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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회담, 세계 권력의 삼각구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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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회담, 세계 권력의 삼각구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트럼프

익명 (미확인) | 토, 2018/07/21- 20:14

편집자 주: 미국과 서방의 주요 여론들은 헬싱키에서 있었던 미러 정상회담(통역만을 동반한 순수한 개인적 만남)에 대하여 비난과 경멸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 주요인사들조차 트럼프에게 배신과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내 진보포탈인 Moon of Alabama는 매우 독특한 시각으로 이를 재구성하고 있다. 키신저의 조언을 받은 트럼프가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을 상인적 감각으로 느끼면서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미중러 간의 파워게임을 grand-theory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의 이러한 접근이 우리가 기대하는 북미간 평화협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7월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회담 이후 미국 내의 반응이 꽤나 재미있다. 언론은 이성을 잃어갔다. 마치 진주만 공습과 통킹만 사건 그리고 9.11테러가 모두 같은 날 일어난 것 같았다.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런데 누구와의 전쟁인가?

이러한 패닉의 이면에는 대(大)전략을 보는 상반된 시각이 숨어있다.

4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영상) 전문을 읽다가 좀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트럼프는 예전에 했던 말만 했다. 두 대통령이 진짜 무엇에 대해 이야기했고, 무엇에 동의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나중에 푸틴은 이번 회담이 예상보다 가치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비공개로 나눈 이야기이니 누설될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부터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기타 여러 분쟁지역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두고 보면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진보주의’ 진영은 이번 회담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최근 뮬러 특검의 기소 결정은 회담을 방해하기 딱 좋은 시기에 이뤄졌다. 헬싱키에서 두 정상이 만나기 전 뉴욕타임즈는 트럼프와 푸틴을 애인 사이로 묘사한 짧은 코메디 영화 한 편을 리트윗했다. 동성애혐오적 요소가 있는 이 영상을 3주나 지나 한번 더 공개한 것이다. 이런 쓰레기를 게재하다니 그레이 레이디[1]의 수치가 아닐 수 없지만,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는 성공했다. 회담 후에는 흔히 볼 수 있는 반(反) 트럼프 인사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존 브레넌(John O. Brennan)은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겼다. (@JohnBrennan – 15:52 UTC – 16 Jul 2018)

도널드 트럼프가 헬싱키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연기는 이제 “중대범죄와 경범죄[2]”의 기준을 넘어섰다. 반역죄와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멍청한 소리만 한 게 아니라 완전히 푸틴 손바닥 위에 있다. 공화당 애국자들이여, 어디에 있는가???

존 매캐인(John McCain) 상원의원은 신랄한 성명을 발표했다.

… “지금까지 미국의 그 어떤 대통령도 독재자 앞에서 이토록 비굴하게 군 적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에 대한 진실을 말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대변해 미국을 미국 답게, 국내외의 자유에 전념하는 자유로운 시민들의 공화국 답게 만드는 가치를 지켜내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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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일보

이 어리석은 자들은 트럼프의 대전략에 숨은 현실주의를 이해하지 못한다. 트럼프는 핼퍼드 매킨더(Halford John Mackinder)의 심장부 이론을 알고 있고, 러시아가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임을 알고 있다. 유라시아가 정치적으로 결속하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미국은 과거 영국이 그랬듯 해군력으로 결코 이들을 이길 수 없다. 트럼프의 반대자들은 카터(Carter)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가 거대한 체스판(The Grant Chessboard)에서 언급한 중-러 동맹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체 왜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가 트럼프에게 크림반도를 포기하도록 조언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지난 2015년 트럼프 본인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큰 그림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주장 있다.

“…  푸틴은 오바마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아주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러시아가 중국으로 손을 뻗는 순간, 미국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왔습니다.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석유 거래로 둘이 손을 잡았습니다. 우리가 둘이 손을 잡게 했다는 겁니다. 미국에게는 끔찍한 일입니다. 무능한 리더십 때문에 이들이 친구가 되었어요. 저는 푸틴하고 아주 사이 좋게 지낼 생각입니다. 아시겠죠? 우리에게 그럴 힘이 있다면 말이죠. 그리고 제재는 필요 없다고 봅니다. 러시아하고 아주 지낼 겁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많은 국가들과 잘 지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은 오늘보다 부유해질 겁니다.

