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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I의 발렌타인데이] 일본, 마츠오카 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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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I의 발렌타인데이] 일본, 마츠오카 소시

익명 (미확인) | 월, 2018/02/26- 12:19

일본 LGBTI활동가 마츠오카 소시

이번 발렌타인 데이에도 전세계 수백만 명이 그들의 사랑을 기념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국가와 사회에서 당신의 사랑을 동등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아시아 각국의 LGBTI 활동가 다섯명이 이번 2월 14일을 어떻게 보낼지와 함께, LGBTI에 대한 모든 차별을 중단시키기 위해 각자가 바라는 점을 전해 왔습니다.

 

마츠오카 소시는 도쿄대학교에서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있는 학생이자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다. 그는 LGBTI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학교별 세미나에 참석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발렌타인 데이와는 꽤 거리가 멀다고 여긴다. 발렌타인데이가 이성애적 관계를 전제로 한 기념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당신의 성적 지향성을 알게 되었나요?

제 성적 지향에 대해서는 청소년기 초반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동성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끌렸죠. 처음에는 정말 남자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동경일 뿐인지 확신이 없었어요. 전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라고 생각했죠.

제가 게이라는 걸 깨달은 건 중학교 때였어요. 남자는 여자를 좋아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통념 때문에 조금은 불안했죠.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지?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엄마한테는 뭐라고 말하지?

일본의 LGBTI 활동가 소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저를 보고 “게이 캐릭터”라며 놀리곤 했어요. 그러다가 “너 진짜 게이야?” 라고 묻기도 했고요. 저는 대답할 수가 없었어요.

나고야에 살던 저는 결국 도쿄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했어요. 도쿄로 떠나기 전인 봄방학 때, 친구들에게 제가 게이라는 사실을 고백했죠. 친구들은 아주 잘 받아들여줬고, 그 중 한 친구는 고맙게도 이렇게 말해줬어요. “게이라는 건 너를 이루는 여러 가지 특징 중 하나일 뿐이야. 나한테 너는 그냥 너야.” 이렇게 멋진 친구를 둔다는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이전까지는 성 정체성이 저라는 사람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죠.

 

커밍아웃을 했을 때 가족들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대학교 2학년이 됐을 때, 휴일을 맞아 찾아오신 어머니가 여자친구는 없느냐고 물으셨어요. 저는 “아, 또 시작이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때, 어머니가 남자친구는 없느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때까지만 해도 가족들이 제 성적 지향성에 대해 알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어머니께서는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알게 되셨던 모양이에요. 어머니의 함정에 걸려든 거죠!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아플 때 옆에 있어줄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한 거야. 넌 워낙 허약하니까 그게 제일 걱정돼. 그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신경 안 쓴단다.’ 정말 ‘힙’한 어머니시죠.”

한번은 파트너와 함께 나고야에 있는 부모님 댁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가족들에게 파트너를 소개했더니, 모두들 우리의 성적 지향성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저의 “소중한 사람”으로 대우했어요. 분명 다들 우리의 성적 지향성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걸 캐묻지 않았어요. 정말 자연스럽게 우리를 받아들여줬어요.

 

공공장소에서 파트너에게 애정을 표현하나요?

공개된 장소에서는 서로 손을 잡거나 애정을 표현하지 않아요. 저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타입이라, 그런 건 하지 않아요.

파트너와 만난 지는 이제 2년 반이 됐지만, 우리 사이는 거의 변함이 없어요. 마치 노인 부부 같죠. 사소한 말다툼 외에는 별로 싸운 적도 없어요. 갑작스런 감정의 폭발 같은 것도 없이, 처음부터 아주 잔잔한 관계였어요.

 

발렌타인 데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학생 시절, 발렌타인 데이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었어요. 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행사였죠. 그래도 저는 초콜릿을 정말 좋아해서, 초콜릿을 받으면 항상 기분이 좋았어요!

어떤 게이 커플들은 “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더 여성적인” 사람이 초콜릿을 주기도 하는데, 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화이트데이(3월 14일: 일본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 남성이 초콜릿을 준 여성에게 선물을 줘야 함)에는 초콜릿을 준 여자 친구들에게 답례품을 주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어요. 파트너에게 초콜릿을 주기도 하고요.

