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사이드바

[인터뷰] 1억 같은 백만 원, 인천공항 송환대기실분회의 10억 기금 결의

목, 2018/02/08- 17:42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0]
지역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송환대기실분회가 노조의 10억 비정규연대기금에 100만원을 기탁했다. 6억여 원이 모금된 10억 기금 중 100만원의 출연이 큰 돈은 아니지만 송환대기실분회의 기금출연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단 23명의 조합원으로 인천공항지역부의 두 번째로 작은 분회인 송환대기실분회가 100만원의 기금을 출연한 사연을 분회간부들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자.

 


 

 

▲ 정영철 부분회장, 박동현 회계감사, 곽희완사무장, 김혜진 조직부장, 양일용 부분회장, 서광진 분회장

 

 

- 송환대기실분회라는 분회 명칭이 낯설다. 조합원들은 어떤 업무를 하는가?

 

=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승객들 중 입국이 거부된 사람들을 다시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다. 왜 왔는지가 불분명하거나 비자가 없거나 범죄경력 등 때문에 입국거부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다. 법무부에서 최종불허가 되면 송환대기실로 인솔해 대기 후 출국 항공편이 정해지면 게이트까지 안내를 하고 탑승을 확인하는 업무이다.

 

 

 

- 노조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근무시간 산정도 제대로 안되어 있어 연장•야간 수당 등이 미지급되는 등 불이익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업무 특성상 흥분한 입국거부자와의 잦은 몸싸움, 관리자의 무시, 폭언 등 인권이 침해당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언론제보 등을 해봤지만 노동실태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다.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조 가입하게 됐다.

 

= 공항 내에서 우리 송환대기실 노동자들의 입지가 정말 낮았다. 사용자들은 우리를 개 취급하고 하인 부리듯 했다. 참다 참다 노조를 만들었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해고하고 부당하게 업무지시하고 해도 많은 직원들이 불만을 표현하지 못하는 타성에 젖어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퇴사하고 부당함을 우리 스스로 깨달으면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문을 두드렸다.

 

 

 

▲ 서광진 분회장, "부당함을 우리 스스로 깨달으면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문을 두드렸다."

 

 

 

- 노조활동 안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 노조를 만들고 사측과 투쟁을 하던 전 과정이 기억이 남는다. 노동부 진정을 하고 70개 항공사에 하청 용역업체의 착취구조와 저임금문제를 문제제기 하고 허위사실이 있는지 등 질의를 하기도 했다.

 

 

 

- 오늘 임단협 조인식을 했다고 들었다.

 

= 노조 가입 전과 비교하여 월 40~50만 원 정도의 임금 인상을 시켰다. 근무일수에 따라 식권지급을 하도록 개선했고 결원 발생으로 인한 사측의 잉여 임금을 전 직원에게 공평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도 했다. 노조를 만들고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 임단협 조인식, 박대성 지부장과 분회 간부 들

 

 

 

 

"뜻 깊은 일인 것 같다. 노조의 도움으로 우리의 처우가 개선됐 듯 

우리가 기탁한 기금으로 그런 사업에 잘 쓰였으면 좋겠다."

 

 

 

 

 

- 비정규단위임에도 10억 기금에 출연을 결의했다. 어떤 과정에서 이런 결의를 하게 됐나?

 

= 인천공항지역지부에 가입하고 처우개선이 많이 이루어 졌다. 회사와 노동자가 상생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 처우개선도 많이 이루어 졌고 무엇보다 노동자로서 떳떳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인천공항에는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우리 같은 저임금, 처우가 안 좋은 비정규직이 많고 우리 보다 더 좋지 않은 처우의 노동자도 많다. 그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기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의를 하게 됐다. 우리도 공공운수노조와,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도움을 받았듯,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었다.

 

= 애초에 노조 발전기금을 모은 취지와 딱 맞아 떨어지는 기금이라고 생각했다.

 

 

 

▲ 김혜진 조직부장,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었다."

 

 

- 분회발전을 위해 써야한다는 반대의견은 혹시 없었나?

 

= 전혀 없었다. 같은 목적의 돈이라고 생각했고 단한 명의 반대도 없이 기금 출연을 결의했다.

 

 

 

- 10억 기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고 있나?

 

= 낮은 처우의 비정규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뜻 깊은 일인 것 같다. 노조의 도움으로 우리의 처우가 개선됐듯 우리가 기탁한 기금으로 그런 사업에 잘 쓰였으면 좋겠다.

 

 

 

- 공공운수노조에 바라는 점이 있나?

 

= 노조에 대해 사실 잘 모르지만 우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앞으로 2년 후에 또다시 임단협을 맺게 될텐데 그때도 여전히 오준석 조직부장님이 계속해서 우리를 잘 도와 주셨으면 좋겠다.

 

= 혹시 한재영 국장님이 누구신가?

 

(회의실 한켠에 있던 한재영 조직국장이 본인이라고 밝히자)

 

= 노조를 처음 고민하고 민주노총에 전화했을 때 처음으로 전화를 받아주고 상담해준 사람이 한재영 국장이다. 얼굴을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이다. 그때의 통화로 우리분회가 출범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 (일동 웃음)

 

 

 

-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오늘 간부 교육잘 받으시고 투쟁이 있을 때 또 찾아뵙도록 하겠다.

 

= (일동) 감사하다

 

 

 

(인터뷰 후 분회간부들은 한재영 조직국장의 강의로 간부 의식교육을 진행했다.) 끝.


Tags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