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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모의 노동에세이][‘병원노동자119’활동을기대하며]병원갑질 아웃! 을들의 목소리로부터! (4.3. 박소희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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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모의 노동에세이][‘병원노동자119’활동을기대하며]병원갑질 아웃! 을들의 목소리로부터! (4.3. 박소희노무사)

익명 (미확인) | 화, 2018/04/03- 11:17

[‘병원노동자 119’ 활동을 기대하며] 병원 갑질 아웃! 을들의 목소리로부터!


박소희 공인노무사(보건의료노조 법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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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희 공인노무사(보건의료노조 법규국장)

지난해 내게 가장 큰 가르침을 줬던 성심병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 당시 노동조합이 없었던 성심병원 노동자들은 "더 이상 이렇게 살 순 없다"며 그간 묵혀 둘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의 목소리를 직장갑질 119 오픈 채팅방에 토해 내기 시작했다.

어느새 오픈 채팅방은 성심병원 노동자들의 절규로 도배됐고, 그들은 스스로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의 상담에 장애를 초래할 수 없다며, 성심병원 노동자들만의 밴드를 개설해 달라고 직장갑질 119에 요청했다. 그들 스스로 "우리가 바꿔 보자"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밴드 초대장을 발송했고, 밴드가 개설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가입자가 500명에 이를 만큼 그들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밴드 관리와 상담을 맡은 나는 ‘법률상담을 잘해야지’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최저기준에 불과한 법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모호한 것들로 가득했다.

가령 이런 것. “나이트 근무가 연속 4~5일 배치되고, 연속 6~7일 근무가 난무해요. 이거 법 위반 아닌가요?” “점심식사를 마시다시피 해요. 휴게시간 1시간 보장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근로시간 특례업종인 병원 사업장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제한 규정’을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 앞에 척 내밀기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 밖에 본연의 업무 외 부당한 업무지시, 임산부 야간근로 청구서를 반강제로 쓰게 하는 문제, 법상 휴일대체인지 보상휴가인지조차 모호한 마이너스 오프(인력부족으로 그달에 사용하지 못한 휴무를 휴일·연장근로 보상 없이 대체휴일로 돌리는 제도) 문제, 당일 환자가 없다고 출근길 아침에 갑자기 연차나 비번근무를 쓰게 하는 문제, 화상회의·체육대회·장기자랑 등 병원의 과도한 행사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어쩔 도리가 없는 과중한 업무부담 문제를 포함해 부당하지만 법적으로는 모호한 문제들로 가득했다.

당시 성심병원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대상이었지만, 그 근로감독이 복잡다단한 현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법의 무력함을 함께 느껴야 했다.

그 순간 성심병원 노동자들은 스스로 ‘노동조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근로감독이 끝난다고 우리 병원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까요?” “노조 있는 병원은 단체협약으로 이런 걸 정하고 있대요. 우리도 노동조합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 법의 무력함을 넘어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그들은 말했다. 이렇게 묵혀 둔 목소리를 내고, 함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그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 시작했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 불과 1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1일 보건의료노조 한림대의료원지부가 설립됐다. 병원 관리자가 자신들의 온라인 활동을 알게 될까 걱정하며 닉네임을 수시로 바꾸곤 했던 그들은 이제 당당히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하고 또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제서야 알았다. 이 땅의 노동자, 수많은 ‘을’들은 목소리를 빼앗긴지도 모르겠다고. 그 빼앗긴 목소리를 발화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고. 대안은 목소리와 목소리의 공명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러나 여전히 노조가 없는 병원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장시간 노동’과 ‘공짜노동’(시간외근로에 대한 보상 부재), 의료비품 사비 구매, 업무 외 업무지시, 폭언·폭행·성희롱 같은 갑질에 시달리며 모성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4월2일 ‘병원노동자 119’ 오픈채팅방(병원노동자119.net)을 개설함으로써 성심병원의 기적을 이어 가려 한다. 그 공간에서 또다시 수많은 병원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공명할 것이다. 훗날 그 목소리가 절규를 넘어 이 땅 모든 병원을 노동존중·환자존중 병원으로 만드는, 해사하게 핀 봄날의 꽃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박소희  labortoday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73 우성빌딩 2층 (우 07247) 

