공원 예정지 내에 비자림로 확장공사구간 포함
비자림로 확장공사구간은 제주국립공원 안돌/민오름 권역생태축 중심
  2019년 기해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원희룡 지사는 신년사를 통해 “제주의 가장 큰 자산이자 핵심가치인 세계가 인정하는 청정 자연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9년 새해의 시작은 날카로운 기계톱 소리와 무참히 쓰러지는 거목들의 비명소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관 훼손 논란으로 잠시 공사가 중단되었던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제주도가 올 2월 재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공사 재개를 밝히는 자리에서도 제주도는 그동안의 무분별한 도로 확장공사로 발생한 경관 훼손문제의 반성과 이에 따른 대안제시가 아니라 공사 강행을 발표하며 도민을 기만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에 대해 당시 우리단체는 다음의 사항을 지적한 바가 있다. 첫째, 제주도는 삼나무 수림의 벌채 면적이 4만여㎡에서 2만여㎡로 감소해 수목벌채가 줄어드는 것처럼 강조했지만 실제 벌채되는 수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제주도는 실제 훼손되는 수목량 기준이 아닌 면적을 기준으로 제시해 도민을 기만한 것이다. 또한 제주도는 기존에 ‘벌채가 이미 진행된 3구간은 벌채구간을 활용해 확장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수목이 밀집된 3구간의 경우 수목 벌채량이 절반이나 남아 있다. 둘째,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의 ‘도로업무편람’의 적정교통량 대비 서비스 수준을 근거로 도로확장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제주도가 주장하는 자료는 ‘자동차가 포화하는 정도의 개념이지 도로 확장의 근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로확장의 타당성을 보기 위해서는 교통량뿐만 아니라 사고 건수, 현재 도로상황 등 복합적 계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셋째, 주민 숙원사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설득력을 얻으려면 실제 주민들이 이용하는 도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주도는 추가 확장계획은 없다고 하고 있어 제주도 계획한 2.9km의 도로공사를 주민 숙원사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최근 우리단체는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제주도의 핵심정책을 크게 저해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바로 비자림로 확장공사의 핵심구간이 제주국립공원 예정지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제주국립공원 경계안을 보면 비자림로는 물론이고, 벌채 예정인 수림지대와 이미 벌채된 지역 모두 국립공원 예정지 안에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을 담당하는 제주도 담당부서에 재차 확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제주환경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국가차원의 보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주국립공원 확대를 도정의 주요 시책 중에 하나로 추진해 왔다. 이는 문제인 대통령의 제주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국립공원 경계설정이 마무리되었으며, 조만간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비자림로는 신규 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권역 중에 ‘안돌/민오름 권역’에 포함되어 있다. ‘안돌/민오름 권역’은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계획된 비자림로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체오름, 거친오름, 밧돌오름, 안돌오름, 거슨세미가 위치해 있고, 남쪽으로는 칡오름, 민오름, 족은돌이미, 큰돌이미, 비치미오름이 분포한다. 이 오름들이 모두 신규 국립공원에 포함되는데 이들 오름군락의 생태축을 연결하는 중앙에 비자림로와 삼나무 수림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제주국립공원 경계설정이 된 신규 국립공원 예정지에는 비자림로와 삼나무 수림이 포함되어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하자면 제주도가 공사 재개를 발표하면서 공사구간을 세구간으로 나누었는데 이중 3구간이 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것이다. 3구간은 현재 일부 벌목이 진행된 곳으로 전체 공사구간 중에 수림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자림로의 수림이 훼손되고, 도로가 4차로로 확장될 경우 신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는 이 지역 오름군락의 생태축은 크게 단절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제주국립공원 경계 검토기준이 ‘한라산-중산간지역-해안 및 연안지역’의 생태적 연결성 확보’라는 점에서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국립공원 예정지의 숲을 없애고 무리하게 도로를 확장하려는 제주도는 경관 및 생태계를 훼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 지역 수림지대가 자연림이 아닌 식재림이고,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삼나무라면서 벌채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는 생태계의 원리와 가치를 철저히 배제한 논리에서 나오는 얘기들이다. 식재림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생태적·경관적 기능과 역할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백번 양보해 지극히 단편적 사고로서 삼나무의 가치를 부정한다 해도 이의 대안은 삼나무 대신 다른 수종으로 갱신할 수 있을지언정 삼나무 숲을 없애고 도로를 확장하자는 것은 논리 모순이고 억지일 뿐이다. 더군다나 국립공원 예정지를 이런 식의 논리로 재단하는 것은 제주도정에서 환경정책을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제주도는 제주국립공원 예정지에 포함된 비자림로의 확장공사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비자림로 주변 수림지대는 이 지역 오름군락의 생태계를 연결하는 생태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미 벌채된 구간의 생태복원을 진행하고, 국립공원 지역 내 생태도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경보물섬의 체계적인 보전이라는 제주도정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

