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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쉬기, 나답게 쉬기

지역

다르게 쉬기, 나답게 쉬기

익명 (미확인) | 화, 2018/07/03- 18:38

여름 휴가가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쉼과 휴식도 어느샌가 일처럼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멈춰 돌아봅니다.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쉼을 얻는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맞는 쉼 법을 찾으며 삶을 다독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홀로있기

 

어긋난 균형을 조용히 바로잡는 시간

허정우 실무자의 나홀로 쉼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는 언젠가부터 인공적인 생활환경에 갇힌 채 빠른 속도를 ‘견디며’ 살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면 백패킹과 프리다이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7년째 하고 있는 백패킹은 혼자 조용한 산이나 바닷가, 계곡에 가만히 앉아 주어진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자연 속에서 먹고 자는 것이 주된 행위이기 때문에 준비와 요령이 적잖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도구들을 넣을 수 있는 배낭 하나만 있으면 원하는 곳으로 단출하게 갈 수 있습니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는 사색을 해도 좋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어도 만족감이 큽니다. 흔히 말하는 ‘멍 때리기’만 해도 좋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그때의 감정들을 곱씹어 보고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됩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서 감수성을 깨우고 싶으면 ‘굳이’ 배낭을 짊어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갑니다.

원시시대부터 자연 속에서 살아가던 경험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인지 요즘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좋지 않은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마치 포장마차에 온 것인 양 술판을 벌이며 고성방가를 하고, 온갖 종류의 오물을 곳곳에 투기하고, 나무를 끌어 모아 캠프파이어를 하고, 자연을 헤집고 망가뜨린 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돌아갑니다. 백패킹을 하는 사람으로서 반면교사로 삼고 있습니다.

백패킹의 제1원칙은 ‘흔적 없이’입니다. 다녀갔던 흔적이 없으려면 자연히 준비물도 간소해집니다.
세상과 단절되어 쉼을 찾고자 하면서 세상을 싸 들고 오는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먹을거리는 가급적 불을 사용하지 않는 비화식(非火食)으로 준비하고, 되가져올 것을 감안해 식품 포장도 최대한 줄여서 챙깁니다.
되도록 휴대폰도 멀리합니다. 이동은 등산로를 이용하고, 다른 등산객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쉰다면서 힘들게 배낭 메고 산에 올라가서 자는 이유를 많이 묻는데, 그때마다 ‘기운이 생긴다’고 답합니다. 백패킹은 참 좋은 쉼입니다.
빠르게 흐르는 도시 삶의 메마른 일상과 생각을 다시 채우고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주말에도 맑은 새소리와 향긋한 커피향, 기분 좋은 산들바람을 느끼러 다녀올 예정입니다.
바쁜 도시 생활로 머릿속이 건조해지셨다면 배낭을 둘러메고 자연 속에서 자연처럼 시간을 보내는 백패킹을 권하고 싶습니다.

 

허정우 한살림연합 실무자

 

 

2. 관계맺기

 

함께라서 쉴 수 있어요

<숲육아> 소모임의 더불어 쉼

 

 

아이는 선물처럼 이 세상에 옵니다.
하지만 탄생의 기쁨과 함께 부모는 곧 잠이 부족해지고, 잠시도 아이에게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할 즈음이 되면 아이들의 지치지 않는 체력을 따라가기가 벅찹니다.
아이는 존재 자체로 행복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기쁨과 걱정, 행복과 수면 부족이 교차하는 육아의 순간순간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면 어떨까요?

한살림성남용인의 육아 소모임 <숲육아>는 3년 전 비슷한 또래의 엄마 조합원들이 모여 만들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지 않은 날에 <숲육아> 단체 채팅방에 공지를 띄웁니다.
‘오늘 4시, 분당중앙공원으로 모이세요.’ 모임에 참여하는 조합원 11명 중에서 시간이 되는 사람은 아이와 함께 나옵니다. 오랜 시간 가족처럼 정이 들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도 계속 놀러오는 분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퀵보드를 한쪽에 세워놓고 나뭇가지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잔디밭에서 나무 밑동을 한참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엄마들은 돗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가 잘 있는지 수시로 고개를 돌려봅니다.
혼자라면 눈코 뜰 새 없겠지만 여러 명이 함께 신경 쓰니 앉아서 대화를 나눌 여유가 생깁니다.

