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노노모의 노동에세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집단교섭을 맞이하며 (9.18. 고은선노무사) new

지역

[노노모의 노동에세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집단교섭을 맞이하며 (9.18. 고은선노무사) new

익명 (미확인) | 화, 2018/09/18- 10:47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집단교섭을 맞이하며


고은선 공인노무사(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교섭국장)



153991_69544_2031.jpg

 

▲ 고은선 공인노무사(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교섭국장)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열흘 가깝게 유례없는 최장기간의 연휴가 이어지던 지난해 이맘때가 생각난다. 긴 추석연휴 동안을 필자가 속해 있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임원진과 중앙집행위원, 그리고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삭발한 채 집단단식을 하며 거리 위에서 보냈다.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을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노조·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는 2012년부터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라는 연대체(공동교섭단)를 구성해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을 상대로 공동교섭과 공동투쟁을 진행했다. 2016년까지 시·도 교육청별로 교섭을 한 탓에 같은 직종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도 특정 수당 지급 여부는 물론 지급액, 일부 수당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 등 노동조건 전반에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문제점을 바꾸기 위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단결력으로 지난해 최초로 교육부와 교육청을 상대로 하는 집단교섭을 성사시킨 것이다. 물론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시·도 교육청 사이의 교섭은 완전한 산별교섭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확한 의미의 집단교섭(연합교섭)이라고도 볼 수 없는 중간적인 형태다. 산업별 통일교섭은 하나의 산업별노조가 사용자단체와 교섭하는 것이 전형이고, 연합교섭이라고 불리는 집단교섭은 동일한 업종에 속해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여러 기업별노조가 여러 사용자와 하나의 협상테이블에서 동시에 교섭하는 것이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즉 사측은 권한 있는 사용자단체를 꾸렸다기보다는 공동으로 교섭에 임하는 ‘여러 사용자’ 연합 형태다. 이에 대응하는 노동조합은 하나의 산업별노조 각각의 지부이면서 각 사용자와의 관계에서는 기업별노조의 모습을 띠었으니 일반적 의미의 산별교섭에도, 집단교섭에도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

사용자측은 사용자단체를 구성한 게 아니라 각각 독립적 교섭 상대방으로서 사고하고 입장을 내다 보니 자신들끼리 눈치 보고, 힘겨루기를 하는 등 의견을 일치시키지 못했다. 교섭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추석연휴를 풍찬노숙하며 우여곡절 끝에 각 사용자와 전국 14만여명에게 적용되는 통일 임금협약을 체결하며 최초의 정부·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하는 집단교섭이 마무리됐다.

민주노총 조합원의 80% 이상이 산별노조로 조직돼 있지만, 산별교섭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여전히 교섭 양상은 기업별노조 습성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보건의료노조와 금속노조가 각 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라는 사용자단체와 산별교섭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형식에 머무르거나 선언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수준으로 정체돼 있다. 사용자들의 교섭 참여 또한 매우 저조하다. 기업별 노사관계 대안으로 선택한 산업별 노사관계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듯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산별교섭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가 17일 사용자와 2018년 임금협약을 위한 집단교섭을 개회했다. 사용자인 17개 시·도 교육청이 모두 참여했다. 그러나 사용자 중 하나인 교육부가 교섭 개회 며칠 전 급작스럽고 일방적으로 교섭 개회식 불참을 통보하는 유감스런 일이 있었다. 이는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교섭의 힘은 노조에 조직된 노동자들의 단결력, 그리고 교섭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에 대한 절박한 요구에서 나온다는 것을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지난 8년간 단결하고 투쟁하며 배웠다. 이번 집단교섭 또한 지난해 실질적인 산별교섭 결과물을 만들어 낸 성과를 다시금 살리길 기대한다. 이번 집단교섭 또한 산별교섭이 잘 되지 않는 노동계에서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낸 지난해 집단교섭 성과를 살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

나아가 사용자들이 사용자단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산업별 수준의 임금과 노동조건 표준화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산별교섭이 이뤄져 이번 교섭이 노동현장에서 제대로 된 산별교섭을 정착하는 밑거름 역할을 하길 바란다.


고은선  labortoday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 서울 용산구 갈월동 70-9 예안빌딩 10층
: 02-847-2006

: www.hakbi.org/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건설현장 주 52시간제 시행은 건설적폐 청산 신호탄


김왕영 공인노무사(건설노조 정책부장)




152175_68530_2725.jpg

 

▲ 김왕영 공인노무사(건설노조 정책부장)

