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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시리즈 칼럼12] 주민투표ㆍ주민소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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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시리즈 칼럼12] 주민투표ㆍ주민소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익명 (미확인) | 화, 2018/01/09- 10:03

주민투표ㆍ주민소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허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후발선진국?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49년 지방자치법을 만들어 놓고도, 정작 지방선거는 1952년 봄 전쟁 통에 치러졌다. 그것도 당시 이승만대통령이 야당의 도전을 막기 위해 지방의회를 이용하려는 의도에서였다. 5.16군사쿠데타 후에는 지방자치는 법은 있어도 죽은 제도였다. 유신정권과 전두환 군사정권은 지방자치를 행정능률과 권력독점에 방해되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래서 통일 후에 하자, 재정자립도 보아가면서 하자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헌법 부칙조항에 넣었다.

지방자치가 다시 실시되기 위해서는 숱한 민주열사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1987년 민주화 투쟁의 결과 겨우 지방자치가 소생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도 중앙권력은 지방선거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방자치 전문가들이 헌법소원을 내고서야 겨우 1991년에 지방의회선거를 할 수 있었다. 참으로 중앙권력자들이 지방자치 및 분권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제도는 도입 따로 실행 따로인 경우가 많은데, 지방자치역시 그랬다.

지방자치에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그렇다. 1995년 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소생한 지방자치는 그러나 점차 지방선출직들의 정책독선과 일탈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주민들의 지방자치 참여를 확대하고, 또 대의민주주의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민투표(2004년), 주민소환(2006년), 주민소송(2007년)이 차례로 도입되었다. Smith & Tolbert(2004)가 직접민주주의의 3각 편대라고 칭한 것들을 모두 도입한 것이다. 주민투표의 예를 들면, 우리는 주민투표법 7조 1항에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으로서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본의 경우는 어떤 특정 자치단체에 적용되는 법률을 제정할 때만 주민투표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주민투표제도가 훨씬 앞선 것이다. 제도만으로 보면 실로 지방자치 제도의 후발선진국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주민투표.주민소환 등의 운용 실상은?

하지만 이들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사용실적은 극히 저조했다. 그동안 주민투표나 주민소환 등이 운용된 모습을 따라가 보자.

주민투표는 2004년에 법제환 된지 1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8건 만이 실시되었다. 한해 0.6건 정도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투표는 했지만 투표자수가 1/3이 안되어 미개표 한 것이 1건(서울시 무상급식지원범위에 대한 주민투표), 주민투표 청구단계서 실패한 것이 2건이다. 실제 주민투표 결과가 나온 것은 5건에 불과하다(행정안전부, 2017년 7월 31일 통계).

주민소환은 실시 10년여에 투표가 실시된 것은 8건에 불과하고, 미투표로 종결된 것은 78건에 달한다. 투표가 실시된 것 중에서도 소환에 성공한 것은 하남시 의원 2인이 화장장 건립추진과 관련하여 소환된 것이 전부이다.

한편 주민소송은 11년 실시 역사 중에서 33건이 시도되었는데. 이중 31건이 종결되었고, 7월 현재 2건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종결된 주민소송건수 중 원고인 주민이 승소한 것은 2건에 불과하다(일부승소 2건).

이를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보자. 우리의 경우는 주민소환의 청구대상자가 장과 의원에 국한된다. 일본은 주민소환이라 하지 않고, 해직청구라 한다. 장과 의원에 대해 해직청구를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주민투표를 한다. 다만 일본은 장과 의원이외에도 부단체장, 선거관리위원, 감사위원 및 공안위원, 행정구의 청장 등에 대해서도 해직청구가 가능하다. 후자의 경우는 지방의회에서 2/3출석 3/4동의로 직을 잃는다. 요컨대 주민들이 장과 의원만이 아니라 공직 전반에 걸쳐 직접 징벌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청구대상자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것이 한국 주민소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국회의원의 소환제도가 없는 것도 한국정치의 큰 문제이다).

일본의 경우 해직청구가 성립된 것을 살펴보면(2006-2014), 2013년에 의원 1건. 2014년에 장 1건이 성립. 2012년에 장 4건이 성립. 2007년에 장 2건 성립, 2006년에 장 1건 성립 등 비교적 여러 사례가 있다(일본, 총무성 자료 각 연도. 해직의 청구건수 및 결과). 이 중 2007년에 성립한 도찌기 현의 이와후나정(후에 도찌기시에 통합)의 경우는 장이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가 찬성임에도 불구하고 합병협의회를 폐지시킨데 대하여 해직청구가 이루어져서 받아들여졌다. 같은 해 찌바현 쪼시시의 시장의 경우는 시립종합병원의 폐지를 강행한 것에 대하여 시민들이 공약위반을 들어 해직청구 투표를 요청하고 해직을 시킨 것이다(아래 표 참조).