“모임에 나오기 전에는 아이랑 하루 세 번씩 산책을 나갔어요.
이젠 아이들끼리 자연에서 에너지를 쏟을 수 있으니까 엄마몸도 편하고 아이도 하루를 알차게 보내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것 같아요.” 신지윤 조합원은 <숲육아>에 함께 하면서 좋은 점을 설명했습니다.
7개월 된 아들을 둔 <숲육아>의 막내, 강찬미 조합원은 <숲육아>에 함께하면서 힘든 시간을 함께 나누고, 언제든지 도움을 구하기도 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족처럼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말에는 다 같이 “맞아! 맞아!” 하면서 공감을 합니다. <숲육아>에 참여하는 엄마들끼리 아이를 같이 돌보기도 하지만, 아예 본인 집에서 모임을 열어 집까지 맡겨 놓고 따로 시간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쉰다고 하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생각하지만 때론 함께라서 더 좋은 쉼이 되기도 합니다.
한살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쉼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3. 나만나기

 

최은승 조합원의 명상을 통한 쉼

고요하게 머물며 나를 만납니다

 

집 근처에 삼일공원이라고 있습니다.
쉬는 날이면 휴대폰과 손수건만 챙겨 들고 경쾌한 걸음으로 집을 나섭니다.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나무 아래 손수건을 깔고 누워 눈을 감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나를 느낍니다. 종종 반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차분하게 명상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나만의 휴식 시간을 갖고 돌아오는 길은 더없이 상쾌하고 즐겁습니다.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함으로써 삶의 때를 한 겹 벗기고, 새롭게 에너지를 충전하는 듯합니다.

명상의 즐거움을 모르는 가족들은 가끔 이해를 못하겠다고 얘기하지만, 제가 이런 쉼에서 얻은 에너지로 다시 가족들에게 기운을 북돋을 때는 명상의 효력(?)을 어렴풋이 느끼는 듯합니다. 특히 딸이 회사 생활의 고단함을 저에게 토로할 때 진심으로 들어주고 긍정의 기운을 보내면 딸도 지친 마음에 위로를 받습니다.
예전에는 옳게 처신하는 방법을 알려줘야한다는 사명감에 내 말을 하기 바빴는데, 이젠 명상을 통해 넓어지고 환해진 마음 덕분에 온전히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하고 있는 명상은 한살림연수원에서 배운 ‘한밝음명상’입니다.
호흡을 편안하게 하며 마음속에 어떤상을 그리며 집중합니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나 아름다운 풍경, 좋아하는 영화의 장면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계속 그 상을 생각하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봅니다.
감각이 섬세해지고 현재의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며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도 차분하고 고요하게 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됩니다.
명상의 기쁨을 안 뒤로 시간이 나면 조용한 곳에 가서 명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저에게는 명상이 곧 휴식이자 저를 돌보는 일인 것 같습니다. 고요하게 머물며 나 자신을 성찰하고 내 마음의 그릇을 커지게 하는 일입니다.
때로는 여행길에서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앉아 명상을 하다보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 듯 한 기분입니다. 나이를 잊고, 처지를 잊고, 걱정을 잊고, 대신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편안함, 평화로움, 생명력을 얻기 때문입니다.

 

최은승 한살림서울 조합원

 

 

4. 땀흘리기

 

김기중 조합원의 몸을 움직이는 쉼

몸을 움직이고 땀 흘리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쉬게 해요

 

체온이 상승하면 우리 몸은 땀을 냅니다.
더운 여름 불청객 같은 땀이지만, 우리 몸은 땀을 통해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피부 표면을 식혀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이렇게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땀과 함께 쉼을 얻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한살림고양파주 김기중 조합원은 텃밭을 가꾸고, 한살림 생산지에 방문해 땀 흘리고 일하며 쉼을 누립니다.
지난 6월 7일, 괴산에 있는 우리씨앗농장 손모내기 행사에 참여한 김기중 조합원을 만났습니다.
땀 흘리기는 적극적인 쉼의 방법 김기중 조합원은 한살림에서 활동가로 있으면서 텃밭 소모임을 꾸렸습니다.

혼자서는 망설였던 일을 활동가가 되고 나니, 한살림에 이런 활동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게 7년 전 처음으로 조합원들과 텃밭을 일구었습니다. 활동가를 그만둔 지금도 여전히 텃밭을 가꿉니다. 주말이면 10평 남짓한 텃밭에서 몸을 움직이며 땀을 흘립니다.
그는 땀 흘리는 쉼이 ‘적극적인 쉼’의 방법이라 이야기합니다. 몸이 가는대로 두지 않고, 쉼을 찾아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다 한살림 덕분이에요 김기중 조합원은 한살림이 아니었다면 이런 쉼을 누리지 못했을 거라 합니다.
한살림 활동가로 한살림을 시작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났고, 그 기운으로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강의에서 사람은 ‘머리와 몸, 마음이 균형을 이루며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쓰면 그만큼 몸도 움직이고,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컴퓨터 앞에 앉아 머리를 많이 쓰게 되는데, 그만큼 몸이 움직이는 시간을 마련해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에게는 텃밭 가꾸기만큼 생산지 일손돕기 역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생산자 이야기를 들으며 땀 흘리는 삶에 대한 확신과 존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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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온라인활동단_14기모집_블로그본문

