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밥상을 만들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는 이동현 (주)미실란 대표는 희망제작소와 10년째 함께하는 고마운 후원회원입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고향, 농촌,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된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얼마 후면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이합니다. ‘고향’하면 그리움과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데요. 제게도 추억의 장면이 있답니다.
“새들이 재잘거리는 아름다운 소리, 한여름 정자나무 아래 누워서 듣는 시끌벅적한 매미 울음소리, 산비탈 밭에 펼쳐진 노오란 참외와 오두막에 대한 추억, 나락 익어가는 황금 들판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메뚜기떼의 모습, 초가을 새벽이슬 맞고 날갯짓 준비하는 고추잠자리의 모습, 한여름 밤하늘을 아름답게 비추며 춤을 추는 시냇가 반딧불이, 외갓집 평상 위에서 외할머니가 챙겨주시던 콩국수와 수박 그리고 팥죽, 가을밤 수확, 구수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는 귀뚜라미의 합창 소리, 마을 앞 시냇가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 강을 거슬러 올라와 시냇가에 산란을 하고 돌아가는 참게잡이의 모습, 시냇가에 모여 멱감으며 재잘재잘 수다 떨던 동무들… 다 우리의 고향 농촌의 추억으로 남아있고… 이 추억은 다음 세대에 전해질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 우리 국민의 머릿속에는 ‘고향’이 어떻게 그려져 있을까요? 제 추억의 장면과 같은 모습을 기억할 세대가 얼마나 될까요? 지금 우리 농촌에서는 갈수록 ‘희망’이라는 소중한 단어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부족으로 허덕이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단체장의 선심성 공약과 예산 낭비로 인해 재정상태가 바닥입니다. 각 지자체의 세입을 보면 빈익빈 부익부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 고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동안 정부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정된 광역시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됐고, 소도시와 농업 지역 시군 단위의 투자는 전무했습니다. 농공단지 등에서 고용을 책임지며 지역경제 일익을 담당했던 기업마저도 투자가치와 인력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하나둘 떠나 투자가치가 있다고 하는 도시로 이주해버렸습니다. 일부 기업은 지역에 남아 농어촌과 동반성장 하겠다는 소신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애쓴 노력의 대가가 기업의 존망으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대기업과 대도시 중심으로 정치와 경제 등의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정치적으로만 보더라도, 국회의원 1명이 3~4개 시군을 지역구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방향도 도시화와 돈 중심의 자본주의에 깊게 빠져들고 있습니다. 추석 명절이 다가와도 고향 농어촌은 더는 설렘이 가득하지 않습니다. 편리주의에 빠져들면서 고향에서 키운 인재들이 명절에 고향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드신 부모님이 자식의 편의를 봐주겠다며 고향을 뒤로하고 대도시로 향하는 상황입니다. 고향에는 넉넉함과 행복,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농어촌에서는 이런 느낌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추억과 그리움이 묻어있는 내 고향이 자취를 감출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향사랑기부제 앞서 헌법에 농업·농촌 가치 명시해야
일본에서 시작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소멸 위기의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라고 합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었으며, 정부에서는 관련 법안을 마련·통과시켜 2018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고 합니다. 논의 역시 지지부진하다는데요. 정책으로 잘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직이 모여 치열하게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전문가들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정부가 좀 더 많은 고민을 하여 단계적으로 시행했으면 합니다. 이에 앞서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헌법에 명시하고, 농어촌 특별법 등에 고향사랑기부제, 농산어촌특별전형 확대, 농어촌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농산업 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 등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래야 농어촌에 젊은 인재가 모일 것입니다. 최근 희망제작소와 국회 등에서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작은 불씨가 지펴지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음 세대에게도 건강한 삶의 터전 됐으면
저는 아내, 두 아들과 함께 농촌에 들어와 13년 동안 ‘희망’이라는 단어를 정착시키겠다는 일념으로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1년 365일을 농촌 현장에서 보내며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농업·농촌의 가치와 건강한 밥상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농민, 농기업, 소비자 상생모델을 만들고자 합니다. 희망제작소 호프메이커스클럽(HMC) 회원인 저와 1004클럽인 우리 두 아들은 현 서울시장인 ‘원순씨’와의 첫 만남을 통해 희망제작소를 10년 동안 후원하고 있습니다. 9월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생각을 적어달라는 제안을 받고, 오랜만에 두서없는 글이지만 ‘농촌희망’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남겨봅니다.
끝으로 아버지, 어머니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공간인 고향 농촌이 다음 세대인 아들과 딸들에게도 건강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곧 다가올 추석 명절에는 우리 농민이 땅과 곡식을 살리고 지켜 생산한 건강한 농산물 혹은 이 농산물로 만든 제품을 선물하시는 건 어떨까요? 또 다른 고향사랑기부제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지난
주 갑작스러운 폭설로 제주 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4천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예정되어 있던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제주
공항에서 시민들이 노숙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시기에 미국에서도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습니다.
특히
강풍을 동반한 통에 인명피해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당원들도 잘 알고 있듯이,
이번의
전 세계적인 폭설은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입니다.
원래
북극 주변에 갇혀 있던 차가운 공기덩어리인 폴라
보텍스(극
소용돌이)가
아시아 지역과 북미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이례적인
한파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원래
폴라 보텍스는 극지방을 둘러싸고 서에서 동으로 부는
강력한 바람대인 제트기류에 의해 저위도에 내려오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트기류는 극지대와 저위도 지방의 온도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대기 현상입니다.
극지방에
있던 찬공기를 가두었던 힘은 극지방과 저위도 지방의
온도차였습니다.
이
차이가 극지방의 찬공기를 극지방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온난화의 영향으로 극지방이 따뜻해지면서 제트 기류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바꿨고,
그
때문에 극지방에 갇혀 있던 찬 공기가 저위도 지역에까지
내려온 것입니다.
저는
이 현상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던 이들의
야합을 떠올립니다.
가치나
지향에 따른 분리판별이 아니라 오로지 당면한 총선에서의
유불리를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우리의 정치가 답보 상태인 이유를 고민합니다.
그렇게
총선을 앞두고는 이합하고,
대선을
앞두고는 집산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양태였습니다.
게다가
지나친 선거의 문턱으로 인해,
유권자들은
늘 이미 차려진 밥상에서 울며겨자 먹기의 투표를
강요받아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보수정치의 일반적인 흐름과 진보정치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는 두
개의 상이한 정치문화와 성장경로를 가지고 경쟁하면서
한국사회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보정치가 보수화되면,
사실상
동일한 성장경로와 정치문화를 받아들이게 될것이고,
보수정치의
행태가 그대로 진보정치에서 반복되게
될겁니다.
지구의
온난화가 극지방과 저위도 지방의 차이를 없앴듯이,
정치의
퇴행이 보수정치와 진보정치의 차이를 없애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리더쉽은
집단 내의 문화이지 집단 밖에 있는 어떤 인물의 캐릭터가
아닙니다.
지구온난화가
그랬듯,
정치의
퇴행도 다양한 징조들이 있었습니다.
또
지구온난화의 결과가 그렇듯 정치의 퇴행은 늘 가장
낮고 약한 부분에 나쁜 결과를 몰아 줍니다.
아마도
이번 총선은 ‘야합'이
정치가 되어버린,
정치
퇴행 국면의 종착점을 보게될 것 같습니다.
중앙당과
함께 서울시당도 이번 총선을 준비하면서 이런 상황을
현명하게 경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회피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총선 이후의 과정까지도
연속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담아 2월
정기대의원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운영위를 통해서 주요 안건이 확정되는 대로 이
칼럼을 통해서,
서울시당의
고민들을 늘어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연대]
용산참사
7주기
추모대회
1월
23일
토요일 오후 1시
용산 남일당 터에서 용산참사7주기
추모대회가 열렸습니다.
살을
애는 추위에도 여러 단체들이 모였고,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김석기처벌을 외쳤습니다.
7년이
지나도록 무엇하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용산참사
우리는 아직 용산에 있습니다.
[연대사업]
테이크아웃드로잉
수요일
밤,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는... 이런답니다.
놀러오세요.
"텐트
인 테드"
매주
수요일 밤 11시
30분
~
목요일
아침 11시
장소
:
테이크아웃드로잉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52,
6호선
한강진역 3번
출구로 나와 직진)
프로그램 밤
11시
30분
~
밤
12시:
텐트설치 밤
12시~새벽
2시
:
"텐트
인 테드"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
제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Paris
2015) 현장을
누빈 당원과 함께 총회의 의의와 노동당의 과제를
고민하는 자리가 열립니다.
노동당의
녹색 정치와 녹색위원회의 전망을 밝혀나가는 첫 걸음을
위한 당원 여러분의 참여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생탁막걸리의 노동자에 대한 손배청구에 대한 논평]
현수막, 피켓, 구호를 이유로 억대 손배청구한 생탁, 즉각 철회하라
- 재판부는 공정한 판결로 노동권 보호하라
국민명절 설을 앞두고 상여금은커녕 회사가 청구한 억대의 손배소로 인해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부산합동양조 장림공장 생탁막걸리 노동자 8명의 이야기다. 2월 4일 오전10시 부산지방법원에서 생탁 사장 25명이 파업한 노동자 8명에 청구한 1억2천5백만 원 손배소 1심선고 재판이 열린다. 2016년 첫 손배소 선고가 설명절 직전에 노동자를 맞게 됐다.
파업했다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명백한 노동탄압이다. 노동3권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헌법에 위배되며, 노동자를 경제적으로 옥죄어 삶의 기반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반인권적 처사다. 손배가압류를 두고 사회적 비판이 계속되고, 나아가 노란봉투캠페인, 시민모임 손잡고와 같이 손배가압류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모인 이유다.
