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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위원회] 2014년~2017년 국가보안법 보고서 발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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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위원회] 2014년~2017년 국가보안법 보고서 발간 안내

익명 (미확인) | 수, 2018/03/28- 16:03


국가보안법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에서 ‘2013년 국가보안법 보고서’를 발간한 이래 그 다음 발간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어 오다가 이번에 4개년 치를 한꺼번에 담은 ‘2014년~2017년 국가보안법보고서’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국가보안법 보고서’를 발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주요 국가보안법 사건의 수사 및 재판의 과정과 그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국가보안법이 실제로 어떻게 해석·적용되어지고 있는지를 밝혀 위 법의 위헌 여부와 존폐에 관한 논의에 사실적·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번 발간에서는 위와 같은 첫 번째 목적에 보다 더 충실하고자 각 사건의 서두에 변호인뿐만 아니라 검사와 판사의 각 실명도 게재하였고, 내용 중 수사관 등 공무원이나 이에 준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에는 그의 실명도 그대로 싣고자 하였습니다. 두 번째 목적을 위하여는 사건 당사자의 개인적인 내용을 최대한 덜어 내면서도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시 내용 등을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충실하고 풍부하게 싣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에 이미 보도된 바 있는 회사명 등 고유명사는 그대로 실었습니다.

    집필된 사건 원고들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은 본인들의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보고서에 실린 사건의 당사자 분들 중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분들께 일일이 부탁을 드려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느꼈던 소회, 현재의 근황 등을 담은 글을 작성 받아 당해 사건의 바로 뒤에 이어서 실었습니다. 사실 당사자 본인으로서는 뒤돌아보기에도 너무나 힘든 시기이었을 터입니다만, 실제로 부탁을 드렸을 때에는 어느 한 분도 거절하지 않으시고 기꺼이 글을 적어 보내주셨습니다.

 

    총론에서 실은 “박근혜 정부와 국가보안법”에서는 소위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사건과 함께 취임하였다가 촛불 시민혁명으로 물러 난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보안법 사건이 발생하였던 양상과 그 실태 등을 조망해 보고, 대표적인 불법 수사의 종합세트라 할 수 있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에서 국가정보원이 어떻게 사실을 왜곡·조작하고 증거를 만들어 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한편, 이 보고서가 대상으로 하는 2014년부터 2017년 동안 헌법재판소에서 국가보안법과 관련하여서는 각하 결정 외에 2건의 합헌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 2건의 합헌 결정, 즉 2015. 4. 30. 선고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조항(제2조 제1항), 이적행위 조항(제7조 제1항), 이적단체 가입 조항(제7조 제3항) 및 이적표현물 조항(제7조 제5항)의 위헌소원 심판청구에대한 합헌 결정[2013헌가26 외 10개 사건 병합]과 2014. 9. 25. 선고한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조항(제8조 제1항) 및 목적수행에 대한 편의제공조항(제9조 제2항 중 제4조 부분)의 위헌소원 심판청구에 대한 합헌 결정[2011헌바358]을 대상으로 한 평석을 실었습니다.

 

    각론으로 들어가 보면, “금수산기념궁전 참배사건”은 이인모 노인이 북송되기 전까지 간병인을 자처하여 이 노인을 보살폈고, 이 노인이 북송된 이후 생전에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어 한다는 전갈을 받게 되자 북한에 들어가 이 노인을 만나고 돌아 왔던 고 조영삼 선생의 사건으로서, 김일성·김정일의 각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현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한 행위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일견 단순한 내용이기도 하겠습니다만, 제1심 유죄, 항소심 무죄,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파기 후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었던, 실제로는 단순하지 않은 사건이었습니다. 고 조영삼 선생은 미국이 휴전선 이남에 고고도미사일방어(TAHAAD, 사드) 체계를 배치하겠다 하여 많은 국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서던 때에 사드배치 반대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분신하시어 2017. 9. 20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이 땅에 남은 자들에게 남겼던 마지막 글을 사건에 관한 글에 이어서 실었습니다.

    “북한 보위부 직파간첩 조작사건”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에 이어 무죄판결이 선고되면서 국가정보원의 탈북자 간첩조작 행위에 결정타를 날린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의 제1심에서 간첩 등 국가보안법위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국가정보원이 실추된 위신을 만회하고자 북한 보위부 직파간첩이라며 대외에 공개함으로써 민변의 변호사들이 알게 되어 변호 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민변의 통일위원회 뿐만 아니라 여성인권위원회, 국제연대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등도 함께 변호인단에 참여하여 헌신하였고, 지금은 재심사건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도 당시 함께 변호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주인공인 홍강철씨가 보내 준 글을 뒤에 이어서 실었습니다. 워낙 쾌활하고 밝은 성격이라 아픈 시기를 회상하며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습니다. 전체적이고 더 자세한 내용은 곧 발간될 예정인 그의 책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세기와 더불어> 감상문과 학문의 자유”는 울산에 소재한 대학의 이◯◯ 교수가 수강생들에게 김일성 회고록인 <세기와 더불어>를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했다며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국문학과 교수로서 남북을 망라한 민족문학 수업시간에 <세기와 더불어> 뿐만 아니라 <벙어리새>, <태백산맥>,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을 제시하며 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과제를 냈었는데, 세간에는 마치 피고인이 <세기와 더불어>만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던 것으로 오인되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서울에 있는 경찰 보안수사대의 출석요구에 따라 새벽에 기차를 타고 올라 와 조사받아야 했던 일, 보안수사대에서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으나 그 다음날 오전에 다시 나오라고 하기에 근처에서 잠시 눈 붙일 곳을 찾다가 모친의 부음을 듣게 된 일, 집행유예 선고로 교수직 뿐 아니라 연금과 자식의 등록금 수혜권까지도 잃게 된 일 등 가슴 아픈 사연들이 사건의 글에 이어진 교수 본인의 수기에 절절히 담겨 있습니다.

    “코리아랜드 대북사업 사건”은 서울지검 공안부가 기소할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혐의사실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압수한 증거들까지도 대대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언론들이 앞 다투어 보도하였던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작은 할아버지가 북한에서 요직을 지내고 애국열사릉에 안장된 것을 배경으로 삼아 일찍이 1990년 초부터 대북사업을 해 왔습니다. 진보적 통일운동 등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 이후 망해가는 대북사업의 끄트머리에서 어떻게든 한 건 제대로 성공시켜 반전의 기회를 갖고자 했던 사업가이었을 뿐입니다.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의 거의 절반이 무죄로 판단되었지만, 유죄로 인정된 부분도 쉽사리 납득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여러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리호남’이라는 이름이 이 사건에서도피고인의 대북사업 파트너로 나옵니다.

    “새시대 교육운동 사건”은 공안기관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만든 「변혁의 새시대를 열어가는 교육운동 전국준비위원회」에 대해 이적단체 구성죄를 적용하고, 위 단체 소속 교사들에 대한 이적동조죄와 이적표현물 소지죄를 더하면서 전교조에게 소위 ‘종북’의 굴레를 씌워 탄압하려는 의도라 하여 전교조 교사들의 규탄시위를 불러일으킨 사건입니다. 제1심 법원은 이적단체 구성과 이적동조에 대해 각 무죄를 선고하였고, 일부 이적표현물 소지에 대하여만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의 무죄 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죄로 인정되었던 이적표현물의 일부에 대하여도 추가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통일 토크콘서트 사건”은 신은미씨와 황선씨가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자신들의 방북 경험담을 이야기하였다가 TV조선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종북콘서트’로 매도당하고 사제폭탄 테러까지 당하는 등으로 조작된 여론과 종북몰이의 한 복판에 섰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재미교포인 신은미씨는 강제 출국을 당하고, 황선씨는 토크콘서트 개최에 의한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선전 외에 그동안 수사기관이 묵혀 두고 있었던 이적표현물 제작·반포·소지, 이적동조 혐의까지 더하여져 구속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황선씨에 대해 2010년 1월에 있었던 실천연대에서의 활동 1건만을 이적동조 유죄로 판단하고 나머지는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북한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비난이 없으면 ‘종북’으로 매도당하는 현실과 또 그러한 ‘종북몰이’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사건이라 할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건”은 1994년에 창립되어 한미연합 전쟁연습 반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 등을 기치로 그동안 한미간의 불평등한 SOFA 개정,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 방위비분담금과 미군기지 이전비용 전용 등의 문제 등을 줄기차게 제기해왔던 평통사의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의 굴레에 씌워져 법정에 서야 했던 8건의 사건에 대한 보고입니다. 7건은 제1심부터 각 무죄가, 나머지 1건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공안기관에 대한 평통사의 완벽한 승리로 끝이 났지만,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한 공안기관이 언제 또 싸움을 걸어 올런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일단 이번 보고서를 읽으면서는 평통사 활동가 분들께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평화행동목자단 김성윤목사 사건”은 공안기관이 기독교 평화행동목자단에서 활동하는 김성윤 목사 등을 수 년동안 미행하고 도·감청을 해 오다가 박근혜 정부 시기 제1차 민중총궐기 대회(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되었던 대회입니다)를 하루 앞둔 2015. 11. 13. 서울 종로구 소재 기독교회관을 압수·수색하고 김성윤목사를 체포하면서 민중총궐기 대회 물타기용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률적으로는 외국에 서버가 있는 외국계 이메일에 대해 수사기관이 국내 영장으로써 피고인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서버에 접속하여 압수·수색할 수 있는지 여부가 눈여겨 볼 만합니다. 항소심 법원은 ‘우리나라 사법관할권이 미치지 아니하는 영역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방식과 효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영장 집행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은 이와 반대로 ‘형사소송법 해석상 허용될 수 있는 압수·수색’이라며 적법한 영장 집행으로 보았습니다.