그러니 발렌타인 데이에 대해서는 별로 좋은 추억이 없다고 할 수 있겠죠. 전적으로 이성애적 관계만을 전제로 한 행사였기 때문에, 저는 배제당한 기분이었어요. 제가 초콜릿을 주고 싶은 사람도 있었지만, 초콜릿을 사는 사람은 보통 여자였기 때문에 남자인 저는 그러기가 망설여졌죠.

 

올해 발렌타인 데이는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지금까지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요즘은 친구나 동료들에게 선물을 주는 게 흔한 일이잖아요. 미래에도 발렌타인 데이가 있다면, 그때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보다는 누구나가 가족, 친구,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날이 되기를 바라요. 사람은 모두 서로 다르잖아요.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LGBTI를 위해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나요?

LGBTI가 더욱 수면 위로 드러나야 해요. 누구나 성소수자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이들과 친구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매체에서는 성소수자와 그 외의 사람들을 완전히 분리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LGBTI에 대해 가장 흔히 알려진 고정관념이 여성적인 행동을 하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모습이에요. 그 때문에 사람들은 제가 성소수자라고 하면 놀랄 때가 많아요.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남자처럼 생겼거든요.  LGBTI는 사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근본적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정말 좋을 거예요. 그러면 일자리를 구할 때나 여러 가지 상황에 처했을 때 편견을 마주할 일이 없겠죠. 또, 결혼제도에 대해서는 누구나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저는 이성 커플은 결혼할 수 있으면서 동성 커플은 할 수 없다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동성 결혼도 인정되는 날이 오길 바래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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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반드시 범인 처벌해야

인권옹호자이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인 마리엘 프랑코와 그의 운전기사 안데르손 고메스가 살해당한 사건 이후 1년이 지났다. 그리고 마리엘의 사망 1주기를 이틀 앞두고 살해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는 지금까지도 피해자 유족과 사회에 충분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책임자를 규명하거나 처벌하지도 못해 다른 인권옹호자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

마리엘 프랑코 살인 사건을 수사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브라질 정부는 놀랍게도 해당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무능함은 향후 인권옹호자들이 공격을 당하더라도 범인은 전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국제앰네스티 미주 국장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국제앰네스티 미주 국장은 “마리엘 프랑코 살인 사건을 수사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브라질 정부는 놀랍게도 해당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무능함은 향후 인권옹호자들이 공격을 당하더라도 범인은 전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선거를 통해 새롭게 들어선 이번 정부에서는 살인을 지시하고 실행한 책임자 모두를 처벌하고, 브라질에서 이러한 공격은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엘은 2018년 3월 14일 밤, 리우데자네이루 에스타시오 인근을 차를 타고 지나가던 중 그의 운전기사와 함께 총격을 당해 숨졌다. 정부가 공개한 정보와, 언론 취재로 밝혀진 정보로 수사관들이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수사하지 않고, 외부의 개입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리는 브라질 정부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살해 용의자 2명을 공정하게 수사할 것과,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팀을 구성해 수사 과정을 감시하고 태만, 부정행위 또는 부당한 위압이 있었는지 검토하게 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브라질 정부는 마리엘과 운전기사의 유족과 사건 관련 증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들의 요구와 희망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마리엘 프랑코가 숨진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이 신중하게 계획된 표적 살인이며 정부에서 어느 정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분명하다

주레마 워넥Jurema Werneck 국제앰네스티 브라질 이사장

주레마 워넥(Jurema Werneck) 국제앰네스티 브라질 이사장은 “마리엘 프랑코가 숨진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이 신중하게 계획된 표적 살인이며 정부에서 어느 정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브라질 정부는 마리엘 프랑코와 안데르손 고메스의 유족들이 진실을 알고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정의가 구현될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인권옹호자가 가장 많이 목숨을 잃는 국가로 꼽힌다. 앞서 언급했듯이 브라질 정부는 인권옹호자 살인 사건경찰관이 연루된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매우 미흡한 대처를 보였다.

