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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 묻힌 친일파 63명…독립운동가는 공원에 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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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 묻힌 친일파 63명…독립운동가는 공원에 냉대

익명 (미확인) | 목, 2018/06/28- 16:18

항일운동가 짓밟던 김백일에 
김구 암살 배후범 김창룡까지
‘친일인명사전’ 인물들 현충원에

항일운동가 짓밟던 김백일에
임정 요인·독립운동가 묘역은
근린공원·북한산 등에 뿔뿔이

현충원 선열들 친일파 ‘발 밑’에
“친일파 국립묘지 안장 막고
효창공원 성역화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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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서울현충원에 마련된 김백일의 묘./김경욱 기자

무더운 날이었다. 묘역 사이로 난 아스팔트 길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고, 잔디가 깔린 묘소 위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는 6월의 뙤약볕이 가득 내려앉았다.

‘육군 중장 김백일’(본명 김찬규)은 그 정돈된 땅에 묻혀 있었다. 그가 묻힌 ‘장군 제1묘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다음으로 서울현충원에서 높은 곳이다. 김백일의 묘비에는 “6·25 사변이 돌발하자 제1군단을 지휘하고 북진의 선봉이 되어 그 용맹을 국내외에 과시하였다. 함흥 지구에서는 십만의 피난민을 보살펴 남하케 하는 등 실로 지, 인, 용을 겸비한 장군이었다”고 쓰여 있었다.

묘비에는 ‘전쟁 영웅’으로 적혀 있지만, 김백일은 대한민국과 한민족을 배반한 자다. 2005년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설립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2009년 공식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그가 포함돼 있다. 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도 올라 있다.

친일인명사전을 보면, 김백일은 1938년부터 7년 동안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 그는 간특대에서의 활동 공로로 1943년 일제로부터 만주국 훈장인 훈5위 경운장까지 받았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간도특설대는 1930년대 후반 간도협조회, 신선대 등과 함께 가장 악랄하게 조선인 항일 운동가들을 탄압한 3대 악질 조직 중의 하나”라며 “김백일은 최후까지 간도특설대에 근무하다가 일제가 패망하자 간도특설대의 해산 업무까지 맡았다”고 말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인 김백일이 국립묘지에 묻힌 것은 해방된 조국에서 장성으로 복무했기 때문이다. 그는 해방 뒤 1946년 오늘날 국군의 모태가 된 국방경비대 창설에 참여했고, 제3사단장 등을 지냈다.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자, 육군 제1군단장으로 전쟁에 참여했다. 1951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뒤에는 육군 중장으로 추서되고, ‘대한민국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까지 받았다.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 등을 규정하고 있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장성급 장교로 전역·퇴역한 뒤 사망한 이와 무공훈장을 받은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자격을 갖는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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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일처럼 국립묘지인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는 모두 63명에 이른다. <한겨레>가 국가보훈처에 요청해 받은 ‘친일반민족행위자 국립묘지 안장자 현황’을 보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 가운데 63명이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에 묻혀 있다. 이 가운데 김백일, 김홍준,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백낙준, 김석범, 백홍석, 송석하, 신현준 등 11명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공식 결정한 친일파다.

이들 대부분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간부로 복무하면서 항일 운동가들을 탄압하거나 일본 제국주의에 헌신한 인물들이다. 김홍준과 김석범, 송석하, 신현준은 김백일처럼 항일세력을 탄압한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고, 해방 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이종찬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소좌 출신이다. 특히 이종찬은 일제로부터 무공훈장인 금치훈장을 받았는데, 조선인 출신 일본군 장교 가운데 금치훈장을 받은 이는 일제강점기를 통틀어 그가 유일하다. 해방 조국에서 국방부장관을 지낸 신태영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일본군 중좌로 복무했고, 그의 아들 신응균도 일본 육사를 졸업한 뒤 일본군 소좌로 활동한 친일 인사다. 백홍석과 이응준은 각각 일본군 중좌와 대좌로 복무했다. 이들 10명의 친일인사들은 대체로 광복 뒤, 장성급 장교로 대한민국 육군 또는 해병에서 근무한 공로로 국립묘지에 묻혔다. 연세대 초대 총장을 지낸 백낙준도 일제의 대동아 구상을 찬양하고 교회 신도들을 대상으로 전쟁에 쓰일 전투기인 ‘애국기 헌납 운동’을 벌인 대표적 친일 일사지만, 제2대 문교부 장관을 지내는 등 국가사회공헌을 인정받아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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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서울현충원의 이종찬 묘. 조선인 출신 일본군 장교 가운데 금치훈장을 받은 이는 일제강점기를 통틀어 이종찬이 유일하다./김경욱 기자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대표적 인물인 김창룡도 대전현충원에 묻혀 있다. 그는 일본 관동군 헌병 오장(하사)으로 항일 운동 조직을 색출하고 독립운동가들을 악랄하게 고문했다. 김창룡은 항일 운동 지도자인 백범 김구를 암살한 배후 인물로도 지목됐다. 백범을 암살한 안두희는 범행 43년 만인 1992년 4월 “(이승만 정부의) 특무대장 김창룡의 지시로 백범을 암살했다”고 고백했다. 김창룡은 2005년 여야가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박정희와 함께 ‘적극적이고 악질적으로 우리 민족을 괴롭힌 현저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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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지도자인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배우 인물로 지목된 김창룡의 묘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자리해 있다. 김창룡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있다./ 이종근 기자 [email protected]