    “간첩 아닌 ‘PC방 간첩사건’”은 2016. 5.경 뉴스채널 YTN에서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어느 PC방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한 남성에게 달려들어 체포하는 장면을 CCTV 영상으로 방송하여 세간에 널리 알려지게 된 사건입니다.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은 피고인을 만 4년여 동안 미행하고 촬영하며 대화를 녹음해 왔는데, 피고인이 자주 이용하는 PC방에서는 수사관이 특정 PC에 데이터 초기화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자신들이 갖고 온 하드디스크를 설치해 놓았다가 피고인이 와서 그 PC를 사용하고 나가면 수사관이 다시 와서 그 하드디스크를 수거하고 다른 하드디스크로 교체하는 식으로 증거를 수집해 왔습니다. 공판과정에서 법원은 공안기관에 피고인에 대한 통신감청 영장을 만 3년여 동안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부해주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헌법재판소가 통신제한조치 기간 연장과 관련 하여 기간과 횟수의 제한을 두지 아니한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취지를 몰각시키는 행위라며 피고인 측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의 결과는 상대적으로 빈약하였고, 때문에 피고인이 유죄를 선고받기는 했지만 그렇게 장기간 동안에 걸친 국가정보원의 미행과 촬영과 감청 등을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국가보안법 사건의 법정에서 검사 측 증인으로 단골 출연하는 ‘곽인수’가 이 사건에서도 증인으로 등장합니다. 이 증인의 역할은 대개 ‘피고인이 만난 사람은 북한공작원이다’라고 증언하는 것이고, 이러한 증언 한마디로 법원은 그 사람을 북한공작원으로 인정해 버립니다. 모르는 북한공작원이 없어 보이는 대단한 곽인수입니다. 곽인수가 지금까지 법정에서 자신이 북한공작원이라고 지목한 사람들을 모두 기억하고는 있는지 의문입니다.

    “폐타이어 대북 수출사건”은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 군부대에서 반출되는 폐타이어를 북한으로 수출하는 사업을 해 오다가 5·24조치로 대북 수출이 막히자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여보내려다가 국가보안법에 걸린 사건입니다. 여기에는 마치 내란선동 사건에서 국가정보원의 프락치로 등장하였던 이성윤을 보는 듯한 뉴질랜드 국적의 교포 ‘사이먼 김’이 등장합니다. ‘사이먼 김’의 활약으로 경찰 보안수사대는 초기부터 피고인들의 행동
을 자기 손금 보듯 훤히 들여다 보고 있었고, 폐타이어 수입을 금지하는 중국 당국에 적발되어 폐타이어가 부산항으로 되돌아 오고 피고인들이 이를 폐기물로 처분한 이후에서야 체포하고 일사천리로 공식적인 수사를 진행하였습니다. 판결문에 나타나 있는 변호인들의 항변은 설득력이 있는반면, 유죄의 판시 부분은 상당히 작위적으로 읽혀집니다.

 

    이어서 4건의 이적표현물에 관한 사건을 실었습니다.

    “북한영화 전문가의 이적표현물 사건”은 대학원에서 통일학을 전공하였고 북한영화에 관한 책도 쓰고 강연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 유영호 선생에 대해 보관 문서나 동영상 파일 등을 이적표현물 소지죄로 기소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 기소의 배경에는 유 선생이 소위 ‘왕재산 사건’의 피고인 중 1인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작용하였습니다. 소위 ‘왕재산 사건’에서 가장 주목되었던 부분이 반국가단체 구성죄이었는데, 당시 국가정보원은 구속된 그 사건 피고인들의 지인 등 40여명을 반국가단체의 단원으로 대기시켜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1심부터 법원이 조직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국가단체 구성의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고, 그러자 국가정보원은 조사해 놓은 것이 아까웠던지 그 중 몇명을 이적표현물 소지 등의 죄로 기소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사건입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의 소회 등을 담은 유 선생의 글이 바로 뒤에 이어집니다.

    “이적표현물 소지죄와 이적행위 목적” 사건은 제대를 2개월여 앞둔 말년 병장 때 기소가 되어 제1심에서 7년여 동안 집시법 위반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반포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었다가 결국 모두 무죄가 선고된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제1심 법원이 이적표현물 소지죄에서 ‘이적행위의 목적’과 관련하여 판시한 부분입니다. 제1심 법원은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에 대해 이적단체로 판단하였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적행위의 목적’에 관해 반대의견을 냈던 김영란 대법관의 논설에 따라 ‘이적표현물 소지죄에 있어서는 피고인이 이를 소지함으로써 의욕하는 목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즉 이적행위를 할 계획이나 의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나거나 입증되어야 한다’며 피고인에게는 그러한 계획이나 의사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무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고 존재하는 현실에서 법원 내에서라도 위와 같은 전향적인 해석과 판단에 대해 널리 공감대가 형성되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편, 당사자 본인께서 보내 주신 글에서는 7년여 동안의 1심 재판이 끝났으나 검사의 항소로 다시 재판을준비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절절히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 글 중에 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기무부대의 압수수색 이후, 저는 소소한 일상 하나도 사회적 관계망으로 알려질까 봐 인증샷이나 제 얼굴이 나오는 단체 촬영을 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기도 쓰지 않고 업무와 관련된 일을 제외하고는 메모도 꺼립니다….” 친구들 중 학생운동에 매진하였던 이들로부터 학창시절의 사진이나 일기 등이 없어 추억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아쉽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자기에게 일이 닥쳤을 때 사진에 나온 인물이나 일기, 노트에 적혀 있는 이름들이 수사기관에 불려가 고초를 받는 일이 없도록 일찍이 모두 태워버리는 등으로 없앤 것입니다. 수 십년이 지났지만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살아 있고, 국가보안법 피해자는 이렇게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간부의 이적표현물 사건”은 오랜 동안 노조 간부로 활동해온 피고인에 대해 제1심 법원이 인터넷 카페에 올린 북한 ‘로동신문’ 기사나 실천연대 발행 간행물 소지 등과 관련하여서는 “이적표현물은 맞으나 피고인에게 이적목적이 없다”는 이유로, 그 외 소지하고 있는 자료들은 “이적표현물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모두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결론만 놓고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로동신문’의 기사나 법원이 이적단체로 판단한 단체의 간행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만연히 이적표현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 그 내용에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등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부산청년한의사회 사건”은 한의사라는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더 나은 사회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였던 대학시절의 열정을 이어나가고자 동문들로 구성된 모임을 만들고 자체적으로 학습자료를 만들었다가 이적표현물 제작 및 소지죄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공안기관은 이들이 만든 모임에 대해 이적단체 구성죄를 적용하려고 애쓰다가 안되었는지 실질적으로 수사를 마치고도 3년 8개월여 동안 동태를 살피고 있다가 결국 이적표현물 제작과 소지죄로만 기소하였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 사건은 북한에 거주하였다가 남한에 들어 왔으나 다시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서, 사실 각 사건 자체와 이에 적용된 국가보안법의 해석·적용 등에 의미가 있거나 중요해서가 아니라 이들이 처한 상황과 요구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의도로 함께 실었습니다. 유태준씨는 재입북한 탈북자 1호로 알려져 있는데, 1998년경 탈북하여 남한에 들어 와 정착하였다가 2000년경 부인을 데리고 오겠다며 재입북하였고, 다시 남한에 들어 온 이후 2004년경 아들을 데리고 광화문 등에서 ‘나와 아들을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 품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였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평양주민 김련희’는 중국에서 브로커에게 북한 여권을 빼앗겨 당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탈북자들과 함께 남한에 들어왔다가 곧바로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하였고, ‘법적 근거가 없어 북송할 수 없다’는 정부 당국에 맞서 처절하고도 끊임없이 싸워 나가고 있습니다. 권철남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잇다가 남한 사회의 탈북자에 대한 멸시, 힘들게 노동해도 먹고살기 힘든 현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이 쌓이면서 재입북 할 것을 결심하고 주변에 그러한 사실을 알리고 다녔다가 국가보안법상 탈출예비죄로 처벌받고, 이후에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더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통일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들의 북송 요구를 거부하고 있지만, 과거 이인모 노인에게는 방북 승인을 해 주어 북으로 보내고, 조업 중 기관 고장 등으로 예기치 않게 월경한 어부나 홍수 때 임진강 등지로 표류하여 떠내려 온 군인 등을 본인 의사에 따라 북으로 돌려보낸 적도 많았습니다. 정부 당국의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응답과 조치가 요구되어집니다.

