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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는 로힝야 난민 강제추방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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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는 로힝야 난민 강제추방 즉각 중단하라

익명 (미확인) | 일, 2018/10/07- 00:39

인도 정부는 로힝야 난민 강제추방 즉각 중단하라

한국 시민사회단체, 주한 인도대사관에 강제추방 중단 요구 서한 발송

로힝야 난민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인도 정부가 적극 협력할 것 촉구

 

지난 10월 5일, 로힝야와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모임(이하 ‘한국시민사회모임’)은 주한 인도대사관에 로힝야 난민 7명 미얀마 강제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로힝야 난민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불법 체류를 이유로 로힝야 난민 7명을 체포하여 2012년부터 아쌈(Assam)에 있는 시설에 구금해왔고, 현지시각 10월 4일, 이들을 미얀마로 강제 추방하기 위해 인도 동부 마니푸르 주(州)의 미얀마 국경으로 이송했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로힝야 난민을 미얀마로 강제추방한 첫번째 사례로, 인도 대법원은 로힝야 난민 7명의 추방을 막아달라는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주한 인도 대사 Ms. Sripriya Ranganathan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인도 정부의 강제추방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강제추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미얀마 군부에 의한 무차별적인 집단살해, 강간, 방화 등으로 수만 명의 로힝야 민간인들이 희생당하고, 8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 난민들이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정부가 불법 체류를 이유로 로힝야 난민을 강제추방한 것은 국제법과 국제규범에 반하는 조치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강제추방되는 로힝야 난민은 미얀마에서 탄압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인도에 거주하고 있는 4만여 명의 로힝야 난민들 역시 이번 조치로 인해 공포와 두려움 속에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인도 정부는 스스로를 ‘로힝야’라고 부를 권리마저 부인된, 가장 박해받고 있는 이들의 존엄하고 안전한 귀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에 거주하고 있는 로힝야 난민 4만여 명은 힌두교 극단주의 단체들의 폭력과 강제추방 주장에 노출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16,500여명이 유엔난민기구(UNHCR)의 난민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인도 정부는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로힝야 난민은 불법 체류자로 간주해 추방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엔에 따르면 불법 체류로 인도에 구금되어 있는 로힝야 난민은 200여명에 이른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지난 10월 2일, 유엔 인종차별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 on contemporary forms of racism, racial discrimination, xenophobia and related intolerance) Ms.Tendayi Achium이 인도 정부에 보낸 서한을 인용하며 “인도 정부는 로힝야족들이 출신 국가인 미얀마에서 직면하게 될 제도화된 차별, 박해, 혐오 및 심각한 인권 침해를 충분히 인식해야 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보호를 제공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7명의 로힝야 난민을 장기간 자의적으로 구금한 것에 대해서도 “이들은 충분한 법적 지원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 또는 모멸적 처우를 받았을 수 있다”며 “인도 정부는 망명자를 박해가 우려되는 국가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강제송환금지의 원칙(principle of non-refoulement)에 따라 난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월 18일 유엔 진상조사단(UN Independent International Fact Finding Mission on Myanmar)은 444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의 탄압 행위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며 미얀마의 로힝야 학살 범죄를 ‘전쟁범죄’, ‘반인도주의적 범죄’, ‘제노사이드’ 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미얀마는 여전히 그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미얀마 정부가 유엔의 권고에 따라 로힝야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지난 40여년간 무국적자로 온갖 차별과 박해를 받아온 로힝야 난민들의 자발적이고 안전하며 존엄한 귀환과 시민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붙임1. 로힝야 난민 강제추방 중단 촉구 한국 시민사회단체 서한 (영문)

 

05 October 2018

 

Ms. Sripriya Ranganathan

Embassy of India

Seoul, Republic of Korea

 

 

 

Ms. Sripriya Ranganathan,

 

The Korean Civil Society deeply concerned that the Government of India has forcibly deported seven Rohingyas to Myanmar, which constitutes refoulement in violation of the international law and urge India to immediately stop the deportation. 

 

Seven Rohingyas, who came from Kyauk Daw township in central Rakhine state have been detained at the Silchar central prison in Cachar in the State of Assam since 2012 on charges of irregular entry. The Korean Civil Society regrets that the Supreme Court of India rejected the petition challenging the 2017 Order of the Government of India on the grounds it was unconstitutional and requesting not to deport seven Rohingyas. India became the first country in the world to officially deport Rohingyas back to Myanmar, where the genocide is still ongoing.

 

In situations where thousands of Rohingya civilians are being suffered due to indiscriminate killings, rape and arson by the Myanmar military and about 800,000 Rohingya refugees are still living in the refugee camps as they could not return to their homes, the forced deportation of the seven Rohingyas by the Indian government on the grounds of their illegal immigration should be criticized for humanitarian concerns. It is clear that the seven  deported Rohingyas will be suppressed in Myanmar, and approximately 40,000 Rohingya refugees living in India will also have to live in fears. The Indian government should actively cooperate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for their dignified and safe return of those who have been even denied with the right to call themselves as ‘Rohingya’.

 

As the UN Special Rapporteur on contemporary forms of racism, racial discrimination, xenophobia and related intolerance Ms. E. Tendayi Achiume pointed out in a letter to the Government of India on October 2, 2018 that since the Rohingya is the ethnic minority of Myanmar that has been subject to a century long persecution by the authority “this is a flagrant denial of their right to protection and could amount to refoulement” violating the international law. The Korean Civil Society also shares the same that the Government of India has “an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 to fully acknowledge the institutionalized discrimination, persecution, hate and gross human rights violation these people have faced in their country of origin and provide them the necessary protection.”  

 

It is also concerned that seven Rohingyas have been subject to the prolonged detention which could be considered arbitrary and thus inhuman and degrading in treatment and were denied adequate legal assistance.

 

The Korean Civil Society reminds the Government of India that it has an international obligation under the international law and norm to provide protection or at least not to infringe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on the rights of asylum seekers and refugees, urging the Government of India to not further violate the international law. 

 

It is disturbing the most that whe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sought prosecution of those responsible in the Myanmar government for genocide, India, ‘the world’s largest democracy’ has become the first country to deport members of the world’s most persecuted community back to Myanmar, where they have been systematically tortured, raped, butchered and forcibly evicted. 

 

Once again, The Korean Civil Society condemns the Government of India on the deportation of seven Rohingyas and urges to take appropriate measures to protect the rights of tens of thousand Rohingyas who have been staying in India.  And the Korean Civil Society demands the Government of India to jo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an endeavour to guarantee voluntary, safe and dignified return of the Rohingyas along with restoration of citizenship and to seek justice for the Rohingya, the world’s most persecuted minority.

 

5 October 2018 

The Korean Civil Society in Solidarity with Rohingyas

 

시민들의 의견

 

*본 카드뉴스는 오마이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기사보기] 

금, 2018/02/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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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카드뉴스는 오마이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기사보기]

목, 2018/01/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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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일시 : 2018년 4월 21일(토) 오전10시~오후6시 / 4월 22일(일) 오후1시~6시 예정(변동가능) 

장소 : 서울시 마포 문화비축기지 T2 공연장(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도보10분)

 

O 대상사건 :  1968년 2월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 발생한 퐁니퐁넛 사건(74명 학살), 하미사건(135명 학살) 

O 원고 : 1968년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잃고 상해를 입은 베트남 학살 생존자 2인 

O 피고 : 대한민국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해 사전 참가신청을 받습니다.

행사규모,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미리 신청하지 않은 분들은 입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군복 등 군인을 상징하는 복장을 착용하실 경우, 행사장에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행사스텝들의 안내에 따라주시고, 소란 등 방해행위가 있을 경우 퇴장조치 될 수 있습니다. 

점심식사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도시락을 준비해오시거나 근처 월드컵경기장 내 푸드코트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행사신청 후 개인사정으로 참석여부에 변동이 생긴 분들은 이메일로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4/21~4/22 시민평화법정 참가신청 >> 클릭 

 

 

 

국제학술대회 <'가해자'의 자리에 선다는 것 - 베트남전쟁에 연루된 '우리' >

일시 : 2018년 4월 20일(금) 오전10시~ 오후6시 

장소 : 서울시 마포 문화비축기지 T6원형회의실(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도보10분)

 

개회사 하민홍Ha Minh Hong 교수(호치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제1부 베트남전쟁의 동시대성 - 새로운 세대의 전쟁 기억 

발표 : 심주형 (서강대 동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제2부 가해경험을 말한다는 것 - 일본의 경우 

발표 :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제3부 우리가 만난 참전군인 - 법정에선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 

발표 : 시민평화법정 준비위 조사팀 

 

종합토론

 

4/20 국제학술대회 참가신청 >> 클릭

 

O 주관 :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 

O 주최 : 민주사화를위한변호사모임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시민정치포럼 

O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베평화재단 화우공익재단 

O 후원 : 아름다운재단

 
월, 2018/04/0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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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욱 선생님 11주기 추모제 4월 15일 오전11시 마석모란공원

故 허세욱 회원 11주기 추모제 안내

벛꽃이 피면,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고된 노동의 일상이 실천의 장이었던 민주택시 노동자,

봉천 6동 철거민으로 늘 이웃과 함께했던 관악주민연대 회원,

진보정당의 밀알이 되고자 헌신했던 당원,

항상 참여하는 시민이고자 했던 참여연대 열성 회원.

그렇게 박봉을 쪼개 여러 단체를 후원하고 참여하면서도 

본인 내세우지않고 제 자리 지키며 미소짓던 사람.