세계에는 크게 세 곳의 지리적 권력 중심지가 있다. 흔히 ‘서구’라 불리는 영미/대서양권,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인 러시아로 볼 수 있는 매킨더의 심장부, 그리고 역사적으로 아시아를 다스려온 중국이 그들이다.

키신저와 닉슨(Nixon)의 가장 큰 정치적 성공은 중국과 소련을 떼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미국의 동맹이 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소련의 동맹은 끝낼 수 있었고, 미국은 동급최강,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당시 키신저도 이미 러시아와 다시 손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예견했다.

1972년 2월 14일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은 예정된 닉슨의 방중과 관련한 협의를 하기 위해 만났다. 닉슨의 역사적 중국 방문을 위해 이미 비밀리에 중국에 다녀온 키신저는 러시아인들과 비교해 중국인은 “그저 위험하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는 더욱 위험하다.”고 표현했다.

키신저는 나아가 “20 , 후임 대통령이 닉슨만큼 현명하다면 결국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 쪽으로 기울 ”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목에서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에 미국은 “이 세력 균형 게임에 매우 침착하게 임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러시아를 바로잡고 규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 방향이 뒤바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입장이 바뀌기까지 키신저가 예측한 20년이 아니라 45년이 걸렸다.

냉전 이후 미국은 20세기의 이념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믿었다. ‘일방주의’를 마음껏 행사하며 러시아를 적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 약속과 달리 나토(NATO)를 러시아 국경까지 확장했다. 이 세상 최고의 독보적인 권력이 되고자 했다. 동시에 중국을 세계무역기구로 인도해 폭발적 경제 성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렇게 균형을 잃은 정책은 결국 큰 피해로 돌아왔다. 미국은 산업 능력을 중국에 빼앗기는 와중에 러시아를 중국의 품으로 몰아넣었다. 세계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매우 비싼 것이었다. 이는 2006년 미국 경제의 추락으로 이어졌고, 미국인들은 패권의 이점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균형을 찾는 동시에 중국의 점증하는 힘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이 상황을 역전시키고자 했다.

트럼프의 생각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브레진스키는 지미 카터(Jimmy Carter)의 안보보좌관으로서 계속해서 중국에 닉슨/키신저 정책을 썼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대만을 무시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그는 여전히 미국이 러시아에 대항하여 중국과 연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의 적대감을 불러일으켜 우리에게 좋을 것이 없다. 중국과 가까이 지내면서 러시아도 혼자 남지 않으려면 이를 따르도록 하는게 미국에게는 훨씬 이롭다. 이런 구도일 때 미국은 전세계에 총체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준다.”

그런데 중국이 무슨 이유로 이런 계획에 참여한단 말인가? 어떻게 러시아를 ‘강제’할 수 있나? 그 길을 가기 위해 미국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러시아를 바라보는 브레진스키의 시각은 항시 음울했다. 그의 가족은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서부지역인 갈리시아(Galicia)에 살던 하부 귀족 출신이다. 소련이 유럽대륙 중앙까지 세력을 확장하자, 그의 가족은 폴란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러시아는 언제나 적일 것이다.)

키신저의 견해가 좀더 현실적이다. 그는 미국이 혼자서 세상을 지배할 수 없고, 반드시 좀 더 균형잡힌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극화된 세계 질서가 부각되는 지금 러시아를 미국에 위협을 가하는 요소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 균형을 위한 필수 요소로 보아야 한다.

키신저는 다시 한번 러시아와 중국의 분열을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이번에 부상해야 할 쪽은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다. 미국은 러시아와 친구가 되어야한다.

트럼프는 키신저의 견해를 따른다. 러시아와 중국을 떨어뜨려 놓기 위해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한다. 그의 (옳은) 판단에 따르면 미국에게 장기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위험한 쪽은 중국이다. 때문에 트럼프는 당선 직후부터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했고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Peter Lee 목소리로 들어보자).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중국의 손아귀에서 낚아채려는 것이고, 푸틴과는 사이 좋게 지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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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와 도널드 트럼프(사진: 한국일보)

그렇다고 러시아가 중국과의 유익한 동맹을 깨도록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행동, 특히 중앙 아시아에서의 행보가 러시아에게 장기적인 위험요소인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인구와 경제력은 러시아의 그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한번도 러시아와 관계에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다시 신뢰를 얻기까지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반면 중국은 약속을 지킨다. 그들은 ‘심장부’ 정복에는 관심이 없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더 중요한 일이 있다. 군사력이 우월한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가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는 러시아를 중립으로 만드는 동시에, 중국에 관세 및 제재를 부과하고 대만과 일본 등 반중 의도를 가진 다른 국가들을 가까이 하면서 중국의 경제력 상승에 맞서는 것일 듯싶다.