그렇다면 일본의 해직 청구요건이 더 까다로울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경우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은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 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이상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한편 일본의 청구요건은 유권자의 3 분의 1(유권자수가 40 만 명 초과 80 만 명 이하의 경우에는, 그 40 만을 넘는 수에 6 분의 1 을 곱한 수와 40 만에 3 분의 1 을 곱한 수를 합산한 수) 이상의 서명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시정촌장)의 해직을 요구할 수 있다. 50만 명의 유권자가 있다면, 한국은 7.5만의 서명이 있어야 청구가 가능한데, 일본은 14.9만 명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주민소환만 놓고 보면 청구요건이라는 제도상의 문제는 일본이 더 크다. 일본의 해직청구요건은 더 까다롭지만, 장과 의원 등에 대하여 주민소환이 성립되는 경우가 한국보다 월등히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관련 법령의
개선과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의식 필요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들 수 있었다. 하나는 한국의 직접참정제도가 너무 경직되게 운영되는 것과 둘째는 한국의 유권자들의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에 대한 참여의식이 개선되어야 함을 들고 싶다.

먼저 경직된 운영의 측면을 살펴보면, 주민소환이든 주민투표이든 청구서명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민등록번호를 적도록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허훈ㆍ정재화, 2017). 우리의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하는 것은 재산상이나 신분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직결된다. 주민투표안건이나 주민소환에 동의하여 서명하려하다가도 되돌아올 막연한 두려움에 서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얼버무리는 식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주민의 직접참정권을 행사하는 데까지 엄격하게 주민등록번호를 적지 않았다고 하여 유효서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이다. 청구자요건수는 일본보다 적은 수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서명을 받기 어려워 청구요건을 채우기가 극히 어렵다. 그러므로 서명부에 주민등록번호를 쓰는 대신 출생연도를 쓰는 것으로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크다.

둘째, 서명청구운동방법에도 문제가 발생하였다. 주민소환운동의 방법을 정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9조는 서명부를 사용하여 구두로 요청하는 외에는 다른 방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청구대상자의 서명반대 활동에는 사실상 어떤 규제도 없다. 청구원인이 되는 사항에 대하여 공무원이 이를 설명하거나, 그 자신이 관련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어떤 일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반면 소환운동그룹은 어떤 홍보물도 만들 수 없다. 주민투표의 경우에도 야간집회나 호별방문을 규제하는 등 너무나 엄격히 투표관리를 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제도장벽으로 나타나게 되어 서명부를 미제출하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따라서 관련법 조항을 수정하여 서명청구운동의 제한을 완화하여야 한다.

셋째, 서명요청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현재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청구인대표자와 그가 위임한 서명요청권자 즉 수임인이다. 그런데 이들 수임인에 대하여 지나치게 까다롭게 자격을 부여한다. 즉,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18조 3항은 공직선거법 60조 1항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대한 규정을 그대로 인용하여 서명을 받는 수임인 자격을 부여한다. 이는 선거의 공공성 또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공공활동을 하거나 국민 될 자격이 없는 자를 배제하는 것이다. 주민소환에는 통, 리, 반장 및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이 수임인 자격이 없기에 이들이 포함되었는지를 알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모든 수임인을 시청에 확인함으로써 비밀투표에 관한 원칙을 벗어나고 있다. 법률 혹은 시행령에 수임인 자격여부 확인에 관해 비밀보장의 원칙을 정하여야 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하여 한국의 유권자들의 정치참여의식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임을 일본의 사례를 비추어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주민소환사례에서 보듯이 주민소환서명운동을 하다가 서명부 미제출이나 스스로 각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점은 거꾸로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물론 ‘질러 놓고 보자’식의 소환청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꼭 소환되어야 할 선출직까지 시민들이 투표성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중도 포기하는 것이다. 서명부를 받기가 어렵더라도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직접적이고도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주민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지역의 현안에 대해 고민하여 적극적으로 주민투표를 성립시키고, 선출직들의 일탈을 막기 위하여 주민소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최종보루로서 시민들이 하여야 할 역할인 것이다.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의식인 셈이다.