 
2007년 4월 한미FTA 반대를 외치며 자신의 생을 던져
벚꽃이 지던 날, 하늘의 별이 된 택시 운전사 허세욱.
오늘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 일시 : 2018년 4월 15일(일) 11:00
  • 장소 : 마석 모란공원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
  • 문의 : 시민참여팀 [email protected], 02-723-4251, 010-4271-4251
  • 참가신청하기 >> https://goo.gl/z3bvBY

 

<허세욱 선생님 만나러 가는 방법>

1. 참여연대 승합차량으로 함께 가는 방법

 : 4/15(일) 오전 9시에 참여연대 사무실 앞에서 출발합니다. 8시 50분까지 모여주세요(선착순 6명)

 

2.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 방법
 - 전철 : 4월 12일 오전 10시30분까지 경춘선 '마석역'으로 오셔서 택시를 타면 모란공원까지 10분이 소요됩니다.
 - 버스 : 청량리역, 망우역, 상봉역 버스정류장에서 1330-4 / 1330-2 / 1330-44 탑승

           모란공원 마석그랜드힐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 (약 1시간 소요)

 

3. 개인 차량으로 가는 방법
 : 모란공원묘지 주차장으로 오신 후, 묘소로 찾아오시면 됩니다.

   필요하시면 참여연대 휴대폰(010-4271-4251)으로 전화주세요.

 

 

참여연대 명예회원 -  허세욱 1953~2007 

허세욱 명예회원 추서패

 

허세욱 선생님은 '민주택시기사'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한독운수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에 가입하던 날 선생님은 "10년 소원을 풀었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행동하는 노동자였고 가슴 따뜻한 시민이었습니다. 박봉을 쪼개 여러 사회단체를 후원하셨고 실천의 현장 어디든 가장 먼저 달려와 대열의 맨 뒷자리를 지키셨습니다. 2007년 4월 1일 한미FTA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인 하얏트 호텔 앞에서 "망국적 한미FTA를 폐기하라"고 외치며 분신하여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월, 2018/04/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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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일본이 함께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해야 한다

 

글. 신미지 평화군축센터 간사

 

 

“핵무기를 끝낼 것인지, 우리가 끝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유일한 이성적인 행동은 충동적인 역정으로 인해 우리가 서로 파괴되는 상황을 끝내는 것입니다.”

- 2017년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 베아트리스 핀 ICAN 사무총장

 

3월 6일, 북한은 남북 합의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전쟁을 걱정할 만큼 냉랭했던 남북관계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봄바람처럼 한반도를 감싸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만 사라지면 우리는 안전할까? 전 세계는 이미 1만 5천 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나가사키, 히로시마의 경험에서 배웠듯, 단 한 두 발만으로도 인류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이 파괴적인 무기가 정말 인류의 안전을 보장할까?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지난 3월 14일 ICAN(핵무기철폐 국제캠페인, 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의 운영위원인 가와사키 아키라 씨와 국내 평화 활동가들을 초대해 ‘핵무기금지 운동과 한국의 평화운동’을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2017년 UN의 ‘핵무기금지조약’ 채택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은 ICAN은 전 세계 101개국 468개 단체의 연합체로 핵무기 폐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키라 씨는 발제를 통해 ICAN 활동을 소개하고 핵무기금지조약의 내용과 의미를 짚었다. 그는 특히 한국이 이미 가입한 NPT핵확산금지조약의 한계를 지적했다. NPT는 핵무기 보유국들의 힘의 균형을 맞출 뿐, 폐기를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핵무기금지조약’은 어떠한 핵무기의 개발, 보유, 사용도 금지하고 위협이나 배치도 금지한다. 따라서 핵보유국이 이 조약에 참여하려면 보유한 핵무기를 폐기하거나, 장래에 없애겠다는 약속을 하고 국제기관의 감시와 견제를 통해 서서히 폐기해야 한다. NPT에는 없는 폐기 프로세스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북한을 핑계로 조약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하는데,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이 조약이 중요하”며, “일본과 한국이 함께 조약에 가입하고 북한 핵무기의 폐기 검증과 논의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 비핵화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결국 동북아의 비핵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조약이 발효되려면 50개국의 비준이 필요하다. 작년 체결 당시 122개국이 찬성했지만, 비준한 국가는 5개국에 불과하다. ICAN은 서둘러 동참국을 늘리고 이를 통해 핵 보유국들을 압박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그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 동맹을 유지하더라도 핵무기에는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유지하면서도 조약에 동참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과 일본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침 이날 간담회 자리에 함께한 제주 강정마을의 활동가는 작년 제주 해군기지에 미군 핵추진 잠수함이 입항한 것에 대해 지자체 비핵조례 제정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렇듯 핵무기는 단순히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참여연대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한반도,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한국 정부의 핵무기금지조약 가입을 촉구하고 시민들에게 핵무기 폐기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국제

 

월, 2018/04/0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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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의 변화된 조건과
시민단체 역할론

 

글. 김건우 참여사회연구소 간사 

 

 

포럼

 

시민사회는 흔히 정부나 국가기구, 제도적 장치의 잔여로 이해된다. 국가 ‘외부’로서 시민사회라는 인식은 역사와 장소에 따라 그 역할과 구성, 이념 등이 변해왔다. 동시에 시민사회를 이루고 있는 시민개념이나 시민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시민성 또는 시민윤리 또한, 역사특수적인 사회적 조건에 의해 연속·단절·변화를 거듭해왔다.

 

보통 시민사회는 무정형성, 이질성의 공간으로 설명되지만 일정한 호흡을 가져왔으며 많은 연구자들은 그 추세를 포착해왔다. 특히 최근 10년간 세계적으로 분출된 시민사회의 유형은 일찍이 마뉴엘 카스텔(Manuel Castells)을 따라 ‘네트워크 사회’로 설명되어왔고, 그러한 속성은 시민운동에도 곧바로 적용되어 ‘네트워크 사회운동’으로 분출되어 왔다. 이에 시민단체와 같은 매개자 즉, 정부와 개별자 시민을 잇는 조직들은 그러한 변화양상을 읽고 그에 맞춰 자기임무를 설정해왔다. 

 

이상의 일반적인 논의는 한국의 시민사회나 시민단체들에게도 적용된다. 그럼에도 한국적 특수성이 교차하며 일반성과 예외성들이 형성되는데 이를 읽어내는 것이 시민단체가 요구받는 정세독해력일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지난 대규모 촛불저항의 분출로부터 발생한 균열을 이해하고 시민사회의 변화된 성격을 구명究明하기 위해 <참여사회포럼> ‘촛불 이후’를 개최했다.

 

네트워크 사회운동의 대두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신진욱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변화의 시간적 층위를 총 3개의 모멘트로 설명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이는 ‘1987년’, ‘2002년’, ‘2017년’의 각각의 계기의 특징이 시간 순으로 축적①되어왔다. 각 시기는 당시 제도정치의 능력, 시민사회 저변의 농도에 따라 일종의 전환점이 된다.

 

1987년은 잘 알다시피 제도적 민주주의가 도입되고, 역량이 부족한 정당을 대체해 시민단체가 준정당적 역할을 맡게 된 시기다. 2002년은 ‘효순이·미선이 사건’으로부터 촉발된 촛불정치의 등장과 같이 아래로부터의 정치참여가 폭발한 시점이다. 이는 민중운동이나 전통적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일정부분 탈각한 자생적인 대중운동의 발견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계기인 2017년은 지난 촛불광장에서 볼 수 있듯 국가와 정당을 압박하는 ‘다수’의 힘과 가능성이 입증된 동시에, 언론과 SNS의 중요성이 확대되거나 재확인된 순간이었다. 이는 제도정치의 강화, 즉 민주주의의 공고화와 아래로부터의 시민사회 저변의 확장이라는 두 줄기의 상호관계적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래로부터 발생한 다수의 힘이 얼마나 큰 규모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운동의 성패가 갈릴 정도로 시민정치의 저변은 확대되었다. 하지만 더 이상 시민들은 조직된 단체의 깃발 아래 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의 사회운동이 통일성, 중심성, 공식성을 기반으로 ‘조직’되어 왔다면, 현 시점의 운동양식은 다양성, 탈중심성, 비위계성, 정보성, 분산성 등을 기반으로 ‘개방’되고 있다. 이른바 ‘네트워크 사회운동’이라 부르는 자생적 사회운동이 2002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2010년대 세계 각지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경향이기도 하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은 이 경향의 한 사례로서 스페인의 ‘포데모스의 반격’을 제시했다. 포데모스(Podemos)는 무정형의 네트워크 사회운동으로 출발한 진보좌파정당이다. 신생정당임에도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어내며 스페인 내 제3당에 올라있다. 이들의 성공은 이른바 ‘좌익 포퓰리즘’이라는 현상에 기인한다.

 

TV스타 같은 외모의 젊은 지식인이 연단에 서 좌중을 압도하고 ‘사회주의’, ‘자본주의’, ‘좌파’, ‘계급’ 같은 단어 대신 계급개념이 희석된 ‘서민’, ‘카스트(귀족)’ 같은 용어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또한 이들은 기존의 정당처럼 대의원대회 등 위계적 장치를 활용하지 않고 수평적 토론에 집중한다. 전통적인 정당과는 다른 탈중심적 전략을 통해 대중의 힘을 흡수·확장하는 것이다. 

 

이중의 압박, 변화한 시민단체의 역할

하지만 포데모스 사례와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폭발적인 대중운동이 신생정당의 건설이나 진보정당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았고, 기존정당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기존정당은 집중된 자원을 토대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으며, 시민들은 정치참여 수단이 다양화됨에 따라 더 이상 정당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시민단체라는 매개를 활용하지 않는다. 시민단체는 이러한 이중의 압박에 처해있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역할 축소라는 ‘위기설’에 대해 신 교수는 과거 정당과 제도, 시민의 미성숙이라는 구조적 공백 때문에 시민단체들이 이례적으로 많은 역할을 자임해왔고, 현재의 상황은 입지의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정상화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 다른 환경, 즉 성숙도가 일정 수준 높아진 조건에서 시민단체는 다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할 때만 움직이는 정당, 생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지속성 보단 휘발성을 띄는 시민들 사이에서 시민사회단체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민이 쥘 무기를 벼리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지속적으로 권력을 감시하고, 문제의 원인을 추적하며 해결을 위한 대안을 명료히 정식화함과 동시에 전문가 자원을 동원해 신뢰도 높은 지식과 정보 생산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통해 다중으로 흩어진 시민들이 어떤 의제로 뭉쳤을 때 그들의 손에 당장 사용가능한 무기를 쥐어줄 수 있어야 한다. 