미국은 미국의 ‘일방주의 시대’를 망쳐버렸다. 러시아와 우방이 되는 대신 그들이 중국의 손을 잡게 만들었다. 패권 세계화와 일방적인 전쟁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 증명되었다. 미국인들은 그로부터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한 채 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트럼프는 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는 결국 앵글로 아메리카, 러시아, 중국이라는 세 개의 권력중심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노쇠하고 분열된 유럽은 저물어갈 것이다.) 이 권력중심지들이 서로를 향해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주변부에서 다툼이 있을 것이며, 그 중심에 한국, 이란, 우크라이나가 있을 것이다. 중앙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의 이해관계도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 큰 그림을 이해하고 있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기 위해 중국에는 맞서면서, 더 이상의 중-러 연합은 막아야한다. 이 그림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건 신보수주의자들과 신자유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냉전시대 브레진스키가 러시아를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다시 권력을 잡게 해준 경제적 세계화만이 우리가 따라야 할 참된 길이라 여전히 믿고 있다. 미국 유권자 90%가 겪은 피해를 인지하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생각이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 대한 터무니없는 반응들을 보면 트럼프에 반대하는 힘이 여전히 강하다. 그들은 사사건건 트럼프를 방해할 것이다. 이 시점의 큰 위험은 이런 자들의 세계관이 다시 권력을 장악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1] 뉴욕타임즈의 별명

[2] 미연방 헌법 제2조 4절에 대통령이나 부통령을 탄핵하는 이유로서 반역죄, 수뢰죄와 나란히 열거되는 죄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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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행동은 21대 국회 회기가 시작된 2020년 5월 30일부터 2021년 6월 30일까지 발의된 기초연금법, 국민연금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3개 법안을 중심으로 현황을 제시하고 내용을 평가한 이슈페이퍼를 발행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주요 내용 요약 >

첫째, 점점 더 많은 연금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국민연금법 발의건수만 보더라도 지난 20대 국회는 16대 국회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1대 국회 역시 불과 1년이 지났지만 총 56개 법안이 발의됐다. 이런 증가는 그만큼 노인 빈곤과 노후 불안의 심각성과 사회적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그러나 실제 법안 처리률은 다른 법안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1대 국회 역시 국민연금법 6.7%, 기초연금법 6.3%, 퇴직연금법 12.5%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셋째, 국민 노후를 위해 중요한 여러 개정안이 ‘발의와 임기만료 폐기’를 반복하고 있다.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출산(양육) 및 군복무 크레딧 개선, ▷장애·유족 연금, 분할연금 개선, ▷국민연금 관리운영비 국고지원 확대,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 확대, ▷기초연금 국고 부담 확대, ▷1년 미만 단기간 노동자 및 초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퇴직급여 대상 확대 등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과제다.

넷째,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은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 2020년 7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1년이 넘도록 시행되지 않고 있다. 기재부가 예비타당성 검토 등을 구실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더욱 절실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이 하반기부터라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

다섯째, 문재인 정부는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정부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기초연금 급여 인상에 대해서는 정부안을 발의했던 것과 대조적이며, 국민연금 강화에 대한 개혁 의지가 낮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이슈페이퍼 첨부파일 참조
2021_이슈페이퍼_21대_연금법안_현황과_평가.pdf
2021_이슈페이퍼_21대_연금법안_현황과_평가.hwp

The post [이슈페이퍼] 21대 국회 연금법안 현황과 평가 appeared first on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목, 2021/07/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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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이 모든 걸 흡수하는 와중에 정말 중요한 뉴스가 나왔다. 부동산 양도차익 등 불로소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미디어의 보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귀속 양도소득과 금융소득’ 자료를 국세청에서 받았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부동산 양도차익으로 인한 소득이 한 해 84조8천억원, 주식 양도차익이 17조4천억원, 배당 및 이자소득 등 금융소득은 33조4천억원이었다고 한다([단독] 불로소득 ‘136조’ 돈이 돈을 불렸다).