2019.1. 4.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문상빈)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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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핵발전, 혜택은 일본이 누리고 핵오염수 뒷감당은 전 세계가 같이하자고?

이서윤(서울 시민)

저는 두레생협에 소속된 에코생협 대의원이자, 세 아이의 엄마이자, 일하는 서울 시민 이서윤입니다. 조금 전까지 일을 하다가 부리나케 이 장소로 왔는데요. 며칠 전부터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해야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밤잠을 설쳤습니다. 그러다가 요즘 제가 읽는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파우스트의 말이 제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정직하게 구해서 얻도록 하게! 광대방울소리 요란한 바보가 되지 말게! 생각과 바른 뜻이 있으면 별 기술이 없어도 연설은 저절로 되네” 과학적 데이터를 끌어오고, 권위있는 학계의 입을 빌리고, 정치인의 권력을 등에 업는 방법은 제가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저는 제 마음과 생각 그리고 행동 밖에는 가진 것이 없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4337" align="aligncenter" width="800"] 2023.9.2.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서윤 시민 Ⓒ환경운동연합[/caption] 저는 한달에 한 번씩 제가 사는 동네에서 아이들과 주민들과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이란 활동을 20개월째 해오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함께 동네 골목과 인왕산 등산로를 돌며,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 테이크아웃 커피 잔, 깨진 유리 등을 줍습니다. 쓰레기를 주워서 모아 버리는 일을 하면서 항상 마음 한켠이 불편했습니다. 애초에 쓰레기가 버려지지 않게,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생산되지 않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부분 때문입니다. 주워도 주워도, 도저히 100% 깔끔하게 없앨 수 없는, 찐득찐득한 담뱃진에 절은 담배꽁초들을 길 위에 남겨두고 떠날 때마다 우리는 항상 어느 정도는 무거운 마음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지구환경과 인간의 안전을 위해 실천하는 개인들의 노력은 제도의 허점이나 법규정의 사각지대에서 무력해지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꾸준한 플로깅 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모입니다.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에 대비해, 우리가 줍는 쓰레기의 절대적인 양이 결코 더 많아서가 아닙니다. 숲 속에 고요히 피어있는 들꽃이 담배꽁초의 악취에 절여져 있는 모습을 결코 외면할 수가 없어서입니다. 그 모습을 외면한다는 것은, 우리가 사회적 죽음을 선택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4339" align="aligncenter" width="800"] 2023.9.2.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범국민대회에 참가중인 시민들. 이날 약 5만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쓰레기를 주워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절대로 값지고 좋은 물건은 쓰레기로 나오지 않습니다. 길에 버려진 쓰레기는 무조건 더 이상 필요가 없고, 더럽고 누구나 피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팔아서 돈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게 처치하려면 종량제 봉투를 사던지, 폐기물 신고를 하던지 비용을 내가 부담해야 합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도 이런 쓰레기의 본질과 맥을 같이 합니다. 일본 정부에게 득이 되고, 팔아서 돈이 되고, 효용가치가 있는 것은 절대 버려지지 않습니다. 가지고 있기 싫고, 더럽고, 빨리 눈 앞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은 것을 버리는 데, 그 종량제봉투의 값이 최대한 적게 드는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거대한, 더 이상 큰 사이즈가 없는 종량제봉투입니다. 바다입니다. 저는 이번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로 진짜 무슨 심각한 인간 건강에 위해가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세계인 중 단 한명이라도, 바다에 사는 온갖 동식물들 중 한 존재라도 이번 오염수 투기의 악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면서 이 쓰레기가 단 한 존재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려면 애초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았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육상에서 이 폐기물을 처리하고 감당했어야 합니다. 그 정도의 부담도 지지 않으려면 원자력발전소를 지으면 안 됩니다. 원자력의 혜택은 있는대로 다 누리면서, 원치 않는 사고가 났을 때의 뒷감당은 해당 지역 주민이나 아무 관련도 없는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나누어 지자고 하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백번 양보해서 국제정치의 원리가 슬프게도 오로지 힘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만 지배되니, 일본 정부는 자국의 이득에만 눈이 멀어 해양투기 결정을 내렸구나하고 쳐봅시다. 더 어이가 없는게, 우리나라 정부의 대처입니다. 8/31일자 KBS뉴스에도 나오던데, 우리 정부가 수산물 활성화를 위해 8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이건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30여년에 걸친 오염수 방류가 우리 나라의 관련 산업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많은 금액의 세금을 투입해야 할겁니다. 그런데 이런 세금 투입이 대체 누구 때문에 시작 된겁니까? 왜 일본의 쓰레기 투기를 위해서 우리가 이런 엄청난 감당을 해야하는 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오염수 방류에 문제제기를 하는 국민들을 싸잡아서, 괴담을 만들어낸다느니 불안감을 조장한다느니 비난하는 것이 나라의 지도자가 할 일은 아닙니다. 