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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 쓰러진 50대 공항노동자…우리가 타는 비행기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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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 쓰러진 50대 공항노동자…우리가 타는 비행기의 이면

익명 (미확인) | 수, 2018/01/10- 11:14

공항에서 비행기에 수하물을 싣고 내리고, 급유, 정비, 객실청소 등 지상업무를 하는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주) 직원 이기하(50) 씨가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출근해 탈의실에서 옷 갈아 입으며 동료와 얘기를 나누다 쓰러졌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노조는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회사는 정상근무시간 외에 연장근로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인 주 12시간을 초과한 바가 없다며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국공항(주)는 이 씨 유족과 노조의 과로사 주장에 대해 지난 18일 해명자료를 내 “해당 직원(이 씨)는 정상 근무시간 외에 연장근로는 법이 허용하는 주 12시간을 초과한 바 없고, 현장내 주요부서의 연장근무 시간은 월평균 23시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 새벽에 출근한 한 공항근무자가 찍은 인천공항 사진

▲ 새벽에 출근한 한 공항근무자가 찍은 인천공항 사진

그러나 사원증에 달린 이 씨의 2017년 8~11월 4개월 간 출퇴근 태그 기록은 회사 주장과 달랐다. 출퇴근 태그 기록을 바탕으로 하루 1시간씩 휴게시간을 뺀 이 씨의 근무시간은 8월 190시간37분, 9월 216시간10분, 10월 203시간26분, 11월 208시간57분으로 4개월 동안 모두 891시간10분이었다. 4개월치 출퇴근 기록에 3을 곱해 추정한 이 씨의 연간 노동시간은 2457시간30분이다.

출퇴근 기록으로 본 비행기 지상조업

날짜 휴게시간 뺀 실 근무시간 월별 실 근무시간
8/3~7 43:21 8월
190:37
8/10~14 50:31
8/17~21 56:08
8/25~28 26:57
8/31~9/4 46:37 9월
216:10
9/7~11 53:02
9/14~18 51:22
9/20~24 50:21
9/28~10/2 49:14 10월
203:26
10/5~7 26:05
10/11~15 50:14
10/18~22 54:40
10/25~29 51:41
11/1~5 53:55 11월
208:57
11/8~12 48:43
11/15~19 44:46
11/22~26 43:59
11/29~30 17:34
4개월 합계 819시간 10분
1년 추정 2457시간 30분

▲ 숨진 이씨의 8~11월 출퇴근 기록 (단위:시간)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 취업자 연간 노동시간이 2241시간이었는데 이 씨는 이보다 200시간 이상 더 일했다. ‘하루 12시간, 주 52시간을 넘지 않았다’는 회사 주장과 달리 이 씨의 근무시간은 휴게시간을 빼고도 달마다 1주씩  52시간을 넘었다(붉은 글씨). 이 씨는 8월 셋째주(56시간 8분) 와 9월 둘째주(53시간 2분), 10월 셋째주(54시간 40분), 11월 첫째주(53시간 55분)에 주 52시간 이상 근무했다. 휴게시간을 빼고도 하루 12시간 이상 일한 날도 8월에 나흘, 9월에 닷새, 10월과 11월에 사흘씩에 달했다.

시외버스 기사 등 몇몇 직종에선 연 3천시간 가량 일하기도 해 이 씨의 노동시간이 양으로만 보면 극단적으로 많다고 할 순 없다. 그러나 이 씨의 불규칙한 근무시간을 보면 충분히 과로를 짐작할 만하다.

밤 10시 퇴근해 아침 6시반 출근

지난 8월 17~21일 이 씨의 일주일치 회사 입출입시간은 아래와 같다. 이 씨는 8월18일 밤 10시가 다 돼서 회사 문을 나섰다가 다음날(8월19일) 새벽 6시32분에 출근해 다시 밤 8시8분까지 근무하고 다음날(8월20일) 새벽 6시1분에 출근했다. 연속근무 5일째인 8월21일엔 새벽 3시29분에 출근했다.

