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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드로잉26+아카데미] 모두를 위한 워크숍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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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드로잉26+아카데미] 모두를 위한 워크숍은 계속됩니다

익명 (미확인) | 목, 2018/09/27- 17:29

희망제작소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맞이하여, 모두를 위한 워크숍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기법을 함께 배우고 나누기 위해 <희망드로잉26+ 아카데미>를 개설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워크숍 기법을 엮어 만든 ‘희망드로잉26+ 워크숍 활용서’를 교재로 하는 교육과정인데요. 총 4회 중 2~3회차 교육이 지난 8월 31일과 9월 7일에 각각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난 9월 14일, 4주 차 마지막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희망드로잉26+ 워크숍 활용설명서’의 파란색 라인을 중심으로 한 실행계획 워크숍을 해보는 시간이었는데요. 이번 워크숍은 기존의 이슈발견, 자원지도 워크숍을 거쳐 도출된 의제, 지역자원,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을 결합하여 실행계획을 작성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작성하기에 앞서, 첫 번째 과정으로 SWOT 분석 방법을 알아보았는데요. 선정된 이슈와 지역의 자원을 바탕으로 도출된 포스트잇을 SWOT 워크시트에 붙여보고, 각각의 이슈와 자원, 내부 장단점, 외부 위기와 기회를 합쳐 포스트잇끼리 붙이고 떼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팀별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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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시나리오 작성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수업을 담당한 이다현 선생님은 시나리오 작성에 대해 ‘SWOT 기법의 활용이 어려운 분들에게 좀 더 쉽게 의제를 명확화 할 수 있는 방법’이며, ‘실행에 필요한 요소를 판단하고 사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절차’라는 점을 알려주었습니다. “선정한 주제가 지역사회 과제와 관계있는가?”, “사회적인 경향, 트렌드에 부합하는가?”, “협력자와 파트너는 모색했는가?”, “기대효과와 수혜대상은 누구인가?” 등의 질문 등으로 공통의 의제 실행을 위한 점검의 과정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어 사업계획서 작성하기 단계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업계획이 아닌, 공동체 내에서의 구성원 간 역할을 찾는 수준이라면 오감액션플래닝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 덧붙여졌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실제 사업계획서에 포함되는 내용인 제목과 개요, 목적, 필요성/배경, 범위/대상, 추진계획, 추진체계, 기대효과의 단계를 설명하고, SWOT 분석 기법에서 도출된 내용을 활용하여 전지에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실습이 진행됐는데요. 이다현 선생님은 선정한 사업이 이 내용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업을 변경하거나 반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실제 공공영역(참여예산)에서 사용되는 사업평가지표를 참고하여 작성하도록 안내했는데요. SWOT 분석을 통해 도출된 내용을 가지고 사업계획서를 수월하게 작성하는 팀이 있는 반면, 지난한 토론을 거쳐 사업계획서를 한줄 한줄 작성해나가는 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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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별로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팀은 사업비 적정성, 효과성, 공공성, 시급성, 필요성 등의 평가지표를 활용하여 발표 팀의 내용에 관한 점수를 매겼습니다.
명작동화팀의 ‘구로구 청년몰 여유공간을 활용한 더불어 사는 1인 가구 만들기’ 사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구로구의 나홀로 가구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사업의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세심한 부분을 다양하게 고려하여 실습에 임한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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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희망드로잉26+ 아카데미>의 4주 차 강의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워크숍 기획을 배우려는 교육생분들의 열의가 뜨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수료증 수여 순서에서는, 교육생 한 명 한 명이 다른 교육생의 이름표를 뽑아서 수료증과 축하의 장미꽃 한 송이를 릴레이로 전달했는데요. 졸업식까지 워크숍 형식을 빌려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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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마무리와 함께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다음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소중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수료생들의 소중한 의견을 담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희망드로잉26+ 아카데미>를 기획해보려 합니다. 두 번째 아카데미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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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조준형 | 뿌리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뿌리센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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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치란 무엇일까요? 더 나은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희망제작소는, 토의민주주의 확산을 통해 더 나은 민주주의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시민과 함께 좋은 정치를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인 ‘정치잇수다’를 진행했습니다. 9월 29일 열린 토론회와 10월 15일 진행된 워크숍 후기를 전합니다.

 

첫 번째 정치잇수다는 ‘2016년 지금 여기의 시민+정치’라는 주제의 토론회로 9월 29일 스페이스노아 커넥트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시민이 바라는 좋은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에 앞서, 시민정치 관점에서 한국 정치의 문제를 진단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시민의 정치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현실의 구조적 제약을 살펴보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적 시도를 살펴보았다.

여론조사는 민의를 파악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2016년 지금, 한국 시민정치 진단’에서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은, 현행 공직선거법의 선거운동 기간, 방식, 인적 등을 제한하는 조항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법, 특히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특히 일상에서 시민이 자유롭게 정치에 대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크게 제약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분석 전문가인 정한울 박사는, 여론조사는 민의를 파악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그 결과를 유권자의 결정과 같은 가치에 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의 의도적인 오용에 본질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여론조사의 전문성 제고, 공직선거법 등 관련 제도의 개선은 물론 정치의 대표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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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더 나은 민주주의와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의 발표가 진행됐다. 정치벤처 ‘와글(WAGL, We-All-Govern Lab)’은 온라인 기반의 풀뿌리 시민정치 연구,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수평적 의사결정 모델 등 정치혁신을 촉진할 기술을 개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와글의 김정현 매니저는 “많은 사람이 정치 관련 대화를 나눌 때, ‘어떤 정치인이 문제고, 누구를 뽑아야 한다’ 등 선거 이야기를 주로 한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내가 말하는 것, 내 생각이 정치에 반영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많은 시민이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것이다. 와글은 그런 방법,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 개발자 조합 ‘빠흐띠’의 권오현 대표는 온라인 정치토론 플랫폼인 ‘빠띠(parti.xyz)’의 사례를 소개했다. 빠띠는 독립적인 온라인 공론장으로, 이슈별로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변화의 방향을 논의하는 공간이다. 권 대표는 “한국에서 집회 정도는 나가야 정치에 참여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언론을 통해 정보를 인지하고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것도 일종의 정치 행위일 수 있다”며, 빠띠를 통해 시민들이 자유롭고 일상적으로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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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효율적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민주적인가 고민해야

