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시평 472]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지역

[시평 472]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익명 (미확인) | 수, 2018/09/26- 15:10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평양 공동 선언의 의미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

 

 

'평양에서 만나자'던 판문점의 약속이 지켜졌다. 지난 9월 18일~20일,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남북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중요한 결실을 맺었다.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5·1능라도경기장 연설은 지난 시대와의 단절을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라는 말에 뜨거운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바야흐로 가을이 왔다. 

 

군사 분야 합의의 성과

 

지난 70년, 우리는 군인들이 지켜주는 덕분에 편하게 발 뻗고 자는 것이라 배워왔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 지켜주지 않아도, 전쟁이 끝난 덕분에 발 뻗고 잔다고 말할 날이 곧 올 것이라 기대해본다. 

 

이번 평양공동선언의 가장 큰 성과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의 '군사적 긴장 완화, 전쟁위험 해소' 합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에 합의했다. 꽃게철 서해의, 장마철 비무장지대(DMZ)의 불안을 털어내는 첫걸음이 될 합의다. 

 

이번 군사 분야 합의에는 과거 남북 기본합의서와 군사회담에서 논의되어왔던 다양한 제안들을 포함한 실질적인 방안들이 담겼다. 잘 이행된다면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에 따른 군축의 튼튼한 토대가 될 것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는 남북 교류협력의 일상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남북은 군사 분야 합의를 통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 더 이상 포성이 들리지 않는 평화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군사분계선 기준 지상 10킬로미터 완충지대, 서해와 동해의 80킬로미터 완충수역,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었다. 이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충돌을 막을 최소한의 약속이다.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 서해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에 대해서도 꼼꼼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서해 평화수역 합의에는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화약고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 비록 평화수역의 구체적 범위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평화수역 설정 시 즉시 이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담아 향후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합의를 추동하도록 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과 철원 유해발굴지역의 남북 공동 지뢰 제거나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의 시한도 못 박았다. 

 

중요한 것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 제도화에 합의한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와 남북 불가침합의서에 명시되었으나 실천되지 않은 것이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는 향후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차단 및 항행 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을 협의할 틀로, 이번에는 반드시 구성되고 내실 있게 운영되어야 한다. 

 

더불어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이나 미군 전략자산 전개와 같은 적대행위는 이제 없어야 할 것이다. F-22 참가, B-52 참가 계획 등으로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의 빌미를 제공했던 '맥스 선더'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나아가 이러한 군사 분야 합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의 선제적 군축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 3축 체계 구축 등 군사력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국방개혁 2.0'의 기본 방향은 수정되어야 하며, 이는 상비 병력의 획기적 감축과 군 복무기간 단축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핵 없는 한반도, 이제 미국이 화답해야

 

남북이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나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직접 '확약'한 것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구적 폐기 합의, 북한의 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 의지 표명 등을 통해 교착되어 있던 북미협상의 돌파구를 열었다. 

 

평양공동선언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미 협상에 즉시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전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 완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북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등 성의 있는 조치를 보여야 한다.

 

상기할 점은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이 핵 위협 없는 동북아시아,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라도 온전한 의미의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뿐만 아니라 한국이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핵우산 전략 역시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동북아시아 비핵지대 건설의 전망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되었습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처럼 이번 합의가 잘 이행되고 확대되어, 한반도 어디에서도 다시는 서로를 겨냥한 군사행동을 준비하지 않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남북이 함께 대인지뢰금지협약, 확산탄금지협약,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하는 방안도 이제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다. 

 

일희일비 금지

 

남북정상회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초등학생 때 그렸던 통일 포스터가 떠올랐다. 한반도 지도를 한 가지 색깔로 채워 넣고, 무궁화 따위를 그려 넣곤 했다. 매년 돌아오는 통일 포스터 그리기 시간은 사실 지루하고 막연했다. '평화'하면 비둘기, '통일'하면 악수 같은 당위적인 이미지만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우리는 북한의 국무위원장이 남한의 언론 앞에서 말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고, 지난 2박 3일 남한의 대통령이 평양의 시민들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이제 '한반도 평화'라는 단어에 좀 더 선명한 이미지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대동강 수산물 식당의 '내 나라 제일로 좋아'하는 낭창한 간판이나, 백두산 천지의 귀여운 케이블카 같은 것들 말이다.

 

"저는 우리 국민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그의 육성을 통해 듣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귀국 직후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보고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이것이었다. 그가 평양에서 느낀 감정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직접 보고, 온몸으로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게 자꾸 만나고, 서로 익숙해지면 신뢰는 쌓일 것이다. 전쟁이 어느 순간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듯 평화 역시 일상적 노력의 결과물이라 믿는다. 남과 북은 전쟁을 준비했던 지난 시간만큼, 아니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길에서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전 세계에 천명했다. 평양에서 만나자는 약속이 지켜졌듯이 서울에서 만나자는 약속은 지켜질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전쟁과, 전쟁 준비와 안녕할 것이다. '강한 군사력만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도 안녕할 것이다. 그렇게 가다 보면, 전쟁 없는 한반도에서 정말 '안녕할' 날도 곧 올 것이라 믿는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http://v.media.daum.net/v/20170728202603246 http://v.media.daum.net/v/20170813202731886 00 한국의 외교,경제가 심히 쪼그라드는건 피할 수 없겠네요.. 그런데, 웃긴건 쪼그라드는걸 스스로 갖다바쳐대는게 한국정부..