날짜 출근 퇴근
8/17 11:14 23:56
8/18 10:44 21:55
8/19 06:32 20:08
8/20 06:01 19:26
8/21 03:29 13:21
휴게시간 빼고 주 56시간 8분

▲ 이 씨의 8월 17~21일 출퇴근시간

경기도 부천에 있는 이 씨의 집은 인천공항까지 차로 40km 남짓 거리다. 이 씨는 자기 차로 같은 조 동료와 함께 다녔기에 출퇴근 합쳐 1시간 반 가량 걸렸다. 출퇴근시간을 빼면 이 씨는 8월 18일 밤 집에 7시간 가량 머물렀고, 19일 밤엔 8시간 23분, 20일 밤엔 7시간쯤 머물렀다. 씻고 밥 먹고 나면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도 안 됐다. 대학 3학년생인 큰딸과 수능시험을 본 쌍둥이까지 세 자녀는 물론 아내와 가족사를 의논할 시간도 부족했다. 이 씨의 아내는 “남편이 밥 먹고 소파에 누운 채 잠들기 일쑤였다”고 했다.

밤 출근, 오후 출근 뒤죽박죽

이 씨의 출근시간대는 들쑥날쑥했다. 4개월 동안 제일 빠른 출근시간은 새벽 1시 37분이었고, 제일 늦은 출근은 오후 4시 29분이었다. 퇴근도 빠를 땐 낮 1시 반쯤이었다가 늦을 땐 자정을 넘긴 새벽에 회사 문을 나서기도 했다. 장시간 노동의 대명사인 교대근무자들이 보통 3~7일씩 규칙적으로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반복하는 것과 달리 숨진 이 씨는 출퇴근시간이 뒤죽박죽이었다. 이런 불규칙한 근무 스케줄은 전달 25일쯤 발표돼 이 씨의 생체리듬을 파괴했다.

특히 이 씨는 6인 1조로 구성된 근무팀의 조장이라 부담도 더했다. 회사가 내놓은 스케줄은 날씨 탓에 지연되는 비행기 이착륙을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나기 일쑤였다. 8월 10일 회사 스케줄엔 이 씨 조의 퇴근이 오후 4시였지만 실제 이 씨가 퇴근한 시간은 밤 9시 3분이었다. 무려 5시간 이상 차이난다. 지상조업이 밀려 이처럼 계획된 퇴근보다 3~5시간씩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도 잦았다. 9월 28일에도 스케줄상 퇴근은 16시30분이었지만 이씨의 실제 퇴근은 밤 9시 36분이었다. 게다가 이 씨가 일하던 램프여객팀은 거의 모든 작업이 야외에서 이뤄져 여름 더위와 겨울 추위에 큰 영향을 받았다.

밤 11시반 퇴근해 새벽 5시 출근

날짜 출근 퇴근
11/1 15:09 23:26
11/2 05:08 21:30
11/3 04:55 14:39
11/4    
11/5    
11/6 05:15 21:20
11/7 04:48 20:27
11/8 14:47 23:35
11/9 05:18 20:28
11/10 05:27 20:56
11/11    
11/12    
11/13 15:00 23:18
11/14 05:22 22:00

▲ 항공정비팀 A씨 출퇴근 기록

한국공항에는 이 씨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많았다. 항공정비팀의 A씨는 11월 6일 새벽 5시15분에 출근해 밤 9시20분까지 16시간 5분간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했고, 다음날 새벽 4시48분에 출근해 밤 8시27분까지 15시간 넘게 일했다. 이틀을 가혹하게 일한 A씨는 다음날 11월8일엔 오후 2시47분에 출근해 밤 11시35분에 퇴근했다가 다음날 새벽 5시18분에 출근했다. A씨의 통근시간을 1시간만 잡아도 A씨가 11월 8일 밤에 집에서 머문 시간은 4시간43분 밖에 안 나온다. 씻고, 먹고, 자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 5시간 안 돼

A씨는 극단적 출퇴근을 반복했다. 11월 1일에도 자정이 가까워 오는 밤 11시26분에 회사 문을 나서 다음날 새벽 5시8분에 출근했다. 11월 13일에도 밤 11시18분에 퇴근해 다음날 새벽 5시22분에 출근했다. A씨는 이런 극단적인 출퇴근을 1주에 한 두 번씩 반복했다.

