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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반공주의의 종언과 평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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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반공주의의 종언과 평화복지국가

익명 (미확인) | 일, 2018/07/01- 13:16

반공주의의 종언과 평화복지국가1)

 

윤홍식 |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반공주의의 종언

무겁고 낡은 반공주의의 사슬이 끊어지는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수감은 박정희식 반공개발독재의 환상에서 우리를 깨웠다. 박근혜 정권이 자행한 민생파탄과 민주주의의 퇴행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경제성장만 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반공개발독재의 최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곧 박정희 체제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여전히 박정희 체제의 근원이었던 반공주의라는 오래된 사슬에 묶여있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반공주의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반공주의와 반북주의로 무장한 색깔론은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이 개혁세력을 공격하는 전가의 보도였다. 정부여당의 개헌안에 대해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은 사회주의 헌법이라고, 한국을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려는 불순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색깔론을 덧씌우면 괴물이 되고 마는 세상이었다. 더욱이 북미 간의 적대행위는 한반도에서 죽음의 전쟁이 다시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을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협박했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이라고 비난하면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단행하겠다.”라고 응수했다. 약삭빠른 아베 정권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 체류 중인 일본인을 피난시킬 대책을 총선 공약에 넣어 발표했다. 또다시 우리의 운명이 다른 이들의 손에 의해 결정될 것 같았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남북의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역사가 만들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수가 그렇게 증오했던 ‘빨갱이’ ‘주사파’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으며 평화와 민족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하나가 죽어야 끝날 것 같았던, 도저히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손을 맞잡고, 서로를 상찬하는 거짓말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드디어 우리 손으로 반공주의의 사슬을 끊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 이상 반공과 반북을 빌미로 개혁적 변화를 가로막는 구태를 반복할 수 없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의 목적은 국민에게 보다 더 나은 삶을 보장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승리하려는 반공주의의 산물이었다. 반공을 위한 죽음을 건 체제경쟁에서 사람의 안위가 존재할 공간은 없었다. 어떻게든 경제를 성장시켜 공산당을 물리칠 수만 있다면 그것이 곧 국가의 존재 이유였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에서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이슈로 제기되었지만, 사실상 결정적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은 NLL을 둘러싼 반공주의였다.

 

한반도에서 남북한 권위주의 세력의 적대적 공존이 사라지고 평화체제가 실현되어 남북이 모두 한반도의 주체로 승인되는 순간 한국 사회에서 반북·반공의 정치적 효용성은 사라질 것이다. 대신 분배를 둘러싸고 계급과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다양한 정치세력이 경합을 벌이는 민주적 장이 열릴 것이다. 이제 누구도 두려움 없이 사회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자본주의의 대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정의와 평등을 외치는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이 ‘빨갱이’라는 사슬에 묶여 고통 받을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이렇게 한국 복지국가의 새로운 길을 여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이다. 상상해 보라. ‘빨갱이’이라는 올가미 같은 사슬이 끊어지고, 보수와 진보가 민생을 위한 복지정책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그날을. 이렇게 남북화해와 북미화해로 시작된 반공주의의 종언은 한국 사회가 박정희식 반공개발독재에서 벗어나 평화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열 것이다.

 

ⓒ 청와대 홈페이지

 

 

평화복지국가

평화복지국가는 반공주의와 경제성장 제일주의라는 반공개발국가를 대신해 한국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평화복지국가에 대한 선험적(先驗的)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회체제의 성격이 그렇듯 평화복지국가는 한국사회의 사회·정치·경제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정의되는 것으로 196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권위주의적)반공개발국가의 대척점에 서있는 대안체제이다. 평화복지국가는 남북한의 극한대결을 조장하고, 한국사회 내부에서는 반대세력과 진보적 정치세력을 탄압하며 민주주의를 무력화·형애(荊艾)화시키는 반공주의(반북주의)의 존립근거인 한반도의 적대적 분단 상황과 동북아시아의 냉전적 대결상황을 평화체제로 대체한다. 이를 통해 평화복지국가는 한국사회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재벌중심의 신자유주의적 개발주의 성장방식을 지양하는 사회가 시장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함으로써 성장의 결과가 공정히 분배되는 복지체제이다. 

 

물론 평화복지국가는 한국 사회가 지향하는 최종목표는 아니다. 스웨덴 복지국가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사회가 실현해야할 평화복지국가는 우리들의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잠정적 유토피아(Provisoriska utopie)가 되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복지국가는 어떤 고정된 도그마를 주장하지 않는다. 평화복지국가의 모습은 국내외적 조건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그런 대안체제이다. 평화복지국가가 우리가 꿈꾸어야하는 최종목적지가 될 수는 없지만 평화복지국가는 우리가 매 시기 직면하는 구조적 조건이라는 가능성의 한계 내에서 모든 시민들이 선택하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 평화복지국가는 1945년 해방공간에서 민족의 절대다수가 지지했던 민주주의에 기반 한 사회주의, 즉 사회민주주의의 전통을 21세기 한반도에 창조적으로 재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평화복지국가인가?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적대적 대결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사회 내에서 민주주의도, 복지국가도 완전할 수 없다. 첫째, 반공주의(반북주의)는 단순히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것을 넘어 (권위주의)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세력과 진보세력을 억압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동원됨으로써 한국 복지국가를 건설할 주체인 친복지 정치세력의 형성과 성장을 불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반도 분단은 남한에서 사회민주주의로 대표되는 모든 좌파적, 진보적 이념과 그 결사체를 불법화하고 탄압하는 강력한 반공국가를 출현시켰다. 둘째, 평화복지국가는 한국사회에서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일국적 과제가 아닌 국제적 과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북미·북중 관계에서 보듯 한반도 평화문제는 일국적 문제가 아닌 동북아시아와 세계적 안보문제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 사회에서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제는 일국적 차원을 넘어 한반도에서 냉전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확대하는 과정을 전제하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정착시키는 과제는 남북한의 대립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싸고 지속되고 있는 한·미·일과 북·중·러 간의 냉전적 대립관계를 해소하는 것이다(구갑우, 2010; 김연철, 2013; 황지환, 2009).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1953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정전체제를 종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는 1953년 전쟁당사국들이 맺었던 정전협정이 지켜지고 있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정전협정의 틀도 해체된 상태이다. 2013년 3월 5일 북한이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선언함으로써 현재 상태는 단지 서로에 대한 물리적 위협만이 공포의 균형 상태를 유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김연철, 2013). 현실적 과제는 당위적 통일이 아니라 남북한을 둘러싼 적대적 대립관계를 해소하고, 현재 상태를 평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 통일이라는 최종목표에 다다르는 임시 정거장이라고 할 수 있다. 종전협정과 평화협정은 한반도 남북 모두에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논리와 이념의 정당성을 약화시킴으로써 남북한 모두가 분단으로 인한 이념적 제약에서 자유로운 민주적 정치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종전협정과 평화협정으로 조성된 평화적 여건은 한국사회가 ‘반공주의(반북주의)’라는 냉전적 이념 구도에서 벗어나 국가가 시장의 이해를 사회적으로 통제하는 경제와 복지가 선순환 되는 복지체제를 만들어갈 수 있게 할 것이다.