희망제작소는, 풀뿌리민주주의 확산 등 최근의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신과 불통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대의민주주의를 개선하려는 방법으로, 시민이 직접 나서 좋은 정치를 이야기하는 토의민주주의의 확산을 제시했다. 발표를 맡은 황현숙 연구원은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모여 좋은 정치가 무엇인지 토론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며 정치잇수다 기획의도를 밝혔다.

마지막은 토론의 시간으로 지정토론자의 발언과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정치철학자 김만권 박사는 “선거, 투표의 결과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승자와 패자만 있다. 그렇지만 투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반대하는지 정확하게 보여준다. 다른 방향을 보는 사람들이 같이 살고 있다는 것, 설득이 필요한 과정이다. 하나하나의 목소리를 소중히 하는 민주주의라면, 얼마나 효율적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민주적이냐를 고민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민 정치 참여의 평가 기준이 민주성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온라인선거운동 연구자 조희정 박사는 빠띠와 와글 등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활동하는 많은 사람, 단체가 있다. 다른 대안 정치 세력과의 연결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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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는 민주주의와 참여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번째 수다에서는 정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이라는 공감이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라 진짜 시민들의 생각과 참여에 주목해야 하며, 일상에서 자유롭게 정치를 이야기하고 참여할 수 있는 대화와 경험의 장,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정치. 최고의 순간, 최악의 순간

10월 15일 희망제작소 희망모울에서 열린 두 번째 수다는 ‘여론조사로는 알 수 없는 우리들의 진짜 정치 이야기’라는 주제의 워크숍이었다. 시민들이 원하는 좋은 정치에 대한 생각을 직접 꺼내놓고 이야기하는 본격 정치 수다의 장으로 꾸며졌다.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한국 정치 최고의 순간, 최악의 순간’이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주요 정치적 사건을 담은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살펴봄으로써 참가자들의 좋은 정치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는 순서였다. 최고의 순간으로는 시민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거나 선거 결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때가 꼽혔다. 참가자들은, 최근 치러진 20대 총선이 언론이나 여론조사 기관이 예측한 것과 전혀 다른 결과로 나온 것을 보고 민심의 무서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악의 순간으로는 세월호 사건, IMF위기 등 국가나 정치 지도자들의 무책임함 또는 무능력이 드러난 사건 등이 꼽혔다.

정치에 관해 마음껏 ‘수다’ 떨기

두 번째 세션은 ‘시민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이관후 희망제작소 연구자문위원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관후 위원은 민주주의 그 자체가 좋은 정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민주주의 개념의 역사적 유래부터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인민이 다스리는 정치 체제, 민주주의를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 건 100년도 채 안 된다. 한국 역시 1987년 민주화 이후 아직 서른 살이 안 되었다. 아직 자리가 잘 잡히지 않은 것이다. 민주주의를 잘 한다고 좋은 정치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많은 이들이 나쁜 것에 합의하면 나쁜 정치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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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좋은 정치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정치 수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자 자신의 생업이 있는데 모두가 정치를 항상 고민하고 참여할 수는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된다. 숙의민주주의, 심의민주주의라고 번역되는 ‘deliberative democracy’는 사실 ‘수다민주주의’라고 해야 한다. deliberation은 어렵고 딱딱한 숙의, 토론이 아니라 수다를 의미한다.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거다. 정치에 관해 수다를 떠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세 번째 세션은 우리들의 진짜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시민을 포함한 우리 사회 여러 정치 주체들 간의 연결 지도를 그리고, 좋은 정치를 위한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선거와 선거 사이, 투표 빼고 정치 이야기하기’와 ‘모두의 정치를 위한 액션플랜 짜기’를 주제로 모둠 토론이 진행됐다.

‘선거와 선거 사이, 투표 빼고 정치 이야기하기’는, 선거 이후 시민들이 일상에서 정치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혹은 어떻게 참여하지 못하는지 지금 현재의 정치적 연결고리를 그려 본 후 우리가 원하는 정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시민, 국회, 대통령, 사법부, 정당, 시민사회단체, 언론, 이익단체 등 우리 사회의 공식적·비공식적 정치 주체 간 연결 고리를 그려가면서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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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참가자가 언론과 시민단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고,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의견을 알려야 하는데 그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기보다 그들만의 활동을 하는 것 같아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많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

