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집 안으로 들어온 라돈, 대체 뭐길래 ?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한 라텍스 침대 구입자의 집. 라텍스 매트리스의 라돈 측정 결과 1,075 베크렐로 기준치 148 베크렐의 7배가 넘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caption]
최근 대진 침대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발표에 따르면, 일반 성인의 연간 피폭 기준치인 1밀리시버트(mSv/년)의 최대 13배가 넘는 13.74밀리시버트(mSv/년)에 피폭될 수 있다. 원안위가 발표한 연간 기준치는 일반 성인의 기준이다. 라돈의 유해성을 농도만이 아니라 노출 기간도 고려한다면 발표 수준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건강 취약계층인 산모와 태아, 그리고 어린이 및 노약자 등이 수년간 피폭되었을 경우 라돈의 인체 위해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라돈 침대’만 해결됐다고 생활 속 라돈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동안 생활 속 ‘라돈’에 대한 심각한 우려는 계속해서 불거져 나왔다. 몇 년 전 석고보드, 벽돌, 콘크리트 등 건축자재에서 방출된 라돈 때문에 폐암이 발생한 사례에서, 2012년 지하철 기관사로 근무하다 라돈 가스 노출로 인해 폐암으로 사망한 두 명의 노동자가 산업 재해로 인정받은 사례까지 방사성 물질 라돈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깊숙이 들어왔다. 특허청에 따르면, ‘라돈 침대’처럼 시중에 판매되는 생활용품 가운데 방사능 방출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이 18만 개나 이른다.
라돈의 진실
우리는 일상에서 방사성 물질이 붕괴할 때 생성되는 에너지인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 노출되는 방사선의 85퍼센트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가운데 45퍼센트는 라돈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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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caption]
라돈(Radon)은 땅속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체 형태의 물질이다.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낮아 다른 물질과 화학 반응은 일으키지 않지만, 문제는 물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기체 형태인 라돈이 붕괴 되면서 납(PB)이나, 비스무스(Bi), 폴로늄(Po) 등의 방사성 물질의 미세입자들을 발생시키는데, 이러한 입자들이 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떠돌다가, 호흡을 통해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게 된다. 방사성 입자들이 폐에 흡착되어 방사선을 방출해 폐 세포나 조직의 장기적인 손상을 일으켜 결국 암을 일으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폐암의 3~14퍼센트가 라돈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발암 1군 물질’로 분류했다. 미국은 라돈을 흡연해 이은 폐암을 일으키는 두 번째 원인물질로 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1년 동안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 중 10퍼센트 이상이 라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노출되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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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폐암 발생원인별 연간 사망자 수 ⓒ미국환경보호청 EPA[/caption]
국내 연구 결과도 유사하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라돈에 의한 폐암 발생 위험도를 연구한 결과, 전체 폐암 환자 중 라돈 노출로 인한 경우를 12퍼센트로 추정했다.
환경부는 현재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지하철, 공항,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만 148베크렐(Bq/㎥, 공기 중 라돈의 농도)기준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 주택, 학교, 사업장 등에 대해서는 권고마저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라돈 침대 사태에서 보다시피 생활 전반에 퍼져있는 이러한 방사성 물질을 방출시키는 생활제품에 제대로된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에 있기는 하다. 하지만, 천연방사성 핵종 원료물질과 공정부산물에 대해서는 유통량에 따라 등록하도록 할 뿐이지, 이를 원료로 하여 제조된 가공 제품은 등록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현재 정부는 유통판매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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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공제품 사용특성 분석에 근거한 사용자 피폭선량평가 2014.1 ⓒ 원자력안전기술원연구용역보고서[/caption]
오히려 이러한 제품에 대해 정부는 ‘음이온 방출 인증’ 특허를 주거나, 건강기능성 제품, 친환경 제품 등으로 시판하도록 허가까지 내줬다. 이는 마치, 수많은 죽음과 고통을 불러온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정부가 ‘KC 마크(국가통합인증마크)’를 부여한 것과 닮은꼴이어서, 시민들은 또다른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생활 속 라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정부는 이번 라돈 침대 사태를 염두에 두어 라돈과 같은 방사성 핵종을 이용한 가공제품에 대해서 수입, 생산,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해야 한다. 동시에, 한시라도 빨리 민간 전문가,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대책기구를 만들어 실태 파악과 함께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방사성 물질 저감을 위한 대책을 개인이 알아서 하기에는 쉽지 않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매트, 속옷, 액세서리 등의 제품 사용을 최대한 피하고,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 중에 이러한 방사성 물질들이 집 안에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벼룩시장구인구직 코로나 지출 조사 (사진출처 - 더스쿠프)[/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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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에서 과대포장 점검을 하고 있다. ⓒ 제주매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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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자원순환센터의 외부를 가득 채운 일회용품 쓰레기 ⓒ 뉴시스 김종택 기자[/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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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의 '빨대 이제는 뺄 때' ⓒ서울환경연합[/caption]
