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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없네 잡이 없어]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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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없네 잡이 없어]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요?

익명 (미확인) | 화, 2018/01/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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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에게 전문성이란?

‘전문성을 키워서 대체되지 않는 1인이 되어라.’

요즘 여기저기서 들려 오는, 직장 생활에서 비전을 못 찾아 고민인 사람이라면 솔깃할 메시지다. 동시에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전문성이란 게 대체 뭐지? 어떻게 키우라는 거지?”

전문성을 키워줄 만한 조직을 골라 들어가기는커녕 취직 자체도 어려운데, 어디서 전문성의 자질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가 있을까? 돈과 시간을 들여 학원에 다니고, 자격증 시험을 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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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없네 잡이 없어 – 2030세대 노동 이야기’ 일곱 번째 토크의 주제는 ‘전문성’이다.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는 전문성의 개념과 의미, 2030세대가 특히 전문성에 부담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봤다. 지난 12월 9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진행됐다.

연구자 네트워크 중에서 홍진아 씨가 진행하고, 황세원 씨가 함께 했다. ‘플러스 1인’으로는 브랜드 마케팅·소셜미디어 홍보 전문가이자 1인 전자책 출판사 ‘리드모’ 운영자인 박성표 씨가 참여했다. (연구자 네트워크 소개 보기)

지금 조직을 떠나서도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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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아 : 저는 앞선 3회 토크 때도 말했듯이 민주주의 소셜 벤처 ‘빠띠’와 비영리 분야 연구·활동 조직 ‘진저티프로젝트’에 동시에 소속돼 일하고 있어요. 여러 개의 공익 프로젝트 일도 하고 있어서 저 스스로를 ‘프로 N잡러’라고 부릅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전문성’인데, 저는 유독 “어떻게 전문성을 기르시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두 개 조직에서 일하면 한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나요?”라는 질문도 받은 적 있고요. 그럴 때면 ‘전문성을 키우라’는 압박은 강하게 느끼지만 막상 전문성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는 거의 없었던 세대가 지금의 20~30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성표 : 저는 그동안 총 6번의 직장 경험을 했어요. 첫 직장은 브랜드 컨설팅 전문 회사였고, 브랜드에 이름을 짓는 ‘네이밍’(naming) 업무를 주로 했어요. 그 이후로 제조업체, 게임회사, 연예기획사, 인터넷 기업 등을 거치면서 브랜드 마케팅,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를 담당해 왔습니다. 지금은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기획부터 글쓰기, 편집, 홍보, 판매까지 다 제가 하고 있고, 그렇게 전자책 <출근에서 탈출하다>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조직들을 거치면서 개인이 전문성을 가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느껴 왔고, 고군분투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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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원 : 저도 5회 토크 때 간단히 말했었는데요. 첫 직장으로 들어간 신문사에서 11년간 기자 일을 하면서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예전에 기자라고 직업을 밝히면 “전문직이시네요.”라고 하는 말을 가끔 들었는데 그 때마다 ‘전문직 아닌데’라고 생각하곤 했어요. 저는 전문직이란 ‘지금 속한 조직을 떠나서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기자는 속한 조직에서 나가면 자격이 사라지니까요. 그래서 ‘전문 기자’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문 기자라고 해서 꼭 ‘전문가’는 아닌 것도 현실이죠.

여러 조직 거치면 전문성 떨어질까?

홍진아 : 벌써 전문성에 대한 화두가 여럿 등장했네요. 저는 오늘 이 자리가 전문성이 뭔지 단일한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우리 세대의 전문성은 뭘까?’, ‘나에게 있어서 전문성은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으면 해요. 저 스스로도 아직 “당신은 무엇의 전문가입니까?”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는 없지만, 제가 지금 하는 일을 통해서 만들어 가는 서사, 즉 ‘이야기’가 있다고는 말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 조직에 속해서 하나의 업무를 꾸준히 하는 사람’을 전문가로 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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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표 : 한 조직에서 오래 일할수록 전문가가 되기 어렵죠. 특히 규모가 있는 조직일수록 직원들이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하기를 원하지 않아요. 순환보직을 통해 여러 부서를 거치며 일해야 승진도 하고 임원도 될 자격이 있다고 보지요. 마케팅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저로서는 그런 측면이 힘들었어요. 상사가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설명을 다시 해야 하니까요.