 

    부록으로는 첫째, 1991년 개정된 이후 8번째 위헌법률심판을 받게 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 결정문”의 전문을 실었습니다. 위 법 조항은 간단히 말해 이적표현물의 제작이나 소지, 반포 등에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1단독 김도요 판사가 2017. 8. 4. 위 법 조항이 적용되어 기소된 사건의 피고인들이 신청한위헌심판제청을 받아들이는 결정을 하였고,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2017헌가27호로 심리 중에 있습니다. 결정문에는 UN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가 그동안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해 표명해 왔던 견해들, 양심과 표현의 자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제19조의 국내 규범적 효력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위 법 조항이 왜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 및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자세히 논증하고 있습니다.

    둘째,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집단입국 사건에 관한 중간보고서”를 실었습니다. 2016. 4.경 지배인 허강일과 함께 들어 왔던 북한의 식당종업원 12명에 관한 내용으로서, 국가보안법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지만 분단체제로 인해 발생하게 된 기본적 인권의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현재진행형의 중요한 현안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보고서에 함께 싣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 북한 식당종업원들의 집단입국에 대해 어떠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는지, 또 그러한 의문들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되어 줄 것으로 보이고, 한편으로 이 사안을 위해 민변 내에 특별히 구성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TF’가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일들, 그리고 이에 대한 국가정보원, 경찰청, 통일부, 법원과 검찰의 소극적이거나 감추려고만 하는 행태들을 확인하는 것으로써 이 사안의 진실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부록 편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국가보안법 일지”를 실었습니다. 통일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장연희 전 민변 사무차장께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떠나시기 전까지 2014년과 2015년의 각 일지를 작성해놓으셨고, 조현삼 변호사께서 기꺼이 2016년과 2017년의 각 일지를 맡아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국가보안법 일지를 읽어 보시면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했던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하게 그로부터 10년이 훨씬 지난 오늘 날까지도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왕성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보고서에는 주로 민변 통일위원회나 미군문제연구위원회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변호사들께서 변호하신 사건들 중의 일부만이 실려 있습니다. 처음부터 기획하고 집필자도 정하였지만 원고 완성이 늦어져 싣지 못한 사건도 있고, 꼭 싣고 싶었지만 자료 입수나 기타 여러 사정 등으로 싣지 못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군부독재 시대에 비열하고 잔인한 고문 등으로 만들어 냈던 여러 간첩조작 사건들이 이 보고서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기간 동안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이 역시 자료 입수 등과 시간적 한계 등으로 이번 보고서에 담아내지를 못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다음 발간 기회에는 이러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가보안법 사건은 수사와 재판을 받는 당사자 본인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이를 변호하는 변호사에게도 많은 인내와 희생을 요구하는, 무척이나 힘이 드는 사건입니다. 압수·수색영장 집행 단계부터 모든 것을 싹쓸어 담아 가려는 수사관들과 부딪히게 되고, 기소가 되면 며칠 밤을 새워야 다 읽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분량의 수사기록과 마주하게 됩니다. 공판이 시작되면 ‘이적행위의 목적’을 입증하겠다는 등으로 뜬구름 잡는 듯한 검사의 주장·증거신청과 다투어야 하고, 북한에 소재하고 있을 증거자료를 탈북자의 증언으로 메꾸려는 검사와 재판부의 의도에도 맞서야만 합니다. 증인신문, 검증, 감정 등 증거조사의 단계에 들어가게 되면 변호인의 변호사 사무실에는 변호사 없는 날들이 한정없이 이어집니다. 국가보안법 사건은 우리들이 아니면 어느 변호사가 변호하려
할 것이고 변호할 수 있겠는가 하는 소명의식이 없이는 맡아서 하기 어려운 사건인 것입니다. 때문에 국가보안법 사건을 변호하시는 변호사님들은 격려받고 칭찬 받으실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민변 통일위원회 내 ‘국가보안법 연구모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 오시며 국가보안법 보고서 발간을 이끌어 오셨던 이광철 변호사께서 문재인정부의 요청을 받아 청와대로 떠나시고, 오랫동안 통일위원회 간사를 맡아 오시면서 빈틈없는 업무 처리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셨던 장연희 전사무차장마저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스카웃 되어 떠나시면서 두 분의 부재가 상당히 큰 공백으로 남겨졌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현재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저의 부족한 역량과 게으름 등으로 이전과 같은 매년의 정기적인 국가보안법 보고서 발간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4개년 치를 묶어 내기로 하면서 편집을 마치고 인쇄소에 넘기기 직전까지도 그 내용의 질과 양에 있어서 이전의 국가보안법 보고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와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번 발간하는 보고서가 이전의 보고서 수준에 미친다면 이는 이광철 변호사와 장연희 전 사무차장께서 각자 떠나시기 전까지 작업해 놓으셨던 것, 그리고 바쁜 시간을 쪼개고 수면과 휴일을 희생하면서 원고를 집필해 주신 변호사님들의 노고 덕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전의 보고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통일위원장인 저의 여러 부족함 때문일 것이지요.

    이번 보고서의 원고를 집필하셨던 양승봉 통일위원회 부위원장님, 조현삼 변호사님, 권오훈 변호사님, 신윤경 변호사님, 남성욱 변호사님, 김정인 변호사님, 김종귀 변호사님, 사건 당사자로서 아픈 기억을 되돌아 보며 소중한 글을 보내주신 홍강철 선생, 이◯◯ 교수님, 백창욱 목사님, 유영호 선생, 서◯◯ 선생, 원고 집필에 필요한 자료들을 열심히 챙겨주신법무법인 상록의 장태성 실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언제나 후배들에게 든든한 의지가 되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통일위원회의 심재환 변호사님, 권정호 변호사님, 이석범 변호사님, 천낙붕 변호사님, 이오영 변호사님께서 이 보고서의 발간에서도 역시 큰 힘들이 되어주셨습니다. 항상 통일위원회를 응원해 주시는 우리 모임의 정연순 회장님과 강문대 사무총장님, 온갖 세세하고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하시면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시는 우리 모임의 사무처 간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이번 국가보안법 보고서를 같이 읽어 보면서 하루빨리 이 땅에 온전한 사상과 양심, 표현의 자유가 누리어 지기를 함께 기원합시다.

    감사합니다.

 

* 위 글은  발간된 보고서에 실린 ‘안내의 글’입니다.

책자를 받아 보시고자 하는 회원께서는 사무처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4년~2017년 국가보안법 보고서> 목차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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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를 다녀와서

- 유소영 15기 자원활동가

나비효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절절히 계속 생각난 단어이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언론에서 청운진 해운을 쥐잡듯이 잡는 것이 싫었었다. 언론몰이를 해서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병언, 구원파로 이어지며 뉴스는 더욱 자극적이 되어가고 사람들을 그곳에 열중시킴으로써 진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주로 정부 공무원들)은 빠져나가려는, 꼬리 자르기를 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청문회를 보면서 세월호는 누구 하나 잘한 것이 없는, 민관의 합작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청운진 해운이 처음 세월호를 국내에 들여올 때부터 과도학 중개축, 그것에 대한 정부의 허가 과정, 검사 등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정말 많고도 많았는데, 기가 막히게도 모든 것이 이어지고 이어져 세월호 참사라는 큰 사고가 일어나게 되었다. 딱 한 사람만 그 연결고리를 끊어줬다면 정말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 모든 것은 관행인간관계의 무한신뢰라는 이름으로 용인되었다.

박종운 위원은, 직접적인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람만 바뀐 채로 같은 사고가 또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단 하나의 이유라고.

그래서 나는 세월호 사건이 삼풍백화점 붕괴나 성수대교 붕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정치적인 프레임에 이 문제를 가두지 말았으면 좋겠다. 또 개인을 벌하는데 집중하기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봤으면 좋겠다. 박위원장님 말씀처럼, 사람은 언제든 대체될 수 있지만 그 구조와 관행이 있는 한 안전사고는 언제든 모양새만 달리해서 반복될 거니까.

월, 2016/04/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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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대구지부 소식 (2016. 1.~ 4.)

