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탈핵정책 추진, 첫 발만 뗀 채 너무 더딘 발걸음, 오히려 역행할까 우려 - 문재인 대통령의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언 1주년에 즈음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탈핵정책 추진, 첫 발만 뗀 채
너무 더딘 발걸음, 오히려 역행할까 우려
선언 1년 만에 월성1호기 폐쇄, 영덕·삼척 백지화
그러나 신울진 3,4호기 백지화, 원안위 위상 강화 등은 시작도 못해
핵산업계 눈치 보며 탈핵 정책 오히려 역행될까 우려돼
문재인 대통령의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언 1주년에 즈음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오늘(19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행사에서 신규 핵발전소 전면 백지화 등 정책을 발표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선포식 연설을 통해 △ 원안위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승격, △ 준비 중인 신규 핵발전소 전면 백지화, △ 설계수명연장 중단, △ 월성1호기 가급적 빨리 폐쇄, △ 신고리 5.6호기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 도출, △ 탈핵 로드맵 빠른 시일 내 마련 등을 밝혔다.
이날 연설 내용은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등 후보시절 공약을 모두 담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었으나, 현직 대통령이 ‘탈핵’을 언급한 최초의 연설이었고, 수십 년 동안 이어오던 핵발전 위주 전력정책을 바꾸는 선언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현 정부의 탈원전정책 선언(선언 이후 용어를 탈원전으로 변경)은 다양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진행 중이거나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이 많다. 당시 탈핵운동진영이 ‘공약후퇴’라고 비판했던 신고리 5,6호기 문제는 공론화가 추진되었지만, 수십 년간 지속된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현재 건설 중에 있다. 원안위를 대통령 직속위원회로 승격시키겠다는 선언은 시작도 되지 못한 채, 최근 원안위는 ‘라돈 침대’ 사후처리 미비로 전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설계수명연장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은 이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반영되기는 했으나, 이를 법·제도화하기 위한 과정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이런 식이라면 언제라도 기존 방침이 뒤집어 질 수 있는 상황이다.
월성 1호기와 영덕·삼척 핵발전소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15일 한수원 이사회 의결을 통해 폐쇄와 사업 백지화를 의결했다. 선언이후 1년 만에 이뤄진 결정으로 뒤늦었지만 이는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신울진(신한울) 3,4호기 건설 백지화 문제가 이번 한수원 이사회 논의에서 빠져있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에서 언급한 신규 핵발전소는 영덕과 삼척의 4기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신울진 3,4호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언론은 신울진 3,4호기가 아직 계획 중인 핵발전소이지만 사업 추진이 많이 진행되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미 1년 전에 백지화가 발표되었고, 이미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와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에 우리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이 퇴행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표한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다고 선언했지만, 핵발전소 수출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산업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은 수차례 해외 방문을 통해 ‘핵발전소 세일즈’를 벌이고 있다. 핵산업계 역시 신고리 5,6호기 건설 물량으로는 핵산업계 생태계가 유지되기 힘들다며, 추가 핵발전소 수출이나 신울진 3,4호기 건설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울진 3,4호기 문제를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은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탈핵정책을 추진한다고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밝힌 적이 있다.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이를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과 함께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의로운 전환’ 정책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설 물량이나 핵산업계 생태계 문제가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 선언 1년을 맞아 정부가 그간 진행한 일을 되돌아보고, 약속은 제대로 이행하고 탈핵한국을 만들기 위해 추가로 진행해야 할 것을 찾아보는 혜안을 갖기를 촉구한다.
2018. 6. 19.
에너지정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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