2014년 여름 새벽 5시 노동현장을 체험하기 위해 패기 있게 서울지하철 신림역 인근 인력사무소를 찾아갔다. 인력사무소 직원은 내게 건설기초안전교육을 받았는지 물어봤고, 나는 처음이라 모른다고 답했다. 패기는 사라졌고 길 잃은 강아지처럼 안절부절못하고 앉아 있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선택돼 철거현장으로 투입됐다. 기초안전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운동화를 신고 추리닝 차림으로 철거현장에 갔다. 벽면에 날카로운 못들이 튀어나와 있고 바닥에도 각목에 박힌 못이 거꾸로 솟아 있었다. 공포스러웠고 피해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엄청난 먼지였다. 한순간도 편히 호흡할 수 없었다. 이런 환경에서 무거운 쇳덩이를 날라야 했다. 주변에서는 목수들이 쇳덩이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다치지 않고 하루를 마친 것만 해도 정말 다행이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집에 갈 시간이 됐다. 일당은 9만원이었지만 9천원을 인력사무소에서 공제하고 8만1천원을 받았다. 함께 일한 아저씨들은 가방에서 옷을 꺼내 갈아입었다. 이렇게 옷이 더러워질지 몰랐던 나는 지하철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건설노동자들은 복장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아직 탈의실·샤워실조차 마련되지 않은 건설현장도 많다.

건설현장 노동환경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열악하다. 노동조합에 조직된 노동자들이 투입되는 현장은 ‘사람이 일할 수는 있겠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라면 인력사무소를 통해 투입되는 철거현장은 1시간도 견디기 어렵다. 기초안전교육을 받지 않아도 일하는 데 문제가 없다. 산업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고용노동부 관리·감독 한계로 인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불법 하도급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근로기준법은 무시된다.

요즘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건설현장에서 주 52시간제 시행은 건설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건설현장에 주 52시간제를 정착시키려면 근로감독관이 수시로 건설현장에 와서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지키고 있는지 감독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걱정이 앞선다. 과연 노동부는 근로감독 의지가 있을까. 주 52시간제 시행보다 묵인해 왔던 건설적폐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건설업계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앞서 개정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건설현장에 무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잘 준비하고 있을까. 늘 그래 왔던 것처럼 건설업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근로시간의 엄격한 관리, 명목적 휴게시간 설정, 이중 근로계약서 작성, 노동강도 강화 등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할 수 있는 꼼수를 연구하고 있다. 노동부의 부실한 근로감독이 뒷받침된다면 이런 꼼수는 건설업계의 비상구가 된다.

근로감독은 의지만으로 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근로감독관이 부족하고 예산이 부족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현실의 벽에 부딪혀 건설현장이 불법 온상으로 남아야 할까. 최대한 근로감독관을 늘리고, 부족한 부분은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채워야 한다. 법정노동시간을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중벌에 처해진 사례가 극히 드물다. 대부분 가벼운 벌금형에 그쳐 건설사는 법정노동시간 위반이 적발될까 봐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높여야 건설현장에 주 52시간제가 정착될 수 있다. 정착되는 과정에서 건설현장도 정상화할 수 있다. 단순한 노동시간단축이 아니다. 주 52시간제 시행이라 쓰고 건설적폐 청산으로 읽어 보자.


김왕영  labortoday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로 146 어수빌딩 3층 (07422) 

: (02)841-0291

수, 2018/07/04- 15:57
127
0

건설노동자가 노후를 차별받는 이유


정미경 공인노무사(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152053_68468_1036.jpg

 

▲ 정미경 공인노무사(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노동자는 입사한 때부터 국민연금 ‘사업장가입 자격’을 취득하고 퇴직하는 때 그 자격을 상실한다. 연금보험료의 반은 사업주가 부담한다.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회보험료 분담 원리일 것이나 건설노동자의 국민연금은 조금 다른 취급을 받는다. 현행 국민연금법령에 따르면 사업장가입 자격을 취득할 수 없는 노동자의 범위를 ‘1개월 미만의 단기간으로 고용된 때, 1개월간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인 초단시간근로’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2007년 법령에서 위임받은 바도 없는 ‘건설현장의 국민연금 실무안내(2008년 7월)’라는 내부처리지침을 만들어 건설업 종사자에 한해 ‘1개월간 근무일수가 20일 이상(근로계약서 미작성시)인 때’에만 사업장가입 자격을 취득하도록 했다. 마땅히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4.5%의 연금보험료가 노동자의 ‘지역보험료’로 전가됐고 이러한 차별적 행정은 10년이 넘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건설노동자의 국민연금 사업장가입 범위를 확대하겠다며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사업장가입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사람 범위에 ‘1개월 동안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인 사람’과 ‘월 근로일수가 8일 이상인 사람’을 추가했다. 그러나 이는 국민연금법 시행령 2조4호에서 ‘1개월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인 단시간근로자’는 사업장가입 자격 취득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을 동어반복한 조항이다. 보통 건설노동자의 1일 소정근로시간은 8시간으로 8일 이상 근로시에는 월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이 돼 당연히 사업장가입 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개정안은 사업장가입 범위가 확대(20일→8일)된 것과 같은 ‘착시효과’를 불러일으켰을 뿐 기존 법령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나 건설사들은 이 착시효과를 핑계로 ‘그동안은 부담하지 않아도 됐던’ 연금보험료의 재정조달방안을 마련하라며 시행시기 유예를 주장하고 나섰다.