 

흔히 혁명이나 그에 준하는 대규모 대중운동의 발생은 여러 조건들의 우연적 마주침의 결과로 설명된다. 사회경제적 모순이 점증하고, 이를 단호히 거부하는 다수의 항거는 다소 많았지만, 이것이 곧 거대한 변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이유로 시민단체는 항상 그 우발적인 상황에 앞서서 시민들이 내뱉을 말과 쥘 무기를 날카롭게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변화된 조건 속에서 시민단체가 요구받는 역할이다. 

 


계기적 특징이 강화될 수도 약화될 수도 있는 중첩의 과정

월, 2018/04/0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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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재벌대기업 불공정 근절과 경제민주화’에 힘써야

회원님들께 2017년 참여연대 활동과 2018년 사업 방향 및 개헌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글. 이재근 정책기획실장 

 

참여연대는 지난 2월 2017년 참여연대 활동에 대한 평가와 2018년 사업 방향에 관해 회원님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요 현안인 개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설문결과는 운영위원회를 거쳐 총회에 보고된 2018년 사업계획과 중점과제 우선순위에 반영하였습니다. 설문에 참여해 주신 회원모니터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회원모니터단이란?

참여연대 의사결정, 소통 구조 강화와 혁신을 위해 2010년에 도입한 제도입니다. 참여연대 회원들을 성별, 지역, 연령, 회원가입 기간 등에 따라 24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의 분포 비율에 따라 500여 명을 선정합니다. 현재 4기 회원모니터단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임기는 2년입니다.

 

설문개요

● 조사 시기 2018년 2월 7일~2월 13일(총 7일)

● 조사 방법 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한 이메일/휴대폰 링크 방식의 온라인 설문조사

● 조사 대상 참여연대 4기 회원모니터단 494명

● 설문 응답 총 311명(총 494명 중 62.9% 응답)

● 설문 분석 한규용 여론조사 전문가 

 

2017년 참여연대 활동 분야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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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참여연대 활동을 분야별로 7점 척도 평균점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권력감시’ 분야가 5.94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다음 ‘사회경제’ 5.78점, ‘평화국제’ 5.46점, ‘시민참여’ 5.41점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2017년 참여연대 활동 전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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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활동 만족도의 연도별 변화 추이

표6

참여연대는 2017년 상반기에 조기 대선 시기에 후보 정책평가와 관철 운동을 진행했고 하반기에는 국정원, 검찰 등 권력 기구 개혁, 재벌개혁, 아동수당 등 복지 정책 도입, 한반도 긴장완화 등을 촉구하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질문한 결과, ‘만족’한다는 평가가 92.9%로 압도적이었습니다. 7점 척도 환산점수는 5.98점으로 지난 2017년 2월 실시한 조사결과와 동일한 수치입니다. 이는 박근혜 정권 퇴진과 정권교체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불만족’으로 평가한 이유로 “함량 미달의 야당 및 국회의원에 대한 압박 활동이 부족하다”, “메일 문자 카톡 등 조금 더 쉽게 활동 소식을 접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2017년 참여연대 활동 양적 평가

표7

2017년 참여연대 활동이 ‘활발했다’는 응답이 60.5%로 높았습니다. ‘예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7.9%이였으며, ‘활동이 저조했다’는 응답은 1.6%에 그쳤습니다. 지난 2016년 2월 조사결과와 비교해보면, ‘활동이 활발했다’는 응답은 69.4%에서 60.5%로 약간 하락했습니다.

 

2017년 참여연대 활동 사회적 영향력 평가

표8

2017년 참여연대 활동에 대한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었다’는 응답이 54.3%로 과반을 넘었습니다. ‘큰 변화 없다’는 38.6%,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되었다’는 7.1%에 그쳤습니다. 

 

개헌시기 및 개헌에 우선 반영되어야 할 내용

표9

개헌 국민투표룰 진행하는 시기에 대해 질문한 결과, ‘2018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라는 응답이 70.4%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개헌에 우선 반영되어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비례성 보장하는 선거제도, 결선투표 등 정치개혁’이 44.1%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주거권, 환경권, 사회보장수급권, 노동권 등 사회적 기본권 강화와 확대’, ‘직접민주주의(국민발안, 국민투표, 국민소환) 제도 도입’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2018년 참여연대가 주력해야 할 활동

표10

2018년 참여연대가 주력해야 할 활동으로는 ‘재벌대기업 불공정 근절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입법정책 캠페인’ (43.7%)과 ‘검찰개혁 캠페인’(40.8%)이 비슷한 수준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재벌대기업 불공정 근절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입법정책 캠페인’이라는 응답은 영남권(61.3%), 남성(49.2%)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았고, ‘검찰개혁 캠페인’이라는 응답은 2001~2007년(46.0%) 및 2014년 이후(46.9%) 회원가입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월, 2018/04/0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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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참여연대!
날아라 민주주의! 

제24차 참여연대 정기 총회

 

글. 이영미 미디어홍보팀 간사

사진. 원동욱 사무국 간사 

 

 

참여연대 제24차 정기총회가 지난 3월 3일 토요일,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렸습니다. 무려 300여 명의 참석자가 페럼홀을 가득 메웠는데요, 작년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고 그중 총회에 처음 오신 회원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촛불혁명의 성취, 시민의 힘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한 총회였습니다. 

 

포토월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황미정 회원이 진행을 맡은 이번 총회는 정강자 공동대표의 환영인사로 시작했습니다. 

“개혁을 위한 쾌속 페달을 밟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이렇게 회원들이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힘 덕분에 참여연대가 멈추지 않고 지치지 않고 달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2017 활동보고가 끝나고 첫 순서로 10년지기, 20년지기 회원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올해 10년지기 회원은 194명, 20년지기 회원은 81명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해주신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참여연대를 이루는 또 하나의 힘은 실행위원 등 임원들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참여연대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활동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분들입니다. 양홍석, 최영, 선생님을 비롯하여 10년지기 임원들에 대한 감사 인사가 있었습니다. 또한 참여연대 10년 이상 근속한 장동엽, 정세윤, 천웅소 세 분의 활동가에게도 감사패가 전달됐습니다. 

 

이날은 전, 후임 사무처장의 인사도 있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공동사무처장으로 수고하신 박근용, 안진걸 처장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참여연대는 박정은 사무처장 체제로 시작합니다. 새로운 사무처장이 이끌어 갈 참여연대에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박정은

 

2018년 참여연대는 이렇게 일하겠습니다 

총회는 2018년도 참여연대의 사업과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참여연대가 올해 집중할 10대 중점과제 10대 중점과제를 두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모바일 투표가 현장에서 진행됐습니다. 회원모니터단의 사전투표와 운영위원 사전투표를 합산한 결과, 참여연대 회원들이 우선으로 꼽은 첫 번째 중점과제는 ‘공수처설치 등 검찰개혁’, 두 번째 ‘대기업 불공정행위 근절과 경제민주화’, 세 번째 민주주의와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이었습니다.  

 

표11

 

총회는 회원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회원들이 많은 질문을 하셨고 박정은 사무처장 그리고 김경률, 이찬진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여연대의 각오와 다짐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밖에 미투운동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 선거제도를 비롯한 정치개혁, 검찰개혁, 공익제보자 보호 등 회원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미투운동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을 지지, 지원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제도 및 문화 개선에 힘쓸 것을 약속했습니다.

 

현장 질의응답

 

Q. 참여연대 적자재정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A. 이찬진 공동집행위원장 현 정부 들어서 회원확대는 정말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때도 겪었던 고민인데 민주화될수록 우리의 성장에 결코 좋은 여건은 아닙니다. 회원의 회비 증가보다는 회원 수 증가가 바람직합니다. 회원과 소통하면서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Q. 이명박 구속수사 촛불시위는 언제 할 건가요? 

A. 김경률 공동집행위원장 아마 우리가 촛불시위 하기 전에 구속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제가 자원외교를 3년 전부터 들여다보고 있어요. 관료들의 움직임과 여러 세력의 반발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수자원공사에서는 대규모 서류폐기가 있었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드시 책임지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Q. 검찰비리는 공수처가 수사한다고 하는데 공수처의 비리는 누가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박정은 사무처장 공수처 소속 검사의 비리는 검찰이 수사합니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 남용을 해소하기 위해 공수처를 설치하고 기소권을 쪼개자는 것입니다. 옥상옥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검찰 권한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검찰은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겐 아직 많은 개혁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전쟁 없는 세상,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약자의 편에 서겠다는 다짐을 담아 제24차 총회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총회에서 우리는 “박근혜 퇴진!”을 외쳤습니다. 우리의 외침은 마침내 현실이 되었습니다. 2018년, 우리는 새로운 꿈을 꿉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더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닷체샷

월, 2018/04/0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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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시민들의 외침과 참여연대의 자료 공개 및 고발로 시작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결국 구속수감으로 이어졌습니다. 되돌아보면 회원의 회비로만 운영한다는 재정독립의 원칙은 어려운 시기에도 참여연대가 물러서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참여연대는 여전히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간혹 정부가 바뀌고 정부지원금도 받을 테니 살림살이 좀 나아지지 않았느냐는 시민들의 질문을 받을 때 당혹스럽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처럼 대통령이 바뀌었을 뿐 아직 세상이 다 바뀐 게 아닌데, 회원과 시민들이 마음을 놓으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주변에 널리 권해주세요, 정부지원금 0%,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참여연대 회원으로 가입하면 어떻겠느냐구요.

 

지금, 참여연대 회원은 14,787명!

 

참여연대는 더 많은 회원들과 함께 ‘함께 만드는 꿈’을 실현해 나가고 싶습니다. 정부지원금 0%, 참여연대가 꿋꿋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는 회원님들을 소개합니다.