Tel: 02)2677-4889

http://bogun.nodong.org/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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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는 레이테크코리아의 부당노동행위,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현행...
목, 2018/10/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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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 노동자


김종현 공인노무사(김종현노무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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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현 공인노무사(김종현노무사사무소)

공인노무사가 되기 전 귀농해 농사를 지을 때 일이다. 동네교회 도움을 받아 청소년 무료공부방을 운영했다. 농촌지역은 해가 지면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으니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수년간 청소년들과 지내다 보니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꼈다. 수도권 대학에 많은 학생을 진학시키는 것이 학교의 주된(거의 유일한) 관심사인 현실에서, 진로교육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으며 노동교육과 전혀 연계돼 있지 않았다.

한 교실에 30명의 학생이 있다면 최소한 20명 이상의 학생이 장래에 노동자로 살아가게 된다. 학생들에게 노동·노동자 개념을 교육하지 않고 심지어 왜곡된 인식이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진로교육은 진행될 수 없다. 진로교육은 노동인권교육과 함께해야 한다.

진보교육감의 대거 당선과 함께 노동인권교육이 확대돼 왔다. 척박한 환경에서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분들이 일궈 낸 소중한 성과다. 하지만 아직은 노동인권교육이 특성화고에 집중돼 있고, 외부강사의 단기적 강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진로 모색과 결합되지 못하고 기초법률교육에 머물러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나마 농촌지역과 지방 중소도시는 이러한 흐름에서조차 소외돼 있다.

제도권 교육현장에서 전면적으로 노동인권교육을 해야 한다. 정규교과과정에 노동인권교육을 편성해야 하며, 진로교육과 결합하는 방향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노동인권교육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외부인력은 그 과정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역할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한 특성화고 교사와 대화를 했는데 현장실습을 앞두고 교사들이 노무사에게 노동교육을 받았지만 교사들이 가진 고민이 반영되지 않고 일회성 교육에 그쳐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보다 교사를 노동인권교육 주체로 세워 내기 위한 깊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동인권교육이 학교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분권 흐름이 강화되면서 교육 분야에서도 지역 민관 거버넌스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충주에서는 시민들이 ‘충주교육네트워크’를 결성해 교육청과 함께 마을교사 양성,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강사 양성 같은 일을 시작했다. 교육네트워크의 한 분과로 ‘충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결성돼 지역공동체 안에서 노동교육과 상담 등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당분간 학교 안과 밖에서 노동인권교육 주체를 양성하고, 교육에서 소외되는 곳이 없도록 네트워크를 넓혀 가는 활동이 중요해 보인다.

물론 교육을 바꾸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학교 밖으로 나가는 순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세상에서 청소년들이 미래를 희망적으로 그려 갈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사회적 지위 향상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이러한 현실을 바꿔 낼 수 있는 현재의 주인이다.

지난해 노무사가 되고 나서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서 노동인권교육을 하게 됐다. 다소 긴장한 탓에 만족스러운 교육이 되지 못했지만 관심을 가지고 들어 준 학생들이 고마웠다. 그리고 7년 전 함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던 ‘두레공부방’ 아이들이 떠올랐다. 사회 진출을 앞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웠다. 이제는 간호조무사로, 취업준비생으로,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녀석들과 함께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장래 희망은 노동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김종현  labortoday


김종현노무사사무소 

: 충북 충주시 천변로179 2층

: 043)910-7211

 : http://blog.naver.com/cjnodong


화, 2018/07/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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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972_67342_1750.jpg▲ 최진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내가 왜 아픈지 어떻게 알아요?


