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논평] 헌재의 결정문에도 등장하는 ‘민주적 기본질서’가 왜 문제인가

지역

[논평] 헌재의 결정문에도 등장하는 ‘민주적 기본질서’가 왜 문제인가

익명 (미확인) | 금, 2018/02/02- 19:41

헌재의 결정문에도 등장하는 ‘민주적 기본질서’가 왜 문제인가

황당한 민주당의 ‘민주적 기본질서’ 당론 오락가락

색깔론 꺼내 개헌 무산시키려는 자유한국당 자중해야

개헌안에 대한 논의는 ‘자유’롭게 진행되어야

 

어제와 오늘 더불어민주당이 개헌의총을 거쳐 개헌안에 대한 당론을 밝혔다. 집권여당이 개헌안의 주요  내용을 확정하여 밝힌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뺀 '민주적 기본질서'로 헌법 4조를 수정한다고 했다가 4시간만에 브리핑 실수였다며 '자유'를 유지한다고 번복한  원칙없는 오락가락은 황당하다. 헌재의 결정문에도 등장하는 ‘민주적 기본질서’가 왜 문제인가 납득하기 어렵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보다 넓은 의미인 ‘민주적 기본질서’로 수정하는 개헌 의견은 국회가 2016년 구성했던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기본권 총강분과 보고서(2017.10.20)에서도 개정안으로 제안되었던 내용이다. 헌법재는소는 “헌법 제8조 4항의 ‘민주적 기본질서’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평등을 기본원리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제도, 복수정당제도 등이 현행 헌법상 주요한 요소라고 볼수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보다 넓은 의미이고, 현행 헌법에도 명시된 조항으로 통일의 원칙으로 제시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한 당론을 실수라며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민주당의 가벼운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편 이 사안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홍준표 대표의 발언 역시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홍준표 대표는 오늘 민주당 개헌안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변경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연초 일부 언론에서 해당 조항을 문제삼자 개헌 자체의 발목을 잡기위해 구시대의 색깔론을 또 다시 꺼내든 것이다. 개헌 논의는 자유로운 의견제시가 기본이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방의 개헌안을 “사회주의 개헌” 운운하면 토론은 불가능하다. 차라리 개헌하지 말자고 말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당의 대표의 당당한 입장일 것이다.

 

논평원문보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photo_2017-04-20_14-56-30

3당 대선후보 공동 정책협약 체결 -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과 한국환경회의 간 공동 정책협약 체결 photo_2017-04-20_14-56-30 photo_2017-04-20_14-56-44 ○ 2017년 4월 20일 오전11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과 한국환경회의는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공동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 이번 공동 정책협약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이 한국환경회의가 제안한 3개 분야 9개 과제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하겠다는 약속이다. ○ 이 날 행사에는 대선후보들이 직접 참여하지는 못하고 강병원 위원장(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삼화 사무총장(20대 국회의원, 국민의당 사무총장), 김제남 위원장(19대 국회의원, 정의당 탈핵생태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각 정당의 책임자로 참석했다. ○ 한국환경회의 공동대표인 윤정숙 대표(녹색연합 공동대표)는 “박근혜 정부 4년, 한국사회는 심각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모든 환경정책은 후퇴했고, 국민 안전은 뒷전이었으며, 산적해 있는 환경현안들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시민의 힘은 거대했고 부정하고 무능한 대통령을 기어이 끌어내렸다.”고 말하며 “앞으로 한국환경회의는 협약 내용들이 새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끈임 없이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참석한 의원들은 정책협약 내용을 토대로 각 후보의 입장을 밝혔다. 먼저 강병원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 공약을 소개하며 “미세먼지 30% 줄이겠다. 석탄화력발전소도 신규는 더 이상 건설하지 않겠다. 미세먼지 배출량은 총량체를 통해 구제하고 관리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미세먼지는 한중간의 협력사항이 아니라 정상들이 논의해야 하는 정상급 의제로 다루겠다.”고 선언했다. 원전과 관련해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40년 후 탈원전으로 가는 국가비전을 세우는 공약을 소개했다. 4대강사업과 관련해서도 “4대강의 혈세 낭비를 전면 조사하고, 보 상시 개방과 보 철거에 관련된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진짜 안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나 미세먼지 문제를 보더라도 바로 환경문제가 안보라고 안철수 후보는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문제는 국가재난으로 상정하고 범 정부차원의 선결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해서는 국가 차원의 사과와 구제책을 우선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4대강문제와 관련해서도 협약문 내용을 인용하며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취약계층에 대한 환경문제를 위해 환경정의 정책을 수립하고, 지속가능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를 통합해서 대통력 직속기구로 두고 전 부처가 공동의 과제로 삼도록 하겠다는 국정비전을 제시했다. ○ 정의당 김제남위원장은 “촛불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국가는 생태복지 국가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탈핵, 탈탄소가 심상정 후보의 중요한 환경정책이라고 소개했다. 2040년에는 탈핵, 2050년에는 탈탄소 사회(탈석탄화력발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4대강과 관련해서는 막혀있는 보를 개방하고, 보 철거도 순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사회,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4대강 복원위원회를 만들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친수구역특별법 폐지 등 4대강사업과 관련된 법제도 정비와 수량 중심의 물관리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생태국가를 위해서는 생명권, 동물권을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생태헌법에 대한 의지도 언급했다. ○ 이에 한국환경회의 공동대표인 동종인 대표(환경정의 공동대표)는 미세먼지 대책에서 구체성이 부족한 것을 지적하며 이번 정책협약이 단순히 협약으로 머무를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 후보들을 대신해서 각 정당의 의원들이 한국환경회의 대표들과 협약서에 서명하면서 협약식은 마무리되었다. 이번 협약식은 야3당이 한 자리에 모여 공동 정책협약을 한 유일한 사례로 그 의미가 깊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 후보 정책공약에 4대강사업 관련 내용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4대강사업 책임자처벌과 재자연화에 대한 로드맵 수립을 공개적으로 공표한 것은 환경시민사회 입장에서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목, 2017/04/20- 14:58
213
0

당시 KBS 보도국장, 뉴스타파에 당시 상황 증언

2011년 민주당 대표 회의실을 KBS 측이 몰래 녹음하고, 이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해 한나라당 한선교의원에게 넘겼다고 의심받은 이른바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에 대해 당시 KBS 보도본부 고위간부가 중요한 증언을 했다.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현 KBS 아트비전 감사)는-은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악의적인 도청은 아니었지만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를 몰래 녹음한 행위는 있었던 것 같고, 이를 토대로 작성된 발언록 형식의 문건을 KBS 관계자가 당시 한나라당 한선교의원에게도 건네 준 것도 맞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그와 나눈 대화를 크게 3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KBS가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도청한건가?

나는 잘 몰라. 솔직히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보도국장(자신)이 깊숙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는 것은 그날 도청이 됐다라고 야당에서 문제제기를 한 그 다음 날, (보도)본부장 주재로 회의라기 보다는… 국장급들한테 본부장이 설명을 좀 했어요.
본부장은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불러다가 회사에서 이제 중요한 정책(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으니까 거기에 대해 상의하려 한 거고… 그래서 우리(국장급들이)가 도청한 거 맞냐, 그렇게 우리가 물어봤지. 우리가. 그랬더니 본부장 이야기는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사실은 그게 궁금해서 현장에 있는 정치부장하고 현장에 있는 기자에게 물어봤는데 본인들은 ‘그런 도청’은 아니다고 이야기하더라.

Q) 그런 도청은 아니지만?

야당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도청은 아니다. 악의적인 방법을 쓰진 않았다. 내가 들은 것은 민주당 누구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뭘 갖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러니까 뭘 가서 뭘 한 것은 아니고. 녹음기 같은, 핸드폰 같은 것 있잖아. 그런걸 민주당 누가 갖다 (놔)줬다.

(만약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이 회의 참석자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면 법적으로 이는 명백한 불법 도청이다)

2. 한선교 의원이 폭로했던 그 녹취록은 KBS가 만든 것인가?

그니까. 그 문건은 우리가 만든 거야. 그건 맞어. KBS가 만든 거야. 우리가 보고서를 만든 거지. 이 (민주당)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이야기들을 했다. 각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런 거야 주로. 나도 얼핏 봤는데. 녹취록은 아니고. 누구 누구 의원, 발언 내용을 이렇게 쭉 써놨어. 이렇게.

Q) 아,풀 텍스트는 아니고?

A) 그렇지. 그건 아니고. 우리 흔히 보고서 쓰는 그 형태야 그 형태.

Q) 그러니까 그 녹취록은 보신거 아니에요?

A) 그렇지. 그건 봤지. 나도. 녹취록이라고 하면 이상하고. 우리 보고서 문건… 나도 얼핏 봤는데. 발언록이야. 발언록. 녹취록이라 그러면 또 오해할라. 참석한 사람들의 발언이 들어가 있다니까. 그거야 뭐 평상시에 보고하는 거지. 그런데 그게 뭐 좀 자세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 간단하게 쓴 것은 아니고. 인용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 그런데 그걸 한선교가 들고서 녹취록이라고 한 거야.

(발언록이든, 녹취록이든 임창건 전 보도국장은 한선교 의원이 국회에서 민주당 회의내용이라며 폭로한 문건은 KBS가 만든 것이며, 이 녹취록을 본인이 직접 봤다고 증언한 것이다)

3. 그렇다면 그 녹취록을 건네준 사람도 KBS인사인가?

한선교에게 줬지. 민주당에서 대책회의를 했는데, 이런 이런 내용으로 논의한 것 같더라 그래서 잘 대응해 달라. 그 이야기는 이미 그때 정치부장이 이강덕인가, 이강덕이가 다 이야기한 거야. 그건. 우리(KBS)가 줬다고.

Q)우리(KBS)가 줬다고?

A)그렇지.

Q)우리라 하면…000이 준 겁니까? 아니면…

A)그건 내가 모르지. 그걸 그리고 공식적으로 넘겨줬다는 게 아니라 강덕이(이강덕 당시 정치부장) 이야기로는 야당(민주당) 설득할 때 이런 것을 야당에서 논의한 것 같다, 내부에서. 그러니까 당신들(한나라당)이 야당하고 이야기할 때 그걸 참고로 해 달라고 하면서 그것을 보여줬는데 한선교가 그것 좀 달라고 해서 (넘어갔다고) 그렇게 나는 들었어.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의 이 말은 결국 KBS인사가 수신료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주당의 KBS 수신료 관련 회의내용을 몰래 녹음해서 일종의 보고서를 만든 뒤 이를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였던 한선교의원에게 건네줬다는 뜻이다)

 

임창건 당시 보도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보도국장으로서 데일리 뉴스를 챙기느라고 KBS의 현안이었던 ‘수신료 인상’과 관련된 사내 대책회의에는 거의 참석하지 못했으며 “회사의 업무 성격상 대외업무는 보도본부장이 관장”하며 자신도 나중에 “보도본부장에게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현 KBS사장,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고대영 씨가 사건의 핵심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대영 KBS사장은 2015년 11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당시 자신이 알기로는 “도청은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20170608

뉴스타파 취재진은 당시 ‘민주당 도청의혹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과 전재희 당시 문방위원장, 이강덕 당시 정치부장, 고대영 현 KBS사장 등을 접촉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1년 당시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과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한선교의원과 KBS 측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임창건 보도국장의 증언과 뉴스타파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당시 KBS가 수신료 인상이라는 자사 이익을 위해 기자들을 대규모로 동원해 야당 최고위원들의 발언내용을 담은 문건을 만들었고, 이를 여당 정치인에게 은밀하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어떤 형태로든 회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몰래 녹음한 사실이 거의 확실시 돼 이른바 ‘민주당 도청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수사가 불가피해졌다.

회의 참석자가 아닌 제 3자가 어떤 형태로든 몰래 회의를 녹음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이는 불법 도청이며, 도청사건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2011년 6월 발생한 사건이니 아직 공소시효가 3년 이상 남았다.