참고문헌
Smith, D. A., & Tolbert, C. J. (2004). Educated by initiative: The effects of direct democracy on citizens and political organizations in the American States. Ann Arbor: The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허훈ㆍ정재화(2017). 시민정치도구로서의 주민소환운동 경험과 평가. 한국지방자치학회보. 28권3호: 77-104.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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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우리들이야기(2)]

‘삼시 세끼’보다 ‘함께 한 끼’를 하자!

 

박만규 아주대 불문과 교수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소위 ‘방콕족’이 되었다.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이 말은 방에 콕 처박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뜻하는 약어이다. 그런데 이보다는 약간 더 활동 범위가 넓은 사람은 ‘동남아족’이다. 이는 동네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방콕이건 동남아건 ‘삼시 세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그런데 왜 ‘삼시 세끼’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는 하루에 세 끼를 다 챙겨 먹는다는 뜻으로, 본래 우리 민족이 두 끼를 먹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여 나타난 말로 추정된다.
기록에 보면 과거에 한국인은 아침과 저녁, 두 끼를 먹었다. 1123년 고려 중기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보면 고려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18세기 후반 조선 후기에 이덕무가 쓴 문집인 『청장관전서』에도 우리 선조들은 두 끼를 먹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여러 끼를 먹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게 하는 몇몇 문헌들을 볼 수도 있으나 이들은 간식의 개념들로서 오늘날의 주식의 개념이 아니므로 논외가 된다.
사실 우리말에 식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고유어로 된 말은 ‘아침’과 ‘저녁’밖에 없다. ‘점심(點心)’이라는 말은 한자어이다. 이는 점심이 아침과 저녁 식사의 두 끼 체계 이후에 도입된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리고 그나마도 처음에는 정식의 식사가 아니었다. 선불교(禪佛敎)에서 ‘마음에 점을 찍는’ 혹은 ‘마음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먹는 ‘간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점심(點心)’을 북경어에서는 ‘디엔신(diǎn-xin)’이라고 하지만, 중국 남부의 광동어에서는 ‘딤섬(dim-sum)’이라 하는데, 홍콩이나 대만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만두 같이 생긴 간식이다. 지금은 그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만, 원래는 주로 점심경에 먹었다.
이제 ‘끼니’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자. ‘끼니’는 ‘끼’에 접미사 ‘니’가 붙어 나온 말인데, ‘끼’는 본래 ‘때’, 즉 시(時)를 뜻하던 말이다. 이렇게 보면 ‘삼시 세끼’는 ‘그때 당시’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겹말’이 된다(‘그때’가 한자어로 ‘당시(當時)‘이니까).
그러니까 본래 ‘시간’을 뜻하는 말이 ‘밥’을 뜻하는 말이 된 것인데, 이는 ‘아침’, ‘저녁’과 똑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와 “저녁에 날이 쌀쌀하다”에서 볼 수 있듯이 본래 ‘아침’과 ‘저녁’은 하루 중의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던 것이 “아침 먹었니?”나 “저녁이 참 맛있었어” 할 때처럼, ‘아침’과 ‘저녁’이 각각 ‘아침밥’과 ‘저녁밥’이라는 끼니를 뜻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 민족은 ‘시간’으로부터 ‘끼니’를 곧잘 끌어낸다.
물론 ‘점심’의 경우는 이들과 반대로 ‘끼니’에서 ‘시간’으로 간 반대의 행보를 보이지만, 이는 대세를 따라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고, 시간과 끼니가 서로 잘 동조화되는 개념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사실은 동반을 뜻하는 부사 ‘함께’도 ‘끼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끼’가 본래 ‘때’를 뜻하므로 ‘한 끼’는 ‘한 때’를 뜻하였다. ‘한 때’란 ‘한 순간’, 즉 ‘동시(同時)에’라는 뜻이 된다. 이 ‘한 끼’가 음운 변화를 거쳐 현대 국어의 ‘함께’가 되었다. 일을 ‘함께’하는 것이나, 뜻을 ‘함께’하는 것은 ‘한 끼’에, 즉 ‘한 때’에 하는 것이다.
요컨대, ‘시간’에서 ‘끼니’가 나왔고, ‘한 끼’에서 ‘함께’가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민족은 ‘시간’에서 ‘밥’을 끄집어내고, 또 시간에서 ‘동반’과 ‘협동’도 추출한 셈이다.
그런데 내게 흥미로운 것은 이 ‘시간’을 매개로 하여 ‘밥’과 ‘협동’이 다시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 사람의 친소관계를 알아보려면 밥을 같이 먹는 사이인지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빠른 것 같다. 일은 같이 하여도 밥은 굳이 같이 먹고 싶지 않은 사이가 있다. 밥은 정말 가깝고 편한 사이라야만 함께 먹고 싶어진다. 친하지 않은 사람과 밥을 먹으면, 밥맛도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소화도 잘 안 될 수 있다.
프랑스어에는 ‘매우 친한 친구’를 뜻하는 단어로, 그러니까 우리말로 ‘절친’에 해당하는 단어로 copain(꼬뺑)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co(함께)와 pain(빵)이 결합한 단어로, 함께 빵, 즉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다. 우리말에도 ‘한솥밥을 먹다’라는 관용표현이 있다. 함께 생활하며 집안 식구처럼 가깝게 지낸다는 뜻이다. 여기서도 먹는 행위가 인간에게 얼마나 친밀함을 전제로 하는 행위인지를 알 수 있다.
‘식구(食口)‘라는 말도 그러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한국식 한자어로서, 지금은 일본식 한자어인 ‘가족(家族)‘에 밀려 일부 구어에서만 쓰이고 있지만,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가족을 가리키는 기본적인 말이었다. ‘식구(食口)‘라는 한자어의 구성을 보면 밥을 먹는 입이라는 뜻인데 이것이 환유적으로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사실 우리 민족에게 가족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혈연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끼니를 함께하는 공동체로 개념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한 끼’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어원적으로도 겹말일 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관점에서도 동어반복인 것이다.
요즘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여야 하므로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삼시 세끼’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밖에서 친한 사람과 ‘함께’ ‘한 끼’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그 사람도 식구가 된다!