 

평화복지국가의 주체와 복지체제

그렇다면 누가 평화복지국가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한반도 평화구축이 그렇듯이 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철저히 정치적 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복지국가를 만들어갈 주체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평화복지국가는 단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서구 복지국가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복지국가는 어느 한 정치세력(예를 들어 노동계급)의 힘만으로 만들어진 체제가 아니다. 복지국가는 정치세력 간의 연대(노동계급과 중간계급의 연대)의 산물이다. 문제는 ‘평화복지국가를 실현할 주체와 연대세력이 누구인가’이다. 북서유럽의 경험을 보면, 노동계급이 복지국가의 주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노동계급이 당시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고통 받고 불안정한 계급이었기 때문이다. 엄밀히 이야기해 노동계급이 의식적으로 복지국가의 주체가 되었기 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자본주의의 모순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노동계급’이라는 정체성을 구성했고, 이렇게 구성된 노동계급이 자신들을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중간계급과 연대해 복지국가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평화복지국가의 주체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반세기가 넘게 지속된 분단과 (권위주의적) 개발국가로 인해 가장 고통 받는 집단이다. 분단과 신자유주의화로 인해 언론, 출판, 결사, 사상의 자유를 보장 받지 못하고, 생계의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진보적, 자유주의적 지식인,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여성, 농민, 청년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직면한 사회적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평화복지국가의 주체가 되어야하는 당위성과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은 권위주의에 대항해 민주주의를 지지키 위해 투쟁했던 경험을 제외하면 자신들이 당면한 사회적 위험, 즉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싸워온 연대의 역사적 경험이 전무 하다는 것이다. 평화복지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바로 이들이 현실 생활문제에 대해 타협하고 연대해 반공주의와 신자유주의 개발국가와 맞서는 연대의 경험을 만들어가는 역사적 과정이 되어야한다.

 

어찌 보면 이렇게 다양한 계층을 하나의 주체로 구성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노동계급 또한 처음부터 단일한 정체성을 가진 계급이 아니었다. 19세기 말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는 대장장이, 벽돌공, 제화공 등 지금으로 보면 자영업자들이 자신들을 노동계급이라고 선언했고, 영국에서는 술집주인, 서적판매인, 전문직업인, 수직공, 면방적공, 장인, 소마스터 등을 노동계급이라고 분류했다(Sasson, 2014[2014]:66; Thompson, 1966: 610, 771). 중요한 것은 이토록 상이한 집단들이 노동계급이라는 단일한 정체성을 구성하고, 현실사회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조직화되고, 정치세력화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밝히는 것이다. 현실 자본주의로부터 고통 받고 있다는 당위만으로는 이들을 정체성을 공유한 정치적 세력으로 만들어 갈 수 없다. 당위를 실천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은 바로 현실보다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는 ‘전망’이다. 북서유럽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1860년대부터 1917년 러시아 혁명 이전까지는 마르크스주의가, 1917년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는 사민주의가 노동계급의 정치적 실천을 위한 대안이념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공주의와 신자유주의 개발국가로부터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지금 보다 더 나은 미래를 보여줄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전망을 분단으로 비롯된 반공주의를 대신해 ‘한반도 평화’를, 경제성장 제일주의에 의존하는 신자유주의 개발국가를 대신해 민주적 복지국가를 한국사회에서 실현하는 ‘평화복지국가’라고 주장한다.  

 