물론 이번 개정안이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받았던 건설노동자의 국민연금 혜택을 평등하게 회복시켜 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시행령 개정만으로 건설현장에 사회보험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종래 ‘건설현장 국민연금 실무안내’ 지침이 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지난 10여년간 건설현장에 당연한 원칙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사업주인 건설사와 노동자의 이해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건설노동자는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없으니 눈앞의 생계를 위해서는 노후를 준비할 겨를이 없다. 한편 건설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하수급업체 (전문건설업체)는 대부분 최저가입찰로 공사를 수주하고 나면 인건비를 절감해 이익을 남기는 것이 가장 간단한 생존방법이다. 여기에 ‘1개월간 근무일수 20일 이상’이라는 공단 지침이 더해지고 나니 건설현장에는 매월 기묘한 ‘임금대장’이 만들어진다. 날씨 영향만 없다면 주말·공휴일도 없이 한 달 30일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건설현장에서 모든 노동자의 1개월간 근무일수가 한결같이 ‘19일’로 기록되는 것이다. 고용보험 근로내역확인신고나 국세청의 일용근로소득지급조서, 심지어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조차도 모두 그달의 근무일수를 19일 이하로 신고하고 납부한다. 임금대장을 작성하고 각종 세금과 사회보험을 신고·납부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기 때문에 사용자 의도에 따라 객관적인 공적자료가 아주 손쉽게 허위로 작성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건설노조에서 근무일수를 19일로 조작해 장기간 사업장가입을 해태하는 건설업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사업장 실태조사’를 청구한 결과 200여명의 노동자가 출력하는 현장에 단 3명만이 사업장가입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설업체는 1년이 넘도록 노동자의 사업장가입 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일부 임금에서 원천공제했던 연금보험료도 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건설노조가 사업장 실태조사를 청구하기 전까지 이 건설업체에는 독촉장조차 발송되지 않았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오로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신고한 고용보험·근로소득세 등 기록된 공적자료만을 형식적으로 확인해 사업장가입 자격 취득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장조사 결과 공적자료의 근무일수가 조작된 것이 확인된 경우에도 직권가입 처리되는 기간은 1~3개월에 불과하다. 다수 건설업체가 으레 국민연금 가입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니 특정 업체에 대해서만 원칙적인 처분을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문제가 부담인 것이다.

프로젝트 산업이자 다단계 하도급 체계인 건설업에서 노동자 고용은 매우 불안하고 하수급업체의 적정공사비 확보 또한 보장되지 않는다. 노사 간의 자정의지만으로는 건설현장에 국민연금 가입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평생 고용불안에 시달린 그들이 이제는 노후준비를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사회보험료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편법 없이 일한 기간만큼, 지급받은 보수만큼 연금보험료가 적립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야 할 공단의 실무의지는 필수다. 무엇보다 하수급업체가 최저가낙찰로 사회보험 가입을 포기하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의 공사예정가격 계상과 명목 외 사용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보장되는 ‘사후정산제’ 현실화가 선행돼야 한다.

2017년 건설노동자 평균연령은 43.8세로 급속도로 고령화돼 가는 산업군으로 꼽힌다. 게다가 정부와 건설사가 최저가공사에만 집중하는 사이 200만 건설노동자의 노후는 이미 ‘반환일시금’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더 이상 건설노동자에게만 불평등한 국민연금 제도를 두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정미경  labortoday


건설노조 경기중서부지부

: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389-4

: 031-491-7664

수, 2018/07/04- 15:52
70
0

장래 희망, 노동자


김종현 공인노무사(김종현노무사사무소)



152619_68765_0613.jpg

 

▲ 김종현 공인노무사(김종현노무사사무소)

공인노무사가 되기 전 귀농해 농사를 지을 때 일이다. 동네교회 도움을 받아 청소년 무료공부방을 운영했다. 농촌지역은 해가 지면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으니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수년간 청소년들과 지내다 보니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꼈다. 수도권 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키는 것이 학교의 주된(거의 유일한) 관심사인 현실에서, 진로교육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며 노동교육과 전혀 연계돼 있지 않았다.

한 교실에 30명의 학생이 있다면 최소한 20명 이상의 학생이 장래에 노동자로 살아가게 된다. 학생들에게 노동·노동자 개념을 교육하지 않고 심지어 왜곡된 인식이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진로교육은 진행될 수 없다. 진로교육은 노동인권교육과 함께해야 한다.

진보교육감의 대거 당선과 함께 노동인권교육이 확대돼 왔다. 척박한 환경에서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분들이 일궈 낸 소중한 성과다. 하지만 아직은 노동인권교육이 특성화고에 집중돼 있고, 외부강사의 단기적 강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진로 모색과 결합되지 못하고 기초법률교육에 머물러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나마 농촌지역과 지방 중소도시는 이러한 흐름에서조차 소외돼 있다.