이런 사회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생탁 사장 25명은 기존의 손배청구소송보다 한 단계 더 악화한 수법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생탁사장 25명이 조합원 8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유를 보면 ‘어이가 없다’. 이들은 파업당시 노동자가 외친 구호, 내건 현수막, 손에 든 피켓을 문제 삼으며 ‘명예훼손’과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했다. 뿐만 아니라 파업시기 소비자들이 생탁막걸리 제조과정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불매운동을 벌여 발생한 매출손실에 대해서도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 8명에게 책임을 물었다.
피켓, 현수막, 구호, 그리고 소비자의 불매까지 노동자에게 손해배상하라는 것은 파업하지 말라는 노골적인 압박에 지나지 않는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사법부가 헌법을 부정하는 셈이 된다.
생탁의 손배소 대상자인 8명의 조합원은 2014년 민주노조 설립 후 지금까지 온갖 탄압과 압박에도 그 자신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버티고 있다. 이들이 처음 노조를 설립한 것은 그저 ‘인간답게 살자’는 것이었다. 생탁 노동자들은 주말을 포함해 한 달에 한번 쉬는 등 명절시 근로시간 초과와 주말근무, 야간노동에도 최저임금 수준을 받고 일을 한 것은 물론 점심으로 고구마, 삶은 계란 한 개가 지급되고, 근무대기시간이 길어도 참고 또 참았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거리로 나서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 것은 다름아닌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때문이었다. 요구또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것이었다. 사측에 법을 준수하라 요구한 것이다. 이들의 외침으로 생탁 사장의 명예가 훼손 되었다면 그 원인은 스스로 저지른 부당노동행위 때문이다. 처벌받고 반성해야 할 지점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요구,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지켜달라는 외침의 대가가 억대의 손배청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생탁에 요구한다. 생탁은 파업의 원인이 사측에 있음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청구를 철회하라. 생탁의 명예가 회복되는 길은 노조와 성실한 교섭을 통해 노사문제를 해결하는 길뿐이다.
또한 재판부에 요구한다. 부산지방법원은 공정한 판결을 통해 노동자의 노동3권, 나아가 생존권을 보호하길 바란다.
아울러 손잡고는 정당한 파업마저 불법으로 매도하며 손배소를 남발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그날까지 법제도개선활동을 통해 손배소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계속 지원할 것이다.
2016년 2월 1일
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
“앞으로 숙제할 시간은 7~8년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때쯤부터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기 시작할 겁니다. 패닉 상태가 되면 어떤 정책 수단도 소용이 없게 됩니다.”
서울대에서 사회발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장덕진(50)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에 대해, 강하고 빠른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 이중화, 민주주의, 환경 등 문제에 대해 이어진 설명들은 마치 종말론 영화의 장면들처럼 비관적이었다. 해학적인 표현은 있어도 낙관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난맥상을 풀 유일한 열쇠는 “정치 바로잡는 것”에 있다고 했다. 얼핏 연관성이 적은 듯한데, 장 교수가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한 그 연결 고리는 “장기적인 문제에 손을 댈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시급하게 말이다.
지난 1월 15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실에서 장 교수를 만났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이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4~5년 OECD 회원국의 사회 모델 비교 연구를 진행하면서 10여 개국 200여명의 사회정책 전문가를 만났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 과정에서 선명해졌다는 것이다.
물고 물리는 이중화‧고령화‧민주주의 문제
장 교수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7~8년’이라고 시간 한계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부양율’이라는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부양율은 일하는 사람 100명이 일 안 하는 사람 몇 명을 부양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현재 45 정도인데, 2050년이면 95에 이를 전망이다. 그 중 노인 부양이 75를 차지한다. 즉, 돈 버는 사람의 소득 절반 가까이를 노인 부양에 써야 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부양율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7~8년 후”라고 했다.
“지금은 학자들만 그래프를 보며 ‘큰일 났다’고 하지만, 그때는 보통 사람들도 느낄 겁니다. 길에 나서면 두 명 중 한 명이 노인일 테니까요.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힘들게 일해서 절반을 노인에게 쓰느니 이민 가 버릴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당장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지만, 멀쩡한 은행도 한두 명씩 돈을 빼가다가 ‘뱅크런’에 접어들면 망하고 말듯이 한국 사회도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데, 한국 사회의 위중한 문제는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이중화(dualization),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의 문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돼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아 끄는 관계라고 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문제처럼 사회의 내부자(insider)와 외부자(outsider)가 갈수록 구분되는 이중화는 외부자의 출산율을 낮추기 때문에 고령화를 심화시킵니다. 고령화로 세금 낼 사람이 적어지면 이중화는 더욱 심해집니다. 이중화는 대의(representation)의 불평등을 낳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훼손합니다. 현행 민주주의는 정치적 기득권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이중화를 개선할 생각이 없습니다. 고령화된 유권자들은 현행 민주주의의 개혁에 저항하는 경향이 강하고, 역으로 현행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고령화를 이용합니다.”
이렇게 물고 물리는 관계를 끊지 않으면 사회는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헬조선’은 정치가 이중화에 ‘불개입’ 선언한 결과
비관적 문제들은 더 있다. 통일과 환경이 그렇다. 장 교수는 “우리 사회가 워낙 물질주의 성향이 높다 보니 통일에 대해서도 ‘값싼 노동력’으로 인한 이익을 염두에 두고 얘기하는데 현 정부의 ‘통일대박’론이 그 전형적인 표현”이라고 평했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북한 인구 2,500만 명 중 1,000만 명 정도가 요오드 결핍이라고 해요. 그 대표적 증상이 아이큐 100, 신장 140cm 정도에서 정체되는 것입니다. 요오드 결핍은 1년에 두 번만 미역국 먹어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통일을 물질주의적 관점으로만 보는 것에 동의할 수 없지만, 설사 그 관점에 따른다 해도 ‘통일대박’이 되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북한의 인구를 관리해 가야 합니다.”
또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유지하면 2100년쯤 한반도 상당 부분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상기시키면서 장 교수는 “국토가 있어야 이념이고 지역이고 있는 건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서해바다 바로 건너인 중국 동남해안에 200기 이상의 원전이 지어졌거나 건설 예정인데 그에 대한 관심도 없다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은 반대쪽으로 갔지만 중국 원전은 터지면 한국으로 온다”고 짚었다.
“원전 문제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거의 유일한 해법은 ‘동북아 원전투명성기구’와 같은 것을 만들어 서로 감시하는 것입니다. 이런 제안을 하려면 우리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투명성을 가져야죠. 실제는 어떻습니까? 우리 원전 투명성은 OECD 최하위권입니다.”
이렇게 심각한데도 의식하지 못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5년짜리 정부’들이 하나같이 이런 장기적 문제들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화’의 문제에 대해서는 방치했다기보다는 ‘불개입’의 입장을 선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장 교수는 말했다.
“대통령 담화를 들어보면 ‘동북아정세’와 ‘경제’ 얘기밖에 없습니다. 지나간 모든 대통령이 대동소이했습니다. 그 행간에는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이중화는 어쩔 수 없다’는 뜻이 들어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개입하지 않기로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의사결정입니다. 그 결과로 현재 우리는 ‘헬조선’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장 교수는 5년 단임제 하에서의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한 번 털고 옮겨가면 그만인 유랑 도적단’에 비유했다. 근처에 살면서 계속 훔치는 도적은 먹고 살 것이라도 남기지만 ‘유랑 도적단’은 완전히 털어가기 때문에 더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건 제 표현이 아니고 미국 경제학자 맨커 올슨(1932~1998)의 표현이라고 꼭 써달라”고 했다. 대통령을 ‘도적’이라 했다고 비난할 사람이 꼭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정치에 의해 대표되지 못한 채로 소비자, 관객이 될 수밖에 없다. 장 교수는 “앞에 말한 숙제를 못한 상태에서 우리보다 더 나가버린 사회가 일본인데, 일본 정치가 ‘극장 정치’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흥행을 위한 ‘막장’ 요소만 많아진다는 것이다. 거물급 정치인 지역구에 갓 대학 졸업한 신인을 출마시키는 ‘자객 공천’이 대표적이다.
“막장 정치에 제왕적 대통령 하에서 누가 장기적 문제를 말하고 나서겠습니까? 일관된 철학과 정책활동으로 자기 브랜드를 만들려 하면 바로 견제를 받을 텐데요. 존경받는 정치인이 나오려야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합의제 민주주의’ 강화만이 유일한 해법
인터뷰 내내 쏟아진 심각한 진단들로 패닉에 빠질 지경에 이르러서야 장 교수는 “그나마 유일하게 빠른 시일 내에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은”이라는 말을 꺼냈다. 이어진 말도 역시 ‘정치’다.
“출산율을 몇 년 안에 획기적으로 높이기 어렵죠. 이제 낳는다 해도 경제활동 할 때까지 20년 기다려야 하고요. 이중화는 근본적 원인이 세계화와 탈산업화에 있기 때문에 그 추세를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물론 정치를 바꾸는 것도 어렵지만, 정치란 절대 안 바뀔 것 같다가도 몇 가지 조건의 조합이 이뤄지면 하루아침에도 바뀌지 않습니까? 정치가 개입하면 나머지 문제들을 위한 노력을 이제라도 시작할 수 있게 되고요.”