※ 2018년 3월 21일 기준 회원 수

 

회비를 증액해 주신 회원님

김경철 김민기 김민재 김용준 김    현 김희태 나영희 문영철 박동현 박자연 박종성 박종우 손준종 신명자 안현영 양승진 양찬숙 이경환 이운서 이찬진 이찬혁 이현정 임동국 정경록 정혜승 조석현 최주연 한승현 한주경

2018년 2월 20일에서 3월 20일 사이에 회비를 증액해 주신 29명, 가나다 순 

 

양승진 회원 (2001년 3월 16일 가입)

17년 전 이맘때, 언론을 통해 참여연대를 처음 접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시민단체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 가입했는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요. 너무 오랫동안 같은 금액을 후원하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지난 달 증액을 결심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열심히 활동해주시는 참여연대 간사들 늘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반가운 새얼굴, 신입회원님

강혜성 고광윤 고은미 고한솔 곽도현 권현진 김기재 김미경 김병룩 김수동 김수민 김아진 김예주 김일기 김재수 김지은 김하늬 김학임 김형준 김호현 발말희 박미선 박성현 박성희 박신웅 박영숙 박종필 박지영 변수원 서관호 서행열 선병군 손주완 송혜숙 신준호 신태영 심윤철 안영희 오혜련 유동훈 윤영진 이범수 이선미 이승준 이    완 이은정 이은정 이은하 이정숙 이지수 이철승 이한내 이혜정 임지수 전세란 정부교 정세정 정이수 조영환 조유리 진광장 최웅희 최중엽 최    참 한현배 홍문화 홍성현 홍원선 홍유현 홍진주 홍희숙

2018년 2월 20일에서 3월 19일 사이에 가입한 71명, 가나다 순 

 

김형준 신입회원 (2018년 3월 8일 가입) 

201804_가입회원_김형준

안녕하세요. 대구에 거주하는 33살 신입회원 김형준입니다. 보수적인 지역, 대구에서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정(中正)의 도, 중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보수와 진보가 아닌 참여연대라는 중도의 길을 같이 가고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이것은 포괄적으로 인식과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 또는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와 같은 차이겠죠. 하지만 참여연대에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중첩하고 함께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사회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는 길인 것 같습니다. 대구라는 지역에 있지만 정도가 아닌 참여연대와 중도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함께 힘내서 참여연대의 목소리를 같이 외치겠습니다. 

 

든든한 버팀목, 20년지기 회원님

강진수 김갑태 김연국 김장한 김홍준 박병섭 배수성 이강택 이대성 이명중 장기정 황재호

1998년 3월 1일에서 1998년 3월 31일 사이에 가입한 12명, 가나다 순 

 

한결같은 10년지기 회원님

곽현진 김도형 김미나 김애진 김옥란 김은정 김지용 류재근 맹기호 박용석 박인규 박철민 방정균 변희욱 서복경 서선주 신희수 안성찬 오진영 유복선 유지연 윤소향 윤주성 이미화 이민정 이병호 이봉기 이선일 이용규 이진호 이형준 장현숙 전유진 정건화 정은희 정창수 지은구 최    영 최용찬 최희수 한귀영 한수정

2008년 3월 1일에서 2008년 3월 31일 사이에 가입한 42명, 가나다 순

 

이민정 회원 (2008년 3월 12일 가입)

2008년 당시 노무현재단 후원을 시작하면서 참여연대 후원도 함께 시작했어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후원을 통해 함께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더하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참여연대 노래 동아리인 ‘참좋다’ 활동도 열심히 했는데 지금은 육아로 잠깐 쉬고 있습니다. 얼른 복귀해서 다시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 참여연대 늘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친구나 이웃을 회원으로 이끌어 주신 회원님

강보배 김미진 김진환 김태엽 나익주 미영철 민선영 손준종 신미지 심현덕 안진걸 이경민 이범수 이찬진 이해숙 정세윤 홍성표

2018년 2월 20일에서 3월 19일 사이에 신입회원을 추천한 17명. 가나다 순

 

홍성표 회원 (2010년 2월 25일 가입, 배우자와 6살, 4살 자녀 회원가입) 

201804_추천회원_홍성표

참여와 연대를 통해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들도 그렇게 살기를 원해 모두 가입을 했습니다. 참여연대 건물은 저희 가족에겐 놀이터입니다!!

 

신입회원 한마디!

강혜성 멀리서, 가까이서 응원합니다~

고광윤 밝은 세상 투명 공정 사회 실질적 민주주의를 위해

고한솔 참여연대 화이팅!!

곽도현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위해

김예주 관심이 있다가 이제야 가입하게 되었어요.

김재수 참여연대 관악/동작구 총무이신 임재민 님의 활동과 취지를 응원하며~~

김지은 남편의 강요(?)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김하늬 심현덕 화이팅!!!

김학임 활동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호현 활동해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박말희 평소에 활동을 못하는데 관심은 있었다. 보태고 싶은 마음.

박미선 회사 재직 중인데 해외자원개발 관련해 참여연대 활동을 보고 가입합니다

박신웅 참여연대여 영원하라!

박영숙 활동하는 거 볼 때마다 가입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이번에 하게 되었어요.

서행열 참여를 통해 정의롭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선병군 세상을 밝히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데 물 한 방울이 되고 싶어서 가입합니다. 

송혜숙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덕분에 촛불시민혁명이 가능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소수의 갑질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주십시오.

신준호 좋은 활동 응원합니다.

이선미 온 가족이 참여연대 회원이 돼서 너무 기쁩니다!!

이은정 대학 졸업 후 1998년 하반기에 참여연대에서 잠깐 자원활동을 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하는 활동에 자원활동가로 틈틈이 참여하고 조금이나마 지원하고 응원합니다.

이혜정 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정세정 안녕하세요.

조영환 장애인 인권에 관심 갖게 되어 참여합니다.

조유리 작은 힘들이 한 걸음씩 쌓이면 당장은 더디고 느려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정의롭고 차별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연대에 작은 걸음이지만 한 발짝 보태고 싶습니다.

최웅희 열심히 참여 하겠습니다!

최중엽 정의로운 민주사회를 위하여 국민들이 끓임 없이 관심을 가져야만 정치인들이 국민들 입장에서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현배 더욱 많은 발전 바랍니다.

 
월, 2018/04/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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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_제보자들

공익제보운동이 
걸어온 길, 가야할 길

글. 이상희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부소장, 변호사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미투운동에서 피해자와 그 주변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내뱉는 말이다. 필자 역시 현실에서 최대한 부딪혀 보려고는 하지만, 마음 저 깊은 곳에는 애써 잊으려고 묻어둔 ‘그때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는 사건이 똬리를 틀고 있다. 서지현 검사는 피해를 당한 뒤 8년이 지나서야 상사에게 당한 성추행 피해 사건을 공개했는데, 그동안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한다. 성추행 현장에 있었던 ‘검사’들 중 한 사람도 가해자에게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였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밀양 연극촌에서 15년 넘게 단원들을 성폭행했지만, 그 누구도 연극계 대부를 건드릴 수 없었다. 10년 전의 피해자가 미투에 동참하기 전까지. 불의에 저항하고 드러내는 것이 ‘공익제보운동’의 핵심인데, ‘성폭력’ 영역에서는 보복과 편견에 대한 두려움, 성별 권력관계의 내재화 때문에 공익제보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은 조직원 간의 불신을 조장하고 위계질서를 깨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으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침묵하였다고 고백한다. 지금의 미투운동이 성별 권력관계와 성폭력을 묵인한 문화에 대해 성찰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인 것은 틀림없다. 그 원동력의 시작점인 ‘피해 말하기’가 제대로 보호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공익제보운동’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누구도 침묵하지 않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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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나라들이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법률을 두고 있는데, 그 도입 배경이 매우 흥미롭다. 영국에서는 1980~90년대 여객선 침몰, 북해 가스 생산기지 폭발 사건, 열차 충돌 등 대규모 재해로 인한 인명피해와 금융기관의 파산 등을 겪고 이에 대한 반성으로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제정되었다. 미국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에 행정사무개혁법을 제정하여 내부제보자 보호 제도를 신설하였는데 1989년에 공공부문에서의 내부고발자보호법으로 발전시켰고, 민간부문에서는 사업영역별로 개별 법률에서 제보자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7년 민주화 항쟁을 겪고 1990년대에 들어 부정부패에 대한 제보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1990년 감사원이 재벌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감사를 부당한 압력에 의해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문옥 감사관의 내부제보, 같은 해 국군보안사령부가 민간인을 위법하게 사찰했다는 윤석양 이병의 내부제보, 1992년 군 부재자 투표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이지문 중위의 내부제보, 역시 같은 해 당시 여당인 민자당이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비리를 저질렀다는 한준수 군수의 내부제보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제보들이 한꺼번에 연이어 계속 나왔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양심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체포되었고, 무단이탈이나 공무상 비밀 누설혐의로 기소되고 파면당했다.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 척결과 예방을 위하여 내부제보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했으나, 공공연히 제보자를 고소하거나 징계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났고 그에 대한 대응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참여연대는 1994년 창립과 동시에 ‘내부비리고발자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내부제보자 보호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참여연대는 제1호 법안으로 ‘내부비리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청원하였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내부제보자를 보호하면 허위나 무고에 의한 폭로가 난무하게 되어 조직원 간에 불신을 조장하고 위계질서를 깨뜨릴 수 있으며 자신의 능력 부족을 감추기 위해 내부고발을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흘렀지만 지금도 성폭력 피해자들이 듣는 비난과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 

 

그러나 보육사의 장애인복지시설 비리 제보, 경찰의 파출소 비리 제보, 축협 지소장의 축협 군납 비리 제보, 감사원 주사의 감사원 효산그룹 비리 감사 중단 제보, 엘지전자 직원의 회사물품 구매 비리 제보, 국방부 구매담당관의 외국 무기부품구매 예산낭비 제보 등 각 영역에서 부패 비리에 대한 내부 제보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삼풍백화점의 붕괴와 전두환·노무현의 비자금 사건 등을 겪으면서 공익제보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입법이 지체되는 동안, 1998년 철도청 검수원들이 보수품 유용 등으로 열차 탈선사고의 위험성을 제보하였다가 해고를 당했고, 누구라도 안전의 위험을 제보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씨랜드 화재 사건으로 무려 23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고 말았다. 