우리는 지난해 전 세계 수만 명과 함께 마리엘 사건에 대한 정의 구현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2018 Write for Rights(인권을위한편지쓰기) 를 통해 56만건의 탄원이 모였다. 마가렛 후앙(Margaret Huang) 국제앰네스티 미국 이사장은 3월 11일부터 14일까지 브라질을 방문해 마리엘 사망 1주기를 추모하고,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과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촉구할 것임을 브라질 정부에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외국 정부와 정부간 조직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브라질 정부에 연락을 취하고, 살인을 지시하고 수행한 관련 책임자를 모두 파악할 것과 국제기준에 상응하는 공정재판을 통해 이들을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
브라질과 같이 LGBTI를 박해하는 체첸 정부에 탄원하세요

온라인액션
러시아: 체첸의 LGBTI 박해를 중단하라
785 명 참여중
탄원 서명하기

 

배경 정보

흑인 청년과 여성, 빈민가 주민, LGBTI의 인권 옹호 활동을 펼치며 자신 역시 빈민가 출신 흑인 양성애자 여성이었던 마리엘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으로 선출되었다. 그에 앞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리우데자네이루 주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마리엘은 경찰관과 보안군이 저지르는 비사법적 처형 및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마리엘은 피살 직전,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안에 대한 연방 정부의 개입 여부를 감시하는 요원으로 임명되었다.마리엘 피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브라질 정부는 사건 조사 과정에서 군경과 지역 공무원, 무장단체 또는 “범죄 사무소”로 알려진 전문 청부 살인자 집단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다룬 언론 보도에 대해 이를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리엘을 살해하는 데 사용된 무기는 HK-MP5 자동 소총인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에서 해당 모델은 보안 관계자와 군인, 특정 형사사법제도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2011년 리우데자네이루 시 경찰에 등록되어 있던 해당 총기 모델 중 다수가 이후 사라졌으며, 마리엘 살인 사건에 사용된 탄약은 연방 경찰 무기 보유고에서 수년 전에 사라졌던 탄약인 것으로 추정된다.

증인들은 총이 발사될 당시 마리엘이 타고 있던 차와 살인범들이 타고 있던 차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마리엘의 머리를 수 차례 관통할 정도로 정확하게 조준된 총격은 살인범이 전문적인 사격 훈련을 받은 인물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확히 사건 현장을 향하고 있는 감시 카메라는 1~2일 전부터 전원이 꺼져 있었다. 다른 감시 카메라에는 사건 당일 밤 차량 2대가 마리엘의 뒤를 따라가는 모습이 찍혔다. 지역 언론은 이 차량들의 번호판이 위조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수사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태만과 부적절한 절차, 적법 절차 위반 행위가 나타났다고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혹으로는 수사 당국이 부검 과정에서 엑스레이 검진을 진행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탔던 차량은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보관되어 있으며, 사건 목격자들을 증인으로 소환하지도 않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마리엘 사망 1주기를 이틀 앞둔 3월 12일, 살해 용의자 2명을 체포한 상태다.

목, 2019/03/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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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놓인 트로피

매년 헐리우드 최대의 관심이 쏠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2월 24일 진행된 가운데, 앰네스티는 이번 아카데미 후보작들에서 다뤄진 인권을 살펴보았다. 아쉽게도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인권 문제를 훌륭하게 다룬 다음 세 개의 후보작들을 만나보시라. 의외의 지점에서 인권 활동의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바이스 (Vice)

영화 <바이스> 스틸 컷

영화 <바이스>에는 좀처럼 한눈에 알아보기 힘든 외모로 변신한 크리스찬 베일이 딕 체니 미국 전 부통령 역할을 맡았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2003년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그로 인해 세계적으로도 큰 파급을 일으킨 인물이다. 체니 전 부통령은 사실상 부시 정권 최악의 인권 침해라고 할 수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남성 수백 명에 대한 장기간 임의 구금과 고문, 용의자 인도를 공공연히 지지하면서 더욱 악명이 높아졌다.

<바이스>에서는 체니 전 부통령이 동료들과 함께 수감자들에게 무리한 자세를 시키거나 이들을 밀폐된 공간에 구금하고 물고문하는 등, 소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미국에서 자행했던 모든 형태의 고문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고문은 국제법은 물론 미국 국내법으로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나, 이 영화에서 체니 전 부통령은 그 점에 대해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소수의 권력자가 법을 회피하고 인권을 철저히 무시하면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섬뜩한 장면이다.