최진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대규모 주거단지를 돌며 재활용 금속을 수거하는 60세 남성 A씨가 있다. A씨는 퇴근할 무렵 재활용공장 차고지에 2.5톤 차량을 주차한 후 운전석에서 내리다 다리가 꼬여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 떨어질 때 충격으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지나가던 동료가 부축해 줘서 겨우 일어났다. 이후 A씨는 공장 사무실로 올라와서 오른쪽 팔꿈치에 난 피를 닦아 내고 소독한 후 귀가했다. 그런데 퇴근한 후부터 무릎이 점점 붓기 시작하더니 다음날에는 무릎부위가 더욱 심하게 부어올랐다. A씨는 병원에 내원했고, 우측 팔꿈치 염좌(S5348)와 좌측 무릎 연골판 파열(S8320)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주변에서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산재를 신청했다. 산재 신청 후 몇 주가 지나자 근로복지공단에서 연락이 왔다.

“무릎 부위는 사고로 신청하신 건가요? 질병으로 신청하신 건가요?”

A씨는 사고로 신청하는 것과 질병으로 신청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잘 몰라요. 차에서 떨어지고 나서부터 붓고 아프기 시작했어요.”

“아, 그럼 차에서 떨어진 사고로 신청하시는 거네요?”

“네. 그렇게 해 주세요.”

A씨는 전화를 끊고 나서도 이상했다. ‘차에서 떨어진 다음부터 아프기 시작했다고 적어 놓았는데 왜 또 묻는 거지? 사고로 아픈 건 혹시 질병이 아닌 건가? 그런데 원래 병은 안 되는 거 아닌가?’ A씨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잊어버렸다.

며칠 뒤 근로복지공단에서 통지서가 왔다. 우측 팔꿈치 염좌는 산재로 인정하고 좌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불승인한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보니 무릎은 퇴행성 파열로 차량에서 추락한 재해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A씨는 무릎 치료 때문에 몇 달째 일을 못해 수입도 없는 상태였다. A씨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 경우 A씨는 좌측 무릎 연골판 파열에 대해 다시 업무상질병으로 산재 신청을 해야 한다. 현재 구조로는 그렇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근로복지공단 산재 처리방식에 따르면 그렇다. 공단은 재해자 산재 신청에 대해 사고성재해와 업무상질병으로 구분한 다음 사고성재해(사고 후 질병)에 대해서는 자문의 소견을 기초로 질병과 사고와의 연관성을 판단한 다음(업무수행과의 관련성은 판단하지 않음) 산재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업무상질병에 대해서는 7인으로 구성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질병과 업무의 관련성(직업병인지 여부)을 판단한 뒤 산재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그래서 산재 신청이 들어오면 공단은 그것이 사고성재해인지 업무상질병인지를 구분한 다음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노동자가 신청한 재해를 사고와 질병으로 구분해 각기 다른 절차를 두는 것은 판단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꾀하려는 의도로 이해할 수는 있겠다. 그런데 사고와 질병 구분을 재해자 생각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공단으로서는 재해자가 사고 때문에 아프다고 했더라도 자문의가 신청 질병과 사고가 연관돼 있지 않다는 소견을 냈다면 질병판정위에 심의를 의뢰해야 한다. 최소한 재해자에게 자문의 소견과 사고성재해를 유지하면 받을 불이익을 안내한 다음 다시 업무상질병으로 신청할 기회를 줘야 한다. 재해자는 ‘산재(업무상사고 또는 질병)’ 승인을 신청한 것이지 ‘업무상사고’만 별도로 승인을 신청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해자가 자신의 질병과 산재 처리절차에 무지한 상태에서 자신이 왜 아프게 된 것인지를 결정하게 하고 그 결과를 스스로 부담하게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정보가 부족한 사람에게 선택을 하도록 해서 그 결과를 감수하게 하는 것은 비겁하고 얄팍하다. 현행 법령상 재해자 의사를 기준으로 신청 재해를 사고와 질병으로 구분할 근거도 없다. 산재보험이 공적 보험이라면 얄팍하게 아픈 사람에게 왜 아프냐고 묻지 말자.