 

 안녕하십니까? 대구지부 간사 전은정입니다. 대구지부의 소식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1. 세월호 참사 2주기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민변 대구지부는 세월호참사2주기 대구추진위원(회원 15명)으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4월 9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주제로 세월호참사 진실규명과 온전한 인양촉구를 바라는 대구시민문화제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 남호진 지부장님, 간사 전은정 참석하였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모인 많은 대구 시민분과 함께 단원고 고(故)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의 “잊지 않고 기억해줘 감사하다”는 말씀은 시민문화제에 참석한 우리들에게 세월호참사 진실규명에 관한 일들이 우리모두의 소임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리고, 4월 16일 세월호참사 2주기 추모분향에 김미조, 남호진, 류제모, 박경찬, 박성호, 신성욱 변호사님, 간사 전은정 함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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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구지부 11차 정기총회

 

지난 4월 21일 대구지부 정기총회가 있었습니다. 범어동 상해관에서 16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부장 남호진 변호사님, 인권센터장 정재형 변호사님, 사무국장 박성호 변호사님의 말씀을 듣고 2년동안 많은 공로에 감사를 드리며, 회원 한분 한분 뜻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구지부 차기 8대 지부장에 박경로 (35기, 6대 사무국장) 변호사님, 인권센터장에 구인호 (33기, 4대 사무국장 · 6대 지부장) 변호사님 그리고 사무국장에 김영민 (41기, 7대 사무차장) 변호사님이 선출되셨으며, 다음 달 5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됩니다. 차기 집행부 및 인권센터장 변호사님의 인사말과 더불어 박정민 특별회원의 변호사 시험 합격 소식에 모두들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장승혜 변호사님의 입회로 앞으로 대구지부가 신입회원 확대를 통해 더욱 더 활동적인 역할을 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총회가 마칠 즈음에 국회의원 당선자 이재정 변호사와 하경환 변호사님께서 오셔서 당선 축하와 함께 즐겁게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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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화 ‘귀향’ 관람

 3월 1일 동성아트홀에서 대경 전단협(대구경북 전문가단체협의회) 연대활동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귀향’을 남호진, 최봉태 변호사님, 간사 전은정 관람하였습니다. 이용수 할머니께서 직접 무대인사를 하셨으며, 자리에 온 관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셨습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할머니의 아픔을 잊지 않는 것이 조금이나마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는 작지만 큰 행동인 것 같습니다.

남호진 변호사님께서 영화를 보시고 법무법인 우리하나로를 통하여 기부 릴레이에 동참하셨습니다.

 

 4. 민변 12대 회장 선거후보자 정견발표회

 2월 23일, 민변 제12대 회장 선거후보자 이재화, 정연순 변호사님께서 대구에 오셔서 합동유세를 하였습니다. 두 후보는 부산에서 유세를 마치고 바로 대구로 오셔서 열띤 토론을 이어가셨습니다.

민변 최초의 회장 경선인 만큼 대구지부 회원 12명이 참석하셨으며, 많은 관심과 함께 민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민변조직의 활성화에 대해 정견을 나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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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구인호 변호사 공로상 수상

 지난 1월 25일 월요일 차기 인권센터장 구인호 변호사님의 대구지방변호사회 공로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구인호 변호사님은 그동안 인권활동과 관련된 시국사건, 공익사건에 대한 법률상담 및 소송을 하셨습니다.

법률소송 외에도 대구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경북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차별에 관련한 차별시정구제신청사건을 담당하는 업무를 하시면서, 대구참여연대 편집위원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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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대구지부의 소식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 2016/05/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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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23-24. 민변 노동위원회 전체 모임을 다녀와서

- 이정환 회원

 

어느덧 5년차 변호사가 되었고, 변호사란 호칭에 어색해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그동안 노동위원회 전체모임에 참석해보지 못했다. 심지어 재작년 전주에서 모임을 할 때에는 사전 준비를 위하여 미리 답사도 다녀왔지만 정작 모임 날에는 지독한 감기의 구애에 무너져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사실 처음에는 갈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출발 당일 아침 7시 30분 난 민변 사무실 앞에 서 있었고, 강릉으로 향하였다.

 

선발대로 가는 인원은 조촐하여 3대의 자동차에 나누어 탈 수 있었고, 평창 휴게소에서 그 전날 여성위원회 전체 모임을 참가하신 그러니까 도합 2박3일의 일정을 소화하실 김 진 변호사님, 안현지 변호사님을 나누어 태웠다.

 

가는 길의 영동 고속도로는 평창 올림픽을 맞이하여 온갖 공사들로 한창이었다. 도로보수 공사로 차들은 속도를 낼 수 없었고, 한편에는 ktx공사로 멀쩡한 산을 깎고 있었다.

 

정작 개최 유치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 국민들의 머릿속에서는 남의 일인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하여 강원도의 자연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나 역시도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ktx개통으로 1시간여 만에 강릉까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마냥 기뻐하고만 있었으리라.

 

평창휴게소에서 타신 강릉 출신 김 진 변호사님은 가는 길의 명소 그리고 지명의 유래 등을 설명해주셨다. 덕분에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가는 길이 매우 즐거웠고 유익하였다. 단지 고향이 있는 곳이라서 잘 아시는구나라고 생각하였는데, 올 11월 즈음에 가족분과 함께 같이 강원도 여행안내 책자를 출간하신다는 소식에, 그 열정 그리고 실천력에 감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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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안길 헌화로와 정동진을 지나 심곡항으로 향했다. 그러나 하필 주말임에도 마을 전체가 미역 말리는 작업을 하는 바람에 마을 전체의 식당이 휴무하는 불의타를 맞이하여 다른 식당을 찾아가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 역시 도시에서는 짐작도 하지 못할 어촌만의 사정이리라.

 

돌고 돌아 간 식당의 점심 메뉴는 강원도의 명물 옹심이. 우리 테이블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순 옹심이로 통일하였으나, 너무나도 맛있는 김치와 함께 하였음에도, 그리고 오후 1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주인 할머니, 할아버지의 넉넉한 인심이 담긴 푸짐한 양에 다들 조금씩 남길 수밖에 없었다.(이 글을 보실 일은 아마도 없으실 텐데 혹시라도 그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오해를 안 하셨으면 좋겠다. 당신의 음식들은 최고였다고. 그저 우리들이 위(胃)대한 사람들이 아니라서 그랬다고).

 

세미나 장소이자 숙소인 녹색도시체험센터. 좋은 시설을 갖추었음에도 약간의 편의시설이 미비한 탓인지(대형 방에는 화장실이 없다든지, 취사시설을 갖춘 숙박시설을 운영함에도 필요 물품을 살 수 있는 가게가 없다든지) 그 큰 리조트를 민변 노동위원회가 통으로 빌린 듯한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이어 진행된 지역 현안에 대한 세미나 시간. 삼척에 위치한 동양시멘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의 극심한 대립에 대하여 그 사건에 대리인으로 참여하고 계신 김상은 변호사님의 발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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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에서는 원청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인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운영 중인 사업장, 그리고 이러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에 맞선 노조와 그 노동자들, 그리고 다시 노조의 세력규합을 막기 위하여 업무방해, 폭행 등으로 형사적 압박을 하는 사측,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기화됨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끝까지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1시간여 동안 펼쳐졌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의뢰인과 대리인이 깊은 신뢰관계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답답하다. 위장도급으로 실제로는 원청과 노동자 사이에 묵시적 근로관계가 있음을 입증하여 노동자들이 원청 소속 노동자임을 밝히는 데에 성공하였음에도 이를 버젓이 행하는 사용자들을 처벌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할 수가 없다. 차라리 상대적으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파견법의 적용을 받아 처벌할 수가 있음에도 말이다.

 

서로의 지혜를 모아 해결방안을 모색해보았다. 그러나 결국 입법을 통하여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후 오후 5시부터는 전체회의가 있었다. 처음 참여해보는 전체회의, 지난 1년간의 모든 행사들이 여러 각도에서 재조명되었다. 그리고 이번 전체회의에서 가장 뜨거운 테마인 회비규정 정비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사실 회무에 관심이 크지 않은 많은 회원들 입장에서는 처음 개요만 보고나서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였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난 그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이면에는 많은 고민거리가 숨겨져 있었다. 노동위원회의 많은 활동은 결국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그리고 회비에서 비롯되는지라 단순하게 처리될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처음 규정이 제정되고 개정된 시기와 지금은 변호사 수 증가 등으로 인하여 업계의 사정이 많이 달라져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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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자신이 변호사를 하게 되면 민변에 꼭 가입해서 활동하겠다는 많은 친구들도 여러 이유로 활동하지 못하거나 민변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물론 이 중에는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민변 변호사라는 타이틀에 의뢰인들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 것도 있을 것이다. 나조차도 몇 번 안 되는 공공기관에 징계위원회 위원 등으로 참석하는 경험 중에 처음에는 막연히 호의적으로 인사말을 주고받다가도, 민변 노동위원회 소속이라고 밝히는 순간 돌변하여 경계의 대상으로 바뀌는 경우를 겪었을 정도이니까. 하물며 많은 선배변호사님들은 어떠하셨을까.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하여 그리고 생각해볼 수 있는 부작용이나 배려해볼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였다. 그러나 나처럼 문제의식을 비로소 가지게 된 사람 입장에서 그 자리에서 일도양단 식으로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일이었으므로 많은 부분을 구체화하였음에도 여전히 상당 부분을 유보한 채로 마무리 하여야 했다.

