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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인터뷰] 민변의 민변: 민경한 변호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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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인터뷰] 민변의 민변: 민경한 변호사를 만나다.

익명 (미확인) | 월, 2018/03/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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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의 민변: 민경한 변호사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민경한 변호사입니다. 성씨가 민씨(閔氏)이기 때문에 민변 회원이 되는 건 생래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던 셈이죠(웃음), 오랫동안 유일한 민씨 회원이었고 그래서 ‘민변의 민변’으로 불리게 되었지요.

사법시험 3차 시험 낙방과 직장에 다니다가 변호사가 되다

저는 1983년 성대 법대 졸업 후 사시공부를 시작해서 83년 1차, 84년 사시 26회 2차에 합격했는데, 당시 2차 시험이 70%, 3차 시험이 30% 반영되었어요. 3차 시험에 모교 교수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같이 국가관·책임감·지도력·준법성 등 6개 항목을 수우미양가로 평가하여 위 교수평가 성적이 전체점수에 30% 반영됐어요. 당시 모교 교수가 학생운동 전력 등으로 나에 대한 교수평가 성적을 안 좋게 주어 2차 성적이 합격권에 있었는데 3차에서 떨어졌어요. 이 제도는 너무 불합리하다고 해서 26·27회 두 번 시행하고 없어졌지요. 1차 시험이라도 면제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때는 3차에서 떨어지면 1차부터 다시 봐야 했어요. 다음 해 1,2차 동시 합격하려고 공부했는데 1차에서 떨어졌고, 빈농의 장남으로 공부를 계속하기 어려워 모 투자신탁 회사를 1년 정도 다녔죠. 원래는 3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저축도 안 되고 공부도 안 되서 87년 2월에 그만두고 그해에 사시 29회에 1,2,3차 합격했어요.

연수원을 수료하고 광주에서 개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미국으로 유학 가는 고교 선배 사무실을 인수하느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90년 4월 1일, 개업을 했지요. 그때는 변호사 환경이 좋았고, 만 6년 동안 골프도 안치고, 토요일도 출근하고, 사무장한테 맡기지 않고 모든 사건을 직접 처리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경제적 여유는 약간 생겼는데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당시 개인 사무실을 하다가 외국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충전을 위해서 미국으로 갔지요. 96년 5월부터 97년 8월까지 시애틀 워싱턴대학교 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 15개월을 보냈어요. 귀국하면서 고향인 광주로 갔지요.

광주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쌓았지만 2006년 2월, 서울로 오게 되었는데 좀 큰 데서 놀고 싶었고, 당시 공직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 또 제가 연극이나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외국 여행을 좋아하여 문화생활을 하고 싶었고 당시 중학생이던 자녀들 교육문제도 있었고요. 광주에서 8년 반을 하다가 서울로 올라온 지 12년 되었네요. 사업적으로는 광주보다 훨씬 못해요. 지금은 서울로 온 것이 후회가 되기도 해요.

법조인이라면 잘못된 법과 제도, 관행의 문제점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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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6년에 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 법률관련 신문이나 일간지에 썼던 칼럼을 모아서 ‘민변호사의 조용한 외침’이라는 책을 냈어요. 2012년에는 22년간 변호사 활동하면서 법정 안팎에서 보고 들은 판사·검사·변호사들의 임상보고서 격으로 ‘동굴 속에 갇힌 법조인’이라는 책을 냈고요. 금년에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잡지에 썼던 두 번째 칼럼 모음집을 낼 계획입니다. 이전에는 젊었고, 의욕과 열정이 넘쳤지만 이제 열정이나 기력이 떨어져 3번째 책을 마지막으로 책은 더 이상 내지 않을 생각이에요.

저는 잘못되거나 부당한 걸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어서 틈틈이 글도 쓰고 토론회도 나가고 언론 인터뷰도 많이 했어요. 부당하고 잘못된 법이나 제도, 관행을 시정해보려고 다양한 방법으로 많이 노력했지요. 법조인들은 법조계나 사회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한데 많은 법조인들이 점잖은 채 하면서 생래적으로 그런 걸 싫어하는 것 같아요. 특히 문제 있는 법조인에 대한 비판은 아주 싫어하더라고요. 저는 잘못된 것은 잘못이라고, 옳은 것은 옳다고 원칙을 지키며 소신 있게 강하게 말하다보니 ‘미스터 쓴 소리’, 원칙주의자, 용기와 소신 있는 변호사라는 평가와 함께 성격이 너무 강하다,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들어왔지요. 이런 게 바탕이 되어 2014년 민주당에서 저를 특별감찰관으로 추천하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법조인이 법으로 밥을 먹고 있고, 법과 제도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잖아요. 민변 사법위원회는 법과 제도 특히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연구하는 위원회입니다. 법조인이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사법위원회에 들어와서 사법제도, 법원, 검찰, 변호사들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같이 공부하면 좋겠어요.

