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2018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 ‘내일생각워크숍’으로 기획을 배우다

지역

[2018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 ‘내일생각워크숍’으로 기획을 배우다

익명 (미확인) | 월, 2018/09/10- 10:50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는 1단계 상상학교, 2단계 상상캠프를 거쳐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 청소년들과 3단계 내일생각워크숍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내일생각워크숍은 2차 년도부터 기획된 단계인데요. 올해는 지역 안팎에서 일, 노동, 진로 등 여러 주제를 학습하며 나의 관심사를 찾고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얻는 등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경험치를 쌓는 사전탐색워크숍 과정과 이러한 경험치를 바탕으로 팀 프로젝트를 능동적으로 기획하면서 자기의 욕구와 지역 자원을 연결하는 기획워크숍 과정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중 기획워크숍은 올해 처음 시도된 과정으로 청소년들이 자기 욕구와 지역 자원을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단계입니다. 희망제작소가 참여한 4번의 기획워크숍 이야기를 전합니다.

숨어있는 나의 욕구 발견하기

‘내게 매달 100만 원이 생긴다면?’, 첫 번째 워크숍은 기본소득을 주제로 나의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는 전제 하에 생계수단으로서의 직장이나 직업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이나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 등 진로를 보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그려보는 활동입니다. 참여자들은 해외 여행이나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학습과 체험 등으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자취나 등록금 마련, 부모님 용돈 등 가족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면서도 가족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싶은 욕구를 보였습니다.

pic_s_사진1 pic_s_사진2


계획한 미래를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고,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덧붙이는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여행을 하고 싶다던 친구는 ‘새로운 사람과의 인연, 삶의 질 향상, 즐거움’ 등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워크숍을 진행한 백희원 강사(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어느 곳, 어느 내용으로 돈을 쓰는지 살펴보면 내 삶에서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 한 청소년은 기본소득을 받으면 일에 매몰되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 가족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엿습니다. 한편으로 청소년들은 100만 원이라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을 쓸 데가 없다는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진로를 이야기할 때면 대체로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다거나 돈을 얼만큼 벌고 싶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가 삶보다는 직업을, 어떻게 보다는 무엇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러나 기본소득 워크숍을 통해 청소년들은 그간 스스로도 찾지 못했던 본인이 살고 싶은 삶,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등의 숨은 욕구를 발견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고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도 해보고, 회사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는 저처럼 이런 일도 해보고, 저런 일도 하면서 다양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진로가 하나의 직장을 가지는 게 아니라 필요하다고 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는 것이라면,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아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백희원)

pic_s_사진3 pic_s_사진4


세상을 바꾸는 프로젝트

앞선 워크숍이 자기 욕구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면, 두 번째 워크숍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기획의 개념과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기획이 잘 된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토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각자 생각하는 ‘세상을 바꾼 기획’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미투운동, 촛불집회처럼 거대하고 사회적인 사건을 말하기도 하고, 감사하게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포스트잇, 아이폰 등 일상 속 물건부터 SNS,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까지 답변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각 사례가 우리 사회와 내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피고 함께 공유하면서 기획의 효과와 영향을 짚을 수 있었는데요. 워크숍을 진행한 조현진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어떤 일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여럿이 함께 모여서 하는 일을 프로젝트라고 하며, 잘 짜인 프로젝트에는 기획이 들어가 있다’고 말합니다.

“내일찾기프로젝트 단계에서 여러분은 하고 싶은 일을 기획할 텐데, 저는 예상하는 결과물을 먼저 그리고 단계를 밟아나가는 편입니다. 예컨대, 문제를 발견하고 세상을 바꾸는 일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자세히 관찰하고, 질문하고 경청하며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아이디어를 토대로 실행해보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모니터링하고 서로 보완하는 과정이 모두 기획이 되는 거죠.” (조현진)

참여자들은 그간 흥미롭게 보았던 사례에 어떤 기획이 들어가있는지 분석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획과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학습과 경험을 토대로 다음 워크숍에서는 내일찾기프로젝트에서 하고 싶은 일의 주제와 프로젝트를 기획해보았습니다.

pic_s_사진5 pic_s_사진6


욕망이 일이 되도록

“교사, 공무원, 환경미화원 등 직업으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에는 사회에 필요한 일이 여럿 있습니다. 우리 지역이 더 잘 살기 위해 고민하고, 지역에 필요한 일을 발굴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도 직업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한 진로 고민을 넘어서 내가 이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지 고민하고,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좋은 일과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죠. 물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일 수도 있고, 원하지 않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원하지만 사회에서 없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과 우리가 원하는 일이 만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게 기획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욕망이 담긴 주제를 기획 과정에서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앞으로 진행되는 내일찾기프로젝트도 우리가 원하는 일의 주제를 기획으로 가치 있는 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하게 될 터전도 함께 좋을 일을 기획하고 과연 가능할지 실행해보는 것이죠.” (김수영)

참여자들은 두 번의 워크숍으로 서로의 관심사와 욕망을 확인했고, 기획의 개념과 여러 사례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를 토대로 팀별로 내일찾기프로젝트 단계에서 실행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시나리오 형식으로 그려보았는데요. 12월까지 진행될 일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표현하고 싶은 장면을 꼽아 콜라주로 표현했습니다.

pic_s_사진7 pic_s_사진8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며 우리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과 얻을 수 없는 자원은 무엇인지 함께 정리해보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자원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일이 되게 하는 물리적인 토대로, 실행에 필요한 자원과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사회를 기준으로 자원을 탐색해보았습니다.

pic_s_사진9

함께 실행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참여자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는데요. 가장 어려운 과정은 팀원들과 하고 싶은 일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진로 탐색이지만, 세부 주제와 관심사가 다양하다보니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주도적으로 논의를 이끌어가며 지난한 시간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실행할 내일찾기프로젝트에 기대가 생겼습니다. 몇몇 참여자들은 힘들게 기획한 만큼 즐겁게 실행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는데요. 전주 청소년의 후기를 전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pic_s_사진10

“이번 기회로 새로운 활동을 많이 접했고,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참여할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기대되었다.
처음 장소에 도착해서 명찰과 굿즈로 티셔츠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첫 시간에는 ‘한 달에 나에게 100만 원이 주어진다면?’라는 질문을 주고 어떻게 쓸 것인지 계획했다. 나는 일을 하지 않아도 100만 원이 주어진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막상 적으려고 하니 돈이 있다고 막 쓸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생각했고, 어디에 어떻게 쓸지 고민하며 구체적으로 작성해봤다. 나는 사고 싶고, 하고 싶은 걸 모두 적었고 남은 돈은 모아서 나중에 여행갈 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계획한 내용을 같은 조 친구들과 서로 공유하면서 기본소득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이런 제도가 있다면 일의 능률도 오르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이런 제도를 시행하면 좋겠고, 내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적으니까 그 순간만큼은 너무 행복했다.
다음에는 팀원들과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의논하고, 그 프로젝트를 영화 시나리오처럼 예상되는 결과물과 이야기로 만들어보았다. 실제로 하게 될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거라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어서 머리가 너무 아팠다. 하지만 팀원들과 계속 얘기하다 보니 하나씩 아이디어가 나왔다. 우리는 개별 포장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나는 개별 포장이 너무 익숙해 어떤 게 개별포장인지 잘 몰랐고, 별로 문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같이 참여한 팀원들은 달랐다. 개별 포장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팀원들의 말로 알 수 있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니 학교에서 개별 포장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과자 회사에 직접 방문해서 건의하는 등 여러 일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개월 간 우리가 어떻게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시나리오처럼 줄거리를 작성해보았다. 그 전에 생각해보지 못 했던 거라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시나리오를 얘기하다 보니 재미있고 개별 포장의 문제점을 알게 되어 좋았다.
이후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고, 앞으로도 우리가 직접 기획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친구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학생 때 쉽게 접할 수 없는 활동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내 생각을 키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앞으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재미있는 활동이 얼마나 많을지 기대된다.”

내일생각워크숍 후 참여자들은, 팀원들과 기획한 일을 내일생각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간 진행할 텐데요. 앞으로 어떻게, 어떤 이야기로 프로젝트를 실행할 지 종종 소식 전하겠습니다.

– 글 : 김수영 | 일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현진 | 일상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2016년 10월 19일부터 29일까지 지난 9박 11일 간 미국의 시민참여를 통한 정책개발과 지역혁신의 현장을 탐방하기 위해 목민관클럽 소속 3명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21명의 공무원이 미국 동부와 서부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에 따라 느낀 점들을 기록한 참가자의 후기를 통해 해외연수를 함께 해보시기 바랍니다.


첫째날, 10/19 (수) 미국 동부 도착

단체장 3분(김포시, 오산시, 완주군)을 포함한 26명의 우리 일행은 꼬박 13시간을 비행하고 현지시각 19일 오전 11시 5분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의 첫 인상은 미국 최대 공항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낡고 지저분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948년 건립된 뉴욕국제공항을 1963년 암살된 존F.케네디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당해년도에 개명했다고 한다. 어쩐지…….

중식을 마치고 시작한 첫 일정은 뉴저지주에 위치한 KACE(Korean American Civic Empowerment) 즉, 이곳 한인들 사이에서 ‘시민참여센터’라고 부르는 NGO 방문이었다. 20년 전 설립된 KACE는 한인 유권자 등록운동(미국은 유권자 등록해야 투표 가능), 차세대 지도자 교육, 공익활동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엔 미국 내 위안부 문제 홍보와 기림비 설립을 주도했다. 방문을 마친 뒤 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보낸 후 다음날의 여정을 준비하였다.

둘째날, 10/20 (목) 뉴욕시 탐방

이튿날인 10월 20일 오전에는 뉴욕시의 Participatory Budget Project 현장을 방문했다. 일종의 주민참여예산제를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을 탐방하는 것이다. 참고로, 뉴욕시는 인구 850만 명, 면적 790km로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다. 뉴욕시의 행정구역은 브롱스, 브루클린, 맨하탄, 퀸스, 스태튼 아일랜드 등 5개 자치구와 그 산하로 51개 지역구로 이루어져 있다. 2015년 기준 1년 예산은 785억 달러로 약 100조 원 규모이다. 서울 예산의 약 4배로 지방자치와 분권이 확실히 잘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욕시 주민참여예산제는 집행부가 아닌 시의원(의회) 중심, 충분한 사업기간(10개월 이상),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 참여가 특징이었다. 2011년 4개 시의원 지역구를 시작, 2015년에는 27개 지역구로 확대되어 총 3,200만 달러(약 365억 원)의 사업을 집행하였다. 소관 의원과 합의만 되면 의회에서 심의 받지 않고 집행 가능하다.

001

▲ 제안된 사업에 관해 민·관·학 숙의 과정이 6개월 정도로 긴 것이 특징이다.

002

▲ 커뮤니티 보드 7 사무실 내부. ‘신이 미국을 축복한다’ 미국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미국의 정신은 기독교에 기반하고 있다.

오후 첫 일정은 뉴욕 시청에서 피터 구(Peter Koo)라는 뉴욕 시의원과의 면담이었다. 피터 구는 홍콩 출신의 미국인으로 전 직업은 약사였고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으로 정계에 진출하여 현재는 재선의원이다. 뉴욕 시의원은 3선까지 가능하며 겸직이 금지되지만, 급여 외 연간 지원금이 무려 50만 달러(약 6억 원)이나 된다. 이 금액으로 보좌진 급여, 지역구 사무실 관리는 물론 시민단체 지원도 가능하다. 그래서 일부 시의원은 보좌진을 20명까지 두기도 하고, 지지하는 단체에 활동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시의원 1인당 평균 주민 수는 약 15만 명으로 서울시의원과 비슷하지만 권한과 대우는 월등했다.

피터 구의원 면담을 마치고, 그 지역구에 위치한 커뮤니티 보드(Community Board) No.7 지역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커뮤니티 보드란, 우리로 치면 주민자치위원회 같은 기구이다. 뉴욕시에는 59개의 커뮤니티 보드가 있는데, 각 보드는 최대 50명의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임기는 2년이고 공무원은 25%를 넘지 않아야 한다. 보드는 주로 도시계획과 민원사항에 대해 논의하여 시와 의회에 의견을 개진하는데, 구속력은 없지만 높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보드의 직원 인건비와 운영비는 시에서 부담한다. 민간에 지원은 하되 최대한 자율을 보장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이 철저한 시스템이다.

셋째날, 10/21 (금) 뉴저지 행정기관 탐방

연수 3일째에는 뉴저지주 정부기관을 방문하고 위안부 기림비 제막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였다. 뉴저지주는 미국에서 4번째로 크기가 작은 주이다. 허드슨강을 사이로 뉴욕주 옆에 위치하여 일종의 베드타운 역할을 한다. 뉴저지주는 21개의 카운티(County)로 구성돼 있는데, 그 산하 지방자치 정부는 버러(Borough), 타운십(Township), 시티(City), 타운(Town) 등 4가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으로 치면 광역 도 산하의 시, 군 등 다른 명칭의 기초단위로 생각하면 된다. 이는 자율적인 하의상달(bottom up) 방식으로 지방정부와 연방정부를 구성한 미국의 분권정신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전에는 베르겐 카운티(Bergen County) 산하의 버러 오브 펠리세이즈 파크(Borough of Palisades Park) 사무실, 우리로 치면 동사무소를 방문했다. 이 지역은 미국 내 가장 많은 한국계 미국인이 살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인구 약 2만 명 중 1만 명이 한국 출신이고, 이곳 의회 의원 6명 중 2명이 한국계인데 한명은 의장, 다른 한명은 부시장(의원과 겸임)이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먼저 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지역이기도 하다.