이렇게 친일파들이 국립현충원에 묻힌 것은 물구나무선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잘 보여준다. 김창룡이 암살을 지시한 백범 김구를 비롯해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 이동녕·조성환·차리석 선생 등은 근린(동네)공원으로 관리되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묻혀 있다.(<한겨레> 5월31일치 1·4·5면) 이준 열사와 손병희, 신익희, 김창숙, 이시영, 여운형 선생 등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들의 묘소도 강북구 북한산 자락에 흩어져 있다.(6월8일치 2면)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국립묘지에 누워 있고,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은 근린공원 등에 방치된 것이다.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독립운동가들의 상황도 나을 게 없다. 박은식, 양기탁, 이상룡 등이 안장된 서울현충원의 ‘임정 묘역’과 권동진, 권병덕을 비롯해 영화 <암살>에서 배우 전지현이 연기한 안옥윤의 모델이었던 남자현 등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애국지사 묘역’은 이응준, 신태영 등 친일파가 묻힌 ‘장군 제2묘역’ 아래에 조성돼 있다. 항일 운동가들이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발아래 잠든 것이다.

국립현충원에 조성된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묘를 강제로 이장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현행법상 이미 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람을 재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은 6·25전쟁 등에 기여했기 때문에 이들의 안장 자격이 취소되지 않는 한 강제로 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친일파라고 해도 장성급 장교로 이미 안장자격을 얻어 묻혔다면 이장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성행, 이동락, 김응순, 박영희, 유재기, 윤익선, 이종욱, 임용길, 김홍량 등 군 장성 출신이 아닌 친일파 9명이 2014~2015년 국립묘지 밖으로 이장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독립유공자 서훈이 국무회의에서 취소됐기 때문에 이장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권칠승, 김해영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한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친일파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고, 이미 안장된 자의 묘를 강제로 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장 또는 국방부 장관에게 ‘이장 요구’ 등의 권한을 주는 내용이다. 권칠승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은 일제에 협력해 민족에게 해악을 끼친 사람들로 국립묘지에서 배제하는 것이 당연한데, 현행법에 근거 규정이 없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군인묘지 성격이 강한 국립현충원과 별도로, 역사가 외면해 온 독립운동가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백범 등 대한민국 독립과 건국의 아버지들이 묻힌 효창공원을 국가 차원의 민족·독립 공원으로 격상시키는 일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소연 심산 김창숙 선생 기념사업회 전문위원(전 백범김구기념관 자료실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은 6·25전쟁 뒤 국군 묘지로 만든 곳이다. 효창공원이야말로 오로지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마련한 대한민국의 첫 국립묘지다. 하루 빨리 효창공원을 성역화하는 것이 애국자들의 영예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email protected]

<2018-06-28>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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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耶蘇(문야소)

 

誰何神獨子(수하신독자)

或者起疑懷(혹자기의회)

復活登天話(부활등천화)

吾如對斷崖(오여대단애)

 

예수에게 묻다

 

뉘라서 神의 외아들이란 말인가

어떤 사람은 의심을 일으킨다네

되살아나 하늘로 올라간 이야기

내겐 낭떠러질 대하는 듯하다네.

