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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내-일상상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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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내-일상상프로젝트

익명 (미확인) | 화, 2018/02/20- 10:29
2017년 희망제작소는 전북 전주, 장수, 진안 등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그램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삶의 터전인 지역에서 내일(tomorrow)의 내 일(my job)을 상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습니다. 영상으로 그간의 과정을 살펴보세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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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좋은 일’ 유형, 보드게임으로 찾자!”면서 시작한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공감펀딩이 후원 목표 554%를 달성하며 잘 마무리됐습니다. (펀딩페이지 보기)

펀딩이 진행되는 한 달 남짓 기간 담당자인 저는 무척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펀딩 초기에 올라온 댓글 중에는 “보드게임 진행 방법을 더 자세히 알려 달라”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그때 한창 보드게임 동영상 매뉴얼을 제작, 편집 중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제작 중이었지만 더 빨리 공개하지 못해 조바심이 났습니다. 결국 펀딩 중반을 넘어선 6월 5일에야 동영상을 비롯한 자세한 보드게임 설명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설명서 보기)

그러는 사이에도 저는 매일같이 수많은 문의 전화와 이메일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보드게임 진행 방법, 구성 등에 대한 자세한 문의부터 다량 구매, 출장 강의 등에 대한 문의, 이를 위한 각종 서류 요청까지… 응대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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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학교 선생님들께서 많은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기존 진로교육을 통해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빠르게 바뀌어 가는 환경 속에서 미래를 두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뭐라도 더 해주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대학교에서의 문의도 많았습니다. 대체로 ‘진로탐색과 자기이해’ 등의 교양 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님 또는 교직원분들이었습니다. 실업급여와 청년수당 등을 수령하려면 받아야 하는 교육과정의 담당자들도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보드게임을 개발할 때 가장 염두에 둔 대상은 ‘아르바이트를 포함해서 몇 번의 일 경험이 있고, 다음에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관련 기관의 연락이 가장 반가웠습니다. 그밖에도 청소년단체, 청년단체, 자활지원기관,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후원에 참여하거나 구매를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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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진로교육 등에 보드게임을 활용하려는 강사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됐습니다. 지난 5월 27일과 6월 10일 진행된 교육에는 각기 30명에 가까운 분들이 참석했습니다. 게임을 직접 해보는 것은 물론, 게임의 개발 취지 및 과정, 게임 진행 방법, 각 구성품의 의미와 해석 방법 등을 배워보는 과정이었는데요. 총 4시간이라는 긴 과정이었지만, 참석자들은 지루해하기는커녕 하나라도 더 알아가기 위해 눈을 빛내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드게임에 참여하신 분들의 반응을 보면, ‘내가 원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다섯 가지 색깔로 알아보는 1부에 대한 호응이 좀 더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교육 과정 중에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획득하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2부가 더 좋았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회 변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서 좋다”는 반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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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수차례의 강사교육이 예정돼 있으며, 출장 강의 및 체험 신청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사교육 신청 안내) 영어 버전, 어린이를 위한 버전, 시니어에 초점을 맞춘 버전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요청에 다 응할 수 없어 아쉬울 뿐입니다.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에 담긴 “우리 사회에는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좋은 일’의 기준이 필요하고, 우리 모두가 자신의 기준을 더 많이 말하고 공유해야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다”는 생각은 앞으로도 여러 연구와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펀딩 후원금과 보드게임 판매 수익금, 강사교육 참가비 수익금 등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공익사업과 연구에 전액 사용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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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씀드리니 마치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와 관련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 같은 뉘앙스군요! 전혀 그렇지 않고요. 아직 갈 길이 멀답니다. 여러분의 후원과 응원이 무색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이우기 사진작가
– 사진 : 방연주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7/06/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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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출퇴근에 드는 비용을 회사에서 지급해 주면 어떨까요?”
“직장 근처에 집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건요?”
“좋긴 한데, 그건 기업보다는 정부가 할 일 아닐까요?
다른 지역에 살던 사람이 여기서 취업을 했다면,
적당한 거주지를 지방 정부에서 마련해 주는 거죠.”

열띤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순간 머쓱해 한다. 바로 ‘에이, 그게 되겠어?’, ‘욕심이 과했나?’ 하는 표정들이 떠오른다. 직장인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이 100분인 나라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가장 긴 134.7분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을 자랑하는 서울, 그 한복판에 모여서 잠시 다른 사회를 꿈꿔봤던 사람들은 그렇게 금방 현실로 돌아갔다.

취직하면 거주지 제공, 기업이나 정부가 할 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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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런 바람이 꼭 꿈이기만 할까? 직원 사택(社宅)은 1970~1980년대에는 어지간한 기업이라면 직원복지의 기본처럼 제공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수도권 이외 지역 기업에서는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 요즘 SNS에서 공유되는 ‘직원 복지 좋은 기업’ 리스트에서도 사택을 제공하는 기업이 여럿 눈에 띈다.

‘정부가 할 일’이라는 말도 틀리지 않다. 헌법 제 35조에는 국가가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어렵사리 취직을 했더니 고시원 같은 방에서밖에 살 수 없거나, 몇 시간씩 교통지옥에 시달려야 하는 국민이라면 국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마땅한 것이다.
이런 설명이 덧붙여지자 토론은 다시 활기를 띤다.