최진수(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labortoday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 서울 은평구 녹번동 5번지 18동 2층

 : 02-2269-0947~8

 : http://seoul.nodong.org/consult


화, 2018/02/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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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재해가 뒤흔든 삶 (민중언론 참세상)

산재가 승인되는 것과 불승인되는 것. 이것이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뿐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평생의 굴레로 남는다. 돈이 많지 않으면 하층민으로 몰락할 수도 있다. 1년에 사망 사고가 2천 건이다. 가족들로서는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야 한다. 산재를 당한 사람들이 산재 승인을 받는다 해도 금전적인 부분만 해결되는 것일 뿐 재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죽지 않더라도 장애가 심하게 남게 되면 본인과 가족들의 삶도 완전히 달라진다. 두 팔을 잃으면 평생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산재 노동자 가족의 삶도 달라지고, 본인의 주변 관계도 달라진다. 그런 삶이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거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100860

금, 2016/05/0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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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신 되새겨 사법적폐 청산해야


최영연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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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연 공인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

돌이켜 보면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 누군가의 삶이 걸린 재판이었다.

2015년 2월26일 대법원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KTX 승무원 들이 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KTX 승무원들이 철도공사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2015년 3월 해고된 KTX 승무원 중 한 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녀는 세 살 난 아이의 엄마였다. “빚만 남기고 떠나서 미안하다, 아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간 KTX 승무원 판결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청와대 이해득실이 고려된 결과였다. 양승태 대법원은 박근혜 정부의 ‘4대 부문 개혁과제’ 중 시급한 부분을 ‘노동 부분’이라고 규정한뒤 KTX 승무원 사건을 “법원이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해 온 대표적인 사례”로 자평했다.

2018년 6월27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30번째 희생자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대법원 판결이 사법부와 행정부의 부적절한 거래대상 목록에 들어 있다.

2018년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조사보고서와 추가 공개된 문건들은 양승태 대법원 체제에서 일어난 사법농단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목표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헌법과 법률을 포함해 어떠한 제약도 개의치 않는 모습은 흡사 ‘기무사’와도 같다.

양승태 대법원이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판결을 박근혜 청와대 입맛에 맞춰 정치적으로 거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건에서 법원행정처는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을 사법부가 이니셔티브를 쥔 주요 사건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2013년 고용노동부는 전교조 조합원(6만명) 가운데 9명의 해직조합원이 현직교사가 아니므로 '노동조합 아님'이라고 통보했다.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되는 과정에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음은 이미 확인됐다. 2018년 양승태 대법원마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박근혜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확보하고 상고법원을 추진하기 위한 추악한 거래와 흥정 대상으로 삼았음이 드러났다.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문건에서 대한민국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과거 정권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부당하거나 지나친 국가배상을 제한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판결을 했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심기를 미리 읽어서 심기에 맞는 재판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경악 그 자체다.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은 판사 블랙리스트에서 시작됐다. 속속 드러나는 내용을 보면 점입가경이다. 그런데도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검찰 수사에 대한 법원의 미온적 태도는 그 내부에 사법농단을 은폐·축소·비호하는 세력이 있음을 추측케 한다.

대법원장을 필두로 법원행정처 소위 엘리트 판사라는 자들이 사법부를 통째로 권력에 헌납했다. 어느 개인의 일탈로 보이지 않는다. 명백한 헌법유린이고 조직적 범죄다. 국정농단을 넘어 사법농단까지 저질렀다.

국민의 65% 이상이 현 사태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보다 심한 것으로 보고 분노하고 있다. 국민의 재판권을 거래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어떤 범죄보다 죄질이 나쁘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적폐청산보다 조직보호에 급급하다. 사법농단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촛불정신이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다.

세계인권선언은 전문에 “사람들이 폭정과 억압에 대항하는 마지막 수단으로서 반란에 호소하도록 강요받지 않으려면, 인권이 법에 의한 지배에 의해 보호돼야 함이 필수적” 이라고 밝히고 있다. 법의 지배에 근거해 공평한 정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독립된 사법부의 역할이다. 사법부 독립은 법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남용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최영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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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9/0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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