미국의 일명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침공은 지금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그 여파로 이라크에 수많은 무기가 유입되었고, 그 중 수십만 정이 사라지거나 IS와 같은 무장단체의 손에 넘어가게 된 실태를 최근 기록했다. 이라크 국민들은 매일같이 극심한 폭력에 노출된 채 살아가고 있다. 또한 관타나모 수용소 역시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국제앰네스티는 2003년 초부터 혐의나 재판도 없이 관타나모에 수감되어 있던 토피치 알 비하니(Toffiq al-Bihani)의 사례를 알리기도 했다. <바이스>의 코미디적 시도는 결국 영화에서 해당 주제를 다루며 제기되는 의문을 진지하게 해결하려 하지는 않았다는 한계를 보여주지만, 이 영화는 부시 행정부 사람들이 지금까지 단 한 명도 고문 및 전쟁범죄 혐의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연히 상기시켜주는 역할은 충실히 수행한다.

 

블랙팬서 (Black Panther)

영화 <블랙팬서> 스틸컷

<블랙 팬서>는 사상 최고 수익을 거둔 슈퍼 히어로 영화다.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슈퍼 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루피타 뇽오, 채드윅 보스먼 등의 대형 스타를 비롯해 흑인 배우들을 주로 기용한 만큼, <블랙 팬서>는 인종차별주의와 억압, 식민주의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영화는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인 와칸다의 이야기를 다룬다. 와칸다는 희귀하면서도 품질도 뛰어난 비브라늄이라는 물질의 원산지로, 와칸다의 지도자들은 이 물질을 이용해 월등한 기술을 개발한다. 식민 지배를 노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와칸다는 빈곤 국가처럼 보이게 만드는 최첨단 은신 장치를 사용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서양의 편견과 무지를 이용한 것이다.

와칸다의 왕인 트찰라가 유엔을 방문하고 와칸다의 기술과 자원을 세계와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을 때, 정장 차림을 한 백인이 무시하는 태도로 이렇게 답한다. “와칸다가 줄 수 있는 건 뭡니까?” 이 장면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해 여전히 팽배한 편견을 반영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를 가리켜 “거지 소굴”이라고 발언했던 것을 떠올려보자.

매년 미국에서 경찰의 폭력으로 수백 명의 흑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가운데, <블랙 팬서>는 억압과 지루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흑인들의 삶을 바라보는 헐리우드의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와칸다는 가상의 국가지만, 스크린 밖에서는 매일같이 인권을 위해 나서며 영웅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흑인 활동가들이 아주 많다. NFL 경기 중 평화적인 항의 행동을 취해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을 수여받은 미식축구선수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부터, 브라질에서 인종차별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용감한 청년들까지, 국제앰네스티는 현실의 수많은 슈퍼 히어로와 함께 활동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개들의 섬 (Isle of Dogs)

영화 <개들의 섬> 스틸컷.

웨스 앤더슨의 최신작 <개들의 섬>은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통해, 지도자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어떻게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부패 정치인 고바야시 시장은 개를 모두 쓰레기 섬으로 추방한다. 쓰레기로만 가득 찬 이 섬에서 개들은 식량과 자기 영역,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다. 병에 걸려 죽고 마는 개들도 많다.

고바야시 시장은 개 독감이 퍼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처럼 잔혹한 결정을 내리고, 이를 이용해 모든 개를 나쁜 존재로 몰아간다. 어떤 교수가 개 독감의 치료법을 발견하자 그를 가택 연금에 처하고, 결국 살해하기까지 한다.

혐오를 조장하고, 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정치적 경쟁자를 박해하는 등, <개들의 섬>은 세계 각지에서 외국인혐오와 공포를 조장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받게 만드는 지도자들의 횡포를 개에 빗대어 보여주고 있다.