 

<時調로 改譯>

 

神의 외아들인가 或者는 의심한다네

죽었다 되살아나 승천했다는 이야기

나에겐 낭떠러지를 대하는 듯하다네.

 

*耶蘇:  ‘예수’의  音譯語  *誰何: 누구  *獨子: 외아들  *或者:  어떤  사람  *疑懷:  의심

(疑心) *登天: 승천(昇天). 상천(上天). 하늘에 오름 *斷崖: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

 

<2018.7.24, 이우식 지음>

화, 2018/07/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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醉客之辨明

 

天生人器小(천생인기소)

爲國遂無功(위국수무공)

醉詠唯吾事(취영유오사)

於他或一忠(어타혹일충)

 

술 취한 사람의 변명

 

타고난 그 바탕 사람 그릇이 작아

나라 위해 세운 功 마침내 없지만

취해 읊음이 오로지 나의 일인 바

남에게 혹 일개 忠이 될지 모르네.

 

<時調로 改譯>

 

사람 그릇이 작아 爲國의 功은 없지만

취하여 읊조림이 오로지 나의 일인 바

행여나 다른 이에게 一忠 될지 모르네.

 

*天生: 하늘로부터 타고남. 또는 그러한 바탕 *人器: 사람의 도량과 재간(才幹).

사람의 됨됨이를 이른다 *爲國: 나라를 위함 *無功: 아무런 공로(功勞)가 없음.

 

<2018.7.24, 이우식 지음>

화, 2018/07/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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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 최종 결재권자 박근혜…
교육부를 행동대장으로 부린 청와대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27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끝내고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 등 지도부의 안내를 받으며 퇴장하는 가운데, 정의당 의원단이 국정화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모든 것을 강행한 처음과 끝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였습니다. 교학사(교학사 검정 역사교과서)가 좌초되면서 검정은 안 된다고, 국정으로 가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실무 총괄 책임자였던 박성민 전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조사팀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진상조사 및 면담 대상자 모두가 ‘국정화 사건 주연’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박근혜의 청와대다.

교학사 사태 때부터 국정화 염두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는 지난 3월28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김기춘 기획, 이병기·김상률 위법·편법 강행’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국정화를 결정해 추진했고, 김 전 실장 후임인 이병기 전 비서실장과 김상률 교육문화수석 등이 위법·부당한 수단과 각종 편법을 동원해 강행했다는 것이다.

2013년 6월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화의 ‘서막’이었다. “한탄스럽게도 학생들의 약 70%가 6·25를 북침이라고 한다는 것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이 교육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교육 현장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박 전 대통령의 ‘올바른 역사교육’ 지침이 내려진 뒤 같은 해 8월 청와대가 강력하게 지지한 교학사의 검정 한국사 역사교과서가 최종 검정을 통과했다. 하지만 1천 개 이상의 오류와 친일·독재 미화 등 편향적 서술로 교육 현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후 현행 검정제도에 ‘깊은 회의’를 느낀 박 전 대통령은 같은 해 9월17일 국무회의에서 검정을 통과한 모든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전면 수정·보완할 것을 지시하면서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사실상 국정화를 지시했다.

그해 8월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김기춘도 박 전 대통령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김 전 실장은 10월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과서는 이념 대결의 문제로 간단치 않다.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하지 않으면 박 정권 5년 내에 좌파 척결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2014년 1월13일 새누리당과 교육부는 당정 협의를 통해 6월까지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실무를 담당할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을 신설한다. 하지만 국정화 여론 조성이 뜻대로 되지 않자 2014년 7월 말로 예정된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문제, 즉 한국사 국정 전환 여부 결정을 미뤘다.

이때부터 청와대의 압박이 구체화했다. 2014년 7월 최원기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행정관이 권성연 역사교육지원팀장과 통화하면서 국정화 결정을 종용했다. 교육부의 국정화 전환 방침은 2014년 9월 사실상 확정됐다. 이후 난항을 겪던 국정화는 2015년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국정화 결정과 실행 과정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했다.

