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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 “망국의 굴욕, 헌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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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 “망국의 굴욕, 헌상품”

익명 (미확인) | 월, 2018/05/21- 15:06

* 신문, 사진 등 주요 자료가 화면에 표시됩니다.

‘미식가(미리 식민지역사박물관에 가다)’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긴 식민지시기, 민초들의 삶의 모습을 중심으로 일제 식민통치의 실상, 당시의 제도와 문화를 생동감있게 풀어내고 오늘 우리의 모습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추적합니다.

미식가 4회 “망국의 굴욕, 헌상품”

출연 : 이순우, 김영환, 강동민

연출 : 임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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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비판 인사 아닌 ‘친일 과거사 청산 방해’ 왜?…어버이연합 시위도 지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주도한 민족문제연구소와 임헌영 소장을 비판하는 사이버 심리전을 벌인 사실이 파악됐다. 특히 이같은 공작에는 원세훈 전 원장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7개 추가 의혹 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의 일부를 보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정원이 당시 야당 정치인이나, 정권 비판 문화예술인, 시민단체 인사 등을 넘어 ‘친일 과거사 청산’ 작업 자체에 대해 방해 공작을 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개혁발전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 자체적으로 △간첩증거 조작사건 수사방해, △2002년 총선 자금지원·선거개입, △김대중 정부 진보 문화계 지원·보수 차별, △노무현 정부 진보 문화계 지원·보수 차별,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노조파괴 공작 관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관련 부당 개입 등 7개 사안에 대해 감찰했다.

<백년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2012년 11월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했다. 국정원은 원 전 원장 시절의 국정원이 <백년전쟁>을 제작한 민족문제연구소에 대해 심리전단 활동을 했다고 보고 자체 조사를 벌여왔다. 그 가운데 2009년 벌였던 공작의 내용이 이번 조사 결과로 드러난 것이다.

국정원이 민족문제연구소에 대해 여론전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면서부터다. 친일인명사전 공개 사흘 후인 2009년 11월 11일, 국정원 심리전단은 민족문제연구소와 임헌영 소장을 비판하는 사이버 심리전 활동 내용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과 차장에게 보고했다.

심리전단은 당시 세 가지 방법으로 여론전을 펼쳤다. 우선, 임헌영 소장의 남민전 사건 가담 전력 등을 기재해 민족문제연구소를 비판하는 인터넷 광고(e-리플렛)를 제작해 퍼뜨렸다.

또, 인터넷 언론매체를 이용해 임 소장의 남민전 사건 연루 전력과 독립운동가 몽양 여운형의 친일 행적 등을 찾아내 부각시키도록 했다. 특히 여운형 친일 행적설은 보수 학계, 언론계 등을 통해 꾸준히 주장돼 왔던 것으로 근거가 매우 빈약한 논리다. 국정원이 보수 진영의 왜곡된 정보를 확산시키려 하는 등 ‘친일 과거사 청산’에 대한 ‘물타기’에 적극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도 활용됐다. ‘친일사전 발간이 노리는 불순한 목적’, ‘제멋대로인사전을 믿을 수 있나’ 등 요지의 토론글을 게재하거나 <조선일보>, <동아일보>의 비판 사설을 퍼 날랐다.

실제 ‘아고라’에는 2009년 11월경 민족문제연구소와 임 소장을 비난하는 게시글이 숱하게 올라왔다. 일례가 2009년 11월 16일 다음 아고라 사회토론방에 게재된 “친일인명사전은 좌파의 친일행각 감추기 神功(신공)” 글이다. “여운형의 親日(친일)행위에 대해서는 좌익이라는 이유만으로 철저히 외면했다. 친일인명사전은 좌파의 친일 행적을 감추려는 이념적 선제공격”, “초록은 동색이니 본명 임준열(필명 임헌영)의 南民戰(남민전) 화려한 좌익 경력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등의 내용이다.