금, 2020/09/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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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 지역이야기]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은행 역할 강화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지난 9월 부산에서 중앙경실련, 부산경실련,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산은행 지부가 공동으로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은행 역할 제고와 제도 개선 간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은행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지방은행은 지방 도시에 본점을 두고 그 지역의 기업이나 시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금융 활동을 하는 은행입니다. 금융의 지역 분산과 지역균형 발전 등을 이유로 1967년 설립되어 광역시·도 단위의 10개가 설립·운영되었으나, 외환 위기 등을 거치며 인수 합병되면서 현재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곳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지역밀착형 관계 금융을 통해 명실상부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정부나 지자체의 지방은행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여, 일반 시중은행과의 불공정한 경쟁에 내몰리는 등 본연의 설립 취지도 몰각되며 존립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방은행 문제는 지방에 국한된 문제를 넘어, 지역 금융생태계 보호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해 국가 경제의 균형 발전을 지향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재 적극적 대안 모색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방은행의 역할 강화를 위해서 몇 가지 고민을 던져 봅니다.

중소기업 대출 비율 준수 시 인센티브 확대입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금융 참여를 높이는 정책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금융기관 선정 시 지방은행 1곳 의무 참여를 규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한국은행 C2 자금에 대한 차입금리 우대 적용입니다. 지방은행이 한국은행 금융 차입 시 타 금융기관에 비해 차입금리 일정 부분을 우대 적용하여 지역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에 진출해 있는 공공기관 지정 지방은행 기회 제공입니다.
각 지역별로 공공기관들이 이전되어 있습니다. 부산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여러 기관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주거래은행 입찰 경쟁 시 지방은행에 기회를 제공하여 지역 자금중개 기능 역할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지방은행이 기업 창업·성장·성숙 단계별 지원 시스템을 법제화하는 겁니다.
지방은행만 생존하는 것이 아닌 지역의 중소기업과 지방은행의 상생방안 모색입니다. 지방은행이 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업무 역할을 넘어 중소기업을 발굴 성장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발굴,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 등을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을 지방은행으로 법제화하는 겁니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금고 중 2019년 현재 NH농협이 67.9%, 시중은행이 17.7%, 지방은행이 14.4% 차지합니다. 현 정부에서도 시금고 지정 시 과다한 협력 사업비 경쟁을 우려해 2019년 금고지정 지침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협력사업비 또는 이자 경쟁이 금융기관별로 경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시금고 평가에서 지역 재투자 제도를 활성화해 지방은행에 대한 배점을 확대하는 정도로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 시 지방은행으로 법제화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방은행 스스로 자기혁신 개선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디지털화 시대에 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지방은행 스스로 지역밀착 경영 확대,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운 지역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금융 지원, 포용 금융 등을 확대해야 합니다. 지방은행 내부 혁신도 필요합니다. 기존 관행대로 학연·파벌, 이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지방은행 사회공헌 활동 변화가 필요합니다.
자산 규모,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규모는 시중은행보다 큽니다.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도(부산은행 13%, 대구은행 14%, 광주은행 11%, 경남은행 11%, 국민은행 12%, 신한은행 10%, 우리은행 9%, 하나은행·농협 7%. 2019년)입니다. 지방은행이 지역사회와 함께 한 상생 공존 노력은 높게 평가됩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지방은행은 기부나 사회공헌 활동에 수동적 모습이 많습니다. 환경, 임대주택, 청년 창업 및 일자리 창출, 빈곤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공헌 활동이 필요해 보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금, 펀드 조성이 중요해 보입니다.