변호사 초년생에게 충격을 주었던 법조계의 고질적인 세 가지 병페를 접하다

제가 이렇게 사법개혁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개업 직후 한 달 만에 법조계의 여러 가지 고질적인 병폐를 목격하게 되었어요. 개업 첫날, 사무장 지인으로부터 조그만 형사사건을 수임했는데 소개비를 달라는 거예요. 많은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소개비를 주었지요. 두 번째는 며칠 후에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고교친구의 형 사건을 변론하게 됐어요. 부동산 미등기전매(국토이용관리법 위반)로 구속 기소되었고, 법정 최고형이 6월이에요. 보석까지 청구해서 기각됐는데, 친구가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겠다고 양해를 구해서 하지 말라고 했죠. 법정 최고형이 6월이고, 이미 보석도 기각됐고, 변호사가 별로 할 일이 없는 사건이었어요. 그런데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내 수임료의 10배 수임료를 받으면서 사건을 수임하더라고요. 그런데 담당 판사가 전관예우를 안 해주고 1심에서 4개월 실형이 선고되었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나갔지요. 1심 판사가 참 괜찮다 싶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이 안 되더군요.

또 하나는, 제가 검사실에 변론하러 갔는데 검사가 책상 위에 신발을 벗은 두발을 올려놓은 채 발을 내리지도 않고 나를 세워놓는 거예요. 너무 무례하게 대해서 말 한마디 않고 나와 버렸지요. 그때 검사의 무례한 행동을 강하게 질책하고 나왔어야 했는데 그냥 나온 게 몹시 후회가 돼요. 그땐 개업한지 한 달도 안 되서 검사한테 그럴 용기가 없었겠죠.

이렇게 한 달 사이에 좋지 못한 세 가지 사건을 목격한 거예요. 소개비 지급, 전관예우, 검사의 갑질. 그러다 보니 ‘내가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나. 법조계가 원래 이런 곳인가. 이 사람들만의 개인적인 일탈인가’ 라는 고민과 혼돈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두 달 후인 90년 6월, 전국에서 최초로 인천 변호사회에서 변호사 자정작업을 시작한 거예요. 그때부터 앞장섰다가 지금까지 열심히 하게 되었지요. 제가 그때 두 가지를 다짐했어요. 하나는 변호사를 폐업하는 그날까지 정도를 걷는 변호사가 되자. 또 하나는 내가 평생 법조에서 생활해야 하는데, 몸담고 있는 법조계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 사법개혁에 일조를 하자. 지금까지 어느 정도는 나름대로 두 가지 다짐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런 쪽에 관심이 많고 강한 글도 쓰고, 또 변협 감찰위원 5년을 하다 보니 광주와 인천에서 동료 변호사들이나 기자들이 오히려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글 좀 써 달라, 감찰위원으로서 문제 삼아 달라는 일도 여러 차례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남보다 법조계 비리는 많이 알게 되었지요.

민경한 변호사, ‘민변의 민변’이 되다

민변은 92년도 하반기에 가입했습니다. 민변이 지향하는 가치나 역할, 활동 등에 대해 적극 공감하고 내 가치관이나 성격에도 맞아서 당연히 가입했지요. 한편으론 민변 회원은 생활에서도 올바른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호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스스로를 규율하기 위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지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서울에서 진행되는 월례회나 행사에 자주 참석하기가 어려웠어요. 가끔 본부에서 사건을 배당해 주면 몇 개 사건을 변론하는 정도에 그쳤지요. 가끔 월례회에 참석해도 동기나 동문이 별로 없어서 어색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지방회원으로서는 월례회나 총회에 많이 참석한 편이었지요.

97년 9월, 미국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광주에서 개업 했는데 당시 민변 회원 6명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다 보니 활성화되지 못했지요. 99년에 연수원을 수료한 28기 변호사 3명이 민변에 가입하더라고요. 나중에 3명 모두 지부장을 했지요. 기존 회원 6명과 28기 회원 3명에 제가 2명을 더 가입시켜서 총 11명으로 민변 광주 전남지부를 창립하고 제가 4년간 초대·2대 지부장을 했는데 최근 10대 지부장이 취임했어요. 회원이 50명이 넘고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지부가 되어 초대 지부장으로서 상당히 흐뭇해요. 2006년 2월, 서울로 오면서 2005년 가을 ‘평양 아리랑 축전’ 때 권유받은 것을 계기로 민변 활동을 열심히 하는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무법인 상록에 합류했어요. 이후 사법위원장, 부회장을 하면서 민변 활동을 열심히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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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적으로 공익활동을 하는 민변 회원들과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변협 임원들