다음으로, 앞서 나눈 이야기를 모으기 위해 모둠별로 주제를 정해 구체적인 참여 방법을 찾아보는 ‘모두의 정치를 위한 액션플랜 짜기’를 진행했다. 1조는 ‘지역의 도시계획 변경, 사업시설 예정 시 주민의 참여 보장 방법’, 3조는 ‘신혼부부에게 3천만 원 지원’이라는 주제로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방법을 토론했다. 2조는 ‘잘 먹고 잘살자’, 4조는 ‘숨어있는 90% 시민을 발견하고 함께하기’라는 주제로 좋은 정치를 위한 시민의 참여 방법을 토론했다. 1조와 3조의 발표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을 때 우리가 시도해볼 수 있는 SNS 캠페인, 지역 언론 기고, 사례집 작성, 집회, 시위 등 실질적인 활동 사례들이 제시되었다. 한 발표자가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들과 손잡고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을 소개했을 때는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정치 구조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 2조와 4조에서는 시민들이 자기 주변의 공동체, 관련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우리 일상의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말할 수 있는 단체에 참여하고 다른 시민 동료들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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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토론을 시작할 때 투표 이외의 정치 참여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로의 크고 작은 참여 경험을 공유하면서 시민이 바라는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유롭고 즐겁게 정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겁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또한 토론회와 워크숍 두 번의 모임을 통해 정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시민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합의의 폭을 넓혀나가면 더 나은 민주주의, 좋은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다.

글 : 황현숙 사회의제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사진작가(첫 번째 수다), 오세인 사진작가(두 번째 수다)

화, 2016/11/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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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⑩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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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사회라는 점에서 북이나 남이나 공통점이 많다.”, “자유의 측면에서 보면 북한이 더 자유로운 부분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은 이런 말을 공공연히 했다가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나라다. 테러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보다 흔하게는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북한 가서 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그런 데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는 속된 말로 ‘까임방지권'(욕먹지 않을 권리라는 뜻으로 현역 군필 연예인들에게 주로 쓰임)이라 불리는 자격이 있다.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이 싫어 남한으로 왔고 평생 김정은 체제에 맞서 살겠다”고 당당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기술이 더 발달하면 공산주의, 자유민주주의가 의미 없어진다.”, “창조적 파괴가 주도하는 시대가 되면 후진국이 어느 순간 치고 올라와 한국보다 더 잘 살 수도 있다. 북한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없다.”

이런 말도 거침없이 했다. 한국 사회에서 당연스레 금지돼 온 것, 알아서 입 닫고 덮어둔 것들이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나 돌아보게 하는 말이었다.

‘금수저’ 사회는 결국 ‘세습 사회’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으로 기획한 ‘시대정신을 묻는다’ 열 번째 인터뷰로 주 기자를 만난 것은 그가 가진 독특한 관점을 공유하려는 것이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북한 사회의 엘리트였다가 14년 전 탈북해 남한으로 온 뒤 공채 시험을 거쳐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남북한 사회 양쪽에 대해 ‘내부자’와 ‘외부자’의 입장을 가진 흔치 않은 사람이다. 국제부 기자로 일하며 한반도의 외교 및 지정학적 구도, 통일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야기를 들어볼 이유가 충분했다.

인터뷰는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의 진행으로 지난 3월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스페이스노아에서 이뤄졌다. 주 기자는 첫 번째 질문인 “현재 한국 사회를 진단해 달라”는 데 대해 “강고한 기득권이 통로마다 꽉 막고 있는 사회”라고 답했다. “지금은 한국 사회에서 역사적인 기점”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기득권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부정적인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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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6‧25 전쟁 이후 산업화 시대를 모범적으로 헤쳐 왔습니다. 문제는 그 성공 신화가 아직까지도 남아 앞을 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새로운 도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인데 모든 분야, 길목마다 기득권이 사회발전을 꽉 막고 있어요. 자연히 극복되기에는 한국 사회의 유연성이 너무 떨어져 있고, 여러 가지 역량이 한계치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기득권이 막고 있다는 ‘모든 분야’에는 정치‧행정‧경제‧교육 등이 망라되지만, 특히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업들마다 기득권, 즉 ‘금수저 아버지’가 놓여 있다고 주 기자는 지적했다. 재벌만이 아니라 의사, 법조인, 언론인 등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가 보장되는 직업들마다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한 개인들의 좌절감이 더 크다고 그는 진단했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상당 부분 ‘세습 사회’라는 것이다. 그의 ‘세습’ 언급은 남다른 느낌을 준다. 앞서 설명한 대로 자기 삶의 터전을 바꿨을 만큼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에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여기 살면서 깨달은 것은 “북한은 권력자 혼자서 다 가지고 세습하는 사회라면 남한은 한 100명쯤이 나눠서 세습하는 사회”라는 것이었다.

“직장 스트레스는 남한이 열 배 크다”

남한에 와서 크게 깨달은, 북한이 더 나은 측면은 또 있다. 일하는 환경에서의 자유에 대한 부분이다.

“남한에 온 탈북민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자유를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탈북자들 중에 정말 자유롭게 사는 사람을 거의 못 봤습니다. 과거 사회주의 노선을 걸을 때 북한에는 분명 이동의 자유가 없었고, 경제활동의 자유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남한보다 자유가 큰 부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하는 환경 안에서의 자유예요. 직장 생활에 스트레스라는 게 거의 없거든요.”

북한은 100% 고용제 사회이고, 직장 내에서 사장이나 상사의 권한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그냥 다른 직장으로 옮기면 된다고. 한국에서와 같이 ‘윗사람에게 잘못 보이면 해고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상당히 평등한 직장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고 주 기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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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국가 권력자를 욕하면 ‘그길로 잡혀가서 죽는’ 사회인 것도 분명하다. 그게 더 심각한 자유의 억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주 기자는 “기독교 모태신앙인 사람이 하나님 욕 못 해서 고통스럽지 않듯이, 북한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권력자 욕을 안 하는 것으로 배우기 때문에 그 점을 심각하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했다. “지금 우리가 대통령 욕 마음껏 한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잖습니까?”라면서.

