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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의 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 누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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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의 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 누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익명 (미확인) | 금, 2018/08/17- 14:05

국내 거주 외국인 2백만 명 시대라고 하지만, 이들이 모두 같은 처지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 그 중에서도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E-9)나 선원취업자(E-10)처럼 법/제도로 인해 구조적 취약함에 노출된 이들의 노동환경에 초점을 두고 있다.

 

1. 이주노동자, 얼마나 많은가?

 

2017년 말 기준 국내 체류외국인은 총 218만 명으로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4.21%를 차지했다. 2016년 대비 6.4% 포인트 증가했고,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8.5% 포인트의 증가율을 보이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 중 취업 목적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는 총 58만 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27%를 차지한다. 취업 목적으로 입국한 것은 아니지만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F-2, 4, 5, 6)까지 포함하면 129만여 명이 한국 사회의 잠재적 이주 노동자인 셈이다.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외국인 유학생(D-2)과 어학연수생(일반연수, D-4)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143만 명에 이른다.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

단기취업(C-4), 교수(E-1), 회화지도(E-2), 연구(E-3), 기술지도(E-4), 전문직업(E-5), 예술흥행(E-6), 특정활동(E-7), 비전문취업(E-9), 선원취업(E-10), 관광취업(H-1), 방문취업(H-2), 거주(F-2), 재외동포(F-4), 영주(F-5), 결혼이민(F-6)

출처: 대한민국 비자포털 (https://goo.gl/76abbP)


취업활동을 하는 외국인 중 재외동포(F-4)를 제외하면,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이 각각 279,127(12.8%), 238,880(11.0%)으로 가장 많다. 이들은 국내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와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으로 이주해온 단순 기능 인력이다. 제도 취지에 따라 고용 업종도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농축산업, 어업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 가장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고, 고용허가제로 인해 일터에서 당하는 부당하고 차별적인 대우에 맞서기도 어려운 이들이다.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 선원취업자(E-10)는 총 16,069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0.7%) 노동환경은 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톤 이상의 연근해 어선과 원양 어선 선원취업자들(E-10)은 고용노동부의 관리를 받는 근로기준법적용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두 집단은 노동조건이 열악한 만큼 미등록 이주노동자비율도 높다.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E-9)16.7%, 선원취업자(E-10)37.3%가 현재 미등록 신분으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1> 2017년 체류외국인 자격별 현황

체류자격

체류외국인 명(%*)

미등록 체류자 명(%**)

체류자격

체류외국인 명(%*)

미등록 체류자 명(%**)

외교(A-1)

3,330(0.2)

3(0.1)

연구(E-3)

3,214(0.1)

5(0.2)

공무(A-2)

2,533(0.1)

2(0.1)

기술지도(E-4)

185(0)

2(1.1)

사증면제(B-1)

177,629(8.1)

85,196(48)

전문직업(E-5)

597(0)

9(1.5)

관광통과(B-2)

121,725(5.6)

20,662(17)

예술흥행(E-6)

3,704(0.2)

1,821(49.2)

일시취재(C-1)

28(0)

16(57.1)

특정활동(E-7)

21,206(1)

3,146(14.8)

단기방문(C-3)

199,518(9.2)

56,631(28.4)

비전문취업(E-9)

279,127(12.8)

46,618(16.7)

단기취업(C-4)

1,719(0.1)

175(10.2)

선원취업(E-10)

16,069(0.7)

5,993(37.3)

문화예술(D-1)

83(0)

2(2.4)

방문동거(F-1)

111,449(5.1)

2,774(2.5)

유학(D-2)

86,875(4)

1,112(1.3)

거주(F-2)

40,594(1.9)

3,063(7.5)

기술연수(D-3)

2,705(0.1)

1,448(53.5)

동반(F-3)

22,457(1)

486(2.2)

일반연수(D-4)

49,939(2.3)

7,209(14.4)

재외동포(F-4)

415,121(19)

1,117(0.3)

취재(D-5)

87(0)

0(0)

영주(F-5)

136,334(6.3)

0(0)

종교(D-6)

1,723(0.1)

51(3)

결혼이민(F-6)

122,523(5.6)