변협 인권이사, 인권위원을 하면서 변협 활동도 했는데, 공익활동에 대한 민변 회원들과 변협 위원들의 헌신성은 차이가 많지요. 민변 회원들은 자기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면서, 무보수로 헌신적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데 변협 임원이나 위원들은 스펙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수당에 관심도 많고 헌신성도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2014년, 제가 변협 인권이사 때, 변협 인권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집필자들이 마감 기한도 많이 넘기고 내용도 소홀했어요. 마감 후까지 3 파트나 펑크를 내서 민변의 조영관, 강문대 변호사가 세월호 부분을, 장완익 변호사가 과거사 분야를 대신 맡았어요. 평소 그 분야에 관심 있고 능력 있는 민변 회원들 아니었으면 짧은 기간에 대신 집필하는 게 불가능했지요. 결국 장애인 파트는 보고서에 싣지 못했어요.

또한 변협 임원들은 매우 보수적이고 인권 감수성이 너무 부족해서 제가 인권이사 때 집행부 회의나 단톡 방에서 자주 싸웠지요. 당시 최고 현안이었던 국정원 댓글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양심적 병역거부 토론회, 국정원법 개정, 국회의 국정원 합동신문센터 토론회 공동 개최처럼 의견이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발표도 안하고 토론회도 못하게 했죠. 별로 의견대립이 없는 장애인, 일제피해자, 여성문제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피력하는데 공권력남용에 대한 비판이라든가 국민들 사이에 의견이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피를 해요.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때, 전 국민이 규탄성명을 내고 시위를 할 때, 저는 당연히 변협에서도 규탄성명을 내야 한다고 했죠. 결국 못 냈는데 반대한 사람들이 “그것은 민변이나 야당이 제기한 문제라 부적절하다, 정치적인 문제이지 인권문제가 아니다. 시기가 아니다” 정말 여러 가지 한심한 이유로 반대하는 거예요. 제가 너무 화가 치밀어 집행부 카톡방에 ‘민주주의와 법치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규탄성명을 내고 시위를 하는데 인권단체라는 변협이 규탄성명 하나 못 내냐. 변협 집행부 임원들이 이렇게 인권의식이 없느냐’고 올리기도 했지요. 2013. 10. 경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때도 변협 집행부가 변협 명의 성명은커녕 인권위 명의의 성명이나 의견서도 못 내게 방해를 해서 강하게 논쟁을 하다가 이런 집행부와 더 이상 함께 하고 싶지 않아 인권이사 사퇴 선언을 했어요. 인권위원들이 말리고 해서 다시 하게 되었죠. 2년 동안 변협 집행부와 인권 관련 사업으로 정말 많이 싸웠고,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소위 민정수석 ‘김영한 비망록’의 2014. 6. 28.자에 “변협 첫 직선제 회장→회원들에게 민감/ 내부에 민경한 민변 출신자가 인권위원장/ 내부에서 발언권 강하고/ 나이, 고향, 법인명” 등 제 이력과 성향까지 기재되었더라고요.

2014년 11월, 법원 국제인권법 연구회에서 변협에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토론회 공동 주최를 제안했는데 변협 집행부에서 변협은커녕 변협 인권위 명의로도 못 하게 하더라고요. 제가 하도 강하게 주장하니까 협회장이 비밀투표를 하면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집행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비밀투표를 했어요. 그런데 17:9로 찬성의견이 더 많았어요, 회장이 오판한 거죠. 그래서 인권위 명의로 토론회를 하게 되었지요. 당시 발제자인 K 판사가 상당히 전향적이고 강한 발제를 했어요. 그런데 변협은 법원 학술단체와 변협은커녕 인권위 명의로도 양심적 병역거부 토론회 하나 못하게 하려고 비밀투표에 부치는 것이 얼마나 한심해요. 변협에서는 의견 대립이 있고 민감한 인권 사안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거의 취급을 안 해요. 저는 그런 문제일수록 오히려 변협이 최대 인권단체로서 양쪽 주장을 분석, 종합, 비판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민변 회원들은 자기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해가면서 헌신적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요. 사회문제에 관심도 많고 전문성과 실력도 있고 보고서나 성명서 같은 문건도 잘 작성하고 일을 정말 잘해요.

‘민변’이라는 이름이 자랑스러울 때

저는 누구 못지않게 항상 민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가끔 주변에서 민변을 폄하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민변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또 민변이 얼마나 ‘남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일’을 도맡아 하는지 얘기해줘요. 민변 홈페이지나 민변이 발간하는 자료집을 보라, 민변 회원들이 얼마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해주지요.

또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이나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각종 간첩사건은 누군가 꼭 변론을 해야 하지만 일반 변호사들은 많은 수임료를 준대도 맡지 않을 것이다. 기록이 수만 쪽 되고, 재판도 수십 번 해야 하고, 종북으로 찍히는데, 민변 변호사 아니면 이런 사건을 누가 변론하겠어요. 민변 변호사들은 실비 정도의 수임료만 받고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가면서 헌신적으로 변론하잖아요.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때는 변호인단의 한 명인 우리 법인의 천 변호사가 수원까지 다니면서 아주 적은 수임료만 받고 1심만 1주에 3, 4회씩 50번 재판을 하고 준비도 많이 했어요. 민변 회원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요.