음지에 숨은 결재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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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부임한 이병기는 국정화 정책을 앞장서 추진했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이 비서실장은 2015년 7월부터 국정화 추진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지시를 하달했다. 2015년 7월5일부터 그해 12월21일까지 17차례나 지시 사항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난다. 비서실장의 지시는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이기봉 교육비서관-김한글 교육행정관을 통해 교육부로 전달됐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국정화 추진을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세부 사안까지 일일이 개입했다. 교육부는 2015년 9월29일 이 비서실장이 “상황실/ 티에프(TF) 구성 운영도 필요할 것”이라는 지시 사항이 나온 직후인 10월5일 청와대 접근성이 좋은 서울 동숭동 옛 국립국제교육원에 역사교육지원티에프를 구성했다. 운영 기간 내내 거의 매일 청와대에서 회의가 열렸고, 청와대가 요구하는 각종 보고자료와 국정화 홍보자료가 생산됐다.

교육부는 청와대 지시를 받은 차관의 지시로 실국별로 학자들을 조직해 2015년 10월16일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학자 102인 선언’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0월30일 서울대에서 열린 전국역사학대회에는 대한민국 어버이연합·고엽제전우회 등 친정부 단체들이 행사장에 난입했다. 이 비서실장의 지시와 10월26일 교육부가 작성한 전국역사학대회 대응 계획과 일치한 것이었다.

교육부는 2015년 10월12일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은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 예고 의견 수렴 마지막 날인 11월2일 일괄 출력물 형태로 국정화 찬성 의견서가 ‘차떼기 제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황우여 당시 교육부 장관은 국정화 발표 전 마지막 순간까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마지막으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진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황교안 총리는 국정화 발표 대국민담화에서 기존 검정교과서 모두를 “99.9% 편향된 역사교과서”로 몰았다. 청와대는 교육부의 반대에도 국정교과서를 ‘올바른 교과서’로 이름지었다.

편찬 기준은 교과서 서술 내용의 범위와 방향, 쟁점에 대한 서술 지침, 편찬시 유의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2015년 9월 말 김한글 청와대 행정관은 교육부에 편찬 기준에 대한 21건의 수정 요구를 전달했다. “일제강점하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법,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특별법 등 5개 특별법 관련 항목을 모두 삭제” “‘새마을운동에 대해 서술할 경우 그 성과와 한계를 서술한다’에 ‘한계’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의의로 서술한다’로 교체” 등의 요구가 담겼다. 교육부는 21건 중 18건을 편찬 기준 최종본에 반영했다.

역사과 교과용 도서 편찬심의회는 교과서 편찬에서 집필진과 함께 교과서 내용을 좌우하는 핵심 기구다. 청와대는 선정위원회 심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교수 위원 명단을 바꿔 보냈다. 16명의 편찬심의위원 중 교수 위원 7명 전원을 청와대에서 제시해 지명했지만, 형식상으론 ‘초빙’해 선정한 것처럼 보고됐다.

청와대는 집필진 선정 과정에도 부당 개입했다. 진술에 따르면 집필진 선정은 2015년 10월께 시작돼 11월까지 국편을 통해 진행됐다. 김정배 위원장이 교육부 예비 명단을 참고하고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후보자 목록을 작성하면, 이를 청와대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에게 보고하고, 이를 박 대통령에게 올려 낙점을 받았다고 한다.

교과서 문구 하나까지 청와대 작품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고 관리할지 총 15가지 항목에 걸쳐 직접 꼼꼼하게 지시했다. 2016년 10월8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을 보면 ‘교과서 임시정부 법통 계승-광복 이후 수립 과정, 6·25전쟁, 이·박 대통령 평가, 북한 정권’ 등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교육연대회의는 2017년 2월2일 국정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최종본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연대회의는 “고교 한국사만 653개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표적 편향 사례로 “제5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가 윤보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는 부분이 지적됐다. 관권을 동원했음에도 역대 대선 중 15만 표라는 가장 적은 표차였는데, 이런 정황 설명이 전혀 없었다.

전정윤 기자 [email protected]

<2018-07-23> 한겨레21
☞기사원문: 대통령 기획 비서실장 감독 막 내린 국정화

※관련기사
☞한겨레21: 국정화 조연들, 굴종의 역사

☞한겨레21: 장관은 차관 탓 차관은 실장 탓

☞한겨레21: ‘○○’들을 호명해야 하는 이유

화, 2018/07/2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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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訪我富僧韻

 

身貧心大富(신빈심대부)

所願若斯居(소원약사거)

起臥恒無礙(기와항무애)

休輕我草廬(휴경아초려)

 

나를 찾은 부유한 중의 詩에 화답하다

 

몸 가난하나 마음만은 大富라

이러한 생활이 바라던 바였소

일어서나 누우나 늘 無礙하니

내 오두막을 업신여기지 마오.