지방은행의 역할 목적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 목적과 역할에 다하기 위해서라도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방은행의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법 개정,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지방은행 스스로 혁신도 있어야 합니다.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월, 2020/11/2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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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11,12월호]

새해의 다짐을 잊지 말아야

윤순철 사무총장

새해가 되면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을 갖는다. 신축년을 맞아 국가를 이끄는 분들의 신년 인사가 언론을 장식하였다. 신년사를 보면 한해가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할 수 있어 나름 중요한 대목을 살펴보았다.

408만 명이 시청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신년사는 지난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고 했던 것과 달리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과를 했다. 그리고 “수출과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 전망하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정치권은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사회통합과 국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비전을 세우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당동벌이(黨同伐異)를 떨치고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를 보여야 하겠습니다. 당리당략을 넘어 민생(民生)·통합(統合)·평화(平和)·안전(安全)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당부하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새해에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확대하고 바람직한 상고 제도 개선 방안 마련,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행정 구조 개편이 제도적으로 완성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새해에는 국민이 지켜온 희망의 불씨를 정부가 앞장서 살리고 키워내겠다. 우선 백신과 치료제 도입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해 나가겠다. 국민이 함께하는 참여방역의 에너지를 모아 이번이 코로나19와 싸우는 마지막 겨울이 되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하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미 우리는 전환의 시대에 진입해 있었다. 코로나19는 전환을 더 가파르게 만들었다. 전환에는 혼란과 불안이 따른다. 새해에는 코로나19의 상처를 ‘회복’하며, 새로 ‘출발’해야겠다. 국민의 연대와 협력을 얻어가며 코로나19를 잡겠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로 민생을 살리겠다. 기업들을 도우며 경제를 새로 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21년 국민의 힘이 국민께 힘이 되고, 새로운 희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제구포신(除舊布新)의 자세로 변화하고 혁신하겠다. 국민과 하나 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를 정상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였다.

정의당은 “2021년을 코로나 위기 극복의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위기 극복, 소득과 일자리 등 존엄이 보장되는 사회, 낙태에 죄를 묻지 않는 나라, 누군가의 정체성에 시비를 걸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정의당은 국민과 함께 걸어가겠다”고 다짐하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올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 경제의 빠르고 강한 경기반등과 도약을 꼭 이루겠다”하였고, 공정래위원회는 ‘공정이 뿌리 내린 활기차고 따뜻한 시장 경제’를 내걸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집값 걱정과 전월세 문제 등으로 힘겨워하는 국민의 근심을 덜어드리는 일을 비롯해 국민께 새로운 꿈과 희망을 드리도록 한 걸음 한 걸음 씩씩하게 나아갈”것이라 하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우리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대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보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에 남북협력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만 있다면 하반기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제 궤도에 본격 진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새롭게 시행될 형사사법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야한다. 새로운 형사사법 절차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길 바랐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을 강조하였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분들의 신년 각오가 실현된다면 정말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하지만 신축년을 맞이한 지 1개월도 안된 이 시점에 이미 허언이 한 분도 있다. 땀 흘리며 정직한 꿈을 꾸며 하루를 살아가는 시민들을 더 이상 실망 시켜선 안 된다. 신년 인사를 잊지말고, 제발 독선과 아집 그리고 배제를 버리고 대화와 타협, 선의의 경쟁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

화, 2021/02/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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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시사포커스(3)]

무엇이 서울아파트, 전세가를 끌어올렸나?