 

그리고 저녁시간. 많은 회원들을 알아가는 자리이다. 이에 대한 즐거움은 강문해변의 식당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약 1.5킬로의 거리를 멀고 힘든 길이 아닌 설레는 길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기대에 120% 부응하는 음식들, 그리고 사람들.

 

생애 첫 양력 생일을 함께 맞이하신 김선수 변호사님, 전영식 변호사님, 김도형 변호사님, 노동위원회 위원장 임기를 훌륭히 마치신 강문대 변호사님, 그리고 노동위원회 위원장직을 흔쾌히 수락해주신 김 진 변호사님. 모두들 노동위원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분들이다. 이러한 선배님들과 잔을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 또 법률원에서 고생하는 변호사님들, 평소에 인사를 잘 나누지 못했던 변호사들, 민변 노동위원회의 술자리는 항상 옳다.

(이 급한 마무리는 술자리에서의 내 기억이 온전치 못해서는 아닐 거라고 강변하고 싶다.)

 

다음날 각자의 시간을 즐겼다. 일출을 즐기는 사람, 허난설헌 생가를 산책하는 사람, 인근 해변길을 거닐며 사색하는 사람, 밀린 잠을 자는 사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바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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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사람들은 사평해변에서 물회를 먹고, 영진해변에서 커피를 즐겼다. 피곤하면서도 그냥 이대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강문대 변호사님과 둘이 나선 소금강 트랙킹. 구룡폭포까지의 길은 고즈넉하고 문자 그대로 아름다웠다. 정말 강문대 변호사님과 둘만 이러한 풍경을 본다는 것이 너무너무 아까울 정도로. 계곡을 급한 경사가 없도록 많은 다리로 연결해 놓은 길. 이러한 길을 설치하기 위하여 누군가가 많은 땀을 흘렸으리라.

 

이후 정말 속세로 돌아갔다. 속세는 내가 없어도 여전히 바쁘구나. 그리고 정말 사람들 많구나.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일정을 준비하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모임에서는 더 많은 분들을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 2016/05/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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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위 엠티 후기

 

민변 15기 자원활동가 성미정

 

사실 엠티와는 거리가 멀어진 학년이 되었기에, 오랜만에 가는 엠티 길이 설렜습니다. 사실 예약 장소로 가는 길에 그 전까지 장소에 대해 걱정했던 것을 생각하면서 ‘괜찮은 곳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서울 엠티 장소는 장소 예약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엠티 가는 길에 1기 자원활동가로 활동하셨던 남세영 변호사님도 함께 했는데, 공교롭게도 학교 선배님이셔서 놀랬습니다. 저는 로스쿨이 꿈을 펼칠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로스쿨에 대해 말리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1기 인턴 생활은 어땠는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은 것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제

엠티에서는 국제연대위 회의 후에 함께 고기를 먹으며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미국 변호사이신 빈 대런님의 한국어 실력에 놀랐습니다. 한국어를 아주 잘 구사하시는 빈 데런님 덕분에 국제 연대위원회가 더 국제적인 위원회 같았습니다. 지난 임기에 국제연대위원장직을 맡으신 장영석 변호사님에 대한 감사를 드리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이동화 간사님과 김기남 변호사님 덕분에 고기를 열심히, 많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 술을 과하게 마신 탓인지 정신이 혼미해졌던 것 같습니다. 이 때 술에 빨리 취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게 국제연대위 엠티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신선하기도 했습니다. 우선 같이 있던 분들과 왜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려 시도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나서도 될까’하는 생각으로 소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있었습니다. 제가 자주 볼 수 없는 변호사님들과 함께한 자리여서 긴장을 하며 얼어붙어 있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하겠습니다. 엠티에 오신 분들은 길게는 10년 정도 민변 국제 연대위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셨습니다. 어쩌면 제 인생을 미리 걷고 계실지도 모를 분들로부터 다음에는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사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가는 길에 변호사님께 궁금했던 걸 질문했더니 얘기가 길어질 것 같다며 간략하게만 말씀해주셨는데, 다음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제1

저는 개인적으로 민변에서 활동하시는 변호사님들을 포함한 활동가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까지도 생각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민변 국제연대 위원회를 하면서 베트남 전쟁 피해자 보상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어떤 물질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열성적으로 참여하시는 모습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남을 돕는다는 막연한 생각은 할 수야 있지만 그걸 실천에 옮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는 터라, 남을 돕는 것을 실천하고 계시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수, 2016/05/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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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민변 신입회원 MT 후기

 

 - 황세훈 회원

 

내가 민변에 전화를 건 적은 몇 번인가 있었지만, 민변에서 전화가 오기는 처음이었다. 4월 첫 번째 주말에 시간이 되는지를 물었고, MT에 참석할 의향이 있는지 묻더니, 기획단에 참여할 것을 권하였다. 그렇게 아주 간단히 MT 기획단에서 일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좋은 기회는 늘 덜컥! 하고 얻어걸렸다는 걸 깨닫는다. 이 글을 쓰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권유해 준 조영관 변호사님을 떠올린다. 또 내년에 내 전화를 받을 어느 후배님을 생각한다.

 

첫 회의는 3월 17일에 있었다. 민변 회원팀 5분과 신입회원 5분이 모여 앉아 MT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장소를 확정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필요한 소품들을 구상하고, 몇몇에게 순서별 진행자를 맡겼다. 그리고 조금 더 진지하게 먹을거리를 고민했다. 저녁 식사를 정하고, 게임 중 간식을 정하고, 뒤풀이 안주를 정했다. 민변의 모든 회의들은 밥을 먹으면서 해서 정말 좋다. 회의 전날 방송된 ‘태후’에서 ‘송송커플’이 먹던 ‘돌비’를 먹으며, 다음 회의에도 참석할 것을 다짐했다.

 

3월 30일에 두 번째 회의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화하였고, 그날 밤 신입회원들과 화상통화를 하며 몸풀기게임 및 자기소개 시간을 위한 자료와 소품들을 준비했다. 오락 혹은 게임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은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늘 막연히 ‘나는 이런 분야에는 재능이 없지’라고 생각했었다. 새로운 경험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좋은 사람과 같이 하면 어떤 일이든 즐겁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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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를 시작하기 3시간 전, 함께 진행을 맡은 동기와 K호텔 커피숍에 자리를 잡았다. 오렌지주스가 12,500원이라는 사실에 놀라며, 4,000원짜리 케이크와 물을 주문했다. 자료 준비를 마무리하고 PPT를 넘기며 진행을 연습했다. 음식주문팀, 장보기팀과 카톡을 주고받으며 하나씩 계획대로 준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즐겼다. 물론 예상치 못한 사건도 일어난다. HDMI 케이블을 준비하기로 한 변호사님에게 키우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 MT 전날 밤 그 녀석이 케이블을 물어뜯었다거나 하는 하찮은 사건 말이다. 연락을 받은 장보기팀이 마트에서 새 케이블을 구입해왔다.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하나둘씩 회원들이 도착하였다. 초면에 건네는 어색하지만 호기심어린 인사, 지인들끼리 안부를 묻고 이어지는 수다, 누군가를 새롭게 소개시켜주는 즐거움. 따듯한 분위기가 감도는 테이블들이 김밥을 입에 넣은 회원들로 하나씩 채워졌다. 이어서 민변 회장님의 환영인사를 듣고, 김지미 변호사님께서 민변 및 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하셨다. 다양한 위원회들에 대한 소개를 들으면서 각 위원회가 내가 모르는 곳에서 얼마나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지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고, 활동 중인 위원들이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본격 ‘친해지기’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조원 이름 외우기, 조원 이름으로 사자성어 만들기, 헌법 조문 맞추기 등의 게임이 이어졌다. 게임의 열기는 뜨거웠다. ‘조원 이름 외우기 게임’에서는 조원들의 이름을 속사포 렙으로 쏟아냈고, 중간에 박자를 놓친 변호사님은 머리를 움켜쥐며 자책했다. ‘사자성어 만들기 게임’에서는 난이도를 낮춰달라는 원성으로 연회장이 시끄러웠고, 조원들의 이름을 모아 ‘동변상련’을 만들어낸 조가 1등을 차지하였다. ‘헌법 조문 맞추기’는 수많은 빈칸들로 인해 참가자들을 공황상태로 몰아넣었지만, 몇 개의 힌트에 힘입어 곧 승리의 환호를 내지를 수 있었다. 이 글을 빌어 막내들이 준비한 게임을 유치하다 하지 않으시고 열정으로 함께해주신 변호사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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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게임 사이사이에는 자기소개의 시간을 만들었다. 무작위로 주어진 키워드를 통해 조금 더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고, 취미 또는 관심분야를 이야기하면서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 ‘취미는 사랑’이라는 매우 인상적인 소개를 한 신입회원이 있었고, 밤새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 이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아쉬웠던 것은, 개인을 소개하는 시간이 위원회의 홍보 시간으로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위원회를 홍보해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절실한 마음은 십분 느껴졌지만, 이를 위한 시간을 따로 정하고 자기소개 시간에는 본인에 대한 소개에 더 집중하도록 진행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는 내년 MT를 진행할 후배님들을 위한 조언에 포함하기로 한다.