이런 불규칙적인 장시간노동에 대해 한국공항 관계자는 “작업이 끝나도 카풀을 하려고 대기하기도 해 모두 작업시간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카풀을 해도 대부분 같은 조원끼리 하기에 대기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A씨는 11월 14일 스케줄상 오후 4시 퇴근인데 사원증에 태그된 퇴근시간은 이보다 무려 6시간이 지난 밤 10시였다. A씨의 다음날 출근시간은 새벽 4시15분이었다. 회사 주장대로 하면 다음날 새벽 4시15분쯤 출근해야 할 사람이 전날 오후 4시에 작업이 끝났는데도 차를 얻어타려고 무려 6시간이나 더 회사에 머물러 있었다는 소리가 된다. 노조 관계자는 “이런 경우 기상여건으로 이착륙이 지연돼 작업 자체가 늦게 끝나서”라고 말했다.

주 71시간 넘게 회사에 머물기도

A씨는 11월 둘째주 닷새동안 무려 71시간11분을 회사에 머물렀다. A씨가 11월 한달동안 회사에 머문 시간은 277시간에 달했다. 하루 1시간의 휴게시간을 빼도 A씨의 11월 노동시간은 255시간이 넘는다. 숨진 이기하 씨처럼 A씨의 8~11월 넉달치 실 노동시간에 3을 곱해 추정한 연간 노동시간은 3천시간이 넘었다. 긴 노동시간도 문제지만 들쑥날쑥한 출퇴근 시간이 과로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국공항의 램프화물팀 근무자들도 장시간노동의 연속이었다. 램프화물팀은 주 6일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팀의 B씨는 11월 1일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을 빼면 주 6일간 일하고 하루 쉬기를 반복했다. B씨는 한 주에 60시간 넘게 회사에서 머물렀고 하루 1시간의 휴게시간을 빼도 주 56~62시간 근무했다. 이렇게 B씨가 11월 한달동안 회사에 머문 시간은 270시간4분이었다.(퇴근카드를 안 찍고 나간 11월16일은 스케줄 근무만 인정) 휴게시간을 빼면 한달 245시간이라 B씨의 연간 노동시간도 3천시간에 육박했다.

날짜 출근 퇴근
11/1 연차
11/2 05:16 14:24
11/3 05:13 15:33
11/4 06:38 22:31
11/5 06:43 17:31
11/6 휴무
11/7 06:14 13:41
11/8 04:09 13:32
11/9 05:11 14:09
11/10 05:11 16:56
11/11 06:45 23:53
11/12 06:01 17:26
11/13 휴무
11/14 06:18 13:35
11/15 04:20 13:32
11/16 05:08 (13:38)
11/17 05:08 15:46
11/18 07:09 23:24
11/19 06:48 17:30
11/20 휴무
11/21 06:18 13:44
11/22 04:08 13:47
11/23 05:11 14:35
11/24 05:11 16:05
11/25 06:47 22:37
11/26 08:02 17:30
11/27 휴무
11/28 06:13 13:34
11/29 04:11 14:03
11/30 05:10 14:31
11월 합 270시간 5분 (휴게시간 포함)

▲ 램프화물팀 B씨 11월 근무기록

흑자행진에도 현장직만 176명 감축

한국공항과 대한항공은 둘다 한진그룹 소속이지만, 한국공항의 주식 절반 이상을 대한항공(임원 포함)이 소유해 사실상 자회사다. 최근 3년여(2014년~2017년 9월) 한국공항(주)의 경영실적은 모기업 대한항공의 부진 속에도 꾸준히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그런데도 직원 수는 오히려 줄었다. 특히 관리직(403명)은 그대로인데, 현장 작업자만 176명 줄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지부는 “지금 현재에도 기준 근무 대비 36명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연도 매출 순익
2014 4382 280
2015 4556 88
2016 4725 174
2017* 3595 182

▲ 한국공항 경영 (단위:억원. 2017년은 9월말까지 실적)

연도 2014년 2017년9월
관리직 403 403
현업직 2746 2570
합계 3149 2973

▲ 한국공항 직원 수 변화 (단위:명)

한국공항의 모기업 대한항공은 해마다 5천억 원 이상 적자를 이어오다 올들어 겨우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한국공항은 꾸준히 4천억 원대의 연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도 벌써 3분기까지 3595억 원의 매출로 연말까지 4천억 원대 매출이 무난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익도 한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다. 올해는 3분기까지 당기순익이 18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통틀어 낸 당기순익 174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한국항공의 2014년 대비 지난해 9월 현업 직원은 176명(2746명->2570명) 줄었고, 현업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도 3661만 원에서 3428만 원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관리직원은 403명에서 한명도 줄이지 않았다. 같은 기간 대규모 적자를 이어간 모기업 대한항공 직원은 145명 소폭 늘었다.