  •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 일지
  • 2011년 6월 23일

    민주당 최고위원 및 문방위원들, KBS 수신료 인상관련 회의(민주당 대표회의실)

  • 2011년 6월 24일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녹취록’이라며 민주당 회의 내용 폭로(국회 문방위)

  • 2011년 6월 24일

    민주당 문방위 간사 김재윤 의원, ”한나라당 녹취록 입수 경위 및 도청 여부 밝혀라”

  • 2011년 6월 29일

    한선교 의원 동아일보 인터뷰: “문건은 민주당이 작성한 것을 제3자에게서 받았다. 문건의 작성자는 민주당이고 KBS에서 받지 않았다”

  • 2011년 6월 30일

    KBS사측,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

  • 2011년 7월 1일

    민주당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한선교 의원 고발

  • 2011년 7월 7일

    영등포경찰서, KBS 국회출입 OOO기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자택 압수수색

  • 2011년 7월

    KBS 국회출입 000기자, 경찰조사에서 휴대폰과 노트북 잃어버렸다고 주장

  • 2011년 10월

    경찰, 출석요구 불응한 한선교 의원 서면조사

  • 2011년 11월

    경찰, ‘도청의혹사건’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남부지검에 송치

  • 2011년 12월

    검찰,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한선교의원과 KBS 000기자 불기소 처분


취재: 최경영
촬영: 김기철, 김남범, 오준식
C.G: 정동우, 하난희
편집: 박서영, 이선영

목, 2017/06/08- 16:52
276
0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김형근 집행위원장(울산환경연합 사무처장)

"사회적 합의의 전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

오늘 오후 12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김형근 집행위원장과  임수필 집행위원이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 폐로 기념식에 참석해 대선기간 약속했던 신고리 5,6호기건설을 사회적합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사회적합의의 전제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이며, 이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79991" align="aligncenter" width="640"]▲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임수필 집행위원.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임수필 집행위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79990" align="aligncenter" width="640"]▲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김형근 집행위원장(울산환경연합 사무처장)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김형근 집행위원장(울산환경연합 사무처장).[/caption] 김형근 집행위원장(울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은  "탈핵으로 가기 위해서는 핵발전소를 더 이상 증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문재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을 공약으로 울산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대통령이 밝힌 사회적 합의를 통한 결정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이 문제에 책임있게 나서 줄 것을 촉구하며, 울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울산광역시 중구 옥교동 옥교6길 46 ∙팩스 : 296-7411 ∙담당 : 김형근(010-5739-7979)
신고리 5·6호기 건설관련 공약이행 촉구서

문재인대통령의 탈핵의지에 맞춰

원래의 공약인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먼저 실시하고

원칙과 기준과 방향을 전제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자!

2017년 6월 19일은 우리나라 에너지체계의 역사상 혁명적 대전환을 선포한 날입니다. 우리나라 최고 정책결정자이자 최고 정책집행자의 입에서 '탈핵'이란 단어가 반복될 때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불끈 솟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로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감격의 순간은 잠시뿐이었습니다. 그 날 오후에 뒤이은 울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재적 의원 22명 중 12명의 찬성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결의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입니다. 울산시의원들의 이러한 작태는 ‘울산시민을 대상으로 한 울산시의회의 명백한 테러행위이며, 여지를 열어놓은 정부정책 방향에 의도적으로 어깃장을 놓는 갈등조장 행’입니다. 물론 이는 대통령의 '사회적 합의' 언급에 아랑곳없는 정치적 논리나 과거 핵 기득권 수호논리의 결과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표면상 중립적인 것 같은 '사회적 합의'라는 단어가 여러 주체들에 의해 해석상의 간극들을 상당히 많이 만들고 있고, 그런 속에서 생겨날 수밖에 없는 빈 지점을 이용하여 탈핵과는 전혀 무관한 불순한 의도의 이해 당사자들 목소리가 여과 없이 나올 여지를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 첫 신호탄이 바로 울산시의원 12명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결의안'인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급히 필요한 것은 원칙과 기준, 방향입니다. 원칙과 기준 그리고 방향은 일종의 싸움판의 규칙과도 같습니다. 규칙이 없는 싸움판이 난장판이 되 듯, 원칙과 기준 그리고 방향이 없는 '사회적 합의' 또한 이해 당사자들에게 맡겨버리는 난장판이 되어 갈등만 부각될 가능성이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신문 타이틀은 '점입가경' 식으로 도배되며 탈핵의 정의로운 행진을 비웃을 것입니다. 결국 현실적으로는 시간만 흐르고, 흐르는 시간만큼 신고리 5·6호기 공정률은 더 높아지면서 결국 기존의 틀을 벗어날 수가 없는 그림이 그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이미 탈핵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탈핵로드맵을 수립할 것을 천명하였습니다. 따라서 원칙과 기준과 방향의 큰 틀은 '탈핵의 절차와 단계 및 경로인 로드맵'입니다. 선언한 시점인 2017년 6월19일 현재를 기준으로 핵발전소가 더 이상 늘어나서는 안 되는 것을 대원칙으로 정해야 합니다. 안전과 투명성, 공개성, 대안 현실성 및 민관거버넌스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원전제로'를 언제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을 정하고 그것을 방향으로 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침이 구체화되려면 이를 담당할 기구나 조직이 필요합니다. 00특별위원회 형식의 대통령직속 기구가 있으면서 위와 같은 방침을 결정하고,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 작성을 위해서는 실무위원회나 분과위원회가 민관거버넌스로 조직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그동안의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체계에서 소외되었던 단체나 전문가, 운동가들이 활동하도록 해야 합니다. 소위 전문가라면서 그동안 핵산업계의 이해를 대변해왔던 사람들은 배제되어야 합니다. 물론 안전에 대한 전문가나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대안에너지에 대한 전문가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상황 논리에 밀려서 결정의 객관성과 주체적 의지가 반영되지 못하는 것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신고리 5·6호기 공사 진행 지속여부 문제인데, 당장의 관련 조직구성과 논의일정을 잡는 데만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원칙과 기준과 방향에 맞게 논의를 한다고 해도 그 시간은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공사가 계속 진행된다면 더 이상 되돌리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를 한다고 해놓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상황논리가 개입될 수밖에 없도록 방치하는 꼴인 것입니다. 따라서 첫째, 우선 먼저 문재인대통령의 원래 공약인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시행하십시오. 그것이 공정률이라는 상황논리나 불순한 의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막고 진정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첫 번째 필요조건입니다. 둘째, 원칙과 기준과 방향을 전제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시급히 민관거버너스로 조직을 구성하십시오. 셋째, 사회적 합의를 위한 예측 가능한 일정을 밝혀주십시오. 이상의 내용을 촉구하면서 관련한 질의서의 답변을 받을 때까지 우리는 ‘현장밀착 촉구행동’을 지속할 것이며, 이를 계기로 보다 분명한 입장과 정책이 시민들과 소통하며 시행되길 기대합니다.

2017. 06. 22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탈핵_배너

목, 2017/06/22- 14:32
625
0

낡은 '패거리' 정당 정치를 끝내려면

민주당 정치발전위원회에 거는 기대


최택용 콜리젠스정치연구소장
 
이재명 성남시장님께서 자신을 셀프 추천하여 더불어민주당 정치발전위원이 된 것은 신선하고 재미있는 뉴스였습니다.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당의 요청대로 타인을 정발위원으로 천거한 것과 대비되는 행동이었습니다.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애당심으로 참여'했다는 식의 형식적인 참여의 변이 아닌 진짜 이유가 있겠지요. 다음 대통령이 되려고 준비하는 분이 후배 정치인의 정치적 기회를 뺏어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목적일 수가 없겠지요. 한참 앞서 가는 경기도지사 지지율을 고려할 때 경선 룰이 걱정되어 직접 참여한 것도 아니겠지요.

 

만약 정발위원을 추천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은 당의 핵심 정치 리더께서 '정당정치 발전'에 관한 문제의식과 비전도 없이 정발위원직을 덜컥 맡았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겠지요? 그러므로 시장님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재명 시장님께서 자주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이 주인이고, 정치인은 머슴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입각한 좋은 말씀이지만, 다른 정치인들이 자주 하는 말은 아닙니다. 헌법 정신을 담은 말이지만 그들은 스스로 실천할 의사가 없는 말을 할 이유가 없겠지요.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움직이면서 기득권을 누리는 평범한 정치인들이죠.

 

반면에 "국민이 주인이고, 정치인은 머슴이다" 류의 말을 제법 자주 하는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의 대전제인 제1조 2항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노력을 실제로 하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헌법의 대전제를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책무가 가장 큰 집단이 '정당'입니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중심이자 집권할 정권의 모태가 '정당'입니다. 그 정당 안에서 '국민이 주인이고, 정치인은 머슴이다'를 미사여구로 외치면서 자신을 선전하지만, 본질적으로 그 구현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하지 않는 정치인은 '패션 민주주의자'입니다. 시장님은 '패션 민주주의자'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패션 민주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 보여주셔야 합니다.

 

현재의 민주당에 큰 영향을 미친 양김의 봉건적 정당 운영은 군사독재라는 거대한 공적 앞에서 양해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군사 독재와 양김 시대가 끝난 이후에도 한국의 사회 민주화를 이끈 민주당이 선진국형 민주 정당으로 진화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그럴진대 군사정권의 후신 정당인 자유한국당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정당민주주의 영역에서는 서로 경쟁하지 않고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양당에서 파생된 3, 4당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치가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시대를 끝마치고 '정치의 진화'를 이루기 위해서 정당 자체가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렇기에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정치발전위원회'를 만든 것은 의의가 있습니다.

 

민주당 정치발전위원회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정당 현대화, 정당 문화 혁신, 구조 개혁 등 세 개 분과와 국민제안센터를 구성하여 활동에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상호 연관된 세 분야를 나누어서 세밀하고 다양하게 준비하겠다는 의도라면 좋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민주당 정치발전위원회가 '헌법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서 정당 정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헌법정신의 기본원칙을 정당 내에서 바로 세울 때만이 정발위를 구성할 당시에 논란이 되었던 '당대표와 시도당위원장의 공천 간여' 등의 특권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헌법의 대전제인 제 1장 총강 제8조 2항,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를 구현하려는 노력이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충분하게 있었는지 자문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수렴하여 국가의 정책 결정과 입법 과정에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정당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이 민주적 상향식 원칙에 합치되어야 함은 당연하겠지요. 정당 조직이 비민주적인 경우에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상향식으로 집약할 수 없으며, 국민의 의사에 입각하여 공직 후보자를 선발 양성할 수 없겠지요. 정당민주주의 구현에 있어서 공직 후보자 공천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정당의 공천이 민주화되지 못할 때 국가의 민주적 선거 제도가 근원적으로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이것은 '국민에 의한 공직자 선출'이 아니라 '당의 실권자에 의한 공직자 선출'을 낳게 하겠지요. '국민을 위한 공직자'가 아니라 '실권자를 위한 공직자'가 되겠지요. 따라서 정당의 내부 민주화가 선행되어야만 정당의 헌법적 기능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지요.

 

헌법 제1장 제8조 2항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헌법 제1장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헌법 제1장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부끄러운 지점입니다.

 

민주주의가 개념화 된 이후 많은 정치학자들은 '정치권력 획득'을 목표로 하는 정당의 과두화(寡頭化)를 경고해왔습니다. 당 간부나 지도층의 의사에 의하여 하향식으로 지배되는 정당 조직의 형태와 정당 문화를 고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헌법은 정당의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한다고 규정했지만, 원내 정당들이 만든 선거법과 정당법은 그 규정의 구체적 구현을 위한 명확한 법률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헌법을 구현해야 할 법률은 각 정당의 자율적 당헌당규에 그 실현을 위임한 셈이지요.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의 정당들은 지도부의 편의 등에 따라서 얼마든지 자의적인 정당 운영이 가능한 당헌당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정발위가 출범할 당시의 '정발위 찬반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추미애 대표의 정발위 제안을 반대했던 시도당위원장들은 '추미애 대표가 공천에 개입하려고 룰 변경을 시도'한다고 본 것이고, 추미애 대표는 '다수 친문 시도당위원장들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누구의 의심이 합리적일까요? 정답은 양 측의 의심이 모두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기초단체장 공천의 경우에 당 대표와 시도당위원장의 입김이 함께 공천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기초자치단체장의 공천이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로 이관되자 당 대표는 시도당위원장의 전횡을 걱정하는 것이고, 시도당위원장들은 당대표의 개입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의심이 가능할까요? 당헌당규에 정당민주주의 원칙에서 벗어나서 운영될 수 있는 예외 규정과 허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정발위 구성을 앞두고 지방선거 경선룰을 가지고 신경전을 벌였다고 보도되었지만 적확하게는 경선룰의 문제도 아닙니다. 지방선거 공천은 물론이고 국회의원 공천 시에도 상향식 경선룰에 따른 후보 선출보다도 하향식 단수공천과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낙점하는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경선룰의 내용 자체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민망한 것이지요. 하향식 정당에 좋은 인재들이 미리 입당하여 공정한 룰에 의해서 공직후보가 되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이런 현실을 바꾸지 않고 외치는 '당원권 강화'와 '정당문화 혁신'은 공허할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과 상향식 정당민주주의에 합치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합니다. 중앙당 지도부, 시도당 지도부가 되면 월권과 전횡이 가능한 당헌당규를 앞에 두고 '지도부의 선의'를 말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당 정발위의 토론을 통한 혁신안은 '당헌당규'로 수렴될 때만이 의미가 있습니다. 정당 현대화, 정당 문화 혁신, 구조 개혁은 '당헌당규'로 보장될 때만이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당원권과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계파주의와 당내 기득권을 조장할 수 있는 비민주적 당헌당규 조항을 개정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 정당 현대화, 정당 문화 혁신, 구조 개혁입니다.