서로 다른 필자의 글임에도 내용이 똑같은 경우도 있었다. 11월 12일 자 필명 ‘프로폴리스’가 올린 “임헌영이 어떤 인물인지 아십니까”, 11월 13일 자 ‘문어두’가 올린 “친일사전 발간한 임헌영은 이런 사람” 제하 게시물의 내용은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같았다. 이 게시물들의 요지 역시 임 소장이 “사실상 간첩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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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경 다음 ‘아고라’ 사회토론방에 올라온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비판 게시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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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경 다음 ‘아고라’ 사회토론방에 올라온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비판 게시글 갈무리.

국정원은 온라인 공작을 넘어 오프라인 비판 활동에도 관여했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은 2009년 12월 8일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실 앞에서 해체 촉구 집회를 열었다. 국정원은 이같은 규탄 시위 일정을 사전에 파악하고 어버이연합 측에 기자회견 및 홍보 비용으로 4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민문연 측 “정부가 역사적 과업에 찬물 끼얹은 것”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과거 국정원이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대해 심리 활동을 벌인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17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친일인명사전은 단순히 민문연 개별 단체나 개인이 제작한 것이 아닌 국민 성금으로 이뤄진 국민적인 사업”이라며 “그런 역사적인 사업에 정부가 도와주기는커녕 국가 공권력을 동원해 방해했다면 이는 실정법 위반은 물론이고 친일 청산이라는 역사적 과업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이 <백년전쟁> 여론 조작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 연구소가 현재 <백년전쟁>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오랫동안 수사를 받고 재판을 앞둔 상황”이라면서 “<백년전쟁>과 관련된 국정원 심리전단 활동 내용도 밝혀져서 책임자들이 처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이 ‘친일 과거사 청산’ 작업에 대한 방해 공작을 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박정희 우상화’ 작업 등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진행됐던 점에 비춰보면, ‘친일 과거사 청산’이 그같은 ‘우상화’에 방해된다고 생각했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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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전쟁 포스터

서어리 기자

<2018-05-18> 프레시안

☞기사원문: [단독] MB정권, 친일파 청산 방해하려 국정원 동원

금, 2018/05/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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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形醜女(성형추녀)

 

擧首過驕色(거수과교색)

慇懃眼鼻奇(은근안비기)

豚魚登面上(돈어등면상)

犬馬笑嚬眉(견마소빈미)

 

성형 수술한 醜女

 

머리 쳐들고 지나치게 뽐내는 낯빛

은근슬쩍 눈과 코가 썩 기이하구나

돼지와 물고기 얼굴 위에 올랐으니

개와 말도 비웃으며 눈살 찌푸린다.

 

<時調로 改譯>

 

너무 뽐내는 낯빛 눈코가 기이하구나

도야지와 물고기 얼굴 위에 올랐으니

犬馬도 썩 비웃으며 눈살을 찌푸린다.

 

*醜女: 얼굴이 못생긴 여자. 추부(醜婦)  *擧首: 거두(擧頭). 머리를 듦 *驕色:

잘난 체하며 겸손함이 없이 뽐내는 낯빛 *眼鼻: 눈과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

*豚魚: 돼지와  물고기  *犬馬: 개와  말을  아울러  이름  *嚬眉: 눈살을  찌푸림.

 

<2018.7.5, 이우식 지음>

금, 2018/07/0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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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에 짓밟힌 조선인 여학생들의 꿈
– 부산항공립고등여학교 졸업앨범, 1944년

 