“회식 시간도 노동시간으로 인정해 줬으면 좋겠어요.”
“회식을 하면 다음날은 늦게 출근하는 건 어때요?”
“무엇보다,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 직장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족에게 좋아야 저에게도 좋은 일 아닐까요?”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은 일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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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토론이 진행된 곳은 희망제작소가 지난 5월부터 월 1~2회 꼴로 서울 종로구의 희망제작소 건물 4층 희망모울, 또는 서울시청 인근의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개최해 온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강사교육’ 현장이다.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는 희망제작소가 2015년부터 진행한 기획연구 <좋은 일, 공정한 노동>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이다. 이 연구는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의 상(像)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인터뷰와 탐방,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우리 각각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말해야 하며,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야 우리 사회의 진정한 ‘좋은 일’의 상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제안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을 도와줄 도구로 보드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2016년 하반기에 진행된 세대별, 직종별 릴레이 워크숍 ‘나의 일 이야기’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개발된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는, 2017년 5월 정식으로 제작·출시되었다. 현재 중고교와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개인에게 판매되고 있다. (구입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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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강사교육, 총 100여 명 참여

<좋은 일을 찾아라>는 여느 보드게임과 마찬가지로 구매자들이 설명서만 읽고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룰을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동영상 설명서도 제작됐다. (동영상 설명서 보기)

그럼에도 강사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48장의 ‘일 경험 카드’, 6가지 ‘자원 칩’, 15장의 ‘정책 카드’ 등에 담긴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 구성품에는 <좋은 일, 공정한 노동> 연구 과정에서의 설문 결과, 전문가 및 시민 의견 등이 반영됐다. <좋은 일을 찾아라>를 청소년 등을 위한 진로교육, 노동인권교육, 민주주의 교육, 각종 워크숍 등에 활용하고자 하는 강사들과 좀 더 나누고자 한 것이다.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인지 지난 5~7월 진행된 네 차례의 강사교육에 총 1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또한, <좋은 일을 찾아라>를 활용해서 심화된 워크숍을 진행하는 방법도 전달된다. 강사교육 참가자에게는 워크시트 파일이 제공되는데, 그중 하나가 1부에 사용되는 ‘일 경험 카드’를 참가자들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디자인된 시트다. ‘좋은 일’의 요건을 조직 문화/ 임금/ 노동 시간/ 고용 안정(계약 형태와 조직의 규모)/ 주관적 만족도 등으로 나눠본 1부 ‘일 경험’ 카드와 마찬가지로 각 카테고리에 맞게 내용을 적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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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 개인 배려, 수평적 문화 있었으면”

네 차례 진행된 강사교육에서도 이 시트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트를 받아들고 한동안 헤매는 사람도 있었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펜을 들고 빽빽이 적어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공통적으로 많이 보인 응답은 ‘노동 시간’ 카테고리 하에 적힌 ‘주 4일 근무’였다. 그저 희망사항처럼 적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 주에 해야 할 일을 4일 동안 다 처리한 사람은 하루 쉴 수 있도록 한다’, ‘주 1일은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식으로 현실적인 방안을 적은 사람들도 있었다. ‘가족에게도 좋은 일’, ‘개인 경조사에 눈치 주지 않고 충분히 배려해 주기’, ‘출산·육아 등 개인의 사정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일’ 등 일하는 사람의 삶이 좀 더 존중됐으면 하는 바람들도 다수 보였다. ‘획일적인 회식 문화 없는 직장’, ‘직급에 따른 자리 배치가 없는 사무실’ 등 수평적 문화에 대한 열망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2부 ‘정책카드’ 내용을 활용하는 워크시트, 1부와 2부 카드 내용을 조합해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보는 워크시트 등도 강사교육 참가자들에게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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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지원기관, 교사, 가족 단위도 참여

지금까지 강사교육 참가자 중에는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의 활동가, 그리고 청년·장애인· 사회적경제 등 분야의 지원 기관 등 소속 직원이 가장 많았다. 각 기관의 워크숍에서 <좋은 일을 찾아라>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고교 진로교육 담당 교사, 방과후 교사, 진로교육 강사 등도 있었다. 20대 자녀 둘과 함께 온 어머니도 있었고, “친구들이랑 제대로 해 보고 싶어서” 참가했다는 청년들도 있었다. 강사교육의 과정과 내용에 대해 아쉬운 점, 개선해야 할 점을 전한 이도, 보드게임을 구매한 뒤 직접 워크숍을 개최해 본 소식을 전해온 이도 있었다.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강사교육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5차 교육은 8월 26일(토) 오후 2~6시, 6차는 9월 13일(수) 오전 9시~오후 2시에 희망제작소 4층에서 진행된다. (강사교육 신청하기)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나에게 좋은 일’과 ‘좋은 일이 많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좀 더 많아질 때까지 당분간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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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이우기 사진작가
– 사진 : 김현수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좋은 일을 찾아라> 온라인 페이지(강사교육 및 구매신청, 동영상 설명서)
– http://tools.makehope.org/goodwork

월, 2017/07/3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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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요약

◯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차 연구는 1차 연구에서 탐색한 ‘좋은 일’의 기준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개인들이 처한 현실과 이 기준 사이의 괴리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데 보다 초점을 맞췄다.

◯ 촛불혁명을 거쳐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일자리의 질(質)’은 중요한 정책 목표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정규직’ 개념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사람들이 인식하는 ‘정규직’의 의미가 실제와 동떨어진데다가 그 정의를 최대한 확장한다 하더라도 이미 이 시대 일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일’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차 연구는 ‘좋은 일’의 기준이 보다 다층적으로 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1차 목적은 ‘좋은 일 기준 찾기 2차 온라인 설문조사’와 워크숍, 전문가 인터뷰 등 결과를 종합해 보다 상세한 ‘좋은 일’ 기준을 도출하는 것이며 2차 목적은 그에 부합하는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 연구는 2016년 7월~2017년 1월 사이 총 5회에 걸친 릴레이 워크숍과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가 세미나 등으로 진행됐다. 이 모든 과정에서 도출된 ‘좋은 일’의 기준과 요건, 필요한 정책 제안 등은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개발에 반영됐다.

◯ ‘릴레이 워크숍’은 ‘나의 일 이야기’라는 제목 하에 2016년 7~12월 사이에 청소년, 학부모, 취업준비생, 비영리 종사자, 4060 세대를 대상으로 총 5차례 열렸다. 참가자들은 ‘좋은 삶’을 중심에 두고 ‘좋은 일’의 요건에 대해 말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토론툴킷, 보드게임 등을 통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알아봤다. 각 워크숍마다 참가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노동 관련 강연 및 활동이 함께 진행됐다.