 

낡은 기득권과 관습화된 특권을 이겨내는 것은 지난한 길입니다. 그러나 저는 민주당 정치발전위원회가 그 길에 들어서기를 기원합니다. 정당민주주의의 본질을 회피하고 당원과 국민들을 달래면서 미사여구에 불과한 달콤한 사탕을 던져주는 '패션 민주주의'의 길을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많은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를 받는 이재명 정발위원께서 한국 정당정치의 전기를 마련하는 용감하고 본질적인 의견을 제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장서주십시오.

 

정당정치 개혁을 이야기 할 때 '국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더 많다'고 말하면서 본질을 회피하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민주공화국과 정당의 주인도 못되는 이들이 어떻게 더 많은 밥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당원과 국민을 주인으로 삼는 정당 내부는 당원과 국민을 위한 가치와 정책으로 경쟁합니다. 패거리 숫자를 늘리기 위해서 공천권 때문에 싸우는 낡은 정당정치 시대를 끝내야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목, 2017/09/14- 10:02
148
0

2011년 6월 24일, 이른바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이 일어났다. 전날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내부 회의를 누군가 몰래 녹취해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선교 의원은 도청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KBS 기자가 비공개 회의를 도청해 한선교 의원에게 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KBS는 자사 기자가 도청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KBS 장 모 기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한선교 의원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고 서면조사로 마무리됐다. 또 경찰이 조사할 당시 장 모 기자는 이미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바꾼 뒤였다. 장 기자는 6월 23일 사용했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수사는 종결됐다.

▲ 도청 의혹 사건이 발생할 당시 KBS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영전을 거듭했다.

▲ 도청 의혹 사건이 발생할 당시 KBS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영전을 거듭했다.

야당의 비공개 회의록을 입수해 여당에 갖다 준 의혹은 KBS 기자들의 취재윤리에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KBS 간부들의 반성은 없었다.

진짜 문제 되는 건 그런 거죠 일단 회사의 민원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자가 동원됐다는 것도 잘못됐지만 부정확한 방법으로, 정확하지 않은 방법으로 뭐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는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 (민주당의) 정보를 취득했고 그리고 그것을 상대 당에게 넘겼잖아요. 이건 당사자가 된 거고 일종의 공작을 한 거죠. 정치공작을 그 행위자가 된 거잖아요. 기자가 기자는 관찰자잖아요.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취재하고 보도하는 사람이지 정치 공작하는 사람이 아닌데 그 역할도 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저널리즘에 심대한 위기가, 윤리위반이 된 거죠.

김현석 기자 / 2012년 KBS 새노조 위원장

도청 의혹 사건이 일어난 지 6년이 흘렀다.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문건이 공개됐다. 민주당 도청 의혹사건으로 KBS 김인규 사장과 고대영 본부장이 궁지에 몰렸던 2011년 9월 27일 작성된 문건이다. ‘도청 의혹사건은 경찰의 무혐의 처리 수사발표를 통해 부담 경감’ 이라고 적혀있다. 실제 문건이 나온 지 석 달 뒤 2011년 12월, 검찰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

KBS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요직을 독점해 온 한 무리의 기자들이 있다. 이들이 등장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당시 KBS 사내 게시판에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 김인규 씨를 사장으로 옹립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부 기자들을 중심으로 기수별 모임을 갖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명칭은 2012년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건에 자세히 나온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건 중 라는 문건이다. 이 문건을 보면 김인규 사장을 지지하기 위해 결성된 이 모임을 ‘수요회’라고 적시하고 있다. 수요회 회장은 이정봉 씨, 수요회를 이끄는 인물은 고대영 보도총괄팀장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고대영 씨는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KBS 자회사 사장을 거쳐 현재 KBS사장까지 올랐다.

▲ KBS 고대영 사장

▲ KBS 고대영 사장

고대영 사장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KBS 뉴스의 공신력은 땅에 떨어졌다. 고대영 씨는 보도본부장 시절 사원투표에서 2/3의 불신임을 받기도 했다. 고대영 보도국장 시절 대표적인 편파방송 사례가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보도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국정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개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고대영 사장,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200만 원 받았다는 진술 나와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TF가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KBS담당 국정원 직원은 고대영 보도국장에게 국정원장의 수사개입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데 협조하는 조건으로 현금 200만 원을 집행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KBS는 국정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수사에 개입한 사실을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다.

▲ 국정원 적폐청산TF 보도자료

▲ 국정원 적폐청산TF 보도자료

고대영 사장은 자신을 임명해 준 박근혜 정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시 이병기 비서실장의 지시사항을 기록한 문건이 공개됐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주요 국정 현안에 관한 언론대응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고대영 사장 체제의 KBS는 청와대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반영한 뉴스를 보도했다. 공영방송 KBS가 청와대의 나팔수로 전락한 것이다.

▲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지시 사항 문건

▲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지시 사항 문건

지난 10월 26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고대영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의 200만 원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수많은 기자와 KBS 노조원들이 해명을 요구했지만 그는 부인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 국회 앞에서 KBS 노조원들의 해명요청에 침묵하고 있는 고대영 사장

▲ 국회 앞에서 KBS 노조원들의 해명요청에 침묵하고 있는 고대영 사장

고대영 사장은 지난 9월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규명에 앞장 서 온 정필모, 이영섭, 박종훈 기자를 상대로 각각 9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자신과 KBS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도청 의혹 사건의 주역들이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KBS.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길이 아직 멀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권오정
취재 연출 이우리

토, 2017/10/28- 17:46
166
0

witness30preview_01

“불공평한 것을 방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빈곤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바뀔 수 있습니다.”

– 제레미 코빈, 2015 노동당 대표 당선 직후 연설 중-

2015년 9월 13일, 영국 노동당 대표에 정치계의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제레미 코빈이 선출됐다. 1983년 하원 입성 후 8선,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정권 이후 보수화된 당 노선에 500차례 이상 반대표를 던진, 꿋꿋하게 반주류 노선을 걸어온 만년 아웃사이더가 정치계의 스타로 떠오른 것이다. 노동당 대표 후보에도 어렵게 나간 그가 노동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공공수당과 복지삭감으로 인해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해지는 영국사회에 철도 재국유화, 대학등록금 철폐, 핵무기 계획 철폐 등 32년 반주류 노선을 걸어온 그가 거는 공약은 가히 ‘파격적’이다.

1981년 버몬트주 벌링턴 시장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하원의원 8선과 상원의원 경력의 버니 샌더스. 그는 지난 4월 30일, 2016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경선 의원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무상교육과 보편적 의료, 최저임금 인상 등을 내세운 샌더스는 첫 수도권 유세에 4천명이 모이는 등 미국 정치계를 흔들고 있다.

신자유주의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기존 정치에서는 시도도 하지 못했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제레미 코빈과 버니 샌더스, 그들의 메세지가 우리 정치현실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목격자들> 이 취재했다.


방송 : 10월 24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목, 2015/10/22- 19:21
253
0

물관리일원화협의체ⓒ환경부

[caption id="attachment_185648" align="aligncenter" width="560"]물관리일원화협의체ⓒ환경부 물관리일원화협의체ⓒ환경부[/caption]

물관리일원화협의체 파행, 어깃장 놓는 자유한국당 이유를 분명히 해야

 

여야 3당으로 구성된 물관리일원화협의체의 논의가 파행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환경부와 국토부 등으로 분리된 통합물관리가 첫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합당한 이유 없이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어깃장에 유감을 표하며, 이번 회기 안에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도록 조속히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물관리일원화는 환경부의 수질·수생태계보전 중심의 물관리, 국토부의 수자원개발·공급 중심의 물관리 등 파편화되어 추진된 물관리 체계의 문제점에서 출발했다. 개발중심의 물관리를 수질중심에 두는 것을 방점으로 업무효율을 높이고 예산낭비, 과잉투자, 업무중복을 막고자하는 취지로 시작했다. 물관리일원화협의체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의원 6인으로 구성해 정부조직법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파행을 거듭해 예정했던 정부조직법 통과가 3당 합의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자유한국당은 “통합물관리는 반대하지 않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환경부로의 업무통합은 절대로 반대”라며 어깃장을 놓았다. 또한 “정부조직법은 그대로 두고 물관리기본법으로 물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해야한다.”며 한 걸음 후퇴하는 주장을 거듭해 정책에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 반대의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덮어놓고 반대로 일관해 물관리일원화를 본래의 취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4대강사업 주동자인 국토부에 대한 징벌적 조치로 받아들인다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환경운동연합은 자유한국당의 억지에 유감을 표한다. 반대를 하려면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근거가 없다면 무조건적 비판으로 억지를 쓰는 일을 멈춰야할 것이다. 충남서부의 극심한 가뭄, 폭우로 인한 침수, 4대강 녹조라떼, 먹는 물 불안, 상하류 주민간 수리권갈등 등 우리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자하고도 물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관리일원화는 1990년대 이후 거의 모든 정권에서 개정안을 발의하고, 지난 대선에서도 여야 4당이 공약으로 넣는 등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다. 자유한국당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정부조직법 통과에 협조하기 바란다.

2017년 11월 23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문의 : 물순환팀 안숙희 02-735-7066

목, 2017/11/23- 14:17
369
0

민주당은 진짜 승자인가?

정세 역전 두렵다면 '협치와 통합정부' 가야

 

김윤철 경희대학교 교수

 

 

1. 민주당은 승자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승리했다. 그러나 승자가 아니다. 지난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승자는 또다시 유권자다. 서울 강남 3구와 경남과 부산에서, 또 박정희의 고향 구미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온전히 유권자 덕이다. 민주당이 17명의 광역자치단체장 중 14명을 차지하고, 226명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151명을 차지한 것,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11곳을 차지한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와 그것을 '주도'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영향받은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의 승리는 그것에 편승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비롯한 이번 선거 결과의 기저에는 더 중요한 사실이 놓여 있다. 진짜 승자가 민주당이 아니라 유권자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빅 이벤트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기저에 놓여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촛불 민심'이다. 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을 탄핵하고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치로 정권교체를 이루며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보통사람의 마음이다. 19대 대선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60.2%를 기록하며 애초 예상과 달리 높게 나온 것도 바로 그 마음 때문이다. 촛불 민심이 주권자로서 변화의 시작과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키운 것이다. 

 

민주당은 과연 촛불 민심에 부합했기에 승리했는가? 민주당이 '기대의 대상'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빼고 나면 민주당은 촛불 민심에 부응해 왔다고 할 수 없다. 촛불 민심을 거스르지는 않았다. 촛불 민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득권 담합질서를 혁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워 낼 길과 상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에 걸맞은 실천을 벌인 기억이 딱히 없다. 성과가 있어야 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출범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성과 운운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성과를 내오기 위한 관점과 기반과 수단과 경로를 확보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무엇을 성과라 할 것인지, 그것을 누가 어떤 방법을 써서 이룰 것인지 등을 준비해 놓았냐는 것이다. 답은 '아니다'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그냥 기대의 대상이 아니라, '불가피한' 기대의 대상이다. 대안적 선택지가 봉쇄되어 있기에 표를 얻었을 따름이라는 것이다. 양당제적 경향과 유지, 온존시키고 과다대표 문제를 낳는 현행 지역구 위주의 소선거구제를 개편하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무위(無爲)'의 단적인 예가 최저임금 문제이다. 최저임금 문제는 단지 그 자체의 액수를 인상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고용형태와 성별과 작업장 규모와 노조 가입 여부 등을 균열선으로 해 과도하게 벌어져 있는 임금격차를 줄이고, 수당 의존성이 너무 높아 노동시간을 줄이기 힘들게 만드는 임금 구조를 고치고, 상식적으로 수용키 어려운 특권층의 최고임금을 사회적으로 제어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즉, 민주당은 '집권여당'이라면 최저임금이라는 현실적 계기 혹은 고리를 움켜쥐고 1차 분배구조의 개편과 그것을 위한 '사회적 규범'의 창출이라는 지평을 여는 것으로 나아가야 했다. 그것을 통해 재계와 언론계 주류세력이 유포하는 최저임금 반대 논리-기득권층 수호 논리를 삼켜버려야 했다. 그러나 나태함으로 일관하다 최저임금 문제를 그냥 그 자체로만 다루며 산입범위를 넓혀 인상 효과마저 소멸시켰다. 