 

연회장에서의 1부 행사를 마치고, 2층 별실로 이동하여 뒤풀이 자리를 이어갔다. 족발, 보쌈, 치킨 등 육류와 과일, 과자 등의 안주를 늘어놓고 소주와 맥주의 향연이 벌어졌다. 사이사이 추가적으로 위원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해결하지 못한 모든 문제들은 결국 과거사위원회의 사건이 되는 것’이라는 과거사위의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흥미로웠다. 국제연대위원회 변호사님은 UN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셨고, 아동위원회 변호사님은 ‘Save the Children’에서 아동 체벌의 전면적 금지를 위해 일하며 겪은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평화peace’를 주제로 공부하신 변호사님은 체벌금지에 대한 ‘평화적’ 관점을 들려주셨고, 우리는 함께 아동의 의미, 체벌과 벌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평화의 뒷면에는 폭력이 있으며 그렇게 체벌금지와 평화에 대한 연구가 연결된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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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대화를 이어가다가도 한 곡조 노래를 부르면 또 흥겨워 술을 마셨다. 사무총장님께서 ‘사철가’를 완창하셨고(완창이 아니었다는 견해도 있었다), 신입회원 하나는 온통 음이탈 창법으로 신승훈의 노래를 열창했으며(그가 이 글의 저자이다), 선배변호사님 한 분은 ‘녹두장군 전봉준’의 옥중서신에 곡을 붙여서 불러주셨다. 마지막으로 이동화 간사님께서 ‘걱정말아요 그대 -이적’의 MR에 맞추어 ‘걱정말아요 그대 -전인권’을 부르자 모두가 함께하는 감동의 합창이 뒤풀이 자리를 뒤덮었다.

 

새벽 2시가 넘어가면서 16년 민변의 신입회원들끼리 따로 모이는 자리를 만들었다. 8명 남짓이 동그랗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비슷한 고민들, 공통의 씹을 거리가 있었고 더불어 서로에게서 각자 다른 다양한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우리는 빠르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함께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민변이라는 이름 아래서 앞으로 우리가 활동할 모습을 그려보았고, 그 그림 속의 나는 혼자가 아니라 옆에 앉은 동기들과 함께이기에 마음이 따듯하고도 든든했다.

 

기록상, “굿밤~”이라는 마지막 카톡은 새벽 5:22 이었다. 3시간 뒤인 8:30, 12명의 생존자들은 호텔 앞 식당에서 연포탕을 나누어 먹고, 동기 모임 날짜를 정하고,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으로 헤어졌다.

 

단 한 번뿐일, 나의 신입회원 MT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졸린 밤처럼 몽환적이고 기분 좋은 기억이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민변에서 동기들과 함께하거나 후배들의 신입회원 MT에 참석하는 날에, 나는 다시 그 추억을 꺼내볼 것이다. 혹은 위원회 활동을 하다가 문득 ‘내가 왜 여기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지?’라는 의문에 그 날을 기억할 수도 있다.

 

함께 준비했고, 함께 즐거워했고, 함께 추억할 신입회원 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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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기억을 만들어주신 선배님들과 동기님들, 특히 같이 사회를 보며 모든 준비를 함께해 준 동기 이영민 변호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내년에 있을 후배님들의 신입회원 MT에도 미력하나마 힘을 보탤 것을 약속하며, 다분히 ‘주관적인’ 후기를 마친다.

수, 2016/05/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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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성위 신입회원 환영 M.T 후기

- 어째선지 건강했던 여성위 엠티 : 건강한 관계, 건강한 민변

 

 - 최경아 회원(로7기)

바깥공기에는 미세먼지가 가득했다지만, 카풀을 얻어타고 즐기는 드라이브는 그저 맑은 여행길입니다. 길이 시원하게 뚫린 와중에 태워주신 분도 함께 타신 분들도 입담이 한가득이네요. 일과 일상을 오가는 이야기에 웃다 보니 어느새 구불구불한 길 너머 숙소가 보입니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머쓱한 마음으로 도와드릴 것을 찾지만, 이미 맥가이버 위원님들이 손을 다 써둔 상태. 신입회원일 때 즐기라며 일거리로부터 내쫓으시곤 능수능란하게 준비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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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쫓겨나고(?) 보니 한 이불을 나눠덮고 담소 모임이 피어납니다. 처음에는 이불 위에 원이 피더니 점차 그 지름이 늘어납니다. 급기야 이불이라는 허브에 발끝으로 겨우 접속할 만큼의 인원이 모여드니 자연스레 ‘엠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구나.’ 싶습니다.

 

그런 가운데 현판식(?)도 진행해봅니다. 사무처이자 여성위 오지은 간사님이 준비한 A4로 만든 간판을 달아보려는데, 어째 간판 붙일만한 명당인 창문이 ‘뽁뽁이’ 밭입니다. 그 정성 어린 뽁뽁이를 잡아먹지 않기 위해 고민하다가 테이프로 허공에 간판을 고정하는 방안을 내니 차기 회장님을 비롯한 위원님들의 승인이 떨어지고 이로써 현판식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남은 건 이제 ‘먹거리’ 본 게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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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해주신 수육이 세팅되고 모두가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데 엠티가 아니라 잔치 분위기입니다. 고기를 구우면, 그을음이나 연기도 건강에 좋지 않지만, 누군가는 굽고, 누군가는 먹는 자리가 되어 함께 하지 못한다는 우려에 수육을 기획하였다고 합니다. 함께함을 기획하는 자리에서 각자의 삶의 결을 맛보기까지 하니 더욱 깊은 꿀맛이었습니다.

 

한 차례 배를 채우고 나니 자기소개 타임입니다. (라고 썼지만, 축하자리라고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번 변호사시험 합격소식을 들고 오신 김지혜 위원님, 그리고 금번 민변의 차기 회장님으로 당선되신 정연순 위원님, 그리고 앞으로 민변의 여러 위원회에서 큰 역할을 맡아주실 분들의 결의에 축하할 일도 참 많습니다. 그만큼 조아라 위원님이 급히 공수한 케이크도 바빠집니다. 여성위의 활력을 통해 민변의 활력을 엿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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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청일점이‘었던’ 이경환 위원님은 여성위 엠티에서의 첫 식사라고 하십니다. 알고 보니 그간 바쁜 일정 가운데에서도 어떻게든 참석하고자 후발대로 오시곤 했는데 오늘 딱 일정이 변경되어 처음부터 함께 자리하실 수 있었다고 하시네요. 바쁜 와중에도 매번 행사를 참석하는 애정이 드디어 수육으로 빛을 보네요.

 

아직도 입에 감도는 듯한 씻긴 묵은지와 수육을 필두로 든든하게 먹고 나누다 보니 다시금 이야기 도형이 각기 피어납니다. 실험적인 형태의 법무법인을 만든 분의 이야기부터 노련하게 힘들었던 과정을 겪어 낸 선배 위원님의 조언까지. 서로에게 근황과 꿀팁을 나누고 손을 보태는 모습에 건강한 관계로 맺어진 건강한 조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진선미 의원님이 와 계셨네요. 사실 잠결에 대충 씻고 쌀국수에 환호하며 앉는데 누군가 악수를 청하기에 얼떨결에 미처 닦지도 못한 손으로 응하고 보니 어디서 많이 뵌 얼굴입니다. 내색은 아니 하려 했으나 얼마나 놀랐던지.

 

생활동반자제도 등에 관심이 있던 차에 선거법상 선거운동에서 법률상의 배우자 유무에 따른 차별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부터 와 닿습니다. 그 외에도 선거 과정에서의 애환을 통한 분석과 판단을 들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 적지 않겠습니다. 하하.

 

멋진 인상만큼 다사다난함이 느껴집니다. 심지가 굳은 건강한 ‘멘탈’을 근접하여 지켜보니 어째서인지 든든한 기분까지 든달까요. 호주제 폐지 운동을 겪으며 과도기의 폭격을 험하게 겪으셔서 그런지, 어지간한 분들도 흔들리기 마련일 보수성향 단체의 ‘일점사’ 테러에 버텨내는 심지와 그 와중에도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배워야 할지, 그 분석과 방향제시를 하는 모습에 존경심부터 자연스레 듭니다. 워낙 그런 항의 방식에 쉬이 고개 숙인 정치인들을 많이 보아오다 보니 더욱요.

 

오고가는 이야기를 듣자니 이는 비단 진선미 의원님뿐만은 아니었습니다. 그 다사다난한 과정을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해온 단체가 민변이고 또 그 위원님들이니까요. 선배님들의 담소를 듣다 보니 저도 그 같은 심지와 역량을 구비할 수 있을지 뭉클해지는 마음과 함께 빨리 졸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드네요. 하하.