글을 마치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적대적 대립이 평화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는 불완전한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제 한국사회의 과제는 평화복지국가를 만들어갈 주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주체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반북주의와 신자유주의 개발주의로 가장 고통 받는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여성, 청년, 농민, 진보적 지식인이다. 조직노동이 평화복지국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는 유보적이다. 복지국가의 전통적 주체였던 대기업 중심의 조직노동이 평화복지국가를 만들어갈 주체가 될지 아니면 주체의 연대의 대상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판단하기 어렵다기 보다는 현 상태에서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평화복지국가를 만들어갈 주체가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조직노동이 주체가 아닌 연대의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은 북서유럽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북서유럽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특정계급이 주체가 되어야한다는 고정된 경험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 고용, 소득, 기업복지를 보장 받는 조직노동에게 국가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그리 매력적인 대안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에 근거했을 때 북서유럽의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주체”는 그 시대의 역사적 맥락에 따라 구성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조직노동은 북서유럽에서 중간계급이 했던 (연대의 대상이라는) 역할을 한국사회에서 수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들 주체에 의해 만들어질 평화복지국가는 주체들이 직면하는 사회위험에 대응하는 복지체제가 되어야한다. 평화복지국가는 중장기적으로 노동자의 숙련에 기초한 성장체제를 구축하고,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확대함으로써 이들에게 안정적 일을 보장해 주어야한다. 하지만 노동숙련과 안정된 고용은 단기간에 성취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평화복지국가는 시민들의 노동시장 지위와 관계없이 시민들의 기본생활을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제도를 확대하는 복지체제가 되어야한다. 기여금에 기반 한 사회보험을 폐기하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청년, 농민, 여성들이 전통적 사회보험으로부터 배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여에 기반 한 사회보험을 평화복지국가의 분배제도의 근간으로 둘 수는 없다. 평화복지국가의 근간은 기여와 관계없이 시민권에 기반 해 생활(소득과 사회서비스)이 보장되는 사회적 분배중심의 복지체제를 구축해야한다. 사회보험의 강화는 평화복지국가를 만들어갈 주체의 연대세력인 정규직 중심의 조직노동의 이해를 보장하는 정책으로 배치될 수 있다. 평화복지국가는 시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각자의 성취에 따라 급여를 차등적으로 보장하는 복지체제이다. 한국 사회가 북서유럽이 걸어갔던 복지국가의 길을 걸어가야 할 이유도 당위도 없다. 모든 사회는 분배체계와 함께 존속될 수 있고, 최선의 분배체계는 그 사회가 직면한 역사적 현실에 근거해 구성되는 것이다. 

 

평화복지국가는 분단과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세계체계에서 한국사회가 만들어갈 역사적 분배체계이자 1945년 해방공간에서 우리민족이 꿈꾸었던 사민주의를 이 땅에 실현하는 것이다. 평화복지국가를 이 땅에 실현할 때 70여 년 전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저항했던 수많은 영령들께서 편안히 눈을 감으실 수 있을 것 이다.

 


1) 이 글은 아래의 글에서 발췌하여 수정·보완한 것임을 밝힘.

윤홍식. (2016). “한국 복지굮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바라보기: 반공개발국가에서 평화복지국가로.” 이병천·윤홍식·구갑우 편, 『안보개발국가를 넘어 평화복지국가로』, pp. 91-143. 서울: 사회평론. 

 한국일보. (2018). [아침을 열며] 반공주의의 종언. 한국일보, 2018년 5월 18일.


<참고문헌>

구갑우. (2010). “녹색·평화국가론과 한반도 평화체제.” 『통일과 평화』, 2(1): 3-44.

김연철. (2013). “동아시아 질서와 한반도 평화체제 전망” 『경제와 사회』, 99:12-35.

황지환. (2009). “한반도평화체제 구상의 이상과 현실.” 『평화연구』, 17(1): 113-136. 

Sassoon, D. (2014[2014]) 『사회주의 100년: 20세기 서유럽좌파 정당의 흥망성쇠』. 강주헌·김민수·강순이·정미현·김보은 옮김(One hundred years of socialism: The West European left in the twentieth century, 2014 ed.). 서울: 황소걸음.

Thompson, E. P. (1966[1963]). The making of the English working class. New York, NY: Vintage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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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6th CC (644 of 654)-X2

<사진=밴쿠버여성포럼>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한 밴쿠버 여성 포럼 성명서

Statement of the Vancouver Women’s Forum

on Peace and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 공동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아시아, 태평양, 유럽, 북아메리카에서 참여한 16명의 여성평화운동가로 구성된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한 밴쿠버 여성 포럼’은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캐나다의 여성주의 외교 정책과의 연대를 표명코자 이 곳 밴쿠버에 모였다. 제재와 고립 정책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지 못했으며, 도리어 북한 주민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불러왔을 뿐이다. 핵무기 없는 한반도는 오직 진정한 관여와 건설적인 대화, 상호 협력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1월 16일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회의(Summit on Security and Stability in the Korean Peninsula)’에 참석하는 외교장관들에게 아래 사항을 권고하는 바이다.

 

  • 핵 없는 한반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유관국들은 하루 빨리 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
  • 최대의 압박 전략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북한 주민의 삶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제재를 철회하고, 북한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며, 민간간의 접촉을 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인도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 올림픽 휴전 정신을 확장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한 간의 대화 재개를 지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

1) 남한에서 이뤄지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연기와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에 대한 협상을 지지하며,

2) 핵 또는 재래식 무기를 통한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하고,

3) 정전협정을 한반도 평화조약으로 대체하는 과정을 지지해야 한다.

  • 여성, 평화, 안보에 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권고사항들을 지켜나가야 한다. 특히, 우리는 본 회의에 참석한 외교정상들에게 갈등해결 및 평화구축의 전 과정에서 여성의 온전한 참여가 모두의 평화와 안보를 강화한다고 인정한 유엔안보리 결의안 1325를 이행해야 함을 주장한다.