사무실을 나와 향한 곳은 펠리세이즈 파크 도서관 인근 기림비가 세워진 곳이었다. 미국 최초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KACE(시민참여센터) 및 시장과 의원이 함께 거행하는 기림비 건립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위안부 문제를 외교 문제가 아닌 인권 문제로 인식하고 미주사회에 호소하는 그들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003

▲ 팰리세이즈 파크 의회 사무실이다. 앞 가운데 앉아있는 사람이 시장이고 좌우로 한국계 의원이 있다.

004

▲ 위안부 기림비. 건립 6주년 기념식을 거행하는데 하늘도 슬픈듯 비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오후엔 베르겐 카운티 사무실 청사에 들렸다. 카운티는 한국의 시나 군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행정체계이다. 베르겐 카운티는 주민이 약 100만 명으로, 뉴저지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곳이다. 또한, 미국 내 가장 부유한 카운티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뉴욕 맨해튼으로 출근한다. 한국계는 전체 인구 중 6.9%이고 삼성, LG 등 한국기업도 위치해 있다.

청사에 근무하는 한국계 젊은 직원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5%를 넘을 경우 공무원으로 채용하는데, 마침 작년이 그 경우에 해당되어 임용되었다고 한다. 베르겐 카운티의 의원은 프리홀더(Freeholders)라고 불리는데, 임기는 3년이고 총 7명 중 2~3명씩을 번갈아 뽑는다. 청사 내 위안부와 세월호 등 국가폭력에 대한 경종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티셔츠들이 걸려 있었는데, 지금도 눈에 자꾸 밟힌다.

005

▲ 공공청사 안에 국가폭력에 대한 경종의 글이 걸려 있다. 우리라면 할 수 있었을까?

006

▲ 베르겐 카운티 의회. 의장, 시장, 의원, 판사, 변호사 등이 함께, 그것도 수평적으로 자리가 배치된 것이 이색적이다.

넷째날, 10/22 (토) 뉴욕 도시재생 현장 탐방

세계의 금융을 움직인다는 월스트리트에 발을 디뎠다. 이곳의 명물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는 사실 개인 소유의 작품이다. 1987년 블랙먼데이로 주가폭락에 처한 미국인을 위로하기 위해 이태리 출신 조각가 디모디카(Di Modica)가 자기 돈 36만 달러를 들여 만들어놓은 것이다. 요즘엔 황소를 뜻하는 ‘불(Bull)’과 남성 고환을 의미하는 ‘볼(Ball)’ 발음이 비슷한 관계로 동상의 고환을 만지면 돈이 들어온다는 소문에 관광객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날 본 월가는 “Occupy Wall Street!(월가를 점거하라)” 영어 구호대신, 중국 관광객들의 요란한 웃음소리에 점령되었다.

월가를 한 바퀴 돈 후 ‘자유의 여신상’에 가까이 가기 위해 배를 탔다. 1886년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인들의 모금운동으로 제작된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 리버티 섬에 있다. 시간관계상 섬 주위만 돌며 사진 찍기로 아쉬움을 달랬는데, 배에서는 영어와 중국어로만 설명이 나오고 있었다. 관광객 숫자의 힘이 무섭다.

배에서 내려 향한 곳은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자리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다. 그라운드 제로는 원래 폭발이 있었던 지표의 지점을 뜻하는 용어다. 현재는 추모공원으로 조성되었는데, 도시재생 측면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1년 세계무역센터 테러로 입은 물적 피해는 약 400억 달러(약 45조 원)로, 그 금싸라기 땅을 추모공원화 하는 것이 자본의 논리상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유가족, 이해당사자들은 10여 년 동안 충분한 소통과 협의 끝에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진 공간(pool)과 부활의 날개를 상징하는 추모관 건립에 합의했다. 또한, 2014년 인근에 세워진 원월드트레이드센터(프리덤타워) 높이도 1776피트(541m)로, 미국 독립기념해(1776년)와 같아 그 의미를 더했다. 건물과 조형물 하나하나에 역사적 의미와 배경이 묻어나도록 설립하는 그들의 정신이 부럽기도 무섭기도 했다. 우리의 삼풍백화점 자리엔 지금 뭐가 들어섰나.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선 곳은 실내음식점이 즐비한 ‘첼시마켓’으로, 이곳 또한 도시재생의 좋은 모델이다. 비어있는 과자공장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여 만들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가게가 입점할 수 있는 몇몇 자리를 문화콘텐츠 공간으로 내주어 끊임없이 손님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던 것이었다.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든 것이다.

오후 일정은 ‘하이라인 파크’ 이곳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역 고가를 사람길로 만드는데 영감을 준 곳으로 유명하다. 하이라인 파크는 원래 수십 년 동안 방치된 고가의 폐철로였다. 하지만, 1999년 시민청원으로 공원화 논의를 시작, 2014년 완공되었다. 하이라인 파크에 올라가보니 생각보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특히 곳곳에 설치된 문화 예술품이 인상적이다.

007008

▲ (사진 왼쪽) 하이라인 파크 위 조형물. 사람과 똑같이 생겼다. / (사진 오른쪽) 하이라인 파크를 상징하는 대표적 조형물. 폐자재를 재활용하여 생명을 품었다.

그라운드제로, 첼시마켓, 하이라인 파크… 이들의 공통점은 민·관·학의 충분한 토론과 소통 끝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상업적 관점과 문화적 소양을 조화롭게 접목하여 지속 가능성과 상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 이는 이민자들이 만든 짧은 역사의 나라라는 취약점을 충분히 메우고 남음이었다.

22일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앞선 건축물과는 달리 당시의 첨단 공학과 빠른 공정으로 유명하다. 설계도 2주, 건설기간 2년으로, 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완공으로 미국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때는 대공황과 맞물려 임대가 안 돼 건물이 비어있다고 하여 ‘엠프티(Empty) 스테이트 빌딩’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단다. ‘마천루의 저주’였던 셈이다. 우리 일행은 86층 전망대에 올라 뉴욕시 야경에 심취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그리고 85년 된 빌딩이 여전히 미국에서 3번째로 높다니, 놀라웠다.

다섯째날, 10/23 (일) 뉴욕 문화탐방

타임 스퀘어(Times Square)는 뉴욕 미드타운 맨해튼에 위치한 교차로이다. 명칭은 인근에 위치한 뉴욕 타임즈에서 기인한다.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환하게 빛나는 중심지이고, 우리에게는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공연한 것으로 더 친숙하다. 매년 4,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오고, 매일 300만 명 이상 사람들이 지나가는 세계 최대 번화가다.
타임 스퀘어에서 센트럴파크까지는 도보로 약 20분 거리다. 센트럴파크 도착! 뉴욕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만큼 아름드리 나무와 넓은 잔디가 인상적이다. 아이들만을 위한 동물원과 스케이트장도 구비돼 있다. 공원 내 여러 곳에서 버스킹이 활발하다. 자유롭고 평화로웠다.

점심을 먹고 워싱턴 D.C.로 출발했다. 고속도로 중간 휴게소에서 존 F. 케네디 홍보물이 눈에 띠었다. 여기 와서 느낀 거지만, 미국인들의 케네디 사랑은 정말 특별한 것 같다. 마치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젊은 나이, 안타까운 죽음, 명 연설, 인권 증진, 파격적인 정책 시도 등 비슷한 점도 많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내린 공항도 ‘존F.케네디 국제공항’이고, 우리가 달리고 있는 뉴욕~워싱턴 고속도로도 ‘존F.케네디 메모리얼 하이웨이’ 아닌가? 짧은 역사지만 그 의미를 간직하는 방식은 결코 짧지 않다.

글·사진 : 이주식 은평구청 정책보좌관
정리 : 이민영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여섯째날부터의 후기는 아래 링크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 [목민관클럽 미국 해외연수]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②’ 보기(클릭)

월, 2016/12/19- 13:36
383
0

2016년 10월 19일부터 29일까지 지난 9박 11일 간 미국의 시민참여를 통한 정책개발과 지역혁신의 현장을 탐방하기 위해 목민관클럽 소속 3명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21명의 공무원이 미국 동부와 서부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에 따라 느낀 점들을 기록한 참가자의 후기를 통해 해외연수를 함께 해보시기 바랍니다.


[목민관클럽 미국 해외연수]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②

여섯째날, 10/24(월)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주 방문

워싱턴 D.C.에 도착한 첫 날은, 이른 아침부터 미국의회의사당, 백악관, 링컨기념관, 워싱턴 기념탑,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등을 탐방하느라 서둘러야 했다.

우리가 도착한 수도 워싱턴 D.C.(Washington District of Columbia)의 정식 명칭은 컬럼비아 특별구이다. 미국의 어느 50개 주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행정 구역이다. 워싱턴 D.C.는 원래 컬럼비아 영역의 개별 지자체였는데 1871년 의회 법으로 도시와 이 영토를 컬럼비아 구역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합병하였다. 그 이전의 수도는 뉴욕이었다. 인구는 약 60만 명, 연방주가 아니라 하원의석만 2개이고 대통령선거인단은 3명이 배정돼 있다.

가장 처음 들른 곳은 ‘미국 의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이다. 넓은 앞마당에서 대통령 취임식 등의 행사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방문 당일은 공사로 인해 막아 놨다. ‘백악관’ 앞을 지나 ‘링컨기념관’에 갔다. 웅장한 석조건물인 기념관에 36개의 기둥이 서있는데, 남북전쟁 당시 36개의 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기둥마다 주 명칭이 새겨져 있다. 그곳에서 정면을 응시하면 ‘워싱턴기념탑’이 보인다. 국회에 경의를 표하는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높이는 170m에 달한다. 워싱턴 D.C. 모든 건물은 이보다 높을 수 없다. 링컨기념관과 워싱턴기념탑 사이 호수가 있는데, 영화 ‘포레스트검프’에서 검프의 애인이 호수 위로 첨벙첨벙 뛰어올 수 있을 정도로 깊지 않다. 기념관 위에 올라서니 바닥에 보인 글자! ‘I HAVE A DREAM’ 그곳은 바로 1963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이 연설한 자리였다. 그는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68년 암살되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내 흑인 등 소수민족의 인권 말살은 여전히 진행 중인 듯하다.

링컨기념관을 지나 우리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가 세워진 곳으로 향했다. 19명의 군인 동상과 그들을 비추는 비석. 비석에 비춰진 군인은 38명으로 보인다. 38선 위에서 38개월을 싸운 의미라 한다. 비석에 새겨진 문구가 우리를 멈추게 한다. ‘FREEDOM IS NOT FREE’ 정치적 논쟁은 둘째치고라도 고향을 등지고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숨져간 그들의 희생 앞에, 다음 장소로 가야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001

▲ 링컨기념관. 말이 필요 없다. 웅장하다.

002

▲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19명의 동상. 38명의 용사.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뒤로하고 다음 연수 장소로 향했다. 도시연구소(The Urban Institute)다. 워싱턴 D.C.에는 미국의 씽크탱크를 자임하는 몇몇 연구소가 있다. 1927년 설립된 ‘브루킹스 연구소’는 진보적, 1973년 설립된 ‘헤리티지 재단’은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우리가 방문한 도시연구소는 중도진보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설립연도는 1968년.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 주도하에 설립됐다. 주로 교통, 건강, 교육, 복지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독자 개발한 예산 및 세금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은 미 국세청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직원은 약 500명. 본사는 세금감면 주인 델라웨어에 위치해 있다. 연구소의 수석연구원과 질의응답을 마치고 우리는 워싱턴 D.C. 동쪽에 위치한 메릴랜드 주 의회(General Assembly of Maryland) 사무실을 방문했다.

참고로, 미국 연방의회는 양원제로 상원과 하원이 있다. 상원은 각 주당 인구 상관없이 2명씩 뽑는데 총 50개 주, 100명이다. 임기는 6년이고 2년마다 1/3씩 선출한다. 상원의 임무는 주로 외교, 국방, 각료인사 등에 집중되어 있다. 상원이 미국 국가 전체를 대표하는 의원이라면 하원은 자신의 선거구 투표자들을 대변하는 의원이다. 하원은 인구비례에 따라 뽑는데 총 435명이 선출된다. 하원의 가장 큰 권한은 예산안 편성권이고, 임기는 2년이다.

연방 의회 뿐만 아니라 주 의회도 양원제이다. 상하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실 상하의 개념이 아닌 수평적 개념이다. 초창기 번역의 오류라 할까? 메릴랜드 주 의회 상원의원은 47명, 하원의원은 141명이다. 인구의 70%가 백인이고, 한국계 출신은 1% 정도이다. 놀라운 것은 그곳에 한국인 2세 하원의원 마크 장(MARK S. CHANG)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그와의 면담을 통해 미국 내 소수민족의 인권과 권익 보호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

메릴랜드 주 의회 사무실에는 조지 워싱턴의 친필 사인 문서와 동상이 있다. 조지 워싱턴은 독립전쟁 당시 총사령관으로 전쟁 승리 이후 다시 농부로 돌아가기 위해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그는 1783년 귀향 후, 국민들의 요청으로 다시 정치권에 들어와 1789년 초대 대통령이 된다.) 그는 메릴랜드 주 의회 건물에서 자필 사인하고 퇴임했는데, 그때 서명한 사인 문서와 연설 모습이 동상화 되어 있는 것이다. 부끄러웠다. 우리의 역사는 어떠했는가? 200년 국가 앞에서 5,000년 국가의 국민인 나는 잠시 숨고 싶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그리고 지금! 변치 않고 반복되는 역사가 야속했다.