 

민주당은 심지어 작금의 상황에서 핵심 중의 핵심인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서도 무위로 일관하고 있다. 평화-번영-통일 시대를 평등-생태-삶이라는 가치에 기반한 '미래개념'으로 구성하고 있지 못하다. 그런 중에 독점-개발-시장 담론만이 횡횡하고 있다. 경제력과 국방비 기준으로 세계 10~12위권 국가의 집권여당이면서도, 또 북미정상 회담을 계기로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질서-동아시아 질서가 조성되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어떤 구상도 담론도 찾아볼 수가 없다. 국민들에게 비전을 선사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정이니 혁신성장과 교육혁신의 내용을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비전에 대한 구상 없이는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할 수 없고, 목표가 분명치 않으면 그것을 실현할 전략과 구체적인 정책의 내용을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니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뜻깊다. 민주당이 그저 선거를 위한 도당에 불과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달라져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일상적인 정치활동 과정 속에서 촛불 민심에 부응하기 위한 동력으로 삼아내야 한다. 그래서 당의 자원과 조직과 활동의 중심을 평등과 공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에 기댄 사회적 규범을 창출하고 미래 구상과 비전과 전략을 내오는데 두어야 한다. 그래야 기득권층의 광범위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권력과 부의 심대한 격차를 해소하고, 평화-번영-통일의 기치에 걸맞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수 있다.

 

2. 야권은 패배하지 않았다 

 

야권은 패배하지 않았다. 단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패배했을 따름이다. 그리 봐야 야권의 또 다른 구성원인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전과 '의미 있는 등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정의당은 최초로 서울과 경기에서 시·도 의원을 배출하며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정당득표율(3.6%→9%)은 물론, 당선자 숫자(기초의원 11명→30여 명)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정당득표수로 볼 때에도, 20대 총선(171만9891표)과 19대 대통령 선거(심상정 득표 201만7458표)에 비해서도 늘어나는 추세(226만7690표)를 보였다. 매 선거 때마다 25만~30만 표가 늘어 온 셈이다. 그리고 녹색당은 무엇보다도 서울 시장 선거와 제주 도지사 선거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지도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이 패배한 이유는 권력사유화-사익추구-갑질 DNA를 보유한 '사이비 보수'의 구태를 벗지 못해서다, 바른미래당은 촛불 동맹에서 이탈했기에 패배했다. 두 정당 모두 촛불 민심과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다. 아니, 읽기를 거부한 것이다. 이를 유권자들이 응징한 것이다. 

 

사이비 보수와 촛불 동맹 이탈자에 대한 응징이었기에, 주류 언론이 유포하는 '보수 궤멸론'은 맞지 않다. 그들에게 보수라는 호칭은 과도하다. 백번 양보하여 보수라고 해도 그들은 정통보수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낯선 소리인지 모르지만, 정통보수는 '공적 영역'에서 품위를 중시하고, "변하지 않으려면 먼저 변해라"를 모토로 시대 변화에 대한 적응을 강조한다. 그런 중에 평등에 친화적이고 차별해소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정통 보수의 길을 연 영국 보수당의 토리즘이 그러하다. 토리즘은 '일국민주의'를 내세워 국민의 복리를 증진시킬 때, 체제를 유지하고 재생산할 수 있음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권심판론이 아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내세워-결코 그것을 내세울 만큼 품위가 있고 세련된 자들이 아니지만- 삼성과 한진 사태를 현실적 계기로 삼아 재벌개혁과 갑질 폐절에 앞장섰다면, '처절한 패배'는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촌스러운 출세지향주의자'들-그래서 주입된 반공주의와 친재벌적 지배 교리와 논리 등으로만 뇌를 채운 자들, 또 한편으로는 독재 시절 운동권의 자기희생적 삶에 콤플렉스를 가진 자들–의 눈에 그것이 보였을 리 만무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대통령-민주당을 사실과 다르게 좌파-진보라고 몰아가면 중도 혹은 샤이보수가 자신들을 찍어줄 거라고 기대했다. 샤이보수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샤이보수를 신화라고 하지만, 19대 대선 패배 이후 어리석음과 무능함의 극치를 보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20~30% 지지를 얻은 것을 보면 그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몰랐던 게 있다. 크고 길게는 산업화와 민주화와 세계화를 거치며, 짧고 좁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집회를 거치며 중도보수 유권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좌파-진보가 아님을,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자신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진짜 보수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몰랐던 게 또 있다. 바로 20~30대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20대 총선을 거치며 꾸준히 늘어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20대 유권자들의 경우가 그러하다. 20대 총선에서는 19대 총선 대비 11.2%p(52.7%) 상승했고,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19세(77.7%), 20대(76.1%)를 기록하며 30대(74.2%)와 40대(74.9%)를 넘어섰다. 적극참여층으로 알려져 있는 50대(78.6%)와 60대(79.1%)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념 축에도 못 끼는 반공주의를 동원한 지지동원 전략이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눈에 작금의 남북 및 북미 관계 변화는 반공주의 동원의 계기로 보일지 모르지만, 다수의 유권자 눈에는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여는 변화의 계기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자유한국당이 'TK당'이라는 자신의 진짜 정체를 고스란히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3.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 

 

이번 지방선거를 마치 '중대선거'인 것처럼 평가하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경남-부산 승리와 자유한국당의 대구-경북 고립으로 영호남 구도가 깨지고, 전국적 차원에서의 자유한국당의 패배와 민주당의 구미 시장 배출로 반공주의와 박정희 체제가 붕괴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과장에 불과하다. 필자도 동조했지만, 선거 직후 일주일 정도만 유효한 해석이다. 보수궤멸론까지 등장하면서 자유한국당이 사멸할 것처럼 보이지만, 성급한 관측이다. 정치(정당)체제는 결코 선거 그 자체로 붕괴되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 근현대사의 경험을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낡은 것은 결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헬조선론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좋은 조선론'까지 나오지 않는가. 반면에 새로운 것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위기론이 늘상 반복되는 이유이다. 낡은 것에 대한 고수와 새로운 것에 대한 바람이 오랜 세월에 거쳐 부딪히며 갈등이 일상화된 탓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가 아니라, 총선이었으면 좋았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람들이 지방선거는 어디까지나 지방선거임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즉, 지방선거는 정치체제 변화의 '치명적 계기'가 되는데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총선까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말 잘 할 수 있을까-그리 달라질 수 있을까-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계속 잘 할 수 있을지, 또 계속 잘 지켜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안함이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황이 너무 급변하고 있지 않은가. 

 

길게 보면 낡은 것이 새 것을 이기는 법은 없다. 더군다나 지금은 새로운 것의 기운이 큰 때이다. 그러나 물어야 한다. 새로움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새로움을 내세워 오히려 낡은 것과 동거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변화를 향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구심도 없고, 비전도 없기에 변화를 향한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가짜 승리였지만, 박근혜 대선 승리가 '경제민주화'와 '노동존중'을 앞세운 자기 혁신 (흉내)에 있었음을 기억해 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캐머런과 마크롱과 트뤼도 같은 구미의 젊은 지도자를 염두에 두고 인재를 찾아 헤매기도 할 것이다. 그런 중에 남은 올 한 해를 혼란 속에 보낸 후, 내년에 들어서는 점차 모양새를 갖추며 21대 총선을 향한 행보를 재촉할 것이다. 민주당이 승리감에 취해 당권과 대권을 둘러싸고 내부 파벌 경쟁에 치중하며 새로운 인적 자원에 대한 진입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에, 또 국정과 국회 운영에 있어 제1당이 되었다며 오만한 태도를 취하며 독선과 독주의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기에, 역설적으로 인재들이 새로운 보수-진짜 보수 만들기-의 행보에 합류할 가능성과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나타난 촛불 민심에 부합하려면, 민주당은 당내 파벌 정치와 오만에 빠지지 않고, 적폐청산의 지속과 세계와 국내의 정치경제 질서의 재편을 위한 구상과 기획과 실천을 가져올 '제어 및 촉진장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아마도 그 방도는 19대 대선에서 내세웠던 '협치와 통합정부'의 운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은 '한국판 뉴딜연합'으로서의 '촛불 동맹'의 조성을 다시금 검토할 때인 것이다. 그래야 적어도 70%가 넘는 다수 국민의 마음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화, 2018/06/19- 11:58
98
0

편집자 주: 미국의 정계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거센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민주당의 개방적 경선제에 사회민주주의연대(SDA, Social Democrats of America) 회원들이 대거 참여하며 뉴욕주 연방의회 하원 후보로 남미계 30대 약관의 여성 코르테즈(Cortez)가 지명되면서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미시간 주에서도 라시다 타리브(Rashida Tlaib) 라는 아랍계 중년여성이 확정되는 등 이제 민주당내에는 SDA에서 참여한 젊은 세대와 유색계통의 여성들이 역사적 대세로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 기존 지도부와 주류언론은 이들 돌풍을 잠재우려 온갖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이들 사회민주주의연대의 현실적 정치 목표는 비현실적인 트럼프의 탄핵이나 연방의회의 장악이 아니라, 일단 무기력하고 타협적 현실에 익숙해진 미국 민주당내에서 실천적 변혁을 통하여 보건과 교육 등에 진보적 정책을 실현하는데 있다. 이는 단지 태평양 건너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지율 4-50%선을 유지하면서도 1%선의 민주평화당만큼도 정치적 몫과 역할을 못해내는 집권여당인 한국의 민주당에 던지는 경고이자 메시지이다. 현실 안주와 타협 그리고 민생과 민본을 외면한 채 자신만의 정치공학적 행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한국사회 전망과 더불어 집권여당 민주당의 미래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칼럼_180816
라시다 타리브(Rashida Tlaib)가 자신의 디트로이트 선거운동 본부에서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 뉴욕타임즈 안소니 란지로테 (Anthony Lanzilote))

지난 화요일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의 일원인 라시다 타리브(Rashida Tlaib)가 미시간 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무슬림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의회에 입성할 가능성을 굳혔다. 미주리 주 주민투표에서는 공화당 주 의회를 통과한 반 노조법안, 일명 “일할 권리(right to work)” 법안이 2대 1의 표차로 폐기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승리는 또 있었다. 진보성향의 미주리 퍼거슨 시의원인 웨슬리 벨 (Wesley Bell)이 오랜 시간 한 사람이 독점한 세인트 루이스 카운티 검사직을 사실상 쟁취하게 되었다. 많은 인권운동가들은 기존 검사가 지난 2014년 경찰이 10대 흑인소년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을 총으로 사살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고, 그 결과 폭동을 야기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날 뉴스의 헤드라인은 민주당 내 좌파가 벽에 부딪혔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타리브의 승리로 미 의회 내에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이하 D.S.A.)의 목소리가 대변될 가능성이 배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CNN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의 운동이 예비선거에서 그다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했고, 미국 정치전문 일간지 폴리티코는 “사회주의의 추락”을 단언했다. Fox News는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와 오카시오-코르테즈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선구자의 불씨는 꺼졌다”라는 헤드라인을 내보냈다.

이런 식의 보도는 오카시오-코르테즈가 급작스레 주목을 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유명세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손에 땀을 쥐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경선에서 승리했고, 자신의 가치를 카리스마 넘치게, 열렬하게 대변해왔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민주당의 새로운 얼굴로 부상하면서 킹메이커로서 그녀에게 거는 기대가 터무니없이 커져버렸다. 

사실 좌파 후보들의 예비선거 패배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예비선거에서 이기는 좌파 후보들이 반가운 놀라움이다. 따분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진보정치의 진정한 이야기는 반갑지만 익숙하지 않은 좌파 실용주의의 발생 덕분에 생기는 크고 작은 승리를 꾸준히 축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꽤 최근까지 좌파 선거운동의 가장 눈에 띄는 실체는 남루한 녹색당(Green Party)이었다. 이는 오하이오의 12번째 하원의원 선거구에서 치러진 특별선거에서 자신을 외계인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조 맨칙(Joe Manchik)이 1,129표를 획득하며 힘을 과시했다. 이때 민주당의 대니 오코너(Danny O’Connor)는 공화당 후보를 1,564표 차로 뒤쫓고 있었고, 아직 개표하지 않은 잠정투표가 3,500표의 잠정투표가 남은 상황이었다.