수화물 작업공간 허리도 못 펴

손님이 맡긴 수화물을 비행기에 싣고 내리는 과정은 모두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 좁은 작업공간에서 허리도 못 펴고 쪼그려 앉은 채 작업해야 한다. 비행기 화물칸은 높이 1.5m에 불과해 작업자들이 안에 들어가 쪼그려 앉거나 고개를 숙인 채 수화물을 하나하나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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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화물팀 한 작업자는 “쪼그려 앉았다가 반쯤 일어섰다가 하는 작업이 반복돼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고, 겨울철 혹한기엔 종아리 근육 파열 같은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

월급명세서엔 한달 연장근무 141시간

몇몇 근무자의 출퇴근 기록과 회사 주장은 큰 차이가 났다. 실제 근무자가 출근 태그를 찍은 뒤 작업장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이 시간을 모두 근무시간으로 계산하지 않아서 생기는 차이다. 근무자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조업에 사용할 컨베이어 등 각종 장비를 챙겨 작업장으로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 근무자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것만 근무시간으로 산정하면서 실제 출퇴근 태그기록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연장근무 시간산정 방식도 일부부서에선 출퇴근 태그가 아니라 스케줄표를 기준으로 근무자가 ‘연장근무 신청서’를 수기로 작성하면 이를 관리자가 임의로 판단해 인정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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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근무자가 제출한 11월 15일 <연장근무 신청서> ‘연장 사유’란엔 “휴게시간 미실시(조식)”라고 적혀 있다. 이 근무자는 밤 9시에 출근해 아침 7시까지 일하면서 회사가 밥 먹을 1시간씩의 휴게시간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 아래에도 ‘연장 사유’가 “조식 미실시”로 기록돼 있다. 근무시간만큼 연장근무을 기록하는 게 아니라 이처럼 근무자들이 쓴 연장신청서에 그룹장과 팀장이 결재를 해야 연장근무시간를 인정받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회사의 근무기록 전산망엔 무급휴무를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지만 인력부족 때문에 무급휴무일에 나와서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경우 전산망엔 연장근무시간이 기록되지 않고, 급여명세서에만 연장근무로 계산됐다. 이렇게 램프화물팀의 한 근무자는 회사 근무기록에는 없지만 한달 연장근무시간이 141시간이나 되는 11월 급여명세서를 받았다.

한국공항은 지난해 5월부터 인턴직과 맺는 근로계약서 내용 중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을 일부 바꿔 연장, 야간근로를 확대했다. 그동안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을 8시30분부터 17시30분까지 9시간으로 하고 1시간 휴게시간을 줬다. 그러나 2017년 5월부터 “사업주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법이 정하는 한도에서 연장.야간근로를 명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동의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었다. 부족한 현장인력을 벌충해온 인턴직에게 연장근로를 확대한 것이다.

비행기 청소, 손자회사 파업

한국공항은 수화물을 담당하는 (주)에스코리아와 비행기 객실 청소를 담당하는 EK맨파워(주), 세탁 일을 하는 (주)포트서비스 등 20개 하청(협력)사를 두고 있다. 이들 회사는 대한항공에서 보면 손자회사인 셈이다.

대한항공의 손자회사인 EK맨파워 청소노동자 200여 명이 12월 30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회사가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각종 수당을 기본급에 넣어 최저임금 인상분을 상쇄시켜 왔고, 비행기 스케줄 때문에 명절 연휴 때마다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1월 EK맨파워에 단시간 노동자 임금차별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파업 노동자들은 남녀 임금차별도 심하다고 주장했다.

EK맨파워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하루 기본 12시간 근무에 매일 추가 연장근무를 하고 있어 새벽 5시 출근해 보통 밤 8시간까지 근무한다. 한 달 평균 연장근무시간만 70~80여 시간이고, 비행기가 연착이라도 되면 24시간을 꼬박 공항에서 보내야 한다.