 

위의 권고 사항들은 북한과의 민간 외교 및 인도적 부문에서의 오랜 경험, 또한 군사주의, 비핵화, 경제제재, 한국전 이래 지속되고 있는 인도적 사안들에 대한 우리의 전문성으로부터 도출되었다. 본 외교정상 회의는 회의 참가국들이 한국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하는 문제에 있어 역사적, 도덕적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계기이다. 상대방의 공격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키고,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핵무기 발사로 이어질 수 있는 오판의 위험성을 상당 부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국들이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만으로도 역내 긴장을 상당부분 완화시킬 수 있다. 더불어 한국 전쟁의 종결은 15억 명의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군사화를 멈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이다. 한반도 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은 전 세계 모든 핵무기의 폐기를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18. 1. 15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한 밴쿠버여성포럼 대표단

Vancouver Women's Forum on Peace and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Christine Ahn, Women Cross DMZ

Kozue Akibayashi, WILPF

Lisa Natividad Guahan. Coalition for Peace and Justice

Ewa Eriksson, Fortier Women Cross DMZ

Yehjung Yi, Korean Sharing Movement

Mihyeon Lee,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Liz Bernstein, Nobel Women’s Initiative

Moon-sook Le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Susan Bazilli, Women Peace Security Network

Nan Kim, Alliance of Scholars Concerned about Korea

Ellen Judd, Canadian Voice of Women for Peace

Ann Wright, Women Cross the DMZ & Veterans for Peace

Patti Talbot, United Church of Canada

Mary-Wynne Ashford, International Physicians for the Prevention of Nuclear War

Erica Fein, Win Without War

Lyn Adamson, Canadian Voice of Women for Peace 

 

 >>> 영문 공동성명 보러가기 

 

 

화, 2018/01/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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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공익제보자 14명에게 총 1억3천5백만원 생활비 지원

월 최대 200만원 6개월간 지급, 희망자는 법률상담⋅심리치료 지원
실질적인 생활 안정 위해서는 구조금 등 정부 지원 확대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인권의학연구소, 참여연대는 오늘(8/23) 내부 공익제보자 14명에게 1억3천5백만원의 생계비 지원을 결정하고, 선정된 지원자 명단을 각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최종 선정 명단(클릭)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사업 「2017 공익제보자 생활 지원 프로젝트」 는 공익제보 후 해고 등 불이익을 받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부 공익제보자들에게 생계비(200만원, 150만원, 100만원, 50만원)를 차등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법률상담(200만원 이내)과 심리치료(100만원 이내)도 지원한다. 올해로 2회째 진행된 이번 사업은 지난해 15명의 공익제보자에게 1억7천만원의 생계비를 지급했다.

지원대상자는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21일까지 약 5주간 신청서를 제출받아, 공익제보, 공익변론, 심리치료 전문가 등 8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이들 단체는 내부공익제보자 여부, 공익제보로 인한 소득상실 여부,  2016년도 기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미만의 소득생활자 여부와 소득상실기간, 학업수행자녀 유무 등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시급한 14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원대상자 14명에게는 6개월간 생계비가 지급되며, 가구소득에 따라 6명에게는 200만원, 5명에게는 150만원, 3명에게는 100만원이 매달 지급된다. 또 법률상담을 신청한 6명의 공익제보자는 변호사 상담을 통해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다. 14명의 공익제보자 모두 공익제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진단을 위해 사전 심리상담을 받게 되며, 희망자에 한해 심리치료도 받을 수 있다.

지원대상자 14명의 공익제보 내용은 공공분야와 민간분야에 걸쳐 다양하다. 분야별로는 공무원의 공금 횡령, 정부 보조금 횡령(2명), 공공기관 안전규정 위반(2명),  장애인⋅아동학대 등 인권침해(2명), 사립학교 비리 및 교권침해(2명), 식품 의약품 불법제조(2명), 불법기름 유통 및 건설현장 부실시공(2명), 법인자금횡령(1명) 등 이다.

이들은 모두 공익제보로 직장을 잃는 등 불이익으로 현재 소득이 없거나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불이익의 종류는 파면(2명), 해임(1명), 해고(1명),  계약만료(3명), 재임용탈락(1명), 불가피한 사직(4명) 등으로, 이전 직장에 복직한 경우는 없다. 이들 대부분은 제보 이후 업계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많은 공익제보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생계비를 지원 받은 공익제보자중에서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올해도 신청한 제보자가 6명에 이른다며, 공익제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획기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지원대상자 중 5명은 신고기관으로 공익신고자보호법상의 공익신고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익신고자보호법(제27조) 상 구조금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공익신고 등으로 피해를 받았거나 비용을 지출한 경우 지원하는 구조금 제도는 사살상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부패방지법에는 구조금 제도조차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공익제보자들의 실질적인 생활 안정을 위해 구조금 등 정부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며, 구조금 신청 안내 등 권익위가 적극적으로 구조금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종 지원 대상자는 각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당사자의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심사위원 명단
이상희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부소장, 변호사)
이재일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실행위원, 국민권익위 청렴교육강사)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 변호사)
송상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장, 변호사)
손창호 (인권의학연구소 소장, 정신과 전문의)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심사기준
- 내부공익제보자인지 여부
- 공익제보로 인한 소득상실 여부
- 2016년 기준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 미만의 가구별 소득생활자 인지 여부
- 신청자가 지원예산을 초과하였을 경우
: 부양가족 수, 가구소득, 소득상실기간, 학업을 수행하는 자녀나 치료를 필요로 하는 가족(장애, 환자)의 존재 여부, 타 기관 지원 여부, 재취업 가능성 여부 등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사업 공동진행단체 홈페이지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www.peoplepower21.org/Whistleblower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www.minbyun.org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www.civilnet.net
아름다운재단  www.beautifulfund.org
인권의학연구소  www.imh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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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8/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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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국민의당에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과 국민의당의 임금체불  정책방향 관련 질의서 발송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언주 의원은 7/25, 제34차 원내대책회의에서 임금체불을 노동자가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goo.gl/KonuPm). 이에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발언에 대한 논평을 발표(https://goo.gl/q6hAbk)한데 이어, 오늘(7/26)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과, 임금체불 관련한 정책방향 등을 묻는 질의서를 국민의당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임금체불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라는 인식 하에 지난 몇 년간 국회와 노동시민사회계에서는 임금체불을 근절하기 위한 각종 법안, 정책들을 꾸준히 논의해  왔다. 국민의당 또한 3개월 전에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임금체불과 관련하여 다양한 공약을 낸 바 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임금채권보장제도와 자당의 공약을 숙지하고 있기만 했어도 어제와 같은 발언과 해명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7/25) 발언이 문제가 되자 “저의 경험에 비춰 사장이 망하니 월급 달라고 할 때가 없고 법적으로 대응을 해도 실익이 없다”다고 해명했는데, 이는 마치 사업체가 도산 혹은 폐업하면 노동자가 자신의 임금을 받을 방법이 전혀 없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미 20년 전인 1998년, 임금체불을 사업주와 노동자의 채권채무 관계로만 바라보는 것을 넘어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의 차원에서 체불 문제를 바라보는 임금채권보장법이 제정되었다. 기업의 도산으로 인하여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직한 노동자에게 국가가 임금채권보장기금을 활용하여 일정범위의 임금 등을 미리 지급하는 임금채권보장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현재 일반체당금 제도와 더불어 2015년부터는 가동중인 사업장에서 퇴직한 근로자에게도 제도가 적용되도록 하는 ‘소액체당금’ 제도가 도입되었고 바로 얼마 전인 7/1(토)에는 소액체당금의 지급액 수준을 3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고시가 시행되었다. 


