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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과 ‘노동 존중 사회’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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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과 ‘노동 존중 사회’를 말하다

익명 (미확인) | 월, 2018/03/26- 17:31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자비 없네 잡이 없네’ 시리즈로 2030세대의 노동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에 살을 붙여 한 권의 책을 펴냈는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일한 지가 몇 년인데 모아 놓은 돈도 없냐고요?
모르시는 것 같아 알려드립니다, 우리의 노동

현재 청년 실업률은 연일 치솟고 있는 중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5세~29세 청년 실업률(9.2%)은 IMF 직후였던 1999년(10.3%)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험난한 취업 시장에서 2030세대는 학자금 대출을 등에 진 채 분투하고 있다.

다른 한편, 높은 장벽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신입 사원 4명 중 1명은 1년 안에 퇴사하고 있다. ‘세상 무서운 줄’ 누구보다 잘 아는 청년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가 있다. 보상 없는 초과근무, 잦은 회식, 성폭력이나 폭언, 개인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조직 구조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건강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전향한 사람들은 임금 체불의 위험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고, 다시 구직자가 된 사람들은 ‘슈퍼 을’이 되어 ‘면접관님’이 만족하실 만한 자소서를 써야 한다. “그 정도도 감내하지 못하다니 약해 빠져가지고.” 하는 타박을 들으며.

압박 면접과 갑질, 주말 출근과 임금 체불…
야생에 가까운 노동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민간싱크탱크 희망제작소가 기획하고 20~30대 연구자 여덟 명이 참여한 이 책은 지금 청년 세대가 마주하고 있는 무자비한 노동환경을 폭로하는 것을 넘어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한 사회, 노동자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2030세대가 일터에서 겪고 있는 복잡다단한 고통의 실체를 고용 안정, 충분한 휴식, 안정적 소득, 조직 노동, 조직 밖 노동, 전문성, 가치 지향 노동, 구직자의 알 권리라는 주제들로 구체화한다. 아울러 열띤 주제별 좌담을 통해 노동 현장 곳곳에 있는 부조리를 포착하며 20~30대 구직자와 노동자가 알아둬야 할 정보와 다양한 노동 방식을 공유한다.

알고 있나요?
‘연차 15일’은 법으로 규정한 최소 기준일 뿐이라는 것을

당신이 만약 일하고 있다면, 사장님이 법에서 정하고 있는 연차휴가를 주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을 통해 고소할 수 있다. 법에서 정하는 최저 기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근로조건을 높일 수도 있다. 노동조합과 함께 집단 차원에서 회사와 협상하면 된다. 노동조합이라 하면 왠지 불법적인 조직 같고, 발을 담갔다가는 어디론가 끌려갈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노동조합은 헌법이 보장한 법적인 권한과 보호 장치를 갖고 있는 강력한 단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노동조합 경험자는 100명 중 서너 명일 정도로 적다. 우리 사회에 노동조합 자체가 드물다는 뜻이다. 아직 노동자가 아닌 구직자는 노동조합이나 노동 관련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워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한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취업에 실패한 개인들은 자기반성과 더 ‘노오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진짜 문제는 구직자들 스스로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입사 전까지 근로계약서를 보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임금이나 휴가 등도 그냥 알려 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다.” /238~240쪽

가까운 예로 현재 구직 사이트의 채용 공고 중 급여 항목을 보면 대다수가 ‘내규에 따름’ ‘협의 후 결정’처럼 모호하게 제시돼 있다. 법적인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법에는 ‘거짓 채용 광고를 내거나 구인 광고 내용을 구직자에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을 뿐이고, 채용 공고에 어떤 정보를 넣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우리는 더 많이 원한다고 말하자
2030세대 당사자들의 집단 구술로 발견한 ‘좋은 일’과 ‘노동 존중 사회’의 밑그림

답답한 상황 가운데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개선해야 할 여러 가지 노동조건을 반영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기로 한다. 각 주제별 좌담에서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하고, ‘2030세대의 노동 현실 개선을 위한 여덟 가지의 정책’으로 정리한다. 그 내용은 ‘채용 공고에 정확한 정보 기재 의무화’ ‘다양한 노동시간 제도 확산’ ‘일하는 사람 관점의 유연성 확대’ ‘조직 내 민주주의 강화’ ‘초·중·고 노동권 교육 강화’ ‘사용자 대상 노동권 교육 실시’ ‘사각지대 노동자 보호 강화’ ‘전반적 임금수준 상승’이다.