한국 정치 체제의 개선 방향에 대해 장 교수는 “합의제 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의제 민주주의는 쉽게 말하면 독일 스웨덴이 취하는 정책 결정 방식이다. 정당 간의 합의뿐 아니라 노동단체와 사용자단체, 시민단체, 싱크탱크, 이익단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우리는 미국식 민주주의에 익숙해져 있고, ‘국가의 발전’이라고 하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합의제 민주주의 얘기를 하면 굉장히 어색해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과는 갈 길이 다르다”고 했다.
장 교수는 최근 서울대 교수 4인과 함께 펴낸 책 ‘복지정치의 두 얼굴’ 중의 한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한국의 특징을 설명했다.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고(무역의존도 높음) 불평등 정도 역시 큰(지니계수 높음) 상황을 장 교수는 “팀 내 화합이 안 돼 싸움이 잦은 축구팀이 모든 경기를 국가대항 A매치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교했다. 또는 “안전장치 없는 ‘포니’를 타고 시속 140㎞로 달리는 중”이라 할 수 있다고.
즉, 우리는 내수 시장 위주인 미국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는 독일‧스웨덴 등과 비슷한 처지인데, 이들 나라는 ‘충분한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 장치란 ‘합의제 민주주의’다. 실제로 이중화의 폐해는 어느 나라에서나 나타나지만 합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이를 잘 제어하고 있는 곳이 독일 스웨덴과 같은 나라라고 장 교수는 전했다.
노조 대표성 높여야 ‘사회적 합의’ 가능
이중화의 폐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노동문제를 예로 들면, 독일 스웨덴 등은 노사협상이 사업장 단위가 아니라 중앙집권적 대표 단체 단위로 이뤄지고, 그 합의가 산업 전반에 적용된다. 말하자면 ‘경총’과 ‘노총’이 맺은 합의를 전체가 따르는 것이다.
우리는 산업별 노동조합이 발전하지 못했고, 노조조직률도 10% 정도로 낮기 때문에 한국노총, 민주노총이라 해도 ‘노동자 전체를 대표한다’고 인정받지 못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노사정 합의 때도 “조직률 10% 노총이 무슨 노동자 대표냐”는 비판이 있었다. 노총들의 조직 및 운동 방식의 한계가 지적돼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노조 대표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장 교수는 다소 파격적인 비유를 했다.
“김정은이 아무리 나쁜 지도자여도 북한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편이 낫지 않습니까? 지난해 휴전선 지뢰 사건으로 빚어진 일촉즉발의 상황을 남북고위급 회담으로 넘긴 일이 있었는데, 만일 겨우 협상을 해놨더니 다른 세력이 다시 미사일 쏜다고 나오면 어떻겠습니까? 그보다는 대표성 있는 파트너가 존재하는 편이 나은 것이죠.”
노조조직률이 갑자기 높아질 수는 없을 테지만 장 교수는 노조의 대표성을 높이는 방법은 “오늘 한 얘기 중 제일 손쉽다”고 했다. 노사 대표단체 간의 합의(단체협약)가 노조원이 아닌 노동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법을 만들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노조조직률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10% 수준이지만 협약 적용률은 90%가 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국회의원 선거 하듯이 투표해서 자신을 대표할 노총을 선택할 수 있다.
‘사회적 대타협 틀’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
장 교수는 “정 노조가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면서 “스웨덴은 노조가 그 역할을 하지만 독일은 정당이 하고, 네덜란드는 종교와 정치가 결합된 ‘사회의 기둥'(social pillar)들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했다. 형태가 어떻든 사람들이 각자도생하지 않아도 되도록, 자기를 대표하는 단체를 통해 사회적 합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단위 별로 묶어주는 조직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사회적 합의,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한 틀을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그게 우리에게 남은 7~8년 안에, 이번 또는 다음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야 장기적인 문제에 손을 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 ‘틀’은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지만, “여기서 합의한 내용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합의 후에 따르지 않는 주체는 공공의 영역에 다시는 설 수 없다”는 정도의 사회적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그런 틀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정부 또는 정치세력은 훗날 큰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런 틀이 생긴다고 해서 구성원들이 꼭 ‘바람직한 방향’, 즉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의 문제다. 장기적으로는 이중화 또는 고령화를 심화시켜도 당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장 교수는 “뭘 해야 좋을지를 알고 있는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한 번에 모든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만큼 바꿔서 경험해 보고, 그만큼 신뢰를 쌓은 다음에 또 바꿔보는 과정에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 세대가 대체로 보수적이지만 독일의 경우는 오히려 노인들의 관용성이 높습니다. 노인이 되기 전에 성숙한 복지국가, 공고화된 민주화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노인이 되면 변화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죠. 그래서 하루라도 사회적 합의를 빨리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증세 합의해서 ‘노동’과 ‘가족’에 투자해야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그 밖에도 할 일이 많다. 대부분은 정치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중의와 통한다. 국회 권한이 강화돼야 하고,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 체제도 바뀌어야 한다. 또 각 이해 단체들과 오랜 신뢰를 쌓도록 국회의원들의 전문성도 높아져야 하며, 사회적 반발이 심하긴 하지만 국회의원 수도 늘어나야 한다.
이런 변화를 통해서 ‘틀’이 갖춰진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지 물었다. “일단 증세는 꼭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먼저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세금은 ‘노동’과 ‘가족’에 과감하게 투자돼야 한다고.
“복지 지출은 규모보다 어디에 쓰이는지가 중요합니다. 일본처럼 연금과 의료 복지에 쓴다면 그냥 사라지는 돈일 뿐입니다. 노동과 가족에 쓰면 출산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20년만 기다리면 다시 세수가 늘어납니다.”
지금 정부는 기업에 ‘노동 유연성’을 주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장 교수는 “기업의 부담이 주는 만큼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노동자가 시장 안에 머물도록 하면 많든 적든 세금을 내지만 일단 밖으로 나오면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복지를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출산에 투자하는 돈을 아까워하면 안 되죠. ‘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국가가 책임진다’는 큰 틀로 접근해야 출산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의외로 빨리 출산율 수치가 뛰어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출산율의 0.3 정도가 ‘인공유산’으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유지가 가능한 합계 출산율이 2.1이고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이 1.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큰 수치다.
“만일 우리가 ‘이런 경우에만 아이 낳아 키워도 된다’는 식의 낡은 규범만 벗어난다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을 때 어떻게 키우고 학교는 어떻게 보낼지 고민할 필요 없도록 국가가 책임져 준다면 출산율이 당장 1.2에서 1.5로 뛰어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만한 투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SNS로 ‘아젠다 공유’ 현상 이어질 것”
이런 변화들이 가능할까? 당면한 선거부터 시험대가 될 것이다. 장 교수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연구해 왔다. 그는 “개방형 네트워크가 작동하면 정치를 떠났던 유권자들이 선거로 돌아오게 된다”면서 “그들이 정치를 떠났던 이유를 찾아 그 해법을 ‘사회적 아젠다’로 제시하고, 개방형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시켜 투표율을 높이면 변화도 가능하다”고 했다.
트위터와 같은 개방형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하락세라는 분석도 있지만 장 교수는 “특정 서비스는 3년을 못 가는 게 정상”이라면서도 “선거처럼 중요한 사건을 두고 사람들이 SNS를 통해서 서로 연결되고 공감대와 연대를 이뤄가는 현상은 이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들은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두 시간여의 인터뷰를 돌아보면 비관적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냉정한 분석이 있었고, 어쨌든 그에 맞는 해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길로 갈 수 있을지 없을지, 가더라도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길이 남아 있다는 자체에 아직은 안도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게 바로 ‘희망’일 것이다.
“앞으로 숙제할 시간은 7~8년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때쯤부터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기 시작할 겁니다. 패닉 상태가 되면 어떤 정책 수단도 소용이 없게 됩니다.”
서울대에서 사회발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장덕진(50)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에 대해, 강하고 빠른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 이중화, 민주주의, 환경 등 문제에 대해 이어진 설명들은 마치 종말론 영화의 장면들처럼 비관적이었다. 해학적인 표현은 있어도 낙관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난맥상을 풀 유일한 열쇠는 “정치 바로잡는 것”에 있다고 했다. 얼핏 연관성이 적은 듯한데, 장 교수가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한 그 연결 고리는 “장기적인 문제에 손을 댈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시급하게 말이다.
지난 1월 15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실에서 장 교수를 만났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이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4~5년 OECD 회원국의 사회 모델 비교 연구를 진행하면서 10여 개국 200여명의 사회정책 전문가를 만났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 과정에서 선명해졌다는 것이다.
물고 물리는 이중화‧고령화‧민주주의 문제
장 교수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7~8년’이라고 시간 한계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부양율’이라는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부양율은 일하는 사람 100명이 일 안 하는 사람 몇 명을 부양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현재 45 정도인데, 2050년이면 95에 이를 전망이다. 그 중 노인 부양이 75를 차지한다. 즉, 돈 버는 사람의 소득 절반 가까이를 노인 부양에 써야 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부양율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7~8년 후”라고 했다.
“지금은 학자들만 그래프를 보며 ‘큰일 났다’고 하지만, 그때는 보통 사람들도 느낄 겁니다. 길에 나서면 두 명 중 한 명이 노인일 테니까요.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힘들게 일해서 절반을 노인에게 쓰느니 이민 가 버릴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당장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지만, 멀쩡한 은행도 한두 명씩 돈을 빼가다가 ‘뱅크런’에 접어들면 망하고 말듯이 한국 사회도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데, 한국 사회의 위중한 문제는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이중화(dualization),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의 문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돼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아 끄는 관계라고 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문제처럼 사회의 내부자(insider)와 외부자(outsider)가 갈수록 구분되는 이중화는 외부자의 출산율을 낮추기 때문에 고령화를 심화시킵니다. 고령화로 세금 낼 사람이 적어지면 이중화는 더욱 심해집니다. 이중화는 대의(representation)의 불평등을 낳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훼손합니다. 현행 민주주의는 정치적 기득권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이중화를 개선할 생각이 없습니다. 고령화된 유권자들은 현행 민주주의의 개혁에 저항하는 경향이 강하고, 역으로 현행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고령화를 이용합니다.”