 

1박 2일간 환영받으며 듣는 삶의 결이 참 소중했습니다. 술잔과 소탈한 어투로 오가지만 삶을 진지하게 빚어가는 숙고를 마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삶의 매 순간이 방황이기 마련이고 고민의 연속이 삶이라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자신만의 심지를 빚고 세워 빛을 내는 분들을 뵈었습니다. 바쁜 일정 가운데 서로를 바라보고 모여 웃는 분들을 보니, 잘 버티고 차분히 나아가면 삶이 마냥 팍팍하지만은 않겠구나, 싶은 묵직하고 건강한 1박 2일이었습니다.

 

마지막 생존자샷까지. 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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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로스쿨에 재학 중인 특별회원입니다. 중간고사 끝나는 날에 딱 엠티가 있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괄호를 빌어 재학생 및 졸업생의 일정도 세심하게 배려해주신 데에 큰 감사 드립니다.>

수, 2016/05/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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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회원월례회] 송경동 시인(‘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저자) 초청 특강 후기

  “4월 28일, ‘그 날’에 대한 이야기”

 

- 김경은 회원(변시5회)

 428, ‘송경동 시인의 강연이 있다는 문자를 받았던 날

 

민변에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좋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월례회를 계속 기다렸던 터였다. 4월 월례회의 주제는, ‘시(詩)’였다. 학창시절부터 시는 항상 나에게 어렵고 생소한 것이었다. 그래도 월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시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송경동 시인’이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어떤 작품을 쓰셨는지 알아보게 되었다.

 

그의 시는, 그 동안에 내가 알고 있었던 시와는 달랐다. 나에게 있어서 시란, ‘첫사랑의 아름답고 순수한 감성을 끄집어내는 것’정도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아름답다기 보다는, 우리의 사회가 품고 있는 어두운 부분들, 누군가는 애써 숨기려고만 하는 부분들을 날 것 그대로 꺼내보였다. 슬프지만, 담담하고 솔직하게 냉정한 우리 사회의 노동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이는 마치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백색의 도화지에, 굵직한 글씨로 ‘사람 인(人)’자를 새기는 듯한, 그대로의 노동자의 삶을 보여주는 시였다.

 

그의 시를 보면서 떠올랐던 모습들이 있었다. 거리 앞에서 농성하는 노동자들의 모습, ‘생존권 보장’을 외치고 있는 텔레비전 속 노동자들의 모습, 그리고 ‘무한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 속에서, 눈앞에 닥친 목표에 쫓겨 이들을 애써 외면했던 스스로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의 시를 알아가면서, 그의 시 속에 녹아있는 노동자들의 삶,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4월 월례회에 참석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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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8일, 민변의 회원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월례회에 참석했던 날

 

어디에서나, ‘첫 번째 시간’은 늘 긴장감이 있는 것 같다. 간사님께서 편하게 오면 된다고 해주셨지만, 약간의 긴장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월례회를 시작하기 전, 신입회원으로서 짧은 시간동안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는데, 많은 선배님들이 계신 자리에서 나도 모르게 긴장하는 바람에 횡설수설 하였다. 하지만 선배님들께서 큰 박수로 나를 맞이하여 주셨기에, 편한 마음으로 특강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송경동 시인께서 직접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긴박함 그 자체였다. 분명 슬픔과 아픔이 묻어있었던 이야기들이었지만, 한 편으론 시인께서 재치 있게 설명해주셨기에, 강연의 분위기만큼은 어둡지 않았다. 그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계속 하던 중, ‘노동자들의 국기’란 작품에 얽힌, 2014년에 있었던 일은, 말 그대로 1980년대의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한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진주시의 신성여객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노동자가 회사를 상대로 투쟁하다가, “회장님 앞에서 무릎 꿇고 싹싹 빌면 다시 복직시켜주겠다”는 회사의 부당한 요구가 있었고, 가족의 생계가 눈앞에 아른거렸던 해고노동자는, 결국 회사의 요구대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회사는 복직시켜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결국 해고노동자는 그 곳 정문에 있는 국기 게양대에 목매달아 순직하고 말았다. 이 일은, 2014년 4월 30일에 있었던, 불과 2년 전의 일이었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이, 언론에 이슈화 되지 않고 조용히 흘러갔다는 사실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기 위해 그의 이야기에 계속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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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시인께서 직접 사인하여 건네주신 시집(詩集)을 선물 받았던 날

 

 

월례회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시인께서 직접 사인하여 건네주신 시집이 내 손에 들려있었다.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얼른 시집을 펴들었다. 그리고는 시집 속에 수록된 작품인, ‘그 고양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라는 제목의 시를 읽어보았다.

 

이 공장 저 공장에서 쫓겨나

정리해고자 실업자 비정규직 노숙자로 길거리를 헤매는

우리 처지가 저와 같은 걸

 

- 송경동 시인, ‘그 고양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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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정리해고를 당하고, 누군가는 실업자로, 누군가는 노숙자로 길거리를 헤매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처지가, 마치 먹이를 찾아 골목을 헤매는 길고양이의 삶과 비슷하기에, 그들의 걱정, 힘듦, 서러움이 깊숙이 느껴져 왔다. 작품 속 마지막 부분에서 시인은 길고양이를 위해, ‘일 리터짜리 우유를 들고나가 플라스틱 통 가득 따라’주었다.

 

제 먹을 것도 부족하면서도 세상 모든 어린 생명을 먼저 살리고자 먹을 것을 나눠주는 ‘작품 속 그’의 따뜻한 마음에, 이미 가진 것이 많음에도 그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견적 내다가 결국은 외면해버리는 스스로가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날, 4월 28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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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5/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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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환경보건위 소식

 

환경보건위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하여 영유아, 아동, 임산부, 노인 등 수백명이 폐손상으로 사망한 국내외 유례없는 환경보건 대참사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8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미상 폐질환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고, 2012년 2월 관련성을 최종확인한지 5년 가까이 경과하였습니다.

 

일부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지만 아직 대다수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고, 최근에야 검찰에서 적극 제조, 판매사에 대한 수사의지를 보이자 롯데와 홈플러스에서 사과 및 피해배상의지를 밝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가 및 제품 제조, 판매 대기업에 유해화학물질 관리 소솔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 완전한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환경위에서는 민변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공동대리인” 모집공고를 내었고 현재 4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5월 16일 436명의 피해자들을 대리해 소장을 접수했고 대한민국을 비롯한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 SK케미칼, 롯데쇼핑, 홈플러스, 신세계 등 22곳이 대상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이런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책임을 끝까지 물어 피해자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 2016/05/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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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위원회 활동 소식

 

<학교비정규직 현황 및 파업 관련 워크숍 개최>

 

여성인권위는 지난 5월 월례회에서 전국여성노조 나지현 위원장님을 모시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과 최근 진행된 총파업’ 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자리를 가졌습니다. 나 위원장님은 학교에서 근무하지만 교사도 학생도 아닌 영양사, 조리사 및 조리보조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태 및 관련 노동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용안정과 근속인정, 정규직화 등을 통한 개선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참석한 여성인권위 위원들은 학교비정규직의 현실과 문제해결에 대해 깊은 공감을 나타냈으며, 학교비정규직의 신분과 근로조건을 규정하는 교육공무직법이 제정되어 학교비정규 노동자가 학교의 한 주체임을 분명히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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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 공동 관람과 조세영 감독과의 GV>

 2016년 6월 여성인권위 월례회는, ‘낙태’를 소재로 한 장편다큐멘터리 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의 조세영 감독과의 대화 등으로 이루어진 워크샵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위원들은 워크샵에 앞서 민변 대회의실에 모여 한층 업그레이드된 민변 장비^^를 통해 위 영화를 단체 관람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내 최초로 낙태 경험자들이 출연하여 대중에 얼굴을 공개한 위 영화를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기획·제작·배급하는 과정에서 낙태라는 주제가 갖는 특수성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들, 특히 출연자들과의 단계별 소통과정에서의 신뢰/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깊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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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한국사회의 개혁과 입법과제’ 및 보고대회 -여성인권 분야에 대한 집필과 출간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민변은 2004년 이후 4년마다 새 국회 개원 즈음에 사법제도, 정치, 민생경제, 여성, 사회, 통일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안에 대한 입법방향을 제시하는 「한국사회의 개혁과 입법과제」를 출간해왔습니다. 올해, 2016년에도 20대 국회 개원에 맞춰 「2016년 한국사회의 개혁과 입법과제」를 출간하기 위한 출간 보고대회 및 토론회가 6. 22.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여성인권위는 위 출간물에 실릴 여성인권의 각 세부분야 – 가족법 분야, 여성의 재생산권(낙태 등), 여성노동 분야, 여성폭력과 성매매방지 분야, 공적분야, 이주여성분야의 원고를 각 팀을 비롯해 여성위 내에서 공동으로 집필하여 제출하였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여성위의 이희영 위원이 준비위원을 맡아 여러 가지를 세심하게 챙기며 원고도 직접 집필하였고, 최종적으로 조숙현 위원장님이 감수를 맡아 마무리해주셨습니다. 여성인권위가 그간 4년간의 활동을 토대로 향후 여성인권의 주요한 이슈와 의제를 선정하고 그 고민을 담은 출간물인 만큼, 앞으로 개원하는 20대 국회에서 많은 국회의원들에게 읽히고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성위의, 다음 월례회는?!^^>

여성인권위 7월 월례회는 2016. 7. 21.(목) 늦은 7시, 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립니다. 올해의 중반을 넘어서는 시기인 만큼,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그동안의 상반기 여성인권위 활동을 돌아보고 하반기에 대한 계획을 보다 풍성히 하기 위한 의견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경계성 장애인 성폭력 사건’ 및 일명 ‘하은이 사건’ 변호인단과 함께 월례회 이후에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월, 2016/06/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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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레/터

안녕하세요, 다시 또 인사드립니다.IMG_0537
사무총장 강문대 변호사입니다.
이제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셨겠지요? 제 개인을 알 필요는 없지만 우리 모임의 총장의 이름과 얼굴은 알아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회장님은 선거를 거쳤으니 확실히 알고 있지요?