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는지, 그것을 해소하려면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는지 고민하고 현명한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도자와 집권당이 해야 할 책무입니다. 대통령은 절반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대통령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정말로 더 걱정되는 건 이번 오염수 방류가 끝이 아닐까봐입니다. 나쁜 선례라는 말이 있죠. 법에서도 앞선 비슷한 사례들에서 어떤 판결이 실제로 내려졌던지가 현재 사건의 판결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넘어 열대화가 되어 간다고 유엔 사무총장이 말할 정도로, 우리는 이미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 해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상당기간 우리는 해수면상승, 이상 기후의 빈번한 발생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 대한민국을 포함해,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하고 있는 탄소절감 실천을 보면 지금 당장 온실가스 제로가 되긴 틀렸습니다. 지금처럼 탄소배출량을 신나게 늘려가다가는 북극곰 걱정할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저는 다가올 해수면 상승과 폭염, 폭우, 잦은 태풍, 해일, 산불, 토네이도 같은 극심한 이상기후현상들이 지금껏 우리가 해변에 잔뜩 지어놓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 정말 염려됩니다. 일본이 지진대비 강국이라고 자처하지만, 자연의 움직임 앞에 그 원전이 무력하기 짝이 없던 것을 생각해보십시오. 일본 탓만 해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에 현재 운전중인 원전만 422기, 건설중과 계획중인 것 까지 합하면 583기에 달합니다. 그 중 절대적으로 많은 숫자가 해안에 위치합니다. 우리 나라의 운행중인 한울, 월성, 새울, 고리, 한빛원전들. 한결같이 바닷가에 딱 붙어 있습니다. 우리는 제2, 제3의 후쿠시마를 잠재적으로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번 오염수 방류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가 정말 중요한 시험대인 것입니다. 위험성을 정확히 알 수 없으면 안전하다고 하는 자와, 안전성을 정확히 알 수 없으면 위험하다고 하는 자의 싸움. 언뜻 보면 논리 싸움인 듯, 힘의 대결인 듯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순간에도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논리에서, 힘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우리의 생명과 안전과 행복 그리고 자유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공교롭게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2011년에 일어난 또 하나의 비극,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우린 기억합니다. 그때도 환경부 그리고 옥시와 같은 제조사들은 법적 문제가 전혀 없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거라고 초반에는 아주 당당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났습니까? 673명이 사망하고 총 피해자가 7800여명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훗날 인류에게 이런 구체적인 피해자 수치를 만들어 준 계기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 보수적으로 좀 더 보수적으로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기본적인 건강과 안전, 행복에 대한 추구의 권리를 옹호하고 보호해주는 나라가 되길 바라는 것입니다. 제 꿈이 너무 야무진가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가 벌써 12년 전의 일이란 것이 새삼스럽습니다. 지금 우리를 이 자리에 불러모은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라는 사건이 없었다면, 우리의 기억 속에서 12년전 그 끔찍했던 날은 조용히 시간의 지층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일본 사고 현지의 주민들과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은 여전히 고통이 현재형이겠으나, 적어도 일본국민이 아닌 다른 나라 보통 사람들의 시선은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자력발전의 음영이 이렇게나 짙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에서 너무 쉽게 잊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를 진절머리 나게 반대하고, 분통터지는 여기에 모인 우리라 하더라도 원자력발전의 어두움 앞에서 남 탓만을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추구해 온 소비와 성공과 눈부신 경제적 번영 아래에는 핵 오염수와 미세플라스틱과 불에 탄 숲속 동물의 사체가 뒤엉켜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4341" align="aligncenter" width="800"] 2023.9.2.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범국민대회에 참가중인 시민들. 이날 약 5만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계획이 일본 정부에게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그 시점부터 방류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보이고 운동에 함께 하지 못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고백합니다. 저의 마음 깊숙이 자리했던 무력감, 어차피 아무리 반대해도 대통령이, 일본 정부가, 국제기구가 정한대로 흘러갈 거라는 허탈한 심정. 그것이 진작에 여러분과 함께 적극적인 행보를 걷는 것을 방해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여기에! 여러분과 함께 있고 저의 속마음을 충분히 내보였으니, 이젠 더 많은 친구들과 만나서 함께 쓰레기를 주우며, 우리가 만들어 갈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인생은 짧고 운동은 길다. 여러분 힘내서 함께 걸어갑시다!! (이 글은 2023.9.2.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목, 2023/09/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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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지향)일기 시즌4]