일곱째날, 10/25(화) 워싱턴 D.C. 내 시민단체 방문 및 서부로의 이동

오전에 방문한 임파워 디시(Empower DC)는 워싱턴 저소득 주민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는 NGO단체로, 2003년 설립되어 현재 4명의 상근 활동가가 있다. 최근 가장 큰 이슈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택지 개발과 그로 인한 공공주택 철거 문제다. 이쪽 상황도 한국과 비슷한 것 같다. 정치권에서 별다른 해법 제시를 못하는 상황이라, 해당 주민과 시민단체가 직접 나선 것이다. 그들은 공공주택 철거 중단, 빈집 보수하여 거처 제공, 집수리 기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가 해결 안 되면 많은 주민이 홈리스가 될 수밖에 없기에 남의 일 같지 않다. 임파워 디시 관계자는 “워싱턴 인구가 70만 명인데, 홈리스 인구가 7천명이다.”라고 말했다. 100명중 1명이 홈리스인 셈이다. 화려한 겉모습에 감춰진 미국의 모습이었다. 더 큰 문제는 미 중앙정부건 지방정부건 홈리스 관련 특단의 대책이나 의지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우리의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여덟째날, 10/26(수) 산 호세 주립대학과 샌프란시스코 시청 방문

캘리포니아에서의 첫 일정은, 산 호세 주립대학(SJSU, San Jose State University)을 방문하여 관내 위치한 커뮤니티 러닝&리더십센터(CCLL) 및 커뮤니버시티(CUCSJ, CommUniverCity-San Jose) 센터장과의 면담 일정이었다. 둘 다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학이 협업하는 중간지원조직이다.

CCLL은 교수님이 센터장을 겸임하고 계신데, 주요 사업 분야는 물길보존 사업, 홈리스 관리, 농업유산 보전 등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학생이 직접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 현장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산 호세 시는 인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 영향으로 도시개발에 따른 물길 훼손, 농업 유산 파괴, 집값 상승으로 인한 홈리스 증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과 시민단체, 시는 시민참여와 서비스러닝 방식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다른 단체 CUCSJ의 주요사업 목표는 시민건강 개선, 대학 진학 분위기 조성, 지역사회 조화 복원이다. 산 호세 시의 일부 지역은 이민자가 많고 80%가 빈곤층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UCSJ는 전문분야 교수 접촉, 실행 가능 학생 확보, 정부 담당 부서 접촉, 지역 시민사회 접촉 등의 순서로 민·관·학을 연결하여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위와 같은 형태로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 중심이라 시민과 대학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하다. 은평구의 경우 시민사회는 활발하지만 대학이 없는 상황이 좀 아쉽다.

오후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청을 방문하였다. 백발의 할머니께서 우리 일행에게 시청을 구경시켜주셨다. 놀라운 것은 그 분이 정식 공무원이고, 미국 공무원은 정년이 없다고 한다. 라운딩 후 우리는 마크 체스터 챈들러(Mark Chester Chandler) 국제통상단장과 면담하였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시에 관해 많은 설명을 했다. 도시인구는 100만 명 미만이지만 인근지역 생활권까지 포함하면 700만 명 정도, 실업률 3~4%로 적으며 아시아인이 전체인구의 36%로 인구 구성이 다양하고 현재는 중국계 미국인이 시장이라고 한다. 인구밀도는 높고 생활비가 비싸며 세계적 IT 기업이 많아 재정적 문제는 거의 없고 시민의 소득 수준도 미국 내 최상위에 속한다고 한다.

또한, 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참여 운동을 벌여왔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행정문서 공개화로 투명성을 확보하는 거라 했다. 관내 NGO는 많지만 커뮤니티 보드 같은 중간지원조직은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등 말투와 내용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고위직 공무원의 자신감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시청 앞 공원을 거닐었다. 한눈에 들어온 홈리스만 해도 족히 20여 명이 넘었다. 여기도 워싱턴과 마찬가지로 홈리스 문제에 대해 소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 세계 최고 행정 도시도, 전 세계 최고 IT 도시도 그들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마지막 아홉째날, 10/27(목) 캘리포니아 내 시민단체 방문 및 문화 탐방

오전에 방문한 곳은 NCG(Northern California Grantmakers)이다. 이곳은 북 캘리포니아 NGO와 후원자를 연결하는 일종의 민간 지원 기관이다. 총 170여 곳의 후원 멤버에는 빌게이츠재단, 클린턴재단, 포드재단 등 민간재단뿐만 아니라 정부 각 부처 등도 포진되어 있다. 후원자가 기부하는 금액은 연 2,000~17,000달러이며, 이 금액은 기관운영, 사업연결, NGO지원 등으로 쓰인다. 연간 총 운영비는 약 200만 달러, 스텝은 15명이며, 40년 전에 설립되었다.

우리와 면담하기 위해 나온 분은 NCG 부총재 ‘푸옹’과 활동가 ‘자스민’이었다. 푸옹은 주로 후원자 관리, 프로젝트 연결, 기관운영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예술인마을 조성사업’을 예로 들었는데, 이는 인근 실리콘밸리의 영향으로 부동산값이 폭등하여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거주공간 마련 프로젝트다. 자스민은 재난구조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집짓기 교육과 임종 대처 방법 전파를, 재난 시에는 자원봉사자 연결과 인명구조 활동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희망제작소나 아름다운재단 같은 단체가 NCG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진 발생이 잦고 높은 집값의 영향으로 주거와 재난지원에 많은 비중을 둔 것 같다. 특히 홈리스 문제에 있어서는, 공공기관보다 민간단체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오후에는 유니언 스퀘어, 금문교 등을 방문하는 문화탐방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유니언 스퀘어(Union Square)는 샌프란시스코 중심가로 뉴욕의 ‘타임 스퀘어(Time Squae)’ 같은 곳이다. 유니언 스퀘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남북전쟁 당시 이곳에서 유니언 측을 지지하는 시위 등이 계속 열렸기 때문이다. 이곳은 세계 정상이 머무르는 호텔과 각종 행사가 열리는 광장, 쇼핑센터와 공연장 등이 즐비하다. 하지만 가장 큰 명물은 영화 ‘더록’, ‘첨밀밀’, ‘러브인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나온 지상케이블카와 공중선로 전기버스다.

003

▲ 샌프란시스코 명물 지상 케이블카! 짓궂은 청년들이 난간에 매달린 채 운행을 즐기고 있다.

캘리포니아 골든 게이트 해협에 위치하여 골든 게이트 브릿지(Golden Gate Bridge)라 불리는 금문교(金門橋)는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를 연결한다. 1937년에 완공한 이 다리는 총 길이 2,789m에, 기둥간 거리 1,280m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였다. 내려다보는 도시와 바다의 어우러진 풍광이 정말 아름다웠다.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이로써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로 이어지는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9박 11일 간 내가 본 미국은 결핍, 소통, 격차 세 단어로 요약된다. 미국인은 역사와 전통 부재라는 ‘결핍’을 ‘소통’을 통한 보존으로 메우고 있었다.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채우고 있었다. 오늘날의 ‘그라운드 제로’ 와 ‘하이라인 파크’ 그리고 ‘금문교’ 는 10여 년 간의 민·관·학 소통의 결과이다. 도심 어딜 가든 그 지역의 역사적 인물 동상을 볼 수 있었고, 각 지역 거버넌스 기관과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또한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의’를 통해 나라를 세운 연방제에서 기인한 것 같다. 대통령 중심제지만 지방분권 제도가 잘 발달한 원인이기도 하다. 각 주가 하나의 나라이고, 주마다 독특한 역사와 시스템을 존중하고 있었다. 그 모두가 ‘소통’을 통해서이다.

‘격차’ 이것은 미국이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홈리스 문제만 보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평등’보다 ‘자유’, ‘규제’보다 ‘방임’을 우선시한 결과라 생각한다. 그것은 기술개발과 자본축적이라는 큰 선물을 주기도 했지만, 양극화와 인종갈등이라는 난제도 함께 주었다. 샌더스와 트럼프 현상은 이제 표면화된 시작일 뿐이다. 이를 해결하면 지속가능한 아메리카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파국을 맞아할 것이다.

미국처럼 큰 대륙인 중국의 역사를 볼 때, 왕조의 평균 기간은 100년이 채 안 된다. 1,500년 이후 주요 강대국이었던 9개 나라의 평균 패권 기간은 100년으로, 가장 긴 영국이 200년이고 가장 짧은 일본은 50년이다. 미국은 패권국가로 자리 잡은 지 120년 정도 되었다. 지금 미국은 역사적 변곡점이다. 모순과 희망을 함께 본 미국연수, 정말 뜻 깊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사진 : 이주식 은평구청 정책보좌관
정리 : 이민영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후기 앞 부분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목민관클럽 미국 해외연수] ‘결핍, 소통, 격차의 미국을 만나다 ①’ 보기(클릭)

월, 2016/12/19- 15:28
422
0

‘어떻게 시민들에게 지속가능발전을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걱정하나 줄이기 프로젝트: 쓸모있는 걱정>은 시민들의 걱정으로부터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읽어보고 시민과 함께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2016년 12월 10일 걱정하나 줄이기 프로젝트의 첫 번째 걱정, 영화 <판도라>의 내용을 자문해주신 김익중 교수님과 함께한 원자력발전 편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사회의 오랜 걱정거리인 원자력발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지속가능성을 알아보고자 걱정하나 줄이기 프로젝트 <쓸모있는 걱정-원자력 발전>을 선보였습니다. 이날 권기태 희망제작소 부소장(소장권한대행)님이 ‘지속가능한 사회: UN SDGs 7번을 중심으로’와 김익중 교수(동국대 의과대학교수/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님의 ‘시민이 알아야할 원전의 모든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p2

성장만이 살 길? 이제 지속가능한 사회와 에너지

“한 때 인류 모두가 성장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던 적이 있었습니다.”

권 부소장님은 지속가능발전이 시작된 배경을 위해 처음 꺼낸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성장위주 패러다임은 양적 팽창에만 초점을 둬 사회/환경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를 통해 인류 성장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어느 시점에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후 성장만을 추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며 지속가능발전이란 새로운 담론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속가능발전은 정확히 무엇이며 왜 필요한 것일까요. 지속가능발전은 현세대만을 고려하는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미래세대까지 고려하기 위해 경제, 사회 그리고 환경을 아울러 생각하는 통합적인 발전방식입니다. 또한 양적 팽창에만 초점을 둔 기존 방식과 달리 지속가능발전은 질적 측면을 고려해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 예방을 포함하는 패러다임입니다. 따라서 지속가능발전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p3

2015년 70차 UN 총회에서는 전 세계가 함께해야 할 17가지 지속가능발전 목표(UN SDGs)를 선정해 지구적 차원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UN SDGs 중 에너지 관련 목표는 ‘7번 지속가능한 에너지: 모두를 위한 적정가격의 신뢰할 수 있고 지속가능하며 현대적인 에너지의 접근을 보장한다’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7번의 세부목표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중 확대가 한국이 해당하는 목표입니다. 권 부소장님은 ‘서울시 원전하나 줄이기’와 ‘서울시 햇빛발전소’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에너지믹스(에너지원의 다양화) 전망(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20%까지 확대, 원전 비중은 1%만 늘리는 것이지만, 원전 수를 17개로 증설한다는 목표가 함정 목표라는 게 함정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자력이 지속가능한 에너지인지, 원자력 발전소를 증설해야하는 지 반드시 되짚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원전 안전, 모든 위험에 취약해”

김익중 교수님은 최근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 사례(2016년 9월 12일 규모 5.8)를 들면서 본격적으로 원전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지진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할 때, 원전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주 지진 이후 찾아본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원전부지는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 규모를 고려해 설계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역사지진과 계기지진을 고려해야 하고, 원전부지 주변 40㎞주변 단층조사를 반영해 최대 지진규모를 계산해야 합니다. 하지만 원전부지 4곳 어디에서도 단층조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위험에 대한 원자력 안전 수준이 미비해 지진 발생 시 원전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p5

더 이상의 원자력 신화 No!, “감당할 수 없는 에너지”