◯ ‘좋은 일 기준 찾기’ 2차 온라인 설문조사 응답자는 총 3,292명이었다. 이중에서 20대가 1,479명(44.9%), 30대가 1,207명(36.7%)에 달해 다른 연령대 응답자와 큰 차이를 보였으므로 데이터 분석 대상은 20~30대 총 2,686명으로 한정했다. 분석 대상 20~30대 응답자 중 ‘직장인’(피고용자)은 77%, 학생 또는 취업 준비 중인 사람이 13.1%, 프리랜서가 3.2%, 자영업(부모 소유 사업체 근무 포함) 종사자가 1.6%였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항목을 알아보기 위해 응답자들에게 현재 하고 있는 일의 만족도를 6가지 요건, 총 25개 세부요건으로 질문했다. 그리고 ‘전반적 만족도’를 질문한 뒤, 앞의 세부요건에 대한 응답 결과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 ‘전반적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항목은 ‘적성’ 요건 하의 세부항목인 ‘업무 자체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β=0.201)였다. ‘개인의 발전 가능성’ 하의 세부요건인 ‘현재 업무 및 조직에서 배울 점이 많다’(β=0.135)가 다음으로 영향이 컸다.

◯ ‘좋은 일’에 대한 한국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물었을 때는 ‘정규직 여부’, ‘고용안정성’(10년 이상)에 대한 응답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개인들이 가진 ‘좋은 일의 기준’과 한국 사회의 현존하는 보편적 기준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20~30대들은 ‘재미있는 일’, ‘배워서 성장할 수 있는 일’, ‘스트레스 적은 일’ 등을 중시하면서도 사회 전반에 여전한 ‘정규직 여부’, ‘고용 안정성’ 등 기준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 설문조사에서는 “어린 시절(10세 전후) 장래희망”을 묻고, 그 장래희망을 꼽았던 주된 이유를 답하도록 했다. 사회적 기준 및 취업 가능성 인식 등에 따른 영향이 적었을 때 생각했던 ‘좋은 일’의 기준을 알아보기 위한 항목이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항목은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였다.

◯ “당시(10세 전후) 생각을 기준으로, 장래희망을 이뤘을 때의 삶의 모습은 어땠을까요?”라고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은 긍정 응답을 받은 항목은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전문적으로 일한다’와 ‘하는 일 자체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였다. 그에 비해서 부정 답변 비율이 높은 항목은 ‘원하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가족·친구 등 중요한 사람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낸다’, ‘휴가 또는 여행을 충분히 즐긴다’(24.0%) 등이었다. 이 결과는 사람들이 어떤 직업을 희망할 때 그 일 자체의 특성만 생각할 뿐, 그 일을 하면서 사는 자신의 삶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 2016년 11월 28일 국회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 포럼’,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실, 희망제작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세미나, 그리고 릴레이 워크숍 중 진행된 전문가 강의에서의 내용으로 종합하면 ‘좋은 일’을 위한 개인과 사회의 기준 차이를 좁히기 위한 정책·제도·문화에 대한 제안을 정리할 수 있다.

◯ 첫째는 경직된 노동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정규직·비정규직의 도식을 벗어나서 각자가 원하는 형태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동구조가 보다 다양하고 수평적으로 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실업급여의 기간 및 대상 확대, 기업의 경력단절자 재고용 독려,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質) 제고, 4대 보험 보장의 성격과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

◯ 둘째는 노동 3권 회복이다. 노동조합 활동과 노동 3권은 헌법이 부여한 기본권리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노동자가 임금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윤리와 인권, 사회적 가치를 위해서도 노동 3권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노동자가 기업의 경영에 일정 비율 참여할 수 있는 ‘노동이사제’도 도입될 필요가 있다.

◯ 셋째로 정부는 일자리를 숫자보다는 ‘좋은 일’ 관점에서 일자리 정책을 펴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근로계약서 작성 등 기본적인 법규가 잘 지켜지도록 관리 감독 및 처벌을 강화하되 특히 미성년자 및 생애 첫 취업자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 넷째, 노동권교육을 초중고교 단계부터 대폭 강화해야 한다. 또한 진로교육도 성적에 맞는 진학 교육, 유망 직업 교육 등에서 벗어나서 각 개인이 원하는 행복한 삶에 부합하는 ‘좋은 일’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 2차 연구 과정에서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가 개발되기도 했다. 1·2차 행사인 ‘청소년 워크숍’과 ‘학부모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각자 원하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아보기 위해서는 일정한 한계와 제약을 둔 채로 ‘좋은 일’의 요건을 골라보는 과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

◯ 이에 따라 전문가 자문,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시뮬레이션을 거쳐서 보드게임이 개발됐으며 2016년 7월 30일 취업준비생 워크숍 때 1부 게임이 공개됐다. 이어서 12월 3일 4060 워크숍 때 2부가 공개됐다.

◯ 1부 게임은 ‘좋은 일’의 요건 48가지를 담은 ‘일 경험 카드’를 6가지 ‘자원 칩’으로 구매, 이 과정에서 획득한 퍼즐의 색깔을 통해 ‘내가 추구하는 좋은 일 유형’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2부 게임은 1부 게임 플레이어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팀 플레이 방식이다. 1부에서 모아 놓은 자원들을 활용해서 ‘정책 카드’를 획득하면 1부 때 미처 채우지 못 한 퍼즐 판을 꽉 채울 수 있는 게임으로, 공동체를 위해 힘을 모으면 개인들의 삶도 더 좋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는 청소년,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을 위한 진로교육 및 직업탐색교육, 노동인권교육 교구, 시민 대상의 직업전환 교육, 민주주의 교육 등을 위한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 ‘좋은 일, 공정한 노동’ 2차 연구를 통해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일’의 상 또는 기준은 1차 연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소나마 더 보탠다면 조직에 속하지 않고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 생애 두 번째 세 번째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비영리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상황과 여건, 선호도에 따른 ‘좋은 일’ 요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 ‘좋은 일’의 기준은 어느 한 시점에 한 차례 한다고 해서 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기준을 알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이 말하도록 해야 한다. 2차 연구 중 보드게임 개발을 한 것도 이런 의미였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말하도록 하는’ 방법론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 ‘좋은 일, 공정한 노동’은 3차 연구로 이어진다.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를 통해서 또다시 ‘좋은 일’에 대한 새로운 기준들이 도출될 것이다. 아울러 3차 연구는 20~30대가 원하는 좋은 일에 보다 더 초점을 맞춘 탐방과 인터뷰,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목차

연구요약

프롤로그
– 승자(勝子)의 일, 패자(敗子)의 일?