한국 직장에 잘 적응 못 하는 탈북민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못마땅한 점이 있을 때 억누르지 못 하고 표출하기 때문에 한 직장에 오래 못 다닌다는 것이다.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 대부분은 사실 주변 관계에서 오는 것이잖아요? 한국은 일터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밥줄’과 직결된다는 위기감이 있어 자유롭지 못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불만은 한국이 북한보다 열 배 이상 큰 것 같아요. 여기도 천국은 아닌 거죠.”

꼭 기득권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는 사회라면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람도 나오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것도 어느 정도 당연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 기자는 “정말 능력에 따른 결과라면 모르지만 실제로는 왜곡이 심하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에게 무슨 능력이 있는지 모르지만, 주위에서 ‘뛰어난 인물’로 만들어 주니까 그 사회에서 그렇게 통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사장 자리 물려받은 사람은 가만히만 있어도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경영자로 포장해 줍니다. 반면에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은 제 능력만큼 인정받을 기회도 없죠. 그런 왜곡이 점점 고착화되기 때문에 ‘금수저’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 아니겠습니까?”

빠른 기술발전은 후진국에 오히려 기회다

한국 사회에서 ‘흙수저‧금수저’ 논의는 최근 들어 대두됐다. 주 기자가 한국에 온 14년 전만 해도 불평등에 대한 인식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처음 한국에 와서부터 이런 점들을 느꼈다고 했다.

“제가 어쩌면 너무 기대가 컸는지, 유달리 예민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배고파서 탈북한 사람들은 여기 와서도 그런 점들이 안 보일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 사회의 불평등, 불공평함, 퇴행적인 것들이 싫고 신물 나서 온 것이기 때문에 더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이쯤 되면 아무리 ‘까임방지권’이 있어도 “도로 북한 가라”거나 “다른 나라 가서 살라”는 비난 댓글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어차피 이상적인 나라는 없습니다. 현실의 문제를 인정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시켜 가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아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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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되지 않을 경우, 이대로 가면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의 두 번째 질문에 그는 “기득권 장벽이 더 공고해지고 변화해야 할 시기를 놓치면 결국 세계적 경쟁에서 심각하게 뒤처지는 후진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후손들에게 ‘선조들은 왜 저렇게 한심했을까?’하고 평가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소 독특한 시각이 보였는데, 주 기자는 “나는 과학기술 신봉자”라면서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한 예측을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으로 말했다. 그런데 그 예측의 범주가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 혹은 북방 지역과 중국까지 연결된다는 점이 달랐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 로봇 등의 영향으로 어차피 지금 있는 직업 대부분이 사라진다”는, 요즘 자주 제기되는 주장은 “미국 알래스카 주, 북유럽처럼 기본소득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연결되는데,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단위로 자원을 공평하게 나눠주면 결국 공산주의 체제와 비슷해지는 것이므로 이념이니 남북이니 하는 논의가 의미 없게 된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그것도 “반세기 안에 그런 시대가 온다”는 주장이다.

또 “후진국이 갑자기 치고 올라와 우리보다 더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과학기술이 비약적 발전되면 단계적 산업 기반이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한국에서 비디오테이프로 영화 볼 때 중국은 ‘비디오’라는 말을 몰랐습니다. 1990년대 CD가 나왔을 때는 중국에서도 사용했죠.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에서는 비디오도 CD도 몰랐지만 지금은 USB에 담긴 영화를 컴퓨터로 봅니다. 선진국이 기득권의 장벽을 넘지 못해 머뭇거린다면 후진국이 언제든지 뛰어넘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는 “오히려 기득권으로 얽힌 복잡한 구조가 없는 사회가 미래 사회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쉬울 수 있다”는 예측으로 이어졌다. 주 기자는 “3D프린터로 집을 짓고 도로를 놓으면 건설비용이 현재의 20%밖에 안 든다고 한다”면서 “그런 기술은 이미 상용화 돼 있고, 중국이 크게 앞서가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가 기존 금융산업의 반대로 ‘엑티브 엑스’도 없애지 못하는 동안 중국에서는 ‘핀테크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아프리카처럼 인프라가 없는 나라들에는 그 의미가 엄청나게 큽니다. 이런 나라들이 어느 날 작심하고 외자유치를 해서 무인자동차용 도로를 깔고, 진공고속열차 선로를 깔고, 신산업의 기반을 건설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 최첨단 핀테크가 가능한 웹 인프라를 갖추면 어떻게 될까요? 어느 나라에선가 이런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요.”

이 말 끝에 주 기자는 “북한의 경우 김정은 체제가 무너지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북한도 지금은 김정은 정권이라는 기득권에 가로막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형태가 한국보다 단순하다는 점, 토지가 모두 국가 소유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체제 변화만 이뤄지면 비약적 발전이 가능하리라는 의견이었다.