2016년에만 50만 명의 노동자가 임금체불을 겪었다. 현재 있는 제도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임금체불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할 국회의원이 권리가 침해당하여도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관련한 현행 제도에 대한 몰이해에 바탕하여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였다. 임금체불과 관련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은 의원 개인의 해명으로 마무리 될 사안이 아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과 임금체불 근절에 대한 국민의당의 명확한 정책방향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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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7/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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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작업대출, 내구제대출 등
금융범죄 방치하는 금융감독원 규탄 기자회견

작업대출,내구제대출 등 불법대출이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성행하는 것은 금융감독원의 큰 책임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이 불법금융에 빠지지 않도록 금감원・정부 함께 예방대책 마련해야

일시 및 장소 : 9월 12일(수) 오전 11:00, 금융감독원 정문 앞(여의도)

EF20180912_기자회견_금융감독원 규탄 및 대책마련 촉구 01

 

오늘(9.12) 오전 11시 금융감독원 정문 앞에서 청빚넷(금융정의연대, 사단법인 두루 법률지원팀, 빚쟁이유니온, 청년유니온, 청년연대은행 토닥,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부산 청년함께, 대구청빚넷), 심오한연구소, 광주청년유니온, 움직이는청소년센터EXIT,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학생독립만세,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 아이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주빌리은행,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강보배, 강보배, 주현종, 서난이 전주시의원, 탁선형, 이현숙, 배진화, 이화성, 이선영, 김민주, 최일랑, 김은임, 김학준 공동으로 청(소)년 작업대출 내구제대출 금융범죄 방치하는 금융감독원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작업대출’, ‘내구제대출’ 등의 비정상적인 대출이 청년들에게 번지고 있습니다. 대출요건이 되지 않는 청년들을 상대로 중간에 모집책과 브로커가 서류를 조작하여, 연결되어 있는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 등을 통해 대출을 진행합니다. 무직자를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하거나 유령회사에 4대 보험 등을 가입시켜 근로상태로 위장합니다.

 

이러한 대출사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간 브로커들이 50%가 넘는 수수료를 불법으로 떼어가며, 청년들이 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게 되면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자가 될 수 있어 모집책과 브로커들이 이를 악용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이 청년들이 손쉽게 접하는 SNS상에서는 ‘작업대출’만 검색해도 수많은 불법대출이 뜨는 상황입니다. 브로커들의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전문화되고 있어 정부와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해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년들이 불법금융에 내몰리는 것은 개인의 탓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막대한 사회적비용과 이들이 금융에서 소외되기 때문이며 이를 방치하고 있는 정부기관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불법대출을 제대로 단속・처벌하지 않고 ‘불법이니 알아서 조심해라’, ‘통신 채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소관이다’라는 식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금융감독원의 불법금융광고 적발 현황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작업대출’의 경우 재작년 대비 작년 27.4%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최근 김정훈 국회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받은 자료에 의하면 금융감독원의 불법사금융 피해예방 홍보 예산은 2012년 1억 3,750만원이였으나 2017년 2,920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어 금융피해, 사기, 범죄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청빚넷을 비롯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청년, 시민단체 개인들은 청(소)년 작업대출, 내구제대출 등 불법금융을 방치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을 규탄하며, 온라인상의 무분별한 광고를 단속하고 규제하고, 불법대출로 피해 입은 청(소)년들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불법금융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금융기관 대출 심사를 강화하여 작업대출 및 내구제대출로부터 청년들을 보호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 참고자료

 

불법 금융광고 유형별 적발 현황

 

  • 작업대출, 내구제대출 등 청(소)년 금융범죄피해 방치하는 금융당국 규탄 및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8. 9. 12.(수) 오전 11:00, 금융감독원 앞(여의도)
  • 기자회견 순저
  • 사회. 청빚넷 집행위원장 한영섭 : 작업대출, 내구제 대출, SNS 등 불법광고 현황 브리핑
    • 발언 1. 이현진 (사회복지법인 함께 걷는 아이들 팀장) : 청소년 작업대출 및 내구제대출 피해 현황 및 심각성
    • 발언 2. 정수현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센터장) : 청년 작업대출 피해 현황
    • 발언 3. 김기민 (청년연대은행 토닥 이사장) : 불법대출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현실(원인)
    • 발언 4.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 : 불법금융 방치하고 있는 금융당국 규탄 및 청년피해 대책마련 촉구
    • 발언 5. 이태영 (사단법인 두루 법률지원단 변호사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대출계약 철회권 도입, 브로커 형사 책임 강화 등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
    • 발언 6.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부채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정부대책

 

  • 기자회견문

21세기 혁신금융은 금융소비자 보호 없이 오지 않는다

새로운 혁신금융으로 인터넷은행이 중요하다고 문재인 정부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논하고 있는 시점에 청(소)년에게 퍼지고 있는 금융피해, 금융사기, 금융범죄는 같은 하늘 아래 전혀 다른 세계가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청년 취업률은 개선되고 있지 않고, 최저임금 올리는 것에 설왕설래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 연일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당장 월세 낼 돈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를 외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현실 속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돈을 구할 길이 없어 ‘급전’을 검색하고, ‘휴대폰 현금화’를 검색해야 하는 청년들은 오늘 이 시간에도 비정상적인 금융에 노출되어 채무 늪에 삶이 저당 잡히고 있다.