3,439(2.8)

상사주재(D-7)

1,340(0.1)

20(1.5)

관광취업(H-1)

2,346(0.1)

3(0.1)

기업투자(D-8)

5,939(0.3)

190(3.2)

방문취업(H-2)

238,880(11)

2,415(1)

무역경영(D-9)

2,982(0.1)

58(1.9)

기타(G-1)

21,197(1)

6,916(32.6)

구직(D-10)

6,129(0.3)

401(6.5)

관광상륙(T-1)

10,298(0.5)

0(0)

교수(E-1)

2,427(0.1)

6(0.2)

기타

54,134(2.5)

5(0)

회화지도(E-2)

14,352(0.7)

47(0.3)

 

 

 

합계

 

 

 

2,180,498(100)

251041(11.5)

출처: 2017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 (p.43)

* 체류외국인 비율(%)은 전체 체류외국인 중 체류자격별 체류외국인의 비율

* 미등록률(%)은 체류자격별 체류외국인 중 미등록 체류자의 비율

 

2. 이주노동자, 어디로부터 와서 어떤 곳에서 일하는가?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취업한 이주노동자(E-9)의 국적은 2017년 현재 베트남 38,851(14%), 캄보디아 38,798(14%), 네팔 31,509(11%), 인도네시아 29,681(11%), 필리핀 26,233(9%), 태국 24,838(9%), 스리랑카 24,330(9%), 미얀마 22,158(8%) 등의 순으로 많았다 (그림 1). 선원취업자(E-10)의 경우,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6,874(43%)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 4,590(29%), 중국 3,868(24%), 미얀마 669(4%), 필리핀 34, 스리랑카 30, 한국계 중국인 3, 키르기스 1명 등이었다 (그림 2).


noname01.png

그림 .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E-9)의 출신 국가별 구성비

(출처: 2017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

noname02.png

그림 . 선원취업자(E-10)의 출신 국가별 구성비

(출처: 2017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


2017년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이주노동자(E-9)와 선원취업자(E-10)의 사증발급현황을 보면, 제조업(E-9-1)43,541(69%)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어업(E-9-4, E-10-1, E-10-2, E-10-3) 10,936(17%), 농업 7,170(11%), 건설업 2,060(3%), 서비스업 100명 순으로 많았다 (그림3).

noname03.png 

그림 . 2017년 고용허가제(E-9)와 선원취업자(E-10)의 사증발급현황

(출처: 2017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


3.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 현황

 

2017년 정기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문진국 의원(자유한국당)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 최근 4년간 (2012~2016) 산업재해로 사망한 이주노동자는 총 470명으로, 연평균 94명의 이주노동자가 작업과 관련하여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5월 기준으로, 산재보험에 가입된 이주노동자 총 215,532명 중 2,497명이 일하다 다쳤고(10만 명당 1,159), 41명이 사망했다(10만 명당 19). 같은 기간 산재보험에 가입된 국내 노동자는 총 18,196,149명이고, 이 중 재해자는 34,931(10만 명당 192), 사망자는 800(10만 명당 4)이었다. 다시 말해, 이주노동자의 산재발생률은 내국인 노동자의 6, 산재사망률은 4배 높은 것이다.

 

<2> 2012~20175월 기준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현황

구분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5

재해발생건수

6,390

5,556

6,014

6,419

6,703

2,491

재해자수

6,404

5,586

6,044

6,449

6,728

2,497

사망자수

106

88

85

103

88

41

사고부상자수

6,165

5,373

5,839

6,227

6,524

2,410

출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문진국 의원실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전체 이주노동자의 11%를 차지하고, 산재가 발생해도 공상 처리를 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터에서 다치고 사망하는 이주노동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살까지 포함하면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권 침해로 인한 이주노동자의 사망 건 수는 훨씬 증가한다. 경남이주민센터에서 2017823일에 발표한 고용허가제 규탄성명에 따르면 (3), 지난 10년간 (2007~20178) 주한 네팔 이주노동자 중 총 36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자살은 주한 네팔인 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3> 주한 네팔인 사망통계