 

결국 2001년 7월 24일, 공공부문에서의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부패방지법」이 제정되어 2002년부터 시행되었고①, 2011년 3월 29일에는 민간영역에서의 제보자도 보호하는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제정되었다. 위 두 법률의 핵심 내용은 공익제보자의 ‘보호’이다. 제보자의 비밀을 보장하고 공익제보를 이유로 한 불이익조치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불이익 조치에 대해서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부패방지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제정이 주는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 사회의 부정과 부조리에 대해 누구나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익제보자 보호 법률의 한계, 더욱 촘촘히 보완해야 

호루라기

그러나 이러한 법률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법률의 한계를 교묘히 이용하여 공익제보자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신고자의 자격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신고의 대상을 ‘공익침해행위’, 즉 284개 법률위반행위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법률에서 신고의 대상으로 정한 284개 법률에 해당하지 않는 횡령이나 배임 등의 범죄행위는 신고를 하더라도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회사 대표자의 횡령을 신고했다가 인사상 불이익조치를 당하더라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제보자 보호를 위해 진화하고 있는데, 「부패방지법」은 2001년에 제정된 이래 그 내용이 거의 변경되지 아니하여 보호할 수 있는 정도가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신고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보호의 정도가 달라지는 문제도 있다. 공익제보자가 우리 사회에서 온전히 보호받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와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그전에 법률의 한계를 촘촘히 보완하여 제보자가 공익제보로 인해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미투운동이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부정과 부조리에 저항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만 한다.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고 미투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피해자들의 용기를 아낌없이 지지하며, 공익제보자들이 두려움 없이 온전히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공익제보운동은 늘 피해자들과 함께할 것이다. 

 


2008년에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로 개정

 

화, 2018/04/0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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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_제보자들

의롭거나 
외롭거나 

글. 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 

“회사 사람을 만났는데, 중국사람 시켜서 사람 하나 죽이는 것은 흔적도 안 남는다고 협박했다.” 

“오히려 벌금형을 받고 해직을 당했다.” 

“신분의 위협을 느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렇지만 동종업계에서 소문이 나 재취업을 할 수 없었다. 지금도 실직자 신세다.” 

“학교 측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하는 등 심리적 압박이 심해져 자퇴하였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엉뚱한 지역으로 전보조치 내렸다.” 

“왕따 시키고 근무복조차 지급하지 않았다. 전체 직원 교육 시 내부고발자로 지목하고 업무 배제시켰다.” 

“컴퓨터와 전화를 다 치워버리고 책상만 있는 상태가 되었다.” 

“잠도 안 오고, 바늘로 몸을 콕콕 쑤시는 것 같았다. 병원에 가 상담해보니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우울증으로 항정신성 약물투여를 한 적이 있다.” 

“아들이 등록금을 내지 못해 제적당할 뻔했다.” 

“가족 간의 갈등이 있었다. 아내와 많이 싸웠고 이혼 위기가 있었다.”

 

이 글들은 필자가 가상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5년 전 필자가 총괄책임을 맡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아 호루라기재단이 진행한 ‘내부공익신고자 인권 옹호 및 신장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42명의 내부공익신고자들을 인터뷰해 조직의 보복, 정신적 스트레스, 경제적 어려움 등을 조사할 때 나온 말 중 극히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여기 부정과 비리가 있다.”라고 소박한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외칠 때, 그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외침에 사회적 지지도 따르지만 그 이상의 가혹한 대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찬사는 순간이지만 조직으로부터 당하는 유무형의 불이익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감사원 감사비리를 신고했던 현준희 씨는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라는 명언을 남길 정도였다.

 

그 고통의 유형은 다양하다. 내부고발을 결심하는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폭로 이후에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해고, 업계에서 퇴출당하거나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가족의 희생이 뒤따르며, 심한 경우 가족 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도 한다. 동료들의 차가운 시선과 따돌림, 지인들의 기피, 지난한 법정 투쟁 등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 역시 동반되고 그 과정에서 자살 충돌을 느끼기도 한다. 때로는 신분 노출로 인해 누리꾼의 공격을 당하거나 협박, 물리적 위해,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하고 실제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해 「부패 방지와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물론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이러한 법적 보호라는 방패가 더욱 커지고 강해지더라도 그 방패가 있는지도 모르거나 제대로 몸을 못 가린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제보하기 전, 혹은 제보한 후 공익제보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미리 체크해야 할 행동수칙이나 지침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①

 

공익제보자를 위한 단계별 행동수칙

고발 과정은 불법이나 잘못된 행동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이 첫 단계에서는 가장 먼저 전문가 또는 경험자로부터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가능하면 조직 내부에서 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절차를 밟는다. 물론 그 과정을 따르다가 오히려 신분이 노출되어 불이익에 노출되거나 불법행위 증거를 은폐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내부 시정이냐, 국민권익위원회 등 외부 신고냐는 조직 차원의 부정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조직의 부정에 대해 동료들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들어보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직의 규정을 준수하고 직무에 더 충실함으로써 보복성 징계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한다. 

 

제2단계는 ‘신고의 결정 및 이행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첫째, 입증 책임을 위한 증거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조직의 공식적인 자료가 아니더라도 일기나 비망록에 꼼꼼하게 적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교장이 나에게 협박 가했다”라고 기록하기보다는 “교장 : (자기 책상에 있던 서류를 던지고 나를 노려보면서) 다시 한 번 더 학생 편들면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라는 식으로 시나리오처럼 작성하는 것이 좋다. 둘째, 보호받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철저히 조사하고 최대한 활용한다.

 

셋째, 법률적 분쟁이 발생해 장기화할 수 있음을 감안해 법률적 조언을 구한다. 이를 통해 조직이 각종 법률을 들어 징계의 구실을 만드는 것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넷째, 신고 방법을 숙지한다. 현행 법령에서는 법에서 정해놓은 신고처가 아닌 언론, 시민단체, 종교단체, 노조 등을 찾아가 제보할 경우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다섯째, 시민단체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곳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호루라기재단, 내부제보실천운동 등 지원 단체와 충분히 협의해 제보를 준비하는 것이 조직의 보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불이익을 당한 후 내부고발 보호단체를 찾아오게 되면 단체 차원에서도 지원하기가 여의치 못할 때가 많다. 

 

‘의로운’ 행위가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

끝으로 ‘신고 이후’ 단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많은 내부고발자들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있는 그대로 제보했으니 그것으로 다 될 것이라는 ‘순진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조직은 그렇지 않다. 조직 입장에서는 재판을 몇 년간 진행하더라도 별 어려움이 없지만 고발자는 그 과정에서 먼저 지쳐나가게 된다. 소송이 진행되면 몇 년 걸릴 수 있다는 인내심을 갖고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다음으로 신분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설령 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인지 물어보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조직의 색출 작업은 불법행위라는 점을 말하고 ‘내가 제보자가 아니다’라고 해야 한다. 주어진 직무에 더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만일 신고로 인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법에 따라 권익위에 보호 조치를 적극적으로 요청한다. 

 

내부고발 자체에 나서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제보자들에게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이런 것들을 준비해라”고 요구한다면 오히려 고발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도 나서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몇 가지 행동수칙을 제시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 정의를 위해, 시민들을 위해 용기를 내어 호루라기를 부는 이들이 있을 것이기에 그들의 ‘의로운 행위’가 더 이상 ‘외롭지 않도록’하기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또한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혼자 고민하지 말고 홀로 행동하지 말고 고발에 나서기 전에 꼭 내부고발 지원 단체를 찾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한다. 

 

표2

 


해당 내용은 필자가 공저자로 참여했던 『내부고발자, 그 의로운 도전』에 담긴 20개 가이드라인을 정리한 것이다.

화, 2018/04/0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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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_제보자들

어느 사학비리 
공익제보자의 이야기 

글.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 전 서울시 교육의원

 

 

사학비리 종합세트, 양천고를 고발하다 

뜻하지 않게 교단을 떠난 지 거의 9년 만에 다시 교단에 섰습니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했습니다. 수면장애와 우울증, 기혈순환장애 등으로 죽기보다 힘든 나날을 보낸 적도 많았습니다. 정말 열흘 가까이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한 적도 있었고, 숨 쉬는 것이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자살 기도를 한 적도 있습니다. 

 

양천고는 1995년, 1998년, 2010년, 2015년 감사와 수사 때마다 차마 학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졸하고 충격적인 비리들이 드러났습니다. 동창회가 없음에도 동창회비를 받는가 하면, 수업하지도 않는 유령교사를 교육청에 이름 올려 월급을 받아냈다가 2011년 당시 이사장이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5백만 원을 받았고, 건축 쓰레기 불법 매립에 의한 벌금까지 학교 돈으로 지불하여 문제를 일으켰으며, 학교회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다가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사학비리 백화점이자 종합세트’인 양천고는 한 마디로 장삿속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부패사학이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학교 안에 가짜로 급식회사를 만들어 수년간 폭리를 취하고, 정 전 이사장이 그 급식업체 대표와 직원들을 데리고 학교 돈으로 제주도와 중국 등으로 여행을 다니다가 적발된 것입니다.  

 

저는 지난 2008년, 교육자적 양심으로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대표하여 상록학원 양천고등학교의 사학비리(급식비리, 공사비리, 회계비리 등)를 서울시교육청에 공익제보(감사요청)하였다가 이 사실이 법인에 알려지면서 2009년 3월 부당하게 해직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13개월 동안 학교, 교육청,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부패사학과 싸웠습니다.  