정상적인 금융은 공급되지 않고, 약탈적인 금융만이 주변에 하이애나 처럼 어슬렁거리고 있을 뿐이다. 잠깐 한눈 판사이 어느 센가 늑대들의 먹이감이 되어 자신의 팔과 다리가 잘려나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 늑대들과 하이에나를 잡아야 할 정부는 넋 놓고 청(소)년의 살점이 뜯겨 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누구의 보호를 받아야하는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개인들에게 역할을 떠넘기지 말기를 바란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기 바란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정부당국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작업대출, 내구제 대출 온라인상 무분별한 광고를 단속하고 규제하라!

하나, 불법 대출로 피해 입은 청년들을 구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불법 금융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하고 예방 대책을 실시하라!

하나, 금융기관 대출 심사 강화하여 작업대출 내구제 대출로부터 청년들을 보호하라!

하나, 구직자, 프리랜서 등 다양한 환경에 처한 청년들도 이용할 수 있는 포용적 금융을 공급하라!

하나. 청년의 눈높이에서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청년전문상담 기관을 설치하라!

 

 

2018년 9월 12일

 

청빚넷(금융정의연대, 사단법인 두루 법률지원팀, 빚쟁이유니온, 청년유니온, 청년연대은행 토닥,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부산 청년함께, 대구청빚넷), 심오한연구소, 광주청년유니온, 움직이는청소년센터EXIT,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 학생독립만세,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 아이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주빌리은행,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강보배, 강보배, 주현종, 서난이 전주시의원, 탁선형, 이현숙, 배진화, 이화성, 이선영, 김민주, 최일랑, 김은임, 김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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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9/1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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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빈곤과 시간불평등의 의미와 실태

 

노혜진 | KC대학교 계약학과 교수

 

24시간 사회

“어휴 요새 너무 바빠.”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뭐가 그렇게 바쁘다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바쁨의 블랙홀 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이러한 반응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어린 자녀를 둔 누군가가 일터에서 과로로 쓰러졌거나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며 말할 수 없는 속상함을 가지고 다시금 질문해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빠른 기술혁신으로 인해 일상적인 시간 구분이나 시간의 제약이 사라진 현대 사회를 피터 코치레인은 ‘24시간 사회’로 지칭하였다. 오늘날 현대 사회는 더 이상 ‘9 to 5’가 아니라,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쉼 없이 작동하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24/7(24시간 주 7일) 사회’로 이동하면서 시간량이나 시간대, 시간사용의 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 시간빈곤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현대 사회가 당면한 시간의 문제는 시간빈곤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사용의 불평등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24시간 사회는 소득의 빈곤을 피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돈을 소비하는 사람들 간의 불평등, 즉 시간사용을 둘러싼 새로운 이중계급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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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 시간 + 돈

1776년 아담스미스가 빈곤을 정의할 때 고려했던 기준 중 하나는 ‘신망 있는 사람으로서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 나가기에 부끄럽지 않은’ 상태였다. ‘공공장소에 다니기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란 결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빈곤 여부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탈(deprivation),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 실현가능능력 (capability) 등 굳이 빈곤에 대한 다차원적 개념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사회 안에서의 관계성은 빈곤을 정의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런데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 재화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렇지 않다. 사회참여와 관계형성을 위해서는 충분한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할 능력뿐만 아니라,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기 위한 시간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단순히 소득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차원까지 아우르는 문제가 된다. 따라서 빈곤은 보유하고 있는 재화의 양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차 방정식이 아니라, 시간과 돈으로 구성된 함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빈곤이 시간으로만 구성된 1차 함수라면, “어휴 너무 바빠”라 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이 시간빈곤을 경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개인이나 가구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시간빈곤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이 빈곤 상태이면서 자산도 거의 없는 가구가 활용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다양한 노동 간 상충이 심각한 경우 시간빈곤은 특히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다 주목해야 하는 문제는 시간과 소득이 모두 빈곤하거나, 혹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새로운 계층화를 야기하는 상황이다.