 

녹색당이라는 대안이 없었다면 맨칙을 지지한 상당수의 유권자가 과연 민주당에 힘을 실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끝없는 논쟁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제껏 녹색당이 습관적으로 비운의 3등 역할을 하며 그들의 표면적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인가 했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

 

녹색당은 때로 이러한 선거를 두고 운동을 시작하는 도구라 정당화하지만, 실제로 어떤 운동을 시작하지는 않는 듯하다. 랠프 네이더(Ralph Nader)는 2000년 대통령선거 이후 내게 녹색당의 허술함을 설명하며 “녹색당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확대하는 법을 모른다”면서, “녹색당만의 독특한 성격입니다. 기금 마련을 싫어하고, 마을과 공동체의 소수자 중 한사람으로서 조용히 살고자 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와 달리 좌파 운동의 새로운 세대는 자신의 의견을 확장하는데 능하다. D.S.A.만 보아도 2016년 선거 이후 상당한 좌파 정치 권력을 쌓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네이더가 조지 부시(George W. Bush)의 당선을 도운 이후 지난 18년간 녹색당이 쌓은 것보다 더 많다.

 

1990년대 기독교 우파(Christian Right)가 그리하였듯이, 정의를 추구하는 민주당원들(Justice Democrats)과 노동가족당(Working Families Party) 등의 단체를 포함하는 이 신세대 좌파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바닥부터 갈아엎으려고 하고 있다. 이 활동가들은 지역 형사 정책을 즉각 개혁할 수 있는 방법인 검사 선출에 특히 집중해왔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지난해 좌파단체의 도움으로 인권변호사인 래리 크라스너(Larry Krasner)가 지방검사에 선출되었다. 그는 여러 개혁안 중 하나로 경범죄 및 비폭력 중범죄에 대한 현금 보석을 종결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와 샌더스가 지지하는 후보 몇 명이 지난 화요일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맞다. 미시간 주지사 경선과 캔자스 의회 경선에서 각각 패한 압둘 엘-사예드(Abdul El-Sayed)와 브렌트 웰더(Brent Welder)가 그들이다. 그러나 해당 선거의 승자인 미시간의 그레첸 위트머(Gretchen Whitmer)와 캔자스의 샤리스 데이비즈(Sharice Davids)가 주류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민주당의 중심이 얼마나 많이 좌측으로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위트머(Whitmer)는 최저임금 $15와 마리화나 합법화, 주 유치원 보편화(statewide universal preschool)을 지지한다. 데이비즈는 미국 원주민 출신 레즈비언이며, 전직 이종격투기 선수이자 변호사, 그리고 배드애스 페미니스트로서 선거에 임하고 있다. 데이비즈의 선거 광고 중 하나에는 그가 복싱장에서 훈련 중인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해당 광고에서 데이비즈는 “2018년이다. 여성, 미국원주민, 동성애자, 실업자, 불완전취업자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분명한 사실 하나. 트럼프와 공화당은 우리에게 관심도 없다.” 

데이비즈의 선거운동은 정체성과 표현을 강조하는 반면, 그에게 패한 웰더는 포퓰리스트 경제학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이 진보적인 우선순위들 간의 정확한 균형을 따지려 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들 모두가 진보적인 우선순위들이라는 것이다. 데이비즈의 승리 후, 오카시오-코르데즈는 그에게 축하 트윗을 보냈다. “당신의 승리는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엄청난 영감을 주었습니다.”

“혼란에 빠진 민주당”이라는 표현은 민주당이 스스로를 일컫는 표현이다. 하지만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쟁인 것은 아니다.”

 

미셸 골드버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더 네이션(The Nation)의 선임작가로도 활동했다.

목, 2018/08/16- 15:31
133
0

민주당,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정략적,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돼

 

 

선거제도 개혁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에 가로막혀 있다. 지난 8월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의 원내대표들이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하여 모두 한마디씩 하는 동안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는 자기 정당의 당론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에 전국 57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민주당이 하루빨리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민주당은 그 이름이 새정치민주연합이던 2015년 8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식 당론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2016년 총선 직전까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그 당론을 관철하기 위해 다른 야당과 더불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당시의 집권당이던 새누리당, 지금의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워낙 거셌기 때문에 그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였던 이종걸 의원은 집권 새누리당의 “선거법 갑질”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않는다며 개탄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는 민주당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선거법 갑질”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정의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등이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자유한국당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이전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선거법 개혁의 적기이다. 민주당은 전향적인 태도로 조속히 선거법 개혁 논의에 동참해야 한다.

 

지금의 선거제도가 유지될 경우에 2020년 총선에서 누가 이익을 볼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 정치는 불과 몇 개월 사이에도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선거제도 개혁은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중심에 놓고 고민해야 하는 주제이다. 선거가 표심을 공정하게 반영하고, 정책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정당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은 필수적이다.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매우 정략적이고 근시안적인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정에서 필요한 국회의원 정수 확대 문제는 국회예산을 동결한 상태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가면 된다. 주권자인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회의원들의 과도한 특권을 없애고 국회의 예산낭비를 줄여 그 돈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겠다고 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기구인 정치개혁공동행동도 국회예산을 동결한 상태에서 약 360명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다시 한번 촉구한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초심을 회복하여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정치개혁공동행동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08/20- 15:44
66
0

“나 같은 여성들은 공직에 입후보하지 못하는 걸로 여겨졌어요.”

선거 전까지 50만 번 이상 조회됐던 그의 영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한 인터뷰에선 이렇게 말했다. “공직에 입후보해 선거에 나서는 자신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많은 재산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것도,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승리를 예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발표 직전까지 어디서 결과를 지켜봐야 할지 장소를 정하지도 못했다. TV 화면으로 승리를 확인한 직후 그는 놀란 눈을 크게 치켜뜨고 “오 마이 갓!”을 연거푸 외치며 입을 가린 채 말문을 잇지 못했다.

무명의 정치 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28)는 지난 6월 미국 뉴욕시 제14선거구의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예비선거에서 10선의 조 크롤리(56) 의원을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크롤리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던 정치 거물이다.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어 후보 경선조차 2004년 이후 처음이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57.1%를 득표해 42.5%를 기록한 조 크롤리를 15%p 가까이 따돌렸다.

히스패닉이자 여성인 젊은 후보가 백인이자 남성인 기성세대 후보를 압도한 것만으로도 화제 거리였다. 그전까지 오카시오-코르테스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주요 매체는 그의 승리를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최근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이변(upset)”이라고 표현했다. 2014년 공화당 원내대표 에릭 캔터가 극우파 티파티가 지지하는 무명 후보 데이비드 브랫에게 패배한 사건에 견주는 분위기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미 하원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당선은 단순한 ‘이변’이 아니다.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매김하는 그가 미국 정치에 어떤 발걸음을 남기게 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 하루 18시간 웨이트리스와 바텐더로 일하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1989년 10월 뉴욕시 브롱크스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노동자 계급’이었다. 건축가인 아버지는 브롱크스 남부에서 소규모 자영업을 했다. 어머니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이었는데 주택 청소원으로 일했으며, 전 가족이 가족 사업에 매달려야 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부모는 브롱크스 지역 공립학교의 형편없는 질에 실망한 나머지 차로 40분이나 걸리는 북쪽의 요크타운 지역 공립학교로 오카시오-코르테스를 보낸다. 그는 자신의 선거 홍보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어린나이부터 소득 불평등을 깊게 이해하면서 자랐다. 차로 40분 거리만으로도 학교 교육, 경제적 기회, 건강 상태가 크게 달라졌다. 아이가 태어난 곳의 우편번호가 운명의 많은 것을 결정짓는 게 명확해 보였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정치적 대화를 서슴지 않는 아이였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정치적 성향을 띠고 있었다며 “그의 입을 닫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에는 과학에 뛰어난 재능과 관심을 보였다. 2007년에는 노화와 관련된 미생물학 연구 프로젝트로 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중고생 대상 과학 관련 경진대회로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다. 당시 MIT의 링컨 연구소는 새로 발견한 소행성의 이름을 큰 과학경진대회의 수상자에게 주기로 결정했는데, 오카시오-코르테스 역시 ‘소행성 23238 오카시오-코르테스’라는 명명의 주인공이 된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과학조차도 정치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했다. 고교 시절 과학 선생님은 “돈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돕기 위한 연구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스턴대에 진학한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본래 과학 전공으로 입학했지만 전공을 바꿔 경제학 및 국제관계학 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실에서 일하며 이민정책을 다루기도 했지만 훗날 그의 출마 결심에 계기가 된 풀뿌리 정치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 2학년 때인 2008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위기를 맞는다.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가 휩쓸던 경기 침체기에 주 수입원마저 잃어버린 가족은 집까지 압류당할 위기에 처했다. 주택 청소원과 스쿨버스 기사로 일하던 어머니의 수입은 턱없이 부족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웨이트리스와 바텐더로 일하면서 하루 18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는 생활을 이어나가야 했다. 그런 경험 속에서 정책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위기에 맞닥뜨린 가족들이 의료, 주택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를 경험하면서 시민들이 자력으로 의료, 주택, 교육 문제를 감당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깨달은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다시 브롱크스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교육의 중요성을 느꼈던 경험을 토대로 교육과 지역사회 조직을 위해 일했다. 아이들의 문맹퇴치와 중학생들의 작문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브롱크스의 긍정적인 부분을 묘사하는 동화를 내놓는 아동문학 전문 출판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립 히스패닉 연구소(NHI)에서 고교생들에게 지역사회 리더십을 가르치는 여름 강좌를 맡기도 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캠프의 기획자로 활동하면서 정치계에 입문한다. 선거 이후에는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에서 바텐더로 일했다. 그러다 그가 알고 있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 반대 활동가의 제안으로 친구들과 현장 탐방을 떠난다. 그는 송유관 건설 반대 활동을 진행하는 이들과 함께 나무 난로를 사용하는 텐트에서 몇 주를 지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소상공인들을 만났고, 미시건 주에서는 플린트 시를 방문해 수질오염 사건을 살펴봤다.

이때 마침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조직한 ‘완전히 새로운 의회(Brand New Congress)’가 오카시오-코르테스에게 출마 제안을 한다. 이 단체는 2018년 중간선거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의원들을 당선시켜 샌더스의 구상들을 입법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현장 탐방 과정에서 사람들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전 존재를 던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공동체를 위해 일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코르테스는 출마를 결심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 ‘더 많은 돈’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출마한 뉴욕시 제14선거구는 노동 계급과 이민자들의 비율이 높아 민주당 성향을 띤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다. 80% 가까운 유권자가 명부에 ‘민주당(원)’으로 등록할 정도다. 그러나 투표율은 낮았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그것이 유권자들의 낮은 수준 때문이라고 보지 않았다. 투표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정치에 대해 냉소적인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유권자들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 크롤리가 엄청난 선거자금을 모으고 있을 때 오카시오-코르테스는 풀뿌리를 조직하고 문을 두드렸다. 유권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웃을 초대해 거실에서 커피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6~7개월을 보냈다. 소셜미디어도 적극 활용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진보적인 정책을 소개했다. 30명가량의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왓츠앱 그룹채팅방을 활용해 소셜미디어 전략을 조직하고 전파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180개의 광고를 구매했다. 메시지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동시에 소개했다. 반면 크롤리는 광고를 110개만 샀으며, 그마저도 전부 영어였다. 크롤리는 후보 토론회에 오카시오-코르테스와 비슷한 외모의 라틴계 여성을 내보낼 정도로 상대를 무시했다. 이 대리인은 60명이 사망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유혈진압에 찬성한다고 밝혀 민주당 지지자들을 기함하게 했다.

“많은 돈으로 더 많은 돈을 이길 수 없다.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해야 이길 수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가 모금한 기부금은 70% 가까이가 200달러 미만의 개인이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캠프는 19만4000달러를 썼는데 340만 달러를 사용한 크롤리의 18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대신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무브온, 저스티스 데모크라츠 같은 진보적인 시민 단체의 지지를 받았다. 뉴욕주 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섹스 앤 더 시티’ 배우 출신 신시아 닉슨도 그를 지지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크롤리가 월스트리트를 위한 규제완화에만 몰두하고 있고, 뉴욕이 아니라 버지니아에 거주한다고 공격했다. 자녀 학교도 워싱턴으로 보냈으며 우리와 같은 물과 공기를 마시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20년간 같은 대표에게 우리는 물어야 한다. 뉴욕이 뭐가 바뀌었는가? 나 같은 노동계급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임대료는 오르고, 의료보험은 받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수입은 그대로다. 우리에게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내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다. 이 선거는 시민 대 돈의 싸움이다. 우리는 시민들이 있고 그들은 돈이 있다.”

승리가 확정되었지만 당일 밤 11시까지도 크롤리는 오카시오-코르테스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크롤리가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오카시오-코르테스 역시 자신의 번호를 갖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두 캠프 사이에는 간극이 컸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아웃사이더 중 아웃사이더였다.