교육‧정치부터 바뀌어야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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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기자가 북한을 다시 언급한 것은 한국 사회의 통일에 대한 고정관념을 꼬집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현재 한국에는 통일에 대한 생각으로 통일이 되면 북한에 부족한 인프라를 까는 과정이나 북한 주민의 저렴한 노동력 등으로 한국 경제가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식의 ‘통일대박’론, 반대로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이 전부 남한으로 쏟아져 내려와 사회혼란이 야기되리라는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리고 그 두 가지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먼저 ‘통일대박’론에 대해서는 “10년 안에 통일이 되면 모를까, 그 뒤라면 그런 과실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때쯤엔 한국에 중국보다 앞선 경쟁력을 유지하는 산업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중국의 과학기술력 및 경제발전 속도로 볼 때, 그리고 남북 관계가 지금처럼 유지된다고 가정한다면 모든 산업적 기회는 중국이 독차지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 인구의 남한 유입 우려에 대해서는 “사회가 개방되고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면 고향을 떠나 선진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꼭 남한으로만 온다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 중국, 서방국가, 연해주를 비롯한 북방 지역으로 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면서 “특히 한국 사회가 북한 주민을 ‘저렴한 노동력’으로만 대우하려고 하면 더 안 올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야기들에는 더 이상 북한과 남한이 멀어져서는 안 된다는 안타까움이 들어 있었다. 주 기자는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보다 현실을 정확히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일 정책의 답은 분명히 정해져 있습니다. 북한이 어떤 상황일 때 통일이 되면 우리가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고, 충격을 최소화하는 상황으로 북한을 변화시켜 가야 하는 것이죠. 북한이 시장경제 훈련이 안 돼 있고 국민소득이 1,000달러도 안 돼 있기 때문에 감당하기 버겁다면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북한을 시장경제로 유도해 소득을 높이도록 말입니다. 그러자면 개성공단을 열 개, 스무 개 만드는 것이 올바른 방향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지요. 북한과 통일 문제를 정치적으로만 활용하려는 정치권의 자세가 안타깝습니다.”

‘한국 사회 개선을 위해 지금부터 시급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세 번째 질문에 주 기자가 내놓은 답은 ‘교육’과 ‘정치’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에 와서 교육과 보육 시스템을 보고 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다”면서 특히 교육 시스템은 산업화사회에 맞는 인력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고 짚었다. “학벌을 얻기 위해 학생들이 밤늦도록 학원에서 ‘찍는 기술’을 배우고, 스무 살 때 공부한 성적으로 일생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재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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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환경을 바꾸려면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큰 맥락으로 보고 관리하는 교육 정책, 각자 가진 능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제대로 키워주는 공교육 시스템이 회복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도 기득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이 비대해지는 잘못된 방향이 뻔히 보이는데도 그 흐름을 바꾸지 못 하는 것은 결국 교육계의 기득권들이 통로를 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에 대해서는 “개인의 이익과 이해관계를 위해 정치 대표자가 되려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구조를 뜯어 고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정치 지도자는 기득권의 장벽을 단호하게 부수는, ‘창조적 파괴’로 이끌 지도자”라면서 현재 정치 풍토에선 그런 지도자가 나올 수도, 살아남을 수도 없다고 했다. 따라서 정치 체제를 혁명적으로 바꿔야 미래를 걸고 국민 앞에 나서는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북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북한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예를 들었을 뿐”이라고. 그렇지만 한국 사람들이 왜 행복하지 않은지 생각하면 평양이 떠오를 때가 있다고 했다.

“평양에 살 때 참 좋았구나 싶은 것은 대동강변이에요. 강변 바로 옆에 도로가 없어서 젊은이들이 자연을 충분히 누리며 노래도 부르고 연애도 하고 그랬지요. 서울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여기 젊은이들은 영화 보고 밥 먹고 차 마시는 것 밖에 누릴 게 없더라고요. 저도 예전에는 외워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300곡도 넘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사느라고 바보가 된 것 같네요. 평양과 서울의 차이는 고작 그런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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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야기라고 하면 특이하지만, 누구나 이전 시대에 누렸다가 지금은 잃어버린 것에 대해 떠올리곤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였다. 어찌 보면 앞으로만 갈 게 아니라 뒤도 보고 옆도 봐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오는 6월 15일 서울시청 시민청 동그라미방에서, 그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정리하고 결과해석 및 2016년 시대정신을 제시하는 ‘시대정신을 묻는다 결과 발표 간담회’가 열립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자세한 내용 보기

목, 2016/06/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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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 가득한 4월의 어느 날, 서울 남가좌동에 위치한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서대문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협치 챔피언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교육의 대상자일 뿐만 아니라, 협치의 파트너이자 민과 관의 협력을 이끌어온 챔피언을 만나는 시간이었는데요. 교육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서대문구의 협치 현황을 살펴보고자 공무원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민관협치 발전을 위한 행정의 우선순위 과제가 무엇인가’ 질문도 있었는데요. ‘변화를 수용하는 유연한 조직문화 만들기’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공무원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편견과 달리, 내면의 변화와 조직문화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에 협치 챔피언 교육은 팀장급 공무원과 3년차 이하 신입공무원이 함께 하며 서로의 생각을 모아보는 과정으로 구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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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생각이 만드는 협치

처음 강연에서는 한때 대선 출마로 유명세를 탔던 허경영 씨에 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 그의 공약이었던 모병제 시행, 출산수당 3천만 원 등은 모두 허무맹랑했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협치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을 때 엉뚱한 생각도 많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실현가능한 방향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즉, 엉뚱한 생각이라고 해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아이디어와 생각을 모아 탄생하는 것이 협치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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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무엇이 제일 힘들까?