원자력 에너지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일까요. 김 교수님은 현재 원전 기술로는 어마어마한 기회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후손 세대에게 비용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교수는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를 고준위방폐장에 최소 10만년을 보관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고준위방폐장에서 고작 50년 정도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 수밖에 없다. 뒷감당되지 않는 에너지를 후손에게 전가한다면 후손을 수탈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원전이 감당할 수 없는 에너지라는 사례는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 당시 지진으로 인해 균열이 생긴 원자로의 우라늄이 원자로와 시멘트 바닥까지 녹이며 누출됐습니다. 김 교수님은 “얼마나 많은 양의 우라늄이 얼마나 깊이 땅 속으로 누출됐는지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때 후쿠시마 원전 10기 중 1~4호기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전 노후뿐 아니라 당시 안전기준이 현재보다 덜 엄격했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노후 원전을 조속히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한국은 25개의 원자로를 가동하며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원전국가입니다. 만약 부산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남한 전체가 고농도 방사능 오염지역이 되고, 해당 오염은 300년가량, 즉 10세대가 살아가는 기간 동안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지금껏 원전사고는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원전 수가 많은 국가에서 확률적으로 발생했다”며 “노후 원전이 많고, 원전비리가 횡행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p4

방사능, 얼마나 위험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탈핵운동가이자 의과대학 교수인 김 교수님은 방사능에 따른 피해도 쉽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방사능에 피폭되면 세포와 유전자가 영향을 받아 암, 유전질환,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수 있으며, 특히 여자는 남자에 비해 2배,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수십 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선 소량의 방사능은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실상은 아예 ‘피폭되지 않아야’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사능 기준은 100Bq/kg(1Bq –베크렐-은 1초에 방사성붕괴가 1번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로 아직 해당 기준을 넘어선 식품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 교수님은 “기준치가 너무 높기 때문에 이를 초과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현행 기준치를 4Bq/kg로 낮춰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후쿠시마 핵사고의 직접 피해 지역은 아닙니다. 그러나 식재료를 통한 방사능 피폭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식재료를 조심해야 할까요. 김 교수님은 일본산 식품과 세슘이 검출되는 생선류(명태/고등어/대구), 그리고 표고버섯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표고버섯은 세슘 농축능력을 갖고 있어 방사능 검출빈도가 높아 조심해야 합니다. (참고: 2016년 국민 다소비 수산물 방사능 분석결과/시민방사능감시센터)

한국은 탈핵이 가능할까, Yes! 가능하다

“한국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에 대해 ‘대안이 없다.’ ‘사고 나면 어쩔 수 없지’라고 합니다. 사실 마땅한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유럽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로 원전 개수가 감소 추세입니다. 미국도 1990년 이후로 원전 증설하지 않는 이유는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흐름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핵 발전이 싸다고 합니다.”

이어 김 교수님은 한국의 취약한 신재생에너지 현황을 언급했습니다. 김 교수님은 “2014년 전기생산 중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보면 전 세계 평균은 22.8%(원자력은 10%내)”라며 “유럽 25.4%, 미국 13%, 영국 19%, 우루과이 84%, 노르웨이 100%, 인도/일본 12%인데 한국은 0.7%(REN21 2015 자료 기준)”라고 말했습니다.

unnamed

▲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4, Mycle Schneider Consulting

unnamed (2)

▲ REN21 2015년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

그렇지만 우리나라 역시 탈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꼴찌니까 다른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하는 방법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에너지 수요 관리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국에서 서울시만 1인당 전력 소비량을 줄였는데, 해당 사례를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연 막바지에 한 시민 참가자는 ‘한국 탈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김 교수님은 “‘원자력은 안전하다’, ‘원자력에 대한 대안은 없다’라는 공고한 신념”이라고 답했고, 최근 개봉한 영화 <판도라>를 통해 원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민의 걱정으로부터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알아보는 <걱정하나 줄이기 프로젝트 : 쓸모있는 걱정>의 첫 걸음은 원전 인근지역인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불안감이 고조된 원자력발전에 대해 다뤘습니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먼 탈핵의 길, 그러나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꾸는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글 : 정환훈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7/01/02- 10:25
372
0

목민관클럽 민선6기 17차 정기포럼이 ‘자치와 인권 : 아래로부터의 인권, 인권의 지역화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2016년 11월 18~19일 이틀간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지방정부가 인권도시 또는 인권지자체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인권정책에 관해 최근 ‘아래로부터의 인권(human rights from below)’과 ‘인권의 지역화(localizing human rights)’ 의제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 보편성을 갖는 인권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국가 그리고 국가 내 지방정부의 역할이 주요함을 의미한다. 2015년 제30차 유엔 인권이사회는 ‘인권 증진 및 보호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번 17차 정기포럼에서는, 지방정부가 인권도시 또는 인권지자체로 나아가기 위한 원칙과 과제를 검토하고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 경험을 나누었다.

포럼 워크숍은 야호센터에서 진행됐다. 이곳은 ‘청소년들의 사회참여와 미래세대 역량강화’라는 비전을 갖고 11월 19일 개관하였다. 야호센터가 청소년들의 사회참여와 인권 그리고 꿈이 만들어지는 곳이라면, 워크숍에 앞서 방문한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은 어르신들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복지모델을 만들어가는 현장이다. 19일 방문한 공익활동지원센터는 지역 주민의 참여와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포럼의 마지막 프로그램이 진행된 월봉서원은 마을과 인문학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은 음악과 미술을 통해 새롭게 ‘레미제라블’을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지역과 시대를 넘어서 강조되는 ‘인권’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001 002 003


아래로부터의 인권, 인권의 지역화

포럼의 메인 프로그램은 공감 워크숍(초청 발제와 참가단체장 이그나이트 발표), 특별행사(그림책으로 들려주는 청소년들의 인권 이야기), 참여 워크숍(인권도시 지방정부협의회 제안) 순서로 진행됐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의 기조발제로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홍 교수는, 2011년부터 서울시청과 서울시교육청에서 인권조례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다는 말로 서두를 열며 인권의 개념과 역사, 최근 흐름 등을 먼저 짚어보았다. 한국에는 다양한 인권법 체계와 인권보장기구가 있는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인권조례를 만든 것은 2012년부터로 짧은 시간 내 빠르게 확산했다. 홍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인권기본조례 제정 및 수행 시 주요하게 점검해야 할 점으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인권규범의 지방화, 지방자치단체의 인권책무 확인, 인권 거버넌스 구축, 인권의 제도화, 인권침해 사건의 조사‧구제이다.

001 002 003


홍 교수의 강의가 끝나고 참여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사례 발표 및 의견 공유 시간이 이어졌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은 ‘모든 도시는 인권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주제로 발표했다. 도시는 근대의 산물로 경제적 효율을 극대화하는 자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도시에서는 태생적으로 소외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민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존재하기에 도시 안에서 가능한 인간친화적으로 공공정책을 수립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복리증진에는 인권이 포함되어 있으며 인권도시는 시대의 요청이자 책무라는 생각을 밝혔다. 광산구는 인권도시 실천을 위해 주민참여를 중심으로 인권의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고, 다른 한 축으로는 그 합의를 실행할 수 있도록 법과 예산으로 구체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동장을 주민추천제로 선발하고 있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은 최근 도봉구가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았음을 알리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지방자치단체의 인권보호와 증진 활동을 발표했다. 도봉구는 2015년 7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전담팀을 구성하여 실태조사 전산시스템을 자체개발했다. 흔히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는 조건부 인증인 경우가 많은데, 도봉구의 경우 완전한 인증을 받았다. 또한 기존 아동‧청소년 참여위원회에서 정책입안기능을 강화하고, 아동권리 옴부즈퍼슨(ombudsperson)을 계획하고 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2013년 인권조례 제정부터 시작된 인권 관련 여러 사례와 고민을 공유했다. 서대문구는 시민 대상 주민인권학교와 인권영화제, 인권 그림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종철 교수를 인권위원장으로 하는 인권위원회에서 인권계획을 수립하고 시민 대상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어려운 일도 많았다. 신촌 연세로 퀴어축제 집회 신청을 여러 주민의 반대로 반려했더니, 인권위가 그에 맞서 강하게 반발했다. 의회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적 언행이 벌어져 인권위 요청으로 윤리위원회를 만들려고 했더니, 구의원들의 비협조로 고소·고발까지 간 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인권위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제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 구청장은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협업해야 할지 고민과 기대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인권조례 제정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나름의 노하우를 나누기도 했다. 인권조례제정추진단 안에서 인권조례에 성소수자를 포함한 구체적인 차별금지사유를 열거하는 방식을 두고 이견이 생긴 일이다. 은평구는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를 길고 구체적으로 열거하여 성적지향을 분명하게 조례에 포함하면서도, 다른 차별행위 사례 틈에서 눈에 잘 띄지 않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례를 통과시키기 전 구의원들이 내용을 꼼꼼하게 읽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위원회는 성적지향에 관한 인권조례를 통과시키는 것이 성적지향 논의 쟁점화보다 우선이라 판단했고, 결국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성적지향 차별 금지 조항을 포함한 인권조례를 갖게 되었다.

홍성수 교수의 기조발제와 단체장들의 사례발표 이후에는 광산구가 준비한 ‘그림책으로 들려주는 인권이야기’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권이라는 주제를 그림책으로 쉽게 풀어준 것이다. 시민이 인권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으로, 많은 참가자가 관심을 보였다.

001 002 003 004 005


지역 간 연대를 통한 인권의 실천

성북구는 주민인권선언 발표 당시 성소수자 차별 배제에 관한 문구를 둘러싼 절충과 서울시 참여예산사업으로 선정된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 예산 불용처리 경험이 있다. 여러 사안을 둘러싼 논쟁을 겪으면서 인권도시 지방정부협의회의 필요성을 느낀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공통의 가이드라인과 지방자치단체별 우선순위 등을 논의한 경험의 축적과 공유가 필요하다며 함께 배우면서 인권도시를 만들기 위해 애써보자고 제안했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인권도시 지방정부협의회의 취지에 동감한다면서 기존의 도시계획과 전략을 반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말했다. 예컨대 경찰 측 입장에서는 지하도 인근 50미터 이내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인권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시내도로 몇 미터 이내에는 반드시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례가 필요한 건 아닌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001 002


김홍장 당진시장은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가 많다며 이에 관해 이야기 했다. 지방정부 사무는 주민투표 대상인데, 발전소 건립은 주민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같은 성격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 사업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어 주민 인권을 해치고 있다고 의견을 보탰다. 장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제도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모든 정책에 인권감수성을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 고압적인 행정 태도가 반인권적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권도시 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하면 적극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무엇보다 공직문화 내 인권보장이 필요하다며 상명하복식의 경직된 문화를 바꾸는 것부터 우선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참가 단체장들이 가진 구체적 고민 지점과 경험 내용은 다양했지만, ‘더욱 더 뜨거운 연대를 통해 아래로부터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내자’는 홍미영 부평구청장의 각오에는 모두가 뜻을 함께 했다. 워크숍을 마치면서는 민선6기 전반기 2년 동안 목민관클럽 대표와 사무총장으로 수고해주신 운영위원분들께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003 002 001


글 : 목민관클럽팀

월, 2017/01/02- 17:46
391
0

등록금 캠프를 다녀와서

울산대학교 총학생회장 전기전자공학전공 김송식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이 있다. 바로 ‘우골탑(牛骨塔)’ 이다. 옛날에 아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집 보물 1호인 소를 팔아 학비를 댔다는 뜻의 단어이다. 세상이 변하고 집집마다 소가 있던 시절에서 차가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등록금을 대기 위한 학부모들의 고충은 여전히 남아있다. 고등학교를 채 졸업하기도 전 어머니 손을 잡고 은행에 갔었다. 기숙사비, 입학금, 등록금 이 셋을 치르기 위해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500만 원을 인출 하시는 것에 놀랐었고 그 500만원으로 이 세 가지를 치를 수 없다는 것에 또 다시 놀랐었다. 마치 내가 사고를 쳐서 합의금을 치루는 것 마냥 죄송한 마음이 가장 컸다.


 그래서 학기 중엔 편의점에서 여름엔 건설현장, 담배밭, 조선소 등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조금이나마 형편에 도움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친구들은 공부를 할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 보람도 있었지만 시험기간만 되면 고충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 현실에 궁금한 점이 많았었다. 우리 과 부회장이 되면 이런 등록금에  대해 학생들이 갖고 있는 궁금증들을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회장은 거기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그 이후 조선소 1차 협력업체에 취업해 일하며 월급을 아무리 모아도 등록금만큼의 돈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정말 사회초년생이 돈 모으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런 현실에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위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학교에 다시 돌아왔고 총학생회장의 자리에 당선이 되었다. 하지만 현실에 대한 인식과 의욕만 넘쳤지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다. 거기다 방대한 양의 자료 그 어떤 것부터 손을 댈지 사실 엄두가 나질 않았다. 바로 그때 학교 선배로부터 등록금 캠프 소식을 듣게 되었고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동남쪽에 치우쳐진 이곳 울산인지라 처음엔 어떻게 다녀올지 고민이 많았다. 아침 6시 KTX 보다는 학교에서 바로 탈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한 동서울 행 버스에 몸을 싣고 여의도로 향하였다. 처음 도착했을 때 아무도 없는 대회의장이 시작이 임박하자 가득 차는 것에 우선 가장 놀랐다. 수많은 대학생들의 관심을 느낄 수 있어 가슴 벅찼다. 타이트한 강연일정에도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모습과 시간 초과가 되어 아쉬워하는 강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강연은 앞에서도 거론 하였지만 바로 우리가 꼭 봐야할 자료들에 대한 설명들이었다. 재무제표에서 꼭 봐야할 예산안과 가결산 안에 대한 설명. 더불어 우리가 명석하고 회계에 명석한 사람들과의 테이블에서 용기를 잃지 말 것을 당부해 주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새해가 밝고 등심위를 하는 입장에서 짜여진 각본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이 어찌 보면 서글픈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등록금캠프에서 가져온 자료들을 잘 정리하고 학우들에게 다시 보여줄 의무가 있는 사람으로서 나의 의무를 다 할 자신이 있다. 버스 시간 때문에 부랴부랴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런 자료 나아가 내년에 후배들이 계속 참석할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12월 27일 등록금 캠프는 내 1년 방향을 정해주는 소중한 기회였다.