고바야시 시장은 ‘악마화 정치’를 이용해 권력을 장악한 트럼프, 푸틴, 두테르테, 볼소나로 등의 지도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개들이 살고 있는 쓰레기 섬의 풍경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지구가 전례 없는 위험에 빠진 현 시대에 특히 불길함을 느끼게 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막바지에서, 개를 사랑하는 활동가 아타리와 트레이시의 부단한 노력 끝에 고바야시 시장은 결국 감옥에 갇히게 된다.

우리는 가끔 의외의 지점에서 영감을 얻게 된다. 액티비즘이 삶을 변화시킨 실제 사례를 확인하고 싶다면, 용감한 사람들이 만든 놀라운 뉴스를 찾아 보자.

화, 2019/03/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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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정부가 다음 주 TF팀을 구성해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및 인터섹스(LGBTI)이거나 혹은 그렇게 인식되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체포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조안 니야뉴키(Joan Nyanyuki) 국제앰네스티 동아프리카 대호수 지역 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동성애 혐오 TF팀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대중들 사이에 혐오감만을 조장할 뿐이므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 탄자니아의 LGBTI는 이러한 종류의 혐오 발언 없이도 이미 차별과 위협에 시달리며 공격당하고 있다.

조안 니야뉴키(Joan Nyanyuki) 국제앰네스티 동아프리카 대호수 지역 국장

“탄자니아 정부가 이미 소외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이처럼 위험한 길을 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동성애 혐오 TF팀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은 대중들 사이에 혐오감만을 조장할 뿐이므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 탄자니아의 LGBTI는 이러한 종류의 혐오 발언 없이도 이미 차별과 위협에 시달리며 공격당하고 있다.”

“또한 탄자니아 정부는 그 누구도, 특히 폴 마콘다 주지사와 같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성적지향이나 젠더정체성만을 문제 삼아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는 혐오 발언 또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탄자니아 정부는 국민 모두를 보호하고, 이들의 인권을 차별 없이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조안 니야뉴키(Joan Nyanyuki) 국제앰네스티 동아프리카 대호수 지역 국장

“탄자니아 정부는 국민 모두를 보호하고, 이들의 인권을 차별 없이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탄자니아 정부는 이러한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LGBTI의 권리를 빼앗기 위해 정책을 시행하거나 정부 기관을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배경정보

10월 29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폴 마콘다 주지사가 탄자니아 통신규제국과 경찰, 언론 관계자들로 구성된 내부 TF팀을 만들어 탄자니아 내 LGBTI를 색출하고 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TF팀은 곧 LGBTI 색출 및 체포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민들에게는 이미 LGBTI를 ‘제보’해 달라는 요청을 한 상태다. 탄자니아의 법은 동성 간의 합의된 성관계를 금지하고 있다.

탄자니아는 LGBTI 인권에 관한 형편없는 전력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도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한 남성의 건강 문제에 관해 활동하던 단체를 습격하고 폐쇄하라고 위협했다. 2017년 10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인 2명과 우간다인 1명이 포함된 보건활동가 및 인권활동가 13명을 탄자니아 내 ‘동성애 조장’ 혐의로 체포하고 구금했다.

2016년 10월, 탄자니아 보건부는 HIV/AIDS에 관한 서비스 제공을 유예하라고 지시하고, LGBTI를 진료한 일부 의원에는 폐쇄를 명령했다. 이러한 탄압 과정에서 정부는 동성 간 성관계를 이유로 사람들을 체포 및 기소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강제 항문 검사를 시행했다. 이는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대우로, 고문에 해당할 수 있다.

토, 2018/11/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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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여덟 명의 여성에게 2018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이야기하고 싶은 여성 인물에 대해 글을 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우는’ 피스모모의 문아영님은 조선 최초의 경제학사 최영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최영숙은 스웨덴의 스톡홀름 대학 학사가 된 최초의 조선인입니다. 그녀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EBS의 역사채널 “콩나물 팔던 여인의 죽음”이라는 제목 때문에 우연히 방송을 보게 된 것이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알게 된 이후, “최영숙”이라는 세 글자는 제 가슴에 얹혔습니다.