특히 자부심을 느꼈던 일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때였어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과 국민당이 탄핵소추안을 작성해야 하는데 소추사실은 많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니까 민변으로 연락을 하더라고요. 국민당 담당 의원은 저한테 연락을 하고, 민주당 의원은 다른 민변 간부에게 연락해서 혹시 민변에 탄핵소추안에 참고할 자료가 있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때 민변에서 소추안을 만들어 놨기 때문에 그들에게 전해줬더니 그것을 토대로 탄핵소추안을 만들었어요. 밖에서 우리 모임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고 민변에서 준비를 잘하고 있었지요.

또 하나 개인적으로는 소송 상대방이 대기업, 국가기관 같이 힘 있는 집단일 때 ‘일반 변호사들이 그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울 수 있을까’, ‘상대측에 매수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는 분들이 있더군요. 그런 분들 중 몇 분이 민변 지부장, 민변 부회장이면 상대편의 권력에 굴복하거나 매수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찾아온 분들이 있었어요.

선관위원장으로서 바라보는 민변 회장이 갖춰야 할 덕목

예전과 달리 민변 회원들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해졌어요. 민변 초기와는 달리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 합치가 어렵거나 대립되는 경우도 있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새로 회장이 되시는 분은 다양한 회원들의 갈등을 줄이고 화합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또한 민변 규모가 성장하면서 사무처도 커졌고, 민변이 다루는 분야도 엄청 확대됐어요. 회장이나 총장이 그런 일을 다 조율하기엔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런 일을 착오 없이 신경 써서 잘 지휘, 감독해야겠죠.

사무실 사정이 어렵더라도 열심히 민변 활동을

변호사가 열심히 변론해서 의뢰인을 위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률가라면 부당하고 잘못된 법, 제도나 관행, 공권력 남용 등에 대해서 비판과 감시를 하고 대안도 제시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봐요. 저는 그런 방법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법률관련 잡지나 일간신문에 28년 동안 120편정도 칼럼을 썼고, 토론자나 발제자로 30번 이상 참석했고 각종 신문과 방송 인터뷰도 수없이 했죠. 법무부 감찰위원과 정책위원(3번), 변협 감찰위원(5년)도 했었고, 25명의 예비법조인들(연수생 20명, 로스쿨 5명)의 실무수습 지도를 맡아 법조인의 자세나 역할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줬지요. 저는 변호사들이 법조관련 문제나 사회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글 기고, 토론회 참석, 각종 위원회나 NGO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혁활동에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젊은 회원들이 ‘선배님들 때하고는 다르다. 지금은 사무실 사정이 어려워 민변 활동이나 공익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말하는데 이해는 돼요. 옛날에 비해 법조환경이 너무 악화되어 사무실 유지가 어렵잖아요. 회원들이 민변활동을 하기에는 시간적, 경제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어렵다고 사무실에 가만히 있으면 다른 뾰족한 수도 없고 더 침체되지요. 어려운 때일수록 가치 있는 일에 참여하면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민변 위원회나 월례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선후배들과 함께 활동하면 변론 지식이나 경험도 쌓이고, 선후배 또는 시민단체 활동가, 그 분야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어요. 그렇게 인맥과 전문성이 쌓이면 그 분야에서 사건을 수임할 가능성도 높아지잖아요. 사무실이 어렵다고 너무 소극적이고 쳐진 상태로 있지 말고, 가치 있는 일에 시간, 노력을 투자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꼭 여유가 있을 때만 공익활동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희 때는 시절이 좋아서 특정 분야의 전문화, 특화의 필요성이 별로 없었지요. 앞으로는 변호사 수도 많고 사무실 유지도 어려운 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관심 있고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선택해 전문성을 확보해야지요. 또한 변호사 초기에는 지식과 경험을 쌓고 고객을 확보하는 의미에서 어렵고 돈 안 되는 힘든 사건도 가리지 말고 많은 변론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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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에 대한 부탁 말씀은

제가 자주 지적하듯이 민변 행사에 회원들 참석이 너무 저조해요. 회원 수는 많이 늘었는데, 월례회나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회원 수는 별로 안 늘었잖아요. 월례회에 가면 좋은 강연도 듣고, 공짜로 밥 주고, 술도 주잖아요. 총회나 월례회 등에 자주 참석해서 함께하면 좋겠는데 참석이 저조해서 아쉬워요.