I.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2. 연구 방법

Ⅱ. 릴레이 워크숍 ‘나의 일 이야기’
1. 청소년·학부모가 원하는 ‘좋은 일’
2. 취업준비생이 원하는 ‘좋은 일’
3. 비영리 종사자가 원하는 ‘좋은 일’
4. 40~60대가 원하는 ‘좋은 일’

III. 20~30대 ‘좋은 일’ 기준 분석
1. 온라인 설문조사 진행 경과
2. 개인·사회 간 ‘좋은 일’ 기준 차이
3. ‘좋은 일’과 ‘좋은 삶’
4. 응답자의 일 현황 분석
5. 시사점

Ⅳ. 전문가 제안: ‘좋은 일’을 위한 제도·정책·문화
1. 전문가 강의 정리
2.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국회 세미나 정리
3. 시사점

Ⅴ. 보드게임 ‘좋은 일을 찾아라’
1. 개발 배경과 과정
2. 구성품의 의미
3. 활용 방향

Ⅵ. 결론 및 시사점
1. ‘좋은 일’의 새로운 기준
2. ‘좋은 일’을 위한 사회 변화
3. 후속 과제

에필로그
– 모든 일이 ‘좋은 일’인 사회를 위해

참고문헌

부록

수, 2017/08/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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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하여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지난달 20일 <결과공유회-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끝으로 긴 여정이 마무리됐는데요. 결과공유회의 기획단으로 참여한 청소년과 준비부터 진행까지의 과정을 짤막한 인터뷰로 전합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 결과공유회가 끝난 뒤 아쉬움을 안고 한 번 더 기획단으로 참여한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김윤기, 신현석, 안가민, 우정헌 님(가나다순)은 기획단으로 참여해 행사 기획부터 운영, 그리고 마무리까지 대장정을 이끈 주역인데요. 참가자에서 기획단으로 역할이 바뀐 만큼 느낀 점도 많았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기획단으로 참여하게 되었는지, 하고 난 소감은 어떠한지 등 여러 주제로 한 짧은 인터뷰를 전합니다.

Q. 결과공유회 기획단으로 함께 참여한 계기가 궁금해요.

신현석(전주 참가자, 이하 ‘현석’) : 전주 YMCA에서 활동하면서 좀 더 다른 활동도 해보고 싶었어요. 처음 기획단 제의를 받았을 때 색다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일찾기프로젝트도 좋았지만, 기획단 일은 제가 좀 더 주도적으로 역할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윤기(순창 참가자, 이하 ‘윤기’) :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어요. 기획단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지,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궁금했어요. 이왕 하는 거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 기획단으로 함께 결과공유회를 준비해달라고 요청받았을 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기획단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안가민(장수 참가자, 이하 ‘가민’) : 원래 기획단으로 참여할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참여하겠냐고 물어봤을 때 하고 싶어졌어요. 제가 직접 아이디어도 내고. 내일찾기프로젝트랑은 또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우정헌(진안 참가자, 이하 ‘정헌’) : 나중에 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것 같아서 기획단으로 참여하고, 사회자로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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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획단으로 활동하고 난 느낌이 궁금해요.

현석 : 내일찾기프로젝트는 선배들과 같이 한 활동이라면, 기획단은 다른 지역에서 온 청소년들이 있다는 점이요. 9명이라 인원은 좀 많았지만, 여러 지역의 친구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게 색달랐어요. 날짜를 정해서 한 공간에 모이고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다는 점도. 기획단 활동은 제 기대를 충족했고, 같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가민 :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 얘기한 적이 별로 없으니까 그런 게 신기했고요. 학교에선 만들면 그냥 내가 가서 참여하는 방식이었는데 여기선 저희가 정해서 직접 하니까요. 어떤 직업을 정하는 건 아니지만, 살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는 느낌이에요. 혼자 헤쳐나갈 힘을 기른 것 같아요.

윤기 :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을 많이 처음에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어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준비도 적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요. 실수만큼은 꼭 피하고 싶었죠. 걱정한 거에 비해 큰 실수 없이 진행되어서 안도감도 들고 기분도 좋았어요. 기획단으로 참여하고, 토크쇼의 패널로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헌 : 저는 기획단 안에서 사회자 역할도 맡았으니까 이왕 하는 김에 잘해보자 마음을 먹고 혼자 거울 보면서 대본 연습을 했던 게 생각나요. 너무 긴장했는지 행사 준비부터 1부 사회까지 마치고 나니까 어제 연습했던 피로들이 갑자기 몰려오더라고요. 그래도 참여하길 잘한 것 같아요.

Q. 다음에도 제의가 들어온다면 하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해요.

현석 : 네. 만약에 한다면 다음엔 우리가 했던 내일찾기프로젝트의 특성을 살려서 조형물로 만들어 전시해보고 싶어요. 우리가 이런 프로젝트를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가민 : 평소 다양한 공연에 관심이 많은데요. 만약 다음번에 기획단으로 또 활동한다면 우리가 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형태로 공연을 기획해서 진행해보고 싶어요.

정헌 : 결과공유회에서 사회자로 참여하고 평소 친하게 지냈던 선생님들이 칭찬해주셨어요. 모르는 선생님들도 나중에 레크레이션 강사를 해보라고 하실 정도로요. 제가 준비하고 진행한 일이 헛된 게 아니구나 생각했고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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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기획단이니까 물어보는 질문! 당신에게 기획이란…?

가민 : 너무 질문이 어려운 것 같지만..뭔가를 주최하는 것? 저희가 했던 프로젝트나 아니면 다른 활동들을 주최하는 것. 여하튼 새로운 걸 경험해서 좋았어요.

현석 : 처음에 기획할 때는 멀고 어려운 단어였는데 사람들 만나면서 해보니까 새롭게 알게 된 것이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목적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 뭔가를 더 해볼 수 있어서 설렜어요.