 

<時調로 改譯>

 

마음만은 大富라 이런 생활을 바랐소

일어서나 누우나 늘 거리낌이 없느니

스님은 내 오두막을 업신여기지 마오.

 

*大富: 큰  부자(富者)  *起臥: 일어남과  누움.  또는  일상적인  생활  상태 *無礙:

막히거나  거치는 것이 없음 *草廬:  초가(草家). 자기 집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2018.7.25, 이우식 지음>

수, 2018/07/2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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嘆政府過度福祉事業

 

昨今過福祉(작금과복지)

國債衆人憂(국채중인우)

好惰嫌勤勉(호타혐근면)

無錢晝夜遊(무전주야유)

 

政府의 정도에 지나친 복지 사업을 탄식함

 

요즘 정도에 지나친 복지 사업에

많은 사람들이 나라의 負債 걱정

나태 좋아하고 근면 썩 싫어하며

돈이 없어도 밤낮으로 놀고 있네.

 

<時調로 改譯>

 

과도한 복지 사업에 많은 이 國債 걱정

게으름을 좋아하고 근면함을 싫어하며

오호라! 돈이 없어도 밤낮 놀고 있다네.

 

*過度: 정도에 지나침  *昨今: 요즘. 또는  어제와 오늘을 아울러 이르는 말 *國債:

나랏빚 *衆人: 뭇사람 *勤勉: 부지런히 일하며 힘씀 *無錢: 돈이 없음 *晝夜: 밤낮.

 

<2018.7.25, 이우식 지음>

수, 2018/07/2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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奉次陶淵明四時韻

 

來花鳥界(춘래화조계)

節四靑(하절사청봉)

夜同君醉(추야동군취)

天順一(동천순일송)

 

陶淵明의 ‘사계절’ 詩에 삼가 次韻하다

 

봄이 오니 꽃들과 새들의 세계

여름철엔 온 사방 푸른 봉우리

가을밤 님과 함께 술에 취하며

겨울날엔 한 그루 솔을 따른다.

 

<時調로 改譯>

 

봄 오니 花鳥世界 여름철엔 사방 靑峯

가을밤 님과 더불어 술에 흠뻑 취하며

차가운 겨울날에는 한 그루 솔 따른다.

 

*次韻: 남이 지은 詩의 운자(韻字)를 따서 詩를 지음. 또는 그러한 방법 *陶淵明:

중국 동진(東晉)의 詩人(365~427). 이름은 잠(潛)이고 號는 오류선생(五柳先生).

明은 자(字). 405년에 팽택현(彭澤縣)의 현령(縣令)이 되었으나, 80여 일 뒤에

<歸去來辭>를 남기고 관직에서 물러나 귀향하였다. 자연을 노래한 詩가 많으며,

당(唐)나라 이후 육조(六朝) 최고의 詩人이라 불린다. 외의 산문(散文) 작품에

<五柳先生傳>, <桃花源記> 따위가 있다 *四時: 사철 *花鳥: 꽃과 새를 이르는 말

*夏節:  여름철  *靑峯:  푸른  산봉우리  *秋夜:  가을밤  *冬天:  겨울날.  겨울  하늘.

 

<2018.7.26, 이우식 지음>

목, 2018/07/2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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酒樓逢吝嗇友

 

四處多田宅(사처다전택)

宜當大富豪(의당대부호)

恒常先醉走(항상선취주)

衆友怨聲高(중우원성고)

 

술집에서 인색한 벗을 만나

 

사방에 많은 논밭과 집이 있으니

마땅히 大富豪라고 해야 할 텐데

언제나 먼저 술에 취해 달아나니

많은 벗님들 원망의 소리 높다네.

 

<時調로 改譯>

 

온 사방 田宅 많으니 의당 大富豪인데

언제나 가장 먼저 술에 취해 달아나니

그대의 많은 벗님들 怨聲이 썩 높다네.

 

*酒樓: 비교적 큰 규모의 술집. 주사(酒肆) *吝嗇: 재물을  아끼는 태도가 몹시

지나침. 어떤 일을 하는 데 대해 지나치게 박함 *四處: 사방(四方) *田宅: 논밭

집을 아울러  이르는 말. ≒전도(田堵) *宜當: 사물의 이치에 따라서 마땅히

*大富豪: 재산이 매우 많고 세도(勢道) 있는 富者  *怨聲: 원망(怨望)하는  소리.

