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길찾기⑩]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기술들
희망제작소는 지난 10년간 시민과 함께 사회혁신을 실천하는 ‘싱크앤두탱크’(Think&Do Tank)의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진행해온 혁신활동을 가감 없이 진단하기 위해 <혁신이 뭐길래>를 기획·진행했는데요. 과거 사업 담당자, 전문가를 만나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구원 좌담회를 시작으로 ‘공동체’, ‘평생학습’, ‘사회창안’, ‘사회적경제’ 등의 열쇳말로 사람들을 직접 만났고요. 개편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숨어있는 국내외 사례를 모아 소개하는 꼭지로 거듭나기도 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말하는 혁신은 무엇일까?
연구원 좌담회 ‘제임스본드?! NO, 희한한 도구 만드는 ‘Q박사’ OK!‘에서는 ‘희망제작소가 말하는 혁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본질을 기억해야 합니다”, “계속 시도해야 하죠”라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연구원들은 ‘희망제작소만의 색깔’을 찾는 시도와 실패로 혁신의 밑거름이 무엇인지 되짚었습니다. 불편한 부분은 편하게, 어려운 부분은 쉽게 풀어내는 일, 여러 주체가 모이는 장(場)을 마련하는 일, 그리고 혁신의 변주 안에서 본질을 기억하면서 과거-현재-미래의 연결고리가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해당 글 자세히 보기)
지속성과 관계성, 생활자의 시선
이후 희망제작소와 연결고리가 있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처음으로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일조한 이영미 숟가락공동육아협동조합 대표를 만났는데요. 이 대표는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지 고민했지, ‘왜 혁신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왜 혁신해야 하는지’를 묻고 답하는 과정이 너무 짧다”고 말했습니다. 희망제작소를 떠난 지 7년, 이 대표는 희망제작소의 활동을 ‘지속성, 관계성’과 ‘생활자의 시선’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글 자세히 보기)
긴 호흡으로 조정, 중재하는 과정 거쳐야
시민과 접점을 만드는 정성원 수원시평생학습관 관장을 만나 ‘평생학습’과 ‘시니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정 관장은 희망제작소 창립멤버이자 사무국장, 부소장을 거쳐 현재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평생교육 모델 개발과 정착에 힘쓰고 있는데요. 시민이 직접 강의를 만들고, 열고, 참여하는 <누구나학교>, <뭐라도학교>로 ‘후반기 인생’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정 관장은 “‘책임의 분산’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당장 부족해 보여도, 긴 호흡으로 조정‧중재하는 과정이 ‘자기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해당 글 자세히 보기)
‘말하기’ 보다 ‘듣기’
‘사회혁신’. 손에 잡히지 않는 단어이지만, 2011년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에 입사해 2016년 1월까지 근무한 송하진 전 연구원은, 사회창안과 사회혁신의 기존 방법론을 답습하지 말고 ‘말하기’보다 ‘듣기’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연구자이자 활동가로서 주체와 대상을 양분화하지 않고, 개인의 삶에 뛰어드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를테면 다양한 층위에 머무는 사람들의 삶을 쫓아다니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함께 발견하는 등 ‘디테일’을 파고드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그의 의견은 ‘혁신’의 본질을 다시 짚어보는 기회가 됩니다. (관련 글 자세히 보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텃밭을 일구며 천연비누를 만드는 ‘동구밭’의 노순호 대표는 사회적경제의 생태계를 온몸으로 체화하고 있는 분입니다. 노 대표는 지난 2013년 희망제작소의 소셜벤처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희망별동대 4기로 참여하면서 사회적경제에 발을 내디뎠는데요. 동구밭이 안착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몫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리기업이 대규모 자본과 자원을 투입해 문제를 진단하고, 솔루션을 찾고, 사회적 가치 창출 및 고객의 호응까지 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의 고용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습니다. (관련 글 자세히 보기)
<혁신이 뭐길래> 시즌2에서는 정보성 위주 콘텐츠를 전했습니다. ‘마을만들기’부터 ‘비영리섹터 콘텐츠’, ‘각국 정부의 혁신’, 개인 삶의 질을 살펴볼 수 있는 ‘각국의 지수’ 등 다양한 사례를 한 데 묶어서 소개했습니다.