2019년 1월 20일, 결과공유회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마지막으로 2016년 여름에 시작해 3년간 달려왔던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막을 내렸습니다. 함께 마무리를 준비하고 이끌어 준 청소년 기획단 친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하지만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 다음 활동이 기대됩니다. 3월의 어느 날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는 또 다른 곳에서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기약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즐겁고 반가운 소식이 많이 들려오기를 바라며, 다음 노래 한 구절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그날 알았지 이럴 줄
이렇게 될 줄
두고두고 생각날 거란 걸
바로 알았지
까만 하늘 귀뚜라미
울음소리
힘을 주어 잡고 있던 작은 손

너는 조용히 내려
나의 가물은 곳에 고이고
나는 한참을 서서
가만히 머금은 채로 그대로
나의 여름 가장 푸르던 그 밤

– 아이유, 푸르던

– 글 : 김수영 | 일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일상센터

[결과공유회①] 내-일상상프로젝트,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자세히 보기

수, 2019/02/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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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우리 꽃차, 꽃차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을 도와 교육지도자를 육성합니다.
우리꽃차 상품화도 연구하고,일자리도 창출되기를 기대합니다.

교육기간 : 6월 20일 시작해서 총 10강 진행

시간 :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 오후 1시 /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저녁 10시

강사 : 한국우리꽃차체험교육원 구용섭 원장

장소 : 한살림생명문화공간 조리실

모집인원 : 선착순 20명

신청 및 접수 : 조합원활동실 (043-224-3150)

한살림청주 홈페이지

 

화, 2016/06/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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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바라보기는 창의적인 발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고과정이다. 해외의 선진제도를 도입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한가지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은 ‘다르게 바라보기’ 이전에 우선 해당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창의적인 발상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어정쩡한 ‘발명’ 혹은 섣부른 ‘모방’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우리사회에 이미 도입되었거나 또는 소개되고 있는 해외의 제도들 중에서, 특히 독일의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노동이사제, 노동회의소, 그리고 직업교육의 이원제도가 떠 오른다. 그리고 유명무실한 노사협의회를 대체할 종업원대표제로서 독일의 사업장협의회(Betriebsrat) 제도의 도입 또한 논의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지면을 빌려 독일 제도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간략하게나마 필자의 견해를 보태고자 한다.

근로자이사제, 제도 모방인가, 노사관계 혁신인가?  

직업교육의 이원제도(Duales Ausbildungssystem)는 독일의 청년실업률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는 제도로서, 독일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에 자랑하는 모델이며, 또한 전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다.

핵심은 직업교육의 이론과 실무를, 직업학교(고등학교가 아니다!)와 기업현장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다. 이론은 직업학교에서 교사가 가르치고, 실무는 직접 회사에 채용되어 회사로부터 소정의 직업훈련생 보수를 받으면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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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훈련을 받는 독일 학생의 모습 (사진 출처: http://www.eknews.net/)

고숙련 노동자 만드는 독일의 직업교육

저임금에 기반하여 낮은 품질로 생산하여 낮은 가격에 수출해서 먹고사는 로우로드(저진로) 전략에서 탈피하여, 높은 임금을 받는 고숙련 제조인력이 생산하는 높은 품질의 제품을, 높은 가격을 받고 수출함으로써 높은 이윤을 달성하고, 이를 다시 고임금 숙련인력과 고품질 제조로 연결시키는 선순환의 지속적인 고리(하이로드 전략)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고숙련 노동자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시스템이다.

그래서 폴 크루그먼(P. Krugman)은 이렇게 말했다.

 

 “(중략) 일자리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잘 알기에, 공교육 후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의 고용에 대해 그처럼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또한 독일과 같이 수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하고, 고진로(하이로드) 전략을 취하는 경제구조 안에서는 탄탄한 직업교육시스템을 통해 숙련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하다”

330개 직업…이론과 실습 병행

독일의 직업학교는 1969년에 처음으로 제정된 직업교육법(Berufsbildungsgesetz)에 따라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이원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도제교육의 흔적으로서, 현장실습을 중시하여 직업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즉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에서는 연방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연방경제에너지부에서 정한 약 330개의 공인된 직업(anerkannte Ausbildungsberufe)에 한하여 직업학교에서 직업교육이 실시된다.

직업학교의 과정은 직업의 종류에 따라 2년에서 3년 6개월까지 그 기간이 상이하다. 이 기간동안 일주일에 1~2일은 직업학교에 등교하여 이론교육을 받고, 나머지는 기업현장에서 실무교육을 받는다(Teilzeitform).

이런 방식 외에도 매년 3개월 가량은 직업학교에 등교하여 이론수업을 받고, 나머지 9개월 가량은 기업에서 실무교육을 받는 방식(Blockform)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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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ko.wikipedia.org/)

독일에서는 초등학교(4년) 졸업 후, 성적에 따라 세가지 상급학교(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웁트슐레)에 진학하는데, 우리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상급학교 졸업생의 약 60% 정도가 졸업(졸업증서가 직업학교 입학의 요건이다) 후 직업학교에 들어간다.

약 480,000개 가량의 기업이 회사 내에 직업교육생을 받고 있는데, 이 중 80% 이상이 중소기업들이다.

직업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직업학교를 통하거나, 상공회의소 혹은 개별적으로 회사와 접촉하여 회사와 직업훈련생계약(Berufsausbildungsvertrag)을 체결해야 한다. 이 계약은 회사에서 직업교육훈련 과정이 시작되기 이전에 체결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직업학교의 개강이 9월이므로, 회사에서는 이 시기에 맞추어서 봄부터 직업훈련생을 구하고, 여름 무렵에는 이미 직업훈련생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자질있는 직업(교육)훈련생을 구하여 비교적 낮은 직업훈련생 보수를 지급하면서 회사의 업무를 충분히 가르치고, 이를 통해 잘 훈련된 인력을 추후 정직원으로 충원할 수 있다면 그만큼 회사의 인력계획에 도움이 되므로, 여러 경로를 통해 자질있는 교육훈련생을 모집하기 위해 연초부터 미리 준비하게 된다.

직업훈련생(Azubi 라는 약자를 많이 쓴다)을 채용하고자 하는 회사는, 사내에 사용자의 위임을 받아 교육훈련생에 대한 직업교육 전반을 주관하는 직업교육담당자(Ausbilder 혹은 Trainer)를 반드시 두어야 한다.

