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처음 만나는 백사실 계곡 구석구석

©서울환경운동연합
평소에는 백사실계곡을 갈 때 신영동까지는 버스를 타고 갔었는데요. 이번에는 사무실에서 인왕산로를 따라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인왕산로에서 북악스카이웨이로 이어지는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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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로의 끝자락인 윤동주 시인의 언덕까지는 인왕산 자락길을 따라 걸어오다, 길이 아래로 이어지는 부분부터는 도로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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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문 안내소 옆으로 이런 표지판이 붙어있습니다. 인왕산로라고만 불러왔는데, 인왕 스카이웨이라는 이름도 있었나 봅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신영동 쪽으로 돌아가지 않고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한번 쭉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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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정도를 올라갔을까요? 보도가 나왔습니다! 창의문 안내소에서부터 덜덜 떨며 차도를 걸어왔기에 얼마나 반갑던지요. 평소에 보행자가 많은 길은 아닐 테니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북악산이 다시금 시민들에게 개방된지도 꽤 됐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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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북악스카이웨이 2교가 나왔습니다! 백사실계곡의 최상류 사방시설을 갈 때마다 지나던 반가운 다리죠. 인왕산로에서 출발해 30분 정도 북악스카이웨이를 올라오면 백사실계곡의 최상류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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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올라오던 길이지만 오늘은 반대입니다. 위에서 아래를 향해 훑으며 내려가는 방식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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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와 개발제한구역을 지나 능금마을 쪽으로 들어오면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아마 치수적인 이유로 세워진 것 같은 사방시설이 있고 민가와 하우스 등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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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계곡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이고, 생태계를 원상태로 보전할 의무가 있음에도 주변의 사유지 그리고 준보전지역들은 합당한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합니다. 사유지문제는 생태계보호지역을 둘러싼 문제중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사유재산이라 하더라도 토지의 강한 공공성에 의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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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가의 흔적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계곡을 살피기 시작합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물이 꽤나 많이, 그리고 빠르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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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아래로 버들치 몇 마리가 보입니다. 두 달 전만 해도 정말 작았었는데 꽤나 통통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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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오지 않은 계곡산개구리알도 한 덩이 발견했습니다. 많이 퍼지지도 않았고, 다른 알에 비해 크기도 작은 걸 봐서는 산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알로 보였습니다. 길어봐야 2주(?) 즘 되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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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계곡은 참 고요합니다. 물론 산책로로 올라가면 상황은 다릅니다. 이날 계곡에는 정비공사를 마무리한 후 활동을 시작하신 듯 한 백사실지킴이분들도 계셨고,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지역주민들도 꽤나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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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중간에 이상한 게 보여서 올라왔습니다. 왼편에 보이시나요? 웬 허연 나무들이 줄지어 심겨져 있는데 조팝나무입니다. 지난번에 단풍나무를 엄청나게 식재 한 것에 이어서 조팝나무를 심어놨네요.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원래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는 신경을 안 쓰나 봅니다. 조경수로 계곡을 도배할 셈인가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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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조금 벗어난 곳에도 단풍나무나 조팝나무가 식재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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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을 보며 내려오니 어느덧 별서터입니다. 늘 지나던 사방시설을 돌아서 별서터를 향해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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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서터에서 내려다본 연못입니다. 비가 내려 물이 고이면 무당개구리들이 산란을 시작하는 곳이죠. 올해는 생각보다 무당개구리를 빨리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이정도로 물이차려면 비가 굉장히 많이 와야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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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통사 자락에 다다라서는 아직도 나오지 않은 도롱뇽 알도 발견했습니다. 탱탱하게 차오른 것이 조만간 부화 소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왔을 때는 유생들을 좀 집중적으로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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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통사 자락에서 발견한 건데, 작년에 식재 한 어린 단풍나무 가지 치기를 최근 진행한 것 같습니다. 수형을 잡아 건강하게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한다지만, 정말 그럴까요? 아무리 어린 나무라고 해도 이렇게 굵은 가지를 베어버리면 썩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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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증명하듯 잘린 절단면 위로 까맣게 무언가가 썩어들어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계곡의 생태계와 전혀 상관없는 조경수를 식재하더니, 이 나무가 여기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마구잡이식으로 관리하고 있군요. 죽어버리면 다시 또 심으면 된다는 식인 걸까요? 우리나라 생태계보호지역의 현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단 생각이 듭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성균관로의 플라타너스 벌목이 저지되었다는 겁니다!
지난 4월 14일, 서울환경연합은 성균관로에 위치한 플라타너스를 점검하러 성균관로에 다녀왔었습니다.