▶ 마을만들기 사례 : http://www.makehope.org/?p=40581
▶ 비영리섹터 콘텐츠 사례 : http://www.makehope.org/?p=40922
▶ 각국 정부의 혁신 사례 : http://www.makehope.org/?p=41201
▶ 각국 지수 사례 : http://www.makehope.org/?p=41453
올해 1년간 프로젝트 콘텐츠로 기획된 <혁신이 뭐길래>를 통해 희망제작소와 인연이 있는 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다양한 정보를 모아서 전했습니다. 그동안 <혁신이 뭐길래> 시리즈에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2018년에는 더욱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글 : 방연주 | 커뮤니케이션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12월입니다. 올 한 해를 돌아봅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박근혜 정부가 물러나고 새 정부가 출범한 일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 6월 1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으로 취임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늘 만나던 익숙한 사람이 아닌, 매일 같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켜켜이 쌓아놓은 걱정을, 어떤 이는 따뜻한 격려를, 다른 어떤 이는 매서운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그분들은, 국정원 민간 사찰을 비롯한 많은 시련과 방해에도 희망제작소가 ‘연구로서의 시민운동’을 이어온 것을 칭찬해주셨습니다. 시민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사구시 대안을 찾고, 시민과 함께 그 혁신을 삶으로 녹여온 성취를 발전시켜달라 당부하셨습니다.
2017년에도 희망제작소는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주민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혁신연구모임 <목민관클럽>.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협치’ 등 많은 혁신정책의 뿌리가 바로 <목민관클럽>에 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역시 희망제작소가 3년 전에 시작한 비정규직 처우개선 프로젝트 <사다리포럼>이 맺은 열매입니다.
국정 제1과제로 부각되는 ‘일자리’ 문제에서도 희망제작소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단편적 좋은 일자리의 기준을 넘어 시민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에게 좋은 일’을 찾을 수 있게 도왔습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된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도 완판되어 진로탐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민이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대안을 만들 수 있게 돕는 <희망드로잉26+ 워크숍 활용설명서>도 ‘노란테이블 툴킷’에 이어 살아있는 현장 실험의 도구로 배포될 예정입니다.
관계가 사라진 삭막한 도시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해 아파트 주민을 모아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만들기>, 청년과 시니어가 서로를 알아가며 세대 간 소통방법을 찾아보는 <시니어드림페스티벌>, 더 많은 시민이 더 즐겁게 참여하도록 돕는 <주민참여예산과 협치> 등 올 한 해도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아이디어를 잇고 지역의 자원을 연결하며 사회혁신 조각을 하나하나 모았습니다.
새해의 포부도 있어야겠지요. 2016년 겨울, 광장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촛불을 기억합니다. 촛불을 기점으로 한국사회는 새로운 전환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촛불 이전이 잃어버린 시민주권을 되찾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이제 우리는 되찾은 시민의 힘으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 정부 출범은 촛불시민혁명의 완성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행복할 사회를 만드는 여정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시민이 구경꾼 혹은 관객, 즉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실질적 주권자가 될 수 있도록 참된 ‘시대교체’를 이뤄야 합니다. 시민 개인이 스스로 자신을 대표하는 시대, 국민주권을 넘어 개개인이 권력의 형성과 운영과정에 참여하고 결정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표에게 위임하는 것을 넘어 ‘나로부터, 어디서나, 늘 행사되는 국민주권’을 희망제작소가 만들려 합니다.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인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내가 만들고 결정한 정책을 구현하는 직접 민주주의, 삶에 녹아있는 일상의 민주주의, 공론과 합의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 민주주의, 자치분권과 생활정치를 활성화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지방분권형 개헌을 응원하겠습니다. 지방자치를 시민의 자치로 만드는 일에도 힘을 모으겠습니다.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선택과 조정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자치, 공무원이 집행자가 아니라 조력자인 행정, 성과의 비축이 아닌 협력의 축적, 계약관계자가 아닌 관계관리자인 자치행정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시민이 직접 대안을 만들고 실천하는 사회혁신의 길을 넓히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지역과 부문, 계층을 뛰어넘는 사회혁신가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촉진하고, 사회적 난제를 시민의 현장실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리빙랩의 기획과 운영을 돕는 전문가도 양성하겠습니다.
또한 ‘모든 시민이 연구자이고 대안자’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시민 곁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평창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성산동 시대를 개막합니다. 2018년 3월, 희망제작소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으로 보금자리를 이동합니다. 비록 금전적 어려움은 있지만 버릴 수 없는 시대의 꿈이 있기에 새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새 공간을 시민이 언제나 찾을 수 있고, 모여 작당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허브로 만들고자 합니다. 독립연구자의 교류와 협력, 평범한 시민이 대안을 탐색하는 열린 협업(Open Works) 공간으로 ‘시민자산화’라는 새로운 길도 찾아보겠습니다.
지역과 지역을 잇고, 부문과 영역·세대와 계층을 연결하는 희망제작소.
자본과 권력에서 독립된 민간연구소의 꿈을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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