총장 3-4주차를 거쳤는데요, 이제 조금 익숙해지네요. 상근자들과의 소통도, 여러 가지 일 빨리 빨리 결정하는 것도, 재판하면서 텔방 보는 것도 손과 눈에 많이 익었습니다. 그 끝이 매너리즘이 아닌 능수능란이 되도록 긴장감은 계속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두 주간 민변에 큰 두 일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탈북 식당 종업원 인신보호 사건’의 심리 개최이고, 다른 하나는 ‘개혁입법과제 출판 보고 대회 및 토론회’ 개최입니다. 전자와 관련해서 일부 단체가 민변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단체 명단 중에 ‘어버이연합’은 없더군요. 확실히 자금 지원이 원활치 않은가 봅니다. 위 심리와 관련해서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민변을 물어뜯더군요. 저도 당사자격 지위에 서보니 그런 공격을 무심히 흘리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무조건 정면 대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어서 그 대응 수준과 방식을 정하는 것에 고심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변호인단이 일선에서 잘 대응하고 회장님도 전체 지휘를 잘 하셔서 적절한 수준에서 막아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성명(“인신보호법을 무력화시키는 국정원의 행태와 법원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나온 것 아시죠? 거기에 우리 입장이 잘 나와 있습니다. 궁금하거나 헷갈리는 점이 있으면 그 성명 다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 오늘(6/24) 변호인단이 국정원장을 고발합니다. 이미 알고 계시지요? 이에 대한 보도자료도 홈피에 게재돼 있습니다.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지 않고 소리없이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버섯도 아니고 용각산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명천지에 소리내어 알리면서 활동합니다. 이 건은 다음 레터에서도 더 할 말이 있을 것 같네요.

개혁입법과제 토론회도 잘 마쳤습니다. 회원 의원들은 거의 다 참석해 주셨습니다. 우리 모임의 각 위원회에서도 1-2명씩 참석해서 자리가 영 허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아, 자발적으로 동원된 ‘자원활동가’들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직 자료집을 못 보셨을 것인데, 보는 순간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많이 들 것입니다. 예, 딱 고시서적 같이 생겼습니다. 외우고 싶은 본능이 확 일 테지만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냥 한 번 일독해 주시면 됩니다. 거기에 많은 수고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4년 뒤에 어느 총장인가는 이 일을 다시 반복할 것인데, 잘 감당하시기를 미리 당부드립니다. 준비 과정과 종료 이후의 평가를 회의록에 잘 남겨 놓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재명 회원(성남시장)의 단식농성장을 방문했는데, 그 이틀 뒤에 단식농성을 푸셨습니다. 상당인과관계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법률적 양심으로 각자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건강을 더 크게 해하지 않고 단식을 종료해서 다행입니다.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데, 그것도 잘 해결되기를 바라겠습니다. 회원님께서 민변의 성명 발표와 지지 방문에 감사의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전체 공지합니다.

‘전관비리’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가 일단락됐는데, 혹시나하고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라는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한변협도 ‘전관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요? 우리는 성명(“법조비리, 특검으로 수사하라”)을 발표했습니다. 사법위에서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사법개혁의 계기와 소재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발굴되네요. 그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진전이 있을 수 있게 잘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일요일(19일)에는 세월호 고 김관홍 잠수사의 추도식에 회장님과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가 그 구조자의 가족을 위로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번 주에는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시한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이는데, 민변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적극적인 의사표명과 함께 정부의 일방적 행태를 저지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사무처에도 조금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유진 간사가 출산휴가를 갔고 그 대체근무자로 김서정 간사가 왔습니다. 앞으로 1년 좀 넘게 같이 근무할 것입니다. 민변 페북에 가입해 있는 분은 보셨겠지만, 카드 뉴스 등 기존에 잘 안 보이던 것이 보일 것입니다. 뭔가 소란스럽다 싶으면 김서정 간사에게 혐의를 두시면 거의 정확할 것입니다. 큰 역할 기대합니다. 이유진 간사도 애 잘 낳고 오기를 기원해 주세요.

마지막 소식입니다. 김수영 시인은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 자신을 자책했지만, 저는 사소한 일에 분주해질 때 뿌듯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 느낀 뿌듯함은, 남자 화장실 출입문이 강제로 닫히게 만든 일입니다. 화장실 문이 열려 있어서 민망한 때가 좀 있었지요? 그 예방책을 고민한 결과 자동개폐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그것이 고장나지 않는 한 출입문으로 인한 민망 모드는 재현되지 않습니다. 뭔 말이냐고요? 예, 남자 화장실 출입문 위쪽을 한 번 보시면 됩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아, 정말 마지막 한 소식이 있군요. 이 글을 보고 있는 이 시간에 저는 ‘독일’에 있습니다. 자유여행 아니고 통일기행입니다. 통일위 변호사님들과 베를린의 골목을 함 휘젓고 오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월, 2016/06/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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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부 소식 2016. 6. 23.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집시법위반 공익변론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원전4기 폭발 이후,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깨닫고 울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만든 네트워크 조직으로 민변울산지부도 참가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최근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관련 이슈로 탈핵공동행동이 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울산시청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울산시청의 고발로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중입니다. 그동안 동일·유사한 경우에서 일체 형사고소·고발을 당한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탈핵공동행동에서는 사안을 심각히게 보고 대응중이고 민변울산지부에도 변론요청을 하여 왔습니다. 이에 우리지부에서는 수사과정에서부터 함께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발전()의 광고비등 집행내역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울산시민연대와 공동으로 한수원의 “언론홍보비 집행내역등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2015년 6월 9일 제기하여(주심 한정희 변호사님), 2015. 10. 14. 원고 전부승소판결을 받았고, 2016. 5.경 항소심 역시 승소하였습니다. 현재 한수원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로 상고기각을 목표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지역시민사회와 공동행동을 한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대한변협의 일명 테러방지법안 검토의견서에 관한 울산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공동 성명서발표

2016. 2. 26. “대한변협의 일명 테러방지법안 검토의견서에 관한 울산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본부와 소통을 거쳐 우리 지부 주도로 울산지방변호사회 회원 22명 연명을 받아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2016. 2. 27. 언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월, 2016/06/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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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언론위원회가 최근 집중 논의 중인 이슈를 하나 전하고 회원님들의 도움을 요청 드립니다.

‘흉악범 얼굴 공개’ 문제입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강력범죄 피의자들의 얼굴, 실명 등 신상 정보가 경찰에 의해 공개돼 언론에 자주 등장했는데요. 공개가 되는 경우와 되지 않는 경우(예를 들어 ‘수락산 등산객 살인’ 피의자는 전자, ‘사패산 등산객 살인’ 피의자는 후자였습니다.) 사이의 구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지극히 자의적”이라는 비판은 물론 나아가 “시국 상황 등에 따라 국민들의 현안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이에 경찰은 관련 지침을 개정해 신상 공개 결정을 기존처럼 경찰서가 아니라 지방경찰청이 맡는 등 운용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피의자 신상 정보 공개가 헌법상 무죄 추정 원칙, 이중처벌 금지 원칙 등에 위배되므로 법률적 근거가 되고 있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의2 제1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제1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지적이 유력합니다. 언론위원회는 위 법률 규정 등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송과 같은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위 대응을 위해서는 우선 신상 정보 공개로 인한 피해자(강력범죄 피의자)들 중 대응 의사를 지닌 당사자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위 이슈에 대해 관심과 의견 있으신 회원님들께서는 언론위원회 소속 여부를 떠나 언제든 언론위원회로 연락하고 논의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변호인을 맡는 등으로 신상 정보 공개 피해자들과 직·간접적 접촉 경험이 있으신 회원님들께서는 꼭 관련 정보를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월, 2016/06/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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