이렇게 물고 물리는 관계를 끊지 않으면 사회는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헬조선’은 정치가 이중화에 ‘불개입’ 선언한 결과
비관적 문제들은 더 있다. 통일과 환경이 그렇다. 장 교수는 “우리 사회가 워낙 물질주의 성향이 높다 보니 통일에 대해서도 ‘값싼 노동력’으로 인한 이익을 염두에 두고 얘기하는데 현 정부의 ‘통일대박’론이 그 전형적인 표현”이라고 평했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북한 인구 2,500만 명 중 1,000만 명 정도가 요오드 결핍이라고 해요. 그 대표적 증상이 아이큐 100, 신장 140cm 정도에서 정체되는 것입니다. 요오드 결핍은 1년에 두 번만 미역국 먹어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통일을 물질주의적 관점으로만 보는 것에 동의할 수 없지만, 설사 그 관점에 따른다 해도 ‘통일대박’이 되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북한의 인구를 관리해 가야 합니다.”
또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유지하면 2100년쯤 한반도 상당 부분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상기시키면서 장 교수는 “국토가 있어야 이념이고 지역이고 있는 건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서해바다 바로 건너인 중국 동남해안에 200기 이상의 원전이 지어졌거나 건설 예정인데 그에 대한 관심도 없다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은 반대쪽으로 갔지만 중국 원전은 터지면 한국으로 온다”고 짚었다.
“원전 문제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거의 유일한 해법은 ‘동북아 원전투명성기구’와 같은 것을 만들어 서로 감시하는 것입니다. 이런 제안을 하려면 우리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투명성을 가져야죠. 실제는 어떻습니까? 우리 원전 투명성은 OECD 최하위권입니다.”
이렇게 심각한데도 의식하지 못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5년짜리 정부’들이 하나같이 이런 장기적 문제들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화’의 문제에 대해서는 방치했다기보다는 ‘불개입’의 입장을 선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장 교수는 말했다.
“대통령 담화를 들어보면 ‘동북아정세’와 ‘경제’ 얘기밖에 없습니다. 지나간 모든 대통령이 대동소이했습니다. 그 행간에는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이중화는 어쩔 수 없다’는 뜻이 들어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개입하지 않기로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의사결정입니다. 그 결과로 현재 우리는 ‘헬조선’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장 교수는 5년 단임제 하에서의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한 번 털고 옮겨가면 그만인 유랑 도적단’에 비유했다. 근처에 살면서 계속 훔치는 도적은 먹고 살 것이라도 남기지만 ‘유랑 도적단’은 완전히 털어가기 때문에 더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건 제 표현이 아니고 미국 경제학자 맨커 올슨(1932~1998)의 표현이라고 꼭 써달라”고 했다. 대통령을 ‘도적’이라 했다고 비난할 사람이 꼭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정치에 의해 대표되지 못한 채로 소비자, 관객이 될 수밖에 없다. 장 교수는 “앞에 말한 숙제를 못한 상태에서 우리보다 더 나가버린 사회가 일본인데, 일본 정치가 ‘극장 정치’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흥행을 위한 ‘막장’ 요소만 많아진다는 것이다. 거물급 정치인 지역구에 갓 대학 졸업한 신인을 출마시키는 ‘자객 공천’이 대표적이다.
“막장 정치에 제왕적 대통령 하에서 누가 장기적 문제를 말하고 나서겠습니까? 일관된 철학과 정책활동으로 자기 브랜드를 만들려 하면 바로 견제를 받을 텐데요. 존경받는 정치인이 나오려야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합의제 민주주의’ 강화만이 유일한 해법
인터뷰 내내 쏟아진 심각한 진단들로 패닉에 빠질 지경에 이르러서야 장 교수는 “그나마 유일하게 빠른 시일 내에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은”이라는 말을 꺼냈다. 이어진 말도 역시 ‘정치’다.
“출산율을 몇 년 안에 획기적으로 높이기 어렵죠. 이제 낳는다 해도 경제활동 할 때까지 20년 기다려야 하고요. 이중화는 근본적 원인이 세계화와 탈산업화에 있기 때문에 그 추세를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물론 정치를 바꾸는 것도 어렵지만, 정치란 절대 안 바뀔 것 같다가도 몇 가지 조건의 조합이 이뤄지면 하루아침에도 바뀌지 않습니까? 정치가 개입하면 나머지 문제들을 위한 노력을 이제라도 시작할 수 있게 되고요.”
한국 정치 체제의 개선 방향에 대해 장 교수는 “합의제 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의제 민주주의는 쉽게 말하면 독일 스웨덴이 취하는 정책 결정 방식이다. 정당 간의 합의뿐 아니라 노동단체와 사용자단체, 시민단체, 싱크탱크, 이익단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우리는 미국식 민주주의에 익숙해져 있고, ‘국가의 발전’이라고 하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합의제 민주주의 얘기를 하면 굉장히 어색해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과는 갈 길이 다르다”고 했다.
장 교수는 최근 서울대 교수 4인과 함께 펴낸 책 ‘복지정치의 두 얼굴’ 중의 한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한국의 특징을 설명했다.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고(무역의존도 높음) 불평등 정도 역시 큰(지니계수 높음) 상황을 장 교수는 “팀 내 화합이 안 돼 싸움이 잦은 축구팀이 모든 경기를 국가대항 A매치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교했다. 또는 “안전장치 없는 ‘포니’를 타고 시속 140㎞로 달리는 중”이라 할 수 있다고.
즉, 우리는 내수 시장 위주인 미국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는 독일‧스웨덴 등과 비슷한 처지인데, 이들 나라는 ‘충분한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 장치란 ‘합의제 민주주의’다. 실제로 이중화의 폐해는 어느 나라에서나 나타나지만 합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이를 잘 제어하고 있는 곳이 독일 스웨덴과 같은 나라라고 장 교수는 전했다.
노조 대표성 높여야 ‘사회적 합의’ 가능
이중화의 폐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노동문제를 예로 들면, 독일 스웨덴 등은 노사협상이 사업장 단위가 아니라 중앙집권적 대표 단체 단위로 이뤄지고, 그 합의가 산업 전반에 적용된다. 말하자면 ‘경총’과 ‘노총’이 맺은 합의를 전체가 따르는 것이다.
우리는 산업별 노동조합이 발전하지 못했고, 노조조직률도 10% 정도로 낮기 때문에 한국노총, 민주노총이라 해도 ‘노동자 전체를 대표한다’고 인정받지 못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노사정 합의 때도 “조직률 10% 노총이 무슨 노동자 대표냐”는 비판이 있었다. 노총들의 조직 및 운동 방식의 한계가 지적돼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노조 대표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장 교수는 다소 파격적인 비유를 했다.
“김정은이 아무리 나쁜 지도자여도 북한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편이 낫지 않습니까? 지난해 휴전선 지뢰 사건으로 빚어진 일촉즉발의 상황을 남북고위급 회담으로 넘긴 일이 있었는데, 만일 겨우 협상을 해놨더니 다른 세력이 다시 미사일 쏜다고 나오면 어떻겠습니까? 그보다는 대표성 있는 파트너가 존재하는 편이 나은 것이죠.”
노조조직률이 갑자기 높아질 수는 없을 테지만 장 교수는 노조의 대표성을 높이는 방법은 “오늘 한 얘기 중 제일 손쉽다”고 했다. 노사 대표단체 간의 합의(단체협약)가 노조원이 아닌 노동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법을 만들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노조조직률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10% 수준이지만 협약 적용률은 90%가 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국회의원 선거 하듯이 투표해서 자신을 대표할 노총을 선택할 수 있다.
‘사회적 대타협 틀’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
장 교수는 “정 노조가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면서 “스웨덴은 노조가 그 역할을 하지만 독일은 정당이 하고, 네덜란드는 종교와 정치가 결합된 ‘사회의 기둥'(social pillar)들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했다. 형태가 어떻든 사람들이 각자도생하지 않아도 되도록, 자기를 대표하는 단체를 통해 사회적 합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단위 별로 묶어주는 조직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사회적 합의,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한 틀을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그게 우리에게 남은 7~8년 안에, 이번 또는 다음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야 장기적인 문제에 손을 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 ‘틀’은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지만, “여기서 합의한 내용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합의 후에 따르지 않는 주체는 공공의 영역에 다시는 설 수 없다”는 정도의 사회적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그런 틀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정부 또는 정치세력은 훗날 큰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런 틀이 생긴다고 해서 구성원들이 꼭 ‘바람직한 방향’, 즉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의 문제다. 장기적으로는 이중화 또는 고령화를 심화시켜도 당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장 교수는 “뭘 해야 좋을지를 알고 있는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한 번에 모든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만큼 바꿔서 경험해 보고, 그만큼 신뢰를 쌓은 다음에 또 바꿔보는 과정에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 세대가 대체로 보수적이지만 독일의 경우는 오히려 노인들의 관용성이 높습니다. 노인이 되기 전에 성숙한 복지국가, 공고화된 민주화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노인이 되면 변화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죠. 그래서 하루라도 사회적 합의를 빨리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증세 합의해서 ‘노동’과 ‘가족’에 투자해야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그 밖에도 할 일이 많다. 대부분은 정치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중의와 통한다. 국회 권한이 강화돼야 하고,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 체제도 바뀌어야 한다. 또 각 이해 단체들과 오랜 신뢰를 쌓도록 국회의원들의 전문성도 높아져야 하며, 사회적 반발이 심하긴 하지만 국회의원 수도 늘어나야 한다.