년도

총사망

원인

불명

자살

사고

질병

살인

상해

산재

교통

기타

2007

2

2

0

1

1

0

0

0

0

0

0

2008

7

6

1

4

0

1

0

0

1

0

1

2009

6

6

0

4

0

0

0

1

1

0

0

2010

7

7

0

3

2

0

1

0

1

0

0

2011

10

10

0

2

2

4

0

0

2

0

0

2012

9

9

0

3

5

0

1

0

0

0

0

2013

18

16

2

8

3

0

3

2

1

1

0

2014

9

9

0

2

2

1

0

0

4

0

0

2015

23

23

0

2

9

4

2

0

5

1

0

2016

20

18

2

4

7

4

3

0

2

0

0

2017(~8)

19

19

0

5

5

7

0

0

2

0

0

130

125

5

38

36

21

10

3

19

2

1

출처: 네팔인 이주노동자 자살 관련 고용허가제 규탄성명 (주한네팔대사관 자료 발췌)

이주노동자는 업무상 질병 판정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있다. 2018년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이주노동자의 업무상 질병 인정률은 38.6%로 국내 노동자 44.12%보다 낮다.

 

 

2016년 국내 노동자

2016년 이주노동자

 

판정

인정

인정률

판정

인정

인정률

9,479

4,182

44.12

176

68

38.6

뇌심혈관질병

1,911

421

22

82

25

30.5

근골격계질병

5,345

2,885

54

76

36

47.4

기타질병

2,223

876

39.4

18

7

38.9

출처: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박선희의 2018년 노동자 건강권 포럼 발표문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실태> 재구성 (근로복지공단)


4. 이주노동자 체류자격에 따른 노동환경과 인권 침해 실태

 

고용허가제를 통해 취업한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인권실태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면서,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수 차례의 실태조사가 이루어졌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이 중 몇 가지 중요한 결과들을 요약한다.

 

선원 이주노동자

 

2012년 한양대학교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주한 <어업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이 조사에서는 부산, 경남, 여수, 제주 지역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신 선원 이주노동자(E-10-2) 17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가 이루어졌다. 노동조건, 산업재해, 의료이용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근무시간과 휴일 및 휴식시간을 몰랐다또는 알고 있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80% 이상

임금조차 몰랐거나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율이 32.5%

선원 이주노동자의 16.1%만이 선주와 직접 모국어로 된 근로계약서 체결

선원 이주노동자의 58.3%가 선원해상재해보상보험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

임금체불, 산재, 폭행 등으로 관리업체에게 연락하거나 찾아갔을 때 해결 비율 29.2%

선원 이주노동자의 평균 임금 약 110만원. 은행 통장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72.2%의 선원 이주노동자 중 본인이 급여 통장을 갖고 있는 경우는 33.1%

하루 12시간 작업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6.5%

휴식시간이 아예 없거나 1시간 미만이라는 비율이 35.5%

육상에 머무를 때 숙소가 아닌 선실에서 잔다고 응답한 비율이 46.4%

선원 이주노동자 중 36.1%가 산업재해를 경험했지만, 이들 중 선원재해보상보험으로 치료 받은 비율은 21.1%에 불과했고, 52.6%는 산재로 처리하지 않고 선주가 치료비 부담.

선원 이주노동자의 93.5%가 욕설이나 폭언을 듣는 경험을 하였고, 42.6%가 폭행당한 경험이 있으며, 10.1%는 감금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