개인적으로는 민변 활동이 너무 방대해서 선택과 집중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8년 촛불 집회 이후 최근 10년 사이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위원회도 많아졌어요. 회원 수가 많이 늘어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시간, 인력,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백화점식 활동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활동하는 사법위원회는 현장성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법과 제도에 대한 개선을 위해 이론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너무 거대담론에만 머물지 말고 잘못된 검찰 수사나 법원 판결 등에 대해 조사하고 사례를 수집해서 보고서를 내고 대안을 제시해야죠. 전관예우, 판검사의 일탈된 행동에 따른 징계 사례, 잘못된 수사나 재판 사례,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관대한 양형 분석자료 등 하려고 하면 많이 있지요. 그런 점은 노동위원회가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법위원회도 현장성이 가미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변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게 아직 쑥스럽고 변호사 생활에 애로사항이 있는 후배들은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세요. 저는 사람과 술을 좋아하고, 특히 민변 동료들과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민변의 민변’이니까요. 민변 행사에 자주 참석하고 대부분 끝까지 남아서 함께 술을 마셨지요. 작년 송년회 때도 마지막까지 남은 최후의 용사 10여 명 중 한 명입니다. 제 또래가 없어 아쉬웠지만요. 금년 회갑이 되었고, 40년간 술을 많이 마셨으니 예전만큼 체력이 안 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민변 후배들과 점심을 먹거나 저녁에 술 마시면서 즐겁게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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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은 탈석탄금고 지정하고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라

“기후위기 촉진하는 석탄산업 투자 금융기관에 교육금고 지정 유력”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사업에 투자하는 금융기관 금고 지정 말아야”

최근 제주도교육청의 교육금고 선정이 임박함에 따라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제주도교육청의 탈석탄금고 지정을 촉구하는 긴급피켓시위을 제주시청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진행하고 탈석탄금고 지정촉구 제안서를 제주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10월 13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제주도교육청 금고 지정 일반경쟁 공고’를 통해 금고지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금고가 지정되면 내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교육비 특별회계 자금관리와 교육기관 수납·지급 등의 교육금고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3년간 관리할 예산규모는 약 3조원에 이른다. 그리고 이 막대한 예산을 관리 운용할 금고로 유력한 금융기관으로 농협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교육금고 선정에 공모한 농협금융지주가 막대한 재원을 석탄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전세계적인 흐름을 역행하는 것임은 물론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들의 탈석탄금고 지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다.

실제로 지난 9월 충청남도에서 열린 ‘2020 탈석탄 기후위기 대응 국제 콘퍼런스’에 참여한 전국 56개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탈석탄금고를 선언했다. 석탄산업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에는 금고지정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총 예산은 약 149조원 규모로 이번 선언으로 기존 석탄산업에 투자해왔던 금융기관들이 앞다투어 석탄투자 중단과 철회를 논의하고 있고 KB국민은행은 가장 먼저 석탄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이렇게 금고지정이 중요한 이유는 막대한 예산을 관리·운용하여 금융기관이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부분이 바로 공공성과 공익성이라는 것이다. 즉 해당 금고를 관리 운용하는 금융기관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국민의 공공복리에 충실히 복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기후위기라는 인류문명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전지구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다. 즉 많은 금융기관들이 기후위기를 촉진하는 석탄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56개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탈석탄선언에 동참한 것이다. 현재까지 탈석탄선언에 참여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전국 7곳으로 대구·대전·울산·세종·경기·충북·충남이며, 교육청은 전국 11곳으로 서울·부산·인천·광주·대전·울산·세종·충북·충남·전남·경남 등이다. 안타깝게도 한반도 기후위기의 최전선인 제주도는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도 빠져 있고 교육청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제주도교육청이 석탄투자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대표적인 석탄투자 금융기관인 농협금융지주를 교육금고로 지정하려는 것이다. 현재까지 농협금융지주가 석탄산업에 투자한 금액만 4조2600억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공적 금융기관 중 최대 규모다. 기후위기로 농업피해가 극심해지고 농민들의 한숨이 짚어지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심지어 이런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에도 지적되며 국민적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농협금융지주는 석탄사업에 대한 투자 중단이나 회수 등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이 석탄 등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세계시민사회는 한국을 기후악당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협금융지주를 포함해 석탄투자 중단 등을 선언하지 않은 금융사들을 제주도교육청이 교육금고로 선정하는 것은 미래세대의 안전과 교육을 전담하는 제주도교육청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예산을 공공성과 공익성에 반하게 관리하는 것 또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따라서 제주도교육청은 교육금고를 탈석탄금고로 지정하겠다는 명확한 선언을 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만약 제주도교육청이 기후위기를 촉진하는 석탄산업 투자에 앞장선 금융기관을 교육금고로 선정한다면 이는 어린이, 청소년 등 미래세대를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무마저 져버리는 것이다. 부디 제주도교육청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기대한다. 끝.