황세원 :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직원을 ‘관리자가 되어가는 중’인 사람으로 보더라고요. 직원들도 여러 부서를 두루 경험해야 관리자가 될 수 있으니 순환보직을 받아들이죠. 공무원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웬만하면 관리자가 되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2030세대로서는 “여러 부서를 거쳐서 경험을 쌓아봐야 어차피 나는 관리자가 되지 못 할텐데?”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홍진아 : 맞아요. 그래서 전문성에 대한 압박도 느끼기 시작하는 거죠. 저는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맥락을 해석해 내는 것부터가 전문성을 키우는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나’를 중심에 놓고 해석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대개 조직 중심, 업무 중심으로만 생각해요. 저에게 “두 개 조직에서 일하면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그런 셈이죠. 심지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러 조직에서 일하면 어떻게 그 시간을 채울 수 있느냐?”는 질문도 받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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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원 : 홍진아 씨의 경우는 두 조직과 여러 프로젝트들에서 하는 일의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으니 ‘1만 시간’을 계산하려면 모두 합쳐서 하는 게 맞겠죠. 가만히 보면 사람들의 생각에는 이미 상당한 모순이 있어요. 한 조직, 한 부서에 오래 머물면 전문성을 갖기 어렵다는 생각과 여러 조직을 전전하면 전문성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동시에 존재하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일단은 안정적인 조직에 들어가서 일정 기간 안전하게 ‘1만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전문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박성표 : 그런 조직은 없죠. 조직 기준으로밖에 생각 못 하면 답을 찾을 수가 없어요. 저희 아버지께서도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이직하는 것을 이해 못 하세요. 특히 스포츠 팀을 후원해서 언론에 이름이 자주 나오던 기업에 들어갔을 때 자랑스러워 하셨는데 거길 그만둔다고 하니 실망스러워 하셨죠. 그렇지만 제가 하는 일은 특성 상 한 조직에 오래 있는 것이 맞지 않아요. 신생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소셜미디어 홍보 체계가 일단 굴러가기 시작하면 제가 아닌 누가 와도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거기 머물면서 적당히 자리를 지키려고 하면 저의 전문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거죠.

전문가는 일의 방향을 아는 사람

홍진아 : 저도 캠페인 기획,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주로 하기 때문에 여러 조직과 사업을 경험하는 편이 도움이 돼요. 박성표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맡은 일의 체계를 제대로 만들어 놓아서 다음에 누가 와도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문성이라는 생각을 저도 한 적이 있어요. 근면성실하게 한 가지 일을 해야만 전문가가 되고, 그래야 쉽게 대체되지 못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봐요. 아무리 성실하게 자리를 지켜도, 더 성실한 사람,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해서 그 기술을 익힌 사람이 오면 결국 대체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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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표 : 저는 전문가란, 어떤 업무가 주어졌을 때 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실제로 그 일을 직접 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홍진아 : 맞아요. 일에 대해 자기만의 통찰과 방법을 가진 사람이 전문가인 거죠. 하나 더 보태자면 ‘내게 주어진 특정한 일을 완성도 있게 끝낼 수 있는 능력’이 전문성이라고 봐요. 일을 마무리하고 나면 제대로 회고해서 다음 일의 완성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하는 태도와 과정도 그 전문성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황세원 : 두 분 의견에 저도 동의해요. 다만 의문이 하나 있어요. 지금까지 토크에서 2030세대는 ‘좋아하는 일’의 개념을 이전 세대보다 중시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는데요. 좋아하는 일이 잘 하는 일이 되고, 전문성을 인정받는 일이 되는 것이 누구에게나 가능할까요? 저는 신문사에서 영화 담당 기자로 일했던 시절이 참 즐거웠는데요. 그러면서도 ‘이 일로 전문가가 될 수는 없겠다.’고 느꼈어요. 이미 영화평론가들에게로 전문성의 권위가 넘어갔고, 네티즌 별점, 블로그 리뷰가 더 영향력 있는 시대가 돼버렸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지금 하는 일이 좋긴 하지만 전문성을 갖기는 어려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성표 : 아무래도 대부분은 학생 때 특정 과목을 잘 한다든지, 남달리 재능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칭찬을 받고, 그 일을 좋아하게 되죠. 반대로 좋아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다 보면 그 일을 잘하게 되기도 하고요. ‘1만 시간의 법칙’이 그런 원리인 거죠. 물론, 모든 사람이 특출난 능력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내가 일반적인 수준보다 잘 하는 게 뭔지에 대해서는 계속 탐구하고 질문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과 ‘잘 하는 일’은 결국 만나지 않을까요? 좋아하지 않는 일을 계속 탐구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우니까요.