정책들은 2030세대가 요구하는 좋은 일의 요건이 ‘일’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일이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자신의 가치와 일상적인 삶을 지켜 내는 수단’이자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030세대는 사회적으로 중요시되는 가치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내 삶을 우선한다는 점에서 개인주의자이지만, 일에 있어서만큼은 이전 세대보다 사회적인 가치를 더 추구한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박명준 박사는 좌담에서 나온 여덟 가지 정책이 “정부가 표방하는 ‘노동 존중 사회’와 이를 이루기 위한 ‘사회적 대화’의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이야기한다. 동시에 우리에게 요청한다.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가 반영되도록 더 많은 목소리를 내 달라”고.

촛불 집회 이후 우리 사회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제대로 된 주권자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주권은 자기 결정권이다. 이제는 일터에서도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 2030세대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반영해 노동조건을 개선한다면, 노동 현장에서도 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이다.

– 글 : 서해문집

* 이 글은 ‘자비 없네 잡이 없어’ 출판을 담당한 ‘서해문집’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자비 없네 잡이 없어’ 책 소개 보기(클릭)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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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10/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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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⑭ 비영리 종사자들이 말하는 ‘내 일이 좋은 일이 아닌 이유’

“수직적 조직문화, 세대 간의 간극, 성장하지 못 하고 소모된다는 느낌,
열악한 근무환경, 낮은 임금, 노동조합의 부재….”

001

일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공통적인 고충을 나열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아마도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업계, 다른 조직에 가면 여기보다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때 떠올리는 업계와 조직에는 이윤보다는 사회적인 가치,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비영리 조직’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위에 나열한 고충들은 지난 11월 3일 비영리 종사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워크숍에서 나온 것이었다. 즉, 비영리 조직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털어놓은 ‘나의 일이 좋은 일이 아닌 이유’였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모든 일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었다.

이 워크숍은 희망제작소가 2016년 7~12월 총 5회에 걸쳐 진행 중인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네 번째 행사였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이 자리에는 재단법인·사단법인 등 형태의 시민사회단체, 국제 NPO의 한국지부, 산업별 노동조합,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민간단체 등에 종사하는 30여명이 참석했다.

002

각자가 추구하는 ‘좋은 일’의 기준을 알아보기 위한 보드게임, 공인노무사와 함께 비영리 조직에서의 노동권 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 Q&A 세션, 그리고 참석자 중 세 명이 대표로 비영리 활동가로서의 경험과 의견을 밝힌 순서들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그룹 대화’가 진행됐다. 이는 참석자 전체가 테이블 단위로 자신의 일 경험을 공유하고 비영리 섹터 노동환경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는 순서였다. (공인노무사와 함께한 비영리 노동권 Q&A 내용 보기), (비영리 활동가 3인이 말한 ‘좋은 일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내용 보기)

민주적인 조직이란 뭘까?

“우리 조직이 민주적이지 않다고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산업별 노동조합에서 10년째 상근자로 일하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같은 테이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소통의 문제’를 제기하자 이렇게 말했다. 대표적인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저희는 선후배 간에 말을 편하게 하는 조직인데, 그렇다고 수평적인 건 아니에요. 오히려 권력구조에 따른 위계, 발언권 차등이 심한 편이죠.”
“선배들은 민주화 세대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지금 세대와 문화적 차이를 가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러다 보니 후배들이 인격적 모독을 받았다고 느끼는 일들이 생겨요.”
“상하관계만 문제가 아니고 동료들 간의 관계에도 문제가 있어요. 일반 기업보다 소통이 더 잘 돼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소통이 안 되고, 오해 때문에 갈등이 커지기도 해요.”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인지 ‘조직이 이렇게 가야 한다’는 생각들은 확실한 편이에요. 그런데 서로 조금씩 다른 부분들을 충분히 공유하고 토론하지 않으니까 더 힘든 것 같아요.”

한 참석자가 “민주적인 조직이라는 게 뭘까요?” 하고 묻자 다른 사람이 “어느 위치에 있건 누구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우리 단체가 지금 민주적이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있어야 민주적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일라고 했다. 특히 비영리 조직일수록 그렇다는 말이었다.