목, 2017/01/05- 18:35
181
0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보좌하며 자치혁신을 이끄는 보좌진의 배움터 ‘목민관클럽 보좌진 아카데미’가 2016년 12월 28~29일 1박 2일간 시흥시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28명이 참석한 2016년 4차 보좌진 아카데미에서는, 70만 미래도시를 향해 시민과 함께 꿈을 키워나가는 시흥시를 둘러보며 청년과 보육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00년의 역사, 100년의 미래

먼저 이명기 기획팀장의 소개로 시흥시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시흥은 ‘새롭게 일어나 융성하는 땅’, ‘때를 만나 일어나 발전하는 땅’이라는 뜻이 있다. 고구려의 기상이 깃든 ‘길게 뻗어 나가는 땅’이라는 뜻의 ‘잉벌노’, ‘늠내’와 그 의미가 통한다. 삼국시대 영토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시흥지역은 조선시대에 안산과 인천에 속했다가 1914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개편 과정에서 시흥이라는 지명과 만난다.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게 된다.

2014년 시흥은 지난 10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수도권 변방에서 산업화의 과정으로 급성장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사람과 공동체가 어우러진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생명을 품은 미래도시로 성장하고자 의지를 다진 것이다.

산업단지의 첨단화, 호조벌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물왕저수지와 갯골생태공원을 지나 오이도까지 700리(28km) 물길을 잇는 생태 축의 보전과 시민휴식처로의 개발, 배곧신도시 개발 등을 통해 2020년 70만 생명도시의 꿈을 꾸고 있다.

청년,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기

이번 보좌진 아카데미의 주제는 청년이다. 젊음과 패기의 상징이던 청년은 헬조선 시대를 맞아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를 넘어 취업과 내집마련, 꿈과 희망까지도 포기한다는 7포 세대라 불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그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았으며, 기성세대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특히, 지역이라는 구체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성장하는 청년의 이야기는, 인구절벽과 지역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우리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그 길을 알려준다. 청소년활동가에서 청년활동가로 성장하여, 이제는 공무원 신분으로 시흥에서 청년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조은주 주무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001

청년은 미숙아가 아니다. 당당한 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조은주 주무관은 지역에서 활동을 해보니 청년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주민참여예산 등 시정참여 기회가 있을 때 청년들이 잘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청년들을 직접 모아 주체적으로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활동을 해보고자 했다.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쓰레기를 치우고 동네 벚꽃길 안내지도도 만들었다.

이렇게 활동하다 보니 더 의미있는 활동은 없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공부를 통해 서울시 청년기본조례를 알게 되었다. 의원을 통해 조례가 제정되다 보니 정작 당사자인 청년을 비롯하여 많은 시민이 청년기본조례에 대해 잘 모른다는 한계가 있었다. 한 달 동안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주민발의 방식으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조례제정운동을 벌이자고 결의했다. 처음 20명으로 시작했으나 중간에 10명으로 줄기도 했다. 주민발의를 위해서는 평소 잘 쓰지 않는 통반까지 정확하게 기재해야 했는데, 이런 형식화된 제도에 분노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3개월 안에 6천2백여 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처음 7일 동안 3천 명의 서명을 받으며 청년들이 움직이니 지역사회도 함께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14,372명의 서명을 받아 원안 그대로 통과될 수 있었다. 14372, 잊을 수 없는 숫자다.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 과정을 통해 제정된 시흥시 청년기본조례는 청년들이 공부하고 토론하며 만들었다. 조문 하나하나에 청년들의 고민이 녹아 있다. 청년의 범위를 거주뿐만 아니라 생활하고 있는 이들까지 포괄하였으며, 지역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년의 참여확대와 연대강화, 청년의 학습권 보장 및 능력개발 지원 등의 조항을 신설하였다.

청년정책은, 청년을 삶의 흐름에서 바라보고 청년이 지역사회에서 자치, 자생,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청년이 사회가 규정한 좌절 담론에 갇히지 않도록,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청년 스스로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관계망을 형성하지 않으면 자립기반을 쌓기 어려우므로 지원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시흥시는 사회참여, 교육문화, 노동인권, 주거복지 4개 분야로 나누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 분야를 종합하여 조정하는 청년정책위원회를 운영한다. 아울러 청년들의 지역사회 참여는 청소년 활동부터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과 청년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도 추진 중이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이어 김윤식 시흥시장과 정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김 시장은 현재 본인의 고민을 풀어놓고 보좌진들과 교감하며 대안을 찾아보길 원했다. 주요 키워드 중심으로 정책 간담회 소식을 정리한다.

002

김윤식 시흥시장(이하 시흥시장) : 지방은 이미 겪고 있는 문제지만 수도권은 지금이 고민의 시작이다. 서울시 인구는 천만 명이 무너졌고, 인근 안양시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작년 주요 키워드는 ‘지방의 소멸’이었다. 가까운 일본 사례가 많이 소개되었는데, 우리의 가까운 미래다. 질병관리, 대중교통, 인구문제를 가지고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시흥시도 보금자리 사업으로 당분간 인구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그 이상은 힘든 상황이다. 인구분석을 해보니, 신도시는 어린 자녀를 둔 30~40대가 주로 입주할 예정이다. 당장은 신도시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이 유입되겠지만, 인구절벽 시대에 더는 인구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구조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이다. 공무원 대상으로 1차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보았는데, 36건 중 24건은 추진 불가능한 것이었다. 아울러 토크콘서트를 통해 청년이나 아이를 둔 엄마 등 계층별 요구를 조사해 보기도 했다. 세종시가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하는데, 오늘 참석하신 보좌진들께서 좋은 의견을 많이 주었으면 한다.

윤금이 아산시 정책보좌관 :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는 여성 맞춤 도시여야 한다. 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게 해야 하며, OECD 국가 최저 수준인 남성의 가사 분담률을 높이고 성별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정책도 필요하다.

시흥시장 : 임신기에 있는 엄마들을 위한 영양플러스사업, 좋은 아빠교실을 통한 양성평등, 육아분담을 공론화하고, 일하는 여성을 위한 반찬가게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가정단위에서의 고민과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 정시 퇴근을 위한 기업문화의 혁신 등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편화되어 있는 데다 한정된 예산의 한계로 인해 제한적 정책에 머물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흥시만 하더라도 인구 당 공무원 수가 지방자치단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어린 자녀를 둔 공무원의 근무량과 근무시간을 배려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핀란드 네오볼라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아이를 낳고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고민을 나누고 지원해줄 센터가 시군마다 설치되어 있는데, 공공영역에서 지원해 준다고 한다.

윤정배 서울 성북구 정책보좌관 : 저도 부모지만 아이 낳고 키우기가 참 어렵다. 성북은 유니세프가 인증하는 아동친화도시이다. 10대 기준이 있어 인증을 받았는데, 뭔가 특별한 것이 부족해 보인다. 또한 아동친화라는 개념이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인 건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수월한 것인지 개념이 헷갈리기도 하고, 어디에 방점을 두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내년에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자 아동수당을 지원하려고 하는데 청년수당처럼 보건복지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시흥시장 :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지방정부가 하는 것에 대해 격려는 못 해줄 망정 문제 삼는 것이 현실이다. 시흥시도 사업 중 14건 정도가 중앙정부의 ‘중복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청년수당만큼 쟁점이 되지는 않았다. 예를 들면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실수령액이 90만 원인데, 수당개념으로 10만 원가량 지원하려고 했더니 반대했다. 이를 충분한 설명을 통해 해결했다. 이런 부분을 돌파하는 것도 자치의 힘이 아닐까 한다. 서대문구의 동복지허브화 사업은 중앙정부가 적극 벤치마킹하여 확산하고 있지 않은가.

서정순 서울 서대문구 정책보좌관 : 보육에 관해 관심이 많다.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직률이 높은 보육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초과근무수당제도나 비담임 주임교사제도 같은 경우는 참고하시면 좋겠다. 미래세대의 건강을 위해 영유아급식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것도 적극 고려하면 좋겠다.

시흥시장 : 성북, 서대문 사례를 많이 배우고 있다. 교사의 질이 교육의 질을 담보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시흥은 사회 제반여건이 부족하다 보니 인근 안산시나 부천시보다 인구유출이 높다. 보육종사자의 처우 개선은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영유아식단은 생애주기별로 보더라도 매우 중요하다. 아동영양전문가를 통해 영양사를 두기 힘든 50인 미만의 어린이집을 컨설팅하고 있는데, 서로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시흥시는 보육의 한 분야를 공동육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시청의 두 번째 어린이집은 공동육아 방식이다. 공동육아를 지원하니, 다른 곳에서 벤치마킹을 많이 한다.
한편, 국공립어린이집은 원장의 장기근속이 고민이다. 한곳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정체되는 경우 어떻게 순환할지 고민이다. 많은 저항이 있는데, 조례제정을 통해 4곳은 공개모집할 예정이다. 사실 영유아의 경우 가능하면 부모의 품에서 커야 한다는 생각이다. 부모육아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사업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그런 점은 시흥시 사례를 참고하시면 좋겠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동안 창밖에는 하얀 눈이 내렸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배우며 나누는 지역 일꾼들이 있으니, 지방자치는 시간이 걸려도 미래는 밝구나 싶다.

교육도시, 생명도시

보좌진 아카데미 둘째 날에는 시흥의 다양한 혁신현장을 들렀다. 우선 배곧신도시로 향했다. 2016년 인구 44만 명의 도시에서 2020년 70만 명의 미래도시를 꿈꾸는 시흥시의 주요 전략중 하나는 교육과 생명, 사람이다. 시흥은 길게 늘어선 도시 특성상 중심 시가지가 발달하지 않았고, 교육과 의료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는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진행된 사업 중 하나가 교육과 건강도시를 내세운 배곧신도시이다.

배곧신도시는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주)한화가 화학성능 시험장으로 매립하여, 1997년 준공되었던 땅이다. 2006년 시흥시가 토지를 매입하였는데, 다양한 논의 끝에 2012년에 배곧신도시로 개발하기로 했다. 교육과 의료 때문에 빠져나가는 도시가 아닌 자족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것이었다. 서울대 캠퍼스는 학생들의 반발이 있기는 하지만 병원과 연구중심의 기능이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곧’이란 ‘배우는 곳’이라는 순우리말로 1914년 주시경 선생이 조선어학당을 ‘한글배곧’으로 개명한 데에서 유래한다. 교육도시에 대한 시흥시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내륙 깊숙이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생긴 갯골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주거와 산업단지로 수많은 갯벌이 매립되어 사라지는 사이, 잊혀 있던 공간 갯골은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시민의 자연휴식공간, 생태학습공간을 포함한 해양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10미터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니 더 넓은 갯골생태공원과 호조벌이 한눈에 들어온다.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생명과 사람을 품고 백년대계(百年大計) 교육을 통해 70만 미래도시를 꿈꾸는 시흥시에서 2016년 4차 보좌진 아카데미를 마무리했다.

003

글‧사진 : 목민관클럽팀

수, 2017/01/18- 14:46
399
0

목민관클럽 민선6기 18차 정기포럼이 ‘에너지정책의 전환과 지방정부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2017년 1월 12~13일 이틀간 충남 당진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에너지 정책 전환의 필요성과 방법, 이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모색하였는데요. 생생한 현장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국제연합(UN)이 2015년 채택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에는 직접적으로는 ‘모두를 위한 적정가격의 신뢰성 있고 지속가능한 현대적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 강화’라는, 직간접적으로는 ‘기후변화와 그 영향 방지를 위한 긴급 조치’라는 목표가 설정되어 있다. 또한 같은 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체결된 파리협정에서는 전 세계가 신기후체제에 돌입해야 하고, 기후변화를 방치할 경우 국제사회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성적은 낮은 편이고,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1인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3위, 총 에너지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8위, 총 전기소비량 세계 9위, 총 유류 및 석탄소비량 세계 10위(2013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서 국제사회 평판도 떨어지고 있는데, 국가별 기후변화대응지수가 2011년 31위에서 2016년 최하위권인 54위로 떨어진 것이 그 증거다. 이에 목민관클럽 민선6기 18차 정기포럼에서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역량 강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본격적인 논의 전, 참가자들은 당진전력 문화홍보관에 모여 화력발전의 현장을 보며 당진시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황성열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력발전에 따른 대기오염물질이 지역 인근을 비롯해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발표가 나왔다. 화력발전 문제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람을 타고 우리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우리의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며, 에너지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목민관클럽 제18차 정기포럼 단체사진 당진화력발전 전경 강은하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목민관클럽 제18차 정기포럼 현장


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 확대해야

논의는 강은하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로 시작했다. 강 위원은 먼저 독일과 미국의 사례를 들어 국제 에너지 소비 구조와 동향을 소개했다. 독일은 2007년 석유 33.8%, 원자력 11.1%, 신재생에너지 6.6%를 소비하는 구조였으나, 10년 뒤인 현재에는 원자력 6.8%, 신재생에너지 12.6%로 원전에 기대는 에너지 생산비율을 크게 줄였다. 이는 독일 전기의 30%를 신재생발전을 통해 생산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발달했기에 대형발전사업자가 아닌 소규모 주민자치 협동조합형태의 재생에너지 발전사를 운영할 수 있었고, 나아가 에너지의 지방분권화도 이룰 수 있었다.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점유율이 유럽 대비 낮은 편이나, 천연자원이 풍부해 천연가스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수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중 수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2015년 이후부터는 고효율 배터리 등 기술 개발로 생산단가를 낮춰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애너지 영역을 확대해왔다. 또한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표준화로 전기효율 증가하는 등 전기사용량 절감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국내 주요 에너지원은 여전히 화석연료이다. 발전용 에너지원은 석탄 39%, 원자력 30% 순이다. 문제는 지역 간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인데, 소비량이 높은 경기와 서울은 전력 자급률이 매우 낮은 대신, 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충남과 인천 등에 주요 화력 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오존, 초미세먼지는 도시와 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산화황 농도는 감소하고 있으나, 질소산화물, 오존 농도 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문제는 특정 도시의 문제가 아닌 전역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숙제이다.