이 담당자는 해당 직종에 대해서 전문적인 업무지식과 숙련기능 그리고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자로서, 상공회의소(IHK) 혹은 수공업회의소(HWK)에서 주관하는 직업교육담당자 시험을 통과하여 자격을 갖춘 자이어야 한다.

기업 맞춤형 교육

직업교육의 대상이 되는 약 330여개의 직업은 연방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야 하지만, 직업학교의 교과과정 및 관리는 주(州)정부의 소관사항이다.

직업훈련생은 기업에 채용되어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고 했으므로, 독일 직업교육의 비용은 상당부분 기업이 부담하는 셈이 된다. 따라서 교과과정에서도 기업의 요구가 상당히 많이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들이 (의무)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상공(및 수공업)회의소가 직업학교의 졸업시험을 관장하고 있는 것도 그 점을 뒷받침한다.

그러니 우리사회에서처럼 채용한 신입사원들의 수준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볼멘 소리가 기업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대신 기업은 지갑을 열어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의 수준을 높이는 제도에 기꺼이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어차피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이 입직교육을 하는 비용은 기업별로 각각 발생하기 마련이다.

독일에서는 기업이 직업교육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고, 그리고 제대로 훈련된 신입사원을 받게 된다. 비용은 비슷하게 소요되지만, 독일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근사한 직업교육시스템을 사회적으로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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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직업교육은 철저히 기업에서 이뤄진다. (사진출처: http://blog.daum.net/)

기업 뿐만 아니라, 청년 구직자들도 이 제도의 수혜자들이다.

우리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보다 명확해 지는데, 우리의 청년 구직자들은 취업시 기업이 요구하는 “경력”에 어리둥절할 뿐이다. 취업을 해야 경력을 쌓을 수 있는데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경력이 있어야 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그러니 여기저기 인맥에 기대어 인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고, 그 과정에서 열정페이니 뭐니 해서 사회적인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한다. 게다가 지방에는 그러한 인턴 자리 조차도 찾기 힘든 형편이다.

그러나 독일의 청년 구직자들에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직업교육 과정에서 이미 실무를 충분히 익힌다. 회사 입장에서도 이미 회사의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직업훈련생을, 직업교육훈련과정이 끝난 후 정규직원으로의 채용을 마다할 이유가 없게 된다.

그러니 직업교육과정이 끝난 후에는 정규직으로 가볍게 취업이 이루어진다.

직업교육 통해 기업 조직문화 익혀

조직문화는 쉽게 형성되지 않고, 또한 그 문화를 습득하는 것도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직문화란, 겉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의식적 수준에서 형성되는 가치만이 아니라, 의식 이전의 영역에서 장기간에 걸쳐서 형성되는 믿음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드가 샤인(E. Schein)은 이를 인공물과 가치 그리고 기본적 가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구성원이 그 조직에 몰입할 수 있게 하며, 한 조직 내에서 어떤 태도와 행동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알려준다. 처음 입사를 하게 되면, 개인들은 그 조직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를 조직사회화 과정이라고 한다.

이 사회화 과정이 바로 조직문화에 구성원이 적응해 가는 과정이다. 이것은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조직의 효과성(Effectiveness)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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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M&A가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조직통합에 실패하는 것인데, 이것은 상이한 조직문화가 강하게 부딪치기 때문에 그렇다.

또 한가지, 민주시민으로서의 교양이 필요한 것처럼, 기업이라는 조직 안에서도 조직시민행동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시민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이란, 공식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업무도 아니고, 그에 따른 공식적인 보상도 주어지지 않지만, 내가 속한 조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행동)을 말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요소들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조직 내 인간관계에 따른 갈등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 직업교육의 이원모델에서는, 정규 입사 이전에 2~3년간 회사에서 직접 근무하면서 업무를 배우게 되는데, 이 기간동안 조직 사회화 과정을 거치게 되고, 조직문화를 이미 익히기 때문에 종업원에게도 그리고 회사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도 대졸 신입사원의 약 10%(300인 이상 기업) ~ 32.5%(300인 미만 기업)가 1년 이내에 퇴사를 한다고 한다. 취업 자체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취업 후 퇴사 비율이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해서 그렇지 이는 심각한 문제이다.

조직문화에 적응한다는 것은 이처럼 간단한 일이 아닌데, 독일식 직업교육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이원모델을 통해 쉽게 극복된다.

마이스터교…국적 불명의 제도 모방

독일의 직업교육과 관련해서 또 한가지 언급해 둘 것이 있다. 독일의 직업학교는 학생들이 정규 공교육 과정을 “졸업한 후”에 가는 곳이다. 이는 스위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론은 학교에서 배우고, 실습은 기업(현장)에서 한다는 개념 때문에 종종 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 기업에 실습을 나가는 것으로 오해하고 작성한 자료가 많다.

굳이 이해를 해보자면, 독일에서는 정규 대학과정 이전에 직업학교 과정이 위치해 있으니, 직업교육은 고등학교급에 해당한다고 보는 모양이다. 독일의 학제(초등학교 과정은 4년으로 끝나고, 중고등학교 과정의 이수연수는 학교의 종류별로 다름)가 우리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길 여지도 있다.

그렇지만 정규 공교육 과정(중고등학교)을 끝내고 직업교육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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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시절, 독일의 직업학교를 모방해 마이스터고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특성화/마이스터고의 중도 이탈자가 매년 1000명 이상에 달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 베리타스알파)

독일과 스위스의 직업교육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도입했다고 하는 마이스터고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정규 공교육 과정과 직업교육 과정을 섞은 것이 창의성의 발로인지, 아니면 정체불명의 어정쩡한 발명 혹은 섣부른 모방인지 필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우리사회에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취업계약 입학제, 취업인턴제도 등 현장 실습교육을 강화하는 여러 제도들이 도입,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렇게 강화된 현장실습제도를 통해 저임금, 장시간 노동, 안전에 열악한 실습현장 등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사례가 노출되더니, 급기야 사망사고까지 일어나고 말았다.