다양한 전문성을 볼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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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아 : 저는 최근에 ‘전문성보다 탁월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크게 공감한 적 있는데요. 전문성이건 탁월성이건 지금까지와 같이 경직된, 단일한 시각으로 봐서는 제대로 평가할 수가 없어요. 어느 부서에 발령 내도 무난하게 일하는 사람을 유능하다고 평가하는 렌즈밖에 없는 사람은 다른 탁월성을 가진 사람을 알아보지 못 하겠죠. 저는 저희 어머니를 보면서 정말 뛰어난 점이 많다고 감탄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냥 가정주부로만 보는 것처럼요.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사람들의 탁월성을 찾아내고, 그 방향으로 더 발전하도록 북돋아 줄 필요가 있어요. 그런 문화에서라면 전문성도 갖게 되지 않을까요?

황세원 : 저는 어떤 일이건 이 사회와 시대 상황에서 봤을 때 경쟁력이 있고 확대될 만한 일이어야만 ‘전문성’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술 발전에 따라서, 혹은 사회 흐름에 따라 곧 없어질 업종에서라면 전문성도 아무 의미가 없는 거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조직의 내부 문화를 익히고 승진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서는 전문성을 가질 수가 없는 거죠.

박성표 :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 충성하기보다는 자기 직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직함이나 승진, 정규직 여부에 목을 매고 있는 이유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발상을 바꿔서 ‘전문적인 비정규직’을 더 높이 평가하는 사회가 되면 어떨까요? 비슷한 직무라면 기회가 될 때마다 기업을 옮겨가며 커리어를 쌓는 편이 전문가가 되기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이렇게 인식이 바뀌기만 하면 개인들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성장할 수 있고, 조직들도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요. 필요할 때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일이 끝나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니까요. 물론 일의 난이도에 부합하는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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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원 : 동의해요. 다만 비정규직이라는 용어는 이미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전문 계약직’ 식으로 다른 용어를 쓰면 더 좋겠지요. 저도 ‘정규직’이라는 개념에 실체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구를 희망제작소에서 2년 넘게 해 오고 있는데요. 사실 다른 방향으로 해석될까봐 조심스러울 때가 많아요. 기업들이 안 그래도 해고의 자유라는 의미로써의 ‘고용유연성’ 확대를 주장해 왔는데, 여기 손 들어주는 의견으로 비칠까봐요.

박성표 : 제가 여러 조직을 경험했지만, ‘정규직’은 안전하다는 것도 옛날 일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늘 하고 있어요. 명예퇴직, 희망퇴직이라는 식의 이름을 붙여서 달리 보일 뿐이에요. 기존 부서 또는 업무를 없애거나 통폐합하는 식으로 직원들을 밖으로 내모는 일도 흔합니다.

황세원 : 그런데도 기업들은 ‘고용유연성’이 없다고 늘 하소연하죠. 사실, 앞에서 박성표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전문성 있는 사람들이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 기업들도 상황에 따라 전문적인 사람들과 계약을 맺고 해지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고용유연성이 아닐까요? 한국 기업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의 보조자, 허드렛일 하는 사람으로 대해왔기 때문에 그 차이가 계급이 돼 버렸어요. 정규직, 그 중에서도 ‘공채’ 입사자들은 업무 성과가 없건 상대적인 안정성을 누리고, 승진 기회와 혜택을 독식하는 계급이 됐죠. 전문성을 인정받아 입사한 경력직이라 해도 정규직과 비교하면 차별과 서러움을 느끼게 되는 게 우리 조직문화이니, 지금 2030세대로서는 조직에서 답을 찾기 어렵다고 할 수밖에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기회