[한겨레] 경북 성주에 이미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장비의 임시운용을 위한 보완공사가 일반 환경영향평가 없이 허용된다.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는 조처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정부가 작년 12월부터 진행해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환경부와 협의하고, 기 배치된 장비의 임시운용을 위한 보완공사, 이에 필요
월, 2017/08/14- 10:47
109
0
일시 : 8월17일 목요일 저녁8시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 영화 파란나비효과 상영합니다~^^ 영화관람료는 자율모금 입니다. (모금 전액은 사드배치 '성주투쟁위원회'에 후원 합니다) 파란나비효과 보러가실 분들은 아래 관람신청서 작성해주세요 자세한 위치는 네이버에서 성미산마을극장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관람신청서●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goo.gl/forms/BGEpfDXAIwj73iLc2

토, 2017/08/12- 04:03
45
0
혹시 공유하실 거면 현장언론 민플러스 들어가셔서 공유 부탁드려요 여기서 바로 공유하시면 영상 안 보입니다


[속보] 통일선봉대 300여명이 '전쟁훈련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 대사관 앞 세종대왕 상에 올라 트럼프 규탄 플래카드를 펼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1명이 연행되어 종로경찰서로 연행되었다.
월, 2017/08/14- 19:25
143
0
http://v.media.daum.net/v/20170814155239496?f=m&rcmd=rn


【성주=뉴시스】박홍식 기자 = 주한미군의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6개 단체 가운데 1개 단체인 성주투쟁위가 협의체에서 탈퇴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6개 단체는 성주투쟁위, 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사드배치반대부산·울산·경남대책위 등이다. 이
월, 2017/08/14- 18:12
268
0
사드철거 398일차 성주촛불문화제 라이브방송입니다~^^★

월, 2017/08/14- 20:24
86
0
THAAD배치 결사반대(#60) http://blog.jinbo.net/CINA/4560

월, 2017/08/14- 20:48
165
0
성주투쟁위, 사드반대 6개 단체 대책회의서 빠져 http://www.newsmin.co.kr/news/22869/

월, 2017/08/14- 20:46
145
0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 최소한 올해 안에 '임시 배치'를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올해 안에 사드를 배치하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시간을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빨리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잔여)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 배치하라는 지시가 내려갔고 최단시간 내에 임시 배치를 할 것"이라면서도 "최종적으로 작전 운용을 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환경 영향평가를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월, 2017/08/14- 20:19
77
0
성주촛불님들께 드리는 응원영상!!! 응원영상찍기 따라해주시는 분들께 제가 담에 만나면 꼭 허그해드릴테예욥 ㅋ

월, 2017/08/14- 22:53
128
0
8.15를 하루 앞 둔 오늘 광화문에서는 사드반대, 전쟁반대,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여러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장생중계 : https://www.youtube.com/user/the615tv/live #주권방송생중계 #만민공동회 #청년학생자주통일문화제 #통일문예한마당


8.15를 하루 앞 둔 오늘 광화문에서는 사드반대, 전쟁반대,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여러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user/the615tv/live #주권방송생중계 #만민공동회 #청년학생자주통일문화제 #통일문예한마당
화, 2017/08/15- 01:11
136
0


화, 2017/08/15- 01:11
88
0



"양심수라도"vs"광복절 특사 없어"…1만6천여명 서명에도 靑은 `꼿꼿`
화, 2017/08/15- 08:58
155
0
광복 72주년을 기념하여 민변통일위, 평통연대, 전국민노총 등 성명서 봇물 광복 72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군사적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실현을 위한 시민사회의 열망이 강렬하게 표출되고 있다. 민변등 모든 단체들은 한미,합동군사훈련중단, 임시적인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한 한,북,중,미 4국의 평화협정 체결등을 요구하고 있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744 일왕의 종전선언일 8.15 를 맞으며 -사드배치 철회하고 평화협정 체결해야 http://blog.naver.com/handuru/221073533581


광복 72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군사적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실현을 위한 시민사회의 열망이 강렬하게 표출되고 있다.민주사회를위...
화, 2017/08/15- 08:58
161
0
시장군수들의돈빼억는 실태는 다양하다. 1돈받고승진시키기 2용역발주사업풀리기 3예술공작물부풀리기 4별볼일없는땅사주기5쓸데없는사업벌리기 등등이다. 형태별로소위측근(브로커)들이 역할분담하고있다. 지자체! 도둑놈.눈먼돈이많다
화, 2017/08/15- 08:57
29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