복숭아를 주는 마음

시무

   지금은 이미 <비건 지향 일기>의 원고 마감일을 훨씬 넘긴 시점이다. <비건 지향 일기>에서 비건과 논 비건이 어떻게 연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시기에 나는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원고를 마감할 수 없었다. 우리는 너무 자주 싸웠고, 서로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었으며, 결국 시간이 필요했다. 가까스로. 겨우겨우. ‘우리’로써 지난한 시간을 견디다가 어느새 알아차려 버린 것이다. 우리 사이의 끈이 너무나도 가느다래진걸.    처음부터 우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달랐다. 큰 것부터 사소한 것들까지. 우선 나이 차이가 크게 났고, 그 친구와 나는 MBTI도 네 글자가 다 달랐다. 그 애를 처음 알게 되고 두 번째 만나던 날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한강을 따라 나란히, 느릿느릿 걸으면서 이야기했다. 얘기를 나눌수록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디테일하게 다른지 실감했다. 매일 웹툰을 보고, 끊임없이 친구들과 연락하며 만나고, 많은 신곡을 듣고, 운전하고, 대학교에 다니며, 누아르 영화를 좋아하는 너와, 웹툰을 하나도 보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며, 듣던 노래만 듣고, 매일 걷고, 회사에 다니는, 잔잔하고 의미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나. 무엇보다 나는 비건이었고 그 친구는 논비건이었다.      “누나는 딱복이 좋아 물복이 좋아?”    밸런스 게임을 하면서도 좀처럼 맞는 걸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질문은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무조건 딱복파였기 때문에 딱딱한 복숭아만큼이나 단단한 목소리로 당연히 딱복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애는 자기도 딱복이 더 좋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보며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우리 처음으로 맞는 거 찾았다.”    올라간 입꼬리 위로 튀어나온 동그랗고 통통한 볼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사귀기도 전인 그 순간이, 묘하게도 자주 기억이 나더란 말이지.     언젠가 한 번은 남자친구가 지갑을 잃어버렸었다. 현금은 없었고 카드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하철 2호선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는 지점에서 보기로 했는데, 만나자마자 나에게 큰 비닐봉지 하나를 안겨줬다. 봉투 안을 보니 복숭아가 담겨있었다. 딱딱한 복숭아가. 데이트를 나오기 전에 엄마한테 만 원을 빌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역 근처 과일가게에서 내가 좋아하는 복숭아를 사 왔다고. 그날 집에서 딱딱한 복숭아를 씻어 먹으며 생각했다. 비건과 논 비건이라는 장벽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네가 나에게 복숭아를 주는 마음 덕분일 거라고. 내가 못 먹는 걸 강요하는 대신 먹을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걸 챙겨주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     만나는 동안 갈등이 계속해서 일어났지만, 비건과 논 비건의 차이로 인해 싸운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비건과 논 비건의 차이가 생각보다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생각했었다. 착각이었다. 내가 그걸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거였다.     아무도 미리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이 바로 헤어지는 날이란 걸 직감한 밤. 시간은 이미 열두 시이고. 동네에는 비건 식당이나 술집도 없고. 함께 두어 번 가봤던 술집에 들어가 안주로 부추전을 시켜 먹었다. 참 웃프지만, 그 아이는 내가 논 비건이었으면 마지막으로 비싸고 맛있는 걸 사주고 싶었다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싶었다고 말하며 울었다. 그리고 나도 “어쩔 수 없는 거 알잖아” 하며 울었다. 그날 그 애는 ‘몇 없는 선택지 안에서 내가 어쩔 수 없이 골라 먹는 음식’ 대신 복숭아 같은 걸 사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제 남이 되어버린 그 애를 생각하며 올해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딱딱한 복숭아를 한입 베어 문다. 그 안에 들었던 말랑말랑한 마음을 생각하면서. 나를 만나는 동안 참 많이 배웠다고, 고맙고 재밌었다고 말하던 그 애의 얼굴을 그려보면서.    
화, 2023/09/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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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id="attachment_235639" align="aligncenter" width="640"] 2030년까지 30%의 보호구역을 지정해 보전해야할 해양 생물다양성[/caption]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생물다양성 협약 서명 환영한다.