 

<2018.7.26, 이우식 지음>

목, 2018/07/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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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冥福(소명복)

 

莫道祈冥福(막도기명복)

於吾但笑資(어오단소자)

何人云死後(하인운사후)

牧者假僧欺(목자가승기)

 

죽은 뒤의 福을 비웃다

 

冥福을 빈다는 말씀일랑 마시게

나에게는 오로지 웃음거리일 뿐

어떤 사람이 死後를 운운하는고

목사와 땡추중이 속이고 있도다.

 

<時調로 改譯>

 

죽은 뒤 福 말 말게 내겐 웃음거리일 뿐

죽음 이후에 대하여 뉘라서 운운하는고

목사와 가짜 승려가 뭇사람 속이는도다.

 

*冥福: 죽은 뒤 저승에서 받는 福. 죽은 뒤 받는 福德 *莫道: ‘말하지 말라’의 뜻

*笑資: 소병(笑柄). 웃음거리 *何人: 어떤 사람 *假僧: 가짜 승려. 땡추. 땡추중.

 

<2018.7.26, 이우식 지음>

목, 2018/07/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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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다운로드]

0726-12<일제 강제동원피해 소송을 둘러싼 외교부,
사법부, 김앤장의 유착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숨을 대가로 한
사법부와 외교부, 김앤장의 추악한 유착을 고발한다!”


○ 때 : 2018년 7월 27일(금), 오후 2시
○ 곳 : 민족문제연구소 5층 회의실
○ 주최 :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회 : 김영환(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팀장)
발언1 : 이희자(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대표)
발언2 : 김세은(민변, 법무법인 해마루, 소송 담당 변호사)
기자회견문 낭독 : 안영숙(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시민모임 사무국장)
질의응답 : 김민철(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집행위원장)
              조시현(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기자회견문]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숨을 대가로 한
사법부와 외교부, 김앤장의 추악한 유착을 고발한다!

우리는 어제 한 용기 있는 현직 판사를 통하여 일제 강제동원 소송에 대한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면서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미쓰비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보상 청구사건 담당 대법관이 재판연구관에게 ‘한일 외교관계에 큰 파국을 가져오는 사건’이라며 판결의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의혹으로 제기되었던 사법부의 재판개입 의혹이 명백하게 밝혀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충격적인 현실을 앞에 두고 사법부의 독립은 이미 파탄이 났다고 선언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양승태 법원행정처는 ‘정의의 심판’을 기다리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판결을 보지 못하고 하나둘씩 세상을 뜨는 슬픈 현실을 앞에 두고서도 재판의 결론을 미루는 대가로 외교부로부터 해외 파견 법관 자리를 얻어내기 위해 사법행정처를 총동원하여 재판 거래를 했다는 믿기 힘든 사실도 확인되었다. 일제에 의해 짓밟힌 청춘에 대한 권리 구제를 평생 동안 기다리던 피해자들의 염원을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한 사법부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아니다.

더욱이 이 재판을 두고 사법부와 재판을 거래한 외교부는 어느 나라 외교부인지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2013년 외교부는 이 판결이 확정되지 않도록 일본 공사가 강하게 요구한 것을 수차례나 법원행정처에 전달하여 노골적으로 재판에 개입했다. 이에 대해 2013년 9월 박찬익 당시 법원행정처 심의관은 외교부의 입장을 반영해 재판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여, 피고 측인 일본 기업들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외교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접수하고, 국외송달을 핑계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2015년 6월 법원행정처 임종원 전 차장은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을 만나 의견서 제출을 협의하며 대사관 법관 파견을 청탁했다.

2016년 10월 미쓰비시를 대리하는 김앤장은 박찬익 심의관이 제안한대로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을 촉구하였고, 11월 외교부는 “손해배상시 한국이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편 박찬익 전 심의관은 재판거래를 기획한 대가로 지난 2월 소송당사자의 대리인인 김앤장에 취업했다.

사법부와 외교부, 그리고 국내 최대의 법무법인 김앤장이 결탁하여 재판을 거래하여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았을 뿐만 아니라 사법의 근간과 국가주권마저 내던져버린 파렴치한 폭거를 마주하면서 우리는 국가와 정부, 외교부와 사법부의 존재의의, 그리고 김앤장의 범죄적인 행태에 대해 그 책임을 철저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총체적 부정의와 재판 거래라는 초유의 사태를 앞에 두고 우리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요구한다.