▲2018년 발생한 쓰레기 대란으로 쓰레기들이 수거되지 않고 쌓여갔다. ⓒKBS[/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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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시민들의 생활 속 안전을 위협한 “라돈 검출 침대” 사건의 해결과 생활방사능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11개 시민사회 단체들은 대진침대 라돈 피해자들과 함께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규탄하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문제가 발생한지 1달이 넘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문제가 된 침대를 사용하고 있는 많은 피해자들이 여전히 집 안에 라돈 검출 침대를 보관한 채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피해자 접수나 조사 등에 대한 계획이 없어, 답답함과 분노,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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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라돈은 폐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피해자들은 다른 여러 질환 발생도 호소하는데 확인할 길이 없다”, “1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침대가 수거되고 있지 않다”, “여러 정부 부처에 문의 전화를 해도 잘 받지를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환경운동연합 최준호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처럼 국가에 의해 위험이 조장되고 확대된 사례가 반복된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피해조사와 근본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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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대진침대는 정부에서 특허를 주고 친환경 가구로 인증됐던 제품”이라며, “정부가 문제 발생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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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진침대 외에도 수입산 라텍스 매트리스 등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왔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수입산은 법적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말만 하고 있다. 문제 원인이 된 모나자이트 원료만 해도 66개 업체를 통해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졌음에도 그에 대한 검사수치나 관련 제품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가 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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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근본적인 위험 차단을 위해 모나자이트, 토르말린, 음이온파우더 등 방사성물질의 생활제품 원료 사용을 금지하는 법 개정이 필요함을 요구했다. 또한 현재 유통 사용 중인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방사성물질 함유 의심 제품들에 대하서는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사용제한 등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불가피한 사용일 경우에도 이력추적이나 해당물질 표시제를 도입하고, 방사능 피폭 위험조사를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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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물질은 천연이든 인공이든 안전한 기준치는 없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라면 이 문제를 단지 기업의 책임이나, 법제도 미비의 탓으로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최선의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진침대 라돈피해자 온오프라인 통합모임은 정부차원의 피해자(사용자와 노동자) 등록 접수, 국무총리가 나서서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기구구성, 대진침대 경영진에 대한 재산 동결 및 형사 처벌 등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들도 라돈침대 사건해결과 생활방사능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민관합동대책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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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와 라돈침대 피해자모임은 국무총리실에 의견을 접수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 환경운동연합을 후원해주세요!"


















문제는 대진침대 라돈검출 사건 발생 이후 정부 대처 방식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시민들이나 언론이 검출 사실을 공개하면 뒤늦게서야 수습에 나서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건 초기 모나자이트 수입과 사용업체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그 결과나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조차하고 하고 있지 않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지난 8월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정밀조사를 의뢰한 라돈검출 수입산 라텍스 제품과 가공제품들에 대해서는 2달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의료기기나 생리대 등의 관리허가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모나자이트 등을 사용한 제품은 없다고 얘기해왔지만 제대로 된 파악과 조사가 안되었음이 드러났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뒷북대응 속에 시민들은 간이 측정기를 구해 스스로 라돈검출을 확인해도 불안감만 커질 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총리실이 주관하여 범부처 간 협의를 하고 있다지만,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는 반복되고 있다. 언제까지 부처 간 책임회피와 장비 인력 탓만 하며 시민들의 안전조치를 게을리 할 것인가.
가공제품의 라돈검출 문제는 천연방사성핵종이 함유된 광물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원인이 분명하기 때문에 당장 시급한 조치를 취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가공제품들에 대한 정보만 정확히 공개해도 당장 위험이 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서 시민들이 안전을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예방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정부는 라돈검출에 대해 더 이상 부처 간 책임회피를 벗어나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길 바란다. 우선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식약처 등 관련 기관들은 모나자이트, 토르말린 유통사용 기업과 가공제품 명단부터 즉각 공개하고, 전 제품에 대해 안전성 확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동안 조사한 내용이 있다면 기준치 여부를 떠나 정확한 조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언론과 시민들이 관련 의심제품 조사를 문의, 접수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하길 요청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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