▲ 비행기 청소노동자들이 기내에서 30분만에 청소를 끝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 비행기 청소노동자들이 기내에서 30분만에 청소를 끝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비행기 청소는 보통 1개 조(비행기 크기에 따라 청소 노동자 3명-6명으로 구성)가 하루 평균 20여 대의 여객기 객실을 맡아서 한다. 한 대 청소에 할당된 시간은 20~30분에 불과하다. 이 시간에 오물통 비우고, 담요와 머리 시트 교체하고, 신문과 책자 채우고, 바닥을 진공청소한다. 늦어지면 원청이 회사에 패널티를 매긴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잠시 동안,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일한다. 대한항공을 정점으로 형성된 이런 다단계 하청구조가 한국 항공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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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10/24- 12:03
117
0

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함의

대통령이 왔다가니 인천공항이 바뀌었다?

 

한재영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팀 조직국장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5월 12일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90%라는 충격적인 고용 형태로 문제 사업장에서 새정부 1호 정책인 비정규직 제로의 정규직 전환 모범 모델로 탈바꿈했다. 대통령 방문 후 이제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국정감사, 토론회, 집회 등 문재인 정부에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이야기하는 모든 곳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 '인천공항의 경우'였다.

 

'인천공항'으로 시작해 혼란과 협소한 시야를 조장하는 아쉬운 기사들

 

언론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이슈에 스포트라이트를 계속 비췄다. 과유불급이었을까.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 인천공항 관련 보도들은 대중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점점 자극적인 문구(인천공항 정규직화 난장판, 친인척 못 넣으면 바보 등), 단순한 쟁점으로 점철되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고용인가 자회사인가. 공공부문 고용원칙을 바로 세울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하지만 언론사업 담당자로서 어떨 때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이 마치 직접고용, 자회사라는 골대에 골을 더 많이 넣어 승패를 가리는 게임처럼 중계된다는 느낌도 들었다. 거기에는 항상 관전평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익명의 공사 관계자, 익명의 노조 관계자, 익명의 부처 관계자, 익명의 현장노동자 등. 많은 언론에서는 직접고용, 자회사 규모에 대한 예상을 익명이라는 이름의 멘트로 내보내며, 판세 분석의 신빙성을 주장했다.

 

그런 기사들이 나올 때마다 당사자인 현장 노동자들은 혼란스러웠고, 노조의 전화기 벨 소리는 멈출 줄 모르고 울려댔으며 우리는 다른 중요한 부분들을 고민하고 토론할 시간들을 빼앗겨갔다. (물론 정론직필의 관점과 심층 취재로 정책의 어두운 부분을 밝혀주고, 약자를 대변하는 훌륭한 기사들도 많이 있었다.)

 

달리는 기차에서 잠시 멈춰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을 살펴볼 여유가 필요한 때

 

'직접고용 vs 자회사'에 대한 어마어마한 언론의 관심과 대조적으로 정규직 전환 정책이 갖는 다양한 함의에는 관심이 덜했다. 거의 없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 같다. 이 기회를 통해 언론에 잘 나오지 않지만, 놓치고 가지 말아야 할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의 함의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IMF 구조조정 20년, 신자유주의에 제동을 건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의 첫 번째 함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제동'이다. 1997년 외환위기 후 노동, 공공, 금융,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IMF의 4대 부문 구조조정이 관철되면서 한국사회에 신자유주의가 완전히 뿌리내렸다. 그 중 노동부문 구조조정의 경우 '노동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했고, 공공부문은 '민영화, 외주화'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역할을 민간으로 넘겼다.

 

우선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정책은 '고용 안정'을 통한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의 중단이라는 함의를 갖는다. '고용 안정'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사측의 책임 회피-비용 절감을 위한 비정상적인 간접고용 관행 청산이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언급한 것처럼 '상시지속업무은 정규직 전환'하는 방식, 즉, '진짜 사용자가 책임지는 고용관행'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노사 합의를 통해 자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예외를 악용하는 사례는 개선해야 할 지점) 전문경영기법이란 미명 하에 고용 불안, 저임금, 산재 은폐 등을 양산하던 아웃소싱 용역업체를 비정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고용 안정'의 또 다른 의미는 '국가 역할 정상화'에 있다. 인천공항은 2001년 10% 공영(공사 정규직), 90% 민영(용역업체 비정규직) 형태로 개항했다. 공공부문 외주화의 상징이었다.(MB정부는 그나마 남은 10% 마저 민영화를 시도했었다.) 이제 어떤 방식으로든 90%를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고, 국경을 관리하는 공항을 공공기관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상식이 이제야 구현되는 것이다. 인천공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2020년까지 공공성 강화에 복무할 파견·용역 10만3000개의 일자리가 민간에서 돌아온다.