제도권 교육현장에서 전면적으로 노동인권교육을 해야 한다. 정규교과과정에 노동인권교육을 편성해야 하며, 진로교육과 결합하는 방향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노동인권교육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외부인력은 그 과정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역할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한 특성화고 교사와 대화를 했는데 현장실습을 앞두고 교사들이 노무사에게 노동교육을 받았지만 교사들이 가진 고민이 반영되지 않고 일회성 교육에 그쳐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보다 교사를 노동인권교육 주체로 세워 내기 위한 깊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동인권교육이 학교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분권 흐름이 강화되면서 교육 분야에서도 지역 민관 거버넌스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충주에서는 시민들이 ‘충주교육네트워크’를 결성해 교육청과 함께 마을교사 양성,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강사 양성 같은 일을 시작했다. 교육네트워크의 한 분과로 ‘충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결성돼 지역공동체 안에서 노동교육과 상담 등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당분간 학교 안과 밖에서 노동인권교육 주체를 양성하고, 교육에서 소외되는 곳이 없도록 네트워크를 넓혀 가는 활동이 중요해 보인다.

물론 교육을 바꾸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학교 밖으로 나가는 순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세상에서 청소년들이 미래를 희망적으로 그려 갈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사회적 지위 향상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이러한 현실을 바꿔 낼 수 있는 현재의 주인이다.

지난해 노무사가 되고 나서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서 노동인권교육을 하게 됐다. 다소 긴장한 탓에 만족스러운 교육이 되지 못했지만 관심을 가지고 들어 준 학생들이 고마웠다. 그리고 7년 전 함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던 ‘두레공부방’ 아이들이 떠올랐다. 사회 진출을 앞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웠다. 이제는 간호조무사로, 취업준비생으로,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녀석들과 함께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장래 희망은 노동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김종현  labortoday


김종현노무사사무소 

: 충북 충주시 천변로179 2층

: 043)910-7211

 : http://blog.naver.com/cjnodong


화, 2018/07/10- 18:36
136
0

부당해고 투쟁 끝, 다시 돌아온 초단시간 계약서


김유리 공인노무사(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법규국장)



153694_69374_0233.jpg

 

▲ 김유리 공인노무사(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법규국장)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던 날, 3년간의 긴 싸움의 끝이 드디어 보이는 듯했다. 필자가 이 사건을 맡게 된 건 2016년이었다. 경기도 관내에서 초단시간 초등보육전담사로 일하던 A씨는 그해 2월 계약기간 만료통보를 받았다. A씨는 돌봄교실에서 보육전담사로 길게는 하루 3시간, 짧게는 2시간씩 1주 14시간을 근무했다.

초등돌봄교실은 방과 후 보육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의 안정적인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운영되는 사업으로 방과 후부터 늦은 오후까지 4시간 이상 운영된다. 2014년 정부 저출산 대책 중 하나로 대규모 보육교실 확대정책이 시행되면서 경기도에 1천여개의 돌봄교실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채용으로 인한 고용문제에 부담을 느낀 경기도교육청은 늘어난 돌봄교실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초단시간 노동자들로 채워 나갔다.

초등돌봄교실은 4시간가량 운영됨에도 A씨는 화요일에는 2시간, 나머지 요일에는 4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돌봄교실 운영을 전담하는 근로자에게 운영시간보다 턱없이 짧은 근로시간은 상시적인 초과근로를 초래했다. 특히 화요일은 1시간 늦게 출근하는 것으로 계약했음에도 관리자는 다른 날과 동일하게 출근하라고 요구해 화요일도 3시간 이상 근로를 해야 했다. 그렇게 추가적인 노동에 대해 어떠한 대가도 받지 못하고 근로한 지 꼭 1년이 되는 2016년 2월 학교에선 재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했다가 1년이 지나기 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지침이 시행 중이었다. 그러나 주 14시간 계약한 A씨를 보호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학교에 설치돼 있는 출퇴근 확인용 지문인식기록 덕에 A씨의 상시적인 초과근로를 입증할 수 있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A씨와 경기도교육청 간의 근로계약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탈법적 방편으로 활용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A씨와 경기도교육청 간의 근로계약은 사실상 1주 동안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 근로자와 동일하게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중앙노동위 판정에 불복했지만 행정법원과 고등법원에서도 중앙노동위 판정이 정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해고된 지 3년이 지나서야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발생했다. 경기도교육청은 A씨 복직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에 와서야 “원래 근무했던 학교는 현재 자리가 없으니 인근 학교로 발령하겠다”며 “복직시 근로조건은 주 14시간으로 한다”고 통보해 왔다. 경기도교육청 주장은 중앙노동위 판정에 A씨를 복직하라는 명령 외에는 세부 근로조건에 관한 구속력이 없으니 원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앙노동위·행정법원·고등법원이 A씨의 근로계약은 소정근로가 형식에 불과하고 실근로를 소정근로로 봐야 한다고 수차례 확인했는데도 사실상 반쪽짜리 복직명령을 들고 복직하려면 하고 말려면 마라는 식의 경기도교육청 태도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A씨 복직시 근로조건에 관해 다툴 수 있는 법적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중앙노동위에서는 미이행으로 판단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불완전한 이행을 미이행으로 판단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실제 미이행이라고 판단해도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사용자에게 경제적 제재를 가할 뿐이다. 실질적으로 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 근로기준법에는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 처벌된 예는 매우 적다. 노동자에게 부당해고는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건이다. 부당해고를 인정받기까지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행정법원·고등법원까지 여러 기관을 거쳐야 했는데 또다시 임금상당액과 복직시 근로조건에 관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노동자에게 포기하라고 종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A씨 사례처럼 근로조건에 관한 다툼이 아니더라도 부당해고 판정·판결로 복직한 근로자들을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게 하고 어려운 업무를 맡기며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경우 등 해고노동자 복직 이후 다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법·제도에는 해고노동자 복직에 대한 사전 보호장치가 전혀 없다. 노동위가 근로자의 실질적 권리구제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사건처리도 중요하지만 부당해고 당사자가 복직한 이후에도 개입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행강제금 부과시 근로자를 심문회의에 참석하게 하거나 실질적 이행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김유리  labortoday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경기지부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향교로125 3층
: 031)295-1889