성균관로 플라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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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로에 자리한 이 플라타너스가 베어질 위기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인데요.

수목 진단을 진행하는 이홍우 아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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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 담당 공무원과 공사업체 담당자와 통화하며 도복 위험성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 적이 없었던 걸 알게 되었고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이홍우 아보리스트와 함께 이 플라타너스의 수목 진단을 진행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서울의 가로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소한 문제(대부분 강전정으로 인한)를 제외하고는 멀쩡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종로구청에 플라타너스를 존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종로구로부터 회신 받은 답변서
그리고 얼마 전, 종로구청으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균관로 플라타너스의 이야기가 시민들 사이에서 알려지기 시작하자 기사화가 되기도 했고, 최근 가로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덕분에 위와 같은 답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합당한 이유 없이 베어질뻔한 위기에 처한 가로수를 지켜낼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도시의 가로수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의 가로수 지키기 활동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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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신사동 가로수길로 모니터링을 다녀온 후 가지가 두절되어 도장지가 뻗친 은행나무들의 모습을 전해드렸었습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가지치기를 하는 늦겨울~초봄 사이 은행나무들의 모습이 휑했다지만 봄을 맞이한 지금도 그럴지, 신사동 가로수길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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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의 모습입니다. 수고(나무의 높이)에 비해 뭔가 앙상한 나무들이 도로에 나란히 줄지어져 있습니다. 봄이 오니 새 잎이 돋아나고 두절되어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있던 가로수들의 절단 부위가 가려졌네요. 두절된 부위가 가려졌다지만 어딘가 앙상한 모습에서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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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모니터링 때는 가로수에 뜨개질로 뜬 것 같은 옷들이 잎혀 져 있었는데, 이런 흉터들을 가리기 위함이었나 싶습니다. 아마도 평절(가지치기의 방식 중 하나)을 하고 난 흔적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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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를 덮어주고 있던 옷 아래로 생각보다 많은 상처들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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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최근에 생긴 것처럼 보이는 상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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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번 나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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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뭔가 이상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진을 한 번 잘 보세요.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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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무식하게 나무의 뿌리 부분까지 아스팔트로 덮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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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횡단보도까지 아스팔트로 쭉 포장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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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가로수길은 16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줄지어진 거리에 각종 상점들이 들어서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로수길로 자리 잡았습니다. 분명 이곳 외에도 우리나라에 유명한 가로수 길들은 꽤 있지만, 가로수길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떠올리는 곳은 바로 이곳 신사동 가로수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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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가로수길의 가로수들은 썩 안전하지 못합니다. 매 시즌마다 반복되는 무분별한 가지치기의 위협과 더불어 보행환경개선 공사나 민원 등을 이유로 언제 베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지난 3월 17일부터 가로수길에도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남들과 다르고 크다는 이유만으로 베어질 위기에 처했던 성균관로의 플라타너스처럼, 가로수길의 은행나무도 보도블록을 튀어나오게 하고 보행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언제 베어질지 모르는 처지입니다. 나무가 온전히 뿌리를 내리기 힘들어하면 흙을 더 높게 쌓아줄 수도 있을 테고, 온전히 자리를 잡기까지 더 넓은 공간을 나무에 할애해 줄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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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 매달 한 번씩 신사동 가로수길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11월까지 이어지는 보행환경개선 사업, 그 외에도 진행 예정이라는 지중화 사업 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관찰하고 차곡차곡 기록해 놓고자 합니다. 가로수길이라는 상권에서 가로수가 잊히지 않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활동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서울환경연합의 가로수 지키기 활동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만, 오늘 오후 비가 잠잠해진 틈을 타 인왕산로에 다녀왔습니다. ‘차 없는 인왕산로’로 제안한 구간을 활동가들과 둘러보고, 갑작스러운 비로 일정이 미뤄진 백사실계곡 모니터링을 위해서 말이죠. 인왕산 호랑이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인왕산이 멋스러웠습니다.