 

윤은주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잘못된 정책으로 전세대란을 불러일으킨 정부가 지난 11월 19일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며 전세임대, 매입임대를 11.4만호 늘리겠다는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포장만 임대인 가짜 임대를 늘리겠다는 것에 불과해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년간 공공임대, 공공주택으로 볼 수 있는 가구수는 연간 1.8만 호 늘었다. 정말 서민에게 필요한 공공주택은 연간 2만호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가짜임대로 11.4만 호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공공전세 역시 현재 재고량은 3.3만 호이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2,638호(사업승인 기준) 공급한 수준이다. 이제 와서 단기간에 11.4만호 를 늘리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 심지어 재벌 계열사 등이 보유한 손님 끊긴 호텔과 법인보유 상가 사무실을 가격검증 절차 없이 고가에 매입해 공공의 자금을 재벌 등에게 퍼주겠다는 계획까지 포함돼 있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실련이 1993년 이후 서울 주요 아파트단지의 아파트값과 전세가를 조사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한 시기에 전세가도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별로 분석한 결과, 아파트값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전세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1993년 강남 아파트값은 30평 기준 2.2억(평당 739만)원이었다. 1999년까지도 3억 원 미만이었다. 하지만 2020년 현재는 21억(평당 6,991만)원까지 상승했다. 30년 동안 18.8억 폭등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이 올랐는데, 두 정부에서만 13.9억 원 상승했다.

전세가는 1993년 8천만(평당 279만)원에서 2020년 7.3억(평당 2,436만)원으로 30년간 6.5억 상승했다. 정권별로는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만 3.4억원 상승해 두 정부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이 상승하면 결국 전세가도 뒤따라 동반상승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강남, 비강남 모두 전세가가 가장 많이 올랐던 박근혜 정부의 임기말 전세가는 참여정부 임기 초 집값을 뛰어넘었다. 만일 참여정부 이후 집값이 안정됐더라면 이후 전세가의 가파른 상승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전세가는 집값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책변화에 따른 아파트값, 전세가 변화도 살펴봤다. 분석 결과,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됐을 때 아파트값, 전세가 모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는 1970년대 선분양제와 함께 도입되어 2000년까지 30년 동안 집값을 안정시켰다. 아파트값도 1993년 이후 1999년까지 강남은 3억 미만, 비강남은 2.1억이었다. 전세가는 강남, 비강남 모두 0.8억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0년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상승하여 노무현 정부 말 2007년 아파트값은 강남 12.3억, 비강남 5.8억으로 폭등했다. 2008년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며 아파트값이 하락했지만 2014년 폐지되며 2020년 강남 21억, 비강남 9.4억으로 다시 치솟고 있다. 전세가 변동도 아파트값 변화와 같았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2000년 이후 2007년까지가 상승률이 강남 115%, 비강남 92%로 가장 높았고, 상승액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2014년 이후부터 2020년까지가 평당 강남 2.5억, 비강남 1.4억으로 가장 높았다.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전세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결국 집값이고, 집값은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전세가 상승은 아파트값 상승을 따라가고, 아파트값 상승은 분양가상한제라는 정부 정책의 영향을 따라가는 것이다. 따라서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도 집값 거품부터 제거해야 한다. 지금처럼 아파트값 상승을 막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전세가 상승은 피할 수 없다. 경실련은 정부와 국회가 즉각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작년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키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지난 7월 31일부터 시행중이다. 하지만 임대차 3법 중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전월세신고제는 시스템 준비를 이유로 1년 유예시켜 시장의 혼란만 부추겼다. 임대차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투명한 임대차 거래 관행을 확립하지 않고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정부가 정말 전세난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올해 6월까지 기다리지 말고, 2개월 이내 전월세신고제를 당장 시행해 임대차 계약 실태부터 파악하고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임대차 3법에는 세입자들의 가장 큰 피해인 보증금 피해를 막을 대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법원 경매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2019년 8월까지 세입자가 사는 집이 경매에 넘겨진 경우가 2만 7,930건에 달했고 이중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는 40.7%에 달했다. 깡통전세 세입자 10명 중 4명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 갭투자 등으로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늘어나며 임차인의 재산적·정신적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 빨리 세입자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보증금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대차 계약기간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지체하는 경우에 임차인의 주거권과 실질적인 임차보증금반환청구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게 임대보증금반환보장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증수수료도 임대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임대보증금 의무보증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 무주택 세입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의 빠른 대책을 촉구한다.

화, 2021/02/0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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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5,6월호 – 특집. 땀보다는 땅, 주식, 코인?(2)]

가상화폐는 재테크 자산의 수단일까? 통화거래의 수단일까?