이번 달에 소개할 소장자료는 부산에 있는 경남여자고등학교의 전신 부산항공립고등여학교(釜山港公立高等女學校) 졸업앨범이다. 표지에는 ‘추상(追想), 2604’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여기에 나타난 숫자는 ‘황기2604년(皇紀;초대 천황이 즉위한 기원전 660년을 기점으로 계산)’을 일컫는 것으로 서기로 바꾸면 일제 패망 직전인 1944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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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는 원래 1927년 4월에 부산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부산여고보’로 줄임)라는 이름으로 개교하였으나, 1938년 조선교육령(朝鮮敎育令) 개정에 따라 고등여학교로 편제되었다. 그 전까지는 국어(國語), 즉 일본어를 상용(常用)하느냐 아니냐의 구분에 따라 조선인은 보통학교(6년), 고등보통학교(5년), 여자고등보통학교(5년 또는 4년)에 다녔으나, 제3차 교육령에서는 ‘내선일체(內鮮一體)’를 명분으로 내세워 일본인과 조선인 구분 없이 일본인 학교처럼 모두 소학교, 중학교, 고등여학교로 이름을 바꿔달도록 했다.
따라서 이름을 고등여학교로 바꾸자니 이미 부산에는 일본인 학교였던 부산고등여학교가 있었으므로 이를 피하다보니 ‘부산항고등여학교’라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명칭이 탄생한 것이다. 가령 서울에 경성제일공립고등보통학교가 경성제일중학교가 아닌 ‘경기중학교’로, 경성제이공립고등보통학교가 ‘경복중학교’로, 경성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가 경성고등여학교가 아닌 ‘경기고등여학교’로 각각 엉뚱한 이름을 갖게 된 연유도 이와 동일한 맥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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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넘겨 본문으로 들어가면 첫머리에 봉안전(奉安殿)과 대마전(大麻殿, 대마봉사전) 사진이 먼저 눈에 띈다. 봉안전은 교육칙어나 ‘천황’의 ‘어진영(御眞影, 사진)’을 받들어 모시도록 했던 공간이며, 대마전은 이세신궁(伊勢神宮)에서 발급하는 부적인 대마를 보관하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의 학교라면 대개 이런 시설물을 갖춰놓고 학생들에게 일상적인 참배를 강요하곤 했다. 사진 아래에 팔굉일우(八紘一宇 ; 온 세상이 하나의 집이라는 뜻)라고 새긴 비석의 모습도 보이는데, 이것은 황기 2600년을 맞이하여 강원신궁건국봉사대(橿原神宮建國奉仕隊)에 참가한 기념으로 세운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 다시 두 어장을 넘기면 일본인 교장의 집무실 풍경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건전한 국민의 양성은 전적으로 사표(師表)가 되는 자의 덕화(德化)에 따른 것이니 …… 운운” 하는 ‘소화천황의 교육자에 관한 칙어’를 적은 액자와 함께 일본 도쿄 황궁 앞 이중교(二重橋, 니쥬바시) 사진이 벽면에 나란히 걸린 모습이 보인다. 특히, 천황의 존재를 상징하는 이중교 사진 액자는 대개 각 교실마다 칠판 위쪽에 걸려 있어서 일본인 교사들이 걸핏하면 “천황 폐하께서 우리를 굽어보신다”고 하면서 학습을 독려하거나 학생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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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몇 장을 더 넘기면 10여 명씩 짝을 이룬 졸업생들의 기념촬영사진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들의 복장을 보아하니 학생복이긴 한데 한결같이 치마가 아닌 이른바 ‘ 몸빼’ 차림인 것이 이색적이다. 전시체제를 강화하면서 활동성을 높이고 물자를 절약하는 방편으로 남자들에게는 국민복에 각반(脚絆)을 착용토록 했고, 일반여성은 물론이고 여학생들에게도 ‘몸빼’ 제복을 강요하던 시절이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또한 행군연습을 나가거나 근로보국대(勤勞報國隊) 활동에 동원되는 경우에도 몸빼 차림을 한 학생들 모습이 사진첩 곳곳에 드러나 있다. 금속물공출(金屬物供出) 장면이나 용두산신사봉찬체육대회(龍頭山神社奉讚體育大會) 사진도 전시체제기를 잘 보여주는 사진으로 눈 여겨볼 만하다.
이 사진첩에 수록된 이색적인 풍경을 하나 더 소개하면 바로 체력장검정(體力章檢定)이다. 일제는 1939년 4월 장차 강제 징병으로 국방의 제일선에 서게 될 청년남녀에 대한 체력관리를 목적으로 체력법(體力法)을 제정하고 조선 전역에 체력장 검정을 실시했는 데 체력검사 결과에 따라 등급별로 체력장(體力章)을 수여했다. 여학생들에게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였는데, 여기에는 1천 미터 달리기, 줄넘기, 무거운 짐 들고 나르기(20킬로그램 무게를 들고 50미터를 20초에 달리면 ‘중급’으로 간주), 단봉(短棒)던지기 등의 종목이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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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첩 말미에는 여느 졸업앨범과 마찬가지로 졸업생 명부와 출신지를 적은 향관록(鄕關錄)이 첨부되어 있다. 이 당시 졸업생은 4의 1조, 2조(‘반’이 아니라 ‘조’라고 부름)를 합쳐 99명이었는데, 창씨개명(創氏改名) 탓인지 조선식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학생은 거의 드물었다. 대신 졸업생 이름 끝자가 영자, 인자, 경자, 희자, 정자, 숙자, 광자, 애자처럼 자(子)로 끝나는 경우가 3분의 2나 되는 65명이나 되니 ‘자’자 돌림 여자 이름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이 학교 졸업생이 아직 살아있다면 곧 아흔줄에 들어서는 연세가 된다. 졸업하자마자 일제가 패망하고 해방 이후 혼란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때가 하필이면 청춘기와 겹치다보니, 대부분 격동의 시대에 고통과 역경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 와중에 학창시절의 푸른 꿈은 다들 얼마만큼이나 성취하였는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어찌 보면 광포한 군국주의에 짓눌린 세상에서 제대로 미래에 대한 꿈이나 꿀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없지 않다.
한 권의 졸업앨범이지만 시대 변천과 라이프 히스토리가 무궁무진하게 담긴 생생한 역사자료로 평가된다. 우리 연구소에는 일제강점기부터 1960, 70년대까지 졸업앨범이 적지 않게 수집되어 있다. 혹여 책장 귀퉁이나 집안 다락에 의미없이 꽂혀 있는 옛 졸업기념 사진첩이 있다면 개인의 소중한 추억거리이고 기념물이긴 하지만, 이를 기증해 훌륭한 역사연구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면 더욱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이런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이 축적되면 될수록 암울했던 식민지 시기의 일상을 구체화하고 이를 재현하는 일이 한결 더 풍성하고 용이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 이순우 책임연구원