1) 사법부는 강제동원 소송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새로운 재판부를 구성하여 신속하고 공정한 심리를 진행하여 판결하라.

2) 외교부는 사법부, 김앤장과 결탁하여 피해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경위, 재판 거래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

3) 검찰은 강제동원 소송을 둘러싸고 재판 거래를 실행한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 박찬익, 재판에 개입한 대법관 등 사법부 관계자, 외교부 관계자, 김앤장, 그리고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하라.

4) 국회는 강제징용 소송에 대한 사법부와 외교부의 재판 거래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2018년 7월 27일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0726-13

목, 2018/07/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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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식님

 

갑자기 왜 이러시는 거지요?

몇일에 한번씩 올리다가 갑자기 하루에도 몇번씩 이렇게 도배를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시상이 전보다 갑자기 몇배로 뛰어올랐나요?

 

웬만큼 하시지요..

게시판 혼자의 것이 아닌것 잘 아시지요?

잘못하면 오해받습니다.

목, 2018/07/2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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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숨을 대가로 한 사법부와 외교부, 김앤장의 추악한 유착을 고발한다!

2018월 7월 27일 오후 2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보도자료] 바로가기

 

금, 2018/07/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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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피해자들 “재판 결과 기다리다 대부분 돌아가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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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기자회견에서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대표가 피해자들이 살아 있을 때 만났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30 여 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수많은 기자회견을 해봤지만, 오늘처럼 참담하고 슬프고 분통터지는 기자회견은 처음이다.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참담하기만 하다.”

수 십년 간 일제 강제동원피해자들의 소송을 지원해 왔으며, 자신 또한 피해자 유족인 이희자(75)씨가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어디서든 기자회견을 하면, 항상 피해자 입장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은 제가 당당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실에서 민족문제연구소와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장 벽면엔 미쓰비시중공업, 신일본제철 등 일본기업들을 대상으로 일제강제동원 소송을 진행해 온 피해자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총 9명의 피해자 중 7명의 피해자 이름 앞에는 ‘故’(고)자가 붙어 있었다. 고인이 된 7명의 피해자들은 일본은 물론이고 모국에서도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다. 2분의 피해자 또한 현재 90세가 넘거나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런데, 최근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와의 재판거래에 이들의 재판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 26일엔 한 현직 부장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대법원 측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 관련 재판을 “재검토하라” 지시했다고 밝혀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한일 외교관계에 큰 파국을 가져오는 사건”이라며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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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실 벽에 걸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사진. ⓒ민중의소리

한 명, 두 명 세상을 떠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
피해자들 위로해온 이희자 공동대표의 낙담

이희자 공동대표는 발언 내내 재판 결과를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을 떠올리는 듯 참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재판 결과가 나오질 않자, 제가 그분들을 위로해드렸다. 포기하지 말라고, 오래 살아달라고, 그게 이기는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결국 대법원 재판결과를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라며 탄식했다.

앞서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주금을 상대로 각각 부산지법(2000년)과 서울중앙지법(2005년)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1·2심에서 패소했으나, 2012년 5월 대법원이 처음으로 일본 전범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희자 공동대표는 당시를 회고하며 “일본에서 모든 재판을 지고 모국으로 돌아와 다시 재판을 시작하고, 처음 승소 소식을 접했을 때 할아버지들이 정말 많이 우셨다”라며 “식민지 시대에 잃어버린 민족과 청춘을 다 찾은 것처럼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원심은 대법원의 판결 취지대로 피해자 한 사람당 1억원(서울 고법) 또는 8천만원(부산 고법)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했다. 이런 상태로 해당 사건은 2013년 8월 대법원에 재상고 됐다. 하지만, 이후 5년이 다 되도록 법원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그 시간 동안 원고들은 하나 둘 세상을 떠났다. 사법부를 믿고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위로했던 이 공동대표가 “당당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낙담한 이유다. 그는 “일본과의 문제 때문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거래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이게 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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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일제 강제동원피해 소송 둘러싼 외교부, 사법부, 김앤장의 유착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중의소리