 

[한살림 온라인활동단 14기 선발자]

한살림 온라인활동단 14기 선발자를 발표합니다.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셨으나 아쉽게도 25분만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블로그 모집 인원_15명]

번호

이름

 핸드폰 끝번호 3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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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1

김병수

*059

한살림성남용인

경기 용인

2

장연희

*837

한살림서울

인천 남동구

3

최고은

*083

한살림춘천

강원 춘천

4

권은현

*862

한살림서울

서울 영등포구

5

최희원

*111

한살림서울

서울 은평구

6

김해련

*537

한살림경북

경북 안동

7

황해영

*858

한살림경기서남부

경기 화성

8

이정희

*124

한살림서울

인천 부평

9

김수영

*502

한살림대구

경북 김천

10

한송희

*458

한살림청주

충북 청주

11

박지현

*406

한살림광주

광주 동구

12

정지현 *826 한살림경기남부 경기 의왕

13

한이채 *729 한살림서울  서울 관악구

14

서원경 *682 한살림성남용인 경기 용인

15

조한결 *545 한살림대구 대구 달서구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모집 인원_10명]

번호

이름

 핸드폰 끝번호 3자리

소속

지역

16

김지희

*478

한살림경기동부

경기 광주

17

최유미

*234

한살림성남용인

경기 성남

18

신지윤

*444

한살림성남용인

경기 성남

19

이효은

*145

한살림대구

대구 수성구

20

강찬미

*876

한살림성남용인

경기 성남

21

김수성

*126

한살림대구

경북 구미

22

이효경

*455

한살림성남용인

경기 성남

23

조혜원

*225

한살림서울

서울 서대문구

24

김효빈 *595 한살림성남용인 경기 성남

25

이은경 *908 한살림서울 서울 중구

 

한살림 온라인활동단 14기에 선발된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향후 활동사항에 대한 안내를 위해 개별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즐겁고, 꾸준히 활동해 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목, 2017/02/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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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와 함께 한 2015년 어떠셨나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베어나왔던 절망과 한숨의 소리를 희망과 대안을 찾는 활동으로 바꾸고자 했던 한 해였습니다. 그러한 활동들 속에서 희망제작소와 만났던 분들께서 2015년을 돌아보며 정성스런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아파트 작은도서관에서, 또 다른 심장을 찾는 퇴근후렛츠 모임에서, 목민관클럽 포럼과 연수활동에서, 그리고 한국사회 대안을 찾는 새로운 연구작업까지…올 한 해 희망제작소와 함께 해주신 분들의 인사, 감사히 듣겠습니다.

[희망제작소와 함께 한 2015년 ② 목민관클럽 대표]

지방자치 실시 첫 해에 기초의원이 되어, 주민이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며 줄곧 달려왔으니 내 정치경력과 지방자치는 똑 같은 나이다. 최근 몇 년간 중앙정부의 통제 특히 재정자치의 숨통을 조여오는 상황에서 목민관클럽은 회원 단체장들의 산소통 역할을 했다. 창립 당시 희망제작소 소장이었던 박원순 시장의 지방자치에 대한 경험과 열정은 지역에서 올바른 지방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단체장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음은 새삼 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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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와 함께 한 2015년을 돌아보면, 첫 1박2일 프로그램에서 여러 단체장들이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밤샘토론을 했던 생생한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목민관클럽 단체장 대부분이 재선에 성공하였고, 전국적으로는 1/4에 해당하는 60여 명이 참여하는 견실한 조직이 되었다. 어느새 단체장은 물론이고 소속 공무원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배우는 참 좋은 모임으로 발전한 것을 보면서 희망제작소를 이끌고 계시는 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힘들고 빡빡하기로 정평이 난 목민관클럽의 해외연수는 여러 프로그램 중 단연 백미로 꼽힌다. 금년 영국∼스페인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 연수는 지역의 비전을 고민하던 나에게 가능성의 해답을 찾아가는 빛줄기가 되고 있다.

세상은 스스로 진화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세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진화한다. 목민관클럽 활동을 통해 세상이 조금이라도 진화되기를 희구한다. 홍미영 목민관클럽 대표

[희망제작소와 함께 한 2015년 ① ‘작지만 아름다운 아파트 작은도서관 희망학교’ 참가자분들]
[희망제작소와 함께 한 2015년 ③ 퇴근후Let’s 참가자]
[희망제작소와 함께 한 2015년 ④ 연구자문위원]

화, 2015/12/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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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2016년 말부터 시작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은 우리에게 벚꽃 대선을 맞게 했다.

주말마다 각 지역 광장에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상기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출판계에서는 헌법과 민주주의에 관한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하여금 ‘더 나은’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을 일상으로 가져오게 했다. 오는 5월 대선은 그 성찰이 발현되는 때다.

