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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국민연금 기금고갈론 광풍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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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국민연금 기금고갈론 광풍에서 벗어나야 한다.

익명 (미확인) | 화, 2018/08/14- 11:21

[논 평] 국민연금 기금고갈론 광풍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오는 17일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발표 공청회를 앞두고 일부 언론은 제도발전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 자세한 논의 맥락에 대한 보도는 생략한 채 기금소진 시점과 단순히 그 소진 시점을 연기하기 위한 재정안정화 방안에 대한 선정적인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들은 거두절미하고 단편적으로 나오는 ‘기금고갈’, ‘조기소진’, ‘더 많이, 더 오래, 더 늦게까지 내라’는 말에 혼란스러워 하고 또 분노하고 있다. 또 다시 기금고갈론 광풍과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의 늪에서 우리 사회가 당분간 헤맬 전망이다.

우리는 그동안 기금고갈론, 재정안정화 담론에 치우진 재정계산 논의를 줄곧 비판해 왔다. 과거 5년마다 반복된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단순히 기금고갈 시점을 연기하거나 기금 규모를 키우는 데 논의가 집중되어 왔다. 수십 년 후의 기금고갈은 당장 큰 문제이면서 현재와 앞으로 지속될 노인빈곤의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재정안정화 담론은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국민연금 제도 본연의 목적을 망각시키고 대신 곳간에 돈은 계속 쌓이는데, 노인은 계속 가난해야 하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 지금 노인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후소득보장이라는 제도 본연의 목적이 아닌 기금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면 도대체 국민연금이 왜 필요한가?

지난 1998년, 2007년 두 차례 재정안정화 개혁은 통상적인 인식과 달리 오히려 국민연금의 재정을 지나치게 건전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2040년 초반까지 기금의 규모는 급속도록 커지고, 앞으로 40년 동안 보험료를 한 푼도 올리지 않아도 급여를 지급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우리와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 다른 나라들은 기금이 고갈된 지 오래고, 보험료율도 평균 거의 우리의 두 배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은 보험료율을 유지하면서도 기금이 계속 커진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급여의 보장성이 매우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제도가 도입된 지 한 세대가 넘어 수십 년 후인 90년대부터 본격적인 재정안정화 개혁을 한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빠른 시기에 재정안정화 개혁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1998년은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겨우 10년, 2007년은 전 국민으로 확대된 지 불과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재정안정화 개혁은 재정안정에 대한 불안도 전혀 해소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제도에 대한 불신과 가입거부만 만들어 냈다.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고, 또 주위에 국민연금 받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데 수십 년 후의 기금고갈을 막기 위해 보험료를 대폭 올리거나 급여를 삭감해야 한다는 논리를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제도가 성숙하지 않았고, 제도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시기에 이루어진 재정안정화 개혁은 결국 국민연금에 대한 강력한 불신과 끊임없는 오해를 양산했다. 재정안정화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동원되었던 ‘기금고갈=국민연금 파산’이라는 유령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끈질기게 배회하는 이유다.

제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전에 또 다른 재정안정화 개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앞으로도 노인은 계속 가난한데, 70년 후인 2088년까지 기금을 유지하자는 목표와 이를 위한 재정안정화 방안은 비상식의 극치다. 현재의 추계라면 2060년에는 길 가는 성인 둘 중의 하나가 노인이고, 경제성장도 거의 멈춘다. 추계기간 말인 88년에는 총인구와 근로세대 모두 40% 가까이 감소한다. 그러나 70년 재정추계 기간은 48년 정부 수립 당시에서 지금을 보는 것과 같다. 그 사이 사회적 격변과 정책적 개입들을 모두 도외시한 상황을 가정한 결과들이다. 70년 재정추계를 통해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그 가정된 결과에 꿰어 맞춰 70년 후의 국민연금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이대로 방치하면 70년 후 한국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다.

지금 국민연금 개혁에 필요한 것은 현재 근로세대 대부분이 겪어보지 못할 70년 후를 위한 재정안정화 방안이 아니라 제도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과 국민연금의 적절한 노후소득보장 기능이어야 한다. 우리 부모가, 또 우리가, 앞으로 우리 자식이 국민연금을 통해 노후를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믿음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아프지 않다고 해서, 노인들에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건강보험을 폐지하자거나 가입하지 말자고 하지 않는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현재 서너 달 치 급여 지급분을 보유하고 있는 건강보험 준비금을 70년 후에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기금 규모를 더 키우고, 그에 따른 보험료나 국가 재정투입 규모를 계산하지 않는다. 또 그런다고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연금으로 돌아오면 우리보다 먼저 수십 년, 길게는 백년 가까이 공적연금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과거보다 지금 연금보험료를 훨씬 더 많이 내고 있다고 해서, 또 그래도 부족하기 때문에 세금이나 다른 재원들을 통해 보조하고 있다고 해서 공적연금이 잘못됐다고 하지 않는다. 제도에 대한 신뢰확보가 그래서 중요하다.