 

제자들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교단에서 “가르친 대로 행동하고 배운 대로 실천하라”고 해놓고 제 자신이 어려움에 처하자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부끄러운 스승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당시 이명박 정부와 공정택 서울 교육감은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투사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사학비리를 사회적 의제화하는 데 기여했다며 시민단체 추천으로 저는 2010년 6.2지방선거 통해 교육의원에 당선되었고, ‘해직교사에서 교육의원으로 당선,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린 사람’ 등 그해 화제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교육청은 양천고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급식 등 상당수의 비리를 밝혀냈고, 관련자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해직교사

2008년, 양천고등학교의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하고 해직된 김형태 교사가 당시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모습 ⓒ김형태

 

공익제보 활성화 없이는 청렴하고 투명한 세상도 없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서 존재해야 할까요? 당연히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일부 사학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를 설립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교를 개인소유물로 여기고 장삿속으로 학교를 운영하며 전횡을 휘두르는 사학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학은 치외법권적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교육이 엄연히 공적인 것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학이 교사채용, 입학부정, 성적조작, 공사시설비리, 공익제보자 탄압 등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일부 비리사학은 마치 조폭집단처럼, 법인 이사장의 왕국처럼 운영하며 온갖 파렴치한 전횡, 위법, 탈법을 자행하고 있어 ‘복마전, 비리의 온상, 부패종합백화점, 이게 학교냐? 교육기관 맞느냐?’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사학비리는 학생들의 꿈을 훔치는 나쁜 도둑질이고, 교직원들에게 영혼 없는 삶을 강요하는 몹쓸 짓입니다. 그런데 사학비리를 공익제보하면, 교육청이 한번 봐주고, 경찰과 검찰이 한번 봐주고, 재판부가 전관예우, 유전무죄 적용하여 또다시 봐주는 관행으로 인해 결국 유야무야 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판사가 정해지면 그 판사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변호사를 찾아 착수금으로 1억 이상의 거금을 갖다 주면, 구속될 사람이 불구속되고, 기소될 사람이 불기소되고, 유죄가 무죄가 되는 세상이니, 공익제보한 사람들이 가장 허탈해하고 분노하는 것이 바로 이런 기가 막힌 악습입니다. 

 

또 하나는 도둑을 신고했는데 잡으라는 도둑 대신 신고자를 잡는 세상입니다. 제가 2009년 부당하게 해직되었을 때, 교육청, 교육부, 법무부, 청와대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어떤 국가기관도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국민권익위와 국가인권위마저도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이 아니고 사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이 아니기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립학교 교원은 국민이 아니냐고 몇 번을 따져 물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후 시민단체의 눈물 나는 노력과 강한 요청으로 ‘국가인권위’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그리고 ‘부패방지법’에는 사립학교 교원도 포함되었으나 여전히 ‘공익신고법’에는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로 남아있습니다. ‘공익신고법’에도 속히 사립교원이 포함돼야 하고, 더 나아가 별도의 독립적인 ‘공익제보자보호법’이 제정돼야 할 것입니다.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익제보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학의 경우, 공익제보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사학비리 공익제보자들은 보복성 징계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공익제보자보호법’과 같은 보다 실효성 있는 법률이 제정되어야 사학비리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들이 불이익조치를 당하더라도 신속하게 보호 및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불이익조치 등 보복성 징계를 감행한 가해자와 학교법인에도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등 처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공익제보자 자격으로 처음 공립 특채됨으로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제가 이제 처음 길을 열었으니 이후로는 더 크게 문이 활짝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도 교육자적 양심으로 공익제보 했다가 학교 안에서 이런저런 불이익을 받고 있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공익제보자는 부패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카나리아 새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참사의 비극입니다. 참사 3개월 전에 이미 청와대 신문고에 내부자가 청해진해운의 잦은 사고와 개운치 않은 사고처리 의혹, 상습적 정원 초과 운항 실태, 회사 쪽의 편법적 비정규직 채용을 민원제기 했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부패, 청렴도를 높이는 공익제보자 보호는 2018년을 경과하는 현재의 대한민국과, 교육계에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특집4-사진추가

양천고 사학비리 제보의 공로를 인정받아 참여연대 2010 공익제보자의밤 의인상을 수상한 김형태 교사(오른쪽 세 번째)

화, 2018/04/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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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일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글. 이선희 미디어홍보팀장

사진. 박영록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정은입니다.” 올해 참여연대는 일곱 번째 사무처장으로 박정은 처장을 임명했다. 앞으로 이런 인사를 수없이 해야 할 텐데,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소개하는 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1단계. 시민단체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된 단체’라는 백과사전식 설명이 필요하다. 2단계. 그러면 참여연대는 뭐 하는 곳인가요? 창립선언문에 근거하면 ‘국가권력이 발동되는 과정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되고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주의 사회를 추구하는 단체’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 24년 된 참여연대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단독 사무처장이 된 박정은은 어떤 사람일까?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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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24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단독 사무처장이 되었다. 기분이 어떤가?

남다른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밖에서는 여성이 단독 처장이라고 의미부여를 하려고 하는데, 참여연대 안에서 처장을 결정할 때 특별히 그런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니고, 스스로도 그렇게 의미부여를 한 적이 없다.

 

상근자 중에 여성이 60~70% 정도 되는데, 역대 처장을 대부분 남자들이 해왔다. 시민단체도 주요 요직은 남성들이 더 많이 차지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과거에 박영선-김기식 전 사무처장이 공동 사무처장이었다. 참여연대 초기나 안국동 시절에는 상근자 성비에 비추어 간부들은 남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리더십 위치에 있는 여성 활동가들이 많지 않은 것은 그런 시각에서 문제제기 할만하다. 점차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성단체들을 제외하고 여성 리더십이 아직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참여연대도 여성 상근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여성 간부들도 많아졌다. 지금도 팀장회의를 하면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앞으로도 여성들이 역할을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대적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는 뜻인가?

자연스럽게 바뀐 것도 있고, 남성과 여성의 권력의지 차이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남성들은 집회 사회를 비롯해 자신을 드러내면서 활동하는 게 몸에 밴 경우가 많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본인 의지가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은데 잘 안 하려고 한다. 그게 한국 사회 구조와 맞닿아 있는 거 같다. 여러 사업을 하면서 여성들은 백업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참여연대 경우도 사업만 잘 한다고 굴러가는 게 아니다. 지원 구조가 얼마나 튼튼하냐에 따라 외부 활동력이 달라진다. 일례로 지원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사무국을 여성들이 많이 담당해왔는데, 노무·인사·재정 같은 업무도 다 법률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 영역이다.

 

혹시 지금까지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나? 

참여연대 내부는 아니지만 밖에서 당연히 그런 경험이 왜 없겠나. 나이 차가 많은 어르신들을 만났을 때, 여성이고 어리니까 하대하거나 문제 있는 발언을 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근데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만나면 참여연대 자체도 남성적인데 박정은도 생물학적 여성일 뿐이고 되게 남성적이라고 하더라. 여성성, 남성성이라고 성역할이나 성향이 규정되어 있는 것도 문제 아닌가? 

 

일부러 남성적으로 보이려고 한 건 아니란 뜻인가. 

여성성 · 남성성 문제라기보다 기회가 주어지면 망설이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팀장 되기 전에 연수 프로그램 같은 데 잘 보내지 않았는데 그런 면에서 이태호 선배나 조직이 기회를 많이 준 건 사실이다. 참여연대 여성 간사들이 예전에 비해 적극적인 편인데, 더 적극적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입사할 때부터 사무처장을 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텐데 사무처장에 내정됐다는 걸 알고 무슨 생각을 했나.

알다시피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극한직업이다. 책임감 때문에 하는 거다. 안진걸, 박근용 사무처장이 사임한다고 했을 때 월요병 같은 게 생겼었다. 월요일 아침마다 상집을 가야 되는데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드니까 잠을 잘 못 잤다. 참여연대가 하는 사업을 이끄는 것보다 구성원이 많아지고 세대 차가 커지니까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는 걸 조율하는 게 더 어렵고 걱정이 많이 됐던 거 같다. 

 

2013년에 잠깐 퇴사했다가 다시 복귀한 걸로 안다. 그때는 정말 못해먹겠다고 생각한 건가?

참여연대에서 12~13년을 일하니까 모든 에너지가 다 소진됐었다. 석사 마치고 입사할 때부터 공부를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더 늦으면 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참여연대가 아닌 다른 걸 모색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고, 사직하는 방식으로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끊었다. 근데 예상치 못하게 박사과정에 떨어졌다. 떨어지고 나서는 이 길이 아닌가 보다 했고, 다시 오라고 했을 때 별다른 고민 없이 돌아왔다. 

 

참여연대 일이 잘 맞으니까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거 아닌가. 

다른 일을 했으면 이렇게 오래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에서는 예전부터 교사가 되라고 했지만 생각만 해도 안 맞았을 거 같다. 참여사회연구소에 입사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선배가 “너는 참여연대가 잘 맞는 거 같아”라고 했을 때 흘려들었는데,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지금은 여기가 나에게 제일 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술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람들 때문에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상근자나 실행위원, 임원, 회원 모두 어딜 가도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같이 학회를 하던 선배의 소개로 가볍게 열었던 참여연대의 문. 언론사 기자 준비를 그만두고 그녀를 험난한 활동가의 길로 이끈 건 뭐였을까. 왜 활동가가 됐는지, 다른 직업은 생각해 보지 않았는지, 이렇게 오래 활동하게 한 힘은 무엇이었는지 질문이 이어졌지만 사실 사람이 무엇에 끌리고 무엇에 끌리지 않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기는 쉽지 않다. 일에 대한 흥미든, 사람에 대한 애정이든 참여연대가 그녀를 오랜 시간 붙들어 놓았고 그 시간들을 거쳐 사무처장직을 맡게 되었을 뿐이다.

 

15년 이상 일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활동은 뭔가.

요즘 GM이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데, 2002년쯤 대우자동차 매각 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과 참여사회연구소가 조직했던 대안연대회의의 입장이 달랐다. 언론 지면에서 논쟁을 하기도 했다.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대우자동차뿐만 아니라 노동, 평화 등 각종 사회이슈를 가지고 매달 다뤘다. 새롭게 제기되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게 재밌었다. 그리고 평화군축센터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평화 이슈들이 많이 기억난다. 이라크 파병이나 평택미군기지 확장 당시 보고서 등을 통해 정부의 논리를 반박하면서 많이 싸웠다. 한미동맹 관련해 공부하느라 밤도 많이 샜다. 그래서 술자리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생활을 자연스럽게 청산하게 됐다.(웃음)

 

이라크

2004년 이라크파병반대시위에 나선 박정은 사무처장의 모습

 

지금도 평화이슈에 가장 관심이 많나.