청소년 선거권에 인색한 대한민국

지난해 광장의 촛불집회는 수많은 대학생과 청소년이 시민으로 참여했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은 미래세대가 아닌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청소년들은 적극적 의사 개진과 행동으로 더는 자신의 삶과 정치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어른들이 자각하지 못한 사이 청소년은 수많은 미디어와 채널을 이용해 정보를 얻고 있고, 기발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며 정치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시국에 대해 스스로 옮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청소년의 선거권에서는 유독 인색하다. 2008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세계 각국의 선거권 연령요건을 조사했다. 벌써 10년이 넘은 자료인데도 당시 전 세계 187개 국가 중 147개 국가가 18세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중에는 한국보다 정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국가도 있었다. 특히 북한과 동티모르가 17세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016년 8월 자료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19살 이상을 선거연령으로 정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회원국 중 대다수인 34개국에서 18살 이상 선거가 가능하다. 독일, 뉴질랜드, 스위스의 일부 주와 오스트리아는 16세부터 투표할 수 있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나머지 나라들은 18세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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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35개 회원국 선거권 연령 현황(자료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관계법 개정의견’/2016년 8월)

정당과 정치 이해 돕는 U-18 모의투표

바로 옆 나라인 일본의 경우도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해결방안을 젊은 세대의 활발한 정치참여에서 극복해보고자 선거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췄다(2015년 6월). 독일은 47년 전인 1970년에 헌법을 개정하여 연방의회 선거권 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낮췄다. 또한 선거연령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1996년 베를린의 한 모의투표소에서 U-18 총선모의투표가 시작되었다.

U-18 투표는 국적 상관없이 독일에 거주하는 18세 미만의 시민에게 제공되는 기회이다. 18세부터 가능한 연방의회 선거에서 배제된 17살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정당과 정책에 대한 견해를 가지고 투표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모의투표소는 요청하면 어느 곳에든 설치할 수 있다. 초등학생이 요청하여 설치되는 일도 있고, 부모가 자녀와 함께 마을의 공원에 투표소를 마련하기도 한다. 거리, 광장, 공원, 학교 스포츠클럽 등 다양한 곳에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으며, 투표 전에는 선거 쟁점과 견해를 듣는 인터넷 방송도 진행된다. 내무부 산하 연방정치교육원과 지방정부 및 시민단체에서 재정지원을 하고 있으며, U-18 네트워크가 전국의 자원봉사자들과 투표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정당과 정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들의 정치적 견해가 대중에게 인지될 기회도 마련된다. 사회민주당, 녹색당, 좌파당은 ‘더 오래 삶을 이어갈 세대가 정치적 미래를 결정하는 주체로 참여해야 하며, 16~17세도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충분히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16세 선거권’을 연방의회 선거까지 확대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 전세계 각국의 선거연령을 알려주는 chartsbin(http://chartsbin.com/view/546)

군대도, 근로계약도, 운전면허도, 결혼도 되는데… 선거는 왜?

한국의 18세 청소년은 현역병으로 군대에 지원할 수 있고, 부모의 동의 없이도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운전면허 취득도 가능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권만은 예외다. 병역이행, 근로 수행 능력을 18세로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률과 비교하여도, 한국의 18세 청소년은 이미 독자적인 정치 판단능력을 갖춘 나이로 인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른들은 선진국의 교육방식이나 커리큘럼 등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한국의 청소년이 다른 나라의 청소년과 동일하게 독립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18세 선거권 보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2018년 지방선거 투표권 연령 하향을 시작으로 청소년의회, 정당과 선거운동의 보장 등 현행제도와 법률이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상상하여 새롭게 구성할 수 있길 바란다.

– 글 : 강현주 | 시민사업팀 팀장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정치관계법 개정의견 (자료 보기)
– 한겨레 2017년 3월 30일자 기사 : 한 살부터 온 국민이 투표하는 나라 있다 (기사 보기)
– 한겨레21 2016년 9월 6일자 기사 : 18세 선거권이 전부는 아니지만 (기사 보기)
– 오마이뉴스 2016년 10월 8일자 기사 : 일본도 청소년 참정권 보장, 한국만 남았다 (기사 보기)
월, 2017/04/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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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어르신 아카데미를 진행합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이웃과 함꼐 노후를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전문 강사와 하메 이야기 나눠요. 

일시 : 7월 8일(금) ~ 8월 3일(수) 오후 2시 (주 2회)

장소 : 성북지구 활동방 야단법석(성북구 동선동 5가 2번지 2층)

대상 : 서울시 거주 60세(57년생) 이상 누구나 30명

문의 : 02-3394-5420 (오전 10시~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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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서울 홈페이지

화, 2016/07/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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