003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호소한 문제는 열악한 노동환경, 낮은 임금의 문제였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는 참석자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생활복지사, 센터장 할 것 없이 다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노동조합 상근자는 “우리 조합원들의 평균 임금 정도는 받아야 상식적일 텐데, 그에 비할 수 없이 낮은 임금을 받다 보니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인턴으로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참석자는 “다들 이렇게 낮은 임금을 받고 주말도 없이 일하는 것에 놀랐다”고 했다.

그에 비해 사회복지사로 일한다는 참석자는 “사회복지사는 호봉제가 있어서 비영리 종사자 중에서는 급여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규모가 작은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다가 비교적 큰 조직인 사회복지법인으로 옮겼다는 다른 참석자도 “작은 조직에서는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 직장에서 신입 교육도 별도로 해 주고, 근로기준법 이상 준수해 주는 것이 고맙게 느껴지더라”고 했다. 특히 선배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근무시간을 지키는 등 솔선수범해 주는 데 따른 영향이 있다고 했다.

‘5주 연속휴가제’ 도입한 조직의 비결

앞서 대표 발언을 하기도 했던 재단법인 시민방송(RTV)의 김현익 사무국장도 조직의 선배들이 먼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시민방송이 내년(2017년)부터 ‘5주 연속휴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연차에 상관없이 1년에 5주까지 휴가를 쓸 수 있고, 원하면 붙여서 연속 5주 동안 쉴 수도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했다.

“어떻게 그런 제도를 도입했느냐”고 묻자 김 국장은 “이사장님까지 전체가 모인 워크숍 자리에서 제가 말을 꺼냈다”고 했다. 이를 들은 참석자들은 “역시 중간급 이상의 선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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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테이블에서는 “이사장, 센터장들이 노동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예 정부에서 사용자에 대한 노동교육의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조직 단위의 노동조합, 나아가서 비영리 섹터를 아우르는 업종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들도 있었다. 노동조합 경험이 있는 참석자들은 “처음 시작하는 게 어렵지, 일단 설립하고 나면 어렵지 않다”고 권하기도 했다.

물론 회의적인 의견들도 있었다. 직원들이 조직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뻔히 아는데 노동조합을 만든들 임금을 올려달라고 주장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에 고개를 끄덕이는 참석자들도 있었고, “사업을 줄이는 한이 있어도 일하는 사람들의 생계는 보장해 줘야 한다”고 강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도 있었다.

“근로기준법, 최저임금은 그야말로 최저선인데 그조차도 지키지 못 하는 게 당연시된다면 비영리 조직들 자체가 지속될 수 없지 않을까요? 이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생활이 있고, 가정을 꾸려야 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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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전문성, 일하는 사람의 권리

그런가하면 비영리 조직들에 특화된 고민들도 있었다. 조직이 본래의 가치나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될 때 일하기가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말이 비영리 민간단체지 실제로는 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돈 주는 대로 기계처럼 일하는 게 아닌가 생각될 때 가장 자괴감이 들어요.”
“여기도 결국 가치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구나 싶을 때, 막내 직원한테까지도 수익을 강조할 때 한계가 느껴져요.”
“우리가 도우려고 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입장에서 사업을 짜는 것이 아니라, 예산을 주는 기관 입장에서 사업을 짜거나 심지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인데도 축소할 때 ‘아,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이런 고민들이 우선하다보니 일하는 사람들의 권익 향상에 대한 목소리를 내지 못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 참석자는 “우리의 임금과 처우도 높이고, 사업 수혜자들에 대한 서비스 질도 높이는 방법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부터 더 치열하게 고민해서 방법을 찾고,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자기 전문성에 대한 고민들도 공통적이었다. 조직 안에서, 혹은 비슷한 업종 안에서 충분한 교육과 연수를 받았으면 하는 희망이 한 축이라면 조직을 떠나서도 개인이 계속해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전문성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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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들을 종합해서 테이블 별로 내놓은, 비영리 부문에 ‘좋은 일’이 더 많아지도록 하기 위한 ‘우리의 제안’은 다음과 같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대화를 시도하자. 서로 힘든 점을 이야기하고, 용기를 얻고, 같이 문제제기 해서 바꿔나가자!”
“비영리 조직이니까 열악한 처우를 감내해야 한다는 인식을 우리 스스로부터 버리자!”
“비영리 단체에 대해 정부 및 노동관청이 정기적으로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를 관리감독하도록 하자!”
“비영리 섹터를 아우르는 산업별 노동조합을 만들자!”
“신입 직원 교육, 노동교육, 직무 연수, 홍보 등을 공동으로 하는 플랫폼, 채널을 만들자!”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월, 2016/12/0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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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소비자 조합원이 있어
한살림 생산자인 것이
행복합니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으로서 다음 4년을 다짐하며