업체를 변경한 경험이 있는 26.6%의 선원 이주노동자들의 업체 변경 이유는 임금체불(42.2%)과 장시간 노동(40.0%)이 가장 많았음

선원 비자로 입국했으나 현재 미등록 신분인 14명의 선원 이주노동자들은 임금이 적어서’, ‘일이 힘들어서’, ‘폭행 때문에’, ‘숙식이 나빠서’, ‘임금체불 때문에등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 침해를 이탈의 이유로 꼽았음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2013년 사단법인 이주민과 함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주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이 조사는 전국의 농축산업 이주노동자(E-9) 161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참여 노동자들의 국적은 베트남(51.6%), 캄보디아(38.5%), 네팔(9.9%) 등이었다. 주목할 만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연구에 참여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91.3%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입국 후 사업장을 변경한 노동자의 경우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된 계약서를 제공한 경우가 35.8%로 매우 낮았고, 계약서를 교부 받지 못한 경우도 76.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고 계약서 상 임금을 아는 노동자 128명 중 (기타 업종에 종사하는 2명 제외) 26.2%가 최저임금 미만의 월급으로 계약서를 체결하고 있었다. 근무시간을 고려하여 이들이 받아야할 최저임금을 계산해보면, 71.1%의 노동자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근무 수당을 지급 받은 노동자의 비율은 38.4%밖에 되지 않았고, 임금체불을 경험한 비율은 68.6%로 매우 높았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고 계약서상 휴일을 있는 노동자 125명 중 (기타 업종에 종사하는 2명 제외) 월 평균 4회 미만 휴일 수로 계약을 맺은 경우가 84%였다. 실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월 평균 휴일은 2.1일로 나타났고, 휴일이 하루도 없는 경우도 8.2%나 되었다.

다른 사업장에 보내져서 일한 경험을 한 농축산업 노동자의 비율은 60.9%노동력 불법 공급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들 중 네 번 이상 다른 사업장에 보내진 경우가 71.4% 였으며, 대부분은 본인의 동의 없이 보내진 것이었다(74.5%).

농한기에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23.1%, ‘해고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12.4%였다.

66.5%의 응답자가 안전장비를 지급받지 못했고, 일을 하다가 다치거나 아팠던 경험이 있는 노동자 중 58.7%본인이 돈을 내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산재보험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3%에 그쳤다. 총 응답자의 43.5%가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었다고 답했다.


건설업 종사 이주노동자

 

2015IOM 이민정책연구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주한 <건설업 종사 외국인근로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여기에는 건설업 종사 일반 외국인노동자 220명과 중국동포 119명을 포함하여 총 339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외국인노동자는 건설업 종사자의 국적 비율이 가장 높은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중국 출신으로 한정했다. 노동조건, 산업안전과 작업장 환경에 관해 주목할 만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어 수준이 매우 또는 약간 서툴다고 응답한 사람이 중국동포는 10.6%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외국인노동자의 경우 37.1%로 높게 나타났다.

체류기간 초과 등으로 미등록 신분이 된 건설업 종사 외국인 노동자와 중국동포 중 근로계약서 미작성자는 각각 27.1%, 30.0%, 합법 취업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근로계약서 미소지자 비율은 국적과 합법/미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높았다. 근로계약서 교부는 위반 시 벌금형이 부과되는 법적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중국 동포의 경우 외국인노동자에 비해 숙련기능공 비율이 높았지만, 체류자격(합법/미등록)에 따라 건설현장에서 맡는 업무의 숙련 수준에 큰 차이를 보였다. 합법 체류자의 65.9%가 숙련기능공인 반면, 미등록 신분은 숙련기능공 비율이 31.3%로 낮고 조공(27.1%)과 잡부(22.9%) 비율이 높았다.

건설업 종사 이주노동자의 근로조건은 체류자격(합법/미등록)에 관계없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근로시간이 10시간 이상인 경우가 외국인노동자 83.9%, 중국동포 89.6%로 장시간 노동이 심각했다. 한 달 근로일수가 28일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외국인 노동자와 중국동포 모두에서 합법 취업자가 각각 44.4%, 16.7%, 미등록 신분 노동자보다 더 높았다.

건설업은 특히 ‘1주일 이상 연속으로 쉰경우가 58.6%로 매우 흔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 노동자는 평균 3.5, 중국동포는 평균 5주를 쉬었다고 응답했다. 이들 대부분은 일이 없어서쉬었고 (40.0%), ‘그냥 쉬고 싶어서쉬는 경우는 21.7%로 훨씬 적었다. 급여를 일당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불안정 고용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작업장 내 인권침해도 심각했다. 49.7%가 건설현장에서 조롱이나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대다수(92.1%)가 한국인으로부터 그러한 모욕을 당했다. 외국인노동자와 중국동포 모두 미등록 상태인 경우 합법 취업자보다 조롱 또는 욕설을 들은 경험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의 21.4%는 건설현장에서 폭행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건설현장에서 동료 중 신분상의 이유로 협박이나 차별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32.6%에 달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31.3%, 중국동포의 13.4%가 건설 현장에서 부상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부상 시 산재로 처리하지 않는 경우가 각각 67.9%. 76.5%로 매우 높았다. 산재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노동자의 41.2%, 중국동포의 21.4%가 본인이 돈을 내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제조업 분야 여성 이주노동자