시간빈곤의 정의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존재한다. 첫 번째 방법에서는 삶의 질, 행복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 여가시간이나 자유시간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여기에서는 누군가가 시장노동이나 가사노동, 그 외에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인 활동에 과도한 시간을 사용하여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 여가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상태를 시간빈곤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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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법은 노동시간에 초점을 맞춘다. 이 방식에서는 시장노동과 가사노동, 유급노동과 무급 노동을 합친 총 노동시간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서 과도한 상태, 즉 장시간 노동 상태인 경우를 시간빈곤이라고 본다. 여가시간이 부족하거나 노동시간이 과도한 상태를 중심으로 시간빈곤을 정의할 때 일반적으로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의 2가지 측정방식이 존재한다. 절대적 시간빈곤은 여가시간이 특정 기준 이상으로 매우 짧거나, 반대로 총 노동시간이 특정 기준 이상으로 매우 긴 경우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때 이상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자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상대적 시간빈곤인데, 이것은 <그림 1-1>, <그림 1-2>와 같이 전체 인구의 시간사용과 분포를 중심으로 측정한다. 이때에는 주로 여가나 자유시간의 분포에서 중위값의 50% 이하이거나, 총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중위값의 1.5배에서 2배 이상인 경우를 시간빈곤으로 본다. 하지만 최근 총 노동시간이 너무 길거나 여가시간의 결핍을 시간빈곤으로 정의하는 접근에 대해 비판하는 연구들도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과도한 노동을 하고, 충분한 여가시간을 가지지 않는 것이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그 비판의 출발점이다.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덜 쉬거나, 반대로 자발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경우도 시간빈곤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간빈곤은 단순히 특정 활동을 과다하게 하거나, 혹은 반대로 하지 못하는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세 번째 방식에서는 사람들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현상 그 자체보다는, 실제 시간을 통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사용할 지에 대한 통제권, 선택권, 자기결정권을 보 여주는 지표로서 재량시간(discretionary time)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재량시간으로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세 번째 방식에서 강조하는 것은 활용가능한 시간의 부족, 시간사용에 대한 통제력, 자기결정권의 부족이다. 공식모임이나 정해진 일정이 있을 때, 누군가는 그 일정을 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또 누군가는 정해진 일정에 자신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로 인해 현대인들에게 ‘시간 자기결정권’은 권력 중의 하나로 인식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시간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정도가 노동시장에서의 지위, 직업, 산업영역 등 사회경제적 지위나 가족에 대한 책임 여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조미라, 2016).

 

노동시간의 과다, 여가시간의 부족 여부로 시간빈곤을 정의하면, 그것이 시간에 대한 통제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것과는 별개로 그것이 선택적이든 아니든 왜 노동시간을 늘리고 여가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지의 맥락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시장노동을 늘리면 비시장노동이 감소될 수밖에 없고, 시장노동과 비시장노동을 늘리면 여가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노동과 활동들은 상충관계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시간빈곤의 개념을 정의하는 네 번째 방식에서는 이러한 상충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상충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커리는 소득빈곤을 피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늘리면서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를 시간빈곤이라고 정의하며, 시간빈곤이 단순히 시간 차원이 아니라, 소득빈곤과의 관계에서 접근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Vickery, 1977). Bardasi and Wodon(2006) 역시 상충관계에 주목하면서 극도의 시간압력을 받고 있는 개인들이 중요한 활동을 위하여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거나 그것이 어려운 상충관계에 놓인 경우를 시간빈곤으로 정의하였다. 국내에서는 노혜진과 김 교성(2010)이 시장 및 비시장에서의 노동량에 대 한 부담이 과도하고 상충되는 상황에서 시간할당 에 대한 통제수준이 낮고, 여가 혹은 활용 가능한 시간이 부족한 상태를 시간빈곤으로 정의하였다 (<그림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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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다양한 노동 간의 ‘상충관계’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문제가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 문제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24 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속성의 노동들은 상충관계에 놓이게 되고, 이 때 노동시간을 늘려 소득빈곤을 면한다는 것은 여가시간 결핍의 시간빈곤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곤의 개념 안에는 소득과 시간의 두개의 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으며, 두개의 축이 교차되는 과정에서 <그림 1-4>와 같이 소득과 시간이 동시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 소득은 충분하지만 시간은 부족한 경우, 소득은 낮지만 시간은 충분한 경우, 소득과 시간이 모두 충분한 경우 등 네 가지 유형이 존재하게 된다.


시간빈곤과 소득빈곤 간의 관계

현대인의 바쁜 일상으로 인해 시간빈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보다 주목해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는 소득빈곤과의 관계 속 에서 발생하는 시간빈곤 문제이다. 소득이 부족한 경우 기본 필수재와 서비스 구매능력이 감소하여, 무급노동을 대체하거나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무급노동 시간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총 노동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유급노동을 위하여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수도 있다.

 

즉, 우리가 통상 ‘빈곤하다’라고 할 때의 소득빈곤은 시간빈곤을 야기하고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빈곤에 처하게 되면,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기능과 실현가능능력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시간빈곤과 소득빈곤은 서로 뗄 수 없는 연쇄관계 속에 놓이게 된다.