 

총회1

2017년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대의원총회

뭇 생명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 한살림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났습니다. 30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한살림운동을 확장시키기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헌신해 왔습니다. 그 덕에 작은 쌀
가게로 시작한 한살림이 지금은 전국 213개 매장, 60만 세대에 달하는 조합원, 2,150세대가 넘는 생산자 회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한살림을 일컬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생협,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전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생협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성과를 이뤘지만 그럼에도 한살림 안팎에서 어렵다는 말이 많이 오갑니다. 우리 농사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기후로 농사짓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쌀 개방과 FTA, 수입농산물로 인해 농촌의 삶은 점점 고되어지고 있습니다. 한살림이 없었다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희망을 가질 수도, 꿈을 꿀 수도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그동안 한살림이 숨 가쁘게 지내왔던 30년을 넘어 새롭게 발돋움을 해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봅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전라북도 부안에서 평생 농사만 짓던 제가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이 되어 2,150여 세대 생산자들을 대표하는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됐습니다. 많이 어색하고 겁도 납니다. 앞서 역할을 맡으셨던 분들처럼 한살림생산자연합회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생산자와 소비자 조합원들이 한살림이란 큰 울타리 속에서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사람들이 짧은 방문이 아닌 생활을 꿈꿀 수 있는 농촌은 어떤 모습일지… 고민이 참 많습니다. 더구나 지난 30년간 굳건하게 이어져온 한살림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가장 큰 고민이기에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어깨가 무겁습니다.

2017년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대의원총회에서 모범생산자 상을 수상한 충주공동체 허만영, 양구공동체 이규식, 청암공동체 김보인, 홍천 명동리공동체 최원국, 자연이준식품 김봉순 생산자 (왼쪽 두번째부터)

2017년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대의원총회에서 모범생산자 상을 수상한 충주공동체 허만영, 양구공동체 이규식, 청암공동체 김보인, 홍천명동리공동체 최원국, 자연이준식품 김봉순 생산자 (왼쪽 두번째부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참 많지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먼저, 60만 세대가 넘는 조합원과 2,150세대가 넘는 생산자가 하나가되도록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한살림을 지탱해 온 가장 큰 힘이 ‘생산자와 소비자는 하나’라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살림의 훌륭한 전통을 잘 계승해 소비자 조합원들과 생산자들이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을 더욱 자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한살림물품이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한살림운동을 확장시키며 조합원들과 소통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물품은 생산자가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의 섭리에 따라 1년 내내 땀 흘려 얻은 소중한 결실입니다. 또한 생산자는 매 순간 물품을 받을 조합원을 떠올리며 생산에 임하고 있습니다. 한살림물품은 친환경 먹을거리를 넘어 그보다 더 깊고 큰 가치를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품에 담긴 가치를 조합원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더욱 정성껏 생산하고 관리에 힘쓰겠습니다.

2017년 신규 임원진과 회장단 회장: 이백연(부안 산들바다공동체) / 부회장: 이계형(홍천연합회), 정운섭(아산연합회), 박용준(거창 산하늘공동체), 현승훈(제주도연합회), 최광운(해농수산), 김영숙(상주 햇살아래공동체) / 감사: 박봉호(홍천연합회), 우미숙(전 성남용인 이사장) / 사무처장: 김관식(괴산연합회)

올해 한살림생산자연합회의 주요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중점 활동 방향은 ‘새로운 미래를 향한 지속가능한 조직체계를 마련하여, 한살림운동의 주체로 당당히 자리매김하는 한살림생산자연합회’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중점 활동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생산자가 중심이 되는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운영구조 및 운영체계를 새로이 정립한다. 둘째, 생산자의 주체적 참여를 통해 생산·출하부문의 책임구조를 확립하여 생산 조직의 신뢰를 확대한다. 셋째, 새로운 농업살림 30년을 위한 생산자연합회 중장기 비전 및 실천방안을 마련한다. 넷째, ‘생소하나’의 한살림 정신을 확장하기 위하여 새로운 시대에 맞는 도농교류 활동을 연구, 실천한다.