 

2016년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젠더법학연구소는 국가인권위에서 발주한 <제조업 분야 여성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총 385명의 여성 이주노동자가 설문조사에 참여했으며, 고용허가제를 통해 취업한 이주노동자뿐 아니라 결혼이민자도 포함하어 있었다. 노동환경, 산업안전에 관해 주목할 만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사에 참여한 제조업 여성 이주노동자들의 48.6%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응답하였다. 나이가 많을수록, 저학력, 비혼, 한국어 능력이 낮고,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 종사할수록 근로계약서 작성 비율이 낮아졌다.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95.3%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체불 경험도 미등록 이주노동자에서 3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주 평균 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 40시간을 훨씬 넘는 47.0시간으로 조사되었다. 1주 평균 50시간 이상 일한다고 응답한 경우도 40.3%나 되었다. 지난 3개월간 월 평균 휴일은 평균 5.8일로 나타났지만, ‘3~545.2%로 가장 많았다.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경우 81.4%가 지난 3개월 동안 월 평균 ‘5일 미만쉬었다고 응답했다.

현장에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는경우가 43.2%나 되었고, 이 안전교육 조차 모국어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진행한 경우는 55.8%에 그쳤다. 사업장 규모가 작고 한국어 능력수준이 낮을수록 제대로 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산업재해 발생 시 산재보험으로 치료와 보상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47.2%로 매우 높았다. 특히 고용허가제로 취업한 여성 이주노동자의 산재보험에 대한 인지도는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비자를 소지한 노동자보다 낮게 나타났다.

일하다가 다치거나 아픈 경험을 한 비율은 11.9%이었으며, 이들 중 43.5%는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로 다치거나 아프지 않아서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47.8%), 신청절차나 방법을 모르거나 회사(사업주)가 원하지 않아서도 각각 23.9%, 13,0%로 높게 나타났다.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경우 치료비는 노동자 스스로 부담하는 경우가 34.8%로 가장 많았다.

제조업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미충족 의료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9%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었는데 갈 수 없었다고 응답했는데, 미등록 이주노동자에서 가장 높게 (34.9%) 나타났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가 발생하는 것은 병원에 갈 시간 부족, 병원에서의 언어 장벽, 병원비에 대한 우려, 건강보험 미가입 등으로 나타났다.


예술흥행비자 소지 이주노동자

 

2014년 한중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주한 <예술흥행비자 소지 이주민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예술흥행비자(예술·연예 E-6-1, 호텔·유흥 E-6-2)를 소지한 이주민 총 156명이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참여자의 국적은 필리핀 (77.5%), 러시아·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12.6%), 몽골(9.9%) 순으로 많았다. 이들의 노동환경, 산업안전에 관해 주목할 만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예술흥행분야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96.7%). 하지만 필리핀 이주노동자의 68.7%가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했고, 계약서 상 임금과 노동 시간, 휴일, 업무 내용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프로모션(중개자)이 임금에서 50% 이상을 공제해 가기 때문에 계약서 상 임금과 실제 받는 임금의 격차가 상당히 컸다. 근무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49.6%, 휴일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45.0%로 높았다.