현장실습생을 값싼 노동력만으로 보는 기업과, 껍데기 취업률에 혈안이 된 학교, 그리고 정부의 무대응과 무책임이 합작하여 만들어 낸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데 만일 이러한 것들이 혹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독일(스위스) 사례를 제대로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 쉽게 도입해서 생긴 문제라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노파심에서 그런 우려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우리가 해외의 선진제도를 그 겉모습만 대충 이해하고, 또 우리사회에 대충 적용한다면, 그런 제도는 지속될 리도 없고, 문제점만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말 것이다.

우리만의 제도를 위한 창의적인 발상

독일의 직업학교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우리 사회에 관련 제도를 착근시키기 위해서는 이 제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 더해서,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할 것이다.

되풀이 하지만 창의적 발상을 위해서는 정확한 이해가 우선이다. 창의적 발상이라는 요리를 위해 필자가 생각하는 기본재료는 이렇다.

1. 공교육과 구별한다. 공교육과 직업교육의 목표는 다르다. 공교육 과정에서 직업훈련을 시켜서 사회에 내보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이다.

공교육 과정에서 습득해야 할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가르치는 것에 소홀히 한다면, 이는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사회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쌓여만 가는 현상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2. 법규정을 통해서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 법에 따라 직업훈련생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소정의 보수(직업훈련생보수)를 지급한다. 독일의 경우, 관련 법(직업교육법)에 따라, 시용기간(1~4개월)에는 해고가 가능하나, 그 이후에는 특별해고만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해 둔다.

3. 교육과정에 기업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다. 독일에서는 기업이 의무적으로 회원이 되는 상공회의소(수공업회의소)가 사내 직업교육담당자의 자격과 직업학교의 졸업시험을 주관한다.

직업훈련기관들이 저마다 알아서 교육훈련을 시키고, 의무시수만 채워서 내보내면 그만인 식의 직업교육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4. 비용의 상당 부분은 기업이 부담한다. 독일에서 직업학교를 운영하는 비용은 주정부가 부담하지만, 기업은 직업교육을 시키면서 직업훈련생 보수를 지급한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어차피 입직교육을 위한 비용은 드는 것일테니, 이를 공동기금으로 조성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모아서, 민관 협력을 통해 효과적이고 지속성 있는 사회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5. 중앙정부가 기본틀을 만들고, 직업교육 시스템의 운용은 지자체가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직업교육에 관한 법체계를 정비하고, 기왕에 공들여 만든 국가직무능력표준(NSC)을 보완, 활용하여 기본적인 틀을 제공한다. 운용의 주체는 지자체와 지역의 민간기업이 된다.

6. 단기적인 경쟁력 향상보다는 미래의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당장의 비용을 감당한다.

7. 직업교육 과정에서 조직시민행동을 함양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 개발에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사회에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소통하고, 경청하는 태도와 갈등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를 갖추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조직시민행동을 중요시하는 의식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런 것들이 직업교육 커리큘럼에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직업교육제도를 통해 청년실업이 실질적으로 해소되고,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능 및 사무인력이 양성되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노와 사가 모두 만족하는, 그래서 종국에는 우리사회에 새로운 노사관계가 형성되는 일대 전기가 직업교육제도의 혁신을 통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화, 2017/07/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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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시민연구공간 희망모울 오픈 기념으로 연속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8일에는 ‘일상을 변화시키는 N%의 활동가’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는데요. 각자의 생활 영역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대학 신입생, 엔지니어, 대학원생, 두 아이의 엄마 등 4명의 시민이 희망모울 2층 누구나 학교에 모였습니다. 각기 다른 생활 영역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어찌 보면 공통점을 찾기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일상을 바꾸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닮았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이들을 N%의 활동가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순창의 청소년 과학캠프 기획자(서명원), 아파트 작은도서관 관장(조경준), 상근자 없는 조직의 5년째 활동가(스밀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늘 무언가를 하는 엄마(이수진) 등 일상의 N%를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할애하고 있는 이들의 시작, N% 활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애로사항, 동력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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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에 첫발을 떼게 된 시작은 거창하거나 아름답기보다는 소소하고 순수하게 자신의 필요에 있었습니다.

조경준(천왕이펜하우스 7단지 작은도서관 관장, 이하 ‘조경준’) : 작년 여름 매우 더울 때 집에 에어컨이 없었어요. 아파트에 있는 도서관은 에어컨도, 책도 갖추고 있지만 1년 넘게 안 열고 있었죠. 거길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 물어봤는데 운영할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몇 달은 그렇게 계속 지냈어요. 보니까 다른 사람들도 쓰고 싶지만 나서기는 어려워하는 상황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그때는 거기에 자잘한 일들이 많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서명원(대학생, 순창 청소년 과학캠프 기획, 이하 ‘서명원’) : 공부만 하는 학생이었어요. 희망제작소에서 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뭔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친구랑 순창에서 우리끼리 재밌는 것을 해보자고 이야기했고, 평소 관심 있던 과학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순창에서는 과학 관련 활동을 접하는 게 힘들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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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서명원 님, 조경준 님, 이수진 님

이수진(2017 시니어드림페스티벌 참가, 이하 ‘이수진’) : 진로센터에서 근무 하면서 멘토 관리 업무를 했어요. 멘토들이 활동할 때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황이 많아 보였어요. 그래서 소소한 도움을 주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스밀라(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활동가, 이하 ‘스밀라’) : 성격상 밤에 누워서 잠이 안 올 만한 일은 내가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공익적인 활동도 했어요.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이하 ‘기청넷’) 활동은 후원회원으로 시작했어요. 어느 날 기청넷 활동가 친구가 작은 회원모임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어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그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졌죠. 어려운 적도 있었지만, 그만큼 즐겁기도 했고 그만둘 타이밍을 못 찾았던 것도 같아요.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사실 집에 가면 누워서 편히 쉬고 싶죠. 또 가정도 돌봐야 하는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만난 이들은 일상에 한 겹 더해서 N%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조경준 : 하다 보니 재밌더라고요. 야간근무 이후에도 도서관 가서 일하는데 그게 재밌었어요. 저의 원래 직업은 문제를 분석하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일이라 비슷하고 재미없을 때가 많아요. 또 조직의 논리와 상사의 바람에 따라야 하고, 매뉴얼에도 맞춰야 하죠. 도서관에서는 그저 다들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일하고, 밖에서의 스트레스를 이것으로 해소하기도 하고요.