<출처: 한겨레>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부동산 양도차익 등 불로소득 규모는 135조6천억원인데 이는 2016년(112조 7천억원)보다 20% 증가한 액수다. 불로소득의 규모도 천문학적이지만 이 불로소득이 극소수에게 집중된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배당소득의 경우 2017년 전체 배당소득이 19조6천억원에 달했는데, 상위 0.1%에 해당하는 9,313명이 8조9387억원(전체의 45.7%)을, 상위 10%가 18조3740억원(전체의 93.9%)을 각각 차지했다. 이자소득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7년 전체 이자소득은 13조8천억원인데, 상위 0.1%에 해당하는 5만2435명이 2조5331억원을(전체의 18.3%), 상위 10%에 해당하는 524만3532명이 12조5654억원(전체의 90.8%)을 각각 차지했다. 부동산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신고액수를 기준으로 줄 세웠을 때 상위 10%에 해당하는 부동산 거래로 인한 양도소득이 전체 소득 84조7947억원의 절반이 넘는 53조7913억원(63.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하니 말이다.

배당소득, 이자소득, 부동산양도소득 등의 불로소득 편중도와 근로소득을 비교해 보면 불로소득의 양극화가 얼마나 극심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근로소득의 경우 상위 0.1% 초고소득층(1만8005명)이 전체 근로소득(633조6천억원)의 2.3%를 차지하는데, 이는 자산소득의 불평등도에 견주면 귀여울 정도다.

 

부동산불로소득 환수가 가장 선행되어야  

불로소득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적이다. 불로소득이 창궐하고 시장참여자들이 불로소득을 추구문하면 자산양극화와 소득양극화가 심화되고, 자원배분이 왜곡되며, 기업가 정신과 근로의욕이 소멸하고, 사회적 연대의식이 저해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 불로소득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정당성과 효율성을 결정적으로 침해하는 암종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만사를 제쳐두고 불로소득의 공적 환수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불로소득의 공적 환수에 나설 때 무엇보다 먼저 손을 대야 하는 부문은 단연 부동산 불로소득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배당, 이자 등의 불로소득과 비교불가일만큼 규모가 크며(국세청 자료는 양도차익만 집계한 것이지만, 임대소득과 귀속임대소득까지 포함하면 GDP의 30%수준이다) 불로소득 중에서도 가장 악성의 불로소득이기 때문이다. 흔히 불로소득을 다 같은 불로소득으로 간주하기 쉽지만 이는 심각한 착각이다. 불로소득도 악성의 정도가 다르다.

불로소득의 악성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1.기여 및 폐단의 정도, 2. 불로소득을 얻을 기회의 공평성, 3. 무책손실의 정도 이렇게 세 가지로 제시해보겠다. 주식과 부동산을 비교해 보자. 주식은 기업에 자금을 직접 제공하는 기여가 있으며, 비교적 금액이 크지 않아 주식투자로 인해 불로소득을 얻을 기회가 공평하고, 주식투자를 하지 않으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없다. 반면 부동산은 사회경제적으로 폐단만 있으며, 금액이 너무 커 불로소득을 얻을 기회가 소수에게 집중되고,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아도 가격이 오르면 엄청난 손실을 본다.

모든 일에는 선후와 완급과 경중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력소득은 보장하고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한다. 불로소득의 환수 순위는 부동산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조국 대전에서 승리하고 검찰개혁에 성공하더라도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에 지금처럼 미온적이라면 문재인 정부의 앞날은 어두울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도 암담할 것이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의 성공여부에 대한민국의 앞날이 걸려 있다.

목, 2019/10/1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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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하였고, 9월 9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였다. 이 한 달 동안 한국 언론은 조국 법무부장관후보에 대한 사상 유래가 없는 치열한 검증보도를 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 주역으로 등장하였다. 또한 검찰도 국회인사 청문회가 끝나던 그 시각에 조국 신임장관의 부인을 기소함으로써 또 다른 핵심 주역으로 등장하였다. 이렇게 정치권과 언론, 검찰이 플레이어가 되어서 만든 조국 이벤트는 광화문과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주최 측 추산 2백만 혹은 3백만의 시민을 끌어내는 마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을 광장으로 호출한 블록버스터급 흥행성공에도 이벤트의 주역인 언론과 검찰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검찰은 연일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 수사와 기소독점, 불공정한 검찰권 집행 등의 이슈로 궁지에 몰리고 있고, 언론 역시 부실한 사실검증과 편향된 보도, 의혹 부풀리기 등의 잘못된 보도관행으로 시민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조국장관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론 검증 보도량 감당할 수 없을 정도…”,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후보자 신분이던 한 달 동안 관련기사를 검색한 결과 적게는 13만 건, 많게는 80만 건이 검색되었다고 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장관임명 직후인 9월 10~24일의 15일 동안 주요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된 단독기사는 7개 종합일간지 99건, 7개 주요방송국 67건으로 총 16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독보도 중 검찰 및 법조계를 출처로 하는 보도가 81건에 달하고 있다.

