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홍삼에서 검출된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는 어떤 물질?

▲지난 7월 환경호르몬 오염 의심 정보가 입수돼 홍삼농축액을 제조하는 126개소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한 결과 36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가 검출 됐다. ⓒCBS[/caption]
국내에서 제조된 홍삼 제품 상당수에서 프탈레이트가 나왔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시중에 유통 판매하고 있는 55개 제품 중 36개(65퍼센트) 제품에서 ‘용출 기준치(플라스틱에서 녹아나오는 정도)’를 넘는 프탈레이트류 물질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홍삼을 찌거나 농축액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재질 기구의 코팅된 화학첨가물이 녹으면서 오염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제품에 이어 식품에까지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낯설기도 하고 익숙한 물질 '프탈레이트' 종류만 39종?
환경호르몬의 주범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는 잊을만 하면 방송에 단골로 불려 나오는 ‘문제 물질’이다. 하지만 이 물질에 대한 설명은 쉽지 않다. 1930년대부터 사용해온 프탈레이트는 석유로부터 제조된 유기화학물질이다. 종류만 해도 DEHP, DBP, BBP, DEHA 등 약 39종에 이른다.
[caption id="attachment_195263" align="aligncenter" width="640"]
▲ 프탈레이트 종류만 해도 DEHP, DBP, BBP, DEHA 등 약 39종에 이르며, 대부분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와 로션이나 크림이 피부 속으로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윤활유, 오랫동안 향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제 용도로 사용된다.ⓒhealthjade[/caption]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 프탈레이트는 가소제와 윤활유 용도로 사용된다. 프탈레이트 생산량의 60퍼센트 이상이 플라스틱과 같이 단단한 물질을 고무와 같이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 기능으로 사용된다. 또 다른 용도로는 윤활유 용도로 로션이나 크림이 피부 속으로 부드럽게 흡수되도록 도와주고, 오랫동안 향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유용함으로 어린이 장난감, 식품 용기 등 플라스틱류 제품에서부터 식품 포장재 등 비닐 제품, 화장품, 향수, 매니큐어, 세척제 등 화학제품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사용으로 프탈레이트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증가하고 있다. 주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을 비롯해 간, 신장, 심장, 폐 등에 발암성이 확인됐다. 또한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정자 수 감소, 정자 내 DNA 손상 등 생식 호르몬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몸의 해독 기능이 부족하여 프탈레이트와 같은 물질에 더욱 취약하다.
전 세계적으로 프탈레이트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2005년 유럽연합(EU)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6종(DEHP, DBP, BBP, DNOP, DIDP, DINP)에 대해 0.1 퍼센트 이상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7년 장난감 수백만 개에 대한 리콜 사태 이후, 2009년 0.1 퍼센트 이상 프탈레이트를 함유한 어린이 장난감이나 육아용품의 판매를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프탈레이트가 다시 시장에 출시되려면 이 물질의 안전성을 기업이 직접 입증해야만 한다. 이는 미국 역사상 화학물질에 관한 제조물 생산자의 책임, 즉 기업 쪽에 책임을 지운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caption id="attachment_195267" align="aligncenter" width="814"]
▲ 프탈레이트 7종의 물질의 유해성 정보ⓒ환경운동연합[/caption]
국내의 경우 2004년 환경연합의 조사로 국내 시판 화장품에서 프탈레이트 검출의 시작으로, 2008년 어린이 장난감 및 수액백, 혈액백 등 의료용품 등에서도 검출되면서 프탈레이트 가소제의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 정부는 2007년부터 완구 및 수액백 용도에 대해 프탈레이트를 취급제한물질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였으나, 2012년에서야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의해 식품 용기와 어린이용 공산품에 한해 3종(DEHP, DBP, BBP)만 금지하는 데에 그쳤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로 ‘프탈레이트’ 전면 퇴출이 아니라 위의 3종만 부분 퇴출했다.
[caption id="attachment_195265" align="aligncenter" width="647"]
▲ 프탈레이트 3종만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다가, 화장품 안전기준 상 프탈레이트 3종은 '사용금지 물질 중 비의도적 오염물질'로 프탈레이트 3종의 총합으로 허용 기준 이하로 나오면 불검출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전평가원[/caption]
앞서 언급 햇듯이, 식품 용기에 한해서만 금지했을 뿐, 식품 자체의 기준이나 생산과정에 대한 관리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번 홍삼 제품 조사에 있어 식품 기준이 아니라 포장이나 용기에 쓰는 ‘용출 기준’을 적용해 ‘위해 우려 없다’로 발표했다.