가상통화의 개념, 활용, 도입, 규제 방안에 관한 소고

글 정호철 경제정책국 간사
감수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들어가며
지난 4월 14일,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7% 뛰면서 6만 달러 선을 돌파했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현재 청년층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도표 1>.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대체하는 신종 알트코인(altcoin)들이 등장하면서부터 거래소 해킹, 폐쇄, ‘먹튀’ 등 각종 사기 피해도 잇따른 가운데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보장”이냐 혹은 “거래규제”냐를 두고 뜨거운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경제적 자유(신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정부가 개입해 매매거래까지 전면 금지시키는 것은 부당하며, 매매차익에 대해 정당히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가가 개인의 정당한 투자자산으로서 가상자산 거래를 보장하고 관련 피해로부터 국민의 투자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실물경제의 관점에서 가상화폐는 실물가치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에 올바른 투자자산이나 금융자산으로서 투자가치를 인정될 수 없으며, 개인의 정당한 투자자산으로 보더라도 통화, 증권, 채권과 같이 국가가 나서서 보호할 만한 공공의 이익, 신용가치 및 거래가치가 제한적이고, 오히려 사인 간의 투기적 거래에 의한 자산증식의 수단으로서 남용되거나 자금세탁의 수단으로서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억제하고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급결제의 관점에서 가상화폐는 중립적인 교환가치 지닌 혁신적인 통화수단으로서 이용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투기를 억제하고 올바르게 도입된다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고는 가상통화1)의 개념, 활용, 도입, 규제 방안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가상통화의 개념과 성격
우선, 가상화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성격, 기능, 경제성 면에서 개념이 불분명하고 관련 기술이나 정보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경제 가치와 관련 기술의 현존성을 간과한 잘못된 오해이다. 가상화폐는 분산원장 기반의 암호화폐, 즉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본위화폐로 삼아 민간에서 발행·유통되는 디지털 상품, 서비스, 자산 ‘가치의 전자적 표시(digital representations of value)’로서 가격의 도량(度量)기준이 되는 경제적 가치척도를 반영하는 가상통화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IMF(2016)의 분류체계에 따르면, 가상통화는 교환가능성(convertible)을 갖는 실물경제의 상품, 서비스, 자산과도 교환이 가능한 통화이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와 달리 탈중앙집중식통화(decentralized currencies)로서 특히 사인 간 디지털 상품, 서비스, 자산을 이전시키기 위해 가상통화를 발행하거나 또는 통화거래를 승인·요청하면 다수의 제3자들에게 분산된 해시값들과 비교·대조하여 통화거래의 지분증명(proofof-stake)하거나 통화발행의 작업증명(proof-ofwork)하는 인증 절차를 거쳐 관련 거래나 통화발행 정보가 기록·저장된 공공거래장부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해시 함수와 값을 생성하는 암호화화폐(cryptocurrency)이다<표 2, 3>.

대표적으로, 비트코인(Bitcoin, BTC)이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암호화폐에 해당한다. 이러한 가상통화의 발행가치와 거래가치는 무작위로 선정된 제3자들의 ‘지분증명’과 ‘작업증명’에 대한 보상, 즉 사인간 지급결제 과정의 인증 절차에 무작위로 참여를 요청받은 증명인들(소위 “채굴자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지급결제 수수료로부터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 이 같은 참여자들이 중앙은행의 청산결제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국가가 독점하는 법정통화보다 가상통화가 갖는 큰 장점은 보안성 면에서 위조화폐 발행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작업증명과 지분증명의 신뢰성이 더 높은 정직한 증명인에게 더 많은 참여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경제성 면에서 더욱 정직한 증명인들 양산하여 이들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통화의 신뢰성을 더욱 증진시키고 지급결제 수수료를 보다 낮춰 거래와 유통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안정성 면에서 국제거래간 달러화와의 변동환율(즉, 브레튼 우즈 체제 내 변질된 현행 국제통화제도: 미국 국채와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본위제도)을 본위로 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채권금리, 기준금리, 환율변동 등으로부터 민간경제의 독립성과 평등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타국의 도덕적 해이에 의한 금융위기가 경제위기로 시스템 전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비트코인이 탄생했던 것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가상통화를 사용하는 참여자들이 많아질수록 보안·신뢰·경제·안정·독립·평성성이 더욱 증진될 수 있다.
 