홍진아 : 그렇긴 하지만 조직을 떠나 개인으로 일하는 것만이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저도 아직은 혼자 일하는 것보다는 조직을 통해 경험하고, 협력하고, 재미를 느끼고 싶거든요. 저라는 사람이 ‘팀 플레이’에 더 적합한 것도 같고요. 그래서 저는 좋은 문화를 가진 조직들을 찾아서 더 알리고, 그런 조직이 많아지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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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표 : 내가 즐겁게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발견하는 눈을 가져야 하는데, 그러러면 우리 교육 내용이 바뀌어야 해요. 초중고교 동안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요. 사회 나올 때 돼서 둘러보면 기준이라는 게 ‘정규직이냐’, ‘연봉 얼마냐’, ‘휴가 갈 수 있냐’ 정도밖에는 없고요. 그나마도 자기 결정권은 거의 없고 ‘스펙’이라는 기준에 따라 뽑아주는 대로 들어가야 하죠. 저도 운 좋게 첫 직장이 브랜드·네이밍 전문 회사였기 때문에 특화된 분야를 가지게 된 거지, 학교 다닐 때는 그런 분야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황세원 :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는 매번 토크마다 나오네요. 여러 문제의식을 나누다 보면 결국 그 쪽으로 관심이 가게 되더라고요.

홍진아 : 2030세대가 중간에 끼어서 괴로움을 겪어내는 걸 방치할 게 아니라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공통적이죠? 오늘은 조직들의 경직성, 시대에 맞지 않는 문화, 정규직·비정규직에 대한 구분의 문제 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들에 변화를 일으킬 방법들도 더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지금 있는 기업들, 조직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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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은 어찌 보면 그동안의 7번 토크의 주제 중에서 가장 추상적인 주제였다. 그럼에도 오히려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는 가장 많이 나왔다. 세 명 모두 지금까지 일 해온 과정 전체를 ‘전문성’이라는 주제로 풀어내는 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2030세대라면 일하는 모든 시간 동안 크든 작든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 편은 8회 ‘가치 지향 노동이란?-회사 욕이나 시원하게 할 수 있었으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해피빈 공감펀딩(후원) 금액은 전액 프로젝트 진행 및 출판 비용으로 활용되며,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경우 재단법인 희망제작소의 공익사업에 전액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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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리즈는 2030세대의 새로운 노동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7회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카우앤독’에서 진행됐습니다.

– 정리 : 황세원 | 시민상상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재무 사진작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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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와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

 

- 김강열 시민생활환경회의 이사장

 

환경부 산하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는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이익단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본래 화학물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유해성 심사’라는 것을 받아야 하는데 이 협회를 통하면 면제가 된다.

(자세히 보기)

 

< 한살림소식 >

 

 

< 2016 한살림캠페인 – NO! GMO >

 

 

< 지역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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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7/0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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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안전한 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하여

한살림 조합원이 힘을 모아요

 

 

한살림은 최근 Non-GMO사료를 먹여 키운 유정란과 닭고기 물품에 대해 기존의 Non-GMO 사료명을 안심대안사료로 변경하였습니다.

안심대안사료_유정란_10구통닭 토막닭 삼계닭 백숙용통닭

 

일반 사료가 대부분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포함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 볼 때, 한살림의 Non-GMO 사료는 ‘안심’할 수 있는 ‘대안’이 맞지만 왜 굳이 이름을 바꾼 걸까요?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GMO 표시제)때문입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GMO 표시제는 기존의 GMO 표시 말고도 Non-GMO 표시에 대한 조항도 포함합니다. GMO 표시대상(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 사탕무, 알파파) 중 GMO가 아닌 농산물이거나 이를 원재료 함량 50% 이상 사용한 가공식품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변형 사료를 사용하지 않은 축산물’은 표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지요. 따라서 Non-GMO 사료를 먹여 키웠더라도 이 사실을 표시하면 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몬산토반대시민행진07

 

예전부터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 GMO 표시조항도 여전합니다. GMO 표시는 국내에서 식용으로 승인된 농축수산물(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 사탕무, 알파파)과 이를 원재료로 하여 가공 후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아있는 경우에만 표시하도록 합니다. GM콩으로 만든 식용유는 가공 후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으므로 GM콩을 사용한 사실을 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표시하면 법을 위반한 것이 됩니다.