정부 당국은 나머지 프탈레이트 물질들에 대해서는 위험성 입증이 부족하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미미한 만큼 퇴출 범위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과연 정부는 유해물질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일주일 생활 실천, 프탈레이트 감소할 수 있어
[caption id="attachment_195266" align="aligncenter" width="627"]
▲ <2018 바디버든 줄이기 1주 체험 전/후 환경호르몬 변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바디버든(체내 축적된 유해물질의 총량) 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프탈레이트류는 전체 평균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산물 3종은 9~22% 감소폭을 나타냈고, 디부틸프탈레이트(DBP)는 20% 낮게, 두드러지게 감소한 물질은 화장품에 쓰이는 디에틸프탈레이트(DEP)로 43% 감소했다 ⓒ아이쿱생협[/caption]
불행 중 다행일까? 프탈레이트는 물질의 농도가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인 반감기가 매우 짧은 편이라 신체와 환경 속에서 비교적 빠르게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탈레이트가 들어 있는 물질을 일정 기간 피하는 것만으로도 체내의 프탈레이트 농도가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초 생협에서 체내 축적된 유해물질의 총량을 줄이는 바디버든(Body burden) 캠페인을 진행했다. 친환경 생활용품 사용, 포장 음식 피하기, 향 성분 피하기,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 사용 등 일주일간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프탈레이트류 전체 평균 21퍼센트나 낮게 나타났다.
이는 개인의 생활습관만으로 화학물질의 농도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일상 소비 제품의 오염 문제를 개인의 선택과 결정에만 의존할 수 없다. 시민들의 행동뿐만 아니라 정부가 프탈레이트 범위를 ‘부분’에서 ‘전체’로 금지하는 더 엄격한 규제가 함께 동반되어야만 생활 속 극적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앞에서 열린 '화평법 개정안 무력화 시도 경총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Copyright ⓒ 뉴시스[/caption]
이러한 재계의 행태는 2013년에 이어 2017년에도 재현되고 있다. 지난해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여야 합의를 토대로, 정부는 지난 12월 28일 화평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고, 몇 달 동안 사회적, 정책적 논의를 진행해왔다. 2013년 화평법 무력화 이후 지난 몇 년 동안 일언반구도 없던 재계가, 화학물질 등록제도 강화의 움직임이 보이자 뒤늦게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 10일, 경총은 뒤늦게 기업의 존폐를 운운하며, ‘화평법’ 개정안 완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정책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경총은 <화평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건의서>를 통해 이번 개정안에 따라 유해성 정보 등록 대상 물질의 규모가 너무 커졌고, 과도한 등록 비용으로 기업 부담이 극심하며, 등록의무 위반 시 과징금 부담이 많아 기업의 존폐 위기에 처한다는 등 기업의 편의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경총이 주장하는 하나의 물질당 등록 비용이 평균 1억 달한다는 식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환경부의 보도자료에서 밝혔듯이 현재까지 등록이 완료된 5개 물질의 경우 평균 비용이 100만 원에서 670만 원이었다. 더군다나 물질의 유해성 정보를 정부가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은 더욱 어처구니 없다. 기업들이 화학물질을 생산, 수입, 판매할 때 자신들의 비용을 들여 안전을 검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에서 안전성을 검증하라는 것이다. 여전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무시한 채 제 이득만 챙기겠다는 뻔한 속셈이 보이는 주장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77119" align="aligncenter" width="640"]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앞에서 열린 '화평법 개정안 무력화 시도 경총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Copyright ⓒ 가습기넷 강홍구[/caption]
경총을 비롯해 재계에 촉구한다. 지금까지 옥시RB 등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은 국회의 국정조사 특위와 국민적 공분 속에 고개를 숙이긴 했지만, 가해기업의 확인된 책임에 대해서만 인정했을 뿐이다. 가습기살균제참사 이후 지금까지 어는 재계 단체도 이들 기업의 행태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상 규명과 사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바 없다. 정상적이라면 재계는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를 위로하고, 악덕 기업을 퇴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회 제도를 개선하는 힘을 모아야 한다.