 

촛불 탄핵 후 시험대에 올라 선 노동조합

 

정규직 전환 두 번째 함의는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 강화이다. 역할 강화는 우선 노동조합 규모의 확대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사람을 채용할 때는 제대로 대우하면서 하여야 한다는 '노동 존중 사회'의 정신을 구현"한다고 자기 존재 가치를 설명한다. 노동자를 '제대로 대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이드라인'은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과 '상시지속업무 종사자의 고용 안정'을 기준으로 제시한다. 임금, 복지 등 처우의 차별이 없다면 노동자 내부 경쟁이 완화되면서 단결력이 올라간다. 고용이 안정되면 불합리한 업무 지시나 인권 침해를 거부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을 2%대로 묶어뒀던 '차별-경쟁'의 자물쇠가 풀릴 것이다. 실제 인천공항의 경우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 2400명이던 민주노총 조합원이 3700명으로 증가했다. 전환 후 대거 가입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확대되는 노조는 국가의 운영 원리,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부여받게 될 가능성도 높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기존 '차별-경쟁'으로 지대이익을 누려온 세력의 방해, 탄압 역시 동시에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자회사를 만들고, 직접고용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인천공항과 정규직 정책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보수언론들이 바로 그 대표 사례다. 노조로 뭉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공부문에서부터 한국 사회를 규율해 온 '차별-경쟁'을 '평등-단결'로 대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공항에서 '직접고용 제로' 정책을 주장하는 공사 규탄 집회에 1300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운집했다. 3교대를 감안하면 전체 노동자 2,3명 중 1명이 참석한 놀라운 수치이다. 공공부문 전체적으로 이런 상황은 확대되고 있으며 민간으로의 확대까지 이어져야 한다.

 

노조의 역할 강화 이면에는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 정규직 전환을 노조에 마냥 기회로 볼 수만은 없다. 이미 헬조선의 무한경쟁으로 파편화 된 청년들 사이를 비집고 자리를 차지한 '시험만능주의', 임금과 고용 안정의 격차 해소를 기피하는 '정규직 특권주의' 등을 전환 과정에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는 이미 피할 수 없는 노조의 과제로 드러나고 있다.

 

노동자 전체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가장 헌신적으로 투쟁하고, 가입 비율이 가장 높은 조직이만 열악한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길 동시에 요구받고 있기도 하다. 전환 대상 21만 명은 현재 노조에 가입해있는 노동자들의 평균 처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열악한 축에 속한다. 이들의 신규 가입을 이끌어내고 노조의 주체로 만들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라와있다. 노조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투여해 조직 확대를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비정규직 노조가 꾸준히 성장하고, 전환 이후 급격한 조직 확대가 가능했던 것도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차원의 집중과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환 대상자들을 얼마나 노조가 품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따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노동자계급 전체를 대변하는 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정규직 전환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연내 합의를 위해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 합의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이다. 전환 이후 새로운 교섭체계의 모범 마련, 안전한 공항 만들기, 인천공항 내 민간 비정규직에 대한 조직화와 처우 개선, 정규직과의 화학적 통합 등 본격적인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이제 겨우 한 발 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금 그 긴 여정을 헤쳐 나가기 위해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는 중이다.

 

한재영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팀 조직국장은 '제대로 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위한 대책회의' 대변인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위한 대책회의는 중요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위해 공공운수노조 중앙, 인천본부, 인천공항지역지부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가 만든 임시 대응 기구입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7/12/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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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소년의 51.1%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대학 이상의 교육을 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좋은 직업은 무엇일까요? 내가 하고 싶은 일? 소질과 적성에 잘 맞는 일? 임금을 많이 주는 일?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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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호 희망이슈 ‘N개의 일을 상상하다’에서 청소년 진로탐색 관련한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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