○ 정부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이하 ‘BBNJ’) 보전 및 지속가능 이용을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BBNJ는 올 6월 19일 유엔에서 공식 채택되었고, 우리나라는 이번 서명으로 83번째 참여국이 되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BBNJ 협정 서명을 환영하면서 정부가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국제적 흐름과 함께 공해·심해저 보호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참여하길 기대한다. 동시에 정부는 2030년까지 30%의 국내 해양보호구역 확대라는 중요한 과업이 있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 ○ 정부는 BBNJ 협약 서명을 통해 해양생태계의 보전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바다의 약 64%를 차지하는 공해는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닌 동시에 책임의 주체도 없어 환경·생태적 파괴만이 행해져왔다. 지난 20년간 논의된 BBNJ 협약은 무분별하게 이용되어온 공해의 해양환경 및 생물다양성 보호를 목적으로 국제사회가 최초로 결의한 다자간협약이다. BBNJ 협약은 지난 6월 19일 유엔에서 채택되고 9월 20일 협약 서명과 함께 68개국이 서명했다. 우리 정부는 협약이 채택된 뒤에도 서명을 미뤄왔지만 환경단체의 촉구를 통해 결국 BBNJ 협약에 서명했다. 협약의 서명은 앞으로 정부가 국제사회와 함께 해양환경을 보전하겠다고 약속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 환경운동연합은 한국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공해상 30% 이상의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고 관리하는데 앞장설 것을 요구한다. 앞으로 BBNJ 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 마련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적극적으로 자세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인 △해양보호구역 지정 △환경영향평가 △해양 유전자원 이익공유에 있어 해양 환경 보전 이행 차원에서 어떤 흔들림도 없어야 할 것이다. ○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BBNJ 협약 서명을 환영하면서 정부가 서명한 본 협정을 책임감 있게 이행함으로 해양생물다양성 보전의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국제 사회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육해상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생태계 회복을 위해 힘쓰는 추세다. 특히 바다는 남획과 혼획, 서식지 파괴와 해양폐기물 오염 그리고 기후 위기로 인한 바다 산성화 등 다양한 인간의 간섭으로 전례없이 파괴되고 있다. 망가져가는 해양 생태계를 회복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를 통한 인간 활동 제한은 불가피한 선택 중 하나다. ○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공해상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뿐 아니라 2030년까지 국내 해양보호구역을 30%까지 확대 및 지정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해양보호구역의 생물다양성을 효과적으로 보전하기 위해서 시민사회와 함께 보호구역 관리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그동안 우리는 바다를 무한하고도 무자비하게 개발하고 이용하면서 그 책임은 외면했다. 이번 BBNJ 협약이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이 아닌 해양생태계의 ‘보호와 보전’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환경운동연합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책 제안을 이어갈 것이다.
