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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만드는 다리, 매장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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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만드는 다리, 매장 포스터

익명 (미확인) | 목, 2018/09/27- 17:02

광화문매장 벽에 붙은 각종 포스터

어느 곳이든 벽이 있다면 포스터가 붙어있게 마련입니다. 이는 대형마트나 한살림매장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살림매장의 포스터가 조금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담긴 내용과 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살림매장 포스터는 상품을 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 조합원과 조합원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저는 마포매장이 개장하던 2008년 8월, 한살림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매장에 가서 계산대 앞에 서면 활동가님 머리 뒤편에 붙어 있던 포스터가 보였습니다. 당시에는 김장채소나 메주, 고춧가루처럼 귀하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던 특별품 포스터가 많았는데, 그것을 보며 ‘언젠가는 직접 김장을 담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번은 마포매장 모임방에서 열리는 영어회화모임 ‘용감한 여자들’에서 함께할 조합원을 기다린다는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용기 내어 찾아가 보지는 못했지만 ‘한살림에서는 조합원들이 모여 공부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지요. 그다음부터는 관심을 두고 포스터를 보니 한살림 안에는 먹거리뿐 아니라 공부, 여가, 사회운동 등 다양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 안에 숨어 있던 요구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갖게 되었습니다.
쌀, 두부 등 물품 근처에 붙어 있던 ‘가까운 먹을거리’라는 안내문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적은 표지판이 그려진 포스터에 대한 기억도 생생합니다. 가까운 지역 농산물을 먹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살리는 실천이라는 내용에 크게 감동한 저는 임산부에게 좋다는 바나나를 한동안 끊기도 했습니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더 큰 가치를 향해 함께 가자며 손 내밀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한살림이라 고마웠습니다.
제가 활동 중인 한살림서울 중서지부에는 광화문, 구파발, 마포, 연희 등 총 9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이들 매장에 가면 많은 포스터와 홍보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별품 관련 설명과 주문·공급시기가 적힌 포스터, 가격인하 물품을 망라한 포스터, 새로 나온 물품을 소개하는 포스터 등은 한살림이 물품을 통해 실현하려는 살림의 가치를 잘 보여줍니다.

연희매장 내부 전경

조합원 모임과 활동을 다룬 포스터도 보입니다. 동네에서 모이는 마을모임, 일정한 주제를 갖고 하는 소모임,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강좌와 행사를 담은 포스터입니다. 보면서 ‘아, 나도 하고 싶었던 건데’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한살림의 활동이 삶의 여러 측면을 성찰하게 자극하고 내 안의 요구를 실현하도록 추동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겠지요.
머지않은 미래의 매장을 상상해봅니다. 물품에 얽힌 사연, 생산자의 일기, 요리법 등 다양한 사연을 담은 포스터가 물품 매대 앞에 붙어 있습니다. 매장 한 켠 게시판에는 ‘작아진 옷을 드린다’는 메모가 폴라로이드 사진과 함께 붙어 있고요. 읽고 싶은 책인데 도서관에도 없다며 ‘구함’ 메모를 붙여놓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 밑에는 ‘빌려줄 수 있으니 연락하라’며 전화번호가 적혀 있네요.
한살림매장이 각종 포스터와 메모, 알림 등을 통해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관계 맺는 곳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성윤숙 한살림서울 중서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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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천안아산 ‘생산지 일손돕기’

딸기가 한창이던 2월 마지막 주, 한살림천안아산 활동팀은 부여 진호공동체로 일손돕기를 다녀왔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수확해야 하는 딸기의 특성상 1박 2일로 일정을 잡았지요.

생산지에 도착해 총 4개 농가의 딸기밭을 둘러보았습니다. 한살림 딸기는 토경재배와 자가육묘를 원칙으로 유난히 까다롭게 농사짓습니다. 생산지 외부 온도가 영하 10℃ 이하로 내려갈 때에만 긴급 보온 조치로 열풍기를 가동하는데, 그마저도 도입된 지 얼마 안됐다고 하니 딸기 한 알 한 알에서 생산자님들의 노고가 느껴졌습니다.

이튿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샌드위치와 음료를 준비해 개별 하우스로 가서 딸기를 직접 따보았습니다. 바쁠 때는 새벽 3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딸기를 보자 이른 새벽인데도 입맛이 돌아 그 자리에서 하나를 따서 먹어봤습니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딸기의 풍미란. 한파가 잦았던 지난겨울을 난 딸기라 그런지 유독 달고 맛있었습니다. 날씨가 춥고 맑아야 천천히 익으면서 햇빛을 받아 당도가 높아지고 과육도 단단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확한 딸기를 선별해서 포장한 후 물류센터로 직접 가져다주는 과정에 일손을 거들며 우리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생산지에 간 날이 마침 정월대보름 하루 전이었는데 생산자님들이 오곡밥과 나물, 황칠백숙을 준비해주셨어요. 둘러앉아 함께 먹으며 서로의 건강을 빌었습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예년처럼 많은 조합원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곧 함께하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글·사진 이현희 한살림천안아산 활동가

 

 

 

 

 

화, 2021/03/30-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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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춘천 소모임 ‘지구인자전거학교

 

일상의 전환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탈 줄도 모르는 자전거 출퇴근을 다짐하며 모든 것이 시작됐습니다. 한살림춘천 조직활동가라는 전공을 살려 저처럼 자전거타기 초보인 조합원과 춘천 시민들을 모집해 자전거입문교육을 받는 소모임 ‘지구인자전거학교’를 꾸렸습니다. 개인의 도전을 이뤄가는 동시에 탄소배출이 없는 교통수단 이용을 통해 기후위기시대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한 지구인자전거학교를 벌써 3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구인자전거학교 선생님들은 모두‘두바퀴로가는세상’이라는 생활자전거타기 모임원이면서 한살림 조합원입니다. 지구인자전거학교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자전거 안전교육 강사양성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모임원인 학생들은 4월에 ‘입학’하여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수업에 참여하며, 수업이 없는 동안에도 열심히 연습을 합니다. 11월이면 춘천을 벗어나 양평 두물머리에서 라이딩을 하며 수료식과 함께 생활자전거입문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지구인자전거학교 학생과 교사들은 서로의 성장하는 모습에 격려와 박수를 보냅니다.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관점이 열립니다. 자동차를 타고 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교통약자들에 대한 배려가생기고, 도로의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지요. 춘천은 자전거 천국이라고 할 만큼 호수를 따라 아름다운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지만 정작 춘천시 안에는 자전거도로가 부실하다는 것도 몸소 체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단지 레저가 아닌 일상의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까지 변화해야 할 것들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나의 마음가짐과 실천이겠지요.

 

지금, 몸도 지구도 건강해질 수 있도록 석유 말고 지방을 태우며 자전거도로를 씽씽 달려보세요.

 

글·사진 김은정 한살림춘천 활동가

 

월, 2021/05/3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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