: http://cafe.daum.net/hakbigg


수, 2018/09/05- 17:21
110
0

불법 조장하는 광주시교육청, 조사 손 놓은 노동부


이병훈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참터 무등지사)




153552_69291_5946.jpg

 

▲ 이병훈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참터 무등지사)

광주시교육청은 계속근무를 하는 기간제교원에게 매년 퇴직금을 지급했다. 매년 임금인상분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기간제교원에게 1년 단위로 퇴직금을 지급한 것을 이유로 광주시교육감은 지난해 3월 고발당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연차유급휴가수당·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2년 이상 근무하더라도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여러 직종에 걸쳐 주 14시간 초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이들 안전을 위해 매일 근무시작 시간보다 20~30분 일찍 출근하도록 했다. 이렇게 조기출근까지 합해 주 15시간40분 이상을 근무했는데 광주시교육청은 주 14시간의 임금만 지급했다. 임금·주휴수당·연차유급휴가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로 광주시교육감은 같은해 9월 고발됐다. 광주시교육청은 단시간 근로자에게 초과근무에 대해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해 지급해야 하는데 이를 지급하지 않아 올해 3월 고발당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초단시간 근로자에게 교통보조비·정액급식비·가족수당·명절휴가보전금·복지수당 등을 주지 않았다. 초단시간 근로자들이 청구한 차별시정 신청 사건에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차별이라고 인정했다. 행정소송에서도 법원은 차별시정을 명령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차별시정을 신청한 직종을 제외하고 나머지 직종에 대해서는 여전히 차별을 하고 있다. 해당 직종에 대한 차별시정 명령이 없었다는 이유다. 2015년 차별시정 명령이 확정됐는데도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도 확대적용하지 않고 있다. 해당 근로자에게 차별시정 명령이 없었으며 시정신청 기한 6개월이 경과했다는 이유다.

광주시교육청의 불법행위에 대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은 4월27일, 고용노동부 장관실은 6월21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8월 현재 시정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광주시교육감이 피의자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처리기한을 연장한다는 이야기만 있다.

“영이 서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상습적으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고 고발당한 지 1년6개월이 경과하는 동안 광주노동청이 피의자 조사를 하지 못하고 이런 이유로 노동자들이 못 받은 임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이를 “영이 서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권력이 있는 광주시교육감은 피의자 조사조차 하지 못하는 광주노동청장, 노동부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래야 법을 위반한 사업주가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묻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병훈  labortoday


노무법인 참터 무등지사

: 광주광역시 북구 첨단과기로208번길 17-29, 레드A동 1호(오룡동) (우_61011)

: 전화 062)265-8143,4
: 팩스 062)265-8145

: http://tc.nodong.org/wp/?page_id=12109




수, 2018/09/05- 17:15
172
0

촛불정신 되새겨 사법적폐 청산해야


최영연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153306_69171_4719.jpg

 

▲ 최영연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돌이켜 보면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 누군가의 삶이 걸린 재판이었다.

2015년 2월26일 대법원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KTX 승무원 들이 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KTX 승무원들이 철도공사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2015년 3월 해고된 KTX 승무원 중 한 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녀는 세 살 난 아이의 엄마였다. “빚만 남기고 떠나서 미안하다, 아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간 KTX 승무원 판결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청와대 이해득실이 고려된 결과였다. 양승태 대법원은 박근혜 정부의 ‘4대 부문 개혁과제’ 중 시급한 부분을 ‘노동 부분’이라고 규정한뒤 KTX 승무원 사건을 “법원이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해 온 대표적인 사례”로 자평했다.

2018년 6월27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30번째 희생자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대법원 판결이 사법부와 행정부의 부적절한 거래대상 목록에 들어 있다.