이런 변화를 통해서 ‘틀’이 갖춰진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지 물었다. “일단 증세는 꼭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먼저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세금은 ‘노동’과 ‘가족’에 과감하게 투자돼야 한다고.
“복지 지출은 규모보다 어디에 쓰이는지가 중요합니다. 일본처럼 연금과 의료 복지에 쓴다면 그냥 사라지는 돈일 뿐입니다. 노동과 가족에 쓰면 출산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20년만 기다리면 다시 세수가 늘어납니다.”
지금 정부는 기업에 ‘노동 유연성’을 주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장 교수는 “기업의 부담이 주는 만큼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노동자가 시장 안에 머물도록 하면 많든 적든 세금을 내지만 일단 밖으로 나오면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복지를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출산에 투자하는 돈을 아까워하면 안 되죠. ‘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국가가 책임진다’는 큰 틀로 접근해야 출산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의외로 빨리 출산율 수치가 뛰어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출산율의 0.3 정도가 ‘인공유산’으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유지가 가능한 합계 출산율이 2.1이고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이 1.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큰 수치다.
“만일 우리가 ‘이런 경우에만 아이 낳아 키워도 된다’는 식의 낡은 규범만 벗어난다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을 때 어떻게 키우고 학교는 어떻게 보낼지 고민할 필요 없도록 국가가 책임져 준다면 출산율이 당장 1.2에서 1.5로 뛰어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만한 투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SNS로 ‘아젠다 공유’ 현상 이어질 것”
이런 변화들이 가능할까? 당면한 선거부터 시험대가 될 것이다. 장 교수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연구해 왔다. 그는 “개방형 네트워크가 작동하면 정치를 떠났던 유권자들이 선거로 돌아오게 된다”면서 “그들이 정치를 떠났던 이유를 찾아 그 해법을 ‘사회적 아젠다’로 제시하고, 개방형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시켜 투표율을 높이면 변화도 가능하다”고 했다.
트위터와 같은 개방형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하락세라는 분석도 있지만 장 교수는 “특정 서비스는 3년을 못 가는 게 정상”이라면서도 “선거처럼 중요한 사건을 두고 사람들이 SNS를 통해서 서로 연결되고 공감대와 연대를 이뤄가는 현상은 이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들은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두 시간여의 인터뷰를 돌아보면 비관적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냉정한 분석이 있었고, 어쨌든 그에 맞는 해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길로 갈 수 있을지 없을지, 가더라도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길이 남아 있다는 자체에 아직은 안도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게 바로 ‘희망’일 것이다.
일본산수산물수입재개반대 1인 시위가 세종로 외교부청사 앞에서 매주 수요일 진행됩니다. 방사능 고위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원산지를 속이고 들어오는 고위험 수산물은 늘어나고 철저한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습니다. 설 연휴가 가까워 오면서 늘어난 수산물에 일시적인 단속이나 측정으로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동당서울시당에서는 작년에 이어 시간이 지날 수록 무뎌지는 방사능의 공포, 일본산 수산물 수입 반대를 위한 1인시위를 재개합니다. 많은 당원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올 해 추위는 유난했습니다.
여의도에서
진행 중인 콜트콜텍노동자들의 노숙 농성장에 한 두
시간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못이 날라와 부딪히는 고통이
느껴지더군요.
이제
이런 겨울도 말미에 봄이 온다는 입춘입니다.
절기라는
것이 신기한 것이,
묘하게
춥다하면 추워지고 따뜻하다 하면 따뜻해집니다.
이번
설 연휴는 우리 당원들에게 따뜻하면서 평등한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한 해 준비를 할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부가
연초부터 발표한 양대지침은 명확하게 노동조합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노동당이
오래 전부터 연대해왔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소속
노동조합 주요 간부에게 징계가 떨어지거나,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소속 노동조합 간부는 재계약에서 배제되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강력한
단체협약을 통해서 정부의 지침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만큼 노동조합이 힘을 가진 곳이 얼마되지 않습니다.
결국
정부의 양대지침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조합이라는
존재가 없어져야 한다고 믿는 듯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제나 정부의 입바른 듯한 개혁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곳부터 겨냥합니다.
그래서
더 약한 곳이 더 더 약해지도록 하고 인간이 인간 이하가
되도록 존엄성을 짖밟습니다.
노동당이
다양한 활동 중에서 싸움이 벌어진 곳에 전력을 다해서
함께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본에게는
한번의 시도이지만 노동자에게는 생존을 건 투쟁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에
대고 우리가 힘을 가지게 되면 다 해결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싸움을 통해 미래의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 노동당의
정치라고 믿습니다.
당원들께서도
많은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역시 봄은 올 모양입니다.
겨울이
깊어질 수록 봄은 가까이온다고 했습니다.
노동당은
새해에도 싸우는 사람들의 옆에서 봄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평등한 설 명절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끝]
[논평]
'노동없는
복지'의
그림자,
수당지급하라
했더니 근무시간을 줄이는 구청들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은 장애인 복지정책의 가장 근간이 되는
목표다.
특히
가족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혹은
시설 거주를 강요해왔던 지난 시기 장애인 정책에서
벗어나 장애인들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립생활의 취지라면,
활동보조인제도는
매우 중요한 제도라고 할 것이다.
많은
복지제도가 그러하듯이 활동보조인제도도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운동을 함께 해왔던 사람들이 요구해서
얻어낸 결과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요구가 2002년에
서울시가 5개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부분적으로 재정지원하면서
시작되다가 2005년에
이르러서야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겪었다.
현재는
만 6세
이상 만 65세
미만의 <장애인복지법>
상
등록 1급~3급
장애인을 대상으로 해서 활동지원서비스인정조사표에
의해 220점
이상 인정점수가 되는 대상을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운용된다.
문제는
이런 중앙정부의 활동보조제도가 예산상의 이유로
1인당
최대 118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이것도
인정점수가 380점
이상인 1등급만
해당되고 4등급은
약 48시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광역정부와
기초정부가 '추가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의
제도를 운용하는데 있어,
중앙정부-광역정부-기초정부로
분할해 지원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지원체계가 복잡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활동보조인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중앙정부의 바우처,
광역정부의
지원금,
기초정부의
지원금 등 층층이 달라지는 고용조건에 처해 있었다.
특히
일부 지방정부들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급여기준에도
미달하는 수준으로 지원하면서 생색을 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이
지난 해 전국 229개
지방정부를 상태로 조사한 실태조사를 보면,
전국적으로
49,881명에
달하는 활동보조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8.17%인
43,985명이
여성이었다.
이들의
평균 임금은 97만원이었고,
평균적으로
월 139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자립생활에 필수적인 활동보조 노동자들의 처우가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지역 장애인들의 요구에 의해 활동보조제도를 도입한
지방정부들이,
현행
[근로기준법]에
맞춰 편성한 '보건복지부
수가'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배경에는 활동조 노동자들이 보장받아야 하는 야간수당과
휴일수당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2015년
활동보조제도 지침,
보건복지부>
실제로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은 2015년
12월에
복지부 수가에 미달하는 지방정부 16곳을
고용노동부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현행
법상 직접적인 지원대상이 각급 기관이라 하더라도
직접적인 상급 기관이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44조,
제47조에
근거한 것이었다.
서울지역만
하더라도 광진구,
송파구,
강서구,
노원구,
강북구,
성북구,
중랑구
등 7개에
이른다.
실제로
활동보조 노동자들은 현재의 고용형태와 노동시간에
따라 노동자로 인정받는 이들이다.
따라서
법정수당이 당연히 지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임은 지방정부에 있다.
하지만
현재 서울지역 기초정부들은 노동조합의 고발에 대해,
아예
지원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당지급에
필요한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기존
지원시간을 줄여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상
밑돌을 빼서 윗돌에 괴는 방식이다.
이런
행태의 문제점은,
활동보조
노동자들이 당연히 보장받아야 되는 권리를 위해
장애인들이 받아야 하는 복지 정책을 줄인다는 데
있다.
복지정책
내에서 공존해야 하는 복지 노동자들과 복지 당사자들이
오히려 법정수당과 지원시간이라는 서로 다른 필요를
둘러싸고 갈등의 당사자가 되고 만다.
이런
제도 변화를 예정한 곳이 서울시내 강서,
성북,
노원,
도봉,
송파,
광진
등 6곳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활동보조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장애인들의 자립생활권은
전혀 상충하는 권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둘의 갈등을 조장하는 지방정부의 방침의 철회를
요구한다.
추가적인
조사와 관련 지침 위반 여부들을 면밀히 살펴서,
'노동있는
복지'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할 것이다.
[끝]
일본산수산물수입재개반대
1인
시위가 세종로 외교부청사 앞에서 매주 수요일 진행됩니다.
방사능
고위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원산지를 속이고 들어오는 고위험 수산물은 늘어나고
철저한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습니다. 설
연휴가 가까워 오면서 늘어난 수산물에 일시적인 단속이나
측정으로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동당서울시당에서는
작년에 이어 시간이 지날 수록 무뎌지는 방사능의
공포,
일본산
수산물 수입 반대를 위한 1인시위를
재개합니다.