 

몬산토반대시민행진04

몬산토반대시민행진03

 

GMO로부터 안전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 한살림은 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해오고 있습니다. 완전표시제는 가공 후 GMO가 남아있는 경우가 아니라 애초에 GMO를 사용했으면 사용했다가 무조건 표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 알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완전표시제01

 

더 나아가 학교급식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공급식에 GMO 농수산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웃나라 대만은 밀, 콩, 옥수수 등 대표적 GMO 작물의 자급률이 불과 0.6%에 불과하지만 2016년부터 모든 학교 급식에서 GMO식품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만논지엠오학교급식 발기인

 

농촌진흥청 GM작물개발사업단의 GM벼 개발, 기억하시나요? 한국은 GMO 작물재배가 금지돼 있지만 GM작물개발사업단을 포함한 정부기관, 대학에서의 GMO 개발실험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GM작물재배로 인한 생태계 오염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국내 GMO상용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국내GMO상용화중단03

국내GMO상용화중단01

 

이상의 요구를 여러분의 소중한 서명으로 모아 새 행정부의 담당부처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안전한 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일구고자 하는 우리들의 힘을 함께 모아요!

서명운동은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진행합니다. 오프라인 서명은 각 회원생협에 문의해주세요.

 

기한: ~2017515() 자정까지

온라인 서명 링크: https://goo.gl/forms/fIoONTx0c8SrdwcY2

 

온라인서명하기

 

 

 

 

우리의 요구를 더 널리 알려요!

 

GMO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요구를 신문광고를 통해 알립니다. 한살림 장보기 사이트에서 <GMO로부터 안전한 사회 만들기 신문광고 모금> 물품을 구매해 주세요. 마음을 모아주신 조합원들의 이름은 신문광고에 함께 실립니다.

 

물품당 1천원, 포인트 전환 가능

 

기한: ~2017년 5월 15일(월) 자정까지

문의 : 한살림연합 연대협력팀 02-6715-0822

바로가기 링크 : http://shop.hansalim.or.kr/im/im/pd/IMPD0201.do?GDS_CD=150102028

 

신문광고 모금하기

 

 

 

수, 2017/04/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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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그 사람 이 물품]

 

한살림에서 만나는 정겨운 집밥

 

- 자연에찬 이창배·한주나 생산자

 

자연에찬161227 (27)

 

거인의 부엌에 들어온 듯했다. 많은 양의 식재료를 다루기 위해 커다란 세간살이들을 쓰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람 손맛으로 음식을 손질하고 조리하는 가운데 퍼져 나오는 온기와 구수함은 여느 살림집 부엌 풍경 그대로였다.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작업장에서 집밥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에찬이 시작된 배경을 들어보니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한주나 생산자는 건강하면서도 간편한 집밥을 지역민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2008년 자연에찬을 꾸렸다. “함께 공동육아를 하던 친구, 언니들과 도시락 가게로 시작했어요. 가게를 열기 전 동료들과 많은 부분을 논의했지만 어떤 재료를 쓸지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모든 재료는 생협, 친환경 식료품점에서 구해 썼습니다.”

 

14면_그사람이물품2

 

바른 먹을거리에 관심이 크고 맞벌이 가정이 많은 지역 특성상 찾는 사람은 차츰차츰 늘어갔다. 현재 자연에찬 총괄 팀장을 맡고 있는 이창배 생산자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식품업계에 종사하고 있던 때에 손님으로 자연에찬을 처음 찾았다. “먹어 보니 함께 하고 싶어졌다”는 그는 설립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9년째 자연에찬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으로 가정식을 만들어 배달하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공급량이 적은 재료들을 구하려 생협들을 일일이 돌아다니거나 짜 놓은 식단의 재료가 철이 지나 구성을 바꿔야 하는 날이 적지 않았다.

 

경험이 부족해 생기는 일도 있었다. 한번은 지역 큰 행사에 쓰일 도시락을 맡았다가 생각지 못한 결과물이 나왔는데 차마 돈을 받을 수가 없어서 애써 만든 식사만 안겨주고 빈손으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

 