목, 2018/07/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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讚故林鍾國先生

 

可憎親日輩(가증친일배)

直筆露汚名(직필로오명)

一貫開威怒(일관개위노)

元功遂晩成(원공수만성)

 

故 임종국 선생을 기리며

 

몹시 괘씸하고 얄미운 親日의 무리

直筆로 저 더러운 이름 드러내셨네

일관되게 펼치셨던 위엄 있는 분노

으뜸인 功 마침내 늦게사 이뤄졌네.

 

<時調로 改譯>

 

얄미운 親日 무리 直筆로 汚名 밝혔네

일관되게 펼치셨던 그 위엄 있는 분노

마침내 으뜸 되는 功 늦게사 이뤄졌네.

 

*可憎: 괘씸하고 얄미움. 또는 그런 짓 *直筆: 무엇에도 영향을 받지 않사실

그대로  적음.  또는  그렇게  적은  글 *汚名:  더러워진  이름이나  名譽  *一貫:

하나의  방법이나  태도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결같음  *威怒: 위엄 있는 분노.

성내어  위협(威脅)함  *元功: 으뜸  되는      *晩成: 늦게 이루거나 이루어짐.

 

<이우식 지음>

금, 2019/03/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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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지역 3.1운동 100주년 2] 홍난파, 현제명 등 친일파 작품 위주… 항의 받고 급히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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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음악회 논란에 휩싸인 부천시립예술단의 신춘음악회 포스터 ⓒ 부천시립예술단

오는 15일 부천시 주최로 열리는 부천시립예술단의 ‘신춘음악회’가 친일음악회 논란에 휩싸였다.