2020. 11. 13.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문상빈)

교육청_탈석탄금고지정_촉구_보도자료_20201113

금, 2020/11/1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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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기후위기 미래세대 네트워크에서

자전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기후위기를 알리기 위해 자전거에 기후위기 메시지를 달고

애월 한담해변 주변을 함께 다녔습니다.

“기후야 그만변해 내가 변할께”

“기후위기 나의위기”

“기후위기에 응답하라”

각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쭤보시는 분도 계시고

자전거를 유심히 살펴보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화, 2020/12/1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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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죽지않게! 차별받지 않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함께 합니다. 환경운동은 생명을 살리는 운동입니다. 모든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합니다. 더이상 헛된 죽음이 일터에서 없기를 원합니다. 생명을 지키고 살려야 하는 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금, 2020/12/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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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선정
2020 제주환경 10대 뉴스

올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멈춰서며 환경보전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하게 표출된 한 해였다. 하지만 환경보전에 대한 요구와는 반대로 난개발과 환경파괴,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등 제주도의 환경을 위협하는 극심한 환경위기는 계속됐다. 그러나 이런 환경위기 속에서도 희망의 싹이 곳곳에서 움트며 꽉 막힌 도민사회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말 그대로 온탕과 냉탕을 오고가며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한해였던 것이다.

올해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4월 각종 난개발 우려와 사회갈등을 만들어 왔던 사업들이 줄줄이 제주도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그 시작은 송악산 일대의 수려한 경관과 역사문화유적 그리고 자연환경 파괴가 우려되었던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이었다. 각종 논란과 갈등 끝에 결국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부동의 처리되며 좌초했다.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며 어업권 피해와, 제주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문제, 경관파괴 우려 등이 논란이 된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 역시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제까지 난개발에 침묵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제주도의회가 스스로 존재의 가치를 들어내며 도민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긴 순간이었다.

도민사회에 환경보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훈풍은 계속 이어졌다. 원희룡지사의 청정제주 송악선언에 따라 각종 난개발사업에 대한 사업중단과 철회 등이 공식화된 것이다.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문화재지정이 논의되며 사실상 사업이 공식 중단됐고, 주민의 환경권을 폭넓게 인정한 대법원의 최종결정에 따라 사업이 좌초된 중문-대포 주상절리대 부영호텔 개발사업도 사업 중단이 공식 선언됐다.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역시 주민동의 없는 개발추진은 어렵다는 원희룡도정의 공언에 따라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의 모그룹인 대명소노그룹이 자금지원철회까지 선언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철회수순을 밟고 있다.

이렇게 희망 섞인 소식들이 전해지는 가운데 그늘진 현안들도 여전히 계속됐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전문기관의 의견을 담당공무원이 자의적으로 수정하고 편집하는 것은 물론 사업자에게 전문기관 의견을 멋대로 제공하며 환경영향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린 사건이 제주도감사위원회 조사로 사실로 확인됐다. 국토부의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역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의 동굴·숨골조사 결과 부실과 조작이 드러나며 결국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환경영향평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더해 제주도의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추진되던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은 당초 취지에서 상당히 후퇴한 안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일부 반대여론에 의해 결국 진도를 내지 못하고 멈춰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우도는 난개발사업들이 줄줄이 추진되며 더 큰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우도 톨칸이 훼손과 경관파괴 우려에도 아슬아슬하게 환경영향평가 대상 면적을 비켜가며 대규모 리조트 공사가 이뤄지고 있고, 경관파괴와 연안어장 훼손 우려에도 해중전망대 사업은 주민숙원이라며 절차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난개발과 환경훼손이 우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청정 제주 수돗물에 명성이 깨지는 일도 벌어졌다. 서귀포시 강정정수장에서 공급하던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것이다. 수돗물에 대한 공포가 서귀포시를 뒤덮었다. 이 문제는 결국 인재로 판명됐다. 정화과정을 일부 생략하고 이틀에서 사흘 간격으로 해야 하는 역세척도 한 달에 한 번 한 것으로 들어났다. 여기에 전문 인력도 정원에 미달하며 문제를 키워온 것으로 확인됐다. 삼다수 만큼 깨끗한 수돗물이란 제주도의 홍보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외에도 도시공원과 도심녹지 축소 우려 속에서도 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에서 강행 추진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지역사회의 우려를 낳았고 JDC가 추진 중인 영어교육도시 2단계사업도 곶자왈 파괴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라산보전을 위해 시행되었던 한라산탐방예약제는 관광업계의 압력으로 갈팡질팡을 거듭하다 내년에 재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이호해수욕장을 사유화하고 대규모 카지노시설 등이 문제가 되었던 이호유원지 개발사업은 사업자의 재정문제로 사업부지가 경매에 나와 매각되면서 사실상 좌초된 것도 오랜 난개발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장면이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다양한 환경현안들이 가득했던 올 한해 도민사회가 주목했던 주요 환경뉴스를 되짚어 보고 2021년에는 보다 환경친환적인 뉴스들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2020 제주환경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에 대한 제주도의회의 부동의 결정