경험이 쌓이고 생산지와 직거래를 시작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조금씩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규모가 커질 수록 점점 풀기 어려워진 문제는 인건비였다. “세척, 조리, 포장, 배송 어느 과정에서도 사람이 빠질 수 없어요. 이대로는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 고심 끝에 도시락에서 가공식품으로 영역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창배 생산자는 자연에찬의 모든 작업이 사람 손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문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인건비도 같이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그 뒤 생협, 친환경 온라인가게들과 거래를 시작했지만 만성 적자를 벗어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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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은 자연에찬이 어렵던 시기에 만난 든든한 동료다. “한살림을 만나면서 2016년 처음 흑자로 돌아섰어요.” 물론 한살림이 마냥 좋기만 한 친구였던 것은 아니었다. 생산지가 되기까지 한살림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꽤 애를 먹었다. 1년 동안 한살림고양파주와 함께 물품을 개발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거친 자연에찬은 수차례 샘플들을 주고받고 나서야 조합원들에게 물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과정이 고됐지만 공급을 시작한 지 1여년 만에 11종류의 물품이 조합원들을 만나며 큰 호응을 받았다. 10년 가까이 친환경 가정식을 만들어오면서 이미 1000여가지 요리법이 축적되어 있는 준비된 생산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격 면에서도 조합원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다. 이중포장을 하지 않고 원가를 절감하여 값을 낮추었다. “자연에찬 물품은 한살림에서 가장 실속 있게 이용할 수 있어요.” 이창배 생산자는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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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은 소박하지만 물품 개발에는 아낌없이 수고를 쏟는다. 이창배 생산자는 가장 발품을 많이 판 물품으로 장어탕을 꼽았다. 재작년 한살림에서 여름 보양식으로 토종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토종 미꾸라지는 생산량이 적고 값이 비싸 물품으로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시중 추어탕 생산업체는 보통 중국산 치어를 3개월 이상 국내에서 키워 국산으로 인정을 받아서 쓴다. “고향이 부산인데, 어머니가 바닷장어로 장어탕을 해주던 게 생각이 났어요.” 그는 바로 물품개발을 위해 물품개발 담당자와 남도 전 지역을 돌며 맛있기로 소문난 장어탕집을 찾아다녔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두 사람 모두에게 정직과 정성이라는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애써 온 노력에 감탄했다. “원칙을 지켜 온 것이 우리를 성장시켰다고 생각해요. 한살림 조합원들은 생명과 공동체, 생산자에 대한 존중이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분들이 자연에찬의 원칙에 공감하고 우리가 만든 국과 반찬을 오늘 한 끼 식사로 선택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한테는 자부심입니다.”

 
 

글ㆍ사진 정연선 편집부
 
 

자연에찬은 이렇게 밥상살림을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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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재료 모두 한살림 생산지 생산물,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합니다

 

자연에찬의 물품은 한살림축산식품의 한우, 마하탑의 소금, 방주명가영농조합법인의 산골된장, 자연의선물의 톳, 완도수산 다시마, 해성씨푸드 디포리 등 원부재료 중 한살림 생산지에서 구할 수 있는 물품은 모두 한살림에서 이용합니다. 한살림에서 공급받기 어려운 물품들도친환경 식재료를 이용하여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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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을 거쳐, 집밥 조리 순서대로 생산합니다

 

친환경 먹을거리는 대부분 손질된 식자재나 대용량 양념거리들이 따로 없기 때문에 모든 채소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손질하고 세척하여 사용합니다. 또 채소, 고기, 멸치, 다시마 등으로 직접 육수를 우려 국과 탕을 끓입니다. 완성된 내용물은 일일이 사람 손으로 용기에 옮겨 담고 무게를 재서 물품에 따라 치우침 없도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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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에게 가장 이로운 것을 고민합니다

 

국의 염도는 0.7을 유지합니다. 맛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나트륨 섭취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적정 염도를 유지하여 공급합니다. 장어탕은 통발로 잡은 자연산 바다장어를 사용합니다. 바다장어는 채낚시와 통발로 잡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채낚시로 잡은 장어를 쓰면 가공과정에서 낚시 줄이나 바늘이 물품에 들어갈 수 있어 수급은 조금 더 어렵지만 통발로 잡은 장어를 쓰고 있습니다.