부천시립합창단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로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하는 신춘음악회에선 ‘나물 캐는 처녀'(현제명 작사·작곡), ‘봄 처녀'(이은상 시, 홍난파 작곡), ‘봄이 오면'(김동환 시, 김동진 작곡), ‘가고파'(이은상 시, 김동진 작곡), ‘수선화'(김동명 시, 김동진 작곡), ‘산유화'(김소월 시, 김성태 작곡), ‘꽃구름 속에'(박두진 시, 이흥렬 작곡) 등의 한국 가곡을 부를 예정이었다.

신춘음악회를 주관한 부천시립예술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도시 부천이 동아시아 최초로 세계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학창의도시로 선정된 기념으로 ‘신춘음악회 : 한국 가곡, 봄을 노래하다’를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부천시는 지난 2017년 11월 세계에서 21번째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선정됐다.

부천시립예술단은 “이 음악회는 우리나라의 고풍스러운 정서가 가득한 시에 아름다운 음율(음률)을 담은 주옥같은 한국 가곡들”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선곡한 가곡들은 우리나라의 고풍스러운 정서가 가득한 시와 아름다운 음률을 담은 주옥같은 가곡들일까. 아니다. 이 가곡들은 현제명, 홍난파, 김동진, 김동환, 김성태, 이흥렬 등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대표적인 친일 예술인들이 작사·작곡했다.

홍난파와 현제명 등 친일음악인 위주로 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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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절의 현제명. ⓒ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와 민족 음악인들은 홍난파와 현제명을 대표적인 친일 음악인으로 꼽고 있다.

홍난파는 1937년 친일문예단체 조선문예회 위원으로 활동, 1938년 사상전향자 단체인 대동민우회에 가입하면서 “조선 민중의 행복은 내선(內鮮) 두 민족을 하나로 하는 대일본 신민이 되어 신동아건설에 매진함에 있다”는 ‘전향성명’을 발표했다. 1938년 일본의 제2국가로 불리는 ‘애국행진곡’ 지휘, 1941년 조선음악협회 평의원과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위원에 각각 선임돼 ‘정의의 개가’, ‘공군의 노래’, ‘희망의 아침’ 등을 작곡했다.

현제명은 조선총독부 지원으로 결성된 조선문예회, 대동민우회, 시국대응전선사상보국연맹, 조선음악협회, 경성후실내악단 등에 참여한 친일 음악인으로 친일 성악곡 ‘후지산을 바라보며’를 발표하고 친일 행사인 ‘국민음악의 밤’에서 독창하고 ‘국민총력조선연맹’ 전국 순회 가창지도대에 참가하는 등으로 일제에 부역했다. 현제명은 친일 음악인 중에서도 친일 행적이 뚜렷한 음악가다.

가곡 ‘가고파’ 작곡가인 김동진은 1930년~1940년대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건국과 일제 침략전쟁을 옹호한 ‘건국10주년찬가’와 ‘건국10주년 경축곡’과 관현악곡 ‘양산가’ 등을 작곡한 친일 음악인이다. 조선총독부 외곽단체인 조선문인협회 결성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김동환은 서사시 ‘국경의 밤’을 쓴 시인이자 친일연설문 모음집 ‘애국대연설집’ 등을 편집하고 발간한 친일 문인이다.

작곡가 김성태는 친일음악단체 ‘경성후생악단'(이사장 현제명) 지휘자로 이 실내악단을 통해 국민음악정신대를 내세우면서 공장과 학교 등에 국민음악을 보급한 친일 음악인이고, 이흥렬은 경성후생악단과 함께 음악으로써 나라(일본)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음악보국'(音樂報國) 운동을 주도한 친일 음악인이다.