이수진 : 40대에 들어서니까 사는데 두려움이 생겼어요. 아는 사람만 만나고, 가는 데만 가고, 정해진 패턴을 벗어나는 게 두려웠어요. 근데 또 그 안에서 사는 게 불편했어요. 작지만 저한테는 큰 도전이었죠. 재능기부, 봉사활동 등 여러 일을 하다 보니 마음이 넓어지고 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잘 늙고 싶은 욕망? 그런 것 같아요.

스밀라 : 저희도 금전적인 보상이 있는 조직은 아니라 쉬웠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에 매료되다 보니 이걸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 길을 함께 해 주는 동료들 덕도 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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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이수진 님, 스밀라 님, 백희원 일상센터 연구원

N%의 활동가들은 똑같은 이유나 비전이 아니라 각자의 이유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이수진 님에게 봉사나 프로젝트 활동은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온전함으로 삶에 큰 힘이 된다고 합니다. 조경준 님에게 작은도서관 관장 활동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동네에서의 활동에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청년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함께 사는 시니어도 살피는 눈을 주고, 사회에 더욱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서명원 님에게 내-일상상프로젝트와 과학캠프 기획 경험은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줬고 포기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줬다고 하네요. 스밀라 님은 활동 경험으로 지금의 자신이 만들어졌고, 그 모습이 꽤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N%의 활동가들은 ‘내 세상을 바꾸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좀 더 낫게 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보통 내가 잘 살기 위해서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들의 활동은 나 그리고 모두에게 좋은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도 부딪치면서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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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원 : 저는 활동할 때마다 시험 기간과 겹쳤어요. 저 혼자만 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고 다 같이 참여해야 잘 되는 건데, 친구들과 모임 시간이나 의견 조율하는 것도 힘들었고 캠프 일정 잡는 것도 어려웠어요. 학교에서 저희가 하는 일에 많이 반대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나름의 해결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친구들과 회의는 메신저로 했고요. 시험 기간과 겹칠 땐 하루에 2~3시간만 자고 새벽까지 공부했어요. 덕분에 학교에서도 저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요.

스밀라 : N% 활동하시는 분은 다 비슷할 텐데 내 일과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당장 해야 하는 행사가 있으면 이 일이 1순위가 되니까 본업에서 해야 할 일이 뒤로 미뤄지게 되죠. 일의 총량이 달라져야 해결되는 건데 늘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애플리케이션은 다 받아본 것 같아요. 또 다른 건 활동(단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 운영에 있어 참고할 만한 자료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에요. 또 하는 일은 매우 많지만 임금을 주는 체계는 아니었기 때문에, 본업을 하면서 할 수밖에 없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보상이라는 게 돈으로만 가능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희망제작소의 많은 활동은 시민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많은 시민의 참여가 있어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완성할 수 있지요. 하지만 가끔 우리의 길에 시민이 함께해 줄까라는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분이 동행해주셨습니다. 머리 긁적이며 은근슬쩍 함께해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오늘 4명의 N%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렇게 은근히 좋은 분들도 우리가 사는 세계의 좋은 부분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소수의 헌신적인 활동가가 사회를 바꾸는 주인공이었다면, 오늘날 사회를 바꾸는 사람들은 거리에서 마주치거나, 혹은 내 옆에 있는 시민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활동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과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은 ‘N%의 활동가’라는 이름이 낯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일상 속의 사소한 활동 하나가 내 삶에 자리 잡고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면 그것이 곧 N%의 시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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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변화시키는 N%의 활동가> 오픈 세미나에서 나눈 모든 이야기는 기록으로 전해드립니다. (세미나 속기록 보기) 이 글을 읽은 여러분과 언젠가 ‘N%의 활동가’로 만난다면, 각자의 세계에서 좋은 부분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 날을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일상을 변화시키는 N%의 활동가’ 세미나 패널 소개

서명원 님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 1기 참여자. 순창에서 나고 자랐으며 VR로 진로를 정해 대학을 다니고 있다. 청소년 때부터 과학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 지역에서는 관련 정보를 쉽고 다양하게 접하기 어려워 친구들과 ‘순창까지 찾아온 과학캠프’를 기획했다. 이를 통해 과학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실험하고 전문가의 강연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진로 탐색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VR을 이용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 (관련 글 보기)

스밀라 님
공부하는 대학원생이면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네트워크인 ‘BIYN’(Basic Income Youth Network,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에서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5년째 일 또는 학업과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시간 부족의 문제를 해결해가며 동료들과 함께 해외 연대 활동, 성남시 청년배당 모니터링 연구 등 묵직한 활동들을 주도해 왔다. N%의 활동가가 가장 자기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BIYN 홈페이지 가기)

이수진 님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언제나 누군가를 돕고 있고 도울 일을 찾는다. 2017 시니어드림페스티벌에서 ‘청년탐사대’ 팀 활동을 하며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폐지 줍는 노인분들을 연결하는 공익활동을 진행했다. 영웅이 아니라, 조금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서, 길에 떨어진 장갑을 보면 더러워지지 않도록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는 시민이 되고 싶어서 꾸준히 좋은 일을 만들어 가고 있다. (‘청년탐사대’ 팀 인터뷰 보기)

조경준 님
천왕 이펜하우스 7단지 작은도서관 관장. 본업은 엔지니어. 직장이나 집보다 작은도서관이 더 편하다. 아파트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자원활동가와 함께 입주민을 위한 독서모임, 작은도서관 야간 개장, 재능기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주민참여형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만들기’(이하 행아공) 사업에 참여했다. 행아공은 한국의 주된 주거 형태가 단독 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겨가면서 나타난 공공이슈를 주민주도의 문화로 해결하려는 프로젝트다. (2017 주민참여형 행복한아파트공동체 만들기 결과보고서 보기)

– 글 : 조현진 | 일상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 사진 : 박지호 | 경영기획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8/07/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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