방향과 목표를 세웠으니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며, 2,150여 세대 한살림 생산자의 진심과 노력, 그리고 많은 활약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함께하는 한살림 소비자 조합원이 있기에 한살림 생산자인 것이 행복합니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이백연 생산자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신임 회장 이백연 생산자

글을 쓴 이백연 생산자는 전북 부안 산들바다공동체에서 쌀과 채소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2월 28일에 열린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총회에서 새롭게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수, 2017/03/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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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울진 핵발전소 발전보조 용역 업체 직원 8명이 자신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한수원의 불법 파견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1월 26일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해 한수원의 지시나 감독을 받았을 뿐 용역업체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바 없다”며 “원고들은 용역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한수원으로부터 직접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 울진 핵발전소

▲ 울진 핵발전소

이들은 울진 핵발전소에서 발전보조원, 화학시료 채취원, 변전소 보조원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이다. 대법원은 △한수원 정규직원이 원고들에게 업무 교육을 실시한 점 △정규직원과 혼재되어 근무하면서 각종 지시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점 △야간 또는 휴일 근무 시 출근 확인을 용역업체가 아닌 한수원 정규직원이 한 점 △업무 결과물을 정규직원이 확인하고 결재란에 서명한 점 △업무 장비와 물품을 한수원이 제공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이 한수원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울진에 이어 영광 핵발전소도…불법 파견 소지 더 높아

이번 판결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영광 핵발전소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직원들의 경우도 울진 핵발전소와 사정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광 핵발전소에서 방사선안전관리 업무를 했던 전용조 씨는 울진 핵발전소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소식을 듣고 지난 2013년 10월 한수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 씨는 지난해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13년 동안 일하면서 용역업체가 5번 바뀌었지만 용역업체 사장 얼굴을 본 적도 없다”며 “매일 한수원 정규직의 직접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소송에 참가하고 있는 13명의 다른 용역 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난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영광 핵발전소의 경우 한수원 직원과 용역 업체 직원이 핵발전소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용역 업체 직원이 한수원 직원 대신 결재도 대리로 했다는 점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것을 감안했을 때 영광 핵발전소는 울진 핵발전소보다 더 불법파견 소지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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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내부 작성 보고서에서도 불법 파견 인정

또한 뉴스타파는 한수원에서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이 내부 보고서에는 한수원도 영광 핵발전소 방사선안전관리 용역이 불법 파견임을 인정하는 대목을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전용조 씨가 영광 핵발전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2013년 8월에 조사를 시작해 10월에 작성된 것이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이 보고서는 울진 핵발전소 용역 직원이 대법원에서 승소할 것이 예상된다며 유사소송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진단 결과를 보면 보건물리실 근무자의 경우 정직원과 용업업체 직원이 같은 업무를 담당해왔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업무를 구분하도록 했고 근무장소도 피폭관리업무의 경우 용역업체 직원이 ‘한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용역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는 사실상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용역 직원들의 변호를 맡은 류하경 변호사는 “이 보고서를 보면 한수원 정직원 관리자와 간접 고용된 용역 직원들하고 1:1로 지휘, 명령, 감독, 보고 체계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한수원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용역 업체 소속 간접 고용자들에 대한 불법 파견이 이뤄졌단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조 씨를 비롯한 용역 업체 직원 6명은 2013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듬해 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가 안 돼 해고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 씨는 매주 수요일 영광 핵발전소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업체 직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선고는 내년 2월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목, 2015/12/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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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작은도서관은 문제다”

‘아파트작은도서관’에 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진행한 전문가 인터뷰 중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마다 표현은 조금씩 달랐지만 아파트작은도서관이 지닌 비전이나 꿈보다는 안고 있는 문제와 풀어야 할 현안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풀어냈습니다.

1994년 주택법 개정을 통해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지을 경우 작은도서관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한 이후(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의무설치) 아파트작은도서관은 양적으로 급성장했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양적으로 늘어났지만 정작 아파트작은도서관을 운영할 사람도 지원도 부족한 현실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립 작은도서관들이 뜻이 있는 누군가 혹은 몇몇이 힘을 합쳐 공간부터 장서 구성까지 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쳤다면 아파트작은도서관은 공간도 장서도 미리 주어진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공간 임대료 걱정을 더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립 작은도서관에 비해 훨씬 나은 환경입니다. 그러나 텅 빈 공간에 책만 먼저 덩그러니(심지어 포장도 뜯지 않은 채로) 주어졌을 뿐 그 공간을 살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아파트 주민들은 빈 공간을 기웃거리다 걸음을 돌려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입주자대책위에는 쓸데없는 도서관보다는 체력단련실을 만들자는 민원이 쌓였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아파트작은도서관들은 모두 문을 닫았을까요?