예술흥행비자 노동자의 많은 수가 여권과 외국인 등록증을 본인이 소지하지 않고 있었다. 한국 프로모터, 업소 매니저 등이 이러한 신분증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술흥행비자 노동자 중 53%가 언어폭력, 46.4%가 물리적 폭력, 55%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일터에서의 폭력에 상시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업무시간이 아닌 시간이나 휴일에 강제 노동을 했던 경우가 49.7%, 외출이 금지된 경우 44.4%, 개인 활동을 감시받은 경우 51.7%,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게 제지당한 경우도 46.4%나 되었다. 감금을 당한 경우도 10.6%나 되었다. 이들 예술흥행비자 노동자에 대한 노동 강요와 개인 활동 감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흥행비자 노동자의 54.4%가 일하다가 아프거나 다쳤던 경험이 있었지만, 22.3%는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병원 장소와 이용 방법을 모른다는 점, 비용, 시간, 의사소통, 강제 출국에 대한 염려 등이 지적되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스스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36%로 가장 많았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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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근로복지공단, 눈물 흘리는 산재 노동자 (매일노동뉴스)

근로복지공단이 자문의사 의견을 근거로 중국인 노동자의 산업재해 승인을 번복하고 간병료를 회수하려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공단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노동자만 애꿎게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255

월, 2016/11/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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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글:김남균, 편집:김지현] ▲  캄보디아 출신 여성노동자 짠나(가명)씨가 숙소로 사용한 비닐하우스 전경(사진 지구인의정류장) ⓒ 충북인뉴스 ▲  캄보디아 출신의 여성노동자가 비닐하우스에서 철근을 나르고 있다.(사진 지구인의정류장) ⓒ 충북인뉴스 ▲  짠나씨가 사용한 비닐하우스 숙소 외관 (사진 지구인의정류장) ⓒ 충북인뉴스하루 11~12시간
일, 2017/08/06-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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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7/09/0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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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법원은 소송을 제기한지 10년, 대법원에 계류된 지 8년 4개월 만에 ‘대법원 최장기 미제 사건’이라 불렸던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노동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을 체류자격이 없다고 차별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무려 8년 동안 선고를 미루다 쓴 판결문은 고작 8장, 게다가 법관들이 치열하게 고심한 흔적을 찾아볼 수도 없다고 합니다. 아쉬움도 많지만 이주노동자의 결사의 자유와 동등한 권리 보장에 방점을 찍은 판결임은 확실합니다. 조영관 변호사의 판결비평으로 이번 판결의 의미와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과정을 되짚어 봅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미등록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합법화 판결

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대법원 2015.6.25. 선고 2007두4995 전원합의체 판결 (노동조합설립신고서반려처분취소)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권순일(주심) 양창수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 신 김소영 조희대 박상옥

 

조영관
 조영관 변호사

 

 

노동과 노동조합

 

얼마 전, 아르바이트 직원이 임금체불 사실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해 화가 난 사업주가 그동안 밀린 임금을 ‘10원짜리 동전’으로 지급한 사건이 있었다. 사업주는 “있는 돈 없는 돈 싹싹 긁어 줬는데 뭐가 잘못됐냐? (10원짜리 동전은) 돈이 아니냐?”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노동’을 바라보는 인식의 적나라한 단면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와 사용자는 실질적으로 대등할 수 없다. 역사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사용자는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을 수도, 체불한 월급을 10원짜리 동전으로 줄 수 있지만,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저장해두거나, 분/초단위로 나누어 제공하지 못한다. 사용자는 노동자들을 선별하여 고용할 수 있지만, 노동자는 사용자로부터 지급받는 임금을 유일한 생계수단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고용관계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대등한 계약의 당사자로 인식되었던 때는 저임금·장시간 노동 등의 열악한 근로조건도 ‘계약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유롭게 허용되었다. 그러나‘계약 해제의 자유’는 곧 사용자의 ‘해고의 자유’가 되었고, 노동자는 사용자의 자의에 따라 언제든지 생계수단에서 박탈되어 실업상태에 놓일 수 있게 되었다. 열악한 작업환경이나 장시간 노동으로 산업재해를 입더라도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 인식되었다. 

 

결국,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모이기 시작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단결활동은 오랫동안 금지되었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만들어 근로조건을 집단적으로 교섭하는 행위가 사업주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노동조합이 합법화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노동자들의 파업은 노동력의 자유로운 거래를 제한하는 위법한 행위라는 이유로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었다(한국은 아직도 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으로 노동자들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동자의 권리로 승인되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도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제33조 제1항)”고 규정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도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제2조 제4호)”고 정의하고,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제5조)”고 하여 일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음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외국인이 국내에 체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증(VISA)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비자’라고 부르는 사증은 외국인의 입국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로서 각 체류목적에 따라 나누어진다. 이 중 관광이나 일시방문 등의 목적으로 단기체류(일반적으로 90일 미만)를 넘어 국내에 90일 이상 장기체류 하려는 외국인에게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관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각 체류자격을 소명하고, 이에 따른 외국인 등록을 하도록 하고 있다. 2015년 3월 현재 우리나라의 등록외국인 숫자는 약 110만 명으로, 제주도 인구의 2배에 달한다. 