2018년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조사보고서와 추가 공개된 문건들은 양승태 대법원 체제에서 일어난 사법농단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목표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헌법과 법률을 포함해 어떠한 제약도 개의치 않는 모습은 흡사 ‘기무사’와도 같다.

양승태 대법원이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판결을 박근혜 청와대 입맛에 맞춰 정치적으로 거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건에서 법원행정처는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을 사법부가 이니셔티브를 쥔 주요 사건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2013년 고용노동부는 전교조 조합원(6만명) 가운데 9명의 해직조합원이 현직교사가 아니므로 '노동조합 아님'이라고 통보했다.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되는 과정에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음은 이미 확인됐다. 2018년 양승태 대법원마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박근혜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확보하고 상고법원을 추진하기 위한 추악한 거래와 흥정 대상으로 삼았음이 드러났다.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문건에서 대한민국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과거 정권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부당하거나 지나친 국가배상을 제한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판결을 했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심기를 미리 읽어서 심기에 맞는 재판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경악 그 자체다.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은 판사 블랙리스트에서 시작됐다. 속속 드러나는 내용을 보면 점입가경이다. 그런데도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검찰 수사에 대한 법원의 미온적 태도는 그 내부에 사법농단을 은폐·축소·비호하는 세력이 있음을 추측케 한다.

대법원장을 필두로 법원행정처 소위 엘리트 판사라는 자들이 사법부를 통째로 권력에 헌납했다. 어느 개인의 일탈로 보이지 않는다. 명백한 헌법유린이고 조직적 범죄다. 국정농단을 넘어 사법농단까지 저질렀다.

국민의 65% 이상이 현 사태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보다 심한 것으로 보고 분노하고 있다. 국민의 재판권을 거래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어떤 범죄보다 죄질이 나쁘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적폐청산보다 조직보호에 급급하다. 사법농단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촛불정신이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다.

세계인권선언은 전문에 “사람들이 폭정과 억압에 대항하는 마지막 수단으로서 반란에 호소하도록 강요받지 않으려면, 인권이 법에 의한 지배에 의해 보호돼야 함이 필수적” 이라고 밝히고 있다. 법의 지배에 근거해 공평한 정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독립된 사법부의 역할이다. 사법부 독립은 법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남용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최영연  labortoday



민주노총 대전본부 

: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화로 10, 근로자복지회관 1층, 민주노총 대전충남법률원

: 042)624-4130

: http://tc.nodong.org/wp/?page_id=12109

수, 2018/09/05- 17:11
130
0

노동자 고통 치유 못하는 노동법


이진아 공인노무사(이산 노동법률사무소)



153833_69454_2252.jpg

 

▲ 이진아 공인노무사(이산 노동법률사무소)

노동은 결국 인권의 문제다. 노동하는 주체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동관계법이 과연 인권법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국민의 법감정을 따라가고 있긴 한 걸까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상담 중 “결국 법이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거네요” “결국 딱히 해결방법이 없다는 얘기시군요” “제가 참거나 회사를 나가는 수밖에 없겠네요” 같은 반응을 듣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그 대답은 심정적으로 가장 듣기 힘든 대답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나는 가장 듣기 싫은 그 대답을 자주 듣고 있다. 아래의 노동자들에게도 나는 그다지 속 시원하고 뾰족한 방법들을 알려 주지 못했다.

A는 회사 대표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 이후 대표의 눈 밖에 났고, 결국 사소한 일을 빌미로 해고를 당했다. 이에 A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노동위는 A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인정했다. 회사 대표는 노동위 심문회의 바로 다음날 “임금상당액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라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며 A를 복직시켰고, 신뢰할 수 없는 직원인 A에게 일을 시킬 수 없으니 회의실에서 대기하라고 했다. 대기발령 처분을 하는 거냐는 A의 항의에 대표는 그건 아니고 지금 시킬 일이 없기 때문이니 회의실에서 대기하든 사표 쓰고 집에 가든 그건 알아서 하라고 했다. A는 노동위 조사관에게 연락해서 상황을 얘기했으나 아직 판정문도 나오지 않았고, 구제명령 이행기간이 지난 다음에야 불완전이행 등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 당장은 본인이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A는 스스로 사표를 제출하고 퇴사를 선택했다.

B는 직장내 따돌림을 당했다. 일상적인 식사·회식 등에서 배제되는 건 당연했고, 회의 자리에서도 소외돼 갔다. 그렇게 B는 업무를 빼앗겼다.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B는 그 모욕적 상황들을 견디기 어려웠다. 근무지를 벗어나 다른 곳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팀장은 궂은일이 있을 때만 B를 불러 일을 시켰다. B는 그 역시 부당하다고 느꼈다. 팀장의 지시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불응하는 경우들이 발생했다. 결국 회사는 B를 업무지시 불이행, 근무지 이탈 등을 이유로 해고했다. B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지방노동위는 B의 해고는 정당하다며 기각 판정을 내렸다. 회사에서 따돌림이 있었든 없었든 이유를 불문하고 B가 팀장의 업무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근무지를 이탈하는 건 회사 입장에서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정당한 이유라고 본 것이다.