많은
당원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영등포센터와 티브로드 두개의 지역센터 노동자에게
해고통보가 나왔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영등포센터의 경우 성과가 작다는 이유로 노조간부들만
해고하였고,
티브로드의
경우 조합활동이 가장 활발한 센터를 중심으로 센터
계약해지를 통한 해고였습니다.
이에
영등포당협과 서울시당은 이 두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
결합하기로
하였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영등포센터 앞에서 선전전 중인 조합원들과 영등포당협당원들)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중인 조합원들과 김상철
서울시당위원장)
[연대]
효자동
파리바게트 강제집행
1월
29일에는
오랫동안 건물주와 대치중이던 효자동 파리바게트에
용역들이 강제집행을 들어왔습니다.
이에
맘편히 장사하고 싶은 상인들의 모임,
지역주민,
노동당당원들이
함께 막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자혁서울시당부위원장이 용역들의 폭력에
맞서다 실신하여 병원에 실려가는 사태까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구자혁부위원장은
당일 퇴원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제집행을
막아낸 오후 건물주와 상인분은 극적인 협상타결을
했습니다.
강제집행을
막아낸 맘상모분들,
주민분들,
당원분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파리바게트는
동네상권을 비집고 들어오는 프렌차이즈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파리바제트 마저도 결국은 자기고용노동자란 함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뇌진탕으로
인한 실신으로 병원으로 실려온 구자혁부위원장)
[행사]
총선기획토론회
1.
민주노총정치방침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특히,
총선연합정당을
통한 총선대응은 단순히,
한번의
총선돌파를 위한 논의가 아니고,
민주노총이
정치란 부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라는 오랜
고민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총선연합정당이란
논의가 정치단체가 아닌,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에서 나왔다는 것은 민주노총이 가지고 있는
오랜 투쟁으로 다져진 전략적 감각,
높은
정치적의식을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우선,
아무리
총선연합정당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강령은 있어야
하지 않나.
대중에게
보여줄 선명한 목적과 목표를 위해서라도 이것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꼭
총선이어야 하나?
사실,
이런
논의는 지방선거에서부터 시작되었어야 했다.
그리고,
시기로
보면,
늦은감이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 총선논의,
지금은
조금 물러난 형태의 정치방침이 나올 수 있지만,
이런
정치방침에 대한 논의는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 했습니다.
이에
노동당서울시당도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기로
하였고,
현장에서만이
아닌,
정치적
활동에서 서로 논의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2.
기본소득
워크샵 어제
당사에서 서울시당 총선전략워크샵 두번째 시간이
있었습니다.
주제는
지난 1월
9일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된 총선종합계획의 정책의제 중
기본소득 입니다.
많은
쟁점이 있었지만,
기본소득
자체가 하나의 완결적이고 단일한 정책이 될 수는
없다는 것,
그래서
변화된 사회의 비전에 맞춰 기본소득이 어떤 기능을
하게 될지에 대한 설득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선거시기 공약은 그
자체로 정합성과 실현가능성이 정책 지향과 더불어
필요한 대상입니다.
그런
면에서 '공약으로서의
기본소득'과
'정책수단으로서의
기본소득'은
분리해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무엇보다
늦은 시간이었고,
원래
예고되었던 날짜에서 미뤄진 탓에 조정하기 힘들었을
텐데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많은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진행해야 하는 후속 과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좀
더 고민해서 추가 사업들을 고민하겠습니다.
지역정치 빨간펜 '구청이 들썩들썩'은 새로운 지역정치 활동의 모델을 형성하기 위해 당원이 참여하여 기초정부를 평가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구체적인 지역 현안에 대한 개입력을 높여서 당원협의회 차원의 정치활동을 준비하고, 당원 스스로가 지역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기본적인 정책역량을 갖고자 합니다. 그래서 지난 11월 22일에 정책학교를 진행했고, 12월 9일에는 구청이 들썩들썩 step1. 1월 14일에는 step2. 모임이 있었습니다.
● step3.
1부. 좋은 조례 100대 현황 중 두가지 이상을 정하여 조례 내용의 핵심을 요약 정리해 주세요. 노동당의 관점에서 의견개진도 좋습니다.
임금이 좀처럼 안 오르는 것도, 비정규직이 많아진 것도, 중소기업이 어려운 것도, 굴욕적 갑을관계가 많아진 것도, 창업이 어려운 것도, 나라 경제에 성장 동력이 안 보이는 것도 다 “재벌 대기업 때문”, 아니 “재벌 총수 가족들 때문”이라고 한다면?
철없는 젊은이나 불만세력의 비약으로 들릴 것이다. 그렇지만 일일이 통계로 근거를 대면서 이렇게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다. 장하성(63)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 지난 1월 27일 고려대 경영대에서 장 교수를 만났다.
그는 책 ‘한국 자본주의'(2014), ‘왜 분노해야 하는가'(2015)를 연달아 펴내면서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불평등’이며 그 원인이 ‘분배의 실패’라고 계속해서 지적해 왔다. 그런 만큼 인터뷰의 방향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의 진행으로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인터뷰는, 그럼에도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제기된 문제의 원인이 선명하게 하나로 수렴됐기 때문이다. 바로 재벌 대기업에 의한 경제적 집중, 총수 일가의 기형적 지배구조를 견제하지 못 한 것이다. 이것이 한국의 불평등과 갈등을 야기한 핵심 원인이라는 것이다.
원인이 명확하기에 해법도 명확했다. 그런데도 그 동안 개선 노력이 변변치 않았던 것은 “기득권이 불평등의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보고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기득권’에는 보수와 진보가 다 포함된다.
재산 아닌 임금 격차가 ‘흙수저’ 원인
“젊은 세대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국가가 발전해도 내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요.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떠올랐을 때, 학자들도 개념을 설명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국민들은 어렴풋이나마 알았습니다. ‘삼성‧현대만 부자 될 게 아니라 함께 잘 살자’는 뜻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데도 기득권들은 아직도 좌냐 우냐, 진보냐 보수냐 하는, 이념 기준으로 사회를 읽으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원인을 찾지 못하지요.”
불평등 중에서도 핵심은 ‘임금 불평등’이라는 게 장 교수가 강조하는 지점이다. 요즘 유행하는 ‘금수저‧흙수저’론은 부모의 자산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이지만, 장 교수는 “한국의 소득 불평등은 재산 격차가 아니라 임금 격차 때문”이라고 했다.
재산이 많더라도 이자나 임대료, 배당 등으로 버는 돈은 가계소득의 1%도 안 되고, 나머지는 임금소득에서 온다는 것이다. 심지어 상위 10% 고소득층도 재산 소득 비중은 1%가 안 된다. 물론 상위 1% 또는 0.1% 초고소득층의 경우는 재산 수익도 많지만, 국민 대다수를 놓고 봤을 때 임금이 소득의 대부분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즉, 임금 불평등만 아니어도 ‘흙수저’라고 절망할 정도의 불평등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2000년 이후 14년 동안 우리 경제는 74%(누적)나 성장했는데, 실질임금은 그 절반 정도인 39%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세계금융위기가 닥친 2007년 이후에도 우리 경제는 25%(누적) 성장했는데 실질임금은 고작 5% 늘었어요. 본래 경제 성장을 바라는 건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리라는 기대 때문이 아닙니까? 그 목적이 상실돼 버린 상황입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중간에 끊기 어려울 만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임금 불평등의 원인은 기업이 번 이익 중에서 ‘임금’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기 때문인데, 그 첫째 이유는 재벌 대기업, 즉 매출 순위로 상위 100위에 드는 재벌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 간의 격차에 있다.
“사람들이 잊고 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차이가 늘 심했던 것은 아닙니다. 1980년대에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90% 수준이었고, 특히 1980년에는 97%로 거의 똑같았습니다. 1990년대에도 75~80%대를 유지했어요. 지금은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0~60%대입니다. 같은 일을 해도 중소기업에 다니면 대기업 직원의 절반 남짓밖에 못 버는 것입니다.”
하청 직원은 같은 일 해도 ‘4분의 1′ 임금
재벌 100대기업은 전체 고용의 4%밖에 담당하지 않는데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내는 전체 이익 총량에서 60%를 가져간다. 중소기업은 고용의 71%를 담당하지만 이익은 35%밖에 가져가지 못 한다.
대기업의 절대적인 산업 장악력 때문에 하청 관계 중소기업의 몫은 더 적다. 현대자동차를 보면, 1차 하청기업 평균임금은 현대자동차 임금의 60% 수준이다. 2차는 36%, 3차는 24%로 내려간다. 3차 하청기업 월급은 현대자동차 직원 대비 4분의 1도 안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비정규직 문제도 작용한다. 정부 통계로만 봐도 노동자 셋 중 한 명이, 청년 세대는 셋 중 두 명이 첫 직장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한다.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정도(2015년 기준 54.4%)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이 30%대로, 정규직의 3분의 2에 불과한 것도 문제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삶 전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고용불안’이다.
장 교수는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는 1990년대까지는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도 OECD에서는 우리가 쓰는 것과 같은 비정규직 개념을 사용하는 나라가 없다”면서 “대기업이 직접 하던 부문을 외주화, 외부화 한 데다 원천‧하청의 종속관계까지 작용하면서 불평등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이 바이오 운운한 지 벌써 20년째”
미국 대선에서도 버니 샌더스 민주당 경선 후보가 소득 격차와 분배의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듯이 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문제다. 장 교수는 “어느 나라나 불평등이 커졌지만 우리나라는 그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특히 최근 들어 급격히 빨라졌다.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하던 1980년대~1990년대까지도 불평등이 악화되지 않았거나 심지어 완화된 거의 유일한 나라였습니다. 외환위기 이후로 급격히 심해져서, 지금은 상위 10%와 하위 10%의 임금 격차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3~4번째로 높습니다.”