최영숙은 1906년에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났고 이화학당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에 1923년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 난징 명덕(明德) 여학교와 회문여학교를 졸업했다고 합니다. 언어에 재능이 있어 짧은 시간안에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고 전해집니다. 중국유학을 마친 그녀는 1926년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녀가 스웨덴 유학을 결정했던 것은 스웨덴 출신 여성운동가이자 교육운동가인 엘렌 케이(Ellen Key·1849~1926)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애석하게도 엘렌 케이는 최영숙이 스웨덴에 도착하기 전 사망했다고 합니다. 최영숙이 너무 애석해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경기도 여주군 태생으로 방년 21세 된 최영숙 양은 지난 7월13일 밤 하얼빈에서 구아연락열차를 타고 멀리 스웨덴을 향하여 떠났다. 최영숙 양은 사회과학을 연구하려고 단신으로 만리타국으로 간다고 한다. 지난 9일 기선(汽船)을 타고 상하이를 떠나 다롄에 상륙했을 때, 최영숙 양은 일본경찰에게 잡혀 큰 고초를 겪었다 한다. 그는 후일 고국에 돌아와 몸과 마음을 오로지 고국에 바치기 위해 이 같은 고생을 무릅쓰고 공부하러 멀리 떠난다 한다. 그는 나이 어린 여자의 몸으로 일어와 중국어, 영어에 정통하고, 매사에 재주가 뛰어나다. 최근에는 사회주의 사상을 연구한다 하며, 이번에도 사회주의에 관한 서적을 많이 가지고 가다가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한다.”(‘동아일보’, 1926년 7월23일자)[1]

당시 그녀의 집안은 포목상으로 꽤 부유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였던 당시 조선에서 스웨덴 유학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최영숙은 스웨덴에서의 체류비용과 유학비용을 자기 힘으로 충당하며 학업을 이어가게 됩니다. 처음엔 자수를 놓는 부업을 하다가 스웨덴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스웨덴 왕가의 아돌프 황태자와 함께 그의 도서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지요. 아돌프 황태자가 조선, 중국과 일본 등에서 수집해 온 자료들을 번역하는 작업을 최영숙이 담당했던 것인데요. 조선어, 중국어, 일본어, 한문에 능통하고 스웨덴어까지 구사하는 그녀는 아돌프 황태자가 가장 신뢰하는 연구원이었다고 합니다.

1931년 말, 최영숙은 5년간의 스웨덴 유학을 마치고 조선으로 돌아옵니다. 스웨덴에서 정착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귀국을 선택합니다.

어젯밤 침상 위에 누어 생각했다. 명년에 집에 가면 무엇을 먼저 할까. 부모님 노쇠(老衰)하고 형제들 약소하니 내 할 일 무엇보다 가정을 정돈할 것. 유일한 나의 오빠 완치될 그날까지 마음을 다 바쳐서 오빠 위해 희생할 것. 그 다음 민족 위해 일할 때에 공민학교 설립하고 노동계급 청년남녀 몸과 정신 수양하여 삶의 길을 찾게 하자.(‘청춘에 요절한 최영숙 애사’, ‘제일선’, 1932년 5월)[2]

그녀가 조선을 떠나있었던 동안 집안의 가세는 기울어 가족들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녀가 귀국하자 모두 이제 집안살림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부풀었습니다. 최영숙 역시도 무언가 사회와 가족에게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귀국 당시, 조선 최초의 여성 경제학사였던 최영숙은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대로서는 보기 힘든 여성 엘리트였으니까요.

“조선으로 돌아올 결심을 했을 때, 경제운동과 노동운동에 몸을 던져 살아 있는 과학인 경제학을 현실에서 실천해 보려했습니다. 공장 직공이 되어 그들과 같이 노동운동을 할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에 와 보니 형편이 어려워 당장에 취직이 걱정입니다. 스웨덴에 있을 때, 그 나라 신문에 투고하여 조선을 다소 소개도 해보았고, 동무 중에도 신문기자가 많았습니다. 신문기자 생활에 관심이 많습니다. 조선의 실정을 아는 데도 제일일까 합니다.”(조선일보, 1931년 12월22일자)[3]

하지만 1931년의 조선은 일제 식민지배와 세계 경제대공황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조선인에 대한 차별과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지요. 거기에 조선인이면서 ‘여성’인 최영숙은 훨씬 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지요.