특정 분야보다는 탄핵 때도 그렇고 주요 국면에서 참여연대가 뭘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선거 시기에 참여연대 전체를 대상으로 언론기획을 몇 차례 했다. 새로운 언론사도 접촉하는 등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기획을 하려고 노력했다. 규모나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이런 쪽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여연대 자체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작년에 신경을 많이 못 썼다. 평화 쪽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계속 대응해야 하니까 시지포스 같은 느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분야다. 

 

활동을 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은 누군가. 혹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활동가적 역량은 이태호 선배한테 많이 배우고 영향을 받았다. 근데 특별히 한 사람에게 의존한다기보다 같이 일을 많이 했던 예전 연구소 선생님들, 평화 쪽 실행위원 선생님들, 전·현직 대표님들과 임원들 다 존경하고 도움을 받는다.

 

다른 인터뷰 보니까 임기 동안 활동가 처우를 개선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더라.

급여가 인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마이너스 재정이라 쉽지 않다. 지난해 노동조합도 생기면서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노동권이 강화되는 한편으로 규율도 강화돼야 한다. 업무평가나 관리를 어떻게 할지, 급여가 너무 적었던 시절에 보상 격으로 만든 각종 휴가제도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고민이다. 조직을 확장하기보다 인원이 줄더라도 급여를 확실히 주는 등 내실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평소 생각이다. 회원확대나 재정마련을 위한 노력도 하겠지만 현 정부 아래에서 그런 부분이 획기적으로 늘기 어려울 거다.

 

담담하게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얘기하던 박정은 처장은 “나도 노조 가입시켜 달라고 했잖아.”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이너스 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측’이지만, 정작 노동자와 비슷한 처우를 받으니 그런 억울함이 이해되기도 했다. 직업은 활동가, 노동조합법상 역할은 사측, 임금수준이나 처우는 노동자, 임원이나 선후배 활동가들을 챙기면서 사업을 해야 하는 그녀의 직책은 사무처장. ‘사무처장 박정은’이라고 간단히 명명하기에는 그녀가 짊어져야 할 수많은 상황과 관계, 그 속에서 해야 할 다양한 역할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사무실을 벗어나면 이런 역할도 있다.

 

통인-사진추가

2017년 성주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에서 평화국제팀 황수영 간사와 다정한 한 컷. 언뜻 보면 차갑고 무서운 선배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이다  

 

집에서 7남매 중 여섯째라고 들었다. 자랄 때 경쟁이 치열했을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차별이 떠오른다. 경상도의 가부장적인 집안인 데다 바로 위에 오빠가 있었다. 할머니랑 전쟁을 하면서 자랐다. 오빠랑 계속 차별을 하는데 도대체 이유가 없는 거다. 왜 나한테만 설거지랑 방청소를 시키지? 왜 오빠한테만 영어공부 하라고 카세트테이프 사다 주지? 언니나 동생은 별로 말을 안 했는데 나는 계속 저항했다. 근데 부모님도 그런 부분이 있다. 아들과 손주를 더 챙기는. 그렇게 하면 남자들은 자기가 더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는 사회가 안 바뀐다고 얘기했는데도 잘 안 바뀌더라.

 

그런 걸 보면 성향이 활동가랑 잘 맞는 거 같다.

문제제기할 만한 내용인건 분명한데 좋게 해결하기 위한 방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무조건적인 저항이었던 거 같긴 한데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할 거 같다.

 

요즘은 성격이 좀 바뀌었나?

나이도 들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문제해결 능력이나 감정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거 같다. 예전처럼 뭔가 잘 안 풀리면 바로 화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돌이켜 보면 예전에 내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드니까 후배들한테 지나가면서 슬쩍 “그때 미안했어.” 그러기도 한다. 요즘은 그렇게 화내면 큰일 난다. 내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좀 착해진 거 같다.(웃음)

 

쉬는 날엔 뭐하면서 보내나.

피곤해서 뻗어있다. 저녁에 일정이 많아서 주중에 개인적인 뭔가 하거나 누굴 만나기는 불가능하다. 참여연대 생활을 오래 하면 개인 관계가 없어진다. 참여연대 밖의 인간관계를 잘 만드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는 잘 못했다.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 성명, 논평, 보고서 검토하고 발제문을 쓰기도 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힘에 부치더라. 주말에는 가급적 일 안 하고 쉬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예전에는 영화나 책을 많이 봤는데, 작년 하반기부터는 책도 눈에 안 들어오더라. 주말에는 주로 사무실 동료들이랑 여행가고 그랬는데, 월요일에 일정이 많다 보니 그것도 잘 못하고 있다. 

 

일도 중요하지만, 삶에 활력소가 있어야 하지 않나.

최근에 <위대한 쇼맨>이라는 영화를 보고 방송댄스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은 좋아하는데 엄두가 안 나고, 방송댄스를 배우고 싶은데 신청은 할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다.

 

“가만히 놔두면 안 좋게 변하는 건 운명이나 팔자 탓이 아니라 이 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는 이걸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 이런 우주에서 소설가로 산다는 건 여러 번 고칠수록 문장이 좋아진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 <소설가의 일> 김연수

 

여기에 착안해 생각해보면 활동가는 여러 번 고칠수록 세상이 좋아진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 저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수많은 논쟁도 하겠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고칠수록 세상이 좋아진다는 걸 믿는 사람들이다. 다시 굴러 떨어질 것임을 알면서도 수백, 수천, 수만 번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포스처럼 일시적으로 세상이 나빠지더라도 다시 좋게 고치기 위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일, 똑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라 ‘차이의 반복’ 만드는 일, 그래서 세상이 조금씩 나아질 수 있게 하는 일, 활동가의 일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바꾸어 나가야 할 세상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화, 2018/04/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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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생, 김현우

김현우 회원

 

글. 호모아줌마데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애 엄마. 2007년 참여연대 회원 가입과 동시에 자원활동 시작.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백인보’라는 코너에 비정규적으로 인터뷰 글을 쓰고 있음. 특기사항 : 합기도 빨간띠.

사진. 이한나 미디어홍보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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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가득한 전철 안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문득,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은 처음엔 나로부터 시작해 두 딸아이에게 머물렀다가 세상 인구의 절반에게로 퍼져나갔다. 돌아보면, 아무 이유도 없이 가해지는 폭력과 차별들이다. 세상은 ‘미투운동’으로 떠들썩하지만 여성으로서 겪는 크고 작은 모순들이 모두 ‘운동’으로 변환되지는 않는다. 눈물은 멈추었으나 새로운 길은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95년생 김현우’에 관한 자료들을 읽었다. 그녀는 마치 나의 좌절과 절망을 치유하기 위해 나타난 듯했다. 인생은 가끔 이렇게 우연의 힘에 기대어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신세계

떡볶이 체인점에서 알바를 마친 그녀가 파주에서 참여연대까지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퇴근 시간대에 한 시간을 넘게 왔으면 지칠 만도 할 텐데 그녀는 예상했던 대로 씩씩하기만 했다. 스물세 살, 새봄처럼 파릇한 그녀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엔, 자격증을 따고 세무사 사무실에 들어간 다음 방통대를 가야겠다고 결심했죠. 근데 막상 세무사 사무실에 다녀보니,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일곱 시 반까지 출근하고, 퇴근은 밤 열한 시나 새벽 두세 시. 세금 신고 철에는 한 달 내내 캐리어에 짐 싸 가지고 와서 사무실에서 살아야 했어요. 이 정도면 차라리 정말 돈 많이 주는 데 가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나왔죠.”

 

대입에 실패한 것을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어 성공이란 것도 하고 싶었다. 긴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반도체 생산직이었다. 

 

“들어갈 땐 한 2~3년 열심히 해서 아파트 사야지, 이런 마음이었어요. 사실 제가 청소년 상담사나 진로 교사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근데 사회에 나와 내가 하는 일들이 그런 활동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스스로 회의가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2교대로 근무하며 하루 다섯 시간 밖에 못 자면서도 학점은행제?를 통해 심리학에 관련한 공부도 하고 그랬죠. 그때 읽었던 책에 우연히 참여연대에 관한 부분이 있었는데, 휴대폰으로 참여연대를 검색해 보니 마침 ‘청년공익활동가학교’라는 프로그램의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었죠.”

 

마침 반도체 공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던 그녀는 이 프로그램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신청을 했다. 너무 궁금했고 너무 하고 싶었기에 지원서에 이것저것 아주 자세히, 아주 길게 써넣었다. 그러나,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 한 달짜리 프로그램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전에는 사회문제라든가 시민운동 같은 건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어요. 근데 ‘청년공익활동가학교’를 통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전혀 다른 세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거예요.” 

 

휴대폰 검색을 통해 만난 ‘우연’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대체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행운

원래 인생의 목표는 돈을 모으는 거였잖아요, 그것도 바뀌었나요?

“지금은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벌고 있어요. 이젠 돈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요. 진짜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들을 위해 이렇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행운이죠. 이런 삶을 살 수 있게 되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반도체 생산직에 근무하던 그녀는 이제 청년참여연대 정치분과장으로 있다. 아파트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더 관심이 많으며, 심리학 대신 선거제도개혁과 청년수당, 정책제안과 권익옹호 등 ‘애드보커시’에 대해 공부한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주위에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다른 이들은 아는 것도 많고 글도 잘 쓰고 말도 논리적으로 하는데, 난 너무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때는 슬럼프도 왔었죠.”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채웠다.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었고 배움의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찾아갔다. 토론회, 강연회, 기사쓰기 강좌, 참여연대 느티나무의 강의들. 그뿐이 아니다. 매일 신문을 읽고 『참여사회』 읽기 모임에도 참여한다. 

