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백색방사능비상, 발령 공지는 2시간 이상 소요 해제는 20분 만에 _ 뒤늦은 상황전파 – 방사능재난대응 매뉴얼 수정·보완해야 - 울진(한울) 1~4호기 백색방사선비상 발령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백색방사능비상, 발령 공지는 2시간 이상 소요
해제는 20분 만에
뒤늦은 상황전파 – 방사능재난대응 매뉴얼 수정·보완해야
울진(한울) 1~4호기 백색방사선비상 발령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어제(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수원으로부터 2018년 10월 6일 오후 1시37분과 42분 각각 울진(한울) 3·4호기와 1·2호기의 백색방사선비상(이하 백색비상) 발령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백색비상 발령은 제25호 태풍 “콩레이”로 인해 초속 33m 이상의 강풍이 10분간 지속됨에 따라 발령된 것이라고 한수원은 밝혔다. 우리나라의 방사선 비상은 사고와 피해의 심각성에 따라 백색, 청색, 적색 비상으로 나뉘는 데, 그 중 백색비상은 가장 낮은 단계로 방사선 영향이 원자로 건물 내부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우리나라는 그간 청색과 적색비상은 발령된 적이 없으며, 백색비상도 2002년 울진 3호기, 2010년 신고리 1호기, 2011년 원자력연구원의 하나로원자로 등 단 3차례 밖에 없었다.
태풍 등으로 인한 강풍은 각종 시설 안전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송전탑이 넘어지는 등으로 인해 외부전원상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핵발전소 안전에 치명적이다. 대규모 허리케인 등이 상륙할 때마다 외신을 통해 핵발전소 가동 중단 소식이 나오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이다. 다행히 이번 태풍으로 인한 울진 핵발전소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고, 백색비상은 7일 0시 35분 모두 해제되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된 과정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오후 1시 40분을 전후로 백색비상이 발령되었지만, 이것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오후 4시 무렵이었다. 백색비상이 발령되었다는 사실을 바로 공개한 것이 아니라, 백색비상 발령에 따른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는 보도자료가 발표된 것이다. 백색비상이 분초를 다투는 재난 초기단계를 의미한다는 점에선 “신속한 상황전파”가 중요하지만,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소식이 먼저 나간 것이다.
재난 상황 등을 알리는 한수원의 “SMS 알림이”를 통해 백색비상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보다도 늦은 오후 5시 23분경이었다. 언론보다 한수원의 백색비상 상황 전파가 더 늦은 것이다. 심지어 백색비상 발령 이후인 오후 2시 40분경 발송된 한수원의 “SMS 알림이”에선 “재난 B급상황”이라는 한수원 내부 기준만을 담고 있을 뿐 “백색비상”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한수원은 재난비상단계를 평시(관심), C급(주의), B급(경계), A급(심각)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으나 이는 백색비상 발령과 무관한 것으로 지난 2016년 9월 경주 지진 당시 한수원 재난비상단계는 A급(심각) 상태였으나, 백색비상은 발령되지 않았다.
반면 백색비상 해제 사실은 한수원 “SMS 알림이”를 통해 6일 오전 1시 19분 경 내용이 전달되었다. 백색비상 해제 20여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정작 중요한 백색비상 발령 내용이 알려지는데는 2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해제 사실을 알리는 데는 20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이 생긴 것은 현행 방사능방재 매뉴얼에서 “백색비상”을 그리 중요하지 않은 단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상황에 따라 백색 비상단계가 갑자기 적색으로 전환될 수 있음에도 현재 매뉴얼은 사고가 단계적이고 순차적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백색비상 단계에선 관련 공무원과 이장 등 일부 인사들에게만 정보를 전달하고 재난 문자 발송 등이 의무화되어 있지도 않다. 핵발전소 내부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더라도 일반 국민들은 내용을 알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1년 대전 원자력연구원의 하나로원자로 백색비상 발령 시에도 오후 1시경 사고가 발생했으나, 백색비상 발령은 2시 32분. 첫 언론보도는 4시 30분 이후에야 나왔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연구원은 인근 방사능 측정 데이터의 단위를 잘못 써서 혼란이 가중시키는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홈페이지 공지 등 기본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았다. 당시 원자로 내부 방사선 준위가 높아지는 등 상황이 발생하였지만,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된 이후 백색비상 발령을 공개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핵시설의 사고는 결코 예상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아주 사소한 문제가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는 일이 다반사이다. 따라서 다양한 경고체계를 갖추고 대비를 하는 것이다. 백색비상은 그 경고 체계의 첫 단계이다. 따라서 상황이 투명하고 신속히 공개되어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엔 큰 문제가 없었다고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백색비상에도 신속히 국민들이 상황을 알 수 있도록 매뉴얼의 상황전파 방법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대형사고로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시간을 아끼고 국민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태풍은 매년 한반도에 상륙한다. 매년 강도와 빈도 또한 높아져가고 있다. 이번엔 큰 일이 없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후를 대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백색비상 발령이 방사능방재매뉴얼을 국민안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8. 10. 7.
에너지정의행동
<한수원의 SMS 알림미 메시지 첨부>
【한수원의 SMS 알리미 발송 내역】
<6일 오후 2시 40분 경 “재난상황 B급 알림”>

<6일 오후 5시 23분경, 백색비상 발령 알림>
<7일 오전 1시 19분경, 백색비상 해제 알림>
<끝>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