전례가 없는 이렇게 많은 기사와 단독보도들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조국장관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도리어 정치권과 언론, 검찰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 구체회되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 10년간 진행된 서울대 입시의 실태도 알게 됐고, SCI논문의 저자 적격성 기준도 알게 됐다. 동양대에서 조국장관의 딸이 어떤 봉사를 했고, 장관의 부인이 해명 과정에서 손을 떨었다는 사실도 안다. 심지어 장관 딸의 중2 때 일기장의 압수수색 과정과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먹은 식사메뉴까지 안다. 하지만, 정작 사건의 의미와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모두들 추측한다. 이건 시민들뿐만 아니라 정작 보도를 하는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사는 ‘추측 된다’ ‘알려졌다’ ‘의혹이 있다’로 도배되어 있다.

언론 보도는 경우에 따라 ‘사실(fact)’이 ‘진실(truth)’을 감추는 경우가 생긴다. 격투기선수 출신인 K씨와 평범한 일반인 L씨의 싸움을 상상해보자. K씨와 L씨는 우연히 만난 술자리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다짐으로 벌였다. 당연히 격투기 선수 출신인 K씨가 L씨를 늘씬하게 두들겼는데, 이 과정에서 L씨도 저항하면서 K씨를 몇 대 때렸다. 다음날 기사에 L씨가 격투기 선수출신 K씨를 폭행했다는 기사가 나왔다면 어떨까? L씨가 K씨를 때린 건 팩트다. 그렇지만 사건의 실체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진실보도가 아니며, 이런 뉴스가 바로 가짜뉴스다.

바람직한 보도를 평가하는 기준은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있어야 한다. 진실보도는 사실성, 완전성, 균형성, 투명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진실보도는 사실에 기초해야 하며, 사건을 분절화 파편화해서 퍼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최대한 모두 그려야 한다. 또한 진실보도는 이해당사자 모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담아야 하고, 취재원이나 정보 소스에 대해서 가능한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기자들은 조국장관에 대한 보도가 과연 이런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봐야 하고, 독자들 역시 이런 기준을 갖고서 보도를 접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조국장관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보도에 남발되고 있는 ‘의혹이 있다’, ‘전해졌다’, ‘짐작된다’, ‘예상된다’, ‘추정된다’ 등의 추상적 서술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는지 되물어봐야 한다. 보도가 가진 사실성은 끊임없는 사실확인, 팩트검증에 의해서 충족될 수 있다. 80만 건에 이르는 보도가 얼마나 사실확인, 팩트검증을 거쳐 작성되었는지 알 도리는 없으나, 보도된 내용 자체만 보아도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보도가 얼마나 보도의 완전성을 추구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조국장관 일가에 대한 수십만 건에 가까운 보도들을 통해 조국장관 부인의 손에 떨렸는지, 압수수색이 몇 시간이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검찰이 짜장면을 먹었는지 한식을 먹었는지를 아는 것이 사건의 진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고, 이런 것이 단독이나 특종이라고 올리는 언론사들이 정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파편화되고, 분절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들이 혹시 본 사건의 진실을 덮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마치 백대 때린 가해자를 폭행당한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마법을 부리려는 의도가 없기를 바랄뿐이다.