사법부·외교부·김앤장 유착, 민사소송규칙까지 개정…“충격적”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도 사법부·외교부·김앤장의 유착에 절망감을 드러냈다. 김세은 변호사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고, 그동안 무엇을 신뢰하고 기대하며 기다려 왔는가 질문하게 되는 시간”이라고 탄식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부는 다수의 힘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 권리를 구제받기 위해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리는 곳”이라며 “그런 사법부의 법원행정처가 외교부, 청와대와 손을 잡고 우리 재판을 두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래했다는 것은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조시현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사법부가 삼권분립 원칙까지 어겨가며 ‘민사소송규칙’까지 개정한 정황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민사소송규칙 상으로는) 원고와 피고 등의 의견은 1-2심에서 모두 제기가 되어야한다”며 “그런데 이 규칙을 대법원 판결 전에 바꿨다. 마지막 판결을 내리는 대법원 단계에서 소송과 관련도 없는 외교부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2심에서 시민단체나 관계기관들이 의견을 법원에 제출하는 길이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외교부가 일방적으로 일본기업 측에 유리한 내용의 의견서를 통해 시간을 끌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는 삼권분립뿐만 아니라, 소송당사자에 대한 심각한 권리침해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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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제연구소가 공개한 외교부의 의견서 ⓒ민중의소리

당시 외교부가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외교부는 명확하게 입장을 드러내진 않지만 교묘하게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판결을 내리면 안 된다는 의견을 표한다.

해당 문서에는 ‘피해자들이 한국 내 일본 기업들 재산을 압류하는 극단적 상황을 맞을 수도 있으며, 이렇게 되면 양국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50년간 한일양자관계의 근간이 되어온 협정의 해석이 뒤흔들릴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신인도 손상을 불러올 것이며, 일본 기업들의 한국 투자와 비즈니스에 장애가 되고 한일 간 경제관계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고, 사법의 근간과 국가주권마저 내던져버린 파렴치한 폭거를 마주하면서 우리는 국가와 정부, 외교부, 사법부의 존재 의의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총체적 부정의와 재판 거래라는 초유의 사태를 앞에 두고 강제동원 피해자의 뜻을 모아 강력히 요구한다”라며 소송에서 부당하게 피해를 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사법부의 사죄, 새로운 재판부 구성을 통한 신속·공정한 심리, 외교부·사법부·김앤장이 결탁해 피해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경위, 검찰의 철저한 수사 등을 촉구했다.

<2018-07-27> 민중의소리

☞기사원문: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목숨 대가로 한 ‘사법부·외교부·김앤장’ 뒷거래”

※ 관련기사

☞프레시안: 외교부는 일본 지부, 대법원은 일본 민원 처리 기구?

☞한국일보: “강제동원 재판 지연은 사법부와 외교부, 김앤장의 유착”

☞민중의소리:외교부 ‘고리’로 더욱 선명해진 양승태 사법부의 ‘일제 강제징용’ 재판거래

※ 뉴스영상

금, 2018/07/2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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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承晩之巨罪

 

可嘲云國父(가조운국부)

虐殺罪衝天(학살죄충천)

後世何忘此(후세하망차)

長歎起憤然(장탄기분연)

 

이승만의 큰 죄

 

國父 운운하니 조롱할 만하구나

동족 마구 죽인 罪, 하늘에 닿네

후세에서 어찌 이를 잊어버리랴

길게 탄식하며 분연함 일으킨다.

 

<時調로 改譯>

 

國父 가소롭구나 虐殺罪 하늘에 닿네

후세의 사람들이 어찌 이것을 잊으랴

오호라! 장탄식하며 분연함 일으킨다.

 

*巨罪: 대죄(大罪).  큰 죄  *國父: 나라의 아버지라는  뜻으로, ‘임금’을 이르는 말.
나라를  세우는    공로가  많아  국민에게  존경받는 위대한 지도자를 이르는 말 *虐殺:  가혹하게  마구  죽임  *衝天: 하늘을  찌를  듯이  공중으로  높이 솟아오름. 탱천(撑天).  분하거나  의로운 기개, 기세  따위가 북받쳐 오름 *後世: 다음에 오세상. 또는  다음 세대(世代)의 사람들. 來葉 *長歎: 장탄식(長歎息). 긴 한숨을 지으며   깊이  탄식(歎息)하는    *憤然: 성을  벌컥  내며  분해하는 기색이 있음.

 

<2018.7.28, 이우식 지음>

토, 2018/07/2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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