이렇게 되는 동안 반발이 크지 않았던 것은,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 ‘경제가 살아야 나도 잘 산다’는 인식 때문이다. 장 교수는 “그래서 국민이 이만큼 분배를 참아준 동안, 불평등이 심해진 그 17~18년 동안 재벌 대기업은 성장 동력을 찾아냈느냐?”고 물었다.
지난해 말 인천 송도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 기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로 세계 1위에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일을 놓고 장 교수는 “삼성이 ‘신수종사업’, ‘미래 먹거리’라면서 바이오 운운한 것은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의 일”이라면서 “20년 동안 성장 동력을 못 찾았는데도 계속 믿고 기다려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성장 동력 찾는 것과 분배는 특히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분배를 해야 성장을 하지요. 국내 소비 없이 성장 못 한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중국도 향후 경제 5개년 계획의 핵심이 ‘내수를 통한 성장’이고 소득 증대와 분배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는데 우리는 뭘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고 대기업이 분배를 안 하는 대신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장 교수는 “기업 투자비중이 늘지 않는 것은 한국은행 국민소득계정 상에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면서 “최근에는 설비투자까지 크게 줄었다”고 했다.
‘총수 일가 장악력 유지’가 불평등의 원인
그럼 기업의 이익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언뜻 생각하면 ‘자본가’에게 돌아갈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그게 바로 한국 경제의 미스테리”라면서 “기업이 번 이익은 공급자, 노동자, 자본가 중 어디론가 가야 정상인데 한국에서는 어디로도 가지 않고 기업 내부에 쌓여 있다”고 했다.
개인저축률이 4%인데 반해 기업저축률은 18%에 달하고, 사내유보율(이익 대비 기업 내부에 남긴 금액 비율)은 199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제조업의 경우 1990년 83.3%였던 것이 2013년에는 93.7%에 달했다. 장 교수는 “기업만 점점 더 부자가 되는 나라”라고 했다.
궁금증이 생긴다. 기업이란 결국 사람들의 모임인데, 기업이 많은 돈을 지닌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 것일까? 그 답이 가리키는 바가 이날 인터뷰가 향한 곳이었다. 즉, “재벌 총수 일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는 각각 1999년, 2000년 이후로 주식발행을 단 한 차례도 한 적이 없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좋은 조건으로 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인데도요. 그런 글로벌 기업이 되라고 지금까지 지원해 준 것이죠. 그런데 실제로는 투자를 받지도 않고, 대출을 받지도 않습니다. 돈 쓸 데가 있으면 사업해서 번 돈(이익)을 가지고 씁니다. 그러다 보니 임금으로, 중소기업에게로 분배할 돈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증자 등으로 자본조달을 하면 총수 일가의 지분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재벌 그룹들이 기형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5%가 채 안 되는 총수 일가 지분으로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상황이라 자본조달을 꺼린다는 것이다.
재벌 그룹을 견제 못 한 폐해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장 교수는 “경제 전체의 성장 동력을 도리어 막고 있는 것이 재벌 대기업들”이라고 했다. 전 산업 부문에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둔 재벌 그룹들 때문에 ‘글로벌 1위 기업’이 나올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IT 부문 중에서 가장 부가가치 높은 게 시스템통합서비스(SI)라는데, 30대 재벌 중에서 22개가 SI 계열사를 두고 있습니다. 30대 기업 중 20개가 물류‧운송기업을, 10대 재벌 중 7개가 광고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각 자기 그룹 일감으로 사업하는 기업들이죠. 그런데 어떻게 세계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글로벌 기업이 나오겠습니까? 재벌그룹마다 휴대전화 만드는 계열사를 가졌다면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없었던 것과 같은 이치지요. 재벌들의 내부거래가 한국 경제에 엄청난 걸림돌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국민 망할 지경이면 국가 개입해야”
이렇게 원인이 분명하기 때문에 해법도 단순하다. 정부가 개입해서 국민들에게 분배가 더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 150조를 들여서 기업을 구제한 것처럼, 이제 국민이 망할 지경이니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구체적 방법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고. 그 중에서 장 교수가 “현 정부에서도 시도했고 미국도 하고 있는, 조금도 이상할 것 없는 정책”이라고 한 방법은 기업 내부유보금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혹은 하도급 업체 직원 임금 몫으로 돌아가는 지출에 대해 세금 혜택을 주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들은 “정부가 복지 정책 등으로 재분배하는 것보다 불평등을 교정하는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과감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는 상위 1% 근로소득자, 즉 대기업 직원 연봉을 깎아서 임금격차를 줄이자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장 교수는 “만일 그렇게 깎은 몫이 비정규직 또는 중소기업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장치가 마련된다면 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장치 없이 고소득자를 누르기만 하면 알아서 저소득자에게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방법은 비정규직 고용 요건을 ‘사람’ 기준이 아니라 ‘직무’ 기준으로 바꾸는 것이다. 노동자 개인을 놓고 ‘2년 이상 고용할 것인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2년 이상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직무라면 그 자리에 정규직을 고용해야 하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것.
“2년이 너무 짧으면 5년이라도 좋습니다. 혹은 비정규직보호법이 생긴 2007년 이후 지금까지 8년여 동안 계속해서 비정규직을 채용한 자리만이라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해 보세요. 현재 비정규직 중 최소 절반은 정규직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돼도 지금까지 ‘헬조선’이라 하던 사람들이 당장에 ‘헤븐(Heaven) 대한민국’을 외칠 겁니다.”
장 교수는 “요즘 소위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나와도 좋은 직장에 못 간다는데, 좋은 직장이 왜 없어졌겠느냐?”면서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비정규직 채용 관행만 없어져도 사방의 일자리가 다 좋은 일자리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 역시 현 정부와 재계가 주장하는 것과는 반대 방향의 해법이다. 미래 경쟁력을 위해 ‘고용유연성’이 필요하다면서 정규직을 줄이고 시간선택제‧파견직 등을 확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그야말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미래 산업 형태가 바뀌면 자연히 고용 구조도 바뀌어 갈 것인데, 그 때를 대비해서 지금부터 임시로 일하자는 그런 황당한 주장이 어디 있습니까?”
장 교수는 “이미 한국은 고용유연성이 높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평균 근속 연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짧은 5년 반이고, 근속 연수가 3년 미만인 노동자 비율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1년 미만으로 근무하는 노동자 비율도 33%나 된다면서 “세 명 중 한 명이 매년 구직활동을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다음 세대 위해 기득권이 침묵 깨야”
지금까지 불평등 개선을 위한 그런 노력이 이뤄지지 못 한 것은 “기득권층의 침묵” 때문이었다고 장 교수는 지적했다. “보수는 박정희 시대에, 진보는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이 있었던) 1987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데 이제라도 ‘기업이 잘 돼야 국민이 잘 된다’는 생각에서 깨어나서 현실을 제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20대를 ’88만원 세대’라고 했고, 지금은 20대를 ‘포기세대’, ‘잉여세대’라고 하는데, 이대로 가면 다음 세대는 ‘유령인간’이 됩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죠. 그때는 사회적 갈등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게 됩니다. 부모들이 진정으로 자녀들을 위한다면, 각자 희생하고 애쓰는 것 못지않게 왜곡된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도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인터뷰 내내 신기했던 것은, 각종 통계 수치가 즉석에서 제시된다는 것이었다. 거의 모든 논거마다 통계가 뒷받침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장 교수가 최근 집중적으로 말하고 집필한 주제라는 것, 그만큼 중요하고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장 교수가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를 만들어 소액주주운동을 시작한 1996년 이후로 20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장하성 펀드’를 내놓았던 2006년 이후 10년이 지났다. 그 동안 계속해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해온 셈이다. 책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 청년층에게 주는 강한 메시지를 담은 일, 정치인들에게 직접 훈수를 두거나 대중 강연을 해온 것 등도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20년 넘도록 같은 이야기를, 점점 더 힘줘서 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만도 하다. 그렇지만 장교수는 “젊은이들이 ‘저 사람은 왜 자꾸 우리보고 분노하라는 거야?’ 하는 반응이더라” 하고 웃으면서도 지친 기색은 내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변화, 혹은 그 징조에 대한 기대가 엿보였다. 그 답은 인터뷰 중 여러 차례 강조한 “젊은 세대들이 이미 자각하고 있다”는 말에 들어있을 것이다.
2015년, 희망제작소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 ‘희망제작소와 함께 한 2015년 어떠셨나요?’라는 이름으로 게재되었던 4편의 글을 통해, 희망제작소와 인연을 맺으신 분들의 소회를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사업현장에서, 지자체에서, 교육장에서, 자문회의에서 희망제작소와 함께하셨던 분들이 애정 어린 조언을 보내주셨습니다.
비단 이분들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희망제작소를 응원하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때문에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의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그것을 널리 퍼트려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희망제작소의 다양한 활동은 크고 작은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신문 지면이나 TV프로그램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2015년 희망제작소는 언론에 어떻게 비춰졌을까요? 워드클라우드(Word Cloud : 문서에 사용된 단어의 빈도를 계산에서 시각적으로 표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작년 한 해, 희망제작소의 활동은 언론을 통해 약 280여 회 보도되었습니다. (단순 ‘희망제작소’ 언급 제외) 워드클라우드 작업을 위해 우선 각 기사별로 전체 내용을 아우르거나 관통하는 키워드를 2~3개씩 선정하였습니다. 이후 프로그램을 통해 워드클라우드를 만들어 보았는데요.