올해도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중요한 환경현안이었다. 지난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며 제주도의회의 동의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최종 부동의를 결정했다.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누락한 채 환경영향평가 심의가 진행돼 심의위원들의 판단 기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함으로써 환경영향평가 심의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것과 도내에서 자연환경가치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송악산 인근의 개발사업으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이유가 부동의의 주요 사유였다. 또한 우리 단체가 문제제기한 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 작성과정에서 사업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부분도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번 부동의 결정은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멈춰 세웠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제주도의회가 직접 문제가 많은 개발사업을 ‘부동의’로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부동의 결정은 제주도의회의 환경보전 의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대의기관의 존재목적과 역할을 분명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2. 관행적인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 검토의견 누락 및 사업자측 검토의견 작성 개입 사실로 확인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 검토의견 누락과 사업자측의 검토의견 작성 개입 의혹이 6개월간의 제주도감사위원회 조사로 사실로 확인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의 사업자 측 개입정황과 관련하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통보된 검토의견 원문파일을 사업자측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에 멋대로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게다가 해당 대행업체가 전문기관 검토의견을 정리해 작성한 파일을 일부 내용만 수정한 후 협의기관의 검토의견으로 작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받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검토체계를 마련하지 않고, 평가부서와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업무담당자가 임의로 판단하여 일부내용을 누락하거나 수정·보완하는 등 환경영향평가를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진행되도록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결국 환경영향평가 업무와 관련해 사업자와 담당공무원간의 관행적인 유착관계가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수많은 위법사항이 발견되는 등 환경영향평가 담당부서의 관행적인 부정행위가 확인되었다. 이런 심각한 사안에 대해 감사위원회는 훈계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고 수사의뢰 필요성에도 제주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중대한 사항임에도 제주도의 책임회피는 현재진행형이다.

3. 대법원 판결로 좌초된 중문-대포 주상절리대 부영호텔 개발사업

지난 2016년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조사결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변경절차 위반행위 등이 드러나며 사업이 반려되었던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내 호텔 개발사업 4건과 관련하여 부영그룹 측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제주도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며 오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난개발을 막아섰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환경영향평가법의 규정취지가 주민들에게 환경침해가 발생하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할 수 있는 개별적 이익을 보호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하며 주민들의 환경권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다른 난개발사업에도 이와 같은 환경권이 널리 인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사실상 부영호텔 개발사업은 중단되었지만 부영그룹은 여전히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주도정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4. 원희룡지사의 청정제주 송악선언

지난 10월 25일 원희룡지사는 송악산에서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했다. 난개발우려로 오랜 갈등을 빚어온 개발사업에 대해 도정의 입장을 공식화하고 청정과 공존을 바로세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로서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중문-대포 주상절리대 부영호텔 개발사업,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사실상 사업이 공식적으로 중단됐다. 물론 대부분의 사업이 사실상 추진이 어렵게 된 상황에 있었기에 큰 변화는 아니겠지만 도정차원의 공식선언과 보전대책이 나온 것은 분명 진일보한 일이다. 다만 이번 송악선언에서 언급된 개발사업들이 오랜 시간 각계각층에서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원희룡지사가 직접 나서 사업추진을 챙기거나 추진의지를 비춰왔다는 점에 대한 분명한 사과 등의 책임있는 발언이 없었다는 점은 비판지점으로 남아있다. 또한 비자림로 확장공사, 제주제2공항 등 대규모 환경파괴와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강행을 천명하고 있어 송악선언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5. 제주제2공항 예정지 동굴·숨골 또다시 대거 발견

지난 4월 시민사회단체에서 제2공항 숨골과 동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굴 1곳이 발견됐고, 숨골 75곳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특히 새로 발견된 동굴은 칠낭궤라고 불리는 동굴로 사업 예정지에서 고작 250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되었다. 이 동굴은 국토부의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조사에서 빠져있는 곳이었다. 게다가 국토부는 숨골이 8곳 밖에 없다고 했으나 여러 차례 조사결과 136곳의 숨골이 발견되면서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졸속과 부실로 이뤄지고 있음이 거듭 확인되었다. 이로 인해 환경부는 국토부에 동굴과 숨골조사를 보강하라고 지시하였고 국토부는 이를 받아들여 동굴과 숨골조사를 추가 진행하고 있다.