2023년 11월 2일
환경운동연합
목, 2023/11/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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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대표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이철수, 홍종호 선출 -

- 신임 사무총장 김춘이, 사무부총장 이영웅 선출 -

-2021년 중점사업은 기후위기 대응과 탈 플라스틱-

- 전국대의원 생태사회 대전환 촉구 결의문 채택해 -

환경운동연합이 2월 27일(토)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재적의원 379명중 270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은 향후 3년간 환경운동연합을 이끌어갈 13기 임원진을 선출했다. 이외에도 2021년 중점사업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사회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13기 공동대표로는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이철수, 홍종호 5인의 공동대표가 선출되었다. 현재 안동환경연합 상임대표인 김수동 대표는 영풍제련소 폐쇄 및 이전 운동을 주도해온 현장운동가로 전근대적인 산업구조를 친환경산업구조로의 전환하는 데 주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환경법률센터 이사장이기도 한 김호철 변호사는 새만금 소송,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취소 소송에서 크게 역할해온 환경법률분야의 산증인이다.

박미경 대표는 현재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으로 공해추방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오랜 현장 활동을 통해 전국 지역조직 역량을 결집해 온 장본인이다. 12기에 이어 연임하게 된 이철수 대표는 판화를 통해 환경·평화·생명을 보호하는 저명 판화가로 최근에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운동에도 참여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재직중인 홍종호 교수는 현장과 이론을 연결하고 통찰하는 전문가로서 국토개발, 기후위기, 에너지전환 등에서 한국사회에 크게 역할해 오고 있다.

김춘이 신임 총장은 1995년부터 국내외 환경이슈를 다룬 활동가로 사회적의제를 이끄는 환경운동연합, 행동하는 환경운동연합, 연대하고 협력하는 환경운동연합을 표방하고 있다. 대만 핵폐기물 북한반입 반대, 새만금 살리기, 4대강, 습지보전 및 DMZ 보전, 지속가능발전목표 등의 분야에서 역할해온 바 있다. 제주환경연합 사무처장이기도 한 이영웅 사무부총장은 제주도내 송악산 개발사업, 제주해군기지, 제주제2공항 건설 등 제주 현안이 발생할때마다 주민의 목소리를 담는데 노력해 왔다. 사업감사로는 석면피해자 구제 및 석면추방을 위해 활동해 온 변영철 변호사와 에코피스아시아 이태일 사무처장이, 회계감사로는 박상철 공인회계사가 선출되었다.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은 2021년 중점사업으로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2050 탈플라스틱 전략 수립 등을 결정했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사회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사업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운동이다. 2030 탈석탄 로드맵 수립을 위한 전국 캠페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대안 마련, 온라인 플래폼을 활용한 미디어 영상 캠페인 등이 주요 내용이다.