 

만약,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90일 이상 체류하면서 체류자격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거나, 최초 등록을 하였더라도 부여된 체류기간을 도과하여 국내에 계속 체류하는 경우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규정된 행정절차(외국인 등록절차)에 위반한 것이 되고, 이렇게 등록되지 않은 외국인들을 ‘미등록 외국인’이라고 부른다. 

 

한국정부는 미등록 외국인 대신 ‘불법체류자’라는 말을 공식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등록절차를 위반하였다는 것을 강조하는 행정의 언어다.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 등록절차 위반에 따른 처벌을 받는 것은 인간으로서 외국인의 아주 일부분의 모습에 불과하다. 하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용어는 사람을 ‘체류’의 관점으로 한정함으로써,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통해 그 안에 살아 숨 쉬며 존재하는 구체적인 인간을 지워버린다. 유엔의 인권규약 등 관련 국제인권문헌에서도 ‘불법체류자(illegal migrant)’ 라는 표현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undocumented migrant worker)’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지난 6월 25일, 대법원은 8년간이나 심리해오던 사건의 판결을 선고했다.‘노동조합설립신고서반려처분취소소송’이라는 다소 긴 사건명을 가진 이번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한 마디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판결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취업하여 일하고 있던 이주노동자(미등록 이주노동자 포함) 91명은 2005년 4월, 지역별 노동조합 형태인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3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노동조합 규약을 첨부한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노동부장관(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청장(현 서울고용노동청장)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거부)했다.
이주노조가 2개 이상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므로 설립신고서와 함께 ① 조합원들이 소속된 각 사업 또는 사업장별 명칭과 조합원 수 및 대표자의 성명, ② 소속 조합원들의 취업자격 유무 확인을 위한 조합원 명부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들을 제출하지 않아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③ 이주노조의 임원이 현행법상 취업 및 체류자격이 없는 외국인이므로, 그 외 소속 조합원의 신분도 주로 불법체류자일 것으로 추정하여, 이주노조를 노동조합에 가입 자격이 없는 불법취업 외국인이 주체가 되어 조직된 단체로 보고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이주노조는 2005년 6월 14일, 서울지방노동청장을 피고로 하여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거부)처분이 법적 근거가 없고, 그 반려처분은‘불법체류’이주노동자라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단결권 등 노동기본권을 차별하는 행정처분으로서 위법․무효이므로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10년이 걸린 소송의 시작이었다. 

 

제1심을 담당한 서울행정법원 제13행정부(재판장 이태종 판사)는 2006년 2월 7일 피고 서울지방노동청장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한 반면, 원고 이주노조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주노조는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였다. 서울고등법원 제11특별부(재판장 김수형 판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라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다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주노조의 손을 들어주었다. 2007. 2. 23. 피고 서울지방노동청장은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고, 무려 3명(김황식-양창수-권순일)의 주심 대법관을 거치며 8년 4개 월 만에 고등법원의 판결과 동일한 내용으로 피고 서울지방노동청장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8년간 눈감은 대법원

 