시간빈곤의 실태

우리는 위에서 시간빈곤을 정의하는 네 가지 방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러면 각각의 방식을 적용 했을 때의 빈곤실태는 어떠한가? 우선 여가시간의 부족으로 시간빈곤을 정의할 때 2014년 생활시간 조사를 활용하여 18세 미만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6,700사례를 분석한 서지원(2015)의 연구에서는, 평일을 기준으로 남성 중 20.7%, 여성 중 29.0%가 시간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과도한 노동시간을 중심으로 분석했을 때 시간빈곤의 실태는 평일을 기준으로 남성의 경우 시간빈곤율이 2.8%, 여성은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시간에 대한 통제가능성을 반영하는 개념인 ‘재량시간’ 개념을 적용할 때 2004년과 2009년 생활시간조사를 활용하여 분석한 노혜진(2013)의 연구에서는 여성의 재량시간 빈곤율이 13~15% 수준이었고, 남성은 6% 수준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에 초점을 맞춘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복지 패널을 사용한 노혜진과 김교성(2010)의 연구에서는 전체 인구 중 1.6%가 이중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노동패널을 사용한 오혜은(2017)의 연구에서는 남성의 2.5%, 여성의 9.12%가 이중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동기 자녀가 있으면서 부모 역할과 생계부양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한부모가구가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 상태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이중빈곤율은 12~25%까지 보고되고 있다(Harvey and Mukhopadhyay, 2007). 그런데  한부모가구가 아니라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할 때 1.6%에서 9.1% 정도가 이중빈곤에 있다는 결과는, 얼핏 보면 이런 수치 자체는 그다지 극적이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노동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소득의 증가를 동반하기 때문에, 즉 시간빈곤과 소득빈곤은 직관적으로 상충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중빈곤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사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중 빈곤만큼이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소득빈곤이나 시간빈곤 둘 중 하나에 처한 경우이다. 왜냐하면 이 경우 각각의 빈곤을 피하기 위해 다른 빈곤상황에 처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득 빈곤을 피하기 위해 시간빈곤 상태에 있거나, 시간 빈곤을 완화시키는 과정에서 소득빈곤 상태에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실태를 보면 노혜진과 김교성(2010)의 연구 결과, 전체 인구 중 25.2%가 소득빈곤과 시간빈곤 둘 중 하나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성별로 보면 남성의 23.6%, 여성 중 44.5%가 시간과 소득빈곤 중 하나를 경험하고 있었다(오혜은, 2017). 일반적으로 시간빈곤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여성이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가구소득이 낮은 경우, 한부모가구인 경우 시간빈곤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불평등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24시간 사회는 사람들간의 불평등, 새로운 이중계급 사회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시간빈곤과 함께 시간의 불평등, 계층화가 구체적으로 어느 영역에서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영역은 노동시간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이다. 신영민 외(2016)의 연구에서는 한국의 노동시간이 단시간-저소득의 유형, 장시간-중위소득의 유형, 표준시간-고소득의 유형으로 계층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노동시간은 시간당 임금을 기준으로 다시 살펴볼 경우 저임금-초장시간, 중위임금-장시간, 고임금-표준시간 유형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시간당 임금이 낮은 계층이 장시간 노동을 통하여 소득을 벌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한국에서 노동시간의 계층화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불평등이 발생하는 두 번째 영역은 돌봄시간 영역이다. 돌봄시간의 계층화는 에스핑 안데르센이 현대사회의 양극화가 발생하는 네 가지 지점 중 하나로 지적하면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투자(돈, 시간, 학습문화), 즉 돌봄의 양극화 문제에서 강조된 바 있다(Esping-Andersen, 2009). 돌봄 시간의 계층화를 분석한 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학력 부모가 저학력 부모보다 자녀를 돌보는 시간이 길고, 이러한 부모 학력 간 돌봄시간의 격차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심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노혜진, 2014). 뿐만 아니라 돌봄시간의 계층화는 돌봄시간의 양뿐만 아니라 양상 및 패턴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미취학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주로 보육시설에서 부모돌봄의 이행이 이루어지는 반면, 고소득 가구에서는 그 사이에 친인척이 돌보거나 비혈연 양육자가 돌보는 등 자녀 돌봄시간에서 시간에 대한 통제 수준이나 외부자원의 활용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돌봄시간의 양과 패턴에서도 계층화가 작동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노혜진, 2014).

 

세 번째 영역은 사회참여나 여가와 관련된 영역으로, 스타파티로버트(2013)는 노인의 자원봉사 시간을 분석한 결과, 고학력 노인이 자원봉사 시간 이 더 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사회경제적 상태를 통해 이루어진 사회자본이 노년기에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증진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불어 여가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어 1965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의 시간일지를 분석한 셀비아 외(2012)의 연구에서는 여가시간의 질이 고학력 집단으로 갈수록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족, 친구, 이웃뿐만 아니라 사회적 활동과 참여까지 아우르는 관계에 대한 시간에서도 계층화가 발생하고 있다. 1인 가구, 혼밥, 혼술의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관계’는 이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하나의 재화로 부각되면서 ‘관계재(relational goods)’로 명명되고 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재화와 서비스 획득을 위한 교환 수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재화라는 것이다(Nussbaum, 1986). 2014년 생활시간조사를 활용하여 60세 이하의 성인인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관계재를 둘러싼 시간 사용 측면에서도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노혜진, 2017).


마무리하며

시간은 누구에게나 24시간 동안 ‘똑같이’ 주어지는 자원이다. 그러나 이 ‘똑같이’ 주어진 24시간 안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사용하고 있는 시간의 패턴은 사용자가 누구이냐에 따라 사실 똑같지 않다. 지금까지 복지국가 정책은 노동시장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어떻게 재분배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어 설계되고 발전되어 왔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소득만 재분배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는 시간을 어떻게 재분배할 것인가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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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진. 2014. 행위주체별 자녀 돌봄시간의 배열과 계층간 차이, 사회복지정책, 41(3), 213-238.
노혜진. 2014. 부모의 교육적 동질혼에 따른 자녀 돌봄시간의 불평등, 사회복지정책, 41(4), 181-200
노혜진?김교성. 2010. 시간과 소득의 이중빈곤, 사회복지연구, 41(2), 159-188.
서지원. 2015. 맞벌이가정의 시간사용 실태와 시간빈곤, 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 2015년 추계학술대회자료집, 87-103.
스타파니로버트. 2013. 시간은 어디로 가는 걸까? 미국 노인의 시간 사용 불평등. 한국노인복지학회 2016년도 춘계학술대회 자료집. 
신영민?황규성. 2016. 한국의 노동시간 계층화에 대한 연구, 한국사회정책, 23(3), 17-47.
오혜은. 2017. 시간과 소득의 동시 빈곤에 관한 연구. 사회복지정책, 44(1), 16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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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dasi, E. and Wodon, Q. 2006. Measuring Time Poverty and Analyzing Its Determinants: Concepts and Application to Guinea. In C. M. Blackden and Q. Wodon (ed.), Gender, Time Use, and Poverty in Sub-Saharan Africa, World Bank Working Paper, No.73, 75-95.
Esping-Andersen, G. 2009. Incomplete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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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s, A., and Swaminathan, H. 2006. "Gender and Time poverty in Sub-saharan Africa". pp. 13-38 in Blackden, C. M., and Wodon, Q.(ed.). Gender, Time Use, and Poverty in Sub-Saharan Africa. Washington, D.C. Working Paper of World Bank.
Nussbaum, MC.1986. The fragility of goodness: luck and ethics in greek tragedy and philosophy, (2nd edn, 2001).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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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6/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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