강 위원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 일곱 가지를 꼽았다. 하나, 도시권 확보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둘,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과 같은 시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에너지를 전환해야 한다. 넷, 에너지 균형을 맞추며 점진적인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다섯, 소규모 에너지 자립공간을 확대해야 한다. 여섯, 공공에서 먼저 실험적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 일곱, 지역 내 환경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김홍장 당진시장 발표 김성환 노원구청장 발표 제종길 안산시장 발표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한계와 당진시의 자구 노력

김홍장 당진시장은 정부의 발전소 및 송전설비 건설에 따른 지역사회의 피해와 대응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당진시에는 1999년도 준공한 1, 2호기부터 2016년 준공한 9, 10호기까지 총 10호기 화력발전소가 있으며, 총 용량은 600만㎾에 달한다. 국내 총 송전로 4,553㎞ 중 당진에 있는 선로는 189㎞, 총 1,102개 철탑 중 당진에 설치된 철탑은 526개이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은 29,474톤으로 전국 배출량의 10%나 차지(2010년 기준)하고 있다.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신규 석탄발전소를 지을 경우, 조기사망자 수는 3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지식경제부는 2012년 당진에코파워발전소 건설을 허가했고, 2022년 완공될 계획이다. 당진시는 석탄화력발전소 집중 건설로 인한 주민건강 및 재산 피해 등을 이유로 건설 계획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김 시장은 에너지 전환과 기후대응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일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요청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 발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발표 김윤식 시흥시장 발표


중앙집중형 재생불가 에너지에서 지방분산형 재생가능 에너지로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은 지속가능한 국가를 위해서 중앙집중형 에너지에서 지방분산형 에너지로, 화석과 원자력 중심에서 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이 과제를 노원의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중앙정부의 과제 중 첫째는 전원개발촉진법 폐지다. 전원설비가 부족했던 과거에 대규모 전원설비를 효율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제정된 전원개발촉진법은 현재 설비확충으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정부가 가격을 책정하고 시장에서 발전량을 결정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Feed In Tariff)가 2012년부터 발전의무량을 부과해 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공급의무할당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로 전환해 운영되어 왔는데, 이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 셋째, 현재 공익적 기능보다 발전산업을 지원하고 원자력 홍보에 집중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재생에너지 지원을 확대하고 저소득층 지원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재편해야 한다. 그 외에도 이산화탄소 발생원에 환경세를 부과하고 기후변화 목표를 재설정하는 등 중앙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원구는 2010년 대비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해 2015년까지 11% 절감을 달성했다. 노원구는 공공청사와 공공주택에 미니발전소를 확대하고 민간 차원의 태양광 발전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가지치기한 나무와 고사목을 수거해 연료용 목재펠릿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목재펠릿보일러를 설치한 저소득 주민들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를 121세대 조성해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공공기관 건물 창밖에 덩굴식물을 식재하여 실내온도를 낮추는 녹색커튼 설치, 관내 교육기관 및 공원화장실 등에 빗물이용시설 설치, 노후주택의 난방비 절감을 위한 단열형 집수리를 비롯해, 1가구 1텃밭, EM(유용한 미생물) 보급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 발표 김영배 성북구청장 발표 이해식 강동구청장 발표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

제종길 안산시장은 환경과 사람을 우선하는 에너지정책으로 전환하도록 다양한 정책 방안을 모색하고 공동대응하기 위해 2016년 12월 창립한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를 소개했다. 25개 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목민관클럽 회원 지방자치단체이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은 전국 최초 유수지 배수펌프장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2016년에는 2021년까지 전력소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탈핵에너지 전환 기본계획을 수립해 노력 중이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11개 에너지자립마을이 운영(2016년 기준)되고 있어, 서울시에서는 가장 많은 동이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돼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시흥시1%복지재단에서 지정후원금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을 벌이니 이자수익보다 발전수익이 5배 이상으로, 태양광 발전을 통한 복지재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은 2004년 대비 2015년 에너지 절감분야에서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총사용량이 감소한 자치구가 도봉구였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특히 시민햇빛발전소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설립해 친환경 에너지 수익금으로 에너지 빈곤층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은 “삶의 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도시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절약이 발전이라는 취지 아래 성북절전소를 61개소까지 늘려왔다(2016년 기준)고 전했다.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은 에너지 자립마을 이전에 예비적 자립마을을 선정해 미니태양광 설치를 지원하고 축제 및 장터 운영 등에서 에너지 절약 실천운동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번 포럼에 참여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무엇보다 국가 중심 에너지 수급계획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김홍장 당진시장과 당진시민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튿날 아침에는 왜목마을에서 일출을 보며 참여 단체장과 공무원들이 2017년 지방분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다짐을 확인했다. 이후에는 2014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상 수상지인 백석올미영농조합법인을 방문해 김금순 대표로부터 조합의 태동부터 발전까지 경험과 역사를 공유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지로 유명해진 솔뫼성지에 들러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탄생지를 둘러보았다. 마지막으로 2016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지이자 3대째 가업을 승계한 신평양조장 영농조합법인에서 유서깊은 전통주의 역사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 : 목민관클럽팀

수, 2017/01/25- 15:00
479
0

2016년 2월의 어느 날,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 14기 모집공고를 발견했다. ‘이론, 워크숍, 실습, 멘토링을 융합한 한국 최초의 통섭(統攝) 모금가 양성프로그램’이라니… 해마다 모금 관련 강의를 들어왔지만, 이런 전문과정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14기부터는 타 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모금실습이 교육생 소속단체 대상으로 바뀐다고 하니, 행운이 아닌가?

뭔가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신청하기’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100만 원이나 하는 수강료가 부담이었다. 20대였던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비영리조직 활동에 전념한 덕에 수입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수강료 지원이 되는 인턴으로 활동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주 3일 출근은 무리였기에 포기하고 장학금에 도전하기로 했다.

눈 감았다 뜨면 다음 수업시간

지금 활동 중인 (사)검정고시지원협회 이사장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새로운 예비모금전문가 동료를 만난다는 설렘을 안고 입학식에 참여했다. 어색함을 풀기 위한 자기소개의 시간. 숭실대에 재학 중인 이민형 씨가 인상 깊었다. 민형 씨의 자기소개를 들으며 나도 나지만 이 친구가 전액 장학금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속한 A조는 조원 모두가 청소년 관련 단체에 속해있었다. 그래서 조 이름을 ‘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구)’로 정했다. 내가 조장을 하겠다고 말하니 조원 모두 환영해주었다.

(7)

11주의 교육과정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눈만 감았다가 뜨면 다음 수업시간이었다. 강의 내용은 혼자 듣기 아까울 정도로 알찼다. 그래서 우리 (사)검정고시지원협회 운영이사회 채팅방에 실시간으로 메모하여 올렸다. 이사장님께는 꼭 읽어보시라 당부해둔 터였다. 덕분에 수업이 있는 수요일 오후마다 이사장님과 대화하는 듯했다. 결석한 동료를 위해 모금전문가학교 커뮤니티에도 메모한 수업내용을 올렸다.

모금분야 국가대표급 강사들의 ‘현장 적용 가능’한 강의

1단계 이론입문, 2단계 실전 워크숍, 3단계 모금실습 및 관련 이론 학습으로 이뤄진 이번 과정은, 모금분야의 국가대표급 강사들께서 현장 적용 가능한 강의를 해 주셔서 아주 잠깐도 졸 수 없는 귀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좋은 과정을 마련한 희망제작소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 후원회원으로 가입했다. 14기 임원을 선출할 때 나는 자천하여 부회장이 되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열심히 해 볼 생각이었다.

(5) (4) (3)


우리 A조 ‘청바지’는 모금실습으로 미자립 청소년 기관 인건비 마련을 위한 득템파티 ‘쑈쑈쑈~쏴쏴쏴’를 기획했다. 조원들이 소속돼 있는 (사)검정고시지원협회, 꿈꾸는 다락방, (사)세상아이, 행복함께나누는재단, (사)호이 등 5개 기관이 협력하여 모금행사를 열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조원 모두가 모금실습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덕분에 2위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성과도 성과지만,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하면서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끈끈한 정을 나눴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부지런하게 달려온 2016년의 봄

어느새 수료식. 나는 8살 딸아이에게 바쁘기로 소문난 엄마가 한 번도 결석하지 않고 수료하게 됐다며 축하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딸아이와 함께 수료식에 참석했다. 훌륭한 동료들이 많아 장학금에 대한 기대는 이미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슬로워크의 50만 원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정말 뿌듯하고 기뻤다. 수료식 자리에서 (사)검정고시지원협회 운영이사회 채팅방에 장학증서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장학금 50만 원에 더 보태 100만 원을 협회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바로 송금했다. 100만 원 전액 장학금은 입학식 날의 내 바람대로 이민형 씨가 받았다. 맘껏 축하 박수를 보냈다. 소리 없이 여러모로 많은 역할을 해 준 우리 조의 오유정 씨도 장학금을 받게 되어 정말 기뻤다.

(6)

수료식 이후 나는 모금전문가학교 총동문회에 평생회비를 내고 총동문회 가족이 되었다. 부지런하게 달려온 2016년의 봄을 돌아본다. 모금전문가학교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되어 무척 뿌듯하다. 세상을 바꾸는 전령사 같은 모금가 양성을 위해 좋은 과정을 준비하고 운영해주신 희망제작소와 휴먼트리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글 : 이은주 | 모금전문가학교 14기 수료생

제16기 모금전문가학교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보기 및 수강신청 ☞클릭
월, 2017/02/20- 16:06
225
0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할 때 생기는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 두려움이 당연하다고 말해주며, 그 길을 잘 지날 방법을 누군가 알려준다면 정말 반가울 것이다. 함께 가자고 말한다면 반가움을 넘어 감사할 것이다

의료원에서 대외협력실 업무를 맡게 된 후 매 순간 긴장의 순간에 직면했다. 처음인 업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모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면 할수록 중압감이 심해졌다. 그러다 만난 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는 더욱 특별하다.

moon_01

알찬 프로그램, 분야별 훌륭한 강사진, 알찬 강의와 현장의 생생한 경험담이 녹아있는 가르침과 조언 등을 바탕으로 실습생들이 직접 모금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실습과정은 모금전문가학교에서만 만날 수 있다.

기부와 나눔은 다른 사람은 물론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걸, 모금전문가는 그 행복을 발견하게 해 주고 어느 한 곳에 고여있지 않고 잘 흘러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걸 모금전문가학교를 통해 알게 되었다. 나 역시 한 사람의 모금가로, 내 일에 대한 보람과 애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moon_02

모금실습의 성공 여부와 크기를 떠나, 과정 중 맞닥뜨렸던 즐거움과 좌절감, 시행착오 등을 혹독하게 겪고 나니 전문가의 길로 크게 한 걸음 떼었다고 생각한다. 11주 동안 따뜻한 배려와 도움을 아끼지 않으셨던 희망제작소와 휴먼트리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글 : 권정희 | 모금전문가학교 14기 수료생

제16기 모금전문가학교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보기 및 수강신청 ☞클릭
목, 2017/03/02- 18:12
228
0

기부의 어원은 ‘돈 내이소’?

모금은 기부라는 행위가 선행돼야 이뤄지는 것이라 먼저 기부(Donation)의 어원을 알아보았다. 다음과 같은 말이 회자하고 있었다.