‘친일 예술인들을 사후에까지 종횡무진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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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는 지난 2015년 9월 20일 독립기념관 입구에 있는 홍난파 기념비 앞에 “홍난파 단죄문”을 세웠다. ⓒ 장명진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 운영위원

일제에 부역한 이들은 해방 이후에도 시류에 편승하면서 교수가 되고 음악단체 대표를 지내면서 예술 권력을 행사했다. 생전과 사후에 문화훈장과 예술원상 등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했다.

현제명은 1945년 한국민주당 발기인 겸 중앙위원회 문교부 위원, 1946년 서울대 예술대 음악학부 초대 음악부장, 1953년 한국음악가협회 초대 이사장, 1954년 예술원 종신회원, 1954년 제1회 예술원상을 수상했고, 1965년 사후에 문화훈장이 추서됐다. 홍난파는 일제 강점기인 1941년 8월 뇌결핵으로 사망했다. 사후인 1965년 10월 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김동진은 1953년 서라벌예술대학 음악과 교수, 1974년 경희대 음대학장, 1974년 제15회 3.1 문화상 예술상 수상, 1982년 제27회 대한민국 예술원상 음악부문을 수상했다. 김성태는 서울대 음대교수,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한국음악협회 고문 등을 역임하고 문화훈장 모란장과 국민훈장 동백장, 대한민국 예술원상, 3.1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이흥렬은 1960년 서울시 문화위원, 1963년 숙명여대 음대학장, 1967년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3.1운동 100년 범국민대회 노래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았던 류형선(54) 전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은 부천시립예술단의 신춘음악회 친일 논란을 어이없어 했다. 그러면서 ‘음악인들의 역사에 대한 무지가 친일 예술인들을 사후에까지 종횡무진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감독은 12일 인터뷰에서 “음악의 공공적 가치 구현을 위해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 등 주도적인 결정권을 쥔 분들이라면 친일 음악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친일 예술인 작품 위주로 선곡한 부천시립예술단의 신춘음악회에 대해) 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친일 음악인들을) 모르는 게 정말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류 감독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천시립예술단) 그분들이 정녕 모르고 이 음악회를 기획했다고 판단한다. 알고는 이럴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그 무지가 친일 음악인들이 해방 이후 오늘까지 종횡무진 할 수 있었던 오욕의 거점이었다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성찰해야 한다”며 부천시립예술단 음악인들과 관련 공무원들의 반성을 촉구했다.

고양시·안산시·여주시는 친일 음악 청산, 부천시는 친일 음악 위주 신춘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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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제73주년 광복절 부천시 경축식에서 합창하고 있는 부천시립합창단. ⓒ 부천시립예술단

고양시는 지난달 26일 김동진이 작곡한 ‘고양시의 노래’ 사용 중단, 여주시는 지난달 28일 김동진이 작곡한 ‘여주의 노래’ 사용 중단, 안산시는 지난 7일 김동진이 작곡한 ‘안산시민의 노래’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부천시는 친일 예술인 위주의 신춘음악회를 열려고 했다. 만일 시민단체가 저지하지 않았다면 부천 시민들은 친일음악을 주옥같은 음악으로 착각할 뻔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지난 8일 신춘음악회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부천시에 항의하면서 피켓 시위 등을 계획했다.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자 부천시립예술단은 신춘음악회를 나흘 앞둔 12일 프로그램을 급히 변경했다. 문제의 친일 예술인 곡은 빼고 ‘청산에 살리라'(김연준 작시, 작곡) ‘님이 오시는지'(박문호 작시, 김규환 작곡) ‘내 마음의 강물'(이수인 작시, 작곡) 등의 가곡을 부르기로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박종선(42) 부천지부장은 12일 “부천시가 친일음악회나 다름없는 신춘음악회를 기획한 것은 친일청산에 대한 무관심과 친일예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부천시는 앞으로 추진하게 될 각종 문화사업과 행사에서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을 찬양하고 기리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힘주어 촉구했다.

<2019-03-13 >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친일음악회 될 뻔한 부천시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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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타임즈: 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 부천시 문화예술 곳곳에서 친일잔재 노출

수, 2019/03/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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