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너무 분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역

너무 분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익명 (미확인) | 목, 2017/10/19- 18:38



수요일 늦은 오후 오전에 분주했던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데 요란하게 전화가 울린다. 목소리 좋은 내 또래의 여성 분이다. 의류 매장에서 일한 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눈치를 보니 사장이 매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거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매장을 넘겼냐는 말에 아니라고 하더니 엊그제 사장이 바뀌었다는 일방적인 통보와 새로 온 사장은 지금 일하는 직원이 계속 일을 해 줄 거라는 말을 듣고 왔다는 거란다. 그녀는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자신이 무슨 물건 같고, 매장 넘길 때 같이 넘겨도 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고 하며 예전 주인과 한바탕하고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우선 임금은 다 받으셨는지 물었다. 임금은 다 해결해주었다고 한다.가만있자 ... 순간 스치는 생각이 많다. 사실 이런 경우에는 딱히 법적으로 대응 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본인에게는 자존심에 중대한 상처가 되었다 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노동자에 비교하자면 가벼운? 것이라고 치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디 그런가! 남의 암보다 내 감기가 더 아픈 법.

나는 함께 욕을 해주었다.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감탄사를 내뿜으며 공감하고 동의했다. 같이 막말도 했다 기에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주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 사실대로 이런 사항으로는 법적 대응이 미미해서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솔직하게 말하고 센터를 찾아오는 노동자들의 하소연을 했다. 

막말 끝 판 왕의 대사를 말해주고 회사 내에서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를 참아가며 일할 수 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현실과 환경, 무엇보다 그런 상처를 안고도 오늘도 출근 투쟁을 해야 하는 두려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드렸다. 조용히 듣고 있던 그녀가 웃으며 자신이 당한 것도 억울한데 더 억울하고 분한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이 많은 것에 상대적인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상대적인 행복감과 위안을 받는 것은 사실 정직한 감정은 아니다. 그렇게 위로가 되었다면 다음엔 더 강도 높은 위로가 있어야 하니까 ... 또한 늘 비교의 도마 위에 나를 올려 놓아야 하는 아슬아슬한 긴장을 하게 마련이니까.

상처 받은 순진한 그녀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고 하신 다. 답답하고 분했는데 이제 좀 마음이 트인다고 하신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 쉽고도 어렵다. 그래도 가벼운 위로로 해결되어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더 이상 하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고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대책을 ...
월, 2017/08/21- 14:37
24
0
“사회적 합의주의의 성공이야말로 적폐청산의 원동력이 될 것" ‘합의제형 헌정체제와 사...
월, 2017/08/21- 18:27
98
0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라”ILO핵심협약 비준 촉구 ․ 노조법 전면개정 양대노총 기자회견 20...
월, 2017/08/21- 17:47
77
0
           
월, 2017/08/21- 17:40
49
0
한국노총-김영주 노동부장관 간담회 김주영 위원장, “경제부처가 많은데 노동부장관은 노동자 편 되어...
월, 2017/08/21- 16:31
18
0
한국노총-김영주 노동부장관 간담회김주영 위원장, “경제부처가 많은데 노동부장관은 노동자 편 되어야”김영...
월, 2017/08/21- 16:27
21
0
<ILO 핵심협약 비준· 노조법 전면개정 촉구 양대노총 기자회견문>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 할 권리’를...
화, 2017/08/22- 13:35
100
0
ILO핵심협약 비준 및 노조법 전면 개정 촉구 기자회견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라”   ...
화, 2017/08/22- 13:04
139
0
수신 : 회원조합대표자 / 시도지역본부의장   - 문재인 정부와 노동부에 대해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
화, 2017/08/22- 16:11
161
0
“변화의 시기, 새로운 노동운동 시작해야!” 김주영 위원장, 인천지역본부 단위노조대표자 교육...
화, 2017/08/22- 15:47
222
0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장시간 노동 철폐하여 인간답게 살아보자”과로사 근절  및 장시간 노동 철폐 촉...
화, 2017/08/22- 14:34
19
0
8월 22일(화) 오전 10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개최 된 양대노총 'ILO 핵심협약 비준 및 노조...
화, 2017/08/22- 14:28
21
0
         
수, 2017/08/23- 11:25
92
0
한국노총 회원조합 정책담당자 회의 열려     한국노총은 23일 오전 11시 노총 대회의실에서...
수, 2017/08/23- 13:09
14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