협치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고 합니다. ‘책임 소재와 역할 불분명’, ‘다양한 이해관계자 개입으로 부정부패 가능성 증가’, ‘협치 위한 조직구성과 운영에 비용과 시간 소요’ 등 염려도 다양하지요. 하지만 강연자는 ‘지속가능발전 관점에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 협치’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법인화로 시민의 의견을 운영에 반영한 광주 신세계백화점, 많은 관광객 때문에 훼손된 바닷길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 축제를 휴식하기로 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등 실제 혁신사례를 통해, 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면 부정부패는 오히려 감소하고 주민 스스로 지속가능발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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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혁신 솔루션 No.1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합의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대부분 본인이 보기에 가치 있어 보이는 것을 권유하곤 합니다. 오후에 만난 강사는 이 부분을 지적하며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협치를 위해 서로 의견을 나눌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질문은 ‘누군가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입니다. 각자 다를 수 있는 가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대화와 소통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만들어진 공감은 협치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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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혁신 솔루션 No.2
“합의한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또한 강사는, 합의한 가치를 실행하기 위해 그 자체로 혁신적인 것 혹은 사업 진행을 위한 혁신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새로운 주체의 창의적 공공성, 각 주체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워크숍 기법, 시각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퍼실리테이션 방법론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의 역할이 행정업무, 정책수행, 설계 등에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 중재, 반영, 설계하는 적극적 촉진자의 역할로 변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했던 감정기복 시각화 사례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시장현황 조사를 하면서 실제 시장 이해관계자의 감정기복을 선으로 표시하고 문제를 체크했는데요. 이를 통해 문제의 지점이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었던 예를 제시했습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부터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이외에도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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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육에서 가장 활기찼던 때는 레고타워 팀빌딩 시간이었습니다. 주어진 레고블록을 가장 높이 쌓되 의미를 잘 담아내는 팀이 챔피언으로 선정되는 미션이었는데요. 쌓기 전, 어떻게 쌓을지 함께 설계하고 역할 분담도 했습니다. 완성된 레고타워를 살펴봤는데요. 서대문구의 독립문을 의미하는 구조물과 Social의 의미를 담은 S라인 타워, 사람 중심의 행정을 하겠다는 의미로 사람을 배치한 건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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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에 이런 것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서대문구에 도입되면 좋을 것 같은 외부의 제도나 활동, 조직문화·제도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 기타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야근 금지, 수요일 휴일을 금요일로 대체하는 방식, 유연근무제, 시차 출퇴근제, 집중근무제, 안식년, 올바른 회의문화 정착, 권위주의적 업무지시 탈피, 초과 근무하는 직원을 일 잘하는 직원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 원하는 근무부서 교환, 낮은 수준에서라도 민간협치 위한 사전기획단 구성, 보여주기식 업무 지양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습니다. 협치에서도 큰 주제를 만들어 그것을 장기적으로 살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소소하고 별것 아닌 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부터 하나씩 바꿔나가면 지역사회의 혁신과 행정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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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교육과정에서 언급되었던 거버넌스 10계명을 소개합니다. 이 내용은 2013년 서울시 백서를 통해 공유된 바 있습니다.

1. 시민은 공공서비스의 공동생산자이다.
2. 정책을 입안할 때부터 거버넌스를 설계한다.
3.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파트너를 발굴한다.
4. 거버넌스의 파트너를 신뢰한다.
5.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주 만나 소통한다.
6. 참여 시민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7. 거버넌스의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8. 거버넌스 결과는 참여자에게 피드백 한다.
9. 새로운 거버넌스 방식을 제도화한다.
10. 거버넌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리고 교육에서 들었던 내용을 되새기며 한 줄로 요약해 봅니다.
“충분히 만나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협치는 시작된다.”

– 글 : 조준형 |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속가능발전팀

금, 2017/06/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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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⑧ 나에게 좋은 일이란? 보드게임으로 찾아보자! 

“좋은 일이 별건가? 돈 많이 주면 좋은 일이지.”
“이것저것 다 따지자 치면 배겨낼 일이 어디 있나?”
“너도나도 다 좋은 일만 찾으면 궂은일은 누가 해?”
“아무리 좋아 보이는 일도 정작 직속 상사가 괴롭히면 소용없는 거 아냐?”
“사람마다 우선하는 게 다 다른데, 좋은 일의 기준을 어떻게 찾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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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좋은 일, 공정한 노동’ 기획연구를 진행하면서 “좋은 일의 기준을 찾자”고 할 때마다 들려오는 댓글, 의견들이다. 씁쓸하지만 맞는 말이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희망제작소는 계속해서 ‘좋은 일’ 기준을 찾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도 저 의견들 안에 이미 들어있다. 사람마다 우선하는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규직‧대기업‧고임금과같이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획일적인 좋은 일 기준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된 SBS 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2016.9.11. 방송)만 봐도, 이미 많은 청년들이 저 기준에서 벗어나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옮기다 보면 ‘좋은 일’ 발견할 수 있을까?

문제는 다른 분야, 다른 업계, 다른 조직으로 옮겨서 일해도 또다시 나에게는 나쁜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복불복’으로 직장을 옮기다 보면 ‘좋은 일’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러기 전에 ‘나에게 좋은 일’이 무엇인지, 내가 우선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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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만들었다. ‘좋은 일 기준 찾기’ 보드게임. 오는 10월 6일(목) 오후 4~8시에 은평구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열릴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취준생편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인 게임이다.

이전 워크숍에서는 여러 좋은 일의 요건 중에서 나에게 부합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골라서 워크시트에 붙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를 보드게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좋은 일의 요건이라는 게 그냥 마음에 든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려면 나에게 그 일에 진입할 만한 자원이 있어야 한다. 요즘 말로 ’스펙‘일 수도 있고, 취업준비에 전념하기 위한 가족들의 도움일 수도,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다져진 끈기일 수도 있다.