성산지역은 용암동굴과 숨골이 많이 분포하고 있고 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지역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진다면 제주제2공항 건설의 안전성과 환경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제까지 졸속과 부실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끌고 온 국토부가 제대로 된 조사에 나설지 그리고 이를 반영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이다. 결국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제주제2공항에 대한 찬반여론조사 결과가 제주제2공항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6. 청정 제주 수돗물의 명성을 깬 강정정수장 수돗물 유충 사태

10월 19일 서귀포시 서귀동과 보목동에서 각각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면서 청정 제주 수돗물의 명성이 하루 아침에 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수십건의 신고전화가 빗발치며 육지부에서 일어났던 수돗물 깔따구 유충사태가 서귀포시를 휩쓸며 수돗물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했다. 강정정수장은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고 삼다수를 2만 세대에 공급하는 결정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12월 4일이 되어서야 강정정수장은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이 문제 역시 결과적으로 인재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여과지는 40년 동안 단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으며 정화과정을 일부는 자의적으로 생략했다. 이틀에서 사흘 간격으로 해야 하는 역세척도 한 달에 한 번 한 것으로 들어났고 여기에 필요한 전문 인력도 정원에 미달하며 문제를 키워온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수돗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운영은 등한시하고 홍보에만 열을 올려온 제주도정의 수돗물 정책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7. 섬 속의 섬 우도 난개발 논란

제주도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우도의 난개발도 올해 주요한 환경현안 이었다. 먼저 논란이 된 사업은 우도 톨칸이 훼손과 경관파괴·사유화 논란을 빚은 훈데르트바서리조트 개발사업이었다. 우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이자 우도에서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에서 이뤄진 이 개발사업은 사업부지만 축구장 7개 규모인 4만9944㎡에 이르지만 5만㎡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를 피해가며 공사를 시작해 대규모 난개발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서 우도해중전망대 개발사업이 부상하면서 환경파괴와 경관파괴 논란이 불이 붙었다. 몇 차례 부침을 겪던 우도행중전망대 사업은 각종 심의를 통과하면 공사 착공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도는 기존에도 불필요한 개발사업과 난개발로 여러차례 문제가 된 바 있다. 지금도 흉물로 방치된 개발사업이 즐비하다. 이런 와중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경관이 자원이 우도에 이를 파괴하는 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더 씁쓸한 부분은 훈데르트바서가 오스트리아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환경운동가의 이름이라는 점이다. 그는 생전에 건축을 위한 건축은 범죄라고 말했다. 과연 우도의 현재 모습이 그렇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할 때이다.

8. 진통 속 갈 길 먼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이 난항 속에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8년 610㎢를 지정하려던 계획이 재산권에 대한 주민반발로 동부지역 오름군락과 중산간지대 곶자왈 일대 등이 잘려나가며 303㎢로 절반 가까이 축소하며 공약후퇴 논란을 빚었지만 이마저도 임업인들의 반발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주도의 환경가치와 생태계가치를 인정해 파괴와 오염으로부터 제주를 제주답게 보전하겠다는 계획이 일부의 반발로 멈춰 선 것이다. 생업과 재산권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도민 전체의 공익을 생각한다면 이번 진통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 크다. 특히 제주도가 사회협약위원회를 통해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 축소를 주도하고 나아가 반대의 명분을 준 부분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게다가 제주도는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을 환영한다면서도 도민설득과 홍보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러는 사이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은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9. 사실상 사업철회 수순을 밟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갖은 논란으로 도민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던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이 사실상 사업철회 수순을 밟게 됐다.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은 개발찬반 주민 간 극한 갈등과 개발사업자 측의 무리한 소송전, 조천읍람사르습지도시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사찰과 사퇴압박 논란 등을 거치며 제주도의 중요한 환경현안이자 사회갈등사안으로 손꼽히는 개발사업이다. 개발사업 추진의 조건인 주민동의를 획득하지 못하며 표류한던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은 결국 원희룡지사가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통해 주민동의 없이는 개발사업의 변경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함에 따라 사실상 사업철회 수순을 밟고 있다. 여기에 개발자금을 쥐고 있던 대명소노그룹이 사업자금 회수와 사업반대를 선언하면서 사업추진은 더욱 어렵게 됐다.

10.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 제주도의회 부결결정

어업활동 제한, 해양환경 및 경관훼손,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위협 등의 우려로 지역의 높은 반대여론이 형성되어 주민반발이 심했던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이 결국 제주도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4월 29일 제주도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상정했으나 찬성 16명, 반대 20명, 기권 6명으로 ‘부결’ 처리됐다. 해양환경과 생태계 및 경관에 대한 검토, 사업부지 주변의 기후환경 변화와 어업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되다 주민수용성에 막혀 결국 사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만큼 풍력발전사업에 있어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장면으로 남게 됐다. 동의안은 부결되었지만 사업자와 제주도는 여전히 사업추진에 의지를 보이는 상황으로 면밀한 사업검토와 공론화를 거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점을 찾지 않고 사업이 추진된다면 또 다시 극심한 주민반대와 그에 따른 사회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제주도와 사업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20. 12. 21.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문상빈)

2020_10대환경뉴스_20201221

월, 2020/12/2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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