대법원의 이 사건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절차적 요건과 관련하여 “‘2개 이상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므로 조합원이 소속된 사업 또는 사업장별 명칭과 조합원수 및 대표자의 성명’에 관한 서류를 설립신고서에 첨부하여 제출하도록 보완을 요구한 것은 구 노동조합법 시행규칙 제2조 제4호에 따른 것이긴 하나, 이 조항 자체가 상위 법령의 위임 없이 규정된 것이어서, 일반 국민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지 못하므로 이주노조가 위 보완 요구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설립신고서를 반려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상위 법령의 위임 없는 시행규칙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하며 이를 근거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둘째, 실체적 요건과 관련하여“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한, 그러한 근로자가 외국인인지 여부나 취업자격 유무에 따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볼 수는 없다.”따라서,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도 노동조합 결성 및 가입이 허용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단지 외국인근로자의 취업자격 유무만을 확인할 목적으로 조합원 명부의 제출을 요구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그 보완 요구를 거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설립신고서를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33조, 외국인의 지위를 보장한 헌법 제5조, 노동조합의 정의 및 노조설립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노조법 제5조,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노조법 제9조 등에 비춰볼 때 지극히 타당하고 상식적인 결론이다. 노조법상 근로자의 범위에 대한 법리도 이미 수차례의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인정받아왔던 내용이다 (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누12067 판결 등 ). 

 

대법원의 8년이 넘는 심리 지연으로, 이주노조는 모진 수난을 겪었다. 아노아르 후세인(방글라데시) 초대 위원장을 비롯해 미셀 카투이라(필리핀) 제4대 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이주노조 주요 임원들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에 표적단속 되어 강제추방 당하거나, 입국이 거부되었다. 2015년 제323차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에서 채택된 제374차 결사의자유위원회 보고서에서는 8년째 계류된 이주노조 설립신고 상고심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체류자격에 상관없이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와 단체교섭권을 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한국 대법원에 촉구하기기에 이르렀다.

 

판결문에 미처 드러나지 못한 심리가 지연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수차례 읽어본  8장의 판결문만으로 대법원이 지난 8년 동안 이 사건을 두고 고심한 흔적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고등법원 판결문에 언급된 법리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제시한 민일영 대법관의 의견 역시 제1심 판결문 및 피고 측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원론적 내용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대법원은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눈을 감아버렸다. 

 

최고법원의 권위와 존엄

 

8년 4개월 동안 심리를 마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던 날, 이주노조 조합원들은 대법원 정문 앞에서 짤막한 기자회견을 했다. 평일 근무까지 조퇴하고 참가한 이주노조 조합원들의 모습은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법원으로 들어가려는데, 대법원 소속 경비직원들이 갑자기 평소 개방되어 있던 출입문을 모두 막고, 차량이 통과하는 정문을 약 50cm 가량 열어두고서는 메가폰으로 “재판 방청은 10명밖에 안 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게다가,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입고 있는 ‘투쟁’이라 적힌 조끼를 벗으라고 요구했다. 그 근거 규정을 물으니 당당하게 “법원조직법 제55조의2 제2항”이라고 답했다.

 

법원조직법 제55조의2 제2항 어디에도 ‘투쟁’이라고 써 있는 조끼를 입고 법원에 들어올 수 없다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하거나 하려고 하는 경우’또는 ‘그 밖에 법원청사 내에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거나 하려고 하는 경우’에 이를 제지할 수 있다고만 되어있다.

 

법원보안관리대 직원은 8년 4개월 동안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이주노동자들이 판결을 선고하는 법정에‘투쟁’이라고 써 있는 조끼를 입고 들어서는 것이 ‘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해치는 행위’ 이거나, ‘법정 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 보였던 모양이다. 

 

이러한 자의적 판단이 바로 ‘위법’ 이고  ‘월권’이라 생각한다.
최고법원의 권위와 존엄은 법원에 출입하려는 조합원들의 투쟁조끼를 억지로 벗겨내어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권보장과 정의의 구현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법부의 본연에 목적에 충실할 때 자연스레 인정될 수 있음을 대법원이 지금이라도 깨닫길 바란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금, 2015/07/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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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절반 이상 위험한 작업장에서 일한다 (한겨레)

대구·경북 지역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위험한 작업장에서 일하고, 3명 가운데 1명은 작업하다 다쳐도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위험한 작업장에서 장시간 격무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들은 29.7%가 ‘산업재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산재를 당한 이주노동자 중 37.9%는 자비로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회사에서 치료비를 대줬다는 응답은 35%이고, 27.2%는 산재보험으로 처리했다고 응답했다. 산재보험으로 처리한 것도 절반 정도는 회사에서 도와주지 않아 이주노동자들이 상담소나 노무사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80839.html

목, 2017/02/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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