나중에 아마추어 기타리스트이기도 한 크롤리는 오카시오-코르테스를 위해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Born to Run’를 연주해 헌정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11월 총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앤서니 파파스와 맞대결한다. 선거구가 민주당 표밭임을 감안하면 승리는 무난해 보인다. 최종 당선된다면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라는 기록도 세운다.

 

■ 한 사람의 돌풍이 말해주는 것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열풍은 혼자만의 것은 아니다. 미시간 주에서도 아랍계 중년여성인 라시다 타리브가 후보로 확정됐다.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여성 후보는 주 의회, 연방 상·하원, 주지사 등 전 부문에 걸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지도가 낮은 진보 성향 후보들도 오카시오-코르테스만 언급하면 환호성을 이끌어낸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그를 지지했던 저스티스 데모크라츠 같은 단체들이 지지하는 비슷한 성향의 후보들에게 지지 선언을 함으로써 힘을 보탠다. 오카시오-코르테스에게 지지받는다는 점만 내세워도 후원금이 3배 이상 늘어난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승리를 단순한 개인의 이변으로만은 보기 어려운 이유는 그의 탄탄한 사상적 기반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표방한다. 그의 승리 직후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사회주의’ 검색이 1500% 이상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가 속해 있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은 샌더스 열풍 이후로 회원수가 7000명에서 37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DSA는 정당은 아니지만 민주당을 통해 선거에 참여하는 사실상의 준정당 조직이다.

민주당에서 지금까지 사회주의는 금기어에 가까웠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미셸 골드버그의 말처럼 “경기침체와 치솟는 학자금, 불안한 의료보험, 일자리의 불확실성 증가 등 극심한 물질적 불안정을 겪은 젊은이들에게 공산주의의 광범위한 실패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자본주의의 실패는 곳곳에 널려”있다. 샌더스 이후 사람들은 현실 세계의 모순을 타파할 키워드로 ‘사회주의’를 찾기 시작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버니 샌더스처럼 보편적인 공적 의료보험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고른 교육 기회를 빼앗는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공립 대학부터 등록금을 폐지하자고 말한다. 국가가 모든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일자리 보장제’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주택 정책은 주거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며, 엄격한 총기 규제도 주장하고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폐지도 주장한다. 경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도 텍사스로 달려가 불법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부모와 떨어져 분리 구금돼 있는 이민세관단속국 아동 보호 센터에 항의 시위를 나갔을 정도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승리는 한국 정치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매번 선거 때마다 절반 이상이 초선으로 물갈이되는 국회지만 실상 달라진 건 별로 없다. 바뀐다 해도 매번 50~60대 법조 혹은 관료, 전문직 출신 남성으로 다시 채워지는 국회가 ‘그 나물의 그 밥’은 아니었을까.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돌풍이 있었지만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쳐버린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젊은 세대들의 정치 무관심과 패기 부족 탓일까. 꽉 막힌 진보 진영의 낡은 운동 방식 때문일까. 그보다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폐쇄적인 선거 제도와 정치자금법 때문은 아니었을까. 무엇이 됐든 고민해야 할 때다.

 

■ 참고자료

 

위키피디아-Alexandria Ocasio-Cortez

오카시오-코르테스 공식 홈페이지

[프레시안]제국의 퇴장을 재촉할 미국 좌파의 전진

[조선일보]민주당 경선서 10선 의원 꺾은 28세 라틴계 여성

[조선일보]美 선거 여성후보 사상 최다… 치마 입고 하이힐 신고 ‘돌풍’

[뉴욕타임스] Alexandria Ocasio-Cortez Defeats Joseph Crowley in Major Democratic House Upset

[뉴욕타임스] Alexandria Ocasio-Cortez Emerges as a Political Star

[뉴욕타임스] Alexandria Ocasio-Cortez: A 28-Year-Old Democratic Giant Slayer

[마더 존스] How Alexandria Ocasio-Cortez Pulled Off the Year’s Biggest Political Upset

[비즈니스 인사이더] Alexandria Ocasio-Cortez, the 28-year-old who defeated a powerful House Democrat, has an asteroid named after her — here’s why

[다른백년] 미국 정치에 부는 진보주의 운동

[다른백년] 미국 민주당 내 사민주의의 기세가 등등하다

[허핑턴포스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진보 후보들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자금을 몰고 온다

[한겨레] ‘버니크래츠’ 꿈틀…샌더스는 돌풍이 아닌 밀알이었다

[가디언] Alexandria Ocasio-Cortez: who is the new progressive star of the Democrats?

수, 2018/10/17- 10:31
62
0

편집자 주: 대부분 주요 언론들이 미국중간선거를 보도하면서 민주당이 하원을 되찾고,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석을 선방하였다고 헤드라인을 뽑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변화의 승리자들은,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무기력해진 민주당의 구당권파가 하원을 장악한 것을 뛰어 넘어서, 수많은 화제거리를 만들어 내며 하원의원에 당선된 다양한 인종의 여성들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여성 후보자들의 괄목할 만한 진출이다. 잠정적 결과에 따라 최소한 108명의 여성들이 의회에 선출되거나 재선출되었다. 올해 재선에 대상이 아닌 10명의 여성 상원의원을 포함해 총 118명의 여성들이 내년 1월에 하원 혹은 상원에서 일할 예정이며, 이는 현재 107명의 여성보다 많은 숫자이다. 아래의 기사는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유색 여성들의 투쟁 스토리이다.


 

칼럼_181115
미네소타주의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소속 Ilhan Omar의 연설장면

민주당은 하원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았고,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민주당의 내부는 미국을 갈라놓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 특히 최선을 다할 여성 지도자들이 새로운 핵심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로 부족한 것은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용기와 도덕적 상상력의 결여입니다.”
—Rep. Alexandria Ocasio-Cortez (민주당, 뉴욕시)

여기 프로필에 나와 있는 여섯 명의 승리를 거둔 후보자들은 많은 방면에서 주목할만합니다. 선구자의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인종의 여성들은 종종 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고 설득해 자기편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그들 각지는 불평등을 뒤집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대담한 사회경제적 정의와 이에 관련된 아젠다를 제출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뉴멕시코 1지구의 Deb Haaland(뎁 할랜드)는 최초로 의회에 진출한 두 명의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 중 한 명이 될 것입니다(캔자스 대표로 당선된 Sharice Davids과 더불어). Haaland는 라구나 푸에블로 인디언 부족의 구성원이자 뉴멕시코주 민주당원이기 이전에 원주민의 수장이었습니다.

Haaland는 선거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에서 그녀가 본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서는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미국은 파산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사회기반시설을 통해 부자가 된 억만장자들과 대기업들에 의해 약탈당했고, 그들은 노동자들이 비용을 더 부담하기를 요구합니다. 이제 더 이상은 안됩니다!”

억만장자들과 기업들이 사회에 공정한 기여를 하도록 하기 위해, Haaland는 트럼프 공화당 세금 개혁 폐지를 큰 소리로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개인 소득세와 법인이윤세가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녀는 또한 금융 시장 거래시 적정한 세금부과와 보다 강력한 유산(상속)세의 도입을 촉구합니다. Haaland는 또한 워싱턴에서 트럼프의 혐오스러운 이민 정책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정부의 이주민 가족들의 격리에 대해, Haaland는 자신의 가족 경험을 끄집어냈습니다. 그녀가 8살이었을 때 그녀의 할머니는 부족을 동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인 인디언기숙학교에 강제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일한 오마르는 미네소타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어 의회를 떠나는 키노 엘리슨의 후임으로, 현재 공석인 미네소타 5선거구에서 당선되어 의회에 진출하는 최초의 소말리아계 여성이 됩니다. 선거캠페인 내내, 불평등이란 단어가 오마르의 메시지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녀는 “우리 나라의 가장 부유한 사람들은 사람들이 계속 빈곤한 상태에 놓이게 하는 시스템을 통해 부를 축적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오마르의 경제적 정의에 대한 공약은 모든 의원후보들 중에서 가장 야심차고 상세한 공약들 중 하나였습니다. 예를 들어, 소득수준이 최하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그녀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누구에게나 시간당 15달러의 시급의 정규직 자리를 제공하는 연방(정부) 직업 보장 프로그램을 요구합니다.

최상층으로의 소득과 부가 집중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녀의 정책은 월스트리트 투기에 대한 세금 부과, 유산세(상속세)를 강화, 금융의 공정성을 위한 대형 은행 해체,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소득세 인상 등 다양합니다. 오마르는 또한 모든 사람들에 대한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제도) 및 부채 없는 대학교에 대해서 지지했습니다.

이전에 난민이었던 그녀는 워싱턴에서 이민자의 권리와 경제적 정의에 대해 강력하게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 공포증을 비난하기 위해 그녀는 미니애폴리스에서 아랍어 인사인 ” as-salam alai”로 승리연설을 시작했습니다.

Rashida Tlaib(라시다 틀레입)는 John Conyers가 오랫동안 차지해왔던 미시간 주 13선거구에 당선됨으로써 Omar와 더불어 의회에 입성하는 최초의 두 명의 무슬림 여성들 중 한 명이 됩니다. Tlaib는 주 입법자 및 변호사로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열성적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선거 시작까지 단 1개월을 앞둔 상태에서, 그녀는 임금인상 및 노동조합 권리를 찾기 위한 ‘시급 15달러’ 투쟁 중 디트로이트 맥도날드 앞 거리를 막는 시위로 체포되었습니다. 여기 리스트에 있는 몇몇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Tlaib의 최우선 경제 과제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메디케어 서비스 제공, 부채 없는 대학교 실현, 부유층과 기업들에 대해 공정하게 세금 부과 등이 있습니다. 그녀는 이미 억만장자에 맞서서 이긴 적이 있습니다. 미시건주 고위 공무원들이 코크 형제가 소유한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묵살하자, Tlaib는 코크 형제의 사유지에 무단 침입해 직접 관련 샘플을 수집했습니다. 그녀의 대담한 행동은 마침내 코크 형제로 하여금 디트로이트 강가에 있는 오염물질들을 제거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따르도록 만들었습니다.

Ayanna Pressley(아얀나 프레슬리)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제 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선거에서 당선됨으로써 매사추세츠 주를 대표하는 첫 흑인 여성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봄에 민주당 의원인 Mike Capuano를 꺾어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이전에 보스턴 시의회에서 일해온 Ayanna Pressley는 워싱턴에서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적 평등, 부유층과의 임금 격차, 구조적 인종차별 및 총기 폭력”이라고 말했습니다. Pressley는 대중 교통 및 기타 공공 인프라구조의 개선의 강화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공평과세를 포함한 상세한 경제 정책 의제를 내세웠습니다. 월스트리트 개혁 측면에서, 그녀는 미국인 근로자들의 은퇴와 저축을 위태롭게 만드는 부정과 과실에 연루된 은행 임원에 대한 더욱 강력한 법적 처벌뿐만 아니라 상업 은행 서비스와 투자 은행을 서로 분리시키기 위한 새로운 글래스 스티걸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그녀는 지리학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부유한 지역 및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92세에서 60세 미만임을 지적하면서 그녀가 살고 있는 보스턴에서의 불평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Pressley는 “이러한 종류의 차이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체계적인 인종 차별주의를 강화시켜왔고, 소득 불평등을 증가시켜왔으며, 부유층을 유리하게 해왔던 수 십 년 동안의 정책의 산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eronica Escobar(베로니카 에스코바르)는 Beto O’Rourke가 상원의원에 출마함으로써 공석이 된 텍사스 16 선거구에서 68%의 표를 얻어 당선되었습니다. 그녀는 휴스턴 출신의 Sylvia Garcia와 더불어 텍사스 주에서 두 명의 최초의 라틴계 하원들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이전 엘패소 카운티 판사였던 Escobar는 그녀의 고향인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에서의 이민자 권리와 경제적 정의를 위한 투쟁에 온 힘을 쏟아왔습니다. “나는 매일 소득 불평등이 미치는 영향을 봐왔으며, 노동자 가족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을 보호하고, 제가 대변하는 가정들을 지원하는 세금개혁을 위해 싸우면서 우리의 망가진 경제체재를 바로잡기 위해서 싸울 것입니다 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Escobar가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내세웠던 제안들 중 하나는 사회보장부담금의 상한선을 폐지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부유층 또한 해당 프로그램에 같은 비율로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Alexandria-Ocasio Cortez(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는 지난 6월의 당내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거물급인 10선의 백인 현역의원 조 크롤리를 제친 뒤, 78%의 투표를 얻어 뉴욕 14선거구에서 당선되어 새로운 하원의원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29살로서 역대 하원의원들 중 가장 어린 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선거까지 수개월 동안, Ocasio-Cortez는 다른 후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메디케어 서비스 제공, 부채 없는 대학교 실현, 기업 및 엄청난 부유층에 대한 세금 부과 인상등과 같은 대담하고 진보적인 제안사항들을 대세에 편입시키기 위해서 그녀의 정치적 스타 파워를 기꺼이 빌려줬습니다.