구한말 한국에 외국의 많은 선교사가 들어왔다. 그들은 전국을 다니며 기독교를 전파하였는데, 선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전국 각지에 예배당을 만들려는 곳이 늘어났다. 예배당을 지으려면 건축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시절 가난한 우리나라 신도들이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던 중 대구지역 신도들이 의논 끝에 선교사들을 찾아가 건축헌금을 도와달라며 “돈 내이소! 돈 내이소!”하였다. 선교사들이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다가 조금 지나서야 알아듣고 본국에 건축비를 요청하여 돈을 마련했다. 덕분에 예배당을 다 지을 수 있었는데, 이때 태평양을 건너간 돈 내이소가 도네이션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영국 등지에서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chadoyeon

2016년 7월 무렵,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모금전문가학교에 관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나는 그전에는 직업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모금이라는 것을 해 본 일이 없다. 모금은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면서 손을 벌려야 하는 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기저기 살펴보니 모금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데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었다. 기부금은 복지사업을 하는 데에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었다.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또 복지 관련 분야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느낀 것이 있다면, 복지에는 예산이 많이 필요하지만 국가의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다. 모금전문가학교를 알게 된 김에 모금 공부를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복지기관이 복지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모금을 해주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모금은 착한 일을 하기 위해 착한 돈을 모으는 일

개강 첫날부터 요즘 시쳇말로 ‘빡센’ 수업이 진행됐다. 마치 고교시절 대학입시 대비 수업이 연상될 정도였다. 모금사례 강의를 듣고 모금기획과 요청기술에 관해 공부하며 현장학습을 거쳐 실제 모금실습에 이르자 ‘모금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조금이나마 모금에 대해 눈이 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모금은 착한 일을 하기 위해 착한 돈을 모으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모금을 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펀드레이저(fundraiser, 모금가)에게 긍정적 반응을 보이거나 기꺼이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모금실습을 하며 깨달았다. 실습 당시 나는 현직 시절 함께 지내던 동료 혹은 지역의 아는 사람을 만나서 기부를 권유했는데, 마치 보험에 가입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같아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모금요청 상대와 주로 식사를 했는데, 어떤 때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고 예상했던 것만큼 모금이 잘 안 되곤 했다. 이럴 때는 ‘차라리 식대를 기부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만났던 대다수의 사람은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적게는 한 두 군데 많게는 대여섯 군데씩 이미 기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처음 말을 꺼낸 거지만, 그들은 벌써 여러 차례 기부 권유를 받아왔던 것이다. 더군다나 TV, 인터넷 등 온갖 미디어에서 기부를 끌어내기 위한 홍보(광고)를 쏟아내고 있어, 기부 제약요인 중 하나인 기부 피로감에 젖어있는 사람이 많았다.

chadoyeon_

모금은 세상을 ‘바람직하게’ 바꾼다

요즈음 복지의 흐름이 상당 부분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한정된 예산으로는 현장 구석구석까지 복지의 손길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비영리민간단체와 기부금의 중요성은 점점 더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모금에 관한 인식전환, 모금활동의 체계화, 기부자 개발, 기부자 관리, 모금·기부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부가 활성화되도록 모금종사자를 비롯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언론, 기업 등 각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모금활동에 임하는 펀드레이저의 의식과 사명감, 적극적이고 끈기 있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금은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그것도 무척 바람직하게…

나 역시 좋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라 그런지 ‘기부의 명분을 구체화하라,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라, 기부가 이루어질 때까지 요청하라’는 등의 모금계 격언을 가슴 깊이 새기는 중이다. 모금 관련 분야에서 또 한 번 일을 해보고 싶어졌는데, 수료 후 해가 바뀌어서 그런지 배운 것들이 벌써 가물가물하다. 챙겨둔 교재를 보면서 복습이라도 해야겠다.

글 : 차도연 | 모금전문가학교 15기 수료생

제16기 모금전문가학교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보기 및 수강신청 ☞클릭
목, 2017/03/09- 15:36
248
0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발전을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걱정하나 줄이기 프로젝트: 쓸모있는 걱정’은 시민의 걱정에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읽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3월 10일, 2017년의 첫 번째 행사가 ‘과학의 창으로 바라 본 사회’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D3S_3666

퀴즈① 병 속에 생명체 한 마리가 있습니다. 현재 시각은 저녁 8시, 이 생명체는 1분에 2배씩 늘어납니다. 8시 1분이면 2마리, 2분이면 4마리가 됩니다. 자정이 되면 병은 생명체로 가득 차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생명체가 병의 반을 채우는 시각은 언제 일까요?

퀴즈② 병 속을 떠나 살 수 없는 생명체들은 새로운 병 만들기에 나섭니다. 다행히 11시 59분에 무려 3개의 병을 더 만들어 냅니다. 이들이 실제로 얻게 된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정답은 이렇습니다. 1분 마다 생명체가 두 배씩 증가하므로 첫 번째 질문의 답은 병이 가득 차는 자정 1분 전, 바로 ‘11시59분’ 입니다. 두 번째 답 역시, 1병이 가득 차는 자정을 기준으로 1분이 지나면 두 배인 2병이 되므로, 4병까지는 불과 ‘2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질문의 주인공은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지난 10일 ‘쓸모있는 걱정 – 2017 Fact Check 편’ 행사에 강연자로 나선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입니다. ‘과학의 창으로 바라 본 사회’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시민들과 함께 나눈 자리에서였습니다. “만약 ‘병’을 ‘지구’로, ‘생명체’를 ‘인간’으로 바꿔본다면 어떨까요?” 결코 가볍지 않은 노 선임연구위원의 진단에 참석자들의 표정은 시작부터 자못 진지해졌습니다.

D3S_3780 D3S_3884


지속가능발전은 사회·경제·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것

이날 강연은 정환훈 희망제작소 연구원의 기조발제로 시작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시민의 걱정과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주제를 통해 ‘지속가능발전’ 개념이 등장한 배경을 짚었습니다. ‘인류가 경제성장 중심의 양적 팽창에 집중하면서 환경오염, 빈부격차 문제를 도외시했고 그 결과, 사회안정과 통합, 환경을 지켜낼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커졌다’고 말입니다.

특히 지속가능발전의 다섯 가지 특성을 설명하며 이날 탄핵이 결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빗댄 부분은 참가자들의 큰 공감을 받았습니다. ▲미래와 지구로 범위를 확대하고(‘포괄성’) ▲경제·환경·사회적 요구를 동시에 고려하며(‘연계성’) ▲자원과 복지를 공평하게 배분하는(‘형평성’) 동시에 ▲다양한 부작용을 감안하고(‘신중성’) ▲물리적 안전 너머 인권을 포괄하는 점(‘안전성’) 등 각 요소들을 감안하면, 비선실세와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에게서 지속가능성은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D3S_3705

‘우리’와 ‘미래’를 바라보는 생태학

바통을 이어 받은 노태호 선임연구위원은 과학, 그 중에서 ‘생태학’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생태학을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이해하는 학문’으로 정의하며 ‘삶꼴학’이라는 대안적 용어를 제시했습니다. 생명과 이를 둘러싼 환경의 복잡한 관계를 분석하는 기본 속성은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학문’이라는 공존의 개념으로 생태학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논의는 자연스레 ‘미래’로 이어졌습니다. 현 세대가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미래 세대가 살아갈 여건을 침해하지 않으려면 다가올 시간에 대한 고려와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노 연구위원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관련 연구를 거론하며 “소수 현자들은 백 년 후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며 대안을 마련하지만, 대다수는 일상에 쫓겨 삶의 관점을 길어야 일주일 이내, 마을 차원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선 퀴즈의 답처럼 소수에 의한 극적 변화는 결코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게 노 연구위원의 생각입니다. 사회 전체가 위기감을 공유하고 행동에 나서야 공존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D3S_3832

‘그루터기에 앉아 환경보호를 외치는’ 모순

지속가능발전 담론은 정부, 기업, 단체, 개인 등 누구든 실천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 선임연구위원은 이 중 희망제작소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균형된 관점’을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당위적 주장에 얽매여 자칫 객관적 검증을 소홀히 할 경우, 오히려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노 연구위원은 “잘린 그루터기에 앉아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 같은 모순에 빠진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 사례가 바로 기후논쟁입니다. 환경보호론자들이 북극곰 개체수 감소를 이야기하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주장하지만, 수 만년에 걸쳐 빙하기와 간빙기를 오간 지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과연 지금이 지구의 위기인지’, ‘환경파괴가 온난화의 결정적 원인인지’ 합리적으로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 선임연구위원은 “시민사회 스스로 맹목성을 갖지 않는 동시에 사람들의 편견을 줄이는 역할을 할 때 지속가능발전이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4대강 사업, ‘복원’ 이전에 ‘개선’부터

지속가능발전에 역행하는 ‘반 생태적’ 결과가 이미 벌어진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노 연구위원은 4대강 사업을 예로 들었습니다. 특히 ‘복원’이라는 표현이 현 시점에서 온당치 않음을 강조했습니다. “복원은 강의 이전 모습을 되찾는 것은 물론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일부 ‘보’를 없애 생태계 교란의 수위를 낮추는 것을 복원이라 할 수 없죠. 아마도 우리 세대에는 볼 수 없을 겁니다. 단지 그 중간단계인 ‘개선’ 과정을 지켜볼 뿐입니다”.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동반하지 않는 복원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2008년 화재로 소실됐던 남대문의 경우, 구조물 재건에 집중한 나머지 ‘도성을 드나드는 정문’이라는 본래 기능과 의미를 보전하려는 노력에 소홀했습니다. 2005년 강원도 산불로 잿더미가 된 양양지역 숲 역시, 정부가 조림의 기본인 토양 미생물 복원을 무시한 채 일부 땅에 나무를 먼저 심어 다수가 고사하는 낭패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D3S_3819

탄핵은 우리 사회 ‘음의 되먹임’ 과정

반 생태적 행위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강연 막바지 노 선임연구위원은 탄핵 정국을 생태학적으로 분석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는 ‘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힘이 쏠릴 때 그에 반발하는 작용을 통해 힘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뜻하는 ‘음의 되먹임(negative feedback)’이란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일방적 독주와 비민주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음의 되먹임’을 불러 일으켰고,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해 헌법재판서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는 분석입니다. 그는 “3월 10일을 시민혁명의 날로 기념한다면 아마 ‘사회적 음의 되먹임’ 작용을 제대로 했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해 객석에 웃음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발전 가능성을 재정립하는 전환점이 될 거란 공감 때문일 겁니다.

개인의 문제가 곧 사회의제

강연 직후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걱정을 뽑아보고 주제별로 범주화 하는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취업, 결혼 등의 사회문제부터 가계부채, 빈부격차 등 경제이슈, 원전건설 같은 환경분야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한 참가자는 “일자리 감소가 개인의 좌절로 이어져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곧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도모하는 일이며,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습니다.

D3S_3911 D3S_3926 D3S_3956


이날 강연은 탄핵 인용 소식으로 다소 들뜬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민주주의 작동과정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발전의 필요성을 확실히 이해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강연을 마친 참가자 대부분이 거리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광화문 광장에서 또 한 번의 외침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글 : 김현수|사회의제팀 연구원·[email protected]
사진 : 주동환 사진작가

수, 2017/03/15- 10:43
270
0

희망제작소는 안산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과 함께 ‘기억의 조건 : 한국과 독일의 사례로 보는 기억문화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2017년 3월 23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기억문화가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2017년 3월 23일, 차가운 물 속에 천 일 넘게 잠겨있던 세월호가 떠올랐습니다. 전 국민의 시선이 긁히고 찢긴 세월호에 쏠렸던 그날, 희망제작소는 안산에서 이런 아픔을 어떻게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s_CJS_0844

독일의 기억문화, 그 험난한 과정

미하엘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과 팀 레너(Tim Renner, 前 베를린 시 문화부 장관)에게 독일의 기억문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독일은 과거 나치의 만행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이에 대해 배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민족 말살이라는 범죄 행위의 가해자들이 나의 가족과 이웃으로 살고 있는 상황에서,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에 대해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세상을 떠나는 희생자가 많아지면서, 지난 일이니 덮어두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자고 꾸준히 말했습니다. 결국 그들의 작은 목소리가 현재 독일의 모범적 기억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올바른 기억문화 정착을 위해 ‘기억 간 경쟁’은 피해야

혹시 우리는 지난 일을 기억할 때, 서로 비교하며 그 무게를 따지려 하지 않았나요? 어느 사건의 희생자가 더 많았는지, 어느 사건의 결과가 더 처참했는지 말입니다. 미하엘 파락 사무총장은 기억 간의 경쟁이 다른 하나를 미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치에 비해 독일 공산독재가 ‘그나마 덜 했다’는 것처럼 말이죠. 비록 그 피해의 규모가 비교적 작았다거나, 기간이 짧았다거나,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하나에 모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경쟁하지 않는 것, 이를 통해 우리는 각 사건의 진실을 올바르게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s_CJS_1087

영웅에 대한 기억에서 희생자에 대한 기억으로

나치정권의 범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처음 주목 받았던 사람들은 부정의에 저항한 영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행정은 폭력의 공간을 보존하는 것에 집중했었죠. 하지만 1999년 연방의회에서 ‘기억의 대상은 희생자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가족이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고, 가해자는 죄를 고백할 수 있으며, 시민은 과거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배울 수 있는 장소를 조성했습니다. 그것이 현재 베를린 시 한복판에 위치한 회색빛의 추모공원입니다. 팀 레너 전 장관이 공유한 베를린 추모공원 사례는 희생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한국의 아픈 역사, 그것의 올바른 기억

우리도 아픈 역사가 참 많습니다. 가깝게는 국가의 무능한 대응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생긴 4·16세월호 참사부터, 일방적 정리해고와 폭력 진압에 현재까지도 고통 받는 쌍용차 노동자들, 군사독재 정권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무고한 시민의 희생이 발생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말입니다. 복잡한 정치적 역사 속에서 권위주의적 정부는 자본과 권력의 힘을 키우기 위해 힘없는 시민의 희생을 발판 삼았습니다. 하지만 그 희생은 억압받고, 때로는 조롱당하며 왜곡된 채로 잊히곤 합니다. 잊힌 기억은 비슷한 희생을 낳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연사들이 공유한 아픈 과거의 진실을 기억하고 같은 희생을 막기 위해, 우리도 올바른 기억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s_CJS_1595

기억을 위한 우리의 역할

미하엘 파락 사무총장은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은 모두 기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원하는 결과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종합해 올바른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기억문화는 다양한 목소리를 나누는 민주주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제에 이어 많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독일에서 지난 역사를 다시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십 년이 지난 이후에 등장할 수 있었던 계기나 도심 한복판에 추모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있었던 시민의 반응 등을 묻고 답하며, 기억문화에서 ‘시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많은 의견을 어떻게 종합하여 합의점을 찾아낼 것인지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는데요. 기억문화에서 행정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s_CJS_1637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점차 흐려집니다. 사라지고 왜곡되기 전에 우리는 기록해야 합니다. 독일 연사들은 기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참여’와 ‘토론’이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한쪽의 의견이 묵살당하지 않아야 기억을 올바르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함께 답을 찾아 가는 것, 그것이 사회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미래로 다가갈 수 있는 정도(正道)가 될 것입니다.