○ 정부에 촉구한다. 이번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결국 국민의 생명의 빼앗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기업의 편의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낳은 참사이고, 행정부의 총체적인 직무소홀이며 무책임이 불러온 비극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화평법 개정안을 비롯해 제도 개선과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부의 공식 가습기살균제 피해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21일까지 접수된 피해자가 5,561명에 이르고, 이 중 사망자는 1,181명에 이른다. 경총은 법시행도 전에 법을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와 국민에게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경총의 화평법 무력화 시도에 엄중히 경고하며,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 안전한 사회, 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국민을 끝가지 대변할 것이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팀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경총의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평법)' 무력화 시도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은 오늘(20일) 오전 8시30분~9시30분 1시간 동안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관 앞에서 ‘경총의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 무력화 시도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10일, 경총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막기 위해 제정한 화평법 개정안이 기업의 활동에 부담돼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법을 완화해달라는 내용의 정책건의서를 환경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제출했습니다. 지난해 전국적 옥시불매운동과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위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던 기업들이, 정부가 화평법 개정을 예고하자 ‘이때다’하는 심정으로 ‘기업 죽이기 악법’이라며 협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총의 행태는 망령처럼 재현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에도 정부가 화평법을 제정하려하자, 경총은 목소리 높여 화평법을 공격했습니다. 결국 화평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기업의 요구대로 모두 후퇴되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907" align="aligncenter" width="640"]
경총의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평법)' 무력화 시도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하지만 2016년 국정조사 특위, 검찰조사를 통해 국민들은 기업의 민낯을 확인했습니다. 3월말 현재, 접수된 피해자가 5,531명에 이르고, 천여명의 소비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기업들은 일말의 반성과 책임감 없이 여전이 국내에 영업하고 있습니다. 경총은 법시행도 전에 법을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와 국민에게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또한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지 않기 위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6909" align="aligncenter" width="640"]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팀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경총의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평법)' 무력화 시도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만이 아니라 기업차원의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옥시불매운동 및 재계를 압박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 환경부가 전수조사한 위해우려제품 2만3216개 중 1만8340개(79%) 제품에 733종의 살생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aption]

▲ 전체 112개 스프레이형 제품에 포함된 살생물질 중 중복물질을 제외한 전체 살생물질 65종 약 18종(약 28%)만이 위해성 평가를 거쳤음.[/caption]
▲ 각 업체의 살생물질 포함한 전체 스프레이형 제품에 포함된 총 살생물질 중 위해성 평가 유무에 따른 비율. 전체 스프레이형 제품에 포함된 살생물질 중 중복물질을 제외한 전체 살생물질 65종 약 18종(약 28%)만이 위해성 평가를 거쳤음.[/caption]



















본죽 제품 용기의 물리화학적 특징[/caption]
< 원료에 따른 플라스틱 용품 >[/caption]

▲ 올해 1월, 에코트리즈는 자사의 과산화수소 함유 제품 ‘샤움 무염소 곰팡이제거제’와 ‘샤움 욕실살균 세정제’의 반품 및 교환을 시행중이라고 홈페이지와 언론을 통해 밝혔다. ⓒ에코트리즈[/caption]
▲ 올해초, 환경부가 위해우려수준 초과로 인한 수거권고 제품 중 에코트리즈 제품 2종이 포함되어 있으며, 위해성 평과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환경부[/caption]
▲ 에코트리즈 홈페이지를 통해 “회수 권고된 2종의 분무형 제품을 ‘폼스프레이’ 방식으로 변경해 재출시(교환)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코트리즈[/caption]
▲ 함유 살생물질별 제형별, 용도별 위해성평가 결과 ⓒ환경부[/caption]
환경부 위해우려제품 18종 지정 현황 ⓒ환경부[/caption]
▲ 업체에 "회수 조치된 위해우려제품 제형 변경 재출시"에 대한 관련 정보를 요청했습니다.[/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79152" align="aligncenter" width="610"]
▲ 위해우려제품 관리당국인 환경부에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정보 공개 청구 내용[/caption]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