인왕산로, 인왕산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차여차 인왕산로 약 2.4km 구간을 살펴보고 북악스카이웨이를 통해 백사실계곡에 가기 위해 차도로 내려갑니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자하문 – 북악산 – 정릉 – 신흥사북측 – 아리랑고개 – 미아리고개를 연결하는 총 길이 약 8km의 왕복 2차선 도로입니다. 1968년 9월 28일 개통된 이 도로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사건이 있는데요. 이 사건 이후 수도권과 청와대 경비 강화 등을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도로입니다.

인왕산로 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현재 서울환경연합이 ‘차 없는 도로’를 제안한 인왕산로는 이 북악스카이웨이의 연장 도로와 같은 개념으로 개통된 것입니다. 북악스카이웨이가 개통된 1968년 9월로부터 약 5개월 뒤인 1969년 2월에 착공하여 10월에 준공되었죠. 그렇기에 지금까지 시민들이 인왕산로를 이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왔는데요. 2018년 ‘열린 청와대’ 방침에 따라 인왕산 전 구간이 완전히 개방되며 많은 제약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차량 위주로 운영되는 불편 외에는요.

백사실계곡 상부 능금마을 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인왕산로와 북악스카이웨이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능금마을에 다다랐습니다.

백사실계곡 상류부 ©서울환경운동연합
백사실계곡의 상류입니다. 인근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구역이 있다 보니 사방공사가 되어있습니다. 백사실계곡에는 핵심 보호구역과 준 보호구역으로 구역이 나눠져있는데요. 최상류와 이곳, 그리고 현통사 자락은 준 보호구역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농경활동이 벌어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고, 생태경관보전지역 답지 않은 상황이 종종 목격되기도 합니다.

백사실계곡 상류부 ©서울환경운동연합
비가 와서 그런 것이겠지만 무언가 거품처럼 보이는 것이 물에 둥둥 떠있습니다. 하지만 물은 참 맑습니다. 성체를 못 본 지는 꽤 되었지만 괜히 양서류가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백사실계곡 상류부의 한 나무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동안 백사실계곡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인간 위주의 생태계보호지역 운영이 지역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숲의 구성원들이 죽어서도 숲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도심 부나 공원보다는 생태계를 조금은 배려해 주는 듯한 지점인데요. 물가에 이상할 정도로 가지가 많이 떨어져 있어 위를 보니 나무에 버섯이 듬성듬성 피어있었습니다.

백사실계곡 상류부, 보호구역에 들어왔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비도 왔겠다. 밖에서 계곡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동했습니다. 상류에서 뭔가를 발견하지는 못했는데요. 백사실계곡에서는 산개구리나 계곡산개구리, 도롱뇽, 무당개구리 같은 양서류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 알려드리자면 계곡가에서 살아가는 양서류들은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폐가 작거나 없습니다. 폐에 공기가 차면 부력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죠.