현재 조국장관 관련 보도에서 불편한 점은 균형성에도 있다. 우리는 검찰이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검찰의 행위를 공적인 행위 내지 중립적인 행위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검찰이 기소를 하면 당연히 죄가 있으니까 국가가 나섰겠지 생각할 수 있지만, 엄밀히 이야기해서 검찰은 소송의 당사자이다. 검찰이 사건 심판의 주체라면 굳이 재판을 할 필요도 없이 그냥 검찰이 다 판결을 내리면 될 일이다. 그렇다면 언론 보도는 당연히 검찰의 주장과 동등하게 피의자에게 반론권을 제공하는 것이 정당하다. 사실 이런 검찰의존의 관행을 깨고 법원내지 공판 중심의 보도관행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언론계 내에서도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언론은 검찰의존적인 취재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을 몰고온 논두렁 시계보도의 참극을 겪고도 여전히 언론은 반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도는 최대한 투명해야 한다. 보도의 내용은 언제나 검증을 통한 사실확인의 가능성에 열려있어야 한다. 사실에 대한 검증과 재확인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취재원이 투명해야 한다. ‘관계자에 의하면’이 남발되는 기사는 좋은 기사가 아니다. 최소한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이 드러나야 하고, 취재과정에서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우리는 모든 지식과 정보가 검증가능성에 열려있어야 한다는 최소한의 룰을 가진 세상을 살고 있다. 아무리 확실하고 논리적인 지식 내지 정보라도 타인의 검증이 불가능하다면 지식이나 정보로서 인정되어서 안 된다.

기자가 진실보도를 하는 것은 어렵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무한한 팩트 검증도 불가능하고, 사건 전체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이해당사자들의 사이에서 균형잡힌 보도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계적 중립은 가능할지 모르나 균형의 추는 항상 모호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취재원을 밝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취재원이 공개에 동의를 해야 하고, 취재원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기자에게 진실보도는 시지푸스의 바위와 같은 것이다.

이 시점에서 조국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80만 건의 보도에 대해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80만 건의 보도가 그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더 나아가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보루로서 언론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많은 시민들이 왜 기성언론을 불신하고 언론개혁을 이야기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검찰이 스스로 휘두른 검이 자신의 목을 겨누게 되었듯이, 이제 검찰을 개혁하고 나면 그 다음 우리사회의 특권과 반칙을 뿌리 뽑기 위해 개혁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언론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정완규

정책연구소 이음 선임연구원

화, 2019/10/1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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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표충비의 눈물은?

지난 11월 18일 등을 포함한 많은 언론매체들에서 ‘밀양 표충비가 18일 오전 5시간 동안 1L 가량 땀을 흘렸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비록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국가중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땀을 흘리는 것으로 유명한 비석이기에 언론도 주목하지 않았나, 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

<출처: 민플러스>

실제 1894년 동학농민 운동, 1919년 3·1독립만세운동, 1945년 8·15 해방, 1950년 한국전쟁, 1985년 남북고향 방문 등에 땀을 흘렸다고 한다.

그럼 이번 눈물의 의미는? 아무래도 지소미아 연장결정(11월 22일)때문인 것 같다.

이유는 지소미아 연장결정이 국난(國難)에 해당되고, 이는 일본의 강점으로부터 지리학적 해방은 분명하나, 여전히 우리 대한민국이 이번 결정을 통해 정신사적·정치적 해방이 아직 요원함을 반증해줘서 그렇다.

달리는, 일본의 아베정부는 이번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통해 도저히 불가능해보였던(강조, 필자) 군사안보적인 지소미아문제를 역사와 경제문제로 연결시킨 것에 대한 정당성 획득과, 기간 식민지배에 대한 부정과 한일기본조약 인정 등 역사왜곡 문제도 용인 받을 수 있는 그런 양득을 취했다.

 

2. 지소미아 연장결정에 대한 진실

아시다시피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일본이 하는 걸 보고 최종적으로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결정 하겠다’면서 내놓은 근거이다. 이것만 보면 마치 칼자루를 우리(우리 정부)가 쥔 것처럼 보이는 논리포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발효·개정·기간 및 종료를 담은 지소미아 협정문 제21조의 3항 그 어디에도 ‘조건부 종료’나 ‘조건부 연장’ 조항은 없다.

그렇다면 이 결정은 ‘사실상’ 일본정부에 대한 굴복이고, 포장만 그렇게 되고 있을 뿐이다.

백번양보해 정부의 논리를 수용한다 하더라도-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아무 때나 지소미아를 중지시킬 수 있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왜 이제까지 박근혜 정부의 적폐 중의 적폐였던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이제까지 하지 못했던가? 그 물음에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결정은 철저하게 미국의 전 방위적인 압박과 현 정부에 포진되어있는 친미관료들과 참모들의 숭미의식, 적폐세력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한나라당 등 보수우파의 집중공격에 대한 굴복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해서 이번 결정은 ‘사실상의’ 일본정부에 대한 굴복과 함께, 누가 뭐래도 촛불민심과는 거리가 먼 세력들에 대한 항복일 뿐이 되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다음의 정부 태도에서 금방 알 수 있다.