화, 2017/01/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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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사회연구소의 201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은 118만 8천 원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용역과 계약직 등 불안정한 고용상태이기 때문에 해가 바뀔 때마다 고용을 걱정해야 합니다. 세 명 중 두 명은 주된 생계 책임자이며, 부양가족이

 

■ 문의 : 임주환(연구조정실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화, 2015/08/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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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42

오래된 임대아파트단지가 초고령화시대 맞춤형 마을로

▲ 지바 현 가시와 시(柏市)에 위치한 도요시키다이(豊四季台)단지

▲ 지바 현 가시와 시(柏市)에 위치한 도요시키다이(豊四季台)단지

지바 현 가시와 시(柏市)에 위치한 도요시키다이(豊四季台)단지는 일본주택공단(현재 UR 도시기구, 이하 UR이라 칭함)이 일본의 고도경제성장기에 수도권으로 유입된 주민들에게 쾌적한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임대주택 단지 중 하나다.

1964년 완성되어 총 4666호, 1만여 명의 삶의 터전이 된 도요시키다이단지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수세식 화장실, 욕실 등으로 그 당시에는 최첨단 시설을 자랑했다. 또한 도쿄까지 30~4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한 JR카시와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어서 입주권이 곧 복권 당첨으로 여겨질 만큼 중산층들에게 꿈의 주택단지로 불렸다.

그러나 꿈의 주택단지도 반세기가 지나면서 낙후되기 시작했고, 입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고령화되었다. 또한 정년퇴직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이주로 빈집도 점점 늘어갔다. 이에 따라 UR은 2004년부터 도요시키다이단지의 재건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 제1기와 제2기 공사가 완료되었고, 제3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다른 주택단지의 재건축과 달리 도요시키다이단지의 재건축은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UR과 가시와 시 그리고 시내에 캠퍼스가 있는 동경대학교 고령사회종합연구기구(이하 동대 IOC)가 이 주택단지를 일본이 곧 직면하게 될 초고령사회에 맞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갖춘 마을로 재건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관・학이 일체가 되어 추진하고 있는 초고령화사회의 이상적인 마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도요시키다이단지의 모습을 살펴보자.

도요시키다이단지는 일본의 미래다

도요시키다이단지가 당면한 문제는 무엇보다 입주민들의 고령화였다. 이곳의 고령화율은 41%로, 65세 이상의 퇴직자들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는 가시와 시 고령화율의 두 배를 넘는 수치이며(2014년 지바 현 인구통계 참고), 2055년 예상되는 일본의 고령화율과도 같은 수치다. 이처럼 입주민들의 높은 고령화율은 고도경제성장기에 수도권에 형성된 베드타운 단지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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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만 명을 넘었던 입주민 수가 6,000명으로 줄어든 것도 또 하나의 문제였다. 낙후된 주택단지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에 불안을 느낀 입주민들이 타지역 또는 타시설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15% 이상 존재하는 65세 이상의 요개호자의 비율이 가시와 시 전체 비율에 비해서 낮은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도요시키다이단지의 모습은 곧 가까운 미래에 일본의 전 지역사회가 겪게 될 문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령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마을만들기
–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 : Aging in Place 모델

도요시키다이단지의 재건축 추진과 더불어 UR과 가시와 시, 동대 IOC는 2009년부터 공동으로 연구회를 개최하여 이러한 지역 문제 해결방안과 마을 만들기에 대해 협의해 왔다. 그리고 2010년 ‘도요시키다이지역 고령사회 종합연구소’를 조직하여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 : Aging in Place’를 추진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자택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마을’,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마을’이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초고령화사회의 이상적인 마을의 모습이다. 즉 다가올 초고령화사회를 대비하여 Aging in Place 모델을 도요시키다이단지에서 먼저 실현해 보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언제까지나 자택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지역포괄케어시스템’과 ‘재택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고령자들의 세컨드 라이프 지원사업’ 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UR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시설을 유치하고, 동대 IOC는 정책 제언과 실증 실험을 진행하며, 가시와 시는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세 기관은 고유의 사업을 진행하며 때로는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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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권역 내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지난 2014년 가시와 시는 도요시키다이단지 안에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로 지역 의료연계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 도요시키다이단지 입주민뿐만 아니라 가시와 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암 등의 질병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재택요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케어 매니저와 맞춤형 케어 플랜을 작성하고, 주치의, 부주치의, 치과 의사, 방문 간호사, 기능훈련사, 영양사, 개호 헬퍼, 약제사 등으로부터 종합적인 재택 요양 생활 서비스를 받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코코판 가시와 도요시키다이는 가시아 시가 설립한 또 하나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이다. 이곳은 105개(자립동33호, 개호동 72호)의 객실을 갖춘 고령자 주택으로 고령의 저소득자들이 지역에 거주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방문 간호・방문 개호 스테이션에 다직종의 의료진들과 요양보호사들이 24시간 상주하며 재택 요양자들을 돌보고 있다. 앞으로 방문 재활의학 서비스와 방문 치과도 운영할 예정이다.