Ocasio-Cortez는 또한 화석 연료에서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탄소세를 촉구했습니다. 그녀는 “현재 미국 경제는 이윤이 기후 변화를 야기시키는 대기업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선거캠페인을 진행하는 중에 말했습니다. “그런 방식은 소수의 부자들에게는 이득을 주지만, 우리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칩니다”라고 외칩니다.

Ocasio-Cortez는 화요일 밤 그녀의 수락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 부족한 것은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용기와 도덕적 상상력의 결여입니다.”

 

Sarah Anderson

Institute for Policy Studies에서 글로벌경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으며,

Inequality.org의 공동편집자이다.

목, 2018/11/15- 09:49
36
0

“사람들이 그동안 나를 잘 몰랐다가, 인제 얘가 이런 애구나…”

2012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 뛰어들었을 무렵, 당시 영상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진보 정당에서 넘어와 돈도 조직도 배경도 없이 뛰어든 선거였다. 운동원도 차량도 없이 지하철과 기차로 전국을 돌면서 당원들을 만난다. 다른 후보의 선거운동원을 상대로 주로 선거운동을 한다고 자조하면서도 기죽지 않는다. 어묵으로 식사를 대신하면서도 ‘준비된 게 많다’며 너스레를 떤다.

그 이후로도 사람들은 그를 잘 몰랐다. 이제야 사람들은 그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국감스타’로 떠오른 국회의원 박용진 이야기다. 그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내놓은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박용진 3법’이라고 불린다. 국회의원으로서 법 앞에 자신의 이름이 붙는 ‘영광’까지 누렸다.

반짝 등장은 아니었다. 국회에 입성한 후 그의 별명은 ‘삼성 저격수’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제대로 과세를 하지 않았다며 문제제기를 해 1093억원을 환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정황을 드러낸 내부 문건을 폭로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기득권의 심기를 건드리다 쫓겨나다시피 정무위원회에서 나와 교육위원회로 옮긴 뒤에 터뜨린 게 사립유치원 문제다.

그는 한편으로 “두렵고 무섭다”고 한다. 사립유치원 쪽의 집단행동과 쏟아지는 비난도 무섭지만, 유치원 문제 하나 바로잡는 일도 “혁명을 해야 할 판”으로 어렵다는 사실 자체가 더 그렇다. 6년 전 영상에 비하면 흰머리와 주름살이 부쩍 늘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슈도, 그 자신조차도 잊혀질 것을 알기에 빨리 법제화해야 한다는 초조감도 묻어난다.

박용진의 집무실에는 선거 포스터 3개가 붙어 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했던 16, 18, 20대 3번의 총선 포스터다. 과거 진보정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던 포스터까지 왜 붙여놨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않으려고 한다.”

2012년 최고위원 선거에서 결국 2.76%의 득표로 꼴지를 했지만 그는 말했다. “신나고 재밌다. 진보 정당 했던 사람들은 국민 여러분의 관심에 굶주려 있다. 말할 수 있는 공간과 자리가 없어 힘들었다.” 여전히 그는 ‘신나게’ 정치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

 

■ 바꾸자고 주장하기보다 바꾸는 정치를

박용진 의원은 1971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경찰공무원이었는데,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대공 형사’였다고 한다. 부친의 근무지가 바뀌면서 1979년 서울 강북구로 이사와 화계초, 신일중을 거쳐 신일고에 진학했다. 훗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되는 이수호 선생님이 고교 2학년 시절 담임이었다.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이수호 선생님이 구속되자 박용진은 당시 고3이었음에도 교내시위를 주도하는 등 선생님을 구하는 데 나섰다. 이수호 선생님은 그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다. “학창시절부터 정치에 뜻을 두었던 것 같다. 관념적이거나 명분을 앞세워 폼을 잡는 형이 아니라, 현실생활에서 불합리한 것을 어떻게 고치고 어떤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서 실용화하는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려 애쓰는 형이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며 개선책을 제시해 교사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1990년 성균관대 사회학과에 입학했고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명지대생 강경대가 집회 도중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사망했고 이어 격화된 정국 속에서 학교 선배이기도 한 김귀정이 시위 도중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박용진은 시신이 안치된 백병원으로 가서 장례가 마무리될 때까지 그곳에 있기도 했다. 그는 “시대가 무서워서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맞서야 했던 시절”이라고 회상한다.

1994년에는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됐고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지부인 북부총련 의장을 지냈다. 그해 6월 전국철도기관사협의회와 서울지하철노동조합,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연대파업을 지원하다가 구속돼 첫 번째 옥고를 치렀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군에 입대한 그는 1997년 제대 후 복학해 김귀정추모사업회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경찰공무원이던 아버지 뵙기가 죄송해” 취업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사회운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출근이 가까워진 어느 날 아내에게 사회운동을 하고 싶고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아내는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고 한다.

사회운동의 첫 공간은 민주주의 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으로 택했다. 97년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독자 후보를 내려고 한다는 소식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었다. 마침 전국연합 정치부장 자리 제안을 받고 대선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 보고 싶어 참여했다. 그해 9월 결성된 국민승리21에 파견돼 대변인실 언론부장을 지내며 권영길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 선거를 치렀다.

이때 경험은 훗날 그의 행보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열정만 갖고 덤벼들었지만 후보만 내면 민중들은 따라올 것이라는 식의 아마추어적인 선거 운동이었다. 여론조사에서 1%대의 지지율이 나왔지만 믿지 않았다. ‘일어나라 코리아!’ 같은 정체불명의 선거 구호로 나섰다가 비웃음만 사기도 했다. 박용진은 이때 진보진영의 실력 부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고 했다. 대중들을 선동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의 대상으로 삼아 꾸준히 마음을 움직여 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방법은 진보 정당 창당이었다. 국민승리21은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으로 이어졌고 박용진도 함께했다.

창당 직후 총선에서 서울 강북구을에 출마해 13.3%를 득표했다. 당내에서 서울지역 최고 득표율이었다. 이어 당 전국집행위원(최고위원)에도 선출됐다.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전국민중대회에 나섰다가 또 다시 구속돼 2년 1개월 동안 징역살이를 했다. 결혼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혼인신고도 제대로 못한 아내는 신혼집을 정리하고 시부모와 살림을 합쳐야만 했다.

사면으로 풀려났지만 복권이 되지 못해 2004년 총선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민주노동당이 원내 10석의 제3당으로 떠올랐고 그는 당 대변인이 됐다.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 때는 분당에 반대했지만 진보신당이 결성되자 자리를 옮겼다. 진보신당 소속으로 강북구을에 두 번째로 출마해 11.8%를 득표했지만 또 낙선했다.

2010년에는 진보신당 부대표가 됐다. 그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신당이 독자적 길을 걷기보다는 진보정당 계열, 필요하면 민주당까지 포함해서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상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정당운동이 사회운동으로 머물기보다는 현실에서 어쨌든 승리를 일궈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2011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통합 논의조차 무산되자 그는 탈당했다. 통합진보당 동참도 거부했다.

대신 문성근이 주도하는 ‘국민의 명령’ 운동에 참여했고, 2011년 ‘혁신과 통합’ 상임운영위원으로 야권 통합 운동에 합류했다. 혁신과 통합이 결성한 ‘시민통합당’ 지도위원이 됐고, 시민통합당이 민주당과 합당해 만든 민주통합당 창당에 함께했다. 진보진영에서는 ‘배신자’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박용진은 저서 <과감한 전환>에서 “진보 정치가 제시하는 진보적 가치,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동의한다면 연대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박용진은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 행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년 죽기 살기로 해 봤습니다. 하루도 논 적이 없어요. 수천 명이 감옥에 가고, 수많은 사람이 진보정당의 집권을 기대하다 생을 마쳤습니다. 온 가족을 당원으로 가입시키고, 있는 거 없는 거 다 바치면서 당을 세웠어요. 그런데 안 돼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혁명의 시대가 가 버렸습니다. 더 이상 봉기나 민중항쟁을 만들어 낼 수 없어요. 무엇보다 국민이 달라졌죠. 2년에 한 번씩 어느 때는 1년에 두 번 큰 선거를 치르면서 국민들은 집권자의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짱돌과 화염병 대신 투표로 심판하는 시대입니다. 안 되는 걸 안 된다고 하고, 새로운 노선을 찾아가는 것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아니잖아요.”

민주통합당에서는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기도 했지만 낙선했다. 당 대표가 8~9번 바뀌는 동안 2년여 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늘 ‘비주류’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녔다. 대변인이었지만 내밀한 이야기는 자기들끼리만 했고, 당에서 자리를 못 잡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신문을 뒤적이고 기자들이랑 이야기하고 당 방어하면서” 일에만 파묻혀 지냈다.

2016년 총선에서 강북구을에 다시 출마해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선 직후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진보정치를 표방해 온 그가 보수의 길을 걸어온 김종인 대표를 보좌하게 된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 의원을 이 당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판단했다”며 비서실장 임명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계파나 오래된 관습에서 자유롭다는 얘기다. 박용진은 김종인 위원장이 마지막 의원총회에서 “당신들의 지적인 만족을 위해 정당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갈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이 “정치적 이익을 공유하는 세력 정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한 정치세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 비주류, 미운오리? 즐겁게 안고 가는 정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용진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삼성 특검에 의해 확인된 1199개 차명계좌의 4조5000억원대 돈을 삼성이 벌금과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찾아간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자 금융위원회는 오히려 이것이 ‘합법적’이라며 삼성을 두둔하고 나섰다. 박용진이 끈질기게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자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종합 국정감사 때 “이건희 차명계좌는 차등과세 대상”이라며 항복했다.

현대자동차 세타2엔진 결함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이 문제 역시 국토부는 현대차를 두둔하고 나섰으나 현대차로부터 미국 소비자 기준으로 국내 소비자도 리콜을 받을 수 있도록 약속을 받아냈다. 이런 과정을 겪은 박용진은 진정한 적폐가 관료 세력들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무위에서도 드러내놓고 불편해 했던 사람들은 관료들이었다. 차명계좌 건도 10년이 넘도록 어떤 조치도 없다가 지적을 받자 오히려 잘했다고 버텼다. 관료들은 과거 선배들이 한 결정들을 뒤바꾸는 일을 성경을 찢는 일처럼 싫어한다. 대책을 가져오라고 하면 과거했던 재탕·삼탕 정책들을 가져온다. 일이 잘못되면 관료가 책임지는 게 아니라 정치가 책임진다. 대통령이 책임지고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

그는 의원에 당선되고 나서도 늘 ‘비주류’였다. ‘김종인 사람’으로 분류됐고, 당에서도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뒤 페이스북에 “밥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넘쳤다”는 글을 남겼다가 ‘반찬 투정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인 인터넷전문은행법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정무위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왔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배제했다고 전해진다.

교육위원회로 옮긴 뒤 그가 들고 나온 이슈가 바로 사립유치원 문제다. 그도 밝혔듯이 ‘정치하는 엄마들’ 같은 시민단체들이 꾸준히 제기한 이슈였지만 정작 정치인들은 목소리를 내주지 않았다. 정치인들에게 사립학교 문제는 건드리기 어려운 이슈다. 사학 세력들은 “당선시킬 순 없어도 낙선시킬 수는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많다.

사립유치원 문제를 이슈화한 것에 대해 박용진은 “선무당이 사람 잡고, 대타가 홈런 친 것”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이들은 단순히 ‘똘끼’ 덕분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용기였음에는 분명하다. 덕분에 그는 당의 ‘미운 오리새끼’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떠올랐다.

현재는 사립유치원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삼성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엄청난 기업이 잘 되기를 바라서 문제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3월부터 전국을 돌며 재벌개혁 강연을 하고 있다. 100회가 목표인데, 지금까지 40여 차례 진행했고 3000명이 넘는 시민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벌개혁에 사람들이 관심이 없을 것 같나? 그런데 한 시간 반 강연이 끝나면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나’라며 눈이 동그랗게 된다. 저 광 팔러 다니는 거 아니다. 박용진 도와줄 의병 모으는 거다. 어휴,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겠나. 찾아줄 때 잘해야지.”