“배우는 모든 것들이 좋아요. 특히 느티나무에서 애드보커시와 혁명에 대한 강의들을 들을 때는 가슴이 막 벅차오르더라고요. 더 많이 배우고 실력을 쌓으려고 해요. 그걸 바탕으로 하반기부터는 청년참여연대 정치분과장으로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인터뷰 자료에 첨부된,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몇 개 읽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할 거라고 하더니, 기사 안에 그녀는 이미 어마어마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제겐 ‘선거제도개혁으로 의회민주주의를 세우겠다’라는 비전과 목표가 있어요. 1등만 당선되는 지금의 선거제도는 거대 정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거대 정당은 37% 정도의 득표율로 과반의 의석을 확보하고 권력을 독점하게 되죠. 따라서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해요. 현재의 공천 과정을 생각해보면 지역구 위주의 정치에서는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거든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의회 내 독과점이 타파되고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들이 힘을 얻게 될 거예요.”

 

활동

2017년 국회 앞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자발적으로 1인시위에 나선 김현우 회원 ⓒ김현우 페이스북 

 

왕복 버스비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녀는 고양·파주지역의 시민단체들을 찾아다니며 ‘정치개혁고양파주시민행동’이라는 연대조직을 만들었다. 그 연대조직의 운영위원장이 된 그녀는 매주 토요일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평일 오전엔 출근시간대에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정류장에 나가 사람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한다. 사람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용어를 어려워해서 ‘행복한 나라,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 운영되는 제도’라고 설명을 시작한다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면 선거개혁과 관련된 것들을 ‘무조건 다’ 설명한단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국회 앞에서 선거제도개혁과 관련한 1인 시위를 100차례 가까이했어요.”

 

오늘, 95년생 김현우가 73년생 아줌마를 여러 번 놀라게 한다. 

“신문을 보니,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여론도 국회도 별로 관심이 없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1인 시위라도 해야겠다고 나선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답답함을 안고 살아가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할 생각 같은 건 안 하잖아요, 그것도 100번씩이나.

“가벼운 마음으로 뭔가 시도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그때 마침 제가 독립을 해서 아침 시간이 자유로웠고, 그 일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국회까지 왔다 갔다 하는 버스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국회까지 왕복 버스비용’이란 말이 날아와 굳을 대로 굳어진 나의 머리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녀가 말하는, 100번의 1인 시위를 가능케 했던 너무도 소박한 조건들. 생각해보면 지난날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했던 것들 또한 초 한 자루와 왕복 전철비가 전부 아니었던가.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높은 이상과 강력한 수단이 아니라 지키고 싶고 바꾸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진한 애정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 바꾸고픈 게 있는데 바로 ‘학교’예요. 학생도 학교의 구성원인 만큼 운영전반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었으면 해요. 학교에서 우리들의 삶에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쳤다면 사람들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렇게 정치에 무관심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민주시민교육, 성평등 교육, 생태학적 교육 등을 더 많이 하는 방향으로 공교육을 바꿔나가야죠. 중·고등학교만큼은 지방 시의회나 지자체 등과 더 많이 친숙해졌으면 좋겠고, 학생들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같은 테이블에서 학교나 지역 현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갔으면 해요.” 

 

그녀의 꿈은 시민단체의 활동가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을 돈까지 받으면서 할 수 있다면 너무도 감사할 것 같다는 그녀.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에, 그녀는 오늘도 시간을 쪼개어 부족한 것들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또 다른 세상을 찾아 버스에 오른다. 

 

내 동생 만 18세 되어서 통장 만들었다. 통장을 만들고 스스로 알바도 하고, 돈도 모으고, 사회에 대한 자신만의 입장도 있다. 그런데 올해 613 지방선거를 할 수 없다. 근로계약, 입대, 결혼도 할 수 있는데, 충분히 자립된 삶을 살고 있는데도 지방선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 예전 알바할 때 점장님이 만 17세 청소년이었다. 싹싹하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가족과 친구들 주변사람들도 잘 챙기는 친구였다. 나는 내 동생과 그 친구와 나와 마주하는 모든 청소년 친구들이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청소년 선거권/피선거권/정당가입허용’에 대한 권리가 꼭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민주시민교육도 꼭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암울함, 무거움보다 생명력 있고 밝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 21018년 2월 9일 김현우의 페이스북 중에서

 

95년생 김현우

17살, 13살 먹은 두 딸아이에게 『82년생 김지영』를 내밀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너희들이 살아나가야 할 세상이 어떤 곳인지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다시 두 아이를 불렀다. 이번에는 ‘95년생 김현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안엔 불완전한 세상에 대한 걱정 대신 인간에 대한 믿음이 가득하다. 

 

“실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데 성공했던 나라들을 보면 10년 이상 관련된 운동들이 벌어졌어요. 오늘 내가 하는 이 활동이 당장엔 실패하더라도 개헌안에 ‘비례성 보장’ 정도의 문구만이라도 들어간다면,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회 앞에서 자신이 하나의 촛불로 변신한 피켓을 들고 환히 웃고 있던 그녀.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울었던 그 시간만큼, 오늘은 95년생 김현우를 따라 나도 환하게 웃어 본다.  

 


정규 대학교에 다니지 않고 전문학사 또는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

 

 

 

화, 2018/04/0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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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보유세, 
네 가지 오해와 진실

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활동가 출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활동. 현재는 나라살림연구소에 기거 중. 조세제도, 예산체계, 그리고 재벌 기업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음.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 『최순실과 예산 도둑들』 공저.

 

 

최근 한 보수단체 대표가 평양공연 음악감독 윤상을 비판한 말이 화제가 되었다. 윤상이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자 윤이상이나 월북한 윤기권과 같은 집안사람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트윗 글을 썼다. 그러나 이에 대한 김형석 PD의 말은 짧고 강렬하다. “본명이 이윤상 입니다만.”

 

모든 국가정책에는 찬반양론이 발생할 수 있다. 건전한 토론은 항상 필요하다. 그러나 최소한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오해는 없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요즘 부동산 보유세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 이에 부동산 보유세 관한 네 가지 오해를 풀어보자.

 

부동산 보유세는 조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첫 번째 오해, 부동산 보유세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제1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보유세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처럼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내는 세금이다. 거주 주택이 있어도 소득은 발생하지 않는다. 소득이 없지만 단지 재산을 보유했다고 세금을 부과한다면 정말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걸까? 

 

중학교 때 배운 명제 단원을 돌이켜 보자. 참인 명제의 역은 꼭 참은 아니다. ‘소득이 있으면 → 세금이 있다.’ 가 참인 명제라고 하자. 그렇다고 ‘세금이 있으면 → 소득이 있다’는 역인 명제가 꼭 참일 필요는 없다. 다만 ‘세금이 없으면 → 소득도 없다’라는 대우 명제만 참일 뿐이다. 즉, 세금이 있으면 소득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세금이 있으면 소득이 있을 수도 있고 재산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소득이 있을 때 내는 세금을 소득세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재산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 담세력(擔稅力)을 인정하고 내는 세금을 ‘재산세제’라고 한다. 둘 다 조세원칙에 부합한 세금이다.

 

두 번째, 부동산 보유세는 자산불평등을 교정하는 형평성을 추구하는 세제이지,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제는 아니라는 것도 오해다. 부동산 보유세는 소득세제보다 오히려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제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allocation of resources) 될 때, 경제적 효율성이 증대된다. 소득세를 통해 소득이 분배(income distribution) 될 때는 형평성이 늘어난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의미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에 자원이 이용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부동산 보유세가 낮으면 어떻게 될까? 필요 없는 부동산을 보유하여 유휴자산이나 무수익자산이 늘어난다. 경제적 효율성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면 보유세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자산은 매각되고, 한 푼이라도 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곳에 사용된다. 그래서 취득세와 같은 부동산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것이 시장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부동산 보유세는 경제원칙에 어긋난다? 

세 번째 오해, 부동산 투기를 잡고자 한다면 양도소득세 인상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소득세다. 즉, 발생한 양도차익에만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그 말은 투자 또는 투기에 실패해도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투자에 실패하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하지 않고 투자에 성공하면 세금도 늘지만 이익도 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은 5억 초과에 42%다. 양도차익이 5억이 발생해도 내는 세금은 약 1억 5천만 원 정도다. 매매차익으로 5억을 벌 수 있다면 세금 1억 5천만 원은 내도 남는 장사다.

 

네 번째 오해는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내는 보유세는 경제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거래의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똑같은 주택을 보유하다가 판매 직후 다시 동일한 주택을 매입했다고 하자. 경제적 실질은 그대로다. 경제적 실질만 보면 실현, 즉 매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실현과 미실현은 회계적 사건일 뿐이다. 보유한 부동산을 임대하여 소득이 발생한 것과 임대하지 않고 자가로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가로 사용하는 것은 임대의 기회비용만큼 스스로 향유하고 있는 상태다. 경제원칙만 보면 임대했을 때의 이익이나 사용했을 때의 효익이나 비슷하다. 그래서 임대했을 때만 소득세를 부과하고, 사용했을 때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으면 경제적 행동에 왜곡이 발생한다.

 

세금 부과 여부에 따라 경제적 행동이 달라지면 재정학에서는 ‘사중손실(死重損失)’이라는 이름의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한다. 거래 여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경제원칙이라기보다는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술적 방법이다. 물론, 현금 유동성 문제는 조세 정책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기는 하다.

 

결국,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자는 것은 조세원칙은 물론 경제원칙에도 맞는다. 특히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금이다. 그래도 남는 찜찜함이 있다. 소득이 없는데 재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내는 것에 불편한 사람도 있다.

 

그럼 자산이 없는데 소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내는 행위는 어떨까? 어떤 사람의 자산이 마이너스 1억 원이다. 버는 소득은 모두 빚을 갚는데 쓸 뿐이다. 그래도 소득세는 그대로 낸다. 소득세를 내는 데는 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재산세를 내는 데는 소득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재산세제의 특징이다. 다만, 현금유동성을 위한 배려가 필요할 뿐이다.  

 

세금

 

화, 2018/04/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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