C는 회사에서 처음 해고처분을 받은 뒤 1년이 지나서야 복직을 할 수 있었다. 회사 내 재심 신청, 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를 거치면서 1년여의 시간이 지난 것이다. 지방노동위 역시 C의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이행강제금을 내면서까지 C를 복직시키지 않았다. 결국 중앙노동위가 C의 해고는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판정을 하고난 뒤 구제명령 이행기간이 끝나갈 때쯤에야 회사는 C를 복직시켰다. C는 1년여간 재심과 노동위 구제신청 과정을 거치면서 동료들의 진술서, 회사측의 인격적 모독에 시달리며 지쳐 갔다. 하지만 복직만을 기다리며 C는 그 시간을 버텼다. 1년이 지나서 겨우 복직을 할 수 있었지만 회사는 절차적 문제를 없애고 다시 C에 대한 징계를 진행해 또다시 해고했다. 지방노동위는 절차가 치유된 상태에서의 C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했다. 절차적 하자가 회사의 귀책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점, 1년여간 C가 해고상태라는 불안정한 지위에서 여러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받았다는 점은 전혀 참작되지 않았다.

이 상황들을 나는 법리와 별개로 심정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A와 B·C 그리고 여기에 다 적지 못하는 D·E·F…. 그 수많은 노동자들이 회사로부터 인격적 모독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때, 노동관계법은 언제까지 이렇게 무기력해야 할까.

A에게 참아야 한다고, B에게 조금 더 착한 노동자가 됐어야 한다고, C에게 법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노동관계법이 좀 더 현실감 있고 역동적이면 좋겠다. 노동관계법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이산노동법률사무소 - 서울 중구 마른내로 120 서제빌딩 4층

                                        02)2267-2333

                                        http://blog.naver.com/isan0808

화, 2018/09/18- 10:40
110
0

노예 그리고 조직폭력배


김유경 공인노무사(돌꽃노동법률사무소)


154451_69761_1159.jpg

 

▲ 김유경 공인노무사(돌꽃노동법률사무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겠다”고 했다. 대뜸 “녹취록이 있다”고도 했다. 제한된 토론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그래도 뜬금없는 ‘녹취록’이라는 말에 더 들어 보자 싶었다. 그런데 그다음 순간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

“대화로 해결할 수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들(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조합원들)이 무슨 대단한 권한이라도 가진 것처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여러분들이 조직폭력배는 아니지 않습니까?”

얼마 전 방송제작 현장의 살인적인 노동시간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고자 열렸던 토론회에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대표로 참석한 토론자의 발언이다. 순간 토론장은 술렁거렸다. 단순히 노동조합활동을 조직폭력배로 묘사한 것에 대한 기막힘 때문만은 아니었다. 분노보다 당혹감이 앞섰다. 방송스태프들이 모여 결성한 노동조합과 교섭이 예정된 사용자단체의 대표 격인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이런 발언을 아무 거리낌없이 한다는 것 자체가 머리를 멍하게 만들었다.

과연 드라마제작사협회가 ‘조직폭력’으로 느낄 만큼 ‘녹취록’에는 위협적이고 험악한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 토론회 현장에서 지부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올해 7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이후 무한정 연장노동이 가능한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방송이 제외됐음에도 여전히 하루 20시간을 초과하는 드라마제작 현장이 다수 존재하고, 그중 한 곳에서 제보가 접수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지부는 ‘대화’와 ‘공문’ 등으로 ‘정중하게’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해당 제작사는 시정을 약속하는 답 공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약속이 이행된 것은 단 이틀이었다.

이에 지부가 제작 현장을 항의방문했다. 그런데 ‘제작 중단’을 섣불리 먼저 언급한 것은 조합원들이 아닌 방송사 관계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회에 참석한 제작사협회 관계자는 마치 지부가 현장을 찾아와 조직폭력배들처럼 방송 제작을 멈춘 것인 양 호도한 것이다. 통상 언론이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을 왜곡보도하기 위해 초점을 맞추곤 하는 과격한 물리적 충돌 장면은 고사하고 구호·피켓팅 같은 단체행동 역시 없었다.

지부의 강력한 요구로 제작사협회 관계자는 즉각 현장에서 사과했다. 그러나 토론회 이후에도 그가 당당하게 언급했던 문장들이 잊히지 않았다.

사실 필자로 하여금 조직폭력배라는 다섯 글자보다 더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게 한 말은 따로 있었다. 바로 조합원들에게 “(무슨) 대단한 권한이라도 가지게 된 양 행동하지 말라”는 준엄하기까지 한 충고였다.

그 대목에서 새삼 최근 방영된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양반들이 평소 신분이 미천하다는 이유로 노비들을 짐승처럼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부당한 탄압과 멸시에 항의하는 노비에게 가차 없이 매질하는 장면이다.