모욕적인 ‘진실게임’대신, 정부의 연장결정 논리대로라면 연장결정 파기를 하면 되는데도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진실게임’만 하고 있다? 연장결정 된 순간, 이제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연장철회 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논리적 진실과 그렇게 맞닿는다.(강조, 필자)

 

3. 이제는 물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 과연 촛불정부인가?

이렇게 결과를 놓고 보면 진작 물었어야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기대가 남아있어 미적미적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번만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묻는다.

일본을 주인공으로 하여 미국이 총 연출한 정치·군사적 막장드라마이고, 수출규제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제거되어야 할 박근혜 정부의 적폐 중의 적폐이고, 또 내용적으로도 지소미아문제는 그 본질이 한일군사정보교류를 넘어 군수지원, 한반도 자위대 파견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며, 일본에 군사기술과 정보의 종속을 불러와 일본의 한반도 재침략의 길을 열어주는 전쟁동맹에 불과한데도 이를 촛불정부임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다?

역사에 ‘큰 과오가 있는’ 그런 정부로의 전락이다.

아마도 정상적이었다면 문재인 정부는 이번 일본 아베정부의 패착을 잘 활용해 지소미아 종료선언과 함께, ‘불평등한’ 한미동맹체제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하질 못했고, 그 원인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이미 곳곳에서 그러하지 못한 이유가 착착 포착되었다. 단지, 우리는 그걸 보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다.

이름하여 재임임기 반을 돈 지금 양극화 해소, 소득주도 경제를 비롯한 일자리창출, 청년실업해소정책,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제 완전도입 등 곳곳에서 공약후퇴와 기층민중 중심의 정책은 파탄되고 있었다. 대신, 경기활성화라는 미명아래 삼성 등 재벌 총수들에게는 면죄부를, 재벌해체는 요원해져버렸다.

남북관계가 기대이하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치적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도주의 문제이자 박근혜 정부 하에서도 추진되었던(강조, 발제자) 이산가족 상봉 및 식량지원 문제(의료품 포함) 등도 기대만큼 추진되지 못하고, 공약사항을 이미 넘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된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등도 재가동, 혹은 재개되지 못하였다.

명백히 우리 (민족내부)문제이고, 나름 주권국가 두 정상이 합의한 사항인데도 미국에 승인받아 진행하겠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는 태도가 그렇게 발목을 움켜잡고 있다 보니, 그러다 보니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합의해놓고도 미국의 내정간섭 기제인 한미 워킹그룹을 생성시켜 그 합의를 무색케 한다.

일련의 이런 후퇴들이 결국 지소미아 연장결정까지 오게 한 것이다.

 

4. 무엇이 문제이던가?

이를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했을 때 그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면 대략 3가지의 분명한 이유가 읽혀진다.

첫째는, 대통령 자신의 문제이다.

▲대통령으로써 가져야 할 철학이 분명한가? ▲촛불시대정신에 대한 이해가 명확한가? ▲촛불민심을 제대로 읽으려는 공감능력을 갖고 계신가? ▲결국 용인술(마키아벨리적 사고)의 부족과 인사정책에 대한 실패가 도드라진다.

둘째는, 내각과 참모의 무능, 혹은 사대의존 문제이다.

▲미국에 대한 新재조지은(再造之恩)이 보수정권을 충분히 능가한다. ▲민족적 시각은 거의 제로이고, 반면 동맹시각은 거의 100%이다. ▲촛불로 탄생된 정권에 대한 사명은 온데간데없고, ‘누구의’ 청와대이며 ‘누구를’ 위한 내각이던가? 그 물음만 남긴다.

셋째는, 집권여당 민주당의 사상누각 망상문제이다.

▲진보능력은 하나도 없으면서도 진보이미지는 절대 빼앗기려 하지 않는 과잉진보이득집착이다. ▲촛불민심 수용은 내뱉어 치면서 장기집권 20년 플랜만 몰두한다. ▲정책에 내 탓은 없고, 오로지 남 탓(전임정권과 적폐·보수야당)만 있다. ▲정당의 본령인 정치 대신, 대통령 뒤에만 꽁꽁 숨어있다.

이 모든 결과가 맞아떨어져 트럼프가 한 발언,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20181010, 현지시간)”가 쏙 귀에 박힌다.

 

5. 결론을 대신하며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그렇게 발생한다.