가상통화의 활용례
또한 가상화폐에 반대하는 가상자산은 공신력을 갖는 시장을 통해 통화, 증권, 채권과 같은 청산결제와 지급지시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인들 간의 교환을 매개로 지급결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가 보호할만한 공공의 이익이나 신용가치가 낮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신용가치와 관련 기술의 현존성을 간과한 잘못된 오해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부 금융기관 및 대형기업들을 중심으로 가상통화를 활용한 여·수신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일례로, 신용카드 시장만 하더라도 비자, 마스터 등의 글로벌 주요 카드사를 중심으로 자사의 지급결제망에 암호화폐를 차용하거나 직접 결제도 가능한 신용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등 가상통화 활성화로 인하여 예상되는 여신금융시장과 전자지급결제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글로벌 상거래시장에서 민간기업의 실물자산이나 각국의 법정통화와 연동시켜 가격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통화안정증권이나 자산유동화증권 형태의 신종 암호화폐인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도 개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가 차원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를 개발·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 역시 내년 1월까지 디지털화폐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마쳤고 파일럿 테스트 중이다.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 및 투기 억제의 필요성
물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같은 중앙집중식통화와 달리 교환형가상자산의 경우 별도의 청산결제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그림자금융(ShadowBanking System: 제도권 금융망 밖에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신용중개시스템)처럼 자금세탁의 우려가 있다. 또한 이는 가상통화와 달리 통화발행량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투기 억제에도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사인 간의 투기적 거래에 의한 자산증식의 수단으로서 남용되거나 자금세탁의 수단으로서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블록체인을 대체하는 신종 알트코인들의 경우 일부는 블록체인 기술이 없는 “탈집중식 교환형가상자산”으로서 디지털 전환의 기술이나 거래 네트워크와 관련된 시장 정보가 부족해 암호화폐 투자를 빙자한 다단계 사기에 거래소까지 동원되고 있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알트코인 등 신종 가상자산들은 현행법상 금융투자자산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보호를 받기 어렵다. 기술적으로 지급결제가 보장되는 암호화폐와 달리, 교환형가상자산은 (1)발행인의 부재, (2)발행인 신용과의 무관련성, (3)상환의무의 부재 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전자금융거래법, 자본시장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에서 말하는 그런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국회입법조사처, 2021). 따라서 가상자산의 디지털 전환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하여 해외처럼 정의를 새롭게 규정하고, 기능 및 용도에 따라 이용자의 권리와 의무를 보다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도표 4, 5>.

예를 들면, 스위스나 영국처럼 (1)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지급결제형, (2)투자에 대한 권리·의무를 화체화한 유가증권형, (3)디지털 서비스 접근 수단인 유틸리티형 등으로 구분하여 규제할 수 있다(FCA, 2019;FINMA, 2018). 미국의 뉴욕주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 예방 및 거리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1)가상자산은 법정화폐가 아니며 정부에 의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2)가상자산은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며 높은 가격 변동 등으로 단기간에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3)가상자산 취급업자의 전산시스템 불안이 소비자의 이용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를 참고하여 가상통화의 발행 규모나 위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무분별한 가상자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상자산 이용자들에게 가상자산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부터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나가며
새로운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맹신, 공포, 탐욕을 일삼고 있는 시장을 맹신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러므로 현재 상장거래되거나 상장준비한다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가상자산들 중 과연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암호화폐가 맞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첫째, 가상화폐의 개념을 가상자산으로 볼 것인지, 가상통화로 볼 것인지 기술적, 경제적, 법률적 지위부터 그 가치와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가상자산의 경우 취급업자나 사설 거래소로 하여금 투자위험과 조건들을 충분히 설명·공시하게 하고, 투기 억제나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거래소 해킹 등에 따른 피해자 권리구제방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가상통화의 경우 무분별한 투기 억제나 규제보다는 오픈뱅킹 방식을 통해 제3의 외부청산기관(예: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결제소)과 관련 절차를 마련토록 하여 암호화폐의 혁신을 민간에서 충분히 활용토록 인프라를 지원하고, 한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처럼 한국은행이 직접 제공하는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를 통해 금융의 공익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편견은 버리고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가상통화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 참고문헌
국회입법조사처. (2021). 가상자산 관련 투기 억제 및 범죄 피해자 보호 방안. 이슈와 논점 제1832호.
국회입법조사처. (2020). 디지털 금융혁신관련 법령분석과 향후 입법·정책과제. 정책연구 용역: 100.
박선아. (2021). 가상자산의 입법 현황과 규제 방향. 세미나 자료.
커넥팅랩. (2019). 블록체인 트렌드 2020. 비즈니스북스. <도표1-1>
한국은행. (2021).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법적 이슈 및 법령제·개정 방향. 외부연구용역보고서.
CoinMarketCap.com.
FCA. (2019). Guidance on Cyptoassets Feedback and Financial Guidance to CP 19/3. Policy Statement:
PS19/33.
FINMA. (2018). Guidelines for enquiries regarding the regulatory framework for initial coin offerings
(ICOs).
IMF. (2016). Virtual Currencies and Beyond: Initial Considerations. Staff Discussion Notes’ Volume
2016, Issue 003 (SDN/16/03): 7-10.

금, 2021/05/2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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