‘2050 탈 플라스틱 전략 수립사업’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정부와 기업의 실효적인 감축목표를 이끌어내고, 실천 과정을 감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제로 챌린지를 비롯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은 위 결의문을 통해, “지난해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석탄발전소 조기퇴출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며 정부여당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또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피해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 그리고 부담을 떠안을 청년들과 함께 위기를 멈추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2021년 우수 지역, 활동가, 회원 등에 대한 시상도 이루어졌다. 주민과 함께 하는 해안 쓰레기 정화활동을 펼쳐온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우수지역상을, 강윤희(제주환경운동연합)·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우수활동가상을, 박현수(청주충북)·소삼영(천안아산)· 홍기혁(광주) 회원이 우수회원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고 최재숙 에코생협 상무에게는 특별상, 12기 임기가 만료되는 권태선‧장재연 공동대표와 지기룡 감사, 최준호 전 사무총장에게는 공로패가 수여되었다.

 

2021227

환경운동연합

 

*첨부자료 13기 공동대표 및 총장단 사진

일, 2021/02/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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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의 섬이야기

부산의 진짜 동백섬 가덕도, 공항으로 사라진다

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caption id="attachment_216056"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의 국수봉과 남산의 동쪽 중앙계곡에는 동백군락지가 있다 ©이상범[/caption]

부산 강서구 천성동 308-2번지, 면적은 약 21㎢로 서울시 용산구 정도이다. 가덕도는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정치권에 화두가 되었다. 이미 2016년에 신공항 부지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곳이다. 그런데 평소 다른 섬 공항 건설에는 관심도 없던 정치권이 가덕도 공항에는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정치적인 환심을 얻고자 했다. 가덕도에 무관심하던 정치권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가덕도 공항을 표심의 제물로 삼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이다. 국회에서 발의한 지 석 달도 안 되는 시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보궐선거는 끝났고 국민 머릿속에서는 벌써 잊혔지만, 가덕도 신공항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공항이 건설되기 위해서는 대상 입지에 대한 공항 건설 전후의 안전, 경제, 생태환경 등 기본적이며 상식적인 영향평가 과정을 통해 검증이 진행된다. 활주로 주변의 개방성, 해무나 파랑 등 돌발적인 기상 이변에 적응할 수 있는 활주로와 항공기의 규모, 조류 충돌(bird strike)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섬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 차원 뿐 아니라 관광객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는 이러한 조건에 대한 명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2"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 조감도 ©부산시[/caption]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올 가덕도는 이미 육지와 연결된 섬이다. 서쪽으로는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도와 연결되어 있고, 동쪽으로 가덕대교로 부산과 연결된다. 국내에서 섬 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지자체 중에 이렇게 육지로 연결된 섬을 공항으로 하겠다는 발상은 처음이다. 필자는 보궐선거 분위기로 가덕도 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에 가덕도를 방문하였다. 외지에서 바라보는 가덕도 분위기와는 다르게 섬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컸다. 특히 가덕도 외양포 마을은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은 병참기지 건설을 위해 주민들을 이주시켰고,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마을을 빼앗겼던 역사가 있다. 그러니 이제는 신공항 건설과 함께 다시 마을을 떠나 이주해야 하고, 고향은 흔적 없이 사라지게 된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3"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 시민단체들의 신공항 반대 격문 (필자 촬영)[/caption]