– 글 : 이다현 | 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최정상 사진작가

☞ 2017 한독도시교류포럼 기억의 조건 독일 연사 발제 전문 보기
– 미하엘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 – 기억문화에서 시민의 역할 (전문 보기)
– 팀 레너(Tim Renner, 前 베를린 시 문화부 장관) – 기억문화에서 도시의 역할 (전문 보기)

☞ ‘2017 한독도시교류포럼 – 기억의 조건’ 자료집 구매를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화, 2017/03/28- 14:20
255
0
오랜만에 깨끗한 날씨였습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밝고 좋은 날이었습니다. 지난 연말 성북동에서의 회원 송년의 밤 이외엔 처음으로...
금, 2017/04/28- 18:40
395
0
희망제작소는 연구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공육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슈퍼비전’은 연구원들이 관심 있는 주제 혹은 사업 관련 학습이 필요할 때 관련 전문가를 모시고 강연을 들어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지난 4월, 도시 내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권을 위해 활동하고 계신 한국도시연구소의 최은영 연구위원을 모시고 ‘도시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강연 내용을 공유합니다.


2016년 10월 에콰도르 키토에서 유엔 해비타트(UN-Habitat) 3차 총회가 열렸습니다. ‘유엔 해비타트’는 주거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로, 통합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세계 개발을 위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차 총회에서는 ‘도시에 대한 권리’가 새로운 도시의제로 제시되었는데요. 이는 도시에서 국적이나 성별, 나이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적절한 공간에서 주거하고 활동할 권리가 있으며, 어느 지역에 거주하든 공공 공간이나 서비스에 대한 접근과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강제철거가 허용되는 나라입니다. 용산참사는 사람보다 개발이익이 중시된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입니다. 용산참사로 인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주대책비 보상이 3개월분에서 4개월분으로 늘어났다는 것뿐입니다. 지금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 열풍이 사그라들어 이런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발 방식과 원리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만 하면 집을 사고 중산층으로 편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비정규직의 증가, 집값의 비정상적 상승으로 인해 노동자가 스스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500332_01 500332_02 500332_03

▲ 2016년 10월,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유엔 해비타트 3차 총회.
이날 총회에서는 ‘도시에 대한 권리’가 새로운 도시의제로 제시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유엔 해비타트 홈페이지 / https://unhabitat.org)

모두를 위한 도시, ‘모두’는 누구인가?

‘모두를 위한 도시’에서 ‘모두’는 과연 누구일까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부터 챙길 때 모두를 위한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노인과 장애인, 청년들도 고충이 많겠지만 그들은 투표권도 있고 관련 단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들은 투표권도 없고 사회적으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빈곤한 아동들이 거주하는 집에 들어가 보면 난방이 안 되거나 물이 새는 등 주거상황이 열악한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쫓겨나면 달리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참고 거주합니다. 이런 집들은 외관으로는 별문제가 없어서 들어가지 않는 한 빈곤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가난한 아이들이 도서관이나 공원도 없는, 지역사회마저 가난한 곳에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성남시라고 해도 분당구는 공원과 도서관 등 사회적 기반이 잘 갖춰져 있지만 수정구는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도시공간이 너무 상품화되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구로공단은 1년 만에 만들어졌지만, 공공은 주거에 무관심했습니다. 그래서 민간에서 쪽방촌을 만들어 공급했지요. 노동자는 그곳에서 거주하고 건물주는 이익을 얻습니다. 성장 위주의 도시 정책으로 인해 집 문제를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기고 있는 것입니다. 구로공단에서 디지털단지로 바뀔 때까지도 공간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이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유엔 해비타트 보고서에서는 성장 위주의 정책과 도시에 대한 권리를 함께 추구하기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년마다 이사, 지속가능한 공동체는 먼 나라 이야기

주택은 살기 적당하면서도 부담할 만한 수준이어야 하는데, 보통은 살기 좋으면 너무 비싸고 가격이 좋으면 거주하기 부적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정책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주거권을 보호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2년마다 이사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서 마을만들기와 공동체가 가능할까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제한 없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일부 빈곤 지역의 경우, 3개월 이상 고시원,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집이 아닌 비주택가구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지방자치단체장이 국토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넘기면 연중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으나 유명무실한 실정입니다. 비주택가구는 2010년까지 5만 호에 불과했으나 2011년 13만 호, 2015년 40만 호로 급증하여 이들을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정부에 주거권 보장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좋은 의도를 나열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자유만 중시할 것 같은 미국도 뉴욕 임대주택 중 3분의 2를 대상으로 임대료 통제 중입니다. 한국에서도 서울과 수도권 대학가 등은 임대료 규제가 필요하지만, 임대료인상률상한제조차 반발하는 실정입니다. 공실률이 5%보다 낮으면 교섭력 자체가 기울어지면서 집주인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집니다. 이를 막고자 뉴욕 등 미국 대도시도 임대료 제한을 하는 것이지요. 서울의 공실률도 2~3%로 집주인에게 교섭이 유리한 상황인데요.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10%로 늘리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한국의 집수리 관련 지원 제도는 집주인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집주인이 임차인이 살고 있는 집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집수리를 하지 않아도 세입자를 얻기 쉬운 집주인들은 수리 의사가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저렴한 임대주택의 품질관리책임은 정부에게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공공재정도 투입하지요. 집수리를 하게 되면 집값이 올라가면서 세입자에게 그 부담이 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흥시는 자체 예산으로 집주인과 임대료 동결 협약을 체결한 후 집수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 저렴 민간 임대주택의 심각한 품질 문제

▲ 저렴 민간 임대주택의 심각한 품질 문제

중앙, 지자체, 대학, 기업 등 다양한 사회 주체 간 대타협 필요해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방정부에 더 많은 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달리 지역 내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지역의 문제를 자율·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과 재원을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 중앙정부는 정책과 책임만 지방으로 보내고 재원은 거의 부담하지 않습니다.

비정상적인 주택가격과 그로 인한 수입이 생계 일부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도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대학, 기업 등 다양한 주체 간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주택을 ‘산업’으로 보는 부동산정책이 아니라 주거정책으로 관점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임대료 자체가 낮아지거나, 소득수준과 연동하여 부담 가능한 선에서 임대료가 결정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공공임대주택 외에도 비영리단체, 종교단체, 노조 등 다양한 주체가 사회주택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지역시민사회가 공원, 놀이터, 도서관 등 다양한 도시 공공공간을 확대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도시권 실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녹취 및 정리 : 임은영 | 지역정책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05/18- 14:27
277
0
봄기운 가득한 4월의 어느 날, 서울 남가좌동에 위치한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에서 서대문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협치 챔피언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교육의 대상자일 뿐만 아니라, 협치의 파트너이자 민과 관의 협력을 이끌어온 챔피언을 만나는 시간이었는데요. 교육 현장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서대문구의 협치 현황을 살펴보고자 공무원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민관협치 발전을 위한 행정의 우선순위 과제가 무엇인가’ 질문도 있었는데요. ‘변화를 수용하는 유연한 조직문화 만들기’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공무원은 변화를 싫어한다’는 편견과 달리, 내면의 변화와 조직문화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에 협치 챔피언 교육은 팀장급 공무원과 3년차 이하 신입공무원이 함께 하며 서로의 생각을 모아보는 과정으로 구성됐습니다.

s_re_IMG_4958

엉뚱한 생각이 만드는 협치

처음 강연에서는 한때 대선 출마로 유명세를 탔던 허경영 씨에 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 그의 공약이었던 모병제 시행, 출산수당 3천만 원 등은 모두 허무맹랑했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협치를 위해 아이디어를 모을 때 엉뚱한 생각도 많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실현가능한 방향으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즉, 엉뚱한 생각이라고 해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아이디어와 생각을 모아 탄생하는 것이 협치인 것이지요.

s_re_IMG_4980

협치, 무엇이 제일 힘들까?

협치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고 합니다. ‘책임 소재와 역할 불분명’, ‘다양한 이해관계자 개입으로 부정부패 가능성 증가’, ‘협치 위한 조직구성과 운영에 비용과 시간 소요’ 등 염려도 다양하지요. 하지만 강연자는 ‘지속가능발전 관점에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 협치’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법인화로 시민의 의견을 운영에 반영한 광주 신세계백화점, 많은 관광객 때문에 훼손된 바닷길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나서 축제를 휴식하기로 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등 실제 혁신사례를 통해, 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면 부정부패는 오히려 감소하고 주민 스스로 지속가능발전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s_re_IMG_4967 s_re_IMG_5038


협치, 혁신 솔루션 No.1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합의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대부분 본인이 보기에 가치 있어 보이는 것을 권유하곤 합니다. 오후에 만난 강사는 이 부분을 지적하며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협치를 위해 서로 의견을 나눌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질문은 ‘누군가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입니다. 각자 다를 수 있는 가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대화와 소통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만들어진 공감은 협치의 출발점이 됩니다.

s_re_IMG_5025

협치, 혁신 솔루션 No.2
“합의한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또한 강사는, 합의한 가치를 실행하기 위해 그 자체로 혁신적인 것 혹은 사업 진행을 위한 혁신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새로운 주체의 창의적 공공성, 각 주체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워크숍 기법, 시각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퍼실리테이션 방법론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의 역할이 행정업무, 정책수행, 설계 등에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 중재, 반영, 설계하는 적극적 촉진자의 역할로 변화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했던 감정기복 시각화 사례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시장현황 조사를 하면서 실제 시장 이해관계자의 감정기복을 선으로 표시하고 문제를 체크했는데요. 이를 통해 문제의 지점이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었던 예를 제시했습니다. 무작정 답을 찾기보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부터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이외에도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s_visual

이번 교육에서 가장 활기찼던 때는 레고타워 팀빌딩 시간이었습니다. 주어진 레고블록을 가장 높이 쌓되 의미를 잘 담아내는 팀이 챔피언으로 선정되는 미션이었는데요. 쌓기 전, 어떻게 쌓을지 함께 설계하고 역할 분담도 했습니다. 완성된 레고타워를 살펴봤는데요. 서대문구의 독립문을 의미하는 구조물과 Social의 의미를 담은 S라인 타워, 사람 중심의 행정을 하겠다는 의미로 사람을 배치한 건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s_re_IMG_5001

서대문구에 이런 것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서대문구에 도입되면 좋을 것 같은 외부의 제도나 활동, 조직문화·제도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 기타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야근 금지, 수요일 휴일을 금요일로 대체하는 방식, 유연근무제, 시차 출퇴근제, 집중근무제, 안식년, 올바른 회의문화 정착, 권위주의적 업무지시 탈피, 초과 근무하는 직원을 일 잘하는 직원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 원하는 근무부서 교환, 낮은 수준에서라도 민간협치 위한 사전기획단 구성, 보여주기식 업무 지양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습니다. 협치에서도 큰 주제를 만들어 그것을 장기적으로 살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소소하고 별것 아닌 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부터 하나씩 바꿔나가면 지역사회의 혁신과 행정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s_re_IMG_5048

끝으로 교육과정에서 언급되었던 거버넌스 10계명을 소개합니다. 이 내용은 2013년 서울시 백서를 통해 공유된 바 있습니다.

1. 시민은 공공서비스의 공동생산자이다.
2. 정책을 입안할 때부터 거버넌스를 설계한다.
3.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파트너를 발굴한다.
4. 거버넌스의 파트너를 신뢰한다.
5.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주 만나 소통한다.
6. 참여 시민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7. 거버넌스의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8. 거버넌스 결과는 참여자에게 피드백 한다.
9. 새로운 거버넌스 방식을 제도화한다.
10. 거버넌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리고 교육에서 들었던 내용을 되새기며 한 줄로 요약해 봅니다.
“충분히 만나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협치는 시작된다.”

– 글 : 조준형 |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속가능발전팀

금, 2017/06/02- 18:18
54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