종교가 가톨릭인 그의 세례명은 베드로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를 시켜주겠다고 하셨듯 나도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최종 목표는 여느 정치인이라도 한 번쯤 꿈꿨을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지금 그의 당면 과제는 “민주당이라는 거함을 내 작은 노라도 저어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의 노질은 조금의 성과도 냈다. 사립유치원 문제 제기를 계기로 청와대와 정부에 끌려가던 국회와 정당이 모처럼 이슈의 중심에 섰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과감한 전환> 추천사에서 박용진에 대해 이렇게 썼다. “박토에서 시작된 진보 정당 창당 과정은 외로움과의 싸움이었지만, 박용진은 항상 희망과 미래를 말했다.” 돈도 빽도 없이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때도 그랬지만, 그는 어쨌든 뭐든 ‘즐겁게 안고 가겠다’는 말을 잊지 않는 사람이다.

 

■ 참고자료

박용진 공식 홈페이지

박용진 블로그

위키백과 – 박용진

재벌저격수 박용진 “재벌과 싸워보니 관료가 더 적폐더라”

백조가 된 미운 오리, 박용진 의원이 걸어온 길

[경향신문] 구혜영의 이면 – 박용진, 과감한 전환

[줌인]민주당의 ‘천덕꾸러기’ 박용진은 어떻게 국감 스타가 됐나

[300인터뷰]’차르’의 남자 박용진 “김종인, 골잡이 가능하다”

[대자보]강철처럼, 때릴수록 단단해진 진보의 아들

[人더뷰]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매일노동뉴스] “진보정당과 노동운동, 그 위태로운 연환(連環)을 풀어야”

[오마이뉴스] “나는 우리의 오만을 반성한다 진보신당 당원 여론조사의 충격”

[한겨레] 재벌저격수 박용진 “재벌과 싸워보니 관료가 더 적폐더라”

[주간경향] 비주류에서 국감스타로 떠오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는 게 중요”

[밀착마크]’똘끼’ 때문에 유치원 폭로?···박용진 “나도 무서웠다”

박용진 “문 대통령 재벌개혁·경제민주화 추진 지치지 마시라” [더정치 인터뷰#47]

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화, 2018/12/25- 18:20
47
0

선거제도 개혁 취지보다 정당 이해 앞세운 민주당 선거제도개혁안

선거제도개혁안 자체를 제시하지 않는 자유한국당 비난받아 마땅

두 거대 정당, 진일보한 선거제도 개혁안 내놓고 1월 중 합의 이루어야

 

어제(1/21) 더불어민주당은 정책의원 총회를 통해서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자체 협상안을 확정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선거제도 개혁안은 ▷국회의원 총 정수를 현행 유지하되, 지역구는 총 200석으로 축소하고, 비례대표 100석으로 확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연동형 의석 배분에 관한 독특한 정책제안(준연동형, 복합연동형 보정연동제), ▷공천제도 개혁과 부분적 개방형명부제 도입, ▷지역구와 비례대표 동시 입후보 및 석패율제도 도입, ▷공천제도의 혁신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제도 개혁안은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우려스럽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방식으로 제안한 준연동형, 복합연동형, 보정연동형제도 쉽게 동의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제안이다. 2001년 헌법재판소는 지역구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의사를 비례대표 의석 배분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이미 판결한 바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비례의석 배분에 지역구 득표율과 정당 득표율을 뒤섞은 위헌소지가 큰 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이다. 이 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방안들을 제출한 배경에는 선거제도 개혁의 가치와 명분이 아니라, 정당의 유불리를 우선 따졌다는 데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300석 의원정수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구 53석을 줄이는 대신 석패율제로 현역의원의 반발을 상쇄하겠다고 하는 것 역시 문제가 많은 제안이다. 석패율제는 정책대표성이나 약자대표성이라는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중진이나 명망가들에게 유리해 비판을 받는 제도이다. 오로지 정당과 현역 의원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제도 개혁 협상안은 현재 선거제도가 갖고 있는 불비례성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이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국회를 어떻게 개혁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지 스스로 개혁방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여론을 핑계로 의원 정수 현행 유지를 내걸고 있는 것 또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기득권과 특혜를 누리는 국회의원들을 늘려서는 안 될 일이지만, 한국 사회의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국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개혁과 함께 의원 정수 확대는 불가피하다.

 

여전히 어떠한 당론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태도는 그 어떤 비난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취임한 직후 다른 정당들과 함께 1월 내 선거제도 개혁에 합의하겠다고 한 대국민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자유한국당은 대국민약속을 이행할 어떤 의지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지난 1년 반 이상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에 설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차원에서 어떠한 선거제도 개혁안도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이 과연 제1야당이 취할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각당에 선거제도 개혁 협상안 제출을 요청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책임있게 임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 앞에서 원내5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약속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그러나 여전히 선거제도 개혁은 미궁속에서 빠져있고, 국민들의 국회와 정치에 대한 냉소와 혐오는 커져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기본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 우리사회는 현재의 국회가 기존의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국민의 참정권이 온전히 실현되는 더 민주화된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기를 열망하고 있다. 우리는 두 거대 정당이 앞으로 있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다 진정성 있고 진일보된 방안을 제시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정치개혁공동행동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9/01/22- 14:52
47
0

청년들이 '민주당식 정치'를 안 믿는 이유

기성세대로서 성찰부터 해야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이준석 씨가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의 힘 당대표로 당선된 이후, 민주당이 바싹 긴장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원인이 그동안 확고한 민주당 지지층이라 여겨졌던 청년 세대, 특히 20대 남성의 이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더랬다. 아닌 게 아니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남성 청년 세대의 지지는 꽤나 열광적인 것 같고, 이 대표도 그런 지지에 고무되어 편을 갈라 세우는 트럼프식 포퓰리즘 정치에 더욱더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여가부 폐지'를 넘어 이제는 '통일부 폐지'까지 들고 나와, 페미니즘에 비판적이고 통일에도 회의적인 청년 세대의 지지를 더 확고히 하려 하고 있다. 확실히 보수를 표방하는 당이 통상적으로 진보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청년 세대의 지지를 얻는다는 건 진보를 자처해 온 민주당에게 결코 사소한 일일 수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은 안쓰럽기만 하다. 청와대에 갑작스레 청년비서관을 신설하거나 대선 후보들이 무슨 '청년 코스프레'를 하는 거야 그러려니 하더라도, 청년에게 다가가겠다며 하는 일들을 보면 하나 같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마치 조국 전 장관이 청년 이탈의 핵심 원인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당대표가 뜬금없이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국의 강'을 건너니 마니 하며 '반 조국' 인사들을 면접관으로 초청하는 엉뚱한 기획을 해서 논란을 벌였다.

 

내가 볼 때 진단부터 피상적이다. 비록 검찰의 연성 쿠테타로 촉발된 조국 사태가 청년들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 철회의 중요한 명분이었다는 데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지만, 진짜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민주당이 펼쳐 온 '정치의 실패'에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래서는 민주당이 청년들의 지지를 다시 회복하여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공정성의 도전

 

물론 나라고 해서 무슨 만능열쇠 같은 답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청년 세대가 민주당에 등을 돌린 가장 중요한 이유가 공정과 능력주의에 대한 일그러진 지향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가야 할 기본 방향에 대해서만 몇 마디 해 두려 한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사회에서 공정은 새삼스러운 화두가 아니다. 멀리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공정사회론이 대두되기 시작했었다. 박근혜 정부 때도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부모 잘 만나는 것도 실력'이라는 식으로 주장한 데 대해 청년들이 능력주의적 관점에서 반발한 게 2016년 겨울 촛불집회의 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좀 더 본격적으로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공정에 대한 아주 날카로운 요구가 들끓고 있다.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팀 단일화 시도에 대한 청년 세대의 반발, 비트코인 규제 방침이나 부동산 대출 규제에 대한 청년 세대의 비판, 학교 내 비정규직 철폐 시도에 대한 교총과 전교조의 일치된 거부, 학생부종합전형 방식에 대한 거부 정서, 사시부활에 대한 지속된 요구, 이른바 '인국공 사태', '전교 1등' 의사들의 반-공동체적 파업, 정글 식 경쟁을 공정하다고 외친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 당선 등 무수히 많은 사건에서 청년 세대는 나름대로 일관되고 간절하게 공정성을 외쳐왔다. 내 생각에 이건 단순히 우연이 아니다.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한 이런 유의 '공정성의 도전'은 일단은 우리 사회가 성숙했다는 데 대한 지표라고 이해해야 한다. 시민들이 단순히 돈과 성장 따위에만 집착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시민들을 공정하게 대우하는 법과 제도 및 정책을 가졌는지를 묻는다는 것은, 단지 어느 정도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만 가능하다고 해야 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광범위한 불의와 불공정에 대한 민감한 비판의식이 깔려있다. 그래서 청년 세대가 공정을 외치면서 민주주의나 연대의 가치를 외면하고 평가나 시험의 객관성 등에 집착하는 게 우려스럽더라도, 그걸 단순히 무슨 사회적 착시 현상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그 도전의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심화된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토대 위에서 시험 성적이나 학벌 또는 자격시험 등으로 사람들을 나누어 놓고는 그 결과에 따라 너무도 현저한 보상의 격차를 둔다는 근본 문제가 깔려있다. 쉽게 말해, 우리 사회는 이른바 명문대를 나온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또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따위를 구분해 놓고, 승자에게만 모든 혜택과 특권을 몰아주고 패자에게는 쓰라린 고통과 억압과 배제만 안겨주는 불평등 체제를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승자가 되려 하고, 승패의 기준에 집착한다. 이때 그 기준은 최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승자와 패자의 차이를 없애는 것은 부당한 '무임승차'에 불과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공정성이라는 이름의 도전이 가진 진상이다.

 

민주당이 해야 할 일

 

청년들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주어진 틀 안의 경쟁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하기 전에 더 큰 책임은 기성세대가 지는 게 맞지 않을까? 민주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그 잘난 586 민주화 세대 말이다. 이제 막 사회적 삶을 시작하려는 청년들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하기만 하다. 비록 이 586세대가 앞장서 이런 세상을 만들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성세대는 자식 세대가 맞고 있는 이 가혹함을 어떻게든 완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다.

 

해법의 방향은 좀 더 근본적인 사회 개혁일 수밖에 없다. 진짜 문제는 사회에서 명문대 출신과 '지잡대' 출신, 대졸자와 비대졸자, 나아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등의 사이에 주어지는 보상의 심각한 격차다. 이 격차를 줄이지 않고서는 어떤 문제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나아가 일자리도 더 만들고 광범위하고 촘촘한 사회안전망도 마련해서, 청년 세대의 삶에 인간적 품위와 최소한의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특히 진보를 자처하는 민주당의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집권 민주당은 그동안 이런 방향으로의 사회 변화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 비록 짧은 시간 안에 모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테지만, 집권 세력은 이른바 '내로남불'의 양상마저 드러낸다고 비판받으면서 그러한 방향의 개혁에 대한 신뢰를 전혀 제공하지 못했다. 이에 우리 청년 세대는, 사회의 민주적인 개혁에 대한 전망보다는 능력주의적으로 정당화되는 기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체계를 불가피한 것으로 보면서, 그 체계가 만들어 낸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진입할 수 있는 사다리에 오를 공정한 기회라도 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은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도무지 민주당식 진보 정치에 기댈 수가 없어서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한 거다.

 

어떤 식으로든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처지에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옳다. 그들이 직접 정치의 무대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기르게끔 도와주고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길러내는 일도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피상적인 사과나 청년스러움을 과시하는 코스프레 따위로 청년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는 없다.

 

만약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586으로 상징되는 기성세대를 위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없다면, 그 주류 정치인들은 기성세대로서 스스로 져야 할 책임을 다하기 위한 뼈아픈 성찰부터 보이는 게 먼저다. 그 세대가 민주화운동을 통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반석에 올려놓았다고 자부하고 있는 세대라면, 더더욱 이 민주주의가 예기치 못했던 문제들로 인해 엉뚱한 방식으로 위기에 처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특히 청년 세대를 희생양으로 삼은 너무도 심각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덫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 트럼프식 포퓰리즘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깊은 성찰의 바탕의 위에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신뢰할만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고, 한 걸음 한 걸음씩이라도 그 비전에 확실하게 나아가는 실천을 쌓아가며, 그 길이 진짜 청년들을 위하는 길임을 설득해 내는 일, 바로 여기에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 있지 않겠는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s://www.pressian.com/pages/author/10069" rel="nofollow">클릭https://www.pressian.com/pages/search?sort=1&search=%EC%8B%9C%EB%AF%BC%E... rel="nofollow">)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토, 2021/07/17- 00:07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