내가 양보할 수 없는 ‘좋은 일’ 우선순위는?

한정된 자원을 고려하면서 좋은 일의 여러 요건 중 몇몇 가지를 골라야 한다면 우선순위를 따질 수밖에 없다. 때로는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요건들을 놓고도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면 ‘정규직’이냐 ‘재미있는 일’이냐, ‘동료 관계가 좋은 일’이냐 ‘칼 퇴근 보장되는 일’이냐는 것 중에서 나에게 더 중요한 것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이다. 때로는 이것저것 다 양보해도 ‘집에서 가까운 일’은 양보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구직을 하다 보면 이렇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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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본래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참여자 각자가 자기 스스로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생각하면서 ‘나에게 좋은 일’을 구성해 보기 위한 과정이다. 2부는 사회적으로 좋은 일이 많아지도록 하고, 전반적으로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책과 제도 등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때는 다른 참가자들과 자원을 모아 협력해야 한다.

나에게 맞는 ‘좋은 일’ 찾는 게임

아직은 개발 중이기 때문에 10월 6일 행사에서는 우선 1부만 진행된다. 이날 처음 많은 인원이 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룰과 진행방식 등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동안은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내용과 룰을 개발해 왔다. 한동안 프린터로 인쇄한 카드와 칩으로, 열띤 토론을 하면서, 때로는 ‘도저히 진행이 안 된다’고 한탄하면서 계속 해 온 결과, 이제 어느 정도 틀을 갖추게 됐다.

이 보드게임을 처음 선보일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 3회는 ‘알고 입사할 권리, 없습니까?’라는 제목이며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다. 꼭 취업 전인 사람들 뿐 아니라 이런저런 일 경험은 있지만 본격적인 ‘내 일’은 아직 준비 중이라거나,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이직을 모색 중인 10~30대까지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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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워크숍은 일방향 강의보다는 함께 참여하는 활동 위주로 구성된다. 그 중 하나가 ‘구인광고 분석’이다. ‘구인광고에 들어있는 정보만으로 과연 충분한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려는 것이다. 훌륭한 구인광고, 어이없는 구인광고 모두 놓고 토론해 본 뒤에 바람직한 모델은 무엇일지 말해 보자는 것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구인‧구직 환경을 위해 무엇이 바뀌어야 할지, 취준생들이 먼저 제안해 볼 수도 있겠다.

분석이 필요한 구인광고에 대한 제보도 받고 있다. 댓글과 메일([email protected])로 제보 받은 구인광고에 대해서는 워크숍에서 분석한 뒤 그 결과를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연습도 예정돼 있다. 최소한 자신이 서명하는 계약서의 내용이 뭔지는 알아볼 수 있도록, 공인노무사와 함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이를 담당할 박성우 노무사(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장)는 “근로계약서에는 꼭 들어가야 할 6가지가 있는데, 그 의미만 알면 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간략한 내용을 익힌 뒤 참가자들은 테이블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 분석하는 작업을 해보게 된다. 마지막 순서가 바로 ‘좋은 일 기준 찾기 보드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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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워크숍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행사부터는 보드게임 2부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4회 워크숍은 오는 11월 3일(목) 오후 5~9시 사이에 서울시 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비영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좋은 일에 대한 새삼스러운 고민’이라는 제목으로,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해 직업을 선택했다 해도 다 ‘좋은 일’은 아닌 이유에 대해 탐색해 볼 예정이다.

이어서 5회 워크숍은 같은 장소에서 12월 3일(토)에 같은 장소에서, ‘끝에서 두 번째 일, 좋은 일이려면’이라는 주제로 이직을 생각하는 4060세대를 위해 열린다. 현재는 아래와 같이 취준생 워트숍의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관련내용보기)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화, 2016/10/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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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7년쯤인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지금 내 혼이 비정상적이어서인지 정확한 시기가 기억나지 않는다. 희망제작소 출범 초기 단계 즈음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여름 무렵 지리산 화계사 근방의 숙소를 예약했는데, 희망제작소 때문에 주인 부부가 대판 싸움을 했다. 왜 희망제작소 예약을 받았느냐는 부인의 강력한 질책 때문이었다. 오잉, 숙소 예약이 왜? 이유인즉슨, 이 분은 ‘희망제작소’라고 하니 무슨 목공소나 제재소 정도로 오해해서, 조용한 마을에 시커먼 ‘노가다’ 남정네 이십여 명이 들이닥치는 것을 두렵게 생각한 것이었다.

#2.
2009년쯤인가? 이 역시 정확한 시기에 대한 기억이 자신 없기는 매한가지. ‘우리나라가 테러방지법이 없다는 어마무시한 극도의 보안사항을 IS가 알아버렸다’고 하니 겁나서 정신 줄을 놓쳐 버린 탓이다. 대충 희망제작소가 평창동으로 이사 간 이후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루는 중년의 부인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여기 혹시 싱크대도 만들어주나요?” “네? @_@” 이 분은 ‘희망제작소’가 싱크탱크라고 하니 무슨 주방용품 제조업체쯤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초기 멤버, 고통과 자긍심의 다른 이름 