결과는 다소 놀라웠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큰 이슈라 할 수 있는 저출산, 청년문제, 고령화 등과 맞닿아 있는 키워드의 빈도 수가 가장 높았기 때문입니다.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 3포와 5포를 넘어 7포(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집 마련, 희망, 꿈 등을 포기) 세대라 불리는 청년들, 희망이 없어 지옥에 가까워 보이는 한국 사회의 모습(헬조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동시에 희망제작소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고, 언론에서도 이런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광복 100년, 대한민국의 상상 : 소셜픽션 콘퍼런스
2015년 2월 28일~3월 1일 이틀 동안 청년들이 머리를 맞대고 100년 후(2045년) 대한민국의 모습을 상상해 본 자리입니다. 참가자들은 일자리, 교육, 복지, 민주주의, 통일, 환경 등 6개 영역에서 현재의 문제점을 찾고, 더 나은 미래를 고민했습니다.
20대 청년들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 모습을 배움, 일자리, 복지, 민주주의 등의 영역별로 정리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변화를 찾아보기 위해 진행된 연구입니다(보고서 보러 가기). 이 연구는 ‘광복 100년, 대한민국의 상상’ 참가자들이 진행한 토론 및 워크숍 내용을 기초자료로 삼아 영역별 전문가 자문, 활동가 인터뷰, 문헌조사 등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새로운 생애주기 관점으로 파악한 베이비부머들의 욕구 및 지원방안 : 사무직 중년층을 중심으로
희망제작소는 2006년부터 고령화 시대의 혁신적 대응을 위해 ‘사회공헌일자리’ 개념을 수립・확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새로운 생애주기 관점으로 파악한 베이비부머들의 욕구 및 지원방안’은, 그간 축적한 경험과 통찰을 근간으로 고령화 시대의 사회적 요구에 맞는 비전과 방안을 제시한 연구보고서 입니다(보고서 보러 가기). 보고서에서는 은퇴 이후의 삶을 노년기의 확장이 아니라 정체성, 삶의 목적, 일, 관계 등을 재조정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별도의 구획으로 명명하고, 새로운 생애주기로 New Life Cycle을 제안합니다.
작년 11월에는, 올 4월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바람직한 국회의원의 자질을 논의하기 위한 원탁토론회도 진행됐습니다. 이와 관련된 키워드(정치, 선거, 국회의원)의 빈도 수도 높습니다. 당시 많은 분들이 토론회에 참석해주셨고, 응원도 보내주셨는데요. 시민분들은 이상적인 국회의원으로 40대, 여성, 시민운동가를 꼽았습니다.
지금까지 워드클라우드를 통해 희망제작소의 활동이 언론에 어떻게 비춰졌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희망제작소의 모든 활동이 언론에 실린 것은 아닙니다. 적은 비중으로 다뤄지거나 아예 기사화되지 않은 활동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 묵묵히 그 일을 해 나가는 게 희망제작소의 역할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작은 물결이 모이면 큰 파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희망제작소가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희망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도록 옆에서 계속 응원하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 항상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노동당 마포당원협의회(아래 마포당협) 소속 당원 예지입니다. 저는 이번에 한남동에 위치한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당원분들과 함께 <TAKE OUT READING:전체주의의 기원 읽기> 모임에 참여했는데, 독서모임에서 느낀 소감들을 서울특별시당(아래 서울시당) 당원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소식지를 통해서 서울시당의 당원들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번 책 읽기 모임은 일회적인 모임이 아니라 무려 4주 동안 진행이 되었어요. 당원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책은 무려 1000페이지 가까이 되는데요, “이 두꺼운 책을 어떻게 4주 동안 읽을까?” 고민하다가 아렌트의 대가, 하승우 선생님을 책 읽기 길잡이로 초청해 하승우 선생님 지도 아래 거침없이 슥슥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림 1, <TAKE OUT READING: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읽기> 포스터
우리는 최근 ‘망명지’를 선포한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전체주의가 내재한 운동성부터 기원, 종식, 그리고 전체주의의 ‘증상’까지 한나 아렌트의 책을 통해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주의는 끊임없이 운동하며 철저히 세계정복과 영구혁명을 향한 운동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전체주의는 공리주의의 효율추구를 따르지 않지만, 공리주의는 정복, 자본의 확장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전체주의의 ‘경향성’을 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아렌트의 관점에서 테이크아웃드로잉을 향한 건물주의 탐욕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그의 탐욕을 완벽한 전체주의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그 ‘경향성’을 띄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 모임을 통해 매주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노동당 당원들과 땡땡책 협동조합 조합원분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연대’를 내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체주의의 ‘경향성’을 피부로 체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가 당원으로서 가지고 있는 실존적 고민들, 진보정당 운동에 대한 고민도 토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체주의의 기원>의 저자인 한나 아렌트는 ‘정치 공동체’의 복원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고 이 ‘공동체’는 우리가 활발히 의견을 교류하는 ‘공론장’에서 출발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정치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사람을 조직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노동당의 당원인 ‘우리’는 ‘우리와 같지 않은’, 다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만날 것이며 유의미한 공론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독자로 하여금 질문 거리들을 많이 남겨놓는 학자였는데요, 책 읽기 모임을 통해서 생긴 질문들은 차차 노동당의 활동을 통해서 당원 여러분들과 함께 깨닫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서회를 마친 뒤 당원들과 함께.
(왼쪽에서부터 나동혁, 이예지, 쥰쨩, 백상진, woofa 당원)
아쉽게도 이번 책 읽기 모임은 소식지에 이 글이 실리기 전인 2월 3일에 끝났습니다. 일찍 홍보를 하고 글을 실었더라면 더 많은 당원이 함께 할 수 있었을 생각에 아쉽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까요. 조만간 다른 책 읽기 모임을 만들 수도 있으니 기대해주시고, 읽고 싶은 책이 있으시다면 서울시당에 건의해서 주최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더 많은 당원 여러분들을 만나길 바라며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한남동 테이크아웃 드로잉(이하 테드)에 연대한 지 4주가 되었습니다. 월요일 아침과 수요일 밤부터 목요일 아침까지를 지킵니다. 월요일과 목요일은 테드에서 출근합니다. 그 외의 요일에는 시간이 되는대로 테드에 찾아가 의문의 손님으로 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앉아서 일을 합니다.
한강진역 근방의 2층짜리 카페는 작년 3월부터 임대인 싸이와 본격적인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테드의 싸움에 대해 처음 들었던 건 작년 초가을, 합정동 YG 사옥 앞의 집회에 참여했을 때였습니다. ‘싸이’라고 단호하게 외치는 테드 대책위원 한 분의 목소리가 집회 끝나고 돌아가는 길, 제 귓가에 쟁쟁 울렸던 기억이 납니다.
몇 달이 지나 서울시당에서 수요일마다 테이크아웃에 연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배지 혹은 망명지라고 불리는 곳에서 텐트를 치고 연대를 하면 어떨까, 그리고 텐트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텐트연대를 제안했습니다. 술 없이 야간농성을 하고 싶다는 의도가 가장 컸습니다. 알음알음 사람들을 모아 기획팀을 꾸렸습니다. 다음 날은 일어나서 함께 아침을 먹으면 어떨까 싶었고 기획팀 내부에서 합의가 되었습니다. 침낭과 텐트를 빌리고, 자보를 만들어 홍보하고, 사람들을 모으고.
그렇게 4주가 지났습니다.어느 밤에는 수저게임을 했고 어느 밤에는 한 당원의 생일을 축하했고 어느 새벽에는 다 같이 모여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밤에는 함께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는 함께 차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소고기 무국을 끓이던 밤, 난생 처음 들은 ‘무를 칠 줄 알아?’라는 말에 당황한 기억이 납니다. 파 뿌리를 간단하게 쳐 내는 손을, 파를 잽싸게 채 써는 손놀림이 기억납니다. 카페의 부엌이 나는 영 낯선 데, 함께 끓이던 이는 능숙하게 부엌을 꿰고 있었습니다. 그이에겐 익숙한 공간이, 나에게는 낯선 공간임을 실감했지요.
테드를 찾아 가는 길이 점점 익숙해지고 매주 가지만 연대한다는 말은 잘 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테드에서 자는 날’ 혹은 ‘오늘은 아침에 테드에 가는 날’이라고 합니다. 마감 시간이 지나 테드에서 나갈 때, ‘이 곳에 들어오면 나갈 수 없어요.’라며 장난스럽게 붙잡던 운영진 한 분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나는 영업 시간이 끝났으니 집으로 가 내 전기장판 위에서 잠을 청한다지만, 대책위 사람들은 테드에서 마음대로 집에 갈 수가 없지요. 운영진 한 분의 고양이는 오랜만에 찾아 온 반려인에게 여전히 상냥하다지만, 그래도 사람보단 빠른 고양이의 시간을 좀 더 긴 시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을 겁니다. 이 많은 사람들을 망명지에 묶어둔 임대인과 그 주변의 사람들은 이제는 더 이상 임차인을 괴롭히지 않을는지, 방송을 보며 어딘가 뜨끔하지는 않았을는지 가끔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한 장소에 얽매어 두어가면서까지 그가 이루고 싶은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대화가 시작된 이제, 이 싸움의 평화로운 해결을 바랍니다.
▲ 어느 아침, 황급히 글을 쓰는 성정치위원들
▲ 테드에서 밤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식비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신한은행 110-419-997442 강현주입니다. 매월 말에 정산 내역을 공개하려고 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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