백사실의 자연생태계와 어떤 연이 있는지 모르겠는 단풍나무가 눈에 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니 종로구가 지난해 심은 조경수들이 눈에 띕니다. 단풍나무, 조팝나무 등등입니다. 봄에는 조팝나무 꽃이 예쁘게 피고, 가을에는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겠죠. 무슨 노림수인지 눈에 아주 잘 보입니다. 백사실계곡의 생태계에 이들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는 조합이지만, 생태계보호지역을 바라보는 행정의 눈높이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일정을 함께 한 기후에너지팀 활동가들 ©서울환경운동연합
별서터와 연못도 살펴보고 계곡 전반을 훑으며 내려왔습니다만, 역시 안에 들어가질 않으니 볼 수 있는 것들에 한계가 있습니다.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계곡 안에는 손 대지 않아서 식생이 양호해 보인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아래까지 내려와보니.. ©서울환경운동연합
현통사 자락까지 내려오고 나니 위와 같은 안내가 붙어있는 걸 봤습니다. 종종 경작하는 모습이 보이더니 사유지였군요. 생태계보호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도시의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만, 무지막지하게 비싼 서울의 땅값과, 사유지 보상 문제 등이 맞물려서 몇 가지 어려움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서울의 특성에 알맞은 생태계보호지역 제도를 만들어 가거나, 자연 생태계를 위한 비용 투자에 아끼지 말거나, 어느 쪽이든 시급합니다.

백사실계곡 하부 현통사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렇게 현통사를 뒤로 모니터링을 마쳤습니다. 양서류의 집중 산란철도 어느 정도 지났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기에 연못에 물도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갈수록 백사실계곡에서 양서류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양서류의 자연서식지 백사실계곡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계보호지역에 걸맞은 관리가 무엇인지 이제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겠다며, 보행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겠다며, 보행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보행친화 요소인 가로수를 베어내는 행정의 태도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가로수길 가로수들은 과연 안녕할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신사동을 찾았던 2021년 3월 2일 이후, 매월 1회씩 신사동 가로수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전정된 가로수는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들이 말하는 걷기 좋은 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5월 20일(목), 한 달 만에 신사동 가로수길 모니터링에 나섰습니다. 신사역 8번 출구에서 200m쯤 걸어갔을까, 가로수길로 들어가는 길목 앞에 서서 잎사귀에 가려진 은행나무의 절단면을 바라봅니다. 벌써 3번째 방문이니만큼 시각적인 충격은 덜해졌지만 여전히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얼마 전까지 보도용 블록으로 포장돼있던 길 위로 ‘임시포장’이라는 글씨와 함께 아스팔트가 깔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임시포장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에도 확인했었지만, 이번 달에 확인하니 더 많은 구간이 아스팔트로 포장돼있었습니다. 올해 11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보행환경 개선 공사의 일환입니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가로수의 행렬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가로수는 도시에 대표적인 그린 인프라 중 하나입니다. 시민들의 정서함양과 보행 편의 개선, 생물 다양성 증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로수가 양옆으로 심어져 산책 등에 좋은 환경이 갖춰진 길을 우리는 가로수길이라고 부릅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우리나라의 가로수길 중 가장 유명하고, 어쩌면 상징적이기도 한 길입니다. 이런 신사동 가로수길 은행나무의 상태를 통해 우리나라 가로수들의 관리 실태가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몇몇 가로수엔 이런저런 상처들이 나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다친 건지 짐작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아스팔트로 보도를 임시포장하며 난 상처일까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나무에 저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걸까요.

어떤 나무는 아예 뿌리가 아스팔트에 덮여버렸습니다. 나무에 대한 고려 없이 작업 편의를 위해 일을 진행한 결과가 아닐까요.

가로수길 깊숙한 곳으로 들어올수록 나무들의 모습이 점점 이상해집니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서 가지는 큰 장점 중 하나가 그늘이 넓다는 것이건만, 보행자에게 그늘을 내어주기엔 나무가 너무도 앙상해 보입니다.

강남구청은 가로수길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며 가로수길의 보도를 완전히 갈아엎을 계획인 것 같습니다. 기존에 블록으로 포장돼있던 보도뿐 아니라 보도에서 보도로 이어지는 횡단로까지 아스팔트로 덮어버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로드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과거의 사진은 2008년 11월이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이 인상적입니다. 나무의 수형도 지금과는 달리 널찍하게 뻗쳐있어 훨씬 건강하고 좋아 보입니다.

그에 반해 2021년 5월의 가로수길은 어딘가 많이 앙상해졌습니다. 앞으로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며 변화할 신사동 가로수길의 모습을 잘 기록하고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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