가시와 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목적은 일상 생활 권역(30분 이내에 도착 가능한 권역) 안에서 고령자들에게 꼭 필요한 5가지 서비스, 즉 의료서비스, 개호 서비스,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서비스, 생활 지원 서비스, 주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민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에서 나이가 들어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가시와 시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재택의료서비스에 있다. 이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 동대 IOC 츠지 테츠오 교수는 재택의료서비스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가시와 시는 2025년 초고령화시대가 되면 입원 환자의 증가에 따른 병실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라 예측하고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람들의 의식 또한 크게 변해서 시설보다 자택에서 요양하고 싶다는 주민들이 60%를 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까운 병원과 진료소의 의사들로 주치의・부주치를 두고 이들을 중심으로 의료・개호・간호 스텝이 팀을 이뤄서 ICT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24시간 재택 요양자를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 의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로 이뤄진 의료 워킹그룹, 시행 워킹그룹, 연계 워킹그룹들이 이룬 성과다. 일본 정부는 가시아 시의 사례를 개호보험법에 적용해 2018년까지 모든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했다.

▲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로 설립된 지역 의료연계센터

▲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거점시설로 설립된 지역 의료연계센터

단카이 세대를 위한 일자리 모델 창출

퇴직 후 도요시키다이단지로 온 단카이 세대(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7년~1949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 역시 또 다른 과제였다. 고령자들이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창출하여 지역사회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퇴직자들도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여기서 ‘삶의 보람을 위한 일자리’란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세컨드 라이프를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취업의 형태로 생계형 취업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고령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이 시내에 있는 경작 포기지와 휴경지였다. 부족한 농지는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도요시키다이단지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여 보충했다. 특히 식물공장은 휠체어 생활을 하는 고령자들도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고령자들은 이곳에서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

이 사업을 진행하기 앞서 2011년 시내에 위치한 7곳의 농가가 마음을 모아 ‘가시와농원 유한사업조합’을 탄생시켰다. 조합원 농가들은 고령자들을 고용하여 체험농장사업, 관광농장사업, 농산물가공사업 등 농업 규모를 확대하였고 가시와 시는 고령자들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 (좌)가시와농원에서 고령자 농업학교도 진행하고 있다 (우)도요시키다이단지 안에 설치된 이동식 컨테이너 agri-cube

▲ (좌)가시와농원에서 고령자 농업학교도 진행하고 있다 (우)도요시키다이단지 안에 설치된 이동식 컨테이너 agri-cube

건강한 고령자들이 다른 고령자들의 생활을 돕는 일자리 모델도 창출했다. 지난 3월에 문을 연 커뮤니티 키친은 고령자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약 50여 명의 고령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회복지협의회, 자치회, 24시간 개호 스테이션에서 건강한 고령자들이 몸이 불편한 고령자들의 생활을 돕고 있다.

방과 후 보육 사업 또한 고령자들의 취업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방과 후 보육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가시와 시는 시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보육 교실의 보조교사로 고령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또한 가시와역 앞에 ‘넥스트’라는 방과 후 학교를 민간 위탁 운영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해외 근무를 했던 퇴직자는 아이들에게 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퇴직한 기술자는 로봇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다. 고령자들이 다양한 직종에서 오랜 세월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살려 지역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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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들이 행복한 마을이 곧 모두가 행복한 마을이다

도요시키다이 프로젝트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다양한 시도들이 성공해서 정착할 수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고령자들의 활동이 지역사회를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고령자들의 일자리 모델 창출로 애프터 스쿨이 설립되었고, 그들의 손으로 재배한 무농약 채소가 건강한 한 끼 식사로 만들어져 커뮤니티 식당에서 판매되고 있다. 24시간 지원되는 의료서비스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생활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고령자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리는 장애인들과 유모차를 끄는 사람들의 이동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주민들 간의 관계가 형성되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모든 세대가 어울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 : 안신숙 |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금, 2016/07/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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