많은 분들이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가 민주당만의 정권이어서가 아니라 촛불정부이기 때문이었는데, 그 정치적 지지가 #3에 의해 흔들리고, #2에 의해 심리적 지지마저도 할 수 없게 만드니 그 어찌 안타깝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촛불민심과는 그렇게 멀어지고 마, 민주당 정권만으로 전락되니 (정권으로서의) 그 역사성은 분명 사라진다. 떠받치고 있던 두 기둥 중 한 기둥이 그렇게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또다시 성립시켜 물어본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과연 촛불정부라 할 수 있겠는가?(강조, 필자)

물을 수밖에 없고, 판단은 이제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진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기에 필자로써 마지막 한 순간까지 부연설명하며 대통령께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당신께서는 왜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가? (스스로를) 되묻고, 그 끝에 임기 5년만을 무난히 채우고자 한 것이 아니라면 ‘과연 나는 참모들과 관료들을 제대로 잘 쓰고 있는가?’를 그 시작으로 ‘과연 나는 지금 촛불시민들의 열망과 염원을 제대로 받아 안고 있는가?’, ‘과연 나는 지금 촛불시대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는가?’, ‘과연 나는 지금 소명 받은 그 역사의 길에서 떳떳하게 잘 가고는 있는가?’

묻고, 최종적으로는 그 결론에 민주당만의 정권에서 촛불정부로 다시 귀환하는 그런 정부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민플러스, 2019년 11월 29일에 게재된 글입니다 (필자와 협의하여 수정 후 본지에 실린 것임).

목, 2019/12/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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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이 24주 연속 상승했다는 기사, 서울의 매수우위지수(10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높으면 매수희망자가, 이 보다 낮으면 매도희망자가 많다는 뜻이다)가 125.2로 10월 초 100을 돌파한 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는 심정은 울적했다.

작년 9.13종합대책 이후 거래가 격감하고 일부 랜드마크 단지들은 가격이 꽤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는데 6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몇몇 이유들이 떠오른다. 우선 사상 최저치인 기준금리(1.25%)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금리가 낮다는 건 경제주체들의 체질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의미도 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자산상승의 실탄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당시 초이노믹스와 발맞춰 이주열의 한국은행이 공격적이고도 추세적인 금리인하를 했고, 그게 2014년 가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뇌관 역할을 했음을 많은 시장참여자들은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기억조차 희미하지만 화폐개혁 논의도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 전환에 일정 정도 역할을 한 것 같다. 화폐개혁을 하면 강남 및 서울 아파트를 들고 있는게 유리하다는 이상한 논리가 빠르게 전파되며 그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꽤 있었던 듯 싶다.

물론 ‘서울 아파트는 오늘이 바닥이다’, ‘서울 아파트는 공급이 부족해 더 오른다’라며 곡학아세와 참주선동을 일삼는 미디어와 자칭, 타칭의 부동산 전문가들 영향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 전환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건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기부터 불기 시작한 투기광풍을 출범 초에 압도적인 정책수단들을 집중적으로 투사해 잠재워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2부동산 종합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자 그해 12월에는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제 및 대출혜택을 오히려 크게 늘리는 치명적 패착을 저질렀다. 그 결과 다주택자들이 대거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또 다시 투기에 나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작년 여름에 엄청난 투기폭풍이 불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자 문 정부는 부랴부랴 9.13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9.13종합대책에도 투기심리를 꺾는 특효약이라 할 보유세의 획기적 강화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의 전면 철폐는 담기지 않았다.

정부가 투기와 전쟁을 벌일 의지가 없고 부동산 불로소득을 제대로 환수할 의지가 약함을 시장참여자들은 귀신 같이 간파한다. 부동산을 사거나 들고 있는게 이익 보다는 손해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시장참여자들은 사소한 재료나 소식에도 금방 투기심리에 포획되곤 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걸 방관한다는 건 총선을 포기한다는 의미이니 문재인 정부가 3차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긴 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3차 부동산종합대책에는 시장참여자들의 투기심리를 완전히 잠재울 대책들을 담아야 할 것이다.

언뜻 생각나는 것이 ‘보유세의 획기적 인상 로드맵 발표’, ‘3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둔 양도세 중과’,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의 전면적이고도 소급적 폐지’, ‘투기의 자금 역할을 하는 전세자금대출 제도에 대한 엄격한 관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의 대거 확대’ 등이다.

토, 2019/12/1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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