가덕도 신공항의 3.5km 길이의 활주로 중 40% 이상의 부분은 바다를 메워 조성하는데, 예정부지 주변의 수심이 최대 21m에 달한다고 한다. 이 바다를 주변에 있는 국수봉(264.4m), 남산(188.4m), 성토봉(179m)을 흙을 깎아 메운다고 하니 가덕도 자체의 형상이 크게 바뀔 뿐 아니라 산림 훼손, 나아가 매립된 흙에 의한 해양생태계 오염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태풍의 강력한 에너지를 분산시켜 막아줬던 산들이 절토되어 사라지면 그 바람의 영향은 고스란히 주변 지역에 미치게 된다. 대개 공항을 활주로 규모로 판단하지만, 부대시설과 보안 시설 등을 포함하면 그 면적은 두세 배 늘어나게 된다. 결국, 가덕도 대항동 전체가 형상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도 국책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무시되는 경향이지만,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기상 이변에 대한 평가도 필수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사항이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4" align="aligncenter" width="636"] 외양포의 일제강점기 포대 진지 (필자 촬영)[/caption]

일제강점기에 군사적 요충지나 기상 기지의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 섬들의 지형적, 지리적 특성을 보면, 왜 이곳이 특정한 장소, 특히 군사적으로 이용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공항 건설지인 외양포(外洋浦) 일대는 일제강점기 시대 포대가 위치했던 장소이고, 일본군의 잔재가 고스란히 잘 남아 있어서 우리나라 근대역사교육에 매우 중요한 문화공간이다. 아직도 외양포 일원에는 당시 가옥, 도로, 우물 등이 남아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5" align="aligncenter" width="640"] 외양포에는 일제강점기 군인들이 사용했던 군사 시설을 포함하여 우물, 목욕실 등 당시 생활 공간이 잘 남아 있다. (필자 촬영)[/caption]

전문가들의 조사에 의하면, 국수봉을 비롯하여 주변 생태계는 국립공원 수준의 생태적 보전가치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가덕도 해역은 해양생태도 1등급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취약종(EN, endangered; VU, vulnerable)리스트에 등재한 상괭이가 대거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도 국제거래 금지 목록에 상괭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9월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되었다. 수달도 발견되었다고 한다(한겨레21 1359호, 1360호 참고). 수달은 바다와 육지를 오고 가는 생물이다. 상괭이나 수달, 동백 자생군락지, 철새들이 존재하고 이러한 보호 생물이 서식하고 활동한다는 것은 해양의 생태계 건강성이 매우 높고, 육지와 바다가 단절되지 않고 생태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이다. 특히 바다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은 수달이나 상괭이의 먹이가 되는 생물들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바다를 인간이 이용한다. 주민들은 물고기를 잡고, 양식도 하고, 가덕도 바다는 생업과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상괭이나 수달, 동백 자생군락지, 철새들의 존재는 오히려 방해물이 되고, 자연의 우수성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트럼프 정권에서 탈퇴했던 기후협약에 미국이 다시 가입하였다. 5월 4일에는 프랑스 하원이 정부에 발의한 ‘기후와 복원법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안에 의하면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안에 있는 거리는 항공기 운항이 금지된다는 내용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프랑스 정부의 조치 중 하나이다. 일본에서는 80년대 경제부흥시대 지역균형이라는 차원에서 건설한 중소 공항의 지속적인 경영난 때문에 폐쇄된 공항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시간을 절약하는 일본인들에게 신칸센과 비행기 사이에 선택에서 신칸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심에서 먼 비행장까지 가는 시간, 수속시간, 대기시간, 그리고 착륙 후의 절차 등을 합하면, 도심에서 신칸센을 타고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부합하듯, 일본국철(JR)은 신칸센의 속도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신칸센의 이용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세계적 추세에도 부흥하고 있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KTX도 점차 빨라지고 있고, 이미 경부선과 호남선 모두 거의 2시간대에 달리고 있으니 프랑스 법안을 적용한다면 공항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바바라 퐁필리 환경장관은 이날 ‘기후와 복원법안’ 하원 표결에 앞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려면 프랑스에 뿌리 박힌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기후위기의 시대, 이제 자동차를 넘어 비행기까지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환경장관의 기후법안지지 호소문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부와 환경부장관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이제는 자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 생물과 생태계는 자리를 잃고 주민 사회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공동체는 해체된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생공존의 시대이다.

목, 2021/05/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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