내가 아니면 누가 도서관 문을 열지요?

‘2015년 행복한 아파트공동체만들기(이하 행아공)’ 사업의 핵심 대상을 아파트작은도서관으로 정하고(지난 글 [칼럼]아파트에서 불어오는 공공의 바람 참조) 조사를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시키는 사람도 없고 활동비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도서관 공간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까?’

아파트작은도서관이 지닌 공공성에 주목해서 사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들여다볼만한 도서관 사례가 없거나 형식적으로 문만 열고 있지 않을까 짐짓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업대상지인 구로구 천왕동과 은평구 뉴타운 지역에 조사 대상 아파트작은도서관은 10개소가 있고 인근 지역 아파트작은도서관까지 합하면 20개소 정도의 아파트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처음 우려가 무색하게 문을 닫은 아파트작은도서관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도서관마다 많게는 30여 명에서 적게는 10여 명이 자원 활동으로 아파트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주민 자원 활동가들은 “내가 없으면 우리 아파트 도서관이 문을 닫게 될까봐 힘들어도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원활한 지원이 없다보니 기존에 생각하는 ‘도서관’의 모습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고 자원활동가가 부족해서 하루에 3시간을 열기도 합니다. 일부 시간을 무인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으로 보면 한참 모자라겠지만 임금을 받는 상근 사서도 없고 최소한의 운영비(냉,난방 및 전기) 외에 지원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온전히 자원활동가들만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 많은 시간 문을 열고, 책에 십진분류표대로 라벨링도 잘해야 하는데 우리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잘하려고 하지만 어떤 게 잘하는 것인지 우리가 잘 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조사를 진행하며 만난 아파트작은도서관 자원 활동가들은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런 고민이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지를 꺾고 활동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 중에는 아파트 입주자대책위와 겪는 갈등도 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작은도서관만이 가지고 있는 관계망입니다. 대부분의 아파트작은도서관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통해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민주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파행 운영되고 있거나 도서관을 공공의 공간으로 인정하지 않아 재정지원을 거부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입주자대책위와 관계에 따라 도서관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립니다.

우리가 만난 작은도서관의 자원활동가들은 이런 문제를 ‘소통’이라는 정공법으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답답한 현실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동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도 합니다. 도서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자원활동가들의 순수한 의도를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도서관이 왜 필요한지, 아파트라는 공간에 도서관이 어떻게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지 자료를 만들어 발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아파트작은도서관을 주민의 공적 공간으로 지켜내고 있습니다.

아파트작은도서관이 왜 필요할까

2015년 행복한 아파트공동체만들기 사업은 ‘아파트작은도서관을 위한 상을 찾자’, ‘아파트라는 공간의 다름을 이해하고 이 공간이 지닌 특성에 맞게 주민들이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를 미션으로 시작했습니다.

구로구 천왕동과 은평구 뉴타운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파트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들을 위한 역량강화 교육 ‘작아도 아름다운 아파트작은도서관 희망학교’(이하 ‘작아도 희망학교’)는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가르치는 교육이 아닙니다.

‘작아도 희망학교’ 교육의 4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생활권으로 찾아가는 교육
자원활동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 주부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단지 내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둘째, N개의 다양한 아파트작은도서관 모델과 비전 수립
도서관마다 상황에 맞게 어떤 부분은 현실을 고려하고 어떤 부분은 현실을 넘어서는 고민을 통해서 자신들의 아파트작은도서관만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셋째, 자원활동가 사이에 관계와 연대감 향상
자원활동가들의 성장과 그 안에서 파생되는 관계와 연대감 향상을 위한 대화의 시간, 서로의 활동을 객관화하며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배치하였습니다.

넷째, 단지 간 네트워크 활성화
네트워크와 협업의 경험을 통해서 서로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상시적으로 가진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아도 희망학교는 아파트단지별이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제 프로젝트를 진행해 네트워크와 협업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작아도 희망학교’에 참여한 주민 활동가들이 아파트작은도서관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 다른 아파트작은도서관이 스스로의 모델을 찾아가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때는 ‘아파트작은도서관은 문제다’라는 우려 대신에 ‘아파트작은도서관은 색다른 공간이다’라며 비전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글_송하진(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5/09/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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