기자, 교사, 교수등 여러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그녀는 일자리를 얻지 못합니다. 요즘 시쳇말로 ‘스펙’이라고 불리는 기준으로만 본다면 그녀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은 믿겨지지 않습니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 스웨덴어에 독일어까지 5개국어를 구사했고 당시 드물었던 중국과 스웨덴 유학경험, 경제학 학사 학위가 있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스웨덴 체류 당시 스웨덴에 대한 이야기들을 조선사회에 소개하는 글을 꾸준히 기고했었기에 언론계 인사들과의 인맥도 돈독했으며 스웨덴 아돌프 황태자(이후, 구스타프 6세로 즉위)와 스웨덴 유력인사들과의 네트워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최영숙은 서대문 근처에 작은 상점에서 콩나물과 배추 등 부식을 팔기 시작합니다. 당장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가족들을 위해 무어라도 해야만 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장사는 잘 되지 않았고 귀국 5개월이 되던 1932년 4월, 최영숙은 실신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당시 최영숙은 인도인 남성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는데 귀국 직후 직면하게 된 여러 상황이주는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영양실조에 걸렸던 겁니다.

결국 그녀는 낙태 수술을 받았고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회복 불능 진단을 받고 자택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1932년 4월 23일,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녀의 죽음은 다시 한 번 세간에 회자되었다고 하는데 그녀의 생활고와 기가 막힌 상황에 대한 보도보다는 그녀의 태중에 있었던 아이에 대한 구설이 더 화제가 되었다고 하지요.

최영숙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 지면을 통해 다 풀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요. 저는 그녀의 삶이 너무 아프고 슬프면서도 1926년 여성 활동가 엘렌케이를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스웨덴을 향하던 그 순간의 최영숙을 생각하면 그 반짝이는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면서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그녀에게 듣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안타깝고 그녀가 원했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면 조선의 역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상상해보기도 하고요.

최영숙은 노동만으로도 풍족하게 살 수 있었고 여성들도 차별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었던 스웨덴에서의 경험을 바탕삼아 여성과 노동자의 권리가 인정될 수 있는 조선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궁핍한 생활 가운데서도 낙원동 여자소비조합이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빚을 내 조합을 인수하기도 했지요.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올해로 86년이 지나가는데요. 그녀의 꿈은 이루어졌을까요? OECD 조사에 따르면 2002년부터 남녀임금격차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14년째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한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남녀 임금격차를 발생시키는 요인들을 여러모로 분석해보았는데, 교육연수의 기회, 업종 차이, 근속연수 등의 요인의 영향보다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남성이 임금 4% 정도를 더 받고, 여성은 58%를 덜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알 수 없는 이유”라는 베일로 가려진 진짜 이유는 사실 모두가 아는 그 이유입니다. 그냥 여성이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여성’이라서, ‘여성’이기 때문에 임금을 덜 받게 되는 것이지요. 아니라고 말하고 싶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고, 여성은 결혼하면 직장을 떠난다거나 여성이 남성보다 업무능력이 떨어진다거나 이런 저런 이유를 말하고 싶은 분들 계시겠지만 그런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니오. 그냥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이 선명하게 존재한다”고요.

“Girls can do anything!” 이런 당연한 말에 해명을 요구하는 이상한 세계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지만 그 이상하고 끔찍한 세상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여성들에 의해 무너져 내리고 있으니까요. 알 수 없는 이유라는 이름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해왔던 그 세계에 종언을 고하며 2018년 여성의 날, 최영숙을 기억합니다. Girls can do anything and be anything!

 

[1][2][3] 조선 최초 스웨덴 경제학사 최영숙 애사(哀史)

글. 문아영
그림. 구자선

목, 2018/03/0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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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섹스 상징 기호를 손에 그리고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여성 혹은 남성의 “기준”과 다른 성징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장벽에 가로막혀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평생 동안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국제앰네스티의 신규 보고서 “다양성에는 수치심이 없다(No Shame in Diversity)”는 인권 기반의 의료 서비스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탓에, ‘인터섹스’로 자칭하는, 변이적 성징을 지닌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이 찍히거나 차별 당할 위험에 처하고, 위험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음을 아이슬란드의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성 및 젠더 자율성에 관한 법안’이 2월 말 아이슬란드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어린이들을 위한 필수적인 보호 조치는 빠져 있다. 특히, 변이적 성징을 지니고 태어난 어린이에게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응급 상황이 아닌 경우에도 되돌릴 수 없는 외과 수술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이슬란드는 젠더 평등에 관한 명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슬란드 의료 제도에서 인터섹스를 대하는 방식은 매우 문제적이다.”