여전히 목공소나 싱크대 제작소라고 오해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지만, 출범 초기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제법 상승했을 것입니다. 시민사회진영 내에서는 시민권도 얻었을 테고 근육도 어느 정도 붙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초기 멤버의 노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초기 멤버는 ‘처음’을 만들어가는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도 있으나 첫 삽질의 수고스러움과 맨땅에 헤딩하는 고통을 숙명처럼 안고 가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말 못할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월이 흐른 후 진행되는 창립 기념식에서는 초기의 어설펐던 일들이 종종 희극으로 소환되어 웃음바다를 이루기도 합니다. 한때는 이것을 소재로 시트콤을 만들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원순 씨(現 박원순 서울시장)는 창업자의 지분뿐 아니라 무수한 아이디어와 전투적인 추진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진솔하고 성실하기까지 해서 모든 연구원을 압도하였는데, 따지고 보면 초기 멤버 고통의 8할은 그로부터 말미암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 당시 박원순 상임이사가 했다고 해도 별로 어색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당신은 있는 것을 보고 ‘왜?’냐고 묻지만 나는 결코 없었던 것을 꿈꾸며 ‘안 될 게 뭐야?’라고 묻는다.”
아니, 당연하게 여겨지는 익숙한 것에 대해 ‘왜?’라는 비판적 성찰도 그리 쉽지 않은 일인데 ‘결코 없었던 꿈이 안 될 게 뭐야?’라며 한 걸음 훌쩍 더 나가다니. 잘 났어. 정말.

원순 씨와 연구원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는 강. 어떤 이는 용감하게 뛰어들어 강을 건너기도 했고, 강이 깊다며 되돌아오는 이도 있었고, 간을 보며 강가를 어슬렁거리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집중회의 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집중회의’ 일정이 잡히면 오직 ‘집중회의’에만 집중하느라 처리해야 할 다른 일에 집중을 못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회의실 들어가기 직전에 우황청심원을 먹어야만 했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그녀는 우황청심환의 약발이 별로라며 애꿎은 우황청심환에게 화풀이를 하곤 했습니다.

여러분은 건강한 공공재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초기와 비교하면 인지도가 올랐지만, 영향력까지 동반상승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인지도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면 얼마든지 높일 수 있지만, 영향력은 실력의 문제니까요. 게다가 희망제작소가 표방하는 것은 실사구시적 방식으로 현실에 접근하는 것, 이를 통해 연구 결과물을 길어 올리는 것. 다시 말해 혁신적인 도전과 그 도전의 결과물을 추상화하는 역량, 이것이 2016년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좀 더 집중해야 할 일입니다. 땅을 파고 터를 닦아 건물을 세운 초기 단계에는 근대적 성실함과 맷집이 필요했지만, 10년이 지난 2016년은 여러분에게 새로운 무엇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요구에 얼마나 잘 조응하느냐가 결국 희망제작소의 성패와 영향력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는 군부독재와 민주정부의 시절을 거쳐 어찌 된 일인지 정상적인 혼과 비정상적인 혼이 횡행하는 무속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우주의 기운을 받기 힘든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워낙 강력한 지배 블록이 형성되어 있어 쉽사리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가의 근본적인 변화, 사회 시스템의 해체와 구축 등 더 필요하고 절박한 과제가 놓여 있는데, 내가 지금 머물러 있는 현장의 소소한 일상과 별 영양가 없어 보이는 보고서가 참 옹색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수록 우리는 길게 보고 지치지 말아야 합니다. 지치면 쉽게 나오는 증세가 무의미의 우울증입니다. 악마는 화난 얼굴이 아니라 섹시한 표정으로 다가와 우리의 열정을 무장해제 시킨 후 허무의 늪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동료, 선후배를 믿고 의지하며 나아갈 수 있는 만큼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몇 안 되는 우리 사회 건강한 공공재에서 일하는 공익근무 요원이고, 여러분이 희망제작소에서 하는 일 중 무의미한 것은 없습니다. 희망제작소의 도전과 실험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작년보다 더 지혜로워진 것을 축하합니다!

남미 안데스에서 유래한 우화 한 토막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숲이 타고 있었다. 숲속의 동물들은 앞다투어 도망을 갔다. 하지만 크리킨디란 이름의 벌새는 왔다 갔다 하며 작은 주둥이로 물고 온 단 한 방울의 물로 불을 끄느라 분주했다. 다른 동물들은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저런다고 무슨 소용이 있어”라며 비웃었다. 크리킨디는 대답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야.”

제가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에 ‘무탄트 메시지’가 있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참사람 부족’에게는 생일 축하라는 것이 없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먹게 되는 나이를 축하하는 일은 무의미하다는 것이지요. 자신이 더 나아지는 것, 작년보다 더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다면 그것을 축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그 파티를 열게 되는 시점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만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가 희망제작소 10주년이네요. 10년은 단지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오랜 날들을 버텨온 고통과 노력의 산물이기에 기꺼이 박수 받을 일입니다. 다만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관한 질문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20주년 30주년이 아니라 연구원이, 그리고 희망제작소가 한 뼘 더 성장했음을 축하하는 소박한 파티를 열어 봅시다. 많은 선배들이 언제든, 기꺼이 그 자리에 동참할 것입니다.

글_정성원 수원시 평생학습관 관장(희망제작소 연구자문위원)

이 글을 써주신 정성원 관장님은 2006년부터 희망제작소와 함께 하셨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사무국장 등을 맡으셨고 비공식적으로는 자칭 희망제작소 ‘명사회자’의 역할까지 두루 해오시다가, 2011년 희망제작소가 위탁운영하게 된 수원시 평생학습관을 이끌고 계십니다. 희망제작소 10주년을 맞이하는 2016년 새해 첫 뉴스레터에 연구원 후배들에게 애정어린 글을 보내주신 정성원 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화, 2016/01/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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