이제 우리 사회는 과거와 같이 더 이상 사적 부양에 기대는 시절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먹고 살기 위해 늙어 죽을 때까지 계속 일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금융수익이나 임대수익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이 사회적 부양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에서 그보다 더 큰 사회적 재앙은 없을 것이다. 강조컨대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하는 것은 먼 훗날까지 기금을 유지하기 위한 재정안정화 논의가 아니라 국민연금의 신뢰회복과 급여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다. 노후빈곤 예방과 적절한 소득보장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의 연금은 신뢰를 얻지 못하며, 결국 사회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최근 국민연금 논란에 대해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소득보장 확대라는 기본원칙 속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고 적절한 상황인식이다. 기금고갈론 광풍에 휩쓸리지 말자.

2018년 8월 14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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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3/05/1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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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에서 고래를 위한 해양 플로깅을 진행합니다!

우리나라 해역에 35종의 해양포유동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웃는 돌고래로 잘 알려진 상괭이부터, 제주 앞바다에서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 하트 코가 매력적인 점박이물범과 대형 고래류인 밍크고래까지, 우리나라에는 수십 종의 해양포유동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1694" align="aligncenter" width="640"] [제주도 앞바다에서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 / 출처:고래연구소][/caption]

문제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포유동물이 매년 다치거나 죽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버리는 생활 쓰레기를 먹거나, 어업 중에 버려지는 그물에 걸려 죽고 있는 것인데요. 이에 환경운동연합에서는 고래를 위한 해양 플로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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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3/05/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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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6차 전국행동의 날 "어머니의 바다, 오염수 단 한 방울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7월 22일(토) 저녁 7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평생 물질해서 생업을 이어오신 해녀 분들도, 평생 바다에서만 나고 자란 어민들도 모두가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합니다. 우리가 모이면 막아낼 수 있습니다. 더 강력하게 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의 함성이 모이는 그 날,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아낼 수 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 저녁 함께 해주세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에도 꼭 동참해주십시오! 현황 342,395명(7월 19일 오전8시 기준) http://bit.ly/오염수투기저지  
화, 2023/07/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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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과 시민이 함께한 환경운동 30년,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가장 믿음직하게 환경운동연합을 지켜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음 주부터 후원의밤 안내 및 증액 요청 안내를 위해 일부 회원님들께 전화를 드릴 예정입니다. 바쁘시겠지만 잠시 시간을 내주셔서 전화 수락을 부탁드립니다!   ? 담당자: 전효안 활동가(010-9834-7060), 장은실 활동가(010-9673-7060)   환경운동연합은 정부 보조금 0%의 시민단체로, 회원님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통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후원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꾸준히 활동하며 생태전환 사회를 함께 건너는 징검돌이 되겠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언제나 힘이 되어주시는회원님의 지지와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 문의: 미디어소통팀 02-735-7060    
월, 2023/08/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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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스테인리스스틸 밀폐용기 ‘스텐락’ 브랜드 기업

‘㈜ 씨엔티코리아’와 환경기금 협약식 진행

  ‘환경운동연합’과 ‘㈜씨엔티코리아’가 8월 11일 오후,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지구사랑 실천 환경기금 협약식'(이하 협약식)을 가졌다. 지구사랑 실천 환경기금은 환경운동연합 전문기관인 에코생활협동조합에 납품되는 스텐락 제품 판매금액의 2%를 적립하여 환경운동연합에 전달하는 기금이다. 에코생활협동조합도 같은 조건으로 기금 적립에 동참한다.   최근 기후변화,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 화학안전 사고 등 환경 문제가 인류의 생존과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환경 위기의 책임에 공감하며 경영 전반에 걸쳐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 사업과 사회적 책임을 추구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씨엔티코리아의 브랜드 ‘스텐락’은 독일의 식품·생필품·사료에 관한 위생법 인증기관인 LFGB (Lebensmittel-, Bedarfsgegenstaende- und Futtermittelgesetzbuch / Food, Consumer Goods and Feed Code)에서 ‘화학 유독 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제품’으로 안정성을 입증받은 브랜드다.   ㈜씨엔티코리아 대표 000는 협약식에서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세상을 이롭게하는 좋은 협약과 기금을 할수있게 되어 기쁘다 ”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김춘이 사무총장은 “유해화학물질은 사람의 몸, 토양, 물 나아가서는 지구를 병들게 한다. 환경운동이 생활환경분야로 지평이 확대되면서 유해화학물질없는 식기, 세제, 식자재, 주방용에 시민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화학유독물질 없는 스텐락과 같은 제품은 생활속 시민 안전 제품이니 만큼 시엔티코리아-에코생협-환경운동연합이 함께 협력하기에 매우 좋은 사례다 ”이라는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금, 2023/08/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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