로라 카터(Laura Carter) 국제앰네스티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조사관

국제앰네스티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젠더 격차 지수에서 아이슬란드가 1위를 차지했음에도, 아이슬란드 정부는 여전히 인권 기반 의료 서비스 규정을 시행하고 변이 성징을 지닌 사람들도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절하게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라 카터(Laura Carter) 국제앰네스티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 조사관은 ” 아이슬란드는 젠더 평등에 관한 명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슬란드 의료 제도에서 인터섹스를 대하는 방식은 매우 문제적이다. 인터섹스 어린이 및 성인들은 고쳐져야 할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들이 인권 기반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평생에 이르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안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만나본 사람들은 의사들이 자신이 스스로, 혹은 자녀를 위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듣지 않고, 인터섹스인 사람들의 신체를 외과 수술 또는 호르몬 치료로 ‘정상화’하는 쪽을 택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인터섹스 활동가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에 최근 인터섹스를 바라보는 태도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생겼지만, 잘못된 정보와 낙인을 찍는 분위기가 여전히 만연하다는 것은 지금도 인터섹스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아이슬란드 정부에 변이적 성징을 지닌 사람들도 건강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분명한 인권 기준을 마련하고 효과적인 사회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

아이슬란드에서 성기, 생식선, 호르몬, 염색체 또는 생식기 등의 성징이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기존 규범과 다른 사람은 약 6,000명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앰네스티는 아이슬란드에서 변이적 성징을 지니고 태어난 사람들이 인권을 기반으로 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속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다는 증거를 입수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수년 동안 삶의 질에 해로운 영향을 입었다고 전했다. 일부의 경우, 자신의 신체에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의료 기록을 열람하지 못하는 문제가 겹치기도 한다.

사람들이 숨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필요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다양성이 존재하며, 다양성이 좋고 괜찮다는 이해와 포용을 보고 싶어요.”

키티, 인터섹스 아이슬란드 (Intersex Iceland) 창립자

‘인터섹스 아이슬란드(Intersex Iceland)’의 창립자인 키티(Kitty)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바로잡아야 할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가 너무 어려워요. 지금 겪는 건강 문제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받았던 치료 때문에 발생하는 것들이죠. 어린 시절 생식샘절제술을 받고, 10대 시절 어설픈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골연화증이나 골다공증으로 고생할 필요도 없었을 거예요.”

키티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런 변이적 성징들도 다른 것처럼 평범하게 여겨지길 바라요. 나는 사람들이 숨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필요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다양성이 존재하며, 다양성이 좋고 괜찮다는 이해와 포용을 보고 싶어요.”

국제앰네스티는 아이슬란드 정부에 변이적 성징을 지닌 사람들도 법과 정책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고 촉진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곧 의회에 상정될 ‘성 및 젠더 자율성에 관한 법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초안에는 인터섹스 어린이를 대상으로 본인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동의받지 않은 상태로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성적 “정상화” 수술, 불임 수술 등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은 없다.

국제앰네스티는 또한 아이슬란드 정부에 변이 성징을 지닌 어린이 및 성인의 의료 서비스를 위해 특별하고 종합적인 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변이적 성징을 지닌 사람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완전성, 자율성, 자기결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인권 기반 의료서비스 규정을 마련하고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응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로운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는, 되돌릴 수 없는 외과 수술이나 치료가 이루어지는 일이 없도록 보장해야 한다.

배경정보

변이적 성징을 지닌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은 다양하며, 일부의 경우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널리 통용되고 있으면서도, 세계적으로 변이적 성징을 지닌 사람들 다수가 스스로를 칭할 때 사용하는 ‘인터섹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변이적 성징을 지닌 사람들이 모두 스스로를 ‘인터섹스’라고 인식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수, 2019/02/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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