수십년간 밥도 편히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시키는 대로 촬영 현장에서 하루 20시간, 한 달 500시간이 넘게 머물러야 했던 방송제작 현장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더 이상 이렇게 살다가는 죽을 것만 같아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그리고 부당하고 위법한 사용자 행위에 맞서 이제 막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과도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인권이 존중될 만큼의 노동시간을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용자에 준하는 사용자단체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노조를 만들었다고 과거의 사회적 신분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감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제작사협회는 원청에 해당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놔둔 채 제작사들의 잘못만을 따진다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일부 맞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방송제작 현장에서 70~80년대 외쳤을 법한 구호들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현장 스태프들의 노동조건을 좌지우지하는 제작사들이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더욱이 고용관계·임금 등에서 스태프들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는 이유로 제작사들은 지난 수십년간 스태프들을 노예처럼 부려 왔던 것도 사실이다.

머지않아 방송스태프지부는 원청인 지상파 방송 3사 이전에 제작사협회 등 사용자단체와 교섭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교섭요구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일 이전에 ‘방송바닥’에서 진리로 받아들여져 온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이다.

그것은 ‘방송바닥은 원래 그렇기 때문에 절대 바꿀 수 없다’ ‘제작 스케줄에 맞춰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그릇된 오해다.

방송 프로그램이 존재하기 이전에 사람이 있고, 그들의 노동인권은 마땅히 보장받아야 한다.

방송제작 현장에 만연한 왜곡된 신념이 바뀌지 않는 이상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을 바탕으로 정당한 노조활동을 펼치는 이들은 언제까지나 사용자들의 눈에는 조직폭력배로 남을 수밖에 없다.

김유경  labortoday


돌꽃노동법률사무소 -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7-25 1층

                                     02)6959-5335

                                     http://blog.naver.com/dolbloom


목, 2018/10/18- 16:37
86
0

편견에 직업 감추는 사회, 노동존중 사회라 할 수 있나


강선묵 공인노무사(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 강선묵 공인노무사(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얼마 전 겪었던 일이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어떤 분이 들어왔다.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어봤더니 지나가다가 간판을 보고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들러 봤다고 했다. 그냥 평범한 상담이겠거니 하고 일단 상담실로 들어가라고 안내해 드렸다. 그리고 본격적인 상담을 하기 위해 필기도구와 상담일지를 들고 상담실로 들어갔다.

상담일지 양식에 따라 상담을 하기 위해 방문자에게 회사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 방문자는 회사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았다. 상담을 하러 와서도 회사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노동자들이 워낙 많고, 단순 상담의 경우 회사 이름을 꼭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닌 만큼 원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대신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회사 업종이 뭐냐고 질문을 했다. 방문자는 “그냥 밖에서 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이마저도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 순간 들었던 생각은 ‘이분이 어떤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곳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업종조차 밝히고 싶지 않는가 보다’ 하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불법적인 일―예를 들면 마약 제조 같은―을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퇴직금 또한 받을 수 없다. 쉽고 간결한 상담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기껏 퇴직금에 대해 설명했는데 방문자가 실제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헛상담을 하게 되는 꼴이 아닌가. 그래서 방문자에게 솔직히 말을 했다. 업종을 안 밝히는 이유를 모르겠으나, 만약 하던 업무가 불법적인 일―앞에서 예를 들었듯 마약 제조 같은―인 경우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니 만약 그런 일을 한 거라면 그냥 돌아가시라고.

방문자는 그제야 자신이 세차장에서 세차 일을 했다는 것을 말해 줬다. 세차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약간 기가 막혀서 이런 상담하는 자리에서까지 그런 걸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고 말한 뒤 퇴직금 관련 설명을 계속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 내가 속으로 기막혀 했던 것은 짧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그냥 속담에 불과할 뿐이고, 이미 세상에 타인의 노동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상태에서 누군들 그 편견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하겠는가. 사실 나도 최대한 타인이나 다른 분야에 편견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을 편견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세차를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아 하던 방문자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물론 세상의 편견에 정면으로 맞대응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건설일용직 노동자를 낮춰 부르는 말로 ‘노가다’라고 하기도 하는데,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자신이 노가다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노동자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모든 노동자들이 그런 강한 ‘멘털’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즘 노동존중 사회에 대한 말이 많은데, 세차 업무든 아니면 다른 업무든―그 직업이 불법적인 직업이 아니라면―자신의 직업을 솔직하게 밝힐 수 있고 또 그로 인해 편견에 시달리지 않는 사회가 진정한 노동존중 사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강선묵  labortoday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 경기도 부천시 삼작로301번길 5, 부천시립북부도서관 3층

                                        032-679-8279

                                        www.bclabor.org/

목, 2018/10/18- 16:34
70
0

서울시당은 그러나 공청회 청구 취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서울시당은 “지난주 박원순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시민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한 달 이내에 시민공청회를 개최하라고 요구했다”며 “이 자리에서 시장은 동의했지만 끝내 이행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일노동뉴스, 편집부, 2015-6-23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2